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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무비리 장교명단 오늘 공개/단순 청탁자 포함

    ◎민간인 185명 곧 소환 전·현직 장성 10여명 등 병무 비리에 연루된 수십명의 현역 장교 명단이 22일 공개된다. 민간인 관련자 185명에 대한 서울지검의 소환조사도 본격 시작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22일 병무비리 수사 결과 및 군 관련자 명단을 발표하겠다”며 “금품을 주고 받은 청탁자 뿐 아니라 부대배치 확인 등 단순청탁자도 전원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개 대상은 현직 장성 10여명,예비역 장성 2명,영관급 장교 40여명 등 50여명에 이르며 이들은 직위를 이용해 구속된 元龍洙 준위에게 카투사 선발 등의 병무 청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元준위에게서 돈을 상납받은 육군본부 부관감 河永浦 준장(52) 등 관련 장교들에 대해 사법처리 또는 보직해임 등 인사조치할 방침이다. 千容宅 국방장관은 이에 앞서 20일 KBS­TV의 정책진단 프로그램에 출연,“병무비리 관련자 모두를 성역없이 단호히 처리하겠다”고 강조하고 “병무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병무청 파견 모병관제를 폐지하고 면제자 및 귀향 판정자에 대한 추가 검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체검사 담당군의관 및 징병관을 실명화하고 훈련병 대표의 입회하에 사병들의 근무부대를 전산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분류작업 마쳐 한편 병무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朴相吉 부장검사)는 21일 국방부가 1차 고발한 관련자 185명에 대한 분류작업을 마치고 이번 주부터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병무청 직원 8명을 포함,출국 금지된 20여명을 먼저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소환 대상에는 都一圭 전 육군참모총장의 동생 현규씨와 K대학 여교수 L씨,육군본부 전 부관감 朴魯俊씨(55·갑종 206기)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탁자들에게 금품을 받고 허위진단서 등을 발급해준 의료기관 관계자들도 의료법 위반 및 뇌물수수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검찰은 元준위 수첩에 적힌 단순 병무 청탁자 400여명의 명단도 곧 국방부에서 넘겨받아 조사하기로 했다.
  • 국정과제 추진 실적 장관 불러 중간평가/金 대통령 이번주부터

    金大中 대통령은 이번주 26일부터 장관들을 상대로 ‘국정과제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지난 3월 부처별 업무보고때 제시한 개혁추진 과제의 진척상황 등을 점검한다. 金대통령은 먼저 26,27일 이틀동안 경제부처 장관들을 불러 대통령 지시사항과 부처 스스로 제시한 추진상황을 점검한 뒤 다음주에는 비경제부처 장관들을 대상으로 추진실적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는 金대통령이 장관들을 대상으로 한 사실상의 ‘중간평가’로 청와대가 이번 주부터 본격 실시할 1급 이상 공직자의 공직기강 점검 및 평가활동과 겹쳐 공직사회가 초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 5大그룹 빅딜 압박/내주부터 계열사 내부거래 2차 조사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5대 그룹 계열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2차 부당내부거래 조사가 다음 주부터 실시된다.25개 안팎의 주력 계열사들이 포함돼 재벌간 빅딜(사업 맞교환)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22개 계열사를 상대로 한 1차 조사는 주말쯤 끝난다. 공정위는 19일 다음주 초부터 5대 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2차 조사에 들어가기로 하고,조사 대상기업의 선정에 나섰다.공정위 관계자는 “은행권의 퇴출기업 판정 결과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아 이들 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여부를 추가로 조사키로 했다”면서 “5대 그룹 조사가 끝나는대로 30대 그룹 전체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우량 계열사가 부실 계열사에 경영자금을 지원했는 지 여부 등을 가릴 방침이다.부실기업이 자금지원을 받아 이번 퇴출대상에서 빠진 사실이 드러나면 금융감독위원회에 조사결과를 통보,2차 퇴출기업 판정을 위한 기초자료에 쓰도록 할 방침이다.
  • 조달 입찰 참가자격 등록증 신청 즉시발급/22일부터 절차 간소화

    다음 주부터 정부 조달사업 입찰 때 제출하는 ‘입찰 참가자격 등록증’이 신청 즉시 발급된다.지금까지는 2∼4일을 기다려야 했다.계약·납품 증명서도 전화나 팩스로 신청할 수 있다. 조달청은 19일 정부조달 사업에 참가하는 민간 사업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각종 등록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오는 22일부터 전산시스템이 완비됨에 따라 사업자등록증 공장등록증 등관련 서류를 민원실에 제출하면 이를 즉석에서 컴퓨터로 확인,5∼10분만에등록증을 내준다.지금까지는 각 부서에서 서류를 일일이 검토하는 과정에서2∼3일 정도 시일이 걸렸다. 조달청은 또 입찰 적격업체 여부를 가리는 심사를 면제받기 위해 제출하는 ‘최근 3년간의 정부 계약·납품실적 증명서’도 전화나 팩스로 신청받아 민원실에서 곧바로 발급해 주기로 했다.현재는 서류 발급에 2∼3일이 걸린다. 한편 조달청은 7월1일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주문하는 공공공사 및 공사자재의 조달 수수료를 낮춘다.공사금액 5억원 이하의 지자체 시설공사 조달 수수료는 현행 0.4%에서 0.3%로,5억 초과 10억원 이하 지자체 공사는 0.3%에서 0.2%로 낮아진다.그러나 10억원을 초과하는 공사는 현재의 0.1∼0.2%인 요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지자체의 공사자재 구매 수수료율도 지금보다 0.1∼0.4% 낮아진다.도로 포장재인 아스콘의 경우 현재 공사금액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0.4∼1.4%의 후납요율은 0.3∼1%로,0.3∼1.0%인 선납요율은 0.2∼0.8%로 낮췄다.선납요율은 공사자재 구매 계약 때 조달료를 미리 내는 기관에 대해 할인혜택을 주는 제도다. 현재 공사 금액 별로 0.3∼1.0%의 후납요율만 적용하던 레미콘은 아스콘과같은 0.2∼0.8%의 선납요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 “수출가격 또 내리라니…”/엔低 업계 반응

    ◎주력업종에 집중타… 중남이·동구 공략 검토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우리 수출제품에 대한 가격 인하 요구가 해외시장에서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원화 환율 상승으로 수출단가를 한차례 낮췄던 국내 기업들이 또 다시 수출가격을 내리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아울러 엔저가 장기간 계속되리라는 판단에 따라 금융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아시아에서 중남미,동구,EU 등으로 영업선을 옮기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해외시장의 가격인하 압력은 엔­달러 환율이 140엔선을 돌파한 지난 주부터 전자,타이어,섬유 등 수출 주력 업종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컴퓨터용 CD롬을 생산하는 한 대기업은 독일에서 경쟁사인 일본 미츠미사가 제품 값을 1∼2달러 내리자 동반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한 타이어 업체도 중남미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이 10% 가량 가격을 내린 데 맞서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 한 내의업체는 일본 바이어들이 가격인하를 요구하기 시작하자 아예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자동차나 철강은 아직 엔저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자동차는 일본차와 판로가 다르고 동급 차종에 있어서 20% 정도 가격 경쟁력이 있어 중남미 일부 시장을 제외하고는 아직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얘기한다. 철강 역시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에 있어서 일본 제품에 뒤지지 않아 당분간 버틸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145엔 선이 이어지면 출혈수출을 각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 국방부 첫 차량 5부제 실시/장관도 예외없이…민간차량은 10부제

    국방부에 근무하는 장군들은 닷새에 한 번씩 국방부 민원실을 통해 걸어서 출근해야 한다. 국방부가 이번 주부터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예외는 없다. 국방장관의 관용차도 해당 날자에는 운행할 수 없다.다만 장관의 업무수행을 고려해 예비차량이 지원된다. 정부 부처 가운데 차량 5부제를 시행하는 곳은 국방부가 처음이다.경제난 극복을 위한 근검 절약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기환경 오염을 줄이는데 다소나마 일조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국방부 청사에는 합동참모본부 및 근무지원단 합동조사단 등 여러 군 기관이 입주해 있다.관용차 및 국방부 출입증을 부착한 차량 등 3,000여대가 매일 드나들지만 주차공간은 2,000여대분에 불과하다. 5부제는 출입증을 받은 차량과 관용차량에만 적용되며 민간인 차량은 10부제를 적용받는다. 차량의 끝번호와 같은 날과 끝번호에 5를 더한 날이 출입 통제일이다.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군 관계자는 “과거에도 차량 운행을 억제하기 위해 출입증 발급을 제한하거나카풀제를 실시했지만 하위직들만 불편을 겪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면서 “누구도 예외 없이 공평하게 참여토록 하기 위해 5부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이어 “군 장성들은 군복을 입으면 번호판 대신 ‘별판’을 달고 5부제를 피할 수 있겠지만 모두가 적극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 구조조정 앞당겨 8월 완료/訪美 후속조치

    ◎부실기업 18일,은행평가 26일 발표/경제개혁 본격화… 각종 규제 철폐·세제혜택 확대 정부는 金大中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이번 주부터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 등 각종 경제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특히 방미(訪美) 결과에 따른 외국인 투자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고 세제혜택도 확대하기로 했다. 1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당초 9월 말보다 한달 정도 앞당겨 8월 말까기 마치기로 했다.또 새 달 초 제2차 무역투자진흥 대책회의를 열어 외국인 투자유치를 구체화하는 등 후속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朴泰榮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귀국에 앞서 로스앤젤레스에서 간담회를 갖고 “金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규제 철폐 작업을 서두를 것”이라며 “외국인이 원화로 예금을 들 수 있도록 원화계정의 개설 규제도 한시적으로 철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은행들이 판정한 부실기업 명단을 16일 쯤 金 대통령에게 보고 한 뒤 18일 상업은행으로 하여금 일괄 발표토록 할 예정이다. 금감위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8%에 미달한 12개 은행 가운데 외환은행을 제외한 11개 은행에 대해 이번 주부터 경영정상화계획 판정작업에 착수,26일 쯤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 日 대중문화 개방 대비 정부·민간 연구 박차

    ◎3조5천억 문화시장 지켜라 일본의 대중문화 시장 잠식에 대비하라. 정부는 이미 일본 대중문화 수입을 허락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대중문화 개방은 곧 문화상품의 수입을 의미한다.일본 문화상품의 유입으로 무역 역조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그러나 아직 대비책은 없다. 문화관광부 등이 추산한 우리 대중문화 시장은 96년 기준으로 △영화 2,028억원 △애니메이션 4,000억원 △비디오 1,996억원 △게임기 5,000억원 △음반 4,000억원 △컴퓨터 소프트웨어 2,000억원 △출판(만화 포함) 1조6,000억원 등의 규모이다.이른바 ‘암시장’까지 포함한다면 규모는 훨씬 커진다. 뒤늦게나마 대중문화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연구소가 실태 파악에 나섰다. 정부에서는 산업자원부와 문화관광부,외교통상부가,민간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이번 주부터 연구에 착수했다.산자부는 산업연구원(KIET)에 일본 대중문화 수입의 경제적 손익계산을 연구하도록 용역을 줬다.일본 고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南長根 수석연구원과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에서 산업조직론을 연구한 具文謨 박사가 팀을 이루고 있다.
  • ‘아침이슬’ 양희은(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 말한다:1)

    ◎“나는 가수일뿐… 결코 운동권 못돼”/암울한 독재정권 아래 서정적 노래 통해 정신적 탈출구 제시 했을뿐/‘늙은 군인의 노래’ 부르고 78년 쓸쓸히 노래판 떠나 70년대 청년문화를 주도했던 ‘아침이슬’의 통기타 가수 楊姬銀씨.독재정권의 잇단 금지곡 딱지로 70년대를 ‘금지인생’으로 살아야 했던 그가 이제 아픈 세월을 딛고 우리 앞에 다시 우뚝섰다.세월은 흘렀지만 그때 그 시절 그 노래들은 어두운 시절의 기억과 함께 더욱 강한 행명력으로 살아난다. “긴 밤 지새우고/풀잎마다 맺힌/진주보다 더 고운/아침이슬처럼/내 맘에설움이/알알이 맺힐때/아침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1994년 8월,무더위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던 한 여름밤.서울 동숭동 음악전문 공연장 ‘라이브’­.20년의 시공을 초월한 ‘청년가수’ 楊姬銀(46)의 열창에 공연장을 가득 메운 30∼40대의 관객들은 70년대 어두운 기억의 편린들을 떠올리며 숙연한 분위기에 빠져 들었다.가수생활 23년을 결산하는 첫 개인무대였던 이 자리에서는 ‘아침이슬’ 등 70년대의사연 많은 시대곡들이 이어졌다.시간이 흐를수록 관객들의 침묵은 한계에 달했고,급기야는 모두 목이 터져라고 함께 불렀다. 71년 서강대 사학과 1년 재학중 ‘아침이슬’로 데뷔한 뒤 70년대 청년문화의 대명사로 자리매김돼 온 통기타 가수 양희은.가난했던 어린시절과 사랑의 상처,연속되는 금지곡 행진,한창 나이의 투병생활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독재정권의 서슬퍼런 압제의 칼날 아래서 젊은이들에게 노래를 통해 정신적인 탈출구를 제시했던 그녀는 한때는 ‘운동권 가수’로 인식되기도 했다.그러나 楊씨는 자신이 결코 운동권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암울한 시절 시대상황이 노래까지 어둡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지금은 가정주부로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매일 하오 2∼4시 SBS 라디오방송(2시의 친구 楊姬銀입니다) 진행도 맡고 있고 연말로 예정된 콘서트 준비를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그러나 문득 문득 떠오르는 20대의 아팠던 추억,즉 자신이 불렀던 노래들이 금지곡으로 묶여야만 했던 힘겨운 70년대를 결코 지울 수가 없다.양씨의 ‘금지 인생’은 그 유명한 ‘아침이슬’로부터 시작됐다.金敏基씨가 작사·작곡한 곡을 받아 71년 발표,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노래가 같은 타이틀의 앨범에 수록된 ‘엄마 엄마’‘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그날’과 함께 74년 어느날 느닷없이 방송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72년 새음반 ‘서울로 가는 길’에 실린 ‘작은 연못’‘백구’‘서울로 가는 길’‘새벽길’ 등 10곡도 이때 모두 금지곡 딱지를 받았다.그 외에도 78년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늙은 군인의 노래’ 등 부른 노래중 금지곡만 30여곡에 이른다. 이 노래들이 해금된 것은 지난 84년.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레퍼터리들이지만 오히려 이 노래들에 실린 무게는 더해만 갔다.대학생들의 시위현장에서,소외된 노동현장에서,젊은이들의 술자리에서….노래를 방송이 원천봉쇄하면 음반도 막히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젊은이들은 이들 금지곡들을 용케 찾아서 불렀다. 楊씨는 당시의 상황을 돌이켜 이렇게 말한다. “한마디로 우스꽝스런 해프닝의 연속이지요.‘가사퇴폐’‘시의부적합’‘허무주의 조장’이란 명분인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지요.‘늙은 군인의 노래’만 하더라도 국방부장관이 금지를 명령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느냐는 꼬투리를 잡아 금지곡 판정을 당했을 정도니까요” 노래가 금지곡으로 묶이고 나니 가수의 생활도 곤궁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요주의 인물’로 낙인받은 뒤 본격적으로 도청에 시달렸고 하루 종일 따라붙는 감시의 눈도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아침이슬 발표 후부터 계속해온 방송도 순탄치만은 않았다.방송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정보부 요원들에게 잡혀 빵집에서 추궁받던 일은 지금도 진저리가 쳐진다고 회고했다.그중에서도 가장 견딜 수 없던 일은 71년부터 계속 맡아오던 방송활동의 중단이었다. “77년 당시 6년째 기독교방송 음악프로 ‘우리들’을 진행하고 있었어요.요원들이 항상 뒤따르던 시절이지요.어느날 느닷없이 사장으로부터 ‘당분간 쉬라’‘네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을땐 눈물이 핑 돌더군요”.그때부터 방송출연 교섭이 뚝 끊겼다.결정적으로 노래판을 떠나게 된 것은 78년 MBC TV ‘토토즐 사건’이었다.어렵게 출연한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프로그램에서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불렀다. “‘늙은 군인의 노래’는 평생을 군에서 복무하다 전역한 한 직업군인의 나라사랑을 순수하게 담은 노래였는데 국방부장관이 ‘군 사기 저하’를 이유로 봉쇄하더군요.레코드사 사장이 불려가고 전국 매장에 깔려있는 음반을 모두 수거해 파기시킨뒤 국방부장관에게 보고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지요” 이후 83년 ‘하얀목련’이 나올 때까지 일체의 노래활동을 중단해야 했다.87년에는 결혼했고 남편과 함께 훌쩍 미국행을 결행,지난 93년 돌아올 때까지 드문드문 고국을 드나들며 서정성 짙은 맑은 노래를 모은 음반도 몇 집을 냈다.자신의 노래·방송 인생을 자전적으로 풀어낸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이라는 책도 펴냈다. 처음부터 줄곧 어떤 노래를 부르며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살아 왔다는 楊씨.그는 자신이 받았던 팬들로부터의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다시 노래를시작했다고 말한다.“20대엔 밝은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가 철없는 짓이라고 생각했습니다.노래는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데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요즘 신세대들이 흔히 부르는 노래들은 나름대로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도 무언가 모자란 느낌입니다.노래는 서정성이 담겨야 합니다.70년대의 금지곡들도 저에겐 모두 서정이었지요”. ◎사연들/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냐고/퇴폐·허무·時宜 부적절 우스꽝스런 해프닝 연속/“네 잘못 아니다” 듣고 눈물/‘붉은태양’이 북측 인사라니… “태양은 묘지위에/붉게 떠오르고/한낮에 찌는 더위는/나의 시련일지라 /나이제 가노라/저 거친 광야에/서러움 모두 버리고/나 이제 가노라.” 이 노래에서 문제가 된 것은 ‘태양은 묘지위에/붉게 떠오르고’부분.붉은 태양이 북쪽의 인사를 암시한다는 억지해석이 금지곡으로 이어졌다.그러나 금지곡 이후 들불처럼 번져 지금까지도 애송되고 있는 걸작이다. “나 태어나/이 강산에/군인이 되어/꽃 피고/눈 내리길/어언 삼십년/무엇을 하였느냐/무엇을 바라느냐/나 죽어/이 강산에/묻히면 그만이지/아 다시 못올/흘러간 내 청춘/푸른옷에 실려간/꽃다운 이 내 청춘.” 평생을 군인으로 살다 전역하게 된 실제 인물의 순수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이 노래 는 금지곡으로 결정된뒤 대학가와 노동현장에서 개사돼 투쟁가로 변질된 대표적인 노래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느냐는 이유아닌 이유로 금지됐다면 ‘작은 연못’은 당시 대립되는 두 세력들을 빗댔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사라진 노래들이다. “너의 침묵에/메마른 나의 입술/차가운 네 눈길에/얼어붙은 내발자욱/돌아서는 나에게/사랑한단 말 대신에/안녕 안녕 목메인 그한마디/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깊은 산 오솔길옆/자그마한 연못엔/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아무 것도 살지 않지만/먼 옛날 이 연못엔/예쁜 붕어 두마리/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깊은산 작은 연못…” 이들 역시 금지 이유와는 달리 서정적인 분위기가 농후하다.◎그의 길 ▲52년 서울 출생. ▲70년 경기여고 졸업. ▲71년 서강대 사학과 입학. ▲71년 ‘아침이슬’ 발표. ▲72년 앨범 ‘서울로 가는 길’ 발표. ▲74년 ‘아침이슬’‘서울로 가는 길’ 금지. ▲77년 기독교방송 음악프로 ‘우리들’ 진행 도중하차. ▲78년 MBC TV‘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출연뒤 ‘늙은 군인의 노래’금지. ▲84년 ‘하얀목련’으로 대한민국 가사대상 수상. ▲87년 결혼,도미. ▲93년 귀국. ▲94년 첫 개인 콘서트. ▲현재 SBS 라디오 ‘2시의 친구 양희은입니다’ 진행.
  • 7·21 재보선 누가 뛰나

    ◎국민회의­종로 盧武鉉·서초갑 李壽成 金滿堤씨 물망/자민련­서초갑 盧在鳳·강릉을 崔珏圭씨 영입 검토/한나라­서초갑 4명 대혼전… 광명을 全在熙씨 거론 ‘7·21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여야 수뇌부는 이달 안에 최종 출마자를 선정한다는 목표로 내부 조율에 착수한 상태다.일부 인사들은 현지 사무실을 열어 ‘얼굴 알리기’에 한창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7개 재·보선 선거구에서 ‘연합공천’을 하기로 했다.내주부터 양당 협의기구를 가동할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7개 선거구 가운데 서울 종로와 서초갑,광명을,수원·팔달 등 4곳을 승리가능 지역으로 분류했다.대신 강릉을,대구 북갑,해운대·기장 을등 3곳을 약세 지역으로 판단,자민련과의 ‘역할 분담’을 원하는 눈치다. 정치 1번지인 종로는 盧武鉉 부총재가 당의 내락을 받아 출마를 준비 중이다.서초갑은 ‘신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감안,李壽成 평통부의장과 金滿堤 전 포철회장 등 거물급 인사의 영입을 검토 중이나 본인들이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을은 ‘혼전’양상이다.裵奇雲 전기조실 부실장이 뛰는 가운데 許仁會 당무위원과 金銀鎬 현 위원장 등이 공천 경쟁에 가세했다.朴炳錫 수석부대변인도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수원·팔달은 朴旺植 위원장이,강릉을은 李讖洙 전 강릉대 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자민련은 서초갑이나 경기 광명을,강원 강릉을 등에서 당선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金龍煥 부총재와 朴俊炳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들로 ‘태스크 포스’를 구성,거물급 외부 인사 영입을 벌이고 있다. 서초갑은 盧在鳳 전 총리나 金東吉 전 연세대 교수를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광명을은 車鍾太 위원장이 오래전부터 출마를 준비해 왔다.강릉을은 崔珏圭 전 강원지사를 영입하거나 崔전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운대·기장을은 金東周,수원·팔달은 金桓鎭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대구 북갑은 金吉夫 전 병무청장이 뛰고 있다. ○…한나라당은 선거 결과가 당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지역구 현지 실사와 여론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11일부터 후보자 공모에 들어갔으며 徐淸源 사무총장과 朴明煥 서울시지부장 등 해당지역 시·도지부장이 참여하는 공천심사위를 통해 최상의 라인 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종로는 李會昌 명예총재의 출마를 바라는 당내 여론이 강하나 본인은 아직도 부정적이다.李명예총재는 대신 陳 永변호사를 대타(代打)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당지도부의 수용 여부는 미지수다.鄭寅鳳 변호사도 공천을 신청했다. 서초갑은 벌써부터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공천 잡음도 우려된다.전국구 金贊鎭 의원과 정무2차관을 지낸 金榮順 부대변인,李鍾律 전 국회사무총장,TV토론사회자 출신의 朴源弘 서울시지부 부위원장 등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李哲전의원의 이름도 거론된다. 부산 해운대·기장을은 李基澤 부총재가 포항북 보선 낙선에 따른 정치적 부담으로 출마를 꺼리고 있어 현 지구당위원장인 安炅律씨의 공천이 예상된다.대구 북갑은 한때 金瑢泰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거론됐으나 본인의 고사로지방선거때 이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은 朴承國씨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강원 강릉을은 보선을 통해 정치적 기반을 확대하려는 趙淳 총재의 출마가 확정적이다.경기 수원·팔달은 고(故) 南平祐 의원의 장남인 景弼씨가 독주하고 있으며,광명을은 孫鶴圭 전 의원이 강력히 밀고 있는 全在姬 광명시장이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계속 거론되고 있다.
  • ‘기분 좋아지는 약’ 조심하라/文孝男 대검 마약과장(특별기고)

    ○작년 마약사범 12% 늘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마약류 퇴치에 성공한 국가로 공인받고 있으며 이는 검찰을 비롯한 정부 유관 기관과 전 국민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외국의 경우 선·후진국을 불문하고 범죄조직은 곧 마약조직이라 할 수 있다.막대한 이권이 보장되는 마약시장을 놓고 중장비로 무장한 범죄조직들이 처참한 살육전을 벌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공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니며 최근 추세로 볼 때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검거된 마약류 사범 수는 총 6,947명으로 96년에 비해 12.2%나 늘었다.금년 들어 4개월간 검거자 수도 1,964명으로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공급선 국제화·다변화 특히 최근 몇가지 동향은 우리나라도 조금만 방심하면 마약퇴치에 실패한 외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주고 있다. 첫째,마약류 공급선이 국제화·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국내 유통 히로뽕의 대부분은 중국을 비롯한 외국으로부터 밀반입되고 있다.심지어는 남미와 동남아 등에서 코카인이나 헤로인이 밀반입되는 사례도 있다.이에 따라 외국의 마약범죄 조직이 국내 범죄조직과 연계하거나 직접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둘째,경제난과 관련하여 마약류 범죄의 저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우선 공급사범들이 박리다매 전략으로 유통물량을 늘리고 있는데다 부도와 실직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일확천금을 노린 초심자의 마약거래 개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수요 측면에서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현실도피를 위해 마약을 사용하는 계층이 증가하고 있어 살인 강도 납치 등 소위 강력 환각범죄가 양산될 우려가 농후하다. ○경제난에 사용층 확산 아울러 폭력조직이 마약거래에 개입하기 시작했으며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마약유통에 관여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불법사용 계층도 종래 마약중독자 및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서 건전 계층인 기업인 대학생 주부,심지어 지도층 인사인 법조인과 교수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인들은 대개 기분 좋아지는 약이라든가 정력제,다이어트제 또는 신기한 피로회복제라는 근거없는 말과 호기심으로 쉽게 마약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그러나 마약은 일단 복용하게 되면 뇌 심장 간장 등 신체 장기를 치명적으로 손상시키고 몇 번의 복용만으로도 일생동안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온 국민이 감시자 돼야 따라서 마약퇴치를 위해서는 검찰을 비롯한 수사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함께 매스컴과 교육기관,민간단체가 마약의 폐해에 대해 지속적이고도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마약사범들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 엄벌하는 한편,자수자는 파격적으로 형을 감면하거나 아예 불입건하는 등 선처해야 한다.아울러 신고자는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고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의 신고 및 자수를 적극적으로 독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모든 국민이 마약범죄에 대한 관심을 갖고 감시자가 되어 우리 주위에 마약범죄자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여 밝고 건전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라 하겠다.
  • ‘해태 살리기’ 운동 확산/잇단 후원행사·캠페인

    ◎연예인 등 ‘운동본부’ 결성… 내주부터 가두 홍보/제과 매출액 최고 기록… 종금사 회생방안 모색 민족기업인 ‘해태 살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유명 연예인들이 내주에 대거 가두 캠페인에 나서고 종금·보험사 등 제2금융권은 은행권의 ‘공중분해’ 방침과 달리 해태의 회생을 거들고 나섰다. 호남출신 연예인 13명은 ‘배추머리’로 유명한 코미디언 김병조씨를 본부장으로 한 ‘해태 살리기 운동본부’를 11일 결성했다.17일에는 광주 충장로에서 가두 캠페인을 벌인다.가수인 남진 장미화 송대관 김국환 정애리 김창남 현숙씨와 탤런트 백일섭 민욱 김종섭씨,국악인 신영이씨가 참가한다.해태 제품을 하나라도 더 사 먹자는 가두 홍보를 편다.해태 제품을 무료로 시민들에게 주고 성의껏 값을 내도록 하기도 한다.“해태없는 타이거즈는 없다”며 애향심에 호소할 예정이다. 이를 기폭제로 서울에서는 날을 잡아 대규모 후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광주·전남지역 주민들도 범국민적인 해태 살리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조여원이물린 종금사 사장단은 오는 15일 모임을 갖고 해태제과 회생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해태제과의 빚을 출자로 전환해 영업을 정상화한 뒤빚을 차근차근 받아내겠다는 생각이다.이 방안을 갖고 은행권과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주 채권은행인 조흥은행도 종금사 사장단의 요청이 있으면 협상에 나설 참이다.여전히 朴健培 해태회장의 경영권 배제를 전제로 깔고 있다. 해태 제품을 팔아주는 산매점들도 50년 전통의 해태를 살리기 위해 하나라도 더 팔고 판매대금도 앞당겨 갚아주는 성원을 보내고 있다.협력사들도 차질없이 원료를 대주기로 결의했다. 소비자들의 성원도 대단해 해태제품인 ‘맛동산’의 매출액은 지난 해보다 배나 늘어 2∼4월 매출액이 50억원을 넘었다.부라보콘 역시 최근 매출이 20%나 급증했다.이 바람에 해태제과의 지난 달 매출액은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750억원을 기록했다. 해태의 관리직 직원들은 지난 해 11월 부도 이후 너나없이 소매를 걷어 붙였다.1주일에 3일은 판매 현장을 누비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노조는 임금교섭을 전적으로 회사에 위임하고 보너스를 전액 반납하기도 했다. 꺼져가던 해태가 ‘회생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 업체마다 파격적 선물…전국이 월드컵 신드롬/마음은 벌써‘16强’

    ◎1승땐 맥주·식사 무료는 기본/PC통신 기원문 파리로 공수/기업마다 기발한 이벤트 준비 ‘우리의 소원은 16강’ 월드컵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열기가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너나 없이 모두가 한마음이다.대표팀이 무더위 속 빗줄기처럼 IMF 체제 속의 응어리를 시원하게 풀어주기를 갈망한다. PC통신 천리안에 마련된 ‘대표팀 화이팅’코너에는 4,000여명이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글을 올렸다.대표팀이 출국한 뒤에도 하루에 200통이 넘는 편지가 쇄도한다.천리안 관계자는 “부상선수에 대한 걱정부터 ‘작전 훈수’까지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소개했다.천리안측은 이 글들을 프랑스의 우리 선수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 성균관대 앞에 있는 ‘미스터 호프’는 대형 TV를 갖추고 한국이 골을 넣을 때마다 손님들에게 맥주 2,000㏄를 공짜로 줄 계획이다.서울 한양대앞의 분식집 ‘맛사랑’은 16강 진출이 확정되면 손님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10명을 추첨해 도서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일요일에도 근무해 온 서울 강남구 역삼동 K용역업체 직원들은 일요일인 14일 새벽에 열리는 한국과 멕시코 전을 보기 위해 아예 출근하지 않기로 했다.洪旭濟 대리(33)는 “직원 대부분이 축구광이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열성 여성축구팬 金京雅씨(28·주부·강남구 논현동)는 “밤을 새워서라도 우리 경기는 모두 볼 생각”이라면서 “요즘은 온통 축구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동 축구동호회 ‘철마’는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뜻으로 돈을 모아 대회 기간 동안 어린이축구대회를 열기로 했다. 기업들의 16강 진출 기원 행사도 다양하다.신세계백화점은 월드컵 기간동안 백화점을 이용한 고객 1,000여명을 추첨해 2억2,200만원의 상금을 나눠준다.기아자동차는 16강에 진출하면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1년치 휘발유 800ℓ 사용권(시가 90만원)을 준다. 범한여행사도 특정 상품을 예약한 신청자들에게 여행 대금 전액을 돌려주며 대한항공은 서울∼파리행 항공권을 16% 할인해 준다.
  • ‘백색공포’ 없는 건강사회로/98마약퇴치 국민대회 기념식·시상식

    서울신문과 스포츠서울,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한 ‘98 마약 퇴치 국민대회 기념식 및 시상식’이 9일 서울신문·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대회에는 車一錫 서울신문 사장 閔寬植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 金慕任 보건복지부장관 金泰政 검찰총장 嚴洛鎔 관세청장 朴鍾世 식품의약품안전청장 金炯鎭 경찰청 차장과 서울시 약사회등 보건의료단체 회원,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마약퇴치 결의를 다졌다. 시상식에서는 마약류 단속 유관기관 실무대책반(반장 대검찰청 文孝南 마약과장)이 대상을 받았다.본상은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마약수사반(반장 李기동 검사·단속 부문) 부산 서부경찰서 형사과 崔東甲 경사(단속 부문) 식품의약품안전청 金炳昱 마약관리과장(계몽·예방교육 부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마약분석과(과장 鄭熙仙·학술·연구 부문) 조선일보 사회부 方聖秀 기자(보도 부문)가 차지했다.관세청 특수조사과(과장 孫政準)은 특별상을 받았다.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600만원,본상과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50만원을 주었다. 車사장은 대회사에서 “최근 IMF 체제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마약류 수요 계층이 자영업자 직장인 주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마약류 퇴치에 앞장 서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 연극 ‘엄마,안녕‘의 두 주인공 손숙·정경순씨

    ◎갈수록 꼬이는 한 모녀의 애증/자살 결심한 딸이 엄마와 나누는 마지막 대화/자식사랑이 딸의 속만 긁고… “저 오늘 자살해요”하는 딸에게 소맷부리 부여잡는 것 말곤 아무 것도 해줄 게 없는 엄마.유교적 효(孝)관념이 승한 우리같은 사회에서 잘 그려지지 않는 그림이다. 그런데 홍대앞 누추한 지하 거실에서 요즘 한 모녀가 저녁마다 이런 승강이를 벌인다.중견배우 손숙과 영화 ‘태백산맥’의 죽산댁 정경순.이들 둘이 모녀로 출연하는 산울림소극장(334­5915)의 연극 ‘엄마,안녕…’은 자살 결심을 완전히 굳힌 딸이 죽기 전 한시간 반가량 엄마와 나누는 마지막 대화를 담았다. “간질병에 걸려 남편에게 버림받지,사랑하는 아버지는 진작 돌아가셨지,하나 있는 아들은 집나간 소매치기지….아무하고도 못 사귀는 비사교성으로 집안에 틀어박혀 말도 안 통하는 엄마 시중이나 드는 ‘제씨’는 살아오면서 하나하나씩 모든 것을 버린 여자예요.” 자신이 맡은 딸 역할을 이렇게 설명하는 정경순은 사실 너무도 탱탱하고 활기가 넘친다.소녀같이 주책맞은 구석이 필요한 엄마 역할의 손숙이 마른나뭇잎처럼 금새 부스러질듯 보일 지경.마샤 노먼의 83년 퓰리처상 수상작이 원작인 이 객석은 모처럼 주부 관객들로 만원이다.이들중 딸 가진 엄마가 얼마나 될지 통계 내볼 수는 없겠지만 다들 딸자식 처지인 것만은 확실해 극중 모녀관계를 상당히 공감하는 눈치들. 엄마는 딸이 준 마지막 90여분간,지난 삶의 맺혔던 순간들을 끄집어내 풀어보이며 어떻게든 딸의 마음을 돌리려 버둥댄다.하지만 잘해보려는 뜻과는 달리 한마디 할 때마다 딸의 속을 긁으며 어긋나기만 한다.지금껏 그런 식으로 밖엔 말할 줄 몰랐으니까.엄마의 비난도,자책도,위협도,달램도 이미 속이다 타버린 딸에겐 너무 늦었다. “이런 엄마 주위에 많잖아요.겁많고 의지박약에 뜨개질이나 TV보기 따위에 행복해 하며 살아가는… 딸의 가슴에 비수 꽂히는 것도 모르고 감정대로 말도 아무렇게나 퍼부어버리기 일쑤죠.딸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데 옳게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거예요.” 자기 엄마도 비슷했다고,그래서 애증의 대상인 그런 엄마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노라고 덧붙이는 손숙.어쨌거나 엄마와의 안 풀리는 관계를 원인(遠因)으로 자살도 하고,그러면서도 그 마지막 자리에 초대할 사람이 또 엄마뿐인,이 지긋지긋한 모녀관계의 애증이란,아들은 결코 알 수 없는 진폭으로 대부분 모녀들의 가슴을 흔드는 화두인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자연인 손숙,정경순이 극중 딸,엄마에게 당부 한마디씩. “딸아,그것도 다 나름의 자식사랑이란다.” “엄마,속상할수록,어려운 일 많을수록 더욱 터놓고 진실을 말해 줘야죠.”
  • 여야 후반기 院구성 주도권 잡기

    ◎여,과반의석 확보·국회법 개정을 먼저/야,정계개편전 유리한 입지 확보 안간힘 여야가 ‘초읽기’에 들어간 정계개편과 맞물려 6·4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뒀던 국회 후반기 원(院)구성문제를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여대야소’(與大野小)의 1단계 정계개편을 마친 뒤 원구성을 하겠다는 입장인 반면,야당인 한나라당은 현재의 ‘야대’(野大)구도가 깨지기 전에 원구성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회의는 ‘선(先)정계개편,후(後)원구성’이라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은 7일 “새정부 출범 뒤 사사건건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아온 한나라당에게 후반기 원구성을 맡길 수 없다”면서 “여권이 주도권을 갖고 원구성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여당은 야당의 원구성 협상요구에는 일단 응하되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때까지 원구성을 미루고 국회의장의 정당 이탈문제 등 국회법 개정에 주력한다는 ‘2중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거절할 명분이 없는 협상에는 응하되 원구성의주도권은 결코 야당에 넘겨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자민련도 특히 야당의원 영입에 주력하는 한편 원구성에 있어서 의장단과 상임위 위원장 배분의 ’여권 프리미엄’을 인정해 줄 것과 재투표를 통한 金鍾泌 국무총리서리 임명동의안 처리 보장 등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구성 협상과정에서 최대한의 몫을 챙기겠다는 의도다. 한나라당은 “원구성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당지도부는 여권이 지방선거 일정을 이유로 원구성을 미뤘으니 이번 주부터 원구성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河舜鳳 원내총무는 “이른 시일안에 총무회담을 열어 원구성 문제를 집중논의하겠다”면서 조기 원구성에의 강한 집착을 보였다. 한나라당의 ‘강공’방침에는 여권의 정계개편 기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여권의 ‘선 정계개편,후 원구성’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趙淳 총재 등 당권파는 비당권파의 견제와 압박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라도 원구성을 비롯한 임시국회 전략에서 대여(對與)공세 수위를 높일 것이 확실하다.
  • 실태(확산되는 백색공포:上)

    ◎IMF 이후 서민층까지… 중독자 70만/올 4월까지 2,000여명 검거… 작년比 45% 증가 국민 600명 가운데 1명이 상습복용자,상담기관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하루 평균 4명,2000년에는 마약중독자 100만명.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국내 마약시장의 현주소다. 검찰이 지난해 적발한 마약류사범은 6,947명.통상적으로 마약복용자를 적발 건수의 100배로 보고 있어 실제 마약류사범은 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94년의 60만명에 비해 3년만에 10만명(17%)이 늘어났다. 여기에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본드·부탄가스·시너 등 환각물질 흡입사범 6,000여명이 빠져 있다.이들까지 포함하면 약 150만명이 마약류사범인 셈이다. 올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검거된 마약류사범은 2,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나 증가했다. 주된 소비층도 크게 변했다.과거에는 일부 부유층이나 연예인·접대부 등의 전유물이었지만 서민층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올해 붙잡힌 복용자들의 상당수는 초심자였고 실직자와 주부·학생·운전기사 등 계층도 다양해졌다.회사원 趙모씨(40)가 신형 마약류사범의 대표적 사례다.IMF 사태로 지난해 11월 직장을 잃은 그는 서울역 등지를 떠도는 노숙자가 됐고 밀매책을 통해 히로뽕에 빠져들었다.밀매책이 공짜로 몇번 놔준 주사에 실직의 괴로움을 잠시 잊었으나 횟수가 거듭될수록 중독증세를 보였고 약값을 벌기 위해 결국 공급조직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최근들어 마약 공급조직은 ‘박리다매’ 방식으로 수요층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지난해 말까지 15만원을 호가하던 히로뽕 1회 투약분(0.03㎎)의 값도 3만원으로 떨어뜨렸다. 상대적으로 제조량은 크게 늘었다.지난해 검찰은 히로뽕을 제조해 온 국내조직 2개파를 적발했다.92년 강력한 단속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5년만에 적발된 이들로부터 압수한 히로뽕은 3만2,650g.1회 투약분 0.03㎎을 기준으로 삼으면 모든 국민이 2.5회씩 맞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이들은 지난 몇년동안 공급량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해 왔으나 수요가 많아지자 직접 제조에나선 것으로 밝혀졌다.거래 과정에서 조직폭력배들의 개입도 두드러지고 있다.검찰은 올 들어 마약류 밀매에 개입한 조직폭력배 7명을 검거했다.이들이 거래한 히로뽕은 995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조직폭력배들이 거래한 23.6g의 40여배에 이른다. 코카인·헤로인·해쉬쉬 등 외국산 마약의 국내 반입도 늘고 있다.지난 3월까지 공·항만에서 압수된 해쉬쉬는 700g이다.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압수량보다 2배 가량 많다.서울지검 강력부는 지난 4월 해쉬쉬와 대마초를 대량 밀반입한 국제마약밀매조직 22명을 구속했다.이들은 IMF로 환율이 하락하자 관광객과 ‘보따리장사’ 등으로 위장,입국한 뒤 장기간 불법 체류하면서 서울 강남 학원가와 단란주점 등에 밀매망을 구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 서울집 안팔리고 대전 새 아파트 입주 임박/이사 大亂

    ◎잔금 못내 高利이자·위약금 물어야 할판/진학 앞둔 중·고생 자녀 두고 “나홀로 이사” 공무원 생활 18년 째인 특허청 朴모계장(43)은 대전청사로 이전할 날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마음이 무겁다.가족들과 동떨어져 지내야 하는 ‘두집 살림’걱정에 눈앞이 캄캄하다. 얼마 전에는 아내와 다퉜다.아내는 ‘촌 사람’되기 싫다며 대전에 가지 않겠다고 버텼다.중학교 1학년인 딸도 친구들과 헤어질 수 없다고 엄마 편을 들었다.고민 끝에 혼자 내려가기로 결론지었다.그렇지만 ‘가족걱정’‘돈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철도청 본부 申모주사(35)는 가족과 함께 대전에 내려가기로 작정하고 공무원아파트를 분양받았다.그러나 지금 살고 있는 24평형 연립아파트를 내놓은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나서는 사람이 없다.새 아파트의 잔금(7,200만원)을 마련한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이처럼 다음달 말부터 시작될 대전 제3 종합청사로의 이전을 앞두고 청단위 기관 공무원들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정부는 대전으로 옮겨야 하는 공무원들을 위해 대전둔산지구에 아파트 3,550가구를 짓기로 하고 지난 해 분양에 들어갔다.다음 달 1일 1단지 1,350가구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조달청 산림청 관세청 등 3개청 직원 1,256명 가운데 연금관리공단 아파트에 분양 신청한 사람은 896명.이들 중 상당이 오는 9월말까지 잔금을 내지 않으면 10월부터 연 19%의 연체이자를 물어야 한다.월 80만∼110만이다.그러나 아파트 값 폭락과 전세대란의 여파로 이들이 대전으로 쉽게 옮길 처지가 못된다.사정이 안돼 계약을 파기해야 한다면 위약금 640만∼890만원을 물어야 할 판이다. 이들은 몇달 전부터 행정자치부에 이주대책에 따른 집단 민원을 제기해 놓고 있다.△계약파기에 따른 위약금 면제 △분양가격 인하 △특별임대(3∼5년) 전환 △장기 저리의 융자 알선 △그래도 안되면 서울∼대전 출퇴근용 버스(심야버스 포함)를 운영해 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해당 청의 총무과장들이 지난달 8일 청사이전과 관련해 주택 교육 교통 등의 민원사항을 대전광역시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은 “서울 집이 팔리지 않는 한 잔금을 마련할 도리가 없다”며 분양대금을 낮춰주고 준공 후의 잔금 지불시기를 6개월∼1년 정도 늘려 줄 것을 공무원연금공단에 촉구하고 있다.한 공무원은 “잔금을 당장 내지 못하더라도 일단 입주부터 시켜주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출퇴근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전경린씨 두번째 소설집 ‘바닷가 마지막 집’

    ◎허구 가득찬 현실과의 처절한 전투/세상과 화해못한 이방인들 가출·불륜·꿈으로의 일탈 몸짓 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96년 단편 ‘염소를 모는 여자’로 제29회 한국일보 문학상,같은 이름의 첫 소설집 발표,97년 장편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로 제2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눈부신 발걸음이다.90년대의 주목받는 여성작가 전경린이 두번째 소설집 ‘바닷가 마지막 집’(생각의 나무)을 펴냈다. ‘평범한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이야기’등 96년 이후 발표한 단편 8편은 작가의 처절하고도 아슬아슬한 전투기다.여성으로서 모순 투성이의 삶과 겨루는 모습은 벅차게 보이지만 온몸으로 버티는 치열함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생의 끝까지 가보자’는 섬뜩한 문체가 발하는 마력도 큰 힘이다. 전경린의 화자는 대부분 내면이 시린 여성이다.그렇다고 화자에 얽매여 시각을 페미니즘으로 제한하면 소설 읽는 재미는 떨어진다.그 속에는 25년간의 공무원 옷을 털어 버리고 귀향한 아버지(‘바닷가 마지막 집’)의 떠돎도 있고 갑작스런 실직으로 현실에서 뿌리뽑힌 가장(‘밤의 나선형’)도 나온다.세속의 잣대로 볼 때 모두 겉도는 이방인이다. 세상과 화해하지 못하는 인물들은 가출,불륜,꿈이라는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얽히고 설킨다. 실직한 아버지의 외도와 주부로 사는 동안 잃어버린 자신을 찾으려는 어머니의 가출과 외도(‘밤의 나선형 계단’),남편의 친구이자 정부인 ‘은환’에게 선을 주선한 ‘신아’나 친구 ‘은환’에게 자신의 정부를 소개해주는‘신아’의 남편 ‘진수’(‘오후 4시의 정거장’),학생운동 도중 구속된 상희와의 어정쩡한 관계 대신 무미건조한 현실을 택한 ‘나’(‘고통’)는 윤리나 규범에 적응하지 못한 일탈의 몸짓이다. 그들의 관계는 “당신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여자 같아.내가 당신과 살고 있는 건가”(‘고통’)라는 식이다.서로 겉돌면서 식어 버린 사랑만이 확인될 뿐이다.비상구는 공인되지 않는 불륜이나 가출이다. 그러나 금지된 행위의 나열이 가벼움에 머물지 않는다.작가가 겨누는 것은 이런 퇴행을 낳은 구조다.여성에게 불리한 역할을 강요한 일상의 권력을 비판하고 있는데 그것은 결혼을 시작으로 아이,부부 친목계,적금,장보기,시댁제사 등의 모습을 띤다.이 불합리하고 일방적인 강요에 대한 분노로 일상에서 탈출한다.무의미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도전을 선택한다. 상식적인 저항(작가에게 그것은 현실의 사기극이다)으로는 어차피 넘을 수 없는 벽이기에 벼랑까지 가야 한다.이런 맥락에서 불륜과 가출 모티프는 지지를 받는다.독립을 선언한 목소리는 “한 시절에 이별을 고해야 할 나이가 충분히 된 것”(‘고통’)이기에 당당하다.조금도 두렵지 않다.오히려 두려운 것은 “두려움 자체에 매여 자신을 묶는”(‘밤의 나선형 계단’)것이다.제 갈길로 가는 아름다움은 참혹한 싸움을 마다 하지 않는다. 작가는 여성의 굴레만을 겨냥하고 있지는 않다.등장인물에게 악몽을 반복적으로 안겨 삶과 죽음이라는 운명론적 과제와 맞닥뜨리게 한다(‘환과 멸’).악몽이 끝난 뒤 자발적으로 선택한 삶이 죽음에 쫓겨 패배해도 상관이 없다.“나인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온전히 나일 뿐”(‘거울이 거울을 볼때’)인 선언으로 만족이다. 허구로 가득 찬 현실과의 격정적인 싸움이 어떤 모습으로 뻗어갈 것인가.호기심은 전경린의 다음 결실에 대한 기다림으로 이어진다.
  • 어린이·여성행사 등 찾아 바쁜 나날/李姬鎬 여사의 100일

    ◎비공식행사 포함 54회 참석/명예박사학위도 2번 받아 대통령 부인 李姬鎬 여사가 지난 100일동안 金大中 대통령과 함께 혹은 홀로 참석한 행사는 공식·비공식을 합쳐 모두 54회다.지난 4월26일에 입은 대퇴부 경부 골절상으로 지난달 28일까지 한달여 ‘공백기간’을 감안하면 ‘활동적이었다’는 것이 청와대 참모들의 평가다. 李여사의 일정은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여성,소년소녀 가장 및 불우한 이웃에 집중되어 있다.관련 시민단체나 인사들로부터 행사 참석요청이 오면 되도록 참석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朴仙淑 청와대부대변인이 전했다.휠체어를 타고 어린이날 행사를 참석했으며,지팡이를 짚고 청와대 직원 다과회장에 나와 일용직 직원들까지 일일이 격려하기도 했다.‘소외된 이웃과 그늘진 곳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것이 청와대 입주전의 약속이었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지난 3월1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국채 판매촉진콘서트’와 같은 달 8일의 ‘제14회 한국여성대회’,4월11일 전국주부교실중앙회가 주최한 ‘주부교실지도자대회’ 등이다. 李여사는 대통령 부인으로는 드물게 지난 4월24일 도쿄 아오야마(靑山)대학에서 명예 교육학박사,지난달 30일 이화여대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앞서 같은달 29일에는 이화여고가 동문 졸업자에게 수여하는 최고상인 이화기장을 수상했다. 李여사는 참석하는 어디 행사에서든 나름의 영역을 찾고 있다.런던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는 24개국 정상들의 부인들과 여성의 인권과 사회적 지위에 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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