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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구 종말 30초나 앞당긴 ‘트럼프 말폭탄’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구 종말 30초나 앞당긴 ‘트럼프 말폭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발 뉴스가 부쩍 늘어난 모습입니다. 예전 같으면 새 대통령 취임을 맞아 축제 분위기가 펼쳐졌겠지만 요즘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영 그렇지가 않은 듯합니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6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에는 충격적인 뉴스까지 실렸습니다. 트럼프 때문에 지구종말시계(Doomsday Clock)가 지난해보다 30초나 빨라져 자정까지 2분 30초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지구종말시계가 만들어진 지 70년이 되는 올해는 1953년 이래 지구 종말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분 단위만 사용하던 전과 달리 이젠 초 단위까지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 지구종말시계의 특징은 특정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 시간이 조정됐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지구종말시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창안한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저명한 과학자들과 전직 관료들이 참여하고 있는 핵과학자협회가 매년 발행하는 ‘핵과학자 회보’(BAS)의 표지에 지구종말시계가 일러스트로 표시되고 있습니다. 1947년부터 작동이 시작된 지구종말시계는 인류의 종말을 자정으로 가정하고 전 세계 핵무기 보유국들의 핵실험, 핵무기 축소 협상 등 핵 관련 정책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분침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는 지구 종말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지구온난화까지 추가됐습니다. 1947년에 23시 53분으로 처음 시작된 이 시계는 지금까지 20여 차례 조정됐는데 미국과 소련이 핵폭탄보다 파괴력이 강한 수소폭탄 실험을 했던 1953년에 23시 58분으로 종말과 가장 가까워졌었습니다. 동구권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미·소 간 전략적 무기 감축 조약을 체결한 1991년에는 종말에서 17분이나 뒤로 간 23시 43분까지 늦춰지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핵과학자협회에서는 국가주의의 부활도 시간 조정의 원인 중 하나지만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사실 트럼프는 대선운동 과정에서도 그랬지만 당선 이후에도 끊임없이 트위터를 통해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고 러시아에 대한 압도적인 힘을 갖기 위해 미국은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지구온난화는 중국이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벌이는 대표적인 사기극”이라는 주장까지 펼치며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폐기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도 갚는다’는 옛 속담이 있습니다. 말의 힘을 강조하는 것으로, 말실수로 인한 설화(舌禍)를 조심하라는 의미입니다. 일반인들도 말을 잘못해 여러 사람이 낭패를 겪게 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입만 열면 지구촌을 들썩이게 만든다면 퍽 난감한 일일 것입니다. ‘말은 꺼내기 전에 세 번 생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자의 말입니다. 올해 모두가 한번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野 “적반하장” 與 “국민 마음 헤아렸어야”… 여야 ‘朴대통령 인터뷰’ 십자포화

    여야는 26일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보수성향 인터넷 방송과 해명 인터뷰를 한 데 대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야당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오래전부터 기획하고 관리한 세력이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한 데 대해 ‘적반하장’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인 만큼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정용기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심경을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설을 앞두고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의 마음을 먼저 헤아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모집단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던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최순실, 박 대통령의 대리인단 등 이들이 공모해 총반격에 나선 것”이라면서 “설 민심을 잡기 위해 극우보수의 궐기를 선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헌법을 유린한 자들이 반성은커녕 오히려 총반격에 나서는 이런 모습이 국민에게 주는 설 선물인가”라고 한탄했다. 같은 당 문재인 전 대표도 “국민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적반하장식 태도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감히 누가 대통령에게 음모론을 기획한다는 말인가. 거짓말이 산더미처럼 쌓인 국정 농단의 주범이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자꾸 법정 밖에서 변명만 하고 특정언론을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니 황당할 뿐”이라면서 “탄핵심판에 대한 해명은 인터넷 TV를 통해서 할 게 아니라 헌재나 특검에 가서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것이 계획됐다’는 항변은 한국을 더 분열시키고 혼란만 가중시킨다”면서 “검찰, 특검, 헌법재판소에서 변론기회가 충분했는데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자기 입맛에 맞는 매체와 일방적으로 인터뷰한 것은 보수 분란과 사회 분란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朴대통령 강제수사 길 열리나

    탄핵되면 ‘전직’… 피의자 대우 “黃대행 수사 연장 거부 힘들 것”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이정미 재판관 퇴임(올 3월 13일) 전에 결론 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대통령을 강제수사할 확률도 덩달아 커졌다. 그간 불소추 특권을 방패로 소환·체포·구속 등 검찰·특검의 강제수사를 피해 온 박 대통령도 탄핵 이후엔 ‘현직’이 아닌 ‘전직’ 신분이 돼 사법절차에 있어 일반 피의자들과 똑같이 대우받게 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 수사는 다음달 28일 1차 종료된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대가로 ‘40년지기’ 최순실(61·구속 기소)씨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443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사실상 입건한 상태다. 다음달 안에 박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으면 특검팀은 이번 국정 농단 사건의 주범인 박 대통령을 재판에 넘겨 보지도 못하고 사건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경우 사건을 검찰로 넘기고, 검찰에서 특검 수사 기록 검토 등을 통해 박 대통령 탄핵 결정을 기다렸다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기업들을 청와대 강요를 못 이긴 피해자들로 규정한 검찰이 박 대통령을 뇌물죄 피의자로 볼지는 미지수다. 또 담당 검사에 따라 지금까지 이뤄진 뇌물공여자 수사 등이 다시 이뤄지면서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재경지검 한 검사는 “수사 주체가 바뀌면 당연히 사건을 재검토한다. 특검의 수사 논리를 그대로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박한철 헌재 소장이 말한 “3월 초 탄핵 결정”이 이뤄지고, 특검팀 수사기간이 30일 연장되면 삼성 뇌물죄, 문화예술계 배제명단 작성, 의료 농단 등 의혹의 중심에 선 박 대통령을 특검팀이 직접 기소하게 된다. 또 헌재 심판 일정이 빨라지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거부할 명분도 낮아진다. 특검의 박 대통령 강제조사 및 직접 기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기소를 코앞에 둔 상황이라면 황 대행도 쉽게 특검 기간 연장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부산지법, 광원호 선상살인 베트남 선원에 무기징역 선고

    부산지법, 광원호 선상살인 베트남 선원에 무기징역 선고

    인도양에서 조업 중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선원2명 중 주범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부장 유창훈)는 24일 살인과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선원 B(32)씨에게 무기징역을, V(32)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가 선장과 기관장을 연달아 무참히 살해하는 등 범행 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범행 내용이 반인륜적이며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에 대한 살해 범행은 그 자체로 죄질이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고종사촌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6월 19일 오후 5시 30분쯤 인도양에서 조업하던 ‘광현 803호’(138t) 에서 선장 및 선원들과 회식도중 선장과 시비가 붙었다. V씨가 선장을 때리다가 이를 말리는 베트남 선원 4명도 때렸고, B씨도 폭행에 가세했다. 이어 오후 6시 20분쯤 두 사람은 광현호 조타실에 들어갔고, V씨는 선장 목을 붙잡아 못 움직이게 하고 B 씨는 식당에서 가져온 흉기로 선장을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어 기관장 침실로 가 흉기로 기관장도 살해했다. 검찰은 이들이 술을 마시고 선장과 말다툼을 하다가 선장 등을 폭행했고, 일이 커져 강제 하선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자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230억원 현금…무슨 돈?

    침대 매트리스 밑에 우리 돈으로 무려 230억원이 넘는 현금이 다발로 숨겨져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연방 지방검찰청은 가택 수색 현장에서 수사관들이 찾아낸 2000만 달러(약 232억원)의 현금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막대한 이 현금은 브라질인 클레버 르네 리체르오 로차(28)가 머물던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버러의 한 아파트에서 찾아낸 것이다. 미 검찰 당국은 그간 돈세탁 혐의로 로차를 추적해오다 지난 3일 그의 집을 수색해 침대 매트리스 밑에서 거액의 현금을 찾아냈다. 그렇다면 로차가 천문학적인 현금을 집안에 숨겨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지난 2014년 메사추세츠주를 중심으로 발생한 금융 피라미드 사건에서 시작됐다. 당시 메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기업 텔렉스프리(TelexFree)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약 18억 달러에 달하는 금융 사기를 치고 파산했다. 이번에 침대에서 나온 2000만 달러는 숨겨져 있던 돈의 일부로 로차는 텔렉스프리의 창립자 중 한 명인 카를로스 완질러의 조카로 전해졌다. 보스턴 언론은 "로차는 은닉된 자금을 돈세탁한 혐의로 체포돼 최대 20년형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주범 중 한 명인 완질러는 모국 브라질로 도망쳐 현재 미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탄핵·특검 정국] 차은택 “최순실, 컴퓨터로 국무회의 기록 작업했다”

    “崔 전화기서 대통령 목소리 들려고영태 돈 때문에 崔와 내연관계… 고씨 헤어진 뒤 죽고싶다 말해”김종 “대통령, 정유라 언급하며 영재프로그램 만들라고 주문해”‘기업 자발적 모금’ 거짓말 한 이승철 “처벌보다 靑 요청이 더 무서웠다” 국정 농단의 주범인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자신의 사무실 컴퓨터로 국무회의 자료를 수정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차은택(48·구속 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23일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최씨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국무회의 말씀자료를 수정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방에 있다 보면 모니터를 볼 수 있는데 ‘몇회차 국무회의록’ 등 내용이었다”고 답하며 2014년 말~2015년 초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의 회의 도중 맞닥뜨린 사실을 증언했다. 이어 “최씨가 컴퓨터로 작업하는 경우는 그것(국무회의 말씀자료 수정)밖에 없었다”며 “2~3주에 한 번씩 최씨 사무실에 회의하러 가면 늘 그런 작업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락이 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특정 휴대전화가 있다”며 “최씨는 그 전화기로 전화가 오면 회의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나가라고 하거나 최씨 본인이 나가서 받았는데 제 느낌에 박 대통령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분이 대통령과 관계가 깊은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당시 사용하던 전화기는 4대가량 됐다고 진술했다. 또한 차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씨와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가 내연관계라고 진술했느냐’는 박 대통령 측 질문에는 “그렇게 추측된다”고 답했다. 이어 ‘고 전 이사가 아침에 만나자고 해서 청담동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씨와 고 전 이사가 붙어 앉아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내연관계를 의심했느냐’는 질문에 “당시 분위기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일반적인 상황으로는 안 보였다”고 말했다. 최씨가 “고씨 집에 갔더니 젊은 여자가 있어서 ‘누구냐’고 묻자 되레 그 여자가 ‘아줌마는 누군데요?’라고 하더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화를 내는 모습을 봤다며, 이들의 모습이 ‘바람피워 헤어지는 연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존대를 했지만 최씨는 반말을 하는 사이였으며 일각의 주장과 달리 둘은 동거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기억했다. 차씨는 “고씨를 만났을 때 눈물을 글썽이며 ‘죽고 싶다’고 해 이유를 묻자 ‘몰라도 돼요. 그런 게 있어요’라고 한 적이 있다”며 1976년생인 고씨가 돈 때문에 1956년생인 최씨를 만난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 금전 문제를 놓고 다투거나 최씨가 헤어진 고씨 집에서 고급 시계를 회수해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56·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박 대통령이 최씨의 딸 정유라(21)씨를 직접 언급하며 체육계 영재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재직 시 박 대통령이 정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직접 정씨에 대한 말씀을 들어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이어 “정씨처럼 끼가 있고 능력 있는, 재능 있는 선수를 위해 영재 프로그램 등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철(58)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국회 청문회에서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위증한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도 가능한데 처벌보다 청와대의 요청이 더 무서웠나’라는 주심 강일원 재판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청와대의 압박이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NAFTA 재협상 곧바로 시작” 트럼프, 다자협정부터 손댄다

    “NAFTA 재협상 곧바로 시작” 트럼프, 다자협정부터 손댄다

    정부, 한·미 FTA에 ‘불똥’ 촉각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다자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협상 당사자인 캐나다·멕시코 정부도 서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 나프타 재협상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참모진 시무식 연설에서 “우리는 나프타와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곧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프타뿐 아니라 이민 문제, 국경 치안 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1일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며,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가능한 한 빠른 시간에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미국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불리한 무역협정’을 바로잡겠다고 했으며, 백악관도 지난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6대 국정 과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 재협상을 공약했다”며 “만약 우리의 파트너(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로부터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나프타 재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도 주목된다. 그가 나프타와 함께 한·미 FTA도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무역적자를 키우는 주범이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나프타 등 다자협정부터 손을 본 뒤 한·미 FTA 등 양자협정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의 재협상 타깃은 1차적으로 미국에 불공평하다고 주장해온 다자협정이지만 한·미 FTA 등 양자협정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한·미 FTA가 양국에 호혜적으로 이익이 되고 무역 수지뿐 아니라 서비스 수지, 직접 투자 등 총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에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감나무 아래 맞닿은 기와·초가… 수백년 품은 충청 옛마을

    [명인·명물을 찾아서] 감나무 아래 맞닿은 기와·초가… 수백년 품은 충청 옛마을

    저축은행 비리를 저지르고 배편으로 중국으로 몰래 달아나려다 붙잡혀 수감된 김찬경(61)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최근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정 농단 주범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의 묘가 있는 경기 용인 임야가 김 전 회장의 소유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하나 더 있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이다. 김 전 회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외암마을의 상징적 고택인 ‘건재고택’ 등 마을의 고택 10여채를 사들여 ‘별장’처럼 사용한 마을이다. 그는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 있을 때인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날 등에 건재고택으로 직원 100여명을 데려와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술판(서울신문 2009년 6월 1일자)을 벌여 비난을 샀다. 건재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외암 이간(1677~1727)의 생가로 2000년 1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술판 사건은 국가 문화재의 품격을 해치는 사유화가 타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건재고택 말고도 ‘감찰댁’ 등 이 마을의 주요 고택이 김 전 회장 소유였다. 김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그의 소유 고택들이 2012년 가을 경매에 부쳐졌다. 주민과 외지인이 모두 낙찰을 받아 새 주인이 생겼지만, 건재고택은 유찰을 거듭했다. 당초 81억여원에서 시작된 경매 가격이 35억원 정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집과 부지 등 부동산 덩어리가 워낙 커 낙찰을 받으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은 채권자 측이 관리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숙 외암민속마을 문화관광해설사는 “사람이 살지 않아서인지 건재고택이 많이 상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이 마을의 고택을 연이어 사들이니까 주민들은 ‘이러다가 마을을 통째로 빼앗기는 거 아니냐’고 무척 불안해했다”며 “지금은 매우 평온하다”고 했다. 그는 “외암마을은 주민이 실제 거주하는 전통 마을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자랑했다. 외암마을은 모두 56채의 옛집이 있다.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이 마을은 설화산이 뒤를 감싸고 반계라는 이름의 작은 냇가가 주변을 흐른다. 고택들은 마을 어귀에서 꽤 넓은 안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자리 잡고 있다. 외암마을은 다른 계절도 찾기 좋지만, 겨울에도 괜찮다. 호젓하고 운치가 있다. 마을을 천천히 걸으면서 사색하기에 그만이다. 청정한 공기가 기분 좋다. 줄지어 늘어선 돌담 사이를 걷다 보면 차가움보다 정겨움을 먼저 느낀다. 고풍스러운 모습에 어릴 적 고향집의 추억도 떠올려 볼 수 있다.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지친 심신을 달래 준다. ‘힐링’ 명소로 손색이 없다. 건재고택은 이간의 5대손 건재(建齋) 이상익(1848~97)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지었다고 한다. 건재의 벼슬을 따 ‘영암군수댁’으로도 불린다. 부지 4433㎡, 건평 267.7㎡이다. 마을 뒤 설화산 계곡물을 끌어와 집안 연못으로 흐르게 하고 소나무, 향나무 등으로 자연경관을 살린 전통 정원으로 유명하다. ‘한국 정원 100선’에 선정된 적이 있을 정도로 인정받는다. 외암마을은 500년 전 촌락이 형성됐으나 조선 선조 때부터 예안 이씨가 정착하고 후손이 번성해 예안 이씨 집성촌이 됐다. 지금도 190여명의 주민 중 100여명이 예안 이씨 후손이지만 다른 농촌 지역 원주민이 그렇듯이 대부분 노인이다. 이준봉(64) 외암마을보존회장은 “조선 후기 중부지방 전통 가옥이 자연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정겨운 농촌”이라고 설명했다. 마을 앞 개천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면 낮은 구릉지에 옹기종기 들어선 충청도 반가의 고택과 초가들이 맞는다. 마을 안으로 진입하면 집집이 돌담이 정겹게 쌓여 있다. 줄지어 선 돌담의 길이를 합치면 모두 5.3㎞에 이른다. 찬바람을 막아 준다. 돌담 너머로 가지런한 장독대, 아기자기한 정원과 연못, 멋진 소나무 등 집안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 근처마다 감나무, 호두나무 등이 여기저기 우람하게 서 있다. 이 보존회장은 “여름철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밖에서 보면 집은 안 보이고 거대한 숲처럼 보인다”며 “관람객들이 ‘마음의 고향 같다’ ‘살아 있는 민속마을’이라고 칭송한다”고 자랑했다. 고택에는 갖가지 이름이 붙어 있다. 옛 주인의 관직명과 출신지를 땄다. 참판을 지내 외암마을에서 가장 큰 참판댁, 성균관 교수를 지낸 교수댁, 감찰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등 택호가 다채롭다. 건재고택 등 일부는 출입을 못 하지만, 주인이 직접 만든 청국장, 조청, 도라지청 등을 구입하고 식혜를 사 먹을 수 있는 집이 있어 고택을 안에서 구경할 수 있다. 문 앞에 메뉴판이 걸려 있다. 초가나 기와집에서 민박하면서 묵을 수도 있다. 외관은 예스럽지만, 내부는 현대식 시설을 갖췄다. 외암마을 체험민박운영사무실 직원 한영미씨는 “겨울에도 주말 하루 1500명, 평일 400명의 관람객이 찾아오는데 주말이면 민박 17채가 꽉 찬다”면서 “주민들은 농사도 짓지만, 민박과 음식 판매 등 부업도 한다”고 전했다. 민박집에서 밥과 바비큐 등을 직접 하거나 주인의 ‘시골밥상’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한씨는 “어릴 적 살던 시골 고향집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민박이 무척 인기 있다”고 했다. 마을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도 할 수 있다. 두부 만들기 등도 있지만, 겨울에는 한지공예와 엿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시골 정취가 물씬한 시골에서의 체험이 각별하다. 2월부터는 연 만들기와 군밤·군고구마 체험 프로그램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정월 대보름 전날인 오는 2월 10일 장승제와 함께 달집태우기 등으로 이뤄진 대보름맞이 행사가 열려 즐거움을 더할 전망이다. 외암마을을 나오면 저잣거리가 있다. 10여개 점포가 있어 국밥, 팥죽, 수제비 등으로 요기하고 농산물도 살 수 있다. 외암마을 반대편 설화산 밑에 조선 초 청백리 맹사성이 살았던 ‘맹씨행단’이 있고, 온양온천도 가까워 언 몸을 덥히기에 좋다. 이 보존회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오른 지 오래됐다. 외암마을이 영구적으로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발벗고 등재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국인 살해한 필리핀 현직 경찰관 등 3명 체포

    한국인 사업가 지모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필리핀 현직 경찰관 등 3명이 현지 검찰에 체포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필리핀 검찰이 20일 주범으로 신원이 특정된 I씨와 V씨 등 현직 경찰관 2명과 납치에 가담한 렌터카 업체 사장 Y씨 등 총 3명을 체포해 경찰청 유치장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검찰은 구금한 3명 외에도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공범 4명을 더해 총 7명을 납치·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 가운데 경찰관 2명은 한국인 지씨 살해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필리핀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I씨 등 현직 경찰관들은 지 씨를 납치한 뒤 경찰청 본부 안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21일 최순실 출석 통보…“불응 시 체포영장 발부”

    특검, 21일 최순실 출석 통보…“불응 시 체포영장 발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씨를 21일 다시 소환한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소환에 불응한 최씨를 재판 일정을 고려해 내일 오전 피의자로 출석하도록 통보했다”며 최씨를 뇌물수수 공범 혐의로 부른다고 밝혔다. 그동안 최씨는 특검의 소환 요구에 지난달 24일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건강상의 이유와 ‘정신적 충격’,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출석, 형사재판 등의 사유를 대며 불출석했다. 이 특검보는 “최씨 측으로부터 아직 출석 여부에 대한 통보는 받지 못했다. 내일도 최씨가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영호 “KAL폭파 김현희와 동문”

    지난해 귀순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1987년 대한항공(KAL) 여객기 폭파사건의 주범인 김현희씨가 자신과 사실상 동문 관계라고 18일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평양외국어학원을, 김현희는 평양외국어대학을 졸업했다”면서 “당시 두 학교는 대학장과 학원장이 동일 인물이며 김현희와 나는 1962년생으로 나이도 같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또 “김현희의 아버지 김원석씨는 외무성이 아니라 국가대외경제위원회 소속이었다”면서 “김원석씨의 딸이 KAL기 사건을 일으켰고 그 가족은 다 (사건 직후) 수용소로 끌려갔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멈춰선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 8년 만에 전격 취소

    멈춰선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 8년 만에 전격 취소

    계열사 사장들 사무실서 대기… 기소·재판과정 경영 파행 우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 18일 삼성그룹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리던 삼성 사장단회의도 전격 취소됐다. 사장된 회의가 취소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이 부회장과 함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선상에 오른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인 최지성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차장인 장충기 사장은 오전 6시쯤 서초사옥에 출근해 하루 종일 자리를 지켰다. 계열사 사장들도 대부분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사무실을 떠나지 않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심문이 시작된 이날 오전 10시부터 12시간 넘게 재계 1위인 삼성이 멈춰 섰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에 촉각을 기울이며 시급한 업무만 처리하는 ‘대기모드’에 빠져 들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 및 재판이 진행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 같은 경영 파행상이 여러 차례 재현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회장 구속을 시도하는 특검 대 반발하는 삼성 측의 입장도 팽팽하게 맞섰다.‘비선 실세 농단에 대한 징벌을 원하는 여론(특검) 대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해야 하는 형사법리(삼성)’, ‘범죄 연루 의혹이 있는 기업 처벌을 통한 정의구현(특검) 대 정치적 혼란상이 재계로 전이되는 상황에 대한 경계(삼성)’ 등의 대립 구도로 부각되며 이 부회장에 대한 심문장 바깥에선 보혁 간 대결상이 뚜렷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기자회견에서 “정경유착 주범인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미래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글로벌 기업 경영자를 구속하려는 인민재판을 중단하라”고 맞받아쳤다.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및 공소 유지는 이번 특검 수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특검이 뇌물액수로 규정한 430억원의 부당거래 자금, 삼성의 최순실씨 일가 지원,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 과정에서의 편법 행위를 입증하려는 특검의 공세가 거셀 것이란 얘기다. 특검의 공세에 상응할 비판 여론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삼성의 중장기 과제가 됐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올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장시호 ‘영재 센터’ 혐의 인정에 최순실 “장시호가 전권 행사”

    장시호 ‘영재 센터’ 혐의 인정에 최순실 “장시호가 전권 행사”

    국정 농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삼성 후원금 강요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조카인 “장시호가 전권을 행사했다”고 17일 재차 발뺌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 나란히 출석한 두 사람은 영재센터와 관련한 의혹에 서로 엇갈린 진술을 했다. 장시호씨 측 변호인이 ‘최씨와 공모해 삼성그룹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서 영재센터에 후원하게 했다’고 모든 혐의를 인정한 데 반해 최씨 측은 “김 전 차관에게 (영재센터) 운영에 관해 기업 후원을 알아봐 달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특정 기업을 지목하거나 의무에 없는 일을 행하게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씨 측 변호인은 “장씨와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씨가 ‘은퇴한 선수들이 재능을 기부하고 동계스포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를 알려 이에 공감한 최씨가 설립 과정에서 조언하고 도와준 것”이라며 “장씨와 공모해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 최씨와 장씨는 서로 눈짓 인사조차 하지 않으며 이모·조카 사이가 무색할 만큼 냉랭한 모습으로 재판에 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정에서 만난 이모와 조카…최순실-장시호, 눈도 안 마주쳐

    법정에서 만난 이모와 조카…최순실-장시호, 눈도 안 마주쳐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조카 장시호(38)씨가 17일 법정에서 처음 마주했다. 그들은 이모·조카 사이가 무색할 만큼 인사도 나누지 않은 채 냉랭한 모습으로 재판에 임했다. 17일 오전 10시 10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서관 417호 대법정에는 재판장이 구속된 피고인들에게 첫 공판기일의 시작을 알리자 대기실에 있던 장시호(38)씨와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차례로 법정에 들어섰다. 최씨와 조카 장씨는 각자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재판에 집중할 뿐 서로 눈짓으로도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혈연관계인 피고인들이 재판을 시작하기 직전 잠깐이나마 인사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근 장씨가 최씨의 것이라며 제2의 태블릿 PC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하면서 두 사람이 ‘진실 공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대변하듯 냉랭한 분위기였다. 최씨는 옆자리에 있는 변호인과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장씨는 긴장을 풀어보려는 듯 웃음기 띤 표정을 잠시 지어 보이기도 했다. 수의 차림의 최씨나 김 전 차관과 달리 장씨는 검은색 폴라티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남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구속된 상태지만 미결 수용자인 이들 세 사람은 각자 원하면 사복을 입고 재판에 출석할 수 있다. 장씨는 재판장이 신원 확인을 위해 직업을 묻자 공소장에 기재된 ‘한국동계스포츠센터 사무총장’ 대신 “가정주부”라고 대답했다. 재판장이 재차 공소장에 기재된 자리에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했지만, 장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자신의 직업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라고 말했다가 ‘현재 직업을 말하라’는 재판장의 지적을 받고 “현재는 교수”라고 정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헌재에서도 모르쇠, 잡아떼기 일관한 최순실

    국정 농단의 주범 최순실씨가 어제 헌법재판소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증인으로 나와 각종 의혹에 “모른다. 기억이 없다”며 모르쇠와 잡아떼기로 일관한 것은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가 공개적으로 입을 연 것은 국정 농단 사태 표면화 이후 사실상 처음이어서 다소 기대감을 가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변호인의 조력 없이 본인 목소리로 국회·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어떤 답변을 내놓느냐에 따라 박 대통령의 헌법 유린 여부와 뇌물 혐의의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최씨는 후안무치한 태도와 앞뒤 안 맞는 답변으로 국민과 헌법기관을 다시 한번 농락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철저히 잡아떼기로 맞섰다. 때로는 누가 증인이고, 누가 심문하는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당당하기까지 했다. 그는 청와대 출입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몇 차례 출입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고, 왜 들어갔는지는 사생활이라서 말하기 곤란하다고 요리조리 답변을 피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부터 남재준 국정원장 등 17개 부처 장·차관 인사 자료를 넘겨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 없다고 딱 잘랐다. 이 자료는 검찰이 최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것인데도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추천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김 실장은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고, 고영태가 모든 것을 꾸몄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마치 ‘숨은 쉬지만 공기를 마신 건 아니다’라는 식의 답변 태도가 아닌가. 최씨가 “미르재단, 더블루K 어디를 통해서도 돈을 한 푼도 받은 적 없고, (정유라의 승마 지원 의혹과 관련해) 어떤 이득이나 이권을 취한 적도 없다”며 “그게 증거가 있나요”라고 작심한 듯 언성을 높이는 대목에서는 몰도덕의 끝을 보는 듯했다. 그가 시간을 끌기 위해 사법체계를 농락하고 있으며, 그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날 답변에서도 그는 ‘박 대통령 구하기’에 급급한 흔적을 곳곳에서 노정했다. 만에 하나 최씨가 시간이 지날수록 시중 여론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에서 계속 진실을 호도하려 든다면 그것은 대단한 오판이자 착각이다. 국민의 분노는 이미 극에 이르러 도저히 그를 용납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 부천 굴포천, 도심 속 친환경 생태하천 거듭난다

    부천 굴포천, 도심 속 친환경 생태하천 거듭난다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굴포천(조감도)이 도심 속 생태하천으로 조성된다. 경기 부천시는 그동안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악취와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굴포천을 아라뱃길~한강~서해로 이어지는 친환경 수변 생태벨트로 조성한다고 16일 밝혔다. 굴포천은 부천시와 김포시, 인천 계양·부평구, 서울 강서구 등 3개 광역시와 5개 기초단체를 경유하는 하천이다. 총연장 15.3㎞로 부천구간은 5.5㎞에 달한다. 시는 이곳에 부평구·계양구와 함께 굴포천 에코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건강길과 쉼터 등을 갖춘 교류의 장도 만든다. 우선 시민들이 애용하는 굴포천~아라뱃길 자전거도로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아라뱃길까지 논스톱으로 갈 수 있게 두 곳에 교량을 신설할 예정이다. 굴포천 중간에 굴현보가 설치돼 유수 정체현상을 일으켜 악취와 오염이 심한데, 3개 지자체와 협의해 환경부에 굴현보 철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굴포천 주민대학 등 지자체 간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굴포천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부터 하천 정비 및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본격 실시할 예정이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녹색환경은 선택이 아니라 성숙한 도시가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이라며 “환경과 생태자원을 가꾸는 일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사설] 최순실에 이어 박 대통령도 헌재에 나와야

    박근혜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두고 기자간담회 등의 형식을 통해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해명하거나 헌법재판소에 출석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박 대통령이 탄핵 소추의 사유가 된 사항에 대해 할 말이 있고, 주장하고 싶은 게 있다면 헌법재판소에 출석해 소명하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기습적인 간담회를 가진 바 있는데, 민심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과 주장으로 새해 첫날부터 국민들의 타오르는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그때 박 대통령은 “최순실은 지인일 뿐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제 머릿속에 아예 없었다”라고 하거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에 대해서도 “완전히 (검찰이) 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라는 구중궁궐 속에 갇혀 진실에 눈을 감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변명을 거듭하는 모습에서 국민들 대다수는 분노와 함께 가소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정 농단을 파헤치는 검찰의 수사나 헌재의 공개 변론 출석 요구에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기자를 불러 특검과 헌재와 여론을 압박하는 장외전을 갖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탄핵 반대를 요구하는 친박 집회가 매주 계속되고, 새누리당에 이정현 전 대표를 제외한 핵심 친박이 온존하고 있는 상황에 박 대통령이 고무됐을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지금의 판을 어떻게 읽건 그건 자유이지만, 국민을 상대로 기만에 찬 피해자 코스프레는 온당치 않다. 연초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80% 전후는 탄핵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대부분은 최순실 국정 농단의 다른 주역인 박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결과이기도 하다. 혹여,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남아 있는 ‘박근혜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 더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가 그 같은 의도로 간담회 등을 가지겠다고 한다면 언론사들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박 대통령의 대리인들조차 헌재 출석을 권고하고 있다지 않은가. 국정 농단의 주범 최순실이 오늘 오전 헌재의 탄핵 심판 증인 신문에 출석한다고 한다. 헌재의 심판은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변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의 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최순실이 과연 헌재에서 어느 정도까지 말할지 의문이지만 국민과 헌법 앞에서 증언하는 만큼 성실한 자세를 보여 주기를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박 대통령도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당당하게 헌재의 심판정에 서야 한다. 국민에 대한 도리다.
  • 최강 한파 속에도 타오른 촛불…“공작정치 주범·재벌 총수 구속” 촉구

    최강 한파 속에도 타오른 촛불…“공작정치 주범·재벌 총수 구속” 촉구

    올겨울 최강 한파를 기록한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주말 촛불집회가 이날로 12주째를 맞았다. 하지만 강추위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회복을 바라는 시민들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 1500여곳이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박 대통령) 즉각퇴진·조기탄핵, 공작정치 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 12차 범국민행동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지목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구속을 촉구했다. 또 박근혜 정부로부터 경영권 승계를 위한 특혜를 받는 대가로 최순실(61·구속기소)씨 일가를 도왔다는 혐의(뇌물공여 등)를 받고 있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의 구속도 촉구했다. 이날은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피해자 박종철 열사가 같은해 1월 13일 내무부 치안본부(지금의 경찰청) 대공수사관들에게 연행돼 고문을 받다가 다음날 사망한지 30년이 지난 날이기도 하다. 이날 촛불집회는 박종철 열사를 추모하고 6월 항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분위기로도 진행됐다. 함세웅 신부는 “30년 전 국가폭력으로 숨져간 박종철군과 같은 해 숨진 이한열 열사의 희생이 30년 뒤 오늘 광장 시민혁명으로 우리를 이끌었다”면서 “주권자 시민이 주체가 돼 나라를 바꾸라는 것이 박종철과 이한열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연인원(누적인원) 10만명 이상이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경찰은 전날 언론에 통보한 대로 자체 추산한 일시점 운집 인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본 집회가 끝나고 오후 7시쯤부터 청와대·국무총리공관·헌법재판소 인근, 대기업 본사가 있는 도심을 지나는 4개 경로 행진에 동참했다. 일부 시민들은 종로1가 SK 본사와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지나는 도중 “재벌 총수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나팔을 불기도 했다. 또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을 지나면서는 황교안 대통령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제2의 박근혜 대통령’ 행세를 한다고 비판하면서 황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하는 뜻으로 ‘황교안’이라 적힌 종이비행기를 청사 안으로 날리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최순실 “헌재 출석해 발언하겠다”…탄핵심판 진행 숨통 트인다

    최순실 “헌재 출석해 발언하겠다”…탄핵심판 진행 숨통 트인다

    국정농단 사태 주범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오는 16일 열리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월요일(16일)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문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14일 말했다. 이날 최씨의 출석으로 탄핵심판 변론 진행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핵심 증인들이 잇따라 소환에 불응, 불출석 의사를 밝히며 탄핵심판은 답보 상태를 보여 왔다. 헌재는 16일 오전 10시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고, 오후 2시부터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불러 국정농단 사태의 전말을 캐물을 예정이다. 앞서 최씨는 탄핵심판 3차 변론 하루 전인 9일 오전 최씨 본인과 딸 정유라씨가 형사소추를 받거나 수사 중인 사건이 있어 진술이 어려운 형편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헌재에 전달했다. 이에 헌재는 최씨의 증인신문을 16일로 연기하고 “또 다시 증인신문에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 구인한다”는 단서를 달아 증인신문 출석요구서를 다시 전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겨울 최강한파…오늘 12차 주말 촛불집회

    올겨울 최강한파…오늘 12차 주말 촛불집회

    올겨울 최강 한파가 예고된 14일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에서 12주째 계속되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 30분 광화문광장에서 ‘즉각퇴진, 조기탄핵, 공작정치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 1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회에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총수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할 예정이다. 본 집회 후 참가자들은 청와대·총리공관·헌법재판소 앞까지 행진하면서 박 대통령 퇴진과 조기탄핵,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사퇴를 요구한다. 아울러 지난 7일 집회 현장에서 분신한 정원스님의 노제·영결식과 사망 30주기를 맞은 박종철 열사 추모대회도 조계사와 광화문광장에서 차례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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