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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민의 월드why] ‘워터 마피아’ 판치는 현실판 ‘매드맥스’

    [송혜민의 월드why] ‘워터 마피아’ 판치는 현실판 ‘매드맥스’

    인도 북부 대도시 델리에 사는 맘타 데비는 커다란 플라스틱 물통을 들고 초조한 눈빛으로 거리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자갈길을 지나 거대한 물탱크가 들어왔고, 데비는 다른 주민들과 함께 탱크로 달려가 플라스틱으로 된 파이프를 낚아챘다. 물통에 물을 가득 담으려는 찰나,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다가와 “이 물탱크는 15일에 단 한 차례만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쓰기에도 모자라다!”고 소리치며 미처 다 채우지 못한 물통에서 거세게 파이프를 낚아챘다. 이 남성의 정체는 ‘워터 마피아’다. 데비가 살고 있는 델리 지역 가구의 25% 정도만이 집과 외부를 연결하는 물탱크나 물파이프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75%는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물을 사용해야 한다. 심각한 수자원 부족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서 주기적으로 물 공급에 나서고 있기는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보니, 불법적으로 지하수를 갈취해 서민들에게 파는 워터 마피아가 판을 친다. 물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갖는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인간의 도시화와 산업화로 지하수의 고갈 및 오염이 발생하고, 뒤이어 씻고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이를 무기이자 방패로 삼은 집단이 암암리에 권력을 행사하는 현상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신종 범죄집단 워터 마피아는 대부분 지하수를 몰래 시추하거나 갈취하는 방법으로 물을 얻는다. 특히 물 부족 현상이 극심한 델리 지역에는 워터 마피아가 불법으로 지하수를 퍼내기 위해 만든, 깊은 우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범죄 집단에 의해 수로 중간에서 물이 ‘증발’해버리면 델리 주민들이 정부로부터 무료로 지원받는 물의 양이 줄어든다. 물이 부족한 주민들은 비싼 돈을 주고 워터 마피아로부터 물을 사들인다. 이는 그마저 물을 살 돈이 있는 주민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워터 마피아의 활개는 가난한 이를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 실제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델리에 거주하는 주민 A의 월 평균 수입은 한화로 약 15만원인데, 이중 워터 마피아나 개인 소유 우물을 통해 물을 구입하는데 쓰는 비용은 3만 3000원 상당으로, 전체 수입의 22% 가량을 차지한다. 그녀는 “물을 사는데 쓰는 돈을 내 아이를 위해 쓴다면 더욱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이에 대해 항의하면 그들은 수로를 완전히 끊어놓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저 이것이 사업의 일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분노를 토해냈다. 더 큰 문제는 거액을 들여 물을 산 이후에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워터 마피아나 우물을 소유한 개인이 시추한 물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판매되는데, 이 물은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경우가 많다. 식수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정도다. 간신히 손을 씻는 정도로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물을 잘못 사용했다가는 심각한 피부병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수자원 부족으로 인한 기이한 현상은 워터 마피아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도 남부의 뭄바이 인근에서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의 아내를 둔 남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모두 물 때문이다. 식수나 생활수를 한 번 얻기 위해서는 땡볕 아래서 몇 시간을 걸어가는 것도 모자라 줄을 서서 기다리기까지 해야 하는데, 이미 자녀까지 있는 가장은 일자리를 뿌리치고 물을 기르러 갈 여유가 없다. 때문에 남성들은 ‘물 심부름을 한다’는 유일한 조건으로 여러 명의 아내를 얻는 것이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서울의 젖줄이라 부르는 한강처럼, 사실 인도에도 규모가 상당한 강이 존재한다. 특히 워터 마피아가 장악한 델리는 인류 역사의 중요한 무대인 갠지스 강(江)과 갠지스 강의 지류인 야무나 강, 인더스 강의 5대 지류 중 가장 긴 수틀레지 강 등을 주요 수자원으로 삼는다. 강이 완전히 마르지 않는 이상 이들 강을 식수 공급에 이용하면 될 일인데, 이 역시 여의치 않다. 인디펜던트는 델리 주위를 흐르는 강이 주민들의 생명수가 될 수 없는 이유로 주 정부의 잘못된 행정 및 도시의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꼽았다. 강물을 곧바로 식수로 이용할 수 없으니 정수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워터 마피아 등 불법 물 매매가 성행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정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계 물 보호단체 ‘워터 에이드‘(WaterAid)가 2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서 주기적인 물 공급을 필요로 하는 인구는 7600만 명에 이르는데, 2013년 인도 정부가 주민들에게 제공한 물은 하루 7억 5700만ℓ수준으로, 1700만 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양에 불과했다. 인도 정부의 무능함이 지적되는 부분이다. 인도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책하고 있다. 델리 주 상감 비하르 의회 대변인은 워터 마피아의 행각과 관련해 “부도덕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지금 델리 주민들에게 마실 물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여전히 농업 비중이 높은 인도에서, 자녀의 증가는 노동력의 증가라는 인식이 인구 증가를 막지 못했다. 인류 문명의 시초가 된 강줄기를 가졌음에도 인도인들이 목마름에 시름하는 원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 전역에서 지속되는 수자원 부족 현상이 엘니뇨 현상(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생하는 기후 현상)의 징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영화 ‘매드맥스’는 주인공들이 물을 이용해 권력을 장악한 독재자를 처단하는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만 했다. 인도의 현실이 희생 없는 ‘평화로운 해피엔딩’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해병, 호텔서 40대 여성 성폭행…오키나와 충격

    美 해병, 호텔서 40대 여성 성폭행…오키나와 충격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군이 일본인 관광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현지 주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13일 새벽 나고시 헤노코의 캠프 슈와브에 군무하는 해군 병사 저스틴 카라테라노스 일병은 오키나와 번화가인 나하시의 한 호텔에서 투숙하던 중에 복도에 잠들어 있던 40대 여성을 자신의 방에 끌고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사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오키나와 주민들은 분노했다. 22일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에는 용의자가 근무하는 캠프 슈와브에 2천500여명의 주민이 모여 항의집회를 했다. 여성단체 대표인 다카자토 스즈요씨는 “지금까지 (미군에 의한 폭행 사건에 대한) 미일의 대응은 폭력 해결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사건이 반복되고 피해자가 침묵해야 하는 환경은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나미네 스스무 나고시장은 “캠프 슈와브 소속 병사가 일으킨 사건·사고는 끝이 없고,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약자들”이라며 “이제 더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미군측의 재발방지책 및 기강확립 등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는 더는 이런 사건을 막을 수 없다”며 미일지위협정 개정 및 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주일미군 주둔지인 오키나와에서는 미군에 의한 성범죄가 이어져 왔다. 1995년에는 미군에 의한 소녀 폭행 사건이 발생해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적발된 미군 관계자에 의한 성범죄는 129건, 피해자는 147명에 달한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사건 발생 이후 로렌스 니콜슨 오키나와 주둔 미군 지역조정관이 지난 16일 오키나와현청을 찾아가 오나가 다케시 지사에게 “이번 사건은 매우 유감이다.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재교육을 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오나가 지사는 “수십번, 수백번도 항의했지만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다”며 “좋은 이웃이라는 말로만이 아니고 실행된 전례가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인 ‘셀프 공천’… 강봉균 ‘공천 사양’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0일 4·13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확정하려 했지만 중앙위원회 반발로 무산됐다. 전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비례대표 전략공천권(당선 안정권의 20%인 3명)을 써서 1번에 박경미(여)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2번에 자신을, 6번에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를 배정했다. 하지만 박 교수의 논문표절 의혹 등 후보자 부적격 논란이 불거진데다 비대위에서 임의로 비례대표 후보군을 상위 1~10위인 A그룹과 B그룹(11~20위), C그룹(21~43위) 등으로 나눈 뒤 그룹별 투표를 통해 순위를 정하도록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일부 중앙위원들이 3개 그룹으로 칸막이를 친 결정이 중앙위원회 투표(1인 4표)로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도록 한 당헌 위배라고 항의하면서 회의는 중단됐다. 더민주는 이날 저녁 비대위를 소집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21일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중앙위도 21일 오후에 다시 열린다. ‘차르’(러시아 전제군주)란 별명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온 김 대표의 행보가 처음 제동이 걸린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눈가리고 아웅할 생각 없다”며 비대위원들에게 ‘셀프 전략공천’ 고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론 중앙위에서 투표 방식에 이의를 제기한 모양새이지만 그동안 김 대표의 서슬에 숨죽였던 당내 견제심리가 발동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비례대표에 욕심 없다.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2월 28일 기자회견) “비례대표 4번 해봤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니다”(3월 16일 관훈토론회)던 김 대표가 ‘셀프 전략공천’을 하자 부정적 여론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더민주는 앞서 한병도 전 의원과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을 각각 전북 익산을과 서울 송파을에 전략 공천했다. 서울 은평갑에는 박주민 변호사, 동작갑에는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공천장을 받았다. 지난 15일 새누리당에서 공천 배제돼 탈당했던 3선 진영 의원도 이날 입당과 함께 서울 용산에 전략공천됐다. 한편,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비례대표를 맡지 않기로 했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영입 과정에서 “정치적인 욕심이 없다”며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행적으로 여당 선대위원장은 비례대표 2번 등 상위 순번을 받아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화마당] 당신은 소설을 열심히 읽었습니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당신은 소설을 열심히 읽었습니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1995년 3월 20일 월요일 아침. 도쿄 지하철 마루노우치선, 히비야선, 지요다선의 다섯 개 차량에서 신경가스계 독가스가 살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지하철에 타고 있던 시민들은 눈이 멀거나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켰고 부상자는 5000여명에 달했다. 인간의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키는 이것의 정식 명칭은 ‘사린’이며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한 맹독 가스로 알려져 있다. 아사하라 쇼코는 1955년 3월 2일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에서 태어났다. 소작으로 겨우 집안을 건사하던 부모가 일곱 번째로 낳은 자식이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눈에 이상이 있었는데 자라면서 거의 보이지 않게 돼 구마모토 현립 맹인학교에 다녀야 했다. 아사하라와 같은 처지의 학생들이 많았고 그중에는 미나마타의 수은 중독이 원인인 경우도 있었다. 야쓰시로에서 미나미타까지는 차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으며 같은 바다에 면해 있다. 하지만 아사하라의 형이 아사하라를 미나마타병 환자로 관청에 신고했을 때 돌아온 것은 아사하라를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소문과 괴롭힘”이었다. 후지와라 신야는 ‘황천의 개’에 이렇게 적었다. “미나마타의 질소 공장은 패전 후 국가 재건에 앞장선 선봉이었다. 그 국가적 산업은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것을 알면서도 미나마타 앞바다에 수은을 방류했다. 중앙정부는 냉혹하게도 국가 재흥에는 다소간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아사하라가 고향을 떠나 도쿄에 머물며 옴진리교를 설립한 것은 1984년이었다. 1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1만여명에 가까운 이들이 모였다. 변호사와 생화학자, 의사, 과학자, 심지어 정부 관료와 경찰의 수도 상당수에 달했다. 이른바 사회 엘리트층인 그들을 향해 아사하라는 핵전쟁을 예언하고 옴진리교의 신자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최첨단 무기와 독가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반론은 허용되지 않았다. 교단 내부에서 아사하라의 예언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은 조용히 제거됐다. 교단의 활동에 항의한 인근 주민들에게는 테러가 가해졌다. 문제는 살인과 납치, 폭력이 자행됐음에도 경찰 당국은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옴진리교에 대한 경찰 내부의 움직임이 교단에 소속된 경찰 간부에 의해 시시각각 보고될 정도였다. 1995년의 대참사가 벌어진 그 순간까지도 사린에 대한 방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문학 수업을 맡고 있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뉴스를 접하고 일본으로 돌아가 책을 쓸 결심을 한다. 그는 피해자 140명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언더그라운드’라는 제목의 르포르타주를 출간하며 평범한 사람들이 허무하게 죽어갈 수밖에 없었던 주된 이유로 “무방비 상태의 정치가와 경직된 관료 시스템”을 들었다. 한편으로 사건에 가담한 신자들과 인터뷰할 때는 공통 질문 하나를 던진다. “당신은 소설을 열심히 읽었습니까?”라는 것이었다. 철학이나 종교, 과학 서적을 탐독해 온 신자들 대부분이 소설에는 흥미가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들의 대답을 종합해 하루키는 “아사하라가 내세운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픽션이었다. 그러나 픽션에 익숙하지 않은 신자들은 아사하라가 제시한 픽션을 사실과 뒤죽박죽 섞어 고스란히 받아들였다”고 진단했다. 일리가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소설을 읽지 않게 되는 것도 어쩌면 비슷한 맥락일지 모른다. 하긴 읽지 않는 것이 어디 소설뿐이겠냐만.
  •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①욕지도가 피었다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①욕지도가 피었다

    육지는 섬을 꿈꾸고 섬은 육지를 그린다. 그렇게 남해를 사이에 두고 통영과 욕지도는 서로에게 꿈과 그리움으로 일렁인다. 둘 사이를 가르는 쪽빛 파도에 육지와 섬이 보내는 연서戀書가 실려 온다. 남쪽 바다가 수줍게 건네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 보자. 욕지 앞바다의 고등어 양식장. 동그란 양식장이 마치 꽃 모양 같다 욕지항의 모습. 작은 항구가 정겹 ●욕지도가 피었다 오랜 시간을 섬은 물고기와 사람을 그리워했다. 그래서일까. 섬 곳곳에 그리움에 지친 꽃 ‘동백’이 빨갛게 피었다. 지금 욕지도에는 물고기와 사람의 꿈이 퐁퐁 피어난다.이름에 품은 ‘알고자 하는 마음들’ 섬 이름이 제법 거창하다. 욕지欲知, ‘알고자 하거든’이라는 뜻이다. 이 섬에 머물기만 하면 저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섬은 어리석은 육지 사람들을 이름으로 유혹한다. 욕지도의 지명은 ‘辱知蓮華藏頭尾問於世尊욕지연화장두미문어세존’이라는 불교 경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연화장극락세계를 알고자 하거든, 그 처음과 끝을 부처님께 물어보라’는 뜻이다. 욕지도와 함께 연화열도를 이루는 연화도, 두미도, 세존도 역시 같은 문구에서 유래했다. 극락을 찾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통영의 삼덕항에서 출항한 배는 45분을 달린다. 곤리도, 추도, 두미도, 노대도와 같은 이름의 섬들을 밀어내며 달린다. 섬들이 가까워졌다가 이내 멀어진다. 바다에 점점이 박힌 섬들을 눈으로 좇다 보면 어느새 욕지도다. 배에서 마주한 섬의 얼굴이 말쑥하다. 바다는 눈부시고 바람은 시원하다. 남해 바다에 고요히 떠 있는 섬에서 극락세계, 파라다이스를 구하는 것은 인간의 끈질긴 허영심이다. 인간이 던지는 초라한 질문에 섬은 말없이 스스로를 내어 준다. 그리고 아무리 초라하고 한심한 꿈일지라도 섬은 넉넉하게 그 마음을 품어 준다. 배가 도착하는 욕지항의 오목한 항구처럼 말이다. 비렁길 옆으로 해가 지고 있다 벼랑이어도 괜찮은 비렁길 벼랑을 뜻하는 비렁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비렁길은 절벽을 따라 이어진 옛길을 다듬은 곳이다. 이곳에는 후피향나무, 돈나무, 팔손이 등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누가 심어 주고 가꾸어 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묵묵히 살아내는 나무들이 어여쁘다. 숲에서는 바다 냄새가 나고, 바다에서는 숲의 향이 풍긴다. 절벽 위의 고불고불한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출렁다리 앞이다. 출렁다리는 욕지도의 또 하나의 비경. 이름처럼 걸을 때마다 다리가 출렁인다. 한 걸음 내딛으면 출렁, 잦아들길 기다렸다가 한 걸음 내딛으면 다시 출렁, 걸음을 조심하게 만든다.출렁다리를 건너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전망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당바위가 너르고, 바위 양쪽의 풍광이 시원하다. 마당바위의 끝으로는 그저 바다, 바다, 바다뿐이다. 탁 트인 바다 앞에 서자 버거웠던 것들이 사라락 사그라지는 것만 같다. 하늘이 붉어지고 바다도 붉어진다. 해질녘이다. 다시 하루 동안의 나와 화해하는 시간이다. 좌부랑개로 불리던 자부마을동백꽃이 욕지 바다를 향해 만개했다양식장에서 일하는 욕지도 주민 입 안에 생생한 고등어 놀던 바다 욕지도가 좋은 것을 고기가 먼저 알았다. 욕지도 인근 바다는 수온이 높고 잔잔한 대신 조류가 빨라 물이 깨끗하다. 인간보다 예민한 고기들이 몰리지 않을 이유가 없고, 고기가 몰리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시대, 가장 먼저 근대화가 이루어졌던 섬이 바로 욕지도다. 욕지도 바다에는 주야로 고깃배들이 몰렸다. 또 돈이 몰렸다. 욕지항 근처에 있는 자부마을의 옛 이름은 ‘좌부랑개’다. 그 옛날 좌부랑개의 골목마다에는 100여 개의 술집이 있어, 뱃사람들이 거친 하루를 달래던 노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의 자부마을은 조용한 어촌이다. 그러나 골목길을 걷노라면 뱃사람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만들던 그 옛날의 니나노 가락이 고샅마다 들리는 것만 같다. 자부마을에 술집과 유곽은 사라졌지만 일제 강점기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로 고등어 간독이다. 고등어 간독은 만주에서 전쟁 중이던 일본군에게 생선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아래로 땅을 판 후 그 안에 내장을 제거하고 살짝 말린 고등어를 소금과 함께 차곡차곡 쌓아 저장하던 곳이다. 욕지도 인근 바다에서 자연산 고등어가 한창 좋았던 시절까지도 된장독, 고추장독처럼 집집마다 있는 고등어 간독에다 고등어를 저장했었다. 그러나 이것도 고등어가 좋았던 시절 이야기다. 지금은 욕지도 인근의 수온이 상승해 자연산 고등어를 잡으려면 먼 바다로 나가야 한다. 욕지도 앞 바다에 고등어의 발길이 끊어지자 고등어 간독도 비었다. 빈 고등어 간독은 물이 차거나 야생동물이 빠지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그렇게 집집마다 있던 고등어 간독은 고등어 좋았던 시절과 함께 하나둘씩 메워지거나 헐렸다. 최근에는 고등어 간독의 역사적 의미를 보존하고자 대형 간독의 복원이 한창이다. 다행히 고등어가 욕지 바다에서 놀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욕지도 사람들은 욕지 바다를 떠난 고등어를 좇는 대신 기르기 시작했다. 고등어 양식 말이다. 욕지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등어 양식에 성공한 곳이다. 욕지도 바다 여기저기에 동그란 그물이 꽃처럼 피었다. 바로 내파성 가두리 양식장이다. 이곳에서 체포된 치어가 성어로 길러진다. 고등어는 배양기술이 없다. 치어를 체포해 기르는 방식으로만 양식이 가능하다. 그래서 내파성 가두리 양식장 옆에는 반드시 치어를 체포하기 위한 정치망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이곳 욕지도에서 고등어 양식이 가능한 이유는 치어 체포가 비교적 쉽고, 고등어가 겨울을 날 수 있을 정도로 수온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고등어 양식은 수질도 중요한데, 욕지도는 물길이 하루에 4번 바뀌므로 바다 속 부유물 제거가 용이함에 따라 항상 물이 맑고 깨끗하다. 가두리 어장 안에서 좁은 공간에 적응한 고등어는 수차 안에서도 생존 가능하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고등어 회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수차보다는 바다에서 건진 고등어가 맛이 더 좋을 것이다. 욕지도에서 기른 고등어 회 맛을 안 볼 수 없다. 솜씨 좋게 손질된 고등어 회가 꽃잎처럼 접시 한 가득 담겨 온다. 붉은 살 한 점을 얼른 입에 넣는다. 살이 단단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눅진하게 배어 나오며 달다. 욕지 바다가 기른 맛이 참 생생하다. 깻잎에 쌈장과 생강을 넣고 쌈을 싸 먹으니 고등어의 기름진 고소한 맛과 깻잎의 청량한 향, 생강의 알싸한 맛이 씹을수록 한데 어우러져 일품이다. 입 안에 욕지 바다가 번진다. 할매 바리스타가 능숙하게 주문 받은 음료를 제조한다아기자기한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 고운 우리 섬 할매바리스타 욕지도가 부유한 어촌이던 시절, 통영에서 섬으로는 시집을 보내지 않았으나 욕지도만은 예외였다고 한다. 욕지도로 시집온 이야(언니를 뜻하는 통영 사투리)는 세월 따라 꽃다운 섬 할매가 되었다. 자부마을 항구에 아리따운 섬 할매들의 꿈이 자박자박 부풀었다.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이야기다. 다방커피와 커피믹스만 알던 섬 할매들이 이름마저 생소했을 바리스타의 꿈을 키웠다. 이를 위해 할매들과 커피 선생님은 6개월간 통영과 욕지도를 오가며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한 12명의 할매들과 이사장, 총무를 포함한 총 14명은 ‘자부마을 섬마을 쉼터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을 차렸다. 의자와 테이블 몇 개로 소박하게 시작했던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은 지난해 4월 마을기업으로 지정되어 정부 지원을 받았다. 덕분에 지금은 꽤 근사한 커피숍이다.커피숍에 들어서자 손으로 쓴 메뉴판과 작지만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이 여행자를 맞는다. 꼬불꼬불 파마머리에 얼굴이 고운 할매가 주문을 받는다. 뜨거운 라떼 한잔을 주문한다. 안쪽에서는 다른 할매가 먼저 주문받은 라떼를 내리고 있다. 조금 느려도 우유 거품을 능숙하게 뽑아낸다.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의 메뉴는 아메리카노, 라떼, 핫초코, 스무디. 여기에 향토음식인 빼떼기죽, 고구마라떼, 고구마 케이크 등 욕지도 특산물인 고구마를 이용한 메뉴가 더해졌다. 가격도 착하다. “심심했는데 언니들캉 동생들캉 여서 시간 보내는 기 제일로 좋다.” 아무래도 할매들은 느지막이 시작한 바리스타 일이 재미있기만한가 보다. 커피숍에 출근하기 위해 안하던 화장도 곱게 하신단다. 할매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커피 중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는지가 슬며시 궁금해진다. “우리도 자주 마신다. 아무끼나 묵어도 다 맛나다.” 컵에 가득 담긴 라떼를 호로록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고기가, 어부가, 노랫가락이 그득하던 항구에 향기가 차오른다. 커피에서 참 고운 맛이 난다.할매바리스타 경남 통영시 욕지면 욕지일주로 15 055 645 8121 아메리카노 2,500원, 빼데기죽 5,000원, 고구마라떼 3,500원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윤정 취재협조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www.hanbada.or.kr,통영시 www.tongyeong.go.kr
  • “말 안 들어서 가뒀어요” 원영이 계모, 현장검증에서도 반성은 없었다

    “말 안 들어서 가뒀어요” 원영이 계모, 현장검증에서도 반성은 없었다

    7살 아이를 끔찍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는 현장검증을 하는 순간에도 별로 죄책감을 보이지 않는 듯 했다. 14일 오후 2시 50분쯤 경기 평택시 포승읍의 한 빌라에서 신원영(7)군을 숨지게 한 계모 김모(38)씨가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김씨는 “이렇게 때렸어요. 이렇게 했더니 넘어졌어요”라면서 원영이를 폭행하고 학대하던 상황을 무덤덤하게 설명하고 재연했다. 원영이가 폭행을 피하려다 넘어지면서 변기에 이마를 부딪혀 다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넘어졌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모른척 하기도 했다. 앞서 현장검증을 위해 호송 차량에 오르기 전에도 김씨는 “왜 욕실에 가뒀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말을 듣지 않아 가뒀다”며 태연하게 답변했다. 또 “(아이가) 죽을 줄 알았느냐”고 묻자 “몰랐다”고 했고, “누가 먼저 거짓말을 하자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하는 등 할 말을 다 했다. 친부 신모(38)씨는 “학대를 알고도 왜 방치했느냐”고 묻자 “원영이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어 “죄책감을은 들지 않느냐”,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는 등 질문이 쏟아지자 거듭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신씨도 욕실 앞에서 원영군이 학대당하는 것을 방관하던 장면을 재연했고, 자신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아이가 욕실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벽을 보고 서 있는 모습을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또 함께 시신을 이불에 둘둘 말아 베란다에 방치해뒀다가 야산에 암매장하기 위해 옮겨가는 장면도 재연했다. 오후 4시쯤 평택시 청북면 야산으로 옮겨 진행된 현장검증에서는 상자에 담아온 원영군의 시신을 암매장하는 모습을 태연하게 보여주었다. 이들은 삽으로 땅을 판 뒤 상자에 담아온 어린아이 크기의 마네킹을 묻었고, 신씨는 산속에서 나오는 길에 상자를 버렸던 과정까지 주저 없이 재연했다.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둘은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평택경찰서 박덕순 형사과장은 “피의자들이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과 범행 과정이 일치하는지 살펴봤다”면서 “이들은 비교적 차분하고 담담하게 상황을 재연했다. 눈물을 흘리거나 심경의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첫 번째 현장검증 장소인 빌라 앞에서는 신씨 부부가 도착하기 전부터 평택 안중·포승지역 엄마들의 카페인 ‘평택 안포맘’ 회원 등 150여명의 주민들이 몰려 피켓 시위를 하거나 항의를 했다. 이들 사이로는 엄마손을 잡고 나온 원영군 나이 또래의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성난 주민들은 락스를 준비했고 ‘살인죄를 적용하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며 고성과 욕설을 퍼부었다. 일부는 미리 준비한 계란을 경찰 호송차에 던지기도 했다. 주변 마트 주인들은 현장검증을 지켜보러 가는 주민들에게 “락스를 공짜로 가져가라”며 락스를 나눠주기도 했다. 경찰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예정보다 40여분이나 늦게 현장검증을 시작했다. 한 주민은 “계모한테도 락스학대를 똑같이 해주려고 락스를 갖고 왔다”며 “또 옷을 벗겨 찬물세례를 해 벌을 줘야 한다. 아무리 제자식이 아니라지만 이토록 끔찍한 학대를 할 수가 있느냐”고 분노를 쏟아냈다. 신씨 부부가 현장검증을 마치고 나오자 주민들은 고성을 지르며 폴리스 라인을 넘어서며 강하게 반발, 경찰관들이 막아서기도 했다. 또 암매장 장소인 야산까지 따라온 주민들은 “락스계모 얼굴을 공개하라”, “수수방관한 친부가 더 나쁘다”고 성토했다. 원영군의 한 유족은 “친모는 도저히 현장검증을 볼 자신이 없다고 했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달려가 마스크를 벗겨내고 싶다”고 울먹였다. 한 때 원영이를 데려가 돌봤던 박향순(67·여) 전 평택 모지역아동센터장과 직원들도 현장에 나왔으나 눈물만 흘릴 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9일 계모 김씨와 친부 신씨를 각각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실종된 고양이 찾을 확률? 없어요”…英 복권광고 논란

    “실종된 고양이 찾을 확률? 없어요”…英 복권광고 논란

    영국 국립복권청이 ‘실종 고양이를 찾을 확률 보다 우리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높다’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했다가 고양이 애호가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30초 길이의 이 영상은 온라인 홍보만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비슷한 유형의 6개 작품 중 하나로, 각 동영상은 1개월 동안 페이스북 등을 통해 네티즌들에 공개된다. 문제의 영상은 한 중년 여인이 도로표지판 기둥에 고양이 실종 전단지를 붙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슬프게 전단지를 바라보던 여성이 자리를 뜨자 영상 중앙에는 ‘가능성 없음’(No chance)라는 자막이 크게 나타난다.이후 이 여성은 카페에 앉아 국립복권청이 만든 복권 어플리케이션 ‘게임스토어’(GameStore)를 플레이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4분의 1확률’(1 in 4 chance)라는 캡션이 등장한다. 고양이를 되찾을 가능은 전무하지만 자신들의 복권당첨 확률은 25% 정도로 높다는 점을 광고한 것. 가상의 상황을 다룬 것이었지만 이 광고는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농담조로 제작됐으나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이 많은 현지 사정상 받아들이기 힘든 '악질 농담'에 해당했던 것.특히 더욱 큰 분노가 유발된 것은, 이 광고가 실제 영국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쇄 고양이 사망 및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이다. 영상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런던 남부를 관통해 크로이던 지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인 ‘A202 퀸스 로드’다. 이 도로 인근 지역에서는 지난 3년 동안 최소 50마리 이상의 동물이 잔인한 방식으로 살해된 정황이 포착됐다.피해 동물 대부분은 고양이였으며 최근 몇 달 동안에는 사건 발생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근 고양이 주인들의 걱정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미지의 범죄자에게 ‘크로이던 고양이 살해범’(Croydon Cat Killer)이라는 별명을 붙이고 동물보호단체 및 일부 유명인들과 함께 검거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중이다. 국립복권청은 영상과 함께 올린 설명에서 “A202 도로 인근에 사는 주민이 실종 고양이를 다시 찾을 확률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복권의 당첨 확률은 4분의 1입니다, 한 번 시도해 보세요”라고 말했다. 문제의 영상이 실제 사건에 근거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인정한 셈이다. 네티즌들은 국립복권청 및 복권 운영사에 온갖 항의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광고가 몰지각하고 모욕적이었다고 비난했으며 복권 불매를 선언하고 관련자 해고를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영국 광고표준위원회(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에 공식 고발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국립복권청은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해당 광고 캠페인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기대하며 가볍게 기획한 것이다”면서 “하지만 일부 고객들이 해당 광고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본의 아니게 불쾌감을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겠다. 관련 직원들에게도 이러한 불만사항을 확실히 전달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사진=ⓒ영국국립복권청/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김해공항 안개로 항공편 무더기 결항…1800여명 발 묶여

     휴일인 6일 오후 부산 김해공항에 안개가 짙게 끼면서 항공기 이륙이 지연되면서 무더기 결항 사태를 빚었다.  7일 김해공항 항무통제실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0분부터 김해공항에 안개가 짙게 끼면서 저시정 경보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해당 시간 전후로 출발할 예정이던 국제·국내 항공편의 출·도착이 1∼4시간가량 지연됐다. 결국 오후 11시 김해공항의 야간운행금지 시간이 도래하면서 모두 35편이 결항했다.  국제선은 모두 22편(출발 22편, 도착 0편),국내선은 13편(출발 5편, 도착8편)이 결항했다. 해당 승객들은 1800명에 이른다. 일부 항공기는 승객을 기내에 태운 상태로 몇 시간을 대기해 집단으로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해공항에는 인근 주민들의 야간 소음피해를 방지하려고 야간운행금지 시간(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이 설정돼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4·13 총선 핫클릭] ‘빈집’ 턴 선거구 획정

    4·13총선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주인(현역 의원)이 없거나, 불출마 선언을 한 지역구들이 주로 ‘통폐합 날벼락’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구가 부족하지 않은 멀쩡한 지역구가 뜬금없이 소멸돼 버린 경우도 있었다. 경남 의령·함안·합천의 인구는 선거구 획정 기준이 된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14만 6515명이었다. 선거구 통폐합 ‘커트라인’ 14만명을 초과했다. 하지만 획정 결과 합천은 통폐합 대상인 ‘산청·함양·거창’에 붙고, 의령·함안은 ‘밀양·창녕’에 붙으면서 각각 ‘산청·함양·거창·합천’, ‘밀양·의령·함안·창녕’으로 재편됐다. 의령·함안·합천은 철도비리 혐의로 구속된 조현룡 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로, 현재 공석인 상태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현역 의원이 없다 보니 눈 뜨고 코 베인 신세가 됐다. 빈집이 털렸다”며 항의하고 있다. 획정위원회 관계자도 3일 “영남권에는 실력자들이 많지 않으냐”며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을 조정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선거구를 획정하는 데 일부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다는 의미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의 지역구가 통폐합이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인구가 미달된 서울 중구는 당초 종로구나 용산구 등과 통폐합하는 방안이 거론됐었지만, 결국 성동구와 합쳐져 중·성동갑, 중·성동을로 나뉘었다. 성동갑은 현재 최재천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로,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기존 성동갑·을은 통폐합 대상이 아닌데도 ‘획정 유탄’을 맞아 마치 의석 한 석을 중구에 내주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부산 중·동구 역시 공교롭게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영도와 같은 당 유기준 의원의 서구에 각각 붙으며 공중분해되는 운명을 맞았다. 박상은 전 새누리당 의원이 비리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공석이 된 인천 중·동·옹진에서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무주공산 쟁탈전’이 한창이다. 현재 11명이 공천 신청을 했고, 서·강화을의 안상수 새누리당 의원 등도 ‘중·동·옹진·강화’로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이곳으로 출마지를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울포토] 해상기동훈련

    [서울포토] 해상기동훈련

    해군은 2일 오전 제주 남방해역에서 제주민군복합항의 준공을 계기로 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을 실시했다. 대량살상무기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우리 해역을 통과할 것이라는 첩보가 확인되자 우리 해군의 해상작전헬기인 링스(LYNX)가 현장으로 긴급출동하고 있다.2016. 03. 02 < 해군 제공 >
  • [서울포토]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 실시

    [서울포토]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 실시

    해군은 2일 오전 제주 남방해역에서 제주민군복합항의 준공을 계기로 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을 실시했다. 대량살상무기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우리 해역을 통과할 것이라는 첩보가 확인되자 우리 해군의 해상작전헬기인 링스(LYNX)가 현장으로 긴급출동하고 있다.2016. 03. 02 < 해군 제공 >
  • 16곳 쪼개고 9곳 붙이고 게리맨더링… 정의화 지역구 ‘공중분해’

    16곳 쪼개고 9곳 붙이고 게리맨더링… 정의화 지역구 ‘공중분해’

    4·13총선의 전장(戰場)이 마침내 그려졌다.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전도 사실상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28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가 국회에 보낸 획정안은 ‘인구 지형’을 반영하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은 국회 의석에서도 10석이 늘어나 전체 지역구 의석의 48.2%(122석)를 차지하게 됐다. 충청권도 27석으로 늘어나면서 28석인 호남권에 육박했다. 반면 여야의 지역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영호남의 비중은 감소 추세다. ‘지역주의’ 색채가 빠지는 것은 긍정적 신호지만 농어촌 지역구 감소는 논란의 대상이다. 갑자기 선거운동장이 바뀐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서울 중구, 중·성동을에서 투표해야 선거구 유지 하한선에 미달한 서울 중구 선거구는 사라지고 중·성동갑과 중·성동을로 재편됐다. 기존의 성동갑과 성동을을 재편한 뒤 중구 유권자 전체를 성동을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중구의 유권자는 이번 총선에서 ‘중·성동을’ 선거구에서 투표하게 됐다. 다만 선거구 이름이 통일돼야 하기 때문에 중구 유권자가 전혀 포함되지 않아도 이름은 ‘중·성동갑’이 됐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중·성동을은 ‘금호1·2·3·4가동, 옥수동+중구’의 유권자가 투표하고, 나머지 성동구 주민들은 중·성동갑에 투표하면 된다. 강남구와 강서구에는 강남병과 강서병이 새로 생겼다. 경기에서는 수원무, 남양주병, 군포을, 용인병, 김포을, 화성병, 광주을 등 8개 지역구가 신설됐다. 특히 최초로 생긴 수원무(戊)는 수원을(세류1~3동, 권선1~2동, 곡선동)과 수원정(영통2동, 태장동)의 지역구 일부를 흡수해 탄생했다. 수원의 행정구는 4개(장안·권선·팔달·영통)인데 인구가 늘어나 지역구가 5개가 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시·군·구 분할 금지의 원칙을 어기고 ‘게리맨더링’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용인 역시 행정구는 3개(처인·기흥·수지)인데 지역구가 4개가 되다 보니 게리맨더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인천에서는 연수가 갑·을로 나뉘었다. 중·동·옹진, 서·강화군갑과 을은 ‘중·동·강화·옹진’과 ‘서구갑·을’로 조정됐다. [충청·강원권]생활권 다른 곳 묶인 괴산 뿔났다 대전의 유성도 인구가 33만 4200명에 육박해 갑·을로 쪼개졌다. 충남은 2곳이 분구되고 2곳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최종 ‘+1석’이 됐다. 천안에서는 천안갑과 을 2곳 모두 인구가 30만명을 초과해 천안병이 생겨났다. 아산도 인구가 30만명에 육박하면서 아산갑·을로 분구됐다. 공주와 부여·청양은 인구가 각각 11만 1476명, 10만 3480명에 불과해 공주·부여·청양으로 통합됐다. 충북에서는 보은·옥천·영동이 통폐합 대상이었다. 하지만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괴산을 가져오면서 ‘인수·합병’ 위기를 벗어났다. ‘보은·옥천·영동·괴산’과 ‘증평·진천·음성’으로 조정됐다. 이에 괴산군민들은 “역사적 배경과 교통·지리 등 생활권이 전혀 다른 지역이 한데 묶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광활한 영토의 강원은 결국 1석이 줄어 9석에서 8석이 됐다. 인구 하한선에 미달한 지역은 홍천·횡성(11만 6216명)과 철원·화천·양구·인제(13만 3649명) 2곳이었다. 당초 강원의 ‘빅 3’ 도시인 춘천·원주·강릉의 지역구만 살아남고 나머지 5곳이 연쇄 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간단했다. 홍천·횡성이 공중분해돼 각각 인접 지역구에 붙으면서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로 재편됐다. [영남권]“미달 안 됐는데… ” 찢어진 의령·함안 경북은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2석이 줄었다. 인구 미달 지역은 영주, 영천, 상주, 문경·예천, 군위·의성·청송까지 5곳이었다. 이 가운데 2곳씩 통합해 ‘영주·문경·예천’, ‘상주·군위·의성·청송’이 됐고 영천은 경산·청도에서 분리된 청도와 붙어 ‘영천·청도’가 됐다. 이에 영주와 상주 주민들도 “생활권과 문화권, 정서가 서로 섞일 수 없는 지역이 하나로 묶였다”며 항의했다. 부산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동구가 해체돼 사라졌다. 중구는 영도와, 동구는 서구와 각각 합체해 ‘중·영도’, ‘서·동구’로 바뀌었다. 여기서도 ‘생활권’ 문제가 빚어졌다. 중구와 영도는 ‘영도대교’로 연결돼 있는데 반해 서구와 동구는 산을 경계로 생활권이 전혀 다른 지역이라는 것이다. 경남도 양산이 갑·을로 쪼개졌지만 산청·함양·거창이 하한선에 고작 504명 모자란 13만 9496명을 기록하면서 1석이 없어지게 돼 결국 ‘제로섬’이 됐다. ‘산청·함양·거창’은 의령·함안·합천에서 합천이 붙으면서 ‘산청·함양·거창·합천’이 됐다. 나머지는 밀양·창녕 쪽에 붙어 ‘밀양·의령·함안·창녕’으로 재탄생했다. 의령·함안·합천은 인구가 미달되지 않은 지역구인데도 선거구에 주인이 없다 보니 양쪽으로 찢겨졌다. [호남권]인구수 최다 순천은 단일 지역구로 전북과 전남이 1석씩 감소했다. 전북은 정읍(미달), 남원·순창(미달), 진안·무주·장수·임실(미달), 고창·부안(미달), 김제·완주(유지) 등 5개 지역구가 섞이고 섞여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김제·부안’, ‘완주·진안·무주·장수’ 등 4개로 조정됐다. 전주 완산갑·을, 덕진은 전주갑·을·병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전남은 고흥·보성(미달), 장흥·강진·영암(미달), 무안·신안(미달) 등 3개 지역구가 ‘고흥·보성·장흥·강진’, ‘영암·무안·신안’ 등 2개로 정리됐다. 순천·곡성(30만 9727명)에서는 순천이 단일 지역구로 독립했다. 곡성은 광양·구례에 붙어 ‘광양·곡성·구례’가 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막차로 떠난 ‘40대 기수’…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 별세

    막차로 떠난 ‘40대 기수’…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 별세

    고인 유지 따라 가족장으로 1970년대 고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함께 ‘40대 기수론’을 주창했으며 정계 은퇴 이후 보수 원로로 활동했던 소석(素石)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헌정회 원로위원회 의장)가 지난 27일 별세했다. 94세. 전주고와 고려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46년 반탁전국학생총연맹 중앙위원장과 전국학생총연맹 대표의장으로서 신탁통치반대운동 및 반공운동을 주도했다. 1954년 제3대 총선 당시 전주에서 무소속으로 등원했고 4·5·8·9·10·12대까지 7선 의원을 지냈다. 1954년 이른바 ‘사사오입 개헌’ 때 개헌에 반대해 국회 부의장 멱살을 잡고 항의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1955년 민주당 창당을 주도했고 국회 국방분과위원장(1960년), 국회부의장(1973년), 신민당 대표최고위원(1976년)을 지내는 등 제3·4 공화국 시절 야권 거물로 활동했다. 특히 1970년 신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YS, DJ와 함께 ‘40대 기수론’의 한 축을 이뤄 경쟁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YS와 단일화를 이뤘으나 1차 투표에서 YS가 과반 득표에 실패하자 2차 투표에서는 DJ 지지로 돌아서 DJ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전 대표는 제1야당인 신민당 대표 시절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며 초당적 외교를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정희 정권과의 타협에 기반한 중도통합론을 주장했을 때는 ‘사쿠라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12대 국회에선 민정당의 내각제 개헌 주장에 동조해 야권의 반발을 샀다. 정계 은퇴 이후에는 자유민주총연맹 총재(1987년),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1994년) 등 보수 원로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달 초 얻은 감기 증세가 악화돼 입원하면서 북핵 문제를 두고 “세월이 하 수상하다”고 걱정했고, 죽음을 직감했을 때도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 달라”고 주위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의 소원 두 가지는 “평양에 가서 냉면을 먹고, 평창올림픽을 보는 것”이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28일에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장례 형식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창희 여사와 아들 이동우 전 호남대 교수, 딸 이양희 유엔 미얀마인권보호관, 사위 김택기 전 의원이 있다. 발인은 다음달 2일이며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주민+활동가 항의시위… “황교안 총리 ‘옆문’ 입장”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주민+활동가 항의시위… “황교안 총리 ‘옆문’ 입장”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주민+활동가 항의시위… “황교안 총리 ‘옆문’ 입장”제주 해군기지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이 열린 26일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거세게 항의했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황교안 국무총리는 행사장 정문이 아닌 공사장 입구쪽을 통해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이날 오전 11시 생명평화 기원 미사를 시작으로 인간띠 잇기 등의 문화행사를 벌이며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문화행사를 마친 뒤 오후 1시쯤 강정 충혼비 옆에서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을 가졌다. 선포식 이후에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강정 해군기지 정문으로 몰려와 ‘제주 해군기지 철수’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입구를 막아 항의시위를 벌였다. 황 총리는 오후 2시 10분쯤 버스를 타고 정문이 아닌 옆문으로 들어가면서 주민들과의 큰 마찰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강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 중단하라

    충남의 극심한 가뭄 극복을 위해 지난해 부여~보령댐과 함께 추진한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가 반발에 부딪혔다. 금강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대책위원회는 25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이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대책위는 충남 및 대전환경운동연합, 금강유역환경회의 등으로 짜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발생한 극심한 가뭄은 연말 계속된 비로 예당저수지의 저수율이 80% 정도에 이를 만큼 상당부분 해소돼 도수로 사업의 이유가 사라졌다”면서 “그런데도 사업을 시행하는 농어촌공사는 긴급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방적인 사업 강행은 4대 강 사업 합리화에 불과하고 예산낭비와 환경파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어 “금강과 삽교천은 생태계가 달라 환경적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3급수인 공주보 물을 예당저수지로 도수하면 예당호 수질이 크게 악화된다. 그러나 이 물을 마시는 예산주민과 논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농어촌공사 관할부처로 이 사업 주체인 농식품부에 항의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공사 중단이 안 되면 감사원 감사 청구 등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사업은 내년 말까지 1126억원을 들여 31㎞의 송수관로를 설치한 뒤 하루 10만t의 금강물을 예당저수지로 보내는 것으로 지난해 닥친 충남 서북부의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함께 추진된 부여~보령댐 도수로(길이 21㎞)는 지난 22일 개통돼 하루 최대 11만 5000t의 금강물이 공급되고 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정부 고위급 적극 참석해야” vs “독도 분쟁화 안 돼”

    “정부 고위급 적극 참석해야” vs “독도 분쟁화 안 돼”

    日은 다케시마 행사 차관급 참석… 경북도 지방 차원 규탄대회 대조 경북도와 지역 민간단체 등이 일본 시마네현의 22일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맞서 개최한 규탄대회에 정부 인사 참여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이날 경북도에 따르면 시마네현은 무도관에서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과 다케시마·북방영토(쿠릴 4개 섬) 반환 요구 운동 현민 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정부에서 파견한 사카이 야스유키 내각부 정무관을 비롯해 ‘일본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회장 신도 요시타카 자민당 중의원 등 의원 10명, 시마네현 및 현의회 관계자, 시민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독도는 일본 땅’이란 표현이 들어간 2016년판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특별 전시회도 열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정권 들어 4년 연속 이 행사에 차관급 인사를 파견했다. 이날 경북도가 울릉군 도동부두에서 개최한 다케시마의 날 규탄대회는 정부 인사가 참석하지 않는 지방행사로 열려 대조를 보였다. 행사에는 경북도 및 도의회, 울릉군 및 군의회, 울릉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경북도 출자·출연기관인 독도재단과 푸른울릉도·독도가꾸기회가 주최하고 경북도, 울릉군, 울릉군의회가 후원했다. 경북도청 신청사(안동)에서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독도 관련 단체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도민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정부는 지난 18일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 영토관리대책단이 주관한 다케시마의 날 행사 대응 관련 비공식 회의를 열고 지방정부 차원의 규탄대회를 여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장호 푸른울릉도·독도가꾸기 회장은 “독도 영토 문제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면서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영토 문제에 수수방관하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도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정부 고위급 인사를 계속 참가시키는 것은 독도 영토 침략에 대한 강경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송휘영 영남대 독도연구소 교수는 “우리가 일본에 맞대응하면 그들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으로 자제해야 한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독도 분쟁화는 막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 유감 성명을 발표하고 주한 일본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적극 대응한다”면서도 “지방정부 차원의 규탄 행사에 중앙정부 인사를 파견하면 일본의 독도 분쟁화를 도와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마네현은 대한제국 침략기인 1905년 독도를 강제 편입한 것을 근거로 2005년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을 조례로 제정했다. 2006년부터 매년 다케시마의 날 기념행사를 열어 올해로 벌써 11년째다. 최재익 독도수호전국연대 대표 등 한국인 4명은 지난 21일 일본을 방문해 주오사카 한국총영사관 앞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이날 행사장 인근에서 항의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거꾸로 간 이집트, 붕괴 직전 시리아… 신기루 같은 ‘아랍의 봄’

    [글로벌 인사이트] 거꾸로 간 이집트, 붕괴 직전 시리아… 신기루 같은 ‘아랍의 봄’

    ‘봄은 없었다.’ 2011년 1월 14일 튀니지의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의 하야 성명은 중동·아프리카에 거대한 시민혁명을 촉발시켰다. 재스민혁명으로도 불리는 ‘아랍의 봄’이다. 과일 행상을 하던 20대 청년이 경찰 단속에 항의하며 몸에 불을 붙인 게 도화선이 됐다. 이후 주변국들로 불똥이 튀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 등이 잇따라 사임하거나 성난 군중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20~40여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독재자들은 불과 1년 사이에 축출됐다. 5년이 지난 지금 ‘아랍의 봄’은 신기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독재자를 몰아낸 민주화 바람 뒤에는 부족·종파 간 갈등이 불거졌고, “빵과 자유를 달라”던 외침 이후에는 더욱 가혹한 경기 침체가 닥쳤다. 주민의 삶은 더 팍팍해졌고, 모든 게 아랍의 봄 탓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21일(현지시간) 시리아 중부도시 홈스에서는 연쇄 차량 폭탄테러로 최소 57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국영 TV 등이 전했다.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시아파 사원에서도 폭발로 최소 83명이 숨졌다. 북부 외곽 알레포에서는 러시아의 공습으로 이슬람국가(IS) 대원 50명 이상이 숨지는 등 대규모 유혈사태가 잇따랐다. 사망자 대다수는 민간인이었다. 시리아에서 5년째 계속되는 선연한 피냄새가 아랍의 봄 현주소를 대변한 셈이다. 민주화라는 ‘이상’이 힘의 공백이란 ‘현실’에 밀리면서 혼란은 극대화됐다. 쿠데타와 내전,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의 발호는 혼란을 부추겼다. 이집트에선 또다시 군부가 등장했고, 리비아는 국토가 동서로 갈라져 좀처럼 분열의 끝을 알 수 없다.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은 튀니지나 모로코에서도 정치·경제적 불안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봄은 왔으나 한겨울 냉기가 넘치는 아랍의 봄을 놓고 “이런 혼란을 겪으려고 우리가 혁명을 했나”란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이집트 다시 독재 정권… 시리아 24만명 희생 민주화 성공 사례로 꼽혔던 이집트는 거꾸로 갔다. 지난 12일, 30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임 5주년을 맞았으나 혼란의 종점은 보이지 않는다. 2011년 11월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한 무슬림형제단이 선거를 통해 합법적 정부를 수립했으나 2013년 압둘팟타흐 시시가 주도한 군부 쿠데타로 독재 정부로 회귀했다. 시시는 스스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대통령이 됐다. 올해에도 민주화 운동의 성지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을 봉쇄하고 대대적인 반정부 인사 탄압을 이어 갔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이집트에선 지금까지 최소 4만명이 반정부 시위로 체포됐다. 독재에 맞섰던 리비아, 예멘, 시리아에선 내전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리비아와 예멘은 독재자를 축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정권 이양 과정에서 내전에 휘말렸다. 리비아는 42년간 독재를 펼친 카다피가 시민군에 사살된 뒤 불과 한 달 만인 2011년 11월 과도정부를 구성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일 정부를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다. 종파·부족 간 분열 탓이다. 수도 트리폴리에 거점을 둔 세력과 토브루크에 거점을 둔 세력이 서로 정통 정부라며 경쟁하는 사이 북부 해안 지역을 IS와 알샤바브 등 극단주의 단체들이 점령했다. 예멘은 2012년 2월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선출돼 평화적 정권 이양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제난이 발목을 잡았다. 2014년 9월 연료비 인상에 반대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공격했고, 이듬해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연합군이 참전하는 종파 간 내전을 불러왔다. 시리아는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퇴진을 거부했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5년째 반군과 내전을 이어오면서 벌써 24만명 가까운 국민이 희생됐다. 수니파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 영국 등 서방국과 시아파인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 이란이 전선을 형성하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시리아 북부 락까를 근거로 한 IS가 세력을 넓히고, 자치정부를 구성한 쿠르드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혼란은 커졌다. 여기에 수니파 국가인 터키와 사우디가 개입을 선언하면서 ‘완전한’ 휴전이 가능할지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내전을 피해 시리아를 탈출한 500만명 가까운 난민 상당수가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유럽까지 시리아 내전의 후폭풍에 휘말린 상태다. 바레인에선 시민 봉기가 끊이지 않는다. 국민 다수를 차지한 시아파는 수니파 왕정 타도를 부르짖고 있다. 발원지인 튀니지는 2014년 민주 정부를 수립했으나 경기 침체와 정치 불안정으로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 가고 있다. 실업률은 15%에 육박했다. 2011년 7월 입헌군주정을 출범시킨 모로코도 경제난 탓에 정국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종파 간 갈등·쿠르드족 문제 불씨로 남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칼럼에서 “이 지역에선 힘의 공백뿐 아니라 ‘가치의 공백’도 큰 문제”라며 “과거 서구 열강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발흥한 ‘아랍민족주의’가 아랍 국민 대다수를 한데 모을 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랍국은 서구 제국주의가 인위적으로 국경을 긋고 식민통치한 뒤 불과 반세기 전에야 독립한 나라가 대부분이다. 국민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이 부족한 데다 냉전시대를 거치며각기 미국과 소련의 지원을 받아 독재자들이 철권통치를 공고히 했다. 서방국이 나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일각에선 유럽 민주화에 200년, 아시아가 50년 가까운 기간이 소요된 만큼 벌써부터 아랍의 봄의 성패를 논하는 건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아랍권에선 포스트 아랍의 봄을 둘러싸고 급변하는 정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아파 국가에 영향력을 확대 중인 이란과 쿠르드족 문제다.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득세는 아랍의 봄으로 상처 입은 주변 시아파 무슬림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전망이다. 쿠르드족도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 중동 국가는 쿠르드족 자치권을 놓고 큰 갈등을 빚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시리아 내전의 가장 큰 수혜자는 서방 국가의 도움을 얻어 이 지역에서 자치정부를 수립한 쿠르드족이다. 이들은 향후 아랍권 안보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컨대 터키에만 1500만명의 쿠르드족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통해 정치적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시리아 북부에 근거한 쿠르드 무장조직인 인민수비대(YPG)와 연계되면서 터키는 남과 북이 쿠르드 세력으로 둘러싸인 상황이 됐다. 쿠르드족을 탄압해 온 터키 정부로선 쿠르드족 단체들과 사실상 전쟁을 수행 중이다. 미국의 역할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랍권 독재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수니파 반군을 지원해 온 미국은 알카에다와 IS라는 괴물을 키운 장본인이다. 하지만 최근 시리아 휴전협정을 주도하면서 복잡한 이 지역 정세에서 서서히 발을 빼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미국이 등을 돌리면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부는 러시아와 이란을 등에 업고 가혹한 탄압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반군 상당수는 같은 수니파 계열인 IS로 합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현재 미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골치 아픈 상황”이라며 “오바마 행정부는 내부적으로 이제 중동에 다시 군사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만큼 휴전 성립이야말로 미국이 도출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다케시마의 날 규탄 행사에 정부 인사가 안 가는 이유

    경북도와 지역 민간단체 등이 일본 시마네현의 22일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맞서 개최하는 규탄대회에 정부 인사 참여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이날 경북도에 따르면 시마네현은 무도관에서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과 다케시마·북방영토(쿠릴 4개 섬) 반환 요구 운동 현민 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정부에서 파견한 사카이 야스유키 내각부 정무관을 비롯해 ‘일본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회장 신도 요시타카 자민당 중의원 등 의원 10명, 시마네현 및 현의회 관계자, 시민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독도는 일본 땅’이란 표현이 들어간 2016년판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특별 전시회도 열었다. 일본은 아베 정권 들어 4년 연속 이 행사에 차관급 인사를 파견했다. 이날 경북도가 울릉군 도동부두에서 개최한 다케시마의 날 규탄대회는 정부 인사가 참적하지 않는 지방행사로 열려 대조를 보였다. 행사에는 경북도 및 도의회, 울릉군 및 군의회, 울릉 주민 등 500여명이 참가했다. 경북도 출자·출연기관인 독도재단과 푸른울릉도·독도가꾸기회가 주최하고 경북도, 울릉군, 울릉군의회가 후원했다. 경북도청 신청사(안동)에서는 김관용 도지사와 독도 관련 단체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도민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정부는 지난 18일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 영토관리대책단이 주관한 다케시마의 날 행사 대응 관련 비공식 회의를 열고 지방정부 차원의 규탄대회를 여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장호 푸른울릉도·독도가꾸기회장은 “독도 영토 문제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면서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영토 문제에 수수방관하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도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정부 고위급 인사를 계속 참가시키는 것은 독도 영토 침략에 대한 강경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송휘영 영남대 독도연구소 교수는 “우리가 일본에 맞대응하면 그들의 전략에 말려 드는 것으로 자제해야 한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독도 분쟁화는 막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 유감 성명을 발표하고 주한 일본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적극 대응한다”면서도 “지방정부 차원의 규탄 행사에 중앙정부 인사를 파견하면 일본의 독도 분쟁화를 도와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마네현은 대한제국 침략기인 1905년 독도를 강제 편입한 것을 근거로 2월 22일을 조례로 2005년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강정마을 김영관센터/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강정마을 김영관센터/박홍환 논설위원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이른바 ‘5·16도로’ 한라산 성판악 버스정류장 옆에는 작은 기념비 하나가 세워져 있다. 김영관 전 제주지사 공덕비다. 5·16 당시 해군 제독이던 김 전 지사는 1961년 5월 제12대 제주지사로 임명돼 1963년 12월까지 근무했다. 제주 출신도 아니고, 선거로 뽑히지도 않은 전직 제주지사의 공덕비가 세워진 까닭은 5·16도로 건설과 식수원 개발 등 제주의 숙원사업을 저돌적으로 밀어붙여 해결했기 때문이다. 특히 5·16도로 건설로 4시간 넘게 걸리던 제주~서귀포 길이 1시간 30분으로 단축됐으니 제주도민들로서는 가히 ‘혁명’이나 매한가지였다. 아흔을 훌쩍 넘긴 지금도 제주도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으로 봐서는 김 전 지사도 그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제주도민은 공덕비를 세워 칭송하고, 김 전 지사 역시 제주를 사랑하니 이보다 각별한 ‘화합’이 있을까 싶다. 이달 말 완공을 앞둔 제주민군복합항(제주해군기지) 안에 ‘김영관센터’로 명명된 복합문화시설이 세워졌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스포츠·문화 시설이다. 부지 선정 때부터 강정마을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공사에 큰 차질을 빚었던 해군으로선 완공 이후에도 주민들과의 앙금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해군과 제주도민의 ‘공통분모’인 김 전 지사를 내세울 만큼 절박한 사정이 읽힌다. 해군 시설 공사는 공정률 99%로 26일 완공식에 맞춰 마감 작업이 한창이다. 2.5㎞에 이르는 방파제도 사실상 완공됐다. 15만t급 이상 초대형 크루즈 여객선 2척이 동시 정박할 수 있는 민간 시설은 내년 7월쯤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재개됐다고 한다. 지난 18일 기지 부두에는 4500t급 구축함인 문무대왕함과 209급 잠수함 이억기함이 임무수행 전 정박 중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잘 정돈되고 있는 해군 시설 뒤편에는 ‘김영관센터’가 자리했다. 국토 최남단 해군기지는 이지스 구축함 등 해군의 최정예 함정들로 구성된 제7전단의 모항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이어도 주변을 비롯한 남쪽 영해에 대한 확고한 제해력이 갖춰진다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그럼에도 복합항 입구 등 강정마을 곳곳에는 “해군과 함께 살 수 없다”는 등의 반대 플래카드가 여전히 나부끼고 있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오는 4월 대대적인 반대 집회의 재개를 예고하고 있다. 김영관센터를 세워도, 구럼비 바위를 보존해도 일부 주민들과의 묵은 앙금은 단칼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은 해군이 더 노력해야만 한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군 문제로 백성들의 근심을 키우지 말라고 목민관들을 경각시켰다. 주민들이 진심으로 민군 복합항의 개항을 환영할 수 있도록, 민군 복합항이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도록 쉼 없이 다가가야만 한다. 강정마을에 해군 공적비가 세워지도록 말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굴러온 돈의 횡포…뜨는 동네의 눈물

    굴러온 돈의 횡포…뜨는 동네의 눈물

    뜨는 동네의 딜레마, 젠트리피케이션/DW 깁슨 지음/김하현 옮김/눌와 출판/408쪽/1만 8000원 어느 시골에서 상경한 듯한 가족. 삽과 곡괭이가 가장의 머리맡에 놓여 있고, 어린아이는 아버지 옆에, 임신한 아내는 남편의 아랫배에 머리를 대고 곤히 공사장에서 잠들어 있다. 잠자는 가족의 모습 뒤로는 폐허가 된 도시가 있고, 귀퉁이 한쪽 논밭에서는 어린애를 업은 채 논일을 하는 아낙네가 보인다. 임옥상 화백의 회화 ‘행복의 모습’(1983)은 역설적이다.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피곤에 찌들어 잠든 가족의 모습을 행복의 한 장면으로 꼽는다. 행복하기보다는 상실감과 인간 소외가 느껴지는 그 그림 속 여인의 배는 불러 있다. 그럼에도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자 우석영은 신간 ‘철학이 있는 도시’(궁리)에서 이 그림을 가리켜 “논밭이라는 농촌공동체의 토대는 이제 변두리 공간으로 밀려나고 중심 공간은 난개발이 일어나는 도시 공간으로 한국의 대도시 이주민 집단 전체의 알레고리로 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장면을 바꿔 보자. 2013년 뉴욕 시장에 당선된 빌 더블라지오는 “우리는 거대 개발업자들에게 더 저렴한 주택을 지으라고 요구하고, 동네 병원을 럭셔리한 콘도로 바꾸지 말라고 항의한다”며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며 이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동네에서 매일매일 건강하게 일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공약했다. 뉴욕은 월가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마치 자본주의의 ‘견고한 성채’ 같다. 거대한 자본들이 뉴욕으로 몰려들었고, 낡은 집들을 허문 자리에는 새 건물과 멋진 상점, 카페들이 들어선다. 집값과 임대료가 치솟고,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들과 상인들은 변두리로 밀려나고 만다. 바로 한국의 홍대, 성수동, 이태원, 경리단길, 가로수길 등 ‘뜨는 동네들’에서 건물주의 갑질과 맞물려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 등이 쫓겨나는 현상)이다. 뉴욕과 서울은 이 점에서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20여년 전만 해도 소득이 낮은 유색 인종과 이민자들이 거주하던 지역에서 소위 쿨한 동네로 떠오른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만나 젠트리피케이션의 생생한 현장을 포착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누구에게는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는 긍정적 일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정든 삶의 터전을 떠나게 만드는 자본의 횡포가 되고 있다. 저자는 “젠트리피케이션은 그 폭력성을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며 “총알이나 칼날보다는 한 건물 한 건물씩 서서히 퍼져 나가는 유독한 일산화탄소 가스와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낸다. 브루클린의 부동산 업자인 트칼라 키튼은 “브루클린이 개발돼서 쫓겨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있어도 그건 쫓겨난 게 아니었어요”라고 젠트리피케이션을 옹호한다. 주택 임대업자는 “피땀 흘리지 않고 번 돈이 단 1달러도 없다”고 강변하고,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젠트리피케이션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5대째 브루클린에 살고 있는 토박이 주민 샤이타 스트로더는 “새로 온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건축가 기타 난단은 “주민에게 필요 없는 가게가 들어오는 건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이라고 반론한다. 딜런 고티에 뉴욕시립대 교수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빨리 알아차리자”고 역설한다. 한 미술품 중개인은 “임대료가 터무니없이 비싸져서 아예 뉴욕을 떠나버리기 전까지 예술가들은 얼마나 더 변두리를 전전해야 할까요”라고 반문한다. 뉴욕을 서울로 바꿔 읽으면 홍대에 있던 예술가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쫓겨나는 현상과 다를 바 없다. 저자 역시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결론만큼은 단호하다. 개발업자뿐 아니라 동네 토박이들조차 땅을 상품으로만 여기고 젠트피케이션의 개발 신화에 젖어 있다는 비판이다.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자본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 간의 상호 작용이라는 저자의 인식이 전환적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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