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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구금 김영환씨 114일만에 귀국

    中 구금 김영환씨 114일만에 귀국

    북한 인권운동 중 지난 3월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된 김영환(49)씨 등 일행 4명이 20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구금 114일 만으로, 중국 당국은 강제추방 형식을 취했다. 중국은 전날 이유를 알리지 않은 채 우리 정부에 강제추방 방침을 통보했고, 정부는 이날 오후 선양에서 김씨 일행의 신병을 인계받았다. 중국은 김씨 등에 대해 불기소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귀국 후 “석방을 위해 노력한 정부와 국민, 각계 인사와 동료, 가족에게 감사를 드린다. 어떤 탄압에도 북한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등은 귀국 후 관계당국의 건강 검진과 체포 경위 등을 조사받은 후 귀가했다. 강철서신의 저자로 1980년대 주사파 운동권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김씨는 지난 3월 29일 랴오닝성 다롄에서 일행들과 탈북자 관련 회의를 하다 중국 공안에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됐고, 단둥시 국가안전청에 구금돼 있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런던올림픽 D-7] 20일밤 10시 30분 홍명보호 응원할 시간

    [런던올림픽 D-7] 20일밤 10시 30분 홍명보호 응원할 시간

    올림픽 메달을 축구에서도 딸 수 있을까. 20일 오후 10시 30분 영국 허츠의 라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홍명보호의 최종 평가전을 보면 그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세네갈과 평가전 베스트11 가동 올림픽대표팀이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세네갈을 상대로 예방주사를 맞는다. 홍명보 감독이 “세네갈전에 베스트 11을 낼 것”이라고 공언해 온 만큼 우리 팀의 얼개를 엿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박주영(아스널),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레퀴야) 등의 공격 조합을 가다듬고 다소 불안했던 수비 라인의 짜임새를 점검할 예정이다. 선봉에는 뉴질랜드를 상대로 골 맛을 본 박주영(27·아스널)과 남태희(21·레퀴야)가 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 후반 교체 투입된 남태희가 선발 출전하는 것만 제외하면 대체로 같은 라인업으로 세네갈전 진용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전 대비하고 가봉전 탐색 세네갈은 최적의 스파링 파트너다. 우리가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만날 가봉과 비슷하다. 아프리카팀답게 다리가 길고 유연하며 탄력이 넘친다. 유럽 축구를 수혈해 전술적인 완성도도 높다. 지난 4월 오만과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런던행 막차에 올랐지만 최근엔 메달을 바라볼 만큼 경기력이 쑥 올라왔다. 더욱이 홍명보호는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카메룬, 가나와 격돌한 뒤 아프리카팀과 만난 적이 없어 면역력도 높일 수 있다. 지난 18일 정예멤버가 모두 나선 스위스를 1-0으로 따돌린 세네갈과 맞붙으면 스위스를 간접 체험할 수도 있다. 홍 감독은 “세네갈은 신체 조건이 좋고 측면 선수들의 돌파와 스피드가 뛰어나다. 수비 조직과 공격 패턴을 종합 점검하겠다.”고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올림픽 D-8] 너덜거리는 인대로 金 땁디다 그 정도면 거의 외발 상태인데 의사로선 설명하기 어렵죠

    [런던올림픽 D-8] 너덜거리는 인대로 金 땁디다 그 정도면 거의 외발 상태인데 의사로선 설명하기 어렵죠

    모두가 “10-10(금메달 10개·종합 10위)”을 외칠 때 “건강합시다.”라고 외치는 이가 있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245명의 건강을 책임지는 올림픽 의무위원장 박원하(54)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다. 박 교수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차 극복 여부에 따라 적게는 5~6개, 많게는 13개 정도의 금메달도 노려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번 대회 성과를 내다봤다. 대한체육회 의무분과위원장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무위원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아시안게임 5차례, 올림픽 3차례를 치른 베테랑이다. 박 교수가 짚는 이번 대회 최대의 변수는 8시간의 시차.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올림픽 무대에서는 시차처럼 작은 요인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낮밤이 바뀌는 시차가 오히려 편하다. 이론적으로 사흘에서 일주일이면 시차가 극복된다지만 그것은 생체리듬일 뿐 경기력에 어떤 작용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며 “때문에 선수촌 내부에서도 금메달 전망에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한층 강화된 반도핑 규정에 대응하는 것도 박 교수의 역할이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사상 처음 ‘무주사(No Needle) 정책’이 도입돼 사전 승인 없는 주사제 처방이 전면 금지된다. 혈액 내 산소 운반율을 향상시키려는 자가수혈을 막는 한편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 남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가장 뇌리에 남는 장면으로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31·한국마사회)의 투혼을 꼽았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73㎏급 금메달을 목에 건 이원희는 대회 전부터 전방십자인대의 70%가 끊어진 상태였다. “금메달 따고 난 뒤에 보니 인대가 너덜거렸다. 거의 외발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금메달까지 딴 건 의사로선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20일 선수단 본진과 런던으로 떠나는 박 교수는 “일생에 한 번뿐일 수도 있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다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맥주이야기④]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상상력의 맥주’

    [맥주이야기④]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상상력의 맥주’

    요즘 맛있다는 레스토랑을 찾아 좋아하는 요리의 사진을 찍어 블로그나 SNS에 올리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런 레스토랑 마다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요리사에 따라 다른 맛의 다양한 요리가 탄생하는데, 이는 요리사 각자의 레시피(recipe)가 다르기 때문이다. 레시피는 요리사들의 오랜 경험과 많은 시행착오에 의해 만들어 진다. 맥주도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많은 브루마스터(Brewmaster)들의 노력과 새로운 시도에 의해 개발된 양조 레시피에 따라 수 천 가지 종류가 전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맥주도 10년 전만해도 20 여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00 종 이상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그럼 이렇게 다양한 맥주가 가능하게 된 원천은 무엇일까? 맥주마다 맛이 다른 이유! 맥주는 어떤 종류의 맥아를 사용했는지, 어떤 품종의 호프를 사용했는지, 어떤 효모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고, 원료의 비율도 맛의 차이를 가져온다. 같은 맥아라고 해도 건조방식의 차이로 인해 맥주의 색도와 맛이 매우 다르게 된다. 또한 효모, 호프 및 양조 방법에 따라 맥주의 알코올 도수, 맥주의 색, 쓴맛의 정도, 향미의 특성이 달라진다. 먼저 맥주의 색깔을 결정하는 맥아의 색도는 맥아의 건조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낮은 온도에서 건조하면 색깔이 옅어지고, 높은 온도에서 건조하면 진해진다. 보통 옅은 색의 맥주를 담색맥주라 부르고, 진한 색의 맥주를 농색맥주라 부른다. 발효조건에 있어서 상온에서 발효시키고 숙성기간이 짧은 상면발효 맥주는 향이 풍부하고 쓴맛이 강하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인기있는 에일 맥주로, 호프의 향이 강하고 맛이 쓴 것이 특징이다. 스타우트는 검게 구운 맥아를 사용하며 알코올 도수도 4~11%로 다양하고 맛도 진하다. 포터(porter)는 스타우트와 유사하며 노동자들이 즐겨 마셨고 맥주 배달부를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독일과 벨기에에서 양조되기 시작한 밀 맥주는 발아시킨 밀을 50%이상 사용하여 거품이 풍부하고, 흰색에 가까운 색을 내면서 부드럽고 산미가 높은 맛을 가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맥주는 하면발효에 의한 라거맥주인데, 대부분 상면발효맥주에 비해 마시기 편하고 목넘김이 부드러운 편이다. 대표적인 라거는 낮은 온도에서 일정기간 숙성하는 맥주로, 이러한 숙성과정을 라거링(lagering)이라고 한다. 그 중 몇가지 특색 있는 예를 들면, 독일 북부 지역에서 유래한 복 맥주(Bock Beer)가 있는데 알코올 도수가 6.5% 이상이고 짙은 색을 띠고 향이 강한 편이다. 체코 필젠 지역에 살던 보헤미아인들에 의해 유래된 필스너(Pilsner)는 홉을 많이 넣어 쓴맛이 강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아 세계적으로 즐겨 마시는 맥주로 자리잡았고, 그 유명세를 보고 독일의 양조가들이 이 맥주를 모방하여 생산하면서 ‘필스’라도 불렀다. 그리고 독일 남부 지역에서 즐겨 마시는 헬레스 맥주(Helles bier)는 독일어로 연한(pale) 혹은 가벼운(light)의 의미로 필스너에 비해 홉의 향미가 약한 반면 맥아의 풍미가 매력적이다. 특이하고 색다른 맥주 맥주는 계절과 상관없이 마실 수 있고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아 누구나 부담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이다. 이런 이유로 맥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술로 자리를 잡았다. 제조 방법 또한, 일부 소수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비슷하고 품질의 평준화가 이루어져 있어 지구촌 어느 곳을 가더라도 낯설지 않는 입맛의 맥주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가끔은 상표나 병모양부터가 특이하고 색다른 맥주를 보게 되어, 맛이 어떤지 궁금해 마셔본 적이 있을 것이다. 벨기에 지역에서는 람빅(Lambic) 맥주가 유명한데 흥미로운 향이 특징적이다. 보통 람비맥주는 맥아와 함께 체리나 라즈베리를 넣고 야생효모를 원액에 노출시켜 발효한 다음, 오크나무 통에서 짧게는 1년에서 3년까지 숙성시킨다. 이러한 방식은 대량생산과 일정한 주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현재는 야생효모의 배양이 가능해져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그래도 전통을 지키려는 양조장은 여전히 과거의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벨기에의 트라피스트(Trappist) 맥주는 수도원의 엄격한 규율에 따라 생산되는데 색상이 진하고 쓴맛이 강하다. 알코올이 8~12.5%까지 높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맥주에 새로운 공법을 도입하여 맥주를 제조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스맥주나 장기 숙성맥주가 있다. 일반적으로 물은 0도에서 얼지만 맥주는 알코올이 있어 일반적으로 영하 1.5~2도 이하에서 얼게 된다. 따라서, 숙성된 맥주를 냉각하여 얼리면 맥주 성분 중 물이 먼저 얼면서 단백질과 폴리페놀이 함께 침전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맥주의 알코올은 올라가고 맛은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맥주를 얼리지는 않지만 저온에서 장기간 숙성한 장기 숙성 맥주도 이러한 맥락의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외국의 일부지역에서는 소형 맥주사나 중형급의 크래프트(Craft) 맥주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맥주 타입의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이러한 맥주사의 브루마스터들은 일반 대형 맥주사들이 하기 힘든 개성 있고 독특한 맥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딸기, 라즈베리, 체리, 호박, 배, 당근등의 과채류를 넣기도 하고 후추, 코리앤더, 정향 등의 항료 뿐 아니라 꿀과 초코렛, 커피 등을 사용하여 다양한 맥주 타입을 제조하여 레스토랑과 소매 유통을 병행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주세법에서도 과실을 총 원료의 20% 내에서 사용할 수 있고 식물약재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가 향후 한국에서도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충분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세상에 꼭 하나뿐인 맥주 내 입맛에 꼭 맞는 나만의 맥주를 직접 만들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일이다. 물론, 가양주 철이 되면 포도, 매실과 같은 과일에 소주와 설탕을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과일주에 비해, 가정에서 맥주를 제조하려면 좀더 많은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맥아, 호프, 효모를 구입해야 하고 그 이외에 히터가 있어서 온도 조절이 가능한 담금통, 그리고 효모를 넣고 발효할 수 있는 발효통, 이외에도 수많은 도구들이 필요하다. 다행히최근에는 홈브루(home-brew)용 맥주 원액 캔과 도구가 판매되고 있으니, 이러한 홈브루키트를 활용해 나만의 맥주에 도전해 볼 만 하다. 좀 더 맛있고 특별한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저렇게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과정에서 훌륭한 요리 레시피가 새롭게 탄생한다. 더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도 이러한 창의적인 과정을 거치기는 마찬가지다. 세상에 유일한, 나만의 레시피로 만든 맥주! 맥주회사의 브루마스터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여러분들이 만들어 가는 상상력의 맥주를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 = 하이트진로
  • 우리·하나·기업·산업銀 부실저축銀 본입찰 참여

    지난 4월 영업정지된 부실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우리·하나·KDB 등 금융지주사 3곳과 기업은행이 뛰어들었다. 17일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솔로몬저축은행 인수 본입찰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한국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 등 2곳에 대해 입찰서를 냈으나, 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의지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KDB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은 각각 한국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의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들 저축은행의 새주인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입찰가가 예보가 산정한 예정가격에 못 미치면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기술이 인간 이끄는 시대… 혁신 없는 미래는 퇴보 뿐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기술이 인간 이끄는 시대… 혁신 없는 미래는 퇴보 뿐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최근 회사 신제품 개발을 위해 플라스틱 성형 기술자 구인광고를 냈다가 실망만 했다. 이씨가 구상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폴더형 휴대전화의 연결부분이나 키패드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하는데, 의외로 마땅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이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플라스틱 성형 기술자들이 어디 있는지 찾기조차 힘들더라.”면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일거리도 더 빠르게 바뀌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이점’ 기술 발전 감당 못하는 시점 2012년, 오늘 우리는 특이점의 시대에 살고 있다. ‘특이점’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간의 부조화에 대한 시각을 일컫는 대표적인 용어로,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 박사가 2005년 출간한 베스트셀러 ‘특이점(싱귤래러티)이 온다’에서 처음 사용했다. 커즈와일 박사는 특이점을 인류가 과학기술의 발전속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시점으로 정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통적 직업분류나 사고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더욱 빨리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커즈와일 박사는 과학기술의 발전속도가 2제곱씩 빨라지고 있다고 봤다. 과거에는 인간이 기술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기술이 인간을 끌고 가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30년이면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고, 인간이 자신의 기억을 기계에 이식해 정신적으로 불멸의 경지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사람이 따라잡기 위해서 육체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한 주장이지만, 이 제안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전 세계적 기업가들이 앞다퉈 커즈와일의 이론에 찬사를 보냈다. 게이츠는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들려주는 인류문명의 미래”라며 “변혁된 우리 삶의 모습을 여실히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창립자인 빌 조이는 “커즈와일은 극단적으로 미래를 낙관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는 입장이 정반대”라며 “그러나 그의 이론은 꼭 알아둬야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10년에는 구글과 미항공우주국(NASA) 등의 후원으로 미 캘리포니아 NASA 에임스센터에 ‘특이점 대학’이 세워졌다. 민간 우주여행을 주도한 재단인 X프라이즈의 창업자인 피터 디아멘데스가 커즈와일과 뜻을 합치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구글이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았고, 전 세계에서 후원이 쇄도했다. NASA는 에임스센터의 건물 두 동을 무상으로 내놓았다.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10주간의 대학원 과정 또는 9일간의 전문가 과정을 통해 어떻게 인류가 특이점에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공유한다. 나노기술, 인공지능, 에너지, 생명공학, 컴퓨터 등 각 분야 최고전문가들이 강연을 맡고 학생들은 공상과학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선발기준은 거창하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출 것, 기업가 정신이 충만할 것, 인류를 위한 거대한 도전을 생각할 것 등이다. ●한국형 싱귤래러티 꿈틀 한국 출신의 졸업생들도 늘고 있다. 1기 졸업생 중에는 우주인 고산씨와 유엔 우주사무국에 근무했던 금융컨설턴트 유영석씨가 있다. 고씨는 이를 기반으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한국 청년들에게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세운 타이드(TIDE) 인스티튜트는 ‘조류’라는 뜻으로 거대한 것, 곧 새로운 미래가 몰려온다는 의미다. 또 TIDE는 기술(Technology), 상상력(Imagination), 디자인(Design), 기업가정신(Enterpreneurship)의 앞 글자이기도 하다. 고씨는 TIDE가 한국판 싱귤래러티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싱귤래러티 대학에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혁신 기업의 필요성을 배웠다.”면서 “최종적인 목표는 누군가를 따라가거나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닌 빅아이디어를 내놓고, 세계를 주도하는 창업자들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평생 키 54㎝…세상서 가장 작은 ‘엄지공주’

    평생 54㎝의 작은 키로 살아야 하는 중국의 ‘엄지공주’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중국 후난성 화이화시에 사는 량샤오샤오(3)의 키는 고작 54㎝. 몸무게는 2.5㎏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소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트폰 보다 작은 얼굴과 큰 눈, 작은 몸집은 마치 인형을 연상케 하며, 평소 호기심이 많아 외출하기를 매우 좋아한다. 샤오샤오가 태어날 당시 키 33㎝, 몸무게 1.05㎏이었으며, 샤오샤오의 건강상태를 체크한 창사시(市)어린이병원의 담당의사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성장이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사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며 아마도 현 상태보다 몸이 더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성장촉진제나 영양제 등을 주사하기에도 혈관이 너무 가늘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샤오샤오의 부모는 “의사가 ‘돈을 아무리 써도 아이의 병을 고칠 수 없다.’고 말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비록 아이의 병원비로 많은 돈을 써야 했지만, 아이를 보면 언제나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샤오샤오가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자라서 엄마, 아빠를 불러줄 날이 올 거라 믿고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NASA두뇌들 ‘이직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1년을 앞두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의 고액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는 데 악전고투하고 있다고 A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주왕복선은 한번 발사하는 데 평균 4억 5000만 달러(약 515억원)가 들어 ‘돈 먹는 블랙홀’로 불린다. 이에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은 지난해 7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접기로 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연구진 가운데 일부는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가서 항공기 제조업에 종사한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처럼 멀리 가기도 한다. 이들은 유사한 업무의 직장을 갖게 돼 그나마 행운이다. 플로리다에 남기를 원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전문 기술에 훨씬 못 미치고 월급도 훨씬 적은 일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 많은 이들은 자가용 이용과 공공 요금 지출을 줄이면서 재취업에 매달리고 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서 33년간 일했던 전직 프로젝트 매니저 테리 화이트(62)는 “늙은이를 원하는 곳이 아무 데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실직 직전 연봉이 10만 달러(약 1억 1500만원)였지만 지금은 “40마일(64㎞) 떨어진 곳에 시간당 11달러짜리 일자리가 있지만 기름 값 등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우주왕복선 품질감독관이었던 제임스 피크(48)는 2010년 10월 실직 이후 50군데에 이력서를 내밀었지만 모조리 거절당했다. 결국 피크는 올랜도의 한 호텔에서 임시직으로 유리창을 끼우고 경비 일을 하고 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폐지된 이후 플로리다에서는 74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5년 전만 해도 1만 5000여명이 일했던 케네디우주센터의 인력은 현재 8500명으로 3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 정부는 당분간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 없고, 우주사업을 하는 민간 기업은 이런 실직자들을 모두 흡수할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 케빈 해링턴(55)은 “이제는 절망적”이라며 “적어도 우리가 어떤 방면으로 가야 할지는 정부가 생각해 주기를 원한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30년은 더 늙어보이는 ‘희귀병’ 15세 소녀의 사연

    30년은 더 늙어보이는 ‘희귀병’ 15세 소녀의 사연

    자신의 나이보다 30년은 더 늙어보이는 희귀병에 걸린 15세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010년 국내에서도 보도돼 화제가 된 이 소녀의 이름은 영국 로더햄에 사는 자라 하트숀(15). 하트숀은 피하지방과 피지선의 불균형으로 피부 전체가 울퉁불퉁해 지는 희귀병인 ‘지방이영양증’(lipodystrophy)을 앓고 있다.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한 이 병 때문에 소녀는 친구들과 한창 어울리는 청소년이 아닌 중년의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2년 전 이같은 사연이 국내외에 알려진 후 소녀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넘쳐났으나 안타깝게도 여전히 하트숀은 중년의 모습으로 살고있다. 하트숀은 “학교에 가면 나를 선생님으로 오해하고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다.” 면서 “여전히 청소년 표로 버스나 영화, 놀이공원을 가기도 힘들다.” 고 한탄했다. 이어 “나는 이제 15살이다. 교복을 입고 평범하게 살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하트숀은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다시 젊음(?)을 되찾기 위한 노력들을 시작했다. 멀리 일본까지 전문가를 찾아가 주름개선을 위한 콜라겐 주사도 맞은 것. 하트숀은 “내 외모가 조금이라도 바뀔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콜라겐 주사를 맞을 때 정말 흥분됐다.” 면서 “향후에는 피부리프팅 수술을 통해 내 나이의 외모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고민을 살려 미용 치료사(Beauty Therapist)로 활동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멀티비츠(바크로프트) 인터넷뉴스팀
  • 유전자 도핑?…인공바이러스 투입 조작 가능성

    올림픽을 거듭할수록 반도핑 규정이 강화되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여기에 ‘유전자 도핑’까지 추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일고 있다. 미국의 도핑전문가 돈 캐틀린 박사는 “신체조건이 완전히 성숙한 선수도 유전자조작을 통해 기량을 월등히 향상시킬 수 있다. 런던올림픽에선 유전자조작을 잡아낼 수 없지만 몇 년 안에 유전자 도핑 때문에 메달을 박탈당하는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15일 AFP통신에 밝혔다. 유전자 도핑은 선수들이 인공적으로 조작된 유전자를 몸속에 주입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방법이다. 이론적으로는 조작된 유전자를 바이러스 같은 매개체를 통해 주사로 맞으면 근육을 키우는 호르몬이나 적혈구 생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바이러스는 조작된 유전자 정보를 갖고 있다가 몸속에 들어가 원래 유전자 대신 조작된 유전자를 복제해 낸다. ‘유전자 도핑’은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독일의 한 감독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레폭시겐’이란 실험적인 유전자 요법을 시도한 혐의를 받으면서 이슈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빈혈 치료법으로 개발되고 있는 레폭시겐은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에틴을 강화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일종의 인공합성 바이러스다. 이를 투여하면 근육에 더 많은 산소를 운반할 수 있어 근력이 향상된다. 에리스로포에틴 불법 투여는 단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하는 사이클과 육상에서 흔히 적발된다. 이를 막기 위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는 2002년부터 전담팀을 꾸려 도핑 테스트를 개발하고 있고 2003년에는 유전자 조작을 금지 리스트에 올려놨다. 이후 10년 가까이 수백만 달러를 들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전담팀의 한 전문가는 “선수가 성장촉진 유전자를 근육에 직접 주사하면 현재로선 혈액이나 소변으로 찾아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최근 반도핑 규정이 강화되면서 선수들의 혈액과 소변 샘플은 8년까지 보관할 수 있다. 유전자 도핑이 도입되면 과거 유전자조작이 있었는지를 8년 뒤에도 알아볼 수 있다는 뜻인데 런던에서는 6000개 이상의 혈액과 소변 샘플을 채취, 보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 향후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유전자 전담팀의 테오도르 프리드만 교수는 “유전자 요법이 암이나 알츠하이머, 당뇨병 치료 등에 쓰인다 할지라도 매우 불안하다. 몇몇 연구에서 환자들은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고 일부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캐틀린 박사도 “극단적인 경우 돌연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메디컬 팁]

    표적항암제 ‘타시그나’ 건보 적용 한국노바티스는 국내에서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표적항암제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고 최근 밝혔다. 급여가 적용되는 제품은 150㎎ 제형으로, 보험을 적용한 약값은 캡슐당 1만 9701원이다. 그러나 1일 복용량이 4캡슐이므로 하루 약값은 7만 8804원이고, 이 중 환자부담(5%)은 3940원이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타시그나는 기존 글리벡보다 암유전자에 정확하게 작용해 더 빠른 반응률을 나타낸다.”면서 “보험급여가 적용됨으로써 환자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고 말했다. 16일부터 ‘인체병리 표본전시회’ 서울성모병원은 질병에 걸린 몸속 내부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인체병리 표본전시회’를 1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병원 4층 전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200여점의 장기들은 가톨릭대 부속병원에서 수술이나 부검 후 암 진단을 받고 폐기되는 장기들을 합성수지화해 특수 보존한 것들이다. 전시 시간은 평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 2시이며,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단체관람은 예약이 필요하다. 문의(02)2258-1589, pathmuseum@gmail.com 한미약품, 알바니아에 의약품 기증 한미약품이 최근 알바니아에 3억 30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기증했다. 의약품은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 빈민가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하는 심재두 원장을 통해 전달됐다. 기증한 의약품 중 주사용 항생제 ‘타짐주’와 고혈압치료제 ‘토르셈정’ 등은 현지 병원 등에 전달돼 빈민 진료에 쓰이게 된다. 심 원장은 “한미약품의 의약품 기증은 소리 없는 애국”이라고 말했다
  • “수익에 눈먼 금융권도 가계부채 책임 커”

    “수익에 눈먼 금융권도 가계부채 책임 커”

    “돈 갚을 능력은 따지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대출한 금융권도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책임이 크죠. 그렇다면 채무자들만 죄인으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금융권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빚을 깎아 줘야 합니다.” 채무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시민단체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의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제윤경(41·여) 희망살림 상임이사는 13일 “은행들이 채무자들의 빚을 깎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보다 행복을 위한 가계운영을 설파해 ‘우리집 재무주치의’로 잘 알려진 그는 지난달 저소득층 채무변제 지원을 위한 시민단체 ‘희망살림’을 설립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과 함께 시민단체 ‘빚갚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채무자 권익보호 단체가 만들어지기는 처음이다. 그는 먼저 금융권의 약탈적인 대출 행태가 국민들을 빚의 나락으로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제 이사는 “상환 능력이 안 되면 대출을 해 주지 말아야 하는데 금융권은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들에게 무차별 대출을 해 줬다.”면서 “결국 은행들이 고금리에 눈이 멀어 위험을 택한 것이 현재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비판했다. 금융권이 무리한 대출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제 이사는 “그럼에도 금융권은 절대 손실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금리로 이자를 꼬박꼬박 받아 놓고도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채권자의 자산을 경매로 넘겨 경제적·사회적으로 회생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만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이 수익에 눈이 멀어 ‘채권자의 윤리’를 저버린 ‘샤일록’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채무자들이 연대해 금융권이 빚을 감해 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 이사는 “가계부채 문제를 이대로 놔두면 빚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결국 금융은 물론 국민들의 삶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권이 사회에 기여하라는 말이 아니라 무분별한 대출로 파생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빚갚사는 출범과 함께 집단 파산운동과 개인회생제도 개선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그는 “현재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3~8년간 최저생계비의 150%를 제하고 모든 수입을 빚에 털어넣어 사실상 빚 갚는 노예가 된다.”면서 “하지만 금융권은 원금을 모두 회수해 사실상 손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가계부채 문제에서 자유로운 국민은 극소수”라면서 “정부가 나서서 부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빈곤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몰락하는 끔찍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건축, 권력에 지배당하거나 공간을 지배하거나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을 보자. 어떤 이에게는 ‘예술의 중심지로 보일 테고 어떤 이에게는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건축물로 보일 것이다. 시인이자 건축가, 건축평론가인 함성호에게는 “궁궐 건축의 기둥 형태를 기괴한 스케일로 ‘뻥튀기’하여 육중한 돌로 포장”한 “정권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위한 과거 양식 차용의 좋은 예”다. 그는 경복궁의 ‘국립민속박물관’이나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도 ‘한통속’으로 본다. 정치 권력과 자본의 시녀로 전락한 건축물이다. 그는 건축에 대한 날카롭고 진지한 비판과 건축 예술에 대한 찬사를 담아 ‘반하는 건축’(문예중앙 펴냄)을 냈다. “우리가 당연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들고 있는 건축이라는 공간 체험 예술이 어떤 내밀한 욕망과 사회적 담론들을 내재하고 있는지 밝혀내려고 했다.”고 말한다. ‘반하고 반하는 건축 이야기’라는 부제로 설명하자면 앞에 있는 ‘반(反)하는’은 건축의 본질과 다르게 존재하는 것이고 뒤의 ‘반하는’은 가치가 살아 있고 감정적으로 끌리는 건축물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 두 성격으로 분리해 건축을 이야기한다. 그럼 ‘반(反)하는 건축’이란 무엇인가. 앞서 말한 건축물이 대표적이다.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3공의 콤플렉스는 도덕성 결여, 정당성 부재였다. ‘우리에게 전통이 있어.’라고 강조하기 위해 구례 화엄사 각황전, 법주사 팔상전, 금산사 미륵전을 ‘짬뽕’한 것이 국립민속박물관이다. 유신시대에 지어진 세종문화회관의 거대한 수직 열주들도 시대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대변한다. 건물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해 치워 버리기도 한다. 1997년에 사라진 조선총독부가 비근한 예다. 저자는 아파트 주거 형식이 민족 생활 환경을 어떻게 파괴하고 고부 갈등을 부추겼는지, 학교 구조가 어떻게 감시와 처벌의 공간으로 작용하는지, 종교 대자본가들이 선호하는 건축이 왜 체육관을 닮았는지 설명하면서 시대와 세태를 배반하는 건축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친다. 이어 모더니즘에서 해체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을 거쳐 오늘날에 이른 건축 사상을 소개하고 매혹적인 건축의 방법과 공간 개념, 한국적 미니멀리즘의 본령도 전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런 방식의 접근은 순전히 건축을 보는 내 자의적인 방법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면서 “이 작업은 어쩌면 내 개인적인 가설이 될 수도 있음을 밝혀둔다.”고 했다. 그 개인적인 가설을 서울시 신청사에는 어떻게 대볼까 궁금증이 일어 저자에게 물었다. “슬쩍 지나가 보기만 했지 자세히 보지 않아서 어떤 분석을 할 수는 없지만 첫눈에 쓰나미(지진해일)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저자는 “우리나라 관공서가 늘 원하는 것이 전통미인데 그런 의도에서 신청사가 처마 모양을 땄다는 것은 대단한 비약이고 구색 맞추기”라고 말했다. 저자의 ‘가설’에 철학적 사유도 덧대고 의미 있는 그림을 넣어 건축을 보는 시선에 대한 깊이와 즐거움을 상승시킨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음주운전 3회이상 적발땐 차량 몰수

    서울경찰청이 세 차례 이상 적발된 데다 재범 우려가 농후한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을 몰수하는 한편 주정차 허용지역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은 ‘교통문화개선 종합추진계획’을 마련,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우선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을 몰수하는 방안을 검찰과 협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행위에 사용된 물품은 몰수할 수 있다는 형법 48조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조치로 음주 운전자의 차량을 강제로 빼앗은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지법은 1995년 상습 무면허 음주운전자의 화물차를,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여섯 차례 처벌을 받고도 다시 음주운전을 한 이모(53)씨의 1t 화물차를 몰수하는 판결을 내렸다. 경찰은 유흥업소 밀집지역과 음주사고 다발지역 가운데 3~5곳을 ‘음주단속 강화구역’으로 선정, 주 3회 이상 취약시간대 그물망식 집중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불법 주·정차 문제의 경우 원칙적 금지에서 원칙적 허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허용 지역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선진교통문화협의회를 통해 지정할 계획이다. 재래시장 주변 1.5t 이하 택배·소형 화물자동차의 주·정차는 허용하는 쪽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살모사 독의 위력…한 방울 만 넣어도 피가 젤리로

    살모사 독의 위력…한 방울 만 넣어도 피가 젤리로

    뱀독의 위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동영상이 화제다. 12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독 한 방울 만으로도 피를 젤리처럼 응고시킬 수 있는 러셀살모사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한 편을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살모사의 독니에서 추출한 노란색 독물을 주사기에 담은 뒤 유리컵에 담긴 인간의 피에 한방울을 떨어뜨리고 섞은 뒤 실험기구에 쏟자 젤리처럼 응고된 형태를 띠었다. 러셀살모사에 물리게 되면 극심한 고통과 함께 상처 부위에 수포(물집)가 발생하며 구토가 나고 얼굴이 붓는 증상을 보인다. 또한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 박동이 감소하기 때문에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매년 수천 명의 사람이 이 뱀에 물려 사망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붓기와 출혈은 물린 즉시 시작되며 독으로 사춘기가 반전되는 기묘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즉 남녀 모두 2차 성징의 발현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의학 저널 란셋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러셀살모사에 물렸다가 살아남은 29%가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상은 남성은 성기능이 저하되고 털이 빠지며 여성은 무월경에 가슴이 위축되는 현상을 보인다. 또한 그 뱀독은 종종 뇌하수체에 영향을 미쳐 신부전증과 광범위한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 러셀살모사의 독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어서 각종 의료 실험에도 이용되고 있다. 독 분비샘은 완두콩 크기 만하지만 성장 및 생식기 기능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한편 러셀살모사는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발견되며 확 트인 잔디 지역을 선호한다. 주로 설치류나 도마뱀류를 먹이로 삼지만 때로는 자신의 영역에 나타난 인간을 공격하기도 한다. 러셀살모사를 비롯한 어떤 뱀이든지 위협할 때는 몸을 S자 모양이 여럿이 연결된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입에서 쉬익 소리를 낸다고 한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시, 꼼수 업체 9곳 2690억원 추징

    서울시가 경남 등 다른 지자체에 자동차 등록을 한 자동차 리스업체 9곳에 대해 세무조사를 통해 2690억원을 추징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업체들은 리스차가 주로 운행하는 지역이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다른 지자체에 차량을 등록해 왔다. 지자체가 리스업계 편법영업 행태를 이유로 세무조사를 하고 관련 세금 추징까지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해당 리스업체들은 물론 이 리스차량들을 등록해 준 경남 등 다른 지자체도 반발하고 있어 ‘지자체 간 세금전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서울시가 중구·강남·종로 등 6개 자치구와 함께 리스차량 세무조사를 한 결과, 서울에 본사를 둔 13개 자동차 리스업체 중 9개 업체가 자동차 사용 본거지로 지방 23개 사업장을 위장 신고, 관련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5년 안에 이 허위사업장들 앞으로 등록된 차량 4만 5000대에 대한 세금 2690억원을 추징하기로 했다. 2690억원에는 취득세, 취득세와 함께 부과되는 지방교육세 및 신고 납부 불이행에 따른 가산세가 포함됐다. 업체별 추징세액은 최저 3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대다. 시는 이달 중 해당 자치구를 통해 이 같은 세무조사 결과를 리스업체들에 통지한 뒤 다음 달부터 차량취득세 고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강종필 시 재무국장은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허위사업장의 자동차 사용 본거지는 법인 주사무소 소재지인 서울이기 때문에 취득세 과세권은 서울시에 있다.”면서 “조세정의 차원에서 취득세를 추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등록하려면 취득세를 납부하고 지방채를 매입해야 한다. 서울의 지방채 매입비율은 차량 금액의 20%이지만 부산 인천 대구 경남 제주 등 지방의 경우 5%인 곳이 많다. 예를 들어 1억 9000만원인 차량을 서울에서 등록하면 3800만원의 지방채를 사야 하지만 제주 지역에서는 950만원어치만 매입하면 돼 2850만원의 이득을 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리스업체는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재정난에 시달려 온 지자체들은 지방채 매입비율 인하를 통해 이 같은 차량등록을 유도해 왔다. 경남 부산 대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동차를 등록하면 납부한 지방세의 0.5~5%에 해당하는 수천만원을 포상금 형태로 되돌려 주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서울시 방침에 리스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리스업체가 회원사로 있는 여신금융협회는 “서울시 방침은 지자체 간 과세권 갈등문제를 민간회사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정”이라면서 “업계는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협회 관계자는 “서울시는 오랫동안 지속된 리스차량의 등록형태에 대해 한 번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서울시만의 이해를 앞세운 일방적인 논리로 지자체 간 조정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추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도 “리스업체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 차량을 등록한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이제 와서 뒤늦게 지방세를 추징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내년 1월부터 취득세와 자동차세 납부지를 리스업체 등록지에서 리스차 이용자 거주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의 리스차 유치 경쟁이 개선될 것으로 행안부는 보고 있다. 강원식·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대권후보들 공영언론관이 궁금하다/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권후보들 공영언론관이 궁금하다/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시민을 대표하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이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구성원들이 당대의 현안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일종의 사회학습과정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선거의 성패 여부는 짧은 선거기간 동안 압축적으로 사회 현안들을 요약하여 비전을 제시하고, 실용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에 달려 있다. 물론 이미지가 난무하는 현대정치에서 후보들은 4년 전 이명박 후보의 747 공약과 같이 현란한 구호로 유권자들을 현혹하려 들겠지만 우리가 진정 성숙한 민주사회가 되려면 선거를 배움의 공간, 실용적인 문제해결의 시간으로 가꿔 나가야 한다.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당 밖의 안철수 요인이 특이한 현상이긴 하지만, 어찌 됐든 현재 거론되지 않는 인사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없을 터이다. 그렇다면 이런저런 대선 후보들을 놓고 우리사회는 앞으로 남은 5개월여 동안 매우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 각 분야의 현안들을 노출시키고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 방안들을 도출해 내는 매우 실용적인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집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하는 열공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 물론 선거판에서 정치 세력들의 움직임과 다툼 등의 현상이 있겠지만, 선거 과정에서 실용적인 것들을 얻어내고야 말겠다는 야무진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정치 개혁, 경제 민주화, 검찰 독립, 언론 자유, 사회 복지, 국방 개혁, 교육 개혁 등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문제들이 선거철을 맞아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토론과 고민, 성찰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많은 중요한 현안들이 선거 상황에서 정치적인 얼버무림이나 이해갈등으로 인한 논란거리 정도로 치부돼 버리곤 했다. 이번에는 달라져야 한다. 가령, 언론계 현안인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공영적 언론사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부터 대선기간에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최근 대규모 파업사태를 겪은 4개 공영 언론사의 근본적인 문제의 공통점은 사장 선임에 대통령이 비민주적 탈법 낙하산 식으로 개입해 왔다는 데 있다. 따라서 공영적 언론사의 사장 인사 문제는 대통령 후보와도 매우 관련이 깊다. 후보들은 당선이 되면 공영적 언론사의 사장 선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들은 “자율적으로” “내부적으로”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선문답을 하거나 “개혁하고 바꿔야 한다”는 정도의 애매모호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정도면 대선 후보들은 공영언론의 현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해결 의지가 없고, 따라서 과거에 해오던 대로 잘못된 낙하산 인사 관행을 되풀이하겠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공영적 언론 문제는 과거 대선 기간 동안 뚜렷한 현안이 되지 못했거나 대선 후보들이 정치적으로 얼버무림으로 인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청와대가 해당 언론사 사장을 사실상 낙하산 식으로 임명하는 잘못된 관행이 정착되고 말았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공영적 언론사 현안이 구체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을 임명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를 임명하고, KBS 이사회가 대통령에게 KBS 사장 임명을 제청하는, 사실상 대통령이 KBS 사장을 임명할 수 있게 한 인사구조부터 개혁해야 한다. MBC와 YTN, 연합뉴스 사장을 임명하는 각각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한전과 마사회, 뉴스통신진흥회의 구성에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를 통해 사실상 대통령이 이들 대주주의 사장 임명권을 대신하는 비민주적 탈법 관행도 바꿔야 한다. 이런 잘못된 인사구조와 관행에서 대선 때마다 공영적 언론사 사장 후보들은 유력 대선 후보와 정치적 줄대기를 시도하고 그 결과, 공영적 언론사들은 편파보도와 파업사태에 시달리기를 되풀이해 왔다. 지금은 대선 후보들에게 묻고 따지고 약속을 받아낼 때이다. 공영적 언론사 사장 인사에 개입할 것인지, 개입하지 않기 위해 어떤 개혁방안을 가지고 있는지를.
  • [Weekly Health Issue] 수혈, 최선의 대안인가

    [Weekly Health Issue] 수혈, 최선의 대안인가

    수혈은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의료적 조치로 인식되어 왔다. 무엇으로도 피를 대체할 수 없다고 믿었고, 그래서 생명 유지에 절대적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이런 절대성 때문에 수혈의 문제를 간과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수혈의 이런 절대성의 이면에는 면역반응 외에도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상대적으로 고비용이든다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런 문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ABO식 혈액형 분류체계의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보다 근본적으로는 타인의 피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숭고하면서도 위험한’ 발상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이런 수혈의 문제를 두고 김영우 국립암센터 위암연구과장과 대화를 나눴다. ●수혈이란 어떤 의료적 조치인가. 사람의 혈관에 직접 혈액 성분의 일부 혹은 전부를 주입하는 치료 방법을 수혈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목적에 따라 혈액의 특정 성분만을 분리해 사용하는 성분수혈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혈’ 하면 떠올리는 것이 바로 적혈구 수혈이다.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고 생명 유지에 가장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혈구 수혈 외에도 혈장이나 혈소판 등을 따로 분리해 혈액 응고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사용하기도 한다. ●수혈의 유효성은 어디에 있는가. 상식적인 말이지만 질병의 치료를 돕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수혈의 절대적인 유효성이다. 가장 대표적인 적혈구 수혈을 보자.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이라는 분자들이 산소를 모든 인체조직에 운반해 주기 때문에 우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적혈구가 심각하게 모자랄 때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수혈이라는 치료법을 사용하게 된다. ●수혈이 가진 한계도 있을 텐데. 모자란 혈액을 그대로 보충만 해준다고 본래 혈액이 갖고 있는 모든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소 운반능력이 떨어지고, 적혈구 수명도 길지 않아 수혈 효과라는 게 생각보다 제한적이고 일시적이다. 또 환자의 안전성이나 부작용 등의 문제도 많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드러난 수혈의 문제를 짚어 달라. 자기 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혈액을 주입해서 생기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마치 동종 장기이식처럼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심하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면역반응은 암 환자들의 치료 예후를 나쁘게 하는가 하면 면역 억제로 인해 수술 후 감염 등의 합병증이 늘어나고 회복도 더디게 된다. 또 세균·바이러스·기생충 등 혈액 속의 병원체를 고스란히 옮겨 에이즈·간염·광우병·톡소플라즈마 등 심각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수혈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따로 있는가. 현재로서는 무수혈 치료가 가장 실효성있는 대안이다. 무수혈 치료는 다른 사람이나 자신의 혈액을 미리 보관해 놓았다가 사용하는 경우라도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과 부작용 가능성을 없애는 것은 물론 자기 혈액의 산소 운반능력을 극대화해 심각한 빈혈 상태에서도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치료 개념이다. 이런 무수혈 치료는 특정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고 단순하게 생각만 바꿔도 가능한 치료방법이기도 하다. ●무수혈 치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가. 그럴 수 있다면 아예 수혈이 필요 없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과거에 일반적으로 큰 수술의 경우 수혈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수혈하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 외과의 수술 방법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최근 복강경 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이 중요한 흐름을 이루면서 더더욱 수혈이 필요 없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또 큰 사고 등으로 출혈이 심한 경우라도 혈액이 준비될 때까지 대기할 필요 없이 신속하게 링거액을 투여해 활력 징후를 유지하면서 지체없이 수술을 시행해 터진 혈관을 수습한다면 수혈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외상학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권고해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즉 혈관을 수습하기 전에는 절대로 수혈을 하지 말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위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즉 수술 전에 심한 빈혈이 있거나, 수술이나 출산 후에 생기는 급성 빈혈의 경우 혈압이나 맥박수 등 활력 징후가 안정되게 유지만 된다면 주사용 철분제제와 조혈호르몬제제를 사용해 2∼3주 안에 부족한 적혈구를 생성하게 함으로써 수혈을 피할 수도 있다. 인공 적혈구의 개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아직은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으나 향후 수년 내에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수혈 치료 중 특히 의료현장에서 주목하는 치료법이 따로 있나. 최근 들어 주사용 철분제제에 대한 재평가가 전 세계 학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페릭 카복시 말토즈 제제는 한번에 1g까지 투여가 가능해 한번으로 심한 빈혈을 교정할 수 있고, 경구용 약제의 부작용을 크게 줄여 약물반응 걱정이 거의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비해 조혈호르몬은 암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수혈과 무수혈 치료의 유효성을 간명하게 비교해 달라. 수혈은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지키게 하는 효과적인 응급치료 수단이다. 그러나 이런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부작용이 있으므로 선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수혈 치료는 안전할 뿐 아니라 장기적인 치료효과 면에서 수혈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현명한 의료인이라면 한 가지 치료 방법에 극단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무수혈 치료의 개념과 지식을 계속 확장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만 주의깊게 수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수혈이 대세로 인식되고 있지 않은가. 의료계의 보수성과 신중함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의술 발전과 정보의 전파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거의 지식과 경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수혈 대체치료와 관련된 의미있는 연구와 임상시험들이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철분 주사요법 효용성과 한계

    김영우 교수는 이런 사례를 소개했다. 얼마 전 50대 남성 위암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서둘러 수술전 검사를 시행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5㎎/㎗로 빈혈이 심해 수술이 어려웠다. 의료진의 판단은 수혈 대신 철분 주사요법을 적용하자는 것이었다. 결정 직후부터 환자에게 주사로 철분제제를 투여했다. 결과는 무척 좋아 환자는 3주 만에 헤모글로빈 수치가 10㎎/㎗까지 회복됐고, 수혈 없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물론 예후도 좋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철분 주사요법은 적혈구의 주성분인 헤모글로빈 분자의 생성을 촉진해 인체의 산소 운반 능력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헤모글로빈에 결합된 철 분자 하나가 산소 분자 하나를 붙잡아 인체 조직에 공급함으로써 생명을 유지하게 한다. 이런 철분이 우리 몸 속에 존재하는 양은 3.5g에 불과하며, 음식을 통해 장에서 흡수되는 철분의 양 역시 하루 1∼2㎎의 미량이어서 외상 등으로 초래된 급성 실혈로 많은 양의 철분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이를 보충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주사용 철분제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유효한 방법이다. 김 박사는 “최근 개발된 페릭 카복시 말토즈제제는 한번에 안전하게 1g까지 체내로 투여할 수 있다. 이는 우리 몸 전체 철분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양”이라면서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이 철분제제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철결핍성 빈혈 치료에서 기존 방식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철분제제도 투여 전에 살펴야 할 문제가 있다. 먼저 체내에 이미 많은 양의 철분이 있거나 환자가 전신감염 상태라면 사용해서는 안 된다. 혈전색전증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철분 주사요법은 철분 결핍이 원인이 아닌 다른 형태의 빈혈에는 효과가 없으므로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거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지체장애인보다 인권·노동 더 열악… 사회적 지원 전무”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지체장애인보다 인권·노동 더 열악… 사회적 지원 전무”

    “발달장애인은 다양한 장애 분야 중에서도 한층 더 소외되고 멸시받는 소외계층입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인 김정록 의원이 지난 5월 30일 19대 국회 ‘1호 발의 법안’을 따내기 위해 보좌진에게 꼬박 68시간을 국회 의안과 사무실 앞 복도를 지키도록 한 데에는 그만큼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김 의원 역시 중학교 2학년 때 열차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쓰는 지체장애 4급이다. 그는 “나도 몸이 불편하지만 발달장애인은 지체장애인에 비해 인권과 교육, 노동, 문화 등 모든 사회적 영역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들의 요구를 반영한 사회적 지원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부모들 24시간·평생 보살피는 이중고 특히 발달장애아가 있는 가정에서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고달픔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체장애인은 교육, 취업 등 자립이 본인 노력, 사회적 지원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발달장애인은 부모가 하루 24시간, 평생을 보살펴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00년 1회용 주사기 제조업체를 세워 전체 직원 60여명 중 40여명을 발달·지체장애인으로 고용해 사회적 나눔 일터로 키워냈다. 그는 “공정별로 장애분야를 나눠 배치하는데 포장하는 일은 지적장애인들이 훨씬 더 잘한다.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지원만 해 주면 얼마든지 제 역할을 해 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자녀를 저희 회사에 취업시킨 부부가 아이를 출근시키고 나서 ‘14년 만에 첫 외식을 했다’며 감사 전화를 걸어왔는데 코끝이 찡하더라.”고 귀띔했다. ●일할수 있는 분야 지원해 주면 제역할 김 의원은 “미국은 1963년 일찌감치 ‘발달장애지원 및 권리장전법’이 제정돼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적인 독립생활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발달장애인은 물론 그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장애를 가진 의원이 18대 국회 7명에서 19대 4명으로 줄어 아쉽다는 김 의원은 “그럴수록 내 어깨에 지워진 짐의 무거움을 느낀다.”고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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