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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가정 74%가 최소 1번 고용…가사도우미 3000만 시대 진입

    [여기는 중국] 가정 74%가 최소 1번 고용…가사도우미 3000만 시대 진입

    중국 산시성 텐전현 출신의 40대 여성 펑치란 씨. 펑 씨는 최근 산시성의 대도시 타이위안에 이주해 가사도우미로 매달 9000위안(약 165만 원)의 월급을 수령하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 농촌 마을에서 월평균 1500위안(약 27만 원) 수준의 수입을 버는데 만족해야 했던 펑 씨는 가사도우미로 대도시에 이주하면서 큰 돈을 벌 수 있게 된 사례자다.  그는 “한 번도 대도시에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농촌 부녀연맹에서 제공한 무료 가사도우미 교육에 참석한 뒤 일정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곧장 대도시에 취업하는데 성공했다. 예전에 1년 동안 겨우 벌 수 있을 만큼의 수입을 단 1~2개월 사이에 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농촌에서의 소득은 하늘이 하는 일”이라면서 “1년 동안 애써서 농사를 지어도 몇 푼 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는 부지런히 일하는 만큼 도시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했다. 펑 씨처럼 최근 중국에서 대도시로 이주해 가사도우미로 근무하는 인구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중국 상무부는 중국의 가사 노동 서비스 종사자 수가 올 9월 기준 3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24일 이 같이 집계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가사서비스 부문 종사자 중 약 90%이 농촌 후커우(호적)를 가진 이들로 확인됐다.  중국의 가사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들어와 1조 위안(약 184조 원) 규모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기준 3000만 명의 종사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중국 당국은 아직 2000만 명 이상의 추가 인력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인구의 노령화와 대도시 주민 생활 수준의 향상, 세 자녀 정책 등의 시행으로 가사 서비스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확대를 거듭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이미디어리서치가 최근 공개한 2021년 중국가사서비스업계 투자기회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가사 서비스 시장 규모는 최근 5년 사이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2016년 기준 약 2776억 위안(약 51조 원)에 불과했던 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8782억 위안(약 162조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올해에는 그 규모가 1조 149억 위안(약 187조 원)까지 확대, 1조 위안(184조 원) 시장 대열에 진입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중국 가정 중 1회 이상 가사 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답변한 이들의 수는 전체 중 무려 74%에 달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전업 주부 왕 씨도 지난해 말 출산 후부터 줄곧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는 사례다. 왕 씨는 올해 지난해 둘째 자녀를 출산하면서 산후 조리사 겸 가사 도우미를 고용한 상태다. 일주일에 5회 집안일과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왕 씨가 지불하는 비용은 한달 평균 7000위안(약 128만 원) 남짓이다.  그는 “아이를 낳은 첫 1개월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지만, 연세가 많은 부모님이 두 아이를 돌보는 것을 힘겨워하셔서 비싸지만 가사 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주변에 자녀를 2명 이상 키우는 가정의 경우 최고 2만 위안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가사 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있다. 가격은 비싸지만 요즘에는 고학력자 가사 도우미가 대거 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이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이 분야 종사자의 평균 임금 수준도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이 이 분야 근로자의 전국 평균 임금은 약 9000위안(약 166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대비 약 28%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올 4월 기준 가사 서비스 종사자의 임금은 최소 6천 위안에서 최고 8000위안(전체 분포 중 약 24.4%, 약 110~147만 원)대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 99굽이 대관령 옛길 타박타박… 99세 금강송 향기에 솔솔 녹다

    99굽이 대관령 옛길 타박타박… 99세 금강송 향기에 솔솔 녹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강릉)에 두고 / 이 몸은 홀로 서울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오죽헌 마을)은 아득도 한데 /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신사임당이 대관령을 넘으며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한 ‘유대관령망친정’(踰大關嶺望親庭)이라는 시다. 대관령은 한 해 500만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광 명소지만 과거에는 영동과 영서를 잇는 유일하지만 험준한 고갯길로 다양한 사연과 애환을 간직하고 있다. 대관령 내 만들어졌던 여러 길을 연결한 대관령 숲길(102.96㎞)이 지난 5월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4개(목장·소나무·옛길·구름) 순환코스와 12개 숲길이 조성돼 있지만 구별이 무의미하다. ‘100년 소나무의 숨(息)과 걸으며 쉼(休) 있는 평화의 길’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력이 떨어진 국민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공간으로 다가서고 있다. ● ‘험로’ 옛 대관령, 신사임당·이이 넘어 다녀 강원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횡계리를 연결하는 해발 832m의 대관령은 영동 사람들에게는 신성한 땅이자 거대한 장벽과 같았다. 대관령은 고개가 험해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따왔다는 설과 영동 지방으로 오는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의미가 혼재한다. 대관령 옛길은 말이나 우마차를 갈아탈 수 있는 강릉 쪽 구산역에서 횡계역(차항리)을 연결하는데 현재 강릉 성산 어흘리에서 국사성황당 간 6.4㎞만 복원됐다. 어흘리 주차장~반정 구간(4㎞)과 반정~국사성황당 구간(2.4㎞)이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아흔아홉 굽이’는 옛말이 됐지만 대관령 옛길이 얼마나 ‘험로’(險路)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아흔아홉 굽이는 율곡 이이의 일화에서 유래됐다. 율곡이 강릉에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곶감 100개를 챙겼는데 굽이를 넘을 때마다 하나씩 먹으며 대관령을 넘었더니 1개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굽이가 없었다면 대관령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21일 직접 찾은 옛길은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보부상 등 통행이 많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옛길 중간 지점인 ‘반정’에 이르는 길은 폭이 1.5m 이상, 넓은 곳은 3m가 넘는 곳이 많다. 오랜 역사를 반영하듯 계곡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대관령은 역사의 교육장이기도 하다. 대관령을 넘은 신사임당과 이이, 허균은 위인이 됐고 대관령을 넘어온 김홍도와 김정희는 예술작품을, 정철은 ‘관동별곡’이라는 문학작품을 남겼다. 김홍도의 ‘금강사군첩’에 있는 ‘대관령도’는 관정에서 강릉을 보면서 그린 그림으로 현재 도시의 모습을 빼면 지금 경관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옛길은 지명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강릉 쪽 굴면이 마을은 ‘구르는 것을 면한 곳’ 즉 판판한 평지로 강릉에 도착했음을 알려 준다. 삼거리주막은 제왕산과 반정(대관령 방향), 강릉으로 갈라지는 곳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감나무·밤나무·복숭아 등 유실수가 심어져 있는데 과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다. 반정을 지나 대관령 정상에 오르기 전 고개이름은 ‘원울이재’다. 강릉으로 부임하던 관리가 대관령이 너무 험해 한 번 울고, 강릉을 떠날 때는 정이 들어 떠나기 싫어 울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대관령 숲길 계획을 마련한 이상익 산림청 산림복지국장은 “옛날 강릉 사람들은 일생에 대관령을 넘지 않는 것이 복된 삶이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대관령의 존재감이 대단했다”며 “보부상이 등짐을 메고 올랐던 고단한 길을 걷다 보면 현재의 자신에게 큰 위안을 줄 수 있고, 대관령의 위대한 생태적 경관에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년 만에 등장한 위풍당당 소나무 숲 대관령 소나무숲에 들어서면 마스크를 벗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대관령 숲길 곳곳에서 아름드리 금강송을 만날 수 있지만 소나무 숲은 의미가 남다르다. 국제 규격 축구장 571개 규모인 400㏊에 달하는 소나무 숲은 100년의 시간을 보낸 소나무의 장대한 기상과 함께 끝없이 이어진 규모에 놀라게 된다. 숲은 아픈 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일제가 목재 수탈을 위해 소나무를 벌채하고 연료 등으로 이용하면서 변한 민둥산에 조성한 인공조림지다. 더욱이 묘목이 아닌 씨앗을 뿌려 키워 낸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험한 지형 탓에 묘목을 가지고 올라오는 것이 어렵다 보니 지난 1922~1928년 525㏊에 솔방울에서 채취한 종자 1452㎏을 가지고 올라와 땅에 심는 ‘직파조림’ 방식으로 숲을 만들었다. 폭설과 산불, 병해충 등의 피해 속에서 현재 면적을 유지하고 있다. 잘 자란 소나무의 바다는 1988년 문화재 복원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돼 그동안 3422㎥의 목재를 공급하기도 했다. 100년의 세월을 견딘 금강송은 마치 거북이 등과 같은 검푸른 색의 두꺼운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깊이가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다. 금강송 향연의 ‘백미’는 대통령 쉼터 주변에서 맛볼 수 있다. 대관령휴양림 방향에서 올라온 탐방객은 쉼터를 지나 풍욕대에서 피톤치드를 만끽한 뒤 다시 쉼터로 오르는 수고만 감수한다면 최고의 소나무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대관령 소나무숲은 2018년 개방됐으나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숲으로 발길이 이어지게 됐다. 김종근 산림청 산림휴양등산과장은 “대관령 소나무숲은 현존하는 직파 조림지 중 최대 규모이자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며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숲을 우리가 직접 복원한 현장이자 후손에게 물려줄 위대한 숲으로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역사의 흔적 찾기, 허기 채우는 산촌 도시락 대관령 숲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양떼목장을 거쳐 가는 ‘선자령’이다. 접근성이 좋고 탁 트인 전경과 이국적인 정취로 탐방객이 몰린다. 백두대간 마루금이자 대관령 숲길 중 가장 높은 곳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이에 더해 김정란 대관령숲길 안내센터장은 “백두대간 중심부에 위치한 봉우리인 선자령에 산과 봉이 아닌 ‘령’(嶺) 자를 붙인 것은 대관령을 넘어 다니던 또 다른 옛길이었다는 해석이 있다”고 전했다. 옛길 하부에는 서어나무·박달나무·굴참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자라 생태적 건강성을 보여 준다. 대관령에는 과거 화전민들이 많이 살았는데 1968년 화전정리법이 시행되면서 독가촌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숲길 곳곳에는 화전민의 거주를 알려 주는 돌담과 물을 길러 먹던 샘터 등이 남아 있다. 이들은 나무를 활용해 소득을 창출하기도 했다. 굴피집 지붕을 만들던 굴참나무 껍질은 코르크와 촉감이 유사하다. 영동 지역에서는 굴참나무 껍질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그물을 띄우는 용도로 사용했다. 칡넝쿨은 코다리를 말리는 용도로 어민들에게 판매됐다. 숲길에 빠져 허기를 느낄 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굴령 솔찬 도시락을 만날 수 있다. 2019년 10월 어흘리 주민들이 첫선을 보인 후 입소문을 타고 해마다 도시락을 찾는 탐방객이 늘고 있다. 1만 2000원인 도시락은 취나물·표고·어수리 등 산채 위주의 건강식이다. 10인 이상, 탐방 2일 전에 예약해야 손에 쥘 수 있는 ‘까칠한’ 도시락이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콜럼버스의 신대륙’ 바이킹이 먼저 발견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콜럼버스의 신대륙’ 바이킹이 먼저 발견

    많은 사람이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을 이탈리아 출신 스페인 탐험가 콜럼버스의 업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1492년 10월 12일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콜럼버스 데이’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콜럼버스 이후 많은 탐험가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지만 모두 황금과 향신료의 땅 인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탐험가는 1497~1504년에 남아메리카 지역을 탐험하면서 자신과 콜럼버스가 발견한 곳은 아시아의 일부가 아닌 신대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덕분에 북미와 남미대륙은 그의 이름을 딴 ‘아메리카’로 불리게 됐습니다. 엄격하게 보자면 아메리카 첫 발견자이자 이주자는 약 3만년 전 빙하기 때 유라시아 동쪽 끝과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을 걸어서 건너간 아시아인이라 할 것입니다. 유럽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콜럼버스 이전에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해 아메리카를 발견하고 정착한 이들은 8~11세기 바다를 주름잡았던 ‘바이킹’입니다. 바이킹들은 현재 캐나다 뉴펀들랜드 인근 지역에 상륙해 식민지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동위원소연구센터, 스헤르토헨보스 고고학·건축사연구소 연륜연대실험실, 국립문화유산국, 캐나다 국립공원국, 뉴펀들랜드 메모리얼대 고고학과, 지리학과, 독일 쿠르트 엥겔호른 고고표본연대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바이킹의 첫 정착지로 알려진 캐나다 뉴펀들랜드의 북쪽 ‘랑스 오 메도즈’ 유적지에서 중요한 발견을 합니다. 그곳에서 발굴된 나무공예품의 탄소연대측정을 통해 북미 지역에 바이킹이 살았던 시기를 처음으로 정확히 추정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0월 21일자에 실렸습니다. 랑스 오 메도즈는 당시 원주민들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발굴된 나무공예품들에서 원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금속도구를 사용한 흔적이 보였다는 점을 통해 바이킹의 정확한 거주 시기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분석에는 과거와는 다른 정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이 활용됐습니다. 탄소에는 화학적 특성은 같지만 원자량이 다른 동위원소 세 종류가 있습니다. 안정적인 C-12, C-13과 방사성붕괴를 하는 C-14가 그것입니다. 양성자로 구성된 우주선(cosmic ray·지구 밖에서 지구로 입사하는 방사선)이 대기와 충돌해 반응하면 중성자가 되고 중성자는 대기 중 N-14와 충돌·반응해 C-14가 만들어집니다. 시간에 따라 붕괴하는 성질을 가진 C-14와 안정적인 C-12, C-13의 비율로 붕괴 기간을 역산해 흘러간 시간을 알아내는 것이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입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 덕분에 극미량의 시료만으로도 연대 측정이 가능해졌습니다. 연구팀은 993년에 우주선이 극대화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대기 중 C-14의 양도 급증했다는 점을 기준 삼아 그동안 모호했던 바이킹의 아메리카 대륙 진출·점령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0년 전인 1021년이라는 것을 계산해 냈습니다. 이번 연구는 콜럼버스 이전 유럽인과 아메리카 원주민들 간 유전적, 병리학적 교류에 대한 연구의 실마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과학을 이용하면 역사도 명확한 사실에 근거한 학문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연구가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 “오징어게임 파키스탄 노동자 역할, 왜 인도인이 맡았나” 못마땅한 이유

    “오징어게임 파키스탄 노동자 역할, 왜 인도인이 맡았나” 못마땅한 이유

    '오징어게임'을 본 파키스탄 시청자 사이에서 뜻밖의 푸념이 나오고 있다. 19일 인디아TV는 인도 출신 배우가 파키스탄인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파키스탄 현지에서 의문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시청자들은 파키스탄 이주 노동자 압둘 알리 역에 인도 출신 배우가 캐스팅된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압둘 알리 역할은 인도 배우 아누팜 트리파티(34)가 연기했다. 인도 뉴델리가 고향인 트리파티는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국가장학생으로 한국에 들어온 연기자다. 2014년 영화 '국제시장'부터 최근작 '승리호'까지 10여 편의 작품에 조·단역으로 출연했고, 연극 무대에도 꾸준히 올랐다.제법 안정적인 한국말과 연기력으로 오징어게임에 합류했지만, 인도 배우가 파키스탄인을 연기한 게 파키스탄 시청자들은 못내 아쉽다. 한 시청자는 "오징어게임 잘 봤다. 하지만 인도 배우가 파키스탄인을 연기하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파키스탄 배우를 쓸 수는 없었느냐"며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오징어게임에서 파키스탄인 '알리' 역을 맡은 배우가 인도인이다. 심지어 이슬람교도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인도 배우 대신 알리 캐릭터를 연기할 파키스탄 배우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이도 있었다.파키스탄 시청자들의 불만에 일부 한국 시청자도 공감을 나타냈다. 동남아 출신 친구가 많은 한국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청자는 "오징어게임이 잘못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관계가 얼마나 나쁜지 고려하지 않았다. 진짜 파키스탄 배우를 썼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응은 파키스탄과 인도의 뿌리 깊은 갈등 관계에서 비롯됐다. 인구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와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은 오랜 앙숙이다. 영국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1947년 종교에 따라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 독립하면서 갈등은 더 심해졌다. 특히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양국의 영토 분쟁은 전쟁으로까지 이어졌다.인도와 중국, 파키스탄 경계에 있는 카슈미르는 주민 다수가 이슬람교도지만 1846년부터 힌두교 정권이 지배했다. 영국이 인도에서 철수할 때 주민 대부분은 파키스탄에 편입되기를 바랐으나, 지도자가 힌두교도라 인도로 편입됐다. 이 같은 결정에 불만을 품은 카슈미르 지역 이슬람교도들의 폭동에 인도가 개입하면서 벌어진 게 1947년 제1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이다. 당시 양국은 유엔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으나, 카슈미르 영유권과 방글라데시 독립 문제로 1965년과 1941년 두 차례 더 전쟁을 치렀다. 1997년 한 차례 양국 관계 회복의 기미가 엿보이기도 했으나, 팽팽한 입장 차로 정상화는 무산됐다. 이후로도 적대 관계를 유지하던 양국은 2019년 2월 또 한 번 전면전 위기를 겪었다. 당시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자살 폭탄 테러로 경찰 40여 명이 숨진 후 인도가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전격 공습, 공중전을 벌이면서 군사 충돌이 이어졌다.
  • 포항지진 피해 주민 4년 만에 임시구호소 생활 청산

    포항지진 피해 주민 4년 만에 임시구호소 생활 청산

    경북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4년 가까이 이어 오던 구호소 생활을 마무리한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물러 온 지진 피해 주민들이 19일 오전 11시 임시구호소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진 발생 1435일 만이다. 포항 지진 초기엔 1000여명의 이재민이 이곳에 대피했다. 현재 흥해실내체육관에는 60가구, 154명이 등록돼 있다. 실제 물품이 있는 가구는 17가구, 식사를 하는 인원은 약 20명이다. 그동안 집이 크게 파손됐다는 ‘전파’ 판정을 받은 이재민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으로 떠났다. 하지만 4개 동으로 구성된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은 이곳에 주로 남아 생활해 왔다. 시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약간 수리가 필요한 정도’인 C등급을 매기면서 이주 대상에서 제외한 때문이다. 주민들은 “안전등급 판정이 심하게 부서진 실태와 맞지 않는다”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포항시 손을 들어줬다. 소송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갈등이 커지자 시는 지난해 11월 소송과 별개로 이주희망 조사와 현장조사를 거쳐 임시구호소에 머문 96가구 가운데 62가구에 이주 자격을 줬다. 나머지 34가구 주민은 이주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아 그대로 남기로 했다. 그런데도 일부 주민은 이주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현장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흥해실내체육관 임시구호소에 머물러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실 소속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제19차 회의를 열어 흥해읍 한미장관맨션과 대신동 시민아파트를 수리 불가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한미장관맨션과 시민아파트 주민에게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아파트 교환가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전파 판정을 받은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임시구호소에 머물던 주민은 시와 협의를 거쳐 시설물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시는 주민이 본래 용도로 이용할 수 없었던 흥해실내체육관을 보수해 주민이 체육시설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임시구호소에서 오랫동안 지낸 이재민이 새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는 만큼 포항이 지진 상처를 딛고 한층 더 도약하는 새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인류의 먼 미래를 우주 대서사로 살렸다...SF 수작 ‘듄’

    인류의 먼 미래를 우주 대서사로 살렸다...SF 수작 ‘듄’

    프랭크 허버트의 장편소설 ‘듄’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작가 아서 C. 클라크가 “‘듄’에 견줄 수 있는 것은 ‘반지의 제왕’밖에 없다”고 극찬한 SF고전의 으뜸으로 꼽힌다. 희귀 자원을 놓고 우주 여러 세력이 각축하는 내용을 다룬 이 작품은 여러 감독이 영화화를 시도했지만, 원작의 방대한 규모가 부담돼 번번이 취소되거나 흥행에 실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20일 개봉하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2021)은 이러한 부담을 딛고 영상미와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를 최대한 살린 우주 대서사로 각광받고 있다.10191년 우주 세계에서 아트레이더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티모시 샬라메 분)은 아라키스 행성에 있는 한 여인을 만나는 예지몽을 꾼다. 아라키스는 사막이지만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이자 생명 유지 자원인 ‘스파이스’의 유일한 생산지다. 폴의 아버지 레토 공작(오스카 아이삭 분)은 자신을 질투하는 황제의 명령으로 아라키스로 이주하지만, 이들 가족은 위기를 맞게 된다. 영화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메시아’의 운명을 타고난 폴이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깨닫고 성장해가는 여정을 따라간다. 희귀 물질 스파이스를 차지하려는 가문 간의 전쟁이 격화되고, 아라키스 원주민 ‘프레멘’들은 외부인에 적대적이다. 행성의 생태학적 재앙과 석유를 둘러싼 열강의 갈등, 정복자의 탐욕과 원주민의 저항 등 인류사의 본질은 먼 미래에도 변함없음을 전하고 있다.이번 영화는 2부작으로 기획된 시리즈 중 1부에 해당한다. 오락적 요소에 집중하려다가 자칫 원작의 깊이가 희석될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기 때문에 빌뇌브 감독은 과감하게 1·2부로 나눴다. 대신 비장미를 극대화한 화면구성으로 폴이 맞닥뜨리는 공포를 155분 동안 쉴 새 없이 체험하게 했다. 디스토피아적 감성을 자극하는 어두운 화면 구성은 몰입감을 높이고 사막에 이는 거친 모래폭풍과 400m에 달하는 거대한 모래 벌레 등 자연의 웅장함을 살렸다. 구원자로서의 폴의 캐릭터는 작품을 난해하게 만드는 요소지만, 후계자로서의 부담감에 공포를 느끼는 폴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관객이 쉽게 감정 이입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여기에 영화 ‘글래디에티터’(2000)를 빛낸 거장 한스 짐머 음악 감독이 삽입한 몽환적, 종교적 음악은 완성도를 높였다. 빌뇌브 감독은 “원작 소설을 읽지 못한 관객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없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홀로그램 형태로 된 첨단 방어막을 사용하며 재래식 칼을 들고 싸우는 장면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다만 ‘스타워즈’에서 볼 수 있는 우주선 추격전 같은 액션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경이롭고 장엄한 우주 대서사를 다룬 ‘듄’은 빠른 호흡의 영화는 아니지만, 시리즈물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살리는 데 성공한다. 폴이 더 나은 세상을 창조하는 구원자로 나선 후속작이 1편의 기대감을 얼마나 살릴지 주목된다.
  • 법원 판결마저 차별…이주여성 두 번 운다

    법원 판결마저 차별…이주여성 두 번 운다

    체류 자격·언어 취약 현실 고려 않고피해자인 아내에 “문제의 원인” 판결“혐오·차별 등 불안정한 지위 점검해야” 남편 A씨는 2018년 9월 자택에서 배우자인 이주여성 B씨의 머리를 주먹으로 세 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피해자 얼굴에서 상처가 발견된 점 등을 바탕으로 A씨의 폭행죄를 인정했다. 그런데 2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남편 A씨가 피해자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상황이었던 만큼 B씨가 자신의 잘못으로 이혼을 당해 강제 출국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주여성들의 불안정한 체류 자격과 사회·경제적 기반의 부재, 언어·문화적 차이를 이용한 범죄가 매년 발생하는 가운데 법원이 국내 이주여성의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범죄 발생 원인을 이주여성에게 돌려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2011~2020년 이주여성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사건 판례 100건을 분석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법원이 이주여성의 잘못으로 가정폭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판례가 적지 않았다. 폭행을 일삼은 남편을 상대로 이주여성이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법원은 “남편의 폭행은 아내의 잘못으로 유발된 부부싸움 중 일시적·우발적으로 감정이 악화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내가 가혹할 정도로 폭행이나 학대를 받아 온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렸다. 다른 이혼소송 사건에서도 법원은 “혼인 생활 중 갈등이 발생했을 때 아내를 밀어 넘어뜨린 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은 남편, 또 남편과 갈등이 발생했다고 해서 동거한 지 약 25일 만에 집을 나가 버린 아내 양쪽 모두에게 혼인관계 파탄 책임이 있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생명의 정진아 변호사는 “이주여성 아내는 폭행이 발생했더라도 동거 의무를 계속 이행하며 지속적인 폭행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면서 “법원은 가정폭력을 ‘집안에서 일어나는 부부싸움’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성폭력 사건 판례에서는 고용주가 이주여성에게 저지른 강간, 강제추행, 불법촬영 등의 범죄가 다수 확인됐다. 이주여성이 일하는 공장, 농장 등의 사업장이 지리적으로 외진 곳에 있고 고용주가 이주여성의 경제적 상황, 체류 문제 등의 개인적인 사정을 파악하고 있어 이주여성이 외부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백소윤 변호사는 “이주여성이 범행 대상이 되는 이유와 범행 발생 이후 그들이 처하게 되는 상황 등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한국 사회 내 이주민이자 여성인 이주여성의 취약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체류 자격 부여 요건, 노동 환경에서의 열악한 지위, 문화적·종교적 차이를 이유로 한 혐오와 차별, 성차별 등 이주여성의 불안정한 지위의 원인이 되는 인식과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월드피플+] “여자들 교활” 국가가 임명한 ‘공식 마법사’ 결국 지팡이 뺏겼다

    [월드피플+] “여자들 교활” 국가가 임명한 ‘공식 마법사’ 결국 지팡이 뺏겼다

    30년 넘게 뉴질랜드의 얼굴로 활약한 ‘공식 마법사가’ 해고됐다. 15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의회는 세계 유일의 ‘국가 공인 마법사’ 이안 브라켄버리 채널(88)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크라이스트처치시의회 대변인 린 맥클랜드는 “지난 수십 년간 크라이스트처치를 위해 봉사한 마법사에게 감사 서한을 보내고 계약 종료를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 종료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지만, 마법사는 영원히 크라이스트처치시 역사의 일부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역 주민과 국내외 방문객, 새로운 사업 파트너, 이주 노동자에게 활기차고 현대적인 도시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새로운 홍보 방향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1982년부터 활약한 마법사의 공식 활동도 막을 내리게 됐다.영국에서 태어난 마법사 채널은 1976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로 건너가 공공장소에서 공연을 펼치며 인지도를 쌓아 올렸다. 시의회가 공연 단속에 나섰을 때 대중이 나서서 항의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982년 뉴질랜드미술관장협회는 마법사가 살아있는 예술 작품이 됐다고 평가했으며, 시의회는 그를 도시의 공식 마법사에 임명했다. 1990년에는 당시 마이크 무어 총리가 지역 명물이 된 마법사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뉴질랜드의 공식 마법사가 되는 것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무어 총리는 서한에 “당신의 마법이 온 나라에 미치지 않아 걱정”이라면서 “뉴질랜드는 물론 남극 대륙과 연안의 마법사가 되어 달라는 나의 제안을 긴급히 고려해달라. 주문, 축복, 저주를 비롯해 총리 능력 밖의 초자연적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거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썼다.이를 계기로 뉴질랜드가 임명한 공식 마법사가 된 채널은 크라이스트처치 등 뉴질랜드와 호주 등지에서 공연을 펼치며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마법사에게 매년 1만6000 뉴질랜드 달러(약 1300만 원)씩 23년간 36만8000 달러(약 3억 원)의 활동비를 제공했다. 2009년에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해 마법사에게 여왕 훈장도 수여했다. 이처럼 세계 유일의 국가 공인 마법사로서 뉴질랜드 홍보에 앞장섰던 채널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지난 4월이었다.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마법사 채널은 여성을 대상화한 저속 발언으로 논란에 부딪혔다.마법사는 방송에서 “기만에 능한 게 여자라고 말하며 여자들을 놀리는 걸 좋아한다”거나 “여자들은 교활하게 굴면서 둔한 남자들을 유혹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난 여자를 좋아하고 늘 용서한다. 아직 한 번도 여자를 때려본 적이 없다. 여러분도 절대 여자를 때리지 말라. 너무 쉽게 멍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여자를 때렸다간 이웃과 친구들에게 말해 당신이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실언했다. 현지언론은 이 같은 발언이 마법사와의 계약 종료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인지감수성 논란을 의식한 사실상의 해고라는 분석이다. 20년 넘게 쥐고 있던 공식 지팡이를 빼앗긴 마법사는 시의회의 결정에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법사는 “크라이스트처치에 나만한 인물이 없다‘면서 ”지루하고 늙은 관료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나를 질투해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법사는 최근 몇 년간 시의회가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었으며, 관광 개선에 대한 자신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마법사‘로서 관광객과 주민을 정기적으로 만날 것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 “앵무새 잘 부탁”한다더니…미국행 8살 소년 밀입국 브로커에 살해

    “앵무새 잘 부탁”한다더니…미국행 8살 소년 밀입국 브로커에 살해

    남미 엘살바도르 일가족의 아메리칸드림이 비극으로 끝났다. 11일 엘살바도르닷컴은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미국 국경을 넘으려던 일가족이 브로커에게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엘살바도르 라리베르타드시 도로변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 가운데는 8살 조슈아 테하다도 포함돼 있었다. 소년은 하루 전 부모와 작은어머니 손을 잡고 밀입국 브로커를 만났다. 얼마 전 미국으로 건너간 조부모와 만날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소년의 가족은 다음 날 브로커와 접선한 찰라테낭고시와 100㎞ 떨어진 라리베르타드시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경찰 당국은 밀입국을 돕기로 한 브로커가 돈만 받아 챙긴 후 이들 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소년의 가족에게 돈을 받은 브로커가 애초 새벽 4시였던 접선 시간을 갑자기 새벽 1시로 앞당겼다는 이웃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벌써 여러 차례 미국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최근에는 미국 국경수비대에게 잡혀 5개월간 구금됐다가 다시는 밀입국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왔다.이웃들은 일용직 노동자였던 소년의 아버지와 공원에서 간식을 팔던 어머니가 어렵게 가족을 부양해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 마을 주민은 “투사처럼 산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년이 마을을 떠나기 전 자신의 애완 앵무새를 부탁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내일 미국으로 갈 건데 돌아올지 모르겠다. 앵무새를 잘 부탁한다”는 게 소년의 마지막 말이었다고 이웃들은 입을 모았다. 이처럼 가난과 질병, 부패 등 부조리를 피해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미국으로 가려는 중남미 이주민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 행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가혹한 이민 정책을 펴는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밀입국 행렬은 더욱 늘어났다.이주민들은 조국을 등지고 미국으로 가려는 이유로 팬데믹 때문에 더욱 힘들어진 경제, 일자리 문제, 정치적 혼돈 상황, 여기에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온건한 이민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 등을 공통으로 들고 있다. 상당수는 국경으로만 가면 미국으로 수월하게 입국할 수 있다는 브로커의 꾀임에 속아, 어린 아이까지 대동한 채 힘겹게 미-멕시코 국경의 리오그란데강을 넘었다가 세관국경보호국 요원들에게 가로막혀 망연자실해 하기도 한다. 4살 난 아들을 데리고 리오그란데강을 넘은 에콰도르 출신의 한 여성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에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했다. 미국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완전히 거짓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 “사람 차별하는 단어는 쓰지 말자” 中, 농민공→건설자 순화 사용 추진

    “사람 차별하는 단어는 쓰지 말자” 中, 농민공→건설자 순화 사용 추진

    중국 당국이 외지 출신의 노동자를 가리켜 사용됐던 ‘농민공’( 民工)이라는 표현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중국 인민대표대회는 최근 ‘농민공’ 등 외지 출신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단어 사용에 대해 ‘(외지)건설자’라는 대체 표현을 사용토록 유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농민공’은 농촌에서 출생한 이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도시로 이주했으나 여전히 농촌 후커우(호적)를 가진 이들을 포괄해 지칭해왔다. 주로 1980년대 이후 농촌 인구의 대규모 도시 이주 사례가 급증하면서 농촌 출신의 도시 근로자를 가리키는 ‘농민공’이 사회 전반에 널리 사용됐던 것. 이와 관련, 선전시 인사국 측은 최근 유력 매체 광밍러바오를 통해 “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전달받았다”면서 “비록 농민공이라는 표현 사용 자체를 법으로 금지할 수는 없지만 외지 출신의 건설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주민들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실제로 지금껏 농민공으로 불린 농촌 후커우를 가진 이들은 대부분 공사 건설 현장과 제조업, 채광 등 현장 산업 노동자로 근무해왔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이 매체는 해당 직종에 근무하는 농촌 출신의 근로자라는 의미로 생겨난 ‘농민공’이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 강도가 높은 1~2차 산업 종사자들을 포괄해 지칭하는 사회적 지위가 낮은 노동자라는 의미로 변질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농민공이라는 표현은 곧 사회 지위가 낮은 노동자를 의미하는 대명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선전시 정부는 향후 시에서 발간되는 모든 언론 매체에서 ‘농민공’이라는 표현 대신 ‘건설자’, ‘외지 출신 건설자’ 등의 표현을 사용토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정부 관계자는 ‘건설자’, ‘외지 출신 건설자’라는 새로운 표현에 대해 “일각에서는 호칭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한다”면서도 “하지만 농민공이라는 명칭 대신 새로운 표현으로 부르려는 노력은 외지 출신자들에 대한 존중의 중요성을 우리 스스로 자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중국 전체 인구 중 약 2억여 명이 출생한 농촌을 떠나 외지의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2억 명이 넘는 외지 출신 근로자에 대한 존중과 존경의 의미를 담아 새로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해당 의견서에 따라, 인민일보, 신화통신 등 주요 국영 매체들은 향후 농민공이라는 표현을 대체해 ‘외지 건설자’, ‘건설자’ 등의 순화 표현을 우선 사용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표현 순화 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 9월 국무원이 발간한 ‘농민공복무공작에 대한 의견’에서도 한 차례 농민공의 문명 시민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력하게 시사한 바 있다. 이후 국무원은 각 지역에서 거주하는 농민공 출신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임금 체불 및 농민공 자녀의 도시 교육 지원 서비스, 농민공 시민화 교육 등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는 평가다. 또, 앞서 지난 2012년 1월에는 총 8명의 저명한 변호사, 학자 등이 서명한 ‘공민건의서’가 국무원에 전달돼 이목이 쏠린 바 있다. 해당 건의서에서는 ‘농민공’이라는 명칭이 사회적 차별과 분열을 조장한다는 점을 지적, 해당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규칙을 행정 법규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최초로 제기됐던 바 있다.
  • [포토] 대장동 원주민, 화천대유 대표에 항의

    [포토] 대장동 원주민, 화천대유 대표에 항의

    화천대유 심종진 공동대표가 15일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열린 대장지구 이주자택지 보상관련 협의에 참석한 뒤 대장동 원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21.10.15 공동취재
  • 통일부, ‘탈북민단체 설립취소 부당’ 판결에 항소 안한다

    통일부, ‘탈북민단체 설립취소 부당’ 판결에 항소 안한다

    정부, 항소 기간 마지막 날 포기 결정‘큰샘’ 통일부 비영리법인 자격 유지1심 패소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항소통일부는 탈북민 단체 ‘큰샘’에 대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한 것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과 관련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1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통일부는 법무부 등 유관 부처 등과 항소 여부를 검토한 뒤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은 항소 기간 마지막 날로, 큰샘은 통일부 등록 비영리법인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소송은 큰샘의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취소 처분이 적정한지를 따지는 것으로 큰샘의 대북 물품 살포 행위 자체의 정당성을 다투는 소송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도 항소 포기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해 7월 전단이나 물품을 대북 살포하는 것이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안정상 위협과 한반도 긴장 상황을 초래해 공익을 해치고, 단체의 설립 목적에도 벗어난다며 큰샘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두 단체는 통일부의 취소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지난 1일 큰샘이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페트병에 쌀을 담아 북한에 보내는 활동은 공익을 해치거나 설립 목적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원소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한반도에 긴장상황이 조성되고 접경 주민들의 생명·안전에 위험이 야기된 것은 기본적으로 북한 정권의 도발 위협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날 자유북한운동연합이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같은 취지로 낸 소송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한 것과 엇갈린 판단이 나온 것이다. 법원은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제기한 소송에선 “군사적 긴장상태를 고조시켜 정부의 통일정책 추진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통일부의 설립 허가 취소 처분이 부당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현재 이 단체가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 유상호 경기도의원, 연천읍 동막리 임시숙소 조성 사업 논의

    유상호 경기도의원, 연천읍 동막리 임시숙소 조성 사업 논의

    경기도의회 유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연천)은 지난 13일 경기도의회 연천상담소에서 경기도 건설국 하천과 관계자들과 동막리 하천구역 내 불법시설 철거 및 임시숙소 설치 조성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연천군은 경기도의 ‘하천·계곡 청정 복원 사업’에 의해 연천군 동막리 하천구역 내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하면서 계곡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청정계곡을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 유상호 의원은 “청정 복원 사업에 따라 불법 시설물을 철거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유원지에서 생계를 유지해 온 하천 내 일부 주민들이 이주할 곳이 없어 철거를 못 하고 있다”며 겨울 전 경기도의 빠른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경기도 하천과 관계자는 “임시주거시설 조성공사는 10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내부사정에 의해 입주가 늦어졌다”며 “빠른 시일 내에 예산을 지원해 이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신선함 잃은 유럽 문학 대신 세계 울린 탈식민주의 문법

    신선함 잃은 유럽 문학 대신 세계 울린 탈식민주의 문법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가 선정되면서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제3세계 탈식민주의 문학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서구 문학에 밀려 변방으로 취급받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통찰력 있는 작품이 많아 예의주시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018년 대안 노벨상으로 불린 ‘뉴아카데미’ 상을 받은 마리즈 콩데(84) 작가의 에세이 ‘울고 웃는 마음’(1999)이 최근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 출신인 콩데는 흑인이자 여성, 식민지인으로 유년기에 겪었던 인종·계급·성별 간 격차의 문제를 조명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다. 다음달엔 콩데가 2017년에 낸 장편소설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문학동네)도 독자를 만난다. 과들루프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성향이 달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 남매를 통해 작가는 인종차별, 식민지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의 본질을 되묻는다. 앞서 콩데는 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2019년 번역·은행나무)에서 17세기 말 마녀로 몰렸던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 티투바의 삶을 통해 인간적 연대와 공감의 희망을 보여 줬다.은행나무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젊은 천재 작가로 주목받는 치고지에 오비오마(35)의 장편소설 ‘어부들’(2015)을 펴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데뷔소설상 등 5개 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이 마을 광인의 예언을 듣고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빈곤과 혼란한 사회상을 담아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보여 줬다. 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비오마의 또 다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은행나무)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을 다뤘다. 소수자들의 고난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구르나에 앞서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케냐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83)의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케냐 근현대사를 다룬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은 독립을 앞둔 식민지인들의 복합적 심리를 묘사해 서구인의 제국주의적 사고와 케냐 기득권층의 민중 억압을 꼬집는다. ‘십자가 위의 악마’(창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케냐 사회의 모순을 여성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이 밖에 민음사는 영국 식민지 트리니다드섬에서 인도계 이주민 3세로 태어난 2001년 노벨상 수상자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1932~2018)의 소설집 ‘자유 국가에서’를 펴냈다. 1971년 부커상 수상작인 이 책은 식민지를 둘러싼 다양한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이방인의 고뇌를 다룬다. 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석호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제3세계 문학은 식민지 잔재를 소재로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분노와 저항에 그치지 않고 인종, 성차별,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21세기에도 유효한 시대정신을 담았다”며 “세계를 주도하던 유럽 문학이 최근 신선함을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 3세계 문학은 지구촌 전체의 관점에서 영향력 있는 문학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영문학에서도 남아공, 케냐처럼 과거 식민지 출신 작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식민통치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국가에선 인종, 종교, 난민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룬 탈식민주의 문학이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고 했다.
  • 구르나 노벨상 계기로 주목받는 3세계 문학…탈식민주의 감동 밀려온다

    구르나 노벨상 계기로 주목받는 3세계 문학…탈식민주의 감동 밀려온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가 선정되면서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제3세계 탈식민주의 문학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서구 문학에 밀려 변방으로 취급받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통찰력 있는 작품이 많아 예의주시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018년 대안 노벨상으로 불린 ‘뉴아카데미’ 상을 받은 마리즈 콩데(84) 작가의 에세이 ‘울고 웃는 마음’(1999)이 최근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 출신인 콩데는 흑인이자 여성, 식민지인으로 유년기에 겪었던 인종·계급·성별 간 격차의 문제를 조명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다.다음달엔 콩데가 2017년에 낸 장편소설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문학동네)도 독자를 만난다. 과들루프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성향이 달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 남매를 통해 작가는 인종차별, 식민지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의 본질을 되묻는다. 앞서 콩데는 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2019년 번역·은행나무)에서 17세기 말 마녀로 몰렸던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 티투바의 삶을 통해 인간적 연대와 공감의 희망을 보여 줬다.은행나무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젊은 천재 작가로 주목받는 치고지에 오비오마(35)의 장편소설 ‘어부들’(2015)을 펴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데뷔소설상 등 5개 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이 마을 광인의 예언을 듣고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빈곤과 혼란한 사회상을 담아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보여 줬다.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비오마의 또 다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은행나무)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을 다뤘다. 소수자들의 고난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구르나에 앞서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케냐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83)의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케냐 근현대사를 다룬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은 독립을 앞둔 식민지인들의 복합적 심리를 묘사해 서구인의 제국주의적 사고와 케냐 기득권층의 민중 억압을 꼬집는다. ‘십자가 위의 악마’(창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케냐 사회의 모순을 여성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냈다.이 밖에 민음사는 영국 식민지 트리니다드섬에서 인도계 이주민 3세로 태어난 2001년 노벨상 수상자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1932~2018)의 소설집 ‘자유 국가에서’를 펴냈다. 1971년 부커상 수상작인 이 책은 식민지를 둘러싼 다양한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이방인의 고뇌를 다룬다.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석호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제3세계 문학은 식민지 잔재를 소재로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분노와 저항에 그치지 않고 인종, 성차별,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21세기에도 유효한 시대정신을 담았다”며 “세계를 주도하던 유럽 문학이 최근 신선함을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 3세계 문학은 지구촌 전체의 관점에서 영향력 있는 문학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영문학에서도 남아공, 케냐처럼 과거 식민지 출신 작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식민통치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국가에선 인종, 종교, 난민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룬 탈식민주의 문학이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고 했다.
  • 사진 찍으려 곰에게 접근한 논란의 美여성, 벌금형외 구류형도 선고받아

    사진 찍으려 곰에게 접근한 논란의 美여성, 벌금형외 구류형도 선고받아

    몇 달 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회색곰 무리에게 접근해 사진을 찍어 논란을 일으킨 여성이 구류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와이오밍주 연방지방법원 산하 옐로스톤 사법센터는 지난 6일 곰으로부터 100야드(약 91m) 이내로 접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리노이주 캐롤스트림 주민 서맨사 데링(25)에게 구류 4일 등을 선고했다. 이는 데링이 곰에게 고의로 접근한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이날 마크 카맨 치안판사는 데링에게 구류형을 선고하는 것 외에도 1년 동안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출입을 금지하고 벌금과 야생동물 보호기금으로 각각 1000달러(약 120만원)씩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이 같은 사건에서 벌금형 외에 구류형까지 선고된 사례는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데링의 변호사 이선 모리스는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아 이번 선고를 두고 항소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데링은 지난 5월 10일 분기공이라고 불리는 증기 분출구가 많은 언덕 로어링 마운틴에서 새끼 곰들과 함께 있는 어미 곰과 마주쳤다. 다른 방문객들은 공원 측 규정에 따라 각각의 차량으로 돌아갔지만, 데링은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곰 무리 쪽으로 몇 걸음 더 다가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어미 곰이 위협을 가하며 데링 쪽으로 달려왔지만, 공격하지 않고 멈춰선 뒤 돌아섰다. 이에 대해 밥 머리 연방검사 대행은 “새끼를 데리고 있는 어미 곰에게 접근하는 행위는 완전히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데링이 심하게 다친 관광객이 되지 않고 형사피고인이 된 것은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곰과 늑대로부터 약 91m 이내, 나머지 다른 동물들로부터 약 23m 이내로 접근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벌금형 등이 선고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노벨문학상 통보에 텔레마케터인 줄 알고 “꺼져! 날 냅둬”

    노벨문학상 통보에 텔레마케터인 줄 알고 “꺼져! 날 냅둬”

    “텔레마케터 전화인줄 알았어요. 해서 ‘이봐요, 썩 꺼지세요! 날 내버려둬’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고요.”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통보하는 전화였는데 탄자니아 작가 압둘라작 구르나(73)는 커피를 타다 전화를 받았다면서 하마트면 그냥 전화를 끊을 뻔했다고 영국 BBC에 7일(현지시간) 털어놓았다. 다행히 전화를 끊지 말라는 상대의 설득에 통화를 이어나가 자신에게 영광스러운 노벨상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탄자니아 정부는 그의 수상이 조국과 아프리카 대륙을 위한 승리라고 평가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정부 수석 대변인은 트위터에 “당신은 분명히 당신의 일을 제대로 해냈다”면서 “당신의 승리는 탄자니아와 아프리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1948년 생인 구르나는 탄자니아 동부의 반자치지역인 잔지바르섬 출신으로 1968년 혁명으로 인한 아랍계 주민 박해를 피해 영국에 난민으로 이주했다. 이후 캔터베리의 켄트대에서 영문학 및 식민지 독립 후 문학에 관한 교수를 지냈다. 구르나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작가로는 여섯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98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나이지리아 작가 월레 소잉카는 구르나의 수상을 환영하면서 “예술과 특히 문학이 번성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상존하는 어려움에 속한 (아프리카) 대륙의 우울한 현실 위로 튼튼한 깃발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잉카는 AP 통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그 (문학가) 집단이 늘어나기를!”이라고 덧붙였다. 구르나는 식민주의의 영향과 난민의 역경을 중심으로 ‘낙원(1994년작)’ 등 10권의 소설과 수많은 단편을 발표했다. 그는 난민 신분이었던 자신이 1960년대 영국에 왔을 때보다 지금 난민과 이주민 문제가 훨씬 심각해졌다면서 스스로 천착한 주제들은 “매일 우리와 함께 있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사람들이 다치고 있다. 우리는 가장 친절한 방식으로 이런 이슈들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림원이 내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이 주제들을 조명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허탈하지만, 그것들에 대해 연설하고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아프리카 난민을 “필요에 의해 온” 사람들이자 “정말 솔직하게…줄 것을 가진” 사람들로 봐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빈손으로 오지 않는다. 재능과 활기가 넘치는 사람들로서 줄 것을 갖고 있다”고 노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 난민 경험 녹여 자아 정체성 탐구… “식민주의 다룬 작가 중 최고”

    난민 경험 녹여 자아 정체성 탐구… “식민주의 다룬 작가 중 최고”

    아프리카 출신 흑인작가 35년 만에 영예탄자니아서 태어나 난민으로 영국 도착대표작 ‘낙원’ ‘황폐’… 국내 출간은 안 돼아프리카 등 탈식민주의 관련 담론 관심“디아스포라 문제 조명, 시의적절한 수상”2021년 노벨문학상은 탄자니아의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에게 돌아갔다. 아프리카 출신 흑인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86년 나이지리아 출신 월레 소잉카 이후 35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 구르나에 대해 “식민주의의 영향과, 문화와 대륙 사이 격차에 있는 난민의 운명을 단호하고도 연민 어린 통찰로 깊게 파고들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난민 경험을 바탕으로 자아 정체성에 집중해 온 작가”라며 “구르나 소설 속 등장인물은 문화와 대륙 사이에서의 틈, 과거의 삶과 새롭게 떠오르는 삶의 틈에 놓인 자신을 발견하는데, 이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1948년 탄자니아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그는 1968년 난민 자격으로 입국한 영국에 정착해 문학과 학문 활동을 해왔다. 스물한 살 때부터 글을 쓴 구르나는 스와힐리어를 모국어로, 영어는 문학적 도구로 삼았다. 최근 은퇴하기 전까지 영국 켄트대 영문학 교수로 지내면서 식민주의 관련 담론을 주로 탐구했다. 장편소설 10편과 다수의 단편소설을 펴냈다. 대표작으로는 ‘낙원’(Paradise·1994), ‘바닷가에’(By the Sea·2001), ‘황폐’(Desertion·2005) 등이 있다. ‘낙원’과 ‘바닷가에’는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출간된 소설은 없다.한림원은 “그의 소설이 상투적인 묘사에서 벗어나 있으며,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낯선 동아프리카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시각을 열어 줬다”고 설명했다. 문학상 선정 위원인 안데르스 올손은 그를 “식민주의 이후 시대 작가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구르나의 문학을 꿰뚫는 열쇠말은 ‘정체성’이다. 초기 소설 세 편 ‘출발의 기억’(Memory of Departure·1987), ‘순례자의 길’(Pilgrim’s Way·1988), ‘도티’(Dottie·1990)는 현대 영국에서의 이민자의 경험을 다양한 관점에서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컨대 ‘순례자의 길’은 탄자니아 출신 무슬림 학생이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겪는 인종차별에 대한 투쟁을 묘사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네 번째 소설 ‘낙원’ 역시 제1차 세계대전 와중의 식민지 동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한 여정에서 아프리카의 계급의식에 대한 시선을 담아냈다. ‘침묵의 경배’(Admiring Silence·1996)는 잔지바르를 떠나 영국으로 이주한 한 청년이 결혼해 교사가 되는 이야기, ‘바닷가에서’는 영국 해변 마을에 거주하는 노인 망명자의 입을 통해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평론가 폴 길로이는 구르나의 소설 속 인물이 새로운 환경에 맞게 끊임없이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며, 새로운 삶과 과거의 존재 사이에서 끊임없이 협상한다고 평가했다. 이주민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바닥에 깔고, 식민주의와 노예 제도의 유산이 어떻게 이주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지를 다룬다. 작가 자신도 자신의 문학이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길로이에게 “내 잠재적 독자 중 일부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구르나는 동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이주해서 디아스포라적인 삶을 사는 입장에서 차별과 배척을 당한 경험을 일관성 있게 녹여냈다”며 “종교 갈등이 심화하고 이분법적으로 나뉜 세계관이 지배적인 현 시점에서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구르나의 소설 ‘출발의 기억’이나 ‘마지막 선물’(The Last Gift·2011) 등은 술술 읽힐 정도로 이해하기 쉬운 어휘 구사가 장점”이라며 “작가 자신이 영국과 고향의 격차와 문화 간 충돌, 개인의 자아가 겪는 문제를 예리하게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의 의식에 계속 귀를 기울이는 통찰도 녹아 있는 만큼 난민 문제가 전 세계적 이슈가 된 요즘 돋보이는 수상”이라고 강조했다.
  • 100년 전 흑인 부부에게 빼앗은 땅, 고손에게 돌려준 캘리포니아주

    100년 전 흑인 부부에게 빼앗은 땅, 고손에게 돌려준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사가 한 세기 전 흑인 부부로부터 강탈한 브루스 비치의 두 필지를 부부의 고손자에게 돌려주는 역사적 법안에 서명했다. 윌라와 찰스 브루스 부부는 당시에 흑인 해수욕객들을 이곳 해변에 불러들였는데 맨해튼 비치 시가 말썽의 소지를 없앤다며 강제로 소유권을 이관했다. 뉴섬 지사가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서명한 상원 법안(SB) 796은 시 당국의 이런 행동이 잘못되고 불법적인 전제 아래 인종적 편견에 터잡은 행정행위였음을 인정하며 브루스 부부의 후손에게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나아가 이렇게 하는 일이 캘리포니아주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맨해튼 비치 시,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공공 이해에 부합한다고 규정했다. 법안은 지난달 주의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현재 이 해변을 소유한 LA 카운티가 토지를 반환하는 절차를 즉각 시작하도록 허용하는 긴급 조치가 포함돼 있다. 스티븐 브래드퍼드(민주, 가르데나) 주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했는데 그는 이 주는 물론 미국의 역사를 계속 얼룩지게 만든 많은 불공정한 일들이 바로잡히는 첫 걸음이라고 반겼다. 이어 “세대를 거쳐 재산을 물려받았으면 빚도 물려받은 것이라며 맨해튼 비치 시는 브루스 가문에 빚을 졌다. 캘리포니아주와 LA 카운티도 브루스 가문에 빚을 졌다. 오늘 우리 주 지사가 브루스 가문에 빚을 갚는 법안에 서명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법안이 입에 오르내리자 흑인이 1%도 안돼 백인 일색의 맨해튼 비치 시에는 상당한 논란이 빚어졌다. 많은 이들이 일본계 미국인, 라틴계 주민 등도 같은 요구를 하고 나서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했다. 이 해변은 통바란 사람이 1900년대 초 소유권을 처음 주장했다. 윌라가 1912년 1225달러를 주고 그에게서 두 필지를 사들였다. 찰스는 솔트레이크 시티와 LA를 오가는 열차의 식당칸 요리사로 일하고 있었다. 윌라는 제법 인기 있는 숙소와 카페, 무도회장을 운영했는데 주말이면 흑인 해수욕객들을 받아들였다. 자연스럽게 흑인들이 주변에 거처를 마련해 이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백인 이웃들의 협박과 희롱이 쏟아졌다. 악명 높은 KKK단이 흑인들의 침대에 불을 붙이거나 집에 불을 놓았다. 이래도 흑인들이 떠나지 않자 1924년 시 간부들은 스무 채의 부동산을 공원을 만든다며 수용해 버렸다.하지만 수십년 동안 빈 채로 남겨졌고, 1948년 주 정부, 1995년 카운티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지금 브루스 부부의 땅은 위 사진처럼 해변을 굽어볼 수 있는 조그만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터전을 빼앗긴 뒤 브루스 가족은 남의 식당에서 요리 일을 하며 남은 생을 마쳤다. 앤서니의 할아버지 버나드는 재산을 빼앗긴 지 몇 년 뒤에 태어났는데 늘 그때의 수모에 집착했으며 세상을 증오하며 살아갔다. 앤서니의 아버지 역시 캘리포니아가 싫다며 이주했다. 앤서니는 플로리다주의 경비업체에서 일한다. 가문의 이름을 딴 해변에 대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걸 꺼렸는데 지금은 많은 이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것에 감동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우리가 수십년 동안 기원해온 일이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 발이 됐으면 한다.”
  • 토지 헐값 매각·4년 만에 입주… 원주민들 “공권력 꼼수에 속아”

    토지 헐값 매각·4년 만에 입주… 원주민들 “공권력 꼼수에 속아”

    조성원가 아닌 감정가로 택지 공급“성남의뜰이 취한 부당이익 반환을” 법원 “업무지침 개정 시점 해당 안돼”“공사가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으니 원주민들은 땅을 안 팔 수가 없었어요. 결국 공권력이 꼼수를 써서 개인에게 이익을 몰아준 게 아닙니까. 이게 나라입니까.”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된 특혜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대장동 원주민들의 누적된 불만도 폭발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장동을 공공개발해 시민을 위해 이익을 환수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원주민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이 애초부터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도록 계획된 것이며 원주민들은 철저히 소외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장동에서 평생 거주한 원주민 이홍기(64)씨는 30일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화천대유가 지분 참여한 성남의뜰을 사업 시행사로 내세울 때부터 원주민들이 반발했다고 전했다. 성남의뜰을 사실상 개인 소유의 화천대유가 관리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는 것이다. 이씨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성남의뜰이 무슨 권한으로 토지를 강제로 빼앗느냐며 공사와 화천대유를 찾아가 항의도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 대신 토지수용권을 내세워 원주민의 토지를 반강제로 매각하게 했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민간 개발이 추진될 당시인 2009년 토지가 평당 700만원으로 평가됐는데, 2016년 공사에 토지를 매각할 때는 평당 280만원으로 절반도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성남의뜰은 원주민들에게 토지를 빨리 매각하고 이주하면 돈을 주겠다고 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냈다고 한다. 이씨는 “신도시를 만들려면 최소 5~10년은 걸리는데 대장동은 개발 4년 반 만에 입주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원주민들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민 중에는 소유 토지 중 대장동 개발 지구에 속한 토지를 매각하고 나머지는 농지로 보유하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농지에 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사실상 맹지가 된 것이다. 아울러 원주민들은 토지를 매각하고 이주할 당시 성남의뜰로부터 이주자택지를 공급받기로 했으나, 성남의뜰이 ‘조성원가’가 아닌 이보다 비싼 ‘감정가격’으로 택지를 공급해 반발하고 있다. 이에 원주민들은 지난해 3월 성남의뜰을 상대로 부당이득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날 패소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2부(부장 곽정한)는 원고들이 성남의뜰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주민들은 도시개발 업무지침에 따라 공급가격은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의 실질적인 주체인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시행세칙 기준에는 조성원가가 기준이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성남의뜰이 차액을 위법·부당한 이득을 취했으므로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도시개발 업무지침은 소송 제기 한 달 전인 지난해 2월 개정돼 그 이후 최초로 지정·고시하는 사업에 적용되므로 이 사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사업시행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아니라 피고(성남의뜰)”라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시행세칙 기준이 이 사업에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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