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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주 약값이 4600만원… C형 간염환자 웁니다

    12주 약값이 4600만원… C형 간염환자 웁니다

    “C형 간염환자에게 치료비 부담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현재 C형 간염에 쓰는 약은 완치율이 60%에 불과한 데다 1년은 치료해야 하며, 부작용도 견뎌야 합니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인 C형 간염치료제 ‘하보니’가 시판되고 있지만, 치료비 부담이 너무 커서 치료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C형 간염에 걸린 30대 임모씨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심한 감기에 걸려 다나의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았다가 C형 간염에 걸렸다. C형 간염 중에서도 발병률이 1% 미만인 1a형 C형 간염이었다. 공교롭게도 함께 다나의원을 방문한 아버지(65)까지 임씨와 같은 유형의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병세는 급격히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다나의원 사태가 언론에 처음 보도되고 나서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을 때만 해도 임씨의 간 수치는 정상(30)이었지만, 불과 몇 주 만에 간 수치가 1300까지 치솟았고, 황달 증상이 나타났으며 간이 굳는 간경변이 진행됐다. 단지 동네 의원을 방문했을 뿐인 임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그는 “정말 막막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임씨처럼 치료가 어려운 1a형 C형 간염에 걸린 사람은 전체 다나의원 피해자 97명 가운데 51명이다. C형 간염은 다른 간염보다 만성화될 위험이 더 크고, 30% 정도의 환자는 간암의 초기 단계인 간경화증으로 진행되는 위험한 질병이다. 급성 C형 간염의 5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25% 정도는 3~25년 내에 간경변증으로 악화한다. 또 매년 간경변증이 온 환자의 4~5%에게서 간부전이 나타나고 2~3%는 간암에 걸린다.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질병이지만 예방 백신은 없고 치료만 가능하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법은 페그인터페론이란 주사제와 리바비린이란 먹는 약을 병행하는 것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 1형은 48주간, 2형은 24주간 이런 방식으로 치료한다. 완치율은 1형이 50~60%, 2형이 80~90%로 비교적 높지만 문제는 부작용이다. 특히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체구가 작아 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탈모, 근육통, 피부염, 갑상선 기능 이상, 기침, 우울증, 불면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이 치료법 대신 부작용이 덜하고 완치율도 높은 비급여 약제 ‘하보니’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길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치료가 어려운 1a형 C형 간염에는 하보니 처방을 권한다.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만든 하보니를 12주 복용하는 데 드는 약값은 약 4600만원이다. 항암제보다도 비싸다. 대신 효과가 좋다 보니 약값을 부담할 경제적 능력이 되는 환자들은 하보니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는 부작용을 감수하고 기존 약을 처방받거나 하보니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길 기다리며 간 수치를 낮추는 약 정도만 복용하고 있다. 임씨의 경우 하보니를 처방받으려면 아버지와 자신의 약값까지 1억원에 가까운 돈을 부담해야 한다. 하보니는 현재 건강보험 적용 절차를 밟고 있다. 이달 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3~4월 제약사와 건강보험공단 간의 약가 협상이 진행되고, 협상이 타결되면 5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받는다. 건정심을 통과하면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적용 고시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기본 절차가 있어 아무리 일러도 5~6월 이후에나 건강보험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제약사와 협의해 약값을 현재 4600만원에서 더 낮추기로 일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 부담금은 1000만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은 지난 1월 하보니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를 찾아 약값 인하 등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임씨는 “감염관리를 제대로 못한 국가의 책임도 있는데, 환자들이 직접 나서 제약사에 사정을 호소해야 하는 지금 상황이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마취환자 성범죄’ 의사 면허 취소한다

    ‘마취환자 성범죄’ 의사 면허 취소한다

    주사기 재사용 의료사고도 포함… ‘비도덕 진료’ 최대 1년 자격 정지 의료 재판중에도 업무중단 추진 앞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입히거나, 수면 마취한 환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은 면허가 취소된다. 신체·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제대로 진료하기 어려운 의사도 면허 취소 대상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인 면허 관리제도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집도의에게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외국인 환자가 또 사망하고, 원장이 뇌손상 후유증을 앓던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97명이 C형간염에 집단감염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의사면허 관리 체계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입법 작업을 시작해 국회에 추가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 위기에 처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에는 일회용 주사기 사용에 관한 처벌 강화 조항만 포함돼 있다.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한 의사는 의사면허 자격을 최대 1년간 정지한다. 환자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고의로 초과 투여한 의료인,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를 사용하거나 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한 상태에서 진료한 의료인, 고의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술을 마시고 진료한 의료인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는 이런 경우 최대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만 내릴 수 있으며,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도 없다. 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 여부를 판단할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전문영역도 심의할 수 있도록 전문과목별 자문단을 구성한다. 또 의료인단체 중앙회와 지역의사회, 보건소 등에 신고센터를 운영해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더라도 계속 진료하면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의료인에게 자격정지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도입한다. 현행 의료법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보완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신해철 집도의에게 지난 7일 업무정지명령을 내렸다. 3년에 한 번 하는 면허신고에 대한 검증 절차도 강화한다. 의료인은 면허 신고를 할 때마다 뇌손상, 치매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 여부를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허위로 신고하면 과태료를 무는 등 처벌을 받게 된다. 신체·정신 질환이 있는 의료인은 동료 의사가 평가해 진료 행위를 계속해도 좋을지를 따진다. 이른바 ‘동료평가제’로, 현재 캐나다에서 시행하고 있다. 면허 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한 의료인, 2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의료인도 동료평가 대상이다. 의사 보수 교육도 강화한다. 현재는 매년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3년마다 이뤄지는 면허신고 때마다 보수교육과는 별도로 의료법령, 의료윤리, 감염예방 등에 대한 필수교육을 2시간 이상 받아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모유 은행’ 본지 보도 후 기증 전화 4배로… “내 아이도 나눌 줄 아는 사람”

    ‘모유 은행’ 본지 보도 후 기증 전화 4배로… “내 아이도 나눌 줄 아는 사람”

    “엄마들 마음은 다 똑같을 거예요. 내 아이가 제 것을 남들과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거죠.” 거창한 결심은 아니었다. 모유 기증자들은 하나같이 “대단한 일도 아닌데…”라며 쑥스러워했다. 기증한 사람들과 기증받은 사람들을 이어 준 공감대는 다름 아닌 ‘아이를 향한 사랑’이었다. 지난달 27일자 서울신문의 모유은행 관련 보도(절박한 초보맘들 울면서 SOS “우리 아기 먹일 젖이 안 나와…”) 이후 모유 나눔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과 호응이 폭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학병원 모자보건센터 모유은행 관계자는 8일 “서울신문 보도 이후 하루 10통 정도였던 모유 기증 문의전화가 40여통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서현아, 넌 태어날 때부터 여러 사람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단다. 너도 다른 이들을 위해서 베푸는 사람이 되어라.’ 김지혜(31)씨가 생후 11개월 된 딸 서현이에게 나직이 해 주는 말이다. 지난해 3월 23일 태어난 서현이는 선천성 심장병으로 250일 이상을 병원에서 보냈다. 태어난 지 열흘 만에 첫 수술을 받았지만 분유를 타서 만든 우유를 전혀 소화시키지 못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서현이는 입에 호흡기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코를 통해 위까지 연결된 튜브로 우유를 받아먹었다. 3시간 간격으로 우유를 줄 때마다 먼저 주사기로 위 안에 있는 공기를 빼냈다. 가스가 계속 차면 위가 지나치게 팽창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주사기로 공기를 뺄 때 공기 대신 우유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3시간 전에 준 우유가 소화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경우엔 우유를 소화하는 것도 무리라는 의미여서 2일간 금식조치가 내려진다. 김씨는 서현이에게 프리미엄 분유, 수입 분유 등을 바꿔 가며 주었지만 소화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현이는 금식을 반복했다. 지난해 9월 세 번째 수술을 위해 입원했을 때 서현이의 몸무게는 4.5㎏이었다. 우량아로 태어난 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술을 견뎌낼 수 없는 몸무게였다. 고민하던 김씨에게 서현이가 입원했던 건국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간호사가 모유은행을 알려주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모유를 기증받아 먹였더니 소화도 잘되고 몸무게도 6㎏까지 늘었다”며 “지난 1월 무사히 수술을 받고 이달 말쯤 호흡기를 떼면 퇴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기증자들이 생명의 은인이에요. 정말 고맙습니다.” 모유은행에 모유를 기증한 김은혜(30)씨는 애타는 엄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아들 지호(생후 40일)도 태어난 지 이틀 만에 병원 신세를 졌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못 먹고 자꾸 토해 탈수 증세를 겪었던 지호는 횡격막 탈장 진단을 받았다. 지호는 지난달 2일 수술을 받고 2~3일간 모유를 먹지 못한 채 포도당으로만 영양분을 섭취했다. “다행히 지호는 지난달 14일 퇴원해서 서서히 모유를 먹고 있어요. 그런데 병원에서 봤던 아픈 아이들이 눈에 밟히더라구요. 분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아기들도 꽤 있거든요.” 김씨는 지호의 입원기간에 모아둔 모유 중 일부를 기증키로 했다. 지난달 15일 모유은행에 신청하고 지난 2일 5000㏄를 기증했다. ‘모유량이 갑자기 줄어 지호가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증을 계기로 생명의 신비를 알았죠. 모유는 아기가 먹는 양에 따라서 변하더군요. 필요한 아기와 나누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지난달 처음으로 모유를 기증한 최진원(34)씨는 서울신문 기사를 보고 모유기증을 계속하기로 했다. 최씨의 경우 모유가 충분해서 기증을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생후 7개월이 된 아들 재율이가 젖병을 거부하면서 모아둔 모유를 먹일 수 없게 되어서다. 하지만 그는 기증의 기쁨에 빠졌다. 최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4시에 일어나 모유 유축을 한다. 오전 7시에 모유를 먹는 재율이 것을 제외하고 기증을 위해 따로 모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모유를 기증한 김언진(39)씨는 기증 일기를 쓰고 있다. “나중에 딸이 크면 ‘너는 아주 작은 아기일 때부터 네가 먹는 걸 친구들에게 나눠 준 아이란다’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모유 기증은 내 아이를 위한 것이기도 해요. 임신을 하면 아이를 위해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하잖아요. 작게나마 좋은 일을 하는 게 아이가 바른 사람으로 자라는 첫걸음 아닐까요.”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신해철 집도의, 비만 수술 중단하라”

    뒤늦은 중지 명령 아쉬움 지적도 의사끼리 ‘동료평가제’ 도입… ‘문제 의사’ 퇴출 등 처분 추진 가수 고(故) 신해철 씨의 수술을 집도했던 서울 S병원 강모 원장에게 지난 7일 비만 관련 수술·처치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보건복지부는 8일 신해철 집도의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재판 중에도 환자가 사망하는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24~26일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보건소, 관련학회와 함께 합동 현지조사를 한 결과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이런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신해철씨에게 위장관유착박리술 등을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검찰에 기소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7월 강 원장은 새로운 외과 병원을 열어 지금까지 계속 수술을 해왔다. 지난해 11월 한 외국인 남성이 강 원장에게 위 절제 수술을 받고 나서 숨졌고, 같은 시술을 받은 외국인 여성이 합병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의료과실 여부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강 원장이 수술해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그러나 보건당국이 의료법에 근거해 좀 더 빨리 수술·처치 중지 명령을 내렸다면 추가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의료 사고를 막고자 동료 의사들끼리 서로 평가해 문제가 있는 의사는 퇴출하는 ‘동료평가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지역의사회에서 ‘현장 동료평가단’을 구성해 진료적합성을 평가하고, 문제가 있으면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해 필요하면 복지부 장관에게 자격정지 등의 처분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장기요양 1등급, 치매 등 진료행위에 현격한 장애가 우려되는 자, 다수 민원이 제기된 자, 면허신고 내용상 면밀한 주의가 필요한 자, 면허취소로 면허재교부를 신청한 자를 동료평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동료평가제는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원장이 교통사고로 뇌손상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사 면허체계 개선의 후속 대책으로 추진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서류만 한 달… 다나의원 구제신청 10%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환자 97명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고작 10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하고 충분하게 권리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사고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신청 제도를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중재원 문을 두드린 환자는 극히 일부였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적극적인 구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보도자료로 안내했고,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신청한 환자들은 신청서 서류를 떼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한다. 다나의원 피해자 30대 임모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소는 ‘경찰이 자료를 다 가져갔다’고 하고 경찰은 ‘조사 중이니 줄 수 없다’고 떠넘겼다”며 “복지부마저 도와주지 않아 다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C형 간염으로 간경변이 오고 있는데도 몇 날 며칠 다나의원을 오가고 환자 단체의 도움으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서류를 마련했다. 임씨는 “일반인이 국가 기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는 책임 없다고 나 몰라라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감기 치료차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아버지와 함께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중재원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들과 상담하며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조정 중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상심해 발길을 돌린 환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신해철법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논란이 있어 정부는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명의 환자에 대한 조정·중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결론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다나의원 사건에 대한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이 병원이 재사용한 주사기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는 이유로 중재원이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내원 환자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는 아직 70%밖에 진행되지 않아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빨리 보상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속이 탈 뿐이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는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이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고 부작용도 적지만 항암제보다 비싸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페그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또 다른 병원인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 노모(59)씨가 숨져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다만 대상은 이 병원에서 주사 시술을 받아 C형 간염에 걸렸음이 명확히 입증된 환자에 한해서다. 치료비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환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완료한 이 병원 환자 2365명 가운데 C형 간염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며 이 중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153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게도 정부가 치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지부는 “구제 절차를 적극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다. 권 실장은 의료기관을 잘못 관리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책임 문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서류만 한 달… 다나의원 구제신청 10% 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환자 97명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고작 10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하고 충분하게 권리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사고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신청 제도를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중재원 문을 두드린 환자는 극히 일부였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적극적인 구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보도자료로 안내했고,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신청한 환자들은 신청서 서류를 떼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한다. 다나의원 피해자 30대 임모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소는 ‘경찰이 자료를 다 가져갔다’고 하고 경찰은 ‘조사 중이니 줄 수 없다’고 떠넘겼다”며 “복지부마저 도와주지 않아 다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C형 간염으로 간경변이 오고 있는데도 몇 날 며칠 다나의원을 오가고 환자 단체의 도움으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서류를 마련했다. 임씨는 “일반인이 국가 기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는 책임 없다고 나 몰라라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감기 치료차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아버지와 함께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중재원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들과 상담하며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조정 중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상심해 발길을 돌린 환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신해철법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논란이 있어 정부는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명의 환자에 대한 조정·중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결론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다나의원 사건에 대한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이 병원이 재사용한 주사기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는 이유로 중재원이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내원 환자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는 아직 70%밖에 진행되지 않아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빨리 보상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속이 탈 뿐이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는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이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고 부작용도 적지만 항암제보다 비싸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페그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또 다른 병원인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 노모(59)씨가 숨져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다만 대상은 이 병원에서 주사 시술을 받아 C형 간염에 걸렸음이 명확히 입증된 환자에 한해서다. 치료비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환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완료한 이 병원 환자 2365명 가운데 C형 간염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며 이 중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153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게도 정부가 치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지부는 “구제 절차를 적극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다. 권 실장은 의료기관을 잘못 관리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책임 문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In&Out] 주사기 재사용, 피해자 치료에 정부 나서야/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In&Out] 주사기 재사용, 피해자 치료에 정부 나서야/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지난해 11월 보건 당국은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97명이 C형간염에 감염됐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발표했다. C형간염은 간경화,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제가 있지만 치료 기간이 48주로 장기간이고 완치율은 60~70% 정도이며,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실제 다나의원 감염자 중에는 더이상 치료를 지체할 수 없어 부득이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기존 C형간염 치료제를 사용했다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도 있다. 다나의원 감염자들은 병원에 병 고치러 갔다가 ‘C형간염’이라는 병을 하나 더 얻게 됐다. 그나마 ‘C형간염’에 감염된 것은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다. 동일하게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감염될 수 있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나 B형간염은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면에 C형간염은 12주 동안 경구용 치료제를 복용하면 95% 이상 완치가 가능한 신약이 시판되고 있다. 빨리 치료하면 3개월 안에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아직은 비급여로 12주 약값으로 460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나의원 원장이 주사기 재사용을 인정했고,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에서도 원장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나와 민사소송이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 다나의원이 폐업을 했고 원장도 파산 상태라는 소문이 있지만 2012년 4월부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운영 중인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해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나의원 사건 3개월 만에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자가혈 주사시술(PRP·혈소판풍부혈장) 시 사용하는 일회용 키트 재사용으로 217명이 C형간염에 집단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당국은 감염 피해자 확인을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했고, 경찰은 원장을 소환해 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4일 경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원장의 죽음은 집단감염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받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한양정형외과의원 감염자들에게는 ‘설상가상’이 된 셈이다. 원장이 숨지면서 역학조사의 핵심인 원장의 의료과실과 C형간염 집단 감염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난항을 겪을 것이다. 이런 경우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소비자원에 조정신청을 해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일 한양정형외과의원 종사자나 의료기기회사 직원 등 관계자들의 진술로 원장의 의료과실과 인과관계가 입증돼도 감염자들이 손해배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한양정형외과의원이 이미 지난해 5월 폐업한 데다 원장마저 숨짐에 따라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한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그동안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들을 일반 의료사고 피해자들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사인(私人) 간 분쟁으로 치부해 왔다. 하지만 집단감염은 ‘비상식적인 의사의 과실이라는 인재와 정부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이 만들어 낸 대재앙’이라 할 수 있다. 피해를 당한 C형간염 감염자들은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우리 국민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피해배상이 아닌 신속한 치료다. 피해배상도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집단감염이라는 피해를 당한 무고한 314명의 국민이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가 시작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이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있는 것이다.
  • 원주 주사기 병원장 숨진 채 발견

    유서 발견 안돼… 공소권 없음 종결될 듯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주경찰서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모(59)씨의 집 안방 화장실에서 노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노씨는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으로 이날 오후 경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노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당시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은 노씨는 진술녹화실에서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시술(PRP) 때 주사기를 재사용했는지 여부와 C형간염 집단감염 경로 등을 집중 수사했다. 경찰은 그동안 노씨를 비롯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의원에서 근무했던 병원사무장, 간호사,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납품업자 등 30여명 가운데 자가혈 주사시술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들을 불러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수사해 왔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원주시 학성동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한 달여 만인 5월 27일 병원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질병관리본부, 원주시보건소 등과 협조해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면서 “숨진 노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지난 2일까지 해당 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24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원주시는 역학조사를 위해 ‘C형간염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보건 당국이 한양정형외과의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최초 접수한 때는 지난해 4월이었다. 이 병원을 방문했던 C형간염 감염자가 원주시보건소에 신고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그해 11월 추가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심층 역학조사를 했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시작했을 때 이 병원은 이미 폐업한 후였다. 진료 기록 등도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데도 입증할 증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현재까지 밝혀진 C형간염 감염자는 모두 217명이다. 감염 환자는 자가혈 주사시술을 받았다. 조사 대상자는 1만 4000여명에 이른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 조사 받던 병원장 자살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주경찰서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모(59)씨의 집 안방 화장실에서 노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노씨는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으로 이날 오후 경찰의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노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당시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은 노씨는 진술녹화실에서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시술(PRP)때 주사기 재사용 여부와 C형간염 집단 감염 경로 등을 집중 수사했다. 경찰은 그동안 노씨를 비롯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의원에서 근무했던 병원사무장, 간호사,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납품업자 등 30여명 가운데 자가혈 주사시술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들을 불러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수사해왔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원주 학성동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한 달여 만에 병원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질병관리본부와 원주보건소 등과 협조해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면서 “숨진 노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2일까지 해당 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24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원주시는 역학조사를 위해 ‘C형간염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보건당국이 한양정형외과 의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최초 접수한 때는 지난해 4월이었다. 이 병원을 방문했던 C형간염 감염자가 원주시 보건소에 신고했다. 보건당국은 그해 11월 추가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심층 역학조사를 했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시작했을 때 이 병원은 이미 폐업(2015년 5월 27일)한 후였다. 진료 기록 등도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데도 입증할 증거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현재까지 밝혀진 C형간염 감염자는 모두 217명이다. 감염환자는 자가혈 주사시술을 받았다. 조사대상자는 1만 4000여명에 이른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주 C형 간염 병원장 자택서 숨져

    원주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건의 지원지로 지목된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 노모(59)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노씨의 가족은 4일 오전 7시 53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씨의 집에서 노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노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숨진 노 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노씨는 이날 경찰의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노씨의 자택에서 유서 등을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PRP) 시술 시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집중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 후 C형 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한 달여 만에 병원을 자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C형간염에 감염된 사람(항체 양성)은 217명으로 이 중 95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 감염자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회 문턱 못 넘은 ‘신해철法’ ‘주사기法’

    19대 국회 활동 사실상 끝나 20대 개원하면 원점서 시작해야 여야 정치권의 극한 정쟁과 무관심 속에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생법안들이 19대 국회에서 입법되지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는 지난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본회의를 열어 선거구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을 처리하며 19대 국회 입법 활동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19대 국회 임기는 오는 5월 29일까지이지만 4·13총선에 정신이 팔린 19대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주사기를 재사용한 부도덕한 의사를 형사처벌하는 ‘의료법 일부 개정안’과 의료사고로 피해를 당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일명 신해철법) 등 시급한 건강 관련 법안은 19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2일 본회의에 앞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들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시간 부족’을 이유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한 가수 신해철씨 사건이 계기가 된 신해철법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병원의 동의 없이도 분쟁 조정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금은 병원의 동의 없이는 조정 자체가 불가능해 지난해 기준 조정 중재 개시율이 4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C형 간염에 걸린 환자가 이미 300명을 돌파했음에도 여야는 끝내 의료법 개정도 외면했다. 주사기를 재사용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지금은 주사기를 재사용해도 시정명령밖에 내릴 수 없다. 이와 함께 지난해 ‘9·15 노사정 대타협’을 계기로 국회에 제출된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박근혜 정부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 관련 법안 처리도 요원한 상황이다. 정형우 고용노동부 대변인은 이날 “지금이라도 국회가 노동개혁 4대 법안을 통과시켜 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10일 전에 본회의를 추가로 열어 쟁점 법안 등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의 반대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4·13총선 이후 19대 국회 종료일 전까지 임시국회를 열 가능성도 있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다.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입법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서울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사용 주사기’ 감염자 102명 늘어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불거진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에서 C형 간염 감염자가 무더기로 추가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병원 환자 1만 5443명을 대상으로 C형 간염 등 혈액매개감염병 확인검사를 한 결과 217명이 과거 C형 간염에 걸렸거나, 현재 감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12일 발표(115명)보다 102명이 늘었다. 217명 가운데 95명은 현재 감염 중이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다. 또 충북 제천 양의원에서 지난해 근육 주사를 맞은 환자 3996명 가운데 검사가 완료된 750명 중 1명이 C형 간염에 감염된 흔적이 남아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며, 11명은 B형 간염자로 확인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일회용 주사기 “나는 억울합니다”

    [내러티브 리포트] 일회용 주사기 “나는 억울합니다”

    지난해 말 서울 양천구에 이어 이달 충북 제천, 강원 원주 등에서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따른 의료사고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의원을 믿을 수 없다며 일회용 주사기를 스스로 마련해 가는 웃지 못할 광경도 벌어지고 있다. ‘일회용 주사기의 실체와 문제점’을 일회용 주사기의 관점으로 재구성해 봤다. 제 수명(유통기한)은 3년입니다. 보통 의사나 간호사가 비닐포장을 뜯기 때문에 환자들은 잘 모르지만 포장에 저의 수명이 적혀 있습니다. 공장에서 나올 때는 멸균 상태이지만 3년이 지나면 포장이 훼손돼 안으로 세균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주사기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2014년 기준)에 약 8억개가 유통됩니다. 국내 생산량이 대략 12억개 정도인데, 이 중 5억개 정도가 베트남 등으로 수출됩니다. 모자라는 국내 수요량은 미국이나 독일 등에서 들여오는데, 대부분 일반 주사기는 아니고 특수 용도의 제품들이죠. 저는 철저한 위생관리 등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전 허가를 받은 업체만 우리를 생산할 수 있어요. 주삿바늘은 흔히 ‘스덴’이라고 불리는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집니다. 단면이 동그란 국수 모양으로 뽑아 가운데 구멍을 뚫는 압출(壓出) 공정을 거친 뒤 적당한 길이로 잘라 한쪽 끝을 뾰족하게 만듭니다. 저를 만든 업체 대표는 “0.001㎜의 오차에도 구멍이 막히거나 길이가 달라진다”고 설명하죠. 처음 만들어진 우리를 수수깡에 꽂으면 들어가는 느낌도 거의 없는 데다 소리도 나지 않아요. 하지만 재사용한 주사기는 바늘에 얇게 입힌 실리콘이 벗겨져서 ‘탕’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를 재사용하면 감염 우려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환자도 더 아프게 느낄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몸통은 폴리프로필렌(플라스틱)과 합성고무로 제작됩니다. 식약처 기준에 따라 최대 용량이 20㎖ 이하일 경우에는 1㎖마다, 20㎖ 이상이면 2㎖마다 눈금이 표시돼요. C형 간염 사건 이후 주사기를 약국에서 구입해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제품마다 눈금이 달라서 당황한 분들이 많은데요. 최대용량 때문에 다르게 보이는 것뿐입니다. 저의 공장도가격은 통상 40원입니다. 대학병원이나 도·소매업체에는 50원 정도에 팔리죠. 도·소매업체은 다시 동네 병·의원에 100원 정도에 납품합니다. 일반적으로 의사가 한 명 있는 병·의원은 우리를 하루에 50개 정도 씁니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양심 불량 병원 때문에 주사기 바늘에 이중 덮개를 씌워 놓은 제품도 있습니다. 겉 덮개를 벗긴 후 안쪽 덮개를 없애야 쓸 수 있어 재사용 여부를 환자도 알 수 있죠. 한 번 사용하면 주삿바늘이 통 속으로 들어가 아예 재활용을 할 수 없는 제품도 있습니다. 하지만 1개당 500~2000원 정도로 비싸서 잘 쓰이지는 않아요. 우리를 재사용해 봐야 하루 몇천원 정도 아낄 수 있을 텐데, 그 돈 때문에 그렇게 위험한 짓을 했을까요. 저를 사용하는 의사들은 “돈보다는 안전불감증 때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문제라는 건데,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문제인 것은 세상 어디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무장병원’ 탈법 적발 전담조직 뜬다

    비윤리적 의료 행위도 적극 단속하기로 보건 당국이 전담반을 꾸려 과잉 진료, 보험 사기의 온상인 ‘사무장병원’ 단속에 나선다. 갈수록 진화하는 사무장병원의 탈법행위에 대응하고자 사무장병원 단속, 불법 청구 진료비 회수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내에 사무장병원 전담조직인 ‘의료기관 관리지원단’을 설치해 불법 의료기관을 근절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사무장병원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사람이 의료인을 고용하거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빌려 불법 개설한 요양기관을 말한다. 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운영하다 보니 과잉 진료, 보험 사기 등의 온상이 되고 있다. 사무장병원으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누적 부당이득금은 올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재정이 줄줄 새고 있지만 건강보험공단 내에는 이를 전담 관리할 조직과 인력조차 없어 행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의료기관 관리지원단은 사무장병원의 불법 개설을 막기 위한 입법·정책을 지원하고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의료기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경찰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사무장병원 개설자의 은닉 재산을 발굴하고 강제집행하는 업무, 의료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도가 사무장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실태조사하고 관리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월부터 각 지역본부에 사무장병원 징수 전담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비윤리적 의료 행위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에 문제가 다시 불거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에 대한 공익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현장조사를 벌여 불법 의료 행위를 한 의료기관을 단속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사기 재사용 의사 면허 취소·최고 징역 5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16일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의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서울, 강원 원주에서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으로 인한 C형 간염 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개정안에는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 간염 집단 감염 같은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면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5년 이하의 징역 및 2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제제 대상은 일회용 의료기기에 대한 제대로 된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일회용 주사기’로 한정했다. 가수 신해철씨의 사망으로 부각됐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은(일명 신해철법) 17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도 이날 법안소위를 열어 단기 복무 장교와 부사관, 현역병이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한 군인사법과 병역법 개정안을 처리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관련 법안은 ‘항해 또는 외국에서 복무 중이거나 중요한 작전이나 연습 등의 수행으로 인해 본인이 원하는 경우’ 등의 신설 조항을 담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주사기 재사용 병원, 1인당 최대 3000만원 배상”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해 병원균에 감염된 환자들이 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리했다. 최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관련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김종원)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의원에서 통증 치료 주사를 맞았다가 질병에 집단감염된 김모씨 등 14명이 병원장 A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A씨는 환자들에게 각각 1000만~300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병원의 간호조무사 B씨는 주사기로 통증 부위에 여러 성분의 주사제를 투여하는 무면허 의료 행위를 했다. 이 병원에서 2012년 4~9월 주사를 맞은 환자 243명 중 김씨 등 61명에게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과 화농성 관절염 등 집단감염증이 발병했다. 발병 직후 질병관리본부 등은 해당 환자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였고, A씨는 기소돼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등 의료법 위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B씨가 아닌 A씨의 과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환자들이 A씨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법원은 감염 과정에 병원 측의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사제 조제 및 잔량 보관 과정에서 병원균이 혼입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동일 주사기로 여러 부위에 주사제를 여러 차례 투여한 것으로 보이므로 외부 병원균이 환자의 피부 내로 주입됐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은 증상 등에 따라 많게는 총손해액의 70%인 2000만원에 위자료 1000만원을 더해 3000만원이 배상액으로 결정됐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대형 마트 주차장에 3개월 동안 방치된 시체

    대형 마트 주차장에 3개월 동안 방치된 시체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사망한 지 3개월 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자동차 안에 누워 있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해를 넘긴 뒤에야 뒤늦게 수습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의 월마트 주차장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경찰은 오랫동안 꼼짝하지 않는 차량이 있다는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신을 발견했다. 문제의 차량은 짙게 선팅이 되어 있고, 앞 유리엔 햇빛가림막이 쳐져 있어 내부를 살펴보기 힘들었다. 3개월 동안 시신이 방치된 이유다. 조사 결과 사망한 여자는 22세 제시 모스로 확인됐다. 마약중독자인 여자는 지난해 11월 13일 재활센터에서 나왔다. 살아 있는 여자의 행적이 확인된 마지막 날이다. 여자는 재활센터에서 나와 다시 마약을 구해 11월 어느 날 마트 주차장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에선 주사기와 함께 여자가 사망 직전 투약한 것으로 보이는 마약이 발견됐다. 경찰은 여자가 투약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자가 이별의 편지를 남겼다."며 "사실상 유서를 남긴 것으로 보여 현재로선 자살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여자의 사망날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월마트에 CCTV를 뒤졌지만 지난해 11월 기록은 이미 지워져 12월 녹화기록만 확보했다. 12월 CCTV엔 여자가 탄 승용차가 이미 주차장에 서 있다. 한편 이용자가 많은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사망 3개월 만에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사회는 씁쓸해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회사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더라면 일찍 발견됐을 걸..." "타인에게 무관심한 차가운 현대사회의 모습"이라는 등 젊은 죽음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KSBW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예방접종 주사기 직접 사서 병원 갈 겁니다”

    “포장 새로 뜯어 달라” 요구 늘고 병원들은 “1회 쓰고 버린다” 공지 박모(41·여)씨는 지난 13일 감기 몸살로 동네 의원에 갔다가 사용하기 전인지 사용한 후인지 알 수 없는 주사기들이 쌓여 있는 걸 보고 간호사에게 “주사기 포장을 새로 뜯어서 주사를 놔 달라”고 말했다. 아침 TV에서 본 뉴스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에 이어 충북 제천과 강원 원주에서도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 보도였다. 박씨는 “너무 유난 떠는 것 같아 잠깐 고민했지만 찜찜한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후 12개월 되는 딸을 키우는 주부 이모(32·여)씨는 다음달 예방접종 때 약국에서 주사기를 사 들고 갈 생각이다. 이씨는 “지난해 말 주사기 재사용 뉴스가 나왔을 때는 극히 일부라고 생각했지만 연이어 사건이 터지니까 우리 동네 의원에서도 재사용을 하는 것 아닐까 겁이 난다”며 “약국에 문의해 보니 주사기마다 용량이 다르고 일부는 백신이 미리 담겨 있는 것도 있다고 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사태에 이어 제천, 원주에서도 주사기 재사용이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카페에는 ‘○○병원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된다’는 고발성 글들이 올라오는가 하면 ‘주사를 맞을 때 새 주사기를 사용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게시물들도 뜨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의원은 얼마 전 ‘우리 병원은 일회용 침만 사용하고 있다’고 안내문을 써 붙였다. 이 한의원은 “다나의원에서 C형 간염 집단 발생 사태가 일어난 이후 침을 재사용하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있어 공지를 하게 됐다”며 “부항컵, 바늘, 침 모두 멸균 일회용 의료기기를접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있는 한 피부과는 ‘주사기와 주삿바늘은 모두 1회 사용하고 버린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병원 관계자는 “피부과는 각종 필러와 다이어트·미용 주사 등 주사를 놓는 일이 많아 환자들이 걱정할 수도 있다”며 “당연한 내용을 굳이 알려야 하는 상황이 씁쓸하다”고 했다. 서울의 한 내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27·여)는 “병원에 환자가 워낙 많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미리 주사기 포장을 뜯어 두고 사용했는데, 얼마 전부터 환자 앞에서 포장을 뜯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콜센터에도 문의 전화가 늘어났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전 회원을 상대로 주사기 등 일회용품 사용 금지에 대해 교육을 하고 관련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공익신고’ 누가 했는지 알 텐데… 허술한 복지부 대책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집단 감염 사건이 잇따르자 보건당국이 ‘공익신고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공익신고가 얼마나 들어올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내부 종사자와 환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회용 주사기 등 의료기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공익신고를 받는다고 14일 밝혔다. 복지부,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다. 신고가 접수되면 의심 기관에 대해 복지부, 보건소, 건보공단, 지역의사회 등이 공동으로 현장 점검을 할 계획이다. 앞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15명이 C형 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 환자 중 101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드러난 감염자 수는 97명, 치료를 받아야 하는 RNA 양성 환자는 63명이었다. 그러나 신고가 활성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원장 1명에 간호조무사 2~3명이 근무하는 동네 의원의 특성상 내부 신고자의 신분이 금방 드러날 수 있어 신고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근거한 공익 침해 행위를 신고해 피신고자가 형사처벌 또는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신고자는 보상금이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은 공익신고로 벌금, 과징금, 과태료 등의 금전적 처분이 내려지면 해당 금액의 최대 20%까지 받을 수 있지만 대상이 내부 신고자로 한정돼 있다. 일반인이 신고하면 공익 증진에 현저히 이바지한 때에만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올해 포상금과 보상금을 합친 예산은 총 10억원 정도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공익신고 창구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일반 국민이 의료기관의 주사기 재사용 문제를 신고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에 핫라인을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솜방망이 처벌로는 의료윤리 파탄 못 막는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병원 두 곳이 또 적발됐다. 강원 원주 한양정형외과와 충북 제천 양의원이 문제의 의료기관이다. 신고를 받은 보건 당국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한양정형외과에서 진료받은 환자 중 C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사람만 이미 100여명이다. 양의원도 주사침만 교체하고 주사기는 재사용했다니 감염 사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주사기와 주사액 재사용 등 비상식적 의료행위가 드러나 경악했던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이래서야 어디 아프다고 마음놓고 병원이나 가겠나 싶다. 발각된 병원들은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주사기를 반복해 썼다. 재활용할 물건이 따로 있지 한 개에 몇 십원짜리 주사기 값을 아끼자고 환자의 위생안전을 내팽개칠 수 있는 것인지 의료기관의 부도덕성에 기가 막힌다. 국민 불안감은 이만저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주사기를 직접 사서 병원에 가겠다는 의료위생 공포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을 정도다. 나라 밖에서 알면 낯뜨거운 일이다. 누가 우리나라를 의료 선진국이라고 인정해 주겠는가. 의료 한류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선진국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후진적 불법 의료 행태가 근절되지 않는 데는 보건 당국의 책임이 크다. 기본적인 진료 상식을 팽개친 병원을 적발해도 이를 처벌할 법규조차 제대로 갖춰 놓지 못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병원들만 해도 주사기를 재사용하지 말라는 시정명령 말고는 이렇다 할 행정처분을 할 수가 없다. 더 한심한 것은 현행 의료법으로는 시정명령을 어기더라도 업무정지 기간이 고작 15일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주사기 재사용 단속 차원에서 공익신고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다나의원 사태가 터진 지 석 달 만의 때늦은 대책이다. 포상금을 줘서라도 내부 의료진의 신고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나마 파렴치 의료 행위를 막는 최소한의 경고 장치는 되리라 기대한다. 무엇보다 급한 조치는 의료법을 손보는 일이다. 의료 일회용품 재사용이 발각되면 문제의 의료인은 면허가 취소되고 병원은 문을 닫도록 처벌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생명안전을 무시하고 엉뚱한 짓을 했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경각심을 의료기관들 스스로 갖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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