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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새 알고 보면 재미도 가득

    철새 알고 보면 재미도 가득

    ‘푸드덕∼, 푸드덕∼, 쉭∼, 쉭∼’ 날이 저물자 금강하구 모래톱에서 쉬고 있던 가창오리떼가 시커멓게 하늘을 뒤덮었다. 강 가운데 머물던 가창오리떼가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며 하늘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한 것이다. 희미한 노을을 배경으로 치솟은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와∼’. 짧은 탄성과 함께 주변에 잠시 적막감이 흘렀다. 가족들과 함께 철새 탐조에 나선 탐조객들은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하듯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경이로운 ‘군무’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하루에 한번 먹이를 찾아 떠나며 펼친 가창오리떼의 군무는 수분 남짓 짧은 순간에 아쉬움을 남긴 채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철새탐조는 초·중학생 자녀를 둔 사람들에게 가족 여행으로 제격. 올겨울에는 한번쯤 철새들의 경이로운 ‘반란’을 보러 떠나자! ●철새들의 경이로운 ‘반란’ 승용차를 타고 서울을 떠나 2시간 30분여만에 도착한 곳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 도삼리 금강철새탐조대. 서해안고속도로 서천 IC를 빠져나와 금강하구둑에 이르렀다. 망원경이 설치된 3층 탐조대와 생태전시체험관을 둘러 본 뒤 곧바로 탐조대에서 운행하는 ‘철새탐조 투어버스’(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1시,3시)에 올랐다. 가격은 어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버스에는 ‘푸른서천리추진협의회’(041-965-2310)에서 나온 철새 전문가가 함께 탑승, 철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철새탐조투어 전문가이드 신경순씨는 “새를 향해 손짓을 하면 새가 총을 쏘려는 것으로 오인해 날아간다.”며 간단한 주의사항을 말해준 뒤 철새 자랑이 시작된다. 신씨는 “시베리아에서 날아 온 40여종 70여만마리의 철새가 금강에서 겨울을 보낸다.”면서 “특히 전세계 가창오리 35만마리의 97% 이상, 전세계 검은무리 물떼새(천연기념물 326호) 1만마리의 95%를 이 곳에서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신씨에 따르면 금강 하구에는 관측 포인트마다 다른 철새가 관측된다. 금강 하굿둑 아래 바닷물에는 큰기러기, 쇠기러기, 고방오리 등이, 민물지역인 금강하굿둑 위에는 붉은부리갈매기, 댕기물떼새, 괭이갈매기, 모래톱이 형성된 금강대교 인근에서는 개리, 큰고니, 물총새, 종다리 등을 볼 수 있다. 가창오리는 와초리에서 볼수 있으며, 검은머리물떼새는 장항앞바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작은섬 유부도에서 관측된다. 탐조버스는 망월리 제1관측소와 금강대교, 신성리 갈대밭을 거쳐 일몰이 다가오자 가창오리떼의 군무를 보기 위해 와초리에 도착했다.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펼치는 군무는 철새탐조의 하이라이트.“와∼. 마치 거대한 비행선이 인간을 향해 몰려오는 것 같다.”며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서천군 금강철새 탐조투어는 내년 2월28일까지 100일간 진행된다. ●편리한 탐조시설, 초보자도 OK 다음날 아침 금강대교를 건너 전북 군산으로 넘어왔다. 먼저 금강 하굿둑 옆에 새로 지은 국내 최대 시설의 철새 조망대를 방문했다. 철새조망대(성인 2000원, 어린이 500원)는 망원경을 설치한 대형 탐조대(9층·11층)와 한바퀴 도는데 2시간가량 소요되는 회전식 조망식당, 영상관, 전시실 등이 마련돼 있다. 탐조대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유치원 등에서 온 단체 관람객이 성황을 이뤘다. 유치원생 아들, 남편과 함께 서울에서 온 주부 김미선(35)씨는 “아이들에게 생태 교육을 시켜주고 도시생활에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정말로 오기 잘했다.”면서 “철새가 시베리아로 떠나기전에 다시한번 꼭 찾아 올 생각”이라고 극찬했다. 1∼5일 군산 금강철새조망대와 금강하구 일대에서는 ‘군산세계철새관광 페스티벌’이 열려 짧은 시간에 다양한 철새 탐조를 할 수 있다. 또 국제철새심포지엄과 학술대회,6대주 희귀조류 박제 전시회, 북한 조류 사진전 등이 열린다. 군산철새관광 페스티벌조직위원회 (063) 450-6275. 충남 서산의 천수만은 간척사업으로 생긴 농경지와 간월호, 부남호 등 대규모의 인공 담수호로 이뤄진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다.10월 중순부터 가창오리와 노랑부리 저어새, 큰고니 등 300여종 40만마리의 철새가 천수만을 찾는다. 내년 1월31일까지 천수만 겨울 철새학교가 열리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간월호 주변을 돌며 철새를 관찰하는 탐조버스가 운행된다(어른 5000원). 천수만 철새기행전 위원회 (041) 669-7744.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는 청둥오리, 큰기러기를 비롯해 재두루미나, 고니 등 20여종의 철새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찾아온다. 주남·동판·산남저수지 등 3개의 저수지가 연결돼 넓이가 180만평에 이른다. 창원시청 관광진흥과 (055) 280-2043. 전남 남해안의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있는 순천만은 남해안 개펄 가운데 자연생태가 잘 보전된 곳으로 개펄과 50만평에 이르는 갈대밭 주변에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등 두루미류를 비롯한 철새들이 찾아와 겨울을 난다.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 749-3328.탐조는 새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선 탐조 옷차림은 가급적 눈에 잘 띄는 붉은색과 흰색 계통의 옷을 피하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갈색 복장을 택하는 것이 좋다. 또 야외에서 관찰을 해야 하는 만큼 매서운 바람을 막아낼 두껍고 가벼운 옷이 최상이다. 새는 후각에 예민하므로 냄새가 많이 나는 화장품이나 향수는 삼가야 한다. 특히 탐조에 앞서 조류 도감을 통해 탐조 지역의 특징, 주요 조류에 대해서는 미리 공부해 가는 것이 좋다. 망원경으로 철새를 보고 수시로 조류도감을 펴 종류와 특징을 확인해야 한다. 망원경을 이용해 가족이 돌아가며 관찰한 뒤 이름을 알아내고 메모장에 적는 것도 좋다. 디지털 카메라와 소형 녹음기를 준비한다면 금상첨화. 틈틈이 안내원의 철새 이야기를 녹음하고 사진으로 찍어 더 실감나는 기록을 만들 수 있다. ■ 눈 요기 맛 요기 끌리네 ‘철새와 함께 볼거리, 먹을거리도 즐기고‘ 철새 탐조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주변 볼거리와 먹을거리다. 새는 환경에 민감한 동물로 새가 많은 곳은 깨끗한 자연 환경과 함께 먹거리가 풍부하다. ●볼거리 충남 서천의 마량 동백나무 숲은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는 애절한 전설과 함께 500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나무 85그루(천연기념물 169호)가 있다. 금강하구 인근인 충남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은 폭 200m, 길이 1㎞이상 펼쳐진 면적이 6만여평에 이르는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로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천군 문화관광과 (041) 950-4224. 또 금강대교 건너편 전북 군산에는 서해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월명산과 1∼2시간 안에 닿는 고군산 군도에는 선유도해수욕장과 섬이 있고 섬을 연결하는 하이킹 코스가 아름답다. 전북 군산에서 부안에 이르는 웅대한 규모의 새만금 방조제도 둘러보면 좋다. 군산시청 문화관광과 (063) 450-4554. 한편 차를 타고 30분가량 달리면 인근인 전북 익산에서 우리나라 최대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을 볼 수 있으며, 국내 최대의 보석박물관이 있다. 보석박물관에는 10만여점의 진귀한 세계 각국의 보석이 전시돼 있으며, 구입도 가능하다. 미륵사지 관광안내소(063-836-7804), 보석박물관 관광안내소 (063-850-4988) ●먹을거리 충남 서천군 서산회관(041-951-7677)의 갯벌에서 갓 잡은 주꾸미를 불판에 데쳐먹는 것과 알이 토실한 5월 꽃게와 된장이 어우러진 군산 하굿둑 꽃게장(063-453-6670)은 철새 탐조 여행의 맛을 더해 준다. ■ 알고 보‘새’요 새라고 다 똑같은 새가 아니다. 새는 크기와 형태, 부리, 꼬리, 날개 모양이 모두 다르다. 탐조에 앞서 새의 특성과 모습을 미리 익히면 큰 도움이 된다. ●가창오리 기러기목 오리과로 몸길이는 약 40㎝, 날개 길이는 약 21㎝. 먹이는 풀씨, 낟알, 수서곤충으로 시베리아 동부에서 번식하고 한국·중국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세계적인 희귀조로서 ‘멸종위기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수록되어 전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검은머리물떼새 천연기념물 326호. 몸길이 약 45㎝, 날개길이 23∼28㎝이다. 하구나 해안 간석지에 살면서 조개·갯지렁이·지렁이·게 따위를 잡아 먹는다. 몸 빛깔은 윗면을 비롯하여 이마와 목이 검정색이고 부리와 다리는 붉은색이다. 아랫면은 흰색이다. ●큰고니 천연기념물 201호. 몸 전체의 깃은 흰색이고 다리는 검은색이며, 부리의 뒷부분만 노랑색이다. 몸길이는 약 1.5m, 펼친 날개의 길이 약 2.4m이다. ●큰기러기 몸길이 76∼89㎝이다. 낮동안에는 한쪽 다리로 서 있거나, 배를 땅에 대고 머리를 뒤로 돌려 등깃에 파묻는다. 일반 기러기보다 짙은 갈색을 띠며 부리는 검정색이나 끝 가까이에 등황색 띠가 있다. 다리는 오렌지색이다. ●청머리오리 몸길이 약 43㎝이다. 수컷은 얼굴이 녹색이고 이마와 정수리에 댕기 모양으로 길게 갈색 줄이 나 있다. ●개리 천연기념물 325호. 기러기류 중 대형종으로 머리와 목 부분은 앞쪽과 뒤쪽의 색갈차이가 뚜렷해 다른 기러기류보다 밝게 보인다. 날개길이 41∼48㎝, 꽁지길이 11∼17㎝이다. ●발구지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로 오리류의 무리에 섞여 월동한다. 둥지는 물가 초습지의 풀숲이나 숲속 땅위에서 풀을 이용해 만든다. ●넓적부리 몸길이 약 50㎝, 날개길이 약 23㎝이다. 윗부리와 아랫부리 사이에 있는 은 판으로 물을 여과시키면서 수중의 플랑크톤을 걸러먹는다. 이마와 정수리 및 턱밑은 검은 갈색이며 뒷목의 깃털은 약간 길고 아랫부분에 흰색 띠가 있다. 글 서천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기고] 공인중개사 高試/이공원 전주공업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난 11월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지나치게 어려워 수험생들의 반발을 불렀다. 전문가들조차 출제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다고 할 정도였다. 시험 직후 발표된 건설교통부의 공식사과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건교부는 지금까지 시행된 14차례의 공인중개사 시험의 난이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했다고 인정하고, 이번 시험에서 합격률이 10% 미만일 경우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왜 공인중개사 시험에 그토록 많은 응시자들이 몰리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것일까. 그것은 농경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 정서가 땅에 강한 애착심을 갖고 있는 데다, 불과 몇십년 사이에 부동산의 가치가 급상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국가의 공인을 받은 전문직군으로 부상하면서 사회적 인식이 좋아졌다는 점 또한 한 요인일 것이다. 현재의 공인중개사 제도는 부동산 중개업법 제정과 함께 탄생한 자격시험이다. 정부는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종전의 소개 영업법을 폐지하고,1983년 12월 부동산중개업 허가제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 중개업법을 제정했다. 우리나라 부동산 중개제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의 중개(仲介)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이전에는 객주 또는 거간이라 불렀는데, 이들의 사무소가 바로 복덕방이었다. 복덕방은 생기복덕(生起福德)에서 연유한다. 토지와 주택을 풍수지리에 따라 중개함으로써 거래 당사자에게 복과 덕을 가져다준다는 뜻에서 붙여진 말이다. 때문에 종전의 복덕방 주인은 연세가 지긋한 덕 있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 제도가 정착되면서 인정넘치는 복덕방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최근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을 보면 청·장년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주부를 비롯해 여성들의 증가도 두드러진다. 규모도 엄청나서 공인중개사 수험생 숫자는 연간 20만명 이상이다. 고용환경이 취약해지고, 기회도 적어지면서 자격시험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려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공인중개사 시험이 너무 어려워 합격은커녕 이젠 시험 준비를 단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는가. 또한 공인중개사 관련 시장도 줄잡아 2000억원 이상이다. 학원, 대학, 출판사 등이 이 시장의 주체들인데, 경제·사회적으로도 고용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 우리나라 부동산 법체계는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점과 등기와 지적업무의 이원화 등으로 부동산 거래에 있어 하자 요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민사재판의 60% 이상이 부동산 관련 재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공인중개사 시험제도는 무리하게 인원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사회 흐름에 맞게 융통성 있게 변화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IMF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들 하는데 공인중개사 시험을 어렵게 내 수많은 청·장년층의 의욕을 꺾을 이유가 없다. 앞으로 부동산중개업무는 부동산의 경제사회적 가치의 상승에 따라 갈수록 전문화되고 선진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험을 어렵게 낸다고 해서 공인중개업무가 전문화되고 선진화되는 것이 아니다. 합격 후 사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대학이나 협회 등의 전문기관에서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실무교육을 함으로써 전문성을 함양해야 한다. 부동산학은 이론적인 학문이라기보다는 종합응용과학이기 때문이다. 중개업법 시행령은 제11조에서 ‘제1차 시험은 중개업무 수행에 필요한 소양 및 지식 정도의 검정에,2차 시험은 실무능력 검정에 중점을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는 수준은 전문대학 졸업 정도이면 충분하리라고 본다. 이공원 전주공업대 부동산학과 교수
  • [여성&남성] ‘재산 부부공동명의’ 소원 이룬 이모씨 얘기

    [여성&남성] ‘재산 부부공동명의’ 소원 이룬 이모씨 얘기

    지난 25일 서울 화곡동에 있는 한 천주교회에서는 ‘여자!돈과 함께 날다’라는 제목의 워크숍이 열렸다. 강서·양천 여성의 전화가 마련한 이 모임에는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주부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여성이 ‘날아오르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부부공동재산제. 참석한 주부들은 재산이 부부 공동의 것이라고 남편을 설득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어려움 끝에 부부공동재산제를 이룬 이모(44)씨를 찾아봤다. 결혼 13년차인 이씨의 최대 재산목록은 아파트의 4분의1이다. 나머지 4분의3은 물론 남편 오모(44)씨의 몫. 물론 두 사람은 한 집에서 산다. 친구들은 이씨에게 “안방이랑 거실은 남편 것이고 부엌과 베란다만 네 것이냐.”고 농을 건넨다. 그러나 이씨는 “집의 4분의1만 내 이름으로 되어 있어도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는 정도는 4배로 늘어난다.”며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명의를 공동으로 하는 것은 서류에 이름 하나를 더 올리는 데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씨는 “마음이 달랐다.”면서 “가족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내 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의미있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서류에 이름 올린것’ 이상의 의미 3년전 집을 옮기기에 앞서 동갑내기 남편은 새 집을 공동 명의로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같은 생각을 하며 언제 말을 꺼낼까 망설이고 있던 이씨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3년째 공동재산제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맡아온 강서·양천 여성의전화 장수옥 사무국장에 따르면 사업을 하는 남편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집을 아내와 공동명의로 해놓는 것이 아니라면, 이씨처럼 남편이 먼저 말을 꺼내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이씨는 부부공동명의제를 다룬 안내서를 집안의 쉽게 눈에 띄는 곳에 두었다. 오씨도 지나치다 한번쯤은 읽어봤을 테고, 나름대로 혼자서 생각을 해본 것 같다고 짐작하고 있다. 이씨는 그러나 새 집을 정하고 등기 절차를 밟을 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자 남편은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고 했다. 아무래도 자기 혼자 이름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였다. 이씨에게 가장 먼저 스친 생각은 ‘혹시 시어머니가 반대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것이었다. 남편에게 물어봤지만 “어머니도 아실 텐데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애매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시댁엔 ‘남편명의’라 둘러대기도 딸이 공동명의를 신청하겠다고 하면 좋아하는 부모님도 며느리가 하겠다면 마뜩찮아하는 것이 현실이다. 반대로 딸의 이름으로 되어 있던 재산을 공동명의로 하겠다는 사위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평등을 꿈꾸는 젊은 부부 가운데는 공동명의로 했으면서도 집안 어른들에게는 한쪽의 이름으로 등기했다고 둘러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망한 이씨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렇게 기대도 사그라들었다. 새 집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 뒤 이씨가 실망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는지 남편은 공동명의를 다시 얘기했다. 이번에는 시부모님에게도 나중에 말하기로 했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는 등기부등본을 손에 쥔 이씨는 기뻤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남편이 혼자 가서 등기를 하는 바람에 소외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이씨는 “남편이 나와 함께 그 일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고 지금도 생각한다. 남편과 언쟁을 벌이고, 시부모의 곱지않은 시선을 감수하면서 재산을 공동명의로 한 이유를 묻자 이씨는 친정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친정어머니는 “경제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무일푼으로 인생을 헛산 바보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면서 “나는 못했지만 너는 꼭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여성&남성] 부부공동재산제 오해와 편견

    [여성&남성] 부부공동재산제 오해와 편견

    ‘뒤웅박의 끈처럼 남편에게 매인 것이 여자의 팔자’라는 속담처럼 여성의 경제활동은 폄하되기 일쑤다. ‘돈이 곧 힘’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사회이지만 돈 많은 여성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나아가 경제적 주체로서 여성에 대한 시각은 노골적인 비하로 이어질 때가 많다. ●명의자만 재산처분 가능 그렇다면 탁월한 이브의 재테크 혹은 내조로 아담이 사과를 수확했다면 사과는 누구의 것일까. ‘부부 공동재산제’란 가정 경제의 공동주체인 부부의 수확은 두 사람이 공유해야 한다는 상식에 다름아니다. 남편이 돈을 벌어오고 주부는 소비만 하면 된다는 인식으로는 실질적인 부부간의 경제적 평등권은 멀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는 현행 민법에서는 부부라도 명의자만 재산처분이 가능하다. 즉, 배우자가 이혼하기 전 재산을 감추면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혼과 함께 빈곤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여성을 주변에서 찾아 보기 어렵지 않다. 최근 이혼한 40대 여성 황모씨는 하루아침에 막막한 신세가 됐다. 남편이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던 아파트를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몰래 바꿔 놓은 것. 황씨는 유일한 재산이 사라진 상태에서 재산분할 청구도, 위자료나 양육비도 해결하지 못한 채 두 아이의 양육만 떠맡게 됐다. 이미혜 현실요법전문가는 “굳이 이혼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부부간의 실질적인 평등은 서로의 노동력과 가치를 인정하는 데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이름으로 하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세금 감면의 효과를 본다. 주택 매매로 양도소득세가 발생해도 세율이 낮아진다. 양도차익이 1억원일 때 세율은 최고 36%가 적용되지만 부부 명의라면 양도차익이 5000만원으로 나눠져 세율도 27%로 낮아진다. 배우자가 사망해도 전체 재산에 대한 상속이 아니라 일부에 대한 상속세만 내면 된다. 또 부부간 증여는 3억원까지 공제가 된다. 부부간에 6억원짜리 아파트의 절반을 증여한다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등기 전 취득한 아파트 분양권도 절반을 증여하게 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낼 필요가 없는 이점이 있다. 또 부부가 함께 지분을 나누고 있더라도 남편 혹은 부인이 서로 동의하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대출이자에 대한 소득공제도 똑같이 받을 수 있다. 친구나 친척들로부터 부탁받은 보증 요청도 피할 수 있다. 부부의 공동명의인 탓에 일방적인 담보 제공이나 처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부간 애정-신뢰쌓기’ 가능 실질적으로 함께 이룩한 재산을 공동명의로 등기하면서 부부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시작하는 전업주부의 일은 가사노동부터 육아·교육노동까지 일생동안 계속된다. 2001년 여성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정에서 생산되는 무보수 가사노동의 총 부가가치는 143조원에서 169조원으로 GDP의 30.0∼35.4%를 차지한다. 김정혜 서울 여성의전화 인권센터장은 “평등한 가정문화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가계경제의 생산주체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연극하는 주부 ‘그녀들의 반란’

    연극하는 주부 ‘그녀들의 반란’

    “여성의 사회 참여가 지금처럼 활발하게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어요. 이제서야 연극을 통해 사회에서 제가 해야 할 몫을 찾았습니다.”육아와 가사에 파묻혔던 평범한 주부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연극에서 잠재된 ‘나’를 발견하고 감춰왔던 ‘끼’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서울시내 자치구 가운데 두번째로 창단된 강서구립극단은 아마추어가 진정한 프로 연극배우로 재탄생하는 과정이다. 이들은 창단 공연인 ‘내가 날씨에 따라 변할 사람 같소?’를 비롯, 지금까지 세 차례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변한 세상에 당황스러웠다.” 25일 강서구민회관 구립극단연습실에는 내년 초 가족뮤지컬 ‘솜사탕은 누가 지키지?’의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20여명의 단원들이 모였다.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인물의 성격이나 사건의 흐름 등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말하는 자리였다. 참석자 가운데 대다수는 30∼40대 가정주부다. 이범녀(49·여)씨는 “무대공포증 등으로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반문했다.”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난 뒤 보람을 찾고 싶어서 연극을 뒤늦게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금순(50·여)씨도 “집에만 있으면 사람이 게을러지기 마련인 데다 활력있는 삶을 원해 구립극단에 지원했다.”면서 “무대에서 대사를 잊어버리는 등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비하지 못한 30∼50대 주부들의 소외감은 커졌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잉여 시간이 늘자 무위(無爲)가 우울증을 양산하는 사례도 생겼다. 이들이 20∼30대이던 당시 사회의 분위기는 지금과 정반대였다. 여성들은 전업으로 주부를 택하는 것이 당연했다. 분위기가 바뀌자 주부들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보이는 자신을 발견했다. 더군다나 아이들까지 성장하자 새로운 삶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송미숙 강서구립극단 상임연출가는 “무대 위에서 제대로 걷는 데만 5년 이상이 소요되며, 감정을 표현하는 데 10년 정도 걸리는 등 연극계에서는 배우가 되기 위해 적어도 10년 이상 필요하다는 것이 통설”이라면서 “연극을 ‘화두’로 삼은 주부들에게 배우란 쉽게 달성될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 장기간 동안 해야 할 무언가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연극에서 자아를 찾아 단원들 가운데 절반은 전업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연극 주위를 맴돌았다. 학창시절부터 대학 연극동아리나 주부극단에 몸담았던 사람들로 연극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작품을 통해 연극을 배웠기 때문에 체계적인 학습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구립극단에서는 발성부터 신체훈련까지 기초부터 꼼꼼하게 가르친다. 김영인(44·여)씨도 “취미로 시작했지만 연극이라는 재능을 통해서 소외계층에 위문공연을 하는 등 사회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과 주부극단에서 10여년 동안 활동했던 조은정(39·여)씨는 “이론을 체계적으로 배워 연극을 하면서 부분적으로 습득했던 지식에 대해 정리가 된 느낌”이라면서 “부모님의 뜻에 따라 대학졸업후 하지 못했던 연극을 남편과 아들의 후원으로 비로소 하게됐다.”고 덧붙였다. 정영신(49·여)씨도 “이론과 실제를 병행하는 강도 높은 수업방식이라서 작품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요구한다.”면서 “하지만 연기를 하는 순간에는 작품에 몰입하기 때문에 집안일 등 잡생각을 아예 잊게 된다.”고 말했다. 연극은 이들의 삶에 새로운 변화도 일으켰다. 작품을 위해 책을 가까이 하거나 주말이면 대학로에 나가 연극을 관람하기도 한다. 또 연극을 단순하게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자기만족으로 치부하지 않고 새로운 사회활동으로 평하기 시작했다. 양승순(42·여)씨는 “혼자 시작했다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며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웠다.”면서 “최근에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문화 관련기사를 챙겨 읽는 등 시야가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구립극단 어떻게 운영하나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극단을 운영하는 기초자치단체는 강동구와 강서구 두 곳뿐이다. 자치구들이 지역내 구민회관이나 교향악단 등 문화콘텐츠를 확대하는 추세지만 선뜻 투자하기 힘든 것은 비용대비 효과라는 경제적인 문제가 항상 작용해서다. 구립극단의 시초는 지난 1997년 설립된 강동구립극단이다. 김충환 당시 구청장의 제안으로 창단자금 500만원으로 출범했다. 현재 단원은 20여명으로 연출가에게는 사례비, 나머지 단원은 교통비 정도만 지급받는 자원봉사 형태다. 연 운영비는 구청에서 지원하는 4000만∼5000만원으로 지금까지 ‘이수일과 심순애’를 비롯, ‘로미오와 줄리엣’ 등 8개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 99년에는 입장료 2000원으로 유료화를 시도했지만 680명의 객석 가운데 70∼80석만을 채웠다. 자치구에서 주최하는 공연은 ‘무료’라는 인식이 깊숙하게 자리잡은 탓이다. 최강지 강동구립극단 연출가는 “주부 2명과 일부 주민들을 빼면 단원들 대부분은 제가 운영하는 학원 제자들”이라면서 “구청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단원을 모집하면 지원자들이 모두 급여를 요구하지만 빠듯한 예산으로 자원봉사자가 아니면 단원 확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비하면 강서구립극단의 사정은 좀 나은 편이다. 올해 5월에 정식 출범한 강서구립극단은 연출가와 수석단원 1명, 준단원 3명 등 모두 5명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나머지 연수단원에게는 교통비 수준으로 지급하지만 배우 4명은 급여를 받는 만큼 주연급 전문 배우를 확보하기 쉽다. 이외에도 강서구는 작품에 소요되는 3000만∼4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구민회관 지하에 소극장도 개관할 예정이다. 유영 강서구청장은 “한 자치구가 독자적으로 극단을 운영하는 것은 공연 횟수가 적어서 예산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인근 자치구와 협의를 거쳐 컨소시엄 형태로 지역을 순회하는 극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상임연출가 송미숙씨 “대학로에는 나이가 지긋한 40∼50대 배우들이 부족합니다. 구립극단에서 연극의 기본기를 제대로 다진다면 여기에서 대학로에 진출하는 ‘역수출’도 가능하겠죠.” 경력 23년의 베테랑 연극 연출가가 문화변방지인 강서구에 둥지를 틀었다. 극작가이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송미숙(45·여)씨는 지난해 3월 공채를 통해 강서구립극단 상임연출가에 임명됐다. 그는 “항상 좋은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서 신설 극단의 연출가는 힘들다.”면서도 “무언가를 새로 개척하기 때문에 보람되며, 만일 문화인프라가 잘 갖춰진 자치구에서 연출가를 모집했다면 아마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1년정도 동아리 형태로 연수과정을 거쳤지만 단원 가운데 절반쯤은 초짜 배우로 출발했다. 게다가 연극은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40대 주부들의 굳은 몸은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연출가에게 ‘짐’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지긋한 나이가 연기에서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반박했다. “연기란 본래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는 것이라서 다양한 인생 경험을 가진 분들이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고 시작했는데 단원들의 의욕이 대단해서 오히려 제가 감명을 받았습니다.”무대에서 배우의 임무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지 경력의 유무는 아니라는 뜻이다. 연극을 통해 주부들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며 집안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또 이들이 내놓는 연극은 주민들에게 문화상품으로 다가선다. “외국처럼 우리도 자신의 마을에서 고급 문화를 향유할 때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구립극단의 공연은 만원 사례를 이뤘는데 관객들은 평소 연극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대학로처럼 연극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지역이라서 문화욕구가 크다는 방증이죠.”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숲이 위험하다…참나무 시들음병에 신음

    숲이 위험하다…참나무 시들음병에 신음

    ‘우리 숲이 위험하다.’ 산과 들에 흔한, 익숙하고 친근한 나무-참나무와 소나무가 속절없이 쓰러지고 있다. 우리나라 활엽수와 침엽수의 얼굴 격인 이들 나무가 병해충의 습격으로 집단고사하면서 심각한 생존위협에 맞닥뜨린 것이다. 국토의 65%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참나무류는 전체 산림면적의 28%를, 소나무는 25% 남짓 차지한다. 우리 숲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게다가 둘은 우리 정서에 더없이 가까운 존재가 아니던가. 특히 참나무시들음병은 올해 첫 발견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올가을 첫 발생… 정체 못밝혀 참나무는 여태껏 병이라곤 몰랐다. 이런저런 병에 한번쯤 시달려 온 다른 나무와는 딴판인, 건강미의 상징이었다.“굳세고 튼실해 ‘병해충의 무풍지대’로 불릴 정도”(국립산림과학원 이승규 박사)였다. 그런 참나무가 목숨을 건 생존게임에 들어간 사실이 올 가을 처음 발견됐다.‘참나무시들음병’이란 이름이 붙여지고 ‘광릉긴나무좀’이란 벌레가 매개충으로 파악됐을 뿐, 병원균의 정체는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이를테면 참나무가 ‘보이지 않는 적’과의 힘든 싸움에 들어간 셈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이배재는 대표적인 전쟁터다.8730여 그루가 시들음병에 걸린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이중 313그루는 벌써 말라 죽었고 나머지도 언제 고사할지 모르는 상태다. 중원구청 환경위생과 유원상 계장은 “나무에 귀를 대면 벌레들이 나무 속을 갉아 먹는 소리가 ‘사각사각’ 하고 들린다.23년 동안 숲을 지켰는데 참나무가 이러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병든 참나무의 모습은 참혹했다. 이쑤시개가 쉽게 꼽힐 정도의 구멍이 수백∼수천개씩 빼곡히 나 있다. 긴나무좀이 나무를 파먹고 들어가 나무 속에 병원균을 퍼뜨린 흔적이다. 고갯마루에 오르니 직경 60㎝가 넘는 신갈나무 둥치가 썰렁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론 나무줄기와 가지들이 1m 길이로 토막 나 흰 비닐에 싸여 있다. 다른 나무에 병이 옮지 않도록 고사목의 매개충과 병원균을 훈증(燻蒸) 방식으로 살균처리한 ‘참나무 무덤’이다. 유 계장은 “20일 동안 인부 30명을 불러 겨우 140그루를 베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잘라내야 할지 큰 일”이라고 혀를 찼다. ●전국 18개시군 동시발생 확산 참나무시들음병은 올 가을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남양주 등 경기도 동북부 15개 시·군과 강원도 철원·화천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등이다.“한계령까지 번졌다.”는 목격담도 들려온다. 그럼에도 정확한 피해규모뿐 아니라 병원균의 정체, 전염 경로, 감염에서 고사에 이르는 시간 등 모든 것이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피해가 급증한 일본의 참나무시들음병과 유사증세를 보이나, 신갈나무에 피해가 집중되는 등 차이점도 여럿이다. 그래서 산림당국은 여느 병해충과는 다른 ‘신종 토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산림과학원 신상철 산림병해충과장은 “우리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참나무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최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소나무의 위기는 그 강도나 시급성에서 참나무보다 더욱 심각하다. 참나무병이 잠재적 위험상태라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특히 올해는 ‘금세기 안에 우리 소나무가 종언(終焉)을 고할 것’이라는 예측에 부쩍 힘이 실린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올들어 고성·제주등 5곳서 신규발생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첫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材線蟲)이라는 병원균을 옮기면서 생겨난 병이다. 일본에서 원숭이를 들여올 때 그 우리에 쓰인 소나무가 감염된 게 화근이었다. 이후 16년동안 꾸준히 확산되긴 했지만,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일정한 범위에서 움직여 온 데다 소나무의 고사목 숫자도 예측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확연히 다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선 여느 해와 달리 신규 피해지가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고성·하동·창녕군 등 경남지역 3개 군에서 추가 발생한 데 이어 경북 포항과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세를 넓혔다. 부산 기장군과 경남 사천시 등 기존 발생지역에서 피해가 급증한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산림과학원 산림해충연구실의 정영진 연구관의 진단은 충격적이다.“최근 3년째 매년 11만∼16만 그루가 피해를 입었으나 올해는 기장군에서만 최대 20만그루로 추정되는 등 피해 소나무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내년 봄까지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올 가을 이후부터 내년 3∼4월까지 전국적으로 50만그루 이상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재선충병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16년동안 죽어간 소나무가 모두 56만여 그루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전개 양상은 가히 ‘파괴적’이라 할만하다. ●매년 11만~16만그루 피해…올들어 급증 이에 따라 정부도 ‘극약처방’을 준비하고 있다. 인근에 사적지인 경주가 있고, 위로는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한 울진을 둔 경북 포항지역이 대상이다. 빠르면 이번주부터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극심한 지역(16㏊)안에 있는 모든 나무를 베어내 소각하거나, 분쇄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지역안의 소나무 고사목이 2000여그루인데 벌목되는 나무는 1만 7000여그루 정도다. 소나무든 아니든, 병에 걸렸든 아니든 구애받지 않고 나무란 나무는 모조리 베어내 더이상의 감염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극약처방’ ‘최후의 수단’ 등 얘기가 분분한데, 그렇더라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소나무재선충을 7년 넘게 추적, 연구해 온 정영진 연구관은 “울진·영덕 등 백두대간으로 옮겨붙을 경우엔 그야말로 끝장이기 때문에 더이상의 북상은 막아야 한다.”면서도 “재선충병의 확산은 감염된 소나무를 외부로 유출하는 인위적 요인이 대부분이라 개벌(皆伐)을 하더라도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파악된 감염경로가 사찰 개축용이나 음식점·찜질방·제재소에 땔감 등 용도로 들여온 소나무가 주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번주 포항 1만7000여그루 벌목 이 때문에 홋카이도를 제외한 전역에서 소나무가 사실상 전멸되다시피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감염목의 유통을 막는 현실적인 통제장치를 마련하고, 피해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은호 박승기기자 unopark@seoul.co.kr
  • [生生 인터뷰] 소리전수원 연 경기명창 김영임씨

    [生生 인터뷰] 소리전수원 연 경기명창 김영임씨

    소담스러운 첫눈이 쏟아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택가 신축건물 지하에서는 차가운 어둠을 뚫고 ‘회심곡’ 한 소절이 새어 나왔다.“불보살님 은덕으로 아버님 전 뼈를 타고 어머님 전 살을 타고 칠성님께 명을 빌어….” 경기명창 김영임(52·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조교)이 최근 ‘소민(素民) 소리전수원’을 열었다.‘우리 소리꾼’으로 산 지 30여년. 후학을 길러낼 때가 됐다고 주변에서는 진작부터 채근을 했었다. 하지만 몇년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망설인 큰 일이었다. 이제, 축하 화분에서 뿜어나오는 난향(蘭香)이 그의 소리와 손잡은 실내는 구름 속처럼 아득하다. “모두를 위해 살아야겠다는 책임감 때문에요. 공연을 줄여서라도 시간을 만들자고 생각했고요. 지금까지 제게 박수를 보내준 사람들과 앞으로는 보다 많은 것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내 나이 60줄에 들어서면 제자들이 더 좋은 소리로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미소 끝에 강단이 실렸다. ●소리·춤·장단 입체적으로 가르쳐 40여평 남짓한 전수원은 지난 12일 문을 열었다. 그의 소리를 배우고 싶은 열망들은 생각보다 컸다. 문을 열자마자 멀리 부산에서 찾아오는 주부수강생도 있다. 어렵사리 벌인 일, 내친 김에 강의 프로그램도 빡빡하게 짰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소리며 춤, 장단까지 입체적으로 가르친다.“제 손으로 소리 장단을 맞추는 건 당연하고, 춤도 따라야 소리의 기복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유치부에서부터 일반부까지 수강생층도 다양하다. 멀리서 오는 어린 학생들이 많아져 조만간 스쿨버스를 마련할 요량이다. “길을 가다가도 야무지게 생긴 꼬마 아이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곤 했어요. 저 아이의 소리를 다듬어 무대에 올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들을 실컷 만나게 됐으니, 소망의 한자락은 푼 셈이다. ●“좋은 소리 들려주는게 값진 보시” 김영임은 고등학교(한국국악예술학교)를 마치고 22세에 회심곡 음반을 처음 냈다. 자그마한 몸피에서 뿜어져 나오는 ‘큰 소리’에 세상사람들은 일찍부터 박수를 보내줬다. 늘 양지의 국악스타로 살 수 있었던 그다. 좋은 소리 들려주고 사는 게 얼마나 값진 보시(불교신자다)인지 모른다는 그는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던 지방무료 공연이 요즘와선 그렇게 보람찰 수 없다.”며 웃는다. 인터뷰 전날에도 강릉문화원에서 마련한 경로무대에 무보수 위문공연을 다녀오느라 잠을 설쳤다. 지금까지 낸 음반은 20장이 넘는다. 해마다 5월이면 공연계를 설레게 하는 ‘김영임의 효 공연’도 내년이면 꼭 10년이 된다. “많이 받았으니 이젠 많이 돌려주며 살아야 될 것 같네요. 이 나이에도 ‘소리가 갈수록 좋아진다.’는 분에 넘치는 덕담을 듣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생각하죠. 나란 사람은 아플 틈도 없이 더 열심히 뛰어야겠구나 하고.” ‘소민’은 동국대 예술대학원 재학시절 스승인 목정배씨가 붙여준 아호. 김영임은 현재 중앙대 음악극과 겸임교수, 국악교육대학원 교수로 강단에도 선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깔끔이 봉사단’ 8000명 쓸고 또 쓸고

    서울 구로구가 ‘깔끔이 봉사단’의 맹활약으로 서울시내에서 가장 깨끗한 자치구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깔끔이 봉사단’의 성공사례를 전 구청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26일 지난해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깨끗한 서울 가꾸기’ 사업과 관련,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등 7개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 등 20명으로 평가단을 구성,25개 자치구에 대해 청결도를 평가한 결과 구로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구로구가 지난해 3월 발족시킨 봉사단은 내 집앞과 이웃집을 쓸어주며 골목길을 청소하는 주민 자원봉사 모임이다. 관내를 1132개 소구간으로 나눠 구간마다 6∼7명씩, 모두 8000여명의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구청에서는 봉사단에게 쓰레기 봉투와 청소용구 등을 지원해 주고, 주민들은 스스로 회의를 열어 청소시간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정해 활동한다. 봉사단의 활동은 안양천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환경을 사랑하는 녹색 어머니회 등 지역 시민단체들의 호응을 얻어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다. ●쓰레기 버리는 ‘얌체족’도 발 못붙여 첫발을 뗀 지 2년도 안 됐지만 효과는 만점이다. 특히 골목길이 주민들의 정감 넘치는 공간으로 되살아났다. 양대웅 구청장은 “얼굴도 모르고 지내던 이웃끼리 손을 맞잡으면서 정담을 나누기 시작했다.”면서 “골목길에서부터 회복된 공동체가 마을공동체, 나아가서는 구로 공동체의 바탕이 된 주민화합의 쾌거”라고 말했다. 이들의 활동으로 규정된 쓰레기 배출시간이 지켜지고, 주택가 쓰레기 무단투기가 크게 줄어드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몰래 쓰레기를 아무 곳에 버리는 ‘얌체족’이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구로5동 14통 구간을 맡으면서 ‘호랑이 대장’으로 불리는 봉사단장 황부득(60·여)씨는 “때로는 이웃에게 야단도 치고 격려도 하면서 해나가는 우리골목 청소지만 다른 곳에 사는 주민들이 우리 동네에 오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까지 안정된다는 말을 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일 오전 6시에 모여 골목을 누비며 청소를 한다. 황 단장은 “처음에는 1시간 반이나 걸리던 청소가 이제 40분이면 끝나고, 청소봉투도 30ℓ짜리 3개나 썼는데 요즘 1개면 될 정도로 쓰레기가 많이 줄었다.”고 자랑했다. ●관악·송파·은평·성동구도 청결 우수 구로구는 봉사단 가운데 우수한 단체를 ‘깔끔이왕’으로 뽑아 해외연수를 보내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부심을 불어넣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구로구 ‘깔끔이 봉사단’을 벤치마킹해 25개 자치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 자치구에 대해 청결도 평가에서 구로구 다음으로 관악구, 송파구, 은평구, 성동구가 우수자치구로 뽑혔다. 송한수 이두걸기자 onekor@seoul.co.kr
  • 중랑구 재래시장이 테마시장으로

    중랑구 재래시장이 테마시장으로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이 아닌 재래시장에도 쇼핑과 축제, 휴게시설을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서울 중랑구 동부 골목시장과 중랑교 종합상가가 24일 1년여간의 환경개선 사업을 마치고 ‘테마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전문매장·휴게소·이벤트공간 나뉘어 중랑구의 중심도로인 망우로변과 봉우재길을 관통하는 도로변에 있는 동부 골목시장에서 ‘테마시장’으로 조성된 거리는 모두 380m로 4가지 테마로 나뉘어진다. 도로 쪽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는 ‘축제의 거리’는 젊은이들이 즐길 만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화려한 입구간판와 바닥, 조명이 설치됐고 미샤·스프리스·크로커다일 등 패션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젊고 활기찬 감각이 살아 있다. 이어 ‘만남의 거리’는 이름 그대로 사람들과 만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여유공간이 넓고 벤치가 곳곳에 설치돼 있으며, 가로등의 높이가 낮아 아늑한 분위기다. 다음 테마는 재래시장 본래의 모습이 살아 있는 ‘삶의 거리’. 야채, 과일, 생선을 파는 농수산품 가게가 거리 양 옆과 가운데에 늘어서 있어 두 갈래길을 다니며 장을 볼 수 있다. 출구 쪽에 있는 ‘공연의 거리’는 이벤트가 열리는 곳. 계절이 바뀌거나 명절이 다가왔을 때 풍물, 퍼포먼스, 댄스 경연대회와 같은 행사가 펼쳐져 누구나 쉽게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동부시장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 정신길(62) 이사장은 “다른 재래시장들이 돔형 지붕을 얹고 간판과 매대를 정비하는 식으로 환경개선사업을 진행했지만 우리는 ‘뭔가 다른 시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지붕을 얹기보다는 시장 위쪽에 지저분하게 늘어져 있던 전선들을 지하에 묻어 하늘이 시원하게 보이게 했고, 일괄적으로 간판을 똑같이 만들기보다는 테마별로 상점들을 특화시켜 볼거리가 있는 시장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처음으로 ‘테마시장’이 생겼다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중랑구 면목동에 거주하는 김민주(30·여)씨는 “시장 근처에 먹을거리가 많아서 친구들과 자주 놀러 왔는데, 볼거리가 많아져 좀더 다양하게 놀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주부 이경아(38)씨는 “주로 반찬거리를 사러 시장에 나오는데, 깔끔해지고 쉴 곳이 생긴 게 가장 좋다.”면서 “아직 공중화장실이 별로 없고 근처에 주차할 만한 공간이 없어 불편하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재래시장 현대화 모범사례로 꼽혀 중랑구 지역경제과 김은제 과장은 “서울에서 환경개선사업을 가장 먼저 한 우림시장이 재래시장 현대화를 시범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면, 동부 골목시장은 달라진 재래시장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상인들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의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동부시장은 환경개선사업 준공을 기념해 한달간 경품 및 세일행사를 펼친다. 행사기간 동안 물건을 사면 경품권을 받아 응모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인 12월24일 동부시장 ‘공연의 거리’ 공연장에서 추첨을 통해 1등 1명에게 승용차(마티즈),2등 2명에게 김치냉장고,3등 5명에게 디지털카메라,4등 6명에게 인라인스케이트,5등 90명에게 2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백용덕 원주부시장 직위해제

    전국 공무원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강원도 원주시 백용덕 부시장이 전격 직위해제됐다. 김기열 원주시장은 25일 원주시가 공무원 파업 가담자가 도내에서 가장 많은 데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백 부시장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앞서 강원도청을 방문, 김진선 지사를 면담하고 지난 15일 전국 공무원 총파업 당시 원주시 소속 공무원 가담자가 가장 많았던 점에 대해 사과하고 이같은 뜻을 전했다. 또 시 공무원의 파업가담자 가운데 일과시간 내에 복귀하고 개전의 정이 뚜렷한 단순 가담자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해줄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공무원들 내부에서는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청 공무원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총파업에 많은 인원이 참가해 어떤 식으로든 징계가 불가피하지만 수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2005 대입 정시모집 요강] 대학별 이색 특별전형

    수능 점수가 없어도 대학 간다. 200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도 예년과 같이 수험생의 독특한 능력이나 이색 경력을 인정해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들이 많다. 수능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거나 반영 비율을 대폭 낮춘 대학도 있는 만큼 학교별 특별전형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대·동국대·서경대·한남대·호서대 등 16개 대학은 취업자특별전형으로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자영업자를 선발한다. 최소 1∼2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건양대·진주산업대·광신대·목원대·서남대는 전업주부에게 진학 기회를 준다. 가톨릭대·강남대·광주여대·남서울대·인천가톨릭대·탐라대·한동대 등은 1990년 이전 고교졸업자 또는 만 25∼29세 이상인 만학도를 학생부와 면접 등으로 선발한다. ‘우리 고장’ 출신을 우선 선발하는 대학도 있다. 충주대는 충주·제천·음성·단양 지역 고교에서 3년 동안 공부한 학생을 뽑는다. 대불대도 광주와 전남 지역 고교에서 2년 이상 공부한 사람에게 지원 기회를 준다. 용인대는 용인 지역 초·중·고교를 졸업한 학생이나 용인 소재 중·고교에서 공부하고 6년동안 개근한 사람으로 출신 고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을 선발한다.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와 사회 봉사자에게도 대학 진학 기회는 열려 있다. 서강대와 이화여대, 서울교대 등은 부모의 사망·질병·심신장애·수형 등으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소년·소녀 가장에게 지원 기회를 준다. 서울기독대는 환경미화원으로 10년 이상 일하고 있는 사람, 용인대는 환경미화원으로 15년 이상 근무한 사람의 자녀를 선발한다. 외국어 우수자와 선행·효행상 수상자도 대학에 쉽게 진학할 수 있다. 충남대는 토익 700점 이상, 텝스 640점 이상, 토플(CBT) 213점 이상이거나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인 사람을 선발한다. 경북외대는 토플(CBT) 173점 이상, 토익 625점 이상, 대구외대는 토익 600점, 텝스 550점 이상인 사람을 선발한다. 진주산업대·용인대·진주교대 등은 선행·효행·봉사 모범상 수상자도 선발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싸게! 멋지게! 스키를 즐기자 [쿠폰]

    싸게! 멋지게! 스키를 즐기자 [쿠폰]

    ‘끌리면 오라.’ 설원(雪原)의 유혹이 시작됐다. 스키장들은 보다 넓어진 슬로프와 최첨단 장비, 시설을 갖추고 스키어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지난 18일과 19일 용평스키장과 보광휘닉스파크가 문을 연 데 이어 나머지 스키장들은 이번주부터 12월 초까지 차례로 은빛 시즌을 시작한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좋다.’ 올해는 경기침체로 주머니가 가벼운 스키어들의 사정을 고려해 스키장들이 각종 할인제도를 도입, 스키어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알뜰하게 ‘은령의 질주’를 만끽할 수 있다.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와 함께 스키시즌을 열어보자. 한준규·조현석기자 hihi@seoul.co.kr ●스키장들의 치열한 설원 지존 경쟁 올해는 스키장들이 ‘누가 먼저 문을 여느냐’를 놓고 치열한 눈치 작전을 벌였다. 개장 초부터 스키장들의 자존심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용평리조트는 휘닉스파크가 19일 개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18일로 개장일을 앞당겼다. 용평은 당초 지난 13일 개장을 하려 했으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개장을 한 주 늦췄으나 ‘전국 첫 개장’이라는 타이틀을 고수하기 위해 휘닉스파크보다 개장일을 앞당겼다는 후문이다. 개장을 하루 빨리 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사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스키어들에게는 민감하게 비춰진다. 그만큼 문을 먼저 여는 스키장은 눈이 가장 먼저 많이 온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어 ▲26일 현대성우리조트, 양지파인리조트, 지산리조트, 비발디파크 ▲27일 베어스타운 ▲11월말 알프스 리조트 ▲12월3일 LG 강촌리조트, 사조리조트 ▲12월4일 무주리조트를 끝으로 모두 문을 열게 된다. 개장일 경쟁만큼이나 올해는 슬로프와 설질, 교통편, 야간스키 시설 경쟁도 유달리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용평리조트와 휘닉스파크, 성우리조트 등 강원권 스키장들은 최상의 설질에 최대의 슬로프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울에서 1시간 이내인 지산과 양지, 베어스타운 등 수도권 스키장들은 전체 슬로프에 야간 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정상에서부터 내려오는 코스에서 스키를 탈 수 있도록 했다. 무주리조트 등 수도권에서 거리가 떨어져 있는 스키장은 얼음축제, 콘서트, 온천욕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 전국스키장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꼭 챙기자! 알뜰 이용가이드 스키어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스키장별로 다양한 할인행사도 펼쳐지고 있다. 스키장에 가기전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할인 신용카드 여부와 할인율, 할인 쿠폰 등을 꼼꼼하게 챙겨가야 한다. ●무주리조트 사이버 회원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20∼25% 할인 쿠폰을 다운받거나 우편으로 할인권을 받을 수 있다. 국민카드로 결제할 경우 30% 할인혜택도 주어진다. ●용평리조트 입구에서 내야 했던 입장료(1인당 3000원)가 폐지됐다. 개장 이후 1주일간 리프트와 렌털, 스키학교를 30% 할인한다. 또 개장 하루 전인 3일에는 리프트 무료, 렌털, 스키학교는 50% 파격 할인하는 이벤트를 연다. 정기 여행사 관광버스를 이용하면 일일스키 패키지 상품으로 정상가격보다 약 20% 할인된 가격에 리프트와 렌털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일요일 저녁이나 주중 기간에는 무주리조트 객실요금을 최고 40%까지 할인해 준다. ●강촌리조트 주중 리프트와 렌털 패키지를 묶어 4만 9000원에 판매하고,10%를 할인하는 청소년 요금을 신설했다. 시즌권 구입시에는 자동 스키보험 가입도 해주고 스키보관, 스키수리도 무료다. 또 사우나와 식당이용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 회원가입하면 시즌권을 25% 특별할인한다. ●휘닉스파크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바코드 형태의 모바일 회원권을 휴대전화에 다운로드 받으면 리프트, 렌털 및 초급 스키강습을 30∼4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다운로드 금액은 2000원, 한번만 다운 받으면 시즌 내내 무제한으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성우리조트 스키장 방문 날짜와 생일이 같으면 리프트를 50% 할인해 주는 것을 비롯해 수험생(12월20∼31일)은 40%, 입학·졸업생(2005년 2월)은 40%를 해당 시기에 각각 할인해 준다. 오는 30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 사이버회원으로 가입하면 시즌권을 3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리프트권 구입시 즉석복권을 제공해 3009명에게 골드카드와 백화점 상품권, 디지털 카메라 등 경품도 제공한다. ●파인리조트 강남과 잠실, 목동뿐아니라 안산, 인천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오픈일에는 리프트가 무료. 시즌권을 구입하면 무료 혜택이 더욱 많다. 스키·보드 보관소, 주중 강습, 간단한 음료와 편의시설이 있는 전용라운지, 사우나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산리조트 할인카드인 ‘해피카드’를 사면 시즌내내 리프트와 강습을 30%할인 받을 수 있다. 입회비 5만원을 내면 카드발급과 함께 1장의 무료리프트권을 준다. 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해 6번째는 리프트를 50%할인, 11번째는 무료 리프트권을 준다. 단 한시즌에 15회씩만 사용할 수 있다. 오후나 야간마감 1시간30분전에는 리프트권을 1만 5000원에 파는 ‘해피아워’ 서비스를 운영한다. 군인, 경찰, 소방관, 장애인들에게는 리프트를 50%, 직계가족에게는 30%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서울뿐 아니라 수원, 안산, 안양, 인천, 일산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알프스리조트 챔피언A 코스를 올 시즌부터 보더들에게 개방하는 한편 지역주민에겐 무료 스키강습 실시 예정이다. ■눈길따라 눈길잡는 이색이벤트 스키장들은 연예인 초청 행사와 눈꽃 축제, 스키·스노보드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행사 기간을 미리 챙겨 방문하면 은빛 질주와 함께 또 다른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용평리조트 레드슬로프 아래에 10억원을 들여 야외무대를 제작, 각종 콘서트와 패션쇼 등의 행사를 주말마다 진행할 예정이다. 27일에는 넥스트와 노을, 레이지본 콘서트가 예정돼 있으며, 송년을 전후해 혼성그룹 거북이, 내년 1월에는 인기그룹 동방신기 등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비발디파크 시즌 내내 ‘세계빙등 축제’가 열린다. 중국 하얼빈의 얼음 조각가들이 직접 조각한 350여 개의 작품이 돔 형식의 전시장에 전시되며 이벤트 체험장에서는 겨울놀이 문화인 팽이치기, 연날리기, 썰매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대인 1만원, 소인 8000원. 슬로프 곳곳에 숨어있는 사진전문가들이 찍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려 주인공들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진 콘테스트’, 각종 스키·보드대회와 콘서트, 연예인 팬사인회 등이 다채롭게 열린다. ●베어스타운 휴대전화문자메시지 전송(SMS) 서비스로 스키장 정보를 제공하고, 개장 20주년을 맞이 스키 리그전과 각종 보드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무주리조트 ‘무주 얼음조각 건축전’은 루브르 박물관, 아부심벨 대신전, 피사의 사탑, 만리장성과 같은 세계 유명 건축물을 거대한 얼음 조각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전시. 스키를 탄 뒤 피로한 몸을 풀기에도 적당한 세솔동 사우나는 수영복을 입고 즐기는 노천탕으로 연인과 가족들에게 인기다. 아이들을 위한 눈썰매장, 스노모빌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파인리조트 록카페에 볼링장, 당구장, 실내 수영장까지 모든 레포츠와 작업(?)장으로 ‘물’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스키를 즐기면서 이용할 수 있는 전망대 휴게소, 유아들을 위한 놀이방과 길이 500m에 달하는 눈썰매장, 실내수영장, 볼링장, 노래방, 록카페 등 다양한 부대시설로 젊은이뿐 아니라 가족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 슬로프·리프트 업그레이드 스키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스키장 선택기준은 슬로프와 리프트다. 좁은 슬로프와 질척질척한 눈, 곳곳에 드러나는 아이스반은 스키어를 짜증나게 만든다. 또한 스키장에 리프트를 기다리는 지루함은 말할 것도 없다. 올해 각 스키장들은 스키어들의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슬로프와 리프트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용평리조트는 200억원을 들여 슬로프와 리프트를 재정비했다. 용평은 그린과 뉴그린슬로프 중간에 있는 산비탈에 180m 폭의 메가그린슬로프를 만들었다. 국내 최대 규모인 메가그린슬로프는 축구장 2개가 들어갈 정도 크기로 스노보더 47명이 동시에 일렬로 내려올 수 있다. 지난해 확장했던 옐로코스도 더욱 넓혀 초보자 강습전용 슬로프로 재탄생시켰다. 또 초중급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골드계곡을 우회하는 슬로프를 신설했다. 골드와 뉴그린의 리프트를 완전자동식 고속 6인승으로 교체, 리프트를 보다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노보드 유명 브랜드인 버튼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초보자도 2시간만에 턴을 할 수 있는 LTR(스노보드 배우기)강습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아울러 건제설기 12대를 추가 구입해 제설능력도 한층 높였다. ●홍천 비발디파크는 힙합(중상급)슬로프 상단에 있던 엑스 존을 익스트림 파크로 확장했다.FIS(국제스키연맹)가 공인한 경사 17도, 길이 160m, 폭16.5m, 높이5m의 국제 대회용 슈퍼 파이프를 포함하여 점프대 4개와 레일 4개(초급 3, 중급 1)를 갖추어 묘기에 도전하고자 하는 보더들의 인기를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국제 스노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슬로프를 두개나 갖추었다. 올빼미족을 위한 밤샘스키(밤 10시부터 새벽 5시), 새벽스키(밤 12시부터 새벽 5시) 등 슬로프 운영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 스키어들이 언제든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양지파인리조트는 보드 전용 슬로프인 스노파크장에 ‘에스박스레일’과 전 세계적으로 보더들에게 인기있는 ‘킨크박스레일’ 등을 설치해 장애물을 타고 넘는 재미까지 느끼게 했다. 또 일본 프로 라이더를 초청해 강습회 및 라이더쇼 특별 이벤트를 연다. 스노파크장에 휴식공간을 만든 것도 자랑이다. ●지산리조트는 하프파이프 슬로프 상단을 연장해 총길이 150m, 높이 5m, 경사도 15도로 조정해 보더들이 짜릿한 묘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보더들이 국내 최초의 프로스노보더팀인 ‘Ch.5’에 직접 그라운드 트릭, 점프 등 고난이도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보광휘닉스파크는 제설시스템을 완전 교체해 개장 초기부터 3개 슬로프를 동시 오픈하고 다음달 중순에는 전체 슬로프를 개방한다. 새로운 하프파이프 ‘메지션’은 스노보드 전문 라이더가 직접 하프파이브를 관리한다. 초보자들을 위한 미니 파이프는 별도로 설치해 수준에 맞게 파이프를 즐길 수 있다. 또 다양한 점프를 즐길 수 있는 램프와 레일, 쿼터파이프 등도 곳곳에 설치해 스노보드 트릭에 재미를 더했다. 최초의 테마형 슬로프인 조이슬로프는 기존의 웨이브 코스에 더해서 스노 모빌,4륜모터, 크로스 컨트리 등이 합쳐진 새로운 테마파크. 마니아를 위한 모글, 프리스타일 코스가 새롭게 선보여 스키어나 보더 모두 짜릿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성우리조트는 상급자용 찰리3 코스의 상단부와 중급자용 브라보2 코스의 중단부, 초보자용 알파4와 브라보1의 합류지점을 넓히는 등 상습정체를 빚어온 슬로프를 넓혔다. 대표적인 슬로프인 스타익스프레스(S1)코스에는 타워조명 10개와 가로등 15개를 설치해 야간에도 정상휴게소에서 시작되는 이 코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국내 최초로 델타2 코스에 스노보드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길이 150m, 폭 16.5m, 높이 4.5m의 ‘하프파이프’를 새롭게 조성했다. ●무주리조트는 국내 최초로 멀티 리프트를 설치하고 기존 80m였던 하프파이프를 국제 규격에 맞는 100m로 연장하였으며 경사도는 기존 12도에서 18도로 높였다. 또 레일과 램프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보딩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시설이 좋아졌다. 토요일 야간을 길게 즐길 수 있는 심야 스키와 주말, 공휴일 새벽의 상쾌한 바람과 함께 하는 새벽 스키를 운영한다. 새벽 스키는 6시 30분부터 시작되고 심야 스키는 밤 12시까지다. ●강촌 리조트는 가족단위의 스키어들을 위해 퓨마 슬로프를 상급자에서 초·중급자수준으로 조절했고, 디어 슬로프 중단부 및 제브라 슬로프 하단부를 슬로프를 더욱 넓게 했다. ■ 스키타다 출출하면 맛보세요 스키장 주변의 음식점들은 은빛 활강의 즐거움만큼이나 맛있는 먹거리로 스키어를 유혹하고 있다. 구수한 된장찌개에서부터 푸짐한 고기와 해산물, 산채나물 등은 춥고 배고품을 달래 주고 스피드의 짜릿함을 배가시키는데 손색이 없다. ●용평리조트 납작식당(033-335-5477)은 횡계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오징어 불고기의 원조. 고추장 옷을 입힌 오징어를 불판에 구워먹는 오징어 불고기(6000원)와 오징어·삼겹살이 만난 오삼불고기(7000원)는 용평스키장의 또다른 즐길 거리. 횡계버스터미널을 지나 로터리에서 대관령쪽으로 50m쯤 가면 있다.항태덕장(335-5942)은 황태국(5000원)·황태구이(8000원)가 맛있다.먹쇠루(335-3792) 해물볶음 짜장(2인분 1만원)부산식육식당(335-5415) 된장국을 곁들인 등심(1인분 3만원), 삼겹살(7000원). ●비발디파크 스키장입구에 위치한 한솔가든(033-435-0175)은 대명 마니아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 주인이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이는 우렁된장(5000원)은 ‘예술’이다. 동치미와 세가지 이상의 김치가 항상 곁들여 나오는 것이 주인의 철칙, 버섯전골(8000원), 흑돼지삼겹살(8000원)도 맛있다.양지말화로구이(435-7533)의 화로구이(8000원), 메밀 막국수(5000원), 구름속의 산책(434-9944)의 와인을 곁들인 바비큐정식(2만 5000원)과 스페셜정식(2만원)도 겨울의 맛이다. ●성우리조트 자매식당(033-344-2317)은 동해에서 잡은 멸치를 우려낸 장칼국수(4000원)가 구수하다. 그날 담근 겉절이 김치도 입맛을 돋운다. 만두국(3500원)과 왕만두(3500원)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둔내막국수(342-1644)는 막국수(3000원) 전문점으로 강원도의 훈훈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파인리조트 옛날밥상(031-336-3439)은 이름 그대로 옛날 밥상에 오르던 음식들을 차려 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계란찜. 뚝배기 위로 푹 익은 노란계란이 정말 먹음직스럽다. 식사 후 보리밥 누룽지도 별미. 보리밥을 눌러 만든 누룽지에 국물이 듬뿍 담겨 있다. 뚝배기에 끓여낸 우거지와 솎은 배추, 묵은 김치볶음, 들깨 가루를 묻힌 토란줄기 등은 남도식 백반이 7000원. 돼지고기를 연탄불에 직접 구워먹는 돼지연탄구이(1만 2000원)도 맛있다.신촌댁 설렁탕(321-1820)은 구수한 탕과 시큼한 깍두기가 함께 나오는 돌솥밥이 으뜸이다. ●지산리조트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름진 이천쌀로 만든 밥을 짓는 제일가든(031-631-5999)은 스키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집. 돌솥에 따끈따끈한 밥과 묵무침 버섯무침 청국장찌개 조기 등 20여가지의 반찬이 같이 나오는 ‘쌀밥’(8000원)이 인기. 밥을 떠내고 물을 부어 만들어 먹는 구수한 누룽밥은 배가 불러도 손이 갈 정도.지산가든(638-8626)은 흑돼지 소금구이(8000원)와 김치전골(6000원)이 맛있다.들밥(637-6040)의 백반(5000원)도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강촌리조트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는 집,툇마루(033-261-1589)가 가볼 만하다. 인테리어가 시골집처럼 소박하고 정갈하다. 상추 겨자잎 등 8가지 야채와 편육, 된장찌개가 곁들여지는 쌈정식(7000원)은 소주를 한 잔 해도 넉넉할 정도로 양이 많다. 두부, 장떡 등 11가지 반찬도 푸짐하다. 얼큰한 맛 두부전골(4000원), 닭도리탕(2만 5000원)도 강추.명물 닭갈비(262-1515)의 닭갈비와 쟁반막국수,발래꽃 식당(261-4865)의 매운탕도 유명하다. ●무주리조트 콩나물과 양념돼지고기의 조화가 일품인 덕유산 회관(063-322-3780)의 콩나물 돼지양념 불고기는 주인이 직접 재배한 태양초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첨가한 돼지고기와 살짝 익힌 콩나물을 불판에 얹어 구워 먹는다.1인분에 7000원, 주인이 직접 만든 청국장도 인기 6000원.명가(322-0909)의 참나무흙돼지구이(8000원)과 돼지통뼈 김치찌개(7000원), 어죽(4000원)이 맛있는 금강식당(322-0979)도 추천한다. ●휘닉스파크 흔들바위(033-334-6788)는 신선한 강원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산채정식(1만원), 더덕산채정식·황태산채정식(1만 5000원)이 일품.일송정(333-7043)에서는 한우생등심(1인분 2만 7000원), 송어회(1㎏ 2만 3000원)등이 먹을 만하다. ■ 홍계표 상무의 스키·보드 100배 즐기기 스키와 스노보드, 아는 만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스키장 기본 에티켓을 숙지해 이를 지키며 안전하게 타는 것도 중요하다. 스키어들의 궁금증을 홍계표 스키지도자연맹 상무와 Q&A로 풀었다. ●스키와 스노보드 중 어느 것이 더 빠른가. 단순 비교는 쉽지 않지만 종목별 일정 수준에 있는 선수를 선발해 측정한 결과 스키가 스노보드보다 두배가량 빠른 속도를 낸다. 알파인 스노보드의 경우 활강시 시속 70∼80㎞를 낸다. 반면 알파인 스키는 활강시 평균 시속 130㎞를 낸다. 스키부분 스피드 최고 기록은 공식 시합이 아닌 이벤트 경기에서 시속 238㎞를 낸 적이 있다. 요즘 진행되는 월드컵 경기에서는 남자선수가 시속 200㎞ 전후의 기록을 내고 있다. ●스키장 인공 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우리나라의 경우 자연설로만 스키장 리조트를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대당 수천만원을 웃도는 제설기를 동원, 밤샘 작업을 통해 눈을 만들어 뿌린다. 원리는 충분히 춥고 습도가 많은 슬로프에 제설기로 물과 공기를 혼합해 고압으로 뿌려주는 것이다. 온도는 영상 3∼4도 이하가 되어야 하고 습도도 60∼70%를 유지한다. 비용은 하루 약 600만원으로 스키장마다 지난해 한시즌 5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였다. ●스키장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스키를 타다 넘어지거나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피해자의 스키를 벗긴 뒤 그대로 두고 안전요원(패트롤) 등에게 구조를 요청한다. 성급히 피해자를 움직이게 해서는 안 된다. 스키 골절은 뼈가 S자형으로 뒤틀리는 골절이 많아 정강이뼈 혹은 무릎관절, 발관절, 인대손상 등을 가져올 수 있다. 충돌 등으로 상해가 일어났을 때에는 신원을 상대방 혹은 패트롤에게 밝혀 사고후의 문제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카빙스키가 일반스키보다 타기 편한 이유는. 카빙 스키는 일반 스키보다 쉽고 빠르며, 재미있게 만들었다. 카빙스키는 일반 스키와 모양은 물론 스키 기술까지 변화시켜 줬다. 스키의 길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중을 실어 스키에 힘을 전달했을 때 설면과의 접촉시점이 빨라져 턴이 쉽고, 설면과의 접촉면이 넓어 밀리지 않고 턴을 할 수 있다. 또 좌우 운동폭이 커졌기 때문에 무게 중심도 전보다 많이 낮아졌다. ●스키장 매너와 주의 사항은. 리프트를 타고 내릴 때는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야 하며, 탑승시 리프트를 흔들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정상적인 운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리프트의 탑승을 기다릴 때는 질서를 지켜 줄을 서고 차례로 탑승해야 한다. 슬로프에서 다른 스키어들을 위협하는 동작을 해서는 안 되며, 다른 스키어의 좌우를 지나갈 때는 충분한 공간을 남겨두고 지나가야 한다. 스키타기전에는 장비 이상유무를 확인해야 하며, 반드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준비운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스키지도자연맹 상무이사 ■ 스키용품 어떻게 고르나 스키와 스노보드 장비는 실력과 경제적인 능력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당한 것을 골라야 한다. ●스키 플레이트는 길이가 길수록 스피드가 나지만 다루기가 쉽지 않다. 최근 보편화된 카빙 스키의 경우 초보자는 자신의 신장과 비슷하거나 10㎝정도 짧은 것이 좋다. 부츠는 스키를 컨트롤하는 중요한 장비로 발이 부츠안에서 움직여서는 안되며, 꼭 맞는 것이 좋다.바인딩은 넘어지거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플레이트와 부츠를 분리시켜 골절을 막는 장비로 이탈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폴은 스키를 착용한 상태로 섰을 때 팔꿈치가 직각이 될 정도의 길이가 적당하다. ●스노보드 스노보드는 다양하고 화려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프리스타일보드’와 회전과 대회전 등 레이스용으로 설계된 ‘알파인 보드’로 나뉘는데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구입해야 한다. 보드 테크의 길이는 자신의 목에서 코끝 정도가 적당하고 체중이 많을 수록 조금 길게 타야한다. 부츠는 편안함을 고려해야 하며, 사용할수록 늘어나는 만큼 약간 조이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바인딩은 자주 신고 벗기 때문에 쉽게 조이고 풀 수 있는 기능을 봐야한다. 이 밖에 보드는 눈위에 자주 앉거나 넘어지는 만큼 엉덩이 보호대와 무릎 보호대, 손목 보호대가 필수다. ■ 스키용품 알뜰 구매·렌털 주머니가 넉넉지 못한 사람들에게 스키와 스노보드 장비를 마련하는 것은 큰 부담거리다. 한 시즌에 3∼4번 스키장을 가면서 장비를 굳이 사야 하느냐는 생각과 그래도 제대로 타려면 나만의 장비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엇갈린다. 고민하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를 위해 스키 장비 할인 판매와 중고스키 구매, 렌털 등에 대해 알아본다. ●할인 유통업체들이 풍성한 할인 행사를 마련해 스키어를 유혹하고 있다. 이월상품을 이용하면 최고 80% 이상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19∼25일 수도권 전 점포에서 ‘스키·스노보드 대축제’를 진행한다. 이월상품은 50∼70%, 일부 신상품은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스키세트(플레이트, 부츠, 바인딩, 폴 등)는 39만∼79만원, 스노보드 세트는 39만원에 내놨다. 삼성홈플러스는 오는 30일까지 스키·스노보드 용품 특별기획전’을 열어 용품을 최고 60%까지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22일 수도권 7개 점포에 스키시즌 매장을 열어, 스키세트는 40만∼50만원, 보드세트는 40만원선에서 살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달초까지 이월 상품을 최고 75% 싸게 판다. 스키세트는 17만∼19만원, 보드세트는 25만∼42만원이다. 중고스키는 인터넷상의 중고장터나 스키숍 등을 이용하면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중고제품 중고제품은 박순백박사 칼럼(spark.dreamwiz.com)의 알뜰장터나 스키114(www.ski114.com) 중고장터, 싼스키(www.ssanski.co.kr)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렌털 스키장을 1∼2번 찾을 사람이라면 스키를 빌려 타는 것이 경제적이다. 스키장 렌털하우스를 이용하면 스키의 경우 당일은 3만원선이며, 보드는 5만원선이지만 스키장 주변에 즐비한 스키렌털숍을 이용하면 스키장보다 30~50%이상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 눈에 띄는 ‘눈길 패션’ 따라잡기 눈이 채 산을 덮기도 전에 마음이 설레는 것은 멋진 패션으로 눈을 가르는 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어떤 이는 집에서도 보드복을 완벽하게 갖춰입고 시즌을 기다리기도 한다.)아직 스키·스노보드복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트렌드에 맞춰 시선을 끌어보자. 이미 샀다면 어쩌냐고? 액세서리로 멋내면 된다. ●고전 스키복 촌스럽다는 편견을 버려 지난 시즌만 해도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점퍼와 타이트한 나팔바지의 스키복은 촌스러웠다. 고전적인 스키복과 힙합스타일의 보드복의 중간 느낌이 나는 스타일이 인기였지만 이번 시즌엔 스키복도 복고풍이다. 허리부분에 고무밴드를 넣거나 벨트 장식을 달거나 모자에 모피를 달아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제품들이 많다. 허벅지는 죄고 밑단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넓어진다. 화려한 색상이 인기를 끌 전망. 화이트 블랙 등 무색에 레드 그린 퍼플 오렌지 등 튀는 색상이 포인트로 가미된 의상들이 쇼윈도를 장식하고 있다. 다양한 지퍼와 아웃포켓 등을 세부 장식으로 처리해 기능성도 가미했다. ●엉거주춤 보드복은 역시 힙합풍 보드복은 역시 힙합 스타일이 최고다. 움직임이 많은 보더는 상의나 하의 모두 품이 넓은 게 좋다. 바지를 한껏 내려 다리가 짧아보이는 패션도 보더에게는 용서된다. 대신 보드복은 스타일보다는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통기·방수는 기본이고 나침반을 장착하거나 고글닦이, 탈부착 가능한 무릎·엉덩이 보호 패드 등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한 기능적 디테일이 강한 제품이 인기가 좋다. 때가 덜 타는 무채색이 주류인 가운데 골드펄, 실버펄, 카키, 네이비 등을 사용한 것도 많아 튀고 싶어하는 보더들에게 좋다. ●은나노 소재로 향균·악취제거도 슬로프에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옷 속으로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 점퍼가 좋다.‘고어텍스’같은 기능성 소재는 방수·방풍·투습성이 우수해 겨울스포츠에 적합하다. ‘휠라’는 얇지만 추위와 습기, 바람으로부터 보호 기능을 강화한 스키·보드복을 선보였다. 재킷과 바지 모두 2만㎜ 이상의 방수기능으로 여러번 빨아도 좋은 방수성을 유지한다. 남성 세트 60만원선, 여성 58만원선. ‘EXR’는 은나노 소재를 사용해 항균·악취제거 기능을 높였다. 나침반, 고글닦이 등을 상의에 달아놓거나 무릎패드를 탈부착할 수 있다. 상의 30만∼40만원, 하의 20만∼30만원선.30일까지 스키·보드복 신상품을 사면 보호대를 준다.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1만㎜이상의 방수성과 높은 투습성으로 쾌적함을 유지한다. 벨크로(찍찍이)로 인해 탈부착 가능한 포켓이 달린 디테일이 인기. ‘나이키’는 작은 주머니, 겨드랑이 부분과 정면 부분에 통풍용 지퍼 등 세심한 디테일로 활동성과 기능성을 높였다. 이너웨어와 아우터를 분리할 수도 있어 평상시에도 가볍게 입을 수 있다는 게 장점. 상의 25만∼38만원선, 하의 10만∼25만원선. ●액세서리로 멋내기 의류뿐만 아니라 고글, 장갑, 모자, 헬멧도 필수 아이템이다. 이런 기본 액세서리로 충분히 멋진 코디가 가능하다. 장갑은 가볍고 견고한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의류와 비슷한 계열로, 상·하의 색상이 다른 경우 바지와 같은 색상을 골라도 멋스럽다. 백팩이나 힙색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간단한 음식물, 짐을 넣는 백팩은 뒤로 넘어질 일이 많은 보더에게 좋은 쿠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평범한 색상의 상·하의라면 백팩·힙색을 조금은 튀게 코디하는 것도 좋다. 단 초보자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매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모자와 스키 마스크, 귀마개는 얼굴을 추위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이다. 전체 분위기와 같은 계열의 색상으로 약간 밝게 선택하면 멋진 패션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화려하게 촉촉하게 스키장에서는 과감한 메이크업을 시도해도 좋다. 눈매를 강조하는 것이 좋고, 자외선이 강한 만큼 피부 관리는 필수. 실제보다 한단계 낮은 톤으로 피부를 환하게 표현한다. 자외선을 이중삼중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차단크림은 물론 기능을 갖춘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을 사용한다. 화이트 펄 섀도로 은은하면서 빛에 반사됐을 때 더욱 화사해보이는 눈매를 표현한다. 전체 분위기에 따라 블루, 핑크 등 튀는 색상으로 쌍꺼풀 부위에 포인트를 준다. 아이라인은 깔끔하게, 입술은 립글로스로 사랑스럽게 연출한다. 고글, 선글라스 등 피부에 직접 닿는 장비를 착용하거나 땀이 많이 나면 화장이 밀려 보기 흉하다. 따라서 메이크업 베이스는 꼼꼼하게 바르는 게 좋지만, 파운데이션으로 피부를 두껍게 표현하는 것은 금물. 사실 스키장 환경은 피부의 적이다. 자외선은 물론 라이딩을 할 때 맞닥뜨리는 차가운 바람은 피부를 망가뜨리는 최악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 보습에센스와 크림으로 늘 피부를 촉촉하게 가꾸고, 씻을 때 비누보다는 보습효과가 있는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끈거리는 부위는 화장수를 듬뿍 적신 화장솜을 올려 진정시키고, 미백 전용 에센스로 거뭇해진 피부를 하얗게 유지시킨다. 서울신문은 스키어와 보더의 알뜰 스키를 돕기 위해 스키장 주변 식당과 렌털숍의 협찬을 받아 할인 쿠폰을 만들었습니다. 렌털 쿠폰은 렌털숍 공지 가격의 할인율을 적용받는 것으로 쿠폰을 이용할 경우보다 저렴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더 알뜰하게, 더 즐겁게 지내세요!
  • ‘아침뉴스 타임’은 연예프로?

    ‘아침뉴스 타임’은 연예프로?

    “드라마 ‘해신’은 150여억원의 제작비, 중국 현지촬영, 당대 최고스타들의 열연으로 이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중략)오는 24일 밤 9시55분을 기대해주세요.”(11월15일 KBS2 ‘아침뉴스타임’의 ‘연예수첩’ 코너중) ‘새로운 형식의 뉴스 프로그램’인가,‘자사 홍보 프로그램’인가.KBS2의 신설 뉴스 프로 ‘아침뉴스타임’(진행 양영은·박태서)의 ‘연예수첩’ 코너’가 비판을 사고 있다.‘아침뉴스타임’은 KBS2가 이번 가을개편을 맞아 ‘주부들의 눈높이에 맞춘 뉴스 프로그램’을 주장하며 기존 교양 프로인 ‘세상의 아침’을 줄이고 오전 8시대에 대신 마련한 프로. 그러나 자사 프로 홍보 등 기존 연예 정보 프로들의 문제를 ‘간판’만 바꾼 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언련 방송모니터 위원회는 최근 지난 해당 프로를 모니터한 보고서를 내놓고,“노골적인 자사 프로 홍보, 연예인 신변잡기, 자막공해와 진행자들의 사적 대화 등 기존 연예 정보 프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아침 시간대 프로의 연성화만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측에 따르면 해당 코너는 지난 15일까지 방송된 전체 11건중 “자사 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의 인기비결을 알아본다.”(11월10일 방송분)는 식의 노골적인 자사 프로 홍보를 무려 4건이나 내보냈다. 나머지 내용도 연예인 신변잡기와 CF 현장 방문 등 기존 연예정보프로와 다를 바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민언련은 “기존 연예오락프로에서 남발되는 ‘자막공해’까지 반복되는 등 차별화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 “전체 방송시간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연예수첩’의 질이 연예가중계’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제작진들이 한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프로를 신설하며 “가수 ‘비’의 경제적 효과를 기획 취재하는 등 연예 정보를 뉴스의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해보겠다. 기존 연예 정보 프로와 접근을 완전히 달리하겠다.”고 약속했던 바 있다.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한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소매치기 낚은 ‘주부의 기지’

    소매치기 낚은 ‘주부의 기지’

    버스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50대 주부가 엿새 만에 같은 버스에서 60대 용의자를 찾아내 경찰에 넘겼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사는 주부 송동순(52)씨가 소매치기를 당한 것은 지난 16일 오전 9시 30분쯤. 부산에 있는 언니 집에 내려가기 위해 집 앞에서 751번 버스에 오른 송씨는 서울역에 도착한 뒤에야 가방이 가벼워진 것을 눈치챘다. 현금 20만원이 든 지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송씨는 순간 버스에서 옆에 서있던 머리가 벗겨지고 안경을 쓴 60대 남성이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피해품과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신고했다. 하지만 현금은 물론이고 지갑 안에 함께 넣어둔 통장과 돈을 빌려줬던 사람들의 이름을 메모해 놓은 종이까지 잃어버린 송씨는 분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다가 직접 범인을 잡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엿새 뒤인 22일 소매치기를 당한 비슷한 시간대인 오전 9시 35분쯤 송씨는 또다시 751번 버스에 올랐다. 송씨는 “상습 소매치기라면 재미를 본 곳에서 또 범행을 저지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갑에는 미리 준비한 10원짜리 동전 150개를 넣고 지갑 지퍼는 일부러 열어 놓았다. 누군가 훔치려고 손을 대면 동전이 떨어져 요란한 소리가 나도록 꾸몄다. 또 소매치기를 유인하려면 지갑이 묵직해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달력 종이를 만원 짜리와 같은 크기로 잘라 만든 ‘가짜 지폐’ 15장도 지갑 안에 넣어뒀다. 버스에 올라탄 지 15분 정도 지났을까. 연희교차로를 지날 즈음 누군가 가방에 손을 대는 느낌이 들더니 아니나 다를까 지갑에 들어 있던 동전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버스 바닥에 쏟아졌다. 송씨는 이를 놓치지 않고 “여기 소매치기가 있다.”고 소리를 질렀고, 버스기사는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가장 가까운 신촌지구대로 향했다. 지갑에 손을 댄 사람은 바로 송씨가 용의자로 지목했던 이모(62)씨. 이씨는 경찰에서 엿새전의 소매치기는 자기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버스의 폐쇄회로(CC)TV를 판독한 결과 당시 버스에도 이씨가 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이혼고민’ 털어놓다 보면 길이 보여요

    ‘이혼고민’ 털어놓다 보면 길이 보여요

    “배부른 소리 마세요. 남편이 외도를 했나, 주먹질을 했나. 아직은 좀 더 생각해 보세요.”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가정법률상담소 3층 교육장.5∼6명의 여성이 30대 여성에게 부러움과 질시가 섞인 충고를 쏟아부었다. 중학교 선생님이라고 밝힌 이 30대 여성은 “남편이 가정에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 바람에 아이 셋을 두고 별거중”이라며 나름대로 진지하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다른 여성들이 남편에게 폭행당한 사연, 남편이 여러 차례나 바람을 피워 고생한 사연 등을 눈물로 호소하기 시작하자 곧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 여성은 결국 “남편과 좀 더 상의하고, 서로 더 노력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털어놓으며 상담소를 나섰다. 이혼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이 모임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지난 2월부터 ‘이혼, 현실과 미래 더 생각해 보기’라는 주제로 꾸려오고 있는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이다. 상담 과정에서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 부부에게 갈등의 해결책을 다시 한 번 모색하게 하거나 부득이하게 이혼한다면 이후 각자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생각해 보는 자리다. ●비슷한 경험 얘기하며 위로받기도 이날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터놓고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는 집단 상담 시간이었다. 지난 9월에는 한 여성이 “고등학교를 나온 남편이 나보다 학력이 못해 아무리 노력해도 존경심이 생기지 않는다.”며 조언을 요청해 왔다. 상담자들이 여러 차례 돌이켜 생각해 보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결국 이혼을 선택하고 말았다. 하지만 막상 혼자 살아야 하는 상황이 닥치자 앞길이 막막했다. 그는 수 차례에 걸친 상담 끝에 현재는 캐나다에서 자신의 일과 어학 공부도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한 남자와 3차례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30대 후반의 주부가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찾기도 했다. 이 여성은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남편과 성격이 맞지 않아 두 차례나 이혼했지만 결국 호적만 더러워지고 ‘세상에 별 남자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아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프로그램은 크게 두 단계로 이뤄져 있다.1단계는 ‘이혼의 현실 인식하기’라는 주제로 부부가 이혼하기 전 숙지해야 할 위자료와 재산 분할, 양육비·양육권과 친권 문제 등 법률적인 사안에 대한 교육과 상담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조경애(46) 상담위원은 “친권은 부모가 자녀에 대해 가지는 총체적인 권리인데 비해 양육권은 키울 수 있는 권리만을 지칭하고, 위자료는 상대방이 입은 신체적 정신적 피해와 관련된 문제인데 비해 재산분할은 결혼 중에 함께 모은 재산을 나눈다는 의미인데 이를 비슷하게 여기는 상담자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밝히고 “이혼을 현명하게 준비하고 대처하려면 먼저 이혼과 관련한 법률 지식을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법률 상담과 심리 상담으로 나눠져 2단계는 ‘결혼생활 점검하기, 이혼 후의 현실인식과 대책 생각하기’.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이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인 문제도 조언받을 수 있다. 전문 상담위원과 대화에서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기도 하고, 집단 상담에 참여하기도 한다. 2단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김명순(60) 세은심리상담연구소장은 “이미 이혼을 결심한 사람들의 사연을 하나 둘 들으면서 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집단 상담 프로그램에서는 남들의 경험에 자신의 처지를 비추어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기도 하는 등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1단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남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 매달 둘째, 넷째 월요일 오후 2시부터 1단계 프로그램을 거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2단계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무료.(02)782-3601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구직 여성들 이색·틈새직업 노려라

    구직 여성들 이색·틈새직업 노려라

    일하고 싶은 여성은 많지만, 일자리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19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여성취업박람회’를 열었다. 대교, 구몬학습, 한솔교육 등 20여개 교육전문 서비스기업뿐 아니라 마술사, 미술심리지도사, 소규모 창업 교육 과정 등이 소개된 박람회에는 1000여명의 여성이 찾았다. 이날 소개된 여성들을 위한 틈새전략과 이색 직업 상담 현장을 살짝 들여다본다. ●그림으로 상담하는 심리 치료사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스는 미술심리지도사 과정이었다.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각광받는 직업. 상담자의 마음 속 이야기까지 끌어내야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일반 정신과 치료와는 달리 미술심리 치료는 상담자가 그린 그림에 담겨 있는 심리 상태를 유추하고 상담을 한다. 상대적으로 세심한 관찰력과 부드러움을 지닌 여성들에게 적합한 직업이다. 행사장을 찾은 여성들은 미술심리치료사 연구모임 ‘해와 달을 그리는 사람들’의 김영미 상담교수에게 자신의 그림이 가진 의미를 들었다. ‘나무 줄기보다 가지가 더 굵으면 내면적인 열등의식이 있는 것이고, 나무 가지를 너무 가늘게 그리면 환경과의 조화가 부족하고 성격이 세심하다.’는 해석이 돌아왔다. 상담을 받은 주부 이영미(32)씨는 “평소 내가 가진 성격과 해설내용이 비슷한 것 같다.”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따로 배워서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이라 남편과 상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와 달을 그리는 사람들’ 강화조 기획실장은 “미술심리치료사는 한국미술치료협회에서 주관하는 6개월의 치료사 과정과 자격시험만 통과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면서 “치료사들은 보통 사회복지기관이나 정신병원 등에 취업하거나 개인 상담소를 개설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여성 마술사 과정도 소개돼 이색 직업으로 소개된 마술사 소개 부스에는 20여명의 여성과 어린이로 붐볐다. 마술사는 신세대 직업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 부스를 찾은 여성들은 마술을 시연한 한국마술협회 정은선 회장에게 “우리도 정말 저렇게 할 수 있나요?”,“어느 정도 배우면 제대로 마술을 할 수 있나요?”라며 질문을 퍼부어댔다. 정 회장은 “마술아카데미에서 6개월만 배우면 기본 마술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면서 “마술을 하는데 필요한 것은 성실함과 남들 앞에서 기죽지 않는 쇼맨십뿐”이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마술사는 모두 1000여명. 하지만 여성은 1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정 회장은 “여성 마술사가 출연료도 더 많이 받는다.”면서 “남성 마술사가 여성 보조원을 데리고 진행하는 마술쇼의 편견을 여성들이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소자본으로 뛰어들 수 있는 창업성공사례도 소개됐다. 재활용품에 색깔을 입혀 도자기, 유리제품, 가죽제품 등을 만드는 헤리티지 공예, 기름종이로 열쇠고리, 손거울, 휴대전화 줄, 스탠드 등을 만드는 파치먼트 아트 등이 관심을 끌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선희 간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있는 여성의 취업에서는 틈새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행사에서는 여성들에게 적합한 직업만 따로 모아 봤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김효경(24·여)씨는 “호주에서 대학을 마치고 지난 9월에 귀국한 뒤 취업 길이 막막해서 행사장을 찾았다.”면서 “취업 정보를 한 자리에서 살필 수 있어 유용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클릭 세상속으로] ‘술꾼’ 나르는 억척 여성들

    [클릭 세상속으로] ‘술꾼’ 나르는 억척 여성들

    주말인 지난 20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서울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라디오에서 낯익은 노래가 흘러나오자 그녀가 흥얼거린다.‘쿵짝 쿵짝 쿵짜라 쿵짝∼’하는 유행가의 가사마냥 한 구절 한 고비마다 인생의 운전대를 이리 꺾고 저리 꺾었을 ‘봉천동 문 여사’, 아니 ‘문 기사’는 오늘도 서울의 밤거리를 내달린다. 고1과 고3 두 아들의 엄마인 문정희(49·가명)씨는 ‘여성 대리 운전사’이다. 신문 광고를 보고 찾아간 업체에 면접까지 보고 채용된 ‘직원’이다. 일은 고되지만 수입이 좋은 편이어서 두달째 운전대를 잡고 있다. ●여성 대리운전 계속 늘어 3000∼4000명 한국대리운전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대리운전자는 12만∼15만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여성 대리운전자는 3% 정도인 3000∼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여성 전용’대리운전 업체도 수도권에서만 1년새 10여곳이나 생겨났다. 강남 논현동에 있는 S업체 사장 장모(44)씨는 “보증을 잘못 선 현직 은행 지점장의 사모님도 있다.”고 귀띔했다. 장씨는 30∼40대 여성이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은 우리 사회에서 운전면허만 있으면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고 출퇴근도 자유로운 것이 이 일의 매력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여성 운전자의 절반은 주부이다. 남편이 직장을 잃거나 계약직으로 밀려난 뒤 나선 맹렬 아줌마들인 것이다. ●현직 은행지점장 부인도 운전대 잡아 기자를 올림픽 공원 앞에서 신림사거리까지 데려다 준 문씨는 학습지 교사로 10여년을 일하다 피부관리실을 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불황 탓에 100만원의 월세를 내기도 힘이 들었다. 지금 그녀는 ‘투잡스’족이다. 낮에는 화장품 방문판매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한다. 평일은 3∼4건, 주말엔 5∼6건으로 한달 수입은 150만∼200만원. 친정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지만, 두 아들은 고생한다는 말도 없다며 섭섭해한다. 19일 밤 광화문에서 방배동까지 대리운전한 김수진(34·가명)씨는 미혼이다. 그녀 역시 낮에는 웨딩플래너로 일한다. 지난 8월 대리운전을 시작했지만 벌써 중견급이다. 한달도 못돼 그만두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 탓이다. ●과속·난폭운전 싫어하는 분이 고객 여성 대리운전자를 찾는 고객은 남성이 90%를 차지한다. 여성 기사는 요금이 2만원으로 남성보다 5000원이 더 비싸지만 인기가 좋다. 문씨는 “남성 기사들이 과속이나 난폭운전을 일삼는다는 인식이 많아 여성 기사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렇지만 남자 손님들의 이상한 시선은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 손님은 10명 중 1명 꼴로 ‘커피라도 한잔 하자.’며 은근히 유혹하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의외로 남자들은 사업하다 망한 얘기부터 바람 핀 얘기, 부인 몰래 다시 만난 옛사랑 이야기도 서슴없이 털어 놓는다.”면서 “그 와중에도 내가 첫사랑과 닮았다며 작업성 멘트를 날리는 고객이 있었다.”고 혀를 찼다. 고객은 연예인부터 의사, 대기업 중역, 회사원, 부동산업자까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을 망라한다. 최근에는 불황 탓인지 값비싼 술집이 많은 강남보다는 강북이나 서울 외곽지역에서 대리운전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술기운에 얽힌 세상사는 한편의 ‘블랙 코미디’. 문씨는 고급 외제차의 주인을 강남의 한 고급주택가에 내려줬다가 멋쩍은 경험을 했다.“왜, 남의 집 앞에 차를 세우느냐.”는 집주인과 손님 사이에 싸움이 붙은 것. 대리운전자에게까지 쓸데없는 ‘허세’를 보이려다 망신을 당한 셈이었다. ●“어설픈 부자들이나 외제차 몰아요” 실제로 밤마다 운전대를 잡는 이들에게는 고객의 등급도 배기량에 따라 나뉜다. 외제차와 그랜저급, 그리고 소나타 이하. 여성 대리운전 기사들은 뜻밖에 “최상급 손님은 의외로 그랜저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씨는 “어설픈 부자들이나 외제차를 타지 정말 최상층의 부자나 사회 지도층 인사는 그랜저 정도의 승용차를 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씨는 “외제차 타는 부자들은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고 총평했다. 외제차 주인들은 대리운전기사들은 꿈꾸기 어려운 고급 음식점과 술집, 해외 골프여행을 화제로 올리며 “당신도 시간나면 가보라.”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요금으로 3만원을 내밀었더니 “잘못 주셨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는 봉천동 문 여사와 내년 봄 성수기가 되면 본업에만 충실하겠다는 웨딩플래너 김씨. 이들은 오늘 밤에도 ‘술통’을 ‘배달’하며 내일을 꿈꾼다. 홍희경 박지윤기자 saloo@seoul.co.kr
  • 사교육비 4년새 두배

    사교육비 4년새 두배

    자녀들의 학원·보충교육비가 최근 4년 사이 거의 두배로 늘어나면서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가 크게 늘었다. 또 결혼 후 내집을 갖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년1개월이고 주5일제 도입으로 해외여행과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03년 6월20일∼2004년 6월19일)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 지출액은 49만 4000원으로 2000년의 37만 1000원에 비해 33.2% 늘었다. 2000년과 비교하면 학교납입금, 하숙·자취비 등은 10% 안팎 늘었지만 학원·보충비는 2000년의 12만 9000원에서 올해 23만 2000원으로 79.8%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학원·보충교육비가 전체 교육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0%다.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 지출액을 보면 40만∼60만원 미만이 2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만∼30만원 미만(15.0%),30만∼40만원 미만(13.7%),60만∼80만원 미만(11.5%) 등의 순이었다.100만원 이상 지출가구는 10.1%였으며 이 가운데 200만원이 넘는다고 답한 가구도 1.1%였다. 이에 따라 자녀 교육비가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가구는 77.2%였고 부담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6.1%에 그쳤다. 반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공연이나 스포츠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2000년 39.9%에서 11.1%포인트 늘어 51.0%에 달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비율도 10.2%로 2000년(5.9%)보다 4.3%포인트 늘었다. 관광목적의 해외여행은 69.1%에서 67.1%로 낮아지고 업무목적은 29.2%에서 29.1%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가사 목적이 7.2%에서 15.2%로 두배 이상 늘었다. 해외연수나 유학중인 자녀들을 보살피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주부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편 신문과 TV방송에 대한 만족도는 2000년 각각 52.0%와 52.7%에서 크게 떨어져 34.1%와 38.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20일부터 29일까지 3만 3000가구,15세 이상 인구 7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상상초월 CF’ 잘 나가네

    ‘상상초월 CF’ 잘 나가네

    현실과 상식을 벗어나 ‘의외’라서 더 큰 재미를 주는 광고가 최근 눈에 띈다. 의외의 과장을 통해 제품의 특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비자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삶이 각박해질수록 사람들은 현실과 관계없는 엉뚱한 상상과 환상을 더 꿈꾸는지도 모른다. 무엇인가를 찍으면 그 부분만 사라지게 만드는 ‘마술’ 같은 디카폰, 사람 크기 만한 새우, 냉장고를 두 팔로 번쩍 들어 올리는 주부, 낯선 사람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펼치는 어깨 동무 파도타기. 일단 웃음을 자아내며 호기심을 유발한다. LG텔레콤의 ‘캔유’ MP3폰 광고는 카메라폰으로써 ‘선명함’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를 아주 쉽고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일상 생활에 있어 어떤 부분이건 캔유로 찍히는 부분은 가위로 오려낸 것처럼 사라지고 오직 캔유 폰안에만 남아 있다는 의외의 상황을 통해 그로테스크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고 즐겁게 표현하고 있다 카메라폰의 초점에 잡히면 모든 물체는 조각이 난다. 몸통은 사라지고 머리와 꼬리만 남은 생선,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반 토막이 난 사과, 가운데가 동강난 육교, 몸체가 사라진 자동차, 이들은 모두 캔유의 ‘희생물’이다. 최근 밥솥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부방 테크론의 ‘찰가마’광고에도 황당함이 있다. 찰가마로 지은 밥이 너무 맛있어 밥심을 얻은 주부가 냉장고 밑으로 굴러간 결혼반지를 꺼내기 위해 냉장고를 번쩍 들어 올린다. 모델은 3년 째 부방테크론과 인연을 맺고 있는 똑 소리나는 신세대 주부 김지호. 김지호의 건강한 이미지와 능청스러운 연기를 통해 밥 잘먹는 아줌마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통째로 넣어야 스타일이 산다.’는 점을 강조하는 LG 디오스 3 door 프렌치 스타일 냉장고는 식품의 부피 때문에 늘 고민하는 주부들에게 어필하고자 대형 식품들을 등장시켰다. 한 주부는 사람만 한 새우를 안고 있다. 통째로 보관이 가능할 정도로 큰 냉장고가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싸이월드도 톡톡 튀는 광고로 자신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낯선 사람들끼리 어깨 동무를 하고 파도타기를 시도한다. 콘서트장도, 축구장도 아니고 버스 정류장에서 이런 광경을 볼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따뜻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온라인 세상을 보여주고자 한 싸이월드만의 색깔이 드러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의외의 상황 설정에 가미된 유머를 통해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고, 다른 CF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요즘 추세”라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우리당 “4대법안 이번주 상임위 상정”

    우리당 “4대법안 이번주 상임위 상정”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법안’에 대해 정기국회, 늦어도 연내처리를 목표로 이번 주부터 해당 상임위에서 법안심사를 진행하겠다고 21일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야 합의없는 상임위 상정을 결사 반대한다는 방침이어서 ‘4대 법안’처리를 두고 남은 정기국회 내내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남은 회기동안 예산안과 민생경제 관련 법안만 처리한다는 원칙을 표방해 열린우리당이 ‘4대 법안’과 관련, 상임위에서 강행처리를 시도할 경우, 충돌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4대 법안을 지난달 20일 제출해 상임위 회부 경과기간을 충족시킨 만큼 위원장을 한나라당이 맡고 있는 법사위와 교육위에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해서라도 강행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안 열린우리당이 제출한 국가보안법 폐지안은 이미 법사위에 회부돼 있으나, 법안소위를 열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폐지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은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한나라당이 법안소위를 거부한다면 의사일정변경 동의안을 내는 특단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폐지가 전제되지 않으면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당론 확정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전략이다.25일 국보법개정특위를 열어 그동안 제기된 당내 다양한 입장을 놓고 조목별로 논의하는 작업도 갖는다. ●언론관계법 여야가 문화관광위에서 법안 병합심리 시기를 다르게 잡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언론발전특별위 간사는 “23∼24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단독으로 심의하다가, 한나라당 법안이 상임위에 올라오면 병합심리하면 된다.”면서 “다음달 9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지난 17일 정책의총에서 확정한 개정안을 놓고 국회법제실에서 초안 작업을 하고 있는데 상임위에 제출되는 대로 공청회 등을 거쳐 여론을 수렴한 뒤 문광위 법안 소위에서 두 당의 안을 놓고 병합심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사기본법 열린우리당은 행자위에, 한나라당은 교육위에 따로 법안을 제출해 소관 상임위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느라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원혜영 간사는 “25∼26일 행자위 법안 소위를 열어 심사해 다음달 2일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국회 차원의 ‘과거사 특위’를 구성해 논의하거나 한 상임위로 통합한 뒤 병합 심의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관련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립학교개정법 법안심사소위를 구성하지 못해 상임위 상정이 지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법안은 상임위 회부가 돼 있지만, 한나라당은 이번 주말 법안을 제출한다.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교육위 위원장이 한나라당인데 법안심사소위도 한나라당에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혀 소위원장 자리를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반면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남은 이견을 조율한 뒤 주말께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라면서 “소위 구성이 난항이어서 병합 심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수 문소영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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