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주석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변신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시마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탑승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충돌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658
  • 폼페이오, 北 김영철과 내주 후속 협상

    폼페이오, 北 김영철과 내주 후속 협상

    강경화·고노 장관과 3국 회담도 방중 왕이 만나 ‘패싱’ 논란 해소 지난 12일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개괄적인 비핵화의 큰 틀에 합의함에 따라 후속 조치를 위한 외교전이 숨가쁘게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회담 내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뒤 다음주부터 북한과 후속 협상 준비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청와대 관계자는 13일 “폼페이오 장관이 내일(14일) 오전 9시 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고, 오후 3시에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을 예방해 ‘포스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국 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의 ‘평화와 번영’ 및 ‘완벽한 비핵화’ 기조를 이었다고 명시되면서 한국의 중재자 및 조율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성명에 명시됐거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 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공개로 나눈 대화가 관심 대상이다. 남·북·미가 북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조치의 맞교환을 위해 한 배를 탄 상황에서 한·미 동맹 강화, 남북 관계 진전, 북·미 협상 순항 등이 선순환을 이루어야 한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문 대통령 예방 직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외무상 등과 함께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한다. 이어 오후에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북핵 문제는 물론 전반적인 미·중 관계 이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이 ‘패싱’(소외현상) 논란이 불거진 중국 및 일본과 정상회담 직후 공조를 강조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중국의 역할을 묻자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 위대한 지도자를 갖고 있다. 시 주석은 아마 오늘 회담 결과에 만족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중·일과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한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주부터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를 위해 북·미 협상을 준비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협상팀이 다음주부터 공동성명 이행과 관련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맞상대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1차적인 관심사는 남·북·미 종전선언 시기 조율, 한·미 군사훈련의 조정 방안, 북의 첫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 방안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혼란이 빚어진 데 대해서도 한·미 간에 깊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새 역사 쓴 트럼프·김정은 회담, CVID로 완성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오전 9시(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평화와 고요’라는 뜻을 가진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세계사에 길이 남을 세기의 악수를 나눴다. 이 감격스러운 장면은 전 세계에 중계됐다. 지구촌 사람들이 TV를 보면서 놀라움과 기쁨으로 흥분했고, 기대와 희망에 부풀었다. 한국전쟁의 당사자 북·미 두 정상이 전쟁의 종지부를 찍고자 68년 만에 마주 앉았고, 140분간 만나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3월 8일 전격 수락한 지 97일 만이다. 70년 적대 푸는 두 정상 감격의 악수 두 정상이 서명한 4개 항의 공동합의문은 비핵화와 체제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에 관한 포괄적 내용을 담고 있다. 기대했던 3대 현안의 구체적인 시간표나 로드맵,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완전한 체제보장’(CVIG)은 들어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러려고 어렵게 정상회담을 했느냐는 비판도 제기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김 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의 폐쇄를 비롯해 ‘모든 곳을 비핵화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한 것은 합의문에만 명기를 안 했을 뿐 CVID로 가는 조치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북한 해안 개발을 놓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두 정상이 얘기를 나눴다는 걸 보면 꽤 깊숙이 경제개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역대 북·미 정상들이 할 수 없었고, 가 보지 못한 길을 김정은·트럼프 두 정상이 활짝 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도 바로 이런 점을 두고 한 말이다. 모든 일은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가에 달렸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서로의 의중을 직접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구축했으며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불신과 증오에서 벗어나 신뢰 구축의 첫걸음을 뗐다는 얘기다. 회담 제의로부터 불과 3개월간 70년의 적대관계를 풀 수 있는 묘수를 찾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합의문에 없는 CVID, 경제건설 논의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워싱턴에 초대했다. 워싱턴 다음은 평양이 될 것이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해체가 4차례 정상회담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처럼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의 비핵화가 ‘원샷 빅딜’로 해결되기는 어렵다. 한반도 평화의 길이 열리기를 바랐던 우리로선 아쉬움이 크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 올 들어 연속해서 일어났다. 1990년대부터 핵 위기에 시달려 온 한반도에 비핵화라는 기적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의 검은 그림자가 시시각각 다가왔던 지난해 하반기였다. 위기를 직감한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하고, 12월 9일에는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던졌다. 전기는 그때 만들어졌다. 김 위원장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상국가로 나서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이 4월 27일 분단과 전쟁, 정전을 상징하는 판문점에서 열려 ‘완전한 비핵화’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다. 지난 5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선 핵폐기, 후 보상’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북한에 거세게 밀어붙이며 종래의 북·미 공방이 재연됐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3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6·12 정상회담을 취소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거세게 요동쳤다. 몇 개월 사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험 속에 만인이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북한의 비핵화, 북·미의 적대관계 청산은 쉽사리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평화체제 위한 양국의 대타협에 기대 6·12 정상회담은 많은 과제를 남겼다. 북·미의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은 주권을 가진 국가 간의 대등한 입장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 항복을 요구하는 듯한 미국의 거친 태도가 협상에 장애가 됐다고 한다. 향후 본협상에서 미국이 전승국 대 패전국 식의 방법을 취하면 생존을 걸고 비핵화에 나선 북한을 설득하기 어렵다. 자발적인 폐기와 무보상의 남아공 모델, 핵폐기와 경제 지원을 맞바꾼 카자흐스탄 모델 등이 거론됐지만 북한에는 기존의 어떤 모델도 맞지 않는다. 불과 수십㎞를 사이에 둔 남북 대치, 중국 변수 등의 특수 상황을 감안하면 ‘트럼프·김정은 모델’, ‘한반도 모델’을 창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우리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비핵화, 북·미 관계 정상화의 여정은 시작됐다. 미래를 낙관하고 다음 스텝으로 나가야 한다. 이번에 담지 못한 남ㆍ북·미 종전 선언은 “곧 종전이 있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차기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나와야 한다. 핵을 포기하고 경제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한 북한이다. 그 전제는 제재 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다. 북한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에 가입하고 정상국가로 가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과감한 비핵화를 약속하고 실천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은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제네바합의, 9·19합의 같은 북·미 약속이 휴지 조각이 된 과거가 있다. 한 번 더 뒷걸음질치면 한반도가 다시 어떤 혼돈에 빠질지 자명하다. 핵을 내려놓는 것만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는 방법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역사의 물줄기는 뚫렸다. 전쟁을 끝낸 평화의 땅 한반도에서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것이야말로 비핵화 끝에 놓인 새로운 시작이다. 북·미 정상회담은 끝났지만, 이제부터가 진짜다.
  • [열린세상] 중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할 명분이 있는가/서상문 환동해미래연구원장

    [열린세상] 중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할 명분이 있는가/서상문 환동해미래연구원장

    세기적인 6·12 북ㆍ미 정상회담이 끝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재확인됨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졌다. 반세기 이상의 한반도 냉전 구도 해체를 향한 첫걸음이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은 없었다. 향후 두 정상의 신뢰가 쌓이면 어쩌면 정전협정 조인 날에 맞춰 내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 종전 선언국은 북ㆍ미, 남ㆍ북ㆍ미, 북ㆍ미ㆍ중, 남ㆍ북ㆍ미ㆍ중 가운데 한 가지가 될 것이다. 중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할 수 있을까? 국내엔 중국이 한국전쟁에 국가 정규군을 참전시킨 게 아니라 ‘중국인민지원군’을 파병했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는 논란이 있다. 물론 중국은 국제법적으로 자격이 있고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1953년 7월 27일 중국이 북한, 미국과 함께 조인한 정전협정의 당사자임을 내세운다. 북한 지역을 북한인민군최고사령관과 중국인민지원군사령원의 군사 통제하에 둔다는 조항은 휴전 후 북한 주둔 중국군이 1958년에 모두 철수했고, 정전위원회에서도 중국이 탈퇴했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지만, 정전협정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쌍방의 합의하에 (조약이) 명확히 교체될 때까지 계속 효력을 가진다는 규정이 근거가 된다(제5조 부칙 제62항). 종전선언은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상호불가침 조약 체결로 북한 체제 보장, 북ㆍ미 수교 및 평화조약 체결, 대북 경제 지원, 대북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선이다. 중국은 이 출발선상에 서지 못하면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의 주도권에 밀려 계속 수세에 놓이게 된다. 중국이 종전선언 참여에 의욕을 보이는 이면에는 국제법적 근거 외에 지정학적 이해관계 및 북ㆍ중 간 협력 관계라는 현실적 이익이 결부돼 있다. 동시에 안보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수뇌부가 우려해 온 것은 한반도 비핵화 실패와 전쟁 발발 외에 남한의 북한 흡수통일, 남북한이 급속히 민족주의로 뭉치고, 북한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에 가담해 등을 돌리거나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봉착하지 않기 위해 중국은 북핵 제거와 동시에 순망치한의 관계에 있는 북한을 중국에 묶어 두는 두 가지 토끼를 잡아야 할 판이다. 중국에 한반도는 국가 안보의 중요도에서 타이완, 티베트, 신장(新疆) 지역에 버금가는 지역이다. 한반도의 안정은 수도 베이징과 중국 관내로 직입할 수 있는 군사요충지로서 국가 안위에 직결되는 중국 동북 지역의 안정, 나아가 수도가 포함된 중핵 지역인 동남 연해 지역의 안정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한반도의 유사시는 과계(跨界)민족인 중국 내 조선족의 향방, 여타 소수민족의 동요로도 이어질 수 있고, 국내 정치적 안정성(domestic politics stability)을 해치고 국경을 넘어 이입되는 민족적, 종교적 연계는 민족 갈등 및 국경 불안으로 이어져 긴장과 충돌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이 북한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두고자 하는 것도 국내 정치의 안정, 경제성장의 지속과 함께 북한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에 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시진핑 주석이 북ㆍ미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더욱 높아진 비핵화 요구에 대해 조언하고 향후 개방 정책 지지 및 경제지원을 약속한 것도 중국 ‘패싱’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김정은이 중국을 배제할 수 없는 점도 한 요인이다. 그로선 대미 견제를 위해 공조하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지만, 혹여 북ㆍ미 간의 신뢰가 깨져 트럼프가 군사옵션을 포함하는 ‘최대의 압박’ 정책으로 되돌아갈 경우에 대비해 미국의 군사공격에 반대하고 미연에 막아 줄 중국의 보호막이 필요하다. 김정은은 북ㆍ미 수교 후엔 중국의 과도한 개입을 제한하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둘 것으로 예견되지만, 북ㆍ미 수교 전까지는 중국에 기대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 [6·12 북미 정상회담]70년 적대관계 녹인 12초…세기의 악수, 기싸움 없었다

    [6·12 북미 정상회담]70년 적대관계 녹인 12초…세기의 악수, 기싸움 없었다

    12초간 맞잡은 악수가 70년간 지속된 북·미 적대관계사의 전환점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의 첫 만남에서 ‘세기의 악수’를 선보였다. 취재진 앞에서 두 정상은 틈틈이 악수를 나누며, 과거 ‘풀라우 블라캉 마티’(죽음의 섬)로 불렸던 센토사섬을 무대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을 차질 없이 뒷받침한 경호와 의전도 인상적이었다.악수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카펠라호텔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각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인민복과 빨간색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만났다. 김 위원장은 레드카펫이 펼쳐진 회담장 입구의 왼쪽에서 걸어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쪽에서 걸어 나와 정중앙에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오는 14일 72세 생일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이 왼손으로 34세인 김 위원장의 팔을 다독이며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때 “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만나서 반갑습니다. 대통령님)라고 영어로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통역사의 발언을 착각한 오류라는 공지가 나오면서 진위 여부가 확실히 가려지지 않았다. 모두 발언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다시 손을 내밀며 세 번째 악수를 청했고,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패션 두 정상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건 검은색 인민복과 빨간 넥타이였다.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패션은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나 4월 남북 정상회담 때와 다르지 않았다. 인민복은 사회주회 국가의 생활복이다. 중국 덩샤오핑 등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상징적으로 입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인민복을 입었다. 때때로 정장을 입기도 했던 김 위원장이 인민복을 입고 나온 건 스스로 북한 인민의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 체제의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로 시선을 잡아챘다. 빨간 넥타이는 그의 상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을 비롯해 지난해 7월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같은 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지난해 4월 대통령 개인별장인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자신의 강력한 리더십을 드러내는 자리마다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지난 10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는 차가운 빛이 도는 푸른색 넥타이를 맸다. 경호 세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두 정상인 만큼 경호는 엄중했다. 과거 식민지 시절 영국군 주둔지였던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은 주변 지대보다 높고 수림이 우거져 외부에서 관측이 불가능하다. 지리적 이점은 두 정상이 회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천연의 환경이 됐다. 경호는 인해전술 못지않았다. 싱가포르 정부가 배치한 보안요원은 5000여명에 달했고, 주요 지점마다 굵은 밧줄로 프레스라인을 설치하며 통제했다. 본토와 센토사섬을 잇는 다리부터 호텔 주변까지 1.5㎞에 이르는 인도 구간에 사람 키 높이의 가림판을 설치해 정상들의 통행을 시야에서 차단했다. 회담장 상공엔 군용헬기가 수시로 선회하며 감시 활동을 벌였고, 앞바다에는 미국 군함이 비상대기했다. 카펠라호텔 진입로는 방탄복과 소총으로 완전 무장한 경찰관과 카키색 군복 차림의 군인들이 경계했다. 북한의 ‘방탄경호단’도 시선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카펠라호텔에 도착하자 요원 10여명이 차량을 에워싸며 말 그대로 방탄 경호에 나섰다. 이들은 북한 인민군 974부대 소속으로 알려진 북한 최정예 요원이다. 의전 의전도 정서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호감을 샀다. 두 정상에 대한 의전 키워드는 동등함이었다. 회담장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도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배려가 눈에 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김 위원장에게 ‘상석’을 권했다. 의전을 따질 때 보통 오른쪽을 상석으로 여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편에 섰다. 회담장에 들어설 때나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팔을 가볍게 터치하며 손님을 안내하는 듯힌 행동을 취했다. 아울러 처음 악수할 때도 서로를 향해 다가가 악수한 건 양국 정상이 전 세계 미디어 앞에서 대등하도록 보이고자 했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연장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예의를 지키는 매너를 취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20% 진행돼도 불가역적 비핵화 돌입…가능한 한 빨리할 것”

    [6·12 북미 정상회담] “20% 진행돼도 불가역적 비핵화 돌입…가능한 한 빨리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혼자서 1시간가량이나 길게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거의 모든 질문에 사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등 정상회담 성과를 적극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김정은은 주민들을 굶주리게 했고 오토 웜비어를 죽게 만들었다. 그런데 편안하게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나. 실제로 재능 있는 사람이기 때문인가. -26세에 이런 나라를 물려받았고, 나라를 통치해 왔다. 원래 인간성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26살짜리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웜비어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고 평생 기억할 것이다. 그분의 가족들도 정말 좋은 친구다. 웜비어의 죽음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체제 안전 보장을 하겠다는 것인가. 군사 역량을 감축하고 줄이겠다는 것인가. -축소할 생각은 없다. 현재 한국에 3만 2000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와야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굉장히 많은 비용이 절감될 것이다. →합의문에 CVID가 없는데 우려하지 않나.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약속한다고 돼 있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돼 있다. →북한핵 비핵화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했는데 -과학적, 기계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할 것이다. 20%만 진행되면 되돌릴 수 없게되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걸릴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알수 없다. 하지만 빨리 될 것이다. →그 과정에 미국이 포함되나. -미국이 포함된다. 여러 사람이 포함될 것이다. 신뢰 관계를 구축할 것이다. 폼페이오는 잘해 왔는데, 저희 직원들이 많이 들어가서 여러 가지 작업을 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말한다.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김정은의 의지를 확인해야 하지 않겠나. -과거에도 뭐라 했는데 아무 일이 없었다. 수십억 달러를 들이는데 그 어떤 일도 들이지 않았다. 김정은이 오히려 언급했다. 이 정도로 이룬 게 없다고 했다. 김정은이 무엇인가 이룰 것이라는 확신이 높다. 그리고 저만큼이나 이상으로 이루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포괄적인 성명에 서명했다. 굉장히 많은 것을 포괄한다. 그가 이행할 것이라 믿는다. 도착하자마자 프로세스할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고, 실제로 무엇인가 이루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했나. -논의했다. 앞으로도 계속 다루게 될 것이다. 미국인들이 전사자의 유해를 돌려달라고 하는 요청을 굉장히 많이 받은 바 있다. 한국전쟁은 정말로 끔찍한 전쟁이었다. 그래서 제가 그 부분을 요청했고 마지막에 그 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유해가 중요한 이슈인데, 김정은이 어떻게 생각하나. -논의를 분명히 했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짧게 논의했다. 김 위원장도 무언가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은 똑똑하고 좋은 협상가다. 올바른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본다. 과거에는 수십억 달러가 투자됐지만 그럼에도 핵프로그램이 다음날 계속됐다. 그런데 시대가 달라졌다.→평화협정에 대해 말했나. 평양을 방문할 것인가. -적절한 시기에 방문할 것이다. 내가 기대하는 순간이다. 김정은도 적절한 시기에 백악관에 초청할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조금 더 진전하자는 얘기를 했고 김정은도 수락 의사를 밝혔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논의했나. -아베 총리가 말했다시피 비핵화 의제 외에도 납치자 문제가 아베 총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걸 잘 안다.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언급했다. →인권을 다루는 데 북한은 그동안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인권을 침해했다. -북한 상황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 문제도 다뤘다. 오늘 분명한 목적은 비핵화이기 때문에 거기에 중점을 뒀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후속 회담에서 논의할 거라고 생각한다. →비핵화 시간표와 첫 제재 완화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으로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절차가 시작되면 그것은 거의 완료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재 해제는 핵무기가 위험 요인이 아닐 때 해제하겠다. 곧이길 바란다. 현재는 제재가 가해진 상황이다. 제재는 핵 문제가 더이상 문제가 아니다라고 인식하게 될 때 해제될 것이다. →적대행위를 중지하겠다고 했는데 한·미 군사훈련에 관한 것인가. -우리가 훈련을 오래 해왔다. 워게임(전쟁연습)이라고도 하는데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한국도 재정 지원을 하지만 100%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 군비, 교역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얘기해야 한다. FTA 재협상도 남아 있다. 관련 논의도 하지만, 폭탄이 어디서 날아오나. 괌에서 날아온다. 6시간씩 괌에서 날아오는데, 훈련을 하고 다시 오랫동안 괌으로 날아가는데 정말 많은 비용이 든다. 도발적이기도 하다. 도발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을 생각해 보라. 그 옆의 국가라 생각해 보라. 이런 포괄적 협상을 한다면 워게임하는 게 꼭 적절하진 않다. 비용 효율이 중요하다. →북한이 주는 건 뭔가. -‘대통령이 너무 많은 걸 포기했다. 얻은 것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지난 24시간 동안 거의 잠도 자지 않고 계속 협상을 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포기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번 합의는 미국과 북한에 모두 좋은 내용이다. 우리는 안전 보장을 제공하며 북한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 그리고 이번 회담을 위해서 억류된 미국인 3명을 풀어 줬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 회담의 성공을 측정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왜 CVID를 포함하지 않았나. -시간이 부족했다. 김정은은 이 회담에 오기 전부터 이에 대해 알고 있었고 실무협상을 통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만약 북한 측에서 합의하지 않았다면 공동성명에 아예 서명하지 못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 말을 넣는 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결과(옵션 가능성)는. -답하기 까다롭다. 위협적으로 보이기 싫다. 서울(수도권)에는 2800만명의 국민이 있다. 굉장히 큰 규모다. 비무장지대(DMZ) 바로 밑이 서울이다. 10만명 이렇게 말하는데 2000만명, 3000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5000만명도 죽을 수 있다. 서울이 경계선 바로 옆이다. →김정은에게 회견 직전에 상영된 영상을 보여 주었나. -아이패드로 보여 주었다. 북측의 8명 정도의 대표단이 그 영상을 보면서 반응이 아주 좋았다. 저는 미래가 무엇인지 보여 주고 싶었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화염과 분노를 언급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것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미국의 관점에서 북한 핵능력의 발전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도 마찬가지 입장이었다. →아침에 김정은을 만나고 회의장에 계속 남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1초만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처음부터 우리는 아주 말이 잘 맞았다. 만나서 얘기를 했고, 그냥 앉아서 계속 얘기를 했다. →다음 정상회담은 어디서 열리나.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그 전에 정상회담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회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진척됐다. 서로 관계를 잘 구축하고 호감을 갖고 그러면 좋다. 전쟁 전사자 포로 유해를 송환 발굴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비핵화 비용에 대해 논의했나. 누가 이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인가. -한국과 일본이 도와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울 거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돕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대가를 치렀다. →2차 회담이 있다면 김정은이 워싱턴을 방문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설정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다른 회담이나 회의가 필요할 것 같다. 사람들의 기대감을 너무나 올리고 싶지는 않았다. →중국이 이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나. -중국에 대한 저의 기대는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 위대한 지도자를 갖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저의 친구이기도 하다. 아마 오늘 회담 결과에 만족할 거라 생각한다. →김 위원장과만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인가. 한국, 중국도 서명국으로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나. -한국과 중국도 참여했으면 한다. 법적으로 의무 사항인지 여부와는 별도로 한국과 중국도 참여하기를 바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中 항공기 싱가포르 도착... 김정은 곧 떠날 듯

    中 항공기 싱가포르 도착... 김정은 곧 떠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참석차 싱가포르행에 이용했던 중국국제항공 소속 보잉 747기를 포함한 중국 고위급 전용기 2대가 12일 저녁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중국국제항공 CA62편과 CA63편은 이날 낮 12시 54분(중국시간)과 오후 1시 26분에 30분 남짓 시차를 두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차례로 이륙해 내륙 항로로 이동한 끝에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창이 공항에 대기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와 함께 김 위원장과 수행원들은 중국 전용기 2대를 이용해 이날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김 위원장 일행이 싱가포르로 갈 때 고위급 전용기인 보잉 7474J6기 한 대와 에어버스 A330243기를 제공했지만, 귀국길에는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가 이용하는 7474J6기 두 대를 제공해 ‘성의’를 표했다. 이 항공기들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이용하는 전용기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싱가포르 방문 시에도 중국이 제공한 747기를 이용했으며 ‘참매 1호’도 비슷한 시간에 같이 떠서 연막작전을 편 바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중국 고위급 전용기 2대가 향한 것에 대해 “북한의 요청에 따라 중국 민항은 계속해서 북한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싱가포르에 와있는 북한 관원들이 많아 대형 기종인 747기 2대를 띄우는 것 같다”면서 “중국이 고위급 전용기를 2대나 빌려준 것은 북한에 대한 최상의 예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기싸움 악수’ 대신 ‘부드러운 악수’

    트럼프·김정은 ‘기싸움 악수’ 대신 ‘부드러운 악수’

    ‘세기의 회담’이 막을 올렸다.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났다. 회담 전부터 두 나라 정상이 어떻게 악수를 할지 관심이 모아졌는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기싸움 악수’ 대신 ‘부드러운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단독 회담을 하기 전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세기의 악수’를 나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돌발적인 악수 자세로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먼저 만났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9초간 이어진 긴 악수에 당황해하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3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아예 악수를 나누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악수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등에 엄지손가락 자국이 하얗게 날 정도로 손을 꽉 잡았다. 이에 비해 김정은 위원장의 악수 스타일은 평범한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에서 그의 악수는 평이했다. 하지만 호옹을 통해 상대와의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포옹을 하지 않았지만 환담장 밖에서, 그리고 환담장 안에서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담장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어 무한한 영광이다. 우리는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고 전혀 의심 없이 굉장한 성공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어렵게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쉬운 길 아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는 말”이라고 동의의 뜻을 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민복 입은 김정은과 붉은 넥타이 맨 트럼프

    인민복 입은 김정은과 붉은 넥타이 맨 트럼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인민복’을 입었다. 12일 회담장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로 들어선 김정은 위원장은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왼손에는 검은색 서류철을, 오른손에는 안경을 들었다. 흰색 와이셔츠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적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말과 5월 초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때도 인민복을 입었으며, 4월 27일과 5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할 때도 인민복을 입고 등장했다. 인민복은 사회주의국가 지도자를 상징한다. 과거 중국의 지도자들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인민복을 입곤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번에 입은 인민복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때와는 다르게 줄무늬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처럼 양복을 입고 북미정상회담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예상을 깨고 이번에도 인민복을 입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초간 ‘세기의 악수’…70년 냉전의 벽 허문 미소와 스킨십

    10초간 ‘세기의 악수’…70년 냉전의 벽 허문 미소와 스킨십

    ‘세기의 만남’이 마침내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중립국인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고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 미국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된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으로 양쪽에서 나온 두 정상은 약 10초간 악수과 함께 간단한 담소를 나눴다. 두 정상 모두 활짝 웃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팔을 툭툭 치는 등 특유의 친근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어 두 정상은 통역과 함께 단독 회담장으로 향했다. 회담장으로 이동하면서도 두 정상은 다정하게 대화했다.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가볍게 터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전쟁 정전 후 70년 가까운 적대관계를 이어온 양국의 현직 정상이 최초로 만나 북미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 수 있는 세계사적 사건을 연출한 것이다.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미·소 정상회담에 비견되는 역사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분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출발해 12분 만에 회담장에 도착했다. 서방 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한 김 위원장을 태운 리무진 차량도 이보다 11분 뒤인 오전 8시 12분에 무장한 경호차량 20여 대의 호위를 받으며 하룻밤 머문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출발, 8시 30분에 회담장에 도착했다.긴장된 표정의 김 위원장은 회담 6분 전인 8시 53분 리무진 차량에서 내렸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그는 왼쪽 겨드랑이에 두꺼운 검은핵 서류철을 끼고, 오른손으로는 뿔테 안경을 든 채로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이어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빨간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1분 전인 8시 59분 도착했다. 사진촬영과 모두발언에 이어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인 일대일 담판에 들어갔다. 최초로 마주앉은 두 정상이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놓고 합의에 이르러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수 있을지 지구촌의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핵화 담판 낙관적… 北인권 문제는 장기적으로 다뤄야”

    “비핵화 담판 낙관적… 北인권 문제는 장기적으로 다뤄야”

    비핵화 수순·CVID 합의가 관건 구체적 일정 나오면 시사하는 바 커 합의문 속 관계 개선 의지가 중요 中, 한국처럼 개입 시기 가늠 중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날인 11일 오후 싱가포르 스위소텔스탬퍼드호텔에서 열린 한국언론재단(KPF) 언론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비핵화 담판’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또 북 인권 문제의 경우 이번 정상회담보다는 향후 장기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포럼은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숀 호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국제학 연구원 등이 자리했다. 토론회의 진행은 안나 피필드 워싱턴포스트 도쿄·서울 지국장이 맡았다. 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적일 것”이라며 “다만 얼마나 구체적인 수준에서 합의를 이룰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호 연구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에게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이기 때문에 기본적 합의는 도출될 것으로 본다”며 “향후 장애물이 기다릴 수 있고, 진정성 있는 합의가 될지도 확실치 않지만 조심스레 낙관해 본다”고 말했다. 다만 델러리 교수는 “성공적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해선 안 된다”고 과도한 낙관을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 기준’에 대해 양 정상이 ‘비핵화 타임라인’(수순)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합의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보도할 정도로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3개월, 6개월 등의 기간마다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다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회자가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이유를 묻자 “북한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국과 해외 기업에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델러리 교수는 이번 회담의 성공 기준이 CVID의 유무보다 양 정상이 도출할 합의문에 담긴 ‘관계 개선 의지’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일부 미국인은 CVID가 합의문에 포함돼도 그때는 북한을 어떻게 믿냐고 다른 말을 할 것”이라며 “결국 양 지도자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봐야 하며, 북·미 관계의 변화로 성공을 가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나 규모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은 거론되지 않겠지만 평화 정착 상태를 선행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며 “북한도 막대한 국방비가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경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남북이 동시에 군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외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기대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김 교수는 “한국은 사실 굉장히 조심스레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평화 프로세스의 일부로 보고 있고 이 문을 통과해야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현재 한국이 패싱(소외)됐다고 보는데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다시 주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도 “한국 국민에게 비핵화가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결국 이 과정을 지나 종전선언, 평화협정까지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향후 한국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개입할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전문가들이 ‘중국이 개입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호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국적기가 아닌 중국의 에어 차이나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왔다는 것을 노동신문이 보도했다”며 “북·중은 상호 이해관계에 따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완전히 새로운 판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도 한국 정부처럼 개입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도 “중국은 이번 회담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바로 개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델러리 교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 중국에 간다는 소식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꾸준히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역할을 했다면서 감사하다고 했다”며 “남·북·미 3국이 비핵화 구도를 끌어가고 있지만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권 문제에 대해서 북·미의 첫 만남에서 다뤄지는 것은 좋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 김 교수는 “북 인권 문제는 언젠가 다뤄야 하지만, 미국은 베트남에서도 인권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델러리 교수는 “미국이 접하는 북 인권은 북한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고 ‘개방적인 김정은’이 없을 때의 문제였다”며 “그간 수많은 비판을 했지만 북 인권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통상 미국은 국교를 정상화할 때 항상 인권 문제를 다뤘고, 따라서 향후 북·미 수교 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 연구원도 “인권은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미국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라며 북·미 간 여러 의제들 중에 최우선 순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북한과 미국 정상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회담을 하기까지 양국은 한반도 문제를 두고 65년을 대치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체결 이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한반도에 봄기운이 완연했던 때도 있었지만 대결과 반목을 거듭한 시기가 더 많았다. 제네바 합의, 2007년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등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종식할 숱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북한과 미국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북핵 합의 교본’ 9·19 공동성명 만약 2000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한반도는 지금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후 북핵 합의의 ‘교본’으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만 양국이 충실히 지켰더라도 한반도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북·미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북한은 1993년 5월 23일 이후 1998년 8월 31일까지 5년간 한 번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은 북·미 대화의 시기였다.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과 미국의 북한 핵시설 폭격 움직임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1차 핵위기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는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과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교전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봤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막았다. 19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카터는 김일성 주석을 만나 위기 국면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다. 카터가 평양에서 CNN 방송 회견을 할 때만 해도 백악관에서는 한반도에 대규모 증원 전력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카터와 김일성 회담을 명분 삼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다. 당시 카터는 김일성과의 만남으로 전쟁 직전의 대치 국면이 해소되고 회담 국면이 열린 것을 일종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 막은 카터 전 대통령 며칠 뒤 카터의 말은 현실화됐다. 미국이 제시한 핵개발 동결안을 수락한다는 북측의 서면 확인을 받은 미국은 1994년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의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경수로를 지어 주고 완공 시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내용이었다.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에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북핵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 1998년 미국이 금창리 핵시설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렇지만 1년 뒤인 1999년 북·미 미사일 협상이 열리며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2000년 10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같은 달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불가능해 보이던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적대 관계 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그러나 성사됐다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꿨을 첫 북·미 정상회담은 그해 11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으로 물거품이 됐다. 클린턴 집권 기간에 제네바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이란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로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2년 1월 부시 당시 대통령은 연두 시정연설에서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2002년 7월 미국은 북·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했고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방북한 켈리에게 HEU 보유 사실을 시인하는 대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테니 불가침 약속과 체제안전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켈리는 거부했다. 평양에서 돌아온 켈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美 켈리 방북 이후 제네바 합의 파기 애초 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제네바 합의를 폐기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파기하려고 작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일례로 2001년 3월 미국 워싱턴을 찾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했던 모든 외교적 노력이 단번에 내동댕이쳐졌다.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북한은 핵실험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 시기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북한이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2003년 8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6자회담이란 다자협의체를 구성해 베이징에서 첫 논의를 시작했다. ●BDA 사태로 北 경제 제재 압박 2년 뒤인 2005년 9월에는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고 1992년 남한과 맺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9·19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한편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를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9·19 공동성명 발표 직전 미 재무부는 북한 지도부 일부가 자금세탁용으로 BDA를 이용했으며 다른 불법 활동에도 연루돼 있다고 발표했다. BDA는 마카오에 본사를 둔 중국은행이다. 미국은 9·19 공동성명으로부터 즉각 거리를 뒀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들어 다른 5개국이 약속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급기야 북한은 2006년 첫 핵실험을 했다.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북·미 직접 대화를 모색하려고 했다. 2009년 1월 임기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미국은 적대감을 내려놓는 국가에 손을 내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해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고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정일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2010년 1월 북한 외무성은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2011년 4월에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했다. 그해 7월 북·미는 뉴욕에서 고위급 대화를 열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정일의 사망으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했다. ●北, 2012년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 명기 2012년 5월 북한은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이듬해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정전협정 백지화도 선언했다. 2013년 4월 영변 5MW 원자로를 재가동했고 2016년 1월에는 4차 핵실험을 하고서 “첫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북한은 핵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후 핵무력 완성을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핵 위기를 막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대화의 계기를 만들고 4·27 남북 정상회담과 5·26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12일 오전 북·미는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대화 중단과 북한의 핵 보유로 점철된 역사에 비춰 볼 때 양국 정상이 가장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이번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SCO, 북미접촉 지지 선언 채택… 日 “납치문제 진전 위해 협력”

    중국, 일본을 비롯한 각국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 담판’이 성공하기를 희망했다. 다만 지지와 성원의 방향은 자국이 놓여 있는 입장에 따라 갈렸다. 중국 칭다오에서 지난 10일 막을 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는 북·미 대화와 접촉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칭다오 선언’을 채택했다. 신화통신이 이날 전문을 공개한 칭다오 선언에서 SCO 회원국 정상들은 “남북 및 북·미 간 대화와 접촉을 지지하며 모든 관련국이 적극적으로 대화의 진전을 촉진하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정치·외교 방식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한반도 정세의 완화, 한반도 비핵화 촉진, 동북아 지역의 지속적 평화 유지를 위한 평화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핵협정의 지속적인 이행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 미국을 비판, 북·미 회담 이후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 이행의 중요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채택된 이번 성명은 중·러가 트럼프 대통령과 역사적 회담을 하는 김 위원장을 강력히 후원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SCO 정상회의에는 주최국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8개 회원국 정상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참석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역사적 회담으로 불릴 수 있도록 일본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확실하게 협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지난주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과 미사일, 납치문제라는 현안이 진전될 수 있도록 미·일, 한·미·일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재팬 패싱’(일본 소외) 지적을 받아 온 일본은 북·미 정상회담을 발판으로 북·일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날 “기존 외무성 라인은 물론 정보 라인, 총리 관저를 중심으로 한 정치 라인까지 사실상 모든 대북 채널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를 비롯한 중국 관영언론은 비핵화를 기반으로 한반도가 정전 상태에서 항구적인 평화 체제로 옮겨갈 것으로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정은 싱가포르행 신속 보도… 리커창 전용기 임차까지 공개

    김정은 싱가포르행 신속 보도… 리커창 전용기 임차까지 공개

    노동신문 등 북미회담 상세히 보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방문에 이용한 중국국제항공(에어 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전용기라고 홍콩 빈과일보가 11일 보도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요청해 중국 민간항공사가 북한 대표단의 싱가포르행을 위해 유관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지도부의 전용기는 중국국제항공이 보유한 보잉 747-400 기종 4대다. 일련번호는 각각 B2443, B2445, B2447, B2472다. 이 중 B2472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용기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이용한 B2447은 리 총리의 전용기라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B2447은 평소 여객기로 이용되다 리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외국을 방문할 때 즉시 전용기로 개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는 지도부 전용 공간과 사무실, 응접실, 침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다만 미국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되는 미 공군 1호기 ‘에어포스 원’과는 달리 무기 방어 체계는 갖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지도부 전용기의 승무원은 모두 중국 공군 31사단에서 복무하는 현역 군인이다. 비행 경험이 풍부한 군인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전날 비행에 이들이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비롯해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 등은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크게 보도하면서 평양 시민이 지하철역 신문 게시판에 몰려들고 주요 기차역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도착 장면을 지켜봤다고 AP통신은 평양발로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싱가포르 미디어센터에서 노동신문이 1면 기사에서 북·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조선반도(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를 비롯해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사진에는 중국 국적기임을 뜻하는 ‘AIR CHINA’라는 검은 글씨와 중국 국기인 붉은 오성홍기가 그려진 전용기 동체가 선명히 보였다. 이를 두고 체면이나 자존심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성향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북한의 뒷배에 북·중 우호 관계가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세기의 악수… 트럼프 ‘공격형’ vs 김정은 ‘친밀형’

    12일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맞잡을 ‘세기의 악수’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냉전시대의 마지막 고리를 끊는 비핵화 담판이라는 점에서 한때 “말귀 어두운 늙다리”(김정은),“미치광이”(트럼프)라는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던 두 정상의 악수는 역사적으로 큰 상징성을 띤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폐막한 지난 9일(현지시간)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될 지는 5초면 판가름난다”며 비핵화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데도 “1분 이내에 알아차릴 수 있다. 나의 촉각, 내 느낌…그게 내가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두 사람의 첫 대면에서 어떤 형태의 악수를 나눌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악력을 과시하는 공격적 악수를 통해 상대의 기를 꺾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김 위원장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정상회담 분위기를 좌우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을 만날 때 상대방이 아플 정도로 힘껏 손을 움켜쥐거나 낚아채는가 하면 손등을 두드리고, 심지어 내민 손을 외면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할 때는 19초 동안 손을 잡고 놓지 않은 채 다른 손으로 손등을 쓰다듬어 뒷말을 낳았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앙숙 관계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악수할까요”라며 손을 내미는 메르켈의 말을 못 들은 척 외면해 결례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29초간 힘겨루기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이번 G7 정상회의 때도 얼굴을 찡그리고 손등에 엄지손가락 자국이 남을 정도로 손을 꽉 잡으며 또 한 번 ‘일전’을 치렀다. 이에 비해 김 위원장의 악수 스타일은 평범한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 정상회담이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악수는 평이했지만 포옹을 통해 친밀감을 드러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미국 국채 매각은 중국의 최종 병기? 자충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미국 국채 매각은 중국의 최종 병기? 자충수?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29일 중국산 첨단 기술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강행하자 중국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 국채 1위 보유국인 중국이 가장 강력하게 쓸 수 있는 무기는 미 국채”라며 “상황이 악회되면 중국이 미 국채 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대미(對美) 최대의 무기는 곧 ‘미 국채 매각’이라는 말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도 미 국채를 계속 매입해 보유 규모가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110억 달러가 증가해 모두 1조 1900억 달러(약 1280조원)에 이른다. 미 국채 시장 규모가 14조 500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보유액은 미 국채 전체의 8.2%를 차지한다, 미국이 해외에 매각한 국채(6조 2600억 달러)의 19%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중국은 같은 기간 160억 달러가 쪼그라든 일본(1조 400억 달러)에 앞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중국의 미 국채 보유가 늘었다는 것은 미 국채가 안전자산으로서 상당한 매력이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중국은 그간 미 국채를 사들이면서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미 정부에 자금난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지난해 통과된 감세안 탓에 올해 세수마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이라는 악재가 터진다면 미국 경제의 타격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이 미 국채 매각에 나선다면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국채 금리를 올려 다른 투자자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중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져 미 소비자와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까닭에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등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막대한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신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중국이 오히려 미 국채 보유 비중을 줄이면 미 경제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 인도 등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다른 나라들도 영향을 받는다. 더욱이 미국의 금리 인상은 대외 채무가 많은 신흥국에 먹구름이 몰려와 경제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치게 돼 미·중 무역전쟁이 결국 세계 금융시장까지 확산된다. 리자(李佳) 중국 중앙재경대학 교수는 “지금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어려움에서 볼 수 있듯 미 금리 상승기 때마다 신흥시장은 위기를 겪었다”며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유동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미 국채보다 유동성이 뛰어난 자산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을 무역전쟁의 ‘핵폭탄’이라고 보는 시각은 이런 연유에서다. 그렇지만 중국이 미 국채를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6일 보도했다. 미 국채 매각은 중국 역시 피해를 입을 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만큼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적지 않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미국과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중국 정부는 단 한 번도 미 국채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2014년 심각한 금융 혼란을 겪었던 뼈아픈 경험에서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으로서 미 달러와 국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자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보유외환 다변화에 나섰다.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창립하고 국가외환관리국(SAFE) 산하에 해외 투자 펀드를 조성해 해외 부동산과 주식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기에는 보유 외환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기세 좋게 늘어나던 중국의 보유 외환은 2014년 6월 4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지난해 1월에는 3조 달러 선마저 붕괴되기도 했다. 위안화 가치절하 등으로 외국자본이 중국을 썰물처럼 빠져나간 탓이다. 비상이 걸린 중국 정부는 민간기업의 방만한 해외 기업 인수를 무산시키고 자본 유출을 엄격하게 단속하는 등 철저한 외환 통제에 나섰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중요성도 절실히 느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앨런 휘틀리 국제경제 연구원은 “이러한 금융 혼란으로 중국 정부는 위기의 순간에 언제라도 매각해 유동화할 수 있는 미 국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의 보유 외환은 안정세를 보여 3조 100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 국채 처분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그림자가 중국 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바로 경상수지 악화와 대외채무 증가 등이 외환보유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28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고도 성장을 거듭한 지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분기 무역수지는 534억 달러 흑자였지만 서비스수지에서는 762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중국이 수출입에서 흑자를 거뒀을지라도 이를 관광과 유학, 이자·배당금 지급 등으로 모두 써버렸다는 얘기다. 이는 중국의 대외채무 증가와도 관련 있다. 중국의 대외채무는 작년 말 1조 7000억 달러로 전년보다 3000억 달러나 늘어났다. 중국 인민은행의 올해 1분기 대외 차입액은 2220억 달러로 대출액(650억 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미 국채 매각은 중국의 외환자산 가치 급락을 초래하는 데다 일본·영국 등 다른 미 국채 보유국의 추가 매입으로 미국에 주는 타격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미 국채 매각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 자산 가치가 떨어져 추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3월 기준 중국 외화보유액(3조1430억달러)의 57%가 달러화 자산이다. 결국 ‘제살 깎아 먹기’가 된다는 말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국이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해왔기 때문에 미·중 무역 갈등에 미국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미 국채 매각은 달러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미 국채 가치를 하락시키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 국채 매각에 나서더라도 매각 규모가 큰 만큼 큰 손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미국의 강도 높은 추가 보복 조치도 감수해야 한다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미 국채 매각으로 위안화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공적 외환보유고 통화구성(COFER)’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위안화 보유액은 1288억 달러이다.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3%에 그쳤다. 반면 달러 규모는 6조 2800억 달러로 위안화의 49배에 이른다.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7%로 위안화의 51배 수준이다. 특히 미 국채의 매각으로 미 시장의 소비가 위축되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곳의 중의 하나가 중국 수출 기업들이다. 선전광(沈建光)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론상 중국이 미국으로의 수출을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무역 상대 국가에서 중국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높아 이를 재고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 항공기 제공 질문에 “북한이 요청해서”

    중국, 항공기 제공 질문에 “북한이 요청해서”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요청으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중국 항공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항공기 이용과 이에 대한 중국 입장에 대해 기자가 질문하자 이같이 말했다. 겅 대변인은 “북한이 요청해 중국 민간항공사가 북한 대표단의 싱가포르행을 위해 유관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선 “현재 국제사회가 북미정상회담을 고도로 주목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개최되고 적극적인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및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에 유익한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 가능성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정치적 해결에 한 걸음을 내딛길 기대한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이웃이자 중요 당사국으로서 유관국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영구적 안정을 계속해서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고위급 전용기인 중국국제항공 소속 보잉 747기를 이용,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의 특급 경호 속에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북미)수뇌상봉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시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하시었다”며 최고 지도자가 타국 항공기를 이용한다는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의 ‘악명 높은 악수’…김정은과는 어떻게

    트럼프의 ‘악명 높은 악수’…김정은과는 어떻게

    트럼프 ‘기이한 악수’에 외국 정상들 당황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 싸움’북미 회담 앞두고 WSJ “역사적인 악수” 소개지난 4월 문 대통령·김정은 ‘세기의 악수’ 평가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회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공개석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서 어떤 장면을 연출할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외국 정상을 만날 때 짓궂게 악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나눌 ‘세기의 악수’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회담은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비핵화 담판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악수는 커다란 역사적 상징성을 띨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돌발적인 악수 자세로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먼저 만났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9초간 이어진 긴 악수에 당황해하면서 “나를 봐 달라(Please, Look at me)”는 말과 함께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인사라기보다 힘겨루기처럼 보였다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아예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열린 정상회담에서 사진기자들의 악수 요청에 메르켈 총리가 “악수할까요?”라고 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못 들은 척 악수를 하지 않고 얼굴을 찌푸렸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나 손을 꼭 쥐고 토닥인 것과는 매우 상반된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등에 엄지손가락 자국이 하얗게 날 정도로 손을 꽉 잡았다. 71세의 트럼프 대통령은 40세의 마크롱 대통령이 가진 악력에 다소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고 AFP는 묘사했다.지난해 5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맞잡은 손을 여러 차례 강하게 위아래로 흔들었고, 막판에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놓으려 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손을 움켜쥐고 지지 않겠다는 등 눈을 응시하며 6초 가량 악수를 이어갔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앞두고 이전에 먼저 이뤄졌던 ‘역사적인 악수 : 과거의 정상회담’을 소개했다. 1972년 2월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회담은 미·중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닉슨 전 대통령은 이를 “세계를 바꾼 한주”라고 표현했으며, 미국 정부는 이 회담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했다. 1978년 9월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미국 대통령 공식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과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간 회담은 중동평화에 초석을 닦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카터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를 이집트에 돌려주고 이집트는 이스라엘 선박에 수에즈운하를 연다는 역사적 협상이 맺어졌고, 이는 사다트와 베긴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겼다. 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1987년 미국 워싱턴, 1988년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S.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회담도 역사적 만남으로 꼽힌다. 선거운동 기간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표현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수년에 걸쳐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회담하며 전략 핵무기 감축 등의 합의를 이뤘으며, 냉전 종식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12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조우해 손을 맞잡은 것도 역사적인 ‘악수’로 꼽힌다. 이 ‘깜짝 악수’는 수십 년간 적국으로 존재했던 두 나라의 정상이 공개석상에서 나눈 첫 악수였다. 몇 달 후 양국 관계는 급격한 해빙기를 맞았다. 2015년 7월 외교 관계가 복원됐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88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미국은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했다. 정상들의 악수 외교와 관련해서 지난 4월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한 장면이 오바마 전 대통령과 카스트로 전 의장과의 악수 등을 포함해 ‘세기의 악수’로 평가된다고 각국 외신들이 보도한 바 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G7 정상 불화 틈타… 시진핑 ‘SCO 연대’ 자화자찬

    푸틴 환대… 일대일로 협력 약속 8개 회원국 유라시아 60% 차지 중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 간 비난의 장이 된 G7 정상회의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비교하며 체제 선전에 열을 올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18차 SCO 환영 만찬에서 “유교의 ‘화합’ 이념이 상하이 정신이며, SCO의 상호 협력 추구는 세계적 지지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10일 SCO 회원국에 대한 300억 위안(약 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산둥성은 공자의 고향이기도 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가장 부유한 7개국이 모인 G7이 경제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먹고 먹히는’ 판으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를 퇴출시킬 만큼 폐쇄적인 G7이나 소련에 맞서고자 조직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한 SCO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2001년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 기구로 시작된 SCO는 지난해 서로 숙적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동시에 가입하면서 회원국이 8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이번 SCO에서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인 환대는 남달랐다. 국가 최고 명예의 우의훈장을 푸틴 대통령에게 처음 수여했을 뿐 아니라 고속철을 타고 톈진으로 이동해 중·러 청소년 아이스하키 경기를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중·러 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극동 물류 센터인 칭다오에서 유라시안 경제연합과 함께 일대일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게다가 200억 위안 규모의 원자력발전 협력계약도 맺어 미국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랴오닝성과 장쑤성 원전에 러시아제 신형 원자로를 탑재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지난 4월 말 우한에서의 만남에 이어 두 달도 안 돼 다시 정상회담을 열어 우의를 과시했다. 덩하오 SCO 중국 연구센터 소장은 “SCO는 어떤 동맹도, 갈등도, 제3국에 대한 배제도 없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서구 질서의 협력체와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또 18년째 이어져 오면서 중국의 기여로 안보뿐 아니라 경제 협력 및 인적 교류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SCO 회원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60%와 세계 인구의 절반 그리고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추구하는 동안 중국이 세계화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미국의 동맹을 ‘수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5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방중한 데 이어 다음달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유럽과의 협력 강화에 나선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회담 연장 땐 ‘남·북·미 종전선언’ 배제 못해”

    “회담 연장 땐 ‘남·북·미 종전선언’ 배제 못해”

    “북·미가 싱가포르를 정상회담 개최지로 택한 것은 무엇보다 등거리 외교 때문입니다. 회담이 성공해 남·북·미 종전선언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도 싱가포르를 방문하길 기대합니다.”숀 호(32)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소(RSIS)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싱가포르 정부가 유치한 게 아니라 북·미 양측이 먼저 회담을 싱가포르에서 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며 “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중립국이며, 경호·의전 면에서 주요 회담(빅 미팅)을 개최해 본 경험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 연구원은 싱가포르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RSIS의 한반도 전문가로 2013~2016년 주싱가포르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싱가포르는 중립·균형 외교를 강조한다. 2008년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북핵 6자회담 대표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양자회담을 주선했고, 2009년 임태희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도 이곳에서 비공개 만남을 갖고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했다. 이런 점에서 일부 한·일 언론이 싱가포르 대통령궁을 개최지로 잘못 보도한 것은 중립국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대통령궁을 개최지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카펠라호텔 같은 민간에서 대부분 회담 준비를 하고, 정부는 경비 업무 외에 공식적인 관여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센토사섬 내의 카펠라호텔이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호 연구원은 “센토사섬은 놀이공원, 골프장, 카지노들이 즐비한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지역”이라며 “실제 현지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도 꽤 있기 때문에 회담 당일에도 섬 전체를 봉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만났던 샹그릴라호텔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을 것으로 알려진 샹그릴라호텔과 세인트레지스호텔에 대해서는 “센토사섬에도 호텔이 많지만 백악관의 경호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곳은 싱가포르 내에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위원장 역시 시설, 경호 면에서 비슷한 수준의 호텔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남아 있는 회담이기 때문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맞는 것보다는 제3의 호텔에서 회담을 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정부가 양측 정상의 숙소 및 회담 개최지 인근을 10일부터 14일까지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한 데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회담 당일인 12일뿐 아니라 13일도 통제하는 것으로 남·북·미 3국 정상의 종전선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의 정의가 차이가 있지만 양측의 수장이 만나 직접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양측을 중재해 되살린 정상회담이니 문 대통령이 (남·북·미 종선선언을 위해) 싱가포르에 오는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인민복 차림으로 서방 외교 데뷔… 리총리와 회담때 여유만만

    인민복 차림으로 서방 외교 데뷔… 리총리와 회담때 여유만만

    김일성 소련행 이후 32년 만에 北수장, 中 제외한 첫 해외 방문 유력 참모 배석… 자신감 있는 대화 인공기 단 벤츠 타고 시내 질주도 트럼프 숙소 이어지는 복도 차단 특별행사구역 지정 철저 봉쇄 리총리 “비용 161억 우리가 부담”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도착하며서 비핵화 담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사상 첫 북한 지도자의 서방 외교무대 데뷔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 등에서 여유 있는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인공기를 단 차량을 타고 싱가포르 시내를 질주하는가 하면 리 총리와의 회담 때 유력 참모를 배석시킨 채 자신감 있고 자유분방한 몸짓을 보였다. 얼마 전까지 세계에서 고립된 ‘은둔의 지도자’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을 제외한 북 수장의 해외방문은 1986년 김일성 전 주석이 소련을 다녀간 이후 32년 만이다. 김 위원장의 의전 차량 및 인민복 복장, 핵심 수행원 등은 지난 4월 열렸던 남북 정상회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판문점이 아닌 싱가포르라는 것을 의식한 듯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경호로 외부에 모습을 노출하지 않았다.이날 오후 2시 36분(현지시간·한국시간 3시 36분)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기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군청색 인민복 차림으로 사각형의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뒤에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이 수행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의 영접을 받은 뒤 VIP 전용 출구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오후 3시쯤부터 창이공항의 VIP 전용 출구의 바깥 도로로 총 22대의 북 차량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기 중이던 경찰 모터사이클 11대가 앞장섰고 김 위원장의 전용 벤츠 리무진이 움직였다. 리무진 전면에는 인공기를 걸었고 뒷좌석 문 중앙에는 금빛으로 된 북 국무위원회 표식이 있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이용한 차량을 항공기를 통해 공수한 것으로 보인다. 차량 행렬의 후미에는 구급차 1대, 경찰 승합차 3대, 순찰차 2대가 뒤따랐다. 싱가포르 경찰은 김 위원장의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이 위치한 ‘탕린 로드’까지 교통을 통제했다. 김 위원장은 약 20~30분 만에 숙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정문 구역을 호텔 이름을 적은 큰 회색 천으로 가렸다. 천의 길이가 거의 땅에 닿을 정도여서 차량의 정차 유무 정도만 알아볼 수 있었고 차량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다만 차량들이 호텔 로비에 멈춰 서자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방탄경호단’이라는 별명이 붙은 경호원이 차량에서 뛰어나와 호텔로 달려 들어갔다. 전 세계 기자들이 통제를 받았지만 북한 기자들은 승합차 천장 유리를 열고 취재 인파를 촬영하는 등 자유롭게 활동했다. 해당 호텔의 경비는 ‘요새’라 불릴 정도의 최고 수준으로 강화됐다. 진입로에는 차량검문대가 설치됐고 4대의 경찰차량으로 검문대 주변을 이중으로 봉쇄했다. 대부분 경찰은 허리에 권총을 찼지만 일부는 자동소총을 들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수백명의 경찰이 호텔 주변에 배치됐고 주변에는 차량을 이용한 ‘돌발 진입’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 가림벽도 설치됐다. 여장을 푼 김 위원장은 오후 6시 25분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리 총리를 만나기 위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궁을 향했다. 접견에서 김 위원장은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며 최근 승진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참석해 리 총리에게 거수경례를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비핵화 의제와 관련해 양측이 군사적 긴장 완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리수용 부위원장도 모습을 보였다. 회담은 30분을 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용기(에어포스원)를 이용해 이날 저녁 8시 27분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발라크리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 차량 ‘캐딜락 원’과 호위 차량 등 30여대는 8시 50분쯤 숙소인 샹그릴라호텔에 도착했다. 이 호텔은 김 위원장의 숙소에서 직선 거리로 570m 정도 떨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밸리 윙으로 향하는 통로에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다. 최대 1000명을 수용하는 연회장인 아일랜드 볼룸 쪽에도 차단막이 설치됐다. 호텔 직원은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호텔 전체를 봉쇄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두 정상의 숙소는 세기의 담판을 가질 센토사섬 ‘카펠라호텔’까지 10㎞ 정도 떨어져 있으며 차량으로 2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다. 리 총리는 인터내셔널미디어센터(IMC)를 방문해 “이번 회담에서 2000만 달러(약 161억원)가 소요되는데 이 비용을 우리가 기꺼이 부담하겠다”며 “싱가포르의 깊은 관심사인 국제적 노력에 대한 우리의 공헌”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이 12일 오후 2시 싱가포르를 떠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대로라면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오전 9시부터 불과 5시간 만에 돌아간다는 의미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