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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을/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을/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익숙한 것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익숙하다는 것은 그만큼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익숙함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아니 오랜 세월 반복과 답습으로 굳어진다. 부도덕하고 불공정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조차 좀처럼 깨지지 않고 이어지는 이유다. 관행이라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전통적 미덕과 가치를 존중하고, 공동체의 선을 지키는 아름다운 ‘문화’가 된 것도 있다. 어쩌면 관행이야말로 경험과 지혜를 중시하는 보수의 산물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통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관행은 낡고 억압적이고 차별적이다.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힘의 논리와 사적 이익 논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강요되고 정당화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 관행을 따르지 않은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다산 정약용도 백성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읍례(邑例)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아전들의 탐학한 악행을 신랄히 비판했다.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다. 대기업이 갑질을 하고, 공직사회는 전관예우로 선배에게 자리와 이권을 챙겨 주고, 병원은 아이들의 생명에 아랑곳없이 이익을 위해 주사제를 마구 나눠 썼다. 권력층의 온갖 편법과 부정, 온갖 취업 특혜, 그림의 대작이나 논문 대필과 표절, 정치권과 언론계에 만연했던 스폰서 제공 외유성 출장,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도 ‘관행’이란 핑계를 대 왔다. 그것으로 나라와 국민이 얼마나 신음해 왔는지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법을 보완하기는커녕 법을 무시하고 뛰어넘으면서까지 강자의 이익과 기득권을 합리화하는 이런 관행은 건전한 규범도, 상식도, 문화도 아니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우리 사회를 도덕 불감증과 부정과 비리로 빠져들게 하는 악습일 뿐이다. 관행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누구보다 과감한 개혁을 주창한 한비자(韓非子)도 옛것을 바꾸기란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익을 보고 편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소리만 높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만 바뀌고, 잠시 숨죽이고 있을 뿐 내 편만을 챙기는 관행은 더욱 은밀하고 강력하게 그 생명을 이어 가는 모습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목격했다. 한비자는 옛것을 바꾸지 않는 것은 “혼란의 흔적을 답습하는 것”으로 통치의 실패라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고치고 말고는 오로지 옛날 것(관행)이 옳은지, 그른지만으로 판단해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사로운 의리나 욕심, 편견이 개입하면 관행은 더욱 굳어진다. “지금까지 그렇게 했는데 왜 지금은 안 되느냐, 너는 해 놓고 내가 하니까 안 된다고 하느냐”는 형평의 논리도 비겁하다. 나쁜 관행을 용인하는 또 하나의 ‘나쁜 관행’을 만들 뿐이다. 사의를 표명하고 대통령의 사표 수리로 매듭을 지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보인 태도가 그렇다. 야당의 정치 공세에 밀려서가 아니라, 위법성에 따른 결정이란 모양새를 취했다고 공정성과 객관성을 얻은 것도 아니다. 반대로 권한과 책임 회피란 인상만 남겼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중요한 믿음 하나를 잃었다. 관행 타파다. 능력과 자질보다는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에 참여연대까지 결합한 ‘자기 식구 챙기기’에 매달린 인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능력 있는 인재를 삼고초려라도 해서 쓰는 탕평인사가 바로 이런 것이라면 할 말이 없다. 다만 그것을 위해 우리 사회의 갖가지 나쁜 관행들까지 그대로 두거나 오히려 정당화하면서 개혁과 적폐청산을 내세우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김 원장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을 두고 “국회의 관행이었다면 야당의 비판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한 대통령 말이 마음에 걸리는 이유다. 불과 1년 전 취임식의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는 다짐을 벌써 잊은 것인가. 눈에 보이는 비리와 부정, 위법은 쉽게 바로잡을 수 있고 효과도 금방 나타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너무나 당연하게 답습해 자연스럽고 견고해진 관행은 좀처럼 깨기 어렵다. 그것으로 편안함과 이익을 누려온 기득권의 저항과 유혹도 만만찮다. 나부터 아픔을 각오하고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 ‘적폐청산’의 시작이자 공정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주치의 보증금 1억 내고 석방 “증거인멸 우려 없다”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주치의 보증금 1억 내고 석방 “증거인멸 우려 없다”

    지난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던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가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됐다.14일 서울남부지법은 조 교수가 형사합의 11부(부장 심규홍) 심리로 열린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 1억원을 내는 조건으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지난 12일 구속적부심사를 신청했다. 구속적부심은 구속 피의자가 구속이 합당한지 다시 심리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이에 대해 남부지법 관계자는 “증거 인멸을 염려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어서 석방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앞선 지난 4일 당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박모 교수, 수간호사 등과 함께 구속된 바 있다. 조 교수 등은 지난해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에 대해 신생아중환자실의 전체 감염 및 위생관리를 지도, 감독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과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 신생아들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숨진 신생아들이 사망하기 전날 맞은 지질 영양 주사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당시 간호사들이 멸균 장갑을 끼지 않은 채 맨손으로 주사제를 나눠 담고 개봉한 뒤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할 주사액을 여러 차례 투여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울·경 두 곳 뿐인 희귀질환 치료시설 영업정지 위기

    부·울·경 두 곳 뿐인 희귀질환 치료시설 영업정지 위기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부산의 한 의료기관이 무면허 의료행위 혐의로 영업정지 위기에 처해 환자들의 불편이 우려된다.부산 사상구보건소는 이달 초 특정 희귀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A재단 소속 의원에 영업정지 3개월 사전처분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사전처분은 처분 예정 내용을 당사자에게 알리고 의견을 듣기 위해 사전 고지하는 절차다. 최종 처분은 이후 확정된다. 보건소 측은 해당 의원의 간호사가 지난 3일 오후 1시 32분쯤 병원 밖에 있던 의사에게 전화해 주사처방을 받은 뒤 환자에게 주사제를 투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건소 조사 결과 점심을 먹기 위해 밖에 나갔던 의사가 급히 돌아왔지만, 간호사의 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보건소는 당시 치료받은 환자가 민원을 제기하면서 이 같은 상황을 파악했다. 해당 의원이 담당하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전국에 2398명,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320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희귀병의 주요 치료시설은 전국 10개 지정병원과 A재단 소속 의원들이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수도권에 있고 부·울·경 지역에는 1개의 지정병원과 A재단 소속 의원만 있어 환자들의 의료기관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A재단의 한 관계자는 “간호사가 의사와 전화통화 후 기초처치만 한 것이고 주사제 투여 중 의사가 돌아와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치료를 같이하는 등 조치를 해 무면허 의료행위는 아니라고 자체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병원이 3개월이나 운영이 중단될 경우 해당 환자들의 큰 불편이 예상되고 일부 환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탄원서를 내주겠다는 의사도 밝히고 있다”면서 “재검토와 함께 선처를 바란다”고 밝혔다. A재단은 1991년 설립 후 복지부로부터 해당 질환 환자 등록 업무도 이관 받아 관리하고 있다. 보건소는 해당 의원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세균, 항상 함께하지만 두려운 존재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세균, 항상 함께하지만 두려운 존재

    시트로박터 프룬디. 이 생소한 미생물의 이름을 우리는 최근 자주 접하고 있다. 이 미생물은 병원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이다. 정상인에게도 존재하는 장내 세균이지만 드물게 면역 저하자에게서 발병해 호흡기, 비뇨기, 혈액 등에 감염을 일으킨다. 병원 감염이란 입원 당시에는 없거나 잠복하던 감염이 입원 기간 중 발생한 것으로 병원에서 발생하는 직원 감염도 포함된다. 면역에 취약한 만성질환자, 암환자, 항생제 사용 환자, 수술을 받은 환자가 위험군이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아기들은 면역 저하, 호흡기 치료, 혈관 내 카테터, 정맥을 통한 영양공급 등의 위험인자를 안타깝게도 골고루 갖고 있었던 셈이다.세균 감염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1846년, 오스트리아 빈 종합병원의 이그나즈 제멜바이스(1818~1865)라는 의사가 최초로 병원 감염의 위험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2개 분만병동 가운데 의사들이 아이를 받는 병동이 조산사가 아이를 받는 병동보다 산모 사망률이 높은 것에 주목했다. 그는 해부실습을 마친 의대생과 의사들이 분만병동에서 일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이 원인을 ‘시체인자’로 명명했다. 당시만 해도 의사의 손에 묻은 피와 고름을 신성하게 여기고 감염 원인을 나쁜 공기로 돌리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그는 기성의학계에서 배척당했다. 손소독을 강조하던 그의 이론은 그렇게 한동안 도외시됐다고 한다. 이후 손씻기가 감염 예방의 최선책이라는 사실은 상식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복잡한 의료현장에서 손씻기는 기본 중의 기본일 뿐 완벽한 방법일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첨단기술도 활용한다. 수술실의 ‘양압 시스템’이나 격리병실의 ‘음압 시스템’이 그것이다. 수술실에서는 인체 내부가 노출되기 때문에 공기 속 세균총이나 의료진과 환자의 입에서 나온 물입자인 비말핵이 감염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공기가 환자 반대편으로 흐르도록 수술실 출입구를 배치하거나 외부공기가 침입하지 않도록 기압을 높게 해 양압을 유지하면서 수직으로 공기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한다. 반대로 격리병실은 병원체가 외부로 퍼지지 않도록 음압을 유지한다. 그 밖에 세균을 걸러내는 필터가 내장된 수액세트, 은나노 항균처리가 된 의료기기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또 모든 의료진은 무균적 처치를 생활화하고 있다. 오염됐다고 의심되는 기구와 약제는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1994년 고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주사제 인정기준에 따르면 ‘분할 투여가 가능한 약제를 일부만 사용한 경우 실주사량에 따라 약가를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나머지를 부득이하게 폐기할 경우 1병의 약가를 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률적으로 폐기 처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폐기 사유를 해당 요양기관에서 소명해야 한다’고도 돼 있어 뚜렷한 원칙 없는 약가 삭감을 피하기 위해 의료진이 관행대로 주사제를 나눠 쓴 것도 사실이다. 심평원의 삭감 압박, 안일한 약제관리, 낮은 감염관리료, 병원의 재정위협이 뒤얽힌 곳에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체계적 감시와 교육, 감염관리 전문인력 고용으로 병원 감염률이 32%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전국 병원에 감염 감시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고 감염관리 전문인력 배치도 의무화하고 있다. 병원 감염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문제의식이 높아진 지금 감염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 주사제 나눠쓰고 마약까지...병원 맞나?

    주사제 나눠쓰고 마약까지...병원 맞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가 병원내 ‘주사제 나눠쓰기’ 때문으로 확인된 가운데 서울대병원에서는 간호사가 마약을 상습 투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병원내 약물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찰이 이대목동병원 사고 원인이 주사제 1병을 여러 명에게 나눠 투약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한 날 서울대병원에서 간호사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상습 투여한 사실도 공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간호사는 마약류에 속하는 진통제 펜타닐을 환자 이름으로 몰래 대리처방 받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펜타닐은 수술 후 암 환자의 통증 경감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아편 계열의 마취 및 진통제다. 의료계에서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는 고질적인 저수가와 인력난 등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인 반면, 서울대병원 간호사의 마약 투약은 개인의 문제이므로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병원 내 부실한 약물관리에서 비롯된데다 환자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약물 관리감독 강화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환자 안전 전담인력에 약사를 추가해야 한다는 한국병원약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자안전법 시행으로 200병상이 넘는 의료기관은 환자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병상 규모별로 의사와 간호사 등을 배치해야 한다.하지만 여기에 약사는 포함돼있지 않다. 한국병원약사회는 “신생아 사망 사건을 계기로 약물관리가 환자 안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환자에 안전한 의약품이 투약 되고 관리되기 위해선 약사 역할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지부는 이와관련, 전담인력에 약사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5월부터는 마약류 통합 관리시스템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서울대병원 간호사의 마약류 투약같은 행위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의료진의 마약 투여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다음 달부터 마약류 통합 관리시스템이 시행되면 정부의 관리가 좀 더 촘촘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마약류 통합 관리시스템은 마약류의 제조·수입·유통·사용 전 과정을 전산시스템으로 보고하고 저장해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다. 마약류 오남용을 막고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모든 마약류 취급자는 사용 내역을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대목동병원 ‘생명 불감증 25년’

    “개원 때부터 주사제 나눠 써 왔다” 진술 의사 처방은 7일 2병… 지시는 매일 1병 간호사들, 1병으로 여러 환아에게 주사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균에 감염돼 사망한 사건은 25년간 이어져 온 이 병원의 ‘분주’(주사제를 여러 명에게 나눠 쓰는 것) 관행 때문인 것으로 경찰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의료진은 병원이 개원한 1993년 이후 25년 동안 ‘1인 1주사제’ 규칙을 어기고 신생아들에게 분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이자 주치의인 조수진 교수와 전임 실장 박모 교수, 수간호사 A씨 등 3명을 오는 10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근무한 심모 교수와 전공의 강모씨, 간호사 B·C씨 등 4명에 대해서는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할 계획이다.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9시 31분쯤부터 10시 53분 사이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는 사망 전날 투여된 오염 상태의 지질 영양제 때문에 발생한 패혈증이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지질영양제는 입으로 밥을 먹을 수 없는 신생아들을 위해 매일 투여해야 한다. 경찰 수사 결과 사망한 신생아들이 맞은 지질영양제는 주사 준비실에서 이뤄진 분주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분주는 지질영양제의 사용지침과 질병관리본부와 식약처 지침에 모두 반하는 행위다. 만일 ‘1인 1병 원칙’을 지켰더라면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개원 때부터 신생아 중환자실 전임 실장으로 근무한 박 교수는 개원 당시에 ‘환아 1인당 1주일에 2병’을 처방하면서 간호사들에게는 “매일 투여하라”고 지시했다.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영양제를 여러 환아에게 나눠서 맞힐 수밖에 없었다. 2008년부터 이대목동병원에서 근무한 조 교수도 이런 관행을 이어 왔다. 병원은 2010년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준비하며 ‘처방 투약의 일치’ 인증 기준을 충족하려고 ‘환아 1인당 매일 1병’ 처방을 시행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간호사에게 변경된 처방을 지시하지 않았다. 한편 의사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환아 1명당 주사제 1병을 맞힌 것처럼 비용을 청구했다. 경찰은 의료진이 요양급여를 부당 청구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심평원에서 이를 조사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대목동병원 조수진 교수 등 의료진 3명 구속…“증거 인멸 우려”

    이대목동병원 조수진 교수 등 의료진 3명 구속…“증거 인멸 우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과 관련, 조수진 교수 등 의료진 3명이 4일 구속됐다.서울남부지법 이환승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조수진 교수와 박모 교수, 수간호사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9시 31분쯤부터 오후 10시 53분 사이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과 질병관리본부 역학 조사 결과, 신생아들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숨진 신생아들이 사망 전날 맞은 지질 영양 주사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간호사 B씨가 주사제 준비 과정에서 위생 관리 지침을 어겨 균 오염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또 주치의인 조수진 교수 등이 신생아중환자실 전체 감염 및 위생관리를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소홀히 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조수진 교수 등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조수진 교수 측 변호인은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어떤 과실로 죽었는지 범죄 소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는 마당에 증거 인멸도, 도주 우려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막내 간호사가 복잡한 의료 전담…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원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 병원 의료진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이 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실장과 박모 교수, 간호사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들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과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사망한 신생아 4명의 사망 원인으로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된 지질영양 주사제를 맞아 야기된 패혈증이 지목됐다. 균 오염은 간호사 2명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위생관리 지침을 어겨 발생했다. 조 실장과 박 교수 등은 감염 및 위생 관리 지도·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신분인 병원 관계자 7명 가운데 4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잘못된 관행을 묵인하고 방치해 지도·감독 의무를 위반한 정도가 중한 피의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신생아 4명이 주사제 ‘분주’(주사제를 나누는 것) 과정의 오염으로 사망했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간호사 사이의 ‘갑질 행태’가 재조명되고 있다. 복잡한 의료행위 중 하나로 꼽히는 주사제 분주를 선배 간호사들이 귀찮다는 이유로 후배 간호사에게 떠넘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용기(바이알)에 담긴 주사제는 ‘스리웨이’ 등 의료 기구를 통해 수차례 뽑아 주사기에 담아 분할한 뒤, 주사기를 필터 등에 연결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신생아들에게 투여된다. 이런 이유로 분주는 간호사들 사이에서도 번거롭고 힘든 작업으로 인식돼 주로 막내 간호사들이 전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막내 간호사에게 번거로운 분주를 전담시킨 것은 사실로 확인됐지만, 최근 문제가 되는 폭행·협박·가혹 행위 등의 괴롭힘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신생아 사망’ 의대목동 주치의 등 4명 구속영장

    ‘신생아 사망’ 의대목동 주치의 등 4명 구속영장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연쇄사망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담당 주치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이 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와 박모 교수, 수간호사 A씨와 간호사 B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과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사망한 신생아들은 사망 전날 맞은 지질영양 주사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돼 있었던 탓에 패혈증으로 숨졌다. 경찰은 B씨 등 간호사 2명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위생 관리 지침을 어겨서 균 오염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수간호사 A씨와 교수진은 신생아중환자실 전체 감염 및 위생 관리를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7명 가운데 4명에게만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유에 관해 “위법한 관행을 묵인·방치하고 지도·감독 의무를 위반한 정도가 중한 피의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오클라호마 “사형 집행에 ‘질소 가스’ 사용” 공식 발표

    美 오클라호마 “사형 집행에 ‘질소 가스’ 사용” 공식 발표

    미국 오클라호마주가 향후 사형집행 시 질소 가스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오클라호마 주 정부는 여러 독극물을 혼합한 사형 집행용 약물주사로 사용해 왔지만, 해당 독극물 주사제의 성분이 일정치가 않아 극심한 고통을 유발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2015년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사형수 리처드 글로시프에 대한 형 집행을 1시간 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사형수에게 주입할 독극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형집행 유예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같은 해 4월, 오클라호마주의 한 사형수가 독극물 주입을 받은 뒤 의식을 되찾아 43분간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 후 내려진 ‘극적인’ 형 집행 연기였다. 이러한 독극물 주입 방식이 사형수들의 마지막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오클라호마 주 정부는 2015년부터 질소가스를 이용한 형 집행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질소 가스는 뇌의 저산소증을 유발하며 마치 잠에 들 듯 고통이 거의 없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도입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질소가스 주입 방식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이 방법이 독극물보다 더 인간적이며 고통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반대쪽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사람에게 사용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했다. 약 3년간의 공방 끝에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주 정부는 결국 질소가스를 사형집행에 도입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오클라호마주가 미국에서 질소가스로 사형을 집행하는 최초의 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클라호마 주 정부의 이번 결정은 치명적인 주사제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다른 주(州)와 마찬가지로, 오클라호마 주 정부 역시 사형 집행을 지속하기 위해 기울인 일련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오클라호마 주 정부 관계자는 “질소 가스는 구입이 용이하고 고통없는 죽음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질소 가스를 이용한 정확한 집행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 내에서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는 1977년 1명에서 1984년 21명으로 늘었다가 1991년 14명으로 줄어든 뒤 1999년 98명까지 치솟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2008년 37명, 2017년 20명으로 다시 줄었다. 미국 전체 사형 집행의 80%는 남부에서 집행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종합병원 지원금 배정 전공의 인권침해 반영

    정부가 다음달부터 종합병원에 대한 지원금 배정 시 감염관리 여부와 전공의 인권침해 대응조치 이행 여부를 평가항목에 포함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나 전공의 폭행 사건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료질평가지원금 산정을 위한 기준’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했다고 13일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28일까지 의견 수렴을 한 뒤 다음달 중 시행될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병원 내에 체계적인 감염관리를 위한 전담인력이 있는지, 집단발병 우려가 큰 결핵 확산을 막고자 의료인력에 대한 초기결핵검사를 실시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가 신설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 균 오염이 발생해 숨지는 탓에 병원 내 감염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아울러 전공의 폭행을 비롯한 병원 내 폭력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고자 전공의 인권침해에 대한 병원의 대응조치 이행 여부도 평가기준으로 신설했다. 전공의를 비인격적으로 대우해 부당행위 신고를 받고도 시정조치를 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깎아 실질적인 제재를 가하겠다는 의미다.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는 복지부가 2015년 9월 종합병원별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선택진료비 축소·폐지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 주고자 도입했다.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교육수련, 연구개발 등 5개 영역에 걸쳐 56개 평가지표를 이용해 영역별로 가중치를 두고 의료의 질을 평가해 왔다. 올해 복지부가 책정한 지원금은 7000억원으로 전국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300여곳을 평가해 등급별로 나눈 뒤 차등수가를 매겨 9월부터 지원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서울대병원 교수가 간호사 성희롱’…동료 교수들이 #미투

    ‘서울대병원 교수가 간호사 성희롱’…동료 교수들이 #미투

    서울대병원 교수가 간호사를 지속적으로 성희롱해 결국 간호사가 병원을 그만뒀다며 동료 교수들이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피해자 본인이 나선 것은 아니지만 동료 교수들이 피해자를 대신해 ‘미투’ 운동에 나선 것이다. 성폭력 당사자로 지목된 교수는 ‘음해’라면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서울대병원 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기획인사위원회 소속 교수 12명은 “동료 A 교수가 그 동안 서울대학교 의대생, 병원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하고, 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과도하게 처방한 의혹이 있다”면서 내부 보고서를 8일 언론에 공개했다. 기획인사위원회는 의대 내 진료과목별로 최고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다. 대학병원 교수들이 동료 의사의 성폭력을 폭로하며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A 교수는 2013년 10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워크숍에서 여러 명의 간호사들이 있는 가운데 장시간에 걸쳐 성희롱이 담긴 언행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이날 성희롱 대상이 된 간호사는 이날 충격으로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보라매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결국 사직했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당시 피해 간호사와 목격자들이 병원에 이런 문제를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흐지부지 지나갔다”면서 “피해 간호사가 지금이라도 당시 상황을 다시 진술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에도 A 교수가 연구원, 간호사, 전공의, 임상강사 등 여러 직종의 여성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는 투서가 대학본부 내 인권센터에 접수돼 조사가 이뤄졌지만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A 교수가 지도학생과의 모임 중 술에 취해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적인 언행을 한 게 문제가 돼 학부모의 요청으로 지도교수에서 배제되는 일도 있었다. A 교수가 적절히 관리돼야 하는 마약성 진통제를 만성 통증 환자에게 과도하게 처방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마약성 주사제를 일반 통증 환자에게 무분별하게 처방함으로써 중독 환자를 양산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같은 과 소속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은 A 교수에 대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병원 의사직업윤리위원회가 강도 높게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 뿐만 아니라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의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성폭력 조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 교수는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이 한창인데도 병원 내에서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없어 교수들이 단체로 나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음해에 불과하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A 교수는 “불미스러운 일로 대학이나 병원 차원의 조사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경찰에 고소하면 될 일인데 뒤에서 이렇게 언급하는 건 오히려 무슨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심각성이 큰 만큼 의사직업윤리위원회에서 세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사춘기 온 아홉 살…치료하면 10cm 큰다

    [메디컬 인사이드] 사춘기 온 아홉 살…치료하면 10cm 큰다

    육류 과다·환경 호르몬 등 원인 여아 방치땐 키 150㎝ 그쳐 4학년 이전 초경 시작하면 의심 몸과 마음의 발달이 다른 아이보다 현저하게 빠른 것을 ‘조숙하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성장이 지나치게 빨라 어린 나이에 가슴이 발달하거나 생리가 시작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성조숙증’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진료 인원은 2007년 9809명에 불과했지만 10년 뒤인 2016년 8만 6352명으로 9배가 됐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환자는 남자아이가 9.2%, 여자아이가 90.8%였습니다. 5~9세 여아가 6만명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여아는 가슴이 발달하면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육안으로 보기에도 확연한 변화가 관찰되기 때문에 발견이 쉽기 때문입니다. 반면 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는 등의 외적인 증상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10세 이후에 뒤늦게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성장이 조금 빠른 것인데 왜 문제일까.’ 부모들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키입니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어릴 때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훨씬 크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조숙증 여아를 방치하면 만 12세쯤엔 성장이 거의 멈추고 만 18세쯤에는 평균 키가 150㎝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때 또래 평균 키는 160㎝입니다. 김진섭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 여아에게 발생하는 최종 키의 손실은 10㎝ 전후로 알려져 있다”며 “반대로 치료하면 예측 최종 키보다 3~10㎝ 정도 더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치료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가 늦을수록 더 성장할 여지는 줄어들게 됩니다. ●이른 초경·가슴 발달 주의 깊게 살펴야 그래서 아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김기은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여자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발달한다면 검사를 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가슴 몽우리가 생기고 자궁이 커지면서 초경을 하게 된다”며 “따라서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이 시작되는 경우도 성조숙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고 음모와 음경이 발달하면서 변성기가 찾아오는 특징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확인하기 쉽지 않습니다. 주로 머리 기름이나 어른 냄새, 음모, 겨드랑이 털 등 사춘기 징후가 너무 빨리 찾아올 때 어렵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는 주로 전문의가 키, 몸무게, 성 성숙도를 평가한 뒤 ‘왼손 엑스레이 검사’로 골 성숙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또 혈액을 이용해 성호르몬을 포함한 내분비 호르몬을 분석하고 성선자극호르몬(GnRH) 자극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김진섭 교수는 “뇌질환이 의심되면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며 “확실한 진단이 나오지 않으면 여아는 만 9세 이전, 남아는 만 10세 이전까지 3~6개월 간격으로 재검사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원인입니다. 사실 성조숙증의 90%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최근 환자가 급증한 것은 키에 대한 부모들 관심이 높아져 빨리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무시할 수 없는 다른 중요한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문우진 김포대 보건행정학과 교수와 권호장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팀은 한국산학기술학회지에 ‘성조숙증 여아와 정상 발달 여아의 심리사회적 행동특성 비교’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성조숙증 아동 104명과 일반 아동 208명을 비교 조사한 결과 성조숙증 아동은 고기류 섭취 횟수와 외식 빈도, 수강 학원 수가 많고 TV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긴 특징이 있었습니다.●영양 불균형·심한 학업 스트레스 영향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성조숙증은 단순히 하나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이 아닙니다. 특히 영양 불균형과 비만, 스트레스, 환경호르몬이 성호르몬 분비를 교란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문 교수는 “과거 20년 전과 지금 아동들을 분석해 보면 가장 큰 차이는 식생활 패턴과 환경 변화”라며 “무엇보다 육류와 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학업량이 늘어나면서 운동량은 반대로 줄어 비만이 늘었다”며 “또 아이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예전보다 높아져 성조숙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성조숙증 치료와 관련해 궁금증을 문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질문은 ‘주사제 부작용’입니다. 성조숙증에 사용하는 이른바 ‘사춘기 지연제’가 불임을 유발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주로 치료를 마치면 수개월 안에 사춘기를 회복하고 1~2년 사이에 생리를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김진섭 교수는 “초기에 얼굴이 붉어지거나 머리가 아픈 경우가 있지만 일시적 증상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뼈 나이가 너무 빠르지 않다면 만 11세, 150㎝ 정도까지는 치료를 계속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춘기 지연제는 만능약이 아닙니다. 정상적인 아이의 사춘기를 늦춘다고 성인 키가 더 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우유나 계란을 먹으면 초경을 일찍 한다고 믿는 분들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사실이 아닙니다. 김기은 교수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단 음식, 탄산음료를 줄이고 콩, 채소, 과일, 해조류 같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하루 세끼를 꼭꼭 씹으며 천천히 먹고 운동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대병원 신생아 사망, 제대로 소독 않고 주사제 연결한 탓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 역학조사 결과 의료진의 주사제 투약 준비 과정에서 균 오염이 일어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의료과실이 명백해진 것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신생아들의 패혈증을 유발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주사제(지질영양제) 준비 단계에서 오염이 발생했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후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신생아 4명이 사망했다”고 사인을 밝혔고, 질본은 감염 경로를 추적해 왔다. 조사 결과 신생아들이 사망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 15일 중심정맥관을 통해 투여된 지질영양제에서 오염이 발견됐다. 다만 지질영양제 자체와 주사기·필터·관 등 ‘수액 세트’에선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질본은 “주사제 자체와 주사제 투여를 위해 사용된 수액 세트에는 문제가 없었고 의료진이 주사제를 개봉하고 투여를 위해 수액 세트에 연결하는 등 준비 과정에서 균에 오염됐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경찰은 신생아 중환자실 소속 교수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추가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생아 중환자실 소속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모든 환자에게 회진을 했고 이 과정에서 전공의와 간호사들을 지도·감독할 위치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 사망 신생아들에게 투여된 주사제를 준비한 간호사 2명, 수간호사, 해당 주사제를 처방한 전공의 강모씨,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주치의) 조수진 교수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원인은 주사제 준비 중 균 오염 때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원인은 주사제 준비 중 균 오염 때문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한 사건은 의료진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균에 오염됐기 때문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질병관리본부가 신생아들이 패혈증에 걸린 원인과 관련,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의 오염에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올해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신생아들을 부검한 결과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사인이라고 밝혔다. 이후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통해 신생아들이 시트로박터균에 감염된 경로를 추적해왔다.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신생아들이 사망 전날(12월 15일) 중심정맥관을 통해 맞은 지질영양제가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균 검사 결과 해당 지질영양제 자체에서는 아무런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별도로 검사를 의뢰한 주사기와 필터, 관 등 ‘수액 세트’에서도 균이 나오지 않았다. 주사제 자체나 주사제를 주사하는 도구에서도 균이 나오지 않았기에 남은 것은 주사제를 개봉해 수액 세트에 연결하는 준비 과정뿐이다. 이에 질본은 주사제를 개봉해 수액 세트에 연결하는 준비 과정에서 균에 오염됐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수액 세트는 무균 제품이라 비닐로 싸여 있는데, 지침상 이를 개봉하기 전에 손을 물로 씻은 다음 알코올로도 소독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간호사 중 일부가 위생 관련 지침을 어긴 것으로 보이며, 수간호사와 전공의·교수들은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신생아중환자실의 감염·위생 관리를 지도·감독할 책임이 있는 전담 교수들인 박모 교수와 심모 교수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추가로 입건할 예정이다. 사망한 신생아들에게 투여된 주사제를 직접 만졌던 간호사 2명, 간호사들을 관리·감독하는 수간호사, 해당 주사제를 처방한 전공의 강모씨,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 등 5명은 지난 1월 이미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로 입건되는 교수들을 내주 중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다음, 이달 중순쯤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월요 정책마당]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우리는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원이 배분되고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 살고 있다. 시장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인 가격을 통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만 때로는 시장의 실패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국민의 삶과 밀접한 분야에서 시장의 실패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선진국인 영국에서 2012년 당뇨병, 간질 치료제 등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국 내 의약품 가격이 낮다 보니 내수 물량의 상당 부분이 다른 유럽 국가로 수출돼 정작 자국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급기야 영국 하원은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에 대해 수출 금지를 추진하기까지 했다. 이런 현상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해외 수입에 100% 의존하던 결핵 치료제 ‘카나마이신’ 원료가 제때 공급되지 못하면서 해당 원료를 사용한 주사제 생산이 국내에서 중단됐다. 900여명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은 하루 한 번 투여받는 카나마이신 주사제를 구하지 못해 8개월 동안 대체 항생제 주사제를 매일 3차례나 맞아야 하는 고통과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야의 시장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각종 대비책을 마련하고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특히 의료 제품의 공공성 강화를 핵심 정책으로 삼아 3가지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신종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시장기능만으로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필수의약품 안정공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결핵 치료제, 기초 수액제 등 211개 품목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고 의료계, 제약업계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해당 목록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또 필수 의약품이 부족한 경우를 대비해 대체 의약품을 신속히 수입할 수 있는 ‘특례수입제도’를 운영하고 자급 기반이 필요한 의약품은 국내 제조시설을 활용한 위탁 제조가 가능하도록 해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일례로 카나마이신 주사제는 프랑스에서 특례 수입하고 국내 제약사에 위탁 생산해 제품 공급이 빠르게 안정됐다. 둘째, 소아마비백신 등과 같이 국내 수급이 불안정하거나 시장에서 출시되지 않은 백신 자급화도 추진 중이다. 백신은 국민 건강 주권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의약품 중 하나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을 때 우리나라는 국내 개발 백신으로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물량이 부족했던 터라 국내 백신이 없었다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백신 개발 수준은 높지만 자급률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백신 자급률을 80%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품 개발 초기부터 컨설팅을 제공하고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해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셋째,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소아 당뇨 환자가 사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처럼 국내 대체 의료기기가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 허가 절차를 면제해 신속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근본적 치료법이 없는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제품 생산, 허가·심사 등 분야별 전문가로 이뤄진 ‘치매 치료제 및 진단기기 제품화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개발 단계별 특성에 맞는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심성구지 수부중불원의’(心誠求之 雖不中不遠矣)라는 말이 있다. ‘마음으로 간절히 구하고 노력하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필요한 의료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안전관리를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건강한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만든다. 2018년 무술년 새해, 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국민 건강을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 [메디컬 인사이드] ‘공공의 적’ 항생제를 위한 변명

    [메디컬 인사이드] ‘공공의 적’ 항생제를 위한 변명

    경구용·주사제 약효 차이 없어 주스·우유 흡수 방해…물과 복용1928년 스코틀랜드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1세대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인간과 세균의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9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전투는 치열합니다. 5세대 카바페넴계 항생제를 무력화시킨 ‘카바페넴계 내성 장내세균’(CRE)과 광범위한 항균효과를 내는 반코마이신을 누른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알균’(VRSA) 등 이른바 ‘슈퍼박테리아’가 확산해 환자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황색포도알균의 95%는 이미 페니실린에 내성을 보일 정도로 빠르게 진화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아예 항생제 치료를 거부하는 이들도 등장했습니다. “몸의 면역 기능을 높여 병원체 감염을 극복할 수 있다”며 숯과 음식 등을 이용한 극단적 자연주의를 주장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항생제가 오히려 세균의 창궐을 부른다며 ‘공공의 적’으로 몰아붙입니다. 항생제가 만병통치약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그렇지만 항생제를 잘 몰라 생기는 각종 문제가 심각한 만큼 오해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전문가와 ‘항생제를 위한 변명’을 준비했습니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에 생긴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내성이 (세균이 아닌) 우리 몸 안에 생긴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병대응센터장은 “항생제 내성은 몸속에 있는 세균이 갖게 되는 것”이라며 “항생 내성은 세균이 죽지 않기 위해 획득한 무기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항생제를 해로운 약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감염 치료에 매우 중요한 약”이라며 “다만 불필요한 사용은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항생제가 독하다며 복용을 중단하는 것도 위험한 행동입니다. 혈액 속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해 세균을 퇴치하지 못하게 되고 내성균이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증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전에 먹다 남은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은 약은 약국이나 보건소에 전달해 안전하게 폐기해야 합니다.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바이러스는 항생제로 퇴치할 수 없습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항생제 바로 알기’ 홈페이지(www.antibioticuse.org)를 방문하면 감기나 독감(인플루엔자), 대부분의 인후통, 대부분의 기침과 기관지염에 항생제가 효과가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환자들이 만병통치약처럼 항생제를 요구합니다. 지난해 7월 질병관리본부가 의사 8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한 사례 중 36.1%는 ‘환자의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감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대략 30~50%가 항생제를 원한다고 합니다. 물론 의료기관의 과도한 항생제 처방도 문제입니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내성률은 국내 중소병원이 58%, 종합병원이 68%로 유럽연합 평균(17%)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다행히 전반적인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정 센터장은 “의약분업 이전에는 전체 항생제의 48.7%가 약국 임의조제로 소비됐지만 의사 처방전 없이 항생제를 구입할 수 없게 되면서 사용량이 30% 줄었다”며 “2006년 의료기관별 항생제 처방률 지표를 공개하면서 예방적 항생제 처방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력한 주사 한 방’을 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것도 오해라고 합니다.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중증질환이 아니라면 주사제와 먹는 항생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주사 한 방’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은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또 의사의 처방 없이 항생제 2~3가지를 임의로 섞어 먹는 것은 위험한 행동입니다. 정상 세균에 영향을 줘 오히려 감염이 확산하기도 하고 길항작용(상반된 2가지 요인이 동시 작용해 효과를 상쇄시키는 것)으로 약효가 낮아지기도 합니다.항생제는 가급적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손은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약무국장은 “항생제를 주스나 우유, 커피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며 “약물 흡수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쓴맛을 피하는 아이들에게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과립이나 시럽 형태의 단맛이 있는 약을 처방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항생제를 물과 먹어야 하는 이유 다른 약물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손 국장은 “항생제는 경구피임약의 작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또 임신 유무를 확인한 뒤 항생제를 처방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아울러 “평소 심혈관질환으로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이 사실을 알려 적합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며 “항생제가 만성질환자 혈액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도 미리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항생제는 질병마다 사용기간이 다릅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방광염은 3일 정도로 최소 사용기간이 짧지만 장알균(28~42일), 장염균(21~42일), 골수염(42일) 등은 최소 사용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중증질환은 의료기관에서 세균 배양을 통해 원인균을 확인한 다음 서서히 단계를 높이는 방식으로 치료합니다. 감염 부위에 피고름이 맺혀 있다면 제거해야 합니다. 이물질은 항생제 투입을 방해하고 세균이 달라붙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의료진 부주의로 환자 사망 땐 병원 강제 업무정지

    의료진 부주의로 환자 사망 땐 병원 강제 업무정지

    앞으로 의료진의 부주의로 환자가 사망하면 정부가 병원 업무를 강제로 멈출 수 있게 된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사망사고처럼 다수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신고를 의무화하고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의 의료수가를 가산하는 등 수가체계도 개선한다.보건복지부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신생아중환자실 안전관리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만성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신생아중환자실의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전담전문의가 24시간 상시 근무하거나 세부분과 전문의가 근무할 경우 입원료 수가를 가산할 수 있도록 했다. 신생아중환자실 안전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 수는 평균 9.7명, 최대 30.9명에 이른다. 안전한 투약 관리를 위해 야간이나 주말에 약사를 배치할 경우 수가를 지급하고, 신생아에 대한 주사제 무균조제료를 가산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신생아중환자실은 본인부담금 면제항목이 많아 의료수가를 높이더라도 환자 부담 의료비는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신생아중환자실 감염관리 개선을 위해 의료감염감시체계(KONIS)에 소아·청소년 중환자실을 포함한다. 신생아중환자실 세부감염관리지침, 의료수가에 감염관리활동 반영, 필수 소모품 보상, 일회용 치료재료에 대한 별도 보상 방안 등도 마련된다. 신생아중환자실 장비 실태를 파악해 정비하고, 일정기간 이상 노후한 장비는 기능평가를 통해 성능을 점검하는 관리방안도 마련됐다. 신생아 사망과 관련한 보고체계를 대폭 개선한다. 여러 환자가 비슷한 시간대에 유사 증상으로 사망할 경우 의료기관이 보건소에 의무 신고하도록 의료법 관련 조항을 개정한다. 또 의료기관 준수사항을 위반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입힐 경우 제재 기준을 시정명령에서 업무정지로 상향하는 의료법 개정도 추진한다. 현재는 시정명령만 내릴 수 있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업무정지 15일 처분을 내린다. 다만 이번 대책은 이대목동병원에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는 사건이 반복될 경우 불시에 수시 조사를 할 수 있게 감시제도를 강화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신생아중환자실을 시작으로 전반적인 의료시스템을 꼼꼼히 점검해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료감염 예방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과제에 대한 실태조사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의료관련 감염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주사제 1병 나눠 투약…이대병원 간호사 조사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간호사 2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신생아가 사망하기 전날 항생제 내성균에 오염된 지질영양주사제(스모프리피드)를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질영양주사제 1바이알(vial·용기)을 신생아 5명에게 나눠 주사한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감염학회의 ‘의료관련감염표준예방지침’에 따르면 ‘가능한 한 주사제는 1인 1병을 쓴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 측이 이 주사제를 분할 투여한 뒤 1인당 1병을 사용한 것으로 진료비를 부당 청구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긴급 현지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건의 근본 원인은 병원의 탐욕과 무능력한 감염관리 탓이지 의료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입건된 의료진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대목동병원 “2013년부터 주사기 나눠 사용”

    이대목동병원 “2013년부터 주사기 나눠 사용”

    이대 목동병원은 숨진 신생아들에게 스모프리피드 영양 주사제를 다섯 개로 나눠 주사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2013년 부터 이같은 행태가 반복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MBC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인재근 의원실에 제출한 건강보험 청구 내역에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이 2013년부터 500ml짜리 대용량을 써온 것으로 확인됐다. ‘주사제 나눠쓰기’가 최소한 5년 전부터 계속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런 ‘주사제 나눠쓰기’는 다른 병원에서도 관행처럼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30곳의 주요 대형병원에서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250과 500ml 대용량에 대한 비용을 지속적으로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은 한 해에만 250ml 5400여 병을 썼다며 7300만 원을 타갔고, 대전의 한 대학병원도 2000 병을 청구해 3300만 원을 받아갔습니다. 건강보험급여를 부당하게 받아갔거나, 그게 아니라면 대용량 주사제를 나눠 써 신생아들이 연쇄 감염될 위험에 광범위하게 노출된 상황인 셈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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