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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4년산 중국 마오타이주, 16억 원에 낙찰…세계 3대 명주 입증

    1974년산 중국 마오타이주, 16억 원에 낙찰…세계 3대 명주 입증

    1970년대에 만들어진 중국 마오타이주가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됐다.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현지시간으로 18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소더비 경매에는 1974년산 마오타이주 24병 세트가 등장해 수집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아일랜드 위스키와 프랑스 코냑과 함께 세계 3대 명주 중 하나인 마오타이주는 중국 구이저우성의 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증류주로, 현지에서도 최고급 백주(바이주)로 꼽힌다. 경매에 나온 것은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수출용으로 만들어졌으며, 현재와는 달리 해바라기가 그려진 임시 로고를 단 채 출시됐다. 해바라기 로고가 부착된 마오타이주가 생산되기 시작한 시기는 1969년이다. 경매를 진행한 소더비 측은 “이 임시로고가 부착된 마오타이주는 많지 않은데다, 특히 1974년에는 마오타이주 생산량이 매우 적어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소더비에 따르면 1974년산 마오타이주 24병 세트 입찰에 참여한 사람은 총 14명이며, 당초 예상 낙찰가인 20만~45만 파운드(한화 약 3억 1500만~7억 800만 원)의 5배에 달하는 100만 파운드(한화 약 15억 7400만 원)에 낙찰됐다. 소더미의 마오타이주 전문가는 공식 성명에서 “과거 홍콩에서 경매에 나온 마오타이주도 놀라운 가격에 팔렸지만, 이번 기록은 수집가들 사이에서 바이주의 가치가 새로운 차원까지 끌어올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아시아 밖에서 마오타이주의 인기가 높아지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CNN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마오타이주를 생산하는 구이저우 마오타이 그룹은 2020년 상하이 증권 거래소에서 주가가 70.86%까지 급증했고, 시가 총액은 2조 위안을 넘어섰다. 또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알코올 도수 53도의 마오타이 500㎖ 한 병 가격은 650위안(현재 환율로 약 11만 3700원)에서 2700위안(약 48만 원)으로 4배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국인의 생활수준이 향상된 뒤 마오타이주 소비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많은 국빈 만찬에서 중국 국가 주석이 대접하는 술인 만큼, 중국인들이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 술이기도 하다.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환영주로 등장했고,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에도 환영주로 사용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미일 만나자… 더 밀착하는 북중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서울에서 만나 북한 문제를 협의한 21일 북한과 중국도 양국 대사가 이례적으로 상대국 언론매체에 기고문을 내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미국을 향해 두 나라의 연대 의지를 보여 주려는 의도다. 이날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리진쥔 주북 중국대사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각각 기고를 실었다. 북한·중국 대사가 양국 신문에 자신의 의견을 교차 게재한 것은 처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2019년 6월 20~21일)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라지만, 지난해 1주년 때는 두 나라 대사 모두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교차 기고가 실제로는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룡남 대사는 “북중 양국이 긴밀히 단결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끊임없이 강화하면 적대세력(미국)의 악랄한 도전과 방해 음모를 분쇄할 수 있다”며 “북중 우호관계는 정치와 경제, 군사, 문화 등에서 깊이 발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중국이 대만과 홍콩, 신장, 티베트 문제 등에서 핵심 이익을 지키고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려는 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전했다. 리진쥔 대사도 “두 나라는 함께 고난을 헤쳐 왔으며 평화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과 함께 평화를 수호하고 미래를 공동으로 개척하자”고 밝혔다. 특히 그는 “양측이 의사소통을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 번영에 적극적으로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현재 중국은 미국의 포위망을 뚫기 위한 ‘외교적 우군’을, 북한은 어려워진 경제를 살릴 ‘지원자’를 필요로 한다. 이번 기고문에도 그런 속내가 잘 담겨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북중, 노동신문·인민일보 교차기고...“긴밀히 협력”

    북중, 노동신문·인민일보 교차기고...“긴밀히 협력”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서울에서 만나 북한 문제를 협의한 21일 북한과 중국도 양국 대사가 이례적으로 상대국 언론매체에 기고문을 내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미국을 향해 두 나라의 연대 의지를 보여 주려는 의도다. 이날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리진쥔 주북 중국대사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각각 기고를 실었다. 북한·중국 대사가 양국 신문에 자신의 의견을 교차 게재한 것은 처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2019년 6월 20~21일)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라지만, 지난해 1주년 때는 두 나라 대사 모두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교차 기고가 실제로는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룡남 대사는 “북중 양국이 긴밀히 단결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끊임없이 강화하면 적대세력(미국)의 악랄한 도전과 방해 음모를 분쇄할 수 있다”며 “북중 우호관계는 정치와 경제, 군사, 문화 등에서 깊이 발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중국이 대만과 홍콩, 신장, 티베트 문제 등에서 핵심 이익을 지키고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려는 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전했다. 리진쥔 대사도 “두 나라는 함께 고난을 헤쳐 왔으며 평화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과 함께 평화를 수호하고 미래를 공동으로 개척하자”고 밝혔다. 특히 그는 “양측이 의사소통을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 번영에 적극적으로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현재 중국은 미국의 포위망을 뚫기 위한 ‘외교적 우군’을, 북한은 어려워진 경제를 살릴 ‘지원자’를 필요로 한다. 이번 기고문에도 그런 속내가 잘 담겨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특파원 칼럼] G7이 찬사 보낸 바이든 민주주의, 문제는 미국/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G7이 찬사 보낸 바이든 민주주의, 문제는 미국/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이 (민주주의로) 돌아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처음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보는 이 한마디로 정리될 것이다. 영국 콘월에서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바이든과 양자회담을 가졌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이 돌아왔냐”는 질문을 받고 “분명히 그렇다”고 답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날카롭게 대립했던 이들은 바이든식 ‘민주주의 연합’에 기꺼이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브로맨스’를 보여 줬던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도 1941년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대서양헌장을 80년 만에 새로 쓰며 적극 공조했다. G7 정상들은 중국을 정확히 조준한 일련의 결과물을 발표했다. 새로운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인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 구축에 합의했고, 전 세계 성인의 80%에 이르는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풀기로 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공격적인 백신 외교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G7 공동성명(코뮈니케)은 중국 신장자치구 주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홍콩에 대한 고도의 자치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G7 직후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바이든 등 30개국 정상들은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 즉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G7의 속내는 복잡하다. G7과 나토는 바이든식 민주주의 연합에는 동조했지만 반중(反中) 전선에는 슬며시 발을 빼고 있다. 존슨 총리는 “누구도 중국과 신냉전으로 가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메르켈 총리는 ‘균형 잡힌 접근’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G7은 중국에 적대적인 클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를 의식해 중국과 관계를 단절하는 식의 극단적인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해 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적극 추구하라는 자국 내 목소리를 충족하기 위해 민주주의 기치를 내세워 동맹들을 규합하면서도 실리를 챙겼다. 글로벌 기업 최저 법인세율 15%를 합의하고 글로벌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것은 사실상 미국 경제를 위한 조치들이다. 동맹의 신뢰를 완전히 되찾기에는 아직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줄곧 “힘의 본보기가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세계를 이끌겠다지만 자국 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 불복을 주장하고 있고, 지난 1월 의회 난입 참사가 보여 준 미국의 분열은 여전히 진행형 상태에 있다. 이번 미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리를 수감한 것을 바이든 대통령이 비판하자 의회 난입 참사나 흑인 시위 때 시위대를 처벌한 미국의 사례와 비슷하다는 취지로 반격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야심 차게 발표한 미국 내 인프라 투자 계획을 비롯해 주요 법안들은 양당의 반목이 거듭되면서 답보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 순방은 오는 10월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전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하므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여름에 바이든 대통령이 사회 분열 치유, 초당적 지지 획득, 코로나19 완전 회복 등 국내 과제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해결하느냐에 중국과의 정면 승부의 결과가 달려 있는 셈이다. kdlrudw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정책 가는 길의 반대편/이지운 국제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책 가는 길의 반대편/이지운 국제부 전문기자

    청와대와 정부를 놀라게 할 조사다. ‘주변국에 대해 느끼는 감정 온도’ 측정. 미국 57.3도, 일본 28.8도, 북한 28.6도, 중국은 맨 꼴찌로 26.4도였다. 다음은 ‘주변국 국민에 대한 감정 온도’. 미국사람 54.6도, 북한 사람 37.3도, 일본 사람 32.2도, 중국 사람 26.3도. 조사를 수행한 주간지 ‘시사인’은 “중국 싫고, 중국인은 더 싫다”로 정리했다. 코로나19 이후 대중국 인식이 악화되고 있다는 건 주지된 일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10월 그래프로 보여 줬다. 주요 국가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역대 최고치였다. 조사 대상 14개국 가운데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모두 70%가 넘었고 호주·일본·스웨덴은 80% 이상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사랑받을 만하고 신뢰할 만하며 존경받을 수 있는 외교”를 언급했을 때, 이런 점들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서방 언론들은 평가했다. 한국인이 느끼는 온도는 그때나 이때나 비슷했는데, 눈길을 끄는 건 그 이유다. ‘중국 관련 역사적 사건 12개, 행위(이슈) 14개’ 등 26개 문항 가운데 부정적 인식을 갖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황사·미세먼지 문제였다. 89.4%로, 심지어 코로나19 발생 87.3%, 코로나19 대응 86.9%보다 높았다. 한한령 등 사드 보복은 78.9%였다. 우리가 중국에 대한 황사·미세먼지 책임론을 이 정도로 인식해 오고 있었다니, 놀라는 이들이 많다. 처음부터였을까, 아니면 변곡점이 있었을까. 동일선상 비교는 어렵지만 앞선 5월 한 신문사의 조사에서도 코로나 피해보다는 황사·미세먼지에 대한 반감이 더 컸다. 사실 정부는 ‘책임’을 중국과 적극적으로 나누려 했다. ‘책임은 한국에도 있다. 대기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우리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보령화력 1·2호기를 폐쇄하는 등 석탄발전 가동을 축소했고, 노후 경유차를 줄였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같은 것도 도입해서 공장 가동률도 조정했다. 정부 문서는 ‘국외 배출 영향’ 등의 표현으로 화살이 중국을 향하지 않게 하느라 무던히 애썼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국민 인식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니 ‘행정 행위의 효용성’ 측면에서도 이 일을 바라보게 된다. 마침 일본 관련 수치를 들여다보니 동전의 앞뒷면이다. ‘정부가 혐일(嫌日)을 조장한다’는 논란이 일만큼 험한 분위기를 조성했던 일을 떠올리면, 대일 감정온도는 ‘과하게’ 높다. 냉장실 또는 와인 저장고 수준의 온도여야 하지 않을까. 2019년 하반기 이후 조금씩 상승하더니 북한을 넘어섰다. 정부가, 온 나라가 그토록 열심을 낸 결과가 이 정도인가, 누군가는 허무를 느낄 것도 같다. 성과가 이토록 낮다면 독에 큰 구멍이 난 것이다. 정책이 늘 민심과 일치할 수만도 없고, 여론만 좇을 수도 없다. 그러나 이쯤 되면 한 번 헤아려 봐야 한다. 황사·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고통이 어떠한 정도였는지. 우리 주머니에서 털린 먼지만 탓할 뿐, 뿌연 먼지 싣고 오는 바람에는 아무 대응도 없고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절망도 담겼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책 역량을 쏟아부었는데, 왜 민심은 정책 가는 길의 반대편에 섰을까. 출산 정책, 부동산 정책에 얼마전 ‘민둥산 사태’까지. 정책 수립과 집행에 억지를 부린 때문은 아닌지, 애당초 현실적이지 않거나 현실에서 구현되기 어려운 것들은 아니었는지. 사람이 먼저라는데, 사람들의 마음도 ‘먼저’였는지. 군 복무기간 단축에 봉급 인상과 각종 처우 개선, 휴대폰 사용까지 온갖 배려에도, 왜 ‘20대 남자’의 마음은 반대편에 서 있는지. 살필 게 많다. 정책마다 가는 길의 반대편을 돌아볼 때다. 내년 초 대선 아닌가. jj@seoul.co.kr
  • ‘대화 가능성’ 시사한 김정은…성 김 ‘바이든의 당근’ 꺼낼까

    ‘대화 가능성’ 시사한 김정은…성 김 ‘바이든의 당근’ 꺼낼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국에 다시 ‘공’을 넘긴 직후,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21일 서울에서 머리를 맞댄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진할 ‘당근’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성 김 대표의 메시지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가 직접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한한 성 김 대표는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일본의 북핵수석대표인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함께하는 한미일 및 한일, 미일 간 협의도 이날 이뤄진다. 이번 협의는 성 김 대표가 지난달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후 첫번째 한미일 회동으로,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3국 공조가 강조될 전망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15~18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안정적 관리에 주력”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한 평가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발표 이후 첫 공식반응이었다. 통일부는 전날 ‘전원회의 분석’ 자료에서 “이전보다는 절제되고 유연한 메시지”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바이든 정부의 실용적·외교적 접근에 북한이 대화로 응수한 것은 일단 판을 먼저 깨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사실상 ‘비례적 대응’으로 미측이 한 발 더 앞으로 나오면 북한도 나가겠다는 뜻이 담긴 셈이다. 미측도 이런 효과를 기대한다면 성 김 대표를 통해 1차적으로 반응을 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성의 표시’ 수준일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낼 구체적 방책을 제시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현시점에서 후자의 가능성이 크진 않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북한이 대화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는 대북특별대표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수장이 북한과 ‘대화 의제’ 등을 놓고 소상하게 논의할 수 있다고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김일성 주석 사망일(7월 8일), 정전협정 기념일(7월 27일) 등 정치적 시즌이 오기 전에 북측에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화 언급하며 美에 공 넘긴 北...성 김 ‘대북 메시지’ 주목

    대화 언급하며 美에 공 넘긴 北...성 김 ‘대북 메시지’ 주목

    21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한미일·한일·미일 협의도 진행김정은 ‘대화’ 발언 평가 공유성 김, 1차 반응 내놓을 가능성“美 고위급 인사, 메시지 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국에 다시 ‘공’을 넘긴 직후,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21일 서울에서 머리를 맞댄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진할 ‘당근’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성 김 대표의 메시지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가 직접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한한 성 김 대표는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일본의 북핵수석대표인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함께하는 한미일 및 한일, 미일 간 협의도 이날 이뤄진다. 이번 협의는 성 김 대표가 지난달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후 첫번째 한미일 회동으로,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3국 공조가 강조될 전망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15~18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안정적 관리에 주력”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한 평가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김 위원장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발표 이후 첫 공식반응이었다. 통일부는 전날 ‘전원회의 분석’ 자료에서 “이전보다는 절제되고 유연한 메시지”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바이든 정부의 실용적·외교적 접근에 북한이 대화로 응수한 것은 일단 판을 먼저 깨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사실상 ‘비례적 대응’으로 미측이 한 발 더 앞으로 나오면 북한도 나가겠다는 뜻이 담긴 셈이다. 미측도 이런 효과를 기대한다면 성 김 대표를 통해 1차적으로 반응을 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성의 표시’ 수준일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낼 구체적 방책을 제시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현시점에서 후자의 가능성이 크진 않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북한이 대화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는 대북특별대표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수장이 북한과 ‘대화 의제’ 등을 놓고 소상하게 논의할 수 있다고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김일성 주석 사망일(7월 8일), 정전협정 기념일(7월 27일) 등 정치적 시즌이 오기 전에 북측에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삼성전자 따돌리기 위해 ‘폭주’하는 대만 TSMC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삼성전자 따돌리기 위해 ‘폭주’하는 대만 TSMC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지티뎬루(臺灣積體電路)공사(TSMC)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 3위 대만 롄화뎬쯔(聯華電子·UMC)와의 격차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앞서가는 모양새다. TSMC는 일본 정부 요청에 따라 구마모토현에 1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또는 28㎚급 공정의 대규모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을 연결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동맹 구상에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TSMC 관계자는 “(현재) 코멘트 할 수는 없지만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TSMC가 검토 중인 16㎚나 28㎚급 반도체 공장은 5㎚급 최첨단 미세공정은 아니지만 수급이 불안정한 차량용 반도체나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대량 생산에는 맞춤하다. 일본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지만 공급 부족 사태에 도요타마저 지난달 일본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바 있고,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구마모토현에는 소니의 이미지센서 공장도 있다. 소니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 부문에서 삼성전자(2위)에 앞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TSMC의 이번 생산시설 건설은 이달 초 발표한 TSMC와 일본 업체들의 연구·개발(R&D)센터 건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은 지난 1일 TSMC와 일본 내 R&D 거점을 구축하는 데 370억 엔(약 379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R&D센터를 짓고 이 거점을 활용해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R&D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R&D 거점 건설에 드는 사업비는 TSMC와 일본 정부가 절반씩 각각 부담한다. 이 R&D센터에는 패키징 기술력을 가진 이비덴과 미세배선 재료업체 아사히카세이, 장비업체 시바우라 메카트로닉스 등 일본 업체 20곳 이상이 참여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TSMC의 일본 신설 회사는 반도체의 ‘후공정’이라고 불리는 패키징 작업과 관련한 기술 개발을 주로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 단위인 회로의 선폭(線幅)이 좁을수록 저전력·고효율 칩을 만들 수 있다. 반도체 회로 선폭을 줄이는 미세공정 R&D가 기술적 한계에 도달한 만큼 반도체 회선을 뽑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반도체를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TSMC는 120억 달러(약 13조 4000억원)가 투입되는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팹(공장)의 착공했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5㎚급 팹에 이어 3㎚급 공장을 5개 더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TSMC는 앞으로 4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시설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올해에만 300억 달러를 쓴다. TSMC는 초미세공정인 2㎚급 칩 시범 생산라인을 올해 안에 대만에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놨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회사 기술설명회에서 “올해 말까지 본사가 있는 대만 신주(新竹)과학단지에 2㎚급 테스트 생산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급 테스트 생산 시설은 반도체 양산 전에 안정적인 수율(생산품 가운데 양품의 비율)을 이루기 위한 기술 개발 설비다. 양산 직전 마지막 R&D 단계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높은 수율을 확보하면 양산에 들어가게 된다. TSMC는 3㎚급 제품도 내년 하반기에 본격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당초 예상보다 3~4개월 빨라진 것으로 2㎚급 칩 상용화에 필요한 생산 기술을 서둘러 확보해 2024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TSMC는 4㎚급 반도체 생산 일정도 앞당겨 당장 다음 달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투자 규모를 171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 외에는 파운드리 분야의 구체적인 개발 일정과 투자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5·7㎚급 공정 상용화에서 삼성전자를 앞섰던 TSMC가 5㎚급 이하 반도체 양산 일정을 단축하고 막대한 설비 투자로 격차 벌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 단위 미세공정 경쟁에서 TSMC가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삼성전자의 추격이 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닛케이는 “현재 완벽한 수율과 품질로 5㎚급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곳은 TSMC뿐”이라며 “미국 인텔도 최근에야 7㎚급 제품 양산이 가능해졌는데 이번에 TSMC가 발표한 2㎚급 개발 상황은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TSMC의 이러한 행보는 최대 라이벌 삼성전자를 비롯해 급부상 중인 중국 기업들을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지난해 4분기보다 1%포인트 늘리며 55%를 기록해 1위를 굳혔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 줄어든 17%로 TSMC와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UMC가 7%로 3위를 차지했고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GF)와 중국 중신궈지(中芯國際·SMIC)가 5%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삼성전자는 2·3㎚급 칩 투자 계획은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3㎚급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2㎚급 칩 기술 개발도 마친 상태지만 관련 설비 투자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3㎚급 공정을 적용할 것이 유력하지만 공정 증설 계획은 여전히 후보지를 두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TSMC가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이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라며 “반면 삼성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엔 기술 개발 실적이나 리더십에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제재에 직접 보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반(反)외국제재법이 시행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선택의 기로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외국제재법은 다른 나라 정부의 대중국 제재에 가담한 개인과 조직에 반격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반외국제재법을 표결 처리한 직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서명을 거쳐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외국 정부의 대중 제재를 제정하거나 시행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개인과 조직은 반격 대상에 넣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격 조치는 비자 발급 거부와 취소, 입국 불허, 중국 내 자산 동결, 중국 국적 개인·조직과 거래 금지 등을 포함한다. 외국의 제재 때문에 경제적 피해를 본 중국 국적 개인과 조직은 자국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와 H&M 등이나 TSMC가 표적이 될 수 있다. TSMC는 미 정부의 제재 이행 차원에서 화웨이(華爲)에 첨단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법 제정 논의에 직접 관여한 텐페이룽 베이징대 법대 교수는 “화웨이가 경제적 손실을 물어내라고 TSMC에 소송을 낼 수 있으며 중국 법원은 TSMC에 대해 손해배상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상하이 소재 법률회사 중룬의 파트너 변호사인 팡젠웨이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의 행위에 가담하지 않는다면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은 이 법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 자녀’ 허용한 中…임신에 어려움 겪는 여성은 빠르게 늘어

    ‘세 자녀’ 허용한 中…임신에 어려움 겪는 여성은 빠르게 늘어

    가임기 여성의 불임 유병률 18% 달해“유해환경 노출·생활 방식 등의 영향”중국 당국 출산장려 정책에 차질 전망 중국 정부가 부부당 3자녀 출산을 허용하며 30여년간 지속된 산아제한을 풀어준 가운데 중국 가임기 여성의 불임 유병률이 지난 10여년간 빠르게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베이징대학제3의원의 챠오제 박사팀이 최근 국제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임기 여성의 불임 유병률이 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만,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여성이 5.6명당 1명이라는 뜻이다. 2007년 조사에서는 가임기 여성의 불임 유병률이 12%였다.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생물학자인 챠오 박사는 “나이와 관련된 불임 이외에도, 불임은 유해환경 노출, 염색체 이상, 생활 방식, 예기치 못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가임기 여성의 불임 유병률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장쑤 정치협상회의 위원인 쑨시는 중국 가임기 여성의 불임 유병률이 2025년에 18%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가임기 여성의 불임 유병률 상승이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는 중국 당국의 노력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달 31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어 한 가정당 3명까지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시행을 결정했다. 2016년 ‘한 가정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한 데 이어 산아제한을 사실상 폐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만일 중국이 출생률을 높이지 못하면 인구 감소와 함께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가 3자녀 허용 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낮았다고 CNN과 SCMP는 전했다. 수많은 웨이보 이용자들은 이번 정책으로 아이를 더 낳는 부부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 이유로는 치솟는 집값, 장시간 근로, 치열한 경쟁, 높은 교육비 등이 지적됐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도둑 맞았던 울산 보덕사 불상 반년 만에 제자리로

    도둑 맞았던 울산 보덕사 불상 반년 만에 제자리로

    지난해 말 울산시 울주군 보덕사에서 도난당한 조선시대 후기 불상이 6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간다. 문화재청은 보덕사 관음전 ‘석조관음보살반가상’ 한 점을 회수해 이달 중 돌려준다고 17일 밝혔다. 도난 사건은 지난해 12월 24일 밤 발생했다. 문화재청은 울산경찰청과 공조 수사를 통해 15일 만에 불상을 찾았으며 사법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보덕사에 돌려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소유한 개인 사찰에 모시기 위해 불상과 불전함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석조관음보살반가상은 국보나 보물 등으로 지정되지 않은 비지정문화재로, 제작 시기는 조선 후기인 17∼18세기로 추정된다. 높이는 57㎝이며, 재질은 경북 경주에서 많이 나와 ‘경주석’으로도 불리는 불석(佛石)이다. 문화재청은 “불석을 사용했고, 반가좌를 한 석조관음보살상이라는 점에서 문화재 가치가 있다”며 “앞으로도 경찰과 함께 문화재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여기는 중국] 명문 칭화대 출신 가사도우미?…알고보니 조작 논란

    [여기는 중국] 명문 칭화대 출신 가사도우미?…알고보니 조작 논란

    중국 최고의 명문대로 꼽히는 칭화대 출신의 여대생이 가사 도우미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칭화대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졸업한 종합 대학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해당 지원서가 공개된 구직 전문 사이트 상의 내용이 조작된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중국 상하이 숭장구 시장관리감독국은 허위 내용 기재 및 조작 혐의로 해당 업체 책임자를 입건해 수사 중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된 지원서는 지난달 25일 상하이 ‘요제가사도우미업체’가 중국의 구인구직 전문사이트에 ‘칭화대 출신의 가사도우미’라는 제목으로 이력서를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업체 측은 20대 초반의 여성 사진을 게재, 칭화대 학부 출신이며 유창한 외국어 실력으로 자녀들의 조기 영어 교육이 가능하다는 홍보문을 공개했다. 업체 측은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는 중국 부유층이 이런 고학력 여성들을 선호한다는 상세 설명까지 공개한 바 있다. 실제로 논란이 된 지원서에는 이 여성의 나이는 올해 30세이며, 지난 2016년부터 가사 도우미로 근무해 월급여로 3만5000위안(약 615만원)을 요청했다는 상세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공개된 명문대 출신의 가사도우미 지원서는 곧장 온라인을 통해 공유,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로 해당 사건 이후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직업의 귀천’과 관련해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명문대 학력으로 재능을 낭비한다는 의견과 개인 선택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온라인 상에게 팽팽하게 이어졌다.이 같은 논란은 현지 유력 언론들이 해당 가사도우미 지원서의 사실 여부 취재로 이어졌다. 현지유력 언론들의 취재에 대해 업체 측은 “여성의 이름만 가명으로 사용했으며, 공개된 이력서 내용은 100% 사실”이라고 주장, “이 여성 도우미는 경력자로 평균 연봉 60만 위안(약 1억 600만 원)에 달한다. 학부 졸업 직후 첫 연봉은 30~40만 위안(약 5300~7050만원) 상당의 고연봉을 보장받았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의혹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업체 주장과 달리 온라인 상에서는 이력서에 부착된 사진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여대생이 등장하면서 지원서 조작 여부에 대한 논란은 최근 재점화됐다. 지난 2일, 한 여대생이 자신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사진 속 여성은 바로 나”라면서 “저장성 소재의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며, 문제의 업체가 사진을 도용한 뒤 어느새 (나는)칭화대 출신의 가사도우미 지원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사진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여대생이 등장하자, 문제의 가사도우미 중개 업체는 온라인 상에 공개됐던 지원서 속 사진을 돌연 삭제했다. 또, 논란이 재점화된 이후 업체 측은 자신들이 공개한 구직자들의 학력 부분을 교묘히 삭제하는 등 수상한 움직임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사실 여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한다는 이유를 들어 현지 언론의 취재를 거절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상하이 숭장구 시장감독관리국은 해당 업체가 광고법과 반부정경쟁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행정 처벌을 내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관할 시장감독관리국 관계자는 중국 국영 미디어 ‘관찰자왕’을 통해 “기사를 통해 수 차례 논란을 일으킨 업체 책임자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면서 “수사 결과는 빠르면 이달 중 공개될 것이지만, 문제의 업체는 허위 정보를 기재해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中 역사미화 본격화…“마오쩌둥 아들 죽음, 볶음밥 때문 아냐”

    中 역사미화 본격화…“마오쩌둥 아들 죽음, 볶음밥 때문 아냐”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과거사 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공산당 역사에 대한 허무주의 시각에 대응하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를 받은 중국역사연구원이 과거사 미화의 전면에 나섰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오쩌둥(1893~1976)의 장남 마오안잉(1922~1950)이다. 그는 한국전쟁 때인 1950년 11월 25일 평안북도 동창군 대유동에서 미군 전투기 폭격으로 숨졌다. 전날 두대의 미군 정찰기가 중국군의 위치를 탐지한 뒤 다음 날 정오에 4개의 네이팜탄을 투하했는데, 그 중 하나가 마오안잉이 있는 곳에 떨어졌다. 지금까지의 정설은 마오안잉이 막사에서 계란 볶음밥을 만들다가 위치가 노출돼 폭사했다는 것이다. 방공수칙을 어기고 불을 피웠다가 연합군 폭격기의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계란 볶음밥은 지금도 중국인들에게 ‘마오안잉의 음식’으로 여겨진다. 지난 2003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공식 발간한 비망록에도 이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러나 중국역사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란 볶음밥을 만들다가 폭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마오안잉의 죽음을 희화화는 헛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오안잉의 위치가 알려진 것은 부대 사령부의 무전이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오안잉과 함께 사망한 가오루이신의 딸 양옌쿤도 현장 목격자인 작전실 주임 청푸에게 문의해 “당시 작전실에는 달걀이나 프라이팬이 없었다”는 답을 받았다. 마오안잉이 계란 볶음밥을 만들어 먹다가 사망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산당은 역사를 비판하는 세력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 상태다. 중국의 사이버 감독기관인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일부 저의를 품은 이들이 온라인에서 역사적 허무주의와 관련한 유해한 정보를 퍼뜨리고 당의 역사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산당의 역사나 지도부를 비판하다가 단속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베이징의 한 역사 교수는 역사 미화 작업의 전면에 나선 중국역사연구원에 대해 “공산당 지도부에게 아부하고 승진하고자 학문의 길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우한 대학 졸업식 1만명 빽빽 웃음꽃…마스크·거리두기는 옛말

    中 우한 대학 졸업식 1만명 빽빽 웃음꽃…마스크·거리두기는 옛말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발원지로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를 의심하는 가운데, 우한의 한 대학에서 1만1000명이 참석한 대규모 졸업식이 거행됐다. SCMP에 따르면 1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화중사범대학에서는 모처럼 만의 성대한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2200명을 포함, 1만1000명의 학생이 집결했다. 졸업식장에는 '도약하는 물고기에게 바다는 무한하다'라는 고대 중국 시의 한 구절이 적힌 축하 현수막도 내걸렸다. 운동장을 가득 메운 졸업생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는 찾아보기 매우 어려웠다. 확진자 ‘0’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난다.우한은 지난해 1월 23일부터 76일간 도시를 봉쇄했다가 같은 해 4월 8일 봉쇄를 해제했다. 확진자 5만 명, 사망자 4600여 명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입원 환자도 3만8020명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두 달 여의 봉쇄 이후 입원 환자는 모두 퇴원했고, 우한은 확진자 ‘0’을 선포했다. 물론 중국 통계에 대한 의혹은 여전했다. 무증상 감염자는 아예 통계에도 넣지 않는 중국 정부가 ‘장기 양성 환자’까지 통계에서 제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기 양성 환자는 확진자로 분류됐다가 관련 증세가 사라져 확진자에서 제외했지만, 핵산 검사에서는 여전히 양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를 말한다. 봉쇄 해제 당시에도 후베이성에 약 30명의 장기 양성 환자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우한 확진자 ‘0’은 입맛에 맞게 통계를 조작한 결과라는 설명이다.여러 의혹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우한은 봉쇄 해제 1주년을 맞은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 대응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각국 외교관과 우한 방역에 공헌한 외국인 사들을 초청해 홍보 행사도 진행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인민들이 시진핑 국가주석 지도하에 ‘우한 보위전’과 ‘후베이 보위전’에서 승리했고, 방역에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고 자화자찬했다. 당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후베이와 우한 인민들은 중국이 감염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큰 희생을 했고, 전 세계 방역을 지원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며 “중국의 힘과 정신을 보여줬으며 중화민족이 한배를 타고 서로 돕는다는 사실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1만1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졸업식이 가능했던 것 역시 이 같은 ‘코로나 청정지역’의 자부심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확진자 1억7600만 명, 사망자 382만 명으로 코로나19에 몸살을 앓는 세계적 상황과는 대조적이다.한편 우한은 코로나19 연구실 유출설을 거듭 부인했다.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우한연구소 스정리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자신과 연구소를 둘러싼 의혹을 일축했다. 우한연구소에서 신종 전염병 연구를 이끄는 스 박사는 중국 전역에서 1만 개가 넘는 박쥐 바이러스 샘플을 수집했다. 이에 대해 스 박사는 연구용일 뿐 유전자 조작을 통한 감염성 강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스 박사는 “우리 연구소는 유전자 억제 조작을 통해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강화하는 연구를 하거나, 협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우한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으키는 샘플을 확보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소에 보관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샘플과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이의 동일성은 96%에 불과해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직전 우한연구소의 연구원 일부가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미국 정부의 정보보고서 내용도 부인했다. 스 박사는 “우한연구소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 적이 없다”면서 “어떤 연구원들이 아팠는지 이름을 알려달라”고 따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러시아 걸작 원전에 충실한 번역… 19세기 대문호 감성에 더 가깝게

    러시아 걸작 원전에 충실한 번역… 19세기 대문호 감성에 더 가깝게

    도스토옙스키·톨스토이·체호프 작품해외문학 중 인기 많고 독자층 두꺼워원문 그대로 즐기고 싶다는 수요 반영특정한 시기 작품들 편중 출판은 문제 세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러시아 대문호들의 고전문학 작품이 최근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러시아 고전문학 독자층이 두텁고 원전에 충실한 번역을 요구하는 고급화된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창비는 ‘죄와 벌’로 유명한 천재 작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생전 마지막 작품 ‘까라마조프 형제들’을 3권으로 나눠 출간했다. 1880년 출간된 이 책은 러시아 소도시의 지주 까라마조프가 살해된 뒤 세 아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인간 존재와 세계에 대한 탐구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작가는 추리적 기법을 활용해 벌인 탐색과 심판의 과정을 생생히 그려 냈다. 번역을 한 홍대화 경남대 교수는 주석을 꼼꼼히 달았고, 러시아 정교 사제들에게 자문해 작품에 반영된 종교 관련 용어를 보충하며 이해를 높였다.스피리투스는 러시아 단편 소설의 선구자로 불리는 안톤 체호프(1860~1904)의 단편소설집 ‘자고 싶다’를 출간했다. 기 드 모파상,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세계 3대 단편 작가로 꼽히는 체호프는 사소한 일상에 유머와 풍자를 더해 비극적 유머로 승화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이상원 서울대 교수가 번역한 이 책은 아기를 돌보는 13세 소년의 시각에서 폭력과 저항을 담은 표제작 ‘자고 싶다’(1888) 외에 ‘관리의 죽음’(1883), ‘삶에서 하찮은 일’(1886) 등 9편의 단편을 담았다.‘부활’, ‘전쟁과 평화’ 등 대작을 남긴 거장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인생과 정치에 대한 통찰을 담은 사상 선집 ‘비폭력에 대하여’는 바다출판사에서 나왔다. 세상의 변혁을 꿈꿨던 작가는 1904년과 1905년에 걸쳐 남긴 세 편의 에세이로 인권의 존엄성과 비폭력, 반전 평화를 호소한다. 러일전쟁을 목격한 그는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국가 조직에 생명과 자유를 무조건 희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박미정 경북대 강사가 번역을 맡았다. 중역이 아닌 러시아어 원전에 기반을 둔 번역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국내 러시아 문학 출판의 경향이 여전히 19세기 대문호 위주로 편중돼 있다는 건 아쉬운 지점이다. 김현택 한국외대 러시아어과 교수는 “러시아어가 유럽 언어 가운데 한국어로 의미를 전달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원전에 충실한 번역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이들 대문호에 대한 고정 독자층의 수요를 반영한다”며 “다만 ‘브랜드’ 있는 대문호만 좇는 편협성은 극복할 과제”라고 말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해외 문학 가운데 러시아 고전이 가장 인기가 많지만, 국내 출판계가 19세기 대문호들의 작품에 편중돼 중복 출판하는 경향은 역량 낭비”라며 미하일 숄로호프,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류드밀라 페트루스카야 등 현대 러시아 문학의 주축을 이루는 작가를 발굴해 지평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불멸의 ‘러시아 대문호’ 고전 잇단 출간… 19세기 작가 편중은 한계

    불멸의 ‘러시아 대문호’ 고전 잇단 출간… 19세기 작가 편중은 한계

    세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러시아 대문호들의 고전문학 작품이 최근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러시아 고전문학 독자층이 두텁고 원전에 충실한 번역을 요구하는 고급화된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창비는 ‘죄와 벌’로 유명한 천재 작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생전 마지막 작품 ‘까라마조프 형제들’을 3권으로 나눠 출간했다. 1880년 출간된 이 책은 러시아 소도시의 지주 까라마조프가 살해된 뒤 세 아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인간 존재와 세계에 대한 탐구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작가는 추리적 기법을 활용해 벌인 탐색과 심판의 과정을 생생히 그려 냈다. 번역을 한 홍대화 경남대 교수는 주석을 꼼꼼히 달았고, 러시아 정교 사제들에게 자문해 작품에 반영된 종교 관련 용어를 보충하며 이해를 높였다.스피리투스는 러시아 단편 소설의 선구자로 불리는 안톤 체호프(1860~1904)의 단편소설집 ‘자고 싶다’를 출간했다. 기 드 모파상,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세계 3대 단편 작가로 꼽히는 체호프는 사소한 일상에 유머와 풍자를 더해 비극적 유머로 승화시킨 인물로 평가된다.이상원 서울대 교수가 번역한 이 책은 아기를 돌보는 13세 소년의 시각에서 폭력과 저항을 담은 표제작 ‘자고 싶다’(1888) 외에 ‘관리의 죽음’(1883), ‘삶에서 하찮은 일’(1886) 등 9편의 단편을 담았다.‘부활’, ‘전쟁과 평화’ 등 대작을 남긴 거장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인생과 정치에 대한 통찰을 담은 사상 선집 ‘비폭력에 대하여’는 바다출판사에서 나왔다. 세상의 변혁을 꿈꿨던 작가는 1904년과 1905년에 걸쳐 남긴 세 편의 에세이로 인권의 존엄성과 비폭력, 반전 평화를 호소한다. 러일전쟁을 목격한 그는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국가 조직에 생명과 자유를 무조건 희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박미정 경북대 강사가 번역을 맡았다. 중역이 아닌 러시아어 원전에 기반을 둔 번역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다만 국내 러시아 문학 출판의 경향이 여전히 19세기 대문호 위주로 편중돼 있다는 건 아쉬운 지점이다. 김현택 한국외대 러시아어과 교수는 “러시아어가 유럽 언어 가운데 한국어로 의미를 전달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원전에 충실한 번역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이들 대문호에 대한 고정 독자층의 수요를 반영한다”며 “다만 ‘브랜드’ 있는 대문호만 좇는 편협성은 극복할 과제”라고 말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해외 문학 가운데 러시아 고전이 가장 인기가 많지만, 국내 출판계가 19세기 대문호들의 작품에 편중돼 중복 출판하는 경향은 역량 낭비”라며 미하일 숄로호프,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등 현대 러시아 문학의 주축을 이루는 작가를 발굴해 지평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바이든은 왜 95세 英여왕에게 허리 숙이지 않을까

    바이든은 왜 95세 英여왕에게 허리 숙이지 않을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82년 젊은 상원의원 시절 처음 만났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약 40년 만에 백악관의 주인이 되어 다시 만났다. 79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95세인 여왕을 통해 자기 어머니가 연상됐다고 말했지만, 과거처럼 이번에도 허리 숙여 예를 갖추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랫동안 영국 식민통치를 받았던 아일랜드계 혈통이다. 14일 CNN 등에 따르면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여왕을 만나고 출국하기 전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여왕의 외모와 관대함이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다”며 “이러한 비유에 대해 여왕이 불쾌해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왕은 매우 우아했으며, 우리는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 여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관해 알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왕을 백악관에 초청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남부 콘월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런던 근교 윈저성에 살고 있는 여왕을 예방했다. 그는 1951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이래 여왕을 만난 13번째 미국 현직 대통령이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왕이 만난 첫 번째 외국 원수가 됐다. 여왕은 윈저성 안뜰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으며 이어 오크룸에서 약 40분간 영국식 티타임을 가졌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회고록을 인용해 “아일랜드계인 바이든 대통령의 어머니는 1982년 아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처음 만날 당시 ‘여왕에게 허리 숙여 절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여왕을 다시 만나서도 절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 시절 경호 보안코드명으로 자신의 뿌리를 지칭하는 ‘셀틱’(Celtic)을 사용했을 정도로 아일랜드계 혈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왕 예방을 마친 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와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향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학교→ 직장→ 결혼→ 양육 ‘쥐 경주’라며 손사래 치는 中 젊은이들

    학교→ 직장→ 결혼→ 양육 ‘쥐 경주’라며 손사래 치는 中 젊은이들

    ‘열심히 공부해 좋은 학교 들어가 성적 잘 받아 안정된 직장을 구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아 잘 키워라.’ 우리가 부모로부터 듣고 자랐고, 이제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얘기일지 모른다. 한 블로거는 ‘인생의 비극은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곳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은 시간이 흘러서야’라고 되돌아봤다. 중국 젊은이들이 노력해봤자 이런 인생 경로의 목표들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쥐 경주(rat race)’라고 낮잡으며 부모 세대로부터 물려받길 거부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4일(한국시간) 소개했다. 2017년 대학을 졸업한 Sun Ke(27)는 여느 또래처럼 좋은 직장, 좋은 차, 집 한 채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상하이로 갔다. 이렇게까지 힘들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다. 부모님이 조금 돈을 떼줬는데 지금도 상하이 근처 작은 마을에 여럿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듬해 그가 식당을 차렸는데 이미 거대 프랜차이즈 체인과 음식배달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너무 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에 속한 식당들과 경쟁하려면 제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 배달 수수료를 부담하고 일부 얌체 고객들에겐 값을 에누리해야 했다. 돈을 버는 것은 거대 프랜차이즈 본사 뿐이었다. 2년 뒤 100만 위안(약 1억 7400만원) 이상 까먹고 지난해 폐업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이 오늘날 ‘퇴축(退縮)한(involuted)’ 중국 젊은이들의 표본 격이라고 했다. 한자로는 ‘內卷(neijuan)’인데 글자 그대로 안으로 말려들어간다는 뜻이다. 사회학 개념으로는 인구가 증가한 만큼 생산성이 늘지 않거나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근래 들어선 영어 ‘번아웃(burn out)’의 느낌으로 표현된다.지난해 명문대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보여주는 사진들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진 중에는 칭화대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도 랩톱 컴퓨터를 켜놓고 공부하는 것도 있었다. 1990년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또는 Z세대들에게 이 트렌드는 반향을 일으켰다. 웨이보의 해시태그는 10억회 이상 공유됐다. 같은 해 중국에서 유행한 단어 10위 안에 꼽혔다. 옥스퍼드 대학의 뱌오 샹 교수는 “젊은이들은 열심히 노력하거나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면 사회로부터 축출 당한다고 계속 느끼지만 노력을 거듭해봤자 스스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괴 ‘쥐 경주’의 한계를 짚었다. Sun Ke는 “부모 세대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기회도 많았다. 모든 것이 다르다. 아이디어와 용기만 있다면 성공할 기회가 널려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대다수 선진국에서 베이비붐 세대 이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의 다른 점이라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좋았던 시절”이 너무도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점이다. Sun Ke 같은 이에게 부모의 성공, 나아가 자신보다 10년 정도 윗 세대들의 성공을 지켜보자마자 곧바로 자신들의 나락을 경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의 팡 쑤 박사는 “이제 창이 닫혔고, 그들에겐 더이상 가능성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억만장자를 갖고 있지만 인구의 절반 가까이 되는 6억명 이상의 월 수입이 1000위안(약 17만 43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얼마 전 하퍼스 바자 중국어판의 편집장을 지낸 기업인 수 망이 이런 극심한 불평등이 “열정으로 뭉친 이들과 게으른 사람의 간극” 때문에 발생했다고 발언해 젊은이들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그녀는 나중에 사과하긴 했다. 중국 일자리에선 996란 자조가 쉽게 나온다.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9시까지 엿새를 쉬지 않고 일하게 착취당한다는 뜻이다. 한 누리꾼은 “자본가들의 입을 다물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일전에 996 일하는 것을 축복으로 알라고 발언해 “피빨아 먹는 자본가“ 등 갖은 욕을 다 들었다. 해서 젊은이들은 탕핑(躺平)이란 풍조에 빠져든다. ‘쥐 경주’ 개념과 탕핑 모두 중국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새로운 시대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광밍일보는 한 칼럼을 통해 탕핑꾼들은 사회에 해악이라고 규탄했다. 난팡일보의 칼럼 필자 역시 최근의 풍조를 “정의롭지도 않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쑤 박사는 이런 풍조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서구에서는 젊은 세대들이 격자(grid)를 벗어나 살지, 아니면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을 살지 선택할 여지가 있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탕핑 기사 보려면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604500082&wlog_tag3=daum
  • [씨줄날줄] B3W/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B3W/오일만 논설위원

    패권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전방위적 대결이 경제영토 경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회의에서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에 대항하는 새로운 글로벌 전략에 합의한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더 나은 세계재건’(Build Back Better World; B3W)으로 명명했다. 지난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용 선거 구호인 ‘더 나은 재건’에서 이름을 따왔다. G7이 합의한 B3W 구상은 미국과 G7 파트너가 손을 잡고 전 세계 개도국들이 필요한 40조 달러 이상의 인프라 요구를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중남미에서 아프리카,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개도국의 인프라 수요를 지원하면서 중국의 팽창을 막는 동시에 폭넓은 반중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기후, 보건, 디지털 기술, 성평등 등 4개 영역을 중심으로 G7 이외의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을 동참시켜 투명한 인프라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있다. 개도국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국제·국가별 개발금융기구는 물론 민간 분야도 동원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시하는 동맹의 가치를 최대한 살리면서 최대 현안인 중국과의 패권전쟁에서 승리로 이끄는 대중 봉쇄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반면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의 ‘신(新)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지칭한다. 일대(一帶)는 한(漢) 무제가 개척한 동서 교역로인 실크로드이며 일로(一路)는 명(明)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의 남해 원정로로 해상 실크로드에 해당한다. 육·해상 두 축을 통해 해당 국가들의 교통 인프라를 연결하는 ‘범중화경제권’ 구축이 목표다.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49년까지 현대판 실크로드를 재구축, 중화부흥의 원대한 목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100여개 국가가 참여 중이나 일부 개도국들이 대중 빚더미에 올랐고 차관을 갚지 못해 국가 기반시설과 자원 개발권 다수가 중국에 넘어가는 문제도 불거졌다. 일대일로 참여 80% 이상이 중국 기업으로 사실상 중국의 이익 챙기기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일대일로의 대항마로 나선 B3W가 선언 이상의 가시적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당장 G7 가운데 일대일로에 참여 중인 이탈리아나 중국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깊은 독일과 프랑스가 수동적 입장이다. 미중 패권 다툼 속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 한국 역시 미중 사이에서 강도 높은 선택의 압박을 받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oilman@seoul.co.kr
  • 손가락만 한 새장용 꽃병도 백자로… 중세에도 지극한 해외명품 사랑

    손가락만 한 새장용 꽃병도 백자로… 중세에도 지극한 해외명품 사랑

    1975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옛 선박이 발견되면서 한국 학계에는 수중고고학과 문화재보존과학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신안선은 학문 영역을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중세 동아시아 문화상을 보여 준다는 의미도 크다. 40여년이나 됐지만, 신안선 유물은 여전히 연구할 게 많다. 그야말로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2만6000여점 공예품 실린 ‘보물 같은’ 무역선 신안선은 1323년 중국 경원(현재의 닝보)을 출발해 일본 하카타로 가던 중 한국의 신안 증도 해역에서 침몰한 원나라 무역선이다. 배에는 일본 사찰인 후쿠오카 조자쿠암, 교토의 도호쿠지, 후쿠오카의 신사 하코자키궁으로 보낼 물품들이 실려 있었다. 수중 발굴한 유물은 압수한 도굴품 2000여점 등을 포함해 모두 2만 6000여점이나 됐다. 중국·일본·고려의 도자기, 다양한 금속 공예품, 자단목, 동전, 주석과 백동으로 만든 금속 기물, 각종 향신료와 약재 등이다. 특히 배에서 발견한 다양한 공예품은 당시 중국과 일본에서 유행했던 문화를 보여 준다. 이들과 활발히 교류했던 고려의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신안선의 공예품은 중세 동아시아 생활문화를 이해하는 ‘코드’인 셈이다. 당시 중세 동아시아에서는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우고 꽃을 감상하는 문화가 매우 발달했다. 차, 향, 꽃과 관련한 의례나 장식용 도자기부터 접시, 발 등 일상 생활용기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공예품이 제작됐다. 공예품은 특히 도자기로 만들어지면서 점차 퍼졌다. 금속은 재질의 특성상 형태 제작에 한계가 있었지만, 도자기는 비교적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어서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자기 제작에 성공한 나라다. 도자기 제작에서 기술성과 예술성이 당시 최고로 꼽혔다. 신안선에서는 중국 도자기가 2만여점 이상 발견됐다. 대부분 원나라 때 만들어진 것이었고, 일부는 송대의 도자기였다. 송대의 도자기는 골동품으로 사용되다가 배에 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도자기는 당시 주요 해외 수출상품이었던 청자와 백자, 흑유자(검은색을 띠는 자기), 도기 등이다. 주로 중국 남쪽과 북쪽의 여러 가마에서 만들었다.●명나라서 쓰던 백자 새 모이통·꽃병, 일본 항구도시에서도 발견 신안선의 중국 도자기에는 새를 기르고 즐겼던 문화를 보여 주는 물건이 있다. 새 먹이를 주려고 사용한 새 모이통과 새장 안에 넣는 꽃병이다. 새 모이통은 당시 새를 기르는 문화를 잘 보여 준다. 송나라 황실에서는 감상과 유희의 목적으로 새를 즐겨 길렀다. 북송의 휘종은 궁중에서 각종 진귀한 새를 길렀다. 남송의 고종은 100여 마리 앵무새를 길렀다고 전해진다. 민간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새를 싸움에 붙여 돈을 걸게 하거나, 새를 이용한 공연 등 돈벌이의 목적으로도 이용됐다. 상류층이 새를 기르다가 점차 민간의 풍속으로 자리했다. 신안선에서 발견된 새 모이통 도자기는 백자로 만들었다. 둥근 항아리 형태로 바닥은 편평하고, 겉에는 구멍이 뚫린 작은 고리가 달렸다. 입구가 조금 넓어 새가 그릇 안으로 부리를 넣어 모이나 물을 먹기에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 도자기는 장시성의 징더전요나 푸젠성의 가마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 마디를 표현한 통 모양 청백자는 징더전요에서 만들었다. 세로로 길쭉하지만 크기가 작다. 속은 비어 있어 안에 무언가를 담거나 꽂았던 용도로 보인다. 하지만 높이가 약 6.3㎝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새장 안에 넣어 장식하는 꽃병으로 알려졌다. 이런 부류의 꽃병은 명나라 황실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가마에서도 청화백자 형태로 발견됐다. 원나라 이후에도 즐겼던 문화임을 알 수 있다.일본에서는 새 모이통 도자기가 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중세 무역을 담당한 항구 도시인 후쿠오카현 하카타 유적, 15~16세기 해상을 통해 활발히 중계무역을 했던 류큐왕국의 슈리성 궁전터 등이다. 일본 중세시대 그림에는 새장을 들고 가는 남성의 모습을 그린 것도 있다.●신안선에서 나온 청자 주전자… 유목민 생활 보여준 다목호 유행 도자기로 된 다목호는 원대에 새롭게 생겨나고 유행했다. 다목호는 티베트와 몽골 사람들이 우유나 양젖을 담는 데 사용하던 유목민들의 생활용기다. 원나라 자체가 몽골 민족이 세운 나라인 만큼 티베트와 몽골 유목민의 특성이 강하게 반영됐다. 원래 나무나 다른 재질로 만들었는데, 점차 도자기, 금속기로도 제작했다. 청나라 황실에서는 티베트 불교를 중시하고 불교와 관련된 의례 등에서 고승에게 이 다목호를 하사할 만큼 황실의 사랑을 받았다. 신안선에서 나온 청자 다목호는 주전자다. 통 모양으로 되어 있고 손잡이와 물을 따르는 주구가 달렸다. 겉면 손잡이 위쪽에는 꽃 모양의 관을 쓴 것과 같이 위로 뻗은 형태가 연결됐다. 신안선에서 나온 청자 다목호에는 없지만, 원대 이후에 만들어진 기물을 살펴보면 뚜껑을 덮게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몽골에서는 다목호를 지금까지 일상에서도 사용한다. 몽골 시장이나 대형 마트 등에서도 볼 수 있고, 작은 장식용 기념품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중국산 흑유 찻잔… 일본의 수입품 ‘가라모노’의 대표 ‘가라모노’라는 말은 9세기 일본 사료에 처음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단어다. 일본어로 수입한 외국산 물품을 뜻하는데, 당시엔 대개 중국산을 의미했다. 신안선을 운영하던 일본 중세시대에는 중국산 물품이 특히 유행했다. 신안선에는 청자, 백자와 함께 검은색을 띠는 흑유자기도 발견됐다. 그중에서도 흑유 토기는 모두 548점으로, 이 가운데 66점이 젠요(푸젠성에서 흑유자기를 생산한 가마)의 찻잔이다. 이 젠요의 흑유 찻잔은 송나라 황실에서 사용될 만큼 귀하고 명성이 높았던 차 도구였다. 송나라 때 차를 우리는 방법인 점다법(분말 형태로 된 가루차를 찻잔에 넣고 끓인 물을 넣어 찻솔로 휘저어 거품을 내는 방식)으로 사용했는데, 송대의 차 문화를 대표하는 물건이다. 흑유 찻잔은 차를 즐기는 모습을 그린 송대 회화에도 등장한다. 이 흑유 찻잔은 사실, 신안선이 출항할 당시 중국 원대에는 더는 생산하지 않았던 도자기다. 송대에 다시 제작돼 골동품으로 유통됐다. 당시 일본에서는 선종이 유행했는데, 선종 사찰에서는 여전히 점다법으로 다례를 행했다. 이후에도 이러한 차 음용법이 이어졌다. 가마쿠라 막부 시기 사찰에서 시작한 차 문화는 당시의 권력층인 무사계층, 권문세가로 확산하면서 그들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때 사용한 찻잔은 자연스럽게 유명해지고, 비싼 가격에 팔렸다. 원나라에서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찻잔이 일본에서는 오히려 크게 유행하면서 골동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초까지 무로마치 장군가의 연회 공간의 방에 장식된 물건들을 기록한 ‘군다이칸소초키’에는 젠요의 흑유 찻잔이 있다. “피륙(베나 무명, 비단 등의 천을 이르는 말) 삼천필의 가치가 있다”고 쓰여 있을 정도다. 14~16세기인 무로마치시대에 어느 부잣집을 묘사한 그림에도 용천요 청자, 흑유 찻잔, 칠기가 장식됐다. 당시 흑유 찻잔이 부와 권력을 상징했음을 보여 준다. 15세기 말, 나라와 교토를 중심으로 물가를 비교했을 때, 차를 마실 때 찻물을 끓이는 솥이 당시 화폐 2000문(文)이라면, 이 흑유 찻잔은 8000문이나 됐다. 고가의 흑유 찻잔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었다. 결국 일본에서 도기를 생산했던 주요 가마인 세토와 같은 가마들에서 이를 모방한 흑유잔을 만들어 내기까지 이르렀다. 오늘날 해외 명품이 인기가 있는 것처럼, 고급품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심리를 보여 준다. 이명옥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 “미래 中 최대 위협은 美 아닌 기후변화”

    “미래 中 최대 위협은 美 아닌 기후변화”

    향후 중국의 가장 큰 위기는 미국 등 서구세계의 압박이 아니라 기후변화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중국 경제의 심장부인 상하이와 선전, 광저우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미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의 미공개 분석 자료 등을 인용해 “기후변화 결과로 이번 세기에 중국 해안 도시에서만 수조 달러의 경제 활동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도시는 양쯔강 하구에 자리잡은 금융 중심지 상하이다. 해발고도가 6m 정도밖에 되지 않아 해수면 상승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 상하이에서 100㎞ 이내에 있는 쑤저우와 자싱도 2~3위를 차지했다. 이 전망대로면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의 항저우 본사와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도 타격을 입는다. FT는 “(중국 정부의 제방 구축 노력으로) 이들 도시가 실제로 물에 잠길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하지만 홍수와 폭풍 피해가 커지고 토양 침식도 심각해진다. 담수 공급도 줄어들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과 인접한 광저우와 선전, 둥관 등도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도시로 선정됐다. 이들 도시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제조업의 핵심이다. FT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예측해도 해수면 상승은 (광저우 등이 자리잡은) 광둥 지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간 중국은 기후변화 예측에 미온적이었다. 미국 등이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을 내세워 자국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여겨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도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해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은 해안선의 길이가 3만 2000㎞에 달한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 중국 경제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더는 숨길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중국 국가기후센터에 따르면 1980~2019년 중국의 해수면은 연평균 3.4㎜ 상승해 세계 평균보다 0.2㎜ 높았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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