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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신생명 대표이사 업무정지

    금융감독위원회는 7일 관계사 등에 부당대출을 해준 대신생명 최경국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을 정지시키고 회사에 대해서는 문책 기관경고 조치했다. 관련 임직원 6명(임원 4,직원 2)에 대해서도 문책경고 조치했다. 대신생명은 지난 2월말 현재 재무구조가 부실한 송촌 등 4개 관계사에 960억원을 지원하면서 신용대출금리를 정상보다 훨씬 낮게 적용하고 담보로 취득할수 없는 비상장 광주방송과 LG텔레콤 주식을 취득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서민 경제를 살리자](1-1)’건설’살려 일자리부터 늘려라

    서민정책이 실종됐다.국제통화기금(IMF) 체제극복 이후 실업률이 많이 떨어졌지만 저소득 실업층은 여전하다.고용창출 효과가 큰 건설현장은 지금 죽어있다.사회 한구석에선 ‘귀족마케팅’이다 해서 흥청대는 이 시간에도 실업자나 노숙자,결식아동들은 생존의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그늘에 있는 저소득층 문제 뿐 아니다.이른바 중소기업과 서민을 위한 각종 정책들도 기득권층과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에 부딪쳐 방향을 잃었다.서민정책이 어디까지와있는지를 점검해 보고 전문가진단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싣는다. *현장은 아직 IMF 지난달 30일 새벽 4시,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앞 인력시장. 남루한 작업복차림에 묵직해보이는 가방을 둘러멘 인부들이 여명을 뚫고 하나둘씩 몰려든다.군데군데 무리지어 잡담을 나누는 이들만 어림잡아 100여명. 철근공사가 전문이라는 김모씨(43)는 “예전 같으면 5시 전에 대부분 현장을 찾아 나갔는데 요새는 6시까지 기다려도 일거리를 못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김씨는 일주일에 3∼4일 정도 일거리를딴다.옆에 앉아있던 임모씨(35·배관공)는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일당도 많이 떨어져 하루 6만원 벌기도 어렵다”며 담배연기를 뿜어올렸다. 이날도 많은 인력들이 일거리를 찾지 못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다시 옮겨야 했다. IMF체제 이후 불과 2년 만에 경제전반이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산업만은 유독 침체의 늪에 있다.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웃돌던 건설투자는 IMF 이후 15∼17% 수준으로 떨어진 채 좀처럼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건설업체들의 민·관급 공사계약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MF 이전의 75% 수준에 불과해 건설업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건설업의 침체는 시멘트·철강·목재 등 연관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실업해소에 구조적인 걸림돌로작용하고 있다.때문에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공공건설 투자를 늘리고민간 건설경기를 회복시킬 만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건설경기 회복은 난망이라고 강조한다. ●건설판이 시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체들의 건설수주액은97년 79조9,000억원에서 IMF 한파가 몰아친 98년에는 47조원으로 무려 37.1%나 줄었다.이후 건설경기가 다소 살아나면서 99년 51조1,000억원으로 늘고,올해에는 60조원에 이를 전망이나 IMF 이전 수준에는 여전히 못미친다. 건설경기 부진은 무엇보다 IMF 한파 이후 정부의 건설투자와 민간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줄어든데다 주택경기마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체수는 늘고 있다.지난 97년 3,894개사였던 건설업체(종합건설업)는 98년 4,027개,99년 5,137개를 기록한 데이어 올 연말까지 6,150개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그만큼 과열경쟁이 빚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공동주택 건설을 중심으로 한 민간건설경기도 주택시장의 장기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 등 수도권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분양계약률이 40%에도 못미쳐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중앙정부와 서울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건폐율 및 용적률을 대폭 축소키로 함에 따라 민간건설경기는 앞으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건설판이 살아야 경기가 산다 건설산업은 그동안 경제발전에 핵심역할을해왔음에도 정부의 경기부양 순위에서는 늘 뒷전이었다.정부는 은행·투신사 등 금융권의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수십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도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공공공사를 앞당겨 발주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재우(李栽雨·동의대 경제학과) 교수는 “건설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가격 위주의 발주방식에서 벗어나 시공능력,품질,가격 등 계약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규제완화를 통해 건설업계의 출혈경쟁을 막고 건실한 업체들이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래(金慶來·한양대 건축공학과)교수는 “정부는 건설시장의 관리감독자로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값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해외시장에서도 가격만으로는더이상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국내 기업들이 기획·설계·시공·감리 등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을 유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새달 서울 6차동시분양, 17개단지 3,036가구 공급

    다음달 서울 6차 동시분양에는 모두 17개 단지에서 3,036가구의 아파트가쏟아진다. 공급 가구수는 지난 5차 동시분양에 이어 올해 분양 물량 중 두번째로 많다.길음·종암동 재개발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규모 단지다. 청약자가 몰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실수요자의 당첨 기회는 높을 것으로보인다.높은 프리미엄이 붙을 만한 단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그러나 잘만 고르면 주거환경이나 교통여건이 좋은 아파트도 있다.당산동 금호,잠원동월드,방배동 대우아파트는 입지가 뛰어나다. ◆ 강남지역. ■방배동 대우 고급 빌라촌인 서리풀 공원 아래 들어서는 빌라트다.13층짜리1개동, 44∼80평형 65가구다.고급 주택가에 쾌적한 환경이 돋보인다.평당 분양가는 1,100만∼1,20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조망이 좋은 로열층은 수요가많아 당첨되면 프리미엄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당로와 방배로연결이 쉽다.지하철은 7호선 내방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잠원동 월드 작지만 주거환경은 으뜸.재건축 아파트로 107가구짜리 1개동이다.조합원분을 뺀 32,44평형 49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로열층을 조합원에게만 우선 분양하는 관례를 깨고 일반 청약자들에게도 조합원과 똑같이 당첨기회를 준다. 로열층 당첨 기회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계약금을 10%로 낮춰 초기 부담금을 줄였다.신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교통여건도 좋다. 고속도로와 가깝지만 한 블럭 떨어져 소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도 싼 편이다. ■암사동 포스코 신암중학교 옆 서방연립 재건축 아파트다.134가구중 24∼45형 86가구를 분양한다.45평형 11가구를 남향으로 배치했고,7층 이상은 멀리한강 조망도 가능하다.올림픽대로를 이용하기 쉽고 8호선 지하철 암사역이걸어서 10분 거리다. ■당산동 금호 당산 미성연립을 헐고 새로 짓는 재건축 아파트.22∼44평형 293가구 가운데 일반 분양분은 214가구.조합원분이 많지 않아 로열층을 배정받을 확률도 높다.주변 시세와 비교,평당 분양가는 약간 높은 편.주변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곳이다.여의도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직주근접(職住近接) 아파트다. ■사당동 동아 삼익아파트를 헐고 새로 짓는 아파트로 일반 분양분은 143가구.조합원에게 배정하는 아파트와 일반 분양분을 동별로 달리했다.일반 청약자의 로열층 당첨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다.이수사거리에서 총신대 쪽으로 산아래에 위치한다.녹지공간이 많다.7호선 남성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 강북지역. ■길음동 삼성 1,125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이 가운데 22∼39평형 689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이번 동시 청약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다.길음역에 가깝다.1,300가구가 건립될 길음6구역 역시 삼성아파트가 들어서 주변이 삼성타운으로 변한다.미아리 고개만 넘으면 도심과 연결된다.강북 직장인들이 청약해 볼 만하다. ■종암동 삼성 모두 1,176가구가 건립되는 재개발 아파트.23∼39평형 649가구가 일반 청약자의 몫이다.소형 아파트라도 수납공간이 넓고 보조주방도 설치된다.냉장고 등을 무료로 제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청약일정 모집공고는 29일 나갔으며 다음달 4일부터 5일간 주택은행에서 접수한다.▲7월4일서울 1순위▲5일 경기·인천 1순위▲6일 서울·경기·인천 2순위▲7일 서울 3순위▲8일 경기·인천 3순위자들의 신청을 받는다.인터넷(www.hcb. co.kr)청약이나 ARS(1588-9999)청약도 된다. 류찬희기자 chani@. *청약전략을 알아보면. 눈에 확 들어오는 빼어난 단지가 없다.삼성물산이 짓는 강북 3개 재개발 아파트를 빼고는 단지 규모도 작다.대부분이 소규모 재건축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만 고르면 시세차익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지닌 아파트를 만날 수있다.분양가와 입지를 꼼꼼히 따져 청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로열층 중대형 아파트에 당첨되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당산동 금호,잠원동 월드,서초동 대우아파트 등이 그런 아파트다. 실수요자라면 삼성물산이 짓는 강북지역 3개 아파트에 청약하는 것도 괜찮다.도심과 가깝고 대규모 중소형 아파트가 대부분을 이룬다.쾌적한 환경을자랑하는 곳으로는 방배동 대우아파트,사당동 동아아파트를 꼽을 수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거나 분양권 전매를 생각하는 수요자라면 ‘묻지마’청약을자제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청약경쟁이 심하지 않고 당첨기회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실수요자에게는 좋은 기회다. 류찬희기자
  • 푸틴 러대통령 새달18일 訪中

    [베이징 AP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18일부터 이틀간일정으로 베이징(北京)을 방문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29일 밝혔다. 외교부 주방자오(朱邦造)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양국관계와 공동의 이해가 걸린 주요 국제문제를 심도있게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측통들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개정을 통한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을 시도중인 미국에 대한 대응책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ABM 협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새로운 군비경쟁을촉발시키게 될 것이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5)잃어버린 먹거리

    *북서 먹어본 단고기 별미...겨자로 무쳐 새콤달콤 북에서 먹은 음식 가운데 매우 독특한 찌개가 생각난다.언젠가 전주에 갔다가 ‘오모가리’라는 민물고기로 끓인 일종의 고추장 찌개가 별나다고 생각했던 것과도 같았다. 북에서는 여러 초대소를 다녀 보았는데 그중에 오래 있던 곳이 서재골 초대소와 철봉리 초대소였다.서재골은 외국 사절들이 묵는 곳이어서인지 주방의조리 방식이 다분히 중국 요리나 서양식으로 뒤섞여서 나왔다.장기간 머무는이에게는 일종의 연회 음식이 이내 질리기 마련이다. 철봉리에서는 삼십대의 주방장과 연회가 있을 적에는 노인 한 분이 지원차오곤 했다.주방장의 이름은 잊었지만 황해도 안악이 고향이라는데 나중에 그의 집도 방문했다.그의 어린 두 딸이 고사리 손을 조물거리면서 무용을 하고노래를 하던 모양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정성스럽게 차려주는 연회 음식 먹기가 지겨워서 나중에는 스스로 외환상점에 나가 일제 카레를 사오거나 라면을 사다가 점심을 직접 해먹기도 하였다. 이런 얘기가 밝혀져도 괜찮을까는 모르지만 북쪽 초대소의 남녀 접대원에서요리사와 운전수에 이르기까지가 모두 호위총국 소속의 군인들이었다.나중에그들과 한 식구처럼 친해진 뒤에야 그들의 계급도 알 수가 있었다. 여성 접대원들은 대개는 소위 중위들이고 때로는 사격 훈련도 한다고 하였다.따라서우리 주방장이 소좌라는 사실도 나중에야 알았다. 선생님,토속으로 자시고 싶다 그거지요?그는 돼지고기 김치 찌개도 만들고 된장 뚝배기도 내왔다.북의 통조림으로나오던 볶은 고추장이 해외동포들에게 인기였는데 나는 아무래도 된장이 더먹고 싶었다.그렇지만 가정식 장독대가 거의 사라져버린 고장에서 맛깔스러운 된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었다.역시 우리가 예전에 진짜 일본의 미소 된장하고는 다르면서도 왜된장이라고 부르던 공장에서 대량으로 속성되어나오는 된장이었다. 북한 문인들 말을 들어보면 전후 복구에 힘을 쏟던 ‘천리마 운동’ 기간에 가정음식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구역마다 밥 공장과반찬 공장을 두어 단체로 식사를 하거나 타다가 먹었다고 하는데, 경제복구가 끝나고도 직장이나 기업소마다 단체급식을 하는 생활은 남아있는 셈이었다.즉 손님 접대는 연회 음식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루는 주방장이 고심을 했던지 김치도 보다 맵게 담그고 간고등어도 굽고저 유명한 서해안 곤쟁이젓도 내왔는데 못보던 음식이 나왔다.구수하고 짭짤한 것이 입맛이 확 살아났다.이게 뭐냐고 했더니 ‘호박짠지 지지개’라고한다.열무와 호박이 섞여 있는데 애호박이 보통 호박찌개처럼 물컹하지 않고설익은 것처럼 설컹거렸다. 그는 평양에서 한 시간 반쯤 거리인 안악의 고향 집에 다녀왔다고 한다.역시북에서도 장이나 밑반찬 같은 먹거리는 고향 부모님들이 보내준다고 하였다. 이제 노인님들이 다 돌아가시면 젊은 아낙들은 음식을 못해서 큰일이라고사내들마다 걱정인 것은 우리와 같다.그가 안악에 가서 가져온 것은 된장과바로 이 ‘호박짠지’였다. 열무나 배추로 짠지를 담글 적에 호박을 쑹덩쑹덩 썰어서 김치 담그듯이 한켜씩 소금을 뿌려가며 항아리에 담는다.소금에 충분히 절인 다음 풀물이나뜨물을 부어 사나흘이 지나면 대충 익게 된다.호박짠지를 꺼내어 물에 헹구고 된장과 까나리 또는 조개를 넣고 찌개를 끓여내는데 파와 마늘과 풋고추를 썰어 넣으면 된다. 내가 이 음식을 기억하게 된 것은 실로 십 년 만의 일이었다.충청도 덕산으로 이사와서 한 마을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이 집안 일을 도와 주러 오게 되었는데,곁에서 며칠 동안 나의 식성을 지켜 보고나서 무슨 음식을 냄비에 담아 왔다. 좋아하실까 모르겄지만 한번 잡숴봐유. 그래서 뭐냐니까 충청도 ‘호박김치’란다.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이랬다. 호박짐치는 원래가 찌개 끓여 먹을라구 당그는기유. 어허,가만 있어 봐.어디선가 먹은 기억이 나는데.그제서야 이북에서 먹었던생각이 났다.충청도 호박김치는 늙은호박을 속을 긁어내고 쓰는데 무청이며배추를 섞어서 김치를 담그듯이 갖은 양념하여 새우젓까지 쓴다.그냥 먹기에는 호박이 입 안에서 뱅뱅 맴도는 것이 어쩐지 김치 맛이 나질 않고 찌개를끓여 먹으면 담백하고 구수하다.얼핏 제주도의 갈치 찌개 생각이 나서 이 호박김치에 잔 갈치를 토막 쳐서 넣고 끓였다.역시 호박김치 찌개의 훌륭한 완성이 아닌가. 같은 서해안에 지형과 풍토가 비슷해서 그런가 충청도와 황해도의 음식은 여러 가지로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북에서 먹은 음식 가운데 여러 가지 기억이 나지만 그중에서도 ‘단고기’는아주 특별하다. 개장국은 각 지방마다 서로 다르지만 특히 서울식은 사라져버렸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옛날 개장국은 지금 보다는 맑고 오히려 육개장 비슷했던것 같은데 남도식과 섞여 버렸다.들깨나 깻잎을 많이 쓰는 것이 그렇다. 남도 식은 오리탕도 그렇지만 들깨를 거의 죽처럼 갈아서 넣고 고구마순도 함께 넣는다. 북쪽의 개장국도 평안도쪽과 함경도 식이 서로 다른데 평안도 식이 서울의예전 개장국 비슷하다면 함경도 식은 요즈음 서울의 두루치기와 비슷하다. 하여튼 단고기를 먹은 중에서 대단히 맛이 있었던 것은 가장 부드러운 목둘레의 살을 얇게 저며서 해파리 냉채 무치듯 겨자를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친것이었다. 백두산 지방을 돌아다녔을 때 삼수에서 먹은 산천어 구이는 특별했다.두만강상류라고 하지만 폭이 오륙미터 밖에 안되는 개천인데 이쪽은 조선이고 저쪽은 중국이라 하였다.개천에 그물을 쳐두고 기다렸다가 건지면 팔뚝만한 산천어가 걸려서 퍼덕였다.산천어는 송어가 강을 따라서 올라왔다가 붙박이 고기가 된 것인데 백두산 천지에 방류하여 양식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안내인은여러번 해왔던지 부근의 반질거리는 반석 아래 장작불을 때어서 달군 다음에참기름을 두르고 소금을 뿌려 살아있는 산천어를 던졌다.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백두산 송이버섯을 얇게 저며 함께 굽는다.꼬리와 머리에 은박지를 감아쥐고 옥수수 먹듯이 산천어를 뜯으며 송이로 입가심을 한다.고기의 살이 솜처럼 부드럽고 향긋한 물비린내가 입맛을 돋구었다. 이런 식의 자연식은 이를테면 해금강에서 먹었던 대합 구이에 비길만 했다. 해금강은 군사분계선 구역이라 무인지경이었는데 주먹만한 자갈이 깔린 바닷속이 온통 대합의 밭이었다.삽시간에 군인들이 두 양동이나 건져 나왔다.해변 자갈 위에 늘어놓고 알콜 한 병을 들이붓고 불을 붙이니 파란 불이 좌악퍼져 나가면서 조개들이차례로 입을 벌렸다.사실은 익히려고 불을 놓는 게아니라 대합의 굳은 입을 벌리기 위해서란다.그대로 초장을 조개 안에 한숫갈 치고는 후루룩,하는데 입안이 가득찬다.그리곤 소주 한 잔 캬아! 하면서넘기고. 황석영
  • 룸살롱 올해 3배 증가 섣부른 경기회복‘비틀’

    경기회복에 따른 과소비 풍조에 편승해 룸살롱·단란주점 등 각종 주점이크게 늘었다. 21일 국세청의 사업자등록현황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각종 형태의 주점 개설을 위해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 수는 모두 4만808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만6,435명에 비해 148.3%가 늘었다. 룸살롱이 이 기간에 5,204명이 사업자등록을 해 지난해보다 314.7% 늘었고호프와 소주방 등은 1만3,080명이 개업,197.7%가 증가했다.요정 등은 168명이 개업해 150.7%,극장식당은 2,803명이 개업해 125.3%의 증가세를 보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호프집이나 소주방 개업이 늘어난 것은 실업인구의 유입때문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룸살롱 등 고급 유흥업소의 증가는 경기회복으로 과소비 풍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선화기자 psh@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4)잃어버린 먹거리

    6·25전쟁 전에도 쌀이 늘 모자라서 수제비나 국수를 많이 먹었지만 밥을 지어 먹을 때에도 반찬은 한 두어 가지가 고작이었다.동그란 밥상 가운데에 찌개 냄비 올려놓고 김치 한 보시기에 밥 한 그릇씩이 고작이었다. 그러니 밥에다 뭔가 넣어서 해먹으면 양식도 절약이 되고 반찬도 따로 장만할 필요가 없게 된다.나는 요즈음 경양식 집에서 김치와 베이컨과 햄이며 당근 등속을 넣고 버터에 볶은 김치볶음밥은 어딘가 맛이 분명치 않아서 딱 질색이다. 김치가 시어지면 속을 좀 털어내고 송송 썰어서 김치밥을 해먹었고 햇감자가나오면 감자밥을, 고구마가 나오면 고구마밥을,그리고 가을에 김장하고나서남은 무를 넣고 무밥도 해먹었는데,콩나물은 값싸고 가장 흔한 채소라 어느철에도 가끔씩 해먹었다. 영등포의 그 작은 집 뒷뜰에는 화단도 있었고 수돗간과 광도 있었고 광 위에장독대가 있었다. 여름이면 화단에다 일년초의 씨를 뿌렸는데 봉숭아 채송화분꽃 그리고 나팔꽃이 누나들이 매어준 실을 타고 판자 울타리 끝에까지 기어 올랐다.익으면 발간 주황색이되는 유자도 열렸고 수세미 넝쿨도 광의 지붕으로 뻗어 올라갔다.초겨울이 되면 아버지가 광의 뒷편 그늘진 곳에다 땅을 파고 김장독을 묻곤 했다. 어머니가 뚜껑과 짚으로 둥글게 짠 덮개를 열고 웅크리고 한 손을 집어넣어통배추 김치나 절인 무를 꺼내는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삼삼하다. 김치밥은 돼지고기를 써야 더욱 맛이 좋다.돼지 살코기를 다져서 갖은 양념하여 살짝 볶아 놓고 쌀을 앉힐 때 김치와 돼지고기와 쌀을 켜켜로 두어 물을 잡는다.보통 때보다 물을 약간 덜 잡아서 밥을 하면 되지만 약간 질척한듯 짓는 것이 더욱 맛있는 것같다.양념장을 준비했다가 조금씩 밥 위에 두고비벼서 먹는다. 멸치로 다시를 낸 맑은 미역국과 함께 먹으면 다른 찬이 필요가 없다. 콩나물 밥도 짓는 법은 비슷하여 양념이 된 고기를 볶아서 콩나물과 같이 쌀에 앉히는데,더욱 구수한 맛을 내려면 다시마 우린 물이나 멸치 맛국물로 밥물을 잡는다.역시 양념장을 넣고 비벼서 먹는다.국은 재첩이나 조개로 된장국을 끓여서 낸다. 무밥이나 감자밥 고구마밥도 모두 양식이 모자라던 시절의 밥짓기지만,얼마전에 여행길에서 산간에 들어갔다가 감자밥과 막장으로 끓인 호박찌개를 먹고 투박하고 구수한 옛맛이 살아나서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던 적이 있었다.도무지 이런 맛이란 시중의 음식점 어디를 가보아도 없다.요즈음 대중식당의 차림표와 음식은 서울에서 저 남도 끝이며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어슷비슷한 맛이다. 의 평준화가 이루어진 셈이랄까.대충 벽에 붙은 차림표대로 주문을 하고나면어디선가 먹은 그 음식이 같은 모양새로 나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밥은 또 어떤가.밤중에 공부를 하다가 아니면 책을 읽다가 귀찮기는 하지만 속이 출출해서 슬슬 부엌에 나가서 뭔가 먹을 것을 찾는다.형제들이 많은 집이면 서로 가위 바위 보를 하기도 하고 제일 굴풋하고 시장한사람이 부엌으로 나가게 된다. 밥이 솥 안에 조금 남아있고 찬장에는 먹던 김치가 있고 고추장 뿐이다.허름한 양은 냄비에다 참기름을 두르고 밥과 고추장과 김치를 넣어 비비면서 볶는다.그대로 숫가락 여러 개를 꽂아서 냄비채로 들고 방으로 돌아오면형제들이 저마다 달려들어 퍼먹는데 밤참의 그 맛이란 세 끼 중에 가장 특별한맛이다. 뭔가 나물이나 김치나 하여튼 먹고 남은 찬을 넣고 비벼 먹는 음식은 어느지방에나 있는데 사람들 추측에 의하면 대개 명절이 지난 뒤라든가 제사를지낸 며칠 후에 ‘먹어 치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전주 지방의 비빔밥이 유명하지만 안동에서는 원래의 의미대로 헛제사밥이라고 부른다. 어렸을 적에 평양이 고향이던 어머니는 ‘온반’을 제대로 한 적은 없었다. 부모님들은 아마도 수십년 동안을 남쪽에 정착해 살면서도 이곳은 임시 거처려니 여기고 살아온 게 분명할 것이다.더구나 어머니는 농촌 가정 출신이 아니라 개화된 지식인 집안이었고 커서 배운 요리도 거의가 일본식의 개화 음식이었다.아니,그렇다고는 해도 무엇보다도 어머니는 뿌리를 뽑힌 ‘피난살이’의 살림을 의식적으로 벗어날 수가 없었을 게다.내가 중학교에 들어가서몇 대를 서울에서 살아온 토박이 아이들의 도시락 반찬을 보고 깊은 인상을받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그들이 찬통에 싸온 여러 종류의 장아찌는 기가막힌 맛이었다. 머니는 나중에 아버지와 사별하고부터는 혼자서 벅찬 생업을 감당하노라고더욱 부엌일과 멀어졌고 우리집 식단은 그야말로 가게에서 그날 그날 사다가후딱 조리해서 먹어치우는 식이 되었다. 어머니는 노티를 외우던 것처럼 고향의 온반이 먹고 싶다고 여러번 말했고 비슷하게 만들어 먹기도 했다.그저콩나물 시금치 무나물 등속에다 두어 국물을 부어 만든 것이었는데 우리가보기에는 국밥도 아니고 비빔밥도 아닌 이상야릇한 음식인 듯했다.이렇듯 야릇한 음식으로는 중국집의 울면이 있다.우동이나 짬뽕처럼 시원한 국물도 아니고 짜장면처럼 비비는 것도 아닌 걸죽한 소오스가 아닌가.마치 비벼 먹다가 마음이 변해서 국을 들이부운 것만 같다. 내가 몇 차레 김일성 주석과 나눈 점심에 온반을 먹게 되었다.어느 기록에도보니까 해방후 초기 집권 시절에 부인이 집에서 직접 콩나물 기르는 얘기가나오고 장군(김 주석)이 콩나물 국밥을 즐겨했다고 한다. 이거이 주로 먼길 떠나는 사람들이 먹었디.손님이 많고 일손은 바쁘고 할적에 온반 한 그릇씩 주면 얼마나 편리했겠소.속두 풀리구 든든하디. 온반 역시 설이나 제사 뒤의 비빔밥의 유래와 같은 계통의 음식이었을 것이다. 다만 추운 지방에서는 남은 음식을 차게 먹을 수 없으니 더운 국물을 부어서먹었을 게 분명하다. 이것을 끓인 것으로 온반죽이 있으니 더욱 그럴 듯 하다. 표고버섯과 고기를 볶고 찢어 놓은 고사리며 갖은 양념하여 무친 숙주나물을두고 달걀 지단을 썰어 밥 위에 얹고 녹두전을 부쳐서 밥 위에 얹고나서, 그위에 푹 곤 양지머리 국물이나 닭 가슴 살을 곤 맑은 육수를 부어서 먹는다. 대개는 국물을 자박자박하게 잡지만 나는 뜨거운 국물을 밥과 건더기가 푹잠기도록 부어야 직성이 풀린다.벌겋고 시원하게 담근 깍두기나 고추를 갈아젓과 버무린 배추 겉절이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이마에서 땀이 나고 속이후련해진다.과음한 이튿날 속풀이로도 그만이고 별로 입맛이 없는 요즈음의여름 날 점심 때에 땀을 흘리며 먹고나면 이열치열도 될 것이다. 초대소에서도 점심으로 몇번 더 먹은 기억이 난다.요새는 북에서 무슨 국을끓여도 대개는 닭을 고아서 쓰는 모양이었다.내가 된장국의 맛을 내려고 멸치를 찾았더니 주방장은 멸치를 어떻게 국물로 쓰느냐고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내가 자꾸만 된장국이나 야채국에는 멸치를 넣어야 제맛이 난다고 했더니 답답했던지 그가 멸치를 가지고 나와서 내게 보여 주었다.아뿔싸,이북에서는 동해안 멸치가 있긴 있는데 크기가 거의 작은 꽁치만이나 했다.이건비려서 못쓰겠지.이것 보다 작은 게 있어야 한다고 했더니 그건 멸치가 아니라 까나리라고 하는 것이었다. 역시 지방마다 맛과 조리법이 다른 이유는 기후와 풍토,그리고 자연조건에따른 것이다.그러한즉 땅은 작지만 팔도마다 서로 조금씩 다른 말과 음식은얼마나 아기자기한가.
  • 타이완, 中에 정상회담 제의

    [베이징 김규환특파원·타이베이·홍콩 연합]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은 20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주방자오(朱邦造)중국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타이완이한개의 중국 정책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어떤 대화에도 응할수 없다”는 기존입장을 되풀이함으로써 대화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천 총통은 취임 한 달을 맞아 가진 첫 기자회견 모두 연설에서 남북한 지도자들처럼 대만해협 양안 지도자들도 정상회담을 통해 역사를 창조하자고 강조한 뒤 “어떤 장소나 형식이든 관계 없이 장 주석과 만나 악수하며 양안간의 화해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 총통은 지난 3월 총통 당선 후 “베이징이나 타이베이,홍콩 등 어느 곳에서라도 장 주석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으나 회담 형식에 대해서는 밝히지않았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천 총통은 “남북한 국민들은 사상 첫 정상회담에 이어남북화해를 위한 공동선언을 이끌어냄으로써 역사적인 거보를 내디뎠다”고평가했다. khkim@
  • 남북 화해시대/ 주변 4강 반응

    *미국. [워싱턴 최철호특파원]미국은 남북정상회담 결과 새로운 남북관계가 구축된데 대해 크게 환영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14일 남북정상회담이 커다란 성과를 거둔데 대해 “아주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클린턴 대통령은 남북한 공동선언문 서명을 ‘희망적’이라고 평가하고 이산가족 교환방문 등 합의에 대해서도 “커다란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특히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 결과에 대해 “역사적인 회담에서 아주 중요하고 환영할 소식이 나왔다”고 평가하고 “김대통령의 비전 덕분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도 앞서 정례 브리핑을 통해 “남북정상이 만나 회담을 연 것 자체가 중요하고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면서“회담을 통해 이룬 협정은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그러나 이같은 환영의 뜻 외에 양측이 합의한 내용이 기대이상의 빠른 속도를 가진데 대해 우려와 당혹감을 나타내는 한편,북한미사일·핵문제등에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는 점에 냉담한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록하트 대변인은 “우리는 과거 잘못된 출발을 한 적이 있다”면서“회담결과와 공동성명에 따라 전개될 과정이 어떨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hay@. *일본. 일본 정부는 5개항의 공동선언에 합의한 남북 정상의 화해와 협력 분위기를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는 15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과 같은 평화를 향한 커다란 변혁이라 생각한다”며 7월의 오키나와(沖繩)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민족통일을 위한 전면적인 지원을 촉구할 것이라고밝혔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상도 “두 정상이 직접 의견을 교환했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인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일본 정부는 남북공동선언이 북·일 수교협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국제 외교무대에 얼굴을 드러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합의를 이뤄낸 점은 향후 대외 정책에 커다란 변화의 시작으로분석,수교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보고 있다.일본 정부는 그러나 합의문서에 미·일의 최대 관심사인 핵·미사일 문제가 언급되지 않은 점과 관련,향후 한·미·일 3국의 공조가 흐트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보고 있다. 야나이 신지(柳井俊二) 주미 일본대사는 가까운 시일 내에 3국 협의가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갈수록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성기기자 marry01@. *중국. [베이징 김규환특파원]중국 정부는 15일 외교부를 통해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공식성명을 발표했다.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은 이번 평양에서 거행된 정상회담이 중요한 성과를 거둔 것은 역사적인 의의를 갖는 중대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회담이 성공을 거둔데 대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의 기쁨을 느끼고 있으며,축하를 표시한다”고 말해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시했다.성명은 이어 “중국측은 남북 쌍방이 계속 화해와 협력의 정신에 입각해 부단히상호 신뢰를 증진시키고,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한반도의 자주평화 통일을 위하여 유리한 조건들을 창조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측은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성명은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종전과 마찬가지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앞서 중국 외교부 주방자오(朱邦造) 수석대변인은 13일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하고 한반도의 평화와안정,궁극적인 통일을 위한 노력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는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궁극적으로 한반도에서미군의 철수로 이어지고 다시 일본에서의 미군 철수로 이어지길 고대하고 있다. 다시 한반도에 관심을 보이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북한과의 정치 뿐 아니라 경제적 협력과 지원을 강화,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나가는 전략을펼 것으로 예상된다. khkim@. *러시아. 러시아 외무부는 15일 성명을 통해“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간 만남과 대화에 지극히 만족하고 있으며 남북간 합의를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발표했다.외무부 성명은 이어“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안정과 평화,그리고평온한 상황에서 자력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양측의 진지한 의도와선의의 표현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또 “러시아는 이같은 과정에 앞으로도 계속 적극적으로 기여할 방침”이라면서 “이같은 의사는 최근 발표된 러시아 대통령의 남북한 양국 지도자와의 접촉계획에서도 입증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남북 정상간 합의는지극히 고무적이며 커다란 낙관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로슈코프 차관은 이날 이타르 타스 통신을 통해 “러시아는 특히 남북한간 대화가시작됐고 민족화합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에 깊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시기적절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게될 것”이라고지적했다.남북공동선언의 체결은 7월 중순으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 행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푸틴은당초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관계 모색을 주요 의제의 하나로 고려해 왔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긴장완화의 전기가 마련됨에 따라 의제 중심을 경제협력 등 실리위주로 급속히 옮겨갈 것으로 예측된다. 김균미기자 kmkim@
  • 남북 정상회담/ 각국 반응

    남북한 정상이 5개항 및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에 합의한 14일 밤 러시아·일본·중국등 주요국들은 곧 바로 환영성명을 내고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일 본:일본 정부는 14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5개 항에 합의하는 등 성과를거둔데 대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을 표시했다. 지구촌유일의 냉전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이 당사자간의 대화를 통해완화될 경우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의 안전보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판단 때문이다. 일본은 다음달 오키나와(沖繩)에서 개최되는 G-8(세계 주요 8개국)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 등 관계 개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문서로 표시할 방침이다. ■러시아:러시아 외무부는 합의 서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알렉산데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남북한의 5개항 합의가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합의 사실만 알 뿐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면서 “그 내용을 검토해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알렉산데르 야코벤트 외무부 대변인은 분단국인 남북한의 두 지도자가만난 것이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분쟁국인 남북한 화해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반도가 실질적으로 평화로 나아간다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게 되며 이는 러시아의 국가 이해관계에도 부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화통신은 이날 합의문에 서명했다는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오후 8시12분(한국시간 오후 9시12분)제목 한줄만 단긴급 영문 기사에서 “남북한 지도자들이 역사적인 합의서에 서명했다”고평가했으며,이어 9시7분 더 상세한 긴급 영문 기사에서도 ‘역사적인 합의서’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8시19분 평양발 긴급 중국어 기사에서는 “남북한이 원칙성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제목 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원칙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 주방자오(朱邦造) 수석 대변인도 13일 남북정상회담을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과 궁극적인 통일을 위한 노력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날 외교부에서 열린 정례 뉴스브리핑에서 “우리는 정상회담이 긍정적인성과들을 거두고,남북한 관계의 진일보한 개선과,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국: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남북한간의 정상회담에 고무돼 있으며이번 회담이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시킬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조 록하트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두 지도자가 직접 만나 논의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김 대통령이 받은 따뜻한 환영에 고무돼 있다고”고 밝혔다.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및 주한 미군감축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김 국방위원장이 순안공항에 직접 모습을 나타낸 것은 희망적인 조짐”이라고 평가한 뒤 “회담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번 회담은 포용을 앞세운김 대통령의 비전이 밑거름이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모스크바 최철호특파원·황성기기자·김규환특파원외신종합
  • 남북 정상회담/ 각국 반응

    [워싱턴·도쿄·베이징·모스크바·브뤼셀 외신종합] 일본과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등 세계 각국은 13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성공을기대한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일본] 일본 정부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면서 회담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반세기가 지나 양측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악수하는 모습을 보니 감개무량하다”면서 “회담이 원만하게 끝나기를 바란다”고말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도 “남북대화의 진전은 한반도 안정의 대전제이며 이제긴장완화를 향한 돌파구가 열렸다”고 환영했다.특히 김 위원장이 공항까지직접 출영한 것에 대해,“북한의 적극적인 자세가 명확히 드러난 것으로 이것만으로도 이번 방북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하고 “차기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다면 완전한 성공”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주방자오(朱邦造) 수석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을 환영,지지한다고 말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및 궁극적 통일을 위한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날 외교부 정례 뉴스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이 긍정적인성과를 거두고 남북한 관계의 진일보한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안정 유지에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하며남북한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통일을 모색하도록 ‘건설적인 노력’을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알렉산드르 로슈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이날 이타르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남북한 대화가 시작돼 양측이 건설적인 제안들을 주고받기 시작한 것은 좋은 일” 이라고 전제,“그러나 결과를 이야기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그는 “러시아 외무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며 합의사안들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피터 길포드 대변인은 이날 “남북 정상이 만나는 사실 자체를 환영한다”면서 “이번 회담이 50년간 남북간에 지속된 냉전을 해소하는데 첫걸음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도 13일(현지시간)정오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 타이완 “남북회담은 兩岸해결 모델”

    [타이베이 AFP DPA 교도 연합] 대만은 13일 중국측이 남북정상회담을 양안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델로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대만 대륙위원회 린충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은 대만과중국이 화해하고 협력한다면 정치적 이견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이 성명에서 “대만과 중국은 화해의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밝힌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취임사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대만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주방자오(朱邦造) 대변인은 “대화 재개 이전에 대만은 먼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안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부 문제로 독일이나 남북한 문제와는전혀 다른 것”이라며 “대만이 독일과 남북한 문제를 양안문제 해결 모델로제시하는 것은 재통일을 거부하기 위한 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만의 한국문제 전문가인 린 치우산(林秋山)박사는 “한국의 정상회담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불화란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음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제 “두 한국이 할 수 있다면 중국과 대만이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린 박사는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실용주의 정책을 구사해왔다고 지적하고 대만은 정치적이 아닌 실용적인 문제에 우선적으로 매달림으로써 김대통령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을밀대서 냉면 먹는날 빨리 왔으면…”

    “남북 정상이 만난다니 냉면 육수도 더 잘 우러나는 것 같습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서 정통 평양 냉면집 ‘을밀대’를 운영하는 김인주(金仁周·65)씨는 요즘 눈코 뜰 새없이 바쁘다. 냉면의 계절 여름도 여름이거니와 통일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망향의 시름도 달래고 고향의 냉면 맛을 찾는 실향민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평남 안주군 안주읍이 고향인 김씨는 9살 되던 해인 1946년 지주 집안이라는 이유로 가족들과 함께 월남했다. 냉면 식도락가였던 할아버지와 함께 먹던 냉면 맛을 재현하기 위해 냉면집주방일을 전전하던 김씨는 지난 71년 평양 금수산 모란봉 아래에 있던 정자‘을밀대’의 이름을 따 염리동에 18평 남짓한 아담한 냉면집을 차렸다. 11일 을밀대에서 만난 평남 순천이 고향인 정인선(丁仁善·71·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씨는 “고향 생각이 날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정씨는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연기 됐다는 소식에 조금 아쉽다”면서 “두 정상이 우선 이산가족 생사 확인문제를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남 용강이 고향인 홍태윤(洪泰允·64·서울 마포구 염리동)씨도 “10년전우연히 을밀대 냉면을 먹었다가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해 계속 찾고 있다”면서 “정상회담이 통일의 큰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 김씨는 “손님들이 평양 을밀대를 찾아가 서울 을밀대에서 망향의 한을 달랜 것을 추억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이마에 흘린 땀을 훔쳤다. 김경운 이창구기자 window2@
  • [뉴패러다임경영CEO에듣는다]일진그룹위성방송사업단黃基淵단장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일진그룹이 지난달 12일 위성방송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정보통신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일진이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사업권 획득경쟁에 3각 구도가 형성되고있다.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위원회는 당초 한국통신과 데이콤 중에서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하고 업계 자율조정을 유도했지만 일진의 참여로 사업자 선정이 오는 9월로 늦춰지게 됐다.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생소하지만 일진은 ㈜일진과 ㈜일진알미늄 등 11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 중견 그룹.알루미늄과 공업용 다이아몬드 등 금속과 소재중심의 전문 생산재가 주력이다.지난해 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1조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공업용 다이아몬드는 시장점유율이세계 3위(2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보다 해외에 더 잘 알려져 있다. 일진이 위성방송사업에 뛰어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20여년 전 전화국 교환기의 주변기기를 개발하면서 통신분야와 인연을 맺었다.지금은 산업용 소재와 함께 통신케이블 등 주요 통신설비를 생산하고 있다.지역 민영방송인 전주방송을 운영하고 있고 서울방송(SBS)의 2대 주주로 방송경영에 참여하고있다. 위성방송사업으로 제2의 도약을 노리는 일진그룹 황기연(黃基淵·57) 위성방송사업단장을 만나 사업구상을 들어봤다. ◆위성방송사업 참여선언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많은데 앞으로는 설비나장비 등 하드웨어 부문보다는 통신이나 방송서비스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더중요해진다.20여년간 전화국 교환기 주변장치를 비롯해 통신케이블과 광케이블,통신 유지보수 설비를 생산해왔기 때문에 이쪽에 노하우가 많다.그런만큼위성방송사업에는 일진이 적임이라고 생각한다.89년 최초의 민영방송인 SBS의 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98년 초부터 위성방송사업팀을 구성했다.지난해 3월에는 기획분야 15명,통신전문기술인 25명,방송전문인 12명 등 모두 50여명으로 위성방송사업단을 발족시켰다.현재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중견기업 위주로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방송과 통신장비를 만드는 회사와 지역 민영방송사,케이블 TV의 채널사용사업자(PP·Program Provider),벤처기업 등이대상이다. 중견기업연합회와 이미 협의를 마쳤으며 주요 주주의 구성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위성방송사업자로서 일진그룹이 갖는 장점이라면 위성방송에 적합한 장비,콘텐츠,경영 등 3박자를 다 갖추고 있다.일진은 일찍이 광케이블과 통신케이블,금속소재 등 국가기간산업의 핵심이 되는 소재들을 국산화하는데 기여했다.20여년간 축적된 통신장비 제작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97년 전북에서 지역유선방송국(SO)을 운영하면서 방송서비스 경험을 쌓았고지난 3월에는 위성방송사업권 획득의 일환으로 전주방송을 인수,운영해오고있다. 이에 앞서 90년부터는 SBS의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방송 경영능력도갖추고 있다.이는 모두 우량한 재무구조와 건실한 사업구조의 토대 위에서이루어낸 것들이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분야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밝다.일찌기 그룹 차원에서통신부문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통신이 21세기를 주도할 산업이라는 판단에서였다.지역유선방송 사업에 뛰어들어 전북방송을 운영한것도 방송과 통신이 언젠가는 반드시 합쳐지리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콘텐츠다.도로가 아무리 좋아도 도로 위를 다니는 자동차가 없다면아무 소용이 없다.우리나라는 통신을 위한 제반설비가 일정 수준 마련돼 있지만 소프트웨어인 콘텐츠는 미약하다.앞으로 평범한 콘텐츠로는 외국과 경쟁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전문화되고 독특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외국산 콘텐츠는 많지만 모든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는 부족하다.재미있으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만 살아남을수 있다. 일진그룹 위성방송사업단도 이를 위해 현재 3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위성방송사업단장을 맡게 된 계기는 일진그룹이 통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82년이다.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전산망(LAN)을 통한 사무자동화(OA)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시초였다.당시에는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내 전산망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아 개발이 힘들었다. 정보통신 분야와는 84년 입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기획조사실 담당 이사로입사해 맡은 분야가 ‘상세과금장치(DBS)’였다.전화요금을 자동 정산하는장치로,당시 기계식 전화기를 전자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필수적인 설비였다.DBS개발을 옆에서 지켜보고 생산을 총괄하면서 통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89년 서울방송 사업자선정 당시 사업을 총괄하고,지난 3월 ㈜일진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전주방송 인수를 주도한 경험이 위성방송사업을 맡게 된 이유라고 본다. ◆앞으로 계획은 오는 9월 위성방송사업자 선정때까지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철저히 준비하겠다. 새로운 방송 매체인 위성방송은 대기업이나 관련 공기업보다는 중견·중소기업들에게 더욱 넓은 참여기회를 줘야 한다.중견 기업 중에서도 탄탄한 재무구조와 건전한 사업을 영위해 온 기업들이 많다.대기업이나 공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맡겨서는 안된다.이는 제3세대 방송매체라고 불리는 위성방송의 건전성 확보나 재벌기업 및 공기업의 독과점을 막을수 있다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오히려 사업성이 건전한 중견기업들로 주주를 구성하면 책임있는 경영과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새롭게 단장한 SBS‘이홍렬쇼’

    역시 섣부른 시도는 위험한 것일까.5일부터 새 코너로 단장한 SBS ‘이홍렬쇼’(밤10시55분)를 보면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든다.새로 시작한 코너들은 따뜻하고 섬세한 연출이 특징인 그동안의 ‘이홍렬쇼’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4년간 장수해 온 요리토크 ‘쿠킹토크 참참참’만이 ‘이홍렬쇼’의 ‘맛’을 유지할 뿐이다. 5일 이홍렬쇼는 국내 최고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을 스타가 입고 출연하는‘패션토크’,머리깎고 새출발하는 젊은이들의 사연을 전하는 ‘제로세팅’을 새로 방송했다. ‘패션토크’를 위해 제작진은 50여명의 중견 디자이너를 섭외하고 출연자의 기호에 따라 디자이너를 배정했다.제작진의 철저한 준비성이 돋보이긴 했지만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를 패션으로 포장한 형식이어서 흥미가 떨어졌다. 첫 초대손님으로 나온 가수 김현정과 주영훈이 나눈 이야기는 가수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녹음실 귀신 이야기였다.다음 코너로 방송된 ‘여름특집삭발토크 제로세팅’과 함께 ‘이홍렬쇼’를 완전히 납량특집으로 만들어버렸다. ‘제로세팅’의 첫 삭발자는 25세의 강형록씨.록가수인 그는 그간의 활동부진을 씻고 새 출발을 다짐하며 방청객 앞에서 머리를 삭발했다.제작진은 삭발에 대한 찬반양론,삭발상상도,출연자 어머니의 격려와 사랑이 담긴 육성메시지,눈물 흘리는 방청객의 모습 등 다양한 화면을 보여줬다. 문제는 출연자의 삭발장면을 시청자들이 봐야 할 이유가 있는가다.방송 뒤SBS 게시판에 오른 ‘방송에서 삭발하는 장면은 보기가 거북스러웠다’‘삭발 장면은 끔직하고 혐오스럽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아니라도 “삭발한다고 달라지는 게 뭐 있죠?”라는 MC 이홍렬의 질문은 이 코너의 맹점을 그대로 반영한다.제작진은 앞으로 20∼25세의 사연있는 남녀를 출연시킬 예정이라는데 개인의 새로운 다짐을 방송에서 매주 방송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요리토크라는 새로운 형식을 정착시킨 ‘쿠킹토크 참참참’은 주방 분위기를 보다 현대적으로 바꿨다.초대손님은 ‘버거소녀’로 이름을 날리는 탤런트 양미라.제작진은 방송 중간중간 대사를 자막으로 처리하는 ‘정성’을 쏟았다.그러나 이 ‘정성’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부작용을가져왔다. 전경하기자 lark3@
  • [김삼웅 칼럼] 韓美 현안 어떻게 풀 것인가

    연초 미 정치학회장 로버트 코핸은 한 인터뷰에서 “제국(Empire)이라는 말은 미국을 표현하는 데 적절치 않다.역사상의 제국들과 달리 미국은 민주주의 체제이고 식민지 확장에 이해관계를 갖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이다.대국(Great Power)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미국의 지위는 기술적 지위가 계속되는 한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란 말을 남겼다. 미국에 비판적인 사람(국가)들은 ‘미제(美帝)’ 즉 미제국주의라 부르고우호적인 사람들은 ‘우방’ 또는 ‘혈맹’이라 호칭한다.코핸은 미국이 민주주의 체제이고 식민지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제국’이 아니라지만 보기에 따라 민주주의는 ‘국내용’이고 수많은 약소국가에 대한 이해 다툼은 ‘신식민지’ 정책이나 ‘속방’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그렇지만 과거 일본제국주의나 독일·러시아제국주의와는 존재양상이 크게 다른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두 얼굴의 미국’이 우리에게는 어떤가.일제로부터 나라를 찾아준해방자, 6·25전쟁에서 국가를 지켜준 구원자,배고플 때 도와준 은혜의 나라,수많은 유학생과 이민을 받아준 기회의 나라,상품수출의 최대시장 등 긍정적인 측면이 너무 많다.반면에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일본의 침략을 양해해준 행위,분단의 배후,양민학살,독재정권 지원,대리전쟁(한국전과 베트남전) 조종,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SOFA) 등 부정적 측면 또한 심한 편이다.호오(好惡)와 선악이 동시적으로 존재한다. ■두 측면 함께 살펴야 개인이나 국제관계나 좋은 부분은 발전시키고 좋지 않은 부분은 시정해 나가는 것이 정도이다.한·미관계도 마찬가지다.80년 광주항쟁 이전까지 “양키 고 홈” 소리가 없는 곳이 한국이었다.그러던 것이 최근 양국관계가 곳곳에서 마찰이 생기고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노근리와 매향리,린다 김,그리고 미8군 소속 매카시 상병 사건이 엎치고 겹치면서 그동안 묻히고 맺힌 일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주한미군의 본질문제에서부터 행정협정 개정,여기에 미군기지와 훈련장 등이 들어선 ‘공여지’문제,심지어 미군기의 착륙소음과 쓰레기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언젠가드러나고 시정돼야 할 일들이지만 한꺼번에 분출되고 이것이 감정적으로 악화되어 양국의 우호관계와 공조체제에 손상을 가져와서는 안되겠다. 무엇보다 미국측이 한·미행정협정을 미·일협정이나 나토협정의 수준으로개정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노근리나 매향리 사건도 진실을 밝히고 응분의 배상을 해야 한다.한·미 두 나라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대등한 동반자관계이기 위해서는 상호주의 원칙이 존중돼야 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전쟁억지력인 점에서 한반도의 평화유지에 크게 기여해온 한편 미국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병력과 예산으로 동북아지역의 안전유지라는 국익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결코 일방적 시혜가 될수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로서는 미군이 수도 한복판에 주둔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현실적·역사적 상황을 인식하면서도,“일본이 미국의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는(借船出海)식으로,이 기회를 자주방위의계기로 삼으려는”(李景治 북경인민대 교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주한미군의존재는 한반도의 전쟁억지력과 함께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과 대립을 완충시키는 동북아지역의 힘의 균형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감정적이나 민족주의적 관점에서만 주한미군의 존재에 대처할 것이 아니라 국제질서의 안목에서 이를 인식하면서 친미냐 반미냐의 수평논리보다 독일과 일본처럼 그들을 ‘활용’하는 입체논리가 중요하다. ■정상회담 앞둔 반미분위기 우려 우리는 지금 분단 반세기 만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정부의 역량인지 국가의 행운인지,워싱턴·베이징·도쿄·모스크바가 모두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이 기회에 한반도의 냉전체제 종식과교류협력의 증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정상회담의 성공에 집중시켜야 한다. 주한미군 문제나 SOFA 문제도 이 큰 원칙에서 예외일 수 없다. 미국측의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미제’가 아닌 ‘우방’이기 위해서는 아메리카정신인 ‘합리주의’의 바탕에서 SOFA 문제나 현안을 풀어나가는 성실성을 보여야 한다.“웃는 얼굴에 침뱉을 수 없다”는 전통적인 한국인의 정서를 미국은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김삼웅 주필.
  • 건설업체 아이디어 백태

    주택경기가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건설업체들의 생존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수개월째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어쩌면 요즘같은 위기가일부 건설업체들에겐 호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안간힘을 쓰다 보면 부지불식중에 노하우를 쌓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다 보니 건설업체들은 품질에서 판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도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개발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친환경 단지설계 용적률이 낮고 녹지 및 조경공간을 많이 확보한 아파트일수록 분양률이 높다. 정부도 이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건교부는 환경친화 주거단지제도를 5월부터 도입,시행키로 했다.이에 따라 환경친화적인 주거단지 인증을 받기 위한 건설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림산업이 지난 4월 용인시 구성면 보정리에서 공급한 ‘대림보정 e-편한세상’아파트가 대표적인 케이스.이 아파트는 용적률이 불과 100%에도 못미친다.게다가 모든 가구에 단지와 맞닿아 있는 자연녹지 40여평씩을 대지지분으로 제공했다. 동일토건은 용인시 구성면 언남리에 건립중인 1단지에 이어 최근 분양한 2단지에도 지상주차장을 없앴다.전면 지하주차장을 도입하는 대신 지상은 모두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톡톡 튀는 평면설계 주거공간의 쾌적성은 단지 조경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채광과 통풍이 잘되는 평면설계가 이뤄져야 한다.전면부가 측면부보다넓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예전엔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 측면부를 넓혔지만 요즘엔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전면부를 넓히는 추세다.20평형대에도전면부를 침실-거실-침실로 구성한 ‘3-Bay’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인기층인 최상층의 설계도 날로 독특해지고 있다.최상층을 복층으로 구성해 서재,다락방으로 이용하거나 다용도 테라스로 활용토록 하는 것.복층 설계의 장점은 공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외벽의 입면효과도 배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대림산업은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 한국타이어부지에 짓는 아파트 가운데 40가구를 복층으로 설계했다. 수요자들의 기호에 맞춰 평면을 분할,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금호건설은 용인시 상현리에 짓고 있는 베스트빌 3차분 816가구 가운데 75평형과 65평형 600여가구를 국민주택규모인 35평형으로 분할,판매키로 해 화제를 모았다.이는 평면설계와 평형배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편리한 주방,깔끔한 욕실 거실이나 침실에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는 것은이미 기본이 돼 버렸다.그것만으로는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최근 내부공간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는 공간은 주방과 욕실.집 선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부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주방과 욕실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게 건설업체 분양담당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LG건설은 최근 분양한 경기 고양시 대화동 ‘LG빌리지’ 주방에 수납장을설치하고 식기세척기,가스오븐레인지,비디오폰을 비치했다.금호건설은 양념통으로 쓸 수 있는 ‘인출식 서랍장’을 비롯,다양한 주방가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주방 못지 않게 욕실의 변화도 눈부시다.20평형대 아파트에도2개의 욕실을설치하고 기능성도 한층 높아졌다.SK건설은 경기 수원 천천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소형 평형에 두개의 욕실,대형엔 침실과 욕실 사이에 파우더룸을 갖추도록 했다.동일토건은 특급호텔 수준의 투명유리 세면대를 설치하고 욕조도2인용을 비치했다. □다양한 이벤트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이벤트도 다양하다. 에쿠스 등 고급 승용차를 경품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모델하우스를 일반인들의 휴게공간으로 제공하는 예도 있다.최근 들어서는 모델하우스 개관에 맞춰 콘서트나 전시회를 여는 회사도 늘고 있다.LG건설은 지난 26일 서울 동부이촌동 ‘LG빌리지’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면서 높이 3.5m짜리 초대형 케이크 절단식을가졌다.이 회사는 또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을 위해 한강에 유람선을 띄우기도 했다.이에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트럼프월드Ⅱ’를 분양하면서 사전예약자들을 헬기에 태워 한강 구경을 시켜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특별취재팀
  • 케이블 요리전문 방송 채널F 새달 개국

    요리전문 케이블 방송인 채널F(채널15)가 6월1일 개국한다. ‘즐거운 요리 맛있는 TV’를 슬로건으로 한 채널F는 오전 8시부터 매일 18시간씩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한다.채널F의 주 목표층은 25∼49세의 여자,이중에서도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30대 전업주부가 핵심이다.이외에도 요리에 관심이 많은 남성과 주변 시청자들도 아우를 방침이다. 채널F의 지향점은 재미있는 요리프로다.채널F 지휘를 맡고 있는 김민영 팀장은 “기존 요리프로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은 비실용적이고 따분하다는것”이라며 “실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고 오락성이 가미된 프로그램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채널F는 장르별로 조리법 50%,외식정보와 식문화 관련 25%,오락성이 가미된요리 25%로 구성된다. 인기요리사 김하진과 MC 김연주가 진행하는 ‘김연주의 초보요리’(월∼금오전8시)는 탕,찌개 등 매주 한 주제를 선정해 방송한다.탤런트 김호진이 독신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솔로의 진수성찬’(월∼금 오전9시)은 인스턴트식품이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편하게 괜찮은 음식을 준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건강 요리와 다이어트 요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욕구를 해결해 줄 개그맨 강호동의 ‘닥터 쿡’(월∼금 오전9시30분),유명 호텔 주방장과 함께 평소 접하기 힘든 호텔요리를 집에서 만들어보는 MC 허수경의 ‘집에서 만드는 요리’(월∼금 오전11시),요리문화 전문가인 고영욱이 음식문화에 대해 새로운시각을 제시하는 ‘고형욱의 요리 X파일’(금 오전11시30분) 등도 있다.만원으로 할 수 있는 요리를 찾아 직접 만들어보는 ‘맛있는 만원’(화 오전11시30분)은 알뜰 주부를 위해 마련됐다. 채널F는 독립 프로덕션에 100% 아웃소싱한 국내 프로그램 외에도 미국 요리전문 채널인 ‘푸드 네트워크’의 프로를 고정 편성,외국의 다양하고 신나는요리세계도 보여줄 예정이다.벌레 토핑 아이스크림,곤충 사탕 등 전 세계 별난 요리를 소개하는 ‘별난 세상 별난 요리’,부엌 인테리어에 대한 ‘뷰티플 키친’ 등이 방송된다. 전경하기자 lark3@
  • [대한시론] 우리사회 터부와 시민문화

    우리는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여러가지 비판의 소리를 들어왔다.그 하나가 ‘패거리(Crony) 자본주의’란 지적이다.아마도 대표적인 대상은 재벌의 족벌 지배체제일 것이다.또 지연,학연,혈연으로 맺어지는 생활양식을 들수 있다. 그것은 속성상 파벌주의이며 가족주의이기 때문에 폐쇄적이다.농경사회에서는 혈연과 지연 및 신분의 연고를 통해 모인 폐쇄적 집단이 공동체를 이루어살았다. 그러나 사회는 변한다.농경 본위의 신분사회에서 산업화한 시민사회로 발전했다.농경사회의 신분윤리는 시민사회의 사회윤리로서 구실할 수 없게 됐다. 혈연공동체인 농경사회의 가부장적 지배사회에서 통한 유교윤리인 ‘충효’는 시민사회의 인간존중과 공공정신 및 봉사의 정신을 대신할 수 없다.지금충성의 의미는 군주나 독재자에 대한 맹종과 헌신이 아니라 겨레를 사랑하는공공 봉사의 정신을 말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혈연,지연,학연의 파벌적 폐쇄적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물론 민주주의 지도자가 아닌 국부나 독재자들에겐 연고를 통한 파벌주의를 이용하는 것이 집권에 편리했다.그래서 해방후 독버섯처럼 퍼져 온 것이패거리 자본주의이고 패거리 정치 문화이다. 그러나 이런 경제구조와 정치문화로는 살아남지 못한다.봉건적 패거리문화는 이기주의이고 폐쇄적이며 이성을 외면한 감상주의를 기초로 한다.그런데시민문화에서는 공공정신과 봉사이고 공개와 비판 검증이며 이성에 따른 토론과 설득의 보장이다.이런 시민문화는 하루 아침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이루기 어렵다.그렇지만 우리가 시민문화가 주는 인간존중과 풍요와 협조를 누리려면 그 사회의 정신과 사회구조에 익숙해져야 한다. 천자문과 논어의 암송실력으로 합리적 비판과 검증을 대신할 수 없고,주역으로 컴퓨터를 배제할 수 없다.아무리 선현의 말씀이 훌륭해도 그 말씀을 익히는 목적이 출세하기 위한 것에 그치면 그것이 진리탐구의 학문정신과 시민적 정의를 배우는 시민정치교육을 대신할 수 없지 않은가.봉건적 시대의 고전을 연구하는 것과 그것을 실천덕목으로 맹신하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수입만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해방후50년을 통해 체험했다.자유는 자유인이 되는 자질을 갖추고 결단이 있어야가능하며,민주주의는 민주방식으로 나라를 운영할 정치능력이 있어야만 되는것이다.우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총선시민연대 운동은 패거리 정치문화의 맹점에 기생한 구정치세력에 대한 도전이 아니었나?패거리 문화로 얽히고 설킨 한국사회는 식민지배와 독재로 얼룩지며 왜곡굴절되어,비판의 터부(禁忌)가 엄연히 법률 이상의 제도로 위력을 발휘해 왔다. 우리 사회의 법률은 거미줄 같아서 잠자리처럼 약한 것은 걸려서 거미의 먹이가 되지만,박쥐같은 힘센 악당은 흔히 그대로 뚫고 지나갔다.그런데 이 묵시적 율법으로 통하는 터부는 위반하는 자에게 무서운 보복과 징벌을 가한다. 지연과 학연의 패거리에서 이탈한 자,재벌을 비판하는 신중치 못한 자,기득권 옹호의 언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반항아,일제시대와 독재시대에 덕을 본기득권층을 부정하는 자 등은 이 사회의 터부를 침해한 것이 된다.그들에겐엄중한 보복과 처벌이 따른다는 현실이 있다.이것이야말로 현실에서 실제로효력이 있는 법률이고 제도인 것을 약삭빠른 이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그렇지만 이 터부가 그대로 있고선 아무 것도 안된다. 그래서 우리는 개량이 아니라,개혁을 철저히 해야 한다.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이 말조차도 꺼리고 있는 판국이다.왜냐하면 50년 만의 정권교체로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지만,아직도 구시대의 터부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말한다.간디가 진리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했듯이 우리는진실을 통해 실상에서 눈을 뜸으로써 자기를 찾아야 한다.세상흐름에 맡겨적당히 살아가는 것이 슬기롭다고 하는 것은 구시대의 전제폭군 밑에서 살아온 노예들의 처세술이다.우리는 자유인이어야 한다.세상이 달라졌다.달라지게 해야 한다. 현대에 있어서 노예 처세술의 답습은 우리를 자멸로 인도한다.그래서 우리는개량이 아니라 개혁을 위해 이 사회의 터부를 깨부수어야 한다.지난 총선에서 시민운동이 그 선례인데,그것은 한번만으로 그치는 것이 되어선 안된다. 韓 相 範 동국대교수·법학
  • [승화되는 ‘5·18’정신](3)치유되지 않은 상처

    5·18은 80년대의 어둠을 뚫고 나가는 선봉에 선 거대한 횃불이었다.‘산자여 따르라’는 외침처럼 지식인들은 행동에 나섰고 민중의 힘도 이와 함께했다.그 힘은 민주화와 정권 교체를 가능하게 했다.하지만 횃불의 그늘에는아직도 아픔을 안고 신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참상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이다.아픔엔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없다. “끌려간 다음에 많이 맞았어.머리가 아파” 지난 97년 어딘가를 떠돌다가 경찰에 의해 전남 무안의 한 부랑인 수용시설에 들어온 김모씨.자신의 가족과 나이,주변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 어디선가 맞았다는 기억만 흐릿할 뿐. 그는 5·18피해자로 등록돼 보상금을 지급받았다.그뒤 보상금을 챙긴 가족이 떠나버리고 지금은 복지시설에 수용된 채 쓸쓸하게 보내고 있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5·18 때 겪은 참상의 후유증으로 인한 정신질환자는 사망한 30여명을 빼고도 120여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머리를 심하게 다쳤거나 여자인 경우 집단 성폭행당한 경험을갖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의 불행을넘어 가족에게도 이루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의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80년 5월 11공수여단 소속으로 진압작전에 투입됐다가 정신질환으로 병원을전전하다 최근 숨진 하모씨(전남 나주시).그의 어머니 김모씨(65)는 “5월만 되면 가슴이 저며온다”고 말한다.아들은 5·18을 겪은 후 “누군가 날죽이려고 해요… 살인마가 와요”라고 넋두리를 하며 고통에 시달렸다.그 모습을 생각하면 어머니 김씨는 지금도 온 몸이 떨린다. 광주시립 S병원에 입원중인 김모씨(38)는 80년 당시 전교 1∼2등을 다투던고교 3년생이었다.하지만 5월19일 금남로에서 공수부대원에게 맞아 피투성이가 돼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6월쯤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병아리새끼를 죽인다.나와”하고 악을 쓰거나 혼잣말을 해댔다. 그는 모 의과대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정신분열증으로 판명돼 학업을 중단했다.이어 82년 겨울에는 철도레일에 오른팔을 올려 놓고 자해를 했다. 이들 말고도 당시의 충격으로 알코올중독에 시달리거나 이혼 등으로 가정파탄에 이른 피해자가 갈수록늘고 있다고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전했다. 광주시립정신병원 정신과 최재영(崔宰榮·35) 전문의는 “5·18 피해자들이공통적으로 겪는 질환으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우울증’‘불안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이들은 사고 당시의 기억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악몽에 시달리고,심해지면 정신분열증까지 앓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수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병원 설립을 희망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동안 보상이 충분히 이뤄졌다며 병원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20년째 유족회 활동 鄭水萬회장. 정수만(鄭水萬·53) 5·18유족회장은 5·18 20주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80년 동생(31)을 잃고 유족회를 이끈 지 20년째를 맞은 그는 수많은 좌절과고통을 감내하면서도 5·18의 위상을 오늘에 이르게 한 핵심 인사중의 하나다. “5·18이 세계 인권과 평화·민주주의의 견인차로 우뚝 서게 된 데는 광주시민과 국민,전세계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그런의미에서 5·18은 ‘과거 완료형’이 아니라 5월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가는 ‘현재진행형’,나아가 ‘미래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5·18 정신선양을 위한 투쟁과정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81년 5·18 구 묘역에서 열린 첫 추모제 행사 때는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는 추모제를 주도하면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구속된 뒤 검찰 조사과정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추가돼 8개월을 감옥에서 보냈다.추모제 때 제물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제는 5·18이 국민통합과 지역·계층간 갈등을 해소하는 매개체가 돼야합니다”정회장은 정치적·지역적 이유로 5·18의 전국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광주 최치봉기자. *진실규명 앞장선 해외인사 방문. 지난 80년 이후 5·18 진실규명에 큰 도움을 준 다른 나라의 민주인사들이16일 대거 광주를 찾았다.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 행사위원회가 ‘보은’의 뜻으로 이들을 초청했다. 특히 해외인사 중에는 81년 광주방문 체험담을 담은 ‘거대한 강물처럼 한국의 기억’이란 책을 펴낸 루이스 M 윌슨 캐나다 연합교회 총회의장과 광주항쟁 3일 후 희생자와 유가족 후원활동을 위해 독일 교회 대표로 당시 광주를 방문한 헬무트 알무쉐 목사가 이곳을 다시 찾았다. 또 이날 광주를 방문한 해외인사는 패리스 하비 국제노동권리재단 사무총장과 댄 존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대표,폴 슈나이스 독일 동아시아 선교회 의장 등 모두 12명이다. 이들은 18일까지 광주에 머물며 비엔날레를 관람하고 5·18 전야제 및 기념식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 5·18묘역에서는 전국 시사만화 작가회의 주관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만화를 통해 광주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5·18 시사만화 전시회가 열렸다. 광주 남기창기자. *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대구서도 다양한 기념행사.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구지역에서도 다양한 행사가열린다. YMCA를 비롯한 대구지역의 23개 시민단체들은 광주민중항쟁 20주년을 맞아18일 오후 7시 대구 YMCA강당에서 ‘5·18정신 계승 결의대회 및 기념강연회’를 개최한다.또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3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앞광장에서 광주항쟁 사진전과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희망의 시민포럼은 17일부터 사흘간 경상감영공원에서 광주항쟁 사진전을 갖는다. 이밖에 극장 ‘열린공간 큐’는 17일부터 사흘간 영화 ‘꽃잎’ 등 광주항쟁 관련 영화 6편을 상영하는 ‘광주항쟁 영화제’를 개최한다.한편 대경연합은 이미 지난 14일 200여명의 회원들이 망월동 묘지를 참배하고 돌아왔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5·18광주민주화 운동…망월동묘역 정치인 발길 줄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망월동 묘역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6일 정권교체 이후 처음으로 강창성(姜昌成)부총재,이부영(李富榮)총무,권철현(權哲賢)대변인,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이원창(李元昌)총재특보 등 당직자들과 함께 망월동 묘역을 찾아헌화·참배했다.이총재는 지난 96년 총선과 97년 대선을 앞두고 ‘전략적’ 차원에서 망월동을 방문했었다. 허경만(許京萬)전남지사와 고재유(高在維)광주시장이 이총재를 영접했고,묘역에서는 정수만(鄭水萬)5·18유족회장 등이 안내를 맡았다. 이총재는 “5·18은 특정지역 사람만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발전에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전 국민의 통합과 지역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에는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정동영(鄭東泳)대변인 등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다. 이에 앞서 여야 386 당선자 16명과 원외 지구당 위원장 4명은 17일 오후 망월동 묘역을 공동 참배한다.민주당에선 김민석(金民錫)의원과 임종석(任鍾晳)·장성민(張誠珉)·정범구(鄭範九)·송영길(宋永吉)·김성호(金成鎬)·이종걸(李鍾杰)·함승희(咸承熙)당선자,한나라당에선 원희룡(元喜龍)·오세훈(吳世勳)·김영춘(金榮春)·안영근(安泳根)·정병국(鄭柄國)·심규철(沈揆喆)·김부겸(金富謙)·심재철(沈在哲)당선자가 공동참배단에 합류한다. 광주 최치봉기자. *5·18광주민주화 운동…계엄군 훈·포장 영예인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를 진압하거나 시민군과의 전투에서 공을세웠다는 이유로 일부 계엄군에게 수여된 훈·포장은 과연 영예인가? 5·18 광주 진압작전인 충정작전에 계엄군으로 참가해 훈·포장을 받은 사람은 장성 3명,영관장교 7명,위관장교 11명,하사관 19명,사병 28명 등 모두69명에 이른다. 이들은 충정작전이 마무리된 직후인 8월20일 훈·포장을 받았다.포상 이유는 광주시내 일원에서 벌어진 시민들의 시위와 시민군을 효과적으로 진압해공을 세웠다는 ‘충정작전 유공’이다. 이 가운데 훈장은 36명,포장은 33명에게 수여됐는데 5·18에 대한 사법적,역사적 평가가 광주사태에서 민주화운동으로 바뀐 이후에도 이를 반납한 사람은 현재까지 1명도 없다.다만 당시 특전사령부 정호용 소장과 제3특전여단최세창 준장 등 2명만이 지난 김영삼 정권때 5·18재판으로 형을 받아,수여받은 훈장이 정부에 의해 박탈됐을 뿐이다. 이에대해 5·18관련단체들은 당시 계엄군의 활동이 엄연히 불법적인 것으로확인된 만큼 그들이 받은 훈·포장은 당연히 자진 반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수만 5·18유족회장은 “용서와 화해는 죄를 뉘우치는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것”이라며 “5·18로 받은 훈·포장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용서와 화해의 손짓을 할 수 있겠느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광주 남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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