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주민 항의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상승세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여종업원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엠뉴스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9월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17
  • “그리스 빚 탕감하라” IMF, 유럽연합 압박

    그리스, 스페인이 긴축 반대 시위로 요동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그리스 해법을 놓고 충돌을 빚는 것으로 알려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IMF가 유럽 각국에 그리스 부채를 탕감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에 반발한 EU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그리스 관리들과 IMF, EU, 유럽중앙은행(ECB) 등 일명 ‘트로이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한 것으로, 한 그리스 관리는 “문제는 IMF와 그리스 정부 간이 아니라 IMF와 EU 사이에 있다.”고 사태를 요약했다. 트로이카가 그리스에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한 2020년까지 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120%까지 낮추려면 채무 재조정이 필수적이라는 게 IMF의 입장이다. 채무 재조정으로 유럽 각국 정부와 ECB가 그리스 국채 보유에 쏟아부은 2000억 유로(약 288조원)의 손실을 떠안으면 그리스 부채위기가 완화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IMF는 유럽이 지금 당장 포괄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비해 선거 후폭풍 등을 우려하는 유럽 정부들은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상황을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그리스와 스페인의 소요사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스페인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경제 개혁안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28일에는 무디스의 스페인 국가신용등급 평가가 예정돼 있다.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의 강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의회 앞에서는 26일 이틀 연속 긴축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수반은 오는 11월 25일 별도의 조기 총선 이후 주민들에게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며 더 강경한 조치로 중앙정부에 맞섰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2)최대 유포지는 언론사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2)최대 유포지는 언론사

    국내 종합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인터넷 통신 등 공신력 있는 언론사 사이트들이 음란성 광고 및 선정적 사진 게재를 서슴지 않으면서 음란물 유포의 또 다른 유통지로 손꼽히고 있다. 인터넷 유통이 금지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 불법 의약품 판매 광고 사이트와 자사 홈페이지를 연결하거나 19세 이상 성인 정보제공 광고가 버젓이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내에 존재하는가 하면 모 스포츠지는 아예 성인 음란물 사이트 배너를 홈페이지 상위 코너에 배치, 성인 사이트로 유인하고 있다.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스포츠지, 경제지, 종합일간지로 분류해, 음란물 게재 실태를 살펴봤다. 그 결과 선정성 수위가 상당 부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지, 선정적 사진이 홈피에 스포츠지는 다른 언론사 사이트보다 음란성 광고 및 음란성 게시물의 노출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문제는 스포츠지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각종 스포츠 기사를 비롯해 연예계 기사 등을 주로 담고 있어 청소년들의 접속 빈도가 높다는 데 있다. 청소년들이 굳이 음란 사이트를 접속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해당 언론사 사이트 등을 통해 음란성 게시물을 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A 스포츠지는 홈페이지 상위 배너에 ‘성인군자’라는 이름의 코너를 배치해 놓고 있다. 해당 코너를 클릭하면 바로 이름과 주민등록만을 입력하면 되는 성인인증 창이 뜬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부모님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도용해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허술한 성인인증 과정을 거치면 바로 음란물 사이트로 연결된다. 사이트에는 벌거벗은 남녀가 성관계를 나누는 모습의 사진과 각종 성인 영상 음란물이 게시돼 있다. 1개월 9000원 정액제에 가입하면 한 달 내내 사이트의 음란 게시물들을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미리 보기 서비스도 시행 중이라 굳이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음란 동영상의 일부를 볼 수 있게 돼 있다. 동영상뿐만 아니라 매거진 기사 코너도 마련돼 있다. 기사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대부분 음란성 사진과 자극적인 글들로 도배돼 있다. 제목도 노골적이다. ‘거유 천국 일본 VS A컵 맴도는 한국’, ‘노예 플레이 재갈이 좋아요.’ 등 민망하고 선정적인 제목으로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언론사 사이트를 통해 음란물 사이트로 넘어가더라도 인터넷 창의 맨 윗부분에는 해당 언론사의 제호가 버젓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즉, 해당 언론사의 제호 아래에 각종 성인 음란물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형식을 지니고 있다. 해당 음란물 사이트의 오른쪽 윗 부분에는 해당 스포츠지의 계열사인 종합일간지, 주간지, 여성잡지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배너도 마련돼 있다. 스포츠지 B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선정적인 포즈를 취한 여성사진들을 한데 모아 놓은 코너가 있다. A사와 달리 성인인증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다. 또 객원기자가 쓴 서울 신사동의 한 클럽의 파티 기사에선 20대 여성들이 벗은 채 가슴 사이로 야광봉을 끼워넣거나 봉에 매달려 선정적인 춤을 추는 사진이 함께 게재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당 기사는 한 건에 그친 단발성 기사가 아닌 ‘파티’, ‘밤문화’, ‘모델’을 주제 내건 시리즈물의 일부다. 여러 기사에 선정적 파티 사진이 참고용으로 올라와 있지만, 선정성 수위가 상당한 편이다. 이 언론사의 메인 화면 맨 하단부에 보면 ‘스타 갤러리’라는 스타화보집 모음 배너가 있는데, 주로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이 노골적으로 가슴을 드러낸 모습의 사진들이다. 성인 만화 코너도 있는데 주로 비뇨기과 광고 등과 함께 게재돼 있다. 또 다른 스포츠지 C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C사의 경우 포토·화보 코너를 통해 ‘그라비아’(여성의 비키니 차림이나 세미 누드를 찍은 영상물 또는 화보집), ‘레이싱걸’, ‘치어리더’ 섹션을 따로 만들어 놓고 아무런 제한없이 음란 사진을 열어볼 수 있게 해놓았다. 주로 반라의 여성들이 야한 포즈를 취한 모습의 사진들이다. ●종합 일간지, 선정적 제목들 눈살 종합 일간지들은 스포츠지보다는 음란물 광고 및 음란 사진 게재 수준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자 선정적인 제목을 다는 경우가 많았다. 종합 일간지 D사의 인터넷 사이트는 계열사인 스포츠지 사이트와 연계해 연예인 섹시 화보 등을 성인인증 절차 없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또 주로 연예기사에서 ‘경성대 전지현 다리 한쪽 들고 섹시 댄스’, ‘섹시 여경 강예빈 감출 수 없는 S라인’, ‘이연두 맞아? 비키니부터 찢어진 스타킹까지 파격 섹시’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었다. 음란성 광고 게재도 별반 다를게 없다.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 들어가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이 헌법가치 훼손했다’라는 제목의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 의원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기사를 읽다 보면 하단부에 ‘신혼남(男)의 굴욕, 부부들의 위기?’라는 광고가 눈에 띈다. 이를 클릭해보면 L비뇨기과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데 주민등록번호랑 이름만 입력하면 수술 후기 등을 읽을 수 있다. 환자들의 수술 후기 자체를 비뇨기과 측에서 재구성해 ‘너는 거기만 흑인이냐?’, ‘오빠 잘한다고 난리법석을 치면서’ 등의 제목을 뽑아 하룻밤 정사나 부부 성생활 등을 묘사한 내용을 싣고 있다. 심지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삽화도 있다. 비뇨기과의 자체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것들이지만, 해당 사이트는 언론사 사이트에서 광고와 연계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언론사도 음란글 유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당 언론사의 스포츠 섹션에 ‘KIA 치어리더, 우리는 섹시 광주스타일~’이라는 제목으로 여성 치어리더 얼굴과, 유니폼 치마 속 엉덩이를 클로즈업한 사진이 게재되자 네티즌 김남훈(아이디 ‘nhk10003’)씨는 댓글로 “기사의 화보를 꼭 이런 식으로 써야 합니까?”라며 항의성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일간지 E사는 개그맨 겸 방송인 곽현화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며 곽현화 노출 사진 및 일명 ‘19금 판정’을 받은 곽현화의 ‘싸이코’ 뮤직비디오 유튜브 영상을 걸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연두 섹시 화보 등도 별다른 절차 없이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경제지, 민망한 광고 즐비 경제지는 민망한 광고 문구를 내건 음란성 광고 게재가 눈에 띈다. 경제지 G사의 경우 ‘수술 없는 질 수축, 남편이 더 좋아해’라는 선정적인 내용의 광고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이 언론사 사이트 내에서 ‘20대녀 떡실신 시킨 남자의 비법’이란 문구의 광고 배너를 누르면 비아그라 판매 사이트로 바로 이동된다. 비아그라는 현재 의사 처방 없이 인터넷상에서 유통이 금지된 상태다. 언론사에서 불법 행위를 독려하고 있는 셈이다. 광고 배너 외에도 스포츠지, 일간지와 마찬가지로 해당 언론사 사이트 또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스타 화보를 노출하고 있다. ‘이제니 다 벗었다. 원조 베이글녀의 위엄’ 등 자극적인 제목이 많다. 또 다른 경제지 I사 홈페이지에선 주민등록번호랑 이름을 입력해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면 성인만화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만화의 내용이 원색적이고 성행위 묘사에 집중한 그림이 대다수다. 비록 만화지만 수위는 거의 포르노 수준이다. 문제는 노골적인 음란물 게시에 열을 올리는 전문 사이트에도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성범죄가 쏟아질 때마다 음란물과의 전쟁을 외치며 관련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사도 음란물 유통 구조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언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음란물로 연상되는 광고와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성범죄 사건이 날 때마다 음란물 근절에 목소리를 높이는 언론이 이런 이중적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면서 “유료 음란물 사이트로 연결되게 만든 언론사도 있는데 황당하다. 언론사들이 사람들을 관음증 환자로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안 팀장은 “언론사 스스로 책임을 지든지 정화 활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언론사 홈페이지를 19금 사이트로 등록하도록 나서야 할 판”이라고 비꼬았다. 명희진·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씨줄날줄] 전국노래자랑/최광숙 논설위원

    한때 KBS의 ‘전국노래자랑’을 열심히 보던 시절이 있었다. 일요일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서 TV를 틀면 흘러 나오는 ‘딩동댕동~’. 사회자 송해씨가 힘차게 ‘전국노래자랑’을 외치면서 시작되는 이 프로그램의 힘은 전국의 숨은 노래꾼들이 실력을 겨루는 노래 경연에 있지 않다. 매주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그 지역 민심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민생 탐방’에 있지 않나 싶다. 송씨와 출연자들의 꾸밈없는 대화 속에서 각 지역의 특산물과 지역 주민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그들의 살림살이는 어떤지 등 민심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유력후보들이 여러 지역을 방문해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프로그램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파고들어가 그들을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게 하며 ‘위로의 한마당’을 펼칠 수 있을까. ‘전국노래자랑’은 지난 1980년 11월 9일 첫 방송된 이래 지금까지 32년째다. 일본 NHK의 노래자랑 프로그램 ‘노도지만’의 아류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제 국민에게 웃음과 노래를 선사하는 진정한 국민 힐링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무대장치나 진행이 좀 촌스러우면 어떠랴. 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구수한 그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누가 뭐라 해도 이 프로그램의 일등공신은 송씨다. 1988년 5월부터 진행을 맡은 후 1994년 개인 사정으로 물러나고 다른 이로 교체됐지만 시청자들의 외면과 항의로 6개월 만인 그해 10월 송씨는 다시 복귀했다. 그의 노련하고 재치 있는 입담은 2003년 평양 모란봉공원에서 진행된 ‘전국노래자랑’에서 한껏 진가가 발휘됐다. 평양의 얼음장 같던 객석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만들 정도였다고 한다. 요즘 주부들의 로망은 ‘송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86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체력에, 그 나이에 ‘영원한 현역’으로 왕성한 직업활동을 하는 것이 부러워 자기 남편들도 송해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지난 22일 방송 리허설을 진행하다 컨디션 이상을 호소해 녹화에 불참했다고 한다. 이유인즉, 이미 지난해 85세의 나이로 최고령 콘서트를 열며 세계 기네스 기록에 도전했던 그가 올해도 추석 연휴 단독 콘서트 개최를 계획하면서 무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송씨가 하루빨리 쾌유해 무대를 빛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젠 송해 없는 ‘전국노래자랑’은 상상할 수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공권력 불만”… 승용차로, 굴착기로 경찰서 습격

    “공권력 불만”… 승용차로, 굴착기로 경찰서 습격

    공권력이 ‘항의성 폭력’에 위협받고 있다. 경찰의 법 집행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차량을 몰고 파출소로 돌진하는가 하면 굴착기로 경찰 지구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공권력 공격’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오전 9시쯤 인천시 옹진군 연평파출소 앞에서 연평도 주민 우모(50)씨가 자신의 갤로퍼 승용차를 몰고 파출소 출입문으로 돌진해 출입문과 정수기 등 기물 일부를 파손했다. 우씨는 범행에 앞서 파출소에 찾아가 자신의 음주운전을 적발한 고모 경위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음주운전 사고처리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혼자 근무 중이던 고 경위가 지원을 요청하러 간 사이 우씨는 갤로퍼를 몰고 파출소로 돌진했다. 우씨 부부는 지난 5월 연평도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고 경위에게 적발됐다. 술을 마신 부인이 주차장소에서 차를 빼다 벽을 들이받았고, 부인 대신 운전대를 잡은 우씨도 벽을 들이받았다. 우씨는 벌금 500만원과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고, 부인도 벌금 300만원이 부과됐다. 경찰은 우씨를 공영물손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남 진주에서는 경찰 수사에 불만을 품은 황모(41)씨가 한밤중에 만취상태로 굴착기를 몰고 경찰 지구대에 난입해 경찰 순찰차와 시설물을 닥치는 대로 부수며 난동을 부리다 경찰이 쏜 권총 실탄을 맞고 붙잡혔다. 경찰은 난동을 피운 황씨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중장비 기사인 황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5분쯤 술이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굴착기를 몰고 진주시 상대지구대에 난입해 순찰차와 시설물을 파손하며 40여분 동안 지구대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날 오후 진주시청에서 소란을 피우다 상대지구대로 연행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데 대한 불만에서였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근본적인 이유는 범죄자 개인의 분노조절 문제에 있겠지만 그 저변에는 자기에게 불리한 법집행에 대해서는 공권력을 비하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며 “공권력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이 안팎에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진주 강원식·서울 강병철기자 kws@seoul.co.kr
  • [Weekend inside] 복지공무원의 하루

    [Weekend inside] 복지공무원의 하루

    14일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구월2동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 김영우(40)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받은 20㎏ 쌀포대를 들고 윤모(76)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이 있다는 통장의 제보를 받고 1주일 전 방문했을 때 “가끔 쌀이나 가져다 주면 좋겠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날씨가 좀 추워졌는데 방바닥이 차갑네요. 공과금이 밀리지는 않으세요?” 방 구석구석을 둘러본 김씨는 “필요한 게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라며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메모지를 건넸다. 이어서 찾은 곳은 한국인 남편과 사별하고 세 자녀를 혼자 키우는 일본인 다니모토 지아키(48)의 집이었다. “큰아들이 공부는 잘하는데, 영어가 좀 떨어져요.” “저희가 학원을 연결해 드리지 않았나요?” “학원은 안 간다고, 혼자 공부하겠다네요.”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다니모토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이들은 점점 크는데, 방 두 칸짜리 집에서 살기가 쉽지 않네요.” 김씨는 방문상담 조사표에 다니모토의 건강상태와 자녀들이 다니는 학원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는 “연결해 드릴 수 있는 주거지원과 학원이 있는지 일주일 내로 알아봐 드리겠다.”고 말했다. 동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기초수급자 확인 조사에 매달렸다. 소득, 가족관계 등에 대한 자료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주민센터로 찾아와 언성을 높이는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날 김씨는 아침 일찍 출근해 공문을 처리하고, 방문상담 대상자들의 집 위치와 가정 실태를 파악했다. 오후에도 기초수급자 가정 한 곳을 더 방문한 뒤 상담한 내용을 정리하고, 각종 민원상담과 공문 처리를 하다 보니 퇴근 시간이 됐다. 김씨는 “예전에는 항의하는 수급자들을 마주하면서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제는 작은 관심에도 고마워하는 주민들을 보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는 지난해 6월 ‘찾아가는 방문상담’을 시작했다. 동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이 관할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지원 대상자들을 찾아가 상담하고 필요한 복지지원을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시행 1년 동안 공무원 30명이 4296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공무원 1명당 141건의 상담을 한 셈이다. 인천 남동구의 이러한 구상은 ‘주민들의 현실을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주민센터 안에만 머물러 있던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임문진 남동구 복지자원관리팀장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주민센터에 찾아와 ‘내가 어떻게 사는지 찾아와서 살펴본 적 있나’라고 항의하면 공무원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의 복지담당 공무원들도 올 들어 달라진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산시는 올해 초 동 주민센터와 읍·면 사무소마다 복지종합상담 창구를 개설하고 복지담당 공무원 6명을 상담 업무에 배치했다.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찾아오는 민원인들과 마주 앉아 생활의 어려움을 묻고 한줄 한줄 기록한다. 또 순번을 정해 저소득층 가정으로 방문상담도 나간다. 민원인들이 찾아와 머리를 조아릴 때마다 난처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 “그런 지원은 어렵습니다.”를 연발해야 했던 모습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10년 복지지원 대상자들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사회복지통합관리망(사통망)이 도입되면서 기초수급자 등 복지지원 대상자들에 대한 조사·관리 업무가 읍·면·동에서 시·군·구로 이전됐다. 읍·면·동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복지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이다. 차상위계층 등 기존의 복지지원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늘어나면서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도움을 줄 필요성이 커진 것도 또 다른 배경이다. 발로 뛰는 건 비단 복지직 공무원뿐이 아니다. 동장을 비롯해 통·이장까지 동참하는 지역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지난 2월 충현동과 남가좌2동을 ‘동 복지허브’ 시범 동으로 지정했다. 동장이 직접 저소득층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 필요한 복지 지원을 연결해 주는 ‘복지동장제’와 통장들이 소외된 이웃을 발굴하는 ‘복지도우미제’가 동 복지허브 시범 사업의 한 축이다. ‘복지동장’인 이현근 남가좌2동장의 일과도 이전의 동장과는 사뭇 다르다. 동장은 보통 환경정비와 주민들의 민원 해결 등의 업무를 한다. 이에 더해 이 동장에게는 하루 한 가정씩 취약 계층을 방문하는 업무가 추가됐다. 주민센터 내 동장실에 머물다가도 하루 1~2시간씩은 마을의 골목을 돌며 장애인, 독거노인,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의 집에 직접 찾아간다. 아픈 곳은 없는지, 집에 수도나 전기는 잘 들어오는지 등을 점검하고 필요한 복지 지원을 연결해 준다. 또 ‘복지도우미’인 통장들은 지역 내 소외된 이웃을 발굴하고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이를 상담일지에 기록해 동장에게 제출하면 동장은 이를 검토하고 관리한다. 이렇게 동장과 통·이장을 활용하는 복지행정은 은평구·노원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활발하다. 이러한 변화들이 가져온 가장 큰 효과는 ‘복지 체감도의 상승’이다. 임문진 팀장은 “복지 지원 대상자들의 현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나니 맞춤형 복지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지금껏 해 왔던 전화나 방문상담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주거환경, 건강, 교육 등 다양한 어려움을 살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저소득층 주민들도 위축된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현숙 남가좌2동 주민생활지원팀장은 “주민센터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잔뜩 경계하던 주민들이 이제는 먼저 전화해서 어려움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 시작된 ‘풀뿌리 복지’의 변화는 이제 정부 차원의 제도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읍·면·동 단위의 지역복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5월 ‘희망복지지원단’을 출범시켰다. 시·군·구에 설치된 지원단이 읍·면·동의 복지 업무를 지원하고, 읍·면·동이 해결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주민들의 어려움은 시·군·구 차원에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해결하도록 하는 체계다. 이 지자체들은 희망복지지원단이 본격 출범하기도 전에 한 발 앞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복지 실험을 해 왔다. 인천 남동구는 팀 단위로 만들도록 한 희망복지지원단을 아예 독립된 과로 만들었다. 또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을 단순 상담 업무에서 배제해 방문상담에 치중하도록 했다. 충남 아산시 역시 시청의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을 읍·면·동으로 보내 복지담당 인력을 충원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일부 지역에서는 읍·면·동이 복지의 중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동 단위에 ‘동복지협의체’를 만든 서울 성북구가 대표적이다. 동장과 민간단체,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저마다의 상황을 고려한 특색 있는 복지사업을 전개한다. 저소득 가정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하고 있는 정릉3동, 저소득 노인들에게 주민들이 직접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주는 돈암2동 등이 눈에 띈다. 흔히 복지 확대를 두고 지자체가 호소하는 어려움은 ‘인력’과 ‘예산’의 부족이다. 이 지자체들에게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주민센터 1곳당 3명 정도인 복지담당 공무원에게는 각종 방문상담과 전화상담, 공문 처리 등 쉴 틈 없이 업무가 쏟아진다. 임문진 팀장은 “한 사람당 하루 한 가정 상담을 목표로 했지만, 공무원이 자리를 비울 틈이 없어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예산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젓는다. 이현숙 팀장은 “민간단체의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은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4년까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담당 공무원을 7000명 정도 충원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읍·면·동의 인력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지자체의 관심과 노력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송준헌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가장 필요한 것은 지자체의 의지”라면서 “몇몇 지자체에서 시작되는 흐름을 다른 지자체도 자연스레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5·16 군사쿠데타, 10월 유신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박 후보는 5·16 군사쿠데타와 10월 유신에 대해 ‘구국의 결단, 불가피한 역사적 선택’이라고 거듭 주장한다. 홍사덕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해 유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근대화의 토대를 완성했다는 경제적 성과를 놓고는 평가가 갈린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 유신체제가 정경유착은 물론 1997년 외환위기를 불렀다고 비판하면서 진보·보수 간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972년 10월 17일 오후 7시 박정희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를 해산하고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시켰으며, 일부 헌법의 효력을 중지한다는 제1항을 시작으로 모두 4개 항의 ‘특별선언’도 발표했다. ‘10월 유신’의 시작이었다. 올해는 10월 유신과 유신헌법 공포 40주년이 되는 해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한국역사연구회 등 진보 성향의 4개 역사 단체는 ‘역사가, 유신 시대를 평하다’를 주제로 오는 14~15일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연합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유신체제의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학)는 ‘8·3 사채 동결 조치와 재벌의 탄생’을 설명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유신체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면 성립과 유지가 어려웠다.”면서 박정희 정권과 기업의 유착 고리를 “1972년 긴급조치 14호로 발효된 8·3 사채 동결 조치와 500억원의 산업합리화 자금 방출”에서 찾았다. 이론상으로는 고리사채의 성행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대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특혜였다. 정부는 사채 동결 조치에 따른 자금난 해소로 2000억원의 특별 금융채권, 200억원의 긴급 금융, 500억원의 합리화 자금 등을 방출하면서 8%의 금리를 적용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19%, 사채금리가 36.5%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특혜였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런 특혜 금리로 기업은 연간 1500억원의 자금 지원 효과를 얻었다. 특히 이 특혜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전체 사채의 60%를 끌어다 쓰던 대기업과 공기업에 집중됐다. 1971년 대기업의 타자본 의존도는 79.5%로 중소기업의 67%보다 12.5% 포인트나 높았다. 위장 사채까지 활용한 부실 기업을 정리하지도 않고 정책자금을 마구 쏟아부었다. 정책자금이 방출되면서 조선, 석유화학, 방위산업, 철강, 석탄, 자동차 등 중화학 공업을 하는 공기업과 대기업만 100% 혜택을 보았다. 대마불사식의 기업지원 정책은 대기업의 서열을 바꾸었고, 재벌의 탄생을 이끌었으며, 결과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위기를 초래했다고 박 교수는 규정했다. 박 교수는 “8·3조치는 부실 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면서, 기업을 유신을 지탱했던 경제적 토대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전남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진우씨는 유신체제의 시작이 1971년 경기도 광주대단지 폭동부터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박정희가 1962년부터 시작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농촌은 빈곤에 빠지고 급격한 이농이 발생한다. 1960년대 초반 연 19만명에서 1960년대 후반 연 50만명으로 이농 인구가 급증한다. 도시 인구의 비중이 1960년대 29.9%에서 1970년 41.2%로 증가한다. 농촌을 떠난 농민들은 서울 청계천 주변 등 대도시의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게 된다. 정부는 위생 문제를 내세워 청계천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1969년부터 광주로 대규모 강제 이주를 실시했다. 열악한 생활환경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광주 이주민들이 폭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1971년 8월 10일에 발생한 광주대단지 폭동이다. 이는 시민 저항의 신호탄으로, 그해 8월 16일 서울대 교수의 대학자율화 운동과 8월 26일 인천 부평시장 노점상 500여명과 노점철거반의 투석전으로 이어졌다. 3일 전인 8월 23일에는 북파부대원들이 벌인 ‘실미도 사건’이 벌어졌다. 도시 문제가 전면에 드러나자 박정희 정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해 10월 15일 위수령을 발동하고, 12월 6일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듬해 8·3 긴급경제조치 등이 10월 유신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1970년대 강남개발이야말로 2012년 ‘토건족’의 모태이자 ‘부동산 불패신화’의 근원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강남개발은 도시개발 그 자체가 아니라 경부고속도로의 도로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면서 “박정희 정권은 1970년 평당 5100원에 산 강남의 토지 약 18만평을 1년 뒤인 1971년 5월에 1만 6000원에 매각해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했다.”고 했다. 특히 잠실아파트 단지 등 대단지의 연안공유수면 매립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립면허를 내주는 과정에서 정치자금을 거뒀다고도 주장했다. 4대문 안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전해 ‘강남 8학군’이 탄생하게 됐다. 또한 박정희 정권은 강남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강북지역 개발 억제책도 실시해 ‘강북=낙후지역’이라는 인식도 생겼다. 특히 잠실지구 개발과정에서는 구획정리를 하면서 개인의 소유권을 침해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강남개발 과정에서 불로소득을 차단·환수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정권 담당자들이 정치자금 조달을 위해 직접 투기에 가담했다.”면서 “결국 한국이 땀흘리는 사람의 사회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를 통해 지대를 추구하는 ‘짜릿한’ 사회로 변질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박정희가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은 없었다.’는 식의 인식에 대해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겸 역사문제연구소장은 “왜곡된 주술에서 벗어나야 한국 경제의 좌표와 과제를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면서 “유신체제가 왜 붕괴했나 생각해 보자. 명확하다. 국민이 저항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박정희의 업적이 친일행적, 유신독재, 인권탄압, 민주주의 억압 등의 실정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 아니라, 그런 수준에서의 경제성장이었다.”면서 “박정희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더 이상의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이를 키워야 분배가 가능하다.’든지 ‘선 경제성장, 후 민주화’, ‘경제성장은 독재 덕분에 가능했다.’는 명제들은 모두 착시이거나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오히려 경제발전이 질적 변화를 보인 것은 민주화 운동이 확대된 1980년대 이후”라면서 “박정희 시기 무역적자가 233억 달러였던 반면 재임 기간이 4분의1 정도에 불과했던 김대중 시기에는 84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울진 사는데 태백 가서 구직상담 하라니…

    고용노동부가 일방적으로 경북 울진군 관할 노동지청을 포항지청에서 강원 태백지청으로 변경 예고하자 울진지역 주민들이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울진군 등에 따르면 현재 대구지방노동청 포항지청 울진출장센터에서 처리하고 있는 울진 주민들의 실업급여 수급과 구인·구직 상담 등 고용 및 노동 관련 업무가 다음 달 15일부터 태백지청으로 옮겨진다. 고용부가 최근 지역 노사관계 안정 등을 명목으로 포항지청의 고용 및 노동 관련 업무를 태백지청으로 이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관련 규칙을 개정·공포한 뒤 다음 달 15일부터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 이에 따라 울진 주민들은 앞으로 노동 상담은 태백으로, 고용 상담은 태백지청 삼척고용센터에서 각각 해결해야 해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행정업무의 혼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행정구역이 같은 경북도의 울진지역 노동 및 고용 통계 수집, 노조 관리,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업무 협의가 한층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쟁의가 발생할 경우 태백지청이 수사, 지도하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재를 해야 하는 등의 모순점도 예상된다. 울진군 관할 노동지청이 변경될 경우 각종 문제 발생이 예상되는데도 고용부는 관련 규칙 개정 과정에서 경북도와 울진군 등에 사전 통지조차 하지 않았다. 경북도, 울진군과 군의회, 울진군상공인연합회, 지역발전협의회, 울진군번영연합회 등은 14일쯤 고용부를 항의 방문키로 하는 등 노동지청 관할 구역 변경 반대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6일 대구지방노동청 포항지청을 방문해 “고용부가 경북 관할인 울진의 행정 구역과 주민의 주 생활권까지 무시해 가면서 일방적으로 관할 노동지청을 변경한 것은 무효”라고 항의했다. 이들은 또 “당장 울진출장센터가 폐쇄될 경우 울진에서 삼척까지 1시간, 태백까지는 2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를 오가야 하는 등 불편이 엄청날 것”이라면서 “주민 불편을 담보로 한 규칙 개정이 어디 말이나 되느냐.”고 반발했다. 군의회 관계자는 “매주 1회 포항출장센터 이용 주민만 해도 120명, 한달이면 500명에 이르는데 노동지청이 태백으로 바뀔 경우 주민 불편은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행정관리담당관실 양현수 서기관은 “이번 규칙 개정은 조직 내부의 업무 분장과 관련된 사항으로, 노동지청별 업무량 등을 분석해 합리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울진군 등에 규칙 개정 사항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은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울진군 관할 노동지청이 태백지청으로 변경되더라도 울진 주민들이 굳이 포항지청에서 민원을 보겠다면 그렇게 해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울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나주 ‘제2의 조두순 사건’] 엉뚱한 사람을 성폭행범으로 보도

    [나주 ‘제2의 조두순 사건’] 엉뚱한 사람을 성폭행범으로 보도

    조선일보가 전남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사건과 무관한 사람의 사진을 성폭행 피의자의 사진이라며 신문 1면에 실었다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에 대해 과열된 특종 경쟁이 빚은 참사라는 지적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을 실은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2일 신문업계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한 남성의 사진을 ‘범인 고종석의 얼굴’이라며 모자이크 처리도 하지 않은 채 지난 1일자 1면에 게재했다. 기사가 나간 뒤 한 누리꾼이 ‘친구의 사진이 잘못 도용됐다.’며 항의하는 글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렸다. 조선일보는 그제야 확인 작업에 들어가 이날 밤 자사의 인터넷 사이트 조선닷컴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했고 ‘바로잡습니다’란 글을 통해 사과했다. 조선일보 측은 “고종석의 얼굴을 아는 사람들, 주민 등 10여명으로부터 (사진 속 인물이) ‘고종석이 맞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면서 “그 이후에 서울 지역에 배달된 일부 최종판에 게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선일보의 사과에도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조선일보 등 이른바 ‘메이저’ 신문들이 반인륜적 흉악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뒤 터진 사고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오보 사태의 피해자는 개그맨 지망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도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트위터(@histopian)를 통해 “이것은 오보가 아니라 허위 사실 날조에 의한 인격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jooseok roh(**@dannyroh)는 “경찰은 흉악범 사진을 언론에 제공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꿈의 원자로’? ‘軍의 원자로’?

    ‘꿈의 원자로’? ‘軍의 원자로’?

    도쿄에서 신칸센과 특급열차로 3시간 거리의 후쿠이현 쓰루가시. 이곳에는 핵연료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는 몬주 고속증식로가 있다. 일본이 고도의 핵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근거 중 하나는 바로 몬주 때문이다. 고속증식로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산화물(MOX)을 투입해 발전하면 투입량보다 많은 플루토늄을 배출한다. 풀루토늄을 효율성 있게 연소시키려면 에너지가 강한 중성자를 사용하는 고속로가 적합하지만 무기로 사용 가능한 순도 80%의 플루토늄이 나온다는 점이 우려할 대목이다. 몬주는 1991년 시운전에 들어갔지만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다가, 본격 가동에 들어간 1995년 나트륨 유출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후 가동이 중단됐다. 고속증식로는 냉각재로 물이 아닌 나트륨을 사용하는데, 나트륨은 물에 닿기만 해도 폭발해 일반 원전보다 위험성이 훨씬 더 크다. 하지만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 2010년 5월 몬주는 가동을 재개했고 같은 해 8월 원자로 격납용기의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다시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달 30일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몬주가 실제로 상업용 발전을 할 수 있는 시기를 2050년이라고 밝히고 있다. 몬주는 연간 유지비만 100억엔 정도씩 투입되는데 지금까지 이미 1조엔(약 14조원)을 집어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향후 10년간 몬주의 유지·연구 개발비로 연간 약 3000억엔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영국, 독일은 사고 위험과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사실상 고속증식로의 상용화를 포기했다. 프랑스도 고속증식로 ‘슈퍼 피닉스’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 정부가 사고 위험은 높은 반면 상용화 가능성은 낮은 몬주를 천문학적 돈을 퍼부어가며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핵보유 잠재 능력 확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본은 이미 재처리 시설과 플루토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고속증식로를 포기하면 많은 플루토늄을 사용할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고속증식로 계획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본 고속증식로는 핵 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연료로 쓴다.”며 “이는 에너지 목적도 있지만 군사적 안보 목적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이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국내에 6.7t, 영국과 프랑스 재처리시설에 23.3t 등 총 30t으로 핵폭탄 수천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급 플루토늄 30~50㎏보다 최대 1000배나 많다. 일본 내에서 가동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곤도 사토루(61)소장은 “일본, 한국처럼 우라늄을 전량 수입해야 하는 나라는 고속증식로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은 현재 2030년의 원자력발전 비율을 논의하고 있지만 고속증식로는 100년 후에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후쿠이현 현지도 몬주 가동 재개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운전 재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몬주 근처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가 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불가결이라고 호소하는 주민들은 재개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글 사진 쓰루가(일본 후쿠이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英 대헌장은 보장했다…보통사람도 잘사는 세상

    英 대헌장은 보장했다…보통사람도 잘사는 세상

    ‘마그나카르타 선언’(피터 라인보우 지음, 정남영 옮김, 갈무리 펴냄)은 술술 읽어 나가기엔 녹록지 않다. 서술 자체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맥락의 문제다. 저자는 영국사를 전공한 미국인. 거기다 문학적이다. ‘이 정도는 다 알지?’라고 전제를 깔고 글을 풀어 나가는데 맥락이 다른 우리로서는 생소하다. 가령 셰익스피어 작품 ‘존 왕’을 끌어들이는데, ‘존 왕’은 가장 영국 색이 짙다는 이유로 셰익스피어 작품 가운데 좀처럼 한국 무대에 세워지지 않는다. 또 근엄한 아더왕 신화를 영국식 블랙코미디로 재조립한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손의 현란한 말장난도 등장한다. 전설적 코미디 그룹이고 그나마 ‘스팸 어 랏’이라는 뮤지컬로 국내에 소개되긴 했지만 생소하긴 매한가지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 각급 법원 건물의 그림과 부조들을 분석할 뿐 아니라, 프랑스 인상파를 “파리 코뮌의 물귀신 같은 악몽을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말소”했다고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해 버리기도 한다. 다소 어리둥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눌러앉아 읽을 만한 이유는 신자유주의, 88만원세대, 양극화,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오늘날의 현상에도 적용가능한 역사적 근거를 아주 근본적으로 복원해 냈기 때문이다. 저자의 출발점은 1215년 존 왕이 선포한 63개 조항의 마그나카르타다. 한국인에게 익숙하게 ‘대헌장’이다. 마그나카르타에 대한 찬사는 화려하다. 정치적 자유를 선언한 최초의 문건이다 보니 억압받는 자는 누구나 마르나카르타를 거론했다. 특히 법 없이 왕이 제 마음대로 인신을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의 39조는 오늘날 영장 주의, 고문 금지, 배심 재판, 법의 지배 원칙을 확립시키는 주춧돌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역시 이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자부한다. ‘상식’(Common Sense)이라는 책으로 미국 독립혁명의 당위성을 주장했던 토머스 페인(1737~1809)은 마그나카르타에 필적하는 대륙헌장을 만들자고 제안할 정도였다. 지금도 미국 헌법에는 마그나카르타의 용어가 남아 있고 대법원 판결문에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저자는 “영국이 불문법 국가라는 상식이 잘못됐다.”고까지 하면서 박수를 보내지만, 동시에 “마그나카르타가 개인주의, 사유재산, 자유방임주의 및 영국 문명을 찬양한다는 이야기는 그 위에 칠해진 흰색 도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선언한다. 무기는 마그나카르타 뒤에 숨겨진 16개 조의 삼림헌장(Magna Charta de Foresta)이다. 이 헌장이 마그나카르타와 동시에 작성됐는지, 아니면 나중에 추가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1225년 두 헌장이 동시에 재반포됐고, 1297년 판례법의 지위를 굳혔으며, 1369년 단일한 법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둘을 합쳐 ‘영국의 자유대헌장들’(Magnae Chartae Libertatum Angliae)이라고 분명한 복수형 표현을 쓴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삼림헌장은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잊혀졌는가. 현대 문명 이전에는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것을 나무와 숲에서 얻었다. 그래서 생계 자급을 위해 나무와 숲은 공유지(Commons)로서 모두가 관리하고 모두가 이용가능해야 한다. 이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천연자원에 기반을 둔 공동체적 삶”에까지 연결된다. 진정한 자유는 정치적 자유만으로 불충분하니 사회경제적 자유까지 보장받아야 했고, 그 내용은 개인주의와 사유재산에 터잡은 자유방임주의와는 상극이었다는 얘기다. 즉 자유대헌장들은 공유지(Commons)를 바탕으로 보통 사람들(Commoner)이 공통적으로 행복이나 복지를 추구할 수 있는 권리(Common Rights)까지 보장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왕국’(Kingdom) 이후 영국이라는 국가의 명칭에는 코먼웰스(commonwealth)라는 단어가 쓰이게 된다. 뛰어난 지배계급의 영도력을 중시하는 공화국(Republic)이나 혈연과 문화적 동질성을 중시하는 좁은 의미의 민족국가(Nation)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홉스와 로크의 경우 코먼웰스라는 표현을 썼음에도 자유대헌장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혹평하는데, 이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잊혀진 이유도 똑같다. 보통사람들의 공통권을 인정하면 특권이 침해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서 왕과 귀족들이 특권을 지키기 위해 마그나카르타 해석을 왜곡한 사례, 삼림헌장을 누락하는 사례, 핵심 키워드인 ‘코먼’(Common)이란 단어를 윤색하고 다른 표현으로 갈아치우는 사례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 뒀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이런 행동들은 “공유지의 운명을 양피지의 변덕, 필사자의 실수, 설치류의 관심, 기록보관소의 신비에 맡겼다.”가 된다. 이는 영국의 마그나카르타에 비견되는 대륙헌장을 만들었다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건국 때는 마그나카르타를 들먹였지만 일단 나라를 세운 뒤에는 인디언들의 공유지를 빼앗아야 했기 때문이다. “식민지 개척자들은 왕의 권위에 맞서는 데 마그나카르타를 활용한 반면, 막상 자신들이 원주민 숲지대를 침입하게 됐을 때는 삼림에 관한 조항들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마그나카르타란 “친숙한 동시에 무관심하고, 강박적인 동시에 장식적이며, 근본적인 동시에 부차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적 자유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자유를 규정한 자유대헌장들이 아주 잊혀질 리는 없다. 공유지에서 함께 살아왔던 오랜 세월의 경험이 한순간 증발할 리 없을뿐더러, 정치적 자유를 고민할수록 사회경제적 자유 또한 필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특히 흥미로운데,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으로 단일토지세를 주장한 헨리 조지, 러시아 아나키즘의 원조 표트르 크로포트킨, 영국의 토착 사회주의자 윌리엄 모리스 등이 모두 자유대헌장들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고 본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론에 대해서도 어린 시절 모젤 농민과 마르크 공동체를 겪었던 경험이 녹아 있다고 평가한다. 이를 더 연장해 미국의 뉴딜 정책과 2차대전 후 서구 복지국가에서도 자유대헌장들의 정신, 그러니까 국가는 특권층의 이득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공통된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정신이 면면이 드러난다고 봤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에르너 오스트롬이다. 경제학에서 공유지 하면 대개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을 떠올린다. 그러나 오스트롬은 공유지에서도 희극이 있을 수 있음을 주장해 200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저자도 한마디 해뒀다. “경제적 이슈로서 공유지는 그림의 떡처럼 보이지만, 학문적 연구는 그 반대로 그것이 현실적인 것임을 보여 준다.” 800년 전 양피지는 의외로 더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 2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남아공 경찰, 파업광부 34명 사살… 시민단체 “제2의 대학살” 항의시위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이 16일 오후(현지시간) 파업 중인 광부들에게 발포해 3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인종차별정책)가 1994년 철폐된 이후 발생한 최악의 유혈 사태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아공의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과거 백인 정권의 ‘샤퍼빌 대학살’에 비유하면서 항의 시위를 벌이겠다고 주장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리아 피예가 남아공 경찰청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마리카나 광산에서 발생한 유혈 참사로 34명이 숨지고 7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중부 노스웨스트주 러스틴버그 외곽의 광산업체 론민의 마리카나 백금 광산에서 봉급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하던 광부 3000여명을 강제 해산시키다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광부 중 일부는 칼과 쇠 파이프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피예가 청장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해산작전을 폈지만 시위대가 총을 쏘는 등 무기를 사용하며 경찰에 돌진해 자위권 차원에서 무력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최악의 충돌이 발생하자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정상회의 참석 차 모잠비크를 방문했던 제이콥 주마 대통령도 급거 귀국했다. 주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충격을 받았으며 경악했다.”고 말했다. 남아공 언론들은 이번 충돌에 대해 “결국 시한폭탄이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일간 소웨탄은 17일 ‘싸구려 아프리카 인생’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사태가 악화하지 않으려면 흑인들이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근본적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남아공에서는 일자리를 갖지 못한 청년들을 비롯한 가난한 흑인들의 경제적 욕구가 사회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여러 차례 제기됐었다. 시민단체 ‘테이크백더커먼스’는 17일 성명을 통해 “8월 16일은 남아공 역사에서 새로운 샤퍼빌 학살이 발생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는 마리카나 광산 근로자들을 지지하며 이번 참사에 항의하기 위해 오늘 오후 케이프타운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퍼빌 학살은 1960년 백인 정권의 차별정책에 항거하는 샤퍼빌 지역 흑인 주민들에 경찰이 총격을 가해 69명이 숨진 사태이다. 한편 전 세계 백금 생산량의 12%를 차지하는 론민은 이번 파업때문에 남아공에서 채굴 작업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용인 모현지구 개발 백지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포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기 용인시 모현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지구 지정 3년 만에 결국 무산돼 일부 토지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용인시는 7일 처인구 모현면 초부리 216 일원 95만 9442㎡ 부지에 지정된 ‘용인 모현지구 도시개발구역’을 지난 3일 자로 해제했다고 밝혔다. 당초 모현지구는 LH가 중·저층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테라스하우스, 단독주택 등 3911가구 규모의 유럽형 주거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시에 제안해 2009년 8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LH가 재정난을 이유로 지난해 4월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시는 다른 사업 시행자를 모색, 지난해 11월 민간 사업자인 ㈜더원D&C로부터 의향서를 제출받아 사업 추진을 시도했지만 주민 동의율이 43%에 그쳐 이마저도 무산됐다. 시는 결국 도시개발법에서 규정한 기한인 지난 2일까지 실시계획 인가 신청이 접수되지 않아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 대출을 받아 대체 농지를 구입했던 농민들은 수천만원의 부채와 더불어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지구 지정 해제를 항의하는 농민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농민 이모(63)씨는 “농사를 짓던 땅이 도시개발구역에 묶이면서 은행 빚을 얻어 주변 지역에 농지를 샀는데 시에서는 사업 계획을 취소하고 기존 땅은 안 팔려서 대출 이자만 물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토지 임대업자들도 지구 지정 기간 동안 찾는 이가 없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심각하게 침체된 상태에서 각종 개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비슷한 상황”이라며 “모현지구의 경우 일부 대규모 토지 소유주들의 반대로 민간 개발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권력교체 앞두고… 中공권력, 멱살 잡히다

    권력교체 앞두고… 中공권력, 멱살 잡히다

    중국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환경오염’ 시설 건설 계획을 포기했다. 중국 장쑤(江蘇)성 치둥(啓東)시는 28일 일본 기업인 오지제지의 폐수를 바다까지 이동하는 데 필요한 하수관거 건설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의사에 반해 추진했던 사업을 포기한 것은 지난해 12월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에서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토지수용 계획을 백지화한 것을 비롯해 이번이 세 번째다. 중국 정부가 정권교체를 앞두고 사회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민 시위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데다 생계 및 경제적 이익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성화로 정보 유통 속도가 빨라진 것도 대규모 시위가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8일 중국 장쑤성 치둥시에선 일본 제지업체의 환경오염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며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0여명이 다쳤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시민 1만여명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일본 제지공장의 폐수를 치둥 앞바다에 버리는 데 이용될 장거리 하수관거 건설에 항의하기 위해 치둥시 정부청사까지 진입해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치둥시 쑨젠화(孫建華) 당서기가 상의가 찢어지고 안경을 빼앗기는 봉변을 당했다. 공안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는 진압 과정에서 대학생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정부에 대항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정부와 시민 간 이해충돌을 지적한다. 중국 지방정부의 최고책임자들은 사실상 당 중앙이 지명하기 때문에 차기를 겨냥해 단기간 내 가시화할 수 있는 경제적 실적에 목을 맨다. 때문에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성장을 위해 환경오염을 양산하는 기업을 유치하고 주민들의 집을 강제로 철거해 그 땅을 부동산 개발 업체에 팔아 넘기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치둥은 어장이 발달한 어업도시로 공장 폐수가 인근 바다에 유입되면 주변 해역이 오염돼 20만 주민의 생계가 타격을 받게 된다. 최근 쓰촨(四川)성 스팡(什?)시에서 일어난 합금공장 건설 반대시위도 공장이 준공될 경우 ‘암 마을’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위대를 결집시켰고 지방정부로부터 결국 항복을 받아냈다. 사회학자 위젠룽(于建嶸)은 “민관 이해충돌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도를 넘어선 사회통제가 주민들을 자극하는 데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정부의 권위가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는 것도 시위 양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도 스팡 시위처럼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젊은층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薄)로 시위 참여를 호소하고 시위 상황을 전국에 전파하면서 정부를 무릎 꿇게 했다. 중국 인민대 장밍(張鳴) 교수는 “이번 사태는 당국에 대한 주민의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제18차 당 대회 이전에 유사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빈집 털려다 15시간 굴뚝에 갇힌 황당 도둑

    빈집 털려다 15시간 굴뚝에 갇힌 황당 도둑

    야밤에 산타 클로스처럼 굴뚝을 타려던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다. 도둑은 밤새도록 굴뚝 안에 몸이 끼어 꼼짝달싹 못한 채 구조를 요청했다. 사건은 칠레의 시스테르나에서 25일(현지시간)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40대 도둑이 한 주택의 굴뚝 안으로 몸을 던졌다가 갇히는 봉변(?)을 겪었다. 굴뚝에만 들어가면 미끄럼틀을 타듯 집안으로 쏙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중간에 몸이 끼어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 도둑은 심각한 상황이 된 걸 뒤늦게 깨닫고 큰 소리로 “사람 살려”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밤에 도둑을 도와주겠다고 달려간 사람은 없었다. 이웃주민들이 굴뚝에서 나는 소리를 듣게 된 건 다음 날 아침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가 달라붙어 굴뚝에 빠진 도둑을 구조했다. 도둑이 구조된 건 25일 오후 1시. 도둑이 굴뚝에 몸을 던진(?) 건 24일 밤 9시였다. 도둑은 장장 16시간 동안 굴뚝에 갇혀 있었다. 그마나 도둑이 들어가려던 주택은 빈 집이었다. 집주인은 인터뷰에서 “집을 팔려고 내놨다.”며 “이미 새 집으로 이사를 가 집은 텅 빈 상태”라고 말했다. 도둑으로선 땅을 칠 일이다. 한편 주민들은 밤새 구조를 요청한 게 도둑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자 “혈세로 운영되는 경찰과 소방대가 에너지만 낭비한다. 도둑을 굴뚝에 버려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사진=나시온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52년만에 ‘10만 시위’… 日국민 입열다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집단행동을 자제하던 일본인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길거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환경문제에 민감해졌고, 민주당 정권 들어 미군 주둔 반대 운동이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2030년 국가에너지 기본정책’을 세우면서 원전 재가동 방침을 밝혔다. 이에 반발해 원전에 반대하는 단체인 ‘수도권 반(反)원전 연맹’이 지난 3월 말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총리 관저 앞에서 대정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3월 29일 첫 시위에는 약 300명이 참여했지만 6월 들어서는 시위대가 만명대로 늘어났다. 급기야 지난 16일 도쿄 요요기공원에는 17만명의 시민이 몰려 들었다. 시민단체 회원뿐 아니라 샐러리맨, 주부, 대학생, 가족 등 그동안 시위와는 무관했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에서 10만명이 넘는 군중이 시위에 나선 것은 1960년 미·일 안보조약체결 반대시위 때 이후 52년 만이다. 반원전 시위는 지난 6월부터 본격화된 것을 가리켜 ‘아지사이(자양화·일본에선 ‘6월의 꽃’) 혁명’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시위 참가자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보급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처럼 특정 정당이나 시민단체가 참가자를 동원하는 게 아니라 퇴근길 회사원, 아이를 업은 주부들이 인터넷상의 호소 글을 보고 자발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반원전 시위는 미군 반대 운동으로도 번져 가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해외에서 빈발하는 추락사고로 안전성 논란을 빚은 신형 수직이착륙기의 일본 배치를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주일 미군은 지난 23일 신형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12대를 민간 수송선에 실어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의 주일 미군 기지로 반입했다. 이르면 8월 말에 이와쿠니 기지에서 시험 비행을 거친 뒤 10월부터 오키나와의 주일 미군 후텐마 기지에서 본격 운용할 예정이다. 2014년까지 오키나와에 24대를 배치할 방침이다. 이와쿠니시 주민들은 이날 고무보트 10척을 동원해 수직이착륙기 배치에 항의하는 해상 시위를 벌였다. 오키나와 주민도 미군의 수직이착륙기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오키나와 주민들은 후텐마 미군 기지를 현 외로 이주할 것을 강력 요구하며 일본 정부와 미군에 맞서고 있어 미·일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본 국민들도 이제 작은 꽃망울이 모여 큰 봉오리를 이루는 수국처럼 시민 개개인의 힘이 일본정부의 오만함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1) 인천 홍예문 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1) 인천 홍예문 길

    인천 홍예문(虹霓門)길은 파란만장한 한국 근대사의 영욕과 굴곡을 간직하고 있는 근대사의 무대다. 인천항이 1883년 개항한 뒤 조계지(租界地)로 몰려들기 시작한 일본인들의 유입과 확대 속에 생겨나고 번창했다. 해방 후에도 1990년대 남동구에 신도심이 생기고 시청 등 주요 기관들이 옮겨가기 전까지 늘 사람들의 발길이 모여드는 ‘인천의 명동’으로서 100년간의 영화를 누렸다. 이 길은 인천항과 청나라 및 일본 조계지로 이뤄진 개항장을 비롯해 옛 인천 중심지의 한 축으로서 대표적 상권을 형성했다. 지금도 청국영사관 회의청, 청·일 조계지 경계계단, 제1은행 등 일본 은행건물, 조선식산은행 터 등이 주변에 남아 있고,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에 포함돼 있다. 홍예문길에서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한 중구청은 개항기 일본 영사관과 일제강점기 인천부청으로 쓰였고, 1995년까지 시청으로 사용됐다. 홍예문길은 인천항과 지금의 동인천역을 끼고 있는 전동, 동인천동 지역을 최단거리로 잇는 지름길이다. 인천항 부두에 맞닿아 있는 제물량로에서 시작해 중앙동, 관동을 거쳐 송학동을 통해 동인천의 참외전로로 빠져나오게 된다. 총연장은 1㎞ 남짓하지만 오르막길로 시작해 내리막길로 이어져 훨씬 길게 느껴진다. 그 중간쯤에 홍예문이 서 있다. 1908년 응봉산 남쪽 마루턱을 깎은 뒤 세운 홍예문으로 이 길은 홍예문길이란 이름을 얻었다. 산마루턱 9m가량을 깎은 뒤에 양쪽 편에 석축을 쌓고, 마루턱 정점에 세운 아치형 돌문인 홍예문은 인천항을 동인천과 이어주는 연결 통로 역할을 해 왔다. 지금도 인천역에서 동인천역 쪽으로 걸어가려면 이 길을 넘는 것이 가장 빠르다. 70m 남짓한 응봉산이 가로막고 있는 탓에 인천항에서 동인천 방향으로 가려면 에둘러 빙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물량로에서 시작해 홍예문 직전까지 2차선 너비로 이어지다가 홍예문에서는 차가 한 대씩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진다. 아치형 화강암 터널 격인 홍예문의 폭이 4.5m밖에 안 되는 탓이다. 한쪽에서 차가 오면 다른 방향의 차량은 홍예문에 들어서지 못한 채 대기한다. 문 안으로는 보행자들이 차들과 함께 길을 재촉한다. 이 길은 지금도 학생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홍예문 상단부는 응봉산 능선으로 이어지는 자유공원과 고급 주택가였던 내동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인천 개항지역을 동서로 연결하고 있다. 홍예문 상단부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인천항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지 않았던 1960년대만 하더라도 홍예문 정상 난간에서는 인천항은 물론 팔미도, 대부도, 용유도, 영흥도 등 여러 섬들도 바라볼 수 있었다.”고 인천시의 견수찬 학예사는 설명했다. 외국인 범죄 등을 재판하던 인천감리서 터에 자리 잡은 아파트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김구 선생이 일본인 살해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돼 노역살이를 했던 곳이다. 홍예문 길은 예전엔 지역명문 인천여고, 제물포고, 박문여고 학생들의 주요 통학로였다. 많은 추억과 기억들이 길 곳곳에 스며 있고, 인천에서 나고 자라 1930~1940년대의 추억을 지닌 일본인 노인들이나 그들의 자손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홍예문 바로 앞에 위치한 인성여자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하굣길에 쏟아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홍예문을 지나 동인천 쪽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보면 왼편으로 눈에 들어오는 제물포고도 이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한 지역 유지는 “또 한 역사가 떠나가려 한다.”고 아쉬워했다. 1990년대 아파트 단지들과 쇼핑센터들이 남동구에 생겨나면서 구도심에 살던 시민들이 하나둘 떠나고, 홍예문 주변을 떠받쳤던 시청 등 주요 시설들도 이전하면서 홍예문길도 100년 영화를 접게 됐다. 지금은 대형 음식점 몇 군데를 빼놓고는 대부분 작은 규모의 음식점들과 소규모 상점들이 이어져 있었다. 일제시대 인천항 쪽에서 홍예문길이 시작되는 곳에 있던 미두취인소(곡물 선물거래소) 터에는 국민은행 신포지점이 들어서 있었다. 옹진군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을 지나 홍예문 직전에 있는 인성여고 학생체육관은 일제시대 공회당이 있던 곳이었다. 일제시대 경찰서 등 주요 건물들도 자취를 찾을 길이 없다. 많은 공공시설과 학교 등이 떠나갔지만 홍예문길 주변에 남아 있는 가옥과 단독주택들은 나이 먹은 가로수들과 무성한 담쟁이 덩굴 속에서 노신사와 같은 풍모를 풍기고 있었다. 개항장 일대가 문화지구로 재정비되고, 이곳을 찾는 중국 등 해외관광객들도 늘면서 홍예문길도 차츰 활력을 되찾고 있다. 개항장 일대와 함께 홍예문길은 인천의 역사탐방 도보 여행길인 ‘인천개항누리길’에 포함됐다. 문화재보호법과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 등으로 고도제한 등 개발에 제한을 받고 있었지만 한국근대사의 대표적인 무대로서 ‘문화·역사관광의 메카’라는 새로운 발전방향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지역예술인들의 작업장과 전시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천 아트플랫폼은 이 지역의 변신 노력을 보여준다. 1883년 세워진 일본 우선주식회사 창고 등을 개조해 만든 아트플랫폼은 옛 인천의 현대적 변신을 상징한다. 홍예문길과 개항장 일대는 변신을 꿈꾸고 있었다. 인천시와 중구청은 문화를 매개로 한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었다. 최인선 중구 관광문화재과장은 “인천개항장 문화지구에 박물관, 공방, 전통찻집 등 권장 업종 용도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 절반을 경감하고, 재산세도 3년에 걸쳐 절반으로 줄여준다.”고 말했다. ‘인천 내항 재개발구상’은 홍예문길로 상징되는 근대 인천의 다양한 모습과 근대 한국의 유산들을 보다 현대적으로 결합시켜 문화관광의 메카로 도약시키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의 김용하 도시기반연구부장은 “인천 내항의 주요 물류기능을 외항으로 옮기고 박물관, 미술관 및 공연공간 등 문화시설과 공원 등 주민 편의시설을 건설해 시민들의 접근이 가능한 시민개방형 항만으로 만들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항을 일본의 대표적 문화생태 관광지로 변모시킨 요코하마의 미나토 미라이 지구와 같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건설 중인 수원~인천 철도가 2014년 개통되면 경기 남부와의 접근성도 좋아져 발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12회는 충남공주 고마나루길을 소개합니다. 글 사진 인천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신공항 갈등 다시 불지피는 여당 의원들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신공항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가운데 새누리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그제 김해공항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부산국제공항공사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자 대구·경북권 의원들도 이에 맞서 ‘남부권신공항건설촉진법’ 등 관련 법안을 들고 나오는 등 맞불을 놓았다. 광역시와 도 간의 볼썽사나운 지역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부산국제공항공사법에는 공항 이전지가 명시돼 있지 않다. 하지만 부산국제공항공사가 공항의 건설과 관리, 운영까지 맡도록 규정함으로써 사실상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을 못 박은 셈이다. 남부권 신공항 관련 법안 또한 신공항의 위치를 명기하지 않았지만 영·호남과 충청 등 삼남지역 주민들이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이기주의의 혐의가 짙다. 우리는 대선을 불과 5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신공항 논란이 재점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신공항 건설은 이미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 아닌가. 정치권이 충분한 타당성 검토 없이 지역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신공항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린다면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선거전략 차원에서 신공항 유치를 공언하는 것은 민주통합당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신공항 건설은 언제 만드느냐가 문제이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대선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선후보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 측은 신공항 관련 법안 제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정세균 대선후보 또한 최근 부산을 방문해 신공항 추진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의 속내는 물론 가덕도 신공항을 앞세워 ‘여권의 아성’인 PK(부산·경남)의 민심을 얻어 보겠다는 것이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 일부 정치세력의 정략적 의도에 휘둘려선 안 된다. 향후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더라도 전문가 집단의 객관적인 검토를 거쳐 최적지를 선택해야 한다. 신공항 문제를 섣불리 대선 이슈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정치권은 지역갈등과 ‘표’를 맞바꾸려는 얄팍한 포퓰리즘 행태를 거두기 바란다.
  • 세종특별시 행정구역 국가기본도에 반영

    지난 1일 공식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의 새로운 행정경계와 구역명이 ‘국가 기본도’에 반영된다. 국가 기본도의 변경으로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인터넷 포털의 지도도 조만간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17일까지 행정경계의 변화와 명칭 입력작업을 마치고 통합 공간정보 서비스(http://sd.ngii.go.kr)를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고 16일 밝혔다. 변경된 세종시의 지명은 국가 기본도에 실어 제공할 계획이다. 국가 기본도란 국토해양부가 국토지리정보원에 위임해 제작하는 지도 중 규격이 동일한 5000분의1 지형도를 일컫는다. 모든 지도 제작의 표준이 된다. 이번에 반영할 내용은 세종시로 편입된 공주시·연기군·청원군 일부가 포함된 1개 읍, 9개 면, 14개 동의 행정경계와 행정구역명이다. 기존 구역을 재편해 새롭게 작명한 한솔동, 장군면, 부강면 등이 포함됐다. 세종시출범준비단은 2~3개 마을을 하나의 법정동으로 만들면서 기존 이름을 일부 개명했는데, 방축리와 고정리 등 일부 마을 주민들이 이름 변경에 항의해 세종시와 시의회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아토피·천식·비염 등 환자 늘어만 가는데 ‘새집증후군’ 규제 시늉만

    아토피·천식·비염 등 환자 늘어만 가는데 ‘새집증후군’ 규제 시늉만

    정부가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는 ‘환경성 질환 예방·퇴치’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환경보건법’이 제정되고 환경성 질환 조사와 감시 체계 인프라를 구축했다. 환경성 질환과 관련해 특화된 병원 12곳을 환경보건센터로 지정했다. 또한 2009년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환경성 질환 예방·관리센터도 설립했다. 이처럼 법이 제정돼 시행됨에도 아토피와 천식, 비염 등 어린이 환경성 질환 발생은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하루 80~90%의 시간을 실내공간에서 지내는 어린이들의 생활 특성상 실내 오염 물질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실내 공기의 폐 전달률은 실외 오염 물질에 비해 1000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내 실내 공기질 관리 정책은 규제 기능이 약해 여러가지 문제만 제기할 뿐 개선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환경보건법 시행에도 줄지 않아 15일 환경부와 국민의료보험공단에 따르면 과거 30년간 아토피 피부염은 3배, 천식은 5배 이상 늘었고 환경성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2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아, 청소년들의 질병 부담은 천식이 1위, 아토피 등 피부 질환이 3위를 차지했다.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질환도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환경성 질환이 증가한 데는 유해 환경 요소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 되지만 위해 요소에 대한 강력한 규제 기능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신축 건물을 짓거나 리모델링을 할 때 규제 기능이 있지만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밀폐화, 복합된 화학물질 건축 자재 사용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따라서 환경성 질환을 유발시키는 건축 자재와 가구 등에 대한 기준과 책임을 강화하는 법적 제제조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부도 환경성 질환을 유발시키는 주범으로 건축 자재를 지목하고 2004년 ‘실내 공기질 관리법’을 시행하면서 규제를 시작했다. 석면을 비롯해 미세먼지,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 유해 물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건설업체나 공동주택 시공자들은 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체 점검 결과를 부풀려 생색만 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신축되는 공동주택의 경우 시공자가 입주를 시키기 전에 실내 공기질을 스스로 측정한 뒤 그 결과를 공고만 하면 된다. 공고는 입주 3일 전부터 60일간이지만 결과에 대한 시정 사항이 있다고 해도 입주 시점이 임박해 대충 넘어가는 식이다. 지난달부터는 다중이용 시설에도 ‘실내 공기질 관리법’을 확대 적용했다. 이에 따라 PC방, 영화관, 학원 등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고 향후 적용 면적을 더 축소해 나갈 방침이다. 적용 대상을 늘리고 위반 시 과태료 등을 물리도록 돼 있지만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있다. ●국민 공감 정책 수립 시급 따라서 신축건물의 실내 공기질 기준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준을 초과하는 주택의 명칭, 위치, 시공사의 이름을 공개하는 등 이행 강제 수단 조치가 이뤄져야 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 관계자는 “새집증후군이나 층간 소음에 대한 시공사와 입주민 간 분쟁이 늘고 있지만 도덕적인 기준에 호소할 뿐”이라면서 “선진국처럼 실내 공기질에 대한 규정이나 공동주택에서 지켜야 할 강제 수칙을 마련하고 어길 시 벌금을 물리는 등의 제재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도심 상가건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전진경(여·경기 동두천시)씨. 위층에 종합체육관이 들어서면서 소음으로 신경쇠약에까지 걸렸다고 하소연한다. 그는 “시청 환경과에 민원을 넣어 소음·진동 측정도 해봤지만 애매모호한 규정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가 주인한테도 항의했지만 “견디지 못하겠으면 나가면 되지 왜 그런 걸 따지느냐.”는 핀잔만 들었다며 울먹였다. 전문가들은 환경보건법 시행으로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정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처·시설을 연계해 역할을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학교 환경보건 문제만 해도 초·중·고교 시설에 대한 관련법이 제각각이어서 실내 공기질 개선이나 시설 개선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현재 초등학교 시설은 환경보건법, 중·고등학교는 학교보건법, 보육시설은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같은 사안을 놓고 환경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입장에 따라 정책 시행 우선 순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한양대 김윤신 보건의학과 교수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보상 문제는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막대한 사회비용을 초래한다.”면서 “예방의학 관점에서 모든 것을 고려한 종합적이고 강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구미시·칠곡군 통합 찬반 ‘팽팽’

    정부가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는 경북 구미시와 칠곡군 주민들의 찬반양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 편입이 낫다는 의견도 칠곡군 동명면 16개리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청년단체협의회 등 지역 45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구미·칠곡군 통합 반대 동명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1일 동명면 평생학습복지센터에서 결성식을 갖고 시·군 통합 반대운동에 나섰다. 대책위는 “대구 생활권인 동명면이 구미로 통합되면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결사반대했다. 대책위는 국회와 정부 부처 등을 항의 방문하는 한편 칠곡 왜관읍과 기산면·약목면·가산면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투쟁도 펼칠 방침이다. 대구와 가까운 동명면 일부 주민은 지난해부터 구미시가 아닌 대구시와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구미시 선산·고아읍 발전위원회 등도 최근 ‘구미시·칠곡군 시군 통합 결사반대 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13일 선산문화회관에서 2000여명이 참가하는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반투위는 “칠곡군과 통합할 경우 구미 북·서쪽의 선산·고아지역은 도시 균형발전에서 소외돼 낙후성을 면치 못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면서 “의사 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졸속 결정된 중앙정부의 통합 대상지역 선정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산 주민들은 1995년 구미시와 선산군의 통합으로 지역 인구 유출과 경기 침체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이번 통합에 적극 반대하는 분위기다. ●호소문 통해 주민 설득 나서기도 반면 ‘칠곡군·구미시 통합추진위원회’는 올해 초 칠곡군민 2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경북도를 통해 중앙정부에 통합 건의서를 제출했다. 지난달엔 호소문을 통해 “칠곡군이 구미시와 통합될 경우 대구시에 편입되는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추진위는 칠곡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칠곡 석적·북삼읍 주민의 60~70% 정도가 구미에 직장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미지역 기업체와 경제단체도 이 통합에 찬성한다. 칠곡군과 경계가 겹치는 일부 기업체들의 행정 처리 일원화와 인력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서다. 이에 대해 칠곡군 관계자는 “구미시와 인접한 석적·북삼읍 주민들은 통합 의지가 강한 반면 왜관읍과 대구와 가까운 동명·지천·기산면 등지의 주민들은 통합에 반대하는 성향이 높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구미시와의 통합이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는 기초의회 의견 수렴, 주민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2014년 통합자치단체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구미·칠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