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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미국 비확산정책의 이중성과 북핵/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연구부장

    지난 3월초 미국 부시 행정부가 인도의 ‘핵국 지위’를 인정하였다는 소식은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미국은 인도가 대테러전에 참여하고 핵비확산 원칙을 준수하는 책임있는 민주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변명하였지만, 이 조치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으로 자리잡은 핵비확산체제를 크게 훼손시켰다. 이로 인하여 미국 비확산정책의 이중성(二重性)과 무원칙성에 대한 비판도 거세게 일었다. 많은 비확산 전문가들이 미국의 이중적인 정책으로 인하여 핵무기 확산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사실 미국의 비확산정책은 이중성에 그치지 않고 3중성,4중성을 띠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 핵은 승인, 이스라엘 핵은 묵인, 이라크 핵은 전쟁, 리비아 핵은 비밀협상과 중재, 파키스탄 핵은 방치, 이란 핵은 봉쇄와 압박으로 대처하였다. 북핵에 대해서는 행정부에 따라 협상, 봉쇄, 그리고 방치정책을 혼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다중적인 미국 비확산정책의 표면 밑에는 하나의 원칙성이 숨어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바로 ‘국익의 원칙’이다. 비확산 규범에 앞서 자신의 국익을 앞세우는 실리적이고 전략적인 계산이다. 바로 이 계산법에 따라 미국은 보편적 국제규범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훼손하면서까지 인도를 21세기의 전략적 동반자로 선택하고 인도 핵을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비확산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차별화되는가. 그 기준으로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 전략적 이해관계, 군사적 조치의 비용, 시급성 등이 있다. 이라크의 경우 미국은 지정학적 가치, 석유자원 등으로 인하여 매우 높은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한편 이라크의 군사력은 강하지 않고, 지형이 군사작전에 용이하며, 주변에 이라크의 지지세력도 없어 군사적 조치의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이러한 계산 하에 미국은 이라크를 무력으로 공격하고 점령하여 대량살상무기(WMD)·테러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란의 경우 높은 전략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조치의 비용 또한 높을 것으로 추산되며 주변국의 반발도 커서 군사적 조치를 삼가고 있다. 현 단계에서 가능한 조치는 다자 또는 유엔을 통한 정치적 압박과 경제제재 정도이다. 그런데 이란은 강한 원리주의적 입장을 갖고 있어 압박도 회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국에 있어 북한은 이라크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우선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낮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부도난 나라를 떠맡지 않도록 멀리해야 할 판이다. 게다가 군사적 조치의 비용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높다. 북한은 강력한 재래식 군사력과 함께 핵무기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선제공격으로 핵무기를 모두 제거할 가능성이 낮고, 더욱이 은닉된 농축시설은 제거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선제공격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WMD 보복능력을 여전히 유지할 것이므로 군사적 조치는 현재 우리의 선택지 안에 있지 않다. 그런데 미국은 최근 대북 협상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여년에 걸친 북한의 벼랑 끝 전술과 핵 합의 불이행은 미국의 북한 혐오증과 협상 기피증을 심화시켰다. 그 결과 북핵문제의 방치와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통일부 장관의 ‘미묘한 정세’ 발언도 미국내 이러한 대북 정책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능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북핵의 정체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이 나서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우리 정부가 ‘중대제안’을 통해 북핵 6자회담을 재가동시켰듯이 다시 한번 정부의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외교를 기대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연구부장
  • “한국 고령화로 중대도전 직면”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의 단기적 전망은 밝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령화 추세 때문에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원유의 수입 의존도와 고유가는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으며, 고금리 추세는 가계와 중소기업에 압박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슈아 펠먼 IMF 아시아태평양담당 부국장은 8일 정부와 가진 연례 협의 결과 올해 한국 경제는 5.5%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팽창으로 전자·자동차·선박 등의 분야에서 한국 제품들에 대한 강한 수요가 창출되고 있으며, 수출이 증가하고 내수도 활발해 균형 성장의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유가로 한국은 성장의 발목을 잡힐 수 있으며 세계적인 금융경색은 국내에서 고금리를 유발, 가계와 중소기업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성급한 신용위축으로 성장을 위협하기보다는 더 많은 신용정보를 신용평가기관들과 공유하도록 금융기관들을 독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도 주변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는데 인구는 고령화하고 있어 한국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IMF는 수십년 전 한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을 통해 성공한 것처럼 지금은 서비스업을 통한 치료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외환시스템의 자유화와 자본시장 규제 완화가 필요하며, 동시에 이해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 규정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비금융 서비스 분야를 개방하고 인구 고령화와 관련해 특히 국민연금제도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IMF는 그럼에도 한국이 지식기반경제를 창출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한국경제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덧붙였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 “수도권 규제 풀어 투자적지로”

    “분열과 갈등의 정치행태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습니다. 선거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고, 생각이 달랐던 부분까지 통합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1일 첫 기자회견에서 “국가 전체가 분열과 갈등 때문에 침체에 빠져 위기를 맞고 있다.”며 “지혜와 힘을 모아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그러면서 수도권 규제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경기도는 단순히 수도권이기 때문에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군사보호시설이나 상수원보호지역으로 묶여 오히려 소외된 지역”이라며 “이같은 실정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이어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과 활기가 점차 떨어져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보다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면서 “수도권 규제를 풀어 경기도가 가장 매력있는 투자지역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양극화 해결의 비법도 수도권 규제완화에서 찾겠다고 했다. “양극화도 문제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전 국민이 하향평준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그는 “지금 우리는 세계의 추세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전제한 뒤 “모두 오른쪽으로 가는데 우리만 반대로 가는 것처럼 시장원리를 거스르고 있어 국민이 피폐해지고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자는 “성장을 하기 위해선 투자를 해야 하는데 투자 적지이면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인 경기도가 규제에 묶여 투자를 못하고 있다.”며 “규제 철폐를 통해서 이를 해소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루거 로드맵/이목희 논설위원

    지난해 10월 독일의 유력 통신사가 큰 오보를 날렸다. 미 정치인 리처드 루거와 샘 넌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고 긴급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잠시 후 공식발표를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수상자로 확정되었다. 부시 대통령이 속한 미 공화당은 매파로 덮여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런 가운데 중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가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이다. 지구촌의 분쟁 해결을 위한 합리적 방안을 잇따라 제시해 평화상 물망에 여러차례 올랐으니 오보라도 그럴듯했던 셈이다. 루거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러시아의 핵무기 해체를 지원하는 CTR프로그램이었다. 미 국방예산의 0.1%를 들여 러시아 핵탄두 6760기를 폐기할 수 있는 계획이라고 하니 대단히 효율적이다. 북핵 해결 방식의 하나로 ‘리비아식 해법’이 거론된다. 외교·경제 제재에 눌린 리비아가 먼저 핵을 포기하고 나중에 미국이 보상조치를 취하는 방식이었다. 리비아는 테러지원국 해제 이행이 늦어지자 “속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루거는 리비아로 날아가 약속이행을 다짐했고, 얼마전 미국은 리비아와 국교정상화 조치를 취했다. 루거가 이번에는 ‘북한관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것을 전제로 단계별 보상안을 법으로 명문화하는 내용이다. 대북 안전보장과 경제·에너지 지원, 관계정상화에 이은 평화협정 논의까지 담고 있다. 북·미는 지금 선후(先後)를 놓고 평행선이다.“핵을 포기해야 돕겠다.”(미)와 “행동 대 행동으로 주고받자.”(북) 북한과 리비아는 차이가 있다. 한국·중국이 있어 북한은 외교·경제 제재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핵개발 단계도 리비아보다 훨씬 앞선다. 때문에 리비아식보다는 법으로 보상약속을 함으로써 ‘행동 대 행동’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효과를 보자는 게 루거 로드맵의 골자다. 러시아 핵폐기비용 지원 조치를 북한에 적용하자는 주장은 루거 제안과 연관이 있다. 주변국이 경제지원과 함께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당사국은 핵을 폐기하는 우크라이나 방식이 한반도에서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 정부·국회는 루거와 같은 합리주의자와 연대를 강화해 미국의 대외정책이 유연해지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파이프라인 ‘국제정치’

    파이프라인 ‘국제정치’

    “꼭지를 틀어쥔 자가 이긴다.” 장거리 파이프라인을 주변국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하는 ‘파이프라인 정치´가 세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하면서 ‘독점적 공급자´의 협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4일 “남미와 중동, 러시아,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것이 정치적 동맹을 형성하거나 적을 응징하고, 소비국들로부터 정치·경제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계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요증대로 ‘독점적 공급자´ 강화 파이프라인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100년이 넘지만 초대형 유조선이 등장하고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전략적 중요성을 상실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수요가 증대하고 에너지 확보전이 가열되면서 파이프라인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신문의 분석이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최근 이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란∼인도 가스관 연결사업이다. 길이 2600㎞에 이르는 이 가스관은 이란엔 성장 잠재력이 큰 거대시장을, 인도엔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안정적 공급처를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가스관이 남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주도하는 남미대륙 종단 가스관 사업도 주목대상이다. 베네수엘라 유전지대에서 시작돼 브라질을 거쳐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8000㎞ 길이의 가스관은 230억달러의 천문학적 건설비가 투입되지만 경제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일치된 견해다. 액화터미널을 짓고 액화석유가스(LNG) 선박을 통해 바다로 운송하는 게 훨씬 싸기 때문이다. 실제 차베스 대통령은 이 가스관의 목적을 ‘남미 대륙의 정치·경제적 통합´에 두고 있다. 미국과 서방이 우려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러‘파이프라인 정치´가장 적극적 올 여름엔 아제르바이잔에서 그루지야를 거쳐 터키에 이르는 중앙아시아 파이프라인도 개통된다. 잠재적 적대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배제한 채 중앙아시아의 석유를 독점적으로 확보하려 했던 1990년대 미국 에너지 전략의 산물이란 점에서 그 정치적 역할이 주목된다. 그러나 파이프라인 정치를 역내 정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러시아다. 극동 파이프라인 노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한편 서방 견제수단으로도 활용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사 가즈프롬의 영향력 확대에 서방이 반발하자 극동 파이프라인을 통해 주요 수출 루트를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릴 수 있다며 엄포를 놓은 것이다. ●‘테러리스트 표적´ 단점도 파이프라인의 단점도 있다. 운송루트가 고정된다는 것은 수요자뿐 아니라 공급자에게도 불리한 조건이다. 수요자가 갑자기 소비를 중단할 경우 공급자로선 판로가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보다 결정적인 것은 테러리스트들의 손쉬운 표적이 된다는 점이다. 실제 이라크에서는 수백건의 폭탄공격이 북부 크르쿠크 유전지대로부터의 석유운송을 중단시켰다. 콜롬비아 북부 유전지대에서 카리브해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은 지난 20년간 반군들 공격으로 누출사고가 잇따르면서 ‘피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아난 “북핵, 인권과 별도로 다뤄져야”

    아난 “북핵, 인권과 별도로 다뤄져야”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15일 “북한 문제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 순위를 갖는 것은 핵문제 해결이며, 인권 문제나 여타 행동(위폐 제조 등)문제와 별도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6자회담 참가국들은 현재의 정체 상태를 견뎌내고 회담 재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그러나 앞서 가진 YTN과의 대담에서 “북한은 자국의 핵 문제가 주변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반에 매우 중대한 사안임을 인식하고,6자회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5개 당사국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을 향한 목소리도 높였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포함한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 아난 총장은 “역사는 진실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제,“불행한 과거는 반복되어선 안되는 것인 만큼 모든 이들이 공감할 역사 기술이 필수적”이라며 일본이 저지른 과거사를 간접 겨냥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DJ·김정일 면담때 ‘정상회담 개최’ 발표 가능성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가 급속히 무르익어 가는가. 정상회담 제의에 가까운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발언’에 이어 남북은 11일 개성에서 접촉을 갖고 열차 시험운행 방안을 협의한다. 다음달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평양까지 이용할 교통편 문제 협의인 셈이다.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DJ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 순조로울 경우 DJ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서 노 대통령-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대북 경협비용 3∼4배로 늘까 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제도적·물질적 양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물질적 양보는 경제적 지원과 경제협력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연철 고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협력 규모를 지난해 7000억원에서 앞으로는 연간 2.3조∼2.8조원으로 추정했다. 궁금증이 모아지는 ‘제도적 양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관측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10일 “북한은 쌍방의 체제와 사상을 존중하면서 남북이 발전하는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보안법을 유지하고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보안법 폐지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장관급 회담을 연기한 바 있다. 원칙있는 양보는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북한의 조치에 상응하는 상호성을 의미한다. 다만 국가보안법 폐지는 국회, 한·미합동군사 훈련 중단은 미국과 합의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게 변수다. ●정상회담을 거론한 배경은 노 대통령은 왜 이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공론화했을까.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 해결 없이는 정상회담은 없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고유환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북핵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을 점쳤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전격 합의할 수도 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9·19 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는)진전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지체상황을 타개할 필요성이 있고 진전을 이뤄내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북핵문제 해결에 초점을 뒀다. 이를테면 선 북핵 해결 후 정상회담 방침이 정상회담-북핵타결로 전환됐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2000년 정상회담 발표 때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2000년 DJ-김정일 회담은 공식 발표 하루 전에 미·일·중·러 등에 통보됐다.“미국과 주변국가들과의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도 주변국의 묵시적 동의를 염두에 둔 것 같다. 2000년 당시와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도 확연히 다르다. 미국은 북한에 금융제재와 인권압박 등의 ‘채찍’을 전방위로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회담은 ‘당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채찍은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미국을 설득하는데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파열음이 나올 소지도 없지 않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시론] 심상치 않은 일본의 공세외교/연현식 국가정보대학원 국제정치학 교수

    [시론] 심상치 않은 일본의 공세외교/연현식 국가정보대학원 국제정치학 교수

    미일 양국은 최근 주일 미군 재편안과 관련해 최종 합의하면서 양국군의 통합임무 수행능력 제고를 목표로 한 최종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이러한 일본정부의 대미(對美) 동맹 강화 및 확대를 위한 일련의 헌신적인 노력은 주변국과의 관계를 경시하는 듯한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러한 일본외교의 이중적인 접근 및 대응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최근의 일본외교는 21세기 신국제질서, 특히 동아시아지역에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질서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이 평가하는 중요한 변화 요소는 중국의 부상 및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문제에 대한 영향력 증대, 한반도에서의 정세변화, 일본의 상대적인 국제위상 위축 등이다. 이러한 21세기 초두의 지역질서 변화에 대해 일본정부는 우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격상시키면서 안보적인 억지력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이를 기초로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는 영토문제, 해양권익 확보문제 등에 있어 공세적으로 자주적·독자적인 외교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세외교의 강화 및 정착에 유리한 환경과 그 영향을 정리해보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중국의 부상에 대한 일본 내의 평가가 특별하다. 일본 내각부가 편찬한 책자에 의하면 중국의 경제력은 2016년쯤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외교의 폭과 질을 높이고 군사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또한 해양권익 수호를 위한 강렬한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둘째로 중국의 대두는 세계 헤게모니 국가인 미국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는 중국을 활용하면서도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경계하는 이중적인 정책인 이른바 ‘컨게이지먼트 정책(congagement policy:봉쇄 및 개입 정책)’을 대중 정책의 근간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봉쇄정책의 근간은 미·일동맹의 강화·확대이며 이는 또한 일본 자위대의 전력 및 기능 강화로 연결되고 있다. 셋째, 일본의 공세적인 외교 및 안보정책에 대해 호의적인 국내적 환경이 정비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다수 의석으로 국회를 지배하고 있으며, 제1야당인 민주당도 외교안보문제와 관련해 현실주의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일반여론도 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역할 확대 등에 대해 우호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공세적 외교 전개는 항시 한반도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에 커다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역사는 분명히 가르쳐주고 있다. 일본의 공세외교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며 지역국가들, 나아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고 관여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사실 지금이야말로 지역정세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일본의 헌신적인 대 주변국 외교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최근의 지지부진한 한·일관계의 상황만 보더라도 일본측에 많은 잘못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양호한 한·일관계 구축을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에 일본은 매번 찬물을 끼얹었다. 독도문제, 교과서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문제, 지도층 인사들의 망언문제 등 일본이 제기 또는 야기한 일들로 인해 발전의 기회를 모색하던 양국관계는 일순 냉랭해져버리곤 하였다. 일본이 진정 한·일관계의 질적 발전에 관심이 있고 한국의 중국 접근을 우려한다면 한국민 또는 한국정부를 배려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본정부의 선의에 기초하는 주변국 배려의 태도는 나아가 다양한 동아시아 지역현안 해결의 좋은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친미입아(親美入亞)적인 일본외교의 전개를 기대해본다. 연현식 국가정보대학원 국제정치학 교수
  • 노대통령 “北에 많은 양보할 것”

    노대통령 “北에 많은 양보할 것”

    노무현 대통령은 9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면 북한도 융통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싶어 상당히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한측에)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고 말해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포함한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몽골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울란바토르 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남북 관계 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백지화하고,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양보할 수 없다.”고 전제,“하지만 본질적 정당성의 문제에 대해서 양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제도적·물질적 지원은 조건없이 하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에 대해 완전히 열어놓고 있다.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을 얘기해도 좋으니 만나서 얘기해보자.”면서 남북정상회담 제안의 유효성을 재확인했다. 이어 “다음달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면서 “미국과 주변국가들의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저도 슬그머니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우리가 한·미연합 훈련을 하고 있는데 훈련 내용이 북한에서 보기에 불안한가 보다.”면서 “(북한이)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말하는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고, 금강산도 싸움하면 대단히 중요한 통로인데 그런 것을 열어서 한 것을 보면, 우리도 조금 믿음을 내보일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발언대] 일본은 독일사례서 배워야/조윤수 외교부 기획심의관·전 베를린 총영사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가 평생 살았다는 쾨니히스베르크는 독일 프로이센 공화국의 대관식이 거행된 유서 깊은 곳이었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러시아령이 돼 현재 칼리닌그라드로 불린다. 또 폴란드 바웬사가 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그단스크. 옛 지명은 단치히였다. 독일제국 중심지역인 서프로이센의 주도(州都)였으나 1919년 베르사유 조약으로 폴란드에 할양됐다. 독일이 1·2차 세계 대전 후 국제사회의 엄중한 조치를 수용, 주변국에 할양된 영토들이다. 현재 독일의 영토는 1·2차 대전 패전으로 13%와 24%가 각각 줄었다.1871년 비스마르크 재상 주도로 독일제국이 탄생한 때의 3분의2에 불과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자. 프랑스인은 신뢰하는 국가로 독일을 들고 있다. 폴란드도 독일의 국제기구 진출에 발 벗고 나서고 있고, 이스라엘은 유럽국가 중 독일과 가장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진정한 행동이 있었다. 브란트 총리는 1970년 12월 폴란드 유대인 수용소 기념비 앞에서 독일의 과거를 사죄하려면 무엇인가 특별히 언급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수백만명의 희생자에 대한 죄책감을 말로 다할 수 없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또 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 2차 대전 후 포츠담 협정에서 잠정 경계선으로 설정된 오데르나이세 강을 독일과 폴란드의 경계선으로 인정하는 바르샤바 조약을 1970년 체결했다. 이 조약은 상당한 정도의 독일 영토를 상실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국내의 반대, 특히 실향민의 반대가 높았다. 하지만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반대를 극복해 나갔다. 그러나 독일은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다고 지도자들은 확신하고 있다. 브란트 총리의 이러한 조치가 없었다면 통일은 물론 현재와 같이 유럽통합의 중추역할도, 무엇보다 신뢰받는 유럽의 일원이 될 수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독일 정부는 독일제국의 근간이었던 프로이센의 영토까지도 포기하면서 사죄했다. 또 독일 지도자들은 2차 대전에 참전한 장병들이 국가방위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의 남용으로 전쟁에 동원돼 희생된 자로 보면서 나치의 만행을 되새기고 있다. 역사교과서 공동제작, 추모비 건립, 피해자에 대한 정부배상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일본은 어떤가. 강점한 한국의 영토를 자국의 영토라고 강변하면서 일부 지도자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 과거문제에 애써 눈감으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독일 슈뢰더 전 총리는 “용기를 갖고 자신의 과거를 명백히 직시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만 친구를 얻을 수 있으며 과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독일·프랑스 간 신뢰관계가 독일의 과거사 인정에서 시작됐음을 언급한 것이다. 일본 정부 및 지도자들의 진지한 행동을 다시 기대한다. 과거사에 대한 직시가 궁극적으로 일본의 국익과 일치함을 강조하고 싶다. 조윤수 외교부 기획심의관·전 베를린 총영사
  • 신냉전?… 체니 발언두고 美-러 대립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러시아의 ‘‘권위주의 체제’를 강력 비난한 데 대해 러시아가 반격에 나서면서 미국과 러시아간 신(新)냉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란핵 해법에 이견을 노출한 데다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미국이 견제하는 등 양국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백악관-크렘린 정면 충돌하나 체니의 발언은 지난 4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발틱-흑해지도자 국제포럼’에서 나왔다. 그는 “러시아 정부는 종교와 언론, 정당, 시민단체에 걸쳐 인권을 부당하게 억압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체니 부통령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한 것과 관련,“에너지를 공갈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러시아가 주변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되돌리려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러시아는 그루지야산 와인과 생수 수입을 금지하는 등 옛 소련 국가들의 친서방 노선에 제재를 가하는 중이다. 크렘린도 포문을 열었다. 드리트리 레스코프 대변인은 5일 “체니가 오히려 이웃 나라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미국이 발트해와 카스피해 지역의 친서방 국가들을 앞세워 반(反)러시아 차단선을 설치하려 든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은 “신냉전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쓰는가 하면 ‘제2의 처칠’ 연설까지 들먹였다. 지난 1946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미국에서 “유럽이 철의 장막(옛 소련)에 의해 분할됐다.”고 말했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도 “체니의 연설은 도발적이며 러시아를 간섭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의 정책을 재확인한 것일 뿐”이라며 러시아측의 비판을 일축했다. ●계산된 러시아 때리기(?) 체니의 이례적인 강경 발언은 사냥터 오발 사고로 야기된 정치적 ‘칩거’를 벗어나려는 단순한 ‘오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는 7월 G8(G7+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를 단단히 손보겠다는 심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인권을 문제 삼아 러시아의 WTO 가입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러시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는 이에 반발해 미국의 보잉 대신 유럽의 에어버스를 30억달러(약 3조원)어치 구매하기로 했다고 6일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日, 美와 군사협력 강화 추진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자국과 주변국이 공격받는 유사시나 주변사태시 미·일 군사협력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꾼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미국과의 주일미군 재배치 최종합의로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군사동맹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다음달말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유사시와 주변지역의 긴급사태시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관계를 각각 정한 ‘미·일공동작전계획’ 및 ‘미·일상호협력계획’을 구체화할 것을 제안하기로 했다. 빠르면 내년 여름 새 계획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한반도나 타이완해협 유사시를 상정한다는 점에서 북한이나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의 사실상 용인에 따른 군사대국화를 의미, 한국측도 반발할 공산이 크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작전계획은 비공개로, 이 계획이 착착 진행되면 제3국들은 집단적자위권에 저촉되는지 검증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이 이를 제안하는 것은 대북(對北) 억지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중국과 타이완의 무력충돌 등에 대비하는 군사협력 방식의 세부사안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유사시나 주변사태시를 대비해 미국과 ‘미·일공동작전계획’ 및 ‘미·일상호협력계획’을 맺어 두었으며 자위대법과 유사법제, 주변사태법 등을 제정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taein@seoul.co.kr
  • ‘이라크 분할론’ 다시 고개

    이라크의 종파분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를 3개 이상의 자치주로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정치권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한때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서기도 했던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은 1일 뉴욕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이라크를 쿠르드와 시아파, 수니파 3개 지역으로 분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바이든 위원장은 “통합된 이라크는 분권화를 통해 지탱될 수 있다.”면서 “각각의 종파 및 종족 집단에게 자치권을 주면서 공통의 이해가 걸린 사안은 바그다드의 중앙정부가 담당케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엔 미국의 싱크탱크인 외교관계협의회(CFR)의 중동문제 전문가인 데이비드 필립스가 ‘이라크 권력 분할’이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라크를 독자적 행정기능을 갖는 5∼6개 자치주로 분할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필립스는 “남부와 중부 시아파 지역이 2∼3개 주를 구성하고, 수니파 지역인 서부 및 중부 일부가 또다른 주를, 북부의 쿠르드 지역과 바그다드가 각각 한 주로 편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만들어진 이라크 헌법도 종파 및 종족별 자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하지만 석유자원이 거의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수니파가 자치안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이라크 석유 대부분이 시아파 지역인 남부와 쿠르드족이 많은 북부 유전지대에 매장돼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자치안이 시행될 경우 석유 생산으로 생기는 막대한 부를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가져가게 될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 바이든 위원장도 이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하면서 수니파 지역에 모든 세입의 20%를 보장하도록 헌법 일부를 수정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필립스도 석유 수입을 인구비율에 따라 연방주들에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라크 분할론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후인 2003년부터 미국 내 일부 정치인과 학자들에 의해 제기됐지만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저항세력의 공격이 거세지고 종파간 유혈충돌이 심화되는 등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분할론을 바라보는 아랍권의 시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이들은 이라크 분할이 주변국가에 분리주의 움직임을 확산시켜 아랍세계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韓·中이 후회할 것’ 오만한 고이즈미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독도와 야스쿠니신사 참배 논란에 대해 보인 반응은 적반하장이다.“한국과 중국이 후회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절망감을 금할 수 없다. 일본 야당 원로인 와타나베 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보궐선거에서 패하고 나니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니냐.”고 고이즈미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고이즈미가 총리직에 있는 한 한·일 우호관계는 정상궤도로 돌아오기 힘든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걱정스럽다. 임기를 5개월 남긴 고이즈미는 공직사회 개혁으로 인기를 얻어 역대 3위의 장수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집권 5년 평가 여론조사의 외교 부문에서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하고, 영토분쟁을 일으키면 반짝 관심을 끌 수 있겠지만 결국 국익에 해롭다는 사실을 일본 국민 스스로 알고 있는 셈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총리가 주변국과 정상회담을 갖지 못할 정도로 독불장군식 행보를 계속해서야 되겠는가. 중국은 일본과 4년 이상 정상회담을 피하고 있으며, 한·일간 셔틀 정상회담마저 당분간 열리기 어려워졌다. 한·일, 중·일 정상외교가 중단된 것은 고이즈미 때문이라고 보는 게 국제사회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고이즈미는 “외국의 정상과 대화해 보면 ‘고이즈미 총리의 말이 옳으며 한국과 중국이 이상하다.’고 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일본내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인사들을 향해서도 “토론하면 어느 쪽이 이상한지 알 것”이라고 충언을 수용할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고이즈미의 인식이 근본부터 바뀌지 않으면 정상들이 만나봐야 결과는 뻔하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독도 특별담화를 ‘국내정치용’으로 폄하하는 일본의 반응이 기분 나쁘다. 아베 관방장관은 한국측이 5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강경해질 것이라며 한·일간 배타적 경제수역(EEZ) 협상을 지방선거 후로 미루도록 지시했다. 그같은 천박한 대응으로는 국제사회 리더로서 일본의 미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
  • 청일전쟁 ‘다시보기’

    청일전쟁 ‘다시보기’

    청일전쟁(1894∼1895).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을 두고 맞붙은 전쟁이다. 동학혁명에 당황한 조선정부가 청나라에 원병을 요청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일본도 덩달아 군대를 보내 청나라를 도발한 끝에 벌인 전쟁이다. 대개 이 전쟁에 대한 1차적 평가는 ‘일본이 드디어 마각을 드러냈다.’는 것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면 ‘제 나라 분란 막자고 남의 나라 군대까지 불러들인 조선 지도층의 한심함’ 정도다. 그런데 이런 평가에는 한가지 전제가 깔려 있다. 바로 동학혁명에 대한 믿음이다. 동학혁명이 청나라·일본 두 외세의 방해가 없이 성공적으로 완수됐다면, 그래서 조선땅에 새로운 정치체제가 들어섰다면, 조선은 망국의 설움을 겪지 않았을런지도 모른다는 것. 역사에 가정은 없다는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정말 그랬을까라고 되묻는다면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용과 사무라이의 결투’(리북 펴냄)는 그런 점에서 주목되는 청일전쟁 연구서다. 강성학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그가 소장으로 있는 평화연구소 소속 연구교수 등 10여명이 참가했다. 이는 (비록 형식뿐일지라도) 독립적이고 동등한 행동단위로서의 국가를 설정한 뒤 이들간 현실적인 힘의 관계를 다루는 ‘국제정치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을 의미한다. 당연히 우리의 입장에서, 침략의 피해자임을 부각하는 ‘국사’의 접근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편저자인 강성학 교수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되묻는다.“동학혁명이 성공했다 한들, 근대 정치의식과 체험이 부족했고, 강대한 외국들과 교섭할 수 있는 근대적 외교기술도 부족했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뒷받침할 물리적 힘이 너무도 부족하지 않았던가.” 이는 제국주의란 것이 무슨 대단한 ‘악마적인 계획’이라기보다, 영토보전과 세력균형을 추구하는 국가들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하나의 결과일 뿐이고, 그렇다면 역사에서 흔히 보아오던 국가의 흥망성쇠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최근 서구 학계의 해석과 비슷하다. 그렇다해서 단순히 ‘먹힐만 하니까 먹혔다.’는 뜻은 아니다.‘그러지 않았다면 이랬을 텐데’는 식으로 실패한 동학혁명의 환상에만 매달려 있을게 아니라, 냉철한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그렇기에 청일전쟁의 해석은 더 중요해진다.‘조선에 대한 일본의 침략야욕’,‘조선의 한심한 대응’으로만 보면 ‘믿지 말자 일본’,‘핫바지론’ 밖에 안 나온다. 대신 청일전쟁은 세계사적으로 의미있는 동아시아 패권전쟁으로 해석돼야 한다. 일본이 수행한 50년전쟁(1894∼1945)의 시작으로,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뒤흔든 일대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지금 더욱 필요하다. 왜냐면 한국·중국·일본이라는 국가가 있고, 미국·러시아 등 강대한 해외세력들이 끊임없이 개입하고 있는 동아시아의 현재 상황은, 기본적으로 청일전쟁 당시의 상황에서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일본이 독도와 댜오위타이와 북방4개섬을 놓고 주변국과 다투고, 이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중국도 중화의 영광을 되살린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게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독도기점 새 EEZ설정 ‘힘 겨루기’

    한·일 양국이 22일 ‘서울 담판’에서 이르면 다음달 중에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교섭을 재개키로 합의함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양국간 EEZ 교섭은 2000년에 중단된 지 6년 만에 열리는 셈이다. 현재로선 국장급 교섭을 한다는 것만 정해졌으며, 개최 장소와 일정은 미정이다.EEZ란 해안선으로부터 200해리에 이르는 구간 중에서 영해인 12해리를 제외한 그 너머 부분을 일컫는다. 국가는 자기 EEZ 안에서 어업권, 해양광물자원개발권 등 해양과 관련된 경제적 이용에 관한 배타적 권리를 갖는다.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해역은 국가간 해역거리가 짧다는 점. 양국의 EEZ가 안 겹치려면 해역거리가 최소 400해리 이상이어야 하는데, 일부 동중국해 방향을 제외한 나머지는 길어야 400해리 이내여서 EEZ 경계획정 과정에서 주변국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다.따라서 이번 교섭에서도 최대 쟁점은 역시 독도일 수밖에 없다.1996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된 EEZ 협상도 일본이 울릉도와 독도의 중간선을 EEZ 경계로 하자고 고집하는 바람에 결국 결렬됐다. 사실 독도는 울릉도로부터 49해리(약 90㎞), 오키섬으로부터 96해리(약 180㎞) 떨어져 있어 중간선을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우리 수역에 포함된다. 하지만 일본의 ‘도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EEZ 교섭에서는 우리 정부가 독도를 기점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실제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이와 관련,“2000년까지 제시한 안이 유효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독도를 기점으로 하는 문제를 현재 법률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변경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결국 일본이 독도 영유권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번 EEZ 협상도 6년 전과 마찬가지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긴장속 독도] 日 ‘동아시아 싸움닭’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해양 측량선이 우리측의 나포 경고에도 불구하고 독도 주변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무단으로 침입, 수로측량을 강행할 분위기다. 18일 교도통신이 독도 주변 해역을 탐사할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이 이날 도쿄를 출발했다는 보도도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일본의 ‘무리수’는 일본외교전략의 일환으로 알려져 접점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은 한국과 독도 영유권 문제에만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는 동중국해 가스전과 오키노도리 문제로 외교전쟁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와도 영토분쟁이 진행형이다. 이처럼 일본은 현재 주변국가 대부분과 영토문제 등으로 동시에 다투는 ‘동아시아의 싸움닭’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일본 외교가 이처럼 공격적인 모습으로 변한 것은 패전 60주년을 맞이했던 지난해부터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외교목표로 ‘국민을 지키는 외교’‘선두에 서는 외교’‘주장하는 외교’를 선언했다. 2차대전 패전국의 멍에 때문에 60년간은 움츠려 있었지만, 이제는 공격적인 외교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공세외교로 대전환이 이뤄진 셈이다. 일본의 한 외교전문가는 18일 “앞으로도 공세적인 외교정책은 총리가 누가 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변국과 충돌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일본이 한국의 강한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도주변 수역의 수로측량을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도 이같은 공세외교의 산물이다. 이날 해상보안청의 측량선이 도쿄를 출발, 독도주변 수역 측량에 나설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흘렸다. 이는 오는 6월 국제회의에 앞선 명분 축적 의도로 보이며, 실제로 일본측이 20일 조사를 강행할 경우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taein@seoul.co.kr
  • 권원순 교수가 본 ‘러시아 경제사’

    권원순 교수가 본 ‘러시아 경제사’

    러시아는 한반도와 인접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아주 먼 나라이다.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러시아라는 말 대신에 소련이란 말이 쉽게 쓰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동북아 시대를 논하는 이 시기에도 이렇다니 러시아는 그만큼 우리에게 인식의 거리와 마음의 거리가 아주 먼 나라이다. 브릭스 국가 중 하나인 러시아는 2030년경에는 경제적으로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이다. 지정학적 요인이나 지경학적 요인들을 따져 보지 않아도 우리의 주변국이면서 이웃국가인 러시아는 우리가 이해하고 인식해야 할 중요한 국가이다. 최근 번역 출판된 ‘러시아경제사’(한길사)는 비록 통사적 관점에서 기술된 책이기는 하지만 러시아 이해의 지평을 넓혀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서방 학자들에 관점에서 출간된 몇 권의 책들은 소련에 초점을 두고 이데올로기를 벗어던지지 못 한 채 기술된 소련경제사들이어서 주로 러시아혁명 이후부터 소연방시기를 한정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1917년 10월 혁명을 기점으로 고대부터 혁명까지와 혁명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서방학자들의 소련경제사의 시기적 제약을 뛰어넘고 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이 책은 고대 동슬라브인의 원시경제부터 시작, 최근의 푸틴 정부에 이르기까지의 러시아 경제발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경제사의 관점에서 통사적으로 다루고 있다. 게다가 이 책은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자료들을 바탕으로 러시아 경제사를 정리하여 기술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고대부터 혁명시기까지 러시아경제사 부분의 기술이 돋보인다. 이중에서도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왕정 하에 실시된 경제개혁의 내용들이 관심을 끈다. 이외에도 이 책은 경제사의 서술에 있어서 경제활동과 생활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출판된 새로운 자료들과 여러 가지 이유로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출판되지 못했던 저자들의 자료를 활용하여 러시아 학자가 내재적인 관점에서 러시아의 문헌을 기초로 경제사를 분석하고 해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원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러시아 경제사에서 나타난 ‘개혁의 사슬’을 분석하고 기술하고 있기는 하지만 책 전체에서 흐르는 경제사에 대한 일관된 시각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러시아에서 일어난 주요 역사적 과정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나,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러시아 경제사를 좀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기에 훌륭한 책이라 평가할 만하다. 이 책의 저자 치모시나는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에서 러시아 경제사에 관한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인 일련의 강의와 연구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러시아 경제사’의 저술에 대한 공로로 1998년에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교의 국제관계재단 상과 샤디예프 국제재단 상을 받았다. 이 책은 러시아 경제발전사를 총망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경제사를 서로 교체되는 일련의 개혁들로 파악하면서 경제생활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러시아의 정치·사회 등 폭넓은 범위에 걸쳐 풍부한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어 러시아 이해를 위한 교양서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러시아 경제체제 개혁의 성격과 향방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좋은 계기를 제공할것으로 생각된다. <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 日탐사선 우리측 EEZ 무단탐사 통보 파문

    日탐사선 우리측 EEZ 무단탐사 통보 파문

    일본 정부가 우리 영토인 독도에 대한 국제분쟁화 기도에 노골적으로 나서고 있어 가뜩이나 경색된 한·일 관계에 큰 파문이 일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14일 “일본 해상보안청이 우리의 EEZ(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 14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수로 측량 활동을 하겠다는 내용을 국제수로기구(IH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일측이 제시한 수역은 울릉도 동쪽 약 30∼40리 해리지점의 독도 인근까지 포함된다. 일본의 이같은 ‘계산된’도발은 초유의 일이다. 14일 현재 일본 탐사선의 출항 또는 독도 인근 해역에서의 출현 기미는 보이지 않았지만, 일측이 EEZ 진입을 강행할 경우, 한·일간 해상 충돌가능성도 대두된다. 외교통상부 유명환 차관은 오후 2시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우리 EEZ내 탐사계획 취소를 촉구하고 “허가 없는 탐사 강행은 무단 영해 진입”이라며 강력 항의했다. 또 “만약 일본이 이를 강행한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요할 경우 나포까지 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엔해양법협약상 해양조사를 할 경우 연안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246조), 허가없이 EEZ를 침범할 경우 연안국은 이를 정지(253조)시킬 수 있다. 우리 해양과학조사법에도 외국 선박이 EEZ에 무단 진입해 조사를 할 경우 정선·검색·나포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오시마 대사는 이에 대해 “(탐사대상 수역이)일본의 EEZ”라고 밝혔다. 일본은 독도를 자국땅으로 기정사실화하면서 독도와 울릉도의 중간선을 양국의 EEZ 경계선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2000년까지 4차례 EEZ 경계획정 회담을 개최했으나 타결하지 못했다. 일본의 이번 도발은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일본 보수우익 세력, 특히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국내 지지율 제고를 위한 치밀한 꼼수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주변국 외교를 비판하고 있는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 지지율이 급상승한 데 따른 자국 보수세력 자극하기란 관측이다. 실제 아베 관방장관은 14일 오후 한국 정부의 항의·경고가 있은지 두시간 만에 기자회견을 개최,‘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이름)주변’이란 전제를 붙이며 “국제법상 문제가 없으며 한국측이 무슨 조치를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추규호 외교부 대변인은 “국제법을 자의적으로 왜곡한 일고의 가치없는 주장”이라며 “‘탐사’라는 이름의 불법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측에 있다.”고 공격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29일 고교 교과서를 검정하면서 러시아·중국과의 영토문제를 거론하는 동시에,‘독도=일본 땅’임을 명확히 표현할 것을 출판사측에 요구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국의 강한 반발을 유도, 한국이 실질 점유 중인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상황 진단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열고 “일본측이 우리 정부 허가없이 우리의 EEZ로 진입할 경우 국내법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對韓갈등 안돼” 일침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 새 대표에 정계의 풍운아’ 오자와 이치로(63) 의원이 7일 선출됐다. 신임 오자와 대표는 멀리서 보면 웅장하면서도 부드럽지만 가까이 가면 거칠고 험한 일본 제1봉 후지산에 비유되곤 하는 인물이다. 지난해 9월 세대교체의 바람을 일으켰던 43세의 마에하라 세이지 전 대표가 반년만에 엉터리 폭로 문제로 낙마하면서 장로(長老) 대망론으로 ‘역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는 이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중시, 아시아 외교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한·중과 갈등을 빚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외교면에서 확실한 선을 그었다. 192명의 민주당 소속 중·참의원 가운데 191명이 참여한 이날 선거에서 오자와 대표는 119표를 얻어,72표를 얻은 간 나오토 전 대표를 크게 앞섰다.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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