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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국에 날된장 풀어 만든 물회 여성미용·남성정력에 좋지요”제주 향토요리 대가 김지순 씨

    제주향토음식보존연구원장인 김지순(金志純·67)선생은 자타가 공인하는 제주요리 역사의 산증인이다.향토음식에 관한 연구와 체계화 작업은 물론 교육·전수에 이르기까지 그의 제주음식 사랑과 자랑은 손사래를 칠 정도다. 72년 10월 유신이 선포돼 식생활개선운동이 한창일때 한국음식의 대가인 고 왕준련 선생과 함께 전국을 누비며 혼·분식 장려와 토끼고기 요리법 등을 외쳤다. 또 73년 제주 최초로 제주전문대에서 관광식품조리법을 가르치기 시작했고,20여년전 제주에서 첫 관인 요리학원을 연 사람도 그다. 84년부터는 전통차연구회인 ‘관향회’를 설립, 50여 회원들과, 차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식이나 정과 등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릴적 외할머니와 어머니 어깨너머로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이것 저것 보고 묻고 만드는 과정에서 제주 향토음식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게 된 셈이다. 성게알로 담근 구살젓,독특한 향미가 나는 차조밥,배추꽃동으로 담근 동지김치 등은 예로부터 섬에서 나는 재료를 이용한 토속 음식이라며“둥글고 큰 두레반을 놓고 밥과 찬을 함께 담아 먹는 방식도 넉넉지 못한 살림 가운데 나온 생활의 지혜였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명절·단오·추석·유두·백중·동지 등 계절음식과 출산·백일·돌·혼례·회갑·제례·포제·당굿 등 통과의례 음식 등의 구분이 명확하고 쇠고기같은 육류음식보다는 해산물이 풍부해 생선국이나 조림류가 발달한 것이 제주음식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그는 재작년에는 ‘제주도 음식문화’라는 책을 냈다.지난 73년부터 현 산업정보대의 전신인 제주전문대에 20년간 출강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며 연구한 내용 등을 담은 명실상부한 제주의 음식사전이다. 그의 제주시 노형동 요리학원은 언제나 성시를 이룬다.제주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본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멀리 중국 연길 등지에서도 그의 제주 돌솥밥과 김치,불고기 솜씨를 배우기 위해 왔다 간다.여성 관광객들은 남편이 골프치는 사이 김치 만드는 법을 익혀 가기도 한다. 제주시 고용촉진훈련생들과 노동부 재취업훈련생들도 그의 제자들이다.음식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 했더니 ‘새마을 자장’을 아느냐고 되물었다.집 된장을 볶아 자장을 만드는 것이 ‘새마을 자장’이라고 한다. 그는 또 ‘키친 카’를 아느냐고도 물었다.모른다고 했더니 “양쪽으로 문이 열리고 위에는 큰 거울이 달린 싱크대,찬장,냉장고,등을 모두 갖춘 움직이는 부엌이 바로 키친 카”라며 “운동장에 의자만 같다 놓으면 바로 강의실이 된다.”고 했다. 식생활 개선운동이 한창일때 주부들이 낮에는 모두 일하러 나가고 없어 주로 밤에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라든지 석유곤로를 들고 제주도 전역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정열도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고 했다. 제주음식 중 여성 미용에 좋고 남성 정력에 좋은 음식이 없는가 물어봤다.그는 “된장이 들어가는 모든 음식이 남녀 모두에 좋은 음식에 속할 것”이라며 “냉국에 날된장을 풀어 만드는 자리·한치·어랭이물회 등 물회류와 쌈밥,탕·국류 등이 그런 음식”이라고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개고기요리에 대해서는 “필리핀이나 중국 북한 등지에서 즐겨 먹고 있으며 우리 문헌에도 보신요리로 소개되고 있다.”며 “개고기도 요리재료인 만큼 무조건 거부할 것만 아니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키면 훌륭한 영양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토음식보존회부원장으로 있는 차남 양용진(39)씨를 비롯,첫째·둘째 며느리가 현재 김씨의 제주음식 전수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맛 에세이] 맛의 전쟁터 ‘푸드코트’

    푸드코트(food court)란 말 그대로 ‘맛 시장’을 뜻한다.푸드코트는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기본이다.또한 현대인의 바쁜 일상속에서 시간과 경비를 절감하면서 여러 종류의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오늘날 외식산업의 호황기를 이끄는 선두주자라 말할 수 있을 만큼 성황리에 급성장하고 있다. 한식,중식,일식,양식,아시아식,분식 그리고 퓨전에 이르기까지 메뉴가 다양해 우리의 입맛이 변하고 있다.초기 푸드코트의 경우 자장면이나 카레,돈가스같은 로드 상점의 인기메뉴들이 주를 이루었다.하지만 최근에는 궁중 떡갈비와 모듬산적 같은 고유의 전통음식이나 고급 중식당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일품요리도 손쉽게 접하게 된다.때문에 대형 백화점내의 푸드코트에는 폐장시간에 맞춰 일품요리를 할인된 가격에 사가려는 알뜰주부의 식탐도 보인다.더욱이 신세계,CJ푸드,두산같은 대기업들의 외식산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에 힘 입어 코엑스,테크노마트,센트럴시티와 같은 종합쇼핑몰에 푸드코트가 방대한 음식의마당을 차지하고 있다.이젠 푸드코트는 게임,패션과 더불어 생활문화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푸드코트에 자리잡은 한국음식점의 ‘김치’는 그야말로 한국인의 식탁을 지배하고 있는 일본음식에 대한 대반격이다.실제로 우리 생활속에는 많은 일본 음식의 영향을 받고 있다.과거 70년대 분식장려 이후 급속도로 서민의 음식으로 자리잡은 라면이나 대학가에선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일본우동과 돈가스집,그리고 푸드코트 어디서나 인기품목중 하나인 초밥이나 생선회 역시 한국화된 일본의 맛이다.이에 한국 음식들이 일본의 푸드코트에 진출했다.매운 고추장맛으로 소문난 비빔밥과 김치 그리고 떡갈비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메뉴다. 푸드코트는 맛의 전쟁터이다.세계의 다양한 맛은 우리 식탁에서 크고 작은 맛 겨루기에 여념없다.멸칫국물에서 다시마국물로,조선된장에서 미소된장으로,불고기에서 샤브샤브로 바뀐 입맛의 뒷면에는 문화적 침식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우리가 우리음식에 대해 소중함을 갖고 귀하게여기는 일이야 말로 세계속의 한국음식,세계의 푸드코트에 한국음식을 당당하게 자리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정신우 푸드칼럼니스트
  • 구인광고 자주내는 곳 ‘요주의’/대졸구직 30% “취업사기 경험”

    “사무관리직에 왜 운전면허증과 자동차 보유 여부를 물어보는지 처음에는 몰랐어요.알고 보니 사무직이 아니라 영업직이라고 하더라고요.” 서인정(29·가명)씨는 모 정수기 회사의 사무직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지만 입사 하루만에 그만뒀다.영업 실적이 뛰어난 사원들만 사무직으로 전환한다는 사측의 설명을 듣고 배신감을 느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구직자들을 두번 울리는 취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채용정보업체 잡링크가 최근 대졸 구직자 2054명을 조사해 보니 30.5%가 구직과정에서 취업사기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취업사기 수법 가장 흔한 사례는 직종 관련 허위광고.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관리직 구인광고를 낸 뒤 영업직으로 유도한다.또 사람을 뽑을 것처럼 광고를 하고 나서 물건을 팔거나 수강생을 모집하는 사례도 많다.‘월 ○○○만원 보장’이나 ‘능력에 따라 연 1800만∼3000만원 가능’ 등 구체적 근거 없이 높은 임금을 제시하기도 한다. 주부사원 모집 광고를 낸 뒤 떳떳지 못한 부업을 권유한다.퇴직자를 대상으로 관리자구인광고 후 체인점을 강요하는 일도 종종 있다. ●피해 방지는 이렇게 우선 구인 업체를 확인하고 이력서를 내자.불량 기업일수록 회사명이 대기업의 계열사와 같은 느낌을 주거나 그럴 듯한 외래어로 치장하게 된다. 자주 구인 광고를 내는 업체는 의심할 필요가 있다.기존 사원들이 그만두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영업직 인턴을 정식사원으로 발령내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임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턴사원을 악용하는 업체가 많다. 면접을 보러갈 때는 신용카드를 두고 가는 것이 좋다.또 공적인 장소가 아닌 곳에서 하는 단독 면접에는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해외취업은 지원하기 전에 반드시 노동부의 등록업체 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위·과장 구인광고로 피해를 볼 경우 노동부 고용안정센터(1588-1919)나 시·군·구청 노동관련 부서에 신고하면 구제방법을 찾을 수 있다. 김경두기자
  • 박주선의원 검찰 출두

    ‘현대 150억원 비자금+α’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安大熙)는 16일 현대건설측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민주당 박주선 의원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또 한나라당 박주천·임진출 의원도 같은 혐의로 18일 오전 10시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세 의원을 모두 18일 일괄소환할 방침이었으나 소환장을 받은 박주선 의원이 “모든 사실을 해명하겠다.”며 곧장 대검청사로 출두함에 따라 바로 조사했다.그러나 나머지 한나라당의 두 의원은 소환에 불응하겠다고 밝혔다.검찰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일정 등을 감안,이번 주내 현역 정치인 수사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주선 의원을 상대로 2000년 9월 현대건설 측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것이 현대그룹의 경영 전반에 대한 편의제공과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국회 정무위 출석 무마 청탁에 대한 대가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200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는 현대그룹 지배구조 개선문제와 대북사업 등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정회장 등 현대그룹 수뇌부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가 흐지부지됐었다. 박주선 의원은 이에 대해 “고향후배인 현대 임원이 현금으로 3000만원을 전달해 바로 그 자리에서 후원금 영수증 처리를 했고 증빙자료가 모두 선관위에 남아 있다.”면서 “대가성 있는 돈이었다면 현금으로 받은 돈을 그렇게 처리할 필요가 있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주천·임진출 의원도 소환하는 대로 현대측으로부터 정 회장의 국회 정무위 출석 무마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박주천 의원은 당시 정무위 위원장이었고 임진출 의원은 정무위 한나라당 간사였다.그러나 이들 의원 역시 “공식 후원금 외에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성폭행후 4년간 17억 갈취

    히로뽕을 먹이고 성폭행한 주부에게 수년 동안 17억여원을 갈취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은 16일 성폭행 및 상습공갈 등의 혐의로 이모(39·식당업)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99년 2월 박모(38·주부)씨가 재산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을 접근한 뒤,박씨를 경주의 한 여관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이를 가족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1억원을 빼앗는 등 2000년 4월까지 모두 4억원을 갈취했다. 이씨는 또 2000년 5월부터 박씨 몰래 히로뽕을 먹이고,성폭행한 뒤 또다시 1억원을 빼앗는 등 2002년 6월까지 모두 56차례에 걸쳐 17억여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이씨의 협박에 못이겨 남편과 주변 사람들에게 주식 등에 투자한다고 속이고 거액을 조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결국 주변 사람들로부터 빌린 4억원을 갚지 못해 최근까지 사기죄로 9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으며,지난해 남편에게 이혼당했다. 경찰은 이씨가 주부 김모(40)씨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협박해 수천만원을 빼앗고,이로 인해 김씨의 남편이 빚 독촉에 시달리다 99년 10월 자살했다는 제보에 따라 이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이상벽씨 KBS ‘아침마당’ 떠나

    10년 넘게 KBS1의 대표적인 주부대상 아침프로그램인 ‘아침마당’(월∼토 오전 8시30분)을 진행한 이상벽(56)씨가 16일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을 떠났다.1991년 4월 첫방송때부터 진행을 맡은 이씨는 2년 정도의 공백을 제외하고는 줄곧 ‘아침마당’을 지켰다.이씨는 “매일같이 새벽 5시에 일어나 생방송 스케줄을 감당하다보니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고 밝혔다.‘아침마당’은 17일부터 아나운서 손범수와 이금희가 진행한다.
  • “아이 키우기 아내만의 몫 아닙니다”/극성아빠 박기복씨 육아체험기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 남자를 아빠라 부르지 마라.”고 말하는 아빠가 있다. 31개월된 아들을 키우는 아빠,박기복(33·넥스콘파라미터 마케팅 팀장)씨는 “아이는 엄마,아빠가 함께 키우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다.그는 세상 아이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일회용 기저귀를 거부하고 천 기저귀를 쓰게 했을 뿐아니라 그 빨래를 몽땅 자신이 맡았다. 그는 육아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고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아내 박현미(32·간호사·충남 아산시 음봉면)씨가 다른 사람들에게 무심코 “남편이 잘 도와준다.”고 하는 말이다.“나는 아이를 아내와 함께 키웠습니다.육아는 아내가 주체이고,남편은 부차적인 존재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 것 같은 말은 나를 가장 섭섭케 하는 말이지요.” ●아이는 함께 낳고,키워야 이 부부의 특별함은 육아에 대한 철학뿐이 아니다.한 대학병원 소아과 병동의 간호사로 근무하던 중 출산한 아내 박씨는 대학병원 대신 ‘인간적인 출산’을 위해 조산원에서 고생 끝에 4.4㎏의 아들 효원(3)을 낳았다.출산과정 23시간을 함께 한 남편에게 아내는 “절반은 당신이 낳았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모유가 부족해서 ‘젖동냥’을 다녔지만 두돌까지 모유 수유 원칙을 지켜낸 이 부부는 아이를 키우면서 ‘유난떤다.’는 비난을 수도 없이 들었다. 아내와 함께 임신과 출산의 전 과정을 거친 남편 박씨는 주위의 여성들에게 폭력없는 출산,행복한 출산을 강조하기 시작했고,더 나아가 천기저귀 사용과 모유 수유에 대해 알려주는 상담가가 됐다.주위에서는 자연스레 ‘전문가’ 취급을 했다. 부인 박씨는 여자후배들이 남편에게 전화해서 가슴에 멍울이 생겼다거나,아이가 엄마젖을 거부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문의한다면서 웃었다.“제가 간호사고,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느라 그렇게 고생한 당사자인데 정작 저를 밀쳐놓고 남편에게 물을 정도로 남편은 출산과 모유 수유·육아에는 전문가가 됐어요.1시간씩 상담에 응해주는,보기 드물게 따뜻한 전문가랍니다.” 맞벌이 부부의 아이키우기는 누구나 녹록지 않은 법.생후 10개월까지 아이를 돌보는 손길이 세차례나 바뀌었고,아이는 감기 떨어질 날이 없어 결국 폐렴의 위기까지 갔었다.그 와중에서 ‘아빠의 몫’을 하기 위해 남편 박씨는 육아휴직을 선택했고 그후 만 1년간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돌보기도 했다.“주위에서 비난도,염려도 했어요.아이의 인생이 따로 있고,부모의 인생도 독립적인 것이라고 말입니다.그러나 돈도 명예도,부모의 책임과 역할보다 앞설 수 없다는 생각이기에 선뜻 육아를 택했습니다.” 이렇게 직·간접 경험을 톡톡히 쌓은 남편 박씨는 최근 출산·수유·육아 노하우를 담은 육아서적,‘효원이 잘 커요’를 펴냈다.아빠들의 ‘바짓바람’도 드문 예는 아니지만 그의 책이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직접경험을 바탕에 깔고 전문서적과 신문 등에서 읽은 지식을 마치 이야기하듯 쉽게 풀어줬다는 점이다. 그에게 아이 키우기의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 물었다.“모유에 익숙한 아이가 칭얼댈 때,물릴 젖이 없었다는 것이었지요.” 그런 그도 언제나,기꺼이 육아의 주체가 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직장을 쉬면서 ‘주부(主夫)’생활하던 중,집안일을 못한다고 아내가 타박하면 섭섭했어요.또 의식적이진 않았지만 아내가 퇴근해서 돌아오면 긴장이 풀리고,아내에게 내맡기듯 아이돌보기도 잠깐씩 내팽개쳤어요.‘이만큼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는 자만심에 빠졌던 것이지요.그렇게 아니기를 바랐지만,스스로 도와주는 존재,부차적인 존재가 되기도 했었던 것입니다.” ●아내 역할이 따로 있나요? 그러나 이 부부에게서 특별한 것은 출산과 육아를 함께 한 것만은 아니다.1년간 남편이 직장을 쉬었던 것에 이어 요즘은 3교대 간호사 일을 잠깐 접은 아내가 집안일을 하고 있다.“인생의 중요한 가치가 뭔가를 생각해야죠.남편이 아이를 돌보고 싶을 때 제가 일했고,제가 재충전이 필요한 지금 남편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요. 기존의 남편역할,아내역할에 고정될 필요가 없을 뿐아니라 더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도록 부부가 서로 지지해주는 게 필요하니까요.” 아이가 천식 성향이 있어 공기 맑은 아산으로 이사한 지 5개월,도시에서보다 간호사로서 더의미있는 일을 할 것이 많을 것 같다는 부인의 얼굴이 밝다.“교육을 위해 서울로 간다지만 저희는 흙을 밟으면서 아이를 키우게 된 게 너무 기뻐요.다른 사람들 기준으로는 바보 같은 행동일까요?” 부부의 새로운 삶의 계획은 ‘입양’이다.첫 아이를 임신하기 전부터 계획한 일이다. ‘따뜻한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이 부부는 자신의 가정만이 아니라 아이가 함께 살아갈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육아에 있어 전통과 자연적인 삶의 태도를 주위 사람들에게도 권한다. 남편 박씨는 “육아는 물론 고된 일이지만,분명 기쁨과 즐거움이 더 큽니다.대부분의 아빠들이 그 기쁨을 즐기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육아는 아빠의 의무가 아니라 ‘당당한 권리’입니다.”라고 말했다.정말 놀아줄 시간이 없는 바쁜 아빠라면 1주일에 단 10분만이라도 아빠 자신이 즐거워지도록 아이들과 함께 놀라고 권했다.“퇴근 후 파김치가 된 상태로 소파에 누워 TV를 볼 생각을 잠깐 미루고,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면서 놀아주면 새로운 에너지가 솟아요.크게웃을 일이 없는 직장생활,아이들과 놀면 웃음이 터져나와요.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산 허남주기자 hhj@
  • 현대비자금 의원 2~3명 주중 소환

    ‘현대 150억원 비자금+α’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安大熙)는 15일 현대측으로부터 비자금을 전달받은 정황이 포착된 여야 현역 의원 2∼3명을 이번 주중으로 소환,사법처리 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현역의원이라는 점을 감안,적절한 소환시기와 조사방법을 검토해 왔으나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때문에 소환을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검찰은 정치인들을 주내에 일괄 소환하는 방안과 함께 회기중 불체포특권을 내세워 소환에 불응할 경우 소환 통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현대측에 다른 기업의 이권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금품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이훈평 의원을 조사한 뒤 되돌려 보냈다.검찰은 이 의원을 상대로 현대 비자금 수수 여부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현대측으로부터 받은 200억원의 운용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추궁했다. 검찰은 이 의원을 조만간 재소환,조사한 뒤 혐의가 입증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의원은 검찰 출두 직전 “국회의원으로서 어느 곳으로부터 대가성 있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검찰의 이번 수사가 정치적 음모에 의한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라며 혐의 사실을 강력부인했다. 한편,검찰은 미국으로 도피한 현대비자금 관리인 김영완씨의 강제 귀국조치에 대해 “다시 추가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일단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화제의 사이트] betterlife.pe.kr

    회사원 최미향(27·여)씨는 괴롭다.모처럼 쉬는 날 따뜻한 밥 한끼를 챙겨먹으려 해도 입에 맞는 반찬 한가지 제대로 만들 줄을 모른다.욕실 바닥에 낀 물때를 없애려고 낑낑거려봐도 힘만 들고 표가 나지 않는다. 이렇게 집안일이 힘들 때는 결혼 3년차 주부 박순금씨가 운영하는 ‘생활의 지혜’(betterlife.pe.kr)를 클릭해 보자.박씨가 좌충우돌하며 겪은 경험담으로 엮은 ‘주부 매뉴얼’이 준비돼 있고,베테랑 주부들이 심심찮게 ‘훈수’를 두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맛깔나게 요리하고 깔끔하게 세탁하는 방법은 기본이다.비좁은 전셋집이 넓어 보이도록 방을 꾸미는 인테리어 방법,건강에 좋은 먹거리를 소개한 코너는 알뜰 주부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사례별로 자세하게 살림 노하우를 알려 주는 것이다.귤을 오래 보관하려면 약한 소금물에 1∼2분 정도 담갔다가 꺼내면 되고,하수구 냄새를 막으려면 배수관 입구에 항상 물이 고이도록 하라는 설명은 책에서는 찾기 힘든 ‘생활의 지혜’다. 누군가 ‘오렌지 껍질을 제대로 벗기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글을 올렸더니 ‘뜨거운 물에 살짝 담갔다가 빼내면 된다.’,‘몸통에 흠집을 내 세로로 벗기면 쉽다.’는 식으로 저마다의 노하우가 속속 올라오는 것도 특징이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박씨는 “사소하더라도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를 올려 살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anne02@
  • [건강칼럼] 콧물 달고사는 아이

    ””아예 하와이에나 가서 살까봐요.” 세살난 아이를 키우는 주부가 우리 한의원 인터넷상담실에 올린 글이다. 사연은 이랬다.그 주부의 세살난 아이는 놀이방을 가는 날이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감기를 달고 살기 때문이다.집안에는 연중 감기약이 떨어지질 않았다.이것이 감기가 아니고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지만 늘 병원을 다녀도 나아지질 않았다.“기후 좋고,공기 좋은 하와이에나 가서 사는 수 밖에…”라는 주위 얘기를 듣고는 막막했다.이렇게 적은 그 주부는 “맨날 콧물을 줄줄 흘리고 기침을 해대는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제대로 키우는 건지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와이에 가서 살지 않아도 된다.양방에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아예 차단하거나 피하는 회피요법을 권하지만,그게 쉽지 않다. 한방에서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대신 인체 면역력을 키우고 체질을 개선하는데 역점을 둔다.알레르기 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너무 흔해 사소하게 여기기 쉽지만 조기에 치료를 해주지 않으면 피로나 두통이 되풀이되고 정신질환을 유발해 성장이나 학습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알레르기 비염은 몸 전체를 움직이는 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머리나 코쪽으로 열과 노폐물이 몰려서 생긴다. 보통은 형개연교탕,여택통기탕과 함께 무통 레이저침으로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치료한다. 가정에서는 코 부위를 따뜻하게 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따뜻한 물을 적신 타월로 코를 감싸거나,코 주변에 열이 나도록 손바닥이나 중지로 부드럽게 비벼주면 된다. 많은 주부들이 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을 혼동하는데,열과 두통을 동반하며 뛰어노는 대신 잠만 자려하면 감기라고 봐야 한다.비염은 코막힘과 콧물,재채기가 잦을 뿐 놀기를 꺼리지는 않는다.또 감기 증상이 3주 이상 계속되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 홀로노인들의 ‘유쾌한 애인’ 구로구 말벗 봉사단 조순이씨

    “봉사란 말은 가당치 않습니다.그저 말벗이 돼 드릴 뿐인데요.” 서울 구로구 고척1동에 사는 조순이(사진)씨에게 이번 한가위의 의미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가족들이 함께 나눌 햇곡식·햇과일의 차례상 외에도 10여명의 ‘특별한 친구’들이 조씨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송편은 드셨어요?” “지난밤에 또 손녀 꿈 꾸셨군요,할머니….” 전업주부 조씨는 지난주부터 이웃 노인들의 말벗이 되고 있다.매주 목요일 홀로 사는 노인 10여명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세월얘기’를 듣는 게 조씨의 새로운 목요일 일과다.“명절은 외로운 노인들에게 더욱 쓸쓸한 때”라고 말하는 조씨는 노인들의 말벗으로 이번 한가위의 대부분을 보낼 생각이다. 조씨는 지난 5일 공식 발대식을 가진 구로구(구청장 양대웅)의 ‘말벗봉사단’에서 활동하는 17명의 자원봉사자 가운데 1명.봉사단은 65세 이상의 홀로 사는 노인 450여명에게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묻고 외로움을 나눈다.건강상태와 생활형편도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에게 연락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지령 20000호-’권력과 언론’ 여론조사 / 언론갈등 체감지수

    일반 국민들은 우리 사회가 언론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정부와 언론,여당과 언론,그리고 보수언론과 진보언론간의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갈등을 느끼는 정도를 5개 단계(매우 완화,다소 완화,보통,다소 심화,매우 심화)로 답하게 한 뒤 각각 0점과 25점,50점,75점,100점을 매겼을 때 정부와 언론간의 갈등을 느끼는 점수는 83.4점으로 가장 높았다.여당과 언론간의 갈등체감 점수는 81.3점,보수언론과 진보언론간의 갈등체감 점수는 80.7점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국민의 10명 중 8명 이상이 언론과 관련된 갈등을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신문과 TV간의 갈등은 70.2점,야당과 언론의 갈등은 69.2점,기존 신문과 인터넷신문간의 갈등은 64.5점의 순이었다. 이처럼 정부와 언론,신문과 TV 등 언론을 둘러싼 여섯 종류의 갈등을 종합해 평균을 낸 ‘언론갈등 체감지수’는 75.1점으로 나타났다.언론갈등 체감지수는 성별,연령,학력,소득,직업,지역별로 상이하게 나타난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언론갈등을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다.남자의 경우 73.2점인 반면 여자는 77.2점이다.나이가 많을수록 우리 사회에 언론을 둘러싼 갈등이 만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20대의 경우 언론갈등 체감지수가 71.3점,30대가 74.0점,40대가 76.2점인 반면 50대 이상에는 80.1점으로 나타났다. 학력이 낮을수록 언론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구체적으로 중졸이하는 78.6점,고졸의 경우는 75.9점,대학재학 이상의 학력소지자는 73.6점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은 저소득층이 다른 계층보다 언론갈등을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79.0점).반면 중산층은 72.6점,고소득층은 75.1점의 언론갈등 체감지수를 보여주었다. 직업별로는 농림어업종사자(80.7점),가정주부(76.9점),무직(78.2점),자영업자(75.3점)와 전문직(76.5점) 종사자들이 여타의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 언론갈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사무직종사자(71.7점)와 학생(71.2점),공무원(73.1점)들은 언론갈등을 평균점 이하로 인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77.2점),인천·경기(75.1점),호남지역(82.2점) 거주자들이 여타 지역 거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우리 사회의 언론갈등을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이는 앞서 영역별 언론갈등 정도에 대한 인식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이들 지역의 거주자들이 TK(73.5점)나 PK(71.5점) 지역 거주자들보다 언론갈등을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다. 결국 여자와 저학력,저소득계층에 속하면서 수도권이나 호남지역 거주자들이 우리 사회의 언론갈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볼 수 있다.이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사회적 균열구조인 지역과 세대를 중심으로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메트로 플러스 / ‘소자본 창업 아카데미’ 신청접수

    경기 안산시는 다음 달 6일부터 5일간 소자본 창업 아카데미를 열기로 하고 1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동사무소별로 참가 신청을 받는다.모집인원은 중·장년층 실직자,주부,장애인 등 업종전환 및 전직 희망자 등 모두 100명이다.(031)481-2134.
  • 케이블 채널 ‘골라보는 재미’/영화·음악특집등 다양

    케이블·위성 채널들이 지상파에 질세라 다채로운 추석 특집을 마련한다.추석 상차림 못지않게 풍성한 ‘프로그램 뷔페’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영화채널 캐치온은 ‘가족영화특집’을 10∼12일 오후 10시에 준비한다.가이 피어스 주연의 ‘몬테크리스토백작’,동자승의 사모곡을 그린 ‘동승’,만화를 영화화한 ‘스파이더맨’이 차례로 전파를 탄다. OCN은 ‘흥행작 퍼레이드’를 9∼12일 오후 10시 내보낸다.임원희 주연의 ‘이것이 법이다’,폴 버호벤 감독의 ‘스타쉽 트루퍼스’,성룡의 ‘러시아워2’,안성기 이미연 주연의 ‘흑수선’이다. 홈CGV는 10∼14일 오후 10시 ‘한국영화의 힘’이란 제목으로 ‘나쁜 남자’‘교도소 월드컵’‘생활의 발견’‘오아시스’‘복수는 나의 것’을 선보인다. 수퍼채널은 10∼12일 ‘레인디어 게임’‘3000마일’‘콘에어’를 ‘논스톱 액션특집’으로 묶어 오후 10시40분 방송한다.CNTV는 10∼14일 오후 2시 뮤지컬 영화의 고전인 ‘셸브르의 우산’‘오페라의 유령’‘파리의 아메리카인’‘굿뉴스’‘파자마게임’을 차례로 내보낸다. 음악채널 m.net은 10∼12일 오후 3시 ‘스타 리퀘스트’에 이효리(사진) 휘성 임창정 비 김현정 등 인기스타를 초대하여 매일 3시간 동안 신청곡을 받는다.10일 오후 10시 ‘프라임콘서트’에선 지난달 9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렸던 강성훈의 콘서트를 녹화방송한다. 푸드채널은 주부들이 한가위 음식을 차리는데 도움을 줄 만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비법공개,최고의 요리’(9일 낮 12시30분)는 명절요리 ‘쇠갈비찜’을 알아보고,추석 음식에 질린 시청자들을 위하여 별미요리 시간도 마련한다.‘최유라의 오늘은 뭘 먹지’(10일 오전 11시)는 손님접대에 안성맞춤인 ‘피망잡채’와 ‘풋고추전’을,‘이정섭의 사랑요리’(11일 낮 12시30분)는 온가족이 즐기는 ‘닭고기 파산적’을 만들어본다. 이순녀기자 coral@
  • 명절모습 바꾸는 사람들 / “차례 꼭 큰집에서 지내야 하나요”

    명절증후군이란 ‘특별하고,유별난’ 여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명절을 앞두고 감기와 몸살이 겹치기도 하고,두통에 우울해지기도 한다.명절연휴 동안 이어지는 부엌일에 대한 부담은 물론 철저한 남녀불평등이 명절문화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명절풍습은 그전보다 간소화됐고,형식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달라졌다.“추석에는 남자들이 설거지하는 거래.”라고 말하며 팔을 걷어붙이는 남자들도 늘고 있고,전통을 고집하셨던 어르신들도 요즘엔 “성현도 시속(時俗)을 따르라 했다.”며 앞장서서 명절문화를 바꿔가기도 한다. ‘함께 웃는 명절’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다만 그 실천방법이 문제다.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은방희 회장은 “평등하고 즐거운 명절문화는 건강한 가정과도 직결된다.남성의 의식변화와 함께 여성들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명절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명절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할까.곳곳에서 시작된 명절개혁을 몇 가족을 통해 알아본다. ●상경하는 형, 차례준비하는 동생 심종철(40·경남은행 대치지점 과장)씨 가족은 올 추석은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마산의 큰형 가족이 서울로 올라오고,서울의 작은형 가족과 함께 차례를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손님처럼 내려가기만 하다가 이렇게 직접 차례준비를 하니까 기분이 다릅니다.더욱이 우리가 시골로 내려가면 아내의 경우 서울의 친정은 마음뿐 명절에는 아예 갈 수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오후에는 처가에도 인사드리러 갈 겁니다.”심씨는 오랜만에 아내에게 빚을 갚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심씨의 부인 오숙희(38·서울 강동구 둔촌동)씨에게 “시골가는 것보다 차례준비가 더 힘들지 않겠느냐.”고 묻자,손사래를 쳤다.“천만에요.늘 형님이 모두 준비하신 것이 미안했는데 오랜만에 형님 가족들을 제가 대접한다는 생각이에요.물론 조상님 대접도 그렇고요.”심씨는 아내와 형수 구영숙(39·서울 송파구 가락동)씨와 함께 오랜만에 슈퍼나들이를 했다. “큰형님이 많이 변하셨어요.그전에는 당연히 맏형 책임이고,도리라고 생각하시더니 오히려 ‘내려오는 길이 막히니 우리가 서울가는 게 동생들을 배려하는 것이 되겠다.’고 생각을 바꾸셨어요.저도 오랜만에 아들 노릇,동생 노릇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3형제가 만나니 서울인근 나들이 계획도 짜야겠다는 그는 “14시간씩 걸리는 자동차를 타는 스트레스가 없어지니 어린 시절의 명절처럼 설렌다.”고 말했다. ●시아버지는 제기 닦고 남편은 메밀전 부쳐 권희은(29·전남 여수시 문수동)씨는 강원도 인제까지 12시간을 달려가는 명절 나들이가 떠들썩한 분위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에는 늘 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자들이야 ‘고향에 온 보람’을 한아름 안고 흐뭇하게 떠나지만 여자들은 빨리 집에 가서 누울 생각만 하게 마련이잖아요.” 그러나 특별한 이벤트인 ‘롤링 노트(rolling note)’를 제안한 뒤 명절이 기다려진다.“대학시절 MT 가서 선배가 후배에게,후배가 선배에게 서로 하고 싶은 말을 썼던 롤링페이퍼에서 벤치마킹했어요.아버님 노트부터 제 딸아이 것까지 8권을 마련해서 온가족이 이야기를 남기기로 했어요.첫해에 남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저는 아버님과 아주버님,남편의 노트에 명절 음식장만에 함께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지요.그러자 다음 명절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남편형제가 메밀전을 부치는가 하면 뒷짐을 지고 있던 시아버지가 제기를 닦으면서,“그럼,힘들 때는 서로 도와야지.”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한다.롤링 노트는 서로 격려와 사랑을 듬뿍 담은 이 집안의 보물로 자리매김했다. 결혼 9년차의 안미숙(40·부산 사상구 감전2동)씨는 ‘생각만 해도 몸서리치는 명절’이 아니라 손꼽아 기다려지는 명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여성들의 의식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충남 논산의 시댁에 갈 때는 평소 부산에서 생선 값이 쌀 때 미리 준비해 둔 것을 갖고 갑니다.그리고 음식은 조금씩만 준비하고,일할 때도 속으로는 힘들지만 꾹꾹 참고 하다가 결국 화내고 마는 악순환대신 ‘도련님,저것 좀 갖다주세요.’‘아버님,이건 어떻게 하나요?’라고 식구들을 동참시켜요.참,남자들이 얼마나 꼼꼼하게 일하는지 아세요? ‘감히 어른에게…’이런 생각을 하는 여성이라면 명절증후군,평생 못 벗어나요.” 생각만 바꾸면 명절이야말로 가족의 화목을 다지는 가장 좋은 계기가 된다고 안씨는 자신했다. 젊은 세대들만 명절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주부경력 30년이 넘었건만 명절이면 아직도 가벼운 두통이 느껴진다는 이홍화(60·서울 동대문구 청량리2동)씨는 지난해부터 명절마다 두 며느리 중 한 사람은 친정나들이를 하는 ‘명절 개혁’을 했다. “큰며느리는 전업주부고,둘째는 직장을 다녀요.그런데 동서가 있는데도 명절에 자신만 일하니 큰며느리가 기분이 좋았을리 없지요.게다가 재작년 추석 저녁에 전을 부치던 큰며느리가 둘째네가 오자 일어서다 그만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을 데게 됐어요.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며느리는 울음을 터뜨렸고,가족들 마음이 모두 편치 않았어요.가만히 생각해보니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키웠을 외동딸을 심성이 무던하다는 것만 믿고 제가 너무 많은 일을 시킨 것은 아닌가 자책도 들었고,그렇다고 직장에서 일하다 허둥지둥 달려온 작은애를 야단칠 일도 아니고….결국 명절이 달라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이씨는 명절준비 합리화대책을 세웠고,작년 설날에는 큰아들 가족을 일찌감치 처갓집에 보낸 후 장보기부터 둘째네와 함께 시작했다.물론 음식양도 반만 준비했고,‘여자들’이 일하는 대신 ‘가족’이 함께 일하니 한결 쉬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옥상에서 가족이 함께 달맞이 행사도 하고 손주들에게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려고 합니다.아이들의 명절 추억이란 것이 고작 손님들로부터 용돈받은 것이라는 일기를 본 후 추억을 만들어주는 할머니가 되기로 했어요.” ●아들마다 돌아가며 제사 모시기도 올 가을에 딸이 결혼한다는 송재원(53·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씨는 형제가 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는 것이 귀성전쟁에서 벗어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새벽 3시에 출발할 때는 아침에 시댁에 도착해서 큰동서를 도와 음식장만할 계획이었지요.하지만 아침도 굶고,점심도 굶으면서 16시간을 길에서시달린 뒤 저녁 어둑어둑해서야 도착했죠.우린 우리대로 짜증이 났고 맏동서는 거드는 손 하나없이 음식을 만드느라 늘 힘이 들었죠.”처음에는 제사는 맏이의 의무이자 권리라는 유교적 관습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방마다,가정마다 풍습이 다른 만큼 얼마든지 개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그래서 추석 차례는 며칠 앞서서 지내고,설날은 양력 1월1일에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바꿨다. “그래도 반드시 장남의 집에서 제사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만은 벗기가 어려웠어요.그런데 아버님께서 ‘어디서 지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정성이 들어가면 되지.’라고 결론을 내려주셔서,아들마다 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게 됐어요.망자(亡者)는 음식냄새 따라 온다는 말이 있기도 하고,또 음식장만을 소홀히 하는 게 싫어서 모두 모여서 음식을 장만하는데 이젠 손이 척척 맞아요.어느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조상님이 원하는 방식일까 싶어요.”‘상놈 명절지내듯 한다.’고 비웃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염려하면서,송씨는 “옛것을 그대로만 지켜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개선해서 지속시킬 수 있는 미풍양속도 그나마 사라지고 말지도 몰라요.”라고 기성 세대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1년에 7번이나 제사를 모시느라 제례와 명절맞이 준비로 젊음을 다 보냈다는 권정순(58·강원도 횡성군 횡성읍)씨는 3년 전부터 제례 풍습을 완전히 바꿨다. “저희 집안에서는 반드시 약주와 송화와 삼색다식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왔어요.그런데 제가 절편과 육류 등 제수를 대폭 줄였고,몇 가지씩 담던 김치도 나박김치 하나로 줄였어요.또 모든 일은 당번제로 했지요.제사에 참가하는 사람이 어른 아이 모두 41명인데 설거지 당번을 젊은 층에서 아들,딸,며느리를 구분하지 않고 3년에 한 번씩 하도록 했고,향을 사르는 것도 나이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남녀차별없이 하는 등 현대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지요.그대신 추석에는 송편을 빚고,설날 전에는 만두를 함께 빚는데 아무리 바빠도 모두들 참석하려고 멀리에서 달려옵니다.” 그는 “간소하게 하려고 했던 당초 계획과 달리 먼 친척들까지 참여하게 돼 모이는 숫자가 더 늘어난다.”고 말하면서도 “제수는 줄어도 정성과 기쁨은 오히려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hhj@
  • 누가 불렀을까/40대 ‘아차산 가봐라’ 환청 현장 가보니 50대 주부 시신

    “시체를 발견하고 꼭 무엇에 홀린 기분이었습니다.”지난 3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아차산 중턱에서 중랑경찰서 강력5반 소속 안영수 형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2년 전 강도짓을 자수하겠다며 경찰서에 찾아온 황모(42)씨의 말대로 여자 시체 한 구가 발견됐기 때문. 황씨는 지난 2001년 2월 중랑구 면목동 역술원에서 2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이후 생활고에 계속 시달리다 차라리 감옥에 가면 굶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수했다고 말했다.황씨는 이어 안 형사에게 “아차산에 시체가 있다.”고 불쑥 말했다. 안 형사는 선뜻 믿을 수 없었지만,‘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현장을 찾았고,지난 5월 가출한 주부 양모(50)씨의 부패한 시체를 찾았다.카드빚에 시달린 양씨는 아버지 산소 옆에서 농약을 마신 채 자살한 상태였다.안 형사의 추궁에 황씨는 “양씨의 죽음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다만 며칠 전부터 ‘아차산으로 가라.’는 환청이 계속 들렸다.”고 진술을 했다.환청을 따라 아차산 주변을 정신없이 내달리다 보니 어느새 모 초등학교 뒤편 2m높이의 ‘입산금지’ 철조망 너머 시체 옆에 도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안 형사는 “뒤늦게라도 따뜻한 곳에 묻히고 싶은 양씨의 영혼이 황씨를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담당 검사도 “황씨의 ‘신기’ 덕분에 묻혀질 뻔한 죽음이 밝혀졌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추석연휴 ‘아폴로눈병’ 주의보

    전국 초·중·고생들 사이에 급성 출혈성 결막염(아폴로 눈병)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경북과 강원도의 일부 학교에는 눈병 때문에 등교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특히 이번 주부터 추석연휴 대이동이 시작되면 강한 전염성을 띤 눈병이 전국적으로 크게 번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북지역은 7일 현재 17개 시·군 165개 학교에서 2257명이 발병,이틀새 2배 가까이 늘었다.시·군별로 ▲안동시 618명 ▲영주시 352명 ▲봉화군 165명 ▲의성군 146명 등 주로 경북 북부지역에 집중됐다.이 가운데 증세가 심한 학생 1000여명에게는 등교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강원도는 강릉에서 발병하기 시작한 눈병이 속초·삼척·평창·영월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현재 117개교 303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강릉 율곡중학교는 눈병이 확산되자 지난 5일과 6일 임시 휴교했다. 대전지역은 발병 학생이 29개교 231명으로 늘었다.충남지역도 7개 시·군 45개교에서 56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부산지역도 지난달 말부터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해 7일 현재 7개 초·중학교에서 15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일선 교육청은 가정에 학생들의 외출을 자제시키고 철저한 소독을 당부하는 통신문을 보냈다.일선 학교에는 일일 눈병 모니터링,철저한 손씻기운동 홍보 강화 등 확산방지 대책을 시달했다. 울산대병원 의사 고원욱씨는 가족중 눈병이 걸린 사람과는 수건을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눈병이 유행할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대중목용탕 출입 등을 피하는 등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 머리 아프고 가슴 답답하다고? 엄마 명절증후군 아닐까

    이맘때면 적지 않은 주부들이 두통과 가슴이 짓눌리는 답답함,소화불량,손발 마비,가슴 두근거림을 호소한다.명절때 겪을 정신적,육체적 부담감 때문에 생기는 ‘명절 증후군’이다.특히 명절 증후군으로 나타나는 위경련과 우울증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어서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위경련과 우울증을 중심으로 명절 증후군의 특징과 대책을 살펴본다. ●위경련 위경련은 우리나라의 30∼40대 주부 20% 정도가 겪는 신경성 증상으로 스트레스와 정신적 긴장이 원인이다.힘든 가사 노동과 가족간의 갈등,폭식 등은 위통이나 위경련을 일으키기 쉬우며 방치하면 만성 질환으로 발전한다.위통이나 위경련,신경성 위장질환은 위가 과도하게 수축해 명치와 배꼽 사이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유발한다.식은땀을 흘리거나 호흡이 어려울 때도 있다.얼굴은 창백해지고 손발이 차며 먹지도 못한다.이런 경련이 몇 분 혹은 몇 시간동안 계속된다.증상이 나타나면 진경제를 이용해 경련을 멈추게 해야 한다.항콜린제인 진경제로는 알기론,스파몬,옥티란,듀스파타린 등 전문의약품과 처방전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부스코판 등도 있다. ●우울증 더러는 정상인도 명절때면 우울증을 보이나 평소 우울증을 앓는 주부들이 더 심하다.명절 증후군은 특정 기간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우울증은 자연회복이 어렵다.예방을 위해서는 편한 마음,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어려운 목표나 과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증세가 2주일 이상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치료약은 선택적으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항우울제가 보편적으로 이용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을 함께 쓰기도 한다. ●명절 증후군의 극복 명절을 현실로 받아들이고,매사를 편하게 생각한다.나아가 명절을 시댁과의 갈등이나 불만을 푸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정신적 부담을 더는 방법이다.바쁘더라도 짬짬이 휴식을 취하며,심호흡이나 편한 자세로 굳은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가족의 배려도 중요하다.가사노동을 분담하는 것은 물론 남성 중심의 권위적 명절문화를 바꾸는 것도 주부 부담을 더는 방법이다. ■ 도움말 김선미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한창환 강동성심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 강남 집값 잡히나 (상)심리적 충격요법으로는 성공

    “며칠전에 계약해 잔금을 아직 지불하지 않았는데 해약해야 할까요.” 한 주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라디오 뉴스를 듣고 부동산중개업소에 전화 문의한 내용이다. “재건축조합 간부들이 일을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사업추진이 늦어져 이 지경이 됐으니 책임지세요.”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단지 조합원이 조합간부에게 전화로 쏘아붙인 말이다. 정부의 ‘9·5대책’이 나온 5일 강남 아파트 주민 및 부동산시장은 쇼크상태에 빠졌다.정부가 조합원의 지분매각 규제를 골자로 하는 재건축대책과 투기단속,1가구 1주택 양도세 과세 강화 등 3가지 매머드급 대책을 한꺼번에 쏟아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대책으로 서울의 집값이 잡히겠느냐는 것.대체로 전문가들은 집값이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한다.그러나 ‘아직 모른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상승심리 차단에는 성공 지금까지 집값에 관한 한 ‘백약이 무효’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따라서 손익계산 없이 계속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집값이 계속 올랐다. 그러나 이번 고강도 조치로 그런 인식이 상당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이전의 어떤 대책보다 파급효과가 크다.”면서 “조합인가 이전의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조치는 투기성 거래 자체를 금지하겠다는 것으로,재건축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차별화 극심할 듯 이번 조치로 가격 차별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한 아파트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청실,잠실 5단지는 앞으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실제로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은마아파트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반면 이미 사업승인을 받고 건축 중에 있는 아파트는 소형 의무비율 적용을 받지 않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뛸 것으로 전망된다.이들 단지는 1회에 한해 전매가 가능한데다 입주시기도 가까워 실수요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기존 아파트 가격대책도 필요하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재건축 시장은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일반 아파트는 가격이 오를 수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주상복합아파트 등의 가격상승도 예상된다.시중의 여유자금을 끌어들일 마땅한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이번 규제에서 빠지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세중코리아 한광호 정보실장은 “기존 재건축 아파트에서는 대형 평형에 입주할 수 있는 지분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대형 주상복합아파트단지 등은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효과적이고 재건축에 충격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집값을 잡으려면 앞으로 후속 대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스포츠 라운지]돌아온 ‘주부 총잡이’ 부순희

    ‘뒤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자.’ 원조 ‘주부 총잡이’ 부순희(사진·36·우리은행)가 암을 딛고 다시 사선에 섰다.지난 2001년 말 위암 판정을 받은 그녀는 지난해 4월 위의 절반 이상을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이 때문에 155㎝·43㎏의 가녀린 체격이 더욱 야위어 보이지만 특유의 투혼만은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과녁을 노려보는 그녀의 눈에 재기를 향한 의지가 이글거린다. ●근성으로 일군 여자 권총 1인자 그녀는 사격선수로서는 때늦은 지난 1983년 제주여상 1학년 때 처음 총을 잡았다.당시 국민은행 사격선수이던 언니 신희씨가 “차분하고 집중력이 좋아 사격선수로서 적당한 성격”이라며 권유했다. 86년 한일은행에 입단,첫해 태극마크를 달았다.총을 잡은지 3년 만에 타고난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그는 “언니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면서 “사격에 대한 노하우와 전술을 전수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장점은 작은 체격임에도 눈빛만으로 상대를 누를 정도로 근성이 강하다는 것.이를 바탕으로 그는 90년대 여자 권총의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했다.25m권총 국제대회에서만 7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세계 최고수들이 참가하는 94년 세계선수권,99년 월드컵파이널 등을 석권했고,2001년 전국체전에서는 25m권총 비공인 세계신기록(결선합계 696.3점)도 세웠다. 그러나 그는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00년 시드니올림픽까지 메달 후보에는 늘 그의 이름이 올랐지만 모두 발길을 돌렸다. ●아테네올림픽을 겨냥한 몸부림 암 수술로 총을 잠깐 놓은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 후배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전보다 갑절 이상 땀을 흘리고 있다.수술 전에는 하루 80분 정도의 훈련에 그쳤다.항상 정상에 있다 보니 자만심이 생겨 훈련량이 적었다. 그러나 요즘은 하루 3시간 이상 훈련한다.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수시로 태릉사격장 뒷산인 불암산에도 오른다.그는 “수술 받기 전에 이렇게 열심히 훈련했으면 올림픽 메달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웃으면서 “내년 아테네올림픽에선 메달을 반드시 따겠다.”고 다짐한다. 권오근 우리은행 코치는 “연습 때는 전성기 기량의 85% 정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빨리 1등을 해야겠다는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대회 성적은 아직 연습보다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좌절은 없다.’ 그녀의 집안은 끈질기게 암의 그늘에 시달렸다.친어머니 김숙자(72)씨는 8년 전 위암수술을 받았다.다행히 지금은 손자 동규(8)를 돌봐줄 정도로 회복됐다.외할머니는 위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지난 2000년은 악몽의 연속이었다.시어머니가 폐암으로 그해 10월 돌아가셨고,두 달 뒤 국가대표였고 그녀의 정신적 지주이던 언니 신희(당시 39세)씨마저 폐암에 걸려 13개월 동안의 투병 끝에 두 아들을 남기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 자신마저 암 판정을 받았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정이었다.”며 남편 최재석(39)씨와 아들의 끝없는 격려가 없었다면 주저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그녀는 요즘 내년 4월 시작되는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겨냥해 쉴틈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글·사진 김영중기자 jeunesse@ ■병마와 싸워 이긴 스포츠 영웅들 병마를 이기고 정상에 오른 스포츠 스타들의 투혼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불굴의 스타’ 가운데 대표적인 선수가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3·미국).1997년 생존율 50% 이하의 고환암 진단을 받은 뒤 고환과 뇌의 일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서도 지난 7월 프랑스일주 도로사이클 대회(투르 드 프랑스)를 5연패하는 신화를 일궈냈다.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를 세차례나 제패한 게일 디버스(37·미국)는 지난 89년 갑상선 종양의 일종인 ‘그레이브스 병’을 딛고 재기에 성공,92바르셀로나 올림픽과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100m 2연패를 이뤘다.디버스는 99년 세계선수권 여자 100m 허들에서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루드밀라 엥퀴스트(39·스웨덴)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엥퀴스트는 그해 암 판정을 받고 오른쪽 젖가슴을 잘라낸지 4개월여만에 출전했다.당시 디버스는 12초37로 우승했고,엥퀴스트는 12초47로 3위를 차지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 여자 200m와 400m를 석권한 프랑스의 마리 호세페레(35)도 올림픽 직후 ‘엡스타인 바 병’이라는 만성피로 증후군에 시달리며 선수생명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페레는 2000년 프랑스 니스 국제대회에서 400m 3위에 올라 재기에 성공했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은퇴했지만 올해 다시 트랙에 돌아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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