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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기 특파원 도쿄이야기] 찜찜한 日 방위체제 점검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은 15일 도쿄 남부 이즈오시마 해역에서 실시한 사흘간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훈련을 마쳤다.PSI훈련에는 일본·미국·영국·프랑스·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 등 7개국이 참가했다. 일본의 PSI훈련 주최는 2004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일본의 방위점검 태세는 대단하다. 지난 10∼17일 실시됐거나 되는 굵직한 합동군사훈련만 네 차례다. 물론 이후로도 줄을 잇는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미 10∼13일 미국 해군과 정기훈련의 일환으로 오키나와 해역에서 잠수함 공격을 막기 위한 ‘대잠특별훈련’을 시행했다. 또 12일 미국 태평양함대 항공모함인 키티호크와 합동으로 이오지마 부근에서 키티호크에 함재한 전투기의 이착륙 훈련을 했다. 특히 일본·미국·호주 3개국은 17일 규슈 서쪽 동중국해에서 처음으로 합동군사훈련을 갖는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3개국의 국방담당 각료회의의 결과다. 참가국별로 P3C 해상초계기를 파견, 쌍방의 통신과 해상 수색구조 활동, 가상해전 등의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게다가 오는 12월 미국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탄도미사일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곤고호’에 탑재한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SM3)의 발사 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다. 미국 이외의 SM3 발사시험은 처음이다. 다음달 도쿄 한복판에서 패트리엇 미사일(PAC-3) 부대 이동 등의 훈련도 실시한다. 일본은 군사훈련 때마다 방위체제 점검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대외명분으로 내세운다. 합동군사훈련을 동맹강화의 실질적인 촉매제로 삼는 듯싶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PSI 훈련처럼 “특정 국가를 상정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에 대비한 ‘가상훈련’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적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중국·북한·러시아 등이 일본의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점에서 쉽게 드러난다. 결국 일본 스스로 안정과 평화를 핑계로 아시아 해양축을 구축하려는 방위체제가 오히려 주변국을 자극해 지역의 긴장과 불안을 증폭시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hkpark@seoul.co.kr
  • 후진타오 “개방 촉진·평화 발전 길 걸을 것”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위대하고 역사적인 전환을 성공적으로 실행, 사회주의 중국은 거인처럼 세계의 동방에 서게 됐습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2기의 문을 자신감으로 열었다.15일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간부터 베이징 인민대회당은 2시간20분여간 그의 목소리로 울렸다. 그는 지난 5년간 자신의 1기 집권기에 대해서도 모자람 없는 점수를 매겼다.“16차 당대회 이후 당 중앙이 내린 결정이 전적으로 정당했다는 것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선언했다. 자신감의 절정은 타이완 문제에 대한 언급에서였다.“양안(兩岸) 통일은 위대한 부흥을 향해 나아가는 중화민족에게 반드시 이뤄지게 돼 있는 역사적 필연”이라는 대목에서 2270명의 참석자들은 40여차례의 박수 가운데 가장 길고 큰 소리로 호응했다. 후 주석은 이어 타이완에 평화협정을 공식 제안했다.“적대적 상태를 정식으로 끝내는 문제를 협상해 새 지평을 열 것을 정중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타이완을 본토로부터 분할하려는 시도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이 사상 처음으로 공산당 소조 회의를 외신에 공개한 것도 자신감의 발로다. 개막식 종료 직후부터 외신 기자들에게 영문·중문으로 된 휴대전화 메시지를 연달아 20여통이나 보내며 소조 회의 일정을 안내했다. ‘위대한 중화민족 부흥´으로 투영됐던 후 주석의 자신감은 오전 11시30분쯤 ‘보고’가 끝나고 냉엄한 현실과 맞닥뜨린다. 자리로 돌아온 뒤 주석에게 악수를 건넨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집권 2기에도 권력을 분점해야 하는 ‘동업자’이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기자들 사이에선 사실상 인사를 둘러싼 둘 사이의 줄다리기는 장 전 주석의 승리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했다. 후 주석에 이어 두 번째로 행사장에 들어선 장 전 수석은 주석단 맨 앞줄 후 주석의 옆자리에 앉아 내내 꼿꼿한 자세로 보고를 경청했다. 후 주석은 “개혁·개방이 정확한 항로를 따라 파도를 헤가르며 전진하도록 인도했다는 점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면서 장 전 주석의 ‘3가지 대표´ 이론을 치켜세웠다. 개막식에는 장 전 주석 이외에 리펑(李鵬)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 은퇴한 3세대 지도부를 비롯한 원로 57명이 특별대표 자격으로 대거 참석, 중국 공산당에서 원로의 위치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주석단 자리에는 이덕수(李德洙·64)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주임과 전철수(全哲洙)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 서기가 포함돼 있었다. 이밖에 남녀 각각 3명의 조선족 남녀는 대표단석에 자리를 잡았다.5년 전보다 12명이 늘어난 소수민족 대표는 242명으로 전체인원의 10%를 차지했다. 한편 후 주석은 대내외 개방을 촉진할 것이며 이를 위해 대외투자 및 대외협력 방식의 혁신, 기업의 국제화 경영 지원, 자유무역 전략과 양자 다자간 경제무역 협력 강화 방침 등을 밝혔다. 군대의 혁명화·현대화·정규화 방침도 제시했다. 기계화·정보화의 복합발전을 가속화하는 한편 예비역 부대 수준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국제관계에 대해서는 “평화 발전의 길을 걸을 것이며 호혜상생의 개방전략, 주변국과의 선린우호 관계와 실무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통한 군비경쟁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jj@seoul.co.kr
  • 터키, 쿠르드반군 공습 개시

    터키가 심상치 않다. 중동 지역의 평화를 깨트리는 또 다른 ‘화약고’로 떠올랐다.11일엔 인접한 이라크 북부 접경지역에 공습을 감행했다. 쿠르드족 반군에게 앙갚음하기 위해서다.이라크는 물론 주변국가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랜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도 삐걱댄다. 반미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미 정치권, 특히 하원에서 터키의 역사를 왜곡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게 이유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집단 살해를 ‘대량학살(genocide)’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본회의 통과땐 보복 가능성 아르메니아인 집단살해는 1915∼23년 오스만 튀르크(터키) 제국에서 집권한 청년 튀르크당이 자국 내에 살던 아르메니아인 150만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터키는 당시 사건이 내전상황에서 발생했으며 터키인도 많이 희생됐다는 점을 들어 ‘조직적인’ 학살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이 문제는 특히 터키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데 걸림돌이었다. 때문에 터키와의 관계악화를 우려한 부시 대통령과 행정부는 결의안 통과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결의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부시 대통령의 승인에 관계없이 효력이 발생한다. 앙카라의 미 대사관과 이스탄불의 미 영사관 앞에는 수백명의 반미 시위대가 몰려 결의안을 비난했다. 반미 감정이 번지자 미 대사관은 터키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주의령을 내렸다. 압둘라 귈 대통령까지 나서 “일부 미국 정치인들이 국내 정치의 저급한 게임을 위해 큰 이슈를 희생시키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의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터키가 미국에 실질적인 보복을 취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터키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하원이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키자 군사교류는 물론 중동과 서유럽을 잇는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 협상도 끊었다.현재 이라크로 가는 미군 병참지원의 70% 이상이 터키를 거치고 있으며, 남부에 있는 인시리크 미 공군기지가 폐쇄되면 미국은 치명타를 입는다.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11일 이라크 국경 인근인 터키 산악지대 시르나크의 쿠르드족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 ●‘이라크 월경(越境)’의회 요청 터키의 민영 뉴스 통신사인 도간통신은 이날 터키군 소속 F-16,F-14 전투기와 코브라 헬기가 시르나크의 쿠르드족 반군 은거지를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는 이미 전날(10일) 이라크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 반군 소탕작전을 펼 수 있도록 의회의 승인을 요청했다.미국은 “상호협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며 애매한 입장을 보인 터여서 주변 지역엔 짙은 전운(戰雲)만 감돌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후진타오 계승자’ 리커창 주목

    ‘후진타오 계승자’ 리커창 주목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베이징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오는 15일 열리는 대회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집권2기가 본격 출범할 뿐 아니라 차세대 중국을 이끌 제5세대 지도부의 윤곽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주변국들이 쏟는 관심도 지대하다. 베이징 외교가에는 인사를 둘러싼 여러 소문이 갈수록 더해지는 양상이다. 17대 당대회는 ‘후진타오의 시대’를 열어가는 길이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최근 회의를 통해 후 주석의 성명을 채택하면서 “대세에 따를 것”을 새삼 강조했다. 후 주석은 성명에서 “중앙정치국은 민주 집중제와 회의제도, 업무 규정을 관철시켰으며 중대사안에 대한 집단 토론 및 결정 시스템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후진타오 집권2기 친정체제 구축 후 주석은 그간 소리없이 집권2기의 기반을 다져왔다. 우선 인민해방군 고위층을 대거 물갈이하면서 군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군 최고위직인 총참모장에 천빙더(陳炳德·66) 총장비부장을 전진 배치하는 등 권력의 한 축인 인민해방군에 대한 인사를 매듭지었다. 쉬치량(許其亮·57) 공군 부참모장이 공군사령관으로, 우성리(吳勝利·59) 부참모장을 해군 사령관으로 승진시켰다. 이와 함께 베이징군구 사령관에 팡펑후이(房峰輝·56) 광저우군구 참모장을 승진 발령하는 등 7대 군구 중 5대 군구의 최고위 책임자를 갈아치웠다. 베이징의 한 군사전문가는 “정치형 군인을 지양하고, 해당 분야에 정통하고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전문가 위주로 인사를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전임자의 의견을 반영해 내부 승진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변 권력기반을 다져가는 동시에 17대 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정치이념을 당의 사상 지침으로 공식화하고 나면, 후 주석은 전임 장쩌민(江澤民)의 그늘에서 벗어나 더욱 강력한 추진력으로 본격적인 ‘후의 시대’를 펼쳐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후주석의 든든한 지지 업어 무성한 하마평 가운데서도 리커창(李克强·52)에 쏠린 관심과 이목은 압도적이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단 진입 후보 1순위여서만은 아니다.17대 당대회를 통해 ‘후진타오의 계승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차세대 중국을 이끌 5세대 영도자를 통해 내일의 중국을 내다볼 여지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리커창은 후 주석의 든든한 지지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1993년 후 주석의 지원에 힘입어 공청단 최고위직인 중앙 제1서기를 맡는 등 16년간의 공산주의청년단 생활로 그는 공청단 내부에서 기반을 탄탄하게 해왔다. 특히 랴오닝(遼寧)성 당 서기를 맡으며 추진해온 ‘동북진흥(東北振興)’에 더욱 속도를 내면서 후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균형 발전’의 첨병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에 남아 있던 권력이 자연스럽게 베이징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베이징대 법대 출신인 리커창은 인문·사회분야 관리자가 늘어가고 있는 중국의 추세와도 맥을 같이한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 9명과 정치국원 25명 가운데 85%가 기술관료 출신임을 감안하면 큰 변화의 단초로 여겨진다.‘소프트 랜딩’을 위해 새로운 통치 엘리트 그룹이 요구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jj@seoul.co.kr ■ 용어 클릭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당 최고권력기관으로 5년마다 중앙위에서 소집한다. 대표는 당의 중앙기관과 지방의 각급 대표대회에서 간선으로 선출한다. 당의 주요정책을 토의, 결정하며 당장(黨章) 개정 및 중앙위, 중앙기율검사위의 보고를 청취·심의하고 위원을 선출한다.
  • [오늘의 눈] 북핵실험 1년과 6자회담·남북정상회담/김미경 정치부 기자

    북한이 핵실험으로 전세계를 놀라게 한 지 9일로 꼭 1년이 됐다.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관련 금융제재를 풀라며 2005년 11월 이후 북핵 6자회담 참여를 거부했고 결국 이듬해 10월 핵실험이라는 벼랑끝 초강수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지난해 10월 말 6자회담 북·미 수석대표를 베이징으로 불러 대화를 유도했다. 오랫동안 단절됐던 북·미간 대화가 극적으로 재개된 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13개월 만에 6자회담이 재개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6개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본격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어 2월에는 영변 핵시설 폐쇄 등 비핵화 1단계 이행 조치를 담은 2·13합의가 탄생했다. 그러나 2·13합의 이행은 예상대로 쉽지마는 않았다.BDA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갈등은 가시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6자회담이 한 차례 공전하기도 했다. 북핵 외교가에서는 북·미간 신뢰 부족을 지적했고,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은 러시아 등의 도움으로 BDA문제를 전격 해결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영변 핵시설을 폐쇄했다. 이어 지난달 초 북·미 제네바 회동에서 ‘연내 불능화·신고 이행 및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라는 ‘빅딜’이 이뤄졌다. 이는 지난 3일 채택된 10·3합의로 이어져 연말까지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때마침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7년 만에 지난 2∼4일 평양에서 열려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도출함에 따라 바야흐로 비핵화 진전과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난 1년간 6자회담 과정을 지켜본 결과, 북한과의 관계는 서두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비핵화 2단계를 넘어 완전한 핵폐기로 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평화체제 구축도 주변국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정치적 이벤트가 아닌, 후세에게 떳떳하게 물려줄 수 있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현 정부는 물론, 다음 정부도 마음 속에 새겼으면 한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외교·안보 중심축, 통일부→외교부로”

    ‘정부부처간 통폐합을 적극 유도하는 대(大)부처주의를 지향해야 한다.’‘외교·안보정책의 중심축이 통일부에서 외교통상부로 바뀌어야 한다.’ 9일 서울 중구 만해NGO교육센터에서 행정개혁시민연합이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한 ‘차기정부 정부조직개편-외교·안보·사회질서 부문’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들이 제안한 내용이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달 4일 ‘최고정책결정 및 총괄지원 부문’에 이어 두번째로 열렸다. 토론회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조직·인원 축소 ‘대부처주의’ 바람직 한성대 이창원 교수팀이 지난 5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구간 ±3.1%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49.1%는 ‘공무원 수를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공무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16.7%에 불과했다. 또 정부부처의 수도 ‘줄여야 한다.’(51.1%)가 ‘늘려야 한다.’(8.7%)는 의견보다 6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정부조직·인력 확대는 공공지출의 낭비는 물론, 민간부문에 대한 불필요한 개입과 간섭도 늘릴 수 있다.”면서 “때문에 차기정부에서는 조직세분화에 따른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유사한 기능을 가졌거나 업무를 수행하는 부처끼리 통폐합하는 ‘대부처주의’를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이어 대부처주의가 선진국에서도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01년 ‘1부 22성·청’에서 ‘1부 12성·청’으로 축소했으며, 공무원 정원도 2000년 114만명에서 2005년 62만명 수준으로 감축했다. 독일도 최근 10년간 정부기관 수는 18.5%, 공무원 수는 8.8% 각각 줄였다고 밝혔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통폐합을 통해 중앙행정기관 수를 현재 2원·4실·18부·4처·18청·10위원회 등 56개에서 1원·5실·13부·14청·2위원회 등 35개까지 축소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하면 장·차관 등 정무직 수도 현행 113개에서 83개로 30개 직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설문조사에서는 차기정부에서 역할과 기능이 강화돼야 할 부처로 ▲보건복지부(29.1%) ▲과학기술부(26.9%) ▲외교통상부(24.5%) 등이 꼽혔다. 축소·폐지해야 할 부처로는 ▲국정홍보처(36.6%) ▲여성가족부(33.4%) ▲교육인적자원부(26.9%) 등의 순이었다. ●통일부·외교통상부 통합해야 현재 외교·안보조직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 통일부, 외교통상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다원화돼 있다. 참여정부 들어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자리매김한 NSC와 장관이 NSC 상임위원장을 연이어 맡은 통일부의 위상이 각각 강화됐다. 특히 통일부는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75% 늘어나 정부부처 중 기획예산처(79.2%)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반도의 특수성을 반영한 한시 조직인 통일부의 역할 강화는 관련 부처와의 업무 중복 및 비효율 등의 문제를 낳고 있다.”면서 “외교·안보정책의 중심축을 통일부에서 외교통상부로 전환하는 대신, 통일부는 남북 교류업무만을 조정하는 ‘남북관계조정처’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통일부를 축소해도 통일교육은 교육인적자원부, 남북경협은 산업자원부, 사회문화교류는 문화관광부 등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도 “현재 외교통상부는 외교, 재외국민 보호, 통상교섭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통일부는 대북 협상·협력, 탈북자 지원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있고,6자회담 등 주변국과의 공조도 중요해지는 만큼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구 일원화가 업무효율성 높인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사회질서 및 재해·재난 관련 조직 등에 대한 개편도 주문했다. 이 중 사회질서 유지기능은 현재 국가정보원,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비상기획위원회, 국방부, 법무부, 경찰청 등에서 수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특히 “인권위·청렴위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무부로 기구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국가경찰청과 각 시·도 자치경찰청을 분리하되, 해양경찰청을 국가경찰청에 통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재해·재난 업무와 관련, 이 교수는 “재난관리 핵심기능을 통합한 ‘국가재난관리본부’ 또는 ‘국토안전부’를 신설해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현장대응 기능은 ‘국가소방청’을 설치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평화분야 3대쟁점] (하) 군사적 신뢰·군축 로드맵

    [2007 남북정상선언 평화분야 3대쟁점] (하) 군사적 신뢰·군축 로드맵

    북한의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이 본격화하고 남북 정상이 한국전쟁 종결을 위한 3∼4자 정상회담을 제안함에 따라 조만간 평화체제 전환의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리란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군과 안보 전문가들은 조심스럽다. 평화체제란 정전상태를 항구적 평화상태로 바꾸는 과정인 만큼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군사적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 자체가 남북을 포함한 전쟁 당사국들이 새로운 ‘군사협정’을 맺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평화협정 맺어도 ‘행동´ 따라야 문제는 평화협정을 맺더라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실속 없는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어디까지나 평화체제 구축의 ‘수단’이자 ‘형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평화체제 구축에 수반되는 군비통제 정책을 조율할 범정부적 ‘컨트롤 타워’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외교·안보 소식통은 “군비통제 문제는 남북관계를 넘어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라는 거시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중대 사안”이라면서 “국방부 등 개별부처 소관으로 남겨둬선 통일된 정책수립이 어렵다는 건의가 여러 경로로 청와대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 각국이 군비통제기구를 대통령 직속이나 총리실 산하에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국방·외교·통일부에 팀(과) 단위로 3원화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연구원(KIDA)은 올해 상반기 청와대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군비통제실을 설치하고, 총리실 산하에 군축 검증기구를 두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 대비 전력증강도 논란 소지 주목되는 사실은 긴장완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접근법이 ‘선 신뢰구축·후 군비감축’인 반면 북한은 ‘선 군비감축·후 신뢰구축’이란 점이다. 일정한 신뢰가 조성된 뒤에야 본격적인 군비감축이 가능하다는 게 상식이지만, 북한 주장도 불가피한 구석이 있다. 군사력이 객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선 군사적 투명성보다 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상대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유럽의 군비통제 모델인 ‘선 신뢰구축’ 기조를 한반도에 적용하기는 무리”라면서 “사안에 따라 ‘신뢰구축과 군축의 동시진행’ 등 신축적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군비통제의 기본틀에 합의하더라도 실질적 긴장완화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뢰구축의 핵심인 전방부대 후방배치의 경우 이질적인 사회 시스템이 걸림돌이다. 사실상의 ‘병영국가’인 북한은 언제든 전방 사단을 후방으로 옮길 수 있는 반면, 우리는 주민 동의와 보상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군사력 감축은 더욱 간단찮다. 복잡한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할 뿐더러 주변국의 위협에 대비한 우리 군의 전력증강 사업을 북한이 용인할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북·미수교 땐 주한미군 문제 쉽게 풀릴 가능성 유엔사령부 문제도 민감한 사안이다. 평화협정 체결로 법적 해체수순을 밟게 되는 유엔사의 미래에 대해선 이해당사자마다 입장이 엇갈린다. 신속기동군 전환을 노리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부담을 덜기 위해 유엔사 역할강화론을 제기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평화협정 체결을 전후해 한반도 평화보장기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엔사를 북·미 적대관계의 상징으로 간주해 해체를 요구해온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주한미군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평화협정 체결 뒤에도 ‘지역 안정자’ 역할을 위해 한반도에 주둔해야 한다는 게 한·미 양국의 입장이지만 기회마다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해온 북한의 태도는 완강하다. 다만 ‘통일 뒤에도 미군 주둔을 용인할 수 있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 등으로 미뤄 북·미수교가 이뤄진다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좌담-“해주·개성 동시개발 힘분산 우려”

    좌담-“해주·개성 동시개발 힘분산 우려”

    남북은 ‘2007 남북정상선언’을 통해 경제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경제공동체로 나아가는 전단계로서, 전면적인 경제관계의 선언”이라고 자평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5일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 교수와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간 대담을 마련, 경협 분야 합의내용에 대한 평가와 성공적 이행을 위한 과제 등을 점검했다. ▶경제협력 합의내용에 대한 총평은. -조동호 교수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추상적 개념이었던 데 비해 이번에는 경제협력의 지역이 넓어졌고, 업종도 다양화됐다. 사업내용이 구체화된 것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경제협력을 통해 평화를 일궈 내겠다는 접근 방식이 경협과 평화를 동시 추진한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해주 개발은 특히 해주가 군항이고 북한의 서해사령부가 있어 단순한 경협 확대뿐 아니라 군사긴장 완화라는 의미를 갖는다. -홍순직 수석연구위원 그동안 경협 과정에서 가능성만 제기됐던 사항들이 대부분 채택되거나 언급됐다. 이러한 사안들이 양측 정상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은 합의안에 대한 실천력을 보장한다. 기업들이 꾸준히 제기했던 통행과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 해결에 북측이 적극 나설 것으로 본다. 한 번의 시험운행으로 그쳤던 철도 운행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개성공단의 물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조 교수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를 확대하면서 위원장을 경제부총리로 격상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대북문제는 통일부가 주도하면서, 경제 부처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경제부총리가 경추위 위원장이 되면 지금보다 경제관련 부처가 적극 관여해 경제적 시각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게 된다. -홍 위원 임기말 대통령이 너무 많은 조항에 합의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차기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했다는 측면을 높이 사고 싶다. 차기정부도 경의선 철도 복원 및 개보수, 개성공단·해주특구 활성화 등을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다. 동북아 물류중심으로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조 교수 정책의 일관성을 지적했는데, 과연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이번 회담 결과는 현 단계에서 가능한 모든 합의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다음 정부에서도 추진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있는 과제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까지 굳이 현 정부에서 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홍 위원 가이드라인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짐이 될 수도 있고,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누구의 치적이냐.’를 따지지 말고 발전할 수 있는 점을 생각해 낸다면 부담이 아닌 디딤돌이 된다. 특히, 사업이 연속성을 갖고 추진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항상 있었던 남북 관계의 냉각기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경협과 관련해 아쉬운 점과 문제점은. -조 교수 정부가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시장 자율과 규제 철폐를 강조하면서, 대북 문제는 무조건 주도하려고 한다. 물론 안보 문제나 서해평화수역 같은 부분은 당연히 정부가 나서 환경을 조성해야 하지만, 특정 사업까지 정해 추진하는 건 문제다. 일부 기업이 백두산 관광을 추진했지만, 경제성이 없어 포기했다. 조선 협력도 일부에서 검토하다 실익이 없어 진행되지 못했다. 문제는 정상간에 이같은 사항을 합의했다는 점이다. 정상간에 합의하면 경제성에 대한 검토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다. -홍 위원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민간기업들이 (경제성을 따져 보지 않고)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는다. 다만, 사업에 대한 시각이 제한적이었던 점은 아쉽다. 예를 들어 현재 개성관광이 성지순례 형태에 불과한데, 개성은 전체가 고려역사 유물이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백두산 관광에 매달릴 게 아니라 개성에 주목하면 역사문화탐방과 같은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조 교수 핵 문제가 배제됐다는 점은 결정적 약점이다. 물론 6자회담이 있는 상황에서 태생적으로 남북 양쪽이 핵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나. 총리회담이나 각종 경협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홍 위원 잠재적으로 내재된 위협까지 모두 조건을 달아서는 합의가 불가능하다. 함께 발전하자는 원칙이 중요하다. 지금도 정부가 북핵 문제 터지면 금강산관광 제한이나 식량지원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설사 정부가 안 해도 국민들이 개성공단 물건 안 사고, 금강산 관광 안 간다. 북한도 이런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 -조 교수 ‘우리민족끼리’ 논리도 지적하고 싶다. 민족주의적 시각이 개입되면 정치논리가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하고 싶어도 북측에서 민족논리를 들이대면 애매해지지 않겠나. 이같은 형태로 경협이 발전돼 ‘민족경제공동체’ 같은 개념으로 확대되면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과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 -홍 위원 세계화와 지역화는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어떤 방식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협을 평화 안보 해결 수단으로 생각했고, 북측은 경제적 지원만 원했지만 이같은 시각이 바뀔 것이다. 법 등 모든 것을 갖춰 놓고 일을 하려고 하면 북측과의 대화는 끊어질 것이다. ▶경협에 필요한 재원조달을 놓고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위원 재원조달과 관련해 산업은행이 60조, 통일부가 10조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시중 부동자금이 500조원 정도 된다. 시중유동자금을 생산자금화하면 국민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외국 자본 투자도 고려할 수 있다. 외국 자본 참여는 경협사업에 안정성을 담보하고, 남측에는 위험 분산 효과를 볼 수 있다. -조 교수 경협 투입 자금이 크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특히 몇 년을 두고 투자하는 상황에서 20조∼30조원은 큰 무리가 없다. 다만 국내에서 기업들 사이에 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북한에 진출한 특정 기업을 지원하면, 그 제품이 대부분 국내로 반입돼 경쟁사는 죽게 된다. ▶개성공단 확대와 해주특구 개발을 ‘윈-윈전략’으로만 볼 수 있나. -조 교수 먼저 해주 특구와 관련, 해주가 이렇게 빨리 개발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을 현실화시켰다는 점이 중요하다. 군사적 문제까지 함께 해결한 건 양측의 접근 방식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하지만 해주가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이어서 남북한은 물론 유엔사령부를 포함한 군사적 문제가 남아 있다. 기존 개성공단과 새로운 해주 공단간에는 불안요소가 잠재한다. 기업 입장에서 해주와 개성은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홍 위원 개성공단에 공장을 설립하면 최소한 가동은 보장된다. 이 공장에 납품하는 업체들도 함께 운영될 수 있다. 결국, 개성공단은 그 자체보다 원부자재 생산업체들에 실익이 있다. 국민 경제 전체로 봐서는 고용을 창출한다는 의미도 있고, 중소기업 지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오히려 개성공단의 확대가 시급하다. 전체 2100만평 중 1차로 100만평을 개발 중이나 이 가운데 실제 가동은 10만평도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해주까지 개발하면 힘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조 교수 맞는 지적이다. 하지만 개성공단 확대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개성공단에 1만 7000명이 일하고 있는데 벌써 인력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주민들이 다 직업을 갖고 있다. 결국 다른 공장에서 인력을 빼서 옮겨야 한다는 얘기다. 북측도 처음에는 정권차원의 사업이니까 숙련공을 지원했겠지만, 점차 노동자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다. 평양인구가 300만명, 개성이 30만명인데 해주는 이보다 적어 인력 부족이 더 심각하지 않겠는가. 결국 경협 지역 확대는 북한경제의 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한다. 현 경제구조에서는 북한도 무작정 경협을 확대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홍 위원 인력 문제는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올 11월에 인력교육원을 개성에 연다. 문제는 북측이 얼마나 제대로 교육을 받고, 원활히 진행되느냐다. 숙소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경협의 우선순위와 정부 지원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나. -홍 위원 역시 철도연결을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한다. 경공업과 지하자원 개발은 예정대로 추진하면 된다. 현대 같은 경우에는 백두산 관광이 있는데, 새로운 투자가 필요 없는 여름 관광을 먼저 시작하고, 겨울 관광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경협의 대전제는 3통 문제다. 군사보장 조치를 포함해 장애요인을 제거한 뒤 3통을 해결해야 투자환경이 안정적으로 조성될 수 있다. -조 교수 현정부의 남은 임기와 다음 정부 초기에 사업의 경제성을 면밀히 검토해 우선순위를 따지는 작업을 해야 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하거나, 너무 주는 것 같으면 국민 인식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남북 공동의 이익이 뚜렷하게 보이는 사업부터 해서, 국내외적 지지를 넓혀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실적 접근이다. 공동어로수역, 한강개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남북경협 진전 위한 묘책 찾아야

    ‘2007 남북 정상회담’ 합의사항의 실천 방안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경제협력 분야가 큰 이슈다. 정부는 구체적 후속조치를 서두르는 반면, 야당 일각의 회의적 시각속에 기업들은 아직 신중한 입장인 듯하다. 남북 공동번영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묘책을 찾으려는 적극적 자세가 긴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남북경협에 대한 정상간의 약속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해주특구 등 구체적 경협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비용과 시간, 주변국의 협력 등이 필요조건이다. 경협에 따른 비용만 해도 적게는 수조원에서, 많게는 60조원으로까지 추산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제약조건만을 들어 지레 경협에 대한 회의론을 키워서는 안 될 것이다. 경협이 일방적 대북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론 쌍방향 협력모델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가 `10·4 선언´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를 국민적 공감대를 다지면서 투명하게 진행하기를 거듭 당부한다. 국민부담으로 직결되는 데다 대부분 차기 정부에서 실천에 옮겨질 프로젝트인 까닭이다. 필요하다면 국회 동의 절차뿐만 아니라 여야 정당과 충분한 협의 절차를 밟기를 권고한다. 경협 로드맵은 `퍼주기 논란´을 우려해 얼버무릴 게 아니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할 사안이다. 대북 인프라 투자는 남북 상생을 위한 선(先)투자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건이 나은 우리가 남북협력기금 등 예산의 일정부분을 북한의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해 투자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협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남측 기업이 대북 사업을 통해서 북한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래서 북한의 발상의 전환 또한 긴요하다. 북측이 통신·통행·통관 등 이른바 3통 보장과 투자보장협정에 적극성을 보이기를 바란다.
  •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核포기↔테러국 해제’ 첫 관문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核포기↔테러국 해제’ 첫 관문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연말까지 북한 핵시설 불능화 및 핵프로그램 신고를 끝낸다는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을 만들었다. 이후 남북한 정상은 지난 2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머리를 맞대고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비핵화 이행의 속도가 빨라지면 그만큼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도 한층 커가고 있다. 그러나 조그만 상황 변화로도 방향을 틀어버리는 ‘북핵’의 민감성과 한반도 주변국들의 복잡다기한 이해관계를 감안하면 이같은 평화체제의 로드맵이 순항을 이어가 목표점에 도달하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핵화 이행, 북·미 신뢰 관건 6자회담 참가국들이 지난 3일 채택, 공식 발표한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은 핵시설 불능화 방법 및 핵프로그램 신고 대상,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 등에 대해 모호성을 노출,‘반쪽 합의’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변 원자로 등 3개 핵시설을 최소 1년 정도 불능화한다는 데는 합의했지만 이를 실현할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2차 핵 불능화 기술팀이 다음주 초 다시 방북, 북측과 벌이게 될 협의가 1차 관건으로 꼽힌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한 해명과 플루토늄을 핵프로그램 신고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점도 북·미간 갈등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UEP·플루토늄은 미국 강경파가 명시하지 말자고 해 잠정 합의 이후 채택 과정에서 문구가 수정된 것으로 안다.”며 “미국이 북한의 신고 과정에서 요구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시점도 북·미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합의문에는 ‘북·미 실무그룹 회의 결과에 기초한다.’로만 돼 있다. 언제까지라는 시점이 없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측의 핵폐기 의지를 확인했다지만 북한은 핵문제를 남한이 아닌 미국과 풀려고 하기 때문에 북·미간 신뢰와 합의 이행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체제 구축, 멀고도 험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종전 선언을 추진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나 평화체제는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과제를 던져준다. 비핵화 이행을 통한 북·미 관계 정상화, 그리고 관련 당사국들의 종전선언 합의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평화체제 협상 개시 시점에 대해 “비핵화가 돼 가는 것을 보며 해야 할 것”이라며 “선언문에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한 조항에 들어가 있는 데서 보듯 평화체제 논의는 비핵화가 이뤄지는 데 따라서 같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체제 문제는 이미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이은 2·13합의에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명시된 사항이다. 그만큼 6자회담 참가국들의 엇갈린 이해에 따라 표류할 소지가 높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평화기획실장은 “각국은 국익에 따라 3자 또는 4자,6자까지 평화체제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평화체제 앞에 놓인 험로를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바보들아, 문제는 외교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바보들아, 문제는 외교야/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공식수행원에 외교전문가가 없는 것을 걱정했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여의치 않았다면 그 밑의 고위급 전문가라도 가야 했다. 아마 북한 눈치를 본 탓일 게다. 외교부 관리는 미국에 우호적이고, 핵문제에 집중한다는 선입견을 우려했을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핵을 핵심외교관 없이 논의하려고 한 뱃심이 어이없게 비친다. 10·4 정상선언은 6·15 공동선언과 마찬가지로 ‘우리 민족끼리’를 제일 앞에 내세웠다. 내용의 구체성에 차이가 있을 뿐 경협 역시 강조되었다. 이번에 뚜렷하게 달라진 부분은 ‘한반도 외교’의 중요성이 표출된 점이다. 합의문 4항에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또 핵 해결은 6자회담에 맡겼다. 평화체제, 비핵화라는 근본 과제를 주변국과의 외교협상에 미룬 셈이다. 만약 노 대통령의 평양행에 외교 핵심인사가 동행했다면 다자문제를 다룬 4항이 다듬어졌을 것이다.3자,4자라는 애매한 문구, 어정쩡한 핵 언급을 구체화해야 했다.3자,4자 정상회담과 관련한 외교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조짐이어서 아쉬움이 더 남는다. 북측이 핵심 외교라인을 활용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2000년 정상회담에서는 북측의 핵협상 전문 외교관리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정상회담 도중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참석시켜 6자회담 합의내용을 설명하도록 했다. 정상회담에 단독배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교브레인이다. 미국통인 강석주 부상 역시 오찬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민족끼리에 집착하고, 정상회담 의전을 수시로 무시할 정도로 비(非)외교적인 북측이 왜 이랬을까. 한반도 주변국과 협상이 중요함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측 움직임에 대응해 천영우 우리측 북핵 협상 대표를 평양으로 불렀다면 모양이 좋았고, 결과가 나았을 것이다.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대선후보들이라도 외교인식이 높다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강 외교’를 경제 측면에서 강조하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 불발 과정에서 나타났듯 외교참모진이 빈약하다. 미국 등을 상대로 중요 협상을 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 미묘한 평화외교를 주도할 수 있겠는가. 범여권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남북 정상회담의 과실을 따먹으려 ‘평화대통령’을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외교대통령’이 되어야 ‘평화대통령’에 이른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으니 도무지 미덥게 보이지 않는다. 독일 통일과정을 되돌아보는 것은 또다시 교훈을 준다. 정상회담을 포함해 동서독간 끈질긴 교류협력 확대 노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통일의 결정적 계기는 주변국 외교였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2차대전 승전국이 동서독 통일을 묵인하고 소련의 고르바초프 정권이 동독을 포기함으로써 기적이 완성된 것이다. 당시 유럽에서 서독의 위상은 동북아에서 지금 우리보다 강했다. 대한민국이 믿을 게 무엇이 있겠는가. 주변국을 적극 설득해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빌 클린턴이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내놓은 성공적인 구호 가운데 ‘경제’를 ‘외교’로 바꾸어 본다.“이 바보들아,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야!” mhlee@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3~4자 정상회담’ 외교문제화 조짐

    [2007 남북정상선언] ‘3~4자 정상회담’ 외교문제화 조짐

    |서울 최광숙 김미경기자·베이징 이지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2007 남북정상선언’에서 제의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의 주체를 놓고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종전선언 당사국 문제가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종전선언의 주체를 3자 또는 4자로 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체제의 주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변국들은 남북 정상이 말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의’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는 남북정상선언에서 ‘3자 정상회담’이 언급되자 부랴부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달려갔다. 조중표 제1차관으로부터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곧바로 기자들을 만나 중국의 입장을 강조했다. 중국의 3자 회담 배제론을 의식한 듯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주체에서 배제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종전선언 주체에서 결코 빠질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의 민감한 반응을 의식한 듯 송민순 외교부장관은 이날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 직후 “과거 4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했던 적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4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진화를 시도했다. ●中 “평화체제 건설적 역할할 것”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일”이라면서 “중국은 이 과정에서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3자든 4자든 종전선언 논의에서 절대 빠질 수 없다고 미리 쐐기를 박고 나선 것이다. 그는 이어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에서 보듯 4자도 남북 양측이 합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4자도 배제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중국을 배제하려는 느낌”이라면서 “북한이 체제 보장의 관건을 역시 미국으로 보기 때문에 3자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중국인 전문가는 “중국이 한반도에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고 희생을 했는데 한반도 휴전협정 전환 논의에서 배제되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3자는 남·북·미”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정상선언에서 ‘3자 또는 4자 정상회의’로 표현한 것은 남·북·미 3자 참여는 당연한 것이며, 중국은 그들의 의사를 봐서 결정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3자 또는 4자’ 안을 내놨다.”면서 “4일 오전 서해갑문에 가기 전 여러 안을 놓고 노 대통령에게 보고드렸더니 ‘3자 또는 4자’안이 좋으니 그것을 받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자칫 직접 당사국 등의 표현을 쓸 경우 우리가 빠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해서라는 것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남북이 당사국으로서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논의하고 관련국들이 참여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3자 또는 4자’라는 모호한 표현이 가져올 향후 파장에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조 차관은 미·일·러·중 주한대사 초청 설명회를, 조병제 북미국장이 오후 전체 주한외교단을 대상으로 정상회담 설명회를 갖는 등 논쟁의 확대를 경계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관들이 이 자리에서 ‘3자 또는 4자’ 부분에 대해 집중 질문을 해 이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외교부를 배제하고 합의하려다 보니 북한에 휘둘리게 됐고, 결국 외교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bori@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경협분야=남북경협 궤도에

    [2007 남북정상선언] 경협분야=남북경협 궤도에

    남북정상회담 의제 설정에 관여했던 정부 관계자는 4일 “공동선언문에 경제협력 분야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2000년 ‘6·15 합의문’에서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신뢰를 다져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것에 비하면 매우 괄목한 만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부족한 것을 서로 주고받는 ‘유무상통의 원칙’과 민족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을 전제로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한다.’고 명시한 것은 사실상 ‘대북 마셜플랜’의 밑그림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물론 경협사업을 위한 재원조달이나 시기, 자원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 북한의 에너지난 해소를 위한 전력 송·배전 문제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북 경협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실 남북 경협문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핵 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할 때 미 백악관은 “개성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경협은 곤란하다.”고 공공연히 제동을 걸었다. 북한은 신의주와 나진·선봉지구 특구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관심만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신의주는 중국의 동북3성 개발과 경쟁관계에 있고 나진·선봉은 일본인 납치문제 등으로 일본의 자본을 유치하지 못해 사실상 모두 실패했다. 게다가 두 곳 모두 인프라 투자가 부족했고 특구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배후도시도 없었다. 전면적인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피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남한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 역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경제’에서 탈출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북한을 선택해야 했다. 양측의 실리가 맞아떨어져 선언문에서 나타났듯이 평양과 서울을 잇는 동선에 경제특구 활성화를 모색하게 됐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해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한 것은 서해상에서의 충돌을 억제하려는 상징성도 있지만 개성공단을 경공업제품 생산기지로 발전시키려는 현실적 복안이다. 해주∼개성∼인천으로 이어지는 경공업 삼각지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해주는 수출전용공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해주는 북한의 해군 전진기지가 있는 군사요충지로 북한이 개방에 난색을 표했던 지역이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남북이 군사요충지 개방(안보)과 경협 연계라는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해주는 해주세멘트공장과 10월2일청년제련소 등 중공업 시설이 들어서 있어 공단조성에 유리한 면도 있지만 개성보다 노동력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또한 남포는 조선협력단지의 기능뿐 아니라 평양이라는 배후도시를 겨냥해 농업과 보건·의료, 생필품 등을 제공하는 산업단지로 활용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회다.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역시 동북아 관광수요에 맞춰 관광레저 종합개발특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원산 남쪽의 안변에 조선단지를 세우는 방안은 국내 조선업체들에는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해외 수주량이 폭증,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인건비와 부지난 등으로 선박의 몸체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조달한다. 하지만 안변에 조선단지가 들어서면 북측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일본 자본을 유치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철도와 고속도로 개보수에 합의한 것은 경제특구의 성공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의식해서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통일국제협력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특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해외의 관심을 유인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개발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북한내 철도·운송 부문의 개보수는 남한의 교통·물류망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물류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성∼신의주간 철도를 보수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응원단을 보내려는 것도 이같은 복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인프라 건설 등에는 초기 개발자금이 많이 드는 반면 회수 기간은 길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내에선 자칫 ‘퍼주기식’ 찬반 논쟁이 재연될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북한에 다녀온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남북 경협 관련 재원은 주로 민간 투자와 주변국들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남북이 경제특구를 추진하되 투자유치 설명회 등을 통해 북한의 대외신인도를 높여 외자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1. SOC 북한은 열악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남한도 SOC 투자는 미래의 통일 비용을 미리 지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큰 부담이 없다. 따라서 SOC투자는 철도와 도로, 항만시설 확충에 모아지고 있다. 먼저 선언문 5조에 나타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경의선 철도 개보수 작업이 선행될 가능성이 높다. 코레일은 이철 사장이 와봐야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의선을 통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응원단 수송은 별도의 투자 없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경의선 개·보수작업은 중·장기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에서 신의주간 선로를 문산∼개성구간처럼 개·보수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낡은 교량을 교체·보완하거나 전선교체, 부분적인 선로 보수 등의 작업이 선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코레일은 이미 올림픽열차 운행 계획을 마련, 추진해오고 있으며 개성∼신의주간 철로 개보수 없이도 운행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철도 신호체계와 무전시스템이 달라 남쪽기관사가 기관차를 직접 몰고 가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안변과 남포항에 조선협력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4일밤 전화통화를 통해 “당장 조선소는 어렵고 선박 블록공장을 검토중”이라면서 “배 수리 공장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남포 영남 배 수리 공장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별도 공장을 짓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선박블록공장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해양조선은 남포와 안변의 장단점을 놓고 고심했으나 남포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는 북한의 배 수리 공장이 있어 대우조선이 조선소나 선박 블록 공장을 짓기가 수월하다. 북측도 이 공장의 근대화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남 사장은 지난 5월 이 공장을 방문해 투자의 적격성을 살펴봤다. 하지만 주변의 인프라가 열악하고 수심이 얕은 게 흠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미현기자·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 자원개발 자원 개발은 함경남도 단천 특구의 지하자원 개발과 신안군 석회석 개발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남북 당국간에 단천특구를 공동 개발하기로 정상회담 전에 이미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광물 매장량은 마그네사이트 40억t, 아연 2110만t으로 추산된다. 사업 주체인 광업진흥공사(광진공) 조사단이 지난 8월 현지 답사까지 마쳤다. 이달에 2차 현지 조사를 나갈 방침이다. 석회석 광산 공동개발 프로젝트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한호 광진공 사장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황해남도 신안군의 석회석 광산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다.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부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석유자원 개발도 관심거리다. 정상회담 선언문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올초 대형 유전이 발견된 중국의 보하이만 근처의 북한 서해유전 개발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신의주·남포 앞바다인 서한만, 원산 앞바다인 동한만 등에 50억배럴 안팎의 석유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해서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의 실무팀은 “서해유전 공동개발과 관련해 진척된 논의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혀 주요 의제로는 다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강 하구의 골재사업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만성적인 골재난에 시달리는 국내 건설업계는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 한숨 돌리게 됐다. 준설 사업이 진행되면 강물 수위가 1m 낮아져 북한으로서도 골칫거리인 수해를 예방할 수 있다.‘윈·윈’ 사업인 셈이다. 산자부는 한강, 예성강, 임진강 등 한강 하구의 골재 부존량을 10억 8000만㎥로 추산했다. 이는 수도권 연간 골재 수요량(4500㎥)의 24배다. 앞으로 20년 이상 수도권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얘기다. 산자부측은 “이를 북한 바닷모래 가격으로 환산하면 28억달러(2조 5000여억원) 상당의 가치”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강 하구 모래는 바닷모래를 세척하는 해사가 아니라 질높은 강사라는 점에서 국내 건설업계는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3. 농어업·환경 농어업·환경 분야에서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알찬 열매를 수확했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 짧은 시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많다. 남측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얻고 북측은 ‘경제 갈증’을 해소하는 최적의 ‘윈·윈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먼저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을 통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 가운데 일부를 ‘남북 공동어로수역’으로 설정한 부분이 눈에 띈다. 정부는 이곳에서 남북의 어민들이 함께 조업하며 이익을 나누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남북간 긴장완화를 꾀하고 제3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방지함으로써 남북간 공동 번영의 기반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NLL 인근에서 우리 어민들의 골머리를 썩게 했던 중국어선의 불법 ‘싹쓸이 조업’이 철퇴를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연평도 꽃게 잡이 어민들은 씨가 마르다시피 한 연평어장에서 북측 어장으로 어로를 확대해 어획량 확보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조업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될 가능성이 커 ‘쿼터제’ 등을 통한 어획량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농업협력 사업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남북은 농업협력 활성화를 위해 2005년 8월 1차 이후 중단된 남북농업협력위원회를 조기에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범농장 운영, 종자개발·처리시설 지원 등 기존 합의사항을 이행하면서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토지·인적 자원을 결합해 북측의 식량난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해 온 ‘남북 공동협동농장’ 건설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는 개성공단 배후지역 등에 ‘시범협동농장’을 우선 조성한 뒤 한국농촌공사 등 정부가 직접 나서 ‘농업특구’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밖에 남과 북은 자연재해 방지를 위해 산림녹화ㆍ병충해 방제 등 남북 공동대응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권 확보와 연계된 북한 지역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한 대규모 조림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4. 문화·체육·관광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울∼백두산간 직항로 개설에 합의함에 따라 지금까지 중국으로 우회해 중국측의 장백산까지밖에 오를 수 없었던 백두산 관광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관광업계에서는 이같은 합의가 당장 백두산 전면 개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산 관광처럼 국내 주관사를 지정, 지역을 제한해 여행을 허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처럼 제한적인 개방이 유력하나 민족 내부의 합의에 따른 것인 만큼 백두산과 개마고원이 개방 대상에 포함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직항로가 개설될 경우 북쪽의 혜산과 삼지연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혜산은 백두산과 가까워 많은 이점을 안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그러나 당장 백두산 개방이 실현되기에는 절차상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 항로 개설에 합의한 뒤 기준 항로와 항공사를 선정, 취항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금강산처럼 주관사가 북측과 합의를 거쳐 따로 여행 상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정기윤 대리는 “이 직항노선을 국내선으로 보느냐 국제선으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경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국내선으로 정리된다면 왕복 기준 항공료는 제주도와 비슷한 선에서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참가하기로 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백두산까지의 철길 관광도 가시권에 들었다는 게 관광업계의 시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강산 관광을 시행중인 현대아산측은 “2005년 7월에도 백두산 관광을 남북이 합의, 도로까지 닦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두산∼서울간 직항로가 개설되더라도 삼지연공항의 활주로를 보수해야 하는 만큼 백두산 취항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백두산 관광은 4∼9월까지만 가능해 실질적인 관광은 일러야 내년 4월이 될 전망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노대통령 “김위원장 평화체제 전환에 동의”

    노대통령 “김위원장 평화체제 전환에 동의”

    노무현 대통령은 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방북 보고에서 도라산 출입국관리사무소(CIQ)에 도착, 이같이 밝혔다. 앞서 오후 1시에는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2007 남북정상회담선언’에 공동 서명하는 것으로 2박3일간 열린 남북정상회담 일정의 대미를 장식했다. 노 대통령은 보고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방안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남측이 성사시키기 위해 한번 노력을 해보라고 이런 주문을 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먼저 방문하겠다고 제의하고 좀더 성숙될 때까지 미루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정상선언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공동선언이 아니라 다음 정부가 남북관계를 잘 풀어가고 토대를 만들어 주는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핵 폐기하는 데 6자회담에서 같이 풀기로 정리가 됐다.”면서 “북한 지도자가 핵폐기 이행의지를 밝힌 만큼 이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와 관련해서는 “평화정착에도 도움이 되지만 남북어민과 기업에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평화번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민의 기대만큼 성과를 못 거두었다.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서해 NLL지역 ‘평화협력지대’로 남북한은 해주 지역과 주변 해역을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로 지정, 남북 공동어로와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해주경제특구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남북한 민간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도 허용된다.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에 나서고 백두산 관광을 위한 서울∼백두산 직항로도 개설한다. 함남 원산 인근의 안변과 평남 남포에는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고 농업 등의 협력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의 해군기지가 위치한 군사요충지인 해주와 남포를 북한이 개방키로 합의한 것은 경제협력과 긴장완화 연계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문’에서 이런 내용의 남북 경제협력 확대방안을 밝혔다.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남북경협 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有無相通)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민족내부 협력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각종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혀 남북 경제공동체의 창구로 경제특구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임을 제시했다. 남북한은 우선 서해상에서 마찰을 빚은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 공동어로구역 설정을 비롯해 북한측 민간 선박도 해주 직항로를 오갈 수 있게 했다. 한강 하구의 공동이용도 적극 추진된다. 안변과 남포에는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는 것과 함께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국이 아닌 북한을 경유해 백두산을 관광할 수 있도록 서울∼백두산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개성∼신의주 철도를 개보수, 내년 베이징올림픽에는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참가하도록 했다. 아울러 개성공단 1단계(100만평) 건설을 빠른 시일 안에 완공하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하며 문산∼봉동(개성)간 철도 화물수송을 시작하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3~4개국 정상 종전회담 추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서는 기존의 남북관계에서 뒷전에 있던 평화체제와 군사문제에 대한 해법을 담고 있다. 선언 4항에 따르면 남북은 한반도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관련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문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종전선언’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남북이 실질적으로 주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지적이다.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 현안을 협의하고, 다음달 서울서 남북 총리회담을 갖기로 한 것이 ‘수준 높은 남북간의 절차’를 담보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6자회담,9·19 공동성명,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가들과의 공동 보조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고, 핵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의지 표명이 없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각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도 정비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선언에서는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3항에서는 다음달 중 평양에서 남북 국방장관 회담 개최를 합의했다. 북방한계선(NLL)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구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협의하기 위해서다. 5항에서 서해 해주와 주변 해역에 ‘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키로 합의한 것도 NLL의 위상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공동어로구역 등이 실현된다면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의미하므로 큰 성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들이다. 전반적으로 경제협력 분야에서의 합의 사항이 남측의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실천 가능성이 높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언이 구체적이어서 남북 관계가 좋으면 실현 가능성이 대단히 높지만 관계가 경색되면 휴지조각이 돼버릴 위험도 높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남북 정상선언 美·中·日 전문가 시각] “납북자문제등 빠져 논란일듯”

    [남북 정상선언 美·中·日 전문가 시각] “납북자문제등 빠져 논란일듯”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는 분명히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보다는 진전됐다.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엄밀히 평가하면 첫번째 정상회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주변국의 시각에서 보면 남·북 관계에만 얽매여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남북의 적대적 관계 종식,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와 평화 보장, 항구적인 평화체제 등에 대한 합의 문구가 눈에 띈다. 남북이 평화체제를 위한 공동의 인식이다. 평화체제와 관련해서는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에서 만나’라는 문구는 어느 국가를 지칭하는지 불분명하다. 혼란을 줄 가능성도 크다. 실무협의를 통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또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경제특구 건설 등 경제적 지원에 적잖게 초점을 맞췄다.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 내부에서도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 같다.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는 확실히 경제적 지원인 탓이다. 아울러 ‘인도적인 협력 사업’의 사례로 이산가족의 상봉에 역점을 두는 대신 납북자와 군국포로 등의 민감한 부분이 빠져 시빗거리가 가능성도 있다.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의 정비’라는 부분은 국가보안법 등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한국 내부의 논란을 거쳐 정리될 것으로 본다. 더욱이 핵문제와 관련한 언급도 미흡했다는 점도 아쉽다. 핵문제에 대해 남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의 성과와 맞물려 북·미관계에 이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국제무대에서의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라는 문구는 다소 우려를 낳게 한다. 선언문의 모두에 ‘민족끼리’라는 용어를 보면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지만 역사 문제, 영토 문제에 대해 공동의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 국내의 문제인 조총련 중앙본부의 매각 사건을 둘러싼 시비도 자칫 국제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교수
  • [사설] 7년만의 만남, 평화의 새 장 열기를

    남북의 두 정상이 7년만에 다시 만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평양에 도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은 한반도 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지구촌에 전하는 ‘사건’이었다. 두 정상의 첫 회동 분위기는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얼싸안았을 때에 비해 차분했다. 하지만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이어진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본다. 들뜬 겉모양보다는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두는 정상회담이 되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노 대통령을 맞아 북측은 나름대로 성의 있는 의전을 준비했다. 김 위원장이 공식환영식에 미리 와서 기다렸고, 노 대통령은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무개차 퍼레이드를 벌였다. 노 대통령을 첫 대면한 김 위원장의 표정이 활기차지 않았다고 해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미리 걱정할 이유는 없다. 또 평양시민들의 환호가 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폄하하지는 말아야 한다. 남북의 공동번영과 발전을 바라는 민족애가 담겨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앞서 대한민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남북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었다. 이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됨으로써 한반도에서 냉전의 틀이 깨지고 평화와 화해의 새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노 대통령은 대국민 인사를 통해 “2000년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의 새 길을 열었다면 이번 회담은 장애물을 치우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분계선을 넘은 발걸음이 남북간에 남아 있는 장애물을 시원하게 치우는 지렛대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남북 정상은 오늘 두차례에 걸쳐 공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명한 것처럼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가기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문이 나와야 한다. 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선언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남북 정상이 평화체제 수립을 향한 의지를 공동으로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천이 담보되지 않은 평화선언은 공허함을 남길 뿐이다. 북핵 폐기의 확고한 약속 등이 포함되어야 평화선언이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노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아울러 노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비무장지대(DMZ)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평화지대화, 군축, 그리고 남북 경협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어떤 의제든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과욕을 부려선 안 된다.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 있고, 막대한 재원이 드는 사업도 있다. 국내외 공감대를 얻지 못할 합의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고위급회담 정례화 등 분야별 후속회담을 통해 공동번영과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다는 심정으로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일원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김 위원장이 외부세계에 이처럼 여러 차례, 오랜 시간 모습을 드러낼 기회는 없다.2000년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스스로 ‘은둔’의 이미지를 벗었다고 했다. 노 대통령과 이번 만남을 통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북한 주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김 위원장이 전면 핵폐기의 결단을 확실히 한다면 남측은 연말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북한을 도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은 평양 도착 성명에서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이 땅에 평화의 새 역사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김 위원장의 결단을 끌어내는 담판이 필요하다. 잠시 휴회한 북핵 6자회담이 막바지 합의문 채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민족의 장래만을 바라보는 진심을 갖고 김 위원장을 설득하고, 김 위원장은 ‘통 큰 결단’으로 호응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새 장이 열리길 간절히 기원한다.
  • [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사 의미

    [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사 의미

    노무현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축소 논의 가능성을 밝히면서 정상회담 이후 군축회담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군의 노고에 대한 치사와 ‘자주국방’의 중요성에 무게를 뒀던 역대 국군의 날 기념사에 견줘 매우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의 의제화 여부를 둘러싼 진보·보수 진영간 공방의 여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군축 문제를 대통령이 나서 거론한 것은 뭔가 ‘결심’이 섰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군사대치 해소방법 남북간 이견 커 노 대통령의 ‘군축’ 발언에 대해 정부 안팎에선 이번 회담에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차별화된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상간 만남과 통일방안에 대한 추상적 합의 도출에 의미를 뒀던 2000년 정상회담의 성과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양측 정상이 남북 화해의 걸림돌인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최근 김장수 국방장관을 단독면담한 사실이 새삼 주목된다.1일 청와대 소식통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달 30일 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장시간 독대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최근 NLL 문제 등으로 동요하는 군심(軍心)을 다독이고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군사현안에 대해 사전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군축 논의는 남북 군사공동기구서 가능 하지만 노 대통령이 군사·안보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올리더라도 회담의 성격상 NLL이나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문제, 군축의 방법·절차 등 구체적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 논의는 정상회담 이후 ‘남북군사공동위’ 등 별도의 당국간 테이블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 방법에 있어 남북 군사 당국간 인식의 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한 남측의 접근법이 ‘선 신뢰구축·후 군비감축’인 반면 북한은 ‘선 군비감축·후 신뢰구축’을 고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군사문제에 대한 선언적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이후 군사당국간 테이블에서는 지루한 밀고당기기가 이어지다 논의 자체가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내부 저항 극복도 관건 남북이 군사적 긴장완화의 기본틀에 합의하더라도 실질적 성과를 내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신뢰구축의 핵심인 전방부대 후방배치 문제의 경우 이질적인 사회 시스템이 걸림돌이다. 사실상의 ‘병영국가’인 북한이 언제든 휴전선 배치 사단을 후방으로 옮길 수 있는 반면, 우리는 이전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주민 동의와 보상이 필수적이다. 북한이 중단을 요구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마찬가지다. 한·미 동맹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정부로선 독자적 결정이 불가능한 사안이다. 군사력 감축은 더욱 간단치 않다. 복잡한 검증 절차가 수반되는 데다, 주변국 위협에 대비해 추진 중인 우리 군의 각종 전력증강 사업을 북한이 용인할지도 불확실하다.‘밥그릇’이 걸린 군 내부의 저항을 극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명박 4강순방 北風 상쇄할까

    이명박 4강순방 北風 상쇄할까

    남북정상회담 열흘 뒤인 14일쯤 미국 부시 대통령과 면담키로 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측은 30일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강외교 일정과 의제를 정하는 데 몰두했다.30일 복원 2주년을 맞아 청계천변을 걸은 이 후보는 “청계천도 반대가 많았었다.”며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실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임박한 정상회담에 관한 논의에서 한발 비켜선 행보를 보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정상회담의 정치적 이용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지만, 회담 자체의 성공을 기원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정상회담이 갖는 정치적 무게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이처럼 무거운 분위기가 감지된 한나라당이 이 후보의 4강 순방행보를 통해 회담 후폭풍을 상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후보측은 4강 방문이 즉흥적인 이벤트가 아니고, 당내 경선이 한창일 때부터 준비된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대선 전에 이 후보가 4개국을 모두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공식 정부가 아닌 탓에 현안을 논의할 수 없다고 해도, 주변국들과 접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 의제에 대해 “모든 것이 조금 더 있어야 확정되니 두고보자.”며 말을 아꼈다. 그는 미국 방문길에서 미국 동부지역 교포 등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외교 관련 현안보고회의에서 이 후보는 4강순방 의제에 대해 “정치외교가 아니라 경제외교”라면서 “4개국을 순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제와 자원”이라고 강조했었다. 대외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실용’으로 차별화된 자신의 브랜드를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은 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여권이 ‘평화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구체화시키는 데 대응해,‘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하게 만들겠다는 포석으로도 이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모든 것이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의제 공개는 외교 관례가 아니다.’라는 이유를 들어 의제 비공개를 상정하고 있는데 자칫 북한측 의제에 휘둘려 ‘남한 내부 분열’이라는 후폭풍에 휩싸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홍희경 한상우기자 saloo@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외교·안보·통일정책 분석

    [정책선거 원년으로]외교·안보·통일정책 분석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4일 앞둔 시점에서 대선 후보들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이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은다. 정상회담이 끝나면 평화 무드가 대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이 제시하는 통일정책들은 쟁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역대 대선에서는 대북정책이 그다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성급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통일 대통령’ 또는 ‘평화 대통령’을 내세운다. 하지만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들은 단편적일 뿐더러 외교·통일·국방정책 사이에 일관된 통치철학이나 전략기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의 철학을 찾아 보기 어렵거나 세부방안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이 후보들의 공약에 맞춰 대화와 개방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후보들은 거시적으로는 통일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지만 미시적 접근 방법에서는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먼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원칙 없는 퍼주기로 인한 실패’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미 안보협력체제를 강화시켜 ‘힘에 바탕에 둔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는 게 기조다. ●이명박, 북핵 해결 해법 결여 다음달 2일 열릴 2007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가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하고, 북방한계선(NLL) 양보도 불가라는 입장이다.‘이명박 독트린’은 외교 및 대북정책으로 전략적 대북개방정책, 한·미동맹 강화, 아시아 외교 확대,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확대, 국가간 에너지협력 강화, 문화외교의 실현 등으로 요약된다. 이 후보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과감한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 경제를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과 ‘남북공동체실현을 위한 협의체’를 설치해서 이 구상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북핵 해결 해법이 결여돼 있고, 북한을 지나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측면이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세 후보들의 외교안보 정책은 엇비슷하다. 손학규·정동영·이해찬 후보는 자신이 햇볕정책을 계승할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손 후보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정후보와 이 후보에 비해 온도차가 있다. 손 후보는 대선용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손 후보는 지난해 북한 핵실험 이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에 북한 참여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명박 후보의 외교정책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손·정·이 세후보 엇비슷… 실현가능성 의문 정 후보는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점을 들어 ‘개성동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지만 개성공단은 1차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연계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부딪힐 수 있다. 그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대륙평화경제론’을 내세우고 있다. 정 후보는 ‘대륙평화경제론’, 남남사회 통합, 남북경제 통합, 동북아 미래통합 등 이른바 ‘3통 원칙’, 차기정부의 조속한 북핵해결, 남북평화협정과 평화체제 완결, 남북국가연합 성사 등 ‘3대 평화공약’을 내세운다. 또 서울-인천-개성 평화경제 복합특구 등 ‘5대 평화경제사업’을 핵심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손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은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을 기본 틀로 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남북이 경제협력을 확대해 공동발전과 북방시장의 공동진출을 모색하자는 계획으로 국제협력, 경제특구 중심, 전략산업 육성 등을 중심추진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손 후보가 남북관계의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데 비해 이 후보는 평화체제 정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후보는 ‘한반도시대’를 열겠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축, 한강-임진강-서해안 평화공동수역 조성,DMZ의 평화지대화 등을 중점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약들은 북한의 호응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해외 파병과 관련해 손 후보와 이 후보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정 후보는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부정적 입장이나 상대적으로 이 후보의 목소리가 강하다. 주변국 외교와 관련, 대중국 외교는 세 후보 모두 강조하고 있지만 대일본 외교에 있어서 손 후보가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권영길 “통일헌법 만들고 보안법 폐지하자”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 공약의 초점은 ‘통일’에 맞춰져 있다. 권 후보는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통일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3단계 남북 공동조치를 제안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연합연방통일공화국 건설’을 제시하고 있다. 외교는 한·미동맹 최우선의 외교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공언하고 있다. 통일을 국시로 하는 통일헌법을 만들고 국가보안법을 전면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남북정상 핫라인 구축과 남·북·미·중 평화협정 체결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남북관계 공동조치 제안은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비슷하다. 이현출 국회 입법정보연구관
  • 李후보 선대위원장 ‘스리톱체제’ 유력

    李후보 선대위원장 ‘스리톱체제’ 유력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최종 인선은 늦어지고 있다. 이 후보측은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휴 마지막날인 26일까지 이 후보측은 선대위 인선에 대한 추정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않는 ‘NCND’ 전략을 유지했다. 후보로 확정된 지 한 달이 훌쩍 지나는 동안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손질과 러시아 등 주변국 정상 방문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범여권의 지리멸렬함에 가려져 있지만, 한나라당도 대선 진용을 갖추기까지 산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선대위 구성을 어떻게 할지 큰 틀은 마련했지만, 아직도 여러 방안에 대한 논의는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추석 연휴 직후나 10월 초로 점쳐졌던 선대위 구성 시기가 미뤄진 이유로 다음달 2∼4일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가변적인 범여권 상황 등을 꼽았다. 다만 이 후보 직속으로 표심 하나하나를 껴안는 역할을 할 각 지역 선대위 구성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확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대위의 기본 구성 방안은 ‘영남 중심 지지 기반을 탈피해 당의 외연확대를 꾀할 수 있는 지역·현장 중심의 실무형 조직’으로 경선 직후 이미 정해졌다. 효율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중앙 조직을 생략하고, 각 지역 조직을 튼튼하게 하는 쪽으로 큰 방향이 잡혔다. 이른바 ‘탈여의도식 정치’를 선언한 이 후보의 선대위 구상이다. 임태희 후보 비서실장은 “선대위를 총괄하는 전략·홍보·기획 담당조직을 중심으로 중앙선대위에 경제살리기특위·국민통합특위·일류국가비전위원회를 설치할 구상”이라고 밝혔다. 각각 위원회는 한나라당의 지지층 결집과 외연확대를 목표로 활동키로 했다. 같은 의미에서 공동선대위원장도 강재섭 대표와 함께 남녀 인사 각각 1명씩을 외부에서 영입, 추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여성 몫 위원장으로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 유력하고, 남성 몫으로는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과 현승일 국민대 총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이석연 변호사 등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전 대표가 선대위에서 직을 맡을 가능성은 낮게 관측되고 있다. 대신 2002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 등을 하며 이 후보를 돕는 방안이 공감을 얻고 있다. 실용적인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박 전 대표에게만 예외를 인정,‘명분용 자리’를 마련한다는 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어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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