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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3월까지 지역 26개 동 주민 만나는 박춘희 송파구청장

    [현장 행정] 3월까지 지역 26개 동 주민 만나는 박춘희 송파구청장

    # 마을 입구에서 고개를 들어 보면 저 멀리 가든파이브의 현대식 유리 건물이 번쩍인다. 앞에서는 문정법조타운 조성에 투입된 거대한 타워크레인들이 바삐 움직인다. 도로 건너편엔 위례신도시에 들어선 아파트의 모델하우스가 즐비하다. 그런데 그 아래, 서울외곽순환도로 아래는 1970년대 풍경이다. 깨지고 금 갔지만 서로서로 어깨를 기댄 덕분에 간신히 서 있는 단층짜리 집들이며 에펠탑을 닮은 녹슨 구조물 위에 간신히 얹혀 있는 십자가나 이래저래 움푹 팬 무포장 흙길이 그렇다. 입구의 낡은 나무 푯말 위에는 ‘화훼마을’이라는 글씨가 또렷하다. 이들의 요구 사항은 진입도로 등 생활상의 문제와 위례신도시 편입 문제다. “요구들이 이렇게 많을 줄 미처 몰랐다. 3월 중 꼭 다시 한번 방문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일어서야 했다. # 요구 사항 설명이 똑떨어진다. 첫째, 둘째, 셋째 탁탁탁 짚어 가며 설명한다. 그럴 만도 한 게 문정2동 주민은 모두 인근 아파트 단지 사람들이다. 어느 정도 여력과 수준을 갖춘 사람들인 것이다. 제기하는 문제도 구체적이다. 줄 이은 공사 탓에 대형 차량 운행이 많다 보니 지하 시설 수리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를 아파트 단지 사람들에게만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 경전철 위례~신사 노선이 훼밀리아파트 단지 사이를 관통하는 데 대해 “나중에 재개발 때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반론, 인근 서울공항의 저공 비행 때문에 소음 피해 등이 심각하다는 호소 등이 잇따른다. 진행 상황, 검토 결과를 설명한 뒤 “행정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니 앞으로 관련 절차가 있을 때 주민 참여를 추진해 보겠다”고 답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의 발걸음이 바쁘다. 새해 들어 박 구청장의 첫 행보는 ‘주민과의 만남’이다. 지난달 10일 오금동을 시작으로 매주 3~4곳씩, 3월까지 26개 동을 전부 순회한다. 지난달 27일엔 지역 내에서 가장 대비되는 곳이라 할 수 있는 장지동 화훼마을과 문정2동 ‘번화가’를 찾았다. 주민이 직접 묻고 구청장이 직접 답하는 자리다. 즉문즉답이다. 핵심은 사전에 준비된 각본이나 기획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이날 문정2동 주민들과의 대화 장소는 송파청소년회관 강당이었다. ‘소통의 아이콘’답게 할 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오라는 뜻에서 가장 넓은 자리를 잡은 것이다. 박 구청장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가운데 나오는 의견 하나하나를 잘 곱씹어서 구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윤진숙 장관 코막고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황당 발언

    윤진숙 장관 코막고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황당 발언

    설 연휴인 지난 1일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여수 삼일동 신덕마을 현장을 찾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말 한마디가 피해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 일으켰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일 오전 피해 주민들과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는 관계 공무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유조선과 송유관 충돌사고가 발생한 전남 여수 앞바다를 찾았다. 앞서 싱가포르 선적 16만톤급 유조선(WUYISAN)은 지난 달 31일 오전 9시 30분쯤 여수시 낙포동 원유부두로 들어오다 송유관과 부딪혀 원유 상당량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31일 사고 직후 GS칼텍스 측은 원유 유출량이 유조선에 부딪쳐 파손된 배관에 남아 있던 800여ℓ(4드럼)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적지 않은 규모지만 대형 사고라고 하기엔 경미한 수준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었다. 해경은 다음날인 1일 유출량을 1만ℓ(10㎘)로 추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3일 여수해양경찰서는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164㎘, 820드럼 상당의 기름이 해상으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고 직후 윤진숙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원유유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힘써 달라”며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사고 발생 하루 만에 현장을 찾아간 윤진숙 장관은 피해 주민들로부터 늑장 방문 등에 따른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윤진숙 장관은 설날 ‘기름 지옥’을 경험한 피해 주민들 앞에서 기름 냄새를 피하려 손으로 코를 막고 입을 가리는가 하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덕마을은 지난 1995년에도 기름 유출로 인해 아픔을 겪은 곳이다. 당시 씨프린스호 기름 유출 사고로 3826㏊의 양식장이 황폐화되는 등 1500억원 규모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한 마을 주민은 “장관이라고 하는 사람이 사고난 사람들에게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라는 말이나 하려면 여기는 왜 왔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는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고위 공직자들의 신중한 ‘언행(言行)’을 강조한 바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고 직후 관계 부서로부터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와 비교할 때 양이 얼마 안 되고 해경, 지자체 인력 200여명이 동원돼 1차 방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보고를 받은 상태였는데 현장상황은 그것보다 심각해서 위로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라며 “전체 맥락에서 이해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말씀이었는데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해만 키우는 ‘부랴부랴’ 카드대책

    피해만 키우는 ‘부랴부랴’ 카드대책

    금융당국의 ‘조삼모사’(朝三暮四)식 대책에 업계와 소비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금융사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정부 대책이 발표되면 그다음 날 여론의 비판에 따라 일부 진화에 나서는 상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텔레마케팅(TM) 영업을 제한하자 일부 금융사는 TM 직원을 해고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각 금융사에 TM 조직을 유지하도록 지도했다고 29일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날 “금감원이 각 보험사에 해고없이 조직 유지하도록 지도했다”이라고 밝혔다. 이번 후속 대책은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괜히 ‘불똥을 맞았다’는 보험업계의 불만이 점차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TM 영업 제한 조치는 TM 비중이 70%를 넘는 ERGO다음 등 7개 보험사는 제외되지만 TM 비중이 10%를 넘는 보험사 12곳은 해당된다. 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자 금융당국은 기존 상품을 갱신하는 경우에 한해 전화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가로 내놓았다. 이어 3월 말 이전이라도 제한 조치를 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이날은 조직 유지를 지도하는 등 연일 땜질 처방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TM 직원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데 지금처럼 영업을 막고 3월 말 이후에도 영업 정지 조치가 이어지면 회사로서는 고용 유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전 금융사 TM 직원은 5만명이 넘으며 대부분 월급이 200만원이 채 안 된다. AIA생명 홍콩 본사가 TM 영업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외국계 금융사는 더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 사무처장은 “서한을 보낸 것은 맞지만 항의가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 내용뿐이었고 외국계든 비외국계든 (보험, 카드) 업권 관계없이 국내에서 영업하는 금융사는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주민등록번호 유출과 관련해 개인 식별 대체 수단 마련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민번호 외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정부에서는 여권번호 등 대체 수단 마련 검토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제 해결의 접근 방식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의 주민번호 대체 수단인 아이핀도 사용하기 복잡해 이용이 거의 없는 상태인데 대체 수단을 또 만드는 것은 낭비라는 얘기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대체 수단을 만들 게 아니라 주민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입력해야만 하는 일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미국 등은 우리나라의 주민번호에 해당하는 사회보장번호를 쓰는 일이 거의 없고 신용카드 번호 등으로 본인 확인을 대체하는데 이런 사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원로회의 결정 어겼다며 20세 여성 집단성폭행…‘막장’ 인도

    인도 시골의 20세 여성이 이웃 마을 남성과 사귄다는 이유로 마을 원로들의 명령에 따라 남성 13명에게 집단 성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동부 웨트스벵갈주(州) 경찰은 전날 주도 콜카타에서 240km 떨어진 수발푸르 마을 주민 13명을 성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사건은 지난 21일 이웃 마을에 사는 무슬림 남성이 수년간 사귀어온 수발푸르 마을의 20세 여성에게 청혼하러 왔다가 마을 주민들에게 목격되면서 시작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마을의 최고 원로는 즉각 회의를 소집, 두 남녀를 따로 나무에 묶어놓은 채 이들 부모와 마을 주민이 참가한 가운데 이른바 재판을 열어 두 부모에게 각각 2만 5000루피(43만원)의 벌금을 낼 것을 명령했다. 이에 남성 쪽 부모는 1주일내 벌금을 내기로 합의함에 따라 남성은 풀려났다. 그러나 여성 쪽 부모는 가난해서 벌금을 내지 못한다고 하자 원로회의는 여성을 헛간으로 끌고 가 집단 성폭행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최고 원로를 비롯한 마을 사람 13명이 몹쓸 짓을 저질렀다.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억명의 인도 인구 가운데 70% 이상이 거주하는 시골지역에선 마을 원로회의가 마을 대소사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웨스트벵갈주에선 작년 10월에는 16세 소녀가 남성 6명에게 두차례 집단 성폭행 당한 뒤 불에 태워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같은해 12월 말 끝내 숨져 항의시위가 잇따라 일어나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덴마크 여성 관광객이 인도 남성들에게 길을 물었다가 으슥한 장소로 유인돼 집단 성폭행 당했다. 인도에선 여성경시 풍조와 남녀성비 불균형 등으로 도시와 시골을 막론하고 내외국인 여성을 상대로 하는 성폭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인정보 유출 대란] 국민 50% “1년새 신상 털려 피해봤다”

    국민 10명 중 5명이 지난 1년 새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피해를 보상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부분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에 둔감한 상황에서 고객들마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제2의 개인정보 유출 대란이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안전행정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2013 개인정보 보호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9.9%가 ‘(지난 1년간) 개인정보를 유출당했다’고 답했다. 개인정보의 무단 수집·이용 피해를 본 비율이 59.7%로 가장 높았고 공공·민간기관이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해 피해를 봤다는 응답도 47.0%에 이르렀다. 주민등록번호를 도용당했다는 응답은 28.8%였다. 하지만 개인정보 침해 이후 ‘피해 구제를 위한 대응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75.1%나 됐다. ‘사업자 등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항의했다’는 응답은 10.9%에 그쳤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피해 구제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러워서’(42.3%), ‘피해를 구제받을 가능성이 낮은 것 같아서’(41.4%), ‘피해 구제 방법이나 절차를 몰라서’(39.9%) 순으로 답했다. 고객의 무관심 속에 기업도 개인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했다. 고객 탈퇴 등으로 개인정보 보관 목적이 사라졌거나 보유기간이 경과했을 때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묻자 민간 사업장의 27.3%는 ‘특별한 조치 없이 그대로 둔다’고 응답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정보 보관 목적이 사라질 경우 해당 정보를 즉각 파기해야 한다. 이와 관련, 개인정보보호위가 광운대 산학협력단에 용역 의뢰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6.3%는 온라인사이트 가입 시 약관이나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개인정보 처리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아 가입이 원천적으로 되지 않도록 만들어 놓은 탓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개인정보 관리 등에 대한 규제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수준으로 하되 공공·민간 기관에서 정보 유출 등 문제가 생기면 징벌적 벌금을 물려야 한다”면서 “보안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시중은행 고객정보 대량 유출…최수현 금감원장·신제윤 금융위원장도 포함

    외국계 은행과 카드사, 저축은행, 캐피탈사에 이어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에서도 민감한 고객 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피해자에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와 연예인 등 150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스미싱(신종 문자결제사기)도 활개를 쳐 2차 피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카드에서 1억 400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 고객 정보도 대량으로 빠져나갔다. 최소 수백만명에서 최대 1000여만명의 은행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카드와 연계된 농협은행, 롯데카드의 결제은행까지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사실상 국내 모든 은행의 고객 정보가 노출된 셈이다. 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지난 17일 오후부터 정보 유출 본인 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자신이 이용하는 은행의 개인 정보가 모두 빠져나갔다며 항의하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10년 전에 카드를 해지했거나 카드를 만든 적도 없는데도 개인 정보가 몽땅 유출됐다는 신고가 밀려들고 있다. 피해자 A씨는 국민은행 카드는 쓰지 않고 국민은행 계좌만 2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국민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조회를 해봤더니 은행 계좌를 만들 때 기입했던 정보가 모두 유출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이들 3개 카드사 고객 중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면 이번 정보 유출 피해자만 1500여만명으로 추산됐다. 전국 카드 보유자 2000만명의 70%가 넘는 수준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카드가 같은 계열인 국민은행과 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국민은행 고객 정보도 이번에 많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협은행이나 다른 결제은행 정보가 모두 노출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카드사 정보 유출 사고를 조사하면서 일부 시중은행에도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보여 은행들에 자체 점검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국민카드 유출 확인 서비스를 이용해보니 이번에 빠져나간 개인 정보는 성명, 휴대전화 번호, 직장 전화 번호, 자택 전화 번호, 주민번호, 직장 주소, 자택주소, 직장정보, 주거상황, 이용실적 금액, 결제계좌, 결제일, 신용한도금액, 결혼 여부, 자가용 보유 유무, 신용등급 등이었다. 최대 19개에 달하는 개인신상 정보는 어떠한 금융 사기도 가능한 수준이다. 정보 유출 피해자 명단에는 거의 모든 부처 장·차관, 기업 최고경영자, 국회의원, 연예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을 관리·감독하는 신제윤 위원장과 최수현 원장도 피해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국민카드 사장 등 이번 정보 유출 관련 카드사 최고경영자들과 4대 금융 등 경영진의 개인 정보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모두가 정보를 털린 상황”이라면서 “검찰이 외부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막았다고는 했으나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17일에는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각각 5명씩 투입해 특별 검사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1일 대출모집인과 영업점 직원이 한국SC은행에서 10만건, 한국씨티은행에서 3만건의 고객 정보를 유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은행이 자체 점검해본 결과 건별로 중복되는 사례가 거의 없어 13만명의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 은행은 20일부터 본격적인 개별 공지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들 은행의 경우 유출 건수와 피해자 수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고객 정보 유출 사안이 심각해 특별 검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수십만 건이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캐피탈과 저축은행 문제도 심각하다. 금감원은 최근 불건전 영업행위 상시감시시스템을 가동해 대출 모집에 이상 징후가 큰 저축은행 8곳과 여신금융사 3곳에 대해 해명을 받고 개선을 요구했다. 이 시스템은 대출모집인당 신용조회 건수 등을 자동으로 걸러내, 평균치보다 조회가 많은 대출모집인을 둔 금융사를 찾아낼 수 있다. 이번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를 악용한 스미싱 등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라는 등의 카드사 사칭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은행 계좌번호나 비밀번호 등의 금융 정보를 탈취하려는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스미싱이란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설치돼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 피해 발생 또는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금융사기 수법이다. 국민카드는 긴급 공지를 통해 “각종 메시지를 통해 보안카드 번호,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의 중요 정보를 입력하도록 하는 금융 사기에 각별히 주의해달라”면서 “의심되는 이메일 또는 문자메시지 발견 시 곧바로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은 18일과 19일 간부급 전원이 비상 출근을 하고 전 금융권역의 고객 정보 유출 현황 파악을 지시함과 동시에 정보 유출 금융사에 대해 고객 안내를 강화하라고 지도했다. 일부 카드사 콜센터 등에 접수가 안되거나 유출 조회가 부실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해당 카드사에 인력 충원과 시스템 긴급 재정비를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인도 가자마자 주민들 반대시위…왜?

    朴대통령 인도 가자마자 주민들 반대시위…왜?

    포스코가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인 인도 동부 오디샤주(州) 부지 내 주민들이 중앙정부의 포스코 사업 환경인가 갱신에 항의하는 집회를 벌였다. 16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제철소 건설부지 내 마을 주민 200여명이 15일 3시간여 동안 집회를 열어 최근 사업 환경인가를 갱신한 환경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인도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하는 것에 맞춰 개최됐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부지 내 마을 주민들 반대시위를 벌이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라면서 “애초 인도 언론에선 박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해 주민들이 시위를 준비한다고 했지만 집회장에서 박 대통령과 관련된 발언은 일절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도 환경부는 지난 8일 포스코 제철소 건설사업 환경인가를 갱신했다. 포스코는 앞서 2011년 환경인가를 받았다가 다음 해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운동단체 등의 청원으로 인가를 유보하고 환경영향을 재평가하라는 결정이 나온 뒤 인가갱신을 기다려왔다. 이번 조치로 사업진척의 주요 장애물 중 하나가 사라졌다고 환경부 측은 밝혔다. 포스코는 2005년 오디샤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맺고 120억 달러를 투입해 일관제철소를 건설키로 합의했지만 각서에 따른 주정부의 부지확보가 주민반대 등으로 완료되지 않아 아직 착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16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포스코 사업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협력키로 합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주민들, ‘김정은 생일’ 어린이 과자에 불만 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인 지난 8일을 맞아 북한 당국이 어린이들에게 공급한 과자류의 선물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11일 미국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가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후인 지난 2012년부터 자신의 생일때 소학교(초등학교) 이하 어린이들에게 1㎏ 분량의 당과류 세트를 선물로 공급해 왔다. RFA는 북한 내부의 소식통들을 인용, “올해 공급된 당과류 세트가 예년에 비해 질이 떨어진 것은 물론 양도 줄어들어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RFA에 “올해 선물은 사탕과 과자, 강정으로 가짓수도 단순하고 질도 형편없다”면서 “회령시의 경우 당과류 세트에 들어있는 과자는 제대로 마르지도 않아 떡에 가깝더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비닐봉지에 따로 포장된 강정도 사탕가루(설탕)물에 버무려 얼린 것으로, 집에 가져다 놓으면 녹아버려 형태조차 유지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RFA에 “군이나 농촌에 나간 선물들은 무게가 800g도 못되는 것이 많아 큰 소동이 일고 있다”면서 “무게가 너무도 차이가 나 집단적으로 선물을 반환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이같은 사정에 대해 “이번 어린이 선물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국가적인 지원이 없이 순수 지방자체의 재원으로 마련한 것”이라면서 “국가적인 재료공급이 없어 지방별로 마련하다보니 선물에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새해 첫 아침에 들어서야 급하게 생산하다 보니 질을 보장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여기에다 생산단위 노동자들이 제가끔 몰래 재료들을 떼어먹으니 선물의 양이 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3회 변호사시험 D -17… 법학원 강사들에게 들어본 과목별 팁

    제3회 변호사시험 D -17… 법학원 강사들에게 들어본 과목별 팁

    지난해 처음 시행된 이후로 어느덧 3회째를 맞은 변호사시험이 이제 17일 앞으로 다가왔다. 2014년도 제3회 변호사시험은 내년 1월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다. 사이에 낀 5일은 휴일이라 시험을 보지 않는다. 즉 시험일은 총 4일이다. 이번 시험 지원자 수는 2432명으로 지난해보다 18.9% 늘었다. 시험 장소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설립된 건국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충남대 등 총 5곳이다.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로스쿨 입학 총원(2000명)의 75%로 못 박았기 때문에 변호사시험 지원자가 해마다 늘어도 합격자 수는 1500명 수준에 그쳐 변호사시험 경쟁률은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제도 변화가 없는 한 합격 문턱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변호사시험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합격의 법학원 강사들에게 과목별 대비법을 들어봤다. 시험 첫날 수험생들은 헌법과 행정법 등을 다루는 ‘공법’ 과목과 마주한다. 먼저 ‘공법 선택형’ 문제를 살펴보면 헌법 관련 문제의 경우 조문을 정확하게 숙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행정법은 법 조문뿐만 아니라 관련 사례까지 공부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예산 낭비 사례를 문제로 제시하고 이에 주민들이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또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행정법 문제 출제 방식이다. 문태환 강사는 “헌법은 단순히 조문 내용을 묻는 반면 행정법 문제는 수험생이 개별 조문을 특정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가를 묻기 때문에 행정법을 공부할 때는 관련 사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공법 사례형’에서 헌법은 심판 대상, 청구인의 주장, 적법 요건 판단 내용 등이 모두 담겨 있는 헌법재판소 결정문 전체를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행정법의 경우 대법원 판례와 행정법이 적용되는 사례를 모아놓은 수험서를 반복 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제 법률 관련 서식이 문제로 제시되는 ‘공법 기록형’ 과목에서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 행정소송 소장 등의 양식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문 강사는 “사례형 문제 답안을 작성할 때 법 조문을 응용한 내용 없이 쟁점을 장황하게 풀어 쓰기만 하면 감점을 받기 쉽다”면서 “쟁점과 더불어 관련 법조문, 관련 판례의 핵심 내용, 응용 사례를 균형 있게 적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시험 둘째 날 치르는 ‘형사법’ 과목은 판례 공부가 핵심이다. 오제현 강사는 형법에서 꼭 정리해야 할 판례로 횡령죄에서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와 관련한 판례(2010도10500), 형법 제297조에서 규정한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법률상 처(妻)가 포함되는지 등을 따진 판례(2012도14788) 등을 꼽았다. 형사소송법에서는 피의자신문 조서의 증거 능력 배제 근거에 관한 판례(2010도3359), 영장 없이 채취한 혈액을 이용한 혈중 알코올 농도 감정 결과의 증거 능력 유무 등을 다룬 판례(2011도15258), 전자정보 압수와 관련한 판례(2013도2511) 등이 중요하다는 게 오 강사의 분석이다. 그는 “형사법 선택형 전체 문항의 80% 이상이 판례 문제”라면서 “각 중요 판례의 결론을 정확히 기억하되 비교 판례를 함께 정리하고, 사례형 답안을 작성할 때는 해당 조문과 함께 짧게라도 학설의 이름과 핵심어를 꼭 적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오 강사는 “변론요지서 작성 문제가 출제되는 기록형 문제의 경우 성립될 수 있는 범죄를 정확히 적시한 다음 유죄 입증을 위해 제출된 증거를 평가할 때 반드시 증거 능력과 증명력을 나눠 검토해야 한다. 특히 기록형에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 특별 형법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기존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등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험 일정 3일차 관문 중 하나인 ‘민사법 선택형’ 과목 문제는 민법, 민사소송법, 상법 등에서 골고루 출제된다. 공명상 강사는 “(민사법 선택형은) 전 영역에서 고르게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어느 영역이 중요하다고 딱 꼬집어 말하기가 어렵다”면서도 “굳이 고르자면 민법에서는 채권자 대위권 및 채권자 취소와 관련한 판례와 최근 개정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학습에 주의를 기울이고 민사소송법 영역에서는 공동소송 내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강사는 “상법은 어음수표의 기본적인 법리와 보험법의 최신 판례를 숙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민사법 사례형’ 문제를 풀 때는 내용이 길고 복잡한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평소 민사법 판례를 공부하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물론 이와 연관성이 있는 쟁점을 같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연습이 요구된다. 공 강사는 “민법의 총론 영역에서는 시효 부분을, 채권 영역에서는 선택형과 마찬가지로 채권자 대위와 취소 소송 및 변제 충당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물권 영역의 경우 물권적 청구권, 법정지상권 등의 개념을 숙지하는 것은 기본”이라면서 “민사소송법에서는 공동소송 외에도 기판력, 재소금지 원칙, 중복 제소와 같은 내용을 챙겨야 한다”고 밝혔다. 상법에서는 자기주식 취득, 이사의 자기거래, 전환사채 등을 비롯한 중요 쟁점을 마지막까지 정리하는 것이 좋다. ‘민사법 기록형’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매매계약서, 임대차계약서 등 소송에서 주로 사용되는 문서에 대해 철저히 알고 있어야 한다. 장 강사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민법, 민사소송법 영역에서 기록형 문제가 출제됐는데 지난해부터 상법 부분에서도 문제가 등장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리한 사실관계를 많이 찾아 답안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당부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예멘의회, 美 드론 공격 금지법 통과

    ‘미국의 무인기 공격 피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미국의 무인기(드론) 공격에 따른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면서 예멘 의회가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AFP통신에 따르면 예멘 의회는 15일(현지시간) 무인기 공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민간인 학살 논란을 빚은 미 무인기에 대한 현지 반감을 반영한 것으로, 미국의 무인기 정책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군은 예멘 정부의 알카에다 소탕을 지원한다며 무인기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지난 12일 알카에다 거점인 바이다주 주도(州都) 라다 인근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던 차량 행렬을 무인기로 공격하면서 반발에 부딪혔다. 현지 주민들이 “사망자 17명이 모두 민간인”이라면서 무인기 규탄 집회를 벌인 것이다. 예멘 당국은 해당 공격이 알카에다 고위간부 2명을 노린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오인 공격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주민 수백명은 13일 폭격 사망자 13명의 장례식 때 라다와 수도 사나 사이의 도로를 점거하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공개된 사망자 명단 중에는 예멘 당국의 알카에다 수배자 2명이 포함됐지만 다른 사망자들은 대부분 카이파 부족 방계파에 속한 민간인으로 확인됐다. 카이파족은 자체 무장한 현지 유력 세력이다. 한 부족장은 “미 항공기가 국민을 공격하는 것을 예멘 정부가 막지 못한다면 우리에 대한 통치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멘은 미국이 가장 위협적인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활동하는 곳이다. 미군 측은 무인기 공격이 AQAP 소탕에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간인 희생에 따른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군은 또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에서도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입주 코앞 하남 미사… 기피시설 요지부동

    입주 코앞 하남 미사… 기피시설 요지부동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입주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도시기반시설 공정률이 40%에 그치고 있다. 레미콘공장 이전 등의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입주예정자들이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10일 오후 성남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와 환경부 등을 항의방문해 택지개발지구 안에 있는 레미콘공장 2곳과 공장 20여곳, 미사수산시장 등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내년 6월부터 시작되는 입주에 차질이 없도록 LH와 환경부 등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H 하남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들 시설은 이미 보상을 받았다. 수도권 동북부 신흥주거지인 미사강변도시는 5463㎡의 부지에 3만 7000가구(9만 6000명)가 입주하는 대규모 도시개발지구로 2015년 말까지 1만 5000가구가 입주한다. 이처럼 이전이 늦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LH와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절차 이행을 놓고 맞서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와 LH는 “미사강변도시에 있는 공장 등의 이전은 보금자리특별법에 따라 추진돼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환경부는 “일반 산업단지처럼 모든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고집한다. 이에 LH는 난감해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이행하려면 2년 이상 걸려 입주민들의 집단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00여 상인들이 영업 중인 수산시장과 가나안농군학교 이전은 대체 부지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LH는 “수산시장은 2011년 말 모든 보상절차가 완료돼 시가 제시한 자족시설용지로 이전해야만 도시기반시설 공사는 물론 지하철 5호선 연장 공사도 착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상인들은 시가 제시한 곳이 아닌 하남지식산업센터 부근을 대체부지로 요구하고 있다. 가나안농군학교도 LH가 2011년 6월 학교 설립자인 고 김용기 목사 후손 5명에게 239억여원의 토지보상비를 지급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보상금이 적어서 양평군 지평면 이전에 차질이 있다며 진입로 공사 비용을 추가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입주자대표·관리소장·부녀회장 ‘돈 되는 일’에 절대 권력 휘둘러

    입주자대표·관리소장·부녀회장 ‘돈 되는 일’에 절대 권력 휘둘러

    “캐도 캐도 고구마 줄기처럼 불거져 나왔습니다.” 전국적으로 진행된 아파트 운영 비리 수사에 참여한 한 경찰관은 9일 ‘백화점식’ 비리에 고개를 내저었다. 입주자대표회 간부와 관리소장, 업체는 물론 부녀회와 관리사무소 경리직원까지 ‘눈먼 돈’에 달려든 총체적 비리였다. 인천경찰청은 올 6월부터 지난달까지 특별수사를 펼쳐 43건에 대해 256명을 검거,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를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시도 민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위반 내용 101건을 적발했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건설사에 지정 입찰 방식으로 하자 보수 공사를 낙찰받게 해 주고 9차례에 걸쳐 7700만원을 받은 서부동 S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모(43·여)씨를 지난달 구속했다. 김씨는 또 아파트 승강기 광고를 알선해 180만원을 받고, 아파트 화단 화초를 구입하면서 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500만원을 되돌려 받는 등 ‘돈 되는’ 일이면 앞뒤를 가리지 않았다. 인천 남동구에서는 아파트 배관 공사 대금을 업자 개인 계좌로 입금해 주는 대가로 필리핀 원정 골프 접대를 받은 관리소장 2명이 입건됐다. 아파트 관리에 필요한 각종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는 건설업계 비리를 연상시킨다. 용역·관리업체는 계약을 위해 입주자 대표, 관리소장 등에게 온갖 로비를 벌이고 이들은 쪼개기식 수의계약으로 특정 업체를 밀어준다. 입찰을 하더라도 업체의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등 정상적인 입찰 절차를 따르지 않는다. 대전의 C아파트는 주택법상 200만원 이상 공사는 입찰하라는 규정을 무시하고 3억여원짜리 방수 공사를 수의계약했다. D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할 개별 난방 전환 공사를 별도 추진위를 구성해 의결했다. 인천 남동구 이모(51)씨는 “공개입찰 형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내정자가 존재해 다른 업체 쪽에서 항의하기도 한다”며 “아파트 관리비를 집행하는 이들을 감시할 수 있는 주체가 없고 입주자들은 무신경하니 부조리가 계속된다”고 말했다. 감사는 있지만 전문성이 없는 데다 비리 사슬에 얽힌 경우가 숱하다. 경기 수원시 정자동 동 대표를 지낸 신모(67)씨는 “입주자 대표가 공사업체 선정부터 비용 책정에까지 권한을 행사하는데 관리소장까지 공조하면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낸 관리비를 ‘쌈짓돈’같이 쓰기도 한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한 입주자대표회는 운영비 잔액 842만원을 다음 해로 넘기거나 입주민에게 돌려주지 않고 회식비로 쓰거나 명절 상품권을 구입하는 데 썼다. 이곳 입주자 대표는 자신의 자동차 속도 위반 범칙금 4만원을 아파트 관리비로 내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한전 대신 전기 검침을 하고 받은 검침 수당을 회계 처리하지 않고 관리소 직원 복리후생비로 썼다. 충북 청주의 아파트 관리소장(40) 등 3명은 장기수선충당금 1억 9000여만원을 운영비와 인건비 등으로 사용하다 덜미가 잡혔다. 배관, 승강기 등의 아파트 시설을 수리, 교체하거나 건물의 안전화 등을 위해 적립해 두는 장기수선충당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 보조금을 속임수로 타내기도 한다. 대구경찰청은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 교체 공사에 2400만원이 든다며 가짜 공사계약서를 구청에 제출한 뒤 지원금 960만원을 타낸 북구의 입주자 대표 김모(42)씨와 총무 이모(6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실제 공사 비용은 1300만원에 불과했다. 공동주택지원에 관한 조례상 사업비의 40%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또 부산 북부경찰서는 헌 옷 수거와 알뜰장터 개설 명목으로 받은 1180만원을 임의로 사용한 부녀회장 윤모(49)씨와 총무 등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은행의 출납도장을 만들어 입금증을 위조해 아파트 난방비 1억 4000만원을 빼돌린 김해시의 한 아파트 경리직원 김모(37·여)씨를 구속했다. 인천에서도 아파트관리비 회계 프로그램 및 수납장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관리비 1억 8000만원을 가로챈 경리직원(여·34)이 구속됐다. 이 직원은 공인회계사의 감사보고서에서 자신의 비리 부분을 삭제하고 새로운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하는 대담성을 보였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 @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슈&이슈] 광주 軍 공항 이전

    [이슈&이슈] 광주 軍 공항 이전

    광주시가 군 공항 이전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초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지난 10월 시행령이 공포되면서 이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군 공항 이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광주를 비롯해 수원, 대구 등 도심에 공군 전투비행장을 낀 지방자치단체의 행보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전문가, 주민 등 32명이 참여한 ‘군 공항 이전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이전방안 마련을 위한 여론수렴에 착수했다. 내년 10월까지는 관련 용역을 납품받아 국방부 장관에게 이전을 건의할 방침이다. 군 공항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소음과 도시개발, 도시안전, 교통 등의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투기 소음에 따른 주민 피해다. 광주공항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소음도를 보인다. 광산구 등 3개 구에 걸쳐 30여만명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민간공항 소음도 기준인 75웨클(항공기 소음측정단위) 지역에 15만명, 80웨클 이상 지역에 2만명, 85웨클 이상인 경우만 해도 8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TV 시청은 물론 일상적인 대화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난청에 시달리는 주민도 많다. 심한 지역에서는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10여년 전부터 수차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서는 등 집단민원을 제기해 왔다. 군 공항은 인구가 밀집한 도심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야기한다. 공군 전투기가 상시 상공을 날며 훈련비행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월에는 공군 전투기가 광주 도심 지역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군 조종사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투기가 인구 밀집 지역에 추락할 경우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예상된다. 장기적인 도시발전도 가로막고 있다. 공항은 과거엔 도시 외곽에 자리했지만 급속한 도심 팽창으로 현재는 도심 한복판에 놓이게 됐다. 공항 주변의 인구도 조성 당시엔 7만 1000명에서 지금은 25만여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로 인해 광주의 중심축이 동서 방향으로 단절돼 기형적인 도시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5년 호남선 고속철(KTX) 개통 등과 연계한 광주시의 새로운 발전 거점으로 활용하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면적의 비행안전구역 설정으로 구역 내에 거주하는 주민의 재산권 행사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군 공항 이전에는 적잖은 문제들이 따른다. 특별법상 군 공항을 이전하려면 자치단체장의 군 공항 이전 건의→ 국방부 장관의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 이전 후보지 선정→ 이전 주변 지역 지원계획 수립→ 이전부지 선정→ 사업추진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은 대체 부지 선정 문제다. 군 공항 이전을 바라는 자치단체장이 국방부 장관에게 이전을 건의하면 국방부 장관은 군사 작전과 입지의 적합성 등을 따져 이전 부지를 선정하게 된다. 이전 대상 후보지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투표를 거치게 돼 있다. 군 공항의 전투기 소음 피해가 이미 공론화된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쉽게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을 놓고 자치단체 간의 갈등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이전 작업에 최소 10~2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또 사업추진의 방식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가 이전 사업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사업을 자치단체가 직접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천문학적인 예산은 최대 걸림돌이다.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신규공항 건설비를 3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대 민원을 잠재우기 위해선 주변 지역 지원 규모가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기준 군 공항 토지 매각 비용이 7100여억원으로 추산됐다. 3조원을 이전 비용으로 계상할 경우 2조원이 넘는 예산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대구와 수원은 상대적으로 군 공항 부지의 땅값이 높은 만큼 각각 7조~9조원이 남을 것으로 추정되며,이를 국방부에 돌려줘야 한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이들 3개 공항 이전을 하나로 묶어 예산의 효율적인 분배를 요구해 왔다. 또 최근 ‘군 공항 이전, 민 공항 존치’ 방침에서 ‘공항 전체’ 이전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민 공항을 존치할 경우 전체 공항 면적의 3분의1 이상을 놔두고서는 이전 비용 마련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광주시는 이런 논리로 국방부를 설득해 지자체가 부담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원, 대구 등 형편이 비슷한 지자체들과 이전 문제를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광주 군 공항은 광산구 도호동, 신촌동 일원 831만 1000㎡(251만평)에 걸쳐 조성돼 있으며 1964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국내여행 | 부산 산복도로 르네상스- 이젠 초량동이다!

    국내여행 | 부산 산복도로 르네상스- 이젠 초량동이다!

    시작해 볼까 한다. 거의 40년 전 내가 태어났던 그곳에 대한 이바구를,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오르내렸던 까꼬막에 대한 이야기를.당신이 준비할 것은 기차를 타기 전 2시간뿐이다. *경상도 사투리로 이바구는 이야기, 까꼬막은 비탈길을 뜻한다.고향에 대한 기억은 지극히 개인적이다.‘오빠야~’를 쫓아 경사진 산복도로를 뛰어다니느라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던 가시내의 기억은7살에 멈추었다.이후 내가 태어났던 외갓집과 초량동은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사람들이 떠났고, 집들은 무너져 가고 있었다.그러나 32년 후 다시 찾아온 여행기자에게초량동은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이바구 공작소가 생겼고, 유치환 선생과장기려 선생을 기리는 공간이 만들어졌고,손님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전망대, 카페,까꼬막 게스트하우스가 생겼다.산복도로 위에서 보는 초량동과 부산항,북항대교의 풍경은 비탈을 극복한 자만이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이었다.근현대사의 축소판, 초량동여행애호가들은 다 아는 이야기. 감천문화마을(감천2동 산복마을)은 부산 산복도로에 말 그대로 ‘르네상스’를 몰고 왔다. 2012년 감천마을을 다녀간 여행자가 10만명이라니, 마을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할 정도로 조용하던 산동네는 일약 관심의 중심이 됐다. 그리고 그 르네상스의 맥을 잇는 다음 주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초량동이라고 했다. 초량동이라니! 전쟁 통에 결혼한 외할머니가 8명의 자식을 낳아 키웠고 그 자식의 자식인 내가 태어난 그 동네가 아닌가.초량동은 한국전쟁 당시 판자촌이 얼기설기한 피난민 마을에서 시작됐다. 그나마 물자와 일거리를 구하기 쉬웠던 항구 근처에 난민들은 터를 잡기 시작했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판잣집이 세워져 있곤 했다. 칸칸이 작은 방들로 이루어진 엉성한 집들은 서로 어깨를 기대며 구봉산龜蜂山(405m)의 거북이 등을 타고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집과 집 사이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가는 미로 같은 골목이었고 우마차가 흙길을 다졌다. 산복도로의 시초였다.마을의 풍경은 태생적으로 아름답다. 감천마을의 경우 이미 부산의 산토리니라는 수식어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피난민촌의 역사를 알고 나면 이 풍경은 더 이상 이국적이지 않다. 파랑색 물탱크를 옥상에 이고 다닥다닥 어깨를 붙인 파스텔톤의 집들은 보따리를 하나씩 머리에 이고 산비탈을 오르는 어머니들을 닮았다. 치맛자락을 붙들고 따라 나선 계집아이의 얼굴엔 때구정물이 사라지지 않았다. 상수도가 없으니 급수차가 오는 날에는 아이들도 세숫대야라도 들고 나서야 했었다. 만만치 않은 세월이었다.감천마을에서 시작되어 산복도로를 타고 질주해 온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은 초량동이나 수정동 같은 낙후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동구의 생활문화사를 유적과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곳인 이바구공작소를 포함해 새로운 랜드마크들이 올 초부터 줄줄이 문을 열었다. 웅장하거나 화려한 건물들이 아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유도하듯 평범한 주택들 사이에 전망대, 게스트하우스, 기념관, 카페 등이 자리를 잡았다. 이름이 무엇이든 이 모든 장소들은 최적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이바구길을 따라가다 보면 한없이 주저앉아 경치를 감상하고 싶어지는 ‘구석’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올라가는 과정이 고된 만큼 까꼬막길은 더 큰 보상을 안겨 준다.손쉬운 선택으로 산복도로에만 올라서도 건설 중인 북항대교는 물론이고 오른쪽으로는 남항대교, 왼쪽으로는 광안대교와 산 너머 해운대의 마천루까지 모두 보인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큰일이 있을 때마다 불을 지펴 다급한 소식들을 한양으로 올려보냈던 구봉산 봉수대에 올라서면 부산 앞 바다의 경치는 더 너르고, 더 깊어진다. 그리고 밤이 되면 그 모든 풍경은 저마다의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참으로 은하수 같은 야경이다.굽이굽이 이바구가 들린다경험상, 도보여행은 가벼워야 한다.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부산 지하철역 사물함에 필요 없는 짐을 맡겨두고 길을 건너니 이바구길종합안내판이 쉽게 눈에 띄었다.길 안쪽으로 들어서자마자 부산 사투리, 중국어, 러시아어가 한꺼번에 들이닥친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게 생경한 외국인 거리를 정신없이 통과하니 사거리 한쪽에 붉은 벽돌 건물이 우뚝 서 있다. 1922년 부산 최초의 근대식 종합병원이었던 구 백제병원 건물이었다. 한 때 외국의 의사들을 숱하게 초빙할 만큼 큰 병원이었지만 행려환자들의 시신을 인체표본으로 보관한 일이 밝혀지면서 도덕적 질타와 경영 악화로 문을 받았다는 이야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평생 봉사하며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장기려(1911~1995) 박사가 알았다면 애통해 했을 일이다. 25년 동안 복음병원의 병원장을 지내며 1968년 의료보험의 시초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만들었던 그는 평생 집 한 채를 소유하지 않고 병원 옥탑에서 생활하며 낡은 의사 가운과 청진기만을 유품으로 남겼다. 그의 뜻을 기리는 기념관 ‘더 나눔’은 올해 초량동의 복음병원 분원자리에 문을 열었다.병원에서 몇 발자국을 옮기자 이야기는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부산 최초의 물류창고였던 남선창고터가 병원 뒤에 남아 있었다. 부산항에 도착한 물건들은 1,000평 규모의 창고를 거쳐서 경부선(1905년 개통)을 통해 전국 각지로 보내졌는데 주요 품목이 함경도산 명태여서 ‘명태고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부산토박이치고 남선창고 명태 눈알 안 빼먹은 사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최초’라는 수식어는 종종 ‘임시’라는 수식어와 연결된다. 한강 이남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였던 초량 교회는 부산이 임시 수도였던 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예배를 봤던 곳이다. 그 시절 임시 수도의 정부 교통부로 사용했던 건물은 부산지하철 좌천역 근처에 남아있다.그 당시의 마을 풍경 사진을 만날 수 있는 곳이 골목길 갤러리다. 흑백 사진 속의 그곳과 지금의 이곳은 수십년의 시차를 마주하게 한다. 그 시차를 극복한 사람들이라면 168계단이 선사하는 아찔한 고도 차이도 우습게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올려다보기에도, 내려다보기에도 아찔한 추억들은 168계단 옆 우물처럼 파도 파도 깊어진다. 시인 유치환, 개그맨 이경규, 노무현 대통령, 음악감독 박칼린, 가수 나훈아,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국회의원 안철수, 연출가 이윤택 등 동구 출신들을 마치 가족처럼 자랑하는 주민들의 정서는 2013년에도 유효하다. 그들의 사진과 이력이 벽에 걸려 있는 초량초등학교 동구 인물사담장 앞에 서 있으면 “이~갱규가 이 학교 나왔다 아이가. 나하고 동갑인데… 갸가…”로 시작되는 대화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 길을 오르내리며 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를 낳고, 손자를 마중 나가는 초량동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부산역 앞 초량이바구길 안내도부산역에서 망양로 산복도로를 오르는 짧은 길은 가난하고 아팠지만 따스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이다. 부산역에 내려 바로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기만 하면 이바구길이 시작된다. 종합안내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1~2시간의 산책은 애환 어린 피난시절부터 현재까지 부산의 역사를 꿰어 줄 뿐 아니라 부산 특유의 정서와 서민생활을 깊숙이 느끼게 해준다.Route (옛)백제병원▶남선창고터▶담장갤러리▶동구 인물사담장▶168계단▶김민부 전망대▶이바구공작소▶장기려박사 기념관 ‘더 나눔’▶유치환의 우체통▶까꼬막까지 이어지는 1.5km①부산역 1905년 서울-부산을 연결하는 경부선 계통 이후 부산역은 가장 중요한 부산의 관문 역할을 변함없이 해 왔다. 1953년 대화재로 이전의 부산역이 전소되면서 1968년 지금의 자리에 새로운 역사를 신축했고 2004년 KTX 개통으로 전국이 하루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부산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②부산항 부산항은 원래 아주 조그만 어촌이었지만 고종 때 개항하면서 최초의 무역항이 됐다. 물자가 넘쳐나고 그만큼 일거리를 얻을 수 있는 곳. 전쟁이 터지자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몰려든 사람들은 항구 근처에 머물렀다. 산복도로 아래 피난민 마을은 그렇게 형성된 곳이다.③상해문 청관거리(1884년 청나라 영사관이 이곳에 있었다)라고 불렸던 이 지역은 중국인들이 밀집한 차이나타운이지만 현재는 러시아, 필리핀 사람들도 대거 거주하는 외국인 거리가 됐다. 소문난 중화요리점들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독해 불가능한 외국어 간판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 한때 텍사스골목이라는 불명예를 품기도 했었지만 2007년 7월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되어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④(옛)백제병원 1922년 한국인 최용해가 만든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은 5층 규모의 건물로 외국인 의사들을 초빙할 만큼 번성했었지만 10여 년 만에 경영 악화로 폐업하게 되었다. 이후 봉래각이라는 중국 요리집, 일본 아까즈끼부대의 장교 숙소로 사용되다가 해방 이후 치안대 사무소, 중화민국 영사관, 신세계 예식장 등 여러 용도를 거치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이어가다가 현재는 임대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1972년 화재로 5층 일부가 소실되어 현재는 4층 건물로 남아있으며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3층에는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입주해 있다. 주소 초량동 중앙대로 209번길 16⑤남선창고(터) 백제병원 뒤쪽 탑마트 주차장 정면에는 담쟁이가 엉켜 있는 붉은 벽돌담이 있다. 건물은 2009년 철거되고 담장만 남은 남선창고는 저 멀리 함경도에서 부쳐진 명태를 적재하던 창고라 하여 북선창고(1900년 건립)라고도 불리다 1914년 남선창고로 개명되었지만 명태고방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렸던 곳이다. 경원선이 개통되기 전까지 함경도의 수산물과 강원도의 목재는 부산으로 옮겨서 경부선을 통해 전국으로 보급되었었다. 백제병원 옆(탑마트 주차장). 주소 초량동 393-1⑥김민부 전망대 김민부(1941~1972)라는 이름을 잘 몰라도 ‘기다리는 마음(장일남 작곡, 김민부 작사)’이라는 제목은 잘 몰라도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로 시작되는 노래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을 것이다. 부산시 동구 수정동 출신인 그는 부산고 3학년 때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이후 부산과 서울 방송국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했었다. 부산항의 경치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겸 야외카페도 있다.⑦당산 어디 시골마을이나 남아있을 것 같은 당산이 오밀조밀한 주택가 한가운데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매해 음력 3월과 9월의 보름날에 초량마을의 수호신인 당산 신에게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어린 시절에는 당산이 무섭기만 했었지만 피난시절부터 지금까지 이런 기복신앙에 기대서 어려울 때마다 위로와 힘을 얻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진다.⑧이바구공작소 해방, 한국전쟁, 월남 파병 등의 굵직굵직한 이야기를 교과서적 역사가 아니라 삶의 이야기로 바꾸는 것은 6·25와 보릿고개를 넘으며 산복도로를 지켰던 어르신들의 생생한 목소리다. 2013년 3월 오픈한 이바구공작소는 산복도로를 관통했던 역사와 문화자원을 발굴하여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또 다양한 공연과 전시로 관광안내소와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망양로 486번길 14-13 관람료 무료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매주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www.ebagu.or.kr⑨유치환의 우체통 왜 갑자기 우체통? 의아할 수 있다. 청마 유치환(1908~1967) 선생을 기리는 대형 우체통이 동구의 산복도로에 세워진 이유는 그가 이곳 경남여고의 교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고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부산항을 향한 통유리창 카페에 앉아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특권을 놓치지 말자. 커피 한잔으로 쉬어 가기 좋은 곳이다. 부산역에서 333번 버스를 타고 컴퓨터과학고에서 하차.⑩천지빼까리 카페 마을 정자 옆에 만들어진 카페는 이름이 예술이다. 이른바 ‘천지빼까리 까꼬막 카페’. 동구청장이 아이디어를 냈다는 이 카페는 시원하게 뚫린 유리창을 통해 세상 어느 곳도 부럽지 않은 전망, 특히 근사한 야경을 선사한다. 부산역에서 33번 버스를 타고 초량6동에서 하차.⑪까꼬막 게스트하우스 마을에서 운영하는 체험센터라는 설명보다는 게스트하우스로 이해하면 훨씬 용도가 명확해지는 곳이다. 그것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2층 방에 올라가 불을 끄고 창밖을 바라보면 산비탈 마을의 야경이 별빛과 함께 쏟아져 들어온다고. 1층은 주방 겸 거실이지만 취사를 금지하는 대신 배달 가능한 동네 맛집 목록을 준비해 두었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interview 新 르네상스의 건축가 김진우그는 초량동에 아무 연고가 없는 이방인이다. 서울에서 판문점 ‘평화의 집’을 설계했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지금도 성북동 주택을 설계하느라 바쁜 건축가다. 그런 그가 어느날 산복도로를 찾아와 집 한 채를 구입하더니 동네에게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변신시킨 것. 구청 직원들이 ‘꼭 가봐야 한다’며 앞장섰다. 이런 방문에 익숙하다는 듯 건축가 김진우 선생이 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놀 유遊’자에 ‘벗 붕朋’자, 유붕정이라는 이름이 게스트하우스화된 이 집의 용도를 설명해 준다면 파티에 최적화된 너른 주방과 식탁, 직접 디자인한 난로와 가구들, 거실 한 면을 장식하고 있는 앤디 워홀의 그림과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은 그의 취향을 말해 준다. 비밀스럽게 자리잡은 황토찜질방과 화장실, 기둥 역할을 하는 계단 등등 구석구석이 감탄거리다. 산에서 바다로, 막힘없이 내리꽂히는 이곳의 경치에 반해 버렸다는 그는 산복도로 르네상스를 위해 기꺼이 앞장설 생각이다. 그에게 자극받은 이웃들도 스스로 집 단장에 나서고 있다니, 이미 르네상스는 시작됐다.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부산동구청 051-440-4281
  •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북 완주 삼례 예술촌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북 완주 삼례 예술촌

    전북 완주군 삼례읍이 문화예술의 도시로 화려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을 낀 삼례읍은 조선시대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만나는 호남 최대의 역참지. 1894년 동학 농민군이 운집해 2차 봉기를 했던 저항의 현장이자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대상이 됐던 뼈아픈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다. 1980년대 이후 전주시의 위성도시로 전락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이곳이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군과 문화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예술적 생명을 불어넣은 조그만 읍지역이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해 건설했던 철도 역사와 양곡 보관창고들은 예술적 주제를 풀어내는 장소로 변신했다. 옛 삼례역은 막사발미술관으로, 양곡 보관창고는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났다. 전라선 복선화로 철로가 옮겨가면서 기능을 잃은 옛 건물들을 군이 사들여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2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1920년대 지은 창고 5동과 1970~80년대 지은 창고 2동으로 구성됐다. 2010년 이후 기능을 잃은 이 창고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 끝에 예술촌으로 재탄생했다. ‘삼삼예예미미’라고 이름 붙였다. 예술촌은 건물의 옛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변신을 꾀해 근현대 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내부는 현대 미술로 채웠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낡은 벽체, 녹슨 함석지붕 등은 어느 유명한 예술가도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신 높은 천장을 지탱하기 위해 구조물을 세우고 통풍과 습기 제거를 위해 내부 벽면에 ‘W’자 모양으로 둥근 기둥을 설치했다. 또 ‘H’자 모양 사각 나무 기둥으로 벽면을 장식했다. 이 때문에 예술촌은 밖에서 볼 때는 낡고 거대한 창고에 지나지 않지만 안은 완전 딴판이다. 허름한 양곡창고가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대반전에 보는 이들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예술촌은 책박물관, 책공방 북아트센터, 디자인 뮤지엄, 미디어아트 갤러리, 김상림 목공소, 문화카페, 서점 등이 어우러져 있다. 책박물관은 서울과 강원 영월에 있던 박물관과 서점을 옮겨왔다. 책의 시대별, 주제별로 4개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어린 학생에게는 책에 대한 흥미를, 전문 연구자들에게는 감동을 주는 전시를 연출한다. 1999년 영월에서 책박물관을 시작했던 시절부터 삼례로 옮겨오기까지 과정을 전시로 구성했다. 옛 교과서, 교과서 삽화 등 흥미로운 전시물이 가득하다. 국내 최초의 무인 서점도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정직한 서점’으로 헌책방이다. 책값은 한 권에 2000원 이상 내키는 대로 내면 된다. 정직한 서점에서 종종 열리는 고서, 헌책, 문방구를 사고파는 재활용 벼룩시장도 인기다. 정직한 서점은 가정과 기관에서 푸대접받는 책 기부를 연중 환영한다. 책 공방 북아트센터는 전시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책을 만드는 각종 기계와 도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책의 인쇄와 제본, 제책작업 등 책 제작 전 과정을 체험하고 견학하는 인파들이 줄을 잇는다. 직접 책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스크랩북, 티셔츠 인쇄, 가족앨범북 만들기 등 초·중·고생을 위한 방과후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디자인 뮤지엄은 삼례문화예술촌 탄생의 논의가 시작된 자리다.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수상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없어 안타까워했던 예술인들이 양곡창고를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키자는 논의를 한 게 예술촌 탄생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디자인 뮤지엄은 다양한 산업디자인 제품, 세계적 대표성 디자인, 역사성 디자인, 모자 디자인, 패션 디자인, 학생들의 졸업작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디자인의 시대적 변천사를 정리해 놨다. 김상림 목공소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목가구의 전시, 제작 체험 공간이다. 사람 모양으로 깎아 만든 자목상, 못을 사용하지 않은 짜맞춤 가구, 장인들이 사용하던 공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목수교실, 목공교실도 운영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다양한 목공예품 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미디어아트 갤러리에서는 시각 미디어, 설치·조각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나를 찾는 미술여행’이란 테마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 인성교육도 한다. 예술촌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옛 삼례역사는 막사발미술관으로 꾸몄다. 김용문씨 등 작가 20명이 제작한 막사발과 해외 작품 등 300여점이 전시됐다. 이곳에서는 세계막사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막사발 도예교실을 운영하는 등 막사발 연구와 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다. 막사발을 굽는 재래식 불가마도 있다. 이같이 지자체가 사라질 위기를 맞은 애물단지 시설물을 예술촌으로 재생시키면서 삼례읍은 이제 완주군의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할 정도다. 삼례읍 외곽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만경강을 굽어보는 비비정(등록문화재 221호) 옆에는 전망대를 겸한 휴게 공간 ‘비비낙안’이 들어섰다. 삼례와 익산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던 옛 양수장 옆에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농가레스토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완주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옛것을 지키고 보존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400년 동안 한지를 만들어 왔다고 전해지는 소양면 대승리 한지마을에 공예공방촌을 개관했다. 내년에는 구이면에 주류박물관을 열고, 국내 최초의 담배박물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담배박물관 건립사업은 관련 자료 8만여점을 모은 소장자와 협의를 하고 있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1일 “과거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여 미래를 위해 과거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옛것들을 오늘에 되살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으로 풀어내고 이를 지역의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광주 軍공항 이전 추진 본격화

    광주시가 ‘광주 군 공항 이전’을 위해 시민과 각계의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공항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최근 구성된 ‘광주 군 공항 이전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가 1차 회의를 열고 관련 용역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범시민추진위에는 주민 대표, 교수, 경제인, 시민단체, 의회 의원, 공무원 등 31명이 참여했다. 시는 ‘군 공항 이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군 공항 이전 건의서 작성을 위해 최근 용역을 발주했다. 이 건의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국방부 장관에게 신청하는 것으로 부지 활용 방안, 지원 사업 시행 방안, 재원 조달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 시는 범시민추진위의 의견 등을 토대로 내년 10월까지 세부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최근까지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되 민간 공항은 존치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호남선 고속철(오송~광주)이 완공되는 2015년부터 국내선 공항의 기능이 현저히 쇠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민간 공항까지 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벤트너 일탈 점입가경…이웃에 성폭행 위협 혐의 ‘충격’

    벤트너 일탈 점입가경…이웃에 성폭행 위협 혐의 ‘충격’

    “입 닥쳐라, 그렇지 않으면 네 아내를 범하겠다.”(Shut up, or I’ll rape your wife.) 불과 2일전 ‘기물파손’ 혐의로 체포됐던 벤트너와 당시 함께 있던 일행들이 해당 사건 당일, 소동에 대해 항의하는 이웃에 성폭행 위협을 했다는 믿기 힘든 혐의가 뒤늦게 제기돼 축구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혐의를 단독으로 보도한 매체는 영국의 ‘더선’으로, 벤트너의 기물파손 혐의에 대해서도 단독으로 보도하여 추후에 혐의가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에 많은 현지팬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단, ‘더선’은 이 말을 직접 한 사람이 벤트너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아직 정확히 누가 그 말을 한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건의 자초지종은 다음과 같다. 기물파손 소란이 있던 당일 현장 주변 주택가에 살고 있던 한 주민이 벤트너 일행에게 시끄럽다며 조용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의 옆에는 40대인 아내가 있었다. 그러자, 이 말을 들은 벤트너 일행 중 한 명이 문제의 발언인 “입 닥쳐라, 그렇지 않으면 네 아내를 범하겠다”는 말을 했고 이 말을 들은 아내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을 밝히길 거부한 피해자는 “그 말을 듣고 너무도 무서웠다”며 “만일 그 때 남편이 집에 있지 않았다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피해자는 그 말을 한 사람이 분명히 영국인 억양이 아닌 외국인 억양을 사용했다고 증언했는데, 이 증언과 여러가지 정황을 근거로 ‘더선’은 벤트너가 이 말을 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벤트너는 이런 말을 했냐는 질문에“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아직 벤트너가 이 말을 했다고 증명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벤트너의 실망스러운 모습들 때문인지 팬들은 이미 벤트너가 이 말을 한 것처럼 믿고 있다. 현지 팬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우선 이 말을 한 사람이 벤트너이건, 같이 있던 그의 친구이건 그건 차치하고서라도 대체로 ‘벤트너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물파손 소식이 났을 때만해도 이는 하나의 ‘말썽’일수 있었지만, 벤트너와 함께 있던 일행이 바로 이웃에 사는 그것도 남편과 함께 있는 40대의 여인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는 것이다. 소속팀 아스날에서의 주전경쟁에 또 다시 실패한 벤트너는 반복되는 사생활에서의 악질적인 이슈들로 인해 스스로를 더욱 궁지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의 유망주 시절 모습이나 덴마크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옴부즈맨 칼럼] 문화면에서 울리는 경종/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옴부즈맨 칼럼] 문화면에서 울리는 경종/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아르코미술관은 올해로 개관 34주년을 맞이했다. 이곳은 1979년 ‘미술회관’으로 개관하여 2002년 ‘마로니에미술관’으로 개칭된 뒤 2005년 ‘아르코미술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곳이다. 긴 역사의 족적을 지닌 만큼 미술계의 논쟁과 변화의 장이 된 장소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11월 20일자 문화면의 주요 기사로 ‘아르코미술관’의 담벼락 해체 프로젝트가 동력을 잃고 있다는 소식을 다뤘다. 일부 주민의 항의와 미술관 측의 모호한 태도 등 담벼락 해체에 대한 각계 각층의 첨예한 갈등을 짚으면서 현 아르코미술관 건축물의 향방을 재조명했다. ‘담장 허문 아르코미술관… 예술이냐, 침해냐’라는 눈길을 끄는 제목과 함께 난간 형태의 장애물로 재설치될 운명에 처한 미술관의 담벼락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글이었다. 일반 독자들은 (미술 전문 잡지를 구독하지 않는 이상에야) 사회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지니는 문화계 소식들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전문 매체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일간지의 문화 면이 문화예술담론을 다루는 빈도에 따라 대중들의 관심이 결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르코미술관’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진 것은 ‘한국현대건축의 중요한 담론들에 신문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번 이슈는 문화 면이 단지 유력 작가들의 전시나 예술인들의 인터뷰, 혹은 관람할 만한 뮤지컬 등을 소개하는 공간이 아닌가 생각해 왔던 필자와 같은 일반 독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미술관 측이 공모한 설치미술전 ‘퍼블릭아트오픈콜 오디션’의 당선작 ‘오프닝’은 담벼락이 없는 고 김수근의 1977년 설계 원안을 되살리는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5명의 젊은 예술가들은 담장을 허물고 미술관과 마로니에 공원 사이를 뚫어 열린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공공성과 공익성을 지닌 건물로 환골탈태를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담벼락 해체를 시민들의 문화적 삶의 공간으로 발전시키려는 일련의 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이번 소식의 무게감은 클 수밖에 없다. 김수근이 누구나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는 전시공간을 꿈꾸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1977년 설계 당시 서울시건축심의위원들의 반대 이유로 ‘미술관 뒤 고급 주택가의 서울대 출신 유력인사들’이 거론되었다는 유머러스한 추측이 현 상황에 쓴웃음을 지으며 바라보게 하는 이유다. 시민의 삶과 편의를 위한 공공건축인 만큼 신문과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기사는 동숭동을 중심으로 종로에서 퇴계로까지 자취를 감춰 가는 김수근의 건축물 현황을 짚으며 독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와 함께 김수근의 종로구 원서동 사옥 ‘공간’의 향후 문화재 등록을 다룬 기사를 배치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 ‘공간’ 사옥이 문화재의 지위를 얻는다 해서 훼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 역시 일종의 경종이다. 이러한 기사들이 문화 면에 크게 또 더 자주 실릴수록 공공미술 또는 건축에 대한 독자들의 부족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필자 역시 그동안 휴일 계획을 위해 훑어보는 유명작가 홍보성 기사들에, 혹은 관람객 수를 자랑하는 기사들에 익숙해져 있지는 않았나 질문을 던져본다.
  • 野 “교학사 교과서가 우리 정체성에 맞나” 정 총리 “역사학자 판단할 문제” 즉답 피해

    野 “교학사 교과서가 우리 정체성에 맞나” 정 총리 “역사학자 판단할 문제” 즉답 피해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우리 정체성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는 도종환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며 즉답을 피했다. 도 의원은 교학사 교과서에서 일본이 무력으로 강요한 강화도조약을 ‘고종의 긍정적인 인식으로 체결됐다’고 서술한 부분에 대해 “고종의 긍정적 인식이라는 게 진실인가”라고 물었고, 정 총리는 “역사의 진실 문제는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또 비켜갔다. 도 의원이 “(교학사 교과서에는) 일제시대 토지조사가 식민지경제기반 구축을 위한 조선 진출이라고 돼 있다”면서 “진출이 적합하다고 보나, 침탈이 적합하다고 보나”라고 추궁하자, 정 총리는 “용어의 부적정한 부분이 있다면 검정위원회가 수정하고 있으니 맡겨 달라”고 답했다. 정 총리가 계속 즉답을 피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친일 총리 물러나라” “대한민국 총리가 아니다”라며 거세게 항의하며 이병석 부의장에게 정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집단 퇴장했다. 이어 질의자로 나선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교학사 외 다른 7종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천안함 폭침 사건, 아웅산 테러 사건, KAL기 폭파 사건은 교학사외 다른 7종 교과에 전혀 언급이 안 되고 있다”면서 “6·25는 남침인데, 천재교육 교과서에는 마치 남한의 크고 작은 도발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기술돼 있다”고 말했다. 질의는 오후 들어 정 총리가 문답의 형식을 통해 “충실한 답변을 못 드린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하면서 정상화됐다. 정 총리는 최민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침략’ ‘학살’ ‘만행’ 등의 용어로 답했다. 하지만 같은 당 유은혜 의원이 “교학사 교과서 검정승인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검정위원회에서 통과시킨 것이라서 의견을 내기가 힘들다”고 답했으며,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다시 소란이 일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교학사를 제외한 나머지 7종 교과서에서 65건의 오류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고교 역사교과서에 대해) 800여건의 수정·보완을 권고했다. 상당수는 반영됐는데 나머지 60여건은 수정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수정·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에서 나온 연평도 포격 발언과 관련, “사제이기 이전에 국민으로서 젊은 장병들이 피로 지킨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해서, 또 반인륜적인 주민 포격으로 주민이 사망한 일에 대해 옹호하고 찬양하는 듯한 발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 국민의 이름으로 지탄받아야 하고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이 불거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내정을 취소할 정도의 흠결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담장 허문 아르코미술관… 예술이냐, 침해냐

    담장 허문 아르코미술관… 예술이냐, 침해냐

    지난 9월 말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1979년 건립)의 뒷담이 헐렸다. 높이 2.7m, 길이 8m의 이 담벼락의 해체는 ‘공공미술관인 아르코미술관과 마로니에 공원 사이의 길을 뚫어 열린 공간으로 변모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는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꿈이기도 했다. 김중업(1922~1988)과 함께 건축계를 이끌었던 한국의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은 누구나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는 전시공간을 꿈꿨다. 붉은 벽돌 건물로 상징된 미술관은 둘러싸여 있으나 결코 막히지 않은 ‘모태 공간’을 지향했다. 또 대학로의 큰길에서 미술관 뒤편의 낙산까지 연결되는 문화통로로서의 선언적 의미도 컸다. 하지만 그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범재 단국대 명예교수(전 공간건축사무소 실장)는 “김수근 선생이 1977년 설계한 원안에는 담벼락이 없었다. 당시 서울시 건축심의위원들이 반대해 어쩔 수 없이 양옆에 문이 달린 낮은 담벼락으로 절충했고, 이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미술관 뒤 고급 주택가에 서울대 출신 유력인사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가장 설득력을 얻었다”고 전했다. 서울대 문리대 이전과 대학로의 상업지구화와 맞물려 미술관의 벽은 이후 더욱 견고해졌다. 양옆의 통로는 아예 폐쇄됐고, 담의 높이도 높아졌다. 인근 공원이 불량 청소년과 노숙자들이 모이는 우범지대가 되면서 미술관은 점차 주변과 멀어졌다. 그렇게 영영 좌절될 듯하던 김수근의 꿈은 최근 5명의 젊은 예술가들의 의기투합으로 무려 36년 만에 실현됐다. ‘오프닝’ 프로젝트로 불린 활동은 지난해 아르코미술관이 공모한 ‘퍼블릭아트오픈콜 오디션’의 당선작이기도 하다. 열린공원으로 바뀐 마로니에공원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미술관 측이 제안한 설치미술전에서 이들의 아이디어가 채택된 것이다. 프로젝트에는 구보배(조경), 김소철, 정재연(미술), 김지연(기획), 이철호(건축) 등 20, 30대 작가들이 참여했다. 미술가 정재연씨는 “한 건축학자의 논문에서 김수근의 설계 원안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미술관 설계를 돕던 이범재 교수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팀은 지난 9월 28일 담벼락을 해체했다. 붉은 담벼락을 제거하고 관람객에게 이동의 자유를 선사했다. 이 프로젝트의 과정은 영상과 사진에도 담겼다. 팀원들은 “김수근 선생의 설계 원안을 되살린 것 외에도 대학로에서 가장 어둡고 침침한 아르코미술관 뒷길을 밝히고, 공공미술의 흐름을 마로니에 공원까지 확장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담벼락은 조만간 난간 형태의 장애물로 재설치될 운명에 처했다. 담벼락이 없어져 사생활을 침해받는다는 일부 주민의 항의와 미술관 측의 모호한 태도로 프로젝트가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팀은 오는 23일 지난 두 달간 모은 온·오프라인 설문과 CCTV 분석을 통해 담벼락 해체 전후의 상황을 비교한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김수근이 설계한 건축물들은 공개 매각을 앞둔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사옥(1971)을 비롯해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퇴계로에 이르는 옛 세운상가 건물(1967), 중학동에 자리했던 직각 삼각형 모양의 옛 한국일보 사옥(1968), 장충동의 옛 타워호텔(1969) 등은 이미 사라졌다. 명동1가의 오양빌딩(1962), 장충동 자유센터(1963), 국립부여박물관(1965), 한계령휴게소(1979), 경동교회(1980), 올림픽주경기장(1986) 등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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