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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투 100일 #학내 성폭력 #외로운 싸움 #그래도 희망

    #미투 100일 #학내 성폭력 #외로운 싸움 #그래도 희망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성폭행 피해 폭로 이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가 들불처럼 번졌다. 들불은 음습한 곳에 똬리를 틀었던 성폭력 범죄를 다 태울 듯한 기세였다. 그러나 여전히 변한 것은 없다. 미투의 광장에 섰던 피해자들은 지금 법정에서 가해자와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초 서울 용화여고에서 벌어진 ‘창문 미투’의 주역들이 보낸 100여일을 되짚어 보며 ‘미투 연대’의 끈이 계속 이어지길 희망해 본다.●‘현재를 남기는 싸움’ ‘언젠가 이 포스트잇도 다 떨어지겠지….’ 지난 4월 10일 서울 노원경찰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던 담임선생님이 상담을 빌미로 허벅지를 만졌다”고 폭로해 ‘창문 미투’를 촉발시킨 서울 용화여고 졸업생 신아영(24·가명)씨는 경찰 진술을 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막 가해자로 지목된 선생님과 진짜 싸움을 시작하는데, 스쿨 미투를 응원하던 사람들의 목소리와 언론의 관심이 줄었기 때문이다. 신씨는 ‘몇 년만 지나도 소문만 무성할 뿐, 모교 창문에 붙은 포스트잇을 보며 함께 감격했던 현장은 사라지고 없겠구나’는 생각마저 하게 됐다. 서울의 한 사립 미대에 재학 중인 신씨는 이날 이후 모교를 형상화한 미니어처를 스노볼로 덮는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씨는 “벅찬 지금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작품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학교 창문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이 떨어지더라도 모형 학교 창문에 새긴 ‘Me too’ ,‘We can do anything’이라는 ‘현재’는 영원할 것이기 때문이다.또한 신씨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학내 성폭력의 역사를 기록해 140페이지가 넘는 잡지를 만들었다. 20여년 전 선배들의 목소리부터 재학생들의 학내 성폭력 폭로를 일지로 구성했다. 신씨는 “지금의 이 걸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뒤를 위해, 언젠가의 누구에게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기록했다”고 말했다. 신씨가 제작한 현재와 과거는 지난 13일까지 종로구 대학로의 혜화아트센터에 전시됐다. 마침 혜화아트센터 제2전시장에서는 교육감 선거 등 지방선거 투표가 치러져 제1전시장에 잠시 들러 작품을 본 시민들도 있었다. 용화여고 재학생들도 전시장을 찾았다. 신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졸업생과 재학생의 용기뿐 아니라 힘을 가진 사회 구성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는 지역 시민단체의 응원, 진술을 두려워하던 자신에게 경찰이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와 커피, 무료 전시회를 가능하게 해 준 문화계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어려움도 있지만, 사회가 ‘위드유’를 형성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성별과 세대로 나뉘지 않고 성폭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가만히 있지 않겠다’ 용화여고에 재학 중인 고3 박소연(18·가명)양은 지난 4월 6일 졸업생 언니들의 폭로 기사를 학교에서 읽었다. 이날 박양은 “위축되지 마세요. 우리도 함께할게요”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이는 재학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이후 졸업생들의 폭로는 더욱 거세졌고, 재학생들도 일부 가해 지목 선생님들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용화여고의 ‘창문 미투’는 수험생인 고3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박양은 “가해자로 지목된 선생님들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고3이지만, 입시 때문에 관심을 이어 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하다”고 걱정했다. 국어교사를 꿈꾸는 박양은 용화여고 졸업생들과 학내 성폭력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박양은 “지금 학내 성폭력 문제가 제대로 처리돼야 나중에 교사가 됐을 때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면서 “피해학생들이 힘들게 이야기를 꺼냈고, 그걸 옆에서 지켜본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돕고 있다”고 말했다.사립학교는 징계 권한이 학교 이사회에 있기 때문에 시 교육청의 징계를 따르지 않을 수 있다. 가해 지목 선생님들이 제대로 된 징계를 받지 않고 학교에 복귀하는 것을 학생들이 우려했던 이유다. 박양은 “교감선생님께서 교육청에서 내리는 징계를 따르겠다고 말했다”면서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봐야겠지만 학교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밝혔다. ●‘기사 내리라고 하는 게 더 큰 상처’ ‘도와 달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이혜숙(44) 마들주민회 사무국장이 언론에 나온 용화여고 창문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이다. 이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창문을 통해 세상에 외치는 것 같았다”면서 “어떻게든 응답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용기를 낸 학생들이 큰 좌절이나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지역 시민들이 연대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 사무국장은 기사를 본 날 지역의 교육 관련 ‘밴드’에 기사를 공유했다가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간다”며 기사를 내리라고 요구했다. 이 사무국장은 고3인 딸에게 이걸 알리면 친구들이 상처를 받느냐고 물어봤다. 딸은 “아니야. 그걸 내리라고 하는 게 더 상처일 거야”고 말해 줬다. 이날 이후 이 사무국장은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을 제안해 8개 시민단체와 함께 지난 4월 13일 첫 번째 만남을 가졌다. 용화여고의 폭로 이후 지역 내 학내 성폭력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5월 3일에는 도봉구 북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제대로 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기도 하고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번에도 학내 문화를 바꿔내지 못하면 또 반복될 것”이라면서 “학교 당국과 학생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고 지역 공동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구석구석 찾는 재미…떠나볼까 시간여행

    구석구석 찾는 재미…떠나볼까 시간여행

    1905년 경부선 개통, 1914년 호남선 개통으로 ‘한밭’은 철도를 중심으로 한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지인 대전(大田)으로 급성장한다. 교통의 발달은 자연스럽게 행정 수요가 이곳으로 몰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대전 원도심에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이 14개에 이른다. 그만큼 대전이 근현대사의 교통·행정의 중심 도시로 성장해 왔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대전 원도심 여행은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하철 중구청역에서 내리면 바로 전시관을 찾을 수 있다. 대전역과 두 정거장 거리여서 외지인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전시관을 둘러본 뒤 중앙로를 따라 대전역으로 가는 길 곳곳에서 근현대사 건물과 빵집 ‘성심당’ 등 원도심 맛집을 만날 수 있다. 도시 곳곳에 숨은 근현대사 건물들을 하나하나 찾는 1920~1930년대로의 시간여행을 떠나 보자.①웅장한 유럽식 건축양식 ‘근현대사전시관’ 대전을 오랜만에 찾는 사람이라면 대전근현대사전시관보다는 충남도청이라는 명칭이 더 익숙할 수도 있다. 등록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된 옛 충남도청은 내포신도시로 도청이 이전된 후 현재 근현대사 전시관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의 소중한 역사 공부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웅장한 유럽식 건축양식이 돋보이며 일본 시즈오카현 청사 본관과 비슷해 1930년대 관공서 건축양식을 보여 주는 자료로도 평가된다.건물 벽돌에 새겨진 일본의 상징인 벚꽃 모양을 본 이들은 다소 불쾌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또한 역사가 남긴 유산이다. 일제 잔재라는 이유로 벽돌을 제거하려 했지만, 너무 단단해서 결국 그대로 놔둘 수밖에 없었을 만큼 웬만한 현대 건축물보다도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건물이기도 하다. 본관 1층은 구한말 이후 대전에 대한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고, 대전형무소에서 출옥하는 안창호 선생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영화 ‘변호인’ 등의 촬영 장소이기도 했던 고풍스러운 계단을 걸어 올라간 2층에는 역대 도지사들의 옛 물품과 1920년대 제작된 무게 1t짜리 금고 등이 전시돼 있다.②일제시대 건축 보고 싶다면 ‘관사촌거리’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10분 남짓 거리에는 관사촌이 있다. 옛 충남도지사 공관과 부지사 관사, 국장급 관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관사들이 이처럼 함께 모여 마을을 이룬 사례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조성 당시에는 일제 고위 관료들이 머물렀고, 6·25 전쟁 때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임시 거처로도 활용됐다. 서양식과 일본식이 혼합된 1930년대 건축양식을 보여 주는 건물로, 옛 충남도청과 함께 드라마,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현재는 대전시가 충남도에서 공관을 매입해 도시재생 사업에 따라 ‘테미오래’라는 이름의 문화 공간으로 새로운 탄생을 준비 중이다. 올해 말쯤 시민과 관광객에게 공개된다.③도심 속 퍼지는 청아한 종소리 ‘대흥동성당’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형상을 한 대흥동성당은 고딕 양식의 적벽돌 구조가 대부분인 여느 성당 건축물과 달리 시멘트 벽돌로 마감해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서울 명동성당보다 큰 성당을 지으려고 했지만 완공하고 난 뒤 명동성당의 실제 크기를 잘못 측정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명동성당보다 작게 지어졌지만, 개발이 더뎠던 주변 원도심과는 오히려 잘 어울려 보인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당시는 대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기도 했다. 대전 원도심 투어를 하는 이들은 낮 12시나 오후 7시 대흥동성당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기도 한다. 1969년부터 매일 같은 시간에 종을 치며 50년째 성당의 종지기로 살아온 조정형(71)씨는 이 동네에서 이미 유명인사다. 한번은 성당 종소리가 달라졌다며 주민들의 항의가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그가 성지순례로 자리를 비운 사이 ‘대타’가 종을 쳤던 것이다. 소리가 달라졌음을 금방 알 수 있을 만큼 그의 종소리는 주민들에게 친숙하고도 독특하다. 대흥동성당은 등록문화재 643호로 지정돼 있다.④예술 공간으로 재탄생 ‘옛 대전여중 강당’ 대흥동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은 이들은 인근 대전갤러리로 가보자. 무엇보다 한국 고유의 초가지붕을 연상케 하는 대전갤러리의 지붕은 부드러운 곡선미로 보는 이의 마음을 잔잔하게 한다. 이곳은 원래 1937년 대전여중 강당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2003년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는 지역 예술가를 위한 문화전시관인 대전갤러리로 재탄생했다. 대전갤러리는 근대건축물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시대의 변화 속에서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창조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⑤슬픈 역사 홀로 지켜본 ‘옛 대전형무소 망루’ 대전 중촌동 옛 대전형무소 자리의 망루는 ‘왜 빨리 철거하지 않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흉측한 외관을 하고 있다. 이곳은 일제시대 때 우리 독립투사들이 목숨을 잃었고, 6·25 전쟁 때는 좌익과 우익이 번갈아가며 교도소를 장악해 서로를 죽인 학살의 장소였다. 슬픈 역사를 지켜봐 왔던 망루는 원래 동서남북에 1개씩 모두 4개가 있었지만 현재는 대전 자유회관 옆에 1개만 남아 있다. 시신을 생매장했던 망루 인근의 우물 자리도 참혹했던 역사의 증인이다. 옛 대전형무소 자리의 역사적 의미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모임인 ‘중촌마을 역사탐험대 그루터기’에 의해 재조명됐다. 대전시가 옛 대전형무소 관광자원화 조성공사를 올해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대전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 제공 ■여행수첩(지역번호 042) →맛집:대흥동성당 인근 원조진로집(226-0914)은 두부 두루치기의 원조로 알려진 식당으로 매콤한 두부 두루치기와 오징어 두루치기가 주메뉴다. 원래 가락국수를 팔던 조그만 포장마차에서 술안주로 두부 요리를 만들던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귀빈돌솥밥(255-9198)은 전주식 돌솥비빔밥 전문점으로 정갈한 맛이 일품이다. ‘모든 나물은 리필이 되니 많이 많이 드세요’라고 적힌 수저통 메모에서 식당의 인심이 전해진다.
  • 잠든 개 위에 도로포장 강행한 공사장 노동자들

    잠든 개 위에 도로포장 강행한 공사장 노동자들

    도로에서 잠든 개 위에 타르를 부어 도로포장을 강행한 공사장 노동자들이 공분을 일으켰다. 최근 인도 매체 더타임즈오브인디아(TOI)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 아그라시 타지마할 유적 인근 풀사예드 교차로 포장 공사 현장에서 잠든 개 위에 뜨거운 타르를 쏟아 부어 개를 숨지게 한 공사장 노동자 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주민들은 현장을 발견하고 항의했지만, 노동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개는 밤새 울부짖다가 이튿날 숨이 끊어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개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며 공사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고 주장했고 인도 동물학대방지법에 따라 보석금을 내고 지난 15일 풀려났다. 이에 주민들과 동물보호단체는 이번 공사를 주관한 공공사업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나, 공공사업부 관계자는 “하청업체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사람만 보면 짖던 우리 멍멍이, 광진 훈련사 오니 달라졌어요

    사람만 보면 짖던 우리 멍멍이, 광진 훈련사 오니 달라졌어요

    직접 방문해 반려동물 교육 문제 원인 분석… 행동 교정 미취학 아동에 동물보호 교육 더불어 사는 ‘페티켓’ 알린다가정주부 A(36·서울 광진구 중곡동)씨는 반려견 때문에 고민이 컸다. 시도 때도 없이 컹컹 짖어대 이웃집에서 항의가 곧잘 들어오곤 했다. 집을 찾아온 사람들에겐 이를 드러내며 물려고 달려들어 친구조차 마음 편하게 초대하지 못했다. A씨의 걱정을 안 한 지인이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다. A씨는 즉시 훈련사를 집으로 불렀다. 훈련사는 문제 행동의 원인을 분석한 뒤 조련을 거듭했다. 반려견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상 행동을 하지 않고 온순해졌다. 광진구가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찾아가는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가 지역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의 모범 사업으로 꼽히며,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이끌고 있다. 찾아가는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 사업은 지난 3월 시작됐다. 반려동물 훈련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반려동물을 교육한다. 배변과 생활공간 영역을 구분하고, 문제 행동의 원인을 분석해 행동 교정을 해 준다. 교육이 끝난 뒤에도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추가 교육이나 상담을 해 준다. 한 주민은 “사람만 보면 짖어대며 물려고 해서 걱정이 컸는데, 훈련사의 조련으로 180도 달라져 깜짝 놀랐다”며 “이제는 마음놓고 애완견과 산책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는 반려동물 주인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했다.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인 고미정씨는 “우리 사회는 반려인만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반려인과 더불어 살기 위해선 반드시 반려견의 행동 교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반려동물 관련 민원을 분석해 보니 소음이나 공격 행위 같은 민원이 전체의 56%를 차지했다”며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 간 갈등도 해소하고, 반려동물 주인들의 걱정도 덜어 줘 반응이 좋다”고 했다. 구는 만 5세 이상 미취학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물 보호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생명 존중과 동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서다. 동물 보호 전문 강사가 지역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찾아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페티켓’을 알려 준다. 구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이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페티켓은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이웃과 충돌 없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라돈 침대, 왜 우리 동네에 쌓아두나

    라돈 침대, 왜 우리 동네에 쌓아두나

    폐암 유발 물질 ‘라돈’이 검출돼 전국적으로 수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충남 당진항 야적장으로 몰리자 17일 인근 주민들이 작업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정부는 우체국을 통해 수거한 2만 4000여개의 매트리스를 이곳에서 분리해 스프링은 철공장으로, 섬유 성분은 소각장으로 각각 보낼 예정이다. 당진 연합뉴스
  • 당진 동부항만 주민들 “라돈 침대 유입 반대”

    당진 동부항만 주민들 “라돈 침대 유입 반대”

    폐암 유발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충남 당진시 송악읍 동부항만의 고철야적장으로 옮겨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17일 당진시 등에 따르면 송악읍 고대리 등 주민들은 동부항만 고철야적장 입구에 이날 오전부터 천막 2동을 설치하고 대진침대 매트리스 유입을 막고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도 야적장을 방문해 유해성분의 침대 유입에 항의했다. 주민들이 야적장 입구를 막으며 강력 반발하자 전국에서 매트리스를 싣고 온 화물차 200여 대가 야적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인근 도로변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날 하루 옮겨질 매트리스는 대략 2만여개로 알려졌다. 고대리에 사는 김모씨는 “사전에 어떠한 설명도 없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라돈침대를 수거해 일방적으로 이곳에서 분리작업을 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지난 16일 이곳으로 옮겨진 매트리스 1만여개는 대진침대 공장 등 다른 장소로 반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대리는 야적장에서 직선거리로 200여m 떨어져 있다. 정부는 우체국을 통해 수거한 수만개의 매트리스를 이곳에서 분리해 스프링은 철공장으로, 섬유 성분은 소각장으로 각각 보낼 계획이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자다가 봉변…타르 덮어쓰고 죽은 인도 유기견

    자다가 봉변…타르 덮어쓰고 죽은 인도 유기견

    유기견을 상대로한 인간의 끔찍한 행동이 결국 죽음을 불렀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 외신은 길가에서 잠 든 유기견이 타르를 덮어쓰고 몸이 타는 듯한 고통 속에 숨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인도 중북부 아그라시 타지마할 근처에서 공사현장 인부들의 도로 표면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인부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도로변에서 자고있던 개를 쫓아 내지 않았고, 되려 그 위로 타르를 붓고 롤러로 납작하게 한 다음 도로 보수 공사를 마쳤다. 인부들은 몸이 반쯤 묻힌 개를 도로 위에 그대로 두었고, 생매장된 개는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에 의해 발견됐다. 새 아스팔트 아래 다리가 갇혀 옴짝달싹 못한 채로 여전히 숨이 붙어있는 개의 모습에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지역 주민 비렌드라 싱은 “개는 타르 아래 발이 파묻혀 고통으로 몸부림쳤다. 그런데도 인부들은 개를 구하기 위해 도로를 부수는 것을 거부했고, 결국 개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지역민과 동물 인권운동가들은 사건 현장에 모여 들어 도로 작업 책임자인 공공사업국(PWD)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공공 사업국 관계자들은 작업을 위탁한 민간 업체에 책임을 지웠다. 분노한 시위자들은 도로 건설 차량을 압수했고, 결국 유감을 표시한 회사 고위 대표가 개의 주검을 제거하기 위해 굴착기를 들여오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사진=뉴스플레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팔’ 반발에… 아르헨 “예루살렘 친선경기 취소”

    ‘팔’ 반발에… 아르헨 “예루살렘 친선경기 취소”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9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스라엘과의 평가전을 취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유벤투스)은 5일 미국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과의 평가전이 취소됐다며 “결국엔 옳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아르헨티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도 평가전이 취소됐음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6일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예정대로 평가전이 열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하릴없게 됐다. 아르헨티나가 평가전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라엘 군경의 유혈 진압 때문에 팔레스타인 시위대원 120명 이상이 숨진 가자지구에서는 환호성이 일었다고 BBC는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전광판에는 리오넬 메시 등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이 팔레스타인의 수도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과 친선경기를 벌여선 안 된다고 경고하는 문구가 나붙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훈련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캠프에서도 팔레스타인의 주장에 동조하는 항의 집회가 열렸다. 서안 지구의 라말라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축구협회는 성명을 내 메시와 그의 팀 동료들이 평가전을 취소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브릴 라주브 팔레스타인축구협회장은 “가치관이나 도덕, 스포츠는 오늘 승리를 쟁취했다. 평가전이 취소된 것은 이스라엘을 향해 레드카드가 던져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메시의 유니폼과 사진들을 태워버리라고 선동했는데 6일 기자회견을 열어 환영의 뜻을 밝히겠다고 했다. 역시 평가전 취소를 주장했던 아바즈 그룹의 앨리스 제이 선전국장은 “아르헨티나가 이스라엘 저격수들이 무장하지 않은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총부리를 겨누는 예루살렘에서 친선경기가 열릴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르헨, 이스라엘과의 평가전 취소 “가자 유혈사태 항의 수용”

    아르헨, 이스라엘과의 평가전 취소 “가자 유혈사태 항의 수용”

    아르헨티나가 이스라엘과 평가전을 해서는 안된다는 국내 여론을 받아들여 9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평가전을 취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은 5일 미국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과의 평가전이 취소됐으며 “결국 옳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매체들은 일제히 취소됐다고 보도하자 아르헨티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도 평가전이 취소됐음을 확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예정대로 평가전이 열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지만 하릴 없게 됐다. 아르헨티나가 평가전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금까지 이스라엘 군경의 진압 때문에 120명 이상이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환호성이 일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라말라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축구협회는 성명을 내 리오넬 메시와 그의 팀 동료들이 평가전을 취소한 데 대해 고맙다고 밝혔다. 지브릴 라줍 팔레스타인축구협회 회장은 “가치관이나 도덕, 스포츠는 오늘 승리를 쟁취했다. 평가전이 취소된 것은 이스라엘을 향해 레드카드가 던져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메시의 유니폼과 사진들을 태워버리라고 선동했는데 6일 기자회견을 열어 환영의 뜻을 밝히겠다고 했다. 역시 평가전 취소를 주장했던 압바스 그룹의 앨리스 제이 선전국장은 “용감한 윤리적 결정”이라며 “아르헨티나가 이스라엘 저격수들이 무장하지 않은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총부리를 겨누는 예루살렘에서 친선경기가 열릴 수 없다는 점을 이해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민주주의 위협하는 ‘정치인 폭행’

    권영진 후보도 유세 중 골절상 “일종의 선거운동 방해 행위” 전문가 “엄중하게 법 집행 필요” 6·13 지방선거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일부 유세 현장에서 정치인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에게 물리력을 행사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는 1일 선거운동 중 한 여성이 밀치는 바람에 꼬리뼈 골절상을 당한 것에 대해 “우발적 행동이었으리라 생각하며 어떠한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지역 유세를 하던 도중 항의시위를 하는 한 장애인 단체와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권 후보는 장애인 단체의 한 여성 회원의 팔꿈치에 부딪혀 뒤로 넘어졌다. 사건 직후 권 후보 측은 “후보자 폭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강하게 항의했고 장애인 단체 측은 “의도치 않고 앞을 막았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 후보 측 관계자는 “일종의 선거운동 방해행위라고 본다”며 “당장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지만 최대한 빨리 유세에 복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도 지난달 14일 합동토론회 도중 단상에 난입한 시민단체 운동가 김모(50)씨에게 뺨을 맞았다. 김씨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과 마을 주민이 겪고 있는 분노와 억울함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지난달 초 드루킹 특검 촉구 단식 농성 중 악수를 하는 척 다가온 김모(31)씨에게 턱을 가격당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권 후보에 대한 폭력은 개인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이라며 “선거는 정책 경쟁의 장이지 네거티브 전략이나 폭력으로 선거 과정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한 달 사이 세 번이나 정치인에 대한 폭행이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치인 당사자야 국민의 대표이다 보니 관대하게 처벌해 달라고 관용을 보이겠지만 사법부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이라는 관점에서 엄중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여기는 남미] “공약 왜 안지켜”…성난 시민들, 시장 납치극

    [여기는 남미] “공약 왜 안지켜”…성난 시민들, 시장 납치극

    현직 시장이 시민들에게 납치(?)되는 황당한 사건이 지방선거를 앞둔 멕시코에서 벌어졌다. 단단히 화가 난 주민들은 몸값을 받고난 뒤에야 시장을 풀어줬다. 멕시코 치치킬라의 엘트리운포라는 지방도시에서 20일(현지시간) 발생한 사건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트리운포의 시장 알폰소 몬티엘은 이날 시청에서 일단의 시민들을 만났다. 휴일이었지만 면담 요청을 받고 시청에 나간 그에게 시민들은 다짜고짜 "공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멕시코에선 7월 1일 총선과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몬티엘은 5개월 뒤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시민들은 퇴임을 앞둔 시장에게 "적어도 공약은 모두 이행하고 임기를 마쳐야 되지 않느냐"며 호되게 다그쳤다. 몬티엘은 외부와 연결되는 다리(교량), 도로포장, 학교 설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로 당선된 시장이다. 하지만 완료된 사업은 단 1건도 없다. 시민들이 집단으로 몰려가 항의한 건 "시장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허탈감에서다. 하지만 몬티엘은 사과는커녕 "(이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물리적으로 공약을 이행하는 건 어렵다"고 했다. 뻔뻔한 시장의 발언에 시민들은 발끈했다. 고성이 오가면서 흥분한 시민들은 시장실의 출입을 막고 시장을 감금했다. 현지 언론은 "시민들이 시장을 납치했다"고 표현했다. 납치범(?)들이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친구과 가족들을 불러모으면서 '납치범'들은 삽시간에 수백 명으로 늘어났다. 시민들은 여느 납치범들처럼 몸값을 요구했다. 시민들이 석방(?) 조건으로 요구한 돈은 현찰 1000만 페소, 한화로 5억4120만원 정도다. 협상 끝에 결국 몸값을 지불한 건 시장 자신이었다. 프로세소 등 현지 언론은 "시장이 몸값의 절반 정도를 현찰로 지불하고 풀려났다"면서 "나머지 금액도 지불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몸값으로 받아낸 돈을 미완의 공약 사업비에 보태기로 했다. 사진=프로세소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커버스토리] 1명이 2907건 폭탄 민원… 공무원은 게시판이 무섭다

    [커버스토리] 1명이 2907건 폭탄 민원… 공무원은 게시판이 무섭다

    # 빠른 처리·정책 반영… 靑청원게시판이 연 소통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해도 안 돼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3일 만에 해결됐습니다.”올해 초 충남의 부모님 집을 찾았던 직장인 김모(35)씨는 바로 옆에서 방음벽도 없이 건축공사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부모님이 해당 관청을 찾아 사정을 설명했고 담당 공무원도 현장에 나왔지만, 조치는 없었다는 말도 전해들었다. 그는 “공사를 하려면 적어도 바로 옆에 붙은 주택 사이에 방음벽은 세워야 하지 않나 싶어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다”며 “며칠 후에 해당 관청에서 건설업자와 조율을 하라며 중재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담당 공무원을 찾아 전화하고 부탁했던 부모님도 온라인 민원 처리가 오히려 더 신속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정부도 국민과 소통하는 쪽으로 점차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온라인 소통이 ‘문재인 정부 국민소통 시스템’의 차별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소통 플랫폼은 8개월간 1억뷰가 넘었고 국민 청원·제안 사이트는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지지를 받으려는 국민들로 연일 뜨겁다. 현장 공무원들도 국민의 목소리를 보다 투명하고 많이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뜨거운 소통’이 항상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지나친 억지·반복 민원이나 민원 현장에서 벌어지는 소위 ‘폭력 민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 다산신도시 택배·전안법 수정도 ‘온라인 소통 힘’ 국토교통부는 최근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으로 ‘온라인 소통의 힘’을 경험했다. 지난달 이곳에서는 후진하는 택배 차량에 아이가 치일 뻔한 사고가 일어났고, 입주민들은 단지 내 택배차량 출입을 막았다. 반발한 택배회사는 단지 입구에 배송물을 쌓아 두고 돌아갔고 입주민들이 집단 항의했다. 국토부는 ‘실버 택배’ 투입으로 양측을 중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정 단지 택배 문제 해결에 왜 세금을 투입하느냐”는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 주장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랐고, 28만여명이 참여했다. 결국 국토부는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전기용품안전관리법과 품질경영및공산품안전관리법의 통합 법안)도 소상공인의 집단 의견 개진으로 내용이 수정됐다. 본래는 전기용품뿐 아니라 가방·의류·잡화 등 신체에 직접 닿는 공산품 및 생활용품까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 취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이 법이 시행되면 외부 전문 기관에 돈을 내고 검사를 맡겨야 한다며 반발했다. 결국 의류·잡화 등은 KC 인증을 별도로 받지 않아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 인터넷 기사 도배·장난성 민원글 게시에 골머리 다만 온라인상의 반복 민원 및 불만성 민원은 담당 공무원에게 큰 스트레스다. 교육부의 한 공무원은 “한 민원인이 매일 요지가 없는 민원을 국민신문고로 신청하는데, 지난해에만 2907건을 냈다”며 “꼭 접수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기획재정부의 한 사무관은 “상속세가 잘못 부과됐다며 하루에 10여차례씩 온라인 게시판에 민원을 올리는 시민이 있었는데, 법원에서 판결이 나도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며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따라 내부 종결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기사를 복사해 붙여넣거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을 첨부해 도배하는 경우 등 장난성 민원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부 부처의 민원 담당 공무원은 “민원인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민원을 올리는 시간이 얼마 안 걸릴 수 있지만, 그런 부분조차도 공무원들은 접수 및 처리 절차를 거쳐야 해서 소모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민원이 2만 9000여건이나 접수됐다. 2016년 하반기보다 50.6%나 증가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그동안 은폐됐던 불공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관련 민원도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했음에도 일부에서 ‘공정위가 대기업을 봐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처리돼야 경제민주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1시간 넘게 전화를 끊지 않고, 인격 모독적인 발언과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는 악성 루머가 골치다. 여가부 명칭을 양성가족부 등으로 바꾸라는 민원은 단골손님이다. 최근 내놓은 ‘양성평등기본법’에서 ‘성평등’이란 단어 표기를 ‘양성평등’으로 바꾸지 않은 것이 동성애, 동성혼, 제3의 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라는 민원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수천건씩 들어오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법률상 용어인 성평등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현장의 폭력 민원이나 편견도 큰 고충이다. 한 고용노동청에서는 한 사업주가 서류를 조사하던 공무원과 실랑이 끝에 차량으로 공무원을 들이받고 도주해 해당 공무원이 진단 2주의 상처를 입었다. 다른 고용센터에서는 한 민원인이 구직급여 신청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1m 폭의 민원대를 뛰어넘어 담당 공무원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일이 있었다. 또 한진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이 불거진 후 세관 현장 직원들은 “조현민·조현아는 봐주면서, 왜 돈 없고 백 없는 서민만 검사하냐”는 비아냥을 받기 일쑤다. #정책 장애 될 수도… 무조건 소통보다 질적 향상을 공무원들이 말한 대처법은 주로 ‘인내’다. 한 경찰관(경위)은 “말도 안 되는 민원과 같은 말이 계속 되풀이되는 민원에 짜증이 나지만 단칼에 거절했다가 조직 전체가 욕을 먹을까 싶어 끝까지 청취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사 민원은 다르다”며 “수사 진행 중에 윗선에서 이런저런 메시지가 전달되면 오히려 더 수사를 철저하게 하게 된다”고 전했다. 소통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질적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경제 부처 관계자는 “국민소통이 확대되면서 과거보다 정책이 잘 실현돼야 하지만, 일부 정책은 이해 관계자 사이의 첨예한 의견 조율 때문에 오히려 지연되거나 추진이 힘들어질 때도 있다”며 “소통 확대가 오히려 예측 가능한 정책 추진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dlrudwn@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원숭이들 공격에 주민들 벌벌…점령당한 인도 마을

    원숭이들 공격에 주민들 벌벌…점령당한 인도 마을

    인도에서 사람들을 향한 원숭이의 잇따른 공격으로 주민들이 집 밖을 나서기조차 두려워하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인도 구자라트주 나브사리시 근처 수파 마을에서 원숭이가 사람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탄 오토바이 뒤로 몰래 다가와 그를 덮친 뒤 넘어뜨리는 원숭이의 모습이 담겨있다. 또다른 원숭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길을 걸어가던 여성의 뒤로 달려와 세게 밀쳤다. 이에 여성은 얼굴부터 먼저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현지언론은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만 19명의 사람들이 원숭이의 표적이 됐고, 이 사고는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주일간 최소 한 명이 매일 원숭이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을 정도. 7차례나 같은 원숭이에게 공격당한 배달부는 “이른 아침, 우유를 배달하는 길에 원숭이에게 처음 습격을 당했다. 다행히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어딜가든 원숭이가 따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정말 무섭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산림부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조사에 착수했다. 산림부 관계자 바살 판디야는 “왜 원숭이가 이런 식의 행동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다. 흉폭한 원숭이들을 포획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도 나름대로 원숭이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 음식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주민 중 한명은 “원숭이가 사람을 공격하는데서 재미를 찾은 것 같다. 사람들이 땅바닥에 넘어지는 순간을 즐기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인도에서 원숭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인도 오릿사주에 잇는 자택에서 원숭이가 생후 16일된 남자아이를 납치해 우물에 떨어뜨려 아기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계엄군, 소총에 대검 장착” 軍문건 첫 확인

    “계엄군, 소총에 대검 장착” 軍문건 첫 확인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위 진압과정에서 소총에 대검을 장착했던 것이 군 내부 문건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군은 1988년 이런 사실을 내부조사에서 확인하고도 지난 38년간 공식적으로 부인해 왔다.무소속 손금주 의원이 17일 공개한 국방부 대외비 문건에서 국방부는 5·18 민주화운동이 있은 지 8년 뒤인 1988년 5월 당시 대검에 의한 인명피해가 있었는지 직권조사했다. 조사는 ‘(군인이) 대검으로 여성의 신체를 도려냈다’는 내용의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고자 이뤄진 것이다. 국방부는 해당 소문이 ‘악성 유언비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방부는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된 한 군인이 “계엄군의 최초 ‘위력시위’ 당시 대검을 휴대하거나 착검했으나 시민의 항의로 즉시 착검을 해제했다”고 한 증언 등을 조사 결과에 포함했다.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가 대검을 사용한 정황은 그동안 다수의 목격자 증언과 기록을 통해 기정사실로 여겨 왔지만, 군은 지금까지 이를 공식 부인해 왔다. 그렇지만 계엄군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국방부가 작성한 대외비 문건에서 1980년 5월 18∼20일 공수부대 10개 대대가 차례로 광주에 출동하면서 소총에 대검을 장착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소문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시위 진압 도중 대검을 사용한 적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손 의원은 “5·18 당시 민간인 사망자 자료에서 칼같이 날카로운 물체에 찔린 ‘자상’이 최고 11명으로 계엄군이 진압에 대검을 사용한 것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제주항공 7월부터 청주~오사카, 무안~타이베이 신규취항

    제주항공 7월부터 청주~오사카, 무안~타이베이 신규취항

    제주항공이 오는 7월부터 2개의 지방발 국제노선을 신규취항한다. 7월 21일 청주~오사카, 7월 27일 무안~타이베이 노선을 운영한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6개의 국내선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39개 도시에 모두 54개의 정기노선을 운영하게 된다. 청주~오사카 노선은 매일 주 7회 일정으로 국제선 거점을 다변화한다. 청주공항은 인천, 김포, 부산, 무안에 이어 오사카에 취항하는 제주항공의 5번째 도시가 된다. 이는 국적항공사 가운데 오사카를 잇는 가장 많은 도시 수다. 오사카행 주간 운항횟수는 주 75회가 된다. 우리나라 각 공항에서 오사카에 취항하는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운항규모다. 2017년 여객기준 제주항공의 전체 국제선 가운데 일본노선은 45%를 차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 취항하는 국적 8개사와 일본항공사 등 외항사를 포함한 전체 한일노선에서 제주항공 비중은 14%로 전체항공사 중 3위를 기록했다. 무안공항을 ‘제3의 허브’로 설정한 제주항공은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3일 동안 일본 오사카,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등 3개 노선에 잇달아 신규 취항했다. 이어 오는 7월 27일부터 무안~ 타이베이 노선에 주 5회 일정으로 추가 취항한다. 일본, 베트남, 태국에 이어 대만 노선까지 4개국의 하늘길을 열어 무안공항의 획기적인 활성화는 물론 호남지역 주민들의 여행 편의를 크게 높였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노선에 대한 신규취항과 운항횟수를 늘려 지방공항 활성화라는 국적항공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지역 주민들의 여행 편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팔레스타인인 59명 숨졌는데… 美 “하마스 탓” 이스라엘 두둔

    팔레스타인인 59명 숨졌는데… 美 “하마스 탓” 이스라엘 두둔

    14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 개관과 함께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에 국제사회가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실탄 등 치명적 무기를 사용하면서 어린이를 포함해 수십명이 사망한 데 국제적 분노가 이는 중에도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책임을 돌리며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나섰다. 이날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서 많은 사람이 숨진 것을 우려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보여 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두 개의 국가 해법’ 이외에 ‘플랜B’는 없다”고 말했다.전날 팔레스타인 전역에선 미 대사관 이전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주민 59명이 숨지고 2770여명이 다쳤다. 2014년 이스라엘 가자지구 집중 폭격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 수가 나왔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비무장한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실탄을 사용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총상을 입은 팔레스타인인은 1373명에 이른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최후의 수단으로 실탄을 사용한다. 이때 사람의 발목이나 다리를 겨냥하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사망자 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지시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졌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시위 진압에 보병 외에도 전투기와 탱크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부도 우려를 나타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폭력과 인명 손실 보도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평화 노력을 파괴하는 행동을 피하기 위해 차분하고 자제된 대응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도 성명에서 “프랑스는 이스라엘 당국에 무력을 사용할 때 주의와 자제력을 갖고 행동하기를 다시 한번 요구한다”며 과잉 대응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독일 정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평화로운 시위를 할 수 있는 권리가 가자지구에도 적용돼야 한다. 낮은 단계의 방어수단이 실패할 경우에만 실탄이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랍권은 미 대사관 이전과 이스라엘군 발포를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아랍연맹(AL)의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가 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 공동의 성지인 예루살렘에 이스라엘 대사관을 연 것을 명백한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한 뒤 “미국 대사관 이전을 축하하는 행사에 미국, 이스라엘과 함께 참가한 나라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 모임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미 대사관 이전을 “개탄할 행동”이라면서 “이를 강력히 거부하고 비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치는 미국은 이번 유혈 사태와 관련해 하마스를 탓했다. 라즈 샤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비극적 죽음의 책임은 전적으로 하마스에 있으며 하마스는 의도적으로,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이러한 대응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멈추길 바란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 ‘이스라엘 당국에 시위대에 대한 대응 자제를 주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는 이번 유혈사태와 관련한 성명을 채택하려 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안보리 성명 초안에는 가자지구의 평화적 시위 참가자들이 희생당한 것과 관련해 “분노와 애도를 표한다. 투명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예루살렘의 특성, 지위, 민주적인 체계를 바꾸려는 어떠한 결정이나 행동도 법적인 효력은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오피니언을 통해 “뚜렷한 위협이 없는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군병력이 발포해 살해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원희룡 피습 후폭풍… 6·13 ‘뜨거운 감자’ 된 제주 신공항

    원희룡 피습 후폭풍… 6·13 ‘뜨거운 감자’ 된 제주 신공항

    6·13 지방선거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토론회에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제2공항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제주 제2공항 건설은 제주사회의 가장 큰 갈등 현안이다. 2015년 11월 국토교통부는 관광객 폭증에 따른 제주공항의 혼잡과 안전 우려 등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제2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2025년까지 4조 8700억원을 들여 제2공항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수송 인원은 연간 2500만명 규모다. 하지만 제2공항 예정지 일부 주민과 지역 환경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제2공항 예정지에서 600m 떨어진 성산읍 수산1리에서 발견된 동굴 보존과 오름 훼손 우려, 15㎞ 거리의 정석비행장 안개 일수 발생 통계가 잘못됐다는 점 등을 들어 정부의 사전타당성 조사가 부실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 현재 타당성 재검토 용역이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는 “제주도민들이 환경 수용성과 관광객 과잉 가능성에 우려를 갖고 있는 만큼 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입지 선정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에 대한 투명한 검증을 해야 한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장성철 예비후보는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논의를 배제하고 국토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호남~제주 KTX 해저터널 사업을 연륙교통인프라 확충의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녹색당 고은영 예비후보는 “제2공항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 위에 건설돼 주민 생존권과 직결돼 있다”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방훈 예비후보는 “제2공항 개항에 대한 지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인 만큼 추진돼야 한다”며 “다만 제2공항 갈등 해소는 제주도 차원의 지원 방안과 국가 차원의 지원 방안이 함께 보태져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무소속 후보인 원희룡 지사는 “현재 국토부에서 실시 중인 제2공항 입지타당성 재검증 조사를 지켜보고 조사결과 심각한 오류가 있다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고, 반대로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의혹이 해소된다면 제주도민의 숙원사업인 만큼 정상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원 지사와 김 후보는 제2공항 건설에 긍정적, 문·장·고 후보는 부정적 입장인 셈이다. 한편 원 지사는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벼운 타박상으로 걱정할 만큼 다치지 않았다”며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입원 중인 병원에서 퇴원한 원 후보는 16일부터 선거운동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원 지사의 딸은 SNS에 “아빠가 이렇게까지 해서 욕을 먹고 정치를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정계를 은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빠를) 미워하셔도 좋으니 제발 목숨이나 신체만은 건드리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제주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가 지난달 실시한 도민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건설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42.7%로 나타났다. 제2공항 건설계획 발표 직후인 2015년 12월엔 71.1%로 찬성이 과반을 넘었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원희룡에 계란 던지고 폭행한 성산읍 주민, 왜?

    원희룡에 계란 던지고 폭행한 성산읍 주민, 왜?

    원희룡 제주지사 무소속 후보가 토론회 도중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원 예비후보는 14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김경배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이 던진 계란에 맞고 얼굴과 팔을 폭행당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제주 지역 최대 갈등 현안인 제2공항 건설 문제였다. 김씨는 원 예비후보를 폭행한 데 이어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자신의 팔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해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예비 후보는 토론회장에서 안정을 취한 뒤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선거현장에서 후보자를 폭행한 일이므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말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하며 42일간 단식을 했던 성산읍 주민이다.원 예비후보 측은 이번 사건이 ‘명백한 정치테러’라고 규정,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지역 인터넷언론 ‘제주의소리’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자유한국당 김방훈, 바른미래당 장성철, 녹색당 고은영,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 등 출사표를 던진 5명이 모두 참석했다. 제주 제2공항은 서귀포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공항을 조성하는 계획안으로, 제주공항의 혼잡과 안전 위험, 지역 숙원사업 등을 이유로 지난 2015년 발표됐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측은 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예정 지역의 안개 일수 등 통계 오류와 오름 훼손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반대해 왔다. 국토부는 반대 측과 협의를 통해 현재 입지 타당성 재검토 용역이 원점에서 추진되고 있다. 토론회에서 제2공항 추진의 절차와 정당성 문제를 지적한 문 예비후보와 고 예비후보는 각각 제2공항의 ‘원점재검토’와 ‘백지화’를 주장했다. 한국당 김 예비후보와 바른미래당 장 예비후보는 제2공항을 포함한 기존공항 확장 등 공항 확충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소통과 논의를 거친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예비후보는 용역 결과에 따라 전면 재검토와 정상적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꼬이는 제주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업체 계약 포기 용역 재발주…추진 일정 차질 제주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타당성 재조사 작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재조사를 맡기로 했던 업체가 최근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찬반을 둘러싼 ‘도돌이표’ 논란이 1년가량 더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토교통부는 7일 제주 제2공항 건설 관련 타당성 재검토 용역을 재발주했다고 밝혔다. 당초 용역업체로 선정된 유신컨소시엄이 최근 정식 계약을 앞두고 철수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타당성 재검토는 국토부가 과거 수행한 타당성 검토 결과를 재조사함으로써 당시 검토 과정의 오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용역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만큼 향후 추진 일정도 밀릴 수밖에 없다. 당초 정부는 이달 중 재조사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내년 상반기는 돼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체 선정과 관련해 잡음이 많았는데 업체 측에서 먼저 계약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면서 “용역 결과가 나와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보다는 애초에 갈등 요소를 줄이고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5년 11월 제주공항의 혼잡과 안전 위험 등을 이유로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타당성 용역을 통해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00만㎡ 부지에 2025년까지 4조 8700억원을 들여 연간 2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을 짓는다는 구상을 세웠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타당성 검토에서 예정 지역의 안개 일수 등 통계 오류가 있었고 오름의 훼손 가능성도 제대로 짚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이에 국토부는 반대 측과의 협의를 통해 타당성 재조사를 추진하기로 한 뒤 지난해 12월 재조사와 기본설계를 맡을 용역을 발주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 등은 유신컨소시엄이 1차 타당성 검토에 참가했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업체를 재선정하더라도 갈등이 가라앉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반대 측이 여전히 타당성 재검토와 기본계획 수립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사드 기지 입구 경찰·주민 충돌…주민 30명 다리 위에 갇혀

    사드 기지 입구 경찰·주민 충돌…주민 30명 다리 위에 갇혀

    경찰 23일 장비 반입 위해 미리 진밭교 장악주민 40여명 다리 주변서 강제 진압 항의국방부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 시설공사 장비 반입을 예고한 가운데 22일 경찰과 사드 기지 건설 반대단체가 충돌했다. 오후만 해도 사드 기지 인근인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분위기였다. 경찰이 사드 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보수단체 집회가 열린 지난 20일부터 반대단체 회원과 충돌하지 않도록 진밭교 일대에 경찰력을 투입해 별다른 마찰을 빚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2일 저녁부터 상황이 갑자기 변했다. 반대단체 회원과 일부 주민 등 30여명이 촛불 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사드 기지 정문에서 200여m 떨어진 진밭교에 모이면서 긴장감이 돌았다. 경찰은 오후 6시 40분께 진밭교에 미리 배치한 경찰 300여명을 투입해 주민 등 30여명을 다리 중간 지점에 몰아넣고서 다리 입구를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고 몸싸움과 대치상황이 이어져 주민 2∼3명이 다쳤다. 일부 회원과 주민은 다리 난간 밖으로 철 구조물을 내밀고 올라갔고 경찰은 밑에서 방패를 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이들을 다리에서 밀어내고 다리를 장악했다. 그러자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은 다리 입구에 비닐 천막을 치고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경찰 진압에 항의하고 있다. 오후부터 내리는 빗속에서도 오후 9시 30분 현재 회원과 주민은 100여명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경찰은 10m 길이 진밭교에 반대단체 회원이 설치한 격자형 구조물을 치우고 있다. 알루미늄 봉으로 만든 구조물은 지난 12일 장비 반입 시도 당시 주민이 한 명씩 들어가 경찰의 강제해산을 막는 데 썼다. 소성리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방부가 23일 오전 장비와 자재를 반입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어 대치상황은 내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방부가 지난 12일에 이어 또다시 경찰 지원을 받아 장비와 자재 반입을 강행할 경우 주민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강현욱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경찰이 시위장비가 있는 진밭교 주위를 둘러싸고 차단하고 있다”며 “다리 위에 시위장비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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