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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통 中외교관, 日스파이 혐의 체포

    일본통 中외교관, 日스파이 혐의 체포

    중국 외교부에서 ‘일본통’으로 불리는 마지성(馬繼生·57) 주아이슬란드 대사 부부가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7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2000년 이후 간첩 혐의로 낙마한 외교관은 한국 대사를 지낸 리빈(李濱)에 이어 마 대사가 두 번째다. 신문은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明鏡)의 보도를 인용해 “마 대사와 부인 중웨(鍾月)는 지난 2월 일본을 위해 간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안보 당국에 체포된 뒤 행적이 묘연하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 대사가 체포됐다는 보도를 확인해 달라’는 요구에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으나 아이슬란드 대사직은 지난 2월부터 공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 대사의 간첩 혐의 체포설은 중국과 일본이 갈등 완화를 추구하는 시점에서 터져 나와 국제 외교가는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린(吉林)성 동북사범대 출신인 마 대사는 일본에서만 8년을 근무해 중국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신문은 마 대사가 “일본 측에 중국의 국가기밀을 누설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마 대사가 2008년부터 4년간 외교부 신문사(司·국)에서 근무하면서 언론과 접촉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12월 아이슬란드 대사 부임 이후 현지 언론들과 활발하게 접촉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공식 발표가 없음에도 마 대사가 간첩죄로 체포된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자국 공무원에 대한 감시가 유독 엄한 중국에서는 공무원이 외국인에게 기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실각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투명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일반적인 이야기라도 외국인에게 함부로 말하면 큰 화를 당할 수 있어 금기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공무원이 타국 외교관이나 언론인을 만날 때 반드시 2인 이상이 함께 나가는 식으로 상호 감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설명이다. 앞서 리빈 전 대사는 한국 근무를 끝내고 외교부 아주사(국) 부사장(국장)으로 귀임한 뒤 국가기밀을 한국 측에 누설했다는 이유로 2006년 12월 국가안전부에 체포됐다. 그러나 리빈 대사는 다이빙궈(戴秉國) 전 국무위원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사법처리되지 않고 해임된 후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명경은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마약에 물드는 부산] 주사기 1개분 30만원대… 은밀한 거래에 잠복근무 허탕 일쑤

    [마약에 물드는 부산] 주사기 1개분 30만원대… 은밀한 거래에 잠복근무 허탕 일쑤

    부산은 마약사범이 가장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에게까지 마약이 급속하게 퍼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번 주초 무려 45명의 마약 투약 및 밀거래자가 무더기로 검거되기도 했다. 지난 5년간 부산지역에서 검거된 마약사범은 총 3300여명에 이른다. 이 중 1100여명은 구속되고 2100여명이 불구속됐다. 최근에는 인천공항 등을 통해 밀반입된 마약이 KTX 등 편리한 교통수단을 통해 수도권과 대전, 대구 등을 거쳐 부산에서 최종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지역의 마약 유통 실태와 원인, 대책 등을 짚어봤다. 지난 16일 오후 8시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부산 서면의 뒷골목 원룸촌 길모퉁이에 9인승 승합차가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차량에는 5명의 건장한 남자가 잔뜩 긴장한 채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주위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늦은 밤 필로폰 밀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제보를 접한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 형사들이 잠복근무에 나선 것. 기자는 마약 밀거래 현장 취재를 위해 이들과 동행했다. 이날 형사들은 지난 15일 검거한 필로폰 단순 투약자로부터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필로폰 중간 공급책 검거에 나선 것이다. 불 꺼진 원룸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기다리기를 수 시간째.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자랑하는 마약 수사 전담 형사들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상대는 마약사범들 사이에서 일명 ‘고사바리’라고 불리는 필로폰 중간 공급책이다.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이들은 의심이 많고 눈치가 빨라 조금이라도 ‘낌새’를 알아채면 도망가버린다고 한다. 차량 내부는 긴장감으로 공기가 몹시 탁했다. 좁고 불편한 상태로 3시간 이상을 참고 기다렸지만 중간 공급책은 나타나지 않는다. 오후 11시 30분쯤 또 다른 수사팀으로부터 용의자가 눈치를 채고 잠적한 것 같다는 연락이 무전으로 날아왔다. 전원 철수다. 순간 형사들은 허탈감을 달래기라도 하듯 중얼중얼 욕설을 내뱉었다.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 장동국(35·가명) 형사는 “오늘처럼 허탕 치는 경우가 많다. 마약 거래 자체가 은밀하게 진행되는 데다 마약 거래자들이 눈치가 빨라 수사에 애를 먹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마약사범들이 환각 상태일 경우가 많아 돌발상황도 잦아 경험 많은 형사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보통 4~5시간 잠복해 있다 용의자를 검거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10시간 잠복해도 용의자가 나타나지 않아 허탕 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때로는 용의자가 건물 안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경찰이 섣불리 검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강제 진압하면 용의자가 자해소동을 벌이거나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거래하는 필로폰 가격은 ‘작대기’(일회용 주사기 1개를 지칭하는 은어) 1개에 30만~4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고가이다. 일회용 주사기 1개에는 필로폰 0.7~0.8g이 담기는데 이는 2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많은 양이다. 휴대전화로 중간 공급책과 거래가 성사되면 통상 야간을 이용해 승용차 안이나 길거리 등에서 필로폰과 현금을 맞교환하는 식으로 거래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는 거래하지 않고 안면이 있는 사람들만 거래하는 것이 이들의 철칙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악수하는 척하면서 왼손에서 상대방 왼손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고 한다. 지난달 서면에서 검거한 필로폰 중간 공급책은 자신의 주머니에 5g에 달하는 다소 많은 양의 필로폰을 소지하고 오락실에서 필로폰 투약자와 거래하려다 제보를 받고 출동한 형사들에게 검거됐다. 당시 중간 공급책은 정강이에서 길이 30㎝에 달하는 회칼(일명 사시미 칼)을 꺼내 휘두르며 완강하게 저항했다고 한다. 이에 형사들은 삼단봉과 테이저건 등의 장비로 용의자를 제압했지만 형사 몇 명은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가벼운 상처를 입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정주부 등 일반 여성들도 마약을 투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마약투약 경험이 있는 남자 친구나 애인 등으로부터 마약을 접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중독자가 됐다. 김창립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해외 여행객과 유학생들이 외국에서 쉽게 마약을 접한 뒤, 귀국해 다시 마약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최근에는 회사원이나 학생, 가정주부 등 특정계층을 가리지 않고 우리 사회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현대車 사내하청 소송 4년째 선고 ‘감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이 4년 만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19일 1심 판결이 예정돼 있지만 현대차의 사내하청 노동자 대상 채용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일부 노동자가 소송을 취하하는 등 ‘돌발변수’가 생겨 선고가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단체 5곳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소송에 대해 조속히 선고를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대차는 이미 소송 시작 시점부터 4년간 끊임없이 원고들 개개인에게 소 취하를 종용했다”면서 “재판부는 더 이상 현대차의 재판 지연 시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1500여명은 “사내하청 업체 소속 직원으로 현대차 공장에서 근무했지만 사실상 파견노동자처럼 일했다”며 2010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에 따라 현대차 소속 노동자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해당 소송은 추가 자료 제출과 현대차와 협의한 일부 노동자의 소 취하 등을 이유로 지난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선고가 미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사내하청 노동자 4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또다시 일부 원고의 소 취하에 따른 선고 기일 연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변의 권영국 변호사는 “현대차의 선고 연기 시도는 장기간의 소송전을 견디지 못한 노동자들이 이탈하고 분열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재판부는 소 취하자들을 신속히 분리해 예정대로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채용 결과 발표는 새롭게 선고일이 지정되기 이전에 정해진 것으로 선고 지연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어깨 아픈 류현진, 정규시즌 아웃?

    류현진(27)의 어깨 이상이 단순 염증으로 판명되면서 LA 다저스가 크게 한숨을 돌렸다. 다저스 구단은 16일 “류현진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고 코티손(항염증 치료제) 주사 치료를 받았다”면서 “지난 5월 부상자 명단(DL)에 올랐을 때와 같은 부위고 상태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는 어깨뼈(견갑골) 단순 염증으로,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남은 정규시즌에서 등판할지는 불투명하다. 일단 구단은 “류현진이 4일 동안 공을 던지지 않고 휴식을 취한 뒤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4연전(19~22일) 중 팀에 복귀해 캐치볼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어깨뼈 염증은 올 시즌 두 번째다. 지난 4월 28일 콜로라도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해 같은 진단을 받았다. 당시 DL에 오른 류현진은 5월 22일 뉴욕 메츠전에서 복귀하기까지 24일의 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그때와 같은 회복 과정을 거친다면 다저스가 오는 29일 정규시즌을 마칠 때까지 등판이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다저스가 지구 1위를 일찍 확정 지을 경우 굳이 정규시즌에 나설 필요도 없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류현진이 정규시즌에서 다시 등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가벼운 부상이지만 2주 만에 재활을 마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MRI 검사 결과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류현진이 며칠 쉬고 시카고에서 재활을 시작할 것이다. 그때 복귀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저스가 지구 우승을 확정하면 무리할 필요는 없다. 다만 류현진의 복귀가 가능한 시점에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면 몇 가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며 팀 성적에 따라 복귀 시점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뉴스 플러스] ADB 철도 수주 사절단 파견

    한국철도협회가 아시아개발은행(ADB) 철도 프로젝트 수주사절단을 파견했다. 그동안 해외철도사업 발주처 등을 방문하는 등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시장개척단은 운영했지만 국제기구에서 추진 중인 철도사업 수주를 위한 사절단 파견은 처음이다. 사절단은 필리핀 마닐라 ADB 본부에서 열리는 ‘2014 ADB 교통포럼’에 참가하고 있다. 교통포럼은 2년마다 열리는 ADB 교통 분야 최대 포럼으로, 철도는 별도 세션이 진행된다.
  • ‘병호·정호·현수’ 최강 라인 뜬다

    ‘병호·정호·현수’ 최강 라인 뜬다

    광저우대회에 이어 2연패를 벼르는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박병호(넥센)와 김현수(두산), 강정호(넥센), 나성범(NC) 등을 중심으로 타선을 구축한다. 류중일(삼성) 대표팀 감독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첫 훈련을 치른 뒤 “박병호를 4번에 쓸 것”이라며 “3번은 나성범 또는 김현수, 5번은 강정호 또는 김현수가 될 것”이라고 ‘클린업 트리오’ 밑그림을 공개했다. 또 “롯데 경기를 보니 황재균이 1번에서도 잘했다”며 톱타자 구상도 내비쳤다. 201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왕, 타점왕을 거머쥔 박병호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거포. 그러나 이승엽(삼성)과 이대호(소프트뱅크), 김태균(한화) 등이 버티고 있는 1루가 주 포지션이라 태극마크를 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 감독은 박병호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는 강한 믿음을 보냈다. 반면 류 감독은 강정호의 몸 상태에서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프로야구 삼성전에서 오른 엄지손가락을 다친 강정호는 이후 경기에서 뛰지 못했다. 강정호는 이날 손에 테이핑을 한 채 타격 연습을 했다. 류 감독은 “손에 침을 맞은 흔적이 있고 주사도 맞은 것 같다. 좋아지는 중이라고 보고 있으며, 김상수라는 대안이 있지만 일단은 강정호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B조에 속한 대표팀은 오는 24일 열릴 타이완과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가 중요하다. 타이완을 꺾고 조 1위를 차지해야 준결승에서 A조 1위가 예상되는 일본을 피할 수 있다. 필승카드인 김광현(SK)과 양현종(KIA) 두 선발투수 중 하나를 투입할 가능성이 높은데, 류 감독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이 경기에 나서면 27일 준결승은 물론 28일 결승전에도 투입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2시간가량 몸을 풀며 첫 호흡을 맞췄다. 야수들은 번트 대비와 펑고를 받는 훈련을 했고 투수들은 러닝을 소화했다. 타자들은 조계현 투수 코치가 던진 배팅볼을 받아치는 프리배팅으로 감각을 조율했다. 대표팀은 17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훈련한 뒤 18일 LG와 연습경기를 갖고 19일 선수촌에 입촌한다. 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22일 오후 6시 30분 열린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내 귀에 ‘삐~’ 소리, 내 몸도 아프다는 소리

    내 귀에 ‘삐~’ 소리, 내 몸도 아프다는 소리

    회사원 배모(42)씨는 6개월 전부터 귀에서 ‘삐~’하는 기계음이 들리는 이명에 견디다 못해 회사에 병가 신청을 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들리는 소리 탓에 업무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물론, 일상생활이 힘든 지경이 됐지만, 회사는 배씨의 병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력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진단서도 쓸모가 없었다. 동료들은 배씨가 아프지도 않으면서 허위로 병가를 신청한 게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자신한테만 들리는 소음이니 설명할 길도 없었다. 배씨는 “이명보다 더 괴로운 게 이를 꾀병으로 몰아가는 차가운 시선”이라고 말했다. 이명은 겪어본 사람만 아는 고통이다. 조용히 혼자 있을 때도 소음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항상 주변이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다 보니 신경이 곤두서 예민해지고 잠을 자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증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명 자체보다는 후유증이 더 심각한 질환이다. 이명 환자 주변 사람들은 이명증을 정신병적인 증상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잘못된 편견은 환자에게 막연한 두려움을 일으켜 다른 정신과적 문제와 이명의 만성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명은 상당히 흔한 질환이며, 특히 큰 소음에 오랜 시간 노출되거나 전신 질환이 있을 때 잠깐 나타나는 일과성 이명증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전 인구의 17% 정도가 이런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약 1200만 명은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이고, 이들 중 100만명은 이명으로 정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통계조사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지난해만 28만 1351명이 이명으로 병원을 찾았고, 이 가운데 703명이 입원을 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호소했다. 소음과 스트레스, 잦은 이어폰 사용으로 이명 환자는 2003년 16만명에서 2013년 28만명으로 10년 만에 1.8배 증가했다. 특히 40~50대에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이어폰을 꽂고 살다시피 하는 20대 미만 연령층 환자도 느는 추세다. 일단 이명이 생기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어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다. 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 원인 질환을 찾아야 치료도 빠르다. 한번 이명이 들린 일과성 이명증이라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방심은 금물이다. 이명 환자의 90% 정도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도 함께 온다. 들리는 소음은 ‘윙’하는 듯한 바람 부는 소리부터 ‘찌잉’하는 기계음, 벌레 우는 소리, 휘파람 소리, 맥박 소리 등 사람마다 다르며 일부 이명 환자에게선 각기 다른 음높이의 소음이 섞여 들리기도 한다. 원인 질환에 따라 나는 소음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아 고막이 손상된 ‘외상성 고막 천공’이나 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이 있으면 낮은 음의 간헐적 이명이 생기고, 급성 중이도염이면 마치 내 맥박 소리 같은 ‘박동성 이명’이 들릴 수 있다. 또 소음에 오래 노출돼 생기는 소음성 난청이나 노인성 난청, 돌발성 난청, 약물에 의한 이독성 난청, 외상성 난청, 메니에르병(귀어지럼증을 동반한 균형감각상실 증상) 등이 원인 질환일 때는 고음의 이명이 지속적으로 들린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심장질환, 혈관기형, 혈관성 종양, 빈혈, 갑상선 질환, 당뇨와 근육 경련, 턱관절이나 목뼈에 이상이 생겨도 이명이 발생할 수 있어 혹시 내 몸에 다른 병은 없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진통제도 과량 복용하면 난청이나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발생한 이명은 원인질환이 확실해 보다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원호 전문의는 “이명은 위험한 병이 아니라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이명에 자꾸 신경이 쓰이지 않도록 너무 조용한 장소는 피하는 등 이명을 무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이 허하거나 몸의 불순물로 인해 발생한 열이 치밀어 올라 이명이 생긴다고 본다. 신장의 기운이 부족하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뇌와 직접 연결된 귀의 기능도 약해진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은 뇌를 ‘골수의 바다’라고 표현하며 골수가 부족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소리가 난다고 적고 있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이명을 치료할 때 신장의 기운을 먼저 보강해주는 약재를 쓴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에서 머리끝으로 열이 뻗치는 담화(膽火)도 이명을 일으키기 때문에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주는 치료도 병행한다. 수인재 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막힌 기운을 소통시키려면 평소 적당한 운동을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땀을 흘린 다음에 바로 찬물로 샤워하는 등 신장을 상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원인이 불분명한 이명 환자에게는 자연의 소리 같은 백색잡음이나 생활환경음을 이용해 평소 이명을 너무 의식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보청기를 껴도 소리치료와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딱딱’하는 소리나 ‘두르르’하는 소리는 귀 안의 근육이 수축하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나 보톡스를 이용한 주사 요법을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소음이 심한 공간은 피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면서 커피나 콜라, 담배를 자제해야 이명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바로바로 해소하는 게 좋고 과로는 금물이다. 귀는 단순한 청각 기관이 아니라 무척 섬세하면서 민감한 신경계의 일환이기 때문에 그만큼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지나친 비데사용 항문소양증 부른다 가만히 있어도 가렵지만, 배변 후에 화장지로 항문을 닦았을 때나, 항문이 땀 등으로 뜨거워져 있을 때, 또 밤에 잠자리에 들어 몸이 따뜻해질 때 항문 주변이 심하게 가렵고 화끈거리는 질환을 항문소양증이라고 한다. 치핵과 치루 같은 항문 양성질환과 당뇨 때문에 항문소양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환자의 절반 이상은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어떤 이유 때문에 항문액이 항문 주위에 묻어 항문을 자극하면서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문소양증은 술을 마셔도,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셔도, 비데로 항문을 지나치게 자주 씻어도 생길 수 있다. 특히 맥주나 포도주를 마셨을 때 증상이 심하다. 음주 후 설사를 하거나 배변 횟수가 증가해 항문이 자극을 받으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비데 노즐이 아무리 청결하더라도 너무 자주 사용해 항문 주위가 지나친 자극을 받으면 건조증이나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커피, 차, 콜라, 초콜릿에 함유된 크산틴 성분, 유제품과 토마토, 감귤류 등도 항문을 자극한다. 항문소양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항문 주위를 청결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침저녁으로 샤워기를 이용해 깨끗이 씻되, 마른 수건으로 습기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 ■오래 앉아도 하지정맥류 위험 아침저녁으로 다리가 퉁퉁 붓고 종아리 혈관이 돌출되는 하지정맥류. 보통 하지정맥류는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생기기 쉬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사무실 근로자나 수험생 등 장시간 앉아있는 사람에게서도 발생하기 쉽다.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있는 자세 모두 하지 정맥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란 다리 피부 가까이에 있는 표피 정맥이 확장되고 늘어나면서 구불구불해지는 질환이다. 정맥의 판막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정맥 혈액이 역류하고 정맥 내 압력이 높아져 생긴다.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면 치료를 서두르는 게 좋다. 초기에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어 병의 진행을 막고 통증이 심하다면 발병 원인에 따라 늘어난 정맥에 경화제를 주사하는 주사 경화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 등의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 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자세를 수시로 바꿔주고, 특히 오래 앉아있을 때는 다리를 꼬지 말아야 한다. 가벼운 보행, 걷기나 수영 등은 혈액 순환을 돕지만, 역기를 드는 등의 근력 운동은 복압을 상승시켜 오히려 정맥류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니 삼가야 한다. 다리가 자주 부을 때는 누워서 쉴 때도 쿠션 등을 이용해 30~40㎝ 정도의 높이에 발을 올려놓아 혈액순환을 돕는 게 좋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 전문의혈관외과 조용필 전문의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산성(상)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산성(상)

    한국전쟁 최대의 심리적 트라우마는 ‘서울사수’를 외치던 이승만 정부가 전쟁발발 이틀 만에 서울을 버리고 피란길에 오르면서 한강 다리마저 폭파해 150만 서울시민을 적지에 버린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전에 머물면서 “서울시민 여러분, 안심하고 서울을 지키시오. 적은 패주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여러분과 함께 서울에 머물 것입니다”라는 녹음방송을 내보내 국민을 속였다. 국회가 서울 사수 결의를 전달코자 했을 때 대통령은 경무대에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64년 전 그때 한강 다리를 넘지 못한 서울 사람들의 원한이 부동산 투기로 이어져 오늘의 강남 아파트공화국을 탄생시켰는지도 모른다. 몽진(蒙塵)의 역사는 길다. ‘서울 사수’는 한국전쟁 때 처음 나온 말이 아니다. 고려 이후로 역사를 좁혀도 1010년 거란의 2차 침입 때 도읍 송악(개성)이 함락돼 현종이 나주로 몸을 피한 것을 시작으로 모두 9차례 일어났다. 조선 선조와 인조, 고종 등 3명의 왕이 5차례에 걸쳐 의주와 강화, 남한산성, 러시아공사관으로 각각 몸을 피했다. 인조는 강화, 남한산성에 이어 ‘이괄의 난’ 때 공주까지 도피한 비운의 ‘몽진 3관왕’이었다. 그 이전에 4명의 고려 왕(현종·고종·충렬왕·공양왕)이 거란과 몽골을 피해 강화, 안동 등을 30년 가까이 전전했다. ‘먼지를 뒤집어쓴다’는 몽진이나, ‘도성을 떠나 딴 곳으로 간다’는 파천(播遷) 같은 왕에게만 쓰는 고상한 용어로 헛갈리게 하지만 이승만식 야반도주이기는 매한가지였다. ●도성수성론 대 서울사수론 1751년에 나온 영조의 ‘수성윤음’(守城綸音)은 봉건 전제군주의 폭탄선언이었다. 이제는 도성을 버리지 않겠다는 ‘도성수성론’(都城守城論)이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본격 거론된 것이다. 인조가 1637년 삼전도에서 청에 항복한 지 114년 만이고, 고종이 1896년 러시아공사관으로 옮기기 145년 전의 일이다. 사실 도성과 도성민은 방어의 대상이 아니었다. 외적이 침입해 도성에 접근하면 왕은 신속하게 피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 결과 임진왜란 때 왜군은 부산상륙 18일 만에, 병자호란 때 청군은 압록강을 건넌 지 5일 만에 한양도성을 손에 넣었다. 유사시 왕의 안전을 담보하고자 별도의 보장처(피신장소)를 여러 곳에 마련해 두는 것을 동양 병법의 전통으로 여겼다. 보호해야 할 대상은 오직 왕뿐이었다. 개성, 강화, 화성, 광주 등 4곳에 유수부(留守府)를 두어 중앙관서로 삼았다. 왕이 도성 밖 행차할 때 머물던 행궁이자 피신처였다. 이 중 북한산성과 남한산성은 강화도, 수원 화성과 더불어 외침에 대비한 농성 장소였다. 1712년 북한산성 축성공사를 끝낸 숙종은 북한산성에 올라 “내 어찌 도성을 지키는 백성을 버릴 수 있으리”라는 기념시를 지었다. 외침이 있으면 이곳에 들어와 백성과 더불어 성을 지키겠다는 얘기다. 이때 19살이던 연잉군(영조)은 부왕을 부축해 산성에 올랐다. 도성민을 버리고 도망간다면 결코 인심을 얻을 수 없다는 도성 사수 의지가 가슴에 깃든 듯하다. 그러나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인가. 수성윤음이 무색하게 200년이 지난 한국전쟁 때 인민군 남하 3일 만에 대통령은 서울을 버렸다. 영조가 도성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진 데에는 또 다른 배경이 있었다. 도성 방어 전략의 전환이 불가피한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17세기 말, 18세기 초엽 서울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위상은 임진년과 병자년의 양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도성의 인구가 30만명에 육박했고, 상공업의 발달로 서울은 거대한 소비도시가 됐다. 중세 유럽의 대도시를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선비들의 낙향문화는 사라지고, 경화사족(京華士族)의 벼슬길 독점이 극심했다. 서울은 조선에서 유일무이한 대도시였고, 서울을 떠난 왕은 존재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서울을 버릴 수 없는 속사정과 함께 이제는 중국과 일본을 향해 큰소리칠 때가 왔다는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했다. 숙종 이후 영조에 걸쳐 삼군부를 중심으로 도성 방어 군사체제를 정비하면서 이들 병력을 동원해 한양도성과 남한산성을 대대적으로 수축했다. 더불어 북한산성과 탕춘대성을 쌓으면서 도성 방어체제가 비로소 갖춰졌다고 본 것이다. 이승만 정권의 서울 사수 방송은 대국민 사기극이었지만 영조가 직접 지어 반포한 도성 수성 의지는 탄탄한 국력의 과시이자 거듭된 환난에 고생한 대국민용 위로였다. ●북한산과 남한산, 북한산성과 남한산성 조선 개국 이후 서울의 정식 명칭은 한성(漢城)이었다. 백성은 한양(漢陽)이라는 별칭을 즐겨 썼다. 삼국시대 이래 지역명 한주(漢州), 한산(漢山)의 맥을 이어받은 지명이다. 기원전 18년 한성백제가 터 잡은 이후 한강(漢江) 아래쪽 지금의 강남 땅이 중심이었지만 1392년 조선이 백악 아래 오늘의 사대문에 도읍을 정하면서 한강 이북으로 중심지가 북상했다. 한강을 중심으로 북쪽에 있는 산은 북한산(北漢山)이요, 산성은 북한산성(北漢山城)이다. 삼각산은 세 개의 뿔(백운대·만경봉·인수봉)을 이르는 신령스런 산이름이지만 한강 북쪽 산은 모두 북한산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본래 산이름이 희미해졌다. 한강 남쪽 산은 남한산(南漢山)이요, 성은 남한산성(南漢山城)인 점도 자연스럽다. 남한산성은 세계 최강 10만 청군의 공격을 45일간 버틴 금성탕지(城湯池)이자 난공불락의 철옹성(鐵甕城)이었다. 남한산성은 함락된 것이 아니다. 강화도 함락과 주사파와 주화파의 분열 그리고 식량이 떨어지자 왕이 스스로 걸어서 내려온 것이다. ‘성곽의 증축과 수리는 사전에 허락을 받을 것’이 6번째 항복조건일 정도였다. 남한산(522m)이 최고봉이고 산성은 일장산과 주장산 두 산 사이에 걸쳐 쌓았다. 우리에게 북한산은 산의 개념이 강하지만 남한산은 산성이라는 인식이 더 세다. 서울의 성곽축조 역사는 한성백제, 삼국의 한강 쟁패, 고려의 남경, 조선의 한양도성 등 크게 네 개의 시기로 나뉜다. 지금의 서울은 한성백제의 위례성, 고려의 남경, 조선의 한성 등 2000년 세월 동안 여러 왕조의 도읍지였기에 궁궐과 내성, 산성의 3중 체제를 두루 갖추고 있다. 한강 남쪽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을 중심으로 강을 따라 중곡동·옥수동·삼성동·암사동 토성과 대모산성, 양천고성 등이 외곽방어 진지 역할을 했다. 아차산성·이성산성·금암산성·남한산성 또한 백제왕성의 방어기지로 파악된다. 한강 유역과 임진강 유역은 신라, 백제, 고구려 삼국의 각축지였다. 한강권에서는 주장성, 이성산성, 아차산 고구려 보루성, 대모산성, 행주산성 등이 뺏고 빼기는 삼국의 격전지였다. 진흥왕이 북한산 비봉에 순수비를 세워 이곳이 신라 영토임을 알린 까닭이다. 임진강권에도 칠중성·호로고루·고모리산성·당포성·아미성·계양산성 등이 산재했다. 고려시대 성곽의 유구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지금의 청와대 자리에 연흥전이라는 남경별궁을 세웠고, 최영 장군이 북한산성 자리에 중흥산성을 쌓았다는 기록도 전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환인현 오녀산성이 고구려의 첫 도읍지인 졸본성이었다. 압록강의 지류인 혼강 북쪽 해발 820m의 솟아오른 암벽 위 조촐한 산성이 기원전 37년 고구려의 첫 둥지였다. 이처럼 우리의 왕성(도성)은 산성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삼국시대 초기 산성과 왕성의 이원적 구조가 고구려 평양성과 백제 사비성에서 나타났지만, 후기 들어 산성과 왕성의 일체화가 정립되었다. 고려 송악에 이어 조선 한양 도성에도 이 같은 전통이 이어졌다. 중국에는 한국형 산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산성은 자생적 문화유산이다. 평지의 도성과 산지의 산성이 짝을 이루는 조합은 고대 삼국 이후 한반도 도성 축조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성은 산등성이와 산기슭을 타고 쌓았다. 자연지형의 최고 경계점에 성곽을 쌓아 지형의 높낮이를 성곽으로 이용한 것이 중국이나 일본의 축조 기법과 다르다. ●홍지문과 탕춘대성 창의문을 나서 부암동 가는 산등성이가 내려가는 곳에 백석동천이 있고 산줄기가 끝나는 지점에 세검정과 탕춘대 터가 있다. 도성 밖 북쪽을 지키는 군대(총융청)가 새로 생겼다고 하여 마을 이름이 신영동(新營洞)이다. 탕춘대 터에는 세검정초등학교가 들어서 있지만 본래 신라시대 장의사(藏義寺)라는 절터였다. 백제와의 전투에서 전사한 파랑과 장춘랑 등 두 화랑을 기리는 사찰이었으나 연산군이 이를 허물고 연희장으로 만들어 ‘질퍽하게’ 놀았다고 해서 탕춘대라고 이름 붙었다. 장의사 당간지주가 세검정초등학교 교정 한 귀퉁이에서 1400년의 역사를 뒤집어쓰고 서 있다. 장의사는 비록 사라졌지만 이름은 장의동으로 남았고, 서울의 북소문인 창의문을 장의동에 있는 문이라고 하여 장의문이라고도 불렀다. 인조반정 때 반군이 홍제원에 집결하여 세검정을 거쳐 창의문을 통해 들어와 반정에 성공하였으므로 창의문이 개선문인 셈이다. 풍수 최양선이 숙정문~창의문은 경복궁의 양팔과 같은 곳이니 길을 내어 지맥을 다치게 하면 안 된다고 하여 태종 때부터 폐쇄한 문을 인조반정 이후 열어 놓았다. 영조는 반정공신들의 이름을 창의문 현판에 새겼다. 안동 김씨 중 이곳에 사는 권문세족을 장동 김씨라고 불렀다. 김정호의 경조 오부도 중 백악과 인왕산 사이에 그려진 성곽과 ‘서성(西城) 한북문(漢北門)’이라는 기록이 곧 오늘의 탕춘대성과 홍지문이다. 서성은 한양도성의 인왕산과 북한산 비봉을 연결하는 4㎞ 길이의 산성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처음에는 한성의 북쪽에 있는 문이라고 하여 한북문이라고 불렸으나 숙종이 친필로 홍지문이라는 편액을 하사하면서 공식 명칭이 되었다. 탕춘대성 안에 전시 식량을 비축하는 곳간을 만들어 평창(平倉)이라고 하였는 데 평창동 지명이 여기서 유래했다. 서울은 도성을 중심으로 3개의 산성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북쪽에는 북한산성, 남쪽에는 남한산성이 있고, 도성과 북한산성을 잇는 서쪽 산성이 탕춘대성이다. 원래 도읍은 궁궐과 내성 그리고 외성 등 삼중구조를 갖춰야 하지만 조선은 궁궐과 해자도 없는 도성만으로 버텼다. 외성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양란을 호되게 겪고서야 도성의 군사적 방어체계를 고쳤다. 이를 본 청화산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한양도성을 ‘온 나라 산수의 정기가 모인 곳’이라고 찬탄했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한국 시민운동이 걸어온 길, 걸어갈 길

    한국 시민운동이 걸어온 길, 걸어갈 길

    한국의 시민운동은 현대사의 굴곡과 맞물려 태동, 발전해왔다. 이 땅의 많은 시민운동 단체들은 권력의 감시자로서, 고발자로서, 혹은 개혁가로서 사회 변화와 시민 권리 찾기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예전과는 달리 지금 시민운동 단체들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않다. 1994년 9월 10일 참여민주주의와 인권이 실현되는 민주사회 건설을 목표로 생겨난 참여연대. ‘한국 대표 시민운동 단체’로 꼽히는 참여연대 창립 20주년을 맞아 시민운동을 되돌아보는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차병직 지음, 창비 펴냄)와 ‘감시자를 감시한다’(조대엽·박영선 엮음, 이매진 펴냄)이 그것. ‘사건으로’가 굵직한 사건들 속 시민운동 단체의 활약에 주목한 책이라면 ‘감시자를’는 참여연대의 역사를 짚어 향후 시민운동이 갈 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 가운데 ‘사건으로’는 이른바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대표적인 시민운동 20개를 반추했다. 사법부 최대 스캔들로 요란했던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부터 2000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낙천·낙선운동, 경제민주화의 씨앗을 뿌렸다는 소액주주운동,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와 1인시위에 얽힌 사연들이 세밀하게 소개됐다. 창설 당시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으로 투신해 20년간 참여연대에서 활동해 온 저자가 가감 없이 들춰낸 시민운동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는 책에서 “한국현대사를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전장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많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운동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소외된 작은 권리를 찾기 위한 일반 시민들의 치열한 싸움이었다”고 회고한다. 그에 비해 ‘감시자를’는 참여연대의 20년 역사와 활동에 초점을 맞춰 한국 시민운동을 전망했다. 참여연대에 직·간접적으로 몸담아 활동해온 15명의 전문가가 참여연대의 태동부터 활동 성과, 향후의 방향을 촘촘히 분석 평가한 참여연대 보고서인 셈이다. 책은 우선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부패방지법 제정 등 입법 성과는 물론 1996년 13만명의 노인들이 노령수당을 받도록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그간 사회운동의 첨병 역할을 자임해 온 참여연대의 성과를 높이 산다. 그러면서 ‘고장 난 나라의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고민과 제언을 담고 있다. 그 고민과 제언들은 참여연대가 ‘시민을 감싸는 작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고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통로가 되도록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한다는 목소리로 수렴된다. “대변하고자 하는 개인들이나 집단의 이해관계를 왜곡하거나 그들을 대표하고 관철시키는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특정집단의 이해관계를 편향되게 대변하거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면 참여연대는 더 이상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존재 의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KB금융 징계 낙하산 근절 계기되길

    금융위원회가 어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중징계인 ‘직무정지 3개월’로 최종 확정함에 따라 KB금융은 혼돈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됐다. 문책 경고에 비해 더 무거운 징계로, 행장에 이어 지주회장마저 당분간 빈자리가 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위기에서 벗어날 대책을 찾아야 한다. 걱정되는 것은 경영 공백 상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건호 행장은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통보를 받고 이미 사퇴했다. 임 회장은 금융위의 중징계 결정과 상관없이 진실 규명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단 3개월 동안 직무를 볼 수 없게 됐다. 안팎으로 사퇴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큰 만큼 KB금융의 경영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는 중징계 확정 이후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현직을 유지하며 진실 규명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적 소송 여부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을 통해 명예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주전산기 교체 작업의 계획 단계에서 ‘감독 업무 태만’으로 중징계 처분을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중징계 결정에 불복, 행정소송을 통해 3년 만에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내부 분열의 파열음을 낸 회장이나 행장 등 당사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금융감독 당국도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의 경징계 결정을 무시하고 중징계 결정을 내리는 등 혼선을 빚었기 때문이다. 혹여 회장과 행장이 충돌하게 된 배경이 외부의 힘에 기댄 ‘파워 게임’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 전 행장은 국민은행 이사회가 표결을 통해 결정한 주전산기 교체 작업에 제동을 걸기 위해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한 데 이어 지주사와 은행 IT담당 임원 3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돌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대기업 주력 계열사 사장이 그룹 회장을 제쳐 두고 외부의 힘을 빌려 의사결정을 뒤집으려 한 셈이어서 궁금증은 증폭됐다. 차제에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 낙하산 인사의 악순환을 차단할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금융사 임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외부 연줄로 무자격자가 입성할 수 없도록 최고경영자(CEO) 선출 방식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 [원세훈 선거법 무죄·국정원법 유죄] 원세훈 “직원들 댓글 몰랐다”… 민변 “선거 불개입 결론은 모순”

    11일 오후 2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502호 법정. 방청석이 30여석에 불과한 소법정이지만 어느새 방청객 1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관심이 뜨거웠지만 재판은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고, 원 전 원장의 표정도 비교적 평온했다. 뇌물 수수 혐의로 1년 2개월간 수감됐다가 출소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피곤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개월과 자격정지 3년에 처한다. 단, 징역형에 대한 집행은 4년간 유예한다.” 재판장인 이범균 부장판사가 선고를 내리자 원 전 원장의 표정은 한결 가벼워졌다. 국정원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는 언급에선 굳어지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재판부의 선고가 끝난 후에도 5분 넘게 법정을 떠나지 못했다. 선고 직후 방청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 방청객은 퇴장하는 원 전 원장을 향해 “축하합니다 원세훈씨, 당신은 내란에 성공했어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법정을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이 들고 있던 카메라가 부서지고 몸싸움 등 충돌이 빚어졌다. 끈질긴 질문 공세에 원 전 원장은 잠깐 입을 열고 “항소심에서 철저히 잘해 보겠다. 국정원법 위반 부분도 어디까지나 북한 지령에 대응한 것이고 직원들이 댓글, 트위터를 작성한 건 알지도 못했던 사항”이라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매우 부실하고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면서 “재판부가 원 전 원장의 불법행위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건 모순된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중징계 배경은 ‘KB 내분 격화’ 때문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중징계 원안’을 채택한 배경으로는 ‘내분 격화’를 꼽을 수 있다. 또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양측의 명백한 범죄 행위가 확인돼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최 원장은 “KB금융의 자체 수습 노력도 미흡했고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금융권 전체의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퍼졌다”고 밝혔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이런 결과를 자초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결정(경징계) 이후 KB 사태는 더 꼬여만 갔다. 이 행장은 백련사에서의 화해 자리를 박차고 나왔고, 금감원의 제재 확정에 앞서 임직원(3명)을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제재심의 결정이 마뜩잖았던 최 원장에게 뒤집을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또 금융기관의 범죄 행위를 그대로 넘어갈 수 없다는 최 원장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 원장은 “주전산기 변경 과정에서 이사회의 안건 왜곡과 허위 보고 등 범죄 행위에 준하는 심각한 내부 통제의 문제가 표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도의 도덕성을 갖춰야 할 금융인에게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법 행위이므로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 원장이 제재심의 결과를 뒤집은 것은 첫 사례여서 부작용이 예상된다. 최 원장도 이를 우려해 “앞으로도 공정성과 독립성을 가진 제재심의 결과를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조치는 제재심의 존재 가치를 무너뜨린 격이 됐다. 임 회장이 물러나지 않기로 한 만큼 공은 금융위원회로 넘어갔다. 금융지주사 징계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가 임 회장의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해서다. 금감원은 임 회장을 중징계(문책 경고)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지난달 21일 금감원 제재심의에서 ‘중징계 반대’라는 속마음을 내보였기 때문이다. 금융위원 간 의견이 엇갈리면 표 대결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은 총 9명으로 금융위 측 인사가 5명이다. 당연직으로 금융위원장과 부위원장, 금감원장, 기획재정부 차관, 한국은행 부총재,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있으며 금융위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1명이 회의에 참석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정감사가 변수이긴 하지만 다음달 1일 금융위원회가 열리게 된다면 임 회장의 징계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최수현 ‘초강수’… KB금융 임영록·이건호 중징계

    최수현 ‘초강수’… KB금융 임영록·이건호 중징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2주간 고심 끝에 임영록 KB금융지주사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중징계 원안’을 결정했다. 금감원장이 자문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뒤집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 행장은 중징계 확정 소식을 듣고 행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임 회장은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권리구제 신청 의사까지 밝혀 자진 사퇴를 사실상 거부했다. 최 원장은 4일 브리핑에서 “이 행장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중징계를 확정하고 임 회장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에 중징계 조치를 건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주간의 심의 과정에서 규명된 사실관계와 해당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결과 임 회장과 이 행장은 직무상의 감독 의무를 태만히 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7월 이후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사업과 관련해 11차례에 걸쳐 보고를 받았지만 위법·부당 행위를 확인하지 못해 사태를 방치한 점이 확인됐다. 임 회장은 주전산기를 유닉스로 바꾸려는 의도로 자회사 임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점이 드러났다. 최 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KB금융지주 이사회 이경재 의장과 국민은행 김중웅 의장을 만나 특단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KB금융 수뇌부 중징계에 따른 경영 공백을 우려해서다. 사실상 임 회장과 이 행장의 퇴출을 감안한 행보다. 그는 “이사회가 소명감을 갖고 KB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고객과 시장이 납득할 만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사지마비, 기억장애까지 치료…‘요가’의 놀라운 비밀

    사지마비, 기억장애까지 치료…‘요가’의 놀라운 비밀

    고대부터 내려온 인도 힌두교의 종교적·영적 수행법이자 최근 몸매 관리에 특화된 운동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요가’가 사지마비, 기억장애, 우울증과 같은 ‘다발성 경화증’ 증세를 치료하는 효과까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는 미국 럿거스 대학 보완대체의학센터 연구진이 “요가가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여성 파울라 멜저가 정신이 몽롱해지고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세에 시달린 건 20년 전인 38세 때다. 당시 병원에서 진단한 그녀의 병은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중추신경계 질환이었다. 주로 시각신경 이상, 사지마비, 우울증, 기억력 감소와 같은 감각·운동장애 증세가 심해지는 것이 특징인 해당 질환 때문에 멜저 역시 휠체어에 의지하며 지팡이 없이는 걸을 수 없는 신경장애에 시달리게 됐다.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우던 멜저의 직업은 뛰어난 시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보석감정인으로 이와 같은 증세는 직업을 잃게 되는 사형선고와도 같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그녀를 걷게 만든 치료법은 다름 아닌 ‘요가’였다. 럿거스 대학 보완대체의학센터는 자체 개발한 ‘특수 요가 프로그램’을 중증도 다발성 경화증 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시행한 결과, 해당 운동이 환자들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향상시킬 뿐 아니라 ‘삶의 질’ 자체를 올려준다는 점을 발견했다. 멜저는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14명의 중증도 다발성 경화증 장애 환자 중 한 명이었다. 요가는 명상, 호흡, 스트레칭이 결합된 복합적인 심신 수련 체조로 물구나무서기 자세, 역 물구나무서기 자세, 호미 자세, 물고기 자세, 활 자세, 코브라 자세, 메뚜기 자세, 고양이 자세와 같은 다양한 형태가 있다. 특히 해당 자세들은 근육 수축을 막아주고 내장기관 형태를 바로잡으며 생식기. 직장, 전립선. 자궁. 방광에 풍부한 혈액이 공급되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의욕, 창조력을 불어넣어주며 몸매도 예쁘게 만들어줘 미용 효과도 뛰어나다. 이런 요가의 장점이 다발성 경화증의 신경학적 부작용과 환자들의 위축된 심리를 치료해준다는 것이 연구진의 견해다. 럿거스 대학 보완대체의학센터 수잔 굴드 포게티는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삶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시스템”이라며 “특히 다발성 경화증 환자치료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치료법”이라고 전했다. 참고로 현재 다발성 경화증은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요법 등이 주로 사용되는 반면 요가는 크게 각광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치료에 요가가 필수적으로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뇌물·허위 검사·리베이트까지 ‘비리 범벅’

    창원지방검찰청은 3일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지난 5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해운업계 비리에 대한 집중 수사를 벌여 한국선급 간부와 조선업체 대표 등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2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선박 검사기관인 한국선급 검사원과 선주, 조선업체, 선박설계업체, 각종 부품업체, 선박수리업체 등이 선박 건조에서 등록·안전검사, 운항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뇌물과 불법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등 해운업계의 뿌리 깊은 먹이사슬식 금품 수수의 불법 관행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국선급 검사원은 학연 및 지연으로 알게 된 여러 선주로부터 선박발주 정보를 취득한 뒤 이 정보를 자신이 선박 검사를 맡고 있는 조선업체에 알려준 다음 건조된 선박 검사까지 담당하며 금품을 수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선주사는 선박 검사에서 보완사항 등을 지적받게 되면 수리비용이 들고 운항이 늦어져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조선업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허위 선박보고서 작성을 요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선급 검사원은 선박 안전검사를 할 때 점검목록만 작성하고 사진이나 동영상 등 객관적인 자료는 남기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악용해 선박의 중대 결함을 묵인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선박검사원이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 브로커로 행세하면서 뇌물을 수수하거나 허위로 선박 검사를 하고 해운업체는 뇌물 제공 비용 등을 보전하기 위해 무리한 영업을 해 선박안전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보험협회 ‘개인 질병정보 수집’ 중단되나

    보험협회 ‘개인 질병정보 수집’ 중단되나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또 감사원 감사 대상에 올랐다. 지난 10여년간 ‘뜨거운 감자’인 보험협회의 개인 질병정보 수집과 관련, 이를 신용정보로 판단해 허용한 금융위의 행정 행위를 조목조목 따지겠다는 것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개인 질병정보 수집이 중단될 수도 있다. 또 ‘신용정보법’ 일부 개정안으로 설립되는 통합 신용정보집적(集積)기관에 질병정보 수집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생보협회의 개인 질병정보 수집을 허용한 금융위에 대해 감사에 들어갔다. 지난 6월 예비조사에 이어 본감사로 이어진 만큼 금융위의 유권해석과 조치에 위법적인 내용이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감사원은 신용정보와 보험 담당 부서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질병정보를 신용정보로 판단한 근거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보험협회는 한때 금융위의 유권해석을 확대 해석해 총 196종(생보협회 125종, 손보협회 71종)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하다가 제재를 받기도 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개인 질병정보가 유출된 피해자 1000여명이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 후폭풍도 예상된다. 감사원이 금융위의 유권해석을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보험협회의 개인 질병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진다. 금융위는 2012년 25종의 질병정보 범위를 승인했고, 보험협회는 이를 질병명과 사인명, 수술명 등 84종(생보협회 57종, 손보협회 27종)으로 확대해 수집하고 있다. 조 대표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보험협회의 정보수집 항목에서 질병정보가 빠진 진짜 신용정보로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의 독립기관으로 신설되는 신용정보집적기관 설립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융위는 고객 신용정보뿐 아니라 보험협회의 개인 질병정보까지 통합해 출범시킬 계획이지만, 신용정보법상 개인 질병정보는 신용정보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면 제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도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감사원 지적사항이 나오면 법 개정을 통해 적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법이라는 감사원 조치가 나오더라도 법 개정을 통해 개인 질병정보 수집과 집적을 계속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암 발생 기록과 산부인과 질병 등 민감한 질병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권리 침해”라면서 “신용정보와 개인 질병정보는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의 금융위 감사는 올해 세 번째다. 감사원은 ‘동양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에 업무 태만을 지적했고, 고객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신제윤 위원장에 주의 요구를 했다. 특히 감사원은 지주사의 계열사 고객 정보 제공에 대해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잘못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부고]

    ●맹형규(전 행정안전부 장관)병규(미국 워싱턴주 환경부 수석엔지니어)문규(자영업)선규(자영업)씨 모친상 신건(포스코 상무)씨 장모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30분 (02)3010-2230 ●김기수(한국지엠 차장)선화(동양생명 매니저)기화(사업)씨 부친상 김미향(에리트베이직 차장)씨 시부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010-2293 ●배재균(인성정보 EIS사업부 영업2팀 팀장)씨 부친상 2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31)787-1501 ●이장춘(전 한국관광정책학회장)씨 별세 상철(인천재능대 교수)씨 부친상 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3410-6915 ●김동건(금융감독원 전주출장소장)동훈(자영업)씨 부친상 권영소(전 태양석유 대표)성종옥(전 KB은행 대구경북본부장)안덕손(자영업)김종운(대영연탄 대표)씨 장인상 2일 대구 영남대의료원, 발인 4일 오전 10시 (053)620-4245 ●정선수(전 광주시 공무원교육원장)씨 장모상 2일 광주 송정사랑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62)949-9444 ●방경호(전 제일경제 편집국장)찬호(소아청소년과 원장)철호(메가마이다스투자자문 대표)씨 모친상 윤두한(광명빌딩 회장)씨 장모상 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30분 (02)2258-5940 ●허성무(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위원장)씨 장인상 2일 창원 한마음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30분 (055)286-5102 ●김시열(도서출판 운주사 대표)씨 부인상 2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923-4442 ●김흥태(세븐엔세븐건설 대표이사)씨 부친상 2일 울산 영락원, 발인 4일 오전 8시 (052)256-6893 ●박덕규(실버방송 이사)정녀(하나은행 매봉PB팀장)경덕(코웨이 근무)은주(민화화가)씨 모친상 유재웅(을지대 전략홍보처장)정용운(코오롱 부장)씨 장모상 2일 동국대 일산병원, 발인 4일 오전 (031)961-9411
  • 경찰청장 “차벽 설치 최소화하겠다”

    경찰청장 “차벽 설치 최소화하겠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세월호 관련 집회 현장과 농성장에 설치되는 ‘차벽’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과 관련, “최소한으로 운영해 시민 불편을 줄이겠다”면서도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청장은 1일 경찰청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벽은 일종의 폴리스라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재 결정은 폴리스라인 자체가 위법하다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질서 유지 측면을 따져 최소한으로 운영하라는 취지”라면서 “헌재에서 정한 요건을 준수해 시민이나 집회 참가자 모두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벽은 집회 시위 참가자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계속 운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헌재는 2009년 6월 경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전경 버스로 에워싼 데 대해 “시민의 행동자유권을 침해했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강 청장이 차벽을 경찰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폴리스라인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박주민 변호사는 “헌재 결정은 경찰이 다른 수단으로 막다가 도저히 안 될 때만 차벽을 써야 한다는 취지”라면서 “경찰의 차벽 운용은 집회 참가자의 이동을 아예 봉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위헌임을 알면서도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엉덩이 주사 맞는 청년의 반응 ‘경악’

    엉덩이 주사 맞는 청년의 반응 ‘경악’

    노란색 체육복 차림의 청년이 주사를 맞고 경악하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49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브라질의 한 병원에서 주사를 맞기 위해 엉덩이를 내놓고 있는 한 청년의 모습이 나온다. 의사가 주사를 놓기 위해 엉덩이에 바늘을 꽂는 순간, 청년은 경악하며 울어대기 시작한다. 병원이 떠내려갈 정도로 큰 울음소리에 의사와 주변에 있던 보호자가 웃어댄다. 의사가 주사바늘을 빼고 솜으로 엉덩이를 문지르며 “주사 한 방 더 맞을까?”라고 말하자 청년은 또다시 괴성을 내며 울어댄다. 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볼륨을 줄이고 영상을 감상하세요”, “울음소리에 병원이 떠내려갈 정도”, “커서도 주사는 무서워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 Liveleak / Joey Burns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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