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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여만명 사상, 일손마저 부족… 北에 손 내민 러, 반전 노리나[글로벌 인사이트]

    60여만명 사상, 일손마저 부족… 北에 손 내민 러, 반전 노리나[글로벌 인사이트]

    러, 인력난 해소… 北, 군사기술 이전국방·안보 예산, 총예산의 40% 차지군비 증가·인플레·금리 인상 악순환 경제 제재에 천연가스 수출도 급감인력난 심화에 평균임금 30% 상승‘연봉 1억’ 견습 선반공도 못 구해모든 부문서 노동자 500만명 부족국민 82% “종전·경제 문제 집중을” 러시아가 벌이는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군 1만명 이상이 투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내부 상황에도 시선이 쏠린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장에 배치될 인력뿐만 아니라 러시아 본토에서 일할 노동자마저 부족해지게 된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마르크 뤼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북한의 지상군 파병은 러시아군 60여만명이 죽거나 다치면서 인력난을 겪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절박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11·12월호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에서 “푸틴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유사시 군사 지원을 약속한 냉전 시대의 협정을 부활시켰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몇 주 전부터 북한은 이미 지원에 대한 대가를 요구한 게 분명하다”고 썼다. 국제사회 제재로 고립된 북러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충족할 기회가 됐다. 북러가 지난 6월 맺은 ‘북러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북러조약)은 1961년 조소동맹조약에 버금가는 조약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북한의 지상군 파병으로 인력난을 해소하고 그 대가로 북한의 숙원 사업이었던 미국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스텔스 잠수함 기술, 핵 제조 기술 등 핵심 군사기술을 이전할 우려가 있다. 러시아의 국방·안보 예산은 2025년 기준 총예산의 약 40%, 약 41조 5000억 루블(약 591조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반면 러시아 정부의 사회복지 지출은 올해 7조 7000억 루블에서 내년에는 6조 5000억 루블로 16% 감소한다. 군비 지출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급증하면서 러시아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심각한 인력난 때문에 인건비가 계속 올라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자극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러시아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군사적 케인스주의’로 러시아 내 방산 관련 일자리는 늘었지만 정작 노동자는 줄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장기적 경제 전망이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훨씬 더 암울하다고 본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경제 제재로 2022년 613억㎥에 달하던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은 225억㎥로 급감했다. 중국과 인도로 눈을 돌렸지만 유럽의 수요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다.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BBC 러시아는 지난 8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 러시아 최대 구직 포털 아비토(Avito)에 방위 산업 관련 구인 공고가 약 9만건 올라왔고 임금은 러시아 노동자 평균임금보다 3~4배 높았다고 분석했다. 컴퓨터수치제어기계(CNC) 엔지니어 일자리 공고는 약 1만 8600개나 올라왔지만 이력서는 600개만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노동자 평균임금은 15만 2000루블(약 216만원)이었다. 이는 1년 전보다 30% 더 많은 수치다. 모스크바에 있는 로켓엔진 제작사 에네르고마시에서 일하는 견습 선반공의 경우 연봉 5만~8만 달러(7000만원~1억원)를 받지만 모집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라 마시콧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최근 논문에서 병력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러시아가 심각한 경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주민, 학생, 수감자 등 러시아에서 통상 노동시장 공급난을 해소하는 집단이 이제는 우크라이나에 병사로 투입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는 모든 부문에서 사상 최대인 500만명의 노동자가 부족한 상태라고 집계하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러시아 노동력의 감소는 204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동원되지 않은 집단은 여성이다. 하지만 여성을 징병하는 건 저출산·고령화로 심각한 인구 문제를 겪는 러시아에 큰 부담이다. 마시콧은 “중금속이나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임신이나 생식 능력에 문제가 생길 우려로 인해 러시아 여성들은 1970년대 이후 방산 등 일자리에서 배제돼 왔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1970년대 만든 노동법을 개정해 여성들을 특정 유형의 직업에 종사하게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인들은 전쟁으로 지쳐 있다. 독립 여론조사 업체 크로니키의 지난 9월 설문조사에서 러시아인 82% 이상이 종전을 원한다고 답했고 같은 비율의 응답자가 “정부가 사회경제적 문제에 집중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또 러시아인 63%는 내년에 우크라이나와 상호 양보를 포함하는 평화조약이 체결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 지원을 한 데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이 베트남전에 32만명을 파견해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 한 역사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전 참전 대가로 미국은 한국군 현대화를 이끌었고 저렴한 이자로 차관을 내줘 경제성장을 촉진했다는 설명이다. 북한군이 러시아 전장에 투입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또 열세에 몰릴 상황이 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자원 입대율이 여전히 높지만 인구가 3.5배 더 많고 북한군의 지원을 받는 러시아에 비하면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 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지자 중부 유럽으로 세 확장하는 ‘친푸틴’ 세력

    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지자 중부 유럽으로 세 확장하는 ‘친푸틴’ 세력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뿐만 아니라 중부 유럽 체코까지 2025년 ‘친러’ 정부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유럽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우호적인 중부 유럽 지도자들과 더불어 내년에는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전 총리가 ‘친러 유럽연합(EU) 지도자’ 집단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농업화학·미디어 분야 재벌이자 체코 2위 갑부인 바비시 전 총리는 최근 전국 단위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중도보수파인 페트르 피알라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는 2013년 이후 체코 정부 중 역대 최저 국정수행 지지율인 24% 지지를 받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바비시 전 총리가 이끄는 긍정당(ANO)은 지난달 20~21일 치른 전국 단위 지방 선거에서 35%의 지지율을 받아 675석 중 292석을 얻어 전국 13개 지역 중 10개 지역에서 106석을 차지한 집권 여당 시민민주당(ODS)에 압승했다. 이는 2020년 마지막 지방선거에서 21%를 기록한 것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2020년 선거에서 원내 2당이었던 중도좌파 체코해적당(Piráti)은 96석이 감소한 3석으로 줄었다. 이는 ODS가 이끄는 중도 연립정부와 EU 내 중도 좌파 정치 세력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바비시는 오르반이나 피코 총리보다 이념적으로 극우 포퓰리즘 성향의 뿌리가 깊지 않지만, 그가 이끄는 당은 확고히 오른쪽으로 기울었고, 바비시 전 총리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총리의 입장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와 마찬가지로 바비시 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가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은 끝나고 유럽의 평화가 보장된다”고 말한다. 또 피코 총리처럼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겠다는 뜻을 표한 바 있다. 농업 재벌 출신으로 2017~2021년 총리를 지낸 바비시가 이끄는 ANO가 지난 8월 헝가리 피데스(Fidedz)당을 이끄는 빅토르 총리와 오스트리아 자유당(FPO)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의회 반이민 정치그룹 ‘유럽애국당’(Patriots for Europe)에 합류했다. 그러자 얀 리파브스키 체코 외무장관은 “바비시가 오르반 총리의 꼭두각시가 됐다”고 비난했다. 리파브스키 장관은 “그들은 유럽의회 내 친러시아 민족주의자들과 외국인 혐오증 환자들과 분명히 친구를 맺었다”고 비판했다. 2021년 총선 패배 이후 바비시 전 총리는 돌변해 극우 정치인들이 쓸 법한 격렬한 정치적 수사를 써왔다. 그는 급등한 에너지 가격에 대한 책임을 현 EU 집권세력에 돌리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EU의 포용적 이민 정책으로 인해 불법 이주민이 폭증하고 있는 문제를 비난했다. 그는 불법 이주 문제를 남부 유럽의 해변에 군대를 배치하여 해결하고자 한다. 또 바비시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결코 EU 회원국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럽의회에서 ANO의 6명의 MEP 중 2명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차원의 지원안 투표에서 기권 의사를 표했다. 이 결의안은 EU 회원국이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하도록 요청한 안건이다. 나머지 4명은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
  • ‘우리는 모두 우리’···광양 다문화가족 한마당 잔치

    ‘우리는 모두 우리’···광양 다문화가족 한마당 잔치

    “우리 모두는 한마음 한가족이에요.” 전남 광양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가족들이 한마당 큰 잔치 행사를 벌여 관심을 끌었다. 지난 26일 광양시 성황 스포츠센터 3층 다목적체육관에서는 ‘우리는 모두 우리’ 라는 주제로 다문화가족과 시민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광양시 다문화가족 어울한마당’ 행사가 성대히 치러졌다. 다양한 문화를 가진 가족을 존중하고 따뜻한 공동체로 향하는 화합의 축제다. 다문화 사회의 화합과 상호 존중을 강조하며,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광양시는 지역 내 거주하는 다문화가족들의 화합 및 교류를 도모하고 이들이 지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광양시가족센터 주관으로 매년 다문화가족 어울한마당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날 행사는 기념식과 화합 한마당 공연, 부대행사 등 다문화가족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부대행사로는 인생네컷 사진찍기, 목공예 체험, 풍선 아트, 캘리그래피, 페이스 페인팅, 가족 캐리커쳐그리기, 타로 상담, 나만의 향수 만들기 등 무려 18여종의 부스가 마련됐다. 이같은 다양한 만들기 체험 등으로 참석자들이 직접 참여하며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높은 호응을 받았다. 기념식에서는 모국 춤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가족센터 모국춤단의 인도네시아 전통춤 공연과 태권도 공연, 취타대에 이어 나라별 국기 퍼레이드 행사가 열려 환호와 박수갈채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어진 유공자 표창에는 평소 다양한 봉사활동 등으로 다문화가족 복지 향상에 기여한 시민 3명과 모범결혼이주여성 1명이 광양시장 표창장을 수상했다. 케이팝 댄스 공연과 가족 운동회는 참여자들이 많아 시종일관 박장대소와 웃음 소리 등 흥겨운 시간 속에 마무리됐다. 마지막시간에 진행된 경품 추첨은 축제의 즐거움을 더했다. 손경화(청암대학교 교수) 광양시가족센터 센터장은 “다문화가족을 비롯한 시민 가족들을 위한 가족문화 확산의 보금자리가 될 광양시 가족문화센터에서 모두 함께 어울리는 행사로 열려 뜻 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결혼 이민자분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재 광양시에는 다문화가족 1145세대에 4036명이 거주하고 있다. 광양시는 광양시가족센터를 중심으로 다문화자녀 방문교육서비스, 통번역서비스, 결혼이민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 결혼이민자 취·창업 교육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편 광양시 가족센터는 다문화가정 지원뿐만 아니라 건강한 가정 조성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프로그램 참여와 다양한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책길]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책길]

    일본 반핵단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히로시마에서 봤던 원폭돔과 평화공원이었다. 히로시마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각종 상징물, 전시자료들은 핵폭탄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피해자와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한 공간을 지나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진 곳에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가 있다. 히로시마를 방문했던 2005년 1월에 품었던 의문은 지금도 여전히 해소가 안되고 있다. 히로시마 어디에서도 메이지유신부터 제2차세계대전 패전까지 일본의 중요 군사기지이자 군수공업지대가 밀집한 군국주의를 떠받치는 핵심지역이었던 히로시마는 없었다. 오로지 ‘피해자’가 있을 뿐이다. 일본 근대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평화롭던 어느날 하늘에서 거대한 폭탄이 떨어진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엇보다도, 히로시마 전체 피폭자 가운데 10% 가량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원폭희생자들은 과연 온전히 ‘피해자’로 호명되고 있는 것을까. ‘피해자’라는 의식은 뇌리에 깊이 박힌다. 다함께 피해를 입었다는 집단의식은 ‘우리’의 동질감과 단결심은 물론이고 가해자인 ‘저들’에 대한 적대감을 끌어올린다. 어두운 측면 역시 존재한다. 극단으로 흐르면 피해자 의식만큼 위험한 물건도 드물다. 자신들의 ‘가해’는 잊어버리고 ‘피해’만 선별적으로 기억하며 현실에 눈을 감아버리기 십상이다. 한때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지금 가해자가 되는 데 면죄부가 된다는 말도 안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지 1년이 지났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소속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공격했고 1200여명(군인 381명 포함)이 죽고 250여명이 인질이 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쟁을 선포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딱 1년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 4만 1870명이 죽었고 9만 7166명이 다쳤다. 가자지구 보건부가 지난 8월 발표했을 때는 사망자가 3만 4344명이라고 했는데 두 달도 안돼 7000명 넘게 더 죽었다. 3만 4344명 가운데 710명은 첫돐도 안 된 갓난아기였다. 이 기간 이스라엘군 사망자가 347명이었다. 가자지구는 1년 동안 상업시설의 80%와 주거 건물의 60%, 학교 건물의 87%, 도로망의 68%, 경작지의 68%가 파괴됐다. 팔레스타인, 감옥에서 생지옥으로1년 전에는 이스라엘이 만든 고립장벽에 갇힌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이었던 가자지구는 이제는 말 그대로 생지옥이 돼 버렸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이란, 예멘까지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주변국에 발신하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너희가 이러고도 나랑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협박하는 것처럼 들린다. 한국어에는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정확한 낱말이 존재한다. 깡패. 국어대사전에는 깡패를 이렇게 정의한다.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는 와중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들은 제대로 된 조치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다들 참아라 참아’하며 공허한 휴전촉구만 이어갈 뿐이다. 부조리가 계속되면서 이스라엘이 갖고 있던 ‘피해자’라는 일종의 ‘신뢰자본’은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가령 과거 유대인학살에 책임이 있고 현재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전폭 지지하고 있는 독일에선 설문조사 결과 60%가 이스라엘에 무기지원하는 걸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독일 시사매체 슈테른이 최근 보도했다. 한국에선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은 곧 수천년을 쫓기고 핍박받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수천년을 고통받은 끝에 ‘고향’에 돌아왔으니 고향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싸우는 건 신성한 권리 아니냐고 본다. 신이 ‘선택받은 민족’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했다는 설교까지 더해지면 이스라엘은 이교도들의 침략에 맞서 성지를 지키는 성전기사단 같은 존재처럼 돼 버린다. 사실 이런 관점은 이스라엘의 국가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겐 구약성경이 팔레스타인 땅문서나 다름없다. 홀로코스트라는 기억과 결합한 이런 ‘피해자 담론’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이웃나라를 공격하거나 암살하는 속에서도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강력한 논거가 되는 게 사실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역사학 교수로 일하는 ‘유대인’ 슐로모 산드가 쓴 <만들어진 유대인>(사월의책, 2022)은 한마디로 말해 ‘유대인 피해자 담론’에 주목하는 책이다. 2008년 히브리어로 처음 출간됐을 당시 제목이 ‘유대인은 언제, 어떻게 발명되었는가’인 것에서 보듯 ‘유대국가’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젊은 시절 군대에 입대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이 있는 저자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의 기원과 실체, 모순을 통해 이스라엘이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를 촉구한다. 이 책은 우리가 알던 ‘유대인’이라는 상식을 깨부순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에서 들고 있는 유대인의 기원과 변천에 관해 새롭게 밝혀낸 수많은 최신 연구성과 가운데 상당수가 이스라엘이 1976년 전쟁에서 서안지구를 점령한 뒤 고고학자들이 대규모 발굴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롭게 밝혀진 것들이란 점이다. 이스라엘 정부와 학자들은 십중팔구 솔로몬이 세웠다는 거대한 성전과 황금으로 가득찬 왕궁 유적을 기대했겠지만 실제 발굴 결과는 전혀 달랐다. “새로운 고고학자들 및 성서학자들 대부분이 받아들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즉 (다윗과 솔로몬이 다스렸다는) 거대한 통일 군주국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으며, 솔로몬 왕이 아내 7백명, 첩 3백명과 함께 거주한 장엄한 궁전도 결코 없었다는 것이다. 성서가 그 거대 제국의 이름을 따로 명명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 결론을 강화한다. 유일신의 은총으로 수립된 강력한 통일왕국을 인위적으로 발명하고 영광스럽게 만든 것은 후대 저자들이었다. 그들은 또한 풍부하고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세계 창조, 대홍수, 선조들의 유랑, 야곱과 천사의 씨름, 이집트 탈출과 홍해 기적, 가나안 정복과 기브온 전투에서 해가 멈춘 기적 등과 같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236쪽).” 유대인의 피해자 정체성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이주와 유랑은 어떨까. 먼저 출애굽을 보자. 출애굽이 있었다고 하는 기원전 13세기에 가나안 지역은 이집트 파라오가 확고히 지배하는 이집트 영토였다. “그렇다면 모세는 자유를 얻은 노예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나와서... 역시 이집트로 갔다는 말인가?(229쪽).” 성경에서 핵심 모티프인 바빌론유수 역시 사실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이다. “우리는 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인들과 유다왕국을 정복한 바빌로니아인들 역시 그들의 정복지로부터 주민 전체를 이주시키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았다고 덧붙일 수 있다(249쪽).” 1세기 유대 반란 이후 로마가 유대인들을 강제이주시켰다는 ‘상식’ 역시 저자의 동심파괴를 피해가지 못한다. “유다 지역에서 추방이 있었다는 언급은 로마의 풍부한 기록 어디에도 없다. 반란 후 유다지역 경계선 부근에서 대량의 피난민이 있었던 흔적도 전혀 발견된 적도 없다(251쪽).” 강제이주가 없었다면 세계 곳곳의 ‘디아스포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다소 놀랍게도 저자는 유대인의 확산을 이끈 건 특정 혈통집단의 이주가 아니라 대규모 전도와 개종이었고, 이런 방식을 계승하며 경쟁자로 등장한 그리스도교와 경쟁에서 패하면서 ‘유대인 인구 확산’이 멈췄다고 밝힌다. “장차 그리스도교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그리스도교의 궁극적 승리에 기여하게 되는 모든 관념적이고 지적인 요소들이 당시 유대교의 이 일시적 성공 안에 이미 들어있었다(316쪽).” 유대인 혈통이라는 함정과 자기모순저자가 길게 논증한 것처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 퍼져 있는 유대교 신자들 사이의 세속적인 민족지적 공통분모는 결코 없다(451쪽).” 역사 속에서 ‘유대인’이란 특정한 혈연공동체가 아니라, 특정한 종교를 믿는 공동체(148~149쪽)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유대인이란 한민족이나 일본민족 같은 개념이 아니라 가톨릭 신자나 불교 신자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개념이었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인이란 누구인가.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국가로 규정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걸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다. 사실 이 문제는 이스라엘 정부에서도 수십년 동안 끊이지 않는 논란꺼리였다. 이스라엘 내무부 장관으로 시오니스트 좌파를 대표하던 이스라엘 바르 예후다는 1958년 3월 내무부에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진실하게 선언하는 사람은 유대인으로 등록할 수 있으며, 그 밖에 증거는 필요없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 조치는 즉각 논란이 됐고, 총리 벤구리온은 이 조치를 뒤집어 버렸다. 이후 내무부를 장악한 유대교 정통파들은 어머니의 정체성을 유대인 등록 기준으로 삼았다. 1970년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인은 유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 혹은 유대교로 개종하고 다른 종교에 속하지 않은 자(519~521쪽)”라고 결정했다. 이런 정책에 따라 이스라엘은 국민 4분의1이 아랍계를 비롯한 비유대계다. 심지어 동구권 몰락 이후 이스라엘로 대규모 이주한 옛 소련 출신 유대계 이민자 가운데 30%도 유대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신분증에 자신의 민족명을 기재해야 하는데 옛 동독 출신 중에는 민족명을 ‘동독’으로 쓴 사람도 있다. 왜 이런 모순이 벌어지는가. 19세기나 20세기 초 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모든 유대인은 자신들만의 기원을 가진 하나의 민족”이라는 주장은 전형적인 반유대주의 논리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주장을 반대한다고 하면 반유대주의자 아니냐는 공격을 받는다. 전세계 유대인들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같은 민족이라는 근대의 발명품, 신화가 역사가 되고 현실을 재구성하고 규정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현실에 존재할리 없는 ‘유대인’ 혈통을 찾고, 국가 차원에서 유대인 혈통의 우수성을 입증할 증거를 찾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유대인 혈통이 아닌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배제와 차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정부가 국민의 민족을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군대에 입대할 ‘권리’를 박탈하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하는 게 현재 이스라엘이다. 그런 차별과 배제의 극단적인 대상이 팔레스타인인들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을 독립시킬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제대로 된 국민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팔레스타인을 공식 합병하면 유대인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외국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국민으로 대접해 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20세기에 경험해봤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 살아야 했던 일제식민지 시기였다. 이런 정치체제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스라엘 정치체제를 ‘종족정치’(Ethnocracy)라고 규정한다(552쪽). 이스라엘에서는 인사말이 ‘샬롬’이라고 한다. 평화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젖과 꿀이 흐르고 50만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평화롭게 살던 땅을 피와 눈물로 물들인 뒤 세운나라였다. 1948년 아인슈타인과 한나 아렌트 등 유대계 지식인들은 메나햄 베긴을 비롯한 시오니스트 우익이 인종주의적 파시스트 국가론을 신봉한다며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캐나다 국적 의사 가보 마테가 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에 기고한 글에서 아프게 지적하는 말을 조금이라도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보 마테는 1944년 헝가리에서 태어났고 외조부모는 아우슈비츠에서 죽었고 아버지는 나치 독일에 강제노역으로 동원됐다. “아우슈비츠에서 우리 할아버지가 죽은 것이 팔레스타인인 사람들을 학살할 명분이 될 순 없다. 이스라엘의 자위권이 대량 학살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하마스의 로켓이나 민간인 테러 공격은 가자지구의 맥락을 떠나서는 이해할 수 없으며, 그 맥락은 근세와 현재에 걸쳐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인종 청소 작전, 즉 팔레스타인 민족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정의로운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점진적으로 합병하기, 비인도적인 봉쇄, 올리브숲을 파괴하기, 수천명을 임의로 투옥하고 고문하기, 민간인을 모욕하기, 주택 파괴. 이런 정책들은 정의로운 평화를 바라는 어떤 열망과도 함께할 수 없다.”
  • 인천 항운·연안아파트 집단이주 첫걸음 뗐다

    인천 항운·연안아파트 집단이주 첫걸음 뗐다

    18년째 답보 상태인 인천 항운·연안아파트 1275가구의 송도 집단 이주 사업과 관련해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시가 국·공유재산 교환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계약은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서 변경에 따라 인천시 소유의 북항 배후단지 20필지 중 12필지를 해수부 소유의 이주부지 6필지 중 4필지와 교환하는 것이다. 주민(항운연안아파트연합이주조합)이 지급하기로 한 교환차액 25억여원은 인천해수청으로 납입됐으며, 이주부지 4필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항에서 나오는 소음과 분진 등으로 오랜 기간 환경피해를 본 항운·연안아파트는 지난 2006년부터 집단이주가 추진됐다. 중구 신흥동의 항운아파트는 1982년 지어진 510가구(상가 30곳 포함) 규모의 5층짜리 아파트다. 서해대로를 사이에 두고 항운아파트 맞은편에 위치한 연안아파트는 이듬해인 1983년 지어진 단지로, 상가 75곳을 포함해 모두 765가구에 이른다. 그동안 재산교환 방법을 두고 해양수산부 산하 인천해수청과 아파트 주민들의 입장차가 커 장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인천시가 공유재산을 활용한 단계별 교환 방식의 이주대책을 제시하면서 2021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으로 사업 추진의 물꼬를 텄다. 당시 조정 내용은 우선 1단계로 시유지인 북항 배후부지(4만 9000㎡)와 국유지인 송도국제도시 9공구 아암물류2단지(5만 5000㎡)를 2023년 3월 31일까지 일괄 교환하고, 2단계로는 전체 주민 80%가 이주 동의 후 신탁회사를 통해 이주부지 6필지 중 4필지를 우선 교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주 조합은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로 토지교환 차액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권익위에 조정서 변경을 신청하면서 지난 달 최종 합의를 이뤄냈다. 최종 조정서에는 토지 교환 만료 기한을 지난해 3월에서 오는 12월로 연장하고, 부지도 6개 필지를 일괄 교환하는 방식이 아닌 4개 필지와 나머지를 차례로 교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 “어려울 때 친구가 돼주고 싶어”…이주민 지원에 진심인 이 남자

    “어려울 때 친구가 돼주고 싶어”…이주민 지원에 진심인 이 남자

    법률상담부터 한국어 교육, 이주배경 청소년 지원까지. 13년 전인 2011년부터 한국에 머무는 이주민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이주민센터 친구’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자리 잡고 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땐 16㎡(약 5평) 남짓의 사무실에 책상 2~3개만 놓고 이주민들을 만났다. 규모가 작았던 단체는 ‘이주민을 돕는 곳’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후원 회원이 늘었고, 지금은 상근 근무자 4명, 40명의 자원봉사자, 400여명의 후원회원이 이곳을 돕는다. 윤영환(55)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신문과 만나 “어려울 때 돕는 게 친구라서, 단체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며 “현장을 뛰면서 이주민들을 만나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자 대림동 인근을 떠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가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성인 대상 한국어 교실에는 예상보다 많은 이주민이 오고 있다. 처음에는 이주배경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열었지만, 대림동 인근에 사는 중국 동포들에게 성인 대상 교실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개설한 것이다. 센터는 25일 이전보다 넓은 사무실로 이사를 하면서 이주민 지원 사업 등을 소개하는 행사를 연다. 후원 회원, 지역의 중국 동포 단체 등 모두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센터가 이주배경 청소년들의 휴게실이자 인근 이주민들의 영화관, 요가 교실 등 모두가 함께 만나 네트워크를 만드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말레이시아어나 인도네시아어 등 상대적으로 소수인 이주민들도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화성중앙종합병원&향남스마트병원, 사회복지시설 ‘천사의집’에 사랑의 쌀 나눔

    화성중앙종합병원&향남스마트병원, 사회복지시설 ‘천사의집’에 사랑의 쌀 나눔

    의료법인 은혜와 감사 의료재단 산하 화성중앙종합병원&향남스마트병원이 사회복지시설 ‘천사의집’에 사랑의 쌀을 나눔 하였다고 밝혔다. 의료법인 은혜와 감사 의료재단은 산하에 화성중앙병원과 향남스마트병원을 운영 중이다. 2004년도에는 화성 지역 내 최초 종합병원인 화성중앙종합병원을 개원하였으며, 2018년에는 향남스마트병원을 개원하였다. 현재 지역사회 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무료의료 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지역 대표 권역병원이다. 유혁상 은혜와 감사 의료재단 원장은 “이번 사랑의 쌀 나눔을 통해 주위에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쁘며, 이후로도 다양한 나눔 및 기부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회복지시설 천사의 집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소중한 기부 실천을 해주신 의료법인 은혜와감사의료재단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의료법인 감사와의료재단 산하 화성중앙종합병원&향남스마트병원은 경기도 지역외상협력병원으로, 인의실천을 위해 화성시 이주노동자 모국지원 사업,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의료지원활동 협약, 2024년 직장인 건강검진, 화성시 모범납세자 의료 우대 혜택 제공,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품 기부 및 의료 봉사, 화성시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세교S타워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외상협력병원이란 중증외상환자가 원거리 이송 중 기도 유지 등 긴급한 처치 후 권역외상센터로 안전히 이송될 수 있도록 헬기나 구급차로 환자를 인계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경기도 내 의료 체계는 병상 부족, 헬기 출동이 어려움을 겪는 등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현재 지역외상협력병원을 현재 2곳에서 8곳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화성중앙종합병원’은 지역외상협력병원으로써, 완벽한 수원 진료권 중증응급 진료협력체계를 위해 365일 24시간 베테랑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는 운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북한군 3000명 러 이동… 12월까지 1만여명 파병”

    “북한군 3000명 러 이동… 12월까지 1만여명 파병”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미 3000여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오는 12월에는 이를 포함해 총 1만여명을 파병할 것이라고 국가정보원이 23일 밝혔다. 또 북한 당국이 러시아 파병에 따른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파병군인 가족들을 집단 이주·격리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했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그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으로 ‘북한군 러시아 파병 동향’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러시아로 이동한 북한 병력 규모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1차 수송(1500여명) 이후 추가로 1500여명이 늘어 현재는 3000여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박 의원은 “북한과 러시아가 계획한 1만여명 파병은 12월쯤으로 예상된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북한에서 9월과 10월 두 차례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소위 ‘폭풍 군단’이라는 특수전 부대가 주력으로 파견됐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전투 병력이 전투 현장에 파견돼 있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8월 초 북한 미사일 개발총책인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전선에서 현지 지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보위 여야 간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군이) 러시아 내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 현지 적응 중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교관들은 북한군의 체력과 사기는 우수하나 드론 공격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전선 투입 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 러시아군이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로 선발하는 동향이 확인됐고 북한군을 대상으로 군사 장비 사용법과 무인기 사용 등 특수교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또 “파병 개시 이후 주민들 간엔 폭풍 군단이 러시아에 파견됐다는 소문이 유포되고, 선발된 군인 가족들이 크게 오열한 나머지 얼굴이 많이 상했다는 등의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며 “철저한 입단속과 함께 파병군인 가족을 효과적으로 통제 관리하기 위해 이들을 모처로 집단 이주·격리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했다. 북러 간에 파병을 논의한 시점은 지난 6월 양측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직후로 판단된다. 국정원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의도에 대해 북러 군사 동맹의 고착화, 유사시 러시아의 개입, 경제난 돌파구 마련, 군 현대화 가속 필요성 등으로 봤다. 국정원은 러시아의 북한군 파병 대가가 1인당 월 2000달러 수준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연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6000명씩 2개 여단으로 구성된 총 1만 2000명의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도 이르면 23일 우크라이나에 점령당한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북한군 병력 일부가 처음 배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왕웨이로 알려진 중국 용병이 “사나울 것으로 생각됐던 북한 장교 8명이 전투 첫날에 사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에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군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파병 의도를 묻는 말엔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 분석가들이 파악하고 있다”고만 했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도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했다는 증거를 동맹국(회원국)들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 “트럼프, 276명 확보해 승리” 예측 모델 뒤집혔다… 젊은 흑인·라틴계가 변수

    “트럼프, 276명 확보해 승리” 예측 모델 뒤집혔다… 젊은 흑인·라틴계가 변수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초접전으로 흐르며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막판 부동층 설득과 투표율 제고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대학 학위가 없는 젊은 흑인·라틴계가 다수인 부동층의 표심에 따라 대선 승자도 엇갈릴 수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들 부동층이 전체 유권자의 3.7%(약 1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공화당 캠프는 경합주 유권자의 5%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는 부동층으로 판단하고 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싫어하는 고학력 백인 여성 공화당원 등 최대 10%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캠프는 팟캐스트 등에 자주 출연하며 주거비·물가 등 경제 메시지 발신에 주력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도 가가호호 방문, 디지털 광고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 중이다. 하지만 흑인·라틴계에서 해리스의 지지율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캠프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USA투데이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14~18일 실시) 결과 라틴계 유권자 49%는 트럼프를, 38%는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흑인 유권자의 경우엔 각각 17%, 72%였다. 4년 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시 후보가 흑인 92%, 라틴계 59%의 지지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승세를 이어 가며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한다는 예측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538명 선거인단 중 276명을 확보해 262명를 얻는 데 그친 해리스 부통령에 승리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개 경합주에서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있는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조지아 등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제쳤다. 반면 22일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6%를 얻어 트럼프(43%) 전 대통령을 3% 포인트 차로 앞섰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면 승리 확률이 10%대로 떨어진다. 이 상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입해도 마찬가지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네오콘(신보수주의) 상징이었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 경합주 3곳에서 유세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이 불법 이주민 지원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 伊 법원, 난민 추방 제동 걸자… 판결 우회 새 이민법 즉각통과시킨 멜로니 총리

    伊 법원, 난민 추방 제동 걸자… 판결 우회 새 이민법 즉각통과시킨 멜로니 총리

    알바니아 역외 시설에 이탈리아에서 추방된 난민을 억류시키는 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극우 내각은 21일(현지시간) 법원 판결을 우회한 후속 이민법을 통과시켰다. 이탈리아 정부는 사법부 판결을 회피해 이날 외무부, 내무부, 법무부가 심사해 안전한 국가 목록을 6개월마다 갱신하는 방안을 담은 새 이민법을 이탈리아 의회에 제출한 뒤 통과시켰다. 극우 집권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이끄는 보수 연립내각은 전체 의석 수가 각각 205석,400석인 이탈리아 상·하원에서 과반(243석,118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앞서 이탈리아 로마지방법원 이민전담재판부는 지난 18일 이탈리아에서 추방된 이주민 12명(방글라데시와 이집트 출신)이 알바니아 내 이탈리아 역외 난민 수용시설에 억류되는 건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에 대한 이탈리아 정부의 대응이다. 재판부는 “억류된 사람들의 출신 국가를 ‘안전한 국가’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이 이탈리아로 갈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이달 4일 나온 EU 최고법원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을 인용한 것이다. 당시 ECJ는 “EU 회원국이 특정 국가의 일부 지역을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해서 해당 국가 전체가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즉, 이탈리아가 안전하다고 지정한 국가에 일부 지역에서 이탈리아에서 추방된 난민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면 강제로 본국으로 추방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멜로니 총리는 “어떤 국가가 안전한지 결정할 수 있는 주체는 사법부가 아닌 정부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법적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비상 내각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멜로니 정부가 새 법을 통과시킨 건 어떻게든 ‘난민 시설 운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판결은 지중해 전역에서 불법 이주민 유입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는 수단으로 알바니아 난민 수용 시설로 난민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선전해온 멜로니 총리에게는 당혹스러운 결정이며, 정치적 좌절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11월 알바니아 정부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탈리아 출입국 당국이 입국을 거부한 이주민이 본국으로 송환되기 전 잠깐 동안 머무는 ‘귀환 허브’를 만들었다. 양국은 이 협정을 통해 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불법 입국을 하려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체포된 향후 5년간 매달 최대 3000명의 남성 이주민을 알바니아 북부에 있는 두 개의 망명 처리 센터로 보내기로 합의했다. 이 센터는 논란을 빚은 끝에 지난 1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금까지 알바니아 센터를 건립하는 데 최소 6000만 유로(약 900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초 이탈리아에서 본국으로 돌아가도 난민이 안전한 국가 22개국(알바니아, 알제리, 방글라데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카메룬, 카보베르데, 콜롬비아, 이집트, 감비아, 조지아, 가나, 코소보, 북마케도니아, 모로코, 몬테네그로, 나이지리아, 페루, 세네갈, 세르비아, 스리랑카, 튀니지)을 발표했다. 단, 이집트의 반체제 인사와 튀니지의 성소수자(LGBTQ) 등은 예외로 했다. 카를로 노르디오 이탈리아 법무부 장관은 “ECJ 판결이 매우 복잡하다”면서 “이탈리아 판사들이 판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안전한 국가’라는 개념이 국가에 속한다는 원칙을 되풀이한 것 외에도 특정 사례와 관련해 국가가 ‘안전한 국가’를 다르게 정의할 수 있는 조건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부 이민자들이 자신의 출신 국가에 대해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이민 물결이 거세지면서 실권 위기에 내몰린 유럽연합(EU) 각국은 위법·위헌 소지가 다분한 이탈리아의 ‘난민 허브법’을 그대로 벤치마킹해 자국에도 도입하려 해왔다. 하지만 ECJ 판결이 계속 EU의 이민법 체계를 존속시킬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2026년에 시행될 새로운 EU 이민법은 일부 지역이나 일부 사람 범주에 대한 예외를 제외하고 국가를 안전하다고 설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탈리아가 알바니아 양자 간 맺은 협정에 따라 갖게 된 독점적 권리라는 알바니아 정부 주장에도 오스트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등 여러 국가가 눈독을 들여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5일 언론에 보낸 서한에서 “EU 지도자들이 체류 권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EU 역외 국가에 귀국 허브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 [서울광장] 환상이 사라진 ‘대통령 유적’의 고민

    [서울광장] 환상이 사라진 ‘대통령 유적’의 고민

    지난 주말 ‘대청호 두루봉 물빛축제’가 열린 청주 문의를 찾았다. 무대가 면소재지인 미천리의 문의향교 앞 사거리에 당당하게 마련된 것은 이 작은 마을축제에 거는 주민들의 기대가 반영됐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무대에서 대청호로 이어지는 거리에는 난장이 펼쳐졌으니 잔치 분위기는 제대로 났다. 문의는 조선시대 충주목 문의현이었다. 하지만 향교만 제자리일 뿐 지금 보이는 면소재지는 1980년 대청댐 완공 이후 수몰 주민들이 이주한 이후의 모습이다. 문의는 1983년 조성된 대통령 전용별장 청남대가 있는 고장이다. 2003년 개방된 이후 한동안은 문의를 지나는 모든 도로가 교통체증을 빚을 만큼 많은 관람객이 몰리기도 했다. 대청호 경관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을 테니 찾아오는 손님은 앞으로도 아주 적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개방 20년을 훌쩍 넘기며 대통령이 어떻게 살았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진 이후에도 다시 찾을 이유는 그다지 없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말까지 청남대를 찾은 이는 1422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놀라운 방문객 숫자를 보면 청남대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이미 대부분 다녀간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문의는 산과 강이 어우러진 절경이지만 그럴수록 농사지을 땅은 충분치 않다. 그동안은 관광산업으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지만 대통령전용시설 해제 이후에도 상수도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은 원천봉쇄됐다. 농사짓던 땅을 댐 건설로 잃어버린 주민들은 지금도 생계가 막연하다고 하소연한다. 주민들이 스스로 ‘대청호 두루봉 물빛축제’를 마련한 것은 한마디로 이런 어려움 때문이다. 청남대의 존재로 그동안에는 최소한의 지역경제가 유지됐지만 관람객이 줄어들면서 이마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위기 의식의 발로가 아니었을까 짐작한다. 그런데 축제 이름이 의미심장해 보인다. 두루봉이란 역사책이나 문화유산 해설서에만 나올 뿐 검색이 되지 않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석회암으로 이루어졌던 두루봉은 시멘트 원료 채굴작업으로 이미 봉우리가 깎여 나갔으니 이름이 남아 있을 이유도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한번쯤은 들어 봤을 두루봉유적은 문의에 있는 구석기시대 동굴 문화유산이다. 충북대박물관의 10차례 발굴조사로 사람뼈와 석기는 물론 동굴곰, 옛코끼리, 큰원숭이 등의 짐승뼈가 출토됐다. 구석기시대 두루봉 사람들의 생활을 복원한 그림은 중학교 국사교과서에도 소개돼 있다. 하지만 지금 두루봉 일대는 채굴이 마무리되지 않은 듯 철조망과 펜스로 가로막혀 내부를 들여다보기조차 어렵다. 결국 ‘대청호 두루봉 물빛축제’라는 이름에는 그동안 청남대가 대표하던 문의의 이미지를 대신할 정체성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축제를 기획한 두 주역은 문의초등학교 교사와 학부형인 마을 서점 주인이라고 한다. 앞서 55명의 전교생은 충북대를 찾아 두루봉유적의 발굴 과정을 듣고 박물관에서 출토 유물도 둘러봤다. 축제 기획자이자 진행자인 서점 주인은 그렇지 않아도 지역문화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실제로 축제는 관광객이 아니라 문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그렇다고 문의의 미래가 아직 밝다고 할 순 없다. 그럴수록 구석기시대 이후 문화가 켜켜이 쌓인 고장으로 문의의 이미지를 다시 세우려는 주민들의 노력은 보상받아야 한다. 그들이 고을 중심 문화로 내세운 두루봉유적도 이제 본격적인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주민들은 문의의 미래가 청남대 관광이 아니라 높아진 문화와 교육 수준에 매력을 느낀 다른 지역 사람들이 찾아와 터 잡는 고장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없이 외치고 있었다. 청남대에 대한 기대를 잃은 문의 주민들을 보며 또 다른 ‘대통령 유적’인 청와대를 떠올린다. 한때 구름 인파를 모았다는 점에서 둘은 닮은꼴이다. 하지만 청와대를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속도는 청남대보다 훨씬 빠른 듯싶다. 청와대를 어떤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는 이제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의 주민들만큼만 고민하면 해법은 어렵지 않게 나올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전쟁 장기화로 인력난 처한 러시아, 북한으로 눈 돌렸다”

    “전쟁 장기화로 인력난 처한 러시아, 북한으로 눈 돌렸다”

    러시아가 북한의 지상군 파병을 수용한 건 전쟁 장기화로 악화되고 있는 인력 수급난을 타개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북한의 지상군 파병은 전쟁 장기화로 인력난에 시달리던 러시아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비해 병력이 4배나 많다. 하지만 징집 가능한 병력 자원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정부가 강제 동원령을 내려 모집 가능한 병력 숫자가 급감하면서 병력에 드는 인건비도 급증하고 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보낼 징병의 관문인 러시아 남부 주요 지자체 크라스노다르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면 받는 일시금을 약 170만 루블(약 2400만원)으로 인상했다. 모스크바는 200만 루블(약 2800만원), 상테페테르부르크는 120만 루블(약 1600만원)으로 올렸다. 2022년 2월 이후 사망한 러시아 군인 숫자는 지난 10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소련군보다 7배 더 많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군인, 부상 군인과 사망 군인 가족에게 2조 7500억 루블(약 39조원)에 달하는 돈을 지급했다. 이는 러시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러시아는 전쟁터로 나간 청년들이 일하던 산업 현장의 일자리 공백을 메워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나간 러시아 청년 100만명이 죽거나 다쳤고, 100만명은 자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중위 연령은 40세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러시아는 옛소련에 속한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 이주민들을 통해 인력 공백을 메웠지만, 지난 3월 타지키스탄 출신 이주민이 모스크바 시청 콘서트홀에서 총격 테러를 벌이면서 이들 국가에서 유입되는 이주민 수도 줄었다. 지난해 러시아는 노동자 480만명이 부족했다.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민들은 러시아, 독일 또는 두바이의 러시아 기업이 운영하는 일터에서 일하면서 자국에 비해 높은 급여가 보장되고, 러시아 시민권을 빠르게 취득할 수 있다는 말에 회유돼 러시아로 이주한다. 하지만 인도와 네팔 노동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거나 군수공장에 투입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달 초 AP통신은 우간다,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약 200명의 여성이 타타르스탄에서 공격 드론을 조립하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산업재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지 포천도 “러시아 경제 붕괴를 앞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에 기대고 있다”며 “북한군 파병 소식은 러시아가 겪고 있는 심각한 인력난을 대변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주된 수입원인 석유와 무기 수출이 국제 제재로 인해 전면 봉쇄된 뒤 전쟁을 위한 막대한 군비 지출이 이어지며 경제가 붕괴되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이다.
  • 난민 폭증·테러 공포에 빗장… ‘국경 없는 유럽’ 무너지나

    난민 폭증·테러 공포에 빗장… ‘국경 없는 유럽’ 무너지나

    전쟁·기아 덮친 중동·阿 이주민 여파폭력 범죄 등 늘어나 국경 걸어 잠가 올해 獨·폴란드 등 8개국 검문 강화반이민 정서 속 ‘극우 득세’ 우려도 전쟁과 기아를 피해 유럽으로 입국하는 중동·아프리카 출신 이주민이 급증하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너도나도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다. 그간 이민자에게 관대하던 독일과 폴란드까지 극우정당의 득세를 이기지 못하고 검문 강화 흐름에 동참하면서 유럽 통합의 근간인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U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발간한 ‘솅겐 지역 임시 국경 통제 현황’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EU 회원국 가운데 8개국이 국경 검문 절차를 새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5개국은 내년까지 검문을 이어 갈 계획이다. 독일은 지난달 16일부터 프랑스·덴마크·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 국경을 틀어막았다. 불과 닷새 만에 900명 가까운 무단 입국자를 잡아냈다고 주간지 빌트암존탁이 보도했다. 독일은 EU 회원국들이 이민 협정을 지키지 않고 영국이 EU를 탈퇴해 불법 이민 문제가 나빠졌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도 지난 14일 불법 이주민을 배에 태워 알바니아로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 문을 연 알바니아 이주민센터에 머무르며 망명 심사를 받는다. 그 결과에 따라 이탈리아 입국 허가를 받거나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탈리아로 밀입국하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이런 고육책이 나왔다. 폴란드도 비상이 걸렸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지난 12일 “벨라루스 국경으로 입국하는 (우크라이나 등) 난민의 망명 신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인권단체들은 “폴란드 정부의 난민 송환은 국제법 위반이다. (중간 기착지인) 벨라루스 정부마저 이들의 수용을 거부하면서 난민들은 국경 인근 숲에서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가 내놓은 이들 국가의 국경 통제 사유는 난민·이민자들의 폭력·테러 범죄 방지, 불법 이주민 급증에 대한 사회적 혼란 완화, 마약 밀수 차단 등이다. 공식 문서에서 가장 자주 나온 단어는 ‘안보’(12회), ‘테러범’(10회), 이주(9회) 순이었다. EU는 1985년 솅겐 조약을 통해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에 합의했다. 비준국은 원칙적으로 비(非)EU 국가 출신 국민의 입국 절차를 강화하거나 망명 신청을 거부하는 등 독자적인 검문 절차에 나설 수 없다. 하지만 2015년 시리아 내전 이후 유럽으로 유입된 난민이 13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러한 약속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2022년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을 찾는 불법 이주민은 더 늘었다. 유럽 내 극우정당들도 유권자의 반이민 정서를 자극한다.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치세력은 전체 720석 가운데 179석을 차지하며 대약진했다. ‘더는 난민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표로 이어진 결과다.
  • “사람들 산 채로 불 타 죽었다”…이스라엘 ‘민간인 살상’ 참혹 영상 공개됐다

    “사람들 산 채로 불 타 죽었다”…이스라엘 ‘민간인 살상’ 참혹 영상 공개됐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이어 시리아까지 공습하며 전쟁 중단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가운데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BBC는 “전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알 아크사 순교자 병원 부지를 공습하면서 병원 근처 피란민 텐트촌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BBC가 확보한 영상에는 산 채로 몸에 불이 붙은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비명과 폭발 소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불길을 잡기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화재를 목격한 사람들은 ‘공포’와 ‘무력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병원 뒤 텐트에서 생활하던 피란민 히바 라디는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면서 “모든 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우리가 목격한 최악의 장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란민 움 야세르 압델 하미드 다헤르는 “너무 많은 사람이 불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들처럼 불에 탈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진작가 아티아 다리위시는 사람들이 불타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그건 큰 충격이었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고 토로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으며,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이보다 많은 5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주차장의 하마스 지휘 본부를 겨냥한 것이었다면서 그 뒤 ‘2차 폭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성명을 통해 “사람들이 불에 타 죽었다”며 “잔인 행위는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습을 받은 곳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이주지로 안내된 곳이었다”며 “가자지구에는 실제로 사람들이 갈 수 있는 안전한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스라엘 공습 이후 피란민들이 산 채로 불타오르는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영상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우리의 우려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상자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사용하기 위해 병원 근처에서 일한다고 하더라도 여기에서 일어난 일은 끔찍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 폴란드 이민자 차단… EU 각국서 ‘反이민’ 백래시

    폴란드 이민자 차단… EU 각국서 ‘反이민’ 백래시

    폴란드 정부가 벨라루스 국경을 넘는 이주민의 망명 신청을 잠정 중단하면서 유럽연합(EU)에서 제네바 협약 등 국제법과 EU 규정 위반을 감수하고도 반이민 정책을 채택하는 회원국이 점점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14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앞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지난 12일 “벨라루스 국경을 통해 입국하는 난민의 망명 신청을 일시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이민 무기화’ 전략이 EU에 해를 끼치고 러시아 동맹국을 돕기 위한 수단”이라 규정했다. 인권 단체들은 “폴란드 정부의 난민 송환은 국제법 위반이며, 벨라루스 정부마저 이들의 수용을 거부하면서 난민들이 국경 인근에 있는 외딴 숲이나 습지에서 계속 숨졌다”고 지적했다. 투스크 총리는 “나는 이 결정에 대한 유럽의 인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EU의 망명권은 벨라루스와 러시아에 의해 적극적으로 남용되고 있다”면서 “자유롭게 망명할 권리는 망명권의 본질에 정확히 반하는 목적을 가진다”고 말했다. 폴란드의 국경 통제는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집권 시민연대(KO)가 2025년 폴란드 대선에서 승리할 발판을 마련하려는 ‘선거용 내치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폴란드의 주요 야당인 법과정의당(PiS)은 ‘반EU·반이민’을 내세우는 정당으로 지난해 11월 8년만에 정권을 내줬으나 제1당 지위를 유지했고, 지난 4월 지방선거에서는 33.7%를 얻어 31.9%를 얻은 KO를 앞섰다. 싱크탱크 바르샤바연구소 내 동유럽 전문가인 그제고르츠 쿠친스키는 “투스크 총리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강경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아24(Opinia24)의 지난 6월 폴란드 유권자들은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의적이지만, 이들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유입에 대해서는 14%만이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PiS가 정권을 내준 건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EU 규정을 위반해 수백억 유로 규모의 지원을 유예당하는 조치를 당하는 등 경제 실정을 거듭한 데 따른 것이다. 폴란드의 유권자들의 반이민정서는 여전히 강한 상태이기에 정권 유지를 위해 투스크 총리는 전임 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거의 그대로 계승해왔다. 폴란드 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 유권자들 사이에서 중동, 아프리카 등 비유럽 국가 출신 이주민을 적극 수용하는 EU의 포용적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6월 치른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치그룹(MEP)이 중도 주류 정치그룹과의 경쟁에서 약진한 것도 유럽에서 난민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EU 27개 회원국들이 블록에 더는 머물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송환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하겠다”면서 “어떤 EU 국가도 압박을 받을 때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하는 영구적이고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지만 유연한 연대 메커니즘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민자의 무분별한 유입에 대해 잔혹한 형태의 혼합 위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핀란드도 러시아와의 국경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기로 하면서 러시아 국경을 통해 입국한 이주민들의 망명 신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정부도 핀란드 정부와 비슷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스웨덴 법무부는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온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폭력 범죄를 아동·청소년에게 사주하는 일이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법원, 경찰, 교도소 등에 침투한 이민자들의 범죄를 근절하는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마약 조직의 총기·폭탄 공격이 급증하면서 스칸디나비아 국가 스웨덴의 총기 사고 사망률은 불과 10년 만에 유럽 최저에서 최고로 치솟았다.
  • 울산에 둥지 튼 아프간 특별기여자 “꿈·희망 있는 한국서 영원히 살래요”[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울산에 둥지 튼 아프간 특별기여자 “꿈·희망 있는 한국서 영원히 살래요”[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가장 28명 현대重 협력사에 취업10대 자녀, 초·중·고에 빠르게 적응지역사회 동화… “다문화 사회로” “꿈과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살고 싶습니다.” 2022년 2월 7일 울산 동구에 첫발을 디딘 이후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14일 울산 동구 등에 따르면 아프간 출신 특별기여자 29가구 157명은 2021년 8월 무장세력 탈레반의 집권을 피해 한국으로 들어와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주아프간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 등 한국 관련 기관에서 일했던 특별기여자들이다. 이날 울산동구가족센터에서 만난 이들은 3년 전 동구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긴장감이나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울산 생활에 안착했다. 당시 이들은 HD현대중공업 임직원 사택인 중앙아파트에 무상 임대로 입주했다. 가장인 28명은 HD현대중공업 협력 업체에 취업했다. 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전체 29가구 중 6가구 16명이 서울·경기 지역으로 이주, 현재 23가구 141명이 울산 동구(22가구)와 중구(1가구)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살이 3년차를 맞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은 울산 생활에 안착하고 있다. 가장들은 생소한 조선업 고강도 노동에 여전히 힘겨워하지만, 자녀의 성장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때까지 조선소 현장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치과의사였던 셜잔은 HD현대중공업 협력회사 선박 엔진 조립공정 크레인 보조 역할을 하면서 ‘코리안드림’을 꿈꾼다. 그는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삶에 만족한다”며 “아들이 올해 대학에 들어갈 정도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피즈는 “아이들이 폭력 없는 세상에서 자랄 수 있어 좋다”며 “일자리를 얻고 필요한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어 한국의 삶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10대 자녀들의 적응력은 부모 세대보다 훨씬 빠르다. 초·중·고교생은 한국말과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대학생 자녀들은 아르바이트와 교육 프로그램 참여,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생 조흐라(21·여)는 “자유롭게 학교도 다니고 컴퓨터나 배우고 싶은 것 등을 마음껏 하고 있다. 통역사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에 있었으면 꿈도 못 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기여자 가족과 지역 사회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할 만큼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했다. 조흐라처럼 대학에 진학한 특별기여자 자녀는 총 7명이다. 그들은 대학에 진학해 코리안드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의 조기 안착에는 울산시, 동구, 교육청, HD현대중공업 등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에게 11명의 자녀도 새롭게 태어났다. 임신 중인 부부도 있어 앞으로 가족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울산 정착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주 초기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의 반대가 거셌지만, 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있다. 이들은 현재 F-2(장기체류) 비자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 대부분 영주권(F-5) 같은 안정적인 체류자격을 지원받고자 한다. 이정숙 울산동구가족센터장은 “아프가니스탄 가족들은 처음 울산에 왔을 때보다 훨씬 안정감을 찾았다”며 “이제는 언어, 종교, 인종을 떠나 다 함께 사는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한빛부대, 남수단서 ‘K쌀’ 수확… 식량 자립 희망 심다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 중인 한빛부대가 현지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빛부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남수단 보르의 존가랑대에서 벼 수확 행사를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한빛부대는 지난 7월 이 학교 1150㎡ 부지에 한국 볍씨 3개 품종과 아프리카 벼 등 4개 품종으로 모내기를 했고, 이날 벼 재배장에서 약 500㎏의 쌀을 수확했다. 한빛부대는 주민들에게 수확한 쌀과 볍씨를 분양했고 일부는 남수단 벼농사 확산을 위한 연구 재료로 사용된다. 이날 농업기술 전수를 위한 한빛직업학교 입학식도 함께 열린 가운데 현지 농업학과 학생 40명과 주민 5명이 입학했다. 학생들은 재배학, 전염병 예방, 발아 등을 배우고 내년부터 전기, 배관 등 전문기술 분야도 공부한다. 종글레이주 존 츄올 남수단 농림부 장관은 “주민들이 스스로 벼를 재배해 자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넘는 난민 망명 신청 일시 중단… “러시아, 반이민 감정 조장”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넘는 난민 망명 신청 일시 중단… “러시아, 반이민 감정 조장”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안보를 위협하려고 이주민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폴란드는 이웃 나라 벨라루스에서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이 폴란드에서 망명을 신청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 열린 집권 여당 ‘시민연단’(KO) 회의 연설에서 폴란드의 새로운 이주 정책을 발표하면서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을 넘는 시민들의 망명권의 일시적 정지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국가는 폴란드에 입국하는 사람과 출국하는 ​​사람에 대한 통제권을 100%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U 이사회 상임의장을 지낸 투스크 총리는 이날 “나는 이 결정에 대한 유럽의 인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EU의 망명권은 벨라루스와 러시아에 의해 적극적으로 남용되고 있다”면서 “자유롭게 망명할 권리는 망명권의 본질에 정확히 반하는 목적을 가진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인 벨라루스는 중동 시리아처럼 전쟁으로 폐허가 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의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비자를 제공하고 유럽으로 가는 관문 도시로써 벨라루스에서 비행기를 타도록 장려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021년 벨라루스가 EU의 제재를 받은 것에 반발해, 국경에서 노숙하는 군중에게 “여러분에게 (미래가) 달려 있다”며 “통과하세요. 가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에 벨라루스를 통해 폴란드로 입국한 이민자는 2500명에 달했고, 올해 1월 1일부터 최근까지 2만 6000명이 넘었다. 폴란드는 이들의 불법 입국을 막기위해 이미 더 강력한 국경 통제책을 시작했다. 폴란드는 국경을 통제하는 출입국 당국에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특별국경구역을 설정했다. 지난달 유럽이사회 인권 담당 위원인 마이클 오플래허티는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서 벨라루스 당국의 불안정한 조치에 따른 ‘이주의 도구화’로 인해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주민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평가 없이 다시 송환하는 폴란드의 이민 정책은 국제 인권 기준을 완전히 존중하지 않는다”며 “유럽 인권 협약이 보호하는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가 있는 가족을 포함한 망명 신청자들이 폴란드의 안전한 곳으로 건너가려다 벨라루스 군으로부터 곤봉과 소총탄으로 구타당하고 보안견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 다문화에 물드는 창원…‘MAMF(맘프) 2024’ 주말 이어져

    다문화에 물드는 창원…‘MAMF(맘프) 2024’ 주말 이어져

    지난 11일 개막한 국내 최대 문화다양성 축제 MAMF(맘프) 2024가 주말 이어진다. 맘프는 ‘이주민 아리랑 다문화 축제(Migrants’(이주민) Arirang(아리랑) Multicultural(다문화) Festival(축제)) 줄임말이다. ‘아리랑’에 담긴 한국인 정서와 다문화가 어우러져 이주민과 내국인과 함께하는 문화 축제를 지향한다. 올해 축제는 창원시 성산구 용지문화공원과 중앙대로 일원에서 열린다. ‘Together to Gather(세계 시민이 함께하는 페스티벌)’가 주제다. 축제에는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를 아울러 총 21개국이 참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맘프 추진위원회는 매년 행사 때마다 참가국 중 1개 나라를 주빈국으로 뽑아 그 나라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데, 올해 주빈국은 필리핀이다. 주말 축제장에서는 다문화 그림 그리기 대회, 프린지&버스킹, 맘프 영화제, 세계 시민 투게더 페스티벌 등을 볼 수 있다. 마이그런츠 아리랑(15개 무대에서 펼쳐지는 나라별 문화공연), 거리 퍼레이드(21개국이 선보이는 전통문화), 필리핀 위시버스(버스 안에서 진행하는 필리핀 유명 라디오 방송) 등 매우 특별한 콘텐츠도 경험할 수 있다. 개막식 때 선보인 필리핀 특별공연도 12일 오후 2시 성산아트홀 대강당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주요 일정은 ‘MAMF(맘프) 2024’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축제 기간 창원 중앙대로 일부 구간은 통제한다. 12일 오전 7시~13일 밤 12시 중앙대로 시청 방면 도 교육청~창원KBS사거리, 13일 오전 10시~오후 6시 중앙대로 양방향 경남도청~최윤덕 장군상이다. 국민통합모델 선정된 축제, 흥행 지속“서로 문화 이해·공감하는 대표 축제로”수출상담회·학술포럼 연계도 활발맘프 축제는 2005년 다문화 축제로 시작했다. 이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축제로 2015년 지역사회 통합을 이루는 축제로 인정받아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의 ‘국민통합모델’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약 27만명이 참여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앞선 개막식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가 된 맘프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올해로 19회를 맞이하는 맘프는 이제 국경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가 되었다”며 “올해는 페루, 멕시코 등 남미 6개국도 참여하는 등 맘프가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하고 있음에 대단히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도는 전국에서 거주 외국인이 다섯 번째로 많은 지역으로 외국인은 이제 우리 동료·친구·가족”이라며 “외국인, 다문화가족, 문화다양성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지원을 위해 경남도에서도 관심을 두고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문화축제로 다져진 상호존중과 다문화 감수성은 동북아 중심도시로 향해가는 창원시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내·외국인 주민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필리핀 문화교류단장으로 방한한 재외동포위원회 아루가이 장관은 “한국-필리핀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필리핀을 주빈국으로 선정해 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맘프는 단발성 행사를 넘어 지속가능한 축제도 도모하고 있다. 축제 기간 입국한 베트남·몽골 등 국외 바이어 60여명과 경남 기업인이 ‘2024년 맘프 연계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여는 게 예다. 맘프 성과가 경제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상담회는 이달 15일~18일 예정돼 있다. 문화다양성아이디어공모전 수상자 등이 참여하는 학술축제 ‘포스트 맘프 포럼’도 계획 중이다. 오는 12월 19일이 예정일로, 맘프 성과를 이어받아 문화다양성 정책 논의에 심도를 더한다는 게 포럼 목표다. 이철승 맘프 2024 집행위원장은 “올해 세계 시민이 함께한다는 캐치프레이즈 의미에 맞춰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한국 사회 구성원들과 널리 연대하고, 국외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해 더 넓고 깊어지는 쌍방향 축제가 되도록 했다”며 “지난 19년 동안 견지해 온 다문화공생사회 구현이라는 취지를 충실히 구현해가겠다”고 말했다.
  • 1929년 독일인 탐험가 스퇴츠너가 제주서 수집한 민속 유물 만난다

    1929년 독일인 탐험가 스퇴츠너가 제주서 수집한 민속 유물 만난다

    1929년 당시 독일인 탐험가가 수집한 제주도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민속유물 수십여점을 내년 5월쯤 제주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독일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과 공동 특별전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1875년에 개관한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은 드레스덴박물관연합 소속으로 전 세계 민속자료 10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이 소장 중인 제주 민속자료를 2025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전시와 관련한 모든 사항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이 소장한 제주 민속자료는 200여 점으로, 1929년 독일인 탐험가 발터 스퇴츠너(Walther Stötzner)가 제주 현지에서 수집한 것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농·어업 도구, 의복·신발류, 수공예품, 생활용품 등을 포함하고 있다”며 “스퇴츠너의 제주도 기행문과 언론 기고문 등을 통해 수집 당시 제주의 모습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그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이어 “유물 외출 전에 작품 훼손이 안되도록 보존처리해야 하는 문제 등 과제가 남아 내년 5월쯤 전시할 계획”이라며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 사정에 의해 전시 날짜가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200여점 가운데 80~100여점 정도 선별해 공수해 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의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 현장 조사 결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소실된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료가 매우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양 기관은 자료 보존을 최우선으로 해 연말까지 전시물 목록을 확정하고, 대여조건 및 전시계획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 소장 자료의 현황은 안중근 의사의 사촌동생인 고(故) 안봉근의 독일 망명 후 활동에 대한 연구과정에서 밝혀졌다. 한인이주 100주년 연구를 하던 윤재원 루르 보훔대학 교수, 김영자 전 레겐스부르크 대학 교수, 송란희 한국교회사연구소 학술이사 등 연구진들이 특별전시 가교역할을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고 안봉근은 1920년대 후반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에서 한국 문화유산 전문가로 근무하며 유물 정리 및 농기구 모형 제작 등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안봉근은 당대 독일의 저명한 인류학자 마르틴 하이드리히의 논문 ‘한국의 농업(1931)’ 완성에 크게 기여했으며 이 논문에는 박물관 소장 제주 민속자료에 대한 내용이 다수 수록돼 있다.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제주 문화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자료들을 대대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에 의미있는 전시를 선보일 수 있도록 관련 연구자료 수집 및 번역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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