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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핵심이익·영토주권 타협하는 일 절대 없다”

    “中 핵심이익·영토주권 타협하는 일 절대 없다”

    중국 공산당 창립 95주년인 1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그 어떤 국가도 우리가 핵심이익을 양보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당 창건 95주년 기념식에서 “우리가 국가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스스로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핵심이익을 훼손하면서까지 타협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좋은지 나쁜지는 중국인민이 판단하는 것이지 외부의 색안경을 낀 사람들의 억측으로 판단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 내정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핵심이익’, ‘국가주권’ 등을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오는 12일에 나오는 남중국해 분쟁에 관한 국제재판소의 중재판결이 중국에 불리한 것으로 드러나면 중국은 ‘강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먼저) 사달을 내지 않지만, 사달이 나는 걸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영토주권 문제에서는 무력충돌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1시간 이상 이어진 연설에서 공산당 통치의 우월성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 탄생을 ‘천지개벽의 대사변’으로 묘사하며, 일본 제국주의를 패배시키고 국민당 정권을 전복시키고 중화인민공화국을 건립한 것을 역사적 업적으로 거론했다. 시 주석은 또 “대만의 독립·분리 세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정부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공산당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875만명에 이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셀프 대관식’ 김정은 도발 망상 키우진 않을까

    북한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버리고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새 직위에 올랐다. 그제 최고인민위원회에서 기존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국방위를 국무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면서 모자를 바꿔 쓴 것이다. 지난 5월 노동당 대회에서는 당 제1위원장이란 명칭 대신 당 위원장이란 감투를 썼던 그다. 김정은이 3대 세습체제의 완결을 대내외에 선포한 셈이다. 하지만 북한의 정상 국가화를 뜻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외려 무소불위의 권력을 장악한 그가 앞으로 개혁과 개방에 소극적으로 나올 개연성이 짙어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의 삶에도, 평화통일로 가야 할 남북 관계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 김정은이 확고한 1인 체제를 구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김일성의 직책인 주석직과 김정일의 국방위원장직을 ‘영구결번’으로 남겨 놓고 새 감투를 잇달아 쓴 배경이 뭐겠나.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그의 시대가 열렸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다. ‘노동당 위원장’ 직으로 당을 틀어쥔 뒤에 국무위원장이란 간판 아래 경제·외교와 국방·통일 등 국정 전반을 완전히 장악했음을 각인시킨 셈이다. 그제 조선중앙TV에 비친 최고인민회의 주석단에서 조는 그의 모습은 상징적이다. 지난해 회의석상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을 처형한 그였다. 북 권부에서 그에게 ‘직언’할 인사가 더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의 당·정·군 친정체제 구축이 북한 주민들에게 축복일 수는 없다. 최근 열린 북한 경제 세미나에서 한 전문가는 “북한 경제는 성장하면서 붕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암시장인 장마당이 성장하면서 주민들이 생계를 꾸려 가고 있지만, 배급 체계가 와해한 지 오래라고 한다. 이처럼 무너진 경제를 다시 세우려면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외부 세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는 거꾸로 가고 있다. 북 외무성은 어제 “핵 억제력 강화 조치를 연속적으로 취해 나가겠다”며 핵·경제 병진노선 사수 입장을 천명했다. 국무위원회라는 유일 독재용 기구가 있다고 중장기적으로 세습체제가 공고화될 것인가. ‘인민 생활’의 획기적 향상이 없는 한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박봉주 북한 총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구체적 생산 목표도 없는, 공허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해 한계를 자인했다. 북한 정권은 ‘개혁 울렁증’이나 개방을 거부하는 ‘자폐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미래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 [시론] ‘구급도장’과 ‘시나브로’/김한권국립외교원 교수

    [시론] ‘구급도장’과 ‘시나브로’/김한권국립외교원 교수

    최근의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상황을 주제로 중국 측 전문가들과 국제회의를 하다 보면 한·중 양측 모두 마치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든다고 자주 토로한다.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해관계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번은 중국이 제안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논의’를 놓고 양측 간 논쟁이 벌어졌다. 당분간 강한 제재 국면을 유지하려는 한국과 ‘병행 논의’를 통해 ‘제재’에서 ‘대화와 협상’의 국면으로 전환을 추구하는 중국의 대립된 입장이 충돌한 것이었다. 논쟁이 오가는 사이 옆자리의 중국 측 전문가와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양국의 입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던 중 그는 ‘개를 벽에 몰면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구급도장(狗急跳?)을 적어 내게 보여 줬다. 중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함축적으로 잘 담아낸 표현이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는 동참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제재가 북한을 궁지에 몰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또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도 북한을 압박해 벽에 몰아세우지 않는 한 중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이유가 없으며, 따라서 제재를 통한 압박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한 핵무기의 관리와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가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의미도 엿보였다. 실제 최근 중국은 강경한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하에서 크게 세 가지의 정책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모두 구급도장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첫째, 국제사회의 ‘책임대국’으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에 따른 대북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모습이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물론 지난 4월 제5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이를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대북 제재 효과의 열쇠는 쥐고 있지만 김정은 체제를 벽에 몰 생각이 없는 중국은 결의 2270호에 예외로 명시된 북한 주민들의 ‘민생’과 ‘인도주의적 접근’을 통해 제재의 강도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빈틈’을 메우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아가 중국 기업에도 피해를 줄 수 있는 미국,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독자제재’에는 분명히 반대를 하고 있다. 둘째, 대북 제재와 북·중 관계 개선을 분리해 접근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의도는 지난 6월 1일 시 주석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회담을 통해 잘 나타나고 있다. 당시 중국의 외교 전문가 대부분은 시·리 회담의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었다. 리의 베이징 도착 당일 오전에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험이 있었고, 북핵 문제에 대한 북·중 간의 이견이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만남은 성사됐다. 역내의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하에서 북한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필요성이 요구됐기 때문이었다. 셋째, ‘제재’에서 ‘대화’국면으로의 조속한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의 제재 국면은 미국이 동북아에서 군사·안보적 영향력을 높이는 데 유리한 반면 중국에는 전략적으로 손해라고 인식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의 의도가 반가운 북한은 지난 5월 7차 당대회 직후에는 ‘남북군사회담’을, 최근에는 ‘민족적 대회합’ 개최를 제의하며 중국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대응함은 물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중 모두와 협력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유연하고 선제적인 대응방안이 요구되는 시기다. 이를 위해 한국은 ‘스마트 (또는 타깃) 제재’의 고도화와 인도주의적 ‘김정은-북한 주민 대북(對北) 이원화’ 정책을 검토해야 할 시기다. 1990년대 초 이후 국제사회는 무고한 피제재국 국민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지도부에 압박을 집중하는 ‘스마트 제재’를 추구해 왔다. 또한 현재에도 국제사회는 유엔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의 강경 제재 국면에서 물러서자는 것이 아니다. 제재 국면은 단기에 결과를 볼 수 없는 장기적인 싸움이다. 따라서 제재 국면을 유지하고 강화해 나가기 위해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흐름과 중국의 입장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중국이 ‘구급도장’을 강조한다면 한국은 ‘시나브로’ 대응책으로 화답하며 어떻게든 먼 길을 함께 가야 한다.
  • 시진핑, 집권 2기 겨냥 측근 속속 배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부터 시작될 집권 2기에 대비해 각 지방정부 수장을 측근으로 채우고 있다. 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루신서(鹿心社) 장시성 성장과 왕궈성(王國生) 후베이성 성장이 각각 장시성 서기와 칭하이성 서기로 승진했다. 이 보도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올여름 전·현직 지도자들의 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본격적인 인사를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인사는 내년 가을 열리는 제19차 당 대회에서 결정될 수뇌부 인사 개편의 전초전으로 시 주석 측근의 약진과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세력의 퇴조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공청단 핵심 인물인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의 낙마설까지 나오고 있다. 홍콩 명보는 루신서와 왕궈성의 승진 이동에 따라 뤄후이닝(駱惠寧) 칭하이성 서기가 산시성 서기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고, 왕루린(王儒林) 산시성 서기와 창웨이(强衛) 장시성 서기는 조만간 현직을 떠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의 한직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밖에 리창(李强) 저장성장은 장쑤성 서기로 승진해 뤄즈진(志軍) 서기를 대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처쥔(車俊)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부서기는 리창 성장의 후임으로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루신서 신임 서기와 뤄후이닝 서기, 리창 성장, 처쥔 부서기 등 승진한 인사들은 모두 시 주석의 세력 기반 중 하나인 ‘저장방’으로 분류된다. 루신서의 후임으로는 시 주석의 비서 출신인 류치(劉奇) 저장성 닝보시 서기가 거론된다. 반면 퇴임하거나 정계 2선으로 물러나는 뤄즈진 서기, 창웨이 서기 등은 공청단 출신으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집권 시절 승진 가도를 달렸다. 공청단은 후 전 주석에 이어 현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배출하는 등 국가지도층의 산실이었으나 태자당(太子堂·혁명 원로 자제 그룹) 출신인 시 주석 집권 이후 퇴조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북한 국방위원회는 어떤 기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북한 국방위원회는 어떤 기구?

    김정일시대 최고 권력기관으로 격상김정일, 국방위를 통해 선군사상 활용 지난 29일 북한이 최고인민위원회에서 그간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으로 역할을 해온 국방위원회를 해체하고 대신 ‘국무위원회’를 신설하면서 김정일 시대의 상징인 ‘국방위원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됐다. 1992년 4월에 개정된 북한 사회주의 헌법에서 국방위원회는 국가주석 다음의 권력기관으로 격상돼 국가주석이 행사하던 일체의 무력, 즉 인민무력부 산하의 정규군을 비롯해 노농적위대, 교도대, 붉은청년근위대 등을 지휘·통솔하던 것을 국방위원장이 행사하도록 규정했다. 이어 1993년 4월 김정일이 위원장으로 다시 추대돼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기관임으로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과 함께 선군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내세워 북한을 통치했다. 특히 1998년 9월 개정된 사회주의헌법은 국방위원회를 국가주권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이며 전반적 국방관리기관으로 명시하고,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하며 국방사업 전반을 지도한다고 규정하여 실질적인 최고기관으로 격상시켰다. 2009년 개정된 북한 헌법은 국방위원회를 국가주권의 최고 국방지도기관으로,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북한의 최고영도자로 명시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정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졸았나…조선중앙TV 포착

    김정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졸았나…조선중앙TV 포착

     지난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진행 도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주석단에서는 조는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조선중앙TV에서 방영한 약 25분 분량의 최고인민회의 요약 녹화중계를 보면 김정은은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넘긴 직후 눈을 감고 약 5초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카메라가 황급히 앵글을 참관객들에게 돌렸다. 연합뉴스는 영상 편집 과정에서 실수로 해당 장면이 전파를 타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 석상에서 졸았다며 불만을 표출, 지시 불이행과 태만 등의 사유와 엮어 그를 지난해 4월 30일 불경·불충죄로 공개 처형했다고 우리 국가정보원이 밝힌 바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中 앱 다운로드 기록까지 검열 강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5주년을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2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공산당 총서기를 겸하고 있는 시 주석은 전날 중앙정치국 회의를 개최해 강력한 당원 문책 규정을 채택하는 등 9000만명에 이르는 공산당원들에 대한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이날 통과된 ‘중국 공산당 문책 조례’는 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당원은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모두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을 명문화했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권력은 책임이며 책임은 떠맡아야 하는 것”이라면서 “문책 조례는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위한 날카로운 도구(利器)”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무 소홀로 ‘엄중한 후과(後果)’를 초래하고 당의 집권에 대한 정치적 기초를 훼손할 경우 모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은 요즘 당원 명부 정리, 당비 납부, 당장(黨章) 필사, 당장 암기 대회, 당 배지 착용 운동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층 당조직을 동원해 당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까지 감시한다. 특히 중국 당국은 인터넷 여론 통제를 통치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29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검열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자 전격 단행한 조치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실명 등록 후 앱을 내려받아야 하고 앱스토어 사업자들은 이용자들의 두 달 동안의 활동 기록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개별 이용자들이 어떤 앱을 다운로드했는지 등의 이용 형태와 이용자 신원에 관한 정보도 모두 보관해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증거주의를 무시하는 사법부의 ‘정치 재판’도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28일 베이징시 인민법원은 개혁 성향 잡지인 염황춘춘의 전 편집장 훙전콰이(洪振快)에게 5명의 항일 전쟁 영웅인 ‘랑야산 다섯 장사’(狼牙山五壯士)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흘 안에 사과문을 매체에 싣고 유족에게도 사과하라고 판결했다. ‘랑야산 다섯 장사’는 항일전쟁 당시 후베이성 바오딩시 이현전투에 참여한 팔로군 병사들로, 중국 교과서에는 이들이 총탄이 떨어지자 돌을 던지며 일본군과 맞서다가 투신해 자살한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훙전콰이는 취재를 통해 이들이 도망치다가 낭떠러지로 미끄러져 사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족들은 훙전콰이를 고소했고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 줬다. 법원은 “훙전콰이의 글은 민족, 역사에 대한 공공의 정서에 상처를 입혔고 공익을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BBC는 “법원이 역사적 사실 여부를 가리지 않고 정치적 판단만 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北의 핵보유 병진노선 인정 안 해”

    시진핑 “北의 핵보유 병진노선 인정 안 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29일 “북한의 핵 보유 병진 노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중국도 북한의 핵 보유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황 총리는 이날 처음 만난 시 주석과 40분간 면담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모두 엄격하게 이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흔들리지 않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경제 병진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안보리 결의에 대한 이행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황 총리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 능력의 고도화를 추구하면서 병진 노선을 고집하고 있고 도발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의 셈법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안보리 결의 이행과 대북 압박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어 “시 주석이 비핵화에 대해 의지를 표명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한·중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양측은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도 각자의 입장을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총리실 측은 전했다. 이와 관련,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황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중국의 타당한 안보 우려를 신경써 줄 것과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계획을 “신중하고 적절하게” 다뤄 줄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이날 양국의 현안인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어업 문제에 있어서의 협력을 발전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중국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국의 동부 해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 어선이 100만척, 중국 어민은 3000만명에 달해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보훈처 “김일성 친인척 서훈 취소하겠다”

    국가보훈처는 29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해 최근 논란이 된 것과 관련, “상훈법 개정을 추진해 빠른 시일 내 취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서훈 기준에 부합한다”는 해명을 내놓았다가 야당의 공세에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훈처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2010년 추서된 김일성의 삼촌인 김형권과 2012년 추서된 김일성의 외삼촌인 강진석 등은 국가정체성·국민정서를 고려해 독립유공자서훈 공적심사위원회의 논의와 상훈법 개정 추진 등을 검토해 빠른 시일 내에 취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일성의 친인척 독립유공자 서훈 취소’가 20대 국회에서 공론화된 만큼 김일성 친인척뿐만 아니라 ‘북한 고위층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서도 새로운 공훈 심사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보훈처는 지난 27일까지 강진석이 북한 정권에 참여하지 않았고, 공적심사위원회는 연좌제 적용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서훈에 문제가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었다. 하지만 지난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김일성의 부모인 김형직(부)과 강반석(모)에게도 훈장을 줄 수 있느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한 것이 논란을 더 키웠다. 박 처장의 답변이 문제가 되자 보훈처가 뒤늦게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포상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재의 포상 기준의 원칙적인 측면에서 답변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공적심사위원회에서 ‘서훈 취소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 고민하던 차에 야당이 박 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해 와 서훈을 취소키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차이잉원의 ‘파나마 운하 알짜 외교’

    파나마는 대만과 정식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22개국 중 최장기 수교국이다. 중국의 압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912년 중화민국 수립 때 맺은 관계를 이어 오고 있다. 지난 3월 파나마는 운하 확장 개통식을 3개월 앞두고 70여개국 정상들에게 초청장을 보내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동시에 초청했다. 당선자 신분이었던 차이 총통은 즉각 수락했지만, 시 주석은 거절했다. 차이 총통과 나란히 서는 것 자체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어서 시 주석으로서는 쉽게 나설 수 없었다. 지난 26일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식 때 전 세계의 축하를 받으며 운하를 맨 처음 건넌 배는 중국 선박이었다. 파나마 측이 조만간 미국 물동량을 넘어설 중국을 배려한 것이다. 하지만 ‘파나마 외교’의 주인공은 단연 차이 총통이었다. 차이 총통은 개통식에 참가한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 등 중남미 정상들과 두루 회담을 가졌다. 중국의 압력 탓에 어느 국가도 선뜻 대만과 정상회담을 할 수 없었지만, 차이 총통은 개통식을 적절히 활용해 정상들을 만났다. 개통식 친필 서명 때는 ‘대만 총통’(president of TAIWAN, ROC)이라고 썼다. 대만 총통이 국제 행사에서 써 오던 ‘대만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 대신 독자적 주권을 강조한 ‘대만’(TAIWAN)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차이 총통의 파나마 방문은 8박 9일 일정으로 길게 짜였다. 중국의 견제로 미국에 가는 게 쉽지 않은 차이 총통으로서는 파나마 방문이 미국을 경유하기 위한 좋은 핑계였다. 파나마로 들어가기 전에 미국 마이애미에서 상·하원 대표단을 만나 안보와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30일 돌아가는 길에는 로스앤젤레스에 들른다. 그가 스스로 이름 붙인 ‘영상전안’(英翔專案·차이잉원의 선회 외교)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셈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①천년 고도의 도시 하노이Ha Noi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①천년 고도의 도시 하노이Ha Noi

    설렘보다 편안함내 생애 첫 베트남 이제껏 베트남에 큰 관심이 없었다. 수도가 하노이인지 호치민인지 헷갈릴 만큼. 왜 그랬을까? 일생에 한 번뿐일 거라 생각했던 이번 베트남 여행. 그러나 벌써 두 번째를 기약 중이다. 베트남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기내식 한 번 먹고 수다 좀 떨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났더니 어느새 베트남 하늘이다. 인천을 떠난 것이 5시간 전.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 여겼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가까웠다. 아마도 물리적인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훨씬 더 멀었던 모양이다. 흐린 상공을 날던 비행기가 서서히 바퀴를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활주로에 미끄러지듯 내려섰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이 왠지 모르게 친숙하다. 드문드문 눈에 띄는 베트남어만 없으면 얼핏 보기에 한국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낯선 곳에 닿았다는 설렘보다 편안한 느낌이 먼저 다가왔다.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Ha Noi의 관문은 작년 초 신축 건물로 자리를 옮긴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Noi Bai International Airport이다. 매끄럽게 이어진 활주로만큼 신 청사는 쾌적함과 편리함을 두루 갖추고 있다. 예전 베트남을 여행했던 누군가로부터 공항 시설이 열악하더란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이젠 다 옛말이 되어 버렸다. 신 청사가 문을 연 후 여행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구 청사는 국내선 전용으로 역할을 바꿨다. 최근 공항과 하노이 시내 간 연결된 도로까지 개선되면서 교통 환경은 물론 경제 성장을 위한 동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달리며 뉴스로만 접해 왔던 베트남 경제의 성장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천년 고도의 도시하노이Ha Noi 1010년 리Ly 왕조가 열었던 다이비엣Dai Viet 시대부터 지금까지.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97년 만에 주인을 찾은 나라 도시의 북동면을 따라 흐르는 홍강 안쪽에 하노이 시내가 자리한다. 하노이는 이런 지형에서 기인한 이름이다. 베트남어로 ‘하Ha’는 ‘강’을, ‘노이Noi’는 ‘안쪽’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둘을 합쳐 ‘하노이’, 즉 ‘강 안쪽에 세워진 도시’란 뜻을 담은 이름이 탄생했다. 오랜 역사와 문화적 요소들이 겹겹이 쌓인 옛 도시 위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문명이 계속 덧칠되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베트남의 발전상에 놀라는 동안 시내를 가로질러 달리던 버스가 바딘Ba Dinh 광장에 멈춰 섰다. 바딘 광장은 1945년 9월2일 호치민 초대 주석이 독립 선언문을 읽고 베트남 민주 공화국 건립을 공표한 의미 깊은 장소다. 유럽이 식민지 개척에 한창 열을 올리던 때 베트남은 1858년부터 1945년까지 97년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다. 우리와 같은, 이들의 아픈 역사가 나도 모르는 새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일까. 식민지 시대 종결과 더불어 남북으로 갈려 민족간 이념 전쟁을 치른 역사도 다르지 않다. 베트남과의 첫 조우에서 왠지 모를 친숙함이 들었던 건 우연이 아니었나 보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베트남은 20여 년에 걸친 이념 전쟁 끝에 1976년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통일된 것이다. 베트남의 근현대사가 응축되어 있는 바딘 광장 주변으로 호치민 유적지가 있는 주석궁과 국회의사당, 호치민 묘와 박물관 등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샛노란 빛깔에 유럽식 건축 양식이 두드러지는 주석궁은 식민지 시절 프랑스 총독 관저로 지어졌다. 첫눈에 반할 만큼 아름다운 건축물이지만 그 이면에는 베트남인들의 고통과 눈물이 가득 배어 있다. 그렇기에 독립 이후 호치민 주석은 주석궁에 들어가는 것을 거절하고 그 옆 전기수리공이 살던 집에 기거하며 검소하게 생활했다고 한다. 주석궁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은 집이지만 그곳이 더 빛나고 품격 있어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절대 권력자의 집무실과 침실이 어찌 그리 소박한지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한평생 독신으로 살며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일생을 바쳤던 호치민은 오랜 세월에도 변함없이 전 국민적인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죽은 후 화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국민들의 추앙심이 워낙 높았던 탓에 사망(1969년) 후 그의 시신은 방부 처리되어 묘소 안 유리관에 안치됐다. 호치민 영묘 앞은 그에게 헌화하기 위한 사람들로 아침마다 긴 줄이 이어진다. 호치민이 살아 있다면 이 광경을 어떻게 바라볼까. 그런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그 줄에 서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영묘는 오전에만 개방되기 때문에 문 앞에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지만, 덕분에 하노이를 다시 찾아야 할 이유가 하나 생겨 버렸다. 하노이 여행의 필수 코스 하노이의 명물인 수상 인형극은 매 공연마다 전 좌석이 매진될 만큼 인기가 높다. 리 왕조 때부터 전해 내려온 수상 인형극은 독특하게도 무대가 물 위다. 즉석 연주에 맞춰 꼭두각시 인형들이 물 위를 자유롭게 누비며 전통적인 베트남의 생활 풍습과 환검 호수에 얽힌 전설을 들려준다. 베트남어를 알아듣지 못해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인형들의 몸짓이 충분히 재미나다. 탕롱 수상 인형극 공연장Thanglong Water Puppet Theatre 57b Dinh Tien Hoang Str., Hanoi, Vietnam www.thanglongwaterpuppet.org 글·사진 Travie writer 정은주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비엣젯항공 www.vietjet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朴대통령이 봤던 北실상 다룬 영화 ‘태양 아래’ 해설판 개봉…관객동원은 ‘글쎄’

     북한 사회의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가 다음 달 14일 내레이션을 덧입힌 해설판으로 극장 개봉한다. 이 영화 수입사 에이리스트엔터테인먼트의 허은도 대표는 “관객이 원작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 자막과 내레이션이 포함된 해설판을 제작했다”며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관람 편의를 위한 영문 자막판도 동시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러시아 출신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북한에서 체류하며 찍은 ‘태양 아래’는 평양에 사는 주인공 진미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일상을 조작·연출하려는 북한 당국의 시도를 카메라에 생생히 담아냈다.  지난 4월 27일 개봉한 원작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이순진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다수의 국회의원이 관람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3만 2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허 대표는 “익숙하지 않은 북한 체제와 주민들의 생활 방식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아무리 언어가 같은 대한민국 관객이라도 이 영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설판은 북한 체제와 사회의 실상, 김일성·김정일의 우상화 전략과 방법에 대한 설명에 주안점을 뒀다. 또 평양에서 예술 교육을 받은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영화의 주인공 진미의 심리를 묘사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대한민국호 복합위기, 민관 하나 돼 헤쳐 나가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후폭풍이 전 세계에 휘몰아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양상이다. 브렉시트로 대표되는 반(反)세계화 흐름이 확산된다면 그나마 수출 덕에 근근이 버티고 있는 우리 경제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거세질 게 분명해 보이는 신고립주의 바람은 북한의 핵·미사일에서 비롯된 우리의 안보 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는 그렇잖아도 경제와 안보의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는 우리 앞에서 터진 초대형 ‘뇌관’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민과 정부, 정치권이 하나 돼 비상한 각오로 맞서야 하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제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이 없다”며 현재의 복합 위기 상황을 엄중하게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필요 이상으로 과장해서도 안 되지만 축소하거나 도외시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지난주 검은 금요일 하루에만 전 세계 증시에서 시가총액 3000조원이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 증시에서도 47조원이 증발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해졌다. 우리도 올해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낮춰 잡아야 할 상황이다. 브렉시트는 예전의 금융위기와 달리 그 충격은 실물경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브렉시트의 근저에 뻗쳐 있는 반세계화와 신고립주의 기운이 국제 질서의 대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로서는 미국의 관심이 아시아에서 다시 유럽으로 기울어 국제사회의 북핵 대응 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두 차례나 공동으로 밝힌 것도 신냉전 구도 회귀로 읽혀 꺼림칙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은 물론 수공(水攻)까지 걱정해야 하는 안팎곱사등이 처지다. 브렉시트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체제의 부작용인 극심한 양극화에 분노한 대중들의 반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과 개방으로 인한 혜택이 일부 엘리트층에게만 돌아갈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서민들이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일자리 상실 등으로 점점 더 분노하다 결국 폭발했다는 것이다. 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 우리의 고민 또한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서민들의 박탈감이 어떻게 폭발할지 모른다. 포퓰리즘을 경계하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해법을 도출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 건국 이후 숱한 위기가 닥쳐왔지만 우리는 그때마다 탁월한 ‘극복 유전자’를 발휘해 슬기롭게 빠져나왔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경제·안보 복합 위기는 과거의 엄청난 격변의 위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국민과 정부, 정치권이 하나 돼 헤쳐 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위기의 실체를 가감 없이 설명하고, 정치권은 당략 아닌 국익만 생각하며, 국민은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며 뒷받침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모두 함께 비상한 각오로 이 위기에 맞서야 한다.
  • 北 내일 인민회의 ‘김정은 유일체제’ 구축

    北 내일 인민회의 ‘김정은 유일체제’ 구축

    29일 시작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김정은(얼굴) 노동당 위원장의 ‘유일 영도체제’ 구축을 마무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얻은 당직 외에 ‘중앙인민위원회 위원장’ 등 별도의 국가직에도 추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27일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7차 당대회의 후속 조치로서 조직·인사 및 법률 제·개정 문제가 구체화될 것”이라면서 “김정은 유일영도체제 구축을 위한 구조를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29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는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기관으로 북한 사회주의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이다. 하지만 일당 독재 체제인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는 사실상 노동당의 결정을 형식적으로 추인하는 역할을 주로 해 왔다. 보통 연 2회 정도 열린다. 이번 회의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김 위원장이 새로 어떤 국가직에 추대되느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과거에 맡았던 국가직인 중앙인민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국방위원회를 중앙인민위원회 산하기구로 두는 식의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의견도 많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노동당을 제외한 국가기관들에 대한 인사 및 조직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무수단(화성-10) 미사일 시험 발사에 힘입어 핵·경제 병진노선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더불어 적극적인 대외 협상에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회의 개최 일주일을 앞두고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성공해 강력한 대미 협상카드를 쥐게 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평화협정 체결을 재거론하는 등 대미 관계에 적극성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우리 군의 한강 하구 중국 어선 퇴거작전에 반발해 ‘제2의 연평도 포격전’을 언급한 데 대해 “도발과 위협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보훈처, 北 김일성 주석 ‘외삼촌’에게 ‘건국훈장’ 수여 논란

    보훈처, 北 김일성 주석 ‘외삼촌’에게 ‘건국훈장’ 수여 논란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의 외삼촌으로 북한에서 ‘최고 존엄’으로 예우받고 있는 강진석이 국가보훈처의 추천으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부실 검증’ 의혹을 제기했으나 보훈처는 “강진석의 공적내용이 합당하고, 광복 전 사망해 북한 정권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 시절이던 2012년 광복 67주년 기념식에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강진석은 김일성의 큰외삼촌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훈장은 국가보훈처의 추천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수여했다. 당시 보훈처장은 박승춘 처장이다. 건국훈장 중 4등급에 해당하는 애국장은 ‘대한민국의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기를 공고히 함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된다. 강진석에게 훈장이 수여된 사유는 “평남 평양의 청년회와 백산무사단 제 2부 외무원으로 활동하며 군자금을 모집하다가 붙잡혀 옥고를 치렀다”로 돼 있다. 강진석이 3.1운동 직후 백산무사단(‘백산’은 백두산의 줄임말)의 단원으로 독립운동을 한 것은 당시 일본 경찰의 체포 기록과 국내 독립운동사 연구 등을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보훈처가 훈장 수여를 위한 공적심사 과정에서 강진석이 김일성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훈처 공적심사위원회는 포상 대상자에게 흠결은 없는지, 훈격은 적절한지 등을 심사하는 기구로, 후보자들의 친일 행적 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과의 관련 여부 등도 검증해야 한다. 독립운동을 한 사실이 있다하더라도 이후에 친일로 변절하지 않았거나 북한 정권 수립에 간여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진석은 북한 내에서 김일성 3대를 포함해 ‘선생님’ 칭호가 붙여진 5명 가운데 한 명이다.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의 표현을 ‘선생’이라고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스타파>는 “더 심각한 문제는 보훈처가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도 잘못을 바로잡기 보다는 ‘은폐’하려 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기준 보훈처의 공식적인 ‘독립유공자 포상 현황’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전체 포상은 318명으로 이 중 애국장은 50명으로 돼 있다. 그러나 현재 보훈처 홈페이지에는 2012년도 전체 포상 인원이 317명, 그리고 애국장은 49명으로 수정돼 있다. 강진석이 통계에서 빠진 것이다. 보훈처의 공훈전자사료관에서 강진석 관련 정보가 일제히 사라진 것도 지난해 3월 이후다. 보훈처는 이때까지만 해도 훈장을 전달하기 위해 강진석의 후손을 찾고 있었지만 지금은 훈장 미전수자 명단에서도 강진석을 삭제한 상태다. <뉴스타파>는 “박 처장은 2011년 2월 취임 후 보훈처 공적심사위원회 위원 50명 중 23명을 한꺼번에 교체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이는 선례가 없던 일로 부실 심사 가능성은 물론, 뉴라이트나 친정부 인물을 심사위원회에 포함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며 부실심사의 책임이 박 처장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정부가 북한 정권 참여자는 물론 최고 권력자의 친인척에게 서훈한 전례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강진석을 훈장 수훈자에 포함시킨 것은 검증 부실로 인한 ‘사고’로 추정된다”면서 “박 처장이 취임 직후인 2012년 초 정치적 의도로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회 위원들을 대폭 물갈이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보훈처는 “2012년에 강진석이 추서 받은 것은 맞고, 지난해 ‘어떻게 김일성의 외삼촌에게 서훈할 수 있느냐’는 민원이 들어와 확인한 결과 김일성 외삼촌이 맞았다”면서 “그래서 재심했는데 당사자가 광복 전 사망해 북 정권에 참여하지 않았고, 공적 내용이 포상 기준에 합당하다는 결론이나와 서훈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료관 통계 등에 빠져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재심 기간에는 일단 통계에서 빠지는데 결론이 나온 후 업데이트가 안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 총리 訪中… 시진핑과 북핵 논의

    황 총리 訪中… 시진핑과 북핵 논의

    황교안 국무총리가 4박 5일간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26일 출국했다. 황 총리는 첫 번째 일정으로 이날 톈진(天津)에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인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황 총리는 27일 오전 톈진 메이장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6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뒤 오후엔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열리는 특별 세션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을 소개한다. 포럼 중간엔 톈진에 투자한 우리 기업을 방문한다. 황 총리는 두 번째 방문지인 베이징(北京)으로 이동해 28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회담 및 만찬에 이어 29일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나 북한의 최근 ‘무수단’(화성10)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응 방안과 북핵 문제, 최근 양국 간 현안으로 떠오른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 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29∼30일에는 동북 3성의 하나인 랴오닝(遼寧)성을 방문한다. 조선족 문제와 대북 관계의 민감성 때문에 우리나라 현직 정상급 인사가 방문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곳이다. 황 총리는 랴오닝 성도인 선양(瀋陽)에서 동북 3성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랴오닝성 당서기를 만나 내년 수교 25주년을 맞는 양국 간 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황 총리는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6주년 6·25전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지난 2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의 대화 제의가 얼마나 기만적인지를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정부는 6·25전쟁에 참전했지만 제대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미등록 국가유공자들의 공적 발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김일성·김정일 기념탑 250개 넘는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전국에 건립한 김일성·김정일 기념탑이 250개가 넘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26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전국에 걸쳐 지속적으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기념탑을 세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김정일 동상은 새로 35개 정도가 만들어졌다.  그는 “룡성구역의 제2자연과학원에 최근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기념탑이 건립된 이후 국방종합대학과 새로 지어질 김 부자의 박물관 앞에도 탑이 세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과 기념탑 건설은 김정은 정권의 우선 정책이었다”며 “이 작업은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해바라기’ 국무회의는 이제 그만/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해바라기’ 국무회의는 이제 그만/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은 뉴스를 통해 국무회의 소식을 듣는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국무회의는 국정을 논의하는 국가 최고의 심의기구로서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최근 국무회의는 누구도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식상한 주례 행사로 전락한 듯하다. 국무위원들 간에 자유롭고 솔직한 대화도 없고 치열한 논쟁이나 주장도 없다. 국무회의 의장에게 소관 안건만 보고하는 ‘해바라기’ 국무회의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해방 후 국무회의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1945년 12월 3일에는 임시정부 요인들이 참석한 국무회의가 해방된 조국에서 최초로 열렸다. 백범 김구 주석의 숙소인 서울 서대문 경교장의 작은 접견실에서 열린 다소 초라한 국무회의였지만,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날 만큼 논의가 활발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1956년 9월 중앙청의 작은 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사진을 보면 국무위원들의 자유로운 발언 모습에 놀라게 된다. 한 손은 호주머니에 넣은 채 펜을 들고 서서 발언하는가 하면, 반듯하게 서서 양손을 써 가며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1966년 10월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는 길고 좁은 테이블에 서로 마주 앉아 회의하는 모습이 소박하기 그지없다. 국무위원들이 팔걸이도 없는 의자에 앉아 서로 어깨를 부딪치면서 회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 어렵다. 단독 기자회견을 하듯이 사전에 준비된 원고를 줄줄 읽어 가는 모두 말씀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발언의 대상도 회의에 직접 참석한 국무위원들보다 언론과 야당, 그리고 국민인 경우가 많다. 국무회의가 끝난 후 브리핑을 보면 “철저한 대책을 수립, 추진해 주기 바란다”, “필요한 보완 조치를 조속히 강구해 주기 바란다” 등 당부 말씀과 지시 사항으로 가득하다. 흐트러짐 없이 앉아 있는 국무위원들의 검은색 양복에서는 권력의 무게가 느껴진다. 하지만 고개를 반쯤 숙이고 무표정한 모습으로 노트북만을 내려다보는 모습들을 보면 안타깝고 측은한 생각마저 든다. 이제 명실상부하게 국민을 위한 국무회의를 해 보자. 먼저 헌법상 의장이 직접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늘려야 한다. 올해 개최된 26번의 국무회의 중 국무총리 또는 부총리가 주재한 경우가 17회에 이른다.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나 거부권 행사 등 중요 사안들을 ‘대독 총리’에게 맡기는 잘못된 관행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가 세종청사와 영상회의로 개최되기도 한다. 청와대만이 아니라 서울청사나 세종청사에서도 수시로 열어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이나 야당과의 협치 모두 정부 내부의 소통 없이는 불가능하다. 활발하게 토론하는 국무회의를 만들자. 장관들의 배지에는 부처 명칭이 없다. 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은 소관 부처의 장관이기 이전에 국무회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하도록 돼 있다. 국무위원에게는 무거운 책무가 주어져 있다. 1909년 한일합방 조약 승인을 위해 불려 온 대신 중 학부대신 이용직은 조약을 반대하다 쫓겨났고, 1980년 계엄령 전국 확대를 위해 삼엄한 분위기 속에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김옥길 문교부 장관은 의안 설명을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요즘 국무위원들이 과연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국무회의 공간과 형식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국무회의 회의실을 지금보다 4분의1로 줄이자. 회의장 중앙의 빈 공간을 없애고 타원형 테이블에 둘러앉는 형태로 바꾸자. 미국도, 영국도, 프랑스도, 독일도 다 그렇게 한다. 회의실을 줄이면 개인별로 마련된 노트북이나 마이크도 필요 없을 것이다. 정보화 시대도 좋지만 대화와 소통이 먼저다. 그리고 국무위원이 아닌 배석자는 모두 뒷좌석에 배치하자. 국무회의 결과 브리핑도 일본의 관방장관처럼 정부 대변인인 문체부 장관이 하도록 하자. 국무회의는 국정의 다양한 목소리를 녹여내는 ‘멜팅 팟’(melting pot)이 돼야 한다. ‘해바라기’ 국무회의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국무위원들이 서로 가까이 마주 보면서 국사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장면을 볼 수는 없을까. 국민의 편에 서는 국무위원,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국무회의를 만들어 보자.
  • 내일 백범 김구 67주기 추모식

    내일 백범 김구 67주기 추모식

    백범 김구 선생 67주기 추모식이 2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다고 국가보훈처가 24일 밝혔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추모식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독립유공단체장,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876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김구 선생은 자주독립을 위한 의병 활동과 계몽운동을 벌였으며 1919년 3·1 운동 이후에는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지냈다. 광복 이후 반탁운동, 남북연석회의 참가 등으로 통일된 독립국가 건설을 위해 힘쓰던 중 1949년 6월 26일 서울 경교장에서 암살됐다. 정부는 김구 선생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산시성 공무원 2만여명 뇌물 자진 반납 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산시성 공무원 2만여명 뇌물 자진 반납 왜

    “상관융칭(上官永淸·53·여) 전 진상(晋商)은행 회장은 은행 명의로 기금회·동호회 등을 설립, 사적으로 사용해 불법 이득을 취득했을 뿐 아니라 12개 기업으로부터 3420만 위안씩 모두 3억 9000만 위안(약 687억원)을 걷어 비행기를 공무용으로 외국에서 구입하게 한 뒤 실제로는 개인용으로 사용했다. 그 대가로 이들 기업의 뒤를 봐주고 막대한 혜택도 제공했다. 지난해 7월 압수수색 당시 그녀의 집에서는 기업들로부터 뇌물로 받은 50위안짜리 건국 50주년 기념 지폐를 넣은 상자가 무려 70개나 발견됐다. 기업에 대출해 주면서 정해진 이자 외에 추가로 2%를 ‘고문료’ 명목으로 받아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는 법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돈을 챙겼다. 상관 전 회장은 장기간 중국산보다 2~3배나 비싼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우유를 마시는 호화 사치 생활을 누렸다.” 중국 북부 탄광이 밀집한 산시(山西)성을 쥐락펴락하던 ‘여걸’ 부패상의 한 단면이다. ●관리 5000여명은 기율 위반 행위 ‘고해성사’ 중국 산시성 관리 5000여명이 기율 위반을 고백하고 2만여명이 받은 뇌물을 자진 반납해 화제다. 당중앙기율검사위 감찰부에 따르면 왕루린(王儒林) 산시성 당서기는 지난 7일 산시성에서 5646명이 자신의 기율 위반에 대해 고해성사했으며 촌지(寸志) 형식의 ‘훙바오’(紅包)를 받은 2만여명이 모은 1억 7000만 위안을 자진 반납했다고 밝혔다. 왕 서기는 이어 “석탄 개발 비리 등으로 산시성 및 성 산하 공무원들이 줄줄이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는 바람에 산시성에서만 비어 있는 자리가 300개가 넘는다”고 털어놨다. ●부정한 돈·선물 반납 염정계좌·창구 만들어 산시성 관리들의 뇌물 자진 반납 ‘사건’은 산시성 기율위가 지난해 축의금이나 촌지 등 형식의 부정한 돈이나 선물을 반납하는 이른바 염정(廉政)계좌와 창구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부패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부패 관리들에게 자기 구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수동적으로 받은 뇌물을 자진 신고해 자신을 스스로 구제하라는 뜻이다. 왕 서기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당의 관대한 처벌을 구하는 사람은 선처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끝까지 쫓아가 척결할 것”이라면서 “이 제도 운영으로 반부패 정풍운동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시성은 석탄 경기가 살아 있던 수년 전까지 전국의 돈이 집중될 정도로 활기를 띠었지만, 최근에는 경기 부진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특히 산시성에서는 단순 뇌물 수수액만으로 중국 신기록을 세울 만한 일도 벌어졌다. 장중성(張中生) 뤼량(呂梁)시 전 부시장의 뇌물 수수 금액이 산시성 내 9개 현(縣) 전체 재정 수입을 합친 것보다 많은 까닭이다. 왕 서기는 “상관 전 회장 외에 다른 한 부성장(장 전 부시장 지칭)은 성내 9개 현 전체 재정 수입을 합친 것(6억 700만 위안)보다 더 많은 6억 4400만 위안을 뇌물로 받아 흥청망청 써 버렸다”고 개탄했다. 가난하고 편벽한 산시성 뤼량시가 탄광업계가 급속도로 발전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풍부한 석탄 매장량을 바탕으로 유명한 ‘탄광도시’로 거듭난 덕분이다. ●현 9곳 재정 수입 합친 것보다 많이 챙긴 부시장도 그러나 벼락부자가 된 탄광주들이 사업 확장과 이권 보호를 위해 넘쳐나는 돈을 관리들에게 뇌물로 주면서 이 도시는 비리의 도시로 추락했다. 도시가 석탄생산으로 급속도로 발전했던 2003년부터 탄광기업을 담당했던 장 전 부시장은 ‘뤼량의 대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이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비리를 저질렀다. 그의 누적 재산은 100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주하이(珠海) 등에 부동산을 여러 채 소유하고 지역마다 정부(情婦)를 두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 모자라 1998년 그의 아들이 대학 입학시험을 볼 때 감독 교사를 매수해 아들의 부정행위를 돕도록 했다. 그의 아들은 현(縣) 장원 자격으로 베이징의 유명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반부패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는 산시성을 겨냥해 “조직적인 부패 사건의 교훈은 매우 크다”면서 “이 때문에 치르게 될 대가가 결코 헛돼서는 안 된다”며 반성과 개선을 촉구했다.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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