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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 없다’ 입장서 후퇴

    일본 정부가 2007년부터 되풀이해 온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 연행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미 도모코 공산당 의원은 일본군 병사들이 중국 구이린(桂林)과 인도네시아에서 중국과 네덜란드 여성을 성폭행한 뒤 위안부로 삼았다는 진술을 담은 도쿄전범재판 증거 자료를 거론하며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 발표 전후에 이 같은 문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 내각은 지난 7일 내각회의를 거쳐 내놓은 공식 답변서에서 “이 문서들은 법무성에 보관돼 있었지만 내각 관방에는 없었다”며 “1993년 8월 4일 조사 결과 발표(고노 담화) 시까지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는 군이나 관헌의 강제 연행을 나타내는 기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2007년부터 줄곧 강조해 온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 강제 연행 증거가 없다’는 주장은 정부 내 모든 자료를 검토한 후에 내린 결론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 셈이다. 아베 내각의 역사 인식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저명한 역사학자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매섭게 꾸짖었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한스울리히 벨러(82) 독일 빌레펠트대학 교수는 전날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면 독일의 과거사 청산 노력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벨러 교수는 “일본은 전후 60여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고집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미국도 ‘극우 아베’에 우려

    미국도 ‘극우 아베’에 우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인식에 관한 발언이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나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아베 총리의 극우적인 행동에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마저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미·일 관계 보고서’에는 아베 총리의 국수주의적 발언과 행보가 주변국들과의 외교 갈등을 불러오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해칠지 모른다는 지적이 곳곳에 언급됐다. 33쪽에 이르는 보고서는 지난 1일 마크 매닌 등 4명의 아시아 전문가와 국제 무역·금융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보고서는 미국 상·하원의 외교담당 의원들에게 제출된 상태다. CRS는 보고서에서 “많은 분석가들은 아베 총리의 2기 정부가 지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동아시아 지역의 무역 통합을 해치고 지역 안보 협력을 위협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침략의 정의와 관련해 “(1974년) 유엔총회가 침략의 정의에 대해 결의한 것은 안보리가 침략 행위를 결정하기 위한 ‘참고’ 사항”이라며 “(유엔 안보리의 침략 행위를 판단하는 권한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침략인지 여부는) 정치적으로 결정된다”고 밝혔다. 유엔 총회는 1974년 침략을 ‘다른 국가의 주권,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에 대한 무력 행사’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참고’ 사항이라고 강변하면서 다시 한번 침략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진심을 드러낸 셈이다. 미국 의회의 보고서는 일본 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9일자 석간에 ‘총리의 역사 인식 우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의회 조사국이 아베 총리의 침략 부정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미국 의회가 아베 총리를 강경한 국수주의자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미 의회 조사국이 아베 총리를 ‘강경한 민족주의자’로 평가한 데 대해 “오해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韓·美 정상회담] 朴대통령 “日, 거울 보고 올바른 역사의식 가져라”… 오바마 공감

    [韓·美 정상회담] 朴대통령 “日, 거울 보고 올바른 역사의식 가져라”… 오바마 공감

    동북아시아의 전통적 동맹 구도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역사 도발 행태를 거론하고 공동선언에서 한·미 동맹의 성격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린치핀)으로 규정한 건 한국의 전략적 위상 강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우경화 행보에 대해 “일본은 거울을 보고 책임 있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워싱턴포스트(WP)와 가진 인터뷰에서 동북아 역내 긴장 조성의 한 당사자로 북한뿐 아니라 일본을 지목하는 등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도 “동북아 지역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8년 전 (WP와의) 인터뷰 때도 북핵 위기와 일본의 독도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지만 여전히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이런 상태가 됐다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뿐 아니라 주변국들의 상처를 이렇게 덧나게 함으로써 결속을 약화시키고 이런 문제에 대해 발목을 잡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을 제외한 역내 긴장 조성에 누가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영토라는 것이 사람으로 봤을 때 국민의 몸이라면 역사는 그 국민의 혼이라는 말이 있다”며 “역사라는 것은 작은 불씨가 크게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바르고 냉철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가야만 불행한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일본 쪽에 무게가 실려 있던 게 현실이다. 그러나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미·일 동맹 구도의 균형추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린치핀은 마차 바퀴가 이탈되지 않게 축에 꽂는 도구로, 핵심 동맹국을 외교적으로 지칭할 때 쓰는 용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미 동맹을 린치핀으로 처음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박 대통령의 당선 축하 성명에서도 이 단어를 썼다. 그동안 미·일 동맹은 린치핀과 ‘코너스톤’(주춧돌)을 혼용해서 표현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한·미 동맹의 비중이 커졌다는 시각은 우리 해석일 뿐 미·일 동맹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한반도 안정을 위한 한·미 동맹의 틀이 잘 작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정가에서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 언행은 한·미·일 3각 공조에 악영향을 주는 골칫거리로 판단하고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망동이 동북아 평화 협력를 저해하고 있다는 인식을 분명히 드러낸 만큼 오바마 정부가 강화된 대일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일본은 핵심적인 동맹국이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전략적 리밸런스(재균형) 정책에서 한국의 역할과 협력의 필요성도 커졌다”며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공동선언에서 명확히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북, 중국의 계좌 폐쇄 의미 엄중히 새겨야

    중국의 외환거래 은행인 중국은행(BOC)이 그제 북한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관련 계좌를 폐쇄했다. 지난 2006년 북한의 슈퍼노트(100달러 위조지폐) 문제가 불거졌을 때 마카오 지점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적이 있으나, 이번엔 아예 계좌를 폐쇄하고 금융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사뭇 다르다. 조선무역은행은 북한의 달러 창구다. 북한의 대외거래 자금 대부분을 취급한다.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거래와 관련된 자금과 김정은의 통치자금도 이를 통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외거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웃도는 점까지 감안하면 BOC의 계좌 폐쇄가 안겨줄 북한의 체감 고통과 충격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OC의 이번 조치는 한마디로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의 중국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북의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087호와 2094호를 단순 지지하는 데 머물지 않고, 대북 제재를 몸소 실천하고 나섬으로써 북에 전례 없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특히 조선무역은행은 유엔이 아니라 미국이 지정한 제재 대상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적극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물론 BOC의 이번 조치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다소 섣부른 감도 있다. 미국의 강력한 설득에 따라 마지못해 취한 상징적 제재이며, 따라서 좀 더 중국 당국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자금통로가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 동결 이후 상당부분 분산된 터라 이번 계좌 폐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북한을 감싸고 도는 데만 급급했던 후진타오 주석 체제의 중국과 비교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그제 워싱턴에서 나온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메시지, 그리고 시진핑 중국 주석의 시그널을 유의해서 보기 바란다. 도발 위협에는 더 이상 보상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국들의 일치된 경고를 허투루 보지 말아야 한다. 혹여라도 중국의 속내를 시험해 볼 요량으로 국지 도발을 자행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 경제는 핵과 미사일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만이 살릴 수 있다는 박 대통령의 고언을 부디 귀담아듣기 바란다.
  • 손잡은 미·러, 이달 말 ‘시리아 해법’ 논의

    손잡은 미·러, 이달 말 ‘시리아 해법’ 논의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시리아 사태 해법을 놓고 이견을 보여 온 두 강대국이 국제회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기로 했다는 점에서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문제를 다룬 제네바 국제회의 합의문을 실천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시리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5월 말 소집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 외무장관과 시리아 주변국 대표 등으로 구성된 ‘시리아 행동그룹’은 지난해 6월 스위스 제네바 회의에서 시리아 내 과도정부 구성 등을 지지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지만 서로 간의 입장 차이가 커 이후 구체적인 실행에는 돌입하지 못했었다. 따라서 이달 말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보다 진전되고 강력한 실행 계획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6일 시리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시리아 정부도 제네바 합의에 기초한 협상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리아의 동참 계획을 밝혔다. 케리 장관은 “양국의 정보기관이 공조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논란을 해명하는 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만나 시리아 사태를 포함한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양국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경제협력을 통해 미·러 관계가 보다 가까워지기를 바란다는 것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뜻”이라면서 “양국의 협력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준으로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조만간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朴대통령 “日 거울보고 책임있는 역사의식 가져야”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일본이 거울을 보고 책임있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방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워싱턴포스트지와 행한 인터뷰에서 “8년 전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 할 당시에도 북핵 위기와 일본의 독도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다”면서 “8년이 지난 지금도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이런 상태가 됐다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일본과는 자유민주주의나 시장경제주의 등 가치를 공유하면서 협력할 일이 많은 나라이고 북한 문제와 경제·안보 면에서도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런데 한국 뿐 아니라 주변국들을 이렇게 상처를 덧나게 함으로써 결속을 약화시키고 이런 문제에 대해 발목을 잡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을 제외하면 이 지역의 긴장 조성에 누가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영토라는 것이 사람으로 말하면 국민의 몸이라면, 역사는 그 국민의 혼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역사라는 것이 작은 불씨가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바르고 냉철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가야만 불행한 일이 없을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의 대(對) 아시아 ‘리밸런스’ 정책이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우리가 안보태세를 더 강화하는 것은 사실은 북한이 그렇게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을 멈춘다면 이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더 강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미 지도자들이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할 필요성과 관련,”한국이 통일을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과 남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이 신장되고, 행복한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인권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에 탈북자 송환중단을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탈북자에 대해서는 중국이 남한으로 보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CBS방송 ‘디스 모닝’을 통해 방영된 인터뷰에서 자신이 차갑다는 평을 듣는 이유에 대해 “국민에 대한 신뢰는 깨면 안된다는 차원에서 그 길로 가겠다고 할 때 좀 너무 차갑지 않은가 하고 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면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없고 국민도 믿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CBS는 이날 자사 기자가 인터뷰 당시 박 대통령과 두 손으로 악수한 장면을 두고 “악수를 한 방식 때문에 현재 한국에서 스타가 됐다고 한다”고 농반진반 언급했고, 해당 기자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방한 당시 박 대통령과 악수했을 때 다른 한 손은 호주머니에 있었기 때문에 뉴스를 장식했다고 한다”며 “이건 예의가 아니라고 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펴낸 ‘史記’ 전문가 김영수

    [저자와의 차 한잔]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펴낸 ‘史記’ 전문가 김영수

    26년째다. 1987년 석사 과정에서 ‘사기’의 ‘조선열전’으로 만나 지금까지 사마천(기원전 145~90?)의 ‘사기’에만 매달렸다. 120여차례 중국을 방문하고 전역을 돌아 사마천의 발자국을 따르며 ‘사기’의 시공간을 확인했다. 하도 자주 들락거리니 한때 중국 공안에서 요주의 인물로 보고 입국심사를 따로 하기도 했다. 3년 전에는 사마천의 고향으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넘어져 어깨뼈가 산산조각났다. 10시간 넘는 대수술 끝에 어깨를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위기를 몇 번 거쳐도 여전히 ‘사기’를 꼭 붙들고 있다. 이제 그의 이름과 사마천의 ‘사기’는 늘 나란히 간다. 명실공히 ‘사기’ 전문가로 불리는 김영수(54) 작가는 틈틈이 메모해 놓은 ‘사기’의 명문을 고르고 골라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생각연구소 펴냄)을 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만난 그는 “‘사기’의 고사성어와 명구는 고상한 도덕적 잠언이나 얄팍한 처세서가 아니다. 춘추전국시대에 수많은 제왕과 지식인들이 등장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함축적이고 압축적인 언어로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한다”고 설명했다. “사마천은 열세 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현장을 누비면서 역사학자로서 철저한 교육을 받았어요. 바른말을 했다가 한 무제의 노여움을 사 형벌을 받게 됐는데 죽음 대신 궁형(성기를 자르는 벌)을 택했죠. ‘사기’를 마무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그 치욕스러운 분노와 사무치는 원한보다 컸던 거죠. 그 위대한 업적을 지금 ‘사기’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 겁니다.” ‘사기’는 무려 52만 6500자로 이루어져 있다. 사자성어는 600개에 이른다. 명언이나 격언을 합치면 1200개 문장을 훌쩍 넘을 것이라 했다. 이 중에서 작가는 190개 문장을 뽑아냈고, 그중 131개 문장이 이 책에 담겼다. 보기 쉽게 생사, 관조, 활용, 언어, 사로(思路), 유인, 승부 등 7개 장으로 나누었다. 각 고사성어마다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작가의 해석을 덧붙여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사기’의 정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작가는 자신을 “압축된 언어 속에 중국인의 심리와 문화가 다 숨어있는 것이 ‘사기’이고, 나는 그 압축파일을 풀어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참 적확하다 싶다. 책은 리더십과 인재 활용, 개혁 등에서도 들춰볼 것이 많다. 초나라의 혁신을 도운 ‘구조조정 전문가’ 오기가 있고, 시스템개혁에는 혁신적이었지만 인간에 대한 불신이 강했던 진시황을 볼 수 있다. 중국사상 최고 개혁가로서 이론과 실천력을 동시에 갖춘 상앙도 있다.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도 돕는다. “우리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중국에서는 참 위험한 말이죠. 천하를 얻은 유방이 자신을 도운 장수 중 하나인 한신을 내친 토사구팽(兎死狗烹)의 근거가 바로 이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많을수록 좋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함부로 할 말이 아니죠.” 물론 중국 사람들 모두가 ‘사기’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닐 터. 현재 중국에서 ‘사기’는 바이블과 동급으로 여겨지는 추세다. 중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와 문장 교육이 필수다. 지도급 인사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 역사와 세계사,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 게다가 시진핑 주석의 고향이 사마천이 태어난 산시성이라는 점, 시진핑이 연설 때마다 역사를 강조하는 것 등은 ‘사기’의 중요도를 높인다. 작가는 “사마천 당대에 한 무제가 펼친 공정은 지금 중국의 공정과 똑같다”고 했다. “한 무제 시절 고조선을 비롯해 많은 주변국가를 흡수했어요. 중화문명의 유구함을 강화하면서 서북으로는 실크로드를, 서남 티베트와 운남성 일대를 개척했죠. 동북으로 고조선을 친 겁니다. 이런 과정을 ‘사기’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사기’를 떠받드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때는 무력이었지만, 지금은 역사와 문화, 민족기원의 문제로 파고들면서 공정을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이게 중국의 무시무시한 ‘소프트파워’죠.” 작가는 “중국에 비하면 우리나라 역사 공부는 초라할 정도”라면서 “이런 식으로 동북공정에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작게는 삶의 방향을 찾고, 크게는 중국을 제대로 인식하고 전략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려면 ‘사기’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 역할을 그 과정에 조금 보탬을 주는 것이고요.”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사설] 새로운 한반도 시대 여는 한·미 정상외교되길

    박근혜 대통령이 내일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상외교의 막을 연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중국 방문까지 감안하면 동북아시아 주요국 정치 리더십이 모두 정비된 상황에서 역내 외교안보 지형을 새롭게 구축하는 최고위급 외교의 시동을 거는 셈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질적 도약을 도모하고 북의 안보위협에 공동 대처하는 차원을 넘어 과거사와 영토를 둘러싼 한·중·일 3국의 중층적 대결구도를 슬기롭게 헤쳐갈 해법을 모색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이번 방미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할 것이다.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7일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현안들은 하나하나 중차대한 것들이다. 핵을 끌어안은 채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지난 정부에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양국 관계를 질적으로 발전시킨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2015년 주한미군의 전시작전권 한국 이양을 앞두고 한 치의 안보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 대책을 세워야 하며, 2년 연장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체제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이번 회담의 의미는 향후 20~30년을 이어갈 새로운 동북아 질서의 모색에 있다. 한반도에서의 남북 대치, 동아시아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으로 상징되는 냉전질서를 마감하고 역내 국가들이 대등한 협력으로 동북아 공동번영을 이뤄나갈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제시할 동북아 다자협력 구상, ‘서울 프로세스’는 시대적 의미가 크다. 기후변화와 테러, 재난 등 인류 공동의 도전에 역내 국가들이 함께 맞서 싸우며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와 안보 등 더 큰 틀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이 구상을 제대로 실현해 낸다면 21세기 동북아 시대는 성큼 앞당겨질 것이다. 이는 개성공단까지 접어가며 오로지 미국만 쳐다보고 있는 북한을 남북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관건은 우리의 외교력이다. 2007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제주 프로세스’를 내놓은 바 있으나 관련국들로부터 외면받고 말았다. 우리의 작은 체구로 미국과 중국을 움직이려면 그만큼 고도의 외교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박 대통령부터 주변국 지도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8일 있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중심으로 다각도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어제 개성공단의 남측 인력 7명이 돌아옴으로써 남북 관계는 한시적 단절 상태에 놓였다. 더 이상의 추락이 없는 바닥이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방미가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동북아를 여는 먼 여정의 힘찬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
  • 아베 “헌법개정은 우리의 일… 한·중 반응 신경 안 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헌법 개정 추진과 과거사 발언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반론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1일 수행기자들과 만나 자국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한국과 중국 등의 반응은 개헌 추진에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중국의 반응은 개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헌법이기에, (한국이나 중국에) 하나하나 설명할 과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개헌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헌법 96조를 개정한 뒤 평화헌법의 근간 조항인 헌법 9조를 손대는 ‘2단계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사사에 겐이치로 미국 주재 일본대사는 과거사 논쟁과 관련해 미국 내 여론의 비판이 잇따르자 일본 정부가 이미 깊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사사에 대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독자 투고’에서 “일본 정부는 깊은 후회와 진정한 사과의 뜻을 밝혔고, 2차 세계대전 희생자에 대한 진실한 애도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최근 이런 (후회와 사과의) 뜻은 아베 총리의 의중을 완전히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일본 정부는 항상 역사를 정면으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고문은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아베 총리의 이른바 ‘침략 망언’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사설을 실은 데 대한 ‘반론’ 차원에서 이뤄졌다. 신문은 이날 사사에 대사의 기고문과 함께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살고 있는 일본인의 ‘과거사 반성’ 독자 투고문을 나란히 게재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삼성 갤럭시폰에 ‘자랑스러운 한국산’ 써보세요 국가브랜드 2주 만에 오를 것… 그게 창조경제”

    “삼성 갤럭시폰에 ‘자랑스러운 한국산’ 써보세요 국가브랜드 2주 만에 오를 것… 그게 창조경제”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에 ‘자랑스러운 한국산’(Proudly made in Korea)이라고 써 보십시오.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2주 만에 높아질 겁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 교수(파리 정치학교)는 30일 서울 중구 소공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강연에서 한국이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일곱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소르망 교수는 “독일 차를 보면 어느 부품이든 ‘자랑스러운 독일산’이라고 쓰여 있다”면서 한국의 스마트폰에도 같은 방식을 써 볼 것을 제안했다. 두 번째로 국립박물관을 예로 들면서 우리의 문화 자산을 경제상품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국립박물관은)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서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보다 더 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 개선을 거론했다. 소르망 교수는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재단을 통해 많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면서 “한국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세종연구소는 솔직히 프랑스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네 번째로 장학재단을 활용, 한국을 찾는 외국인 유학생을 늘려 ‘민간 외교관’으로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다. 다섯 번째로 선별적 이민정책을, 여섯 번째로는 고령화 분야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들었다. 그는 “주변국과의 안정이 깨지면 창조경제·문화는 소용이 없다”며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 안정을 위해, 경제적 이해를 위해 서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르망 교수는 “한국 정부는 북한의 지도체제와 주민을 분리해 북한 주민까지 대표해야 한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아베의 비열한 철학 안에 인간성 없다” 들끓는 국제여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우경화 망언 등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 여론이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에 이어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까지 가세했다. 신화통신은 28~29일 이틀 연속 사설과 기사를 통해 “아베 총리의 비열한 철학 안에는 인간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통신은 “일본의 과거 침략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의견을 아베와 일본 정치인들이 부인하고, 역사를 직시하지 못한다면 일본은 과거의 파시즘에서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일본의 침략 행위를 부정한 것과 관련, “세계 경제대국의 지도자인 그는 인간이라면 갖고 있는 옳고 그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따를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29일자 사설에서 “국가주의라는 ‘악마’를 제어해 왔던 아베 총리가 70% 이상의 내각 지지율을 등에 업고 가면을 벗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전사자를 추모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1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어 일본 국수주의자들이 성지로 인식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전사자를 추모하려는 것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베 총리의 이 같은 행동이 그가 추진하는 경제성장 정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한동안 경제성장에 집중해 왔고, 소기의 성과를 얻었지만 이는 엔저 피해를 감내하는 주변국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의 수정주의는 잘해도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될 것이고, 최악에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이 군대 보유를 명기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시바 간사장은 이날 구마모토에서 한 강연에서 “국가의 독립이 외적의 침략으로 흔들릴 경우 독립을 지키는 게 군대인데 헌법에는 어디에도 군대에 대한 규정이 없다”면서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에 합당한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베 신조 총리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부처간의 협업과 발상의 전환/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미래전략연구본부장

    [열린세상] 부처간의 협업과 발상의 전환/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미래전략연구본부장

    우리의 역대 정부는 출범할 때마다 국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과 과제를 안고 시작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정부는 언제나 외환 및 북핵 위기, 주변국의 이념적 편향, 국제적인 경기 침체 등의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했고, 그런 가운데서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지를 얻기 위한 정부 개혁의 어젠다 설정을 병행해야만 했다. 박근혜 정부의 개혁 화두는 창조경제와 창의성, 국민행복, 사회안전 등의 개념을 중심에 놓고 있고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 칸막이 제거와 협업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는 정부와 공공부문에서 창조경제 등의 모호한 개념과 화두를 붙잡고 고민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이들 조직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한다. 국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개념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리라 짐작된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지난 정부들이 내세웠던 ‘혁신’이나 ‘세계화’라는 화두가 정부와 국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끼쳤는가? 최근 개발도상국과 체제 전환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적인 개발협력 업무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와 해당 국가 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들 국가는 우선적으로 선진국의 경제 발전 경험과 지식을 흡수하고 배우기를 원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물리적인 혜택이 잘 드러나는 사업과 과제를 원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이 업무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단순히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와 사업·전략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공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나타나기 어렵고, 적어도 장기적인 발전 토양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공공부문의 인력과 역량이 충분히 갖춰져야 하고, 공공부문의 의사결정 과정이 합리화돼 있어야 하며, 법과 제도를 비롯한 주변 환경의 선진화가 이뤄져야만 발전을 제대로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세기를 지난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이 그 이전의 시기와 어느 정도의 다른 발전을 이루게 했다면, 그 성과의 상당 부분은 국가 지도자들이 제시했던 (어쩌면 모호하기조차 했던) 변화의 화두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혁신이나 세계화 등의 개념은 비록 모호했을지라도 무언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과 노력을 불러일으켰던 점은 사실이다. 모호함이 없는, 구체성으로 충만한 개념은 화두가 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창의적 행정의 한 측면으로서, 부처 간의 칸막이 제거와 협업은 그동안 공공부문의 가장 취약했던 분야에 변화의 계기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방식에서 과거와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은 정보의 축적 및 관리가 부처 간의 공유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고, 정확하게 말하면 공유와 소통의 필요성에 대한 자각과 자극이 충분하지 못했던 탓도 있을 것이다. 정부의 업무평가 등에서도 부처 간의 상대적인 경쟁과 서열이 중요했지, 국민의 입장에서 정부 전체의 성과를 하나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되새겨봐야 한다. 국무조정실에서는 최근 177개 부처 간의 협업 과제를 지정해 관리하기 시작했고, 안전행정부가 구상하는 협업을 위한 정부 인력관리의 변화도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협업의 주도권이 부처 간의 논쟁과 다툼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소위 말하는 힘센 부처만이 인력 수혜를 누리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면 협업이 각 부처의 개별 성과로만 다뤄지지 않고 정부 전체의 성과, 즉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단일체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이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여러 부처의 복수 과제가 묶인 140개의 국정과제를 대상으로 한 국정평가시스템이 새롭게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 내에서의 경쟁이란 틀과 인식을 넘어서 국민을 대상으로 평가받고 동시에 정부 전체가 하나로서 평가받는 것이 가능해져야 협업과 칸막이 제거의 의미가 살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 “신사참배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日정부,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신사참배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日정부,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일본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는 신사 참배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30년 넘게 살아온 일본인 목사가 과거사를 부정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과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일본인교회의 요시다 고조(71) 목사는 지난 25일 아베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한·일 강제합병 및 한국인에 대한 고문·투옥 등 그 모든 침략과 억압에서 야스쿠니 신사가 정신적 지주이자 기둥이었기에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는 “전쟁을 일으킨 자들이 합사된 신사에 정치인들이 참배하면서 공인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사 참배 문제는 야구로 말하면 1루 베이스”라면서 “모든 문제의 기저에 깔려 있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요시다 목사는 지난 24일에도 아사히 신문에 ‘역사에 역행하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라는 제목의 글도 보냈다. 그는 여기에서 “일본의 침략 행위는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카이로 선언, 얄타 협정, 포츠담 선언 등 여러 국제무대에서 수십년 전부터 언급되고 있다”면서 “이를 부정하는 것은 침략 가해국 총리로서 견문과 학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요시다 목사는 1976년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일 청년세미나에서 3·1운동 제암리 교회 학살사건을 접한 뒤 한국민에게 사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981년 서울일본인교회에 부임했다. 올해로 33년째 한국 내 일본인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日언론, 아베정권 비판 잇따라

    일본 언론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옹호 발언, 무라야마 담화 수정론 등을 들고 나온 아베 신조 내각에 대해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각료들의 역사인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총리 관저 출입기자들이 26일 이례적으로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몰아 붙이는 등 일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도 연출됐다. 총리 관저 출입기자들은 오전 스가 관방장관이 브리핑을 시작하자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벌였다.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을 놓고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외교문제가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자 기자들이 나서 “현실은 한국에서 총리의 발언이 침략전쟁의 부정으로 크게 보도돼 외교문제가 되고 있다”며 “무라야마 담화중 어느 부분을 계승하고 어떤 점은 계승하지 않는지를 지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다그쳤다. 당황한 스가 관방 장관은 “저는 외교 문제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우겼고, 이에 기자들은 “지금 한국으로부터 항의가 들어오고 있는데 외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그쪽(내각)의 희망에 지나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스가 장관은 “아니 그러니까...”“(초조해하며) 저기, 손을 들고 얘기하세요”라며 말을 더듬는 등 쩔쩔맸다. 주요 신문들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마이니치 신문은 ‘총리의 역사인식을 의심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이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한 주변국 등의) 위협에 굴하지 않는다’는 총리의 발언은 냉정함을 결여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아사히 신문도 ‘조용한 참배를 위해’라는 사설에서 “침략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하면 이웃 국가뿐 아니라 유럽국과 미국의 불신도 강해지게 된다”며 “1978년 야스쿠니에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이후 쇼와 일왕도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평소 아베의 경제정책에 대해 호의적인 논조를 유지하던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역사문제를 과열시키지 말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이웃을 두루 살피는 판단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美정부도 ‘아베 역사왜곡 발언’ 우려

    침략 역사 부정 등으로 동북아 역사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 정부에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침략 부인’ 발언과 각료 및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망언·망동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외교 통로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팎의 비난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26일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 문제와 관련, “중국과 한국 등 우려를 표시하는 나라들이 있다”고 지적한 뒤 “미국 주재 일본 대사관과 일본 주재 미국 대사관을 통해 일본 측과 얘기하고 있다”며 미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일본 정부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국무부는 주미 일본 대사관에 공식적인 항의를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역내 국가들의 강력하고 건설적인 관계가 평화와 안정을 증진한다고 믿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를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도 일본을 방문했을 때인 지난 24일 가토 가쓰노부 관방 부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야스쿠니 문제 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미 국무부 당국자가 주미 일본대사관을 통해 침략 정의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역사문제를 둘러싼 아베 정권의 최근 움직임이 주변국과의 관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의 역사왜곡 망발에 대해 중국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의 침략을 부인하는 망언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웃 국가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도 이날 사설을 통해 “일본은 이미 정상을 잃었다”고 비난한 뒤 “10년 뒤 중국의 경제가 커졌을 때 일본이 어떤 추악한 짓을 벌일지 다시 보자”고 경고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막나가는 아베] 美언론 “日, 적대감 조장은 무모한 짓”

    아베 신조 총리의 잇단 망언과 각료 및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일본의 극우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 중국 언론들이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현지시간)자 주요 기사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의 최근 행태를 강력 비판한데 이어 뉴욕타임스도 ‘일본의 불필요한 군국주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야스쿠니 참배 등과 관련, “(동북아의) 당면 현안과 관련없는 일로 예기치 않은 논란이 일고 있으며, 이는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자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설은 특히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해온 아베 총리의 전력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문제에 주변국들이 서로 협력해야 할 시기에 일본이 적대 감정을 조장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일본 정부는 주변국이 겪은 역사적 상처를 헤집을 것이 아니라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부활시키고 민주국가로서의 역할을 증대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5일 ‘일본은 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일본이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아시아 이웃나라들에 피해를 입히는 ‘강경한 일본’을 고집한다면, 일본은 아시아의 부흥을 가로막는 ‘트러블 메이커’가 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도 “아베의 우경화 망언은 쇠락해가는 일본의 국운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군사적 역량을 확대해 일본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고전, 무대 위를 거닐다

    고전, 무대 위를 거닐다

    “난데없기는. 당신 양친께서 당신처럼 재고만 앉아 있었으면 당신이야말로 난데도 없었겠지”라는 말장난이 있고, “그대가 지나온 밤바다의 별빛은 여전히 그대 머리 위에 빛나는구나”라는 닭살 돋는 대사도 있다. “왜 늘 우리만 당해야 하는데요? 왜 우리만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데? 왜 우리 애들만 죽어야 해?”라는 가슴이 먹먹한 통탄이 있다. 인생과 생존, 존재와 자유를 관조하면서 시대의 고민과 오늘의 삶을 이야기한다. 연극 ‘라오지앙후 최막심’이다. ‘라오지앙후 최막심’은 명동예술극장이 ‘명작의 희곡화’ 첫 프로젝트로 선정한 작품.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 ‘그리스인 조르바’(1946)를 한국 역사의 한 장면으로 변형했다. 배삼식 작가는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30년대 크레타섬을 1941년 연해주 얀코프스크 반도에 있는 바닷가 촌락 앵화촌으로 치환했다. 크레타는 그리스에 속해 있지만, 터키, 불가리아 등 주변국 사이에서 참혹한 분쟁을 겪던 지역이다. 배 작가는 그런 역사성을 떠올리면서 “일제강점기에 러시아나 일본의 국가 권력이 완전히 장악하거나 지배하지 못했던 지역, 경계와 변경의 공간을 찾다가 반도 언저리 촌락에 대한 기사를 봤고 번안 작품의 공간으로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소설 속 화자인 ‘나’는 ‘김이문’이, 조르바는 ‘최막심’이 됐다. ‘막심’이라니 막심 고리키 같은 러시아인인가 하고 갸우뚱할 테지만 중요하지 않다. 출생의 단서는 “일생에 한 일 중에는 최고로 후회막심한 일”이라 어머니가 이름을 그리 지었다는 것 정도인데, 어차피 ‘라오지앙후’(떠돌아다녀 세상 물정에 밝은 사람) 아닌가. 일제강점기에 러시아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이 사는 곳이 배경이니 당연한 이름일 수도 있다. 500쪽 가까이 되는 소설은 그야말로 철학의 성찬이요, 명문의 행렬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추천 목록에 넣지만 읽기가 수월하지 않다. ‘라오지앙후 최막심’을 무대화한 양정웅 연출가는 그 점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양 연출가는 “원작은 현란하고 아름다운 언어가 많지만 그것을 말로 하게 되면 그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기가 어렵다. 관념과 철학을 덜어내고 인물 각자의 삶에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인과 조선인 사이에서 태어난 귀여운 여각 주인 ‘오르땅스’, 일본인과 결혼했던 과부 ‘로사’, 로사를 사랑하는 ‘이차만’, 늙은 무당 ‘진펄댁’, 지능이 떨어지는 ‘춘보’ 등 주변인물의 비중이 원작보다 커졌다. 조르바가 ‘독점’하던 잠언들을 골고루 나누어 부여했다. 시대상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장치도 많다. 박향림이 노래한 ‘코스모스 향기’와 ‘오빠는 풍각쟁이야’, 최성희의 ‘이태리의 정원’ 등 옛노래가 흘러나오고, 우쿨렐레와 아코디언의 생생한 음악이 퍼진다. 의상 고증도 충실하다. 한복 바지에 양복 정장, 중국인 모자를 쓴 인물들의 행색이 이상해 보이지만, 없는 일도 아니었다. 반가운 얼굴도 보인다. 최막심은 뮤지컬 배우 남경읍(55)이 맡았다. ‘자유롭지만 상처가 있는 영혼’ 최막심을 표현하기 위해 남경읍은 턱수염을 기르고 아코디언을 배우고 있다. 오르땅스는 방송 데뷔 40년을 맞은 오미연(60)이 열연한다. “영화를 보면서 저 오르땅스보다 더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돼야지 노력한다”는 오미연은 연습실에서도 살랑살랑 치마를 흔들고 우아한 스텝을 밟고 있다. 1960~1970년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섰던 배우 유순철(76·조선달 역), 이용이(55·진펄댁 역)도 만날 수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고민한” 최막심의 이야기는 새달 8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2만~5만원. 1644-2003.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막나가는 아베] 日, 교과서 ‘근린 제국’ 수정 착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왜곡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민당이 교과서의 ‘근린 제국(諸國)’ 조항을 수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일본 역사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 온 아베 정권이 근린 제국 조항의 폐기를 시사함에 따라 교과서 기술 과정에서 침략 전쟁 역사를 미화하고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등의 역사 왜곡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근린 제국 조항은 1982년부터 일본이 교과서 기술 때 한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들의 의견에 충분히 귀를 기울인다는 검정기준이다. 자민당은 지난 24일 당 교육재생실행본부 특별 부회(部會) 첫 회의를 열고 교과서 검정 기준 중 ‘아시아 국가에 대한 배려’를 규정한 근린 제국 조항을 수정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특별부회 책임자인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은 “(2006년에) 개정된 교육기본법에 ‘타국에 경의를 표시한다’는 취지의 기술이 있는 만큼 근린 제국 조항의 역할은 끝났다”고 말했다. 일본은 1982년 역사교과서 파동을 계기로 ‘근린 제국과 국제 이해,국제 협조에 배려한다’는 조항을 교과서 검정 기준에 추가했다. 실제로는 1991년 중학교 공민(사회) 교과서 검정 시 ‘과거에 피해를 준 역사가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는 부분을 ‘과거에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긴 역사가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는 표현으로 고칠 때 한 차례 적용했을 뿐이지만, 외교적인 상징성이 있다는 점에서 개정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中·인도 국경대치 열흘째… 1962년 전쟁 ‘악몽’ 솔솔

    中·인도 국경대치 열흘째… 1962년 전쟁 ‘악몽’ 솔솔

    중국과 인도 양국 군이 국경 분쟁 지역에서 대치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및 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과 밀고 당기는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전선 확대’를 우려해 원만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 간 국경 침탈에 대한 입장 차이가 커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사이트 인민망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과 인도 군이 카슈미르 북단 라다크 지역의 다울라트 베그 올디 인근 산악지대에서 열흘째 대치 중이다. 앞서 인도 당국은 지난 15일 밤 중국 군 소대 병력이 인도령인 잠무 카슈미르 북단의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을 넘어 10㎞ 지점까지 진입해 해발 5180m 지점에 진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인도의 국경경비대도 이틀 뒤인 17일 중국 군 진지 맞은편 300m 지점에 천막을 치고 중국 측에 철군을 요구하며 대치 상태에 들어갔다. 중국 측은 자국 군이 실질통제선을 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700여㎞에 걸쳐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 간의 국경분쟁은 해묵은 일이다. 인도는 이번에 문제가 된 카슈미르 지역 3만 3000㎢를 중국이 강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인도가 티베트 남부의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9만㎢를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양국은 국경분쟁의 격화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다. 이에 2003년부터 특별대표를 임명해 국경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인도가 사건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중국과의 영토분쟁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인도 외교부가 자국 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해 “즉각 철군하라”고 요구하고, 산악부대를 추가 배치하는 등 전방위적 압력을 넣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양국 간 군사적 충돌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부정적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둥만위안(董漫遠) 연구원은 “양국은 전처럼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다음 달 인도 방문을 예정하고 있다는 점도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대목이다. 양국은 2011년 설치한 ‘핫라인’을 통해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아베 ‘릴레이 망언’ 파장] 아베 “야스쿠니 참배 정당… 주변국 반발에 굴복 않겠다” 또 망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주변국 반발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망언을 또다시 내뱉었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중국 등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과 의원들의 야스쿠니 참배를 비난하는 것과 관련, “국가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영령에 대해 존경과 숭배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참배를 정당화했다. 그는 특히 야스쿠니 참배가 외교상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에 대해 “국익을 수호하고 역사와 전통 위에서 자긍심을 지키는 것도 우리의 할 일”이라면서 “(참배 문제가 없다면) 관계가 좋아진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베의 연이은 망언은 대부분 도쿄 지요다구 나가타의 일본 국회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한 뒤 일본 국회는 우익 정치인들의 우익 선명성 경연장으로 바뀌었다. 민주당 집권 시절과 달라진 풍속도다.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대해 우익 의원들의 강경 발언이 쏟아지면 아베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이 맞장구치는 장면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일본의 정기국회는 오는 6월 26일까지 열린다. 이후 임시국회가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국회를 장악한 우익 정치인들이 합법적으로 우익 사상을 전파하고 있는 셈이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 수정 의사와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한 발언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답변 형식으로 나왔다. 아베 총리는 전날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 “침략이라는 정의는 정해진 것이 없고,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일제 침략을 부정하는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의 ‘도발’에 힘입어 각료들도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조국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던진 사람에 대해 정부가 경의를 표하는 것을 금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며 참배를 거듭 정당화했다. 지난해 울릉도를 방문하려다 입국 거부된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개인적인 일로 이웃 국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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