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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또 독도 도발… 정부, 공사불러 경고

    정부는 23일 일본 시마네현이 지난 22일 주최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일본 정부 차관급이 참석한 데 대해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정부는 이날 한국 고유 영토를 분명히 설명하는 ‘독도 동영상’ 영어판과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 실태를 고발한 애니메이션 ‘소녀 이야기’를 외교부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공개했다. 아울러 다음 달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2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 등을 집중 제기하기로 했다.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 국장은 이날 미치가미 히사시 총괄공사를 초치해 일본 정부에 대한 항의 구술서(외교문서)를 전달했다. 이 국장은 미치가미 총괄공사에게 일본의 독도 도발은 과거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한·일 관계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것이며 모든 책임은 일본 정부가 져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일본 정부가 주변국의 ‘오해’가 없도록 똑바로 행동해야 한다는 뜻도 전달했다. 정부는 아베 정부가 자민당 총선 공약대로 시마네현 행사를 중앙 정부 행사로 격상하고 ‘고노 담화’를 수정할 경우 한·일 관계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베 정부는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에 차관급인 가메오카 요시타미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했으며 호소다 히로유키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 일본 국회의원 16명이 참석했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손성진 칼럼] 이념과 파벌, 그리고 안현수

    [손성진 칼럼] 이념과 파벌, 그리고 안현수

    똘똘 뭉쳐도 어려운 난세. 오늘도 갈라져 우리는 싸운다. 어떤 일이든 어김없다. 통합의 외침은 외침일 뿐. 상생(相生) 아닌 상극(相剋)이다. 이념. 우리 모두에게 구천을 떠도는 망령 같은 존재다. 원혼에 사로잡힌 듯 한풀이를 하는 이념 추종자들이 많다. 숙명일까, 업보일까.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념의 굴레. 21세기도 십수 년째, 미련한 한국의 현실이다. 전쟁 후 수십 년간은 이념 타령 자체가 불온이며 불충(不忠)이었다. 군부가 퇴장하자 좌우충돌은 격렬해졌다. 반으로 쪼개져 삿대질을 해댔다. 그리고 지난 1년. 쫓고 쫓기는 이념의 아귀다툼은 더욱 치열해졌다. 사사건건 이념의 잣대로 재단하며 눈을 부라린다. 최근의 세 가지 판결에 대한 반응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김용판·강기훈씨, 그리고 부림사건. 그저 입맛대로다. 어떤 판정도 불리하면 인정하지 않겠다는 치졸함이다. 물론 신뢰할 만한 사법부라는 전제는 따른다. 홍어니 일베충이니 좌좀이니, 이념과 지역감정에 매몰된 자들은 그렇게 편을 가른다. 우리에겐 편 가르기, 파벌의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그래서 슬프다. 유전병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뿌리는 조선의 성리학자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남학파와 기호학파로 나뉘어 싸웠던 선조들이다. 학연과 지연의 근원이다. 성리학의 이념 논쟁이 학문의 발전을 이뤘을지 모르지만 민심은 피폐했다. 학파 간 대립은 사색당파의 씨앗이 되었다. 씨앗이 발아하여 맺은 열매는 땅과 사람을 동서남북으로 찢은 분열의 독과(毒果)였다. 안현수 선수와 관련한 파벌 싸움은 새삼스럽지 않다. 무슨 학파의 후예인 양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패거리를 지어온 문화가 노출된 한 예일 뿐이다. 학계와 예술계, 체육계, 관계 어느 곳이 과연 파벌에서 자유스러운가. S대와 H대의 미대, S대와 K대의 법대만이 사례가 아니다. 철도 마피아나 원전 마피아도 학교 파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학연과 지연이 어우러진 파벌은 더욱 가관이다. 실력은 뒷전, 연줄로 옭아매어 밀어주고 끌어주며 거대한 세력으로 이상(異常) 성장을 한다. 정치적 이념과 연결되면 파벌은 정파가 된다. 건전한 정파는 균형잡힌 민주주의의 바탕이 되지만 학연·지연을 뿌리로 하는 정파는 결코 순수할 수 없다. 이념의 극한 대립, 만연한 파벌이 주는 해악은 자못 크다. 패거리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를 눌러야 하는 탓에 페어플레이가 없다. 나는 무조건 선이고 상대는 무조건 악이다. 능력이 무시되고 파벌이 설치는 세상에서 정의는 짓밟힌다. 불의만 날뛴다. 두 해악은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것임에 틀림없다. 남북 분단의 상황에 겹쳐진 내부 분열, 그런 사분오열로 주변국을 이길 순 없다. 흑묘백묘론을 들먹이다간 배부른 돼지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검은색과 흰색이 뜻을 같이해도 돌파할 수 없을 만큼 세계는 급변하고 있고 경쟁은 치열하다. 열강들 틈에 끼어 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망국의 운명을 맞았던 100년 전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물리적 침략만 없을 뿐 소리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중국은 막강한 인구와 영토를 배경으로 세계의 리더로 부상하는 중이다.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빼앗긴 일본은 권토중래를 외치고 있다. 썩은 정치와 부패한 공무원에 대한 절반 이상의 책임을 이념 갈등과 파벌 문화가 져야 한다. 장삼이사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더 문제다. 어느 학교를 나왔고 고향은 어딘지를 먼저 묻는다. 실력은 순위가 떨어진다. 바깥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으로 헐뜯고 싸우는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받들기 싫다는 한국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안현수처럼 떠난다. 그들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맹목적인 편 가름과 다툼은 당장 그쳐야 한다. sonsj@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강화역사박물관

    [명인·명물을 찾아서] 강화역사박물관

    흔히 강화도는 역사 문화유적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선사시대를 비롯해 삼국·고려·조선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강화도의 지정학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화는 나라가 외세의 침략으로 위급할 때 왕실과 조정이 피란해 전란을 극복하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주변국에서 내륙으로 문화와 물자가 드나드는 주요 길목이었다. 인천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에 위치한 강화역사박물관이 전국적으로 산재한 역사박물관 중에서도 유독 주목을 받는 것은 이 같은 특수성 때문이다. 우선 선사시대 유물이 눈에 띈다. 박물관 옆에는 남한에서 가장 큰 고인돌이 자리 잡고 있다. 높이 2.6m, 길이 7.1m, 너비 6.5m, 무게 80t에 달한다. 이를 중심으로 고인돌광장이 형성돼 있는데 강화역사박물관은 고인돌광장 내에 2010년 10월 문을 열었다. 국·시비 125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233㎡ 규모로 조성됐다. 강화 고인돌은 고려산과 별립산 주변인 부근리, 고천리, 오상리 일대에 160여기가 있다. 이곳 고인돌은 탁자 모형 북방식 지석묘 형태의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묘제로 2000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역사관에 전시된 선사시대 유물은 다양하다. 전체 전시 유물 3841점 가운데 30%가량이 선사시대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명의 여명기인 신·구석기시대에 대륙의 문화가 바닷길을 따라 한반도로 전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선사유물은 강화도를 비롯해 인근 섬인 덕적도, 삼목도, 영종도 등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이 섬 지역에 널리 퍼져 살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주거지 모형이 여러 형태로 재현돼 있다. 이 시대 유물은 반달도끼, 주먹도끼, 돌망치, 주먹찌르개, 청동숟가락, 어망추,민무늬토기, 빗살무늬토기 등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종류의 석검과 돌화살촉도 크기별로 비치돼 있다. 조계연 강화역사박물관장은 “신·구석기, 청동기시대 유물은 중앙박물관보다 많이 소장돼 있다”면서 “강화에서 선사시대 사람들의 활동이 매우 왕성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삼국시대 유물은 철제갑옷, 청동초두, 허리띠고리, 마구, 발걸이 등 주로 전쟁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삼국시대에 강화는 주로 백제에 예속돼 있었다. 유물의 형태가 백제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려시대로 넘어가면 유물이 보다 다양해진다. 고려 말 몽골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겨 60년간 임시 수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철제투구를 비롯해 금동좌불상, 동경(거울), 경문금고(타악기) 등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려청자다. 청자류인 병, 잔, 접시 등은 창후리 고분군에서 다수 발굴되었다. 고려청자는 대개 전라도 강진이나 부안에서 생산돼 공물 또는 상품으로 서해의 조운로를 따라 강화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강화도 시기는 고려청자의 전성기로 불린다. 강화에 있는 고려왕릉 4기에서 출토된 항아리, 수막새, 석인상, 잡상 등도 전시됐다. 고문서인 대장경, 동국이상국집, 강도고급시선, 시권 등은 당시 인쇄문화 발달상을 잘 보여준다. 조선시대 유물도 국난 극복사와 관련이 있다. 병인양요(1866년) 당시 강화 수비군이 재래식 무기로, 첨단 무기로 무장한 프랑스군에 맞서 격렬하게 싸운 정족산성 전투 장면도가 음향 설명과 함께 배치돼 있으며, 일본의 강압에 의해 체결된 강화도조약(1876년) 모형은 너무 생생해 당시 협정 현장을 보는 듯하다. 신미양요(1871년) 당시 미국 해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어재연 장군의 군기인 수자기와 광성보전투 모형도 눈에 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2013년 구입유물 전시전’이 열리고 있으며, 박물관 1층 로비에서는 지난달부터 나비·잠자리·장수풍뎅이·하늘소·사슴벌레 등 곤충 300여점을 전시한 ‘신비로운 곤충의 세계’가 개최되고 있다. 박물관 측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역사체험 행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개관 이래 매달 1회 유치원생·초등학생들이 민속방패연·한지연필꽂이·민화부채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현장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실에서는 강화의 역사를 시대별로 설명하는 영화를 상시 상영하고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화문석문화관, 고인돌군(群), 평화전망대, 각종 돈대 등 연계 관광지들이 즐비해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하다. 지난해에만 24만명이 박물관을 찾았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박영주 연구사는 “오는 7월 각종 전쟁 관련 유물을 모아 갑곶리에 ‘호국박물관’을 별도로 개관해 강화에 깃들어 있는 선인들의 호국정신을 기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오바마 순방전 한·일 관계 개선해야… 美도 물밑작업”

    “오바마 순방전 한·일 관계 개선해야… 美도 물밑작업”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적극 압박하고 나섰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 이전에 한·일 간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해 오바마 순방을 한·일 관계 정상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시아·중동지역 순방의 첫 일정으로 이날 한국을 방문한 케리 장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이 역사를 극복하고 양국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기에 역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미국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참배) 판단에 대해서는 (미·일 간) 이견이 있다”고 비판했다. 케리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4월 한국과 일본 순방 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중재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 대통령이 중재할 만큼 그렇게 악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오마바 대통령 순방 전까지 우리가 물밑 작업을 통해 해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초 2박 3일간 일본만 방문하려다 한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양국 모두를 방문하게 됐다는 점에서 미국이 한·일 양국에 강한 관계 개선의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그는 현재 박근혜 대통령, 윤 장관,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함께 이 부분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 활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미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드러낸 대목이다. 케리 장관은 역사 문제로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는 한·일 양국을 겨냥한 듯 “과거보다는 현재가 더 중요하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동북아) 안보이며 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는 안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일본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아베 총리를 겨냥해 “일본 지도부의 역사 퇴행적인 언행이 양국 간의 신뢰 구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주변국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무라야마 담화 계승 등 역사 인식에 대한 명시적인 액션이 없는 상황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상황 인식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일본과 북한의 비밀 접촉설을 묻는 질문에는 “일본 정부가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한·미·일 3국의 북핵 협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북한은 아직 (비핵화 관련) 의무를 완수하거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을 핵으로 무장한 국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윤 장관은 북한 체제가 매우 유동적이고 불안정하다는 점을 적시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느 정도로 김정은 정권이 체제 유지의 내구력을 갖고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위안부 할머니 손 잡은 日 전 총리의 양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그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다. 일본 전·현직 총리 중 위안부 피해자를 만난 것은 그가 처음이다. 할머니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한다”는 무라야마 전 총리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에 위안부 할머니들은 감사해 했다고 한다. 과거 겪었던 고통과 한(恨)이 얼마나 컸으면 응당 일본으로부터 사죄받아야 할 위안부 할머니들이 되레 무라야마 전 총리의 위로에 고마워했겠는가. 무라야마 전 총리는 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국회에서 열린 강연에서 “일본은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기에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 위안부 망언에 대해서도 “정말 부끄럽다”고도 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의 과거사 인식에 대해서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그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국수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아베 총리를 향해 ‘무라야마 담화’ 계승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그가 총리 시절인 1995년 과거 일본의 주변국 침략을 사죄한 담화다. 그의 이런 발언을 보면서 일본에도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진 양심 있고 용감한 정치인이 있다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갖게 된다. 사실 한·일 두 나라가 과거사 및 독도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기에 보여준 그의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다른 일본 정치인들과 너무나 뚜렷하게 대비된다. 최근 중국 난징 문서보관서에 보관돼 있던 위안부 관련 문건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데도 일본에서는 여전히 하루가 멀다 하고 “위안부는 없었다”는 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더구나 최근 치러진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일본의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논문을 발표한 극우 성향의 다모가미 도시오 전 항공막료장이 20대 유권자층의 높은 지지 덕분에 2위에 오른 것을 보면 전후 일본의 젊은 세대들마저 아베의 우경화 정책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총리는 한·일 관계 정상화를 바란다면 스스로 군국주의자를 자처할 게 아니라 무라야마의 담화를 계승, 발전시키길 촉구한다. 90세 노() 정객이 일본의 ‘마지막 양심’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여성 존엄 뺏고도 망언… 日 책임져야”

    “여성 존엄 뺏고도 망언… 日 책임져야”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는 12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에 여러 가지 이상한 망언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며, 일본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방한 이틀째인 이날 정의당 초청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 관계 정립’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일본 국민 중에서도 (일본 정치권 등 일부 인사들이) 왜 이런 망언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국민 전체로는 그들의 망언에 동의하지 않고, 일본이 나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 국민들도 이런 점을 인식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제 한국에 입국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보니 좀 더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그에 대해 반성한 뒤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신이 총리였던 1995년 8월 15일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이 침략전쟁과 식민지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를 준 것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일본 정부가 계승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망언의 주범’으로 지목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겨냥해 “아베 총리는 일본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이를 존중하고 실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압박했다. 이어 “일본 국민 전체가 이를 계승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담화를 부인하는 각료가 있다면 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는 또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양국 정치인들이 이 공동선언 정신에 입각해 협력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강연이 끝난 뒤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독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이 섬들이 서로를 위해 좋게 활용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주변국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양국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빨리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면서 “양측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면 그동안 쌓인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도넛 외교’ 아베 다음 방문국은 호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7년 만에 호주 방문을 추진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올여름 호주를 방문해 토니 애벗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호주와 안보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신문은 일본 해상자위대와 호주 해군의 공동 훈련, 사이버 분야를 포함한 방위협력 등이 의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벗 총리는 올 4월 일본 방문을 추진 중이며 아베 총리의 호주 방문은 답방 형태를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제1차 총리 재임 시절인 200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출석차 호주를 방문한 적이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애벗 총리는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의욕적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처럼 한국·중국 등 역사와 영토 문제로 갈등을 빚는 인접국 정상과는 만나지 못한 채 주변국만 빙빙 도는 아베 총리의 ‘도넛 외교’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2월 취임 이후 지난해 말까지 1년간 13차례에 걸친 외국 순방을 통해 총 25개국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올 들어서도 중동 오만, 아프리카 3개국(코트디부아르, 모잠비크, 에티오피아), 인도를 방문했다. 그러나 한국·중국과는 현 정상 취임 이후 한 번도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기고] 3차 북핵 실험 1년, 지금 북한은…/주재우 경희대 국제정치학 교수

    [기고] 3차 북핵 실험 1년, 지금 북한은…/주재우 경희대 국제정치학 교수

    북한은 국제사회의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유엔 제재와 중국의 개별적인 제재에도 불구하고 동창리 로켓 발사장에 로켓 발사대 증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이 임박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북한의 행동에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달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단행한다면 앞으로 예정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의 동북아 순방과 맞물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북한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하는 도발행위를 자처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대내적으로 장성택 처형 이후 보여준 ‘공포정치’에 대한 군부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군부의 불안감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반발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이번 미사일 발사 실험이 성공한다면 군부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선심공세를 할 것이다. 둘째, 중국과의 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한 역발상이다. 중국은 3차 핵실험 이후 작년 한 해 동안 유례없던 대북제재 조치를 세 차례나 취했다. 중국은 북한과의 모든 대화채널을 단절시켰다. 따라서 북한이 심화된 외교적 고립국면을 타파하겠다는 역발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은 자신의 정권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아직도 주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이 끊임없이 군사적 도발을 꿈꾸는 것은 외교적으로 고립된 국면을 타파해 나갈 수 있는 명분이 점점 유실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중국의 대북제재 적극 동참에 기인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작년 5월에도 최룡해를 베이징에 급파했으나 실효를 보지 못했다. 대신 6월에 있었던 한·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한·중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국가주석이 개인적 명분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사실에서도 입증됐다. 지난 2일 시진핑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생일 축전을 보내면서 방한 의지를 피력한 것은 전례에 없던 것이다. 이런 시 주석의 의지가 현실화되면 북한의 고립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리고 미사일 발사 실험을 단행할 때 중국의 대북제재는 한층 더 강화될 것이 자명하다. 시 주석이 방한을 우선 고려한다는 것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이 전례없이 고조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 상승으로 한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더 긴밀하게 필요하다는 의미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리는 중국의 이 같은 현실적 우려를 우리와 중국이 북한 핵문제에서부터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단초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지난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전면적이고 다층적이며 다차원적인 소통채널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가동시키는 작업에 매진해야 한다.
  • [서동철의 시시콜콜] 진돗개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서동철의 시시콜콜] 진돗개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개를 좋아해서 그런지, 오늘 아침 신문에서는 푸틴의 애완견 기사에 눈길이 갔다. 소치에서 열린 러·일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 토종 아키타(秋田)개를 데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났다는 소식이었다. 아베가 “좋은 개”라고 하자 푸틴은 “맞다. 그런데 가끔 사람을 물기도 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정치적 해석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조크였다. 아키타개는 진돗개와 생김새가 매우 닮았다. 두 정상의 만남을 전한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이 ‘아키타개는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지배적이고 공격적’이라고 전한 것을 보면 성격도 무척 닮은 모양이다. 하지만 하지홍 경북대 유전공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진돗개와 아키타개가 뼛속까지 닮은 것은 아니다. 하 교수는 아시아 주변국의 토종개와 진돗개, 삽살개의 유전자를 비교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진돗개는 아키타개와 유전적으로 거리가 멀었던 반면 비슷한 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삽살개와 오히려 가까웠다는 것이다. 진돗개와 삽살개는 북쪽 유목민이 남하하면서 동반한 북방견인 반면 아키타개는 남방견과 북방견의 면모가 뒤섞여 있다는 설명이었다. 진돗개는 충성심이 강하고, 귀가성이 뛰어나다. 중·고교 시절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단독주택에서 기르던 진돗개는 초인종이 울리면 맹렬하게 짖어댔다. 주인이 아는 척을 하면 곧바로 꼬리를 흔들며 손님에게 환영의 뜻을 표시하지만 불청객이라면 더욱 맹렬히 짖어댈 만큼 영리했다.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황구의 ‘귀가 사건’이었다. 두 마리를 키우기가 부담스러워 마포구 망원동으로 입양 보낸 황구가 사흘 만에 돌아온 것이다.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간 진돗개가 돌아가 화제가 된 적도 있지만, 황구가 귀가하는 과정 역시 결코 그보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랜 농경 시대에 축적된 특유의 DNA가 오늘날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변치 않는 충성스러움과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용감함이 아파트 시대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진돗개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크기도 문제지만, 이웃에게 친절하지 않은 것으로 비치는 성격 탓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개혁을 끈질기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 정신’을 강조했지만, 이 역시 사냥개로는 뛰어난 자질임에도 반려견으로 각광받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런 자질은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진돗개는 여전히 최고의 가치를 가졌다.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나라에 수출하면 인기 견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 고유의 진돗개는 철저히 보전하되 한편으로 ‘도시형 진돗개’를 육종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명견들도 대부분 의도적인 육종의 결과로 나타났다. 크기도 줄여 아파트에서도 부담없이 키울 수 있고, 이웃과도 친절하게 잘 어울리는 성품의 ‘도시형 진돗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dcsuh@seoul.co.kr
  • “日 정치인들 큰 그림은 못 본다”

    “日 정치인들 큰 그림은 못 본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0일 “일본 정치인들은 국내 문제에만 몰두하면서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좀 더 국제 관계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천주평화연합(UPF) 주최로 열린 ‘2014 국제지도자회의’ 기조강연자로 참석해 역사 인식과 영유권 문제 등으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충돌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중국이 국내 문제에 너무 집착하는 데 가장 실망했다”면서 “중국은 위상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몇 년 전만 해도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모든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바람직한 경향을 보였지만 지금은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국가주의, 쇄국주의가 국제 문제와 연결되는 것을 배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또 “중국은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최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면서 “방공식별구역과 어업권, 천연자원 채굴권 문제 등을 현명하게, (상대국과) 호혜적인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일, 한·중, 일·중 관계 등이 잘 해결될 때 북한 문제도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金국방, 北 급변사태땐 군사적 개입 시사

    金국방, 北 급변사태땐 군사적 개입 시사

    10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 급변 사태 시 한국군의 군사적 개입의 불가피성이 시사됐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불안정 상황에 따라 (유엔헌장) 해석이 다를 수 있다”며 “남북 통일과정에서 남북 군사적 통합은 불가피하고 필요한 과제”라며 군사적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급변은 김정은 암살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급변 상황 시 우리 군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유엔헌장에 따라 북한의 동의 없이 갈 수가 없다”고 질의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송 의원이 독일 통일 과정에서의 군사적 통합 사례를 예로 들며 질의하자 김 장관은 “과거 동독과 북한을 물리적으로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한국적 여건하에서 어떻게 하면 최적의 여건이 될지는 국방부가 수행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흡수통일’이 불가피한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 의원은 이날 통일 대박론을 언급하며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게 “흡수통일 가능성을 어찌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류 장관이 “정부가 공식 지향하는 통일은 평화통일”이라고 답하자 송 의원은 “독일처럼 흡수통일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북한 급변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쩔 수 없이 이뤄지는 것으로 찬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한기호 의원도 “흡수통일은 안 된다고 하는데 한쪽이 망하지 않고 통일이 쉽나”라며 흡수통일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반면 김성곤 민주당 의원은 “무력 통일은 쌍방 간 쪽박”이라며 ‘통일시대준비위원회’의 법적 기구화를 제안했다. 문병호 의원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방북해 김정은과 회담한다면 동의할 의향이 있느냐”고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같은 당 심재권 의원은 “박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 통일은 동북아 주변국에 모두 대박이고 북한 주민의 기아도 해방될 것이라고 언급, 북한의 붕괴로 금방 통일이 될 것처럼 말했다.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면서 “통일 대박론은 실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5·24 조치 해제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류 장관은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관련,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이 지난해 11월 5·24 조치에 대해 “정부도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보다 북측의 책임을 더 명확히 요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문병호 의원은 “우리부터 유연성을 발휘해 이명박 정부 때 취한 5·24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도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 5·24 조치에 대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김 장관은 이날 “북한은 풍계리 내에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당장 핵실험을 하겠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집단자위권 행사는 일본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일본의 평화헌법에 부합하고 우리 역내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단자위권 행사 추진은) 일본이 결정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일본 정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키르기스 공무원, 한국서 ‘반부패’ 배운다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고위 공직자들이 한국의 ‘반(反)부패 행정’을 배우러 온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1일부터 나흘간 방한하는 키르기스 공무원단을 대상으로 반부패 연수를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키르기스 대통령의 방한 때 논의됐던 ‘한·키르기스 반부패 협력 방안’의 일환으로, 키르기스 대통령실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른 것이다. 당시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이성보 권익위원장에게 직접 자국의 부패 척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키르기스는 역대 대통령이 권력 남용과 부정을 저질러 다른 나라로 망명한 적이 있고, 현재도 대학 입학이나 경찰 매수가 뇌물로 가능해 골치를 썩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수에는 차관급인 드주마카디로프 테미르 국방위원회 사무차장을 대표로,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반부패 관계기관의 고위직 7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2012년 유엔 공공행정상 대상을 수상했던 ‘청렴도 측정’과 신고자 보호 보상, 공직자 행동강령 및 재산 신고 등 한국의 여러 반부패 제도에 대해 익힐 예정이다. 또 지난해 권익위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국내의 대검찰청도 방문, 최근 신설된 반부패부의 활동에 관해 정보를 얻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처음 도입한 ‘금품 수수 공무원의 원스트라이크아웃제’와 공익 신고자 보호 조례 제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이들은 권익위에 자국 재무부 공무원단을 위한 청렴 교육도 요청할 예정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다른 주변국에도 우리의 반부패 정책을 전수하는 기술 지원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北 급변사태 김정은 암살로…” 충격 전망

    “北 급변사태 김정은 암살로…” 충격 전망

    10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 급변 사태 시 한국군의 군사적 개입의 불가피성이 시사됐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불안정 상황에 따라 (유엔헌장) 해석이 다를 수 있다”며 “남북 통일과정에서 남북 군사적 통합은 불가피하고 필요한 과제”라며 군사적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급변은 김정은 암살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급변 상황 시 우리 군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유엔헌장에 따라 북한의 동의 없이 갈 수가 없다”고 질의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송 의원이 독일 통일 과정에서의 군사적 통합 사례를 예로 들며 질의하자 김 장관은 “과거 동독과 북한을 물리적으로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한국적 여건하에서 어떻게 하면 최적의 여건이 될지는 국방부가 수행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흡수통일’이 불가피한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 의원은 이날 통일 대박론을 언급하며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게 “흡수통일 가능성을 어찌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류 장관이 “정부가 공식 지향하는 통일은 평화통일”이라고 답하자 송 의원은 “독일처럼 흡수통일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북한 급변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쩔 수 없이 이뤄지는 것으로 찬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한기호 의원도 “흡수통일은 안 된다고 하는데 한쪽이 망하지 않고 통일이 쉽나”라며 흡수통일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반면 김성곤 민주당 의원은 “무력 통일은 쌍방 간 쪽박”이라며 ‘통일시대준비위원회’의 법적 기구화를 제안했다. 문병호 의원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방북해 김정은과 회담한다면 동의할 의향이 있느냐”고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같은 당 심재권 의원은 “박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 통일은 동북아 주변국에 모두 대박이고 북한 주민의 기아도 해방될 것이라고 언급, 북한의 붕괴로 금방 통일이 될 것처럼 말했다.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면서 “통일 대박론은 실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5·24 조치 해제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류 장관은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관련,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이 지난해 11월 5·24 조치에 대해 “정부도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보다 북측의 책임을 더 명확히 요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문병호 의원은 “우리부터 유연성을 발휘해 이명박 정부 때 취한 5·24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도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 5·24 조치에 대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김 장관은 이날 “북한은 풍계리 내에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당장 핵실험을 하겠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집단자위권 행사는 일본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일본의 평화헌법에 부합하고 우리 역내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단자위권 행사 추진은) 일본이 결정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일본 정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한반도의 통일과 한·중 공조/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한반도의 통일과 한·중 공조/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지금 북한에서는 ‘지식인의 탈주 내지 이반 현상’과 ‘국제적 고립무원 상태’, 그리고 ‘도덕적 불감증’ 등과 같은 체제 말기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필자는 얼마 전 본지에 실린 글에서 밝힌 바 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일반 백성의 빈곤이 정치적 변혁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이래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정치권력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명한 정치학자인 라스웰 교수도 계속적인 가치박탈이야말로 지배에 대한 반항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최근 미국 공영방송 PBS의 뉴스 프로그램 ‘프런트라인’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체제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체제의 종말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지난달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 생각한다”고 한 이래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그간 우리 사회에는 ‘통일 부담론과 회피론’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통일이야말로 민족의 블루오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통령이 ‘대박’이란 통속적인 언어를 사용한 이면에는 통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통일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부담과 회피를 불식시키려는 계산된 정치적 수사로 여겨진다. 그러나 세상사란 여의치 않은 것이어서 기대했던 대박이 쪽박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헌법 제4조에 명시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즉,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의 존엄이 통일된 한반도에 정치적 비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대통령도 그런 통일을 염두에 두고 ‘대박’이라고 했을 것이다.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7500만 인구의 ‘통일 한국’이 경제·정치적으로 세계의 주도국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고,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남북 통합이 시작되면 최소 3억 달러의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했으니 말이다. 적어도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준비와 노력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신속한 정보에 근거해야 한다. 이미 진부한 말같이 들릴지라도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병가의 주장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되었으니,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능력은 물론 국내외에서의 대공수사력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예측불허의 북한 정권의 행태와 모험주의적 도발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이른바 종북 내지 친북 세력이 곳곳에서 준동하고 있다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이 그런 것처럼 통일도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관련국들에 대한 이해와 공조는 불가피하다. 지난번 박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 기조연설 직후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 포럼 회장과의 질의응답에서 “통일은 한국에만 대박이 아니라, 동북아 주변국 모두에게 대박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실증적인 자료와 객관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관련국들의 이해와 공조를 구해야 한다. 특히 주변국들 중에서도 대북 영향력이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이해와 공조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것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한반도 통일은 나쁜 통일(쪽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영유권 ‘마이웨이’ 흔들리지 않는 中

    영유권 ‘마이웨이’ 흔들리지 않는 中

    중국이 주변국과 영토분쟁 중인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잇따라 영유권 강화 행보를 보여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은 중국의 ‘영토 야욕’을 견제하기 위해 연합 전선을 구축하며 압박전을 펴고 있지만 중국의 공세는 오히려 더 거세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난된 중국 어선을 중국이 일본보다 먼저 구조했으며, 이는 지난해 11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이후 중국군이 바다와 상공에서 즉각 출동 태세를 갖추는 등 군사 기동력을 강화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7일 일본 가고시마현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 조난 신고를 받고 인근 해역에서 순찰 중이던 자국 동해함대의 미사일 구축함인 저우산(舟山)호를 파견해 구조에 나섰다. 중국은 당초 일본 측에 구조를 요청했다가 자국 함선이 먼저 사고 발생지에 도착하자 이를 취소했다. 중국은 동중국해에 이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검토 중인 남중국해에서도 자국의 주권을 나타내는 부표를 설치하며 ‘근육 과시’에 나섰다. 환구망은 이날 베트남 매체를 인용해 지난 3일 중국 해군의 보조함정 한 척이 중국·베트남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 란칭사저우(染靑沙洲) 부근 해역에 부표를 투하했다고 전했다. 비록 베트남군이 이를 제거했고 중국이 아직 추가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이는 중국이 점진적으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면서 주변국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행태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5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영토주권 주장은 국제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계기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은 꿈쩍도 않는 분위기다.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만나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미국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불평을 늘어놓을 권한이 없다”고 일갈했다. 또 러셀 차관보의 남중국해에 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미국이 이성적이고 공평·타당한 태도로 이 지역의 평화·안정 및 번영·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나와 통일(Me & One Korea)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나와 통일(Me & One Korea)

    한국인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직접적으로, 또 간접적으로 북한을 경험한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남과 북의 관계,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볼 것이다. 나는 1977년 3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북한이라는 공간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됐다. 내가 다닌 오산(五山)중·고등학교는 1907년 남강 이승훈 선생이 평안도 정주에 설립한 학교다. 6·25 와중에 부산으로 내려왔다가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 자리를 잡았다. 나와 친구들은 매년 창립기념일에 동창회장인 씨알 함석헌 선생으로부터 민족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기자가 되면서 북한 사람, 북한 체제와 본격적으로 맞닥뜨리게 됐다. 영하 20도의 강추위가 몰아치는 시베리아 한복판에서 살기등등한 북한의 공안요원, 춥고 배고픈 벌목공, 그리고 처절한 탈북자들과 마주쳤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현장에서 북의 기관원들과 기자들을 접했고, “서울에 가면 휴대전화를 사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평양에서 당·정·군 소속이 아닌 다양한 계층의 북한 주민들을 만나볼 기회를 가졌고, 개성에서는 뒷골목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어렴풋이 목격할 수 있었다. 남북한 당국 간의 반복되는 갈등과 화해 과정, 그것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주변국 정부들을 지켜보면서 모순으로 가득 찬 한반도 문제에 회한도 많이 느꼈다. 2010년 정치부장을 맡으면서 ‘나와 통일(Me & One Korea)’이라는 시리즈를 시작했다. 세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변화무쌍한 한국의 정치 상황을 하루하루 좇아가는 것도 바빴지만, 우리 정치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포기할 수 없었다. 둘째, 우리가 통일 논의를 주도하지 않으면 ‘게임’을 주도당한다는 현실을 국내외 취재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2010년 당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26%만이 통일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그런 수치들을 들먹이며 청천강 이북은 중국에 양보해야 한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셋째, 인구감소, 고령화, 투자부진, 자원고갈, 양극화, 지역감정과 같은 우리 정치, 경제,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통일이라는 야심찬 주장에 나는 동의했다. 시리즈의 제목에서 일부러 ‘통일’보다 ‘나’를 앞세웠다. 나의 삶이 국가의 통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1세기는 맹자의 시대와 다르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이(利)가 지배하는 사회다. 그래서 정치인이나 관료보다 보통사람들의 통일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학생, 주부, 기업인, 학자, 연예인, 탈북자, 그리고 외국의 북한운동가, 대사, 군인, 영화감독 등에게 하나의 코리아를 원하는가, 원하지 않는가, 왜 그런가, 또 어떻게 해야 할까를 물었다. 보통사람들의 말 속에는 정부의 정책에서 찾을 수 없는 통찰력과 구체성, 그리고 솔직한 이해관계가 담겨 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이후 통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대통령이 이해관계를 거론하며 주도하는 정책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해방과 6·25 이후 남북한의 정권은 통일보다 분단상황 관리에 치중해 왔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도 한반도의 통일이 아니라 현상 유지에 주력했다. 그런 과정에서 남북 분단은 고착화돼 왔고, 통일에 대한 열망과 기대감은 계속 낮아졌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 정책은 지금까지의 관성적 현상 유지를 타파하려는 치열한 몸짓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환영한다. 그러나 통일을 가져오는 실질적인 힘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속에서 나온다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 정부와 언론이 주도하는 통일 논의로는 부족하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 그리고 세계인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느냐가 한반도 통일의 열쇠가 될 것이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우주개발은 대통령 프로젝트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우주개발은 대통령 프로젝트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1월 30일은 나로호 발사 1주년이었다. 비록 1단 로켓이 러시아 것이었지만 한국 땅에서 로켓이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자란 어린 세대들은 그렇지 못한 기성세대와는 아주 다른 영감을 받을 것이다. 미래 세대들이 국가의 자긍심과 창조적 미래를 생각할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다. 한국은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2020년까지 약 1.5t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것이 목표다. 발사체, 즉 로켓은 장거리 미사일 기술과 연동하기 때문에 그 어느 나라도 기술 이전을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주 선진국들의 면면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최고지도자가 선도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주개발은 대통령 프로젝트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의 케네디, 프랑스의 드골,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과 장쩌민(江澤民), 일본의 나카소네가 그러하다. 박근혜 대통령도 우주개발의 어머니라는 말을 후세에 남기도록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코앞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때에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우주개발을 개척했던 나라들은 한국을 우주에서 샅샅이 들여다보고 있고, 상대방에게 공격을 당하면 언제든지 미사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우주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무거울 중(重)자가 들어가 있는 기업들이 즐비하고 첨단전자산업과 엔진 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이 모든 산업 능력을 묶어주면 여타의 우주 선진국들보다 빠른 시간 내에 한국형 로켓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자체의 로켓과 인공위성을 개발해야 하는 것은 국민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줘야 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보면 주변국들이라 분류되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모두가 우주강국이고 그 나라들은 한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고 있다. 모두 자체 로켓과 인공위성 보유국들이다. 거기에다 빈곤국인 북한마저 자체 로켓을 가진 형편이다 보니 한국의 자체 로켓 개발은 때늦은 감이 있다. 한국은 광학 위성과 레이더 위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돈을 지불해 가며 외국의 로켓을 빌려 우주 궤도에 올려놓았다. 예정된 날짜에 발사된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국이 위성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로켓을 발사하는 나라의 사정에 따라 1년 이상 지연되기도 한다. 한국은 이제 전남 고흥에 자체 로켓 발사장을 갖춘 나라이고 나로호 로켓 발사를 통해 전 과정을 한 번 습득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문제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뛰어들어야 하는데 수익성 운운하며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로호 발사가 실패를 거듭하던 시절 미국과 일본의 로켓 전문가에게 물은 적이 있다. “한국이 자체적으로 로켓을 개발할 수 있겠는가?”라고. 공통의 대답은 “한국처럼 세계에 우뚝 솟은 대기업들이 즐비한 나라에서 로켓을 개발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한국의 우주개발은 선진국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함도 아니며 국민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정치적 전략의 문제가 아니다. 주변국 모두가 자체 로켓을 갖고 우리를 들여다보는데 한국이 그러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발사체의 종속국가가 된다. 자주국방의 사활인 걸린 중대한 국가정책인 것이다. 지난 1월 24일 고흥의 우주 홍보관에 100만명째 방문객이 찾았다고 한다. 고흥반도 그 멀리까지 100만명이 방문했다는 데서 우주 강국 한국이 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읽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려는 부모들의 열정이 고사리 손을 잡고 우주홍보관을 찾게 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 국민은 우주개발을 여망하고 지지한다. 한민족은 대단히 학구열이 높은 지혜로운 민족이다. 국력이 성장하는 만큼 우주개발도 국민과 함께할 때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나로호 발사성공 1주년을 맞아 2020년 한국형 로켓이 우리의 인공위성을 탑재하고 힘차게 우주로 발사될 날을 손을 모아 기대해 본다.
  • ‘통일은 대박이다’ 광고판 자비로 만든 이 알고 보니…

    ‘통일은 대박이다’ 광고판 자비로 만든 이 알고 보니…

    통일은 대박이다 광고판 박근혜 대통령의 어록 ‘통일은 대박이다’를 활용한 광고판이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등장했다. 5일 YTN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용한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어록이 4일(현지시간)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광고판에 등장했다. ‘통일은 대박이다’ 광고판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과 함께 ‘통일(統一)은 대박이다’라는 문구가 한글로 적혀 있다. 아울러 ‘통일은 대박이다’ 광고판 부제에는 ‘남북한이 통일되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주변국 모두도 대박’이라는 내용이 영어로 설명돼 있다. ‘통일은 대박이다’ 광고판은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문구를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러시아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돼 있어 네티즌의 관심을 모았다. ‘대박‘이란 표현이 들어갈 자리에는 ‘노다지‘ 또는 ‘아주 수지맞는 일‘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bonanza‘가 대문자로 쓰였다. 이 광고판은 한 재미교포가 통일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자비를 들여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사교육 줄이는 한국사 교육 정착시키길

    한국사가 2017학년도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부터 필수 과목이 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학 수능시험이 도입된 1994학년도부터 독립 과목에서 제외됐으니 23년 만의 부활이다. 주변국과 역사 갈등의 파고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에도 역사 인식은 고사하고 기초적 역사 지식마저 갖추지 못한 젊은 세대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사의 수능시험 필수 과목화는 사실상 국민적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결정이 내려진 지난해 8월 이후 엉뚱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화가 사교육 확산을 부채질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교육부가 그제 ‘한국사 사교육 수요 경감 방안’을 내놓은 것은 교육 현장의 논란이 그만큼 깊어졌음을 의미한다. 일부 학부모의 걱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지금도 대학입시는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치열하게 맞붙고 당사자는 인간적인 삶을 포기해야 하는 비정한 전쟁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사가 아니라 어떤 필수 과목의 등장이라도 기존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부모와 당사자의 노력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 학부모는 ‘한국사 사교육이 필요한 것은 국·영·수에 집중할 시기에 앞서 숙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것이 한국사의 필수 과목화를 바라보는 현장의 일반적인 인식이라면 어떤 대증(對症)요법도 사교육 경감 방안은 되지 못할 것이다. 이렇듯 한국사를 계륵(鷄肋)으로 여기는 분위기는 국가의 미래는 물론 당사자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열쇠는 교육부가 쥐고 있다. 교육부 대책은 ‘수능 문제를 쉽게 출제하고 절대평가를 도입해 학교 수업에 충실하면 누구나 1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EBS 강의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그 정도로는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이참에 현장의 분위기를 달래는 정책에 연연할 게 아니라 한국사 교육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을 제안한다. 이름과 연대를 외우는 과목이 아니라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는 과목으로 교육의 틀을 다시 짜라는 것이다. 수능 출제도 당연히 같은 틀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국사 만큼은 사교육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과목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역사 교육의 정상화를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역사 및 교육계의 적극적 참여는 필수다.
  • “日, 이달 레이저유도폭탄 투하 첫 훈련”

    일본 항공자위대가 미국·호주와의 합동군사훈련에서 처음으로 레이저유도폭탄 투하 훈련을 실시한다. 일본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명분으로 삼아 적극 검토 중인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자위대는 오는 12일부터 괌에서 진행되는 미·일·호주 합동훈련 기간 중 F2 전투기를 활용, 폭격의 정밀도를 높인 레이저 유도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한다고 도쿄신문이 3일 보도했다. 1999년 시작된 이 훈련에서 자위대는 2005년 실탄투하 훈련, 2012년부터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한 정밀유도장치가 장착된 폭탄 투하 훈련을 한 적이 있지만 레이저유도폭탄 투하 훈련은 처음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미군이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다. 신문은 이번 훈련이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와 연결된다고 소개했다. 적 기지 공격능력은 북한 등 외국이 자국에 미사일을 발사할 조짐이 있을 때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보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일본은 자국이 공격받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 원칙에 따라 선제공격용 무기는 보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 제3차 핵실험 등을 명분으로 방침을 전환해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적극 검토해 왔다. 한때 일본은 전수방위 원칙에 따라 ‘전투기의 항속거리가 길면 주변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도입한 F4 전투기에서 공중급유장치를 떼어내기까지 했지만, 현재는 적기지 공격에 필요한 무기 시스템을 상당 부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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