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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루트서 차량폭탄 테러… 86명 사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동부의 중심가에서 19일(현지시간) 대형 차량 폭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8명이 숨지고 78명이 부상했다고 레바논 관영 뉴스통신을 인용해 AFP가 보도했다. 보안 소식통들은 기독교인들이 주로 왕래하는 아쉬라피에 사신광장 인근의 한 건물 밖에 세워져 있던 차량이 갑자기 폭발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차량이 폭발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인근의 건물들이 흔들리고 시민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사건의 배후와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시리아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이 격화되면서 최근 주변국인 레바논에서도 긴장이 고조돼 왔다. 이 때문에 테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차량 폭발 사고는 2008년 베이루트에서 미군 외교관 차량 폭발로 3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4년 만이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국감 현장] 계룡대 해군본부

    [국감 현장] 계룡대 해군본부

    국회 국방위원회의 18일 계룡시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는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한 여야의 설전이 계속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부었다. 김성찬 의원은 “2007년 8월 10일 당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NLL은 영토 개념이 아니라는 발언을 했으며 그해 10월 8일에도 비슷한 언급을 했다.”면서 “NLL은 우리 영토선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은 김 의원의 질문에 “NLL은 죽음으로 사수한 우리 영토”라며 “어떤 경우에도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백군기 민주통합당 의원은 “우리 당과 문재인 후보는 NLL을 지켜야 한다는 데 추호도 이론이 없다.”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서북도서의 군사적 긴장과 관련해 안전 장치를 준비할 필요가 있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구역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과거 해군 군의관 복무 시절 행적도 도마에 올랐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군의관 시절 1년 동안 서울을 매주 다닐 수 있느냐.”며 “(군의관 복무 당시) 논문을 3편이나 썼는데 해군 군의관은 할 일이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최 총장은 “비상소집에 응할 수 없는 지역까지 가면 사전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정희수 의원도 “안 후보는 군대 생활이 공백기이고 의학과 컴퓨터 연구를 할 수 없었다고 했는데 해군이 군의관 연구시키는 곳이냐.”고 따졌다. 이에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안 후보가 전문분야인 컴퓨터 지식을 국방에 활용할 수 있는 연관성이 없었다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일 뿐 인생을 허비했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해군은 이날 국감에서 주변국 해군력 강화에 대비해 3000t급 차기 잠수함을 2020년 이후 9척을 추가 확보하는 등의 전력 확충 계획을 보고했다.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 전력은 1800t급이 최고다. 해군은 또한 2018년까지 1800t급 잠수함을 현재 3척에서 9척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룡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시대] 독일의 인플레 트라우마/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독일의 인플레 트라우마/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유로존 위기는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뒤늦게 미봉책이 발표되어 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투자자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국채 매입 등의 즉각적 대응조치를 원하고 있는 데 반해 독일 정부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혹자는 이를 ‘속도인식의 괴리’라고 지칭하는데, 그간의 대응책은 늘 타이밍을 놓쳐서 위기를 키워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불이 났으면 우선 불을 꺼야지, 왜 평소에 방화관리를 철저히 못했느냐고 나무라면서 방화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면 불은 더욱 번져만 갈 뿐이다. 중장기적 대응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단기적 대응을 서둘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치솟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지난 9월 6일 유럽중앙은행(ECB)은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주도로 재정위기국이 발행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바라던 정책이었으나 그간 ECB 내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있는 독일 중앙은행의 완강한 반대로 뒤늦게야 성사되었다. 이 발표로 ECB 드라기 총재의 기민함과 리더십이 찬양을 받았고 시장도 일단 안정세를 회복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독일 중앙은행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국채매입계획에 대해 22명의 ECB 집행위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유럽국가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며, 유로존 위기 해결을 둘러싼 독일의 외고집과 고립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인물이 되었다. 바이트만 총재는 ECB의 국채 매입 결정 후에도 연일 비판을 가하면서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까지 끄집어 내었다. ‘파우스트’ 중 메피스토펠레스가 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황제를 부추겨 화폐를 찍어 내도록 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부채위기를 해결하였으나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화폐제도가 붕괴되는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우회적으로 ECB의 결정을 비판하였다. 독일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후 화폐 남발로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경험이 있으며 생필품을 사기 위해 엄청난 양의 화폐를 수레에 싣고 가는 유명한 사진의 당사자였다. 이의 교훈으로 독일은 중앙은행(분데스방크)에 강력하고 독립된 권한을 부여하여 안정되고 신뢰받는 통화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자국 통화인 ‘마르크’ 시대에서 공동 통화인 ‘유로’시대로 바뀌고 더욱이 유로존이 총체적 재정위기에 빠진 현재 상황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금기시하고 배척하는 것만이 능사인지 의문이다. 지금은 유로존 전체 입장에서의 공조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재정정책 수단의 제약으로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와 성장궤도에 진입하려면 독일이 견인 역할을 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플레를 감수하고라도 적극적 내수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독일 당국자들은 미국식의 양적완화 정책을 무책임한 정책으로 폄하하며 이러한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 독일은 오히려 재정위기국에 긴축과 구조개혁을 강요하면서, 한 마디로 모든 유로존 국가들이 독일처럼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등생이 열등생에게 왜 나처럼 잘하지 못하냐고 윽박지르는 방식이어서는 주변국의 반감만 불러올 뿐이다. 트라우마(trauma)는 대형사고를 겪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심리적 장애현상을 가리키는데, 그 장애현상 중에는 충격을 안겨준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것을 회피하려는 증상이 있다고 한다. 독일 당국자들이 1920년대의 인플레이션 경험으로 양적완화 정책에 심리적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현재의 시대상황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접근방식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과거의 쓰라린 경험이 ‘교훈’이라는 긍정적 요소를 넘어 ‘트라우마’라는 장애요소로 발목을 잡는다면 유로존 위기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뿐이다.
  • [사설] 안보리 교두보로 동북아 격변 대비해야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여부가 나흘 뒤 가려진다.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현지시간으로 18일 열리는 제67차 유엔총회에서 이뤄질 투표에서 193개 전체 회원국 중 3분의2인 129개국의 지지를 얻으면 내년부터 임기 2년의 비상임이사국에 오르게 된다. 1996~1997년에 이어 두번째로 안보리 이사국으로 다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동북아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안보전쟁에 돌입했다. 일본은 부끄러운 과거를 까맣게 잊고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거침없이 우경화의 길로 나섰다. 중국과 일본·러시아의 3각 영토분쟁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고, 아시아를 무대로 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누구 하나 말릴 세력도, 스스로 제어할 브레이크도 없다. 미·중·일·러 4개 열강의 군비 증강은 몇 년 안에 동아시아 일대가 세계 안보전쟁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북한은 또 어떤가. 3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미사일 타령을 하며 미국과 우리를 을러대고 있다. 내년은 사실상 동북아 주변국 모두가 새로운 행정부로 출범하는 해다. 이미 푸틴 행정부를 꾸린 러시아에 이어 우리와 미국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고, 중국도 연내 새 지도부를 꾸린다. 일본은 내년 자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유력시된다. 북한 또한 새로 등장한 김정은 체제의 안착 여부가 가려질 것이다. 동북아 주변국 전체의 권력지형이 바뀌면서 이 지역 외교안보 정세의 유동성 또한 한동안 급격히 팽창할 전망이다. 그리고 이런 외교안보 정세의 혼란 속에서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자칫 우리가 외교안보의 중심을 잡지 못하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잃은 채 이리 끌리고 저리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시절 대북 결의안 채택 하나를 놓고 회의장 밖에서 중국을 쫓아다니며 설득하고 미국의 활약에 목을 매야 했던 처지를 생각하면 안보리 구성원으로 당당히 참여해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 나가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세계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 지난 몇 년 한국이 보여준 외교 역량은 유엔 안보리에 참여할 자격이 충분함을 말해준다. 정부는 남은 기간 외교 역량을 쏟아부어 유엔 안보리 진출을 꼭 성사시키길 바란다.
  • “센카쿠 분쟁, 전쟁까지 확대 안될 것”

    “센카쿠 분쟁, 전쟁까지 확대 안될 것”

    후지사키 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아시아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주제로 연설을 마친 뒤 현장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한껏 쏟아냈다. 그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안다.”면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독도 문제로 악화된 한·일관계가 개선될까. -그러기를 희망한다. 나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전 총리가 만나 이 문제(독도)를 토론한 것에 주목한다. 나는 아소 전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두 나라 사이에 이 문제에 관해 다른 시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평화롭게 지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들었다. →독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워싱턴에 나와 있는 일본 대사로서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반적으로 일본 국민들은 한국 국민들에 대해 아주 큰 호감과 우정을 갖고 있다. 우리는 한국인들을 좋아한다. 일본에 가 봐라. 한국 영화배우와 가수들의 인기가 아주 높다. 양국 국민 사이에 우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독도)로 양국의 전반적인 관계를 망쳐선 안 된다. →한국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나. -안다. (웃으면서)당신처럼 잘생기지 않은 그 가수를 말하는 것 아닌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 미국 시사주간지에 ‘양국, 전쟁으로 가나’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던데, 분명한 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장담하나. 직감인가 아니면 중국 정부의 전략에 대한 정보가 있는 건가. -정보가 있어서가 아니다. 양국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18일 중국 정부가 센카쿠 영해에 대한 어선들의 항해를 제한한 행동에서 그들의 진의를 읽을 수 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주변국들과의 분란을 촉발하는 것은 아닌가. -최근의 분쟁은 일본에 의해 촉발된 게 아니다. 센카쿠의 경우 최근 수년간 중국 순찰선과 어선이 섬 주변 수역은 물론 영해까지 진입하는 건수가 증가해 왔다.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최근 상황은 (한국의) 지도자가 분쟁지역 섬에 최초로 방문하면서 촉발된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독도·센카쿠에 집착하는 日이여! 땅 욕심을 버려라

    독도와 센카쿠열도, 북방영토 등에서 한국 등 주변국들과 첨예한 대립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최근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으로부터 “오늘날 민주화된 산업국가 중에서 주변의 모든 이웃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하다.”는 조롱을 들으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도대체 왜? 일본의 외교 전문가로 꼽히는 마고사키 우케루가 펴낸 ‘일본의 영토분쟁’(김충식 해제, 양기호 옮김, 메데치 미디어 펴냄)은 끊임없이 이웃 나라들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자국’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평화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외무성 출신으로 방위대 교수까지 지낸 ‘외교통’이다. 그는 ‘들어가며’를 통해 “일본인에게는 한국이 왜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지, 중국이 센카쿠를 고집하는지에 관한 지식이 너무나 부족하다.”며 책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저자가 일본 내 양심적 지식인으로 분류되긴 하나, 아무래도 일본인의 시각에서 쓴 책이라 우리에겐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언급들도 담겨 있다. 특히 독도 문제에 관해서는 곳곳에서 일본인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낸다.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익숙하다. 일본 내에 영토분쟁을 세력 확장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우익 집단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등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동아시아 각국의 정치인 가운데 국내 불안을 영토문제로 돌파하려는 부류가 있다.”고 했다. 영토분쟁을 해결했던 유일한 역사적 방법이 ‘전쟁’이었던 만큼 결국 ‘피를 보는 건 국민들’이란 귀결 또한 자연스럽다. 다만 독도 문제 등과 관련해 일본인이 미국의 무력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는 대목은 흥미롭다. 저자는 “지금까지 일본인은 미국이 언제라도 일본 편에 서서 싸워줄 것을 의심치 않았다. 미·일안보조약에 따르면 일본 영토가 공격을 받으면 미국은 자국 헌법규정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독도는 한국 영토다. 따라서 분쟁이 발생해도 (안보 조약의 대상이 아니므로) 미군은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자신들의 땅싸움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충고이면서, 한편으론 “동북아에 내셔널리즘을 조장해서 이익을 보려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일본에 대해 땅 욕심을 버리라고 주문한다. 대신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한국보다 훨씬 넓은 땅을 주변국에 돌려주고, 유럽연합을 만들어 실질적 영향력을 갖는 데 주력한 독일의 예를 따르라고 권한다. 일본도 영토문제에 골몰하지 말고 동아시아공동체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는 데 주력하라는 얘기다. 1만 25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Weekend inside] 印·印尼·日 등 정치지형 바뀐다

    [Weekend inside] 印·印尼·日 등 정치지형 바뀐다

    ‘아웃사이더들의 반란’으로 아시아 정치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아시아에서 ‘주류’가 아닌 ‘아웃사이더’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판 자체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오는 12월 한국 대선의 무소속 안철수 후보뿐 아니라 일본,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비정치인 출신들이 각국 정치 지형을 뒤바꾸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에서는 가구 수출업자였던 조코 위도도(51·이하 조코위) 자바주 솔로시장이 자카르타특별주 주지사 결선투표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는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간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졌다. 그런 만큼 그는 이제 기존 정치 거물들에게 위압적인 존재가 됐다. 파키스탄의 크리켓 영웅인 임란 칸(60·이하 칸) 파키스탄정의운동당 총재는 내년 6월 파키스탄 총선에서 차기 총리직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연이은 극우 발언으로 주변국들과의 긴장을 초래하고 있는 ‘망언 제조기’ 하시모토 도루(43) 오사카 시장도 변호사 시절 텔레비전 토크쇼를 통해 넓힌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비정치인들이 기존 체제를 개혁하는 구심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제2의 간디’로 불리는 인도의 사회 운동가 안나 하자레(75)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패 관료 처벌 등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여 정치권을 위협했다. 2014년 총선을 겨냥한 정당을 출범하려 했던 그는 지난달 초 “국민들이 올바른 정치인을 뽑도록 힘쓰겠다.”며 창당 계획을 포기했다. 국민전선(BN)이 55년간 장기 집권해 온 말레이시아 정부는 야당의 견제보다 여성 변호사 암비가 스리네바산(56)이 주도하는 선거법 개혁 운동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기존 정치 쇄신 실패, 소셜미디어 세대 등이 동력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의 해외 언론과 아시아 정치 전문가들은 ‘아웃사이더’들이 아시아 정치권의 최전선에 등장할 수 있었던 공통적인 배경으로 ▲폐쇄적인 기존 정치권의 쇄신 노력 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민심 폭발 ▲소셜미디어 세대의 반란 등을 꼽았다. 왕실에 가까운 폐쇄적인 정치권의 예로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이 거론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09년 대선에서 1965년 축출당한 독재자 수하르토의 딸과 사위, 그의 재임 시절 장군 2명이 후보로 나섰다. ‘그때 그 장군’ 가운데 한 명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현 대통령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집권당과 제2 정당이 모두 족벌 체제다. 비정치인 출신 ‘정치 스타’들은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로 민심을 사로잡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조코위 주지사 당선자는 공직자들의 뇌물 수수 행태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파키스탄의 칸 총재는 “국회에 입성하면 취임 90일 안에 모든 부정부패를 단죄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학력이 높고 도시에 주로 거주하며 수백명의 페이스북 친구를 거느린 소셜미디어 세대의 등장은 ‘아웃사이더’들에게 강력한 정치 참여 동력이 되고 있다. 트위터리안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거대 정당 체제 없이도 인터넷·모바일 기술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들의 개혁 아이디어를 퍼다 나르고 지지 세력을 결집해 주기 때문이다. ●신흥 정치 스타, 그들은? 이런 배경을 등에 업고 떠오른 신흥 정치인들은 기존 정치에 대한 냉소로 세대를 뛰어넘어 폭넓게 환영받고 있다. 1971~1992년 파키스탄 크리켓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칸은 주장으로 뛰었던 1992년 마지막 경기에서 고국에 처음으로 크리켓 월드컵 우승을 안기며 단숨에 ‘국민 영웅’이 됐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영화배우, 스포츠 스타 등이 인기를 표로 연결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칸은 이들과 달리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려는 비정치인 출신 정치인으로 자신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드론(무인정찰기) 반대 시위’ 등 각종 정치 집회를 주도하며 내년 총선에서의 의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여름에만 20만명의 지지자를 집결시키는 위력을 과시했다고 CNN은 전했다. 2000년대 초 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만 해도 조코위는 ‘정치에 대해 뭘 알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가구 수출업자로 출장을 다녔던 유럽의 도시개발 사례를 솔로시에 적용해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시킨 그는 취임 1년 만에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원칙을 지키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유명하지만 늘 똑같은 체크 무늬 셔츠를 구겨진 채로 입고 다니는 소탈한 모습으로 ‘때묻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도 각인시켰다. 이제 그는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6분의1을 차지하는 자카르타특별주를 책임지게 됐다. 솔로시의 부패를 청산한 것처럼 자카르타주를 부패의 수렁에서 건져낸다면 2014년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행동당(거린드라당) 총재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일본의 대표 산업도시 오사카를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정치인으로, 리더십 부재로 침체됐던 일본 정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중앙 무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난달 12일에는 일본유신회를 창당해 ‘새로운 정치’를 내걸며 기존 정치권의 구태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비주류들의 고민 특유의 카리스마로 ‘젊은 고이즈미’ ‘제2의 오자와’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그는 그러나 폭넓은 지지 확보에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총선 여론조사에서 일본유신회의 지지율은 뚝 떨어졌다. 현실성 없는 정책과 내부 주도권 갈등, 망언을 일삼는 하시모토 시장의 가벼운 입(?) 등이 원인이다. 특히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잔혹한 역사를 부정, 왜곡하는 그의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 안팎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싸고 각각 중국, 한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매우 위험하고 근시안적인 태도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칸과 조코위도 ‘주류’로 나아갈수록 자신들이 경멸했던 기존 정치권 세력과 타협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맞닥뜨리고 있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은 모두 지역 표심이 선거 승리의 관건이다. 지역 장악력이 높고 조직을 갖고 있는 구(舊)정치인들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존 거대 정당 조직원들을 지지자로 규합한 칸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군부, 정보국 등 권력 남용을 일삼은 ‘기득권’ 세력과 이슬람 무장단체의 잔혹 행위에 눈감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조코위는 인도네시아의 주류 정당 2곳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도 민주당 등 기존 정당에서 탈당한 정치인들로 꾸려졌다. 기존의 ‘정치 괴물’들과 싸우기 위해 원래 자신을 지지했던 이상주의자들을 저버리고 스스로 ‘괴물’이 된 형국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미사일 주권 확보 가야 할 길 아직 멀다

    미사일 주권을 향한 ‘11년 숙원’을 풀 실마리는 찾았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2001년에 개정된 미사일 지침을 개정키로 합의했다. 정부가 어제 발표한 새로운 미사일 정책선언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현재의 300㎞에서 800㎞로 대폭 늘어나고, 미사일에 탑재하는 폭약의 중량은 사거리 800㎞일 때 500㎏으로 제한하는 절충(trade-off)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 쪽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항속거리 300㎞ 이상인 무인항공기(UAV) 탑재 장비와 폭약의 중량이 현재의 500㎏에서 최대 2500㎏으로 5배 늘어나 한국형 무인폭격기 개발의 길이 열린 점도 평가할 만하다. 민간 우주 개발의 핵심 요소인 고체연료 로켓 개발은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는 미사일 지침이 1979년 처음 만들어진 이후 2001년 개정에 이어 이번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고 본다. 특히 최대 사거리 800㎞가 북한 내 주요 타격목표에 대해 군사적 목적을 충분하게 달성할 수 있는 거리라는 점에 주목한다. 사거리가 120㎞인 북한의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KN-02의 위협에서 벗어난 중부권을 기준으로 북한 전역이 사거리 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절충원칙에 따라 북한 내 주요 미사일 기지 20여곳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50㎞의 탄두 중량은 1000㎏으로 늘릴 수 있고, 실전배치 중인 사거리 300㎞의 현무 미사일에는 2000㎏의 탄약을 탑재할 수 있게 돼 유사시 파괴력이 2~4배 신장한 셈이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에 충분한 사전 설명이 이뤄졌고, 우려와는 달리 별다른 공식적인 이견이 없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북한은 사거리 300~600㎞인 스커드미사일과 사거리 1000㎞ 이상의 노동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거리 3000~4000㎞에 탄두 중량 650㎏의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만에 하나 그들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서울에 2분이면 도착하며 일본 내 미군기지도 사정권 안이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 지침 개정은 미사일 주권 확보의 첫 단추이며, 남북한 간 미사일 전력의 심각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첫걸음에 불과할 뿐이다.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남북 간 대칭전력의 군사적 억지력을 완벽하게 확보하는 일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 [기고] 동북아의 질서 추이와 해상 각축/장공자 충북대 정치외교학 명예교수

    [기고] 동북아의 질서 추이와 해상 각축/장공자 충북대 정치외교학 명예교수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제2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은 2025년쯤이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현재 동북아의 질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질서 추이에 대해 지난 5월에 있었던 미·중 전략 및 경제 대화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양국 간 ‘신형(新型) 대국 관계’ 구성이 새로운 질서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처럼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종전과 다른 자신을 설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려는 무리수를 뒀다. 2010년 센카쿠에서 일본 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한 사건이 발생하자 중국은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전면 단절시킴으로써 일본으로부터 백기 항복을 받아냈다. 이 같은 굴복은 일본은 이미 중국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도 주변국들과 해상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해상의 영유권이 국익의 핵심이라는 인식과 믿음이 깔려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일본과는 독도를 놓고 지루한 싸움을 해야 하고, 중국과는 이어도를 가지고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이중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이어도가 한국의 관할권에 속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객관적 사실과 국제법에 근거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중국은 이어도 관할권을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있는가 하면, 무인항공기 감시 대상에도 포함된다고 하더니, 지난달 25일에는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이 해역에 실전 배치시켰다. 이 해역은 한국의 생명선과도 같은 해상 교통로다. 이어도가 포함된 제주 남방 해역은 남한 면적의 16배다. 이 제주 남방해역을 통해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61.9%가 통과하고 있다. 특히 원유는 100%, 에너지는 97%, 식량은 70%가 들어오고 있다. 한국의 무역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82%에 이른다는 점에서 제주 남방해역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또 제주 서남방 대륙붕에는 230년 동안 사용 가능한 72억t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고, 원유 1000억 배럴을 포함한 230여종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는가 하면, 어족자원 또한 풍부하다. 이 지역의 해상 항로와 해저 자원을 지키기 위해서는 군사력 증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국의 세계적 국제정치학자인 E H 카가 지적한 대로 군사력이야말로 국가 활동에 있어서 본질적 요소이며, 그 자체가 수단인 동시에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필요에서 제주 해군기지는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야말로 이 지역에서의 해양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초기지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자 주장이다. 물론 군사력 증강만이 최선책이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남방 해역에서 국익을 수호하는 데 있어 효과적인데도 불구하고 그간 일부 주민과 세력들의 반대에 부딪혀 건설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동북아에서 전개되고 있는 질서의 추이와 해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축을 고려할 때,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 최선책인지에 대해 온 국민이 지혜를 모으고 총화를 이루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 [열린세상] 나로호 발사 한달 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나로호 발사 한달 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로호 세번째 발사가 한달가량 남았다. 고흥 우주센터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1단 로켓을 책임진 러시아 기술진은 이번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지 못하면 국제사회에서 우주강국으로서의 체면을 구겨 위성대리발사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얼굴에 웃음이 별로 없다. 한국의 기술진도 필생의 각오로 발사를 꼭 성공시켜야 하기 때문에 우주센터 직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이 날카롭다. 그동안 한국은 러시아와 협력하면서 나로호 1, 2차 발사에 실패했지만 축적해 놓은 경험도 많다. 우선 고흥반도 외나로도에 러시아가 제공해 준 우주센터 건설 설계도를 한국의 사정에 맞게 더 혁신적으로 건설해 놓았다. 일본의 H-2 로켓을 개발했던 고다이 도미후미는 나로 우주센터를 방문하고 나서 “참 잘 지어진 우주센터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미후미는 그러면서 가장 소중한 성과는 1, 2차를 실패했더라도 한국의 땅에서 빨간 화염을 뿜고 하늘로 올라가는 나로호 로켓을 보고 자란 세대들은 한국의 우주 개발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들을 갖게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본 것과 보지 않은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하겠다. 일본도 4차례의 연속 실패를 경험하면서 1970년대 오스미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키면서 이제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해 있다. 나로호 3차 발사는 1, 2차 발사 두 번 다 실패했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계약에 의해 1단 로켓을 러시아가 마지막으로 한번 더 제작하여 한국에 제공하게 된다. 그래서 3차 발사의 성공, 실패 여부를 떠나서 한국은 향후 독자적으로 1단 로켓 엔진을 개발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우주독립국이 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한국 주변 관련국가들을 보면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모두 우주 강국이고 대륙간탄도탄을 쏠 수 있는 로켓 능력을 갖춘 나라다. 하물며 북한도 대륙간탄도탄에 버금가는 로켓 능력을 갖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한국은 자주적인 한국형 발사체가 꼭 필요한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는 독자기술로 개발되는 발사체로 1.5 t급의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 600㎞ 상공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이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75t급 엔진 4기를 묶어 1단 추력을 300t으로 하고 2단은 75t급 엔진 1기, 3단은 7t급 엔진 1기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구상에 떠 있는 저궤도 위성의 80%가 중량이 1.5t 미만이기 때문에 개발이 완성되면 외국 인공위성을 대리 발사하여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적합한 규모이다. 인공위성 제작기술도 그동안의 기술 축적을 통해 독자적인 위성설계와 제작능력을 확보했고, 소형위성의 경우 말레이시아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의 진보가 빠르다. 구성품이 거의 전자제품인 인공위성의 경우, 한국이 이 분야에 강하기 때문에 위성 수출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직하게 우주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국가경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독자적인 인공위성이 있으면 언제 태풍이 들이닥칠지 알게 되어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예방적 효과로 1조원이 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인공위성 활용 감시다. 두 번째로 우주 개발은 국가안보에 없어서는 안 될 사업이다. 일본은 분해능력 30㎝급 인공위성 4기 체제를 목표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감시하고 있고, 중국은 유인우주선을 우주공간에 내보낼 수 있는 나라다. 그런데 한국이 독자적인 로켓을 확보하지 못하면 인공위성을 필요한 시기에 올려 보내지도 못하고 돈을 주며 늘 구걸하듯이 대리 발사를 부탁해야 하는 것이다. 주변국가들은 모두 그들의 로켓과 위성을 통해 우리를 들여다보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면 암울한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차 나로호 발사의 성공 여부에 관계 없이 한국형 로켓 개발이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의 우주 개발이 더욱더 빠른 속도로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점을 유념, 철두철미하게 마지막 점검까지 잘 마쳐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기를 기원해 본다.
  • [사설] 中 항모 랴오닝 취역 보고 이어도를 생각하라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이 그제 취역식을 갖고 실전배치됐다. 중국이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동북아시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를 취한 셈이다. 아직 항모기와 구축함 등 항모 전단이 완전히 구축되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주변국을 향한 무력과시라는 효과는 적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이 항모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은 연안에서 1000㎞ 떨어진 남중국해라고 하지만, 랴오닝함의 모항은 북핵함대의 본부가 있는 산둥성 칭다오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랴오닝함이 서해에 배치되면 우리나라 영공의 거의 전역이 작전반경에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 해군의 서해 진입이 어려워지고 우리 영공에서 펼치는 작전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한다. 랴오닝함 취역에 앞서 중국은 지난 23일 무인 항공기를 이용해 이어도 해역을 감시·통제할 원격 해양감시 시스템을 시연했다. 지난 3월 “해양 감시선과 항공기로 중국 관할 해역을 정기 순찰할 것”이라고 선언한 데 이어 또다시 이어도 분쟁화 시도를 하는 것이다. 독도 영유권을 분쟁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노림수와 함께 우리의 영토 안보를 크게 위협하는 일이다. 최근 동북아에서의 안보 지형 변화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심각한 상황이다. 국가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대응 전략을 고심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오히려 분쟁 확대의 단초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특히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될 여야의 주요 대통령 후보들도 아직 동북아 정세 변화 등 안보 위협에 대해 국민이 귀를 기울일 만한 비전이나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논쟁에 국방개혁과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등 외교·안보 현안이 가려진 상황이다. 새로운 동북아 시대에 대한 대응은 기존의 남북, 한·미, 한·중, 한·일, 한·러 관계를 넘어서는 좀 더 고차원적이고 입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대선 주자들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외부의 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유념하고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기 바란다.
  • [기고] 동북아 영토분쟁 대비해야/장성호 배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기고] 동북아 영토분쟁 대비해야/장성호 배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동북아시아가 영유권 분쟁으로 연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이 미사일과 항공모함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하고, 일본 해상 자위대 호위함이 인근해역 순찰을 강화하는 등 영토패권을 둘러싼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이래 맞이한 중·일 국교정상화 기념식을 중국 측에서 무기한 연기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해묵은 갈등 또한 동북아에 상존하는 영토분쟁이다. 독도문제는 영토문제라는 표면적인 이유와 이 사태가 함의하는 역사적인 의미가 특수하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본의 독도병(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발표한 2012년 일본 방위백서에는 “우리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주장은 올해 3월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교과서 검정 결과와 4월 외교 청서에 이어 일관된 태도다. 일본 정부의 확실한 저의는 향후 독도문제를 국제분쟁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들어 일본의 우경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방위백서, 신문광고 등 정부 공식보고서와 언론에 독도문제에 대한 노골적인 주장을 연이어 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한마디로 독도문제는 일본 국내정치의 제물이다. 최근 소비세 인상과 원자력 발전 강행 등으로 국민적 지지도가 낮아진 노다 요시히코 정부의 조급한 의도와 과거 제국주의 국가의 내부적인 난제를 외부적인 위기로 해결해 나갔던 통치 전형의 조합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통치행위다. 그러나 이후 한·일 간의 관계가 경색됐다. 우려할 일은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 과정과 함께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에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국내의 일부 언론매체와 단체들의 비상식적인 태도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우리 고유영토에 대한 통치권자의 순시로서 대내외적인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제국주의를 표방하며 아시아를 비롯해 주변국들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전범국으로서 보다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일본은 같은 전범국인 독일과는 다르게 반성은커녕 변명과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후안무치한 국가이다. 대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 봐도 그렇다. 계속된 일본 고위층의 망언과 역사인식은 이미 상식 이하의 수준이다. 따라서 한·일관계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국가차원의 책임 있는 사과와 태도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비정한 현장이다. 지금 동북아시아에서는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와 중국의 중화주의가 충돌하고 있다. 민족주의와 결부된 영토분쟁의 악령이 꿈틀대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 우리는 단단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국론 결집의 단합된 힘으로 대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냉정한 국제정치의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강온전략의 세련된 외교력을 통해 외교전에서 승리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 “日 보고 있나”… 中 첫 항모 ‘랴오닝’ 공식 취역

    “日 보고 있나”… 中 첫 항모 ‘랴오닝’ 공식 취역

    중국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25일 정식으로 취역했다. 동북아 3국 가운데 전투기가 탑재되는 정규 항모를 보유한 나라는 중국이 처음으로, 아시아 안보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전망이다. 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 속에서 중국 항모가 취역한 것은 일본을 향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바랴크함으로 불렸던 항공모함의 이름은 랴오닝함으로 공식 명명됐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오전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이 정식으로 군 편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중국 해군은 “항모가 취역함으로써 중국 해군의 종합 작전 능력 수준을 높여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호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날 오전 랴오닝성 댜롄(大連)조선소에서 열린 취역식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궈보슝(郭伯雄)·쉬차이허우(徐才厚)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당·정·군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랴오닝함은 지난 23일 해군에 인도됐으며 조만간 배속 부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속 부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황해(서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에 배속된 것으로 관측된다. 랴오닝함 함장에는 구축함과 호위함 함장을 거친 장정(張?) 대교(大校·한국의 대령)가 임명됐다. 중국 항모는 아직 작전 능력을 갖추지 못한 ‘빈껍데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모 전력의 핵심인 함재기의 이착륙 훈련도 이뤄지지 않는 등 실전 능력을 갖추려면 최소 2~3년은 걸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모를 성급하게 취역시킨 것은 자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주변국들에 대한 심리적 압박용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타이완 단장(淡江)대 국제전략연구소 리중빈(林中斌) 교수는 “랴오닝함이 전투력을 갖추려면 최소 2년 이상 걸리지만 주변국들에는 큰 압박이 된다.”며 “항모는 대국의 상징으로 민족주의를 수호하고 국민들의 정서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랴오닝함(6만 7500t)과 별도로 2015년까지 4만 8000∼6만 4000t급의 핵 추진 항모 2척을 자체 건조하는 등 2020년까지 적어도 5척의 항모를 운용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日, 유엔서 韓에 ‘강제관할권’ 수락 요구 방침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이달 말 유엔총회 연설에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영토문제를 제소할 경우 상대국이 의무적으로 응하는 ‘강제관할권’(의무적관할권) 수락을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 요구할 방침이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오는 26일 개막하는 유엔총회 일반토론 연설에서 강제관할권 수락국 확대를 호소할 예정이지만, 한국과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독도나 남중국해 등 구체적 지명은 언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는 독도 외에 중국과 주변국 간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ICJ 강제관할권을 수락하지 않고 있는 한국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제관할권은 한 국가가 영토문제 등과 관련해 제소하면 ICJ가 다른 국가에 대해 재판에 참석하라고 강제하는 권한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강제관할권을 수용한 국가는 지난달 현재 유엔 가맹국 193개국 가운데 67개국이며, 일본은 1958년 수락했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강제관할권을 수락한 국가는 영국뿐이다. 많은 국가가 강제관할권을 수락하고 있지 않은 것은 국가의 주권에 관한 문제를 ICJ에 맡기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1991년 ICJ 가입 당시 강제관할권을 유보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노다 총리의 영토 문제 언급은 일본이 의무적관할권을 수락하고 있는 만큼 이를 수용하지 않는 한국, 중국과의 차별화를 부각시키고 일본 주장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G2 ‘동상이몽’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과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은 18일 베이징에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열었다. 회담에서 미국은 아·태지역에서의 군사력 재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고, 중국은 자국의 국방력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네타 장관은 회담 직후 공동기자 회견에서 “아시아 지역의 미군 재배치는 결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긴밀한 관계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패네타 장관은 전날 일본에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중·일 간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상호 안보조약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는 한편, 미사일방어(MD)시스템과 관련된 고성능 레이더를 일본에 추가 설치하기로 합의하는 등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량 부장은 “중국의 국방력이 발전한 것을 부인할 순 없지만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매우 작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일정한 수준의 무기 장비를 갖추는 것은 국가 안전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군의 사명을 이행하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지나치게 국방력을 강화해 주변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를 겨냥한 발언이다. 량 부장은 올해 중국 국방비는 달러화로 환산해 약 1000억 달러 전후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보다 4%가량 늘어난 규모다. 량 부장은 떠오르는 세력인 중국과 기존 강대국인 미국이 새로운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패네타 장관에게 평등과 상호존중의 원칙 아래 새로운 군사협력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제의했다. 패네타 장관은 19일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확실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과 만나고, 국립 군사대학인 장갑병공정학원(裝甲兵工程學院)을 방문해 간부 후보생들을 상대로 연설할 계획이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日 역사만든 분들 예 올리는 건 당연”

    “日 역사만든 분들 예 올리는 건 당연”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지만 대표적인 극우파인 하시모토 도루(43) 오사카 시장이 망언 릴레이를 하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일본의 역사를 만들어 온 분들에게 예를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참배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전날 창당해 대표로 취임한 일본유신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추진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일본유신회의 로고에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일본 땅으로 그려 넣기도 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최근 재일 한국인 차별 자료 등을 전시한 ‘오사카 인권박물관’의 문을 닫고 어린이들에게 일본 근현대사를 교육하는 시설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달에는 “위안부가 (일본군에) 폭행, 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며 “있다면 한국이 내놨으면 좋겠다.”는 망언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네 탓’만 있는 시리아 해법/이순녀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네 탓’만 있는 시리아 해법/이순녀 국제부 차장

    봄에 시작된 싸움은 다음 봄에도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여름이 지나고, 또다시 가을을 맞았지만 싸움은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1년 반이 흐르는 동안 2만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보다 10배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조국을 등졌다. 시리아 유혈사태가 끝모를 나락으로 치닫고 있다. 2010년 말부터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의 여파로 지난해 3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무차별적으로 탄압하는 정부군에 맞서 시위대가 무장하면서 내전으로 비화됐다. 도미노 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튀니지를 비롯해 이집트, 리비아, 예멘은 모두 해가 바뀌기 전 정권교체를 이뤄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시리아는 아직도 피의 보복으로 얼룩진 시간을 역주행하고 있다. 시리아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되리라고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도, 반군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반군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튀니지의 벤 알리나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처럼 민주화 세력에 무릎을 꿇거나 아니면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사례처럼 서방의 군사 개입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으리라 여겼을 것이다. 반면 알아사드는 다른 독재자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더 강하게 밀고 나가면 머지않아 시위가 진압될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쪽의 예상은 모두 틀렸다.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기 전까지 얌전한 샌님처럼 보였던 알아사드 대통령은 1982년 화학무기를 사용해 반정부 시위대 2만명을 학살했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독재자 아들의 본색을 드러냈다. 어린아이까지 무참히 살해되는 혹독한 내전의 와중에도 부인과 함께 해외 호화쇼핑을 즐기는 후안무치하고 잔인한 면모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반정부 시위가 종파 간 분쟁으로 변질되고, 국제적인 대리전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알아사드의 계산도 어긋나고 있다. 아버지는 대학살로 시위를 무력화했지만 지금 반군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의 희생만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에만 5440명이 사망했고, 반정부 시위 이후 지금까지 숨진 희생자는 2만 5000명 전후로 추정되고 있다. 고향을 떠나는 난민의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달에만 10만명이 탈출했고, 전체 난민 수는 23만 5000여명에 이른다. 접경국인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는 물론이고 터키, 그리스를 거쳐 북유럽까지 건너 가는 난민들도 적지 않다.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는데도 이를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답답하기만 하다. 각각의 이해관계에 얽혀 일치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0월과 지난 2월 시리아 제재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근에서야 중국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러시아도 방향 선회를 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네 탓’하기에 바쁘다. 종파에 따라 갈린 시리아 주변국들의 태도도 사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란은 시아파의 분파인 알아사드 정권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수니파인 반군을 각각 지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공공연하게 자기 편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열린 유엔총회에서 “주변 국가들이 시리아 정부와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면서 충돌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기까지 했다. 최후의 카드라고 할 수 있는 서방의 군사 개입은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은 오히려 “서방이 군사 개입하면 화학무기를 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평화적 해법이 우선이지만 언제까지 무고한 시민들이 더 희생되어야 하는지 우려스럽다. coral@seoul.co.kr
  • 인도양의 보석 몰디브…신들의 庭園

    인도양의 보석 몰디브…신들의 庭園

    파란 산호섬들이 너른 인도양 위에 동글동글 퍼져 있습니다. 잔잔한 연못에 빗방울이 떨어지며 만든 동심원을 닮았습니다. 좀 더 섬에 다가서면 빛깔은 짙은 파랑색에서 연초록으로 변합니다. 산호 모래로 형성된 섬 주변의 라군(Lagoon)이 보다 강렬하게 눈에 차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는 몰디브. 세계의 여느 바다들이 닮고 싶어 하는 색채를 가진 곳이라지요. 하지만 바다의 색보다 더 놀랍고 아름다운 건 바닷속이었습니다. 신(神)이 직접 조경 솜씨를 발휘해 빚은 듯한 아름다운 산호 정원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형형의 산호 사이로 색색의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데, 신들의 정원을 엿보는 느낌이 들 만큼 아름다웠지요. ●1200개의 섬들이 만든 화관(花冠) 산호섬 사이를 활강하던 비행기가 몰디브 공항섬에 가볍게 내려앉는다. 마치 활주로가 아닌 바다 위로 착륙하는 느낌이다. 왜 그런가. 활주로가 ‘해발 1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바다 위로 봉긋 솟은 우리 섬들과 달리, 몰디브의 섬들은 대부분 낮고 평평하다. 야자수가 있고, 건물들이 들어선 덕에 높아 보일 뿐이다. 이브라힘 나시르 공항의 활주로는 인위적으로 조성됐다. 섬의 길이가 여객기 이착륙이 가능할 만큼의 활주로를 확보할 수 없어 모자란 길이 만큼 땅을 늘렸다. 활주로 조성에 필요한 모래 등 자재들은 죄다 스리랑카 등 주변국에서 실어 왔다. 몰디브는 인도에서 남서쪽으로 340㎞쯤 떨어진 인도양 위의 섬나라다. 사파이어를 빼닮은 1196개의 고만고만한 섬들이 남북으로 820㎞, 동서 130㎞에 걸쳐 길게 흩뿌려져 있다. 몰디브라는 이름도 산스크리트어로 ‘화관’(花冠)을 뜻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모양은 꽃모자보다 긴 타원형의 목걸이에 가깝다. 전체 면적은 11만 5300㎢. 대부분 바다이고, 육지인 섬의 면적은 모두 합쳐 봐야 298㎢에 불과하다. 제주도의 6분의1 정도 크기다. 그 안에서 약 30만명의 국민이 올망졸망 살아간다. 대부분의 섬은 무인도다. 사람이 사는 섬은 200개 정도다. 몰디브 전문 여행사인 룸얼랏코리아의 노현우 이사에 따르면 현재 리조트로 개발된 섬은 90여개, 개발 중인 섬은 25개 정도 된다. 국유지인 섬 하나를 통째로 장기 임대하는 형식이다. 리조트가 곧 섬이자 나라인 셈이다. 수도 말레가 들어선 수도섬이나 공항섬, 쓰레기섬처럼 독특한 기능을 갖고 있는 섬도 있다. 행정 단위는 아톨(Atoll)이다. 우리의 도(道)와 비슷한 개념으로, 모두 26개다. 중심부에 섬이 있고, 산호초 장벽이 주변을 환해장성처럼 둘러싼 형태를 하고 있다. ●바닷속 정원을 산책하다 여행의 목적지는 파크 하얏트 하다하(Hadahaa)다. 공항섬에서 카데두 공항까지 프로펠러 비행기로 55분, 다시 도니(몰디브 전통 낚싯배. 소형 배를 통칭하기도 한다.)로 갈아탄 뒤 한 시간 남짓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섬이다. 공항섬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리조트의 등급은 올라간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몰디브의 바다는 투명하고 맑다. 그리고 다양하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미색에서 연한 에메랄드 색으로, 또 짙은 코발트 색으로 변해간다. 바닷물의 빛깔을 좌우하는 건 바닥에 깔린 모래다. 이토록 고운 산호 모래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파도 등 자연 현상을 제외한다면, 일등 공신은 앵무고기(Parrot fish)다. 어렸을 때는 거무튀튀한 암컷이었다가 성장하며 에메랄드빛 수컷으로 성 전환을 하는 녀석이다. 현지인들은 앵무고기를 ‘샌드 메이킹 머신’(sand-making machine)이라고 부른다. 미생물을 섭취하기 위해 죽은 산호를 긁어 들이켠 뒤, 입자 고운 모래로 배출한다. 현지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녀석이 1년에 대변으로 배출하는 모래가 95㎏에 달한다고 한다. 그 앵무고기가 사는 곳이 바로 하다하섬의 바닷속이다. 250여종의 산호 사이로 1200종의 현란한 열대어들이 헤엄쳐 다니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세계다. 운이 좋다면 이글 레이(eagle ray) 등 덩치 큰 어류들과도 조우할 수 있다. 파란 하늘과 고운 모래가 어우러진 해변 풍경도 아름답지만, 그보다 앞서 바닷속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이들과 만나기 위해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리조트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물안경과 숨대롱, 오리발 등의 스노클링 장비면 충분하다. 다만 산호 정원을 산책하면서 주의해야 할 게 있다. ‘무엇이건 만지지 않는 것’이다. 산호와 열대어를 보호하기 위해, 또 그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물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해안에서 20~30m 거리까지는 수심이 1~2m 정도로 얕다. 수온도 잘 조절된 실내 수영장 물처럼 적당하다. 하지만 산호섬과 바다의 경계가 되는 리프(reef)부터는 수심이 급격히 깊어진다. 딱 수중 절벽이다. 리프를 기준으로 물색도 진한 잉크빛으로 바뀌고 수온도 서늘해진다. ●천공(天空)의 섬 말레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섬은 변화가 없다. 어제와 오늘이 같았으니, 내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터.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췄다. 하지만 말레는 다르다. 한 나라의 수도답게 섬은 무척 분주하다. 대통령궁 등 일부 공공기관 건물 앞을 제외하면 번잡스럽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공항섬에서 배로 10분 남짓 떨어진 말레는 4.5㎢의 조그만 섬이다. 한두 시간이면 걸어서 한 바퀴 돌 정도다. 그 작은 섬에 10만여명의 인구가 산다. 말레는 하늘에서 굽어보면 고슴도치 등짝을 보는 듯하다. 건물들이 빽빽해서다.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탓에 50년 이내에 바닷물 아래로 잠길 수도 있다는데, 그 이전에 건물의 무게에 못 이겨 가라앉을 것 같다. 섬의 주요 볼거리는 워터 프런트라고 불리는 어시장이다. 수산업에 기대 사는 몰디브 사람들의 일상과 만날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시장통과 주택가 등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몰디브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메가 몰디브 항공이 지난달 26일부터 인천~말레를 잇는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직항 노선이 개설되면서 최소 15시간 이상 소요됐던 종전 경유 노선에 견줘 절반 가까이 줄어든 9시간 남짓이면 말레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인천에선 토요일 새벽 1시 20분 출발, 말레에선 목요일 밤 11시(현지시간)에 각각 출발하는 패턴으로 운용된다. 메가 몰디브 항공의 한국 총판(GSA)인 룸얼랏코리아에서 직항편을 토대로 다양한 몰디브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홈페이지(www.roomallotkorea.com) 참조. (02)776-7777. ▲몰디브는 연중 고온 다습한 열대기후다. 시차는 한국보다 4시간이 늦다. 다만 파크 하얏트 등 상당수의 리조트들이 말레보다 1시간 빠른 리조트 타임(섬 시간)을 적용, 한국보다 3시간 느린 경우가 많다. ▲미국 달러가 흔히 통용된다.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말레 시내 물가는 만만치 않다. 생수(330㎖) 한 통에 2.5달러, 커피는 4~5달러를 받는다. 공항섬에서 수도섬까지 배삯은 편도 1달러, 공항 내 짐 보관료는 5달러다. 시장은 싸다. 코코넛 주스를 1달러면 맛볼 수 있다 ▲팁을 줘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1달러짜리 소액권을 많이 환전해 갈 것. ▲이슬람 국가라 술, 돼지고기 등을 들고 입국할 수 없다. 하지만 리조트에서는 대부분 술을 판다. ▲6성급 리조트인 파크 하얏트 하다하의 객실에선 국내 전기제품을 문제 없이 쓸 수 있다.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된다. 셰프도 한국인 이용태씨다. 붙임성만 좋다면 시원한 김치찌개를 얻어 먹을 수도 있다. 아울러 스노클링과 카약 등의 장비도 리조트에서 무료로 대여해 준다.
  • 日, 내년 北 미사일 대비 훈련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 등 주변국과의 안보 상황에 대비해 내년부터 범정부 차원의 가상훈련을 벌일 계획이라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2014년에는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점령한다는 시나리오를 설정해 이에 대비한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신문은 또 지난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일본 해상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일본 내부에서 범정부 훈련의 필요성이 거론됐다며, 이 훈련을 통해 자위대와 해상보안청(해경), 경찰 간 원활한 연계를 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앞서 이지스함 3척과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했으며 유사시 2단계 미사일 요격 조치를 준비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日, 동남아 왕따

    일본이 그동안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동남아시아에서도 외교력이 눈에 띄게 약화된 사실이 확인됐다.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7월 13일 채택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각료회의 의장 성명에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및 주변국 간 갈등 문제를 언급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의장국인 캄보디아는 중국과 북한을 의식해 성명에 납북자 문제와 남중국해 갈등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 일본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일본의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같은 달 24일 호르 남홍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한반도와 남중국해에 대한 일본의 발언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향후 이러한 점을 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일본은 의장 성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캄보디아의 자세가 양국 관계 및 일본·아세안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 달라.”고 경고했다. 호르 부총리는 같은 달 27일 답신에서 “의장 성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명한 것은 일본뿐이다. 향후 협력을 어떻게 할지는 일본에 달렸다.”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직설적으로 일본 측 책임을 거론했다. 통신은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로 최근 주변국과의 외교 분쟁에 직면한 일본이 지금까지 큰 존재감을 과시했던 동남아에서도 현저하게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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