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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릉동 납골당 논란 터에 노인전문병원

    지역사회에 불신을 불렀던 성북구 정릉동의 대규모 납골당 설치 논란이 마침내 해소됐다.성북구는 2002년부터 7년 간 납골당 설치허가를 놓고 갈등을 빚던 민간 건축주 소유의 정릉동 508의171 납골당 건물에 대해 최근 노인전문병원으로 용도변경 허가를 내줬다고 15일 밝혔다.이곳에는 총면적 8116㎡,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의 노인전문병원이 들어서게 된다. 300병상을 갖춘 첨단 노인전문병원은 천혜의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동북권 대표 노인병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정릉동의 납골당 건물은 2002년 건축주가 종교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납골당으로 허가를 받은 것처럼 허위광고를 내 임의로 납골당 설치공사를 강행했다. 이에 주민항의를 받은 성북구가 수차례 민간 건축주가 제출한 납골당 설치 신고를 반려했다. 건축주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 위반을 놓고 성북구와 법정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성북구는 소송에서 승리했고, 지난 5월 경매를 통해 건물의 소유권도 바뀌었다.용도변경 허가에 따라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이 건물은 앞으로 병실, 물리치료실, 적외선치료실, 식당, 휴게실, 강당 등을 갖춘 노인전문병원으로 탈바꿈한다.백종년 건축과장은 “납골당 설치 문제로 오랜 기간 갈등을 빚은 건물이 원칙에 따라 노인전문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면서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방시대] 쌀은 대한민국의 ‘살’이다/김준태 시인

    [지방시대] 쌀은 대한민국의 ‘살’이다/김준태 시인

    쌀은 결코 말하지 않아요/쌀은 결코 노여워하진 않아요/쌀은 정말 흐느끼지도 않아요/쌀은 모든 이들에게 힘을 주지만/자신은 좀처럼 그 힘을 몰라요/쌀은 하얗게 하얗게 숨 쉴 뿐/쌀은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면서/쌀은 가장 참담하게 죽어버려요/가마니 속에서 성냥통 같은 뱃속에서/쌀은 꾸역꾸역 납작하게 죽어버리지만/어허이 고요하게 피를 적셔요/쌀은 멀리멀리 사라져가면서/또 하나의 기막힌 쌀을 남기고/오늘은 차라리 똥이 돼버려요/쌀은 차라리 사랑이 돼버리네요. 오늘은 필자의 처녀시집 ‘참깨를 털면서’에서 ‘쌀’이란 제목을 가진 시 전문을 다시 읊고 싶은 날이다. 결코 아무렇게나 말하지 않고, 결코 노여워하지도 않고, 결코 흐느끼지도 않는 쌀!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면서 모든 이에게 ‘힘’을 주고야 마는 쌀! 나는 이 쌀을 통해서 우리나라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한결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다. 일찍이 농경민족의 후예로서 ‘경천사상’을 다져온 사람들, 나는 우리나라 사람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하얀 쌀밥 한 그릇을 때로는 하늘처럼 바라보기도 한다. 거의 종교에 가까운 쌀밥 한 그릇! 수저를 들기 전에 먼저 묵상기도를 드리고 싶을 정도로 우리에게 기나긴 역사와 문화, 그 푸르렀던 삶과 희로애락애오욕의 숨결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쌀밥 한 그릇! 오늘은 그냥 ‘똥이 돼 버릴 수 없는’, 기어이 기어이 ‘사랑으로 거듭나고야 마는’ 볏가마니, 쌀가마니들을 바라보면서 쌀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다. 경상도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쌀을 ‘살’이라고 발음한다던가. 그 발음은 재미있는 사투리 현상인데―전라도에 사는 나의 경우도 ‘쌀’보다는 ‘살’로 소리를 하는 것을 좋아할 때가 있다. 배가 고팠을 때, 때로는 한없이 울고 싶었을 때 쌀(米)이 살(肉)의 의미로 다가서기 때문이다. 바로 요즘 같은 때이다. 한해 벼농사를 다 지어놓은 농민들의 아우성이 그 이야기다. 쌀값 폭락에 항의, 벼논을 갈아엎어 버린다는 소식이 도처에서 들려온다. 농민들은 미곡종합처리장(RPC) 앞에서 쌀 반입·반출을 막으면서 “쌀값 현실화와 공공비축미 매입 확대, 대북 쌀지원, 휴경제 도입 등 현실적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한다. 올해 쌀 총 생산량은 468만t, 농협의 경우 벼 매입자금(추곡수매)을 늘려 220만t의 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2008년도 쌀 재고량은 60만t, 올해는 80만t이어서 2400억원가량의 보관비가 소요된다. 따라서 쌀값 폭락, 쌀 재고량 문제는 농림수산식품부뿐만 아니라, 국회외교통상위원회에서도 긴급 ‘의제’로 올려 정부에 묘책(?)을 요구하는 모양이다. 인도주의와 보관비 해소 차원에서 ‘대북 쌀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얘기가 쏟아져 나온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 최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3분의1(900만명)이 절대적으로 식량지원이 필요하다는 소식도 덩달아 들려온다. 자, 그러면 결론을 짓자. 쌀이 남아돈다고 하지만 안심할 일은 못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식량자급도가 26% 안팎으로 매년 1400만t씩 곡물을 들여오는 세계 다섯번째 곡물수입국이다. 정말 지난 십수년 동안 ‘하늘이 도와서’ 벼농사가 풍작이었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하늘이 노할 경우, 쌀 재고량이 바닥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한 그릇의 쌀밥’ 앞에서 한번쯤 농민이 돼 보자! 농민의 사기를 올려주고 식량안보, 남북의 평화스러운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쌀값을 사람값처럼’ 올리는 방법을 찾아보자! 김준태 시인
  • 애완견 목줄 시비 이웃주민 살해

    서울 광진경찰서는 11일 개 목줄을 매지 않았다고 핀잔을 준 동네 주민을 흉기로 살해한 이모(64)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10일 오후 4시50분쯤 구의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애완견에 목줄을 매지 않고 다닌다고 항의한 고모(47)씨의 등과 입에 낫을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범행 전 50대로 보이는 다른 행인과 같은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150여m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낫을 갖고 나왔지만 행인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현장에는 당시 이들의 언쟁을 지켜본 고씨만 있었다. 이씨는 고씨에게 행인의 행방을 물었지만 고씨가 “모른다. 하지만 개 목줄을 매지 않은 당신이 잘못한 거 아니냐.”고 하자 격분해 들고 있던 흉기를 고씨에게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당시 애완견을 데리고 인근 공원에 있던 노모를 찾으러 가는 중이었다고 한다. 20년 전에 부인과 헤어지고 자식과도 연락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 이씨는 “언쟁을 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흉기로 고씨의 입을 훼손하는 등 잔인하게 살해한 점 등으로 미뤄 다른 미제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행정구역 자율통합 현장에선…] 민간단체들 연합체 구성해 저지운동

    행정구역 통합에 반대하는 민간단체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통합 저지운동에 나서는 등 통합 반대세력들이 결집해 세력화하고 있다. 충북 청원군민으로 구성된 청원사랑포럼은 시·군 통합에 반대하는 전북 무안군 무안사랑포럼, 완주군 완주사랑지킴이, 전남 신안군 신안사랑운동본부, 충북 증평군 통합반대군민대책준비위원회 등 4개 민간단체와 제휴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최근 완주군에서 가진 협의회에서 청원사랑포럼 최병우 청년위원장을 가칭 ‘통합반대 투쟁위원회’ 초대간사로 선출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또 전국 각지에서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서울에서 곧 개최하고 행정안전부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이들은 통합 찬성단체들이 정부에 제출한 통합건의서의 서명인원이 부풀려졌을 것으로 보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정부가 다음 주에 실시할 예정인 통합 찬반 주민여론조사를 저지하기로 했다. 연합체 구성에 아직 참여하지 않은 타 지역 통합반대 단체들과도 접촉해 조직을 확대하고, 정부가 시·군통합 지자체에 주기로 했던 각종 인센티브가 그동안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집중 홍보하는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최병우 간사는 “정부는 지금 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대 단체들은 통합 저지를 위해 끝까지 가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통합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민간단체는 총 16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원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제2 나영이 ‘은지사건’ 사이버 공간서 큰 파장

    경북 포항의 초등교사 김태선(여)씨는 지난달 30일 인터넷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동네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제자 은지(가명)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절망만 느꼈다는 내용이었다. 김씨의 글은 4일까지 10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파장이 컸다. 네티즌들은 ‘은지 사건’을 제2의 나영이 사건으로 부르고 있다. 김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은지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올해 12살인 은지는 8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뜬 뒤 지적장애인인 엄마, 남동생과 함께 포항 인근의 외딴 시골마을에서 살았다.”면서 “2006년부터 2년 동안 동네 아저씨, 중·고 남학생 등 5~6명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중 40대 버스 운전기사는 은지와 은지 엄마를 동시에 성폭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은지가 혼자서 느꼈을 충격과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한편 나영이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학대를 막기 위한 네티즌들의 모금열기가 뜨겁게 일고 있다. 오달란 박성국기자dallan@seoul.co.kr
  • 꼬이는 인사청문회 보고서… 긴장하는 후보자들… 뜨거워지는 政爭

    ■ 언제나… 여, 단독 청문심사보고서 채택… 야 회의장 퇴장 야 “위증 고발해야”… 표결까지 부적격성 추궁 국회 정운찬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심사 보고서를 채택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정 후보자가 명백한 위증을 했으므로 고발해야 한다.”며 회의장을 퇴장, 여당 단독으로 이뤄졌다. 여야는 막후에서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경과보고서에 야당의 주장을 포함시키기로 합의, 물리적 충돌은 피했다. 야당은 28일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 때까지 정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추궁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여야간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정 후보자가 자신의 2006~2008년 ‘총수지 증가액’과 관련, ‘사업소득 필요경비’를 200만원이라고 주장했으나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에는 1억 7465만원임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명백한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타소득 필요경비’도 지난 22일 1차 소명자료에는 700만원이었지만 이날 제출한 2차 소명자료에는 3500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이 항목 등의 경비는 ‘실제 지출한 경비가 아니라 세법상 의제된 경비’라고 주장했으나 2차 자료에서는 실제 집행한 경비임을 인정, 그간 허위로 보고했음을 자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간 정 후보자는 수차례의 질문에도 해외자문 수입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정 후보자 스스로 제출한 ‘2009년 해외소득’ 최종 자료에는 해외자문료를 명기했다.”면서 “이 역시 명백한 위증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총수지 증가액’이 1차 자료에서 4억 5900만원이었던 것이 2차 자료에서는 1억 9000만원이 적은 3억 5000만원으로 기재된 것에 대해서도 소명·증빙자료 없이는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가 밝힌 해외소득 85 00만원도 구체 증빙이 없고 2009년 소득 2억 7500만원도 이 가운데 해외소득 3800만원, 기타사업소득 7800만원 등은 확인할 방법이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1차 자료는 청문위원들이 몰아붙여 비전문가들과 서둘러 작업해 착오가 생겼고 2차 자료는 회계사의 조력을 받아서 차분하게 작성한 것 같다.”면서 “2차 자료가 신빙성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변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증은 판단하기 어렵다.”고 거부했다. 여야간 논쟁은 이날 자정까지 이어졌다. 오전과 오후 회의가 한 차례씩 개회했다가 밤 9시 무렵 속개된 회의였다. 인사청문회법은 청문회를 마친 뒤 3일 이내에 심사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심사보고서 제출 시한은 이날 자정이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어쩌나… “지역구출신 이귀남 왜 안돕나” 유선호 법사위원장 항의 곤혹 “고향에서 법무부장관이 배출되는 경사를 맞았는데 지역구 의원이 도와주진 못할망정 가로막아서야 되느냐.” 요즘 국회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유선호 의원실 보좌진은 부쩍 한숨이 늘었다. 이귀남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서 걸려오는 항의 전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고 지역 주민에게 짜증을 낼 수도 없다. 장흥은 강진·영암과 함께 유 의원의 지역구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거부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기류도 거세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법질서 수호의 최고 책임자라 할 수 있는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위장전입, 탈세, 다운계약서, 부동산투기,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반했다.”면서 “이런 사람이 어떻게 법을 어긴 사람을 처벌할 수 있나. 어불성설이다.”며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유 의원이 법사위원장이긴 하지만 당론을 어기고 보고서 채택에 나설 수는 없다. 민주당이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불발에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은 자칫 ‘김빼기’가 될 수 있다. 호남 출신 후보자를 봐줬다는 ‘이중 잣대’ 비난도 예상할 수 있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청문회 이후 18일과 21, 22일 잇따라 보고서 채택이 안건으로 올라갔지만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명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문구를 보고서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론과 지역민심 사이에서 유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검·경,진보단체 엇갈린 반응

    야간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집시법 10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자 검찰과 경찰은 무척 당혹스러워했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헌재의 결정을 크게 반겼다. 검찰은 이번 결정 가운데 ‘적용중지’가 아닌 ‘잠정적용’에 의미를 두면서 “원칙적으로 현행 규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법 개정까지 야간집회 금지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복면착용 금지, 시위용품 제조 및 운반 금지 등을 추가하려던 집시법 개정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각계 여론을 취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난 집시법 10조와 23조를 삭제하거나 일부 수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입건되거나 기소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참여연대 측은 해당 조항의 즉각 삭제를 촉구했다. 청구인인 안진걸(청구 당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국장)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은 “현재 관련조항 위반으로 재판 중인 피해자들은 무죄 취지로 재판을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국장은 “헌법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항목에서 다른 기본권 조항엔 없는 단서조항을 통해 집회의 자유를 유독 강조했다.”면서 “그런데도 하위 법률인 집시법이 야간집회를 아예 금지해 놓은 것에 대한 이번 판결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인 민변 박주민 변호사는 “내년 6월까지 기존 법률을 적용하라는 잠정 조항은 형법 판결상 전례가 없다. 야간집회 관련 피해자들이 계속 나올 수 있다.”면서 “반성적 고려에 의한 법개정은 소급효과가 있으므로 피해자들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연 장형우기자 osc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행정구역 통합과 지도층 역할/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행정구역 통합과 지도층 역할/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주민들의 자치역량만으로 행정구역 개편이 가능할까? 현재 추진 중인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 개편논의를 보면서 의구심이 든다. 정부는 지난 1995년 이뤄진 도·농통합 때와 달리 이번 행정구역 개편작업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의사에 맡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도 절대 정부가 통합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해 왔다. 실무라인의 고위 공직자들도 “행정구역 개편의 대원칙은 국회가 주도하고 행안부는 주민의사를 따라 지원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전국 대학의 행정학 관련 교수 145명이 정부의 행정구역개편 작업과 현행 행정구역의 문제점을 동시에 지적했다. 이들은 공동의견 형식으로 4개항의 요구사항도 발표했다. 지방선거를 9개월여 앞두고 시·군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으니 중단하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 행안부와 정치권은 통합논의에서 빠지고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과 재원을 지방으로 이양하라는 것이 이들 요구사항의 핵심이다. 원론적으로 맞는 말이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하지만 행정구역 개편작업이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우선 전국의 행정학과 교수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간이 촉박하다며 논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동의하기 힘들다. 행정구역 통합문제는 인근 지역 간에 이미 1994년, 1995년부터 계속 거론돼 왔다. 뜬금없이 불거진 현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시한을 못박는 의미는 아니지만 활발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내년 2월까지 통합작업을 완료, 지방선거 전에 충분히 새 자치단체가 출발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소규모 자치단체들이 통합논의에 소극적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현재 17개 지역, 45개 자치단체가 통합을 논의 중이다. 그런데 이들 지역은 성남, 구리, 창원, 마산, 청주, 목포 등 광역단체 인근에 위치한 비교적 큰 도시들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시·군이 우선적으로 통합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나 이들 지역에서는 통합논의를 이끌어갈 마땅한 주체가 없는 실정이다.”라고 안타까워한다. 당초 행정구역 통합의 목적은 인구 감소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지역에 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규모가 작은 인구 3만~4만명 수준의 시·군이 우선 통합대상이 되어야 한다. 경북 영양군은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41.7명에 불과하다. 강원 양구군은 52.1명이다. 울릉군은 주민 1만여명에 공무원은 350여명이라고 한다. 이런 소규모 자치단체들부터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행정구역 통합작업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체장, 지방의원,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면 이들이 적극 나서 논의를 이끌어 내는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차 도·농통합이 이뤄진 지난 1995년의 통합과정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 당시에도 현재처럼 지역 주민들 간 갈등이 팽배했었다. “집값이 떨어진다. 혐오시설만 우리지역에 들어오게 된다.”는 등등의 그럴듯한 악소문들도 난무했다. 그럼에도 40여개 지자체가 통합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단체장들이 적극 앞장섰기 때문이다. 물론 관선시절의 단체장들이라 정부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점도 있지만 논의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기에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번 통합논의에서도 단체장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 성남 고도제한 완화요구 거세

    경기 성남시 주민들이 다음달 20~25일 서울공항에서 개최되는 서울에어쇼를 볼모로 고도제한 완화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성남시 재개발·재건축연합회는 22일 오전 10시 서울공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00만 성남시민은 고도제한에 묶여 신음하고 있는데, 정부가 제2롯데월드 허가에 이어 에어쇼마저 개최하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라며 “국방부는 에어쇼 이전에 고도제한 완화를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또 “국방부가 제2롯데월드는 활주로까지 변경하면서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타당성 용역을 마무리하고, 성남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용역은 6개월이 넘도록 기본 해법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춘섭 위원장은 “에어쇼 개최 전에 고도제한 완화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에어쇼 저지 투쟁은 물론 청와대와 국방부에서 항의 집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정·중원구 20개 주택 재건축조합으로 구성된 이 연합회는 “서울공항의 전술항공 작전기지구역에 포함된 83.1㎢가 건축물 고도제한을 받아 재개발·재건축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고도제한 완화를 요구해 왔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美, 北비핵화 인센티브 제안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현재 검토 중인 북한과의 양자대화의 목표를 밝혀 주목된다. 힐러리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우루과이 대통령과의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양자대화 추진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북한과의 양자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북한에) 6자회담의 목적과 그에 상응하는 대가와 인센티브가 무엇인지를 직접적이고 분명하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의 인센티브나 거부할 경우 상응하는 대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힐러리 장관은 제3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북한과 만나 과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를 포함해 비핵화 합의사항의 이행 의지 등 북한의 의도를 확인하고 미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성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그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 합의사항에 따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경우 북·미 관계 정상화와 체제 보장,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북측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장관은 지난 2월 취임 후 아시아 순방에 앞서 뉴욕의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이행한다면 관계정상화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식량 지원, 중유 등 에너지 지원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었다. 북한이 당시의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북·미양자대화가 성사되더라도 스티븐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당장 중유 제공 이외에 핵 프로그램 폐기와 이미 추출된 핵물질 포기 대가로 경수로 지원과 대규모 보상책 등 구체적인 수준의 인센티브까지는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다는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 등 포괄적인 인센티브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프랭크 자누지 전문위원은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포럼에 참석, “미 의회의 관점에서 본다면 의회는 북한과의 성공적인 협상으로 발생하게 될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모두 부담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경수로를 지원할 경우 한국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핵물질 이전 대가는 미국 등이 각종 국제기금 등을 통해 부담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mkim@seoul.co.kr
  • 세종시 논란 혁신도시로 불똥

    정부 여당과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의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론과 수정론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역 혁신도시 역시 눈치를 보고 있다. 8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공정률 15%로 전국에서 가장 진척이 빠른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전남 나주)의 경우 17개 이전대상 기관 중 최대인 한국전력공사가 올 연말까지 부지 매입이 불투명해졌다. 이인선 한국전력 이전추진실장은 “연말까지 부지 매입비(676억원)를 집행하기는 어렵다. 누적 적자가 워낙 커 자금압박이 심하다. 아무튼 올해 집행하기는 극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DN, 한전KPS 3곳도 한전의 결정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현재 17개 이전대상 기관 중 부지 매입비를 확보한 곳은 10개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은 한전이 부지 매입을 미루자 덩달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현재 가계약(20억원) 상태로 부지를 사들인 기관은 농수산물유통공사(직원 627명·연 예산 1597억원) 1개뿐이다. 혁신도시 이전지원단 관계자는 “한전의 이전이 공동혁신도시 건설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직원 2만여명에 연 예산만 35조 9700억원이다. 한국농어촌공사도 이날 임직원들을 혁신도시 예정지에 보내 주민들의 이전촉구 항의시위 형편 등을 살폈다. 나도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지원단장은 “한국전력이 부지를 매입한다면 다른 이전기관도 부지 매입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며 “한전측에 부지 매입을 촉구하고 있고, 서면으로 하루빨리 확답해주길 촉구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는 2012년까지 나주시 산포면 720만㎡에 1조 5000억~2조 5000억원을 들여 17개 정부기관이 이전돼 인간중심 녹색도시로 조성된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대구·경북 “동남권 신공항 밀양에”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신공항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인접지역인 경남 밀양에 동남권 신국제공항이 들어서도록 요구하고 나섰다.8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경북도와 함께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대구경북추진위원회 발대식을 7일 열었다. 추진위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시의회, 경제계 인사 등 28명으로 구성됐다.추진위는 결의문에서 “동남권 1300만 주민은 지역에 국제공항이 없어 인천공항이용에 따른 불편과 연간 6000억원이 넘는 추가비용 때문에 미래 도시청사진 구축, 국내외 기업유치 등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또 추진위는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영남권 발전의 미래가 달려 있는 핵심시설인 신국제공항은 밀양에 건설돼야 한다.”며 부산시에 가덕도 신공항 유치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추진위는 정부에 늦어도 2020년 이전에 동남권에 새로운 국제공항을 건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이어 신국제공항 대구경북포럼이 ‘대구경북의 신국제공항은 어디에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 지역의 각계 인사들이 신공항의 입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편 동남권 신공항은 입지 선정을 두고 대구와 경북, 울산, 경남은 접근성이 뛰어난 밀양을, 부산은 확장성이 높은 가덕도를 제시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는 국토연구원의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에 대한 용역 결과가 이달 발표되면 입지를 결정한 뒤 내년 말까지 기본계획을 세워 2011년 착공할 방침이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정준모의 시시콜콜 예술동네] 시장님~ 구청장님~ 삼청동길 그냥 두세요!

    한가롭고 적막하던 삼청동길은 소소한 아름다움을 잘 간직한 거리로 자리잡았다. 휴일이든 평일이든 지도를 손에 든 관광객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길이다. 타임머신을 탄 듯 만나게 되는 오래된 기억 속 골목과 낡은 한옥, 아기자기한 조그만 가게, 화랑과 공방들, 박물관 등 전통과 퓨전이 공존하는 고만고만한 공간들이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관광객들은 작지만 앙증맞은 거리 풍경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그런데 요즘 삼청동길의 조용함이 흔들린다. 느닷없이 사다리차가 세워져 있고 바스켓 달린 작업용 차량이 분주하다. 삼청동길을 ‘디자인 거리’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의욕 때문이다. 그래서 삼청동을 찾는 사람이나 이곳을 예쁘게 만든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사실 삼청동길은 주민들의 이해와 안목 그리고 나름대로 상식과 무언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길이다. 크고 떠들썩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옆집과 뒷집의 조화와 상생을 고려해 스스로 자제하고 겸손한 자세로 만든 거리이다. 간판은 조그마하지만 미술품처럼 아름답다. 시민들의 높은 의식과 미감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민주적 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주민들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서울시가 선정하고 종로구가 시행하는 ‘디자인 거리 조성사업’의 내용은 독창적인 거리로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단지 거리 간판을 바꾸는 것이다. 삼청동 주민들이 거리 간판을 바꾸라는 구의 지시(?) 또는 권고(?)에 순순히 응할 리 없다 보니 그 실적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결국 담당 공무원은 법규과 불이익을 내세우며 간판 교체를 읍소한다. 할 수 없이 바꾸려다 보니 구가 제작비 150만원을 지원해 주는 업체는 단 3곳에 불과하다. 그 외 업체에서 제작하면 지원금도 없단다. 사정이 이러하니 삼청동길이 거리조성사업이 완료된 대학로나 이태원, 능동로, 동소문로처럼 획일적인 거리가 될까 두렵다. 사실 서울시가 내세운 통합 디자인이라는 것이 거리의 특색과 역사, 성격을 고려하지 않아 교복 입은 것처럼 몰개성화한 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여기에 최근 삼청동길 초입에 60년대 군청 소재지 로터리를 떠올리게 하는 ‘부채춤 추는 마네킹’ 등 조형물이 등장해 뜨악하지 않을 수 없다. 조형물 무단 설치 혐의를 받고 있는 애꿎은 근처 화랑들에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관료들의 미적 감수성으로 시민을 계도하고 지도편달하는 계몽주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차라리 삼청동 주민들 스스로 개성 있는 거리를 만들어 갔던 그간의 과정을 연구정리해 여러 곳에 전파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좋은 길을 만드는 길 아닐까. 삼청동 ‘길’을 평범한 서울의 ‘거리’로 만들지 말고 제발 그냥 두었으면 한다.미술평론가·국민대 초빙교수
  • 홍콩 동아시아대회 ‘카운트다운’

    홍콩 동아시아대회 ‘카운트다운’

    │홍콩 손원천특파원│홍콩 동아시아경기대회(East Asian Games·ESG)가 성화봉송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도널드 창(65)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은 29일 홍콩 주룽(九龍) 공원에서 채화해 첫 번째 주자인 사이클선수 웡캄포(36)에게 성화를 넘겼다. 성화는 65명의 주자들을 거쳐 홍콩섬 완차이 지구 내 골든 바우히니아광장에 안치됐다. 성화봉송 구간마다 많은 시민들이 몰려 열광적인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동아시아경기대회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단합을 목적으로 4년마다 열리는 스포츠 축제. 1993년 중국 상하이에서 1회 대회가 열린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 한국은 1997년 부산에서 2회 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홍콩을 비롯해 남북한·중국·일본·마카오·몽골·타이완· 괌 등 9개국 선수와 임원 32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경기종목은 22개. 모두 262개의 메달을 놓고 12월5~13일 9일 동안 열전을 벌인다. 한국도 종합우승을 목표로 380여명의 선수단을 출전시킬 계획이다. 홍콩 정부는 이번 대회를 위해 모두 12억 홍콩달러(2000억원)를 들여 21개 경기장에 대한 신·증축 공사를 벌였다. 특히 신계지구에 새로 들어선 약 4억 홍콩달러짜리 층콴오경기장은 지붕에 빗물받이 설비와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 냉·온수를 자체 공급하는 등 최첨단 친환경 공법으로 지어졌다. 창탁싱 홍콩 민정사무국장(내무장관격)은 이날 “홍콩 선수와 주민 모두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장하고 있다.”며 “홍콩이 금융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체육과 문화에서도 앞서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홍콩 정부와 주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뜨겁다. 이제까지 국제종합경기대회를 한 번도 개최한 적이 없기 때문. 홍콩의 명물인 2층 버스 옆면의 대회 홍보 광고판이나 도로 곳곳에 세워진 현수막, 입간판 등에서 축제 분위기가 한껏 묻어난다. 대회 운영을 총괄하는 ‘EAG 유한공사’의 CEO 자니 우는 “전체 참가 선수단보다 많은 5000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손님 맞을 준비를 끝냈다.”며 “오는 12월5일 홍콩 개항의 역사가 깃든 빅토리아 항구 수상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약 50만명의 홍콩 주민들이 참관하는 등 사상 최대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콩의 인기스포츠인 스쿼시 남자국가대표 앤슨 슌(22)도 “매번 해외에 나가서 경기를 치르다 내 집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흥분된다.”며 “한국·일본 등 스포츠 강국들과 멋진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기뻐했다.  한편 이날 한국의 여가수 채연이 주룽반도 샐리스베리 로드에서 17번째 성화봉송 주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 때 연예인 봉사대 일원으로 봉사활동을 벌인 것이 인연이 돼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는 채씨는 각 국 가수들과 대회 테마송인 ‘유 아 더 레전드’(You Are The Legend) 취입에도 참여했다.   angler@seoul.co.kr
  • 美 잉글우드 카다피 텐트에 뿔났다

    미국 뉴욕시 인근 뉴저지주 잉글우드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새달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이곳에 손님 응대 용도의 천막을 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뉴욕 센트럴파크에 천막을 세우려고 했지만 시는 단번에 거절했다. 제이슨 포스트 시 대변인은 “센트럴파크에서 캠핑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가까운 뉴저지주로 눈길을 돌렸지만 시 당국과 주민들이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뉴욕시처럼 딱 잘라 금지하기는 애매하다. 텐트를 치려는 저택이 주미 리비아 대사관 소유이기 때문이다. 잉글우드 시장은 텐트를 못 치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리비아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은 로커비 테러범이 석방돼 귀국했을 당시 환대를 받는 모습을 본 이후 더 커졌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외교관계를 생각해 직접적 반대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리비아를 설득하고 있다. 이안 켈리 대변인은 지난 26일 “모든 민감한 문제가 잘 합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카다피는 해외 방문시 숙소 근처에 베두인 스타일의 천막을 세워 현지 손님들을 맞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이 공간은 실제 유목민들이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에어컨까지 설치돼 있다. 지난 6월 이탈리아에 갔을 때는 로마 최대 공원인 빌라도리아 팜필리에 천막을 설치했는데 당시 시위대가 ‘캠핑 금지’라는 푯말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새마을운동 원조 논란 부추기는 경북도

    경북 포항시와 청도군이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와 포항시가 ‘포항이 새마을운동 발상지 용어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등에 대해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청도군과 지역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청도주민 강력반발… 규탄집회 고려 26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공원식 도 정무부지사와 포항지역 새마을 단체 관계자들은 전날 포항시 새마을회관에서 새마을운동 발상지 관련 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도는 또 경운대학 새마을아카데미에 의뢰한 ‘경상북도 새마을운동 37년사’ 편찬 위원들을 만나 포항지역의 정서를 감안해 새마을운동 발상지가 일방적으로 발표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는 도가 지난 4월9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의 중간 용역 결과를 토대로 새마을운동 발상지가 ‘청도군 청도읍 신도1리’라고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청도군과 주민들은 도가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청도로 이미 발표해 놓고 뒤늦게 이를 뒤집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도군의회는 27일 임시회를 열어 도의 이 같은 입장 변경에 대해 5만 군민 총 궐기대회 개최 등 강력 대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승율 청도군의회 의장은 “이번 임시회에서는 도 규탄 집회 및 입장 변경 철회를 위한 투쟁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청도군도 도에 대해 강력한 항의 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군의회 및 지역 새마을 단체 등과 함께 투쟁 운동을 적극 벌여나갈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도가 새마을운동 발상지로 인정한 청도군과는 한마디 사전 협의없이 포항시와 사기극을 벌였다.”면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흥분했다. ●“도의 입장변경… 원칙없는 행정” 청도지역 시민단체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가 청도라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우롱하고 있다.”면서 “도의 무원칙한 처신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편창범 도 새마을봉사과장은 “도는 새마을운동 발상지가 어디라고 결정할 수도, 누구에게도 새마을운동 발상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도 없다.”고 말해 지난 4월 도가 청도를 새마을운동 발상지로 발표할 때와 입장이 크게 바뀌었음을 드러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현장&이슈] 울산 도심 관통 우회로 개설 찬반 팽팽

    [현장&이슈] 울산 도심 관통 우회로 개설 찬반 팽팽

    울산의 도심을 관통하는 국도 우회도로 개설을 놓고 지역 간에 찬반이 엇갈리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17일 울산시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울산 도심과 국도 7호선의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오는 2014년 준공을 목표로 ‘옥동~농소구간 도로개설’(길이 16.9㎞·왕복4차선)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주민설명회 이후 도로개설 예정구간에 포함된 중구 태화동 주민들이 주거지 관통 고가도로 건설에 반대하고 환경단체가 환경훼손 우려까지 제기해 1년 이상 표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구지역 주민들이 국도 7호선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조기개설을 촉구하고 나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추진위 “국도7호선 교통혼잡 20~30% 해소” 북구 주민들과 울산시는 만성적인 도심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도로 개설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구 주민들은 우회도로가 생기면 복잡한 시가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남구 옥동과 문수체육공원, 경부고속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옥동~농소간 도로 조기개설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반대 의견에 맞서고 있다. 추진위는 주민 2만 8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3일 울산시에 조기 개설 건의서를 낸 데 이어 4일에는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무총리실, 국회 등 중앙부처를 방문해 건의서를 전달했다. 추진위측은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계속 되면서 최근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건설사업과 새로운 노선 검토 등으로 백지화론까지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 도로가 개설되면 도심과 국도 7호선의 교통혼잡을 20~30%가량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중구 일부 주민 “인근 태화강 생태계에도 영향” 반면 중구 태화동 일부 주민들은 고가도로(850m)가 개설되면 소음과 먼지, 사생활 침해 등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도로개설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1년 넘게 항의집회 등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고가도로는 주거지를 두 쪽으로 갈라놓을 뿐 아니라 소음·분진까지 겹쳐 결국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울산시는 경제성과 사회성, 환경성에서 건전하지 않은 도로 건설에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명정천 위로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명정천뿐 아니라 인근 태화강의 생태계를 훼손하고 주민들의 생활환경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서 “더욱이 사전 환경성 검토를 거치지 않은 데다 최초 사업계획 당시 경제성 및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던 만큼 반드시 전면재 검토하거나 백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신림동 고시촌은 유흥업소와 전쟁중

    신림동 고시촌은 유흥업소와 전쟁중

    지난 6일 오후 11시 서울 대학동(옛 신림 9동)의 한 유흥 바. 서울 관악경찰서 이상현 경장과 관악구청 위생과 직원들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이 경장 등은 아직 앳된 얼굴의 여성 종업원 3명이 40대로 보이는 남성들과 술잔을 앞에 둔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뒤 업주를 불렀다. 이 바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술을 팔 수는 있지만, 여성 종업원들이 접대 행위를 하는 것은 위법이다. 손님들은 “우리들은 고시생이 아닌 직장인이고 여성들과 이야기만 나눴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이 경장 등은 지난달부터 업주에게 접대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여성과 업주를 입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손님들을 접대하고 있던 여성 종업원들은 모두 1990년생. 이중 1명은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8세였다. 청소년보호법상의 미성년자 규정이 올해부터 ‘만 19세 이상’에서 ‘연 19세 이상’으로 바뀌어 처벌은 면제됐지만 바에서 손님들을 맞기에는 ‘어린 나이’였다. 이 경장 등은 업주와 여성들로부터 진술서를 받은 뒤 나중에 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기로 약속하고 단속을 마무리했다. 관악구가 신림동 고시촌 일대의 유흥업소 단속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고시촌’의 대명사였던 신림동이 각종 바와 마사지방, ‘키스방’ 등으로 인해 유흥가로 변질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현재 대학동에는 유흥 바만 40개, 마사지방은 2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키스방’이라는 변종 유흥업소 3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특히 일부 바는 종업원들에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혀 손님을 접대하게 하는 등 퇴폐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생들이 합격의 꿈을 키우는 신림동에 유흥가가 조성된 것은 지난 1990년대 후반. 당시에는 주점이 밤 12시 이후 영업을 하는 게 금지됐지만 신림동만은 고시생들을 고려해 단속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서울 각지에서 술을 마신 직장인들은 신림동으로 ‘2차’를 왔고, 이들을 겨냥한 유흥업소 역시 점점 늘어났다. 관악구는 그러나 최근 과도하게 늘어난 유흥업소 때문에 고시생들의 면학 분위기가 흐려진다고 판단, 이번 달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0곳이 적발됐다. 관악구는 유흥업소를 근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종 시설을 유치해 ‘신림동 고시촌’의 옛 명성을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또 문화공연장이나 소극장을 조만간 고시촌 내에 짓고, 북카페도 조성할 예정이다. 점점 떠나는 고시생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주민세를 면제해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상렬 관악구 위생지도팀장은 “그간 신림동 고시촌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버팀목이었지만 최근 고시촌이 변질되면서 침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불건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지방시대] 평택에서의 전쟁과 평화/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시대] 평택에서의 전쟁과 평화/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 평택 쌍용자동차 파업사태가 77일만에 사측 추산 3000여억원의 상처를 남기고 지난 6일 전격적으로 타결됐다. 평택 파업사태로 사측은 차량생산차질(1459대)에 따른 손실이 3160억원, 평택지역 경제는 15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도 작전 및 경비 비용으로 30억원쯤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상하이차 철수를 시작으로 기업회생 절차 개시 신청, 사측의 2646명 감축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노조의 파업돌입, 사측의 평택공장 직장폐쇄, 노사의 대화시도 및 결렬로 이어지는 드라마를 많은 극민들은 하루하루 초조하게 지켜봤다. 하물며 평택시민들의 심정이야 오죽했을까? #2. 얼마전 용산참사를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기에 그 심정은 더욱 처절하고 안타까웠을 것이다. 경찰이 용산 재개발지역 주민들을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한 용산참사는 경찰 특공대원들이 기중기를 이용해 컨테이너 박스를 철거민들이 농성 중인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려 진압작전을 시작하면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철거민들이 대량으로 준비한 시너에 불이 옮겨 붙어 철거민과 경찰 등 6명이 사망하고, 경찰 20여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용산참사를 둘러싼 진위가 가려지지 않고 갈등의 골은 깊이 패어 있다. 헬리콥터가 출동하고 전운이 감도는 전쟁영화 같은 장면들은 결국 처참한 비극으로 끝났다. 한국사회에 민주화가 도래해 공고화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믿던 많은 이들에게 용산참사 등이 보여준 깊은 갈등과 적대감은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우려케 하고 있다. #3. 한동안 대학이 전장(戰場)이 된 때가 있었다. 1989년 5월 대학 입시부정 사건에 항의하는 부산 동의대생들과 이를 진압하던 전의경 사이에서 7명의 사망자를 비롯, 엄청난 인명 피해를 냈다. 동의대 사태는 학생 시위사상 최악의 사건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96년 한총련 주최의 통일대축전을 원천봉쇄하려는 경찰측과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간의 엄청난 폭력사태의 과정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헬리콥터가 뜨고, 옥상 난간에 복면을 한 사람들의 초췌한 모습과 휑한 두 눈. 어찌 이런 장면이 한민족을 자부하는 우리에게 반복되는 비극이 되었는지, 그것도 그렇게 열망하던 민주주의의 시대에 말이다. #4. 국가는 추상(抽象)이고, 지역은 현실이고 구체다.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의 민초들이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영위할 때 비로소 한국이라는 추상명사는 내용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국가발전을 위해 몸바치겠다는 정치인 무리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백림사건으로 더 익숙한 윤이상은 결국 조국의 땅을 다시 밟지 못하고 머나먼 이국에서 눈을 감았다. 한국정부의 사과를 요구한 그에게 한국(당시 김영삼 정부)은 끝끝내 사과하지 않았고, 일본에서 연주회를 마친 윤이상은 조국을 향해 삼배한 후 이제 자신의 조국은 독일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갔다. 위대한 작곡가의 방랑과 한 많은 일생은 이렇게 끝났다. 1980년 광주는 여전히 민족의 비극으로 남아 있다. 부인 이수자씨는 윤이상이 텔레비전 뉴스를 뚫어지듯 보며 매일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윤이상은 1987년 2개월에 걸쳐 ‘광주여 영원히’를 작곡했다. 윤이상은 조국의 처참한 비극을 잊지 못해 우리 민족의 가슴에 영원히 안겨주는 곡을 쓰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분단의 비극에 이념의 대치까지 극에 달한 이 시점에서 광주의 비극이, 용산의 참사가, 평택사태가 더는 반복되지 않고 상호존중과 신뢰의 덕목으로 아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이런 공무원만 있었으면…

    ■ 행안부, 민원처리 우수직원 25명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는 주민들이 입주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올해 초까지 시로부터 준공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건설사가 부도 나는 바람에 아파트가 은행에 압류되고 허가 요건인 도로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아파트를 제값에 팔지 못하고 이사도 가지 못한다며 시청에 준공허가를 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부도난 건설사 때문에 자신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주민들은 결국 지난 5월 감사를 나온 행정안전부 권영윤(47) 사무관을 직접 찾아가 하소연했다. 권 사무관은 주민들에게 행정심판을 청구하도록 알선해 주는 한편 청주시와 주민들의 화해를 유도했다. 주민들은 얼마 뒤 권 사무관 덕분에 ‘10년 한’을 풀었다며,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행정안전부는 6일 올해 상반기 100건 이상의 민원을 처리한 부내 공무원 중 민원인으로부터 높은 만족도 평가를 받은 직원 25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법정처리기간(7일)보다 훨씬 빠른 평균 1~2일 만에 민원을 마무리했고 ‘고객의 소리’ ‘칭찬합니다’ 등의 코너를 통해 다수의 감사 글을 받은 공무원들이다. 지역녹색성장과 김정섭(42) 주사보는 강원 춘천시가 청소년 유해 광고 전단 광고주와 아르바이트로 이를 배포한 사람 둘 중 누구를 처벌해야 하느냐고 질의했을 때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을 재빨리 유권해석해 ‘힘 없는’ 아르바이트 직원이 처벌되는 것을 막았다. 인사정책과 조정원(35) 주사는 법무부의 한 공무원이 금요일에 보낸 자신의 근속승진 관련 문의를 공휴일인 토요일에 출근해 처리, 감사의 글을 받았다. 이번에 ‘민원처리 우수 직원’으로 선정된 공무원들이 올 상반기에 처리한 민원은 무려 7993건. 행안부 전체 민원 1만 6624건 중 절반 가까이를 도맡아 한 것이다. 1인당 평균 300건이 넘는 민원을 처리하면서도 고객만족도는 92.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창섭 행안부 제1차관은 이날 이들을 격려하면서 민원 처리가 늦거나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 부서에 대해서는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 차관은 “이번에 선정된 공무원들은 수많은 민원을 받으면서도 ‘봉사 정신’을 잃지 않고 웃는 얼굴로 처리했다.”면서 “‘섬기는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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