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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파키스탄 외교관 추방은 ‘中 견제’ 포석?

    인도, 파키스탄 외교관 추방은 ‘中 견제’ 포석?

    최근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유혈 충돌까지 빚은 인도가 같은 민족인 파키스탄과도 외교적 긴장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는 말처럼 인도가 중국과의 국지전에서 타격을 입자 친중 성향 파키스탄을 향해 대신 적대감을 표출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외무부는 자국 관리 2명이 최근 파키스탄에서 체포됐다가 풀려난 것을 비난하며 뉴델리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파키스탄에 요구했다. 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인도 대사관 직원도 50% 감축하겠다고 했다. 양국 대사관의 인력감축 조치가 7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두 나라는 외교관 스파이 의혹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앞서 인도는 지난 1일 뉴델리 주재 파키스탄 외교관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 해당 외교관들은 인도 정부의 기밀문서를 빼돌리려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안 가 파키스탄도 맞불을 놨다. 인도 대사관의 운전자로 지목된 두 명이 보행자를 친 뒤 도주하다가 체포됐으며 경찰이 차량 내부를 수색해 위조지폐를 찾아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파키스탄은 이들을 22일 인도로 추방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인도는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극심한 종교 대립으로 1947년 파키스탄이 이슬람 국가로 떨어져 나갔다. 이후 두 나라는 주변 군주국(인도의 보호 하에 자치권을 행사하던 소국)들에 대한 지배권을 두고 대립했다. 특히 양모 산지로 유명한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곳은 주민 대부분이 무슬림이지만 군주는 힌두교 신자였다. 그는 여론을 무시하고 인도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파키스탄이 침공하면서 1949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 ‘1차 전쟁’이 시작됐다. 결국 유엔이 중재해 북부(아자드 카슈미르)는 파키스탄이 통제하고 남부(잠무 카슈미르)는 인도가 관할하기로 했다. 이후 두 나라는 두 차례(1965년·1971년) 더 전면전을 벌였다. 마지막 전쟁 때 인도는 파키스탄을 분열시키고자 ‘동파키스탄’으로 불리던 뱅골 지역 무슬림의 독립운동을 도와 방글라데시를 세울 수 있게 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해 맞서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3500㎞ 가까이 국경을 맞대 분쟁이 일상화돼 있다. 두 나라는 1950년대까지 긴밀히 협력했지만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1962년에는 전쟁도 벌였다. 아직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아 불씨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밤 라다크 지역에서 양국군이 충돌해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인도군이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태우는 시위가 벌어지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 대한 군사력 열세를 만회하고자 중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중국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국가이기도 하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상대의 외교관을 추방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다만 이번에는 인도가 중국에 대한 분노를 파키스탄에 대신 표출하려고 의도적으로 기획했다는 시각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가 핵무장을 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을 고조시켜 예기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양국은 지난해 2월 전면전 위기를 겪은 뒤로 산발적 교전이 이어지고 있어 언제고 전쟁이 가능한 상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부상 속출하는 프로야구 코로나19 영향탓?

    부상 속출하는 프로야구 코로나19 영향탓?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면서 순위싸움에 갈 길 바쁜 구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빡빡한 일정이 진행되는 탓에 현장에서도 부담감을 느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현재 각 구단별로 부상으로 1군에서 빠져 있는 선수는 오재원(두산), 임병욱·김웅빈(키움), 고우석·김민성·채은성·박용택(이상 LG), 류지혁(KIA), 강민호·살라디노·라이블리(이상 삼성), 박경수(kt), 킹엄·한동민·김창평·이흥련(이상 SK), 하주석·노수광(한화) 등이 있다. 1군에서 빠져있지 않더라도 조상우(키움)처럼 팀에서 부상을 우려해 관리하는 선수들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부상자가 많은 이유로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진 영향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코로나19로 개막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정상적인 훈련 진행이 어려웠고,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에게 피로가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부상관리와 부상공백을 얼마나 메우느냐가 순위싸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A구단의 한 트레이너 코치는 “경기수에 비해서 확실히 부상 인원이 많은 것 같다”며 “시즌이 늦어지면서 우천취소시 더블헤더도 치르는 등 선수들이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이 피곤해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정해진 스케쥴을 따라가야하지만 대체 선수가 많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보니 나가는 선수들만 계속 출전해 피로가 쌓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수도권 B구단의 트레이너 코치도 “통상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스프링캠프가 끝나면 시범경기를 하고 바로 시즌에 들어가는 사이클에 맞춰져 있는데 올해는 한 달 넘게 브레이크 기간이 이어졌다”며 “코로나19 의심증세가 나오면 바로 훈련이 중단되는 등 훈련에 제약도 많았던 상태에서 바로 시즌에 돌입해 1주일에 6경기를 뛰는 것이 선수들에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 C구단의 트레이너 코치는 “우리 선수들의 경우 시즌 초반에 더 잘하려고 하다보니 근육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부상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스프링캠프부터 계획보다 준비과정이 길어졌고, 국내 들어와서도 경기 일정이 안 잡힌 상태에서 선수들이 경기력 유지를 위해 연습게임을 하다보니 몸관리 면에서 다른 시즌하고 달랐다“며 “이런 상황에서 144경기를 쉼 없이 진행하는 게 선수나 코칭스태프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트럼프와 협상할까, 바이든을 기다릴까… 세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트럼프와 협상할까, 바이든을 기다릴까… 세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 세계의 행보가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면 펼쳐질 수 있는 더욱 강경한 협상을 피하기 위해 지금 거래를 마무리해야 할까, 아니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기다려야 할까’를 두고 미국의 동맹국들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딜레마는 트럼프가 지난 5일에 이란이 미국 인질 석방을 축하하는 트윗을 날리면서 스스로 키운 측면이 있다. 트럼프는 트윗에서 “미 대선 후까지 협상을 기다리지 마라”며 “나는 이긴다. 여러분은 지금 협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자신들이 레임덕으로 취급될 수 있다는 것에 민감해한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특히 미국과 신냉전에 들어간 중국이 빠르게 계산에 들어갔다. 중국은 지켜보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가 동맹 국가들에 끼친 피해 때문에 트럼프 2기에서는 중국의 이해가 심대하게 손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대선 결과가 미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동맹을 파괴하는 트럼프보다는 동맹과 협력하는 바이든이 중국엔 더 위험하다”며 트럼프 재임을 희망했다.바이든은 당선되면 트럼프가 취한 정책을 원상 회복시키겠다고 장담했다. 바이든은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정에 재가입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취한 미국의 모든 관세와 제재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핵협정 준수 의무를 다시 지키면 미국은 핵합의에 돌아갔다고는 공약도 내걸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금 지원을 끊으면서 중국에 경사된 편견을 고치고, 투명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혁하라고 주문했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WHO는 훨씬 더 고통스러운 양보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WHO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백악관을 한번 찔러봤다가 쓴 맛을 맛봤다. 트럼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을 거부하자 며칠 만에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의 4분의 1이 감축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메르켈은 오는 7월에 워싱턴 DC 외곽에서 직접 만나자는 트럼프의 제안에 대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면 접촉은 너무 이르다며 퇴짜를 놓았고, 트럼프는 독일이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충족하지 못한다며 주독 미군 감축으로 대응한 것이다. 당분간 각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입장을 완화할 경우를 대비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 유럽 몇몇 국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보복 위협에도 기술기업에 디지털세 부과 움직임을 보이고, 한국은 미국의 대폭적인 방위비 인상 요구에 합의하지 않고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전략연구소(IISS) 존 칩맨 소장은 “유럽과 아시아는 코로나19를 핑계로 ‘통상적인 업무를 보기에는 너무 어렵다’며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은 10월 이전에 종식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시간대가 미국 대선에 딱 맞물린다.미국 내의 코로나19 대응 및 인종차별 항의 시위도 외국에겐 기다리라는 신호를 주고 있다. 칩맨 소장은 “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 탓에 외국 자본이 트럼프 시절 더 투자하는 문제에 대해 의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선을 위해 외국에 혜택을 요구한 것은 더는 비밀이 아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쓴 ‘그것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해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선에 승리할 수 있도록 농산물을 더 사달라고 부탁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트럼프는 이를 부인한다. 서방 정부들은 트럼프가 가치를 공유한 동맹보다 거래를 좋아하는 스타일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예컨대 G7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한 것을 두고 영국과 캐나다는 불만을 터트렸다. 극단적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동맹군의 전 미국 특별대표인 브렛 맥거크는 “트럼프 하에서 악수(동맹)의 가치가 반감됐고, 우리의 가치는 너절해졌다”며 “러시아나 중국이 결코 상대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무형 자산인 소프트파워가 고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세계, 특히 서방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에 베팅했다가 상당한 대가를 치렀다.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미국의 커다란 정책 변화에 대해 동맹들은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에 덜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화국의 방패, 트럼프와 미국 동맹의 위험’을 쓴 미라 래프 호퍼는 “외교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맹들에겐 미국이 없는 외교정책이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북한 뒤에 중국이 있다?

    [정승민의 막론하고] 북한 뒤에 중국이 있다?

    갈수록 태산이다.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더니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는 전단을 대대적으로 뿌리겠다고 야단이다. 개성공단으로 물러났던 군부대를 다시 전진시키고 서울도 불바다가 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1호’ 지도자를 비방하는 적대행위를 더이상 참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미지근했던 신경전이 돌연 열전으로 비화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왜 이렇게 초고속 엘리베이터처럼 위기가 고조될까. 코로나19와 경제난으로 인한 내부 동요를 진정시키고 남측의 협조와 지원을 압박하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북한은 세기말 무수한 인명이 스러진 고난의 행군을 견뎌냈다. ‘통 큰’ 협상의 상대가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나라다. 이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평양을 부추기는 배후 세력을 의심한다. 마침 중국이 북한에 식량 80만t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이맘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서 14년 만에 방북한 이후 양국 관계도 괜찮다. 공교롭게도 한국에 대한 불만도 공유 중이다. 남측이 다짐한 민족적 협력은 온데간데없고 전단지만 날아드는 현실이 불쾌한 북한이다. 중국은 백악관의 G7 정상회의 초청을 수락한 한국이 자칫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가세할까 부담스럽다. 실제로 G7 회담에 초청된 인도와 호주도 중국의 압박을 받는다. 인도는 국경선 문제로 진통 중이다. 몽둥이와 육박전으로 석기시대식 전투를 보여준 중국은 격투기 선수로 편성된 민병대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호주 때리기도 심상찮다. 인종차별을 빌미로 호주 유학 자제령을 ‘권고’하고 소고기, 보리 등의 수출길을 막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류부터 관광까지 웬만한 카드를 다 꺼내 썼고 코로나19 진원지여서 한국의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이럴 때 구사하는 중국 외교술이 이이제이(以夷制夷)다. 벼랑 끝 위기에서 한국이 손 내밀 곳은 중국뿐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것은 북한이 중국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바둑돌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른바 ‘항미원조’(抗米援朝) 70주년을 맞는 북중 관계는 혈맹이지만 의심도 깊다. 북한 체제 수립 이후 공식적으로 유일한 반김일성 운동인 8월 종파사건에서 친중적인 연안파 대부분은 처형당하거나 출당됐다. 6ㆍ25 당시 중국 측 총사령관 펑더화이가 직접 평양으로 갔지만 힘 한번 써 보지 못했다. 고작 휴전 후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김정일 정권에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라이벌이었던 리제강 노동당 부부장의 일화도 중국에 대한 불신을 보여 준다. 남문희 북한전문기자에 따르면 ‘조선이 중국에 사대를 할 수 없다’던 반중 성향의 리제강은 2006년 9월 신의주까지 갔던 김정일의 중국행 특별열차를 가로막고 평양으로 되돌렸다고 한다. 피로 맺어졌지만 한국과 미국이 애증을 교차하는 것처럼 북한과 중국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북한이 있기까지 중국도 끊임없이 개입하고 간섭하려고 시도해 왔다. ‘죽의 장막’을 뚫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외교에서 평등 기조로 대외 관계를 맺은 역사는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 동등성의 개념이 없고 중국의 종주권을 인정해야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주체의 나라’ 북한과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김정은 체제 출범의 가장 큰 공헌자인 장성택 부위원장의 무자비한 숙청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평소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호감을 가진 대표적 ‘중국통’이었다. 지금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듯이 북한과 중국도 그러하다. 북중 관계를 중국의 이니셔티브라는 관점에서만 보는 것은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 거꾸로 북한의 도발과 반발은 한반도 질서의 현상 유지를 가장 바라는 나라, 즉 중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봄 직하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북한 뒤에 중국이 있다?

    [정승민의 막론하고] 북한 뒤에 중국이 있다?

    갈수록 태산이다.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더니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는 전단을 대대적으로 뿌리겠다고 야단이다. 개성공단으로 물러났던 군부대를 다시 전진시키고 서울도 불바다가 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1호’ 지도자를 비방하는 적대행위를 더이상 참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미지근했던 신경전이 돌연 열전으로 비화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왜 이렇게 초고속 엘리베이터처럼 위기가 고조될까. 코로나19와 경제난으로 인한 내부 동요를 진정시키고 남측의 협조와 지원을 압박하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북한은 세기말 무수한 인명이 스러진 고난의 행군을 견뎌냈다. ‘통 큰’ 협상의 상대가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나라다. 이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평양을 부추기는 배후 세력을 의심한다. 마침 중국이 북한에 식량 80만t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이맘때 시진핑 중국 주석이 최고지도자로서 14년 만에 방북한 이후 양국 관계도 괜찮다. 공교롭게도 한국에 대한 불만도 공유 중이다. 남측이 다짐한 민족적 협력은 온데간데없고 전단지만 날아드는 현실이 불쾌한 북한이다. 중국은 백악관의 G7 정상회의 초청을 수락한 한국이 자칫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가세할까 부담스럽다.   실제로 G7 회담에 초청된 인도와 호주도 중국의 압박을 받는다. 인도는 국경선 문제로 진통 중이다. 몽둥이와 육박전으로 석기시대식 전투를 보여준 중국은 격투기 선수로 편성된 민병대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호주 때리기도 심상찮다. 인종차별을 빌미로 호주 유학 자제령을 ‘권고’하고 소고기, 보리 등의 수출길을 막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한류부터 관광까지 웬만한 카드를 다 꺼내 썼고 코로나19 진원지여서 한국의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이럴 때 구사하는 중국 외교술이 이이제이(以夷制夷)다. 벼랑 끝 위기에서 한국이 손 내밀 곳은 중국뿐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것은 북한이 중국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바둑돌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른바 ‘항미원조’(抗米援朝) 70주년을 맞는 북중 관계는 혈맹이지만 의심도 깊다. 북한 체제 수립 이후 공식적으로 유일한 반김일성 운동인 8월 종파사건에서 친중적인 연안파 대부분은 처형당하거나 출당됐다. 6.25 당시 중국 측 총사령관 펑더화이가 직접 평양으로 갔지만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고작 휴전 후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김정일 정권에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라이벌이었던 리제강 노동당 부부장의 일화도 중국에 대한 불신을 보여준다. 남문희 북한전문기자에 따르면, ‘조선이 중국에 사대를 할 수 없다’던 반중 성향의 리제강은 2006년 9월 신의주까지 갔던 김정일의 중국행 특별열차를 가로막고 평양으로 되돌렸다고 한다.   피로 맺어졌지만 한국과 미국이 애증을 교차하는 것처럼 북한과 중국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북한이 있기까지 중국도 끊임없이 개입하고 간섭하려고 시도해왔다. ‘죽의 장막’을 뚫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외교에서 평등 기조로 대외 관계를 맺은 역사는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 동등성의 개념이 없고 중국의 종주권을 인정해야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주체의 나라’ 북한과 정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김정은 체제 출범의 가장 큰 공헌자인 장성택 부위원장의 무자비한 숙청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평소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호감을 가진 대표적 ‘중국통’이었다.   지금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듯이 북한과 중국도 그러하다. 북중 관계를 중국의 이니셔티브라는 관점에서만 보는 것은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 거꾸로 북한의 도발과 반발은 한반도 질서의 현상유지를 가장 바라는 나라, 즉 중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봄 직하다.
  • 한 손엔 투자 당근 든 EU, 中에 홍콩보안법 철회 요구

    한 손엔 투자 당근 든 EU, 中에 홍콩보안법 철회 요구

    EU “中, 경제대국 걸맞은 책임 지녀야” 리커창 “원대한 수준의 투자협정 기대”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화상 정상회의에서 ‘채찍과 당근’을 함께 제시했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중국에 숨통을 틔워 줄 전면적 투자협정을 반드시 체결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2일(현지시간)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화상 회의를 가진 데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면담했다. 지난해 12월 EU 지도부가 출범한 뒤 처음 이뤄진 공식 정상회담이다. 최근 EU가 “중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세계가 감염병에 대응할 시간을 벌어 주려고 희생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고 비판해 양측 간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진행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하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재고를 촉구했다. 지난 19일 유럽의회는 홍콩보안법이 실제 시행되면 EU가 중국을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 제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EU 고위 관리는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에 걸맞은 책임을 짊어지길 원한다”면서 “감염병 사태로 일부 EU 국가들의 불만이 커졌다”고 AP통신에 전했다. 그럼에도 양측은 연내 포괄적인 투자협정을 체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 그간 EU는 중국에서 사업하는 유럽 기업들이 EU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과 같은 수준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대책 마련을 주장해 왔다. 중국도 머지않아 자국 내 미국 기업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고 새 자본 찾기에 나선 상태다. 투자협정 마련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리커창 총리는 “양측 지도부는 원대한 수준의 협정을 체결하기를 기대한다. 가능한 한 빨리 공정한 경쟁에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비방 대자보 붙인 20대에게 벌금 50만원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대학 건물에 붙인 20대에게 벌금 50만원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3단독 홍성욱 판사는 23일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소된 김모(25)씨에게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며 이 같이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단국대 천안캠퍼스 자연과학대학 건물 등 4곳에 대자보를 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얼굴이 인쇄된 대자보에 ‘나의(시진핑) 충견 문재앙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연동형 비례제를 통과시키고 총선 승리 후 미군을 철수시켜 완벽한 중국의 식민지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김씨는 다른 대학 재학생으로 보수성향 단체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국대는 김씨가 대자보를 붙인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업무 협조를 요청했다. 학교 측은 “피해가 없는 데다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서 신고 형식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건물 침입범’이라며 김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단국대는 “김씨가 우리 의사에 반해 불법으로 침입한 사실이 없는 만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경찰에 뜻을 전달했고, 법정에서도 “이 사건이 과연 재판까지 와야 할 문제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2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하자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날 선고에 불출석한 김씨는 변호사를 통해 “학교에서 처벌을 원치 않아 범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데 건조물 침입죄를 적용한 것은 대통령을 비판한 ‘괘씸죄’를 끝까지 묻겠다는 것”이라며 “사법부의 판결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인도 어린이 10명 “쇠몽둥이 휘두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 집단 가출

    인도 어린이 10명 “쇠몽둥이 휘두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 집단 가출

    중국에 복수를 다짐하며 길을 나선 인도 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현지시간) 인디아TV 등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리가르 지역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걷던 소년 1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무리를 지어 다니는 소년들을 보고 길을 막아섰다. 목적지를 물으며 검문을 시행한 경찰은 예상치 못한 아이들의 답변에 놀라 훈계 후 귀가 조처했다. 7세~10세 사이의 소년 10명은 “우리 군인들을 죽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는 대답을 내놨다. 인도는 15일 히말라야 라닥 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군과 충돌해 최소 20명의 군인을 잃었다. 시설물 설치와 철거 문제로 시비가 붙은 양국 군대는 곤봉과 돌 등을 들고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중국군이 쇠못이 박힌 몽둥이를 휘둘러 인도군의 희생이 컸다. 양국 간 국경 분쟁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다.끔찍하게 희생된 자국 군인의 복수를 위해 길을 나선 인도 소년 10명은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에 가르침을 줘야 한다고 경찰에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들이 사는 알리가르 지역에서 중국 접경지역인 라닥까지는 꼬박 열흘밤을 새워 걸어야만 다다를 수 있다. 아연실색한 경찰은 “애국심은 높이 사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아이들을 다독였다. 현지언론은 경찰이 “어른이 되어야 적과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한 너희들을 싸울 필요가 없다”면서 “집으로 돌아가 학업에 전념하라”며 소년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국경지대에서 벌어진 유혈사태 이후 인도 곳곳에선 반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군이 휘두른 쇠못 몽둥이에 희생된 인도군 가운데 일부의 시신이 훼손된 상태였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반중정서가 확산했다. 뉴델리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중국 국기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포스터를 불태웠다. 중국 제품 퇴출 운동도 전개 중이다. 중국산 앱을 손쉽게 제거하는 기능을 갖춘 앱은 한 달도 안 돼 다운로드수 500만 건을 기록했으며,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다운로드수는 한 달 사이 4위에서 14위로 추락했다.이에 인도 정부는 국경지대에서 벌어진 유혈사태 이후 총기 사용을 금지한 기존의 교전 규칙을 개정했다. 22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은 앞으로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 중국군의 적대 행위가 발생하면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사격 명령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또 국영 통신사의 4G 휴대전화 네트워크용 중국산 설비 구매를 금지하고 5G 네트워크 구축사업에서도 중국 기업을 배제하라고 종용하는 등 경제 보복에도 나섰다. 중국 역시 국경지역에 평소 2~3배 수준의 병력을 배치해 양국 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동쪽 어두워도 서쪽은 밝다”… 美 맞서 ‘서부의 베이징’ 세우는 中

    “동쪽 어두워도 서쪽은 밝다”… 美 맞서 ‘서부의 베이징’ 세우는 中

    20년 전 장쩌민 ‘서부 개발’ 이어받아 일대일로 연계 쓰촨성 등 거점 육성 美와 분쟁속 포스트 코로나 해법 모색 “결국 빚잔치로 끝날 것” 우려도 나와 2013년 7월. 중국 남서부 광시좡족자치구 친저우항을 찾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초조한 표정으로 구석구석을 살폈다. 당시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수출 주문이 정체돼 경제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때 최고지도부가 꺼낸 카드는 친저우항 육성. 베트남과 인접한 이곳을 동남아 수출 거점으로 키워 아세안 시장을 개척하자는 것이었다. 리 총리는 부두 노동자들에게 “동쪽이 어두워져도 서쪽은 밝다”며 친저우항을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무역대국’으로 올라섰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대유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배제’ 노선에 직면한 중국 최고지도부가 다시 한번 서부를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면적이 넓고 자원도 풍부한 이 지역을 적극 개발해 19세기 미국의 서부 개척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중국의 서부대개발은 1999년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이 시작했다. 최고 도시인 ‘베이상광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이 동부에 몰려 있어 서부가 도태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최 직전 장 전 주석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서부개발’ 신규 계획을 발표했다. 인민일보는 “2035년까지 서부지역의 공공서비스, 생활수준 등을 동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여년 만에 ‘서부대개발 시즌2’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개발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연계돼 이뤄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향한 전 세계의 비판과 미국과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위협에 맞서 전략적으로 서부 지역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쓰촨성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철도와 서부 지역 거점 공항 등이 건설된다. 궁강 윈난재경대학 금융연구원장은 “미국이 중국을 라이벌로 규정한 이상 미국 주도 체제에서 더이상 주류에 남기 어려워졌다”면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끌어안고 새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중국은 값싼 물품을 수출하고 미 달러를 모으는 대신 (일대일로 등을 통해) 위안화를 수출하는 나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 서부개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앞서 언급한 친저우항의 현재 물동량은 동부 저장성 닝보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중국 전문가 프레이저 하우이는 “중국은 서부 개발을 추진할 여력이 없다. 결국 다 빚잔치로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中에 부탁 없다면서… 트럼프, 이틀 만에 ‘위구르 인권법’ 엎었다

    中에 부탁 없다면서… 트럼프, 이틀 만에 ‘위구르 인권법’ 엎었다

    트럼프 “미중 무역협정에 방해됐을 것” “시진핑에 재선 부탁 안 해” 볼턴 의혹 반박 中 탄압받는 100만여명 위구르족 외면 “무역성과로 재선 노려” 中밀착 의혹 커져 지난 17일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인권 탄압을 제재하는 법안에 서명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를 뒤집었다. ‘미중 무역협정’을 감안해 이틀 만에 법안을 유예한 것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중국에 농산물을 더 사달라며 ‘재선을 부탁했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장의 (위구르족) 집단수용소와 관련해 중국 관리들을 제재하는 것을 유예했다. (유예를 안 했다면)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방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잠재적으로 2500억 달러(약 303조 7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훌륭한 거래를 만들어 냈고, 그들(중국)이 많은 것을 사고 있다”며 “나는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것은 어떤 제재보다 더욱 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법안에 따르면 소수민족에 대한 고문, 불법 구금 등 인권 탄압에 가담한 중국 관리의 명단을 미국 의회에 보고하고,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 위구르족은 튀르크계 이슬람교도로 중국 한족과 외모나 언어가 달라 당국의 탄압을 받아 왔으며 미국은 100만여명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고, 서명 당일 열린 미중 하와이 비공개 회담에서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이날은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재선을 위한 도움을 구걸했다’는 볼턴의 회고록 내용까지 전해진 날이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구르족 수용소에 대해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으며, ‘대선 승부처인 농업 지역의 표심을 얻으려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달라고 요청했다’고 썼다. 미국 내 반중 정서를 자극해 온 트럼프가 뒤로는 재선을 위해 중국과 밀착하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온 이후 위구르 인권법을 뒤집자 언론에 의해 명명된 ‘중국 스캔들’을 스스로 키우는 형국이다. 특히 회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이 트위터에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의 모든 의무사항에 대한 완수 및 이행을 다시 약속했다”고 밝히면서 인권 문제는 미루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유리한 무역 성과를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미국과 더 많은 거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라에 좋은 건 선거에 좋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선거에서 도와 달라’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볼턴은 2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학적 기반이나 전략이 없다. 국가 이익과 자신의 이익 간 차이를 모른다. 지난 100년간 이런 접근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비판하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그를 찍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볼턴 “트럼프, 세기를 통틀어 부적격한 대통령” 낙선운동 선언

    볼턴 “트럼프, 세기를 통틀어 부적격한 대통령” 낙선운동 선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곧 출간을 앞둔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둘러싼 비화를 폭로한 데 이어 올해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에 대해 사실상의 낙선 운동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한 세기를 통틀어 가장 부적격한 대통령으로 규정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원하고 싶은 공화당의 대의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국가 이익과 자신의 이익 구별 못해” 로널드 레이건 정부 때부터 공화당 정권에서 잇따라 고위직을 맡아 온 볼턴 전 보좌관이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에 대해 이같이 결심한 것은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도 최근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철학적 기반이나 전략이 없다”며 “그는 미국의 국가 이익과 자신의 이익 간 차이를 모른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개인적 지식이 매우 적었고, 배우는 데에도 관심이 없었다”면서 “지난 100년간 이런 식으로 접근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정부가 마치 소규모 가족회사인 것처럼 행동하는데, 국가는 그렇게 운영되기엔 사안들이 너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이는 일관적인 주제나 전략이 없다는 의미”라면서 “어느 날 내린 결정이 다음 날 쉽게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물론 바이든에게도 투표 안 해” 텔래그래프는 볼턴 전 보좌관 인터뷰와 함께 그가 이번 대선에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볼턴 측은 이를 부인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같은 날 미국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도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볼턴 전 보좌관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텔레그래프 보도가 틀렸다며 “볼턴 전 보좌관이 보수적 공화당원의 이름을 적어 넣겠다고 최근 며칠간 일관되게 말했다”며 “트럼프도 바이든도 안 찍는다는 점을 확실히 하자”고 설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정책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과 관련해 장기적 전략이 없다”며 “대북 협상은 북한이 남한과 함께 지은 건물(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을 폭파하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할 정도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은 지난 3년간 억제된 적이 없다”면서 “바로 이런 사안에서 트럼프의 무능이 더욱 명확해진다”고 비난했다. “다른 나라 지도자와의 개인적 친분을 외교적 성공으로 인식”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의 개인적 친분을 곧 외교적 성공과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미국이 중국과 좋은 관계에 있다고 봤으며,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관계가 좋지 않으면 영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고 믿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진핑 같은 지도자는 자신이 국익을 대표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나는 트럼프가 그럴 거라곤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회고록 출간 이유 “미국 국민이 진실 알아야” 볼턴 전 보좌관은 오는 23일 출간될 예정인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집필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고위직에 있다면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에서 17개월을 보낸 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필요한 능력이 없다는 점이 우려됐고, 미국인들이 이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자신의 회고록을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의 역사’라고 규정하며 현 정부의 핵심 외교 정책 및 국내 사안에 관한 사실들을 그대로 전달해 국민이 스스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백악관이 볼턴의 회고록에 대해 “국가 기밀을 포함하고 있다”며 출간 저지를 시도한 데 대해 볼턴 전 보좌관은 ABC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부가 회고록을 읽는 것보다 자국민이 회고록을 읽는 것을 우려한다”며 “미국 국민이 진실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이 미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속사정을 지금 밝히는 게 적기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파란 벤치만 보였다”… 트럼프 112일 만의 선거유세 흥행 참패

    “파란 벤치만 보였다”… 트럼프 112일 만의 선거유세 흥행 참패

    100만명 예상… 2만석 중 3분의1 비어 흑인 시위·주류 언론·방역당국 등 공격 “좌파 꼭두각시 바이든” “쿵 플루” 막말 “코로나 검사 줄여라” 방역 부정발언 논란 캠프 6명 확진에도 거리두기 잘 안 지켜 NYT “트럼프, 관중 수 적어 격분했다”‘트럼프가 파란색 물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첫 사망자 발생 이후 112일 만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현장.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인지 100만명이 입장 신청을 했다는 사전 공언과 달리 2만석 규모의 센터는 3분의1이나 텅 비었다. 미 언론은 현장의 의자 색깔이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임을 빗대 트럼프의 위기를 이같이 묘사했다. 기대와 달리 참석이 저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BOK센터 밖에서 시민들을 만나기로 했던 일정도 취소했다. 그는 이날 100분 남짓한 유세 연설 내내 코로나19와 인종차별 시위 등으로 촉발된 갈등에 상처 입은 민심을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로 다독이기는커녕 흑인 시위대와 주류 언론, 중국은 물론 방역 당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에게까지 전방위로 ‘싸움’을 걸고 분열과 분노의 언어를 쏟아냈다. 트럼프의 첫 일성은 지지자들을 둘러보며 한 “당신들은 (나의) 전사들이다”라는 나긋한 말이었다. 그러더니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일어선 시위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를 “혼란에 빠진 좌익 폭도”라고 몰아붙이고, “우리의 유산을 파괴하고 새로운 폭압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바이든은 과격 좌파의 무기력한 꼭두각시”라고 퍼부어 댔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경합주에서 승기를 잡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정치자금 8080만 달러(약 977억원)를 모으며 트럼프(7400만 달러) 대통령을 앞섰다. 트럼프의 언어가 점점 독해지는 이유가 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을 구걸했다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그것이 일어난 방)의 핵폭탄급 폭로를 의식한 듯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거듭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코로나19를 ‘쿵 플루’(Kung Flu)로 부르겠다”며 인종차별적 언어를 구사했다. 이는 중국 무술인 ‘쿵후’와 유행성 독감을 뜻하는 ‘플루’(인플루엔자)를 합성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대규모 실내 집회를 감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그는 “진단검사는 양날의 검이다. 진단검사를 하면 더 많은 (확진) 사람들을 찾아내게 된다. 그래서 내가 (방역 당국에) 진단검사를 제발 줄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유세 직후 한 행정부 관료가 “대통령 말은 분명 농담”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누적 확진자가 233만명에 달하는 상황인데 여전히 국민 보건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행사를 준비한 트럼프 캠프 관계자 중에서 6명이 무더기로 감염됐음에도 유세장 방역은 허술했다. 입장 때 마스크를 배포하고 체온을 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엄격히 지켜지지 않았고, 마스크를 낀 참석자도 드물었다. 가디언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플래카드를 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2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실내 유세장의 관중이 적었던 것에 대해 크게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캠프의 기대와 달리 이날 유세 규모는 굴욕”이라고 꼬집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南 보란 듯 北, 북중정상회담 1주년 “각별”…시진핑 방북 대상영

    南 보란 듯 北, 북중정상회담 1주년 “각별”…시진핑 방북 대상영

    北 논평 통해 시진핑 방북 재조명북미회담 2주년 땐 비난 담화韓에는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막말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연일 대남 비방을 퍼붓고 있는 북한이 20일 평양 북중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관련 영상을 재방송하며 대대적인 보도를 하는 등 북중간 우호 관계를 과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북한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한국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남조선 것들’ 등 막말,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에 담뱃재를 부은 대남 비방 전단 살포 계획을 전했다. 北, 시진핑 14년 만의 방북에 열변“조중 관계 특수성 과시, 역사적 사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게재한 ‘사회주의 한 길에서 더욱 굳게 다져지는 조중친선’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지난해 6월 20일부터 이틀간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조명했다. 당시 시 주석은 북중 수교 70년을 맞아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방북했다. 노동신문은 이 회담을 두고 “전통적인 조중(북중)친선 관계를 새 시대 요구에 맞게 승화 발전하고 두 나라 최고영도자 사이에 맺어진 친분관계의 공고성, 조중관계의 특수성을 다시금 과시한 역사적 사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두터운 동지적 신뢰와 각별한 친분관계’는 양국 관계의 굳건한 초석이라면서 두 지도자가 올해에도 여러 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더 밀접하고 전략적인 소통을 했다고 강조했다.“북중 양국 사회주의 건설 승승장구할 것”北, 中 ‘홍콩국가보안법’ 제정 지지 표명 신문은 미중 갈등을 불러일으킨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한 북측의 지지와 연대를 전했다. 또 “중국도 적대세력들의 압박 속에서도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해 분투하는 우리(북한)의 힘찬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마지막으로 “조중친선의 역사적 전통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조중친선 관계는 변함없이 공고히 발전할 것이며 양국에서의 사회주의 건설은 끊임없이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도 이날 저녁 평양 북중정상회담 영상을 재방송했다. 영상은 시 주석 평양 순안비행장 도착과 주민 환영 모습, 회담 장면 등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북중정상회담에 대해 “조중 친선단결의 힘 있는 과시이고 세계 정치사에 특기할 일대 사변”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北,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에는“美, 말로만 관계개선…정세 격화에만 광분” 이는 북측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인 지난 12일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 격화에만 광분해왔다”며 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리선권 외무상 명의 담화를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과의 관계는 장기간 경색된 가운데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북한은 갈수록 노골적인 친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도 북한이 중국과 이러한 전통우의를 과시하는 배경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한국에는 “우리 인민의 보복 성전은 죄악의 무리를 단죄하는 대남 삐라 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면서 각지에서 대규모 살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특히 대량 인쇄한 전단 사진을 공개하고서 “각급 대학의 청년 학생들은 북남 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의 삐라 살포 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공개한 전단 인쇄 사진을 보면 남측 주민의 감정을 자극하려는 듯 문재인 대통령 사진이 들어간 전단 위에 담배꽁초와 담뱃재, 쓰레기 등이 마구 뿌려져 있다. 北, 한국의 대북전단 살포 언급하며“책임 뒤집어씌우고 오만불손 놀아대” 북한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인 4·27 판문점 선언의 주역인 문 대통령과 한국에 대해서는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 운운하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극단적 대적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8일 ‘가장 철저하고 무자비한 징벌 의지의 과시’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연락사무소 폭파는) 첫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연속 터져 나올 정의의 폭음은 사태의 추이를 놓고 떠들어대는 자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우리 군대의 자제력은 한계를 넘어섰다”면서 “구체적인 군사행동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는 군대의 발표를 신중히 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전날 대변인 발표를 통해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했다. 남측에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돌리며 대남비난도 이어갔다. 신문은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사실상의 선전포고’라고 표현하며 “신의와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것이 누구인데 저들이 빚어낸 사태의 책임까지도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려고 오만불손하게 놀아대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남측을 “비겁하고 나약하며 저열한” 상대로 매도하며 남북관계를 더는 논할 수 없고, 남북간 접촉공간도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김여정, 文에 “채신머리 역겹게 돌아가”文 6·15 선언 담화에 “철면피, 뻔뻔한 궤변” 지난 17일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6·15선언 20주년 행사 영상 메시지 등에 대해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남북 갈등의 직접적인 단초가 된 탈북민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묵인’을 재차 주장하면서 “변명과 술수로 범벅된 미사여구”라며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교착 진단 분석에 대해 “철면피함과 뻔뻔함이 묻어나오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축사 당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빌려 착용한 것까지 거론하며 “상징성을 애써 부여하려 했다는데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담화 말미에는 “항상 연단 앞에만 나서면 어린애같이 천진하고 희망에 부푼 꿈 같은 소리만 토사하고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채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간다”면서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 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라고 자신의 언사를 정당화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 보란듯… 中, 아프리카에 ‘선물 공세’

    美 보란듯… 中, 아프리카에 ‘선물 공세’

    중국이 전통 우방인 아프리카 국가들에 일부 채무를 면제하고 코로나19 백신도 우선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 책임론’ 등으로 고조된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리고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내세워 부채의 덫을 놓는다’는 미국의 비난도 피하려는 의도다. 18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밤 화상회의 형태로 진행된 ‘중국·아프리카 코로나19 대응 정상회의’에서 “감염병 대응에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올해 안에 아프리카에 질병통제센터를 착공하고 중국·아프리카 우호병원 설립에 나서겠다.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면 아프리카 국가들에 먼저 혜택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지원 약속도 잊지 않았다. 시 주석은 “2020년 말 만기가 돌아오는 아프리카 국가 대상 ‘무이자’ 채무 상환을 면제하겠다”면서 “올해 주요 20개국(G20)이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개도국에 대한 채무상환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중국도 최빈국들에 대한 차관 상환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아프리카 대륙에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는 것을 지지한다. 디지털경제와 스마트시티, 클린에너지, 차세대 통신 등 신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 일대일로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시 주석이 내놓은 각종 ‘선물 보따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향한 구애의 성격이 강하다. 미중 무역전쟁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책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남중국해 갈등 등으로 서구 세계와의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하려는 취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벤츠 살 수 있다던데요” 열일곱, 채굴꾼이 됐다

    “벤츠 살 수 있다던데요” 열일곱, 채굴꾼이 됐다

    “한국에선 지금 거래가 안 되지만 중국에선 제가 모은 코인으로 벤츠랑 아이폰을 산 사람도 많다던데요.” 서울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최모(18)양은 매일 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작동한 후 잠자리에 든다. “제2의 비트코인이 될 대박 코인”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최양이 지난 4월 말부터 채굴로 모은 P코인은 18일 기준 총 173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하루 한 번 버튼을 눌러야 24시간 연속 채굴되기 때문에 최양은 알람까지 맞춰 놓고 프로그램을 실행한다.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취재 결과 스마트폰이나 학교 컴퓨터실 PC 등에 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해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추천인으로 입력해 달라”고 요구하는 중고교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사는 정모(17)군은 “채굴 속도를 높이려면 추천인을 등록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다”며 “한 명씩 등록할 때마다 채굴 속도가 20%씩 빨라지고 5명이면 100%로 두 배가 된다. 친구들에게 무자본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 역시 “처음에는 용돈이 부족해 채굴을 시작했지만 코인 모으는 재미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인 등록을 요구한다”고 했다. 아직 상장한 국가는 없지만 P코인을 채굴하는 학생들은 큰돈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최양은 “지금은 P코인 1개의 가치가 1달러 정도이지만 상장되면 비트코인 못지않을 것”이라고 했다. 충남 당진에 사는 김모(17)양은 “매일 꾸준히 모아 성인이 된 후 현금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코인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다름아닌 코인 발행사들이다. 업체들은 ‘학생들의 용돈 벌이가 된다. 누구나 코인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앞세워 미성년자들을 채굴 앱의 회원으로 모집해 왔다. 대표적인 코인이 지난해 중고생들을 채굴 경쟁에 내몰았던 ‘B코인’이다. 이 코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만 연동하면 스마트폰이나 PC만으로 초기비용 없이 채굴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학생들은 집, 학교 등 주변 사람들의 스마트폰과 PC로 채굴량 높이기에 열중했다. 뿐만 아니라 피라미드 구조로 지급되는 추천 수당도 학생들을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B코인 홍보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 한 명당 가중치는 0.5점, 한 단계를 건너뛴 간접 추천에도 0.25점을 준다. 업체는 점수에 따라 채굴 효용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보안전문업체 ‘S2W랩’ 김승회 연구원은 “다단계 구조 등 비즈니스 모델 자체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B코인은 지난해 3월 중소 거래소 3곳에 상장했다가 2개월 만에 자진 상장 폐지했다. B코인은 신규 코인으로 교환이 불가능해진 후 업계 은어로 이른바 ‘데이터 쪼가리’로 전락했다. B코인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채굴 서비스가 종료됐고 가중치도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 “다른 사업을 개발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성행하고 있는 채굴 프로그램 방식의 P코인도 B코인과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은 코인들은 학생들 간의 ‘상납 구조’를 만든다. ‘물건이나 돈을 뺏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동급생이나 후배들에게 코인을 강압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신분이어서 공식적으로 코인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P2P(개인 간 개인) 장외 거래로 주고받는다. 포털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진들이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라고 귀찮게 한다”는 호소글이 최근까지 게시됐다. 한 암호화폐 홍보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코인을 빼앗거나 상납받아 술과 담배를 사는 데 쓴다는 얘기도 많다”고 전했다. 미성년자들의 코인 거래는 위험도가 높다. 채굴의 과몰입뿐 아니라 학교폭력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나 교육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주석 서울시교육청 민주생활시민과 장학사는 “코인 갈취나 상납 등과 관련된 신고 내용은 없다”며 “이 같은 상황들이 적발된다면 학교폭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교생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희망도 나타냈다. 김양은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멋모르고 뛰어들어 코인에 중독되는 것보다 차라리 코인이 어떤 것인지, 유의할 게 무엇인지 학교에서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 고혜지·이태권 기자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벤츠 살 수 있다던데요” 열일곱, 채굴꾼이 됐다

    “벤츠 살 수 있다던데요” 열일곱, 채굴꾼이 됐다

    ④ 교실까지 덮친 ‘코인의 욕망’“한국에선 지금 거래가 안 되지만 중국에선 제가 모은 코인으로 벤츠랑 아이폰을 산 사람도 많다던데요.” 서울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최모(18)양은 매일 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작동한 후 잠자리에 든다. “제2의 비트코인이 될 대박 코인”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최양이 지난 4월 말부터 채굴로 모은 P코인은 18일 기준 총 173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하루 한 번 버튼을 눌러야 24시간 연속 채굴되기 때문에 최양은 알람까지 맞춰 놓고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취재 결과 스마트폰이나 학교 컴퓨터실 PC 등에 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해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추천인으로 입력해 달라”고 요구하는 중고교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사는 정모(17)군은 “채굴 속도를 높이려면 추천인을 등록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다”며 “한 명씩 등록할 때마다 채굴 속도가 20%씩 빨라지고 5명이면 100%로 두 배가 된다. 친구들에게 무자본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 역시 “처음에는 용돈이 부족해 채굴을 시작했지만 코인 모으는 재미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인 등록을 요구한다”고 했다. 중국에서 상장됐다고 알려진 P코인은 국내 상장이 되지 않았지만 코인을 채굴하는 학생들은 큰돈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최양은 “지금은 P코인 1개의 가치가 1달러 정도이지만 상장되면 비트코인 못지않을 것”이라고 했다. 충남 당진에 사는 김모(17)양은 “매일 꾸준히 모아 성인이 된 후 현금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코인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다름아닌 코인 발행사들이다. 업체들은 ‘학생들의 용돈 벌이가 된다. 누구나 코인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앞세워 미성년자들을 채굴 앱의 회원으로 모집해 왔다.대표적인 코인이 지난해 중고생들을 채굴 경쟁에 내몰았던 ‘B코인’이다. 이 코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만 연동하면 스마트폰이나 PC만으로 초기비용 없이 채굴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학생들은 집, 학교 등 주변 사람들의 스마트폰과 PC로 채굴량 높이기에 열중했다. 뿐만 아니라 피라미드 구조로 지급되는 추천 수당도 학생들을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B코인 홍보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 한 명당 가중치는 0.5점, 한 단계를 건너뛴 간접 추천에도 0.25점을 준다. 업체는 점수에 따라 채굴 효용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보안전문업체 ‘S2W랩’ 김승회 연구원은 “다단계 구조 등 비즈니스 모델 자체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B코인은 지난해 3월 중소 거래소 3곳에 상장했다가 2개월 만에 자진 상장 폐지했다. B코인은 신규 코인으로 교환이 불가능해진 후 업계 은어로 이른바 ‘데이터 쪼가리’로 전락했다. B코인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채굴 서비스가 종료됐고 가중치도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 “다른 사업을 개발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성행하고 있는 중국의 채굴 프로그램 방식의 P코인도 B코인과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은 코인들은 학생들 간의 ‘상납 구조’를 만든다. ‘물건이나 돈을 뺏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동급생이나 후배들에게 코인을 강압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신분이어서 공식적으로 코인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P2P(개인 간 개인) 장외 거래로 주고받는다. 포털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진들이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라고 귀찮게 한다”는 호소글이 최근까지 게시됐다. 한 암호화폐 홍보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코인을 빼앗거나 상납받아 술과 담배를 사는 데 쓴다는 얘기도 많다”고 전했다. 미성년자들의 코인 거래는 위험도가 높다. 채굴의 과몰입뿐 아니라 학교폭력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나 교육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주석 서울시교육청 민주생활시민과 장학사는 “코인 갈취나 상납 등과 관련된 신고 내용은 없다”며 “이 같은 상황들이 적발된다면 학교폭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교생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희망도 나타냈다. 김양은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멋모르고 뛰어들어 코인에 중독되는 것보다 차라리 코인이 어떤 것인지, 유의할 게 무엇인지 학교에서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첫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재선 위한 홍보용”

    “첫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재선 위한 홍보용”

    김정은, 트럼프 ‘요리’하려 단독회담 원해 “폼페이오,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쪽지” 재선 위해 시진핑에 농산물 수입 구걸 트럼프 “극도로 지루하고 거짓말로 꾸며” 17일(현지시간) 미 언론이 일제히 공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내용은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입힐 만큼 ‘핵폭탄급’이었다. 볼턴의 서술이 사실이라면 백악관이 출판금지 소송을 내고 법무부가 이어 긴급명령까지 내려 책 공개를 막으려는 이유가 납득이 갈 정도다. ●트럼프 해외정상에게 허수아비 취급 받아 책에 따르면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은 재선을 위한 홍보용일 뿐이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배석자 없이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소위 ‘요리’하기 위해서였다. 취임 이후 ‘중국 때리기’에 몰두해 온 트럼프가 사실은 재선에 목매 시진핑 주석에게 도움을 애걸복걸해 왔다는 사실도 담겨 충격파가 만만찮다. 핀란드가 러시아의 속국인 줄 아는 문외한이며, 국익보다 재선이 우선일 정도로 비도덕적이며, 충성파 관리들마저 뒤에서 그를 험담할 정도였다고 트럼프를 조롱하고 신랄하게 꼬집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볼턴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하기를 원했다”며 “곁에 보좌관만 없으면 아첨하고 쉽게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에게 “허수아비 취급을 받았다”, “바이올린처럼 연주당했다”는 표현도 썼다. 또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홍보 연습’으로 봤다. 알맹이 없는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승리를 선언한 뒤 그 지역을 빠져나갈 준비가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 조야에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물론 이행 시한 등이 빠진 북미 공동선언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핀란드가 러시아 속국이라는 외교 문외한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부처인 농업 지역의 표심을 얻으려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 달라고 요청했다는 저서 내용을 부각하며 ‘중국정책 스캔들’이라고 명명했다.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는 시 주석에게 자신이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대두 및 밀 수입 증대에 흔쾌히 동의하자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시 주석을 높이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볼턴은 우크라이나 문제뿐 아니라 트럼프 외교정책 전반을 조사했다면 “탄핵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낮은 의식도 놀랄 정도다.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일부라며 침공하면 “멋질 것”이라고 하고, 시 주석의 영구집권에 대해 지지를 표시하며 시 주석이 트럼프와 6년 더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하자 “미국인들도 자신을 위해 헌법상 2선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의 위구르 이슬람 수용소에 대해서도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위구르의 인권 탄압 책임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 ●법무부, 회고록 공개 중지 명령 법원 제출 이런 트럼프에 대해 대표적 충성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마저 뒤에서 비웃고 험담했다. 볼턴은 폼페이오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도중에 자신에게 “그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혀 있는 쪽지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식 대북 외교에 대해 폼페이오가 “성공 확률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회담을 듣고는 최강국 지도자답지 못하다고 비웃기도 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밤중에 약 600페이지로 구성된 회고록의 공개 중지를 요구하는 긴급명령을 법원에 냈다. 책 내용이 국가안보에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NYT 서평을 인용한 뒤 “괴짜 볼턴의 ‘극도로 지루한’ 책은 거짓말과 가짜로 구성됐다”고 성토했다. 책 출간일은 오는 23일이지만 볼턴 측에서 일부 내용을 언론에 먼저 흘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순전한 허구·정신병자”…볼턴 “대통령직 부적합”

    트럼프 “순전한 허구·정신병자”…볼턴 “대통령직 부적합”

    볼턴 회고록 주요 내용 공개되자“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의 모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을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전날 회고록의 주요 내용이 다수 언론에 공개되자 폭스뉴스 인터뷰와 트윗으로 반발하다가 다음 날에도 비난을 이어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끔찍한 평점을 받고 있는 볼턴의 책은 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의 모음”이라면서 “모든 게 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고 썼다. 그는 “내가 했다(고 회고록에 나오)는 어리석은 말들의 다수는 한 적이 없고 순전한 허구”라면서 “그저 그를 해임한 데 대해 되갚아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을 상대로 ‘정신병자’라는 표현을 동원해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오는 23일 출간 예정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은 전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에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 승리 지원을 간청했다는 폭로가 핵심이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켜본 북미정상회담의 비화와 개인적 평가도 상당수 담겼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부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다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격 해임됐다.볼턴 “‘판문점 회동’ 사진 촬영에 방점”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오전 일찍 ABC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부적합하다고 일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트윗은 인터뷰 이후 나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온통 재선 승리에 있다면서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도 사진찍기에 방점이 찍혀 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적합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가 그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뭐가 좋은지 말고 내가 알아차릴 수 있었던 처리원칙이랄 게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재선에 너무 집중하고 있어서 장기적 고려엔 진전이 없었다”면서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이뤄진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예로 들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김정은과 사진 찍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사진 촬영과 그에 대한 언론 반응에 상당한 방점을 두는 것”이라면서 “그런 회동이 미국의 협상 위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는 관심이 거의 없거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美 보란 듯...中, 아프리카에 ‘선물 공세’

    美 보란 듯...中, 아프리카에 ‘선물 공세’

    중국이 전통 우방인 아프리카 국가들에 일부 채무를 면제하고 코로나19 백신도 우선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 책임론’ 등으로 고조된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리고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내세워 부채의 덫을 놓는다’는 미국의 비난도 피하려는 의도다. 18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밤 화상회의 형태로 진행된 ‘중국·아프리카 코로나19 대응 정상회의’에서 “감염병 대응에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앞으로 국제적인 정세가 변해도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 강화 의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안에 아프리카에 질병통제센터를 착공하고 중국·아프리카 우호병원 설립에 나서겠다.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면 아프리카 국가들에 먼저 혜택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지원 약속도 잊지 않았다. 시 주석은 “2020년 말 만기가 돌아오는 아프리카 국가 대상 ‘무이자’ 채무 상환을 면제하겠다”면서 “올해 주요 20개국(G20)이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개도국에 대한 채무상환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중국도 최빈국들에 대한 차관 상환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아프리카 대륙에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는 것을 지지한다. 디지털경제와 스마트시티, 클린에너지, 차세대 통신 등 신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 일대일로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시 주석이 내놓은 각종 ‘선물 보따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향한 구애의 성격이 강하다. 미중 무역전쟁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책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남중국해 갈등 등으로 서구 세계와의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하려는 취지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2000~2017년 중국이 49개 아프리카 정부와 국유기업 등에 빌려준 돈은 1430억 달러(약 175조원)가 넘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진핑에 “재선 도와달라” 부탁한 트럼프… 농산물 수출·인권유린 ‘맞딜’ 시도

    트럼프 재선 노리며 중국에 농산물 수출 요청위구르 수용캠프 건설에는 “옳은 일” 맞장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의 농산물 수출 및 중국의 소수민족 수용캠프 운영을 맞교환하려 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폭로했다. 겉으로는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옹호하며 중국을 ‘때리면서‘ 뒤로는 재선용 농산물 협상과 인권 유린 의혹을 맞바꾸는 이중적 자세를 취했다는 비판이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이 전한 볼턴 전 보좌관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의 발췌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당시 미중 양자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간곡히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민(들의 표심)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대두·밀 등 농산물 수입을 해달라”고 직접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이 이런 내용의 협상재개에 동의한 직후, 반대급부로 ‘위구르 지역 중국 캠프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자, 트럼프 역시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캠프 건설을 밀고 나가야 한다, 그것은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 볼턴의 주장이다. 시 주석이 언급한 위구르 ‘재교육 캠프’는 미 국무부 및 국제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사실상 강제수용소로,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비롯, 카자흐족, 키르키즈족 등 100만명 이상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권단체들은 이곳에서 각종 고문, 성착취, 강제노동, 자녀분리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종교적 신념·관행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정부가 종교를 창조하거나 찬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국 대통령 발언으로서는 놀라운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홍콩 시위 당시에도 “난 개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권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게 볼턴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으로, 즉각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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