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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가정은 ‘또다른 우리’…열린 마음 가져야”

    “다문화가정은 ‘또다른 우리’…열린 마음 가져야”

     “다문화가정 구성원을 무관심 속에 방치한다면 결국 심각한 사회문제로 되돌아올 겁니다.”  지난 20일 만난 이명학 성균관대 사범대학장의 첫 언급은 ‘무관심’이었다. 약자에 무관심 하면 언젠가 이 사회가 그 짐을 떠안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가 이런 이유로 다문화가정과 첫 연(緣)을 맺은 것은 결혼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균 한글 백일장’이었다.지난 2008년 시작했다.  이 학장은 “다문화가정 구성원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지만 정부의 지원책은 답보 상태나 다름없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지금의 정책은 우리보다 먼저 겪었던 대만·일본의 다문화가정 사례를 많이 참고한 것 같다.”면서 “이들의 실상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고,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정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비 동원한 ‘한글 백일장’  이 학장이 추진하고 있는 ‘성균 한글 백일장’은 현재 이주 여성뿐 아니라 그 자녀와 이주 노동자도 참가하는 제법 큰 규모의 행사로 발전해 있다. 이 학장은 “참가한 가족들이 나들이를 온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균 한글 백일장’은 매년 중국·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번, 국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번 치러진다.  백일장 행사가 처음부터 순조롭진 않았다고 전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백일장을 연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단다. 이 학장은 “전국 각 지역 다문화가정센터에 수 차례 공문을 보내고 일일이 전화로 알리느라 고생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면도 어려운 일이었다.백일장 입상자들에게 부상으로 주는 왕복항공권을 협찬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또 외국에서 치러지는 백일장의 교통·숙식을 제공하기 위해 학교 선·후배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사비를 동원하기도 했다.  참가자들 가운데 사연 하나쯤은 다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에 대상을 받은 주심(23·베트남명 차오티탐)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주 씨는 한국에 오기 전 2004년 베트남의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곧 자퇴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에 온 시집온 직후 문화적 차이 등에 좌절하기도 했지만,쌍둥이를 낳은 뒤 한국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주 씨는 현재 경남 진주에 있는 국립 경상대학교 국문학과에 다니면서 이주민을 돕는 통역 및 상담사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이 학장은 “주 씨는 우리나라 이주여성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대1 화상 멘토링…“1명이라도 실질적 혜택 누려야”  최근 이 학장이 관심을 쏟는 분야는 다문화가정의 자녀이다. 이 학장은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2세들이 현재 6만명에 육박한다.”면서 “가까운 시일안에 이들이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잡게 될 텐데,이들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생과 다문화가정 자녀가 1대1로 교육과 상담을 하도록 하는 ‘다문화가정 멘토링’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멘토와 멘티 두 사람의 컴퓨터에 웹 카메라를 달아줘 화상으로 멘토링을 하도록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공간의 제약을 IT 기술로 극복해낸 것이다.  이 학장이 시도한 맨투맨 멘토링은 참가자의 호응이 좋아 여러 다문화 관련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해 간다고 밝혔다.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아이들이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멘토가 불성실하거나 멘티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학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또 멘토와 멘티가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거나 불성실한 멘토는 교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장은 이처럼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데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단순히 숫자를 늘려 실적을 과시하는 것보다 1명이라도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타고 지원자들이 늘고 있다. 현재 25쌍을 관리하고 있는데,멘토를 원하는 다문화가정이 올해에만 40가정이나 된다고 한다. 이 학장은 “여건상 인원과 지역이 제한적이지만 앞으로는 산간 벽지에도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은 ‘또 다른 우리’”  이 학장이 추진하는 사업들은 늘어나는 다문화가정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숫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그래서 그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다문화가정을 ‘또다른 우리’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환경 조성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과 이해는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언젠가 정부에서 다문화가정 정책을 담당하는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주여성의 문제는 인권문제가 아닌가’라고 말했더니 그 분께서 ‘외국인 여성들도 한국 사정과 결혼 상대자가 가난하다고 알고 있으니 문제될 것 없다’고 하시더군요. 큰 틀에서 문제를 파악해야 할 분이 이런 말을 하니 당혹스러웠습니다.”  이 학장은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문제는 외국인 어머니가 아닌 한국인 아버지의 음주·가정폭력·무능력 등에 있다며 한국 남성들이 철저한 교육을 거쳐 국제결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역 다문화센터의 직원들은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면서 이들의 보수를 현실화해 사기를 올리고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학장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가 하면 상급학교 진학률도 낮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들이 우리와 같이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또다른 우리’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가 추진하는 다문화가정 사업이 비단 상아탑 안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다문화가정이 몸 담고 있는 풀뿌리 사회에서도 이뤄지기를 바랐다고 했다.  ”결혼 이주여성은 우리가 고마워 해야 할 사람들이고, 그들이 낳은 자녀들은 우리의 이웃입니다.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듯한 이 학장의 외침이 우리가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잃어버린 것들이 아닐까. 글·사진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LG복지재단 의료기기 기증

    LG복지재단 의료기기 기증

    LG복지재단은 19일 소외 계층을 위해 지어진 무료진료시설에 의료기기 등을 기증하는 행사를 열었다. 기증식은 LG복지재단 남상건 부사장과 정윤석 상무, 인권단체인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가리봉동 이주민 의료센터에서 진행됐다. 재단은 이주민 의료센터에 엑스레이 기기와 전기 수술기를 기증하고 서울 성북구 성가복지병원에 초음파기를, 종로구 라파엘클리닉에는 산부인과 진료대를 전달했다. 또 대구 중구 성심복지의원과 대전 동구 희망진료센터에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 총 5곳에 1억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산부인과도 없는 ‘의료사각’… “아파도 참고 살아요”

    [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산부인과도 없는 ‘의료사각’… “아파도 참고 살아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충북 괴산군 장연면. 자연과 호흡하며 살고 싶어 하는 도시인들이 꿈꾸는 곳이다. 하지만 교통, 의료시설 등 생활환경은 형편없어 인내심 없이는 살기 힘든 곳이다. 장연면 석산리 박찬교(54)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등교 시간 집을 나설 때마다 마음을 졸인다. 집에서 큰길까지 20여분을 걸어 나와야 버스를 탈 수 있고, 그나마 배차 간격이 띄엄띄엄 있다 보니 오전 8시20분 버스를 놓치면 무조건 지각이다. 박씨의 아들이 다니는 장연초교는 장연면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다. 없는 게 많다 보니 참고 사는 게 이곳 주민들의 삶이 됐다. 웬만큼 아파서는 병원에 다녀올 생각을 않는다.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장보기가 불편해 직접 기른 채소와 과일로 대충 때운다. 박씨 가족들도 감기쯤은 참는 게 일상화됐다. 병원을 다녀오려면 1시간10분 간격으로 마을 앞을 지나가는 버스를 50분 이상 타고 충주까지 가야 한다. 유명한 병원을 찾아가는 게 아니다. 장연면에 병원이 없어서다. 시·군 경계를 넘다 보니 충주를 다녀오는 데 왕복 버스비는 4800원. 병원 진료비가 3000원 정도 하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장연면에 없는 것은 병원뿐만이 아니다. 약국, 대중목욕탕은 물론 그 흔한 학원, 치킨집, 중국음식점도 없다. 체육·문화시설은 학교운동장이 전부다. 목욕은 10명 이상 희망자를 모아 충주 수안보 목욕탕으로 차를 보내달라고 연락해 겨우 해결한다. 학원이 없다 보니 사교육비 걱정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열악한 생활환경은 괴산군 전체가 비슷하다. 괴산군의 11개 읍·면 가운데 5개 면에 병원과 약국이 없다. 초등학교는 8개 면이 각각 1곳밖에 없다. ‘1면 1초등학교 유지’ 정책이 학생 수가 20명 이하로 감소하면 통폐합이 가능하도록 완화돼 내년부터는 아예 초등학교가 없는 면이 나올 수도 있다. 괴산·단양군에는 산부인과도 없다. 지자체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막상 아이를 가져도 낳을 곳이 없는 것이다. 보은에는 산부인과가 있지만 분만을 하지 않아 출산을 앞둔 여성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보은·단양군은 응급의료기관마저 없어 의료사각지대가 된 지 오래다. 12개 시·군 가운데 8개 군에 극장이 없을 정도로 문화 인프라도 매우 취약하다. 낙후된 생활기반은 젊은층의 도시 이주를 부추기면서 인구감소와 저출산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괴산군 인구는 2004년 3만 9886명에서 지난해에는 3만 6852명으로 5년간 3000여명이 줄었다. 신생아 역시 2004년 203명에서 지난해에는 168명에 불과했다. 지자체가 내놓고 있는 출산지원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은 심각한 고령화를 불러오고 있다. 괴산군은 지난 3월 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만 54명으로 전체인구의 27.8%를 차지한다. 이미 초고령 사회(노인인구비율 20% 이상)에 진입했다. 도내 12개 시·군 가운데 노인 인구비율이 가장 높다. 젊은층이 많은 청주시보다는 3.5배 많다. 군 관계자는 “1개 면에서 한해 평균 10명 정도 출생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생활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출산 지원책만으로 인구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충남 도청신도시 ‘이주민 아파트’ 2012년, 3000여가구 규모 건립

    홍성·예산지역에 건립되는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도청신도시)에 오는 2012년까지 3000여가구 규모의 ‘이주민 아파트’가 건립된다. 5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청신도시 이전기관 종사자에게 1차례에 한해 ‘1가구 1주택’ 기준으로 아파트를 특별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최근 고시된 입법예고안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도청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 기업, 병원, 연구소 종사자들은 이주민 아파트를 우선적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박광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전면 무상급식 및 전교조 해산시켜”

    박광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전면 무상급식 및 전교조 해산시켜”

    ”초·중·고교에 무상급식을 하겠다.공무원노조와 전교조도 해산시키겠다.”  한나라당 박광진(46) 경기도의원이 최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출사표를 던지면서 내놓은 공약이다. 박 의원은 최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자 박광진의 약속’이란 홍보물을 통해 ▲2010년 무상급식 즉시 실시 ▲공무원노조와 전교조 해산 ▲평생임대 주택제도 도입 ▲경기도민 GNP 3만불 달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그는 “도 의정활동 과정에서 두루 현장을 다니면서 추려낸 공약들”이라고 말했다.  얼핏 봐서 ‘공무원노조·전교조 해산’은 여당 도의원의 공약이란 점에서 이해되지만 ‘무상급식’은 좀 엉뚱하다.민주당 등 야권의 공약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가 ‘공룡같은’ 김문수 현 도지사를 비롯 야권 후보자들과 정책 대결을 하려면 양수겸장의 묘수를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그는 또한 한나라당이 김 도지사를 당 후보로 공천한 것은 부당하다며 재심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박 의원은 3일 무상급식제도 도입과 관련, “경기도의 세수 80여%가 취득·등록세 등 부동산 거래세이고, 지난 2년간 경기침체로 부동산거래가 많지 않았지만 올해는 경제회복으로 부동산거래세가 30% 이상 더 확보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급식비 7000억원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공무원노조는 자신들의 이익과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는 등 투쟁만을 일삼고 있고, 11%밖에 안되는 도내 전교조는 묵묵히 바른 교육에 힘쓰는 89%의 교육자들을 비난받게 만들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박 의원은 서민을 위한 주택제도 및 평생임대 주택제도의 도입도 제시했다.그는 “뉴타운 개발이나 도시 리모델링 사업은 현지 주민들을 강제 이주케 하는 사업”이라고 지적, “원주민을 쫒아내는 사업이 아닌 기존 거주자의 권리와 삶의 질을 고려해 사업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거복지 지원조례를 제정해 무주택자, 신혼부부, 중산층도 이용할 수 있는 평생장기전세(월세)주택제도를 도시공사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여성 취업자를 위한 육아지원제도와 관련해서도 “육아휴직제도는 500명 이상을 둔 기업의 70%가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률이 40% 미만으로 매우 낮다.”면서 “현재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남성을 포함해 가족구성원이면 누구라도 육아휴직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정책평가시스템과 주민소환제의 도입의지도 내보였다. 공무원 인사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여 일하지 않는 공무원을 공개,전공노 등의 활동을 도민이 알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이와 함께 예산 및 문서 결재시스템을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도 산하단체·기관 평가,주요 사업평가를 시민·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경력  ▲경기도의회 의원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부대표 ▲경기도 뉴타운 심의위원 ▲경기도 규제개혁위원회 부위원장 ▲경기도 건축문화상 심의위원 ▲경기도 물사랑실천협의회 회장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오빠들, 백인·동남아女 다 있어요”

    “오빠들, 백인·동남아女 다 있어요”

    지난달 30일 밤 경기 안산 원곡동의 ‘국경 없는 거리’. 이곳 다방에서 만난 한 중국인 여성은 “재미있게 해드릴 테니 2차를 가자.”고 졸랐다. 완곡하게 거절하자 이번에는 노래방엘 가자고 말했다. “노래방에 가면 중국, 베트남 등 원하는 여성을 모두 불러줄 수 있다.”는 그럴듯한 제안과 함께. 이곳 국경 없는 거리에 있는 원곡본동주민센터 주변은 불법 성매매를 알선하는 이른바 ‘외국인 여성 티켓 다방’ 30여곳이 성업 중인 곳이다. 한 지하다방으로 들어서니 7개의 테이블이 모두 칸막이로 막혀 있어 안을 들여다보기 어려운 구조다. “어서오세요, 오빠들.” 20~30대로 보이는 6명의 중국인 여성들이 어눌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커피를 주문하자 후안(23·가명)과 주이덴(35·가명)이라는 여성이 다가와 앉았다. 둘 다 결혼 비자로 한국에 들어왔지만 실제로 결혼을 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20~30분 정도 한담을 나누자고 하자 후안이 “‘티켓’을 끊을 거냐.”고 물었다. 주이덴과 후안은 “데이트는 시간당 2만원, 2차(성매매)는 10만원”이라며 함께 나가자고 끈덕지게 졸라댔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과 베트남 손님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한국 손님들이 많이 온다.”면서 “단골 노래방에 가면 중국, 베트남 등지의 여성을 원하는 대로 불러줄 수 있다.”고 꾀기도 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여성을 고용, 내국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불법 유흥업소가 급증하고 있다. 단속 사각지대에 놓인 탓에 외국인 여성의 성매매는 최근 규모가 1만여명으로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서울 구로·대림·이태원과 경기 안산 등 외국인 성매매 성행 지역에서 2일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했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외국인 성매매 여성의 숫자 등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와 시민단체들은 합법 또는 불법으로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여성들 상당수가 유흥업소 등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한국염 대표는 “공연예술비자(E-6비자)를 갖고 한국에 들어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5000여명 정도 된다.”면서 “여기에 결혼이민, 관광비자 등으로 들어와 성매매를 하는 사람까지 합하면 외국인 성매매 여성이 1만여명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서울 이태원동 일대에서도 내국인들을 고객으로 한 외국인 여성들의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주말 밤 이태원 뒷골목과 대로변 버스정류장 등지에서는 50대 여성 호객꾼이 행인들에게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제의했다. 이 여성은 “동남아인이나 백인 다 원하는 대로 불러 준다.”고 유혹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인근 모텔에 방을 잡아 아가씨를 보내거나 여성들이 대기 중인 가정집으로 데려간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런 외국인 여성 성매매 업소가 서울 강남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클럽 종업원은 “요즘에는 이태원보다 서울 강남 업소에서 외국인 성매매 여성을 더 많이 고용하다 보니 ‘2차 가격’이 뛰면서 아가씨들이 강남으로 대거 이동했다. 외국인 여성 성매매 상권이 그쪽에 꽤 크게 형성돼 있다.”고 귀띔했다. 경찰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업소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성매매업소와 외국인 폭력조직의 연관성도 함께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지방선거 D-33] ‘외국인 출신 지방의원’ 나온다

    [지방선거 D-33] ‘외국인 출신 지방의원’ 나온다

    외국인 출신 의원 시대가 열린다. 6·2 지방선거에서 정치권이 광역의원 비례대표의 앞 순위에 결혼한 이주여성들을 영입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외국에서 귀화한 국민이 주민대표로 뽑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한나라당은 ‘다문화 가정 출신 몫’으로 일본인 출신의 귀화 한국인인 이연화(왼쪽·52)씨를 경기도 비례대표 후보로, 필리핀 출신의 귀화 한국인인 자스민(오른쪽·33)씨를 서울 비례대표 우선순위 후보로 29일 내정했다. 공직선거법상 해당 선거구에서 유효득표 총수의 100분의5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한해 비례대표 의석이 배분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비례대표 진입은 사실상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4·9 총선 당시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창조한국당에서 필리핀 출신의 결혼 이주여성을 비례대표로 영입했으나 당선권 밖 순위로 배정되면서 외국인 의원의 출현은 ‘여전히 먼 일’로만 여겨졌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3년 거주 요건을 채운 영주권 보유 외국인에게 처음으로 투표권이 주어진 데 이어 이번에 귀화 한국인 의원까지 등장하게 되면 한국의 세계화, 세계의 한국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한 걸음을 더 내딛는 것을 의미한다.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이들의 비례대표 영입과 관련, “우리나라도 외국인 110만명 시대를 맞아 더 이상 폐쇄적인 ‘순혈주의’를 고집할 게 아니라 외국인이나 다문화 출신들도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영입 취지를 설명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내전에 잃어버린 아프리카 낙원

    내전에 잃어버린 아프리카 낙원

    오래 전 대홍수가 지구를 덮쳤을 때 이를 대비하던 노아는 방주에 온갖 동물들을 태웠다. 천신만고 끝에 노아의 방주가 도착한 곳은 흔히 터키 동부의 아라라트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모잠비크의 고롱고사 국립공원도 방주가 도착한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실제 노아의 방주가 도착한 곳이 고롱고사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나올 만큼 고롱고사가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낙원이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이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환경 다큐멘터리로 꼽히는 ‘로스트 인 에덴 아프리카’를 30일 밤 12시 소개한다. 내전으로 파괴된 고롱고사의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환경 보호 운동가들의 노력과 광활하고 아름다운 범람원의 자연이 담겨 있다. 2008년부터 제작돼 지난 2월 미국에서 첫 방영된 작품이다. 야생 다큐멘터리 제작자들 사이에서 ‘야생 영상 부문의 선댄스’로 불리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야생필름 페스티벌(IWWF)에서 올해 환경 보존 이슈·최우수 내레이션·최우수 음향·최우수 각본상 등 4개 부문을 휩쓸며 주목 받았다. 태고의 절경을 자랑하던 고롱고사는 1977~1992년 100만여명의 희생자를 낸 잔혹한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처참하게 훼손됐다. 굶주린 군인들이 고기를 얻기 위해 야생동물의 95%를 죽였다. 내전이 끝났을 때 고롱고사는 지옥과 마찬가지였다. 평원을 검게 물들였던 버팔로는 고작 열다섯 마리만 살아 남았다.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 먹잇감이 사라지자 치타와 표범 등 대형 포식자도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미국인 사업가 그렉 카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환경 보호 운동가들이 고롱고사의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20년 동안 팔을 걷어붙였다. 첫 단계로 초식 동물을 이주시키고 그들이 안전하게 번식하도록 강력한 밀렵 방지책을 폈다. 초식 동물을 늘린 뒤 포식자들을 다시 들여오려는 것으로 어찌보면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시도한 셈이다. 이러한 노력 덕택에 코끼리와 하마를 시작으로 버팔로, 치타, 얼룩말, 사자 등 야생 동물들이 점차 고롱고사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환경 보호 운동가들은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인근 주민들을 위해 학교와 보건소를 세우고 일자리와 소득을 제공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방선거 D-43 이런 지자체 꿈꿔요] (4) 노인 고용 실버북카페 운영, 소외계층 맞춤형 복지 제공

    [지방선거 D-43 이런 지자체 꿈꿔요] (4) 노인 고용 실버북카페 운영, 소외계층 맞춤형 복지 제공

    노인이 많은 지역에 유아용 분유만 잔뜩 보낸다거나, 기초생활수급자가 다른 지역보다 특별히 많은 곳에 저소득층 가정지원 서비스가 전혀 없다면 ‘복지’를 말하기 민망해진다. 복지수요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붕어빵 찍어내듯 동일한 서비스를 지역에 보내면 수요자는 꼭 필요한 혜택을 보기 어렵다.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등 복지 수요는 일률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맞춤형 서비스’는 이 같은 문제인식에서 출발했다. ‘더불어 사는 지방자치단체’를 표방하며 저마다의 처지에 맞는 복지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주거에서부터 의료, 요양, 문화 및 경제활동 등 노후생활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복지타운을 건설했다. 장애인 복지관, 노인복지관, 노인병원 및 요양시설이 모두 근처에 몰려 있어 이용이 편하다. 서천군은 이 외에도 장애인보호작업장, 노인건강체육시설, 고령자용 보금자리주택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경기 시흥시는 ‘드림네트워크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빈곤·위기 가정 가운데 집중지원이 필요한 가구를 직접 찾아가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복지관 6곳과 동 주민센터 14곳을 생활권역별으로 나누어 6개 지역에 전문 사례관리센터를 설치, 지역내 복지기관과 협력해 통합 관리하고 있다. 지난 한 해 4565가구에 급식·가사·자립지원 등 모두 7만 9376건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북 김제시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한울타리 행복의 집’을 운영한다. 경로당에 목욕시설과 건강기구 등 시설을 보강해 낮에는 경로당으로 활용하고 밤에는 공동숙박시설로 이용한다. 노인 도우미,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 일자리 증진 효과도 생긴다. 서울시는 실버문화벨트사업으로 ‘9988 어르신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낙원상가 4층에 위치한 허리우드 극장에 노인 전용 실버영화관을 개관해 일주일에 한 편씩 하루 세 차례 상영한다. 종로구 경운동에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실버 북카페도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노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노동부의 지원으로 카페에서 일하는 노인에게 시간당 5200원씩을 지급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지원사업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시 서구 충무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국제결혼 이주여성이 만든 영어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토성초등학교와 교실을 영어체험 마을 학습장으로 사용한다는 협약을 체결하고, 방학 동안 이주여성들이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전직 교사 및 공무원 출신의 이주여성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자기계발과 사회 참여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서울 구로구는 사회복지단체의 후원으로 ‘다문화가정 영유아보육센터’를 열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우리말 수업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도시와 길] 서울 미아리고갯길

    [도시와 길] 서울 미아리고갯길

    “미아리 눈물 고개~ 님이 떠난 이별 고개~ 화약연기 앞을 가려 눈 못 뜨고 헤매일 때…” 미아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단장의 미아리고개’란 옛노래다. 첫 음절만 들어도 노래에 한(恨)이 가득 서려 있다. 철사로 손을 묶이고 맨발로 다리를 절면서 뒤를 자꾸만 돌아보며 북쪽으로 끌려가는 남편과 십년이 가도 백년이 가도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부인의 애틋한 마음이 절절하게 묻어 있다. 이 노랫말을 지은 반야월(93)선생은 실제로 피란 중 맏딸이 공포에 질려 숨져 고갯길에 자신의 손으로 묻을 수밖에 없었던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한다. 미아리고개는 성북구 동선동과 돈암동 사이에 있는 고개로 되넘이고개(되너미고개)라고도 불렸다. 병자호란 때 오랑캐, 즉 ‘되놈’이 한양을 침범할 때 고개를 넘었기 때문에 되너미고개라고 불렀다고 한다. 남쪽인 돈암동에서 길음동을 지나 의정부 방면으로 가는 길목에 이 고개가 마지막 고개여서 되너미고개라고 했다는 설도 있고, 미아7동에 있는 불당골 자리에 있던 ‘미아사’라는 절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 유래가 분분하다. ●한국전쟁 땐 최후의 방어지 역할 미아리고개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 북쪽의 유일한 외곽도로였기 때문에 최후의 방어지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곳이다. 경사가 어찌나 가파르던지 길음시장과 부근 주거지역보다 도로의 높이가 높아 4·19혁명 때에는 미아로 옆 길가로 버스가 굴러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한다. 미아로는 돈암동로터리를 기점으로 돈암동, 길음동을 동북방향으로 뻗어 미아삼거리까지 폭 25m, 길이 1.5㎞에 달한다. 도성의 북쪽 방향에 위치해 의정부, 포천, 철원 등지에서 서울로 입성하는 유일한 관문이자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한 탓에 교통정체와 사고가 잦았다. 1964~1966년 대대적인 도로확장공사로 미아로 도로의 폭은 8m에서 구간에 따라 23~35m의 4차선도로로 확장되었다. 경사도 10도나 낮아졌다. 그러나 대대적인 확장공사에도 불구하고 미아로의 교통정체는 계속됐다. 결국 2007년 4월 603억여원(보상비 78.6% 차지)을 들여 성북우체국에서 창문여고에 이르는 구간을 폭 35m, 왕복 7~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에 들어가 1년 10개월만인 지난해 2월 개통해 숨통이 트였다. ●시각장애인들의 점성촌 고갯길이 시작되는 태극당 빵집 맞은편에 점성촌이 들어선 것도 미아로 확장공사를 벌이며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기 위해 옹벽을 세우면서부터다. 남북 방향으로 옹벽을 만들면서 동서로 횡단하는 길을 그 밑으로 뚫어 자연스레 굴다리가 생겨났다. 중구에서 이주해온 시각장애 역술인들이 옹벽과 굴다리를 의지하며 하나 둘 점판을 깔면서 터를 잡았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0여곳이 성업하면서 외국인들도 찾는 관광코스가 될 정도였으나, 지금은 간신히 10여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미아리고개에 점집이 번성하게 된 이유는 고개 너머에 조성된 한국인 전용묘지 덕분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영혼은 북으로 드나든다고 믿었는데, 미아리고개가 바로 영혼이 다니는 길목이었던 셈이다. ●‘미아리 텍사스촌’도 사라지고… 단장의 미아리고개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아리 텍사스촌’이다. 이곳은 고갯길을 넘자마자 시작된다. 예전에 월곡동은 미아로를 중심으로 길음동과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 미아시장이 형성되어 길음동 사람들이 자주 왕래했다. 지대가 모래땅이어서 물이 잘 나와 콩나물공장들이 즐비했다.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1960년 이후 염색공장, 피혁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쇠락했다. 이 지역이 성매매 집결지로 유명해진 것은 1968년 ‘종삼(종로3가 사창가)소탕작전’이 실시된 이후 포주와 성매매 여성들이 미아시장 근처 월곡동 88일대에 터를 잡으면서부터이다. 구 관계자는 “미아리 텍사스라는 지명이 어떻게 유래되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성매매 집결지 안에 있는 술집이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술집의 모습과 흡사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했다. 그는 “서부영화 속에 등장하는 술집이 1층은 술 마시며 포커를 치고 2층에서 잠을 자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탓에 붙여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창 호황을 누릴 적엔 400군데서 1000명이 넘는 여성들이 일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황량할 정도로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흉물스럽게 남겨진 몇몇 건물의 먼지 쌓인 유리문과 너덜너덜해진 커튼, 굳게 잠긴 오래된 문에선 호시절이 언제였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이들이 이른바 ‘9·23 사태’라고 부르는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실시 이후 여성들이 하나둘 떠났기 때문이다. ●39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탈바꿈 성매매 집결지라는 오명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반가운 것은 이곳이 신월곡 1·2·3구역으로 나뉘어 2003년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것. 구 관계자는 “올해 토지보상문제가 해결되면 내년 5월쯤에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래도 여전히 골목 업소들에선 간간이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 일대는 39층 높이의 주상복합 아파트 등 랜드마크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강북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이 길을 지나가다 보면 곳곳에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잔뜩 들어서고 있다. 얼핏 보아도 금세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뉴타운사업과 관계자는 “성매매집결지에 달라붙은 미아시장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내년 6월이면 지하 6층, 지상 23층 198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재탄생한다.”면서“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옛 추억이 서린 곳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이 한편으론 안타깝지만 주민들 대부분은 윤락가 동네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벗을 수 있어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길음뉴타운에 첫 순환용 임대주택

    성북구 길음뉴타운에 저소득 세입자들이 재개발사업 완공 때까지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순환용 임대주택’이 처음으로 들어선다. 서울시는 길음뉴타운 제5재정비촉진구역에 순환개발방식의 순환용 임대주택 114가구를 건립하는 재정비촉진계획을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순환개발방식은 재개발구역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함께 짓는 게 아니라 인근에 순환용 임대주택을 먼저 건립해 세입자나 원주민을 임시로 이주시킨 뒤 본공사를 하고서 새 아파트에 입주시키는 것이다. 이 방식이 민간 재개발사업에 도입되기는 처음이다. 길음동 175 길음5구역 3만 5388㎡에 들어서는 22~28층 아파트 7개동 571가구 가운데 순환용 임대주택은 SH공사가 어린이공원 이전부지에 짓는 1개동 114가구다. 시는 길음5구역의 순환용 임대주택이 총 건립가구의 20% 정도로 임대아파트 의무 건립비율(17%)을 초과함에 따라 조합 측에 8.2%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순환용 임대주택은 월평균 가계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의 70% 이하이면서 길음뉴타운 지역에 2년 이상 거주한 저소득 세입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또 이들이 재개발사업 후에도 계속 거주를 희망하면 자격을 유지한 경우 허용한다. 시는 길음5구역에 이어 기존 임대주택을 활용하거나 신규 물량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순환용 임대주택을 2015년까지 최대 5000가구 공급할 예정이다. 황영도 뉴타운사업3담당관은 “순환용 임대주택이 원주민 재정착률 향상과 이주문제 해소뿐 아니라 주변 전·월세난 완화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재해위험 31가구 이주 추진

    집중호우 등으로 상습적인 재해를 당했던 외딴 마을 31가구가 안전한 곳으로 이주한다. 행정안전부는 31일 산사태, 침수 및 낙석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전국 15개 지역 거주민 70명의 이주대책을 위해 특별교부세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상지역은 강원 8가구(16명), 전남 9가구(26명), 경남 14가구(28명) 등이다. 이번 이주대책에 포함된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4가구는 소하천변에 위치해 2002년 태풍 루사 등 집중호우 때 반복적인 침수피해를 겪었던 지역이다. 전남 순천시 조곡동 2가구와 경남 가야읍 도항리 2가구도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지속적인 침수피해를 입어왔다. 재해 유형별로는 낙석·산사태 위험이 6가구, 하천범람 등 침수위험과 붕괴위험이 각각 20가구, 5가구이다. 이번 이주사업은 지난해 7월 이명박 대통령이 호우피해 대처상황 파악을 위해 중앙재난대책본부를 방문했을 당시 “외딴 마을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게 안전한 곳에 모여 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며 내린 지시에 따른 조치다. 행안부는 지난 30일 사업지구를 확정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했다. 각 지자체는 이달 중으로 토지·주택 감정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주택보상비, 이사비, 철거비 등을 특별교부세로 지원한다. 토지보상비는 지자체에서 부담한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도시와 길] 울산 장생포 고래길

    [도시와 길] 울산 장생포 고래길

    28일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길. 장생포항 방면으로 달리는 관광버스에 이어 산업 물자를 가득 실은 대형 트레일러의 모습도 보인다. 우리나라의 산업 근대화와 고래생태 관광이 공존하는 ‘장생포 고래길’(7.3㎞). 산업 물자를 수송하는 ‘장생포로’(4.1㎞)와 고래 관광길인 ‘고래로’(3.2㎞)를 합쳐 통상적으로 고래길이라 부른다. 이 길은 당초 장생포 마을로만 연결됐으나 1960년대 국가공단이 조성되면서 부두 방면의 갈림길이 하나 더 만들어졌다. 고래길은 포경과 산업화로 웃고 울었던 장생포의 굴곡진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고래길의 중심인 장생포는 1899년 러시아의 포경전진기지 설치 이후 1986년 상업포경 금지 전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장생포초등학교~고래박물관~울산지방해양항만청 2㎞ 구간에 즐비한 고래고기집들은 포경의 옛 영화를 실감케 해준다. 집집마다 ‘고래고기’라는 글귀가 보일 정도다. 고래해체장과 고래고기를 삶던 ‘고래막’의 흔적도 이 길에서 찾을 수 있다. 장생포만 너머 한진중공업 부지 내에는 고래해체장 건물 5동이 반파상태로 여전히 남아 있다. 이 해체장(1961~1985년)은 한국포경어업조합에서 포경업자들을 위해 건립했다. 비슷한 시기 전국 여러 곳에 해체장이 있었으나, 이곳만 유일하게 옛날 형체를 보존하고 있다. 현재 고래기름을 짜던 제유장과 임시보관고 등이 남아 있고 일부 시설은 인근 고래박물관에 옮겨져 전시돼 있다. 고래고기를 삶던 고래막의 흔적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해경부두와 울산세관 통선장 사이 낡은 양철지붕의 건물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다른 영업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장생포우체국 옆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울산세관 통선장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서면 장생포 제당과 당산나무를 마주하게 된다. 제당은 신주당으로도 불리는데, 약 100년 전 건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출항 시기인 매년 정월대보름날 신주당에 모여 당산제를 지냈고, 음력 10월5일에는 풍경제도 지냈다. 150년 된 당산나무에는 선주들이 처음으로 잡은 고래 꼬리부분을 매달아 풍어를 기원했다고 한다. 제당 뒤 언덕 위에는 신명신사 터가 남아 있다. 1927년 일본인에 의해 축조된 이 신사는 하단부 일부와 꼭대 층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원기둥만이 남아 있다. 주민 최영해(70)씨는 “장생포 고래고기는 고래길을 통해 부산 등 전국에 팔렸다.”면서 “포경은 장생포 사람들의 생업이자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장생포는 울산에서 가장 부자 동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배를 타려는 선원들이 각지에서 모였다.”면서 “‘장생포에서는 개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말도 이 때문에 나왔다.”고 회고했다. 현금으로 넘쳐나던 장생포에도 시련이 찾아왔다. 고래길 주변 장생포와 매암, 여천동 일대가 1962년 울산공업센터(공단)로 지정되면서 공장들이 넘쳐났다. 특히 병풍처럼 장생포를 둘러싼 공장들은 쉼없이 시커먼 연기를 뿜어냈고, 장생포만에는 매일 폐수가 콸콸 쏟아졌다. 정부는 1985년 석유화학공단 주변 장생포, 매암, 여천 등을 ‘환경오염 이주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듬해에는 상업포경까지 금지됐다. 장생포의 쇠락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고래길은 석유화학공단과 미포국가산업단지 등에서 생산된 각종 산업물량을 울산항 부두와 장생포 부두로 옮기는 산업로로 변모했다. 엄청난 산업 물자가 이 길을 통해 부두로 운송된 뒤 수출길에 오른다. 수입된 각종 물자도 고래길을 통해 다시 울산으로 들어온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장생포항 옆에는 울산세관과 출입국 사무소, 울산해경 등이 자리잡고 있다. 산업로로 변모한 고래길은 울산을 2008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4862만원의 부자도시로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울산의 1인당 GRDP는 전국평균(2122만원)의 2.3배나 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608억 1400만달러를 수출하면서 국내 최대 산업도시로 성장시킨 기반도 됐다. 또 2000년대 중반부터 장생포가 고래생태도시로 부각되면서 관광길의 기능도 추가됐다. 평일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이 길을 통해 고래박물관(2005년), 고래연구소(2006년), 고래바다 여행선·고래생태체험관(2009년)을 보기 위해 장생포를 찾는다. 최영해씨는 “상업포경이 금지된 이후 20년간 쇠락을 거듭했던 장생포는 인구 감소 등으로 몰락위기까지 갔다.”면서 “포경으로 웃고 울었던 장생포가 살아있는 고래관광으로 다시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글로벌 시대]물 부족과 미래 발전 전략/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물 부족과 미래 발전 전략/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인도의 데칸고원에는 높은 성곽에 둘러싸인 ‘다우라타바드’라는 거대한 고대도시가 있다. 그러나 웅장한 외양과는 달리 성문을 들어서면 인적이 드물고 양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AD 1327년 인도의 투그룩왕은 수도를 델리에서 이곳으로 옮기기 위해 대대적인 도시건설에 나섰다. 건설이 대충 마무리되어 델리의 전 주민을 새 수도에 이주시키려 할 무렵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늘어나는 인구가 마실 수 있는 물이 부족한 것이다. 왕은 백방으로 물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수포로 돌아가면서 결국 새 수도의 꿈을 접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일, 인더스, 황하 등 큰 강이 고대문명의 요람인 것처럼 태초부터 물과 인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물은 인간의 생명유지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농업, 공업 등 생산 활동에도 긴요하다. 문제는 유한한 자원인 물이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구증가,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 수질 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줄어들고 있다. 유엔은 인류가 물을 아끼고 관리하지 않으면 21세기 중 전 세계가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유엔이 매년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한 까닭이다. 이미 북아프리카, 중동, 인도, 중국, 중남미 등 여러 지역에서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유엔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이 마실 물을 찾아 헤매고 있으며, 2015년에는 세계인구의 절반인 30억명이 물 부족 상태에 놓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세계 1, 2위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물 부족은 국제안보와 경제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이다. 유엔은 물 부족이 빈곤을 심화시키고 전쟁마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엄청난 담수를 간직하고 있는 히말라야의 수자원을 두고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파키스탄과 인도 간에는 핵전쟁마저 터질 위험이 있다. 최근 50년 만의 가뭄으로 메콩 강 수위가 크게 낮아지자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 탓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이 메콩 강 상류 윈난 성에 댐을 지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집트는 나일 강의 상류국가인 에티오피아 등이 상수원을 막을 경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물은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귀중한 자원이기 때문에 물위기는 에너지나 식량위기보다 더욱 위협적이다. 우리나라는 물에 관한 한 상대적으로 복 받은 나라다. 예부터 중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아름다운 산과 맑은 물이 흐르는 금수강산으로 칭하였다. ‘물쓰듯 하다’는 말과 같이 그동안 우리는 물을 공짜나 다름없이 여기고 살아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는 수자원의 보존과 관리가 부실하여서 가뭄에는 물이 부족하고 홍수가 나면 물이 넘쳐 버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나날이 급증하는 물 소비 및 낭비와 수질오염을 감안하면 가까운 장래에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한국의 미래 청사진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생명선인 물을 확보하고 효율을 높이며, 물을 자산으로 한 발전전략을 세우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첫째, 향후 백년을 지탱할 수 있는 충분한 수자원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도 당연히 맑은 물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 한국뿐 아니라 북한을 포함한 전 한반도적 통합수자원 관리를 해 나가야 한다. 북한은 수자원관리의 실패로 국토가 황폐화되었다. 벌거숭이산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강바닥이 높아져 해마다 극심한 수해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농업피해는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셋째, 물 관련 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 물은 이미 에너지나 식량을 능가하는 전략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천연수의 수질이 좋은데다, 세계 최고의 담수화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 [장생포의 어제·오늘] 80년대 공해쇼크… 인구 10분의 1로

    [장생포의 어제·오늘] 80년대 공해쇼크… 인구 10분의 1로

    고래잡이로 한창 전성기를 누렸던 1970년대 장생포. 아이들에게 ‘경찰서장 할래, 고래잡이배 탈래?’라고 물으면 누구나 “포경선 탈랍니더.”라고 답했다고 한다. 장생포는 세월만큼이나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장생포 고래길은 ‘포경 전성기’, ‘환경오염 이주’, ‘고래생태 관광’으로 이어진 질곡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포경으로 풍요를 누렸던 장생포는 1985년부터 위기를 맞았다. 장생포만 일대에 속속 들어선 공장들은 매연과 폐수를 매일 뿜어냈다. 공해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85년 석유화학공단 주변 장생포, 매암, 여천 등을 ‘환경오염 이주지역’으로 지정하고, 이주 보상작업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상업 포경까지 금지되면서 주민들의 생활 터전과 생계수단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주민들은 동요했고, 하나둘 마을을 떠났다. 전성기 때 1만 5000명에 이르던 인구는 90년대 들어서면서 1500명으로 줄었다. 10분의1로 급감한 것이다. 학생들은 공해병으로 검진을 받아야 했고, 이를 보다 못한 학부모들은 이주를 선택했다. 마을을 살리는 것은 고스란히 남은 주민들의 몫이었다. 주민들은 조를 짜 공단을 돌면서 환경오염 감시활동을 벌였다. 8년여간 지속된 주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울산 시민들은 ‘이주지역 제외·상업포경 허용’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너도나도 서명해 정부와 국회 등에 전달했다. 1993년 이 마을은 이주지역에서 풀렸다. 이주지역에서 해제되고도 주민들의 생계는 포경 금지조치로 여전히 어려웠다. 그물에 걸리거나 죽은 고래고기를 팔아 생계를 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활동으로 마을은 다시 유명세를 탔다. 울산시와 남구는 ‘고래마을 장생포’가 다시 뜨자 2000년대 들어 고래문화·관광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고래박물관은 2005년 문을 열었고, 이듬해 고래연구소가 개관했다. 2008년 장생포 일대가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고래생태체험관도 개관했고, 국내 첫 해양 고래관광 사업도 본격 닻을 올렸다. 요즘 고래박물관에는 하루 10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공단 주변이 깨끗해지자 관광객과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왕궁·용지 축산단지 공영개발

    왕궁·용지 축산단지 공영개발

    새만금 수질 오염의 주 요인인 익산 왕궁과 김제 용지 한센인촌 축산단지 환경대책이 마련된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익산시가 국민권익위원회에 건의한 왕궁 축산단지 환경대책을 김제 용지까지 확대해 새만금 유역의 종합적인 수질개선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이 환경부 등 관계기관 고위공무원단으로 구성된 ‘왕궁·용지 환경개선협의회’를 구성했다. 환경개선협의회는 오는 4월 말까지 정부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환경개선방안은 왕궁축산단지를 전면 철거한 다음 재개발하고, 용지는 생활환경을 대폭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왕궁축산단지 이주 대책’은 총사업비 4722억원을 투자해 재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2011∼2015년 국비 등 2500억원을 투자해 단지 269만㎡의 토지와 축사·주택 등을 사들이고 폐업보상을 추진한다. 도와 익산시는 2004년부터 단지 내 토지 13만㎡를 이미 매입했다. 토지 매입과 보상, 집단 이주 등이 마무리되면 도와 익산시는 2016∼2020년 지방비 1800억원을 투입해 단지 전체 282만㎡를 공영개발방식으로 개발한다. 이곳은 한국 LED협동화단지와 국가 식품클러스터 추가 부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왕궁축산단지 내 웅덩이 축분제거 사업과 한센인 500여명이 입주할 수 있는 양로시설 건립도 병행 추진한다. 김제 용지축산단지는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환경개선사업을 확대 추진한다. 가축분뇨 공공처리 시설을 하루 300t 규모로 3배 늘리고 축사시설 현대화, 마을 하수도 정비, 한센인 복지회관 건립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94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도 관계자는 “왕궁 축산단지의 철거 없이는 새만금의 수질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정부와 함께 한센인의 인권과 새만금 환경에 도움이 되도록 연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949년에 익산시 왕궁면 일대에 조성된 왕궁 축산단지에는 현재 한센인 700여명을 포함해 1100가구 2200여명의 주민이 돼지 14만 마리와 닭 5만 마리, 한우 790마리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오ㆍ폐수 1000t가량이 매달 새만금 상류인 만경강으로 흘러 수질과 악취의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다. 김제 용지 축산단지에선 한센인 등 360가구 800여명의 주민들이 122만여마리의 닭과 오리 등을 사육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울 43개 재개발지역 빈 집 출입구 막는등 범죄 악용 방지

    서울시가 범죄 악용 가능성이 높은 빈집 3700여채를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지역 등에 있는 빈집은 답십리동 등 모두 43곳 3741채에 이른다. 이들 지역에서는 자체 순찰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빈집 접근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다. 특히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가 재개발 지역에서 숨어있다 붙잡혔고, 경찰이 지난 18일 전국 재개발 지역을 일제 수색해 수배자 24명을 검거하는 등 여전히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빈집에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도록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입구와 창문은 밀폐하기로 했다. 주민 이주가 끝난 빈집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또 주민이 모두 이주할 때까지 가로등과 CCTV 등을 그대로 두고, 이미 철거한 지역에 대해서는 복구하도록 했다. 경찰과 협조해 범죄가 우려되는 위험 지역에 대해서는 CCTV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빈집 관리가 부실한 재개발·재건축조합에는 행정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재개발·재건축 공공관리제 7월 시행

    주택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공공주도로 바뀌는 내용을 담은 도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서울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일부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돼 공공관리제도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개정된 도정법은 공공관리제도 도입을 명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청장이 추진위 구성을 지원하고, 시공자 업무에 철거공사를 포함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구청장이 정비업체와 설계자 선정시기를 조정하고, 조합임원 선출을 선관위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해 사업의 투명성을 높였다. 적용대상과 범위는 개정법률에 따라 공공관리 시행당시 시공자, 또는 설계자를 선정하지 않은 정비구역 중 조합에서 시행하는 정비사업에 적용된다. 그러나 정비구역 지정 대상이 아닌 주택재건축사업이나 도시환경정비사업 중 조합원 수가 100명 미만이고 주거비율이 50% 미만인 지역은 제외할 계획이다. 시는 5월 중 자치구로부터 공공관리 대상지역을 신청받아 6월 중 50개 구역을 우선선정해 사전준비를 거쳐 7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공공관리제 시행을 위해 77억 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특히 시는 공공관리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조례개정과 함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하는 ‘클린업시스템’등 관련 시스템을 제도시행 전에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조합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추진위원회 운영비 외에 조합운영비와 이주비까지 융자를 확대하고, 그동안 융자시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추진위원회에 대해서도 대출방안을 마련해 7월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공관리 시범지구인 성수지구 추진위가 신청한 운영자금 8억 7300만원을 오는 24일 융자해 줄 방침이다. 김효수 주택국장은 “클린업시스템을 통해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주민소송에 따른 불필요한 사업기간을 2년 이상 단축하는 등 사업비 절감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친미도 반미도 아닌 통섭의 미국史

    친미도 반미도 아닌 통섭의 미국史

    1990년대 한국 사회에서 금기시되던 실명 비판을 들고 나와 논쟁의 한복판에 우뚝 섰던 이가 있었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다. 정치, 경제, 교육, 역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은 그의 비판에는 성역이 따로 없었다. 제도권 안에 머물던 학술적 의제들이 사실상 처음으로 대중들과 접점을 만들어 나간 셈이다. 대중들이 열광적으로 호응했고, 그로 인해 ‘지식 대중’의 씨가 뿌려졌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사회의 치부 또는 관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문제를 피부에 와 닿는 언어로 의제화하는 비판적 사유나, 어마어마한 자료 수집과 폭넓은 독서, 그리고 이를 하나로 꿰뚫어 내는 통찰력 등이 어우러져 그는 ‘토론과 논쟁의 지존’ 자리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쉼 없이 현실 정치 등에 대한 발언을 거듭하던 그는 2002년 이후 홀연히 논쟁의 테이블을 떠난다. 그러나 대중적 글쓰기 자체를 떠난 것은 아니었다. ‘한국 현대사 산책’(전 18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 10권) 등 더욱 정력적인 저술 활동을 계속해 왔다. 강 교수가 다시 한 번 대역사(大役事)에 나섰다. 이번에는 미국의 역사를 예의 비판적 사유와 통찰력을 앞세워 관통시켰다. ‘미국사 산책’(인물과사상사 펴냄)은 일단 5권까지 나왔고, 앞으로 모두 15권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미국사 산책’은 1492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또는 정복’에서 영국에 대항해 벌인 독립전쟁까지를 다룬 1권 ‘신대륙 이주와 독립전쟁’부터 시작해 미국의 역사를 통사(通史)적으로 풀어 나간다. 그리고 2~5권에서는 미국의 건국, 노예제, 남북전쟁, 서부개척, 자본 권력의 대두, 1차 세계대전, 할리우드·미키마우스로 상징되는 문화권력의 탄생 등까지 이어진다. 특히 이번 미국사편에서 그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문화, 언론, 영화, 방송, 학술, 과학, 기술, 문학, 언어 등 전체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統攝)적 고찰이다. 또 잰걸음으로 시간적 월경(越境)도 서슴지 않는다. 예컨대 초기 미국사를 거론하며 쉼 없이 당대 유럽의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식으로 풀어 나간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뿌리는 영국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유럽 이주민들에 있기 때문이다. 지루할 정도로 유럽의 상황이 거론되는 이유다. 또한 그가 자신의 미국사 시리즈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사’ 또는 ‘미국사 비빔밥 요리’라고 자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나, 그가 힘줘 얘기하는 부분이면서 미국사 시리즈를 쓰고자 했던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반미(反美)도, 친미(親美)도 아닌 미국에 대한 객관적 시각의 정립이다. 한국 사회에서 지혜롭게 사는 어지간한 이들이라면 미국의 장점과 단점을 적절히 섞어서 짚어주는 안전 노선을 추구하게 마련이지만 이들 역시 미국에 대한 근본 입장은 반미 또는 친미, 한 편에 가 닿는다. 반미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고, 친미로부터도 버림받을 것임이 분명하지만 ‘강준만의 뚝심’은 다시 한 번 우직하게 걸음을 내딛는다. 하워드 진, 노엄 촘스키 등 미국 내 대표적인 진보학자들의 시각과 견해는 물론 새뮤얼 헌팅턴, 대니얼 부어스틴 등 오른쪽에 있는 또 다른 이들 역시 치우침 없이 각자의 논거를 갖고 등장한다. 일상에 대한 미시사, 잘못 알려진 상식 등을 짚어 가며 읽다 보면 아주 재미있다. 다만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문화, 언론 등 전방위적으로 샅샅이 훑고 있으니 자칫 흐름을 놓칠 수 있다. 예컨대 ‘종교가 미국 사회 정립에 미친 영향’ 등 구체적인 키워드를 움켜쥐어야 한다. 1~5권 각 1만 4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김길태 검거 이후] 치안사각 서울 재개발지역

    [김길태 검거 이후] 치안사각 서울 재개발지역

    “밤이 되면 ‘전설의 고향’으로 변합니다. 가로등은 끊긴 지 오래됐고, 폐쇄회로(CC) TV도 없어요. 흉악범이 동네에 머물 수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지난 10일 밤 서울 동대문구 제기 4구역 재개발예정지역.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폐가가 흉물스럽게 늘어선 이곳에서 만난 주민 윤상대(82)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술병 나뒹굴고 불피우기도 이곳 주민들은 이날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가 재개발예정지역에서 은신했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 동네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이주를 시작해 전체의 절반인 300세대만 남았다. 나머지 300세대는 모두 창문틀과 대문이 뜯겨나간 ‘흉가’다. 빈 집으로 들어서자 방안에 침대와 이불 등이 그대로 있었다. 누군가 잠을 자고 간 흔적이다. 담배꽁초, 술병 등도 나뒹굴고 불을 피운 흔적도 보였다. 김길태가 숨어 지낸 곳도 재개발예정지역이다. 재개발예정지역은 빈집이 많고 인적도 드물어 우범지역으로 분류된다. 서울의 재개발예정지역도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주택 수가 더 많고 골목길이 미로처럼 더 촘촘해 흉악범이 은신하면 찾아내기가 훨씬 어렵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이주를 진행 중인 재개발예정지역은 88곳에 이른다. ☞[화보] 김길태 범행부터 검거까지 서울의 다른 재개발예정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서울 왕십리 3구역, 가재울 4구역, 전농 7구역, 상도 11구역, 제기 4구역에서 만난 주민들은 모두 “무서워서 못 살겠다.”고 하소연했다. 절도는 물론이고 화재도 빈번히 일어난다. 지난해 가재울에선 빈 집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두 번이나 일어나 근처 다세대주택에 살던 주민 8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절도·화재·성추행 빈번 제기동 주민 정동근(68)씨는 “지난 겨울 밤에 골목을 지나가다 누군가 어두운 데서 튀어나와 갑자기 나를 껴안았다.”면서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집에 가서 보니 지갑을 훔쳐갔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재개발예정지역에는 CCTV는 커녕 가로등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담당 지구대는 2시간마다 순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빈집을 꼼꼼히 순찰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한다. 때문에 일부 지역은 남아 있는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자체 순찰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와 해당 구청은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개발 지역에 대한 감독권한은 자치구에 있다.”면서 관리책임을 피했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CCTV를 재개발 구역 내에만 설치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개발조합 측과 협의해 순찰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구청 책임 떠넘기기 전문가들은 환경적 특성이 범죄를 유인한다는 이른바 ‘깨진 유리창 이론’을 강조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재개발지역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경제력이 낮고 나이가 많아 자기 보호 능력이 떨어져 위험성이 가중된다.”면서 “경찰이 순찰을 제대로 도는 것만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빈집이 많은 전국의 재개발지역을 대상으로 방범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지방자치단체와 재개발조합, 시공사 등과 협조해 초소를 설치하고 전·의경 상설부대, 자율방범대 등과 합동으로 도보 순찰 위주의 방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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