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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의 일·북한 수교회담 전망

    ◎「핵사찰」·「배상」 싸고 난항 예상/「기본문제」등 4가지 의제 입장 표명/북의 정치공세속 상견례에 머물듯 30일부터 평양에서 개최되는 일본과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제1차 본회담은 제2차 세계대전후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이래 최초의 본격적 정부간 교섭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 회담은 1차 회담이어서 형식상으로는 양측 대표단의 상견례와 다음 회담의 일시,의제 진행방법 등에 관해 집중 논의함으로써 내용상 깊이있는 회담이 되리라고는 볼 수 없다. 우선 양측의 수석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국교정상화 교섭에 임하는 쌍방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이어 예비회담에서 결정된 「기본문제」 「경제적 저문제」 「국제문제」 「기타 쌍방이 관심을 갖는 문제」의 4개 의제에 대해 견해를 표명한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1차 회담임에도 불구하고 「난항」을 예상케 하는 요소는 너무 많다. 첫째는 쌍방의 역사적 배경에 기인하는 요소이다. 1910년 한·일합병 및 전후의 남북분단에 따른 비정상적인 관계,나아가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역사의 공백」이 하루아침에 메워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외교차원을 떠난 북한의 정치공세는 능히 예상할 수 있다. 그것은 북경에서의 3차에 걸친 예비회담때 북한측이 제1차 본회담의 개최장소를 굳이 평양으로 할 것을 고집한 경위를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일본을 「미제」 「일제」라는 표현으로 매도해 왔다. 그런데 이제와서 「왜 일본과 수교해야 하는가」라는 대내설명이 필요하다. 그런점에서 북한측은 이번 일본의 대표단을 「과거를 반성하고 경제협력을 하기 위한 사죄사절단」쯤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쌍방대표단 사이에 신뢰관계가 생길 수 없다. 따라서 29일부터 2월1일까지 나흘동안 평양에 체재하는 나카히라 노보루(중평립) 일본측 수석대표도 북한측 전인철 수석대표와의 개인적 신뢰관계 구축에 중점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외무차관인 전수석대표에 대해 일본측이 알고 있는 바는 거의 없다. 고작 『술이 세고 글을 잘 쓴다. 일본어는 알고 있지만 보통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도이다. 두번째 장애요인은 쌍방의 관점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북한측은 김정일서기가 『대일회담을 오는 11월까지 결판내라』고 지시했다는 설이 있을 만큼 이 회담을 서두른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일본측으로부터의 「경제협력」에 주안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북학측은 지난해 9월 일본의 자민·사회 양당과 북한의 조선노동당 사이에 작성된 「공동선언」에 따라 전전 식민지시대의 36년분은 물론 전후 45년간을 더한 방대한 액수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막대한 누적채무를 안고 있는 경제위기를 이것으로 극복해 보려는 속셈이다. 그러나 일본측은 『정부는 정당간의 공동선언에 구속될 수 없다』(중평 수석대표)는 입장이다. 식민지시대에 한해 「배상」이 아니라 「청구권」의 문제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후분에 대해서는 『북한은 일본이 대북한 적대정책을 취해왔다는 것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납득할 수 없다』(외무성 간부)는 자세를 보인다. 과거 한·일 국교정상화때는 쌍방이 청구권을 포기,일본이 한국의 민생안정·경제발전을 위해 무상 2억·유상 3억달러의 경제협력을 하는 것으로 결말을 지었다. 일본은 이번 북한과의 회담에서도 한국을 전례로 삼아 「보상」문제를 경제협력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또 하나 핵심적인 문제는 북한에 대한 핵사찰 문제이다. 북한은 지난 85년 핵불확산조약(NPT)에 가맹하고 있으나 가맹국에 의무가 지워진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핵병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은 높으며,한국·미국 뿐만 아니라 소련도 핵사찰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본측은 『이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물론,일본의 안전보장을 위해서도 심각한 문제』라는 입장에서 한국·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며 핵사찰 수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더욱이 국교정상화에 따른 경제협력이 군비확충에 전용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나카히라 수석대표가 최근 일본의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상문제와 핵사찰을 연관지어 처리하겠다는 듯이 발언한 것은 사실이 아닌것으로 관계자들은 이해하고 있다. 「보상」과 「핵사찰」은 개별문제이다. 중요성을 강조한 의사표명이 그처럼 와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핵사찰문제에 대해 북한측은 ▲한반도로부터의 미국 핵병기철수 ▲미국이 북한을 핵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 등을 핵사찰 수용조건으로 내걸고 강력히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북한간의 국교정상화는 이처럼 양자관계만이 아닌 국제관계가 얽혀있다. 특히 일본으로서는 이해당사자인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일 우호협력 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만 한다. 따라서 일본측은 오는 3월쯤 도쿄에서 개최될 제2차 본회담후 나카히라 수석대표를 한국에 파견,대북한 교섭의 초기단계의 경과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방침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점에서 『교섭의 향방은 신만이 아는 것』(중평 수석대표)이라는 성급한 난항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자제하는 이스라엘… 분열되는 아랍권

    ◎“종교전쟁 유도”… 후세인 기도 빗나간다/“이스라엘 자위권 인정”… 「보복」 방관 확실시/사우디·이집트/“성전아닌 대리전” 명분·실익 사이서 주저/시리아·요르단/리비아 제외한 마그레브소국들만 “적극 참여” 공언 걸프전쟁 개전 4일째인 20일 아랍국가들의 수도에서는 이라크 지지시위가 잇따랐다. 이에 화답하듯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회교 형제국가들에 성전을 호소하고 나섰다. 얼핏보아 걸프전쟁을 계기로 아랍세계가 똘똘뭉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듯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그 반대임이 한눈에 드러난다. 이번 전쟁으로 아랍세계는 갈등과 분열의 폭이 더욱 확대·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파리주재 한 아랍국의 대사는 이제 더 이상 「아랍세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대신 그는 복수개념의 「아랍세계들」이라는 용어를 쓴다. 그는 사담 후세인의 분열책동으로 더이상 하나의 아랍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지정학적인 상황이나 국내의 정치·경제적 어려움은 이들 아랍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체를 쉽게 포기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주변의 왕정국가들은 주저없이 미국의 그늘에 안주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 국가는 이스라엘이 이라크에 보복공격을 하더라도 강건너 불보듯 할게 분명하다. 아랍국가중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 있는 이집트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반이라크 대열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사담 후세인이 애써 강조하고 있는 형제국의 범위에도 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반격이 시작되면 유엔의 기치아래 걸프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현재의 자세를 재고하려할 것이다. 그는 이미 『이스라엘이 공격을 받으면 당연히 반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왔으며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와 같이 합법적으로 국가안전을 위한 행동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다. 모든 시선은 요르단의 처신에 쏠리고 있다. 왜냐하면 만일 걸프전이 이스라엘­이라크 전쟁으로 발전되면 두나라 사이에 끼여있는 요르단은 타의에 의해 전장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담 후세인과 가까운 후세인국왕은 확전의 기미가 보이자 일찌감치 『영공을 침범하는 행동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이스라엘의 행동반경을 죄고있는 중이다. 오래전부터 자국내의 팔레스타인 인들에 대한 평등정책을 써오고 있는 후세인국왕은 「아랍형제국」에 대한 연대감은 국민들보다 오히려 한수 뒤져 있는 셈이다. 때문에 국민들의 눈치를 봐서도 이라크편을 들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시리아의 입장도 비슷하다. 지난 17일 다국적군의 첫 공격이 있은 뒤 시리아정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아랍국가들과 행동을 같이 할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9일 이라크가 텔아비브에 미사일 공격을 한뒤 시리아의 한 신문은 한사람이 아무런 혐의도 없이 전쟁을 일으키고나서 우정이니 아랍정신이란 이름으로 다른 나라를 전쟁의 수렁으로 밀어 넣으려는 것을 어떻게 수긍할 수 있겠느냐면서 『시리아는 그러한 즉흥적인 전쟁에 참여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고 인명과 장비의 손실을 감수할 자세도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지적,이라크편에 서는데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아인들은 이스라엘과의 세차례의 전쟁을 기억에서 지워 버릴 수 없다. 이스라엘이 합병해 버린 골란고원도 되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번의 전쟁에 끌려들어가 과거의 원한을 갚고 실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신을 할수 없는 상황이며 그 때문에 시리아는 사담 후세인의 성전참여 요구에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북아프리카의 회교국가들,즉 마그레브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한결 신경질적이다. 특히 알제리에서는 반미와 반이스라엘의 구호가 한층 격렬하다. 알제리 정부는 이라크에 이어 상주특파원을 제외한 외국기자들을 모두 내쫓고 있다. 총선을 앞둔 알제리에서는 선거운동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정부와 정당들이 부채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사담 후세인의 가장 강력한 지원국이며 그의 요구대로 성전에 참여할 의사를공언하고 있다. 튀니지 역시 이라크편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국가이다. 회교도의 영향력이 막강한 모로코는 지금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지하는 입장이었지만 차츰 태도를 바꾸어 가고 있다. 하산국왕은 『모로코 국민들의 마음은 이라크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같이 마그레브 지역은 사담 후세인의 동원요구가 가장 잘 먹혀들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리비아의 카다피는 계속 입을 다물고 있다. 아마도 그는 지난 86년 자신을 직접 겨냥했던 미국 공습때의 일을 되새기고 있는지 모른다. 당시 사담 후세인은 이 곤경을 모른채 외면했었다. 확전의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이라크 전쟁으로 옮겨갈 경우 과연 몇나라가 대이스라엘전에 참여할 것인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랍세계의 분열과 갈등의 심화로 사담 후세인의 계산대로 시오니스트와 전체 회교도의 대전으로까지는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걸프전 21일 상황/터키서 발진한 미 전투기 이라크 공습/미,원격조정 신형 슬램미사일 첫 발사 ▷상오6시◁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란에 3발의 스커드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미군은 즉각 패트리어트미사일로 응사,요격했다. ▷상오9시◁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에 4발을 비롯,동부지역 등에 7발의 스커드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미군은 패트리어트미사일로 이 가운데 6발을 요격했으며 1발의 스커드미사일은 다란 부근의 해상에 떨어졌다. ▷상오9시30분◁ 터키남부의 인키리크 미 공군기지를 이륙한 수십대의 미 전투기들이 이라크 공습에 참가했다. 목격자들은 하룻동안 이 공군기지로부터의 대이라크 공습이 4번 있었다고 말했다. ▷상오11시40분◁ 압둘 레자크 알 하시미 주불 이라크대사는 영국의 B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국적군 정부가 공식적으로 그들의 포로를 인정하면 다국적국의 포로들은 인도적인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 ▷낮12시◁ 미 해군은 홍해상의 잠수함에서 이라크를 향해 크루즈(순항)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처음으로 걸프전에서 신형인 원격조정 슬램미사일을 발사했다. ▷낮12시5분◁ 미 국무부는 미군 포로들에 대한 이라크의 가혹한 행위를 비난하며 이런 행위는 제네바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하오1시10분◁ 유엔주재 이라크대사는 성명을 통해 『다국적군의 포로들은 인도적인 대우를 받고 있으며 전장에 있는 것보다 오히려 좋은 여건속에 있다』고 반박했다. ▷하오2시30분◁ 짐 볼거 뉴질랜드총리는 『뉴질랜드는 영국의 요청으로 걸프에 보다많은 군의료진을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오4시◁ 댄 숍론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 라디오와의 회견을 통해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을 쉽게 제거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이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오7시30분◁ 이라크는 20여명의 다국적군 포로들을 이라크내의 주요시설에 분산시켜 다국적군의 공격에 대한 인간방패로 이용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에대해 체니 미 국방장관은 『이라크가 군사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다국적군의포로들을 이동시키는 것은 전쟁포로에 관한 제네바협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 페만 개전으로 줄달음

    ◎방어망 구축… 해안 기뢰부설/이라크/“전쟁 예상보다 빨리 날수도”/부시/철군시한 오늘(하오 2시)로 마감… 미 항모 6척 집결 【뉴욕·워싱턴·바그다드 외신종합연합】 유엔이 결정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 시한인 미 동부시간 15일 자정(한국시간 16일 하오2시)이 수시간 앞으로 다가옴에도 페르시아만 사태는 외교적 해결전망이 거의 사라진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과 이라크는 전쟁을 향해 계속 치닫고 있다. 조시 부시 미대통령은 14일 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쿠웨이트 철수를 설득하는 외교적 돌파구가 나올 수 있는 희망은 『한가닥도 없다』고 비관하고 전쟁은 예상보다 빨리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의회가 결의한 대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안에 서명한후 의회 지도자들과 1시간동안 만나 이같이 밝히고 백악관과 의회가 『공통 목적아래 단결할 것』을 호소했다.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도 15일 경과하면 『군사행동이 그 시점부터 취해진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미 국방부 관리들은 4백50대 이상의 군용기를 적재한 미 항공모함 6척이 유엔의 철수시한 몇시간 전까지 이라크근해에 포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리들은 레이저호를 제외한 5척의 항공모함들로부터 발진한 전투 및 전폭기들이 중간에 연료를 재충전하지 않고도 이라크와 쿠웨이트내의 목표물들을 공격할 수 있는 근거리까지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반전시위가 점차 격렬해지는 가운데 중동국가 주민들은 전시용 생필품을 사들여 놓고 있으며 화학전에 대비,출입문과 창문을 밀봉하는 등 필사적인 생존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 이라크군은 최근 수일간 비행훈련과 방어진지 구축을 강화함으로써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전쟁을 선택,개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지가 14일 미국의 정보보고들을 인용,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의 이같은 최종 전쟁준비로 미루어 많은 미국 정보관리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전쟁을 선택한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라크군은 또 방어선을 단축하기 위해 군대를 재배치했으며 쿠웨이트 해안에 기뢰를 부설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미·영,프랑스 중재안 거부/소선 지지 표명 【뉴욕 AP AFP연합특약】 유엔 안보리는 15일 하오(한국시각 16일 상오) 비공개회의를 열고 프랑스가 제시한 6개항의 평화안을 토의할 예정이나 미국과 영국이 이미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 평화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별로 없는 상태이다. 프랑스가 내놓은 평화안은 ▲이라크가 유엔 감시하에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하고 ▲철군이후 적당한 시기에 중동문제에 관한 국제평화회담을 개최한다는 것 등 6개항으로 돼있다. 그러나 15일 당초 프랑스의 평화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소련이 태도를 바꿔 이에 지지를 표하고 나서 일말의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소련 외무부의 비탈리 추르킨대변인은 『소련은 프랑스의 제안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 소군,리투아공 국방부 장악/공수부대원,군중에 발포… 6명 사상

    ◎방송국도 점거… 수도시내서 장갑차 기동훈련 【모스크바ㆍ빌나 AP AFP 로이터연합】 소련군 공수부대가 11일 리투아니아 공화국 수도 빌나시 외곽에 있는 리투아니아 공화국 국방부 청사를 무력으로 장악한데 이어 이 지역의 방송국과 프레스센터를 장악했으며 소련군 장갑차들이 빌나 시가지에서 기동훈련에 들어갔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이날 전했다. 소련군은 최근 독립을 선포한 리투아니아 공화국 최고회의의 명령에 따라 신설된 공화국 국경수비대를 관장하는 국방부 청사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이 건물에 근무하던 직원들과 부근에 모여있던 군중에게 발포,리투아니아 정부 대변인 리타 다프쿠스가 말했다. 다프쿠스 대변인은 그러나 일부 민족주의자들이 프레스센터 주위에 집결해 있던중 군인들로부터 구타당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으며 구급차 파견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총격이 계속되고 있어 염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하고 리투아니아 라디오방송이 군부대의 움직임을 생방송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리투아니아 주민들이 군에게 장악된 건물 주위에 모여있다고 말했다. 알베르타스 시메나스 신임 리투아니아공 총리는 자신이 10일 소련군의 이동에 관한 통보를 받았으나 「기동훈련」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하고 만일 공수부대가 의사당을 장악하려 할 경우 자신은 민족주의자들에게 의회를 지키도록 요청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소련군 공수부대가 11일 리투아니아 공화국 수도 빌나의 주요 공공건물들을 기습점거하면서 트럭을 몰던 빌나시민 1명이 소련군 장갑차량과 충돌,숨지고 다른 5명은 소련군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리투아니아 최고회의공보실이 밝혔다. 공보실의 한 대변인은 이날 모스크바와의 전화접촉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부상자 5명은 소련군이 빌나의 모든 일간지들이 인쇄되는 인쇄소를 습격했을 때 총격을 당했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이라고 덧붙였다.
  • 발트국,「군 투입」 반발 확산/리투아니아,1만 주민 반소 시위

    ◎라트비아선 “고르비에 저항” 결의 【모스크바 AFP연합 특약】 소련군 병력과 탱크들이 리투아니아공화국의 수도 빌나에 도착한 가운데 9일 약 1만명의 빌나주민들이 리투아공화국의회 의사당 외곽을 싸고 반소ㆍ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빌나 라디오는 소련군 장갑차들이 수도 빌나 텔레비전방송국 주변에 포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공화국 지도자들은 소련군 탱크에 맞서 시민들에게 총궐기할 것을 호소했다. 【모스크바 로이터AP연합】 크렘린당국이 병역기피자와 탈영병을 검거하기 위해 리투아니아 등 7개 공화국에 군대를 동원함으로써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에드가르 사비사아르 에스토니아 공화국총리는 9일 드미트리 야조프국방장관을 만나 사태의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와함께 라트비아공화국의회는 중앙정부가 7개 공화국에 병력을 파견한 것은 「직접적인 침략행위」로 규정하고 이 문제를 최고회의에서 정식으로 논의하자고 결의했다. 라트비아 의회는 또 주민들에게 강제징집 문제와 관련해 중앙정부에 협력하지 말것을 당부하는 한편 징집을 이유로 병력을 파견한 것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발트 3국,「불복종운동」 추진/소군 파병에 항의

    ◎자국청년 징집도 거부 【모스크바ㆍ빌나 AP로이터 연합특약】 소련국방부는 8일 징집거부 및 기피자들을 검거하기 위해 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ㆍ아르메니아를 비롯,8개 공화국에 공수부대를 파견하고 있다. 포도르 쿠즈민 발트지역 군사령관은 이날 징집거부 및 기피자중 자수하는 사람들은 처벌받지 않고 군복무가 허용되겠지만 징집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군이 검거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지관리들은 장갑차를 포함,1백8대의 군용차량과 함께 공수부대들이 이날 새벽 4시30분(현지시간) 대규모 징집거부 및 기피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나에 파견됐다고 밝혔다. 그루지야ㆍ에스토니아ㆍ몰다비아ㆍ우크라이나ㆍ우즈베크공화국내의 카라칼파크자치지역 등 다른 7개 공화국에도 징병제도를 강제적으로 이행시키기 위해 소련군이 파견되고 있다. 소련방군이 파견되고 있는 가운데 발트해 3개공화국은 자국 청년들이 소련군에 강제 징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민 불복종운동을 전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지미에라 프룬스키에네리투아니아공 총리는 징집문제로 발단된 이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회담했으며 사비사르에스토이나공 대통령도 고르바초프와 회담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국제적인 관심이 페르시아만 사태로 쏠리는 것을 이용,크렘린 당국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소련 중앙정부를 지지하는 리투아니공화국의 주민 1백여명이 8일 빌나에서 리투아니아 당국의 식료품가격 인상에 항의,경찰의 저지망을 뚫고 의사당으로 난입했다.
  • “「금권바람」 불면 경제회복에 치명타”(「새 전개」 지자제:12)

    ◎기초·광역 합쳐 4조2천억원 소요 예상/돈흐름 왜곡·인플레 심화… 국민부담 가중/개발공약 무리하게 남발땐 부동산투기 재발 우려도 선거바람이 살랑대기만 해도 조건반사적으로 바짝 긴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천정부 제2청사에서 일하는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담당자들이 그들이다. 관심을 경제에만 국한시켜 얘기한다면 지금까지의 선거는 경제에 상극으로 작용한게 사실이다. 요즘 경제부처 사람들이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자제의 첫 관문이 될 지방의회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에 선거바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인 시각에서 분석한 자료는 별로 많지가 않다. 그러나 지난 87년과 88년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그것은 부정적인 평가를 면키 어렵다. 당시 아무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하는 민주화 열망속에 4개월의 시차를 두고 치러진 두번의 선거는 경제에 많은 주름을 안겨주었다. 두번의 선거이후 2∼3년 사이에 나타난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인플레의 가속화,부동산투기 열풍 등 경제적 병리현상들은 선거와의 연관성을 배제하고는 설명될 수 없는 것들이다. ○과열되면 7조 풀릴듯 선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한 이번 지방의회선거는 과거 어느 선거보다 더 지대할 것이라는 점에 별 이론이 없는 것 같다. 선거에는 자금과 인력과 공약이 동원되게 마련이다. 이들은 선거전에서는 유용한 무기가 되지만 경제에는 한결같이 악재로 작용하는 요소들이다. 선거에 투입되는 자금과 인력과 각종 개발공약들은 경제의 정상적인 운용을 교란시키는 요인이다. 이번 지방의회선거에 동원될 선거자금을 정확히 추산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과거의 경험과 정치권 및 경제계의 관측을 토대로 대강의 규모를 어림해 볼 수 있다. 우선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의회 의원선거에 의원정수 4천2백87명의 3배수인 1만2천8백61명이 출마하고,후보 1인당 2억원의 선거자금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이 정도는 그다지 무리한 가정은 아닐 것이다. 이 경우 2조5천억원 정도의 선거자금이 투입되는 셈이다. 광역자체단체인 시도의회 의원선거는 선거구 규모가 커지는 만큼 후보자들간의 경합이 치열해질 것이고 후보 1인당 선거자금 수요도 커질 것은 당연한 이치다. 따라서 의원정수 8백66명의 4배수인 3천4백64명이 출마,후보 1인당 5억원의 선거자금을 쓸 경우 1조7천억원의 선거자금이 필요하다. 기초 및 광역의회 의원선거에 드는 예상 선거자금을 모두 합치면 4조2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은 예상 선거자금 규모는 정부가 올해 계획하고 있는 총통화(M2) 신규공급량 12조5천6백억원의 3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보수적인 전망을 토대로 계산한 것이며 선거전이 과열되는 경우 실제로는 6조∼7조원이 풀려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물가 오름세 크게 자극 선거자금의 대량살포는 통화증발을 초래,인플레를 가속화시킨다는 것이 통설이다. 과거의 관련통계를 보면 선거자금의 공급이 즉각적인 통화증발을 가져오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는 6개월∼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통화증발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자금은 통화증발 이외에도 자금흐름을 왜곡시킴으로써 우회적으로 인플레를 심화시키기도 한다. 「생산자금의 소비자금화」즉 생산활동에 흘러들어가야 할 돈의 물꼬를 소비쪽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생산은 위축시키고 소비는 증대시켜 인플레 압력을 유발한다. 선거전이 과열될수록 보다 많은 선거운동원과 유세장·단합대회 등 각종 선거집회에 자리를 메워줄 청중이 필요하게 된다. 이는 생산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인력을 선거전으로 몰아넣어 제조업의 인력난을 심화시키고 근로자의 임금상승을 부추길 것이다. 지난 87년 88년의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같은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었다. 이번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시도,시군구,읍면동의 구별없이 온갖 개발공약들이 난무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가까스로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 부동산투기가 전 국토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연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 과정에서 발표된 서해안개발 공약으로 인해 서해안 지역에 투기열풍을 몰고와 지가폭등을 야기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역발전엔 긍정 효과 경제기획원의한 관계자는 『투기 열풍이 되살아난다면 경제는 상당기간 회생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무리한 개발공약의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치권의 각성이 긴요하며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라는 「절차」가 많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자제 「제도」자체는 경제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집권제 아래서는 지방정부에 대한 인사권과 재정권을 갖고 있는 중앙정부의 의사가 중시될 수 밖에 없다. 때때로 중앙정부의 의사가 지역주민의 의사와 어긋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결국 지역발전이나 지역주민의 복지와는 무관하거나 오히려 이를 저해하는 정책이 선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지자제가 실시되면 지방정부의 모든 의사결정이 주민자치에 맡겨지기 때문에 지역발전과 주민복지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두어지게된다. 지자제의 이같은 속성에 비추어 지자제가 정착되면 경제력 및 인구의 수도권 집중 등 지역적인 불균형이 상당부분 해소돼 전국토의 균형발전을 촉진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지방경제의 활성화와 중앙 및 지방정부간의 효율적인 분업체계 확립을 통해 경제민주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지자제의 실시로 경제의 지방분권화가 이루어지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과거처럼 일사불란하게 경제정책을 조정·집행하기는 어려워진다. 요즘 과소비추방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유흥업소에 대한 심야영업금지 조치를 보자. 지금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행정지시」를 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지자제가 실시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민선지방자치단체장들이 유흥업소의 심야영업을 금지시켜 달라는 중앙정부의 「요청」을 그대로 따라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에 정책갈등을 빚을 소지가 많아짐에 따라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조정의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중앙정부 경제부처 정책담당자들을 각 지방정부에 경제자문관 형식으로 일정기간 파견하는 제도도 고려해 볼만하다.
  • 「독존」 버리고 「타협」 익혀야/새해 대담

    ◎우리 정치문화 선진화의 길은 어디에/이기 집착은 갈등 조장,파국만 초래/보스 중심의 「사랑방정당」 사라져야/위정자 선택·감시는 국민의 몫… 지자제 선거 공명해야 제구실 기대/이용필 진덕규 ▲이용필교수=오늘의 한국 정치현실은 건국후 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지난 42년간 5∼6차례 헌정중단을 겪었던 우리 헌정사의 명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갈등이 심화되는 반면 현안문제는 타협이 안되고 이것이 다시 정치갈등을 증폭시켜 그 결과 헌정 중단이라는 파국을 자주 겪어온 것이 우리 헌정사의 두드러진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5공이후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정치갈등이 지나치게 심화돼 공존의 여지조차 없어지면 곤란하다는 인식이 여야 지도자간에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컨대 지난 여름 야당의 의원직 사퇴도 상호 파국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3∼4개월의 국회공전은 있었지만 국회 복귀로 종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민주주의가 장구한 세월을 통해다듬어져 온데 비해 우리는 민주화를 위한 「학습과정」 자체가 짧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기술이 미숙한데다 명분에만 집착,실리를 놓쳐 파국을 초래하곤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산층이나 지식층의 정치감각이 크게 세련되는 등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정치적 갈등을 포함해 사회 각 부문의 갈등 팽배로 지난봄 한때 「총체적 위기」라고 할 정도의 위기국면을 맞았으나 이를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그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권력은 공유” 인식을 정치 지도자들도 이같은 국민의식 수준에 맞춰 동시적이든 계기적이든 권력을 공유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이는 지도자간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진덕규교수=해방이후 40여년간의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정권장악에서 집권기를 거쳐 붕괴,몰락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유형을 답습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권의 획득 및 고착화 과정에서 상당한 분파성과특정영역에 대한 인사치중 현상이 나타나 일반 국민들의 정치욕구와는 간격이 생기고 국민불만이 누적됨에 따라 권력구조는 더욱 경직화하고 소수 집중화돼 왔습니다. 국민들의 정치체제 변혁요구가 강해지고 마침내 시민저항이나 쿠데타 등에 의해 정권이 붕괴되면 다시 소수세력이 국민합의를 무시한 채 정권을 장악하는 식으로 정치변동의 단순반복적 성격이었지요. 이로써 이른바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탄생된 6공화국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 후의 정치과정은 국민의식과 괴리를 보여 총체적 위기의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욕구를 수용하고 부응하는 정치라기 보다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지체 내지 유예시킴에 따라 정치혼란이 사회 각 부문의 혼란으로 이어져 파국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교수=우리 정치가 이처럼 답보상태에 있는 요인을 3∼4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은 심화·증폭되는데 비해 이를 수렴·해소시키는 제도권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해결이 지연되었다든가 최근 안면도 핵처리시설 문제로 말미암은 주민들의 과격시위운동이 좋은 예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전에 행정적·정책적 수단으로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갈등을 초래한 것은 우리 정치체제의 관리능력의 부족이라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두번째 요인으로는 정당정치·의회정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5공에서 6공으로 넘어오면서 체제변화는 아니지만 평화적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획기적 경험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6·29로 6공의 정통성 문제가 해결돼 부분적으로 민주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한편 완전한 민주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정당간 정권교체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근자에 진보세력이 정당 간판을 달고 제도권으로 들어와 다행이지만 아직 제도권·비제도권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의회정치를 마비시키는 요인입니다. 대중사회에서 정당정치를 확립하려면 당내 민주주의가 선행돼야 하고 당내 민주주의는 정당의 보스가 일방적 공천권 행사 등 전권을 갖는데서 벗어나 중간보스제가 정착돼야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로버트 달이 말한 권력정치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정권교체시 등 변혁기에 힘의 공백도 메울수 있는 겁니다. 즉 정권교체기의 레임덕 현상이랄까,권력의 누수를 줄여 정권교체를 스무스하게 해주는 중간보스제를 통한 권력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소홀히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하고 있는 것은 조금 전에도 얘기했듯이 저변이 넓어진 중산층과 지식층이 정치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국민의견 수렴 미흡 ▲진교수=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5가지 정도의 영역을 중심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정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이념만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의 정의사회구현일 뿐 현실성이 결여돼 있어요. 추상적인 논의에 머물다 보니 정치목표나 이데올로기가 없는 사회로 떠돌고 있는 셈이지요. 정치 엘리트의 성격면에서는 보스의 자의성에 의해 충원되는 직업정치인들이 모든 영역을 다 지배하려다 보니 한계를 느끼게 되고 정치엘리트와 국민들간의 의식이나 능력 격차가 없어지거나 역전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최소한 일정 영역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치 제도화에 있어서도 국민정당 대중정당 민중정당이나 압력단체를 기간 조직으로 하는 정당이 없고 보스중심의 사랑방정당으로서 특정인의 권력창출기능만 하고 있는 현실이지요. 의회도 국민 다수의 의견마저 반영하지 못한 채 요식절차의 기능만 수행할 뿐이어서 의회와 사회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 과정으로서의 선거는 국민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합치는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서로의 위치만 확인하는 분열 전주곡으로서 국민 의사와 관계없는 특정 지도자의 정당성만 부여해주는 역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문화를 살펴볼 때 중산층,특히 지식인들이 이제까지 보여준 태도는 비판을 전제로 논리성과 윤리성을 확보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논리나 대안없는 비판절대주의나 맹목적 지지일변도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총체적으로 급격히 부각된 것이 최근 1∼2년의 정치현상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여부는 우리의 자구노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젠 「삶의 질」 향상 ▲이교수=20세기 후반기 들어 선진민주주의 국가부터 통치력의 한계가 노출되기 시작하고 있어요. 인간이 갖고 있는 자원은 제한된데 비해 인구는 엄청나게 증가돼 갈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같은 흐름은 우리 정치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즉 정치체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시간이 갈수록 누적되고 있는데 반해 관리능력은 이에 못미치고 있지요. 예컨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무역마찰 등 우리 정치체제에 누적되는 중압감(정치적 스트레스)은 국민 대다수의 협조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여서 졸속으로 결정된다면 체제관리에 굉장한 문제를 초래하게됩니다. 또 우리 정치에 있어서 봄만 되면 과거 춘궁기나 풍토병처럼 위기가 오는 것에 대한 심각한 진단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갖고 있는 정치과정상 일종의 간헐적 스트레스에 대해 집권층이나 야당세력이 충분히 인식을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진교수=통치능력의 위기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40대 이상에게는 좋든 나쁘든 자기귀속 이데올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공중분해돼 이념공백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40대 미만은 상업주의적 자본주의 문화의 침투로 인해 감각세대로 돌변,인내라는 고전적 의미의 가치관 붕괴를 초래했지요.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도 크게 달라져서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려는 예전의 「삶의 영역보장」 단계에서 「삶의 질 고양」 및 정치요구 차원으로 높아졌습니다. 평등의식과 열정적 참여의지를 바탕으로 한 대등한 정치참여 요구에 대해 기존의 제도와 정치권 및 권력구조로 대응,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국민 욕구수준을 정치권력 구조가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지요. 때문에 정치영역이 의사당에서 거리로 옮겨가고 있으며 비제도권의 존재는 곧 제도권의 통치능력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정치는 마냥 표류하는데 가까스로 이 사회를 지켜가는 힘은 정치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나오지 않나 하는 느낌입니다. ▲이교수=우리 정치가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의회가 국민대표적 기능이나 정책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방금 지적하신 바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동떨어진 권력 헤게모니 쟁탈 내지는 갈등조장으로 끝나고 있지요. ○개혁만이 안정도모 자유민주주의의 강점은 선거제도와 시장경제 원리가 적절하게 결합이 돼야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여야 지도자들은 개인의 집권과 당리당략에만 집착하다 보니 선거와 시장경제 원리의 조합이라는 효용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꾸준히 지속돼 더 나은 삶의 질을 유도할 수 있는 정치의 장이 마련돼야 합니다. 앞으로 지자제가 실시되면 또 한번의 소란과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과정은어쩔 수 없이 한번은 겪어야 하겠지만 자제제 선거에 있어서도 정권적·당략적 입장에 집착하다 보면 우리 민주주의의 장래는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합니다. ▲진교수=개혁이 없으면 정치는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혁이 정치안정을 가져오고 안정이 있어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지요. 그러나 6공화국은 안정면에서 한계에 와있고 개혁은 더디며 발전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정치가와 국민들 사이의 의사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3당 통합만 해도 특정 정치권력의 재창조가 아니라 국가 정치발전을 위한 신사고의 소산이라고 당사자들이 주장했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후 내각책임제개헌 합의각서가 있느니,차기 대권주자가 누구라느니 하는 등 국민의사와 관계없는 권력거래로 비침에 따라 국민들의 정치환멸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지자제 문제만 해도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논의하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다보니 국민과 자꾸 멀어지게 되는것이지요. 정치가들만의 게임으로는 미래가 밝아질 수 없습니다. 정치 지도자를 불신하는 국민감정은 요즘의 윤리·도덕적 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양보하면 서로 이득 ▲이교수=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정치 지도자간의 신뢰구축이 전제돼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피차 조금씩 양보하면 서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데도 상호 양보를 안해 똑같이 손해를 보는 「죄수들의 딜레마」와 같은 상태로 빠져들고 있어요. 정치가 불안하니 경제가 제대로 뻗어나갈 수 없고,노사문제가 확산되고 각종 부조리 등 사회악이 독버섯처럼 돋아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공백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정당정치가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브란트 전 서독총리가 지적했듯이 민주주의가 곧 방종이라는 생각으로 흐르거나 개인이 너무 자기 이익추구에만 급급하다 보면 민주주의는 파국을 맞게 되고 「독재의 바다」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진교수=대처 영국총리에도전했던 해즐타인의 경우와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큽니다. 해즐타인은 50대에 총리가 되기로 목표를 정한 야심가입니다. 어려서부터 총리당선을 목표로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치졸한 얘기입니까. 국민의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만 대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목표를 미리 정하고 이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고방식이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바웬사가 노조지도자로서 폴란드 민주화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만 바웬사의 영역은 거기서 끝나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의 전문영역이 따로 있기 때문이지요. 바웬사의 정치권력 욕심이 폴란드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지 의문입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이제는 인내와 관용과 타협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과거 우리 정치체제는 이전의 권력구조를 희생으로 삼지 않은 경우가 없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인내와 관용을 갖고 하나의 장에서 역량을 경주해 협의하고 경쟁하기 보다는 분열과 소수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얘기고 이것이 바로 우리 정치사회의 해결과제입니다. ▲이교수=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못하고 2차 투표에 나서려다 결국 포기한 결정은 참으로 슬기롭게 여겨졌습니다. 바웬사의 경우도 사회주의 체제속에서 노동운동을 활성화시켜 오늘의 폴란드 민주화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역할은 그것으로 끝났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도 대처의 경우처럼 참신한 쇼크가 있어야 더 밝은 정치를 기약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정치 지도자들이 게임의 룰도 안 지키면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유아독존식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여야 지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진교수=범국민적인 인식의 전환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 바로 올해지요. 올 봄에 지자제 선거가 실시되고 연말부터 총선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6공화국 중반기로서 레임덕 현상이 불가피하고 무정부주의에 가까운자기규제결핍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여건은 우리 정치를 매우 걱정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민과 정치가의 의식과 실천의 대전환이 중요한 겁니다. 국민은 인식전환이 가능한 정치 지도자를 선별하고 감시해야 하고 정치 지도자는 국민선도 책임을 져야합니다. 6공화국이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결과로 우리 사회가 이념공백을 자초한 것 또한 사실이지요. 지하철 구내에서는 『공산주의자나 간첩신고는 안기부에』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데 남북한 총리회담과 문화·체육교류 관계로 서울에 우글우글한 「공산주의자」는 왜 신고대상이 안되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득작업이 생략됐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의 공백이 생겨난 것입니다. ○대안있는 비판 중요 사회지도급 인사들도 정치 지도자를 비판하기는 하지만 이데올로기 문제가 심각했을 때 관념이 아닌 현실을 연구한 학자가 몇이나 되며 언론은 상업주의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했습니까. 종교는 기복 종교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정신적 가치확립을 위해 얼마나 매진했을까요. 우리 사회의 기성제도 정치가 한계에 다다름에 따라 시민운동에 기대를 걸게됩니다. 정당차원과는 달리 직업 및 이익·사회단체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차기 대권주자를 밀실에서 뽑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의식에 제약이 가해져야 합니다. 지도자는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지 밀실에서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선거가 선동정치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수단이 돼야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대안있는 비판이 중요합니다. ▲이교수=우리 민족은 맨 주먹으로 이만큼이나마 경제적 성장을 이룬 것만 보더라도 뛰어난 민족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 국민이 이같은 훌륭한 자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것이야말로 우리 지도자들의 소임입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치 지도자들이야말로 앞서 말한대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정치인들이 씨는 뿌리되 수확은 다른 사람이 거둘수도 있다는 식으로 신사고를 해야만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단군 이래 처음 맞이한 성장의 호기에서 아르헨티나처럼 하루 아침에 주저앉지 않으려면 그만큼 정치 지도자들의 자기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지요.
  • 전주교도소 탈옥사건의 전말과 문제점

    ◎탈주극 31시간… 검문검색 “구멍”/대청 검문소선 경찰 추격하자 총격전도/「3인조」에 경찰 「2인 1조」 대응도 허점 27일 상오 전주교도소를 탈옥한 3명의 탈옥수들은 전주∼이리,대전∼신탄진을 잇는 탈주로에서 날뛰다가 이중 2명은 만 이틀도 못돼 비참한 최후을 맞았다. ▷택시강도 및 대전잠입◁ 범인들은 탈옥당일인 27일 하오8시쯤 전북 이리시 갈산동 원창목욕탕 앞길에서 이리 동광택시 소속 전북1 바8201호 택시를 타고 가다 익산군 춘포면에서 흉기로 운전사 최정석씨(25)를 위협했다. 이들은 최씨를 태운채 호남고속도로를 통해 대전쪽으로 가다 서대전5거리 부근에서 차를 세우고 최씨에게 현금 3만7천원과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을 빼앗은뒤 달아났다. 최씨에 따르면 이들은 수갑을 찬 탈주범 김모군(17)의 손을 내보이며 『우리는 경찰관들이다. 범인을 잡으러 가니 완주군 봉동읍까지 가자』며 택시에 탄뒤 춘포면에 이르자 『우리가 전주교도소 탈주범들이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경관상해 및 권총탈취◁ 범인들은 28일 상오6시10분쯤기차를 타기 위해 대전역으로 가다 역 입구에서 이들을 추적하던 전주교도소 교도관들에게 발각되자 철길을 타고 삼성동쪽으로 달아났다. 이어 범인들은 상오7시10분쯤 용전동 동부고속버스터미널 부근 영보식당으로 들어가다 대전 동부경찰서 형사계 소속 권영춘경장(44)과 김진오순경(30)이 검문하자 흉기로 위협,권경장이 차고 있던 실탄 6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을 빼앗은 뒤 김순경을 30m쯤 떨어진 터미널 안으로 끌고가 목을 찔러 중상을 입혔다. ▷도주◁ 범인들은 상오8시5분쯤 용전동 럭키장 여관앞에서 시동을 걸고 있던 대전5 마2359호 봉고차를 탈취,달아나다 석봉동 임시검문소에서 검문에 불응한채 계속 달아났다. 탈옥수들은 이날 상오8시45분쯤 신탄진고교옆 상수원 취수탑 부근에 이르러 대청댐 상설검문소가 보이고 경찰이 추적하자 권총 1발을 쏘고 5백m쯤 떨어진 신탄진동 야산쪽으로 잠입했다. ▷자살 및 검거◁ 야산으로 도주한 탈주범들은 이날 상오10시30분쯤 대전시 대덕구 갈천동 야호식당에 들어가 한동안 은거해있다 상오11시쯤 대청댐내 송어양식장에 있던 도선을 이용,반대편 호안으로 건너갔다. 한편 김군은 박 등과 함께 배를 타고 건너갔다 11시50분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가 50m 떨어진 곳에서 잠복근무중인 대전 동부경찰서 신탄진파출소 소속 이종관경장(47) 등 경관 2명과 의경 등 4명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소리치며 다가와 자수의사를 표명,경찰에 순순히 붙잡혔다. 한편 도선을 타고 대청호 반대편으로 넘어간 박과 신은 경찰들이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고무보트를 타고 달려오는 것을 보고 자살을 결심,김군이 붙잡힌 시간과 거의 같은 시각인 낮12시15분쯤 박이 먼저 땅바닥에 앉은채 자신의 머리에 권총 1발을 쏴 최후를 결정했다. 신은 박이 자살하고 고무보트 등을 탄 경찰관 10여명이 총을 쏘며 자신을 잡으러 다가오자 자신의 가슴에 총을 쐈다. ▷문제점◁ 전주교도소 재소자 3명이 탈주한 사건이 발생한후 만 하루가 지나도록 이들 탈주범들이 전주에서 이리,이리에서 대전으로 경찰의 연말 비상경계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도주해 경찰 비상경계망의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교도소 탈주범들이 택시 등을 타고 대전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단 한번의 검문도 받지 않고 특별 검문검색령이 내려진 가운데에서 12시간 이상 대전시내를 버젓이 활보한 데다 경찰관의 검문검색이 2인 1조로 편성돼 3인조의 범인들에게 오히려 총기를 빼앗겨 총격전 및 범인자살 등 사태를 악화시킨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지자제성패 「깨어있는 한표」에 달렸다

    ◎바람직한 정착방향과 문제점 진단 전문가 대담/「선거망국론」 안나오게 「타락」 배척에 앞장을/지역주민도 세부담 증가등 책임 감내해야/공무원 신분보장·재정자립 등 후속대책 마련 서둘 때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내년 상반기중 실시됨에 따라 지난 61년 5·16혁명으로 중단된지 꼭 30년만에 지방자치제가 부활된다. 오랜동안 염원해왔던 지방자치가 민주주의 기초를 튼튼히 하면서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면서도 자치단체의 빈약한 재정기반 및 행정수행능력,잦은 선거실시에 따른 갖가지 낭비적 요소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지방화 시대를 활짝 열게될 지방자치제 실시를 앞두고 이를 준비하고 있는 내무부의 실무책임자인 노건일 차관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김안제교수의 대담을 통해 바람직한 지방자치제의 실시방법과 문제점 등을 들어본다. ▲김안제교수=지방자치제가 30년만에 마침내 부활되어 내년 봄에는 지방의회의원을 뽑고 92년에는 단체장 선거가 치러지는 등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가 열리게 됐습니다. 지자제는 그동안 국민들의 갈망 못지않게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히 높았으나 이제는 어떻게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느냐에 국민 모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노건일 차관=그렇습니다. 지자제 부활을 논의한 지난 몇년동안 『언제 어떻게 할 것이냐』에서부터 『과연 잘 될 것인가』『과거와 같은 부작용이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자제 실시를 바로 눈앞에 둔 지금은 이 제도를 정착시키고 발전시키는 것만이 21세기를 앞둔 우리 국민 모두가 반드시 이루어야될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렵사리 다시 실시되는 지자제가 오히려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었다는 불행한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김교수=의원과 자치단체장선거에 1년의 시차를 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지방행정에 문외한일 가능성이 큰 대다수의 지방의회 의원들은 새로운 단체장이 선출될 때까지 행정전문가인 임명직 단체장이 현직에 있을때 지방의원이 무엇을 해야하고 또 할 수 있는가를 파악해야 과도기에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의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들도 민선단체장출마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지자제출범 이후 발생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시키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중앙집권의 한계 극복 ▲노차관=의회가 구성된 1년 뒤 단체장선거를 하기로 한 것은 김교수가 방금 지적하신 대로 동시실시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혼란을 줄이고 행정의 전문성과 안정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교수=지자제가 실시되면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겨울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경험이 거의 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닥쳐올 「지자제시대」에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지자제가 실시되면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요. ▲노차관=지자제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이 제도가 추구하는 기본가치인 지방자치행정이 민주화·능률화되고 지방의 균형있는 발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민주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먼저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지방자치란 「주민참여에 의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높아진 국민들의 참여욕구를 적극 수용해 지역사회의 작은 문제라도 토의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게 되며 이렇게 「민주주의 훈련」을 쌓게 되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기초가 다져지고 나아가 정치발전도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지역간·계층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점차 갈등이 증폭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지금과 같은 중앙집권적인 방식은 문제해결에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지방자치를 실시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업무와 재원이 합리적으로 재배분되어 통일적 시행이 불가피한 일부 업무를 제외한 많은 중요한 일들이 자치단체 관할 아래에서 이루어지게 되고 그 결과 지방행정의 문제해결능력이 커져 중앙집권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과 주민복지증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김교수=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기대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기대치에 한가지를 더한다면 지금까지 중앙정부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어오다 국민이 국가경영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국민들의 책임의식 또한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지방행정에 잘못이 있어도 장관,심지어는 대통령에까지 「책임」을 지우려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신이 뽑은 의원과 단체장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는 없게 되겠지요. ○정당개입땐 과열우려 ▲노차관=지방자치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주민의 자치의식수준,자치단체의 재정기반 및 행정수행능력이 어느정도까지 확립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아직 공중도덕과 법질서를 지키며 자제하고 협동하는 시민의식이 충분히 성숙되지 못하고 있고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양분법적 사고에 빠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의 이해관계나 견해차를 조정하는데 익숙치 않아 다원화된 사회의 바람직한 의사결정 관행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90년 현재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보면 직할시와 시는 각각 83.1%와 69%로 높은 편이나 도와 군은 각각 33%와 28.5%로 서울을 제외한 총 2백52개 자치단체 가운데 37%인 94개가 자체수입으로는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할 형편입니다. ▲김교수=지금까지 말씀하신 기본적인 3개 요건말고도 국민 모두가 우려하는 3가지 문제가 더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정당 참여문제와 공무원의 의식,자치단위의 조정 등입니다. 기초자치단체에는 정당이 관여를 할 수 없도록 했다지만 알게 모르게 개입이 될 것으로 봅니다. 중앙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금의 각 정당이 지방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앞으로 정당이 개입한다면 현재 중앙정치에서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우려할만한 상황이 지방에서도 똑같이 재연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인구 4∼5만의 규모가 작은 자치단체에서는 그 파급영향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낭비선거는 꼭 막아야 ▲노차관=지자제가 실시되면 앞으로 20년동안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포함해 모두 29번의 선거가 치러지게 됩니다.과거의 자치제 경험과 최근의 선거풍토를 볼 때 의식의 일대개혁이 없이는 심각한 선거후유증이 생길 것으로 우려됩니다. 우선 막대한 선거자금이 살포되어 가뜩이나 침체기에 있는 우리 경제에 역작용을 할 우려가 큽니다. 또 과거 선거과정에서 볼 수 있었듯이 법질서의 파괴와 각종 불법적인 집단사태 등 법경시풍조가 만연되어 「10·13선언」 이후 지금까지 애써 다져놓은 사회기강이 이완될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여기에 씨족·지연·학연에 따른 편가르기·상호비방·중상모략이 판을 치게 되면 지방자치의 본질은 왜곡되고 타락한 모습으로 변질되어 오히려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제도로 전락하고 말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김교수=앞으로 선거가 20년간 29번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이보다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당장 올해 의회의원선거가 끝나면 당선된 의원의 상당수는 다시 단체장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단체장과 국회의원진출에 따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보궐선거가 치러져야 하고 그 지역에서 낙선했던사람들이 다시 몰려들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행정적 낭비 뿐만 아니라 재정적 낭비도 대단히 클 것 같습니다. 최근의 지방 단위농협장 선거에서조차 엄청난 액수의 금품이 살포된 사실을 감안하면 5천여석이나 되는 지방의회 의원선거 때는 불과 3∼4개월 사이에 굉장한 액수의 돈이 뿌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자제실시에 따른 문제점의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행정의 비능률입니다. 정당정치가 지방에 확산되고 지나친 지역주의가 만연돼 상급 자치단체나 중앙정부의 지도와 감독을 경시한다면 국가의 통일적인 행정수행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노차관=지방자치제가 참다운 제도로 정착·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역문제는 지역주민이 지역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 후보공천에 중앙당의 낙하산식 지명은 지방자치정신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공천과정 뿐 아니라 당선 뒤 지방자치운영에서도 중앙당의 정치목적을 위해 지방자치를 이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김교수=지방자치는 1차적으로 중앙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정치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행정적으로는 독립되겠지만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중앙에 더욱 종속될 가능성도 큰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이 기회를 오히려 모든 정당이 건전하게 육성될 수 있는 계기로 삼도록 심사숙고해 투표해야 합니다. ▲노차관=그렇습니다. 지자제의 성패는 국민들 자신의 손에 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거망국론」이 나와서는 안될 것입니다. 앞으로 치러질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와 후보자가 모두 공명정대한 선거를 하겠다는 의지를 모아야 하며 유권자들은 특히 「맑고 밝은 선거운동협의회」와 같은 민간주도의 선거감시기구를 만들어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정부가 선거공영제를 강화하고 불법선거운동자를 철저히 색출하는 등 엄정한 의법조치를 해 나가면 「돈 안드는 선거」가 가능해 질 것으로 봅니다. ○새 지방세원 개발 절실 ▲김교수=선거과정이 공정해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뽑혔더라도 과정이 석연치 않으면 국민들이 믿고따를 수 없습니다. ▲노차관=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재정의 확충이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담배에 부과했던 각종 국세를 통폐합한 담배소비세를 만들어 자치단체에 이양했고 국세의 일부를 지방에 주는 지방양여금제도를 도입하는 등 자치단체수입원 발굴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교수=지자제실시와 함께 새로운 지방세를 개발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지자제를 찬성하는 사람도 국민에게 조세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며 반대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방재정의 자립능력배양 책임은 지역주민에게 있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의 조세부담은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노차관=지자제하에서 지방공무원들을 부당한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강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행정의 전문성을 대표하고 비전문가인 민선단체장을 보좌할 부단체장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김교수=단체장 당선자들은 전문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대외적·의존적인 업무를 관장하고 공무원인 부장은 집행적·행정적인 문제를담당하는 등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제반행정을 원활히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공무원들에게는 지자제실시가 장이 되겠다는 꿈의 무산을 의미합니다. 이럼 점에서 부지사나 부시장·부군수 등의 명칭보다는 행정감이나 행정관 등으로 부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또 출마하겠다는 사람에 대한 교육 및 훈련문제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 구성된 지방의회의원 및 단체장 선거에 나설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자제에 대해 백지상태인 만큼 이들에게 「그림」을 잘 그려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정당간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또 처음 5년간은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잘만 운영되면 그 다음 5년동안은 5년동안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10년 뒤에는 「흑자정치」가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지방자치의 정착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모두가 슬기를 발휘하고 인내하는 자기희생이 필요합니다. 지자제 정착에 10년이 걸리느냐 1백년이 걸리느냐 하는 것은 당장 내년 봄의 선거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과정을 통해 뽑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지방의회 의원선거야말로 30년만에 재출범하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과연 뿌리를 내릴 것인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 「정치바람」 안타야 제구실 기대(「새 전개」 지자제:4)

    ◎「지방의회」 활동영역 싸고 논란일듯/정당입김에 자치 기능상실 없어야 내년 상반기중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의 자방의회가 구성되게 됨에 따라 땅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지자제가 실시됨으로써 지금까지 「관」 주도로 운영되던 사회메커니즘이 「민」 주도로 전환됨은 물론 헌법에 규정된 주권재민의 의미가 문자 그대로 충족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지방의회가 초기에는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국회의 부정적인 측면만 모방,토론과 대화의 장이 아닌 언쟁과 갈등의 무대로 변질될 소지가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방의회가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우선 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방자치법 제35조에 지방의회의 권한으로 ▲조례의 제정 및 개폐 ▲예산의 심의·확정 ▲결산의 승인 ▲법령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사용료·수수료·분담금·지방세 또는 가입금의 부과와 징수 ▲기본재산 또는 적립금의 설치·관리 및처분 ▲중요재산의 취득·처분 ▲공공시설의 설치·관리 및 처분 ▲법령과 조례와 규정된 것을 제외한 예산 외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 ▲청원의 수리와 처리 등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중 조례제정권은 국회의 입법권처럼 지방의회의 기능을 대표하는 권한으로서 법률의 위임이 있을 경우 주민의 권리제한이나 업무부과,벌칙까지도 제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방의회는 의결로써 그 지방자치단체가 갖는 사무의 특정사안에 관해 조사할 수 있으며 조사를 위해 필요한 때에는 현지 확인을 하거나 서류의 제출과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그 보조기관의 출석증언이나 의견진술을 요구할 수 있는 행정사무조사권(지방자치법 36조)과 행정사무 처리상황에 대해 보고를 듣고 질의응답할 수 있는 권한(지방자치법 37조)이 부여돼 있다. 국회가 가진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등 법적인 강제조항 및 처벌조항이 없을 뿐 지방의회는 사실상 국회에 준하는 모든 방식의 조사나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과는 달리 지방의회 의원은 주민생활과 직결된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를 감시·감독한다는 측면에서 명예직으로 규정되고 있으며(지방자치법 32조) 국회의원의 면책특권과 같은 일반국민과도 차등을 두는 특권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쉽게 얘기해서 지자제의 정당공천제 도입문제로 여야간에 논란이 붙었을 때 여권이 정당공천 반대의 논리로 「쓰레기 치우는 문제에도 정당이 개입해야 하느냐』는 항변에서 나타난 「쓰레기 치우는 문제」가 법적인 측면에서의 지방의회의 기능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기능에 대한 이같은 법적인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정치·사회풍조에 비춰볼 때 막상 지방의회가 구성되면 그 활동무대가 법적인 테두리내에서만 국한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먼저 지자제의 도입배경부터 지자제가 본래 갖고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제도적인 측면보다 정치권의 이해,당리당략의 산물이란 성격이 짙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대권경쟁에 앞선 지역발판 구축 또는 사전탐색의 계산에서 정치권이 지자제를 도입했고 또 지자제선거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 구성되는 지방의회는 정치권의 이같은 연결고리를 뿌리치기 힘든 원초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정당공천이 허용된 광역의회의 경우 그 기능이 지방자치단체에 머무르지 않고 중앙정치권의 풍향에 좌우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게다가 지방의회 고유의 토론모델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정치권의 양분법적인 정치형태를 그대로 답습,중앙당의 지침에 따라 지방자치와는 전혀 무관한 사안을 놓고 분란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방의회 의원은 그 본분에 충실하기보다는 다음 선거에서 기초의회 의원은 광역의회 의원으로,광역의회 의원은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으로 한 단계씩 「신분상승」을 위해 중앙당 주변을 기웃거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현재 지방의회선거를 겨냥,출전채비를 갖추고 있는 지망생 대부분이 지역사회발전의 포부를 품은 지역인사라기보다는 자신의 기득권을 보다 강화하려는 관허업자들이라는 점에서 지방의회가 자칫 「복마전」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방의회가 구성됨으로써 지금까지 관의 일방적인 결정을 마냥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주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요구사항을 곧바로 관에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함에 따라 민의 의사가 우선시되는 방향으로 행정의 방향타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방의회가 지역민원업무의 대부분을 처리함으로써 국정심의보다 지역구사업을 우선시했던 국회풍토도 변모될 수밖에 없으며 국회의원은 취임선서문에 명시된 대로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의원간의 영토분쟁,지방의회 의원과 국회의원간의 관할다툼은 그 업무와 기능에 대한 법적인 규정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 91 예산안 2,027억 삭감/추곡수매 동의안 여 단독처리

    ◎오늘 본회의 통과 진통 예상 국회는 17일 농림수산위와 재무·예결위를 열어 추곡수매에 대한 민자당의 수정동의안을 여당 단독참여 속에 처리하는 한편 새해 예산안의 순삭감 규모를 2천27억원으로 확정했다. 국회는 이에 따라 폐회일인 18일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및 추곡수매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나 평민당측이 추곡수매동의안의 여 단독에 의한 농림수산위 처리와 관련,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농림수산위는 이날 상오 민자당 소속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통일벼 4백50만섬,일반벼 4백만섬 등 모두 8백50만섬을 수매하고 통일벼 5%,일반벼 10%씩 수매가를 인상키로 한 민자당 수정안을 기습처리했다. 농림수산위는 이와 함께 ▲쌀 50만섬 수매에 상당하는 1천억원을 내년도 농림수산부 예산으로 추가계상,농어촌 정주생활권 및 경지정리 사업을 지원토록 했고 ▲농림축수산물의 수입관세와 사료 및 축산기자재 부가가치세 전액을 농림축수산구조개선기금으로 설치토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재무위는 이날 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의 순삭감 규모를 2천27억원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 및 법인세법 개정안 등 세법관련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세출예산안에 대한 항목별 축조심의를 벌였으나 여야간의 시각차이가 커 난항을 겪었는데 18일 상오까지는 조정을 끝내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한편 국회는 17일 상오 본회의를 열어 보건범죄단속 특별조치법,폭력행위처벌법 등 19개 법안과 공공차관 도입계획에 대한 동의안 등 8개 동의안을 처리했다. 이날 처리된 법안은 다음과 같다.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 ▲벌금 등 임시조치법 〃 ▲주민등록법 〃 ▲인감증명법 〃 ▲지적법 〃 ▲대한지방행정공제회법안 ▲경찰대학설치법 개정안 ▲충청남도 천원군 등 3개 군의 명칭변경에 관한 법안 ▲국제금융기구 가입조치에 관한 법률개정안 ▲신용보증기금법 〃 ▲한국산업은행 출자기업체 관리에 관한 법률폐지법안 ▲외자도입법 개정안 ▲신용카드업법 〃 ▲산림법 〃 ▲산업기술정보원법안 ▲디자인·포장진흥법 개정안 ▲오존층 보호를 위한 특정물질의 제조·규제 등에 관한 법안 ▲재해구조로 인한 의사상자 구호법 개정안
  • 지자제법등 국회통과 법안내용

    ◎「광역단체」엔 정당의 선거운동을 인정/후보 호별방문 금지… 시장·상가는 허용 ▷지방의회 의원선거법 개정안◁ 선거원은 선거일 현재 20세 이상의 국민으로서 선거일 공고일 현재 당해 지방자치단체 구역내에 주민등록이 된 자로 한다. 피선거권은 선거권이 있는 자로서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90일 이상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주민등록이 된 25세 이상인 자로 한다. 시 도 의회 의원정수는 구·시·군마다 3인으로 하고 하나의 구·시·군이 2개 이상의 국회의원 선거구로 돼 있는 경우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3인으로 하되 인구가 30만명을 초과하는 지역은 매 20만마다 1인을 추가하도록 하며,인구 7만미만의 지역은 2인으로 한다. 단 정수하한을 직할시는 23인,제주도는 17인으로 한다. 구·시·군의회 의원정수는 읍·면·동마다 1인으로 하되 인구 2만초과시에는 매 2만마다 1인을 추가한다. 단 정수하한을 7인,상한을 45인으로 한다. 시 도 의회 의원선거구는 구·시·군을 분할하여 1선거구당 1인을 선출토록 하고 구·시·군의회 의원선거구는 읍·면·동을 단위로 1선거구당 1인 선출을 원칙으로 하되 인구가 과다한 읍·면·동은 2인이상 선출할 수 있다. 시 도 의회 의원선거에는 정당추천을 허용하되 구·시·군의회 의원선거에는 정당추천제를 배제한다. 기탁금 귀속사유를 완화하여 종전 후보자의 득표수가 당해 선거구의 유효투표 총수를 의원정수에 1을 더한 수로 나눈 수를 초과하지 못하는 경우에서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 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의 5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 경우로 한다. 시 도 의회 의원선거에는 정당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선거운동 방법으로는 선전벽보·선거공보·합동연설회·소형 인쇄물·현수막을 허용한다. 호별방문 금지를 일부 현실화 하여 관혼상제 의식 장소와 시장·백화점·상가·역광장 등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의 방문을 허용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법안◁ 선거권은 선거일 현재 20세 이상의 국민으로서 선거일 공고와 현재 당해 자치단체 구역내에 주민등록이 된 자로 한다. 피선거권은 선거권이 있는 자로서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90일이상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주민등록이 된자로서 시 도 지사 후보자는 35세 이상,구·시·군의 장 후보자는 30세 이상으로 한다. 시 도지사 선거에는 정당추천을 허용하되 구·시·군의 장선거에는 정당추천제를 배제한다. 후보자가 등록할 때에는 일정의 기탁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고 일정비율의 득표수를 얻지 못할 때는 선거공영비를 공제한 잔여금액은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도록 한다. 시 도지사 선거에는 정당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한다. 선거운동은 시 도지사 선거의 경우도 선거벽보,선거공보,합동연설회,소형인쇄물,현수막,방송연설,경력방송 및 신문광고의 방법을 이용토록 하고 구·시·군의 장선거의 경우는 선전벽보,선전공보,합동연설회,소형인쇄물 및 현수막 등의 방법을 이용토록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에 있어서 국회의원은 주민등록이 돼 있는 구·시·군의 지역내에서 선거 사무원이 될 수 있으며 선거운동 기간중에는 각종 집회를 금지하되 정당활동은 허용한다. 시 도지사 선거의 무소속 후보자와 구·시·군의 장후보자는선전벽보,선거공보,소형인쇄물 및 현수막 등에 특정정당에 소속하거나 특정정당의 지지·추천 등에 관한 내용을 표지할 수 없다. 선거일 공고는 임기만료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는 대통령이 공고하고 보궐선거 및 새로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고토록 한다. 선거쟁송은 시 도지사 선거의 경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을 거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고 구·시·군의 장선거의 경우는 시 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을 거쳐 관할 고등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광역단체선거와 기초단체선거가 동시에 실시될 것에 대비,동시 선거에 관한 특례를 둔다. ▷한국가스공사법중 개정 법률안◁ 한국가스공사가 가스사업 실시계획에 대하여 동자부장관의 승인을 얻을 경우에는 토지수용법등 19개 관련 법률에 의한 인·허가 등을 받은 것으로 한다. 실시계획에 의한 가스사업 구역안에서 관계행정기관의 장이 도로·철도·건축물 신증축·토지의 형질변경 등에 관한 허가,기타 처분을 하고자 할 때는 동자부장관과 협의토록 한다. ▷호적법중 개정 법률안◁ 서양자·사후양자·유언양자·태아 호주상속 및 강제분가에 관한 민법의 규정이 삭제됨에 따라 그에 관련한 신고규정을 폐지. 혼인 해소된 처는 친가복적 또는 일가창립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그에 관한 신고절차 마련. 자의 이름에 사용할 한자의 범위를 제한하여 인명용 한자의 범위를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하고 제한의 구체적 내용은 대법원 규칙으로 정하도록 한다. 출생신고서에는 의사·조산사 기타 분만에 관여한 자가 작성한 출생증명서를 첨부함을 원칙으로 한다. 입양 또는 혼인의 신고장소에 대한 제한을 폐지함. 호적 과태료를 사안에 따라 2만원 또는 4만원에서 5만원 또는 10만원으로 인상. ▷석유사업법중 개정 법률안◁ 석유정제 시설을 증설하거나 개조하고자 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던 것을 석유소비 증가와 소비구조 고급화 추세에 대응키 위해 신고하도록 완화한다. 석유정제업자에게만 석유비축을 하도록 하던 것을 석유수급의 안정을 기하기 위하여 석유 수입업자 및 석유판매업자에게도 석유비축을 허용함. 국제유가의 차이로 석유수입업자가 취득한 차등이윤에 대해서도 석유사업기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석탄산업법중 개정 법률안◁ 석탄산업 조성사업비에서 탄광지역 진흥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한다.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시·도지사는 탄광지역 진흥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년 예산에 계상하여 지원토록 한다. ▷범죄피해자 구조법중 개정 법률안◁ 범죄척결에 국민이 안심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범죄수사 또는 형사재판 절차에 있어서 고소·고발이나 증언을 하였다는 이유로 보복범죄를 당한 경우 그 피해의 구조요건을 일반 범죄의 피해구조 요건보다 완화하여 가해자의 불명 또는 무자력·피해자의 생계곤란 여부와 관계없이 범죄피해 구조금을 지급한다.
  • 북한의 대외정책 어떻게 변할까(한·소 새 지평:4)

    ◎평양의 서방접근 가속화 예상/대소 반발엔 한계… 대중 경사 심화/대일 수교 앞둬 남북대화는 유지/「송년음악회」 유보 위협은 「방소 불만」 표시인 듯 지난 10월1일의 한소 수교 이후 북한의 대외정책은 크게 볼 때 다음과 같은 골격을 유지해 오고 있다. 첫째 로동신문 등 관영 언론매체를 통해 소련의 변신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나 공식적인 외교관계의 틀을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둘째 대소 관계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대신 또 하나의 사회주의 종주국인 중국에 대한 접근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셋째 대일 수교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미국 등 서방세계와의 관계개선에도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남한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도 제한된 범위나마 남북대화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러면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가 북한의 대남정책 및 대외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에 대해 국내외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북한의 외교적 고립감 및 한소 두 나라에 대한 불쾌감은 증폭될 수 있으며 이에따라 남북관계 및 북­소 관계의 경색화를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이를 계기로 남북대화를 중단하거나 소련과의 기본적인 외교관계의 틀을 파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한소 국교수립 이후 나름대로 외교정책의 추진방향을 설정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가 눈에 거슬리기는 하겠지만 이것에 충격을 받고 또다시 정책적 전환을 도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북한은 한소 수교에 따른 국제정세의 변화가 그들의 예상했던대로 구체화되고 있음을 확인,10월 이후 추진해온 외교노선을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이 최근 노 대통령의 방소에 따른 불쾌감으로 베를린 3자회담에 참가했던 범민추대표 3인의 구속사건을 빌미삼아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9∼10일)와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11∼14일)의 불참을 시사하고 있으나 북한으로서는 최대 현안문제인 대일 수교를 서둘러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성 때문에 남북관계의 악화라는 장애물을 구태여 만들지는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한소 수교가 이미 이뤄진 이상 양국간의 관계긴밀화를 막는다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와 관련,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 또한 높다. 이와 관련,정용석 교수(단국대 국제정치)는 『단기적으로 북한의 외교적 고립감은 더욱 심화되고 남한에 대한 증오감도 보다 격렬하게 표출될 것이다. 북한은 또 소련의 대한 접근에 대한 반발로서 일본을 비롯한 서방세계에 대한 접근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러나 「개방에 따른 김일성 신격화의 붕괴」라는 부작용을 우려할 수밖에 없어 대서방 접근노력에 있어서도 일정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대소 불만 역시 군사·경제적 취약성으로 인해 문자 그대로 「불만토로」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만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긴밀화는 어느 때보다도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장기적 측면에서 볼 때 한소 관계의 밀착은 북한의 체제를변화시키는데 간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정 교수의 평가이다. 유석렬 교수(외교안보연구원·국제정치)는 북한은 이미 한소 수교 당시 로동신문을 통해 「달러 몇 푼에 팔고 사는 외교관계」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소련에 대해 강도높은 불쾌감을 표시해 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변화에 저항할 만한 다른 수단을 찾지 못하고 북­소간의 외교단절 등의 가능성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대소 불만의 표시로 소련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기보다 대남 관계에 어떠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유 교수의 분석이다. 즉 남북관계의 진전을 바라는 남한주민들에게 실망을 던져줄 수 있는 방법,예를 들면 송년음악회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다든가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한다든가 하는 조치를 통해 불만을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유 교수는 북한이 최근 인원수까지 확정,통보해온 송년음악회에 참가의사를 유보하고 있고 또 고위급회담의 개최 여부 역시 불투명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베를린회담 참가자의구속」이라는 표면적인 이유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의 방소가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아무리 소련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해도 북­소의 기본적인 외교관계는 유지될 수밖에 없으며 남북고위급회담 등 남북대화도 「잠정합의」된 날짜를 연기할 수는 있으나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3차 남북고위급회담과 관련,느닷없이 실무협의를 제의해 왔던 것은 이같은 사태를 염두에 두고 개최연기의 명분을 삼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씻을 수 없다는 것이 유 교수의 분석이다.
  • 국회정상화 배경과 지자제 절충 안팎

    ◎두려운 「정치권 질타」… 실리 찾아 「합석」/“공전 계속땐 모두에 치명상” 공감/여 단독운영 부담 덜려 웬만한 쟁점은 양보/야 지자제 무산 우려,예산심의 협조 선택 지자제선거법협상으로 진통을 거듭해온 국회가 6일의 여야 총무접촉에서 선거법협상과 국회운영을 병행해 나가기로 합의함에 따라 일단 정상궤도에 올랐다. 여야가 지자제선거법협상의 핵심쟁점인 광역의회의 선거구문제와 비례대표제 도입문제에 있어 외형적으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이처럼 국회운영 정상화에 전격 합의한 것은 더 이상 국회공전을 방치했을 경우 정치권 전체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공통된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자제선거 실시시기 및 정당공천제 도입문제로 이미 두 달여 동안 국회를 공전시켰던 평민당으로서는 자신들의 최대 요구사항이었던 지자제 실시문제가 「가시권내」로 수용된 이상 당리당략의 전형인 선거구 및 비례대표제 문제로 또다시 장기간 국회를 공전시키기에는 국민적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에 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여권이 회기내 예산처리를 위해 단독국회를 강행할 경우 예산심의 과정에서 야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를 「무상」으로 날리게 될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기나긴 장외투쟁 끝에 쟁취한 내년 상반기의 지방의회 구성마저 유실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 국회정상화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 민자당측도 물리적인 시간에 쫓겨 새해 예산안심의 및 민생관련 법안처리를 위해 단독국회 운영이라는 「극약처방」을 했을 경우 또다른 정치권의 위기를 초래,내년 봄에 조기 총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파국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 때문에 웬만한 쟁점에 대해서는 평민당측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정국정상화에 평민당측의 협조를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공멸보다는 공존에 기울어진 여야의 타협자세는 지금까지의 지자제선거법협상 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여야는 선거운동방법으로 합동연설회만 허용하고 정당의 방송연설회나 방송대담토론 등 정당지원연설회는 채택하지 않기로 양측의 기존입장에서 한걸음씩 물러섰다. 당초 개인연설회만 고집했던 민자당은 광역자치단체의 정당공천 도입으로 현행 국회의원선거법에 규정된 당원단합을 허용키로 한 이상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비록 옥내집회라는 제한된 범위라 할지라도 전국을 찾아다닐 수 있는 제도적인 근거가 마련됐으며 서울지역에서는 김 총재가 개인연설회의 찬조연설이란 명목으로 대규모 군중집회를 합법적으로 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개인연설회를 포기하고 합동연설회로 방향을 선회했다. 또한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의 범위를 주민등록 지역으로 한정시킴으로써 김 총재가 드러내 놓고 전국을 누비는 사태는 어느 정도 제어장치를 마련했다. 반면 평민당은 합동연설회를 채택함으로써 보다 많은 유권자들을 한 곳에 모아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당원단합대회를 합법과 탈법의 경계선상에서 적절하게만 운용하면 전국에 걸쳐 김 총재의 대권선거운동을 사전에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당원단합대회의 단서조항으로 「특정후보의 지지 또는 반대를결의할 수 있다」고 명문화함으로써 정당공천이 금지된 기초자치단체장 및 의회선거에서도 당원단합대회의 명목으로 정당공천제 도입에 버금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즉 선거운동방법 협상에서 민자당측은 외형적으로는 타락·과열선거 방지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실상 김 총재가 4·26 총선 때처럼 전국을 누비며 황색바람을 일으키는 일을 제어하는데 역점을 뒀으며 평민당측은 반대로 김 총재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데 초점을 맞춰 신경전을 벌인 것이 협상의 본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확성기 사용의 경우 접전 끝에 후보자 연설회에서만 허용하고 가두방송은 금지하는 등 민자당측의 요구조건이 대폭 반영된 반면 여권의 프리미엄으로 일컬어지는 선거 실시시기 문제에 대해서는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선거를 동시에 치르기로 관계규정을 신설키로 합의함에 따라 평민당측이 상당한 전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10여 일에 걸친 마라톤협상 끝에 당초 쟁점으로 부각됐던 선거운동 방법,국회의원의 선거지원 범위,선거실시 시기 등에서 가까스로 타결됐지만 마지막 고비로 남은 광역의회의 선거구문제와 비례대표제의 도입문제도 지금까지의 협상과정처럼 여야 이해의 몫을 적정선에서 배분하는 방식으로 타결될 것으로 미리 점치기는 어렵다. 평민당측은 중선거구제나 비례대표제 도입 중 양자 선택을 강요하고 있으나 민자당측은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 배재라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자당측은 1구2인의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게 되면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획득할 수 없다면서 집권당이 과반수 미달이 예상되는 불안정한 선거제도를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비례대표제는 김 총재도 시인했다시피 그 용도가 정치자금 모금에 있는 것이 뻔한 이상 「공천장사」를 내놓고 하도록 점포를 차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평민당은 내심 비례대표제 도입에 보다 체중을 싣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중선거구제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 여권이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중선거구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비례대표제에서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여야가 한 치의틈도 없는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음에도 지자제선거법협상은 이번 주말까지는 돌파구가 마련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자당측이 「정치자금 확보」를 위해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평민당측에 현행 정치자금법의 개정을 통해 정치자금을 확보토록 하는 타협안을 제시함으로써 지자제협상에서 적극 타결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야 지자제선거법 합의사항 ●지방의회선거구 기최의회는 읍·면·동마다 1인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단,인구 2만 초과시 2만명마다 1인 추가) 광역의회는 미타결 ●선거운동방법과 정당활동범위 현행 국회의원선거법에 규정된 합동연설회·선거벽보·선거공보·소형인쇄물배포 허용. 합동연설회(시도지사 6∼12회,시장·군수·구청장 3∼5회,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2회) 시장·상가·역 등 공개된 장소 방문 및 광역자치단체장선거에서는 TV·라디오 방송연설(각 2회)과 경력방송(각 3회)을 추가. 개인연설회와 사랑방좌담회는 불허. 정당의 지원연설회를 금지하는 대신 정당의 단합대회는 광역·기초 모두 허용하며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를 결의할 수 있도록 함. ●선거부정 방지 구·시·군 선관위에만 허용되던 선거인명부 감독권한을 투표구 선관위원도 입회 감독하도록 함.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를 현행 3월에서 5월로 연장. 부재자투표의 일반투표와의 혼합개표제 폐지. ●기탁금제도 기탁금액의 정당추천후보자와 무소속 후보의 차등을 철폐함. 의원선거의 경우 총 유효투표 수를 후보자 수로 나눈 숫자의 5분의1에 미달할 때와 단체장선거의 경우 총 유효투표 수를 후보자 수로 나눈 숫자의 10분의1에 미달할 때 기탁금을 반환 받지 못함. ●선거소송 선거소송에 앞서 상급선관위에 소청을 선행토록 하는 선거소총 전치주의 도입. 소청제기 후 60일 이내 처리되지 않으면 고등법원에 선거소송 제기 ●농축수협 임직원의 지방의회 겸직 비상근 임직원은 겸직 허용 ●동시선거 2개 이상의 지자제선거를 동시에 실시할 수 있도록 함. ●선거권 만 20세 이상,선거공고일 현재 선거구에 주민등록된 자. ●피선거권 ▲지방의회 의원 25세 이상. ▲시·군·구청장 30세 이상. ▲시·도지사 35세 이상. ●광역의회의 비례대표제 미타결
  • “연탄공장 분진 허용치 밑돌아도 주민 진폐증땐 배상 책임”

    ◎상봉 주민 31명,강원산업에 승소 서울민사지법 합의13부(재판장 김종식부장판사)는 6일 김기만씨 등 서울 중랑구 상봉동 주민 31명이 연탄제조업체인 강원산업주식회사(대표 정도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피고회사는 주민들에게 3천5백5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회사측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분진의 배출허용기준치를 밑돌고 있어 행정적 규제를 받지는 않더라도 보통 정도의 건강상태에 있던 사람이 진폐증에 걸릴 정도로 분진이 발생한 이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82년부터 서울 중랑구 상봉동 102 강원산업 이웃에 살면서 지난 88년 6월 서울시가 이 일대 주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건강진단에서 진폐증으로 판명되자 소송을 냈었다. 이번 승소판결에 따라 서울시내 상봉동 석관동 등 17개 연탄공장 이웃에 사는 주민들 가운데 진폐증 또는 의사진폐증에 걸린 사람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 자치단체장 입후보자격 강화하라/지역행정의 전문성을 살리는 길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그 시행을 준비하는데 참으로 긴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과연 소기한대로 옥동자를 낳으려는지 결과를 두고 보아야 알 일이지만 지방자치 관련법안들의 일괄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민주성의 신장에만 치중하는 나머지 지방행정 수행과정상에서 야기될 전문성의 확보는 제쳐놓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앞선다. ○지역실정에 정통해야 지나치게 중앙에 의존해 오던 지역살림살이의 의사결정에 민주성을 최대한 확충하여 지역주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을 직접 관장할 집행기관의 선출에 있어서만은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방자치제에서 파생될 역기능을 우려하는 입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현대 행정의 복잡·다양성에서 비롯될 뿐만 아니라 내 지역의 살림살이를 아무런 경험도 갖지 못한 사람의 손에 맡길 수 없다는 현실감각에서 나온 것이다. 지방자치제를 시행함에 있어서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두가지 측면에서 고려될 수 있다.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단체장을 국가공무원으로 임용하여 장의 소인성을 보완하는 방법이고,또 하나는 지방자치단체 장의 입후보 자격요건을 강화,최소한의 행정경력이 있는 자를 선출하는 방법이다. 현재 정부는 전자의 방법을 선호하여 입법과정에서 일정시한을 전제로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부단체장을 국가공무원으로 대통령이 임면할 경우에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왜곡시켜 그 제도의 취지를 공허화 한다는 반대론의 저항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자치제의 시행상 민주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적정한 방안으로 후자의 방법을 발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행정경력 있어야 적임 지방자치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가에서는 현대행정의 변화추세와 주민욕구를 가능한 선까지 충족시키기 위하여,경험과 지식을 구비한 전문행정가를 장으로 선출하는 경향이 현저해지고 있다. 또 국가행정과 지방행정의 조화를 통해 지방에서의 국가시책 또는 대규모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하기 위하여 국가공무원의 부분적인 배치를 허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경향의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시장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지난 40여년동안 약 2백회의 선거가 실시되었었는데 초창기에는 행정경력자의 당선율이 40% 미만이었으나,주민복지수요 욕구증대 등 행정환경변화에 따라 최근에 와서는 9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실무관료형 수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행정경력이 중시되는 실무·관료형의 경우 경력과정을 보면,시직원→조역→시장,중앙부처근무→조역→시장,중앙부처국장→시장의 경력을 쌓는 것이 대종을 이루고 있고,이러한 경향은 정촌장의 수준에서도 유사하다. 이렇게 하고도 중앙행정과의 통일성,지방행정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별로 정원 5% 정도의 공무원을 직급별로 중앙부처와 교류근무를 시키고 있다. 일본보다도 지방자치행정의 전문성 확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대만의 경우를 보자. 이곳에서는 각급 지방자치단체장의 후보자 자격요건으로서국적·연령·거주기간을 규정하는 외에 학력·시험·행정경력을 법정화하고 있다. 현(성할시)의 장은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이거나 고등고시에 합격했어야 하고,행정경력이 2년 이상이거나 현의원으로서 2년 이상을 봉직하여야만 입후보할 수 있으며,향(현할시)의 장은 고교 이상 졸업자이거나 보통고시를 합격했어야 하고,행정경력이 2년 이상이어야 입후보할 수 있다. 비자치단체인 촌·이장의 경우에도 중학교 이상의 학력과 특정고시합격 등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지자제 역기능 최소화 우리보다 지방자치제를 먼저 실시하면서 그 역기능을 최소화 해 가고 있는 이웃 나라들의 입법례와 경향에 비추어 볼 때 그리고 지난날 지방자치의 시행(1952∼1961)에서 도출되었던 비능률과 파쟁을 어떻게 해서든지 불식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입후보 자격요건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법개정에서 고려하고 있는 연령·거주요건 외에 학력·행정·경력·재산세납입정도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행정경력의 산정은 국가·지방공무원경력 등을 합산,5∼10년 정도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행정능력은 하루아침에 습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최근 한 연구기관이 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앞으로 선출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공무원,국회의원,대학교수 등 직·간접 행정경험을 가진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38.4%로 나타나고 있으며,그 자질은 지역사정에 정통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63.6%로 표출되고 있는 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방자치제하에서 공선된 수장은 지역의 얼굴이다. 그리고 장이 갖는 대표성,상징기능이 사회적으로 매우 중시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현실에서 필요한 장은 지역경영에 대한 탁월한 식견·능력·정치력을 가져야 하며 주민요구를 정책화하고 실현하는 능력은 물론 행정관리능력을 갖춘 자라야 한다. 장의 역할에 대한 사회인식,장의 선택,평가기준 등은 사회정치상황과 지역사정에 따라 좌우되겠지만,우리의 경우 지방자치의 민주성은 지방의회기능의 확충으로,전문성은 장의 입후보자격요건 강화로 실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전환기 민주화 기반구축 노력/오늘로 취임 2돌… 강 총리의 발자취

    ◎남북대화 성과도출 기대/연말 개각 앞두고 거취 주목 강영훈 국무총리가 5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대통령책임제하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내각을 이끌어온 강 총리의 재임 2년에 대한 공과는 시각에 따라 달리 평가될 것 같다. 그러나 민주화의 전환기적 현상이 팽배한 가운데 출범한 6공 2기 내각의 「수장」으로서 나름대로 민주화의 가반을 다진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법치만을 내세웠다고 비평하고 있으나 「민주주의는 곧 법치주의」라는 그의 신념은 그 동안 강 총리의 내각이 민주화 정착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법질서 준수의식 확립에 노력하게 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강 총리 내각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모두 2백48건의 법률을 개폐하거나 새로 제정했으며 그에 따른 시행령 등 6백21건의 대통령령을 보완했다. 또한 모두 3백86건의 중앙정부권한을 지방자치단체 및 하부기관에 위임하거나 민간에 위탁해 행정의 자율화와 권위주의의 불식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강 총리 개인으로서는 민주주의는 여론수렴의 바탕 위에서 존재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의해 국무회의를 비롯한 정부의 대소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충분히 자신의 의사를 개진토록 유도했다. 이에 따라 강 총리가 주재하는 회의는 이견조정을 하느라 보통 2∼3시간을 넘기기가 일쑤였다. 강 총리의 빼놓을 수 없는 공 중의 하나는 남북관계의 개선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남북고위급(총리)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그는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쩌면 총리로서 마지막 고위급회담이 될 수도 있어서 남북 신뢰구축을 위한 거보를 딛는 계기를 마련코자 하는 개인적인 기대감도 포함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밖에 광주민주화운동관련 피해자에 대한 보상수준을 확정,연내에 보상금을 지급키로 함으로써 사태발생 10년 만에 광주문제를 비록 금전보상 성격이지만 정부차원에서 해결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민족화합」을 위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강 총리의 재임 2년 동안 노출된 부정적이 면도 없지 않다. 그 중 하나가 현실적인 부작용을 우려,당초 국민과 약속한 금융실명제의 실시를 유보시킨 것이며 다음으로는 사회 전반에 퍼진 사회기강 해이와 과소비·부동산투기만연풍조이다. 모든 것이 국민의식과 함께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린 것이지만 대정부 불신을 야기한 사회병리현상에 적절한 처방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사표제출소동·북에서 누이 상봉 등의 「사건」도 일으킨 강 총리는 어쨌든 『지난 2년을 회고해볼 때 국민들의 기대에 1백% 부응했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이제 노태우 대통령의 임기도 2년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인만큼 총리 자연인의 진퇴와는 관계없이 내각이 혼연일체가 되어 그 동안 추진해왔던 일은 더욱 박차를 가하고 미진했던 점은 보완해 노 대통령의 5년 시정이 역사에 기록될 알찬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한편 재임 2년을 넘긴 이 시점에서 강 총리의 거취가 연말 또는 내년초로예상되는 개각과 관련,크게 주목되고 있다.
  • “종토세 과표,세대별 합산 검토”/3일(국감중계)

    ◎「판검사의 술자리 합석사건」 집중 추궁/“「녹화사업」 중단하고 책임자 문책하라”/“직업훈련수당 부당유출 자체감사뒤 조치” ▷내무위◁ 내무부와 치안본부에 대한 이틀째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민생치안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및 종합토지세의 과표현실화 문제점·교통난 해소방안·지자제실시를 앞둔 인사문제·경찰의 총기사용에 따른 문제점 등 백화점식 질의를 계속. 정균환의원(평민)은 『내무부는 94년도까지 종합토지세의 과표현실화율을 60%로 상향조정하겠다던 목표를 백지화하고 하향조정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는 것은 재벌들의 로비에 굴복한 때문이 아닌가』라면서 『현행 종토세법은 땅부자·재벌들을 위한 개악이라고 보는데 이러한 세제가 재벌의 부동산투기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지 장관의 견해를 밝히라』고 요청. 안응모 내무장관은 종토세문제와 관련,『과표현실화 60% 계획은 꾸준히 시행하겠다』면서 『그러나 94년까지 60%로 현실화하게 되면 그동안의 토지거래가 상승등 매년 40% 이상씩 과표상승의 부담이 따르는 만큼 물가·공공요금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나친 조세충격을 피하는 범위에서 시행하다 보면 94년 보다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 안장관은 또 종합토지세 시행과 관련,『내년말까지 정부의 주민등록 전산화작업이 완료되면 현재 소유자별로 합산하던 과세방식을 세대별로 합산해 일부 투기꾼들의 가족명의 재산소유 분산을 막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운영위◁ 청와대비서실과 경호실에 대한 감사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집권후반기 민주개혁방안,청와대 특명사정반 설치의 법적근거와 존속시기,청와대내에 「내각제개헌 추진반」의 구성여부 등을 질의. 박상천의원(평민)은 『개혁입법과 지자제실시에 대한 노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의 약속을 믿어도 되는가』라고 묻고 『노대통령 집권후반기의 민주개혁 청사진을 밝히라』고 요구. 최기선의원(민자)은 『국회의원·장관·검찰 등에도 사정의 손길이 미칠 것이라는 보도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용두사미의 한계를 드러내고 결과적으로는 공무원의 사기저하와 주가폭락 등 경제적 혼란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면서 『최근 인천과 대전에서의 폭력배관련 추문으로 검찰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지금 바로 검찰을 사정해서 악의 뿌리를 척결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추궁. 이날 노재봉 비서실장에 대한 증인선서문제로 여야간에 논란을 빚었던 운영위는 결국 노실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최창윤 정무수석이 선서를 대신하고 노실장이 답변하는 것으로 낙착. 노실장은 청와대내의 내각제추진반 존재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내각제에 대한 학자의 의견이나 언론의 견해,여론동향 등을 점검한 적은 있으나 그같은 기구가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들어본 적도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 노실장은 이어 청와대경내 건물이 비공개리에 신축된 사실과 관련,『요즘 청와대 관련기사는 아무리 부탁해도 몇 단 얻어보기 조차 어렵다』면서 『대통령의 사유재산도 아닌데 왜 숨기겠느냐』고 반문. ▷농림수산위◁ 축협·농협 및 농림수산부 소관 종합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올해 추곡수매문제,우루과이라운드협상 대응책 등 쟁점사안 뿐만 아니라 5공시절 농협중앙회에서 위임받은 부정축재자 재산 환수부동산 매각과정의 정치자금 조성설 등 과거 5공특위에서 다뤘던 해묵은 사안까지 들춰내 막바지 공세. 이형배의원(평민)은 『5공시절 농협중앙회가 이후락·박종규씨 등 28명의 부정축재자 환수재산을 위임처리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의 수의계약,위계입찰 등의 방법으로 엄청난 정치자금과 농협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마산의 동양고속터미널용지 매각시 1백억원의 기금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 ▷국방위◁ 국방부와 보안사에 대한 감사는 예상됐던 대로 보안사의 대민사찰 여부 및 보안사 기구개편,명칭변경문제 등을 집중 추궁. 이날 감사는 그러나 감사초반부터 보안사 관련 감사의 공개여부와 감사장소를 보안사로 할 것인지 국방부로 할 것인지 등을 놓고 여야간의 첨예한 의견대립을 노출. 정대철의원(평민)은 『보안사의 민간인사찰 및 위장업소,유령회사 운영실태 등에 대한 명확한 진상을 위해서는 「범국민 진상조사단」이 구성돼야할 것』이라고 주장,『운동권학생들에 대한 순화작업의 일환으로 보안사가 행했던 「녹화사업」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며 녹화사업중지 및 관련책임자의 문책을 촉구. 답변에 나선 구창회 보안사령관은 보안사의 대민사찰 시비와 관련,『유출된 자료는 방첩처에서 전시등 유사시의 효과적인 방첩대책 강구와 평소 군보호차원에서 대군방첩임무 수행을 위해 기존 보관자료와 각종 공안문건 관계기록 기타여론 등에 공개된 자료등을 참고로 신상내용을 발췌,순수한 업무참고자료로 정리한 것』이라며 『따라서 피사찰인을 정치적으로 매도하거나 탄압하기 위해 행해지는 정치사찰의 개념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해명. 이날 4시간여 답변준비를 위한 시간을 가진 뒤 밤 10시40분쯤 계속된 감사에서 평민당측은 이종구 국방장관의 답변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답변을 충분히 듣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니 국감기간이 끝난 뒤 상임위활동 기간중 추가답변을 듣도록 하자』고 주장,이날로 국감활동을 마감해야 한다는 민자당과 논란을 거듭. 여야간의 입장대립이 팽팽해 계속 논란이 거듭되자 밤 11시50분쯤 김영선 위원장은 잠시 정회를 선포한 뒤 여야간 절충을 시도토록 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자 자정무렵 회의를 속개,국감 종료를 선언. 김위원장은 국감종료를 선언하기 앞서 구창회 보안사령관으로부터 『앞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토록 하겠다』는 다짐을 받은 뒤 『오늘 답변을 듣지 못한 부분은 서면답변토록 해 달라』고 국방부측에 주문. ▷법사위◁ 서울고검과 지검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인천지역 폭력조직 「꼴망파」두목 최태준씨에 대한 전과누락사건과 대전 패밀리호텔 룸살롱에서 있었던 의원,판·검사와 폭력조직두목의 술자리 합석사건을 집중. 신오철·박희태의원(이상 민자) 등은 보충질의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검찰이 같은당 김홍만의원이 폭력조직두목과 술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김의원이 칼부림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어 조사를안했다고 답변하자 『정치인의 정치생명과 관련된 시분을 다투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사건진상을 신속하게 조사,보고해달라』고 주문. ▷노동위◁노동부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86년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실업자고용촉진 훈련과정에서 정부가 훈련생에게 지급하고 있는 훈련비 부당지급에 대해 집중 추궁. 이상수의원(평민)은 『서울노동청산하 1백여명의 훈련원생 가운데 5명이 훈련을 포기,수당을 받은 사실이 없음을 전화통화로 확인했다』면서 『모든 자료검토 결과 지급액 1백67억여원 가운데 30억원 정도가 부정지급된 것으로 밝혀졌고 받은 사람이 없다면 누군가 착복했을 것이 뻔한데 이에 대해 노동부가 해명해 줄 것』을 요구. 최영철 노동부장관은 『훈련수당 지급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을 시인한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자체 특별감사를 실시해 비리가 밝혀지는 대로 지급된 돈을 환수 조치하고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
  • “홍콩인은 대륙에 순종하라”/신화사 지사장 발언 큰 파문

    ◎천안문시위 주동자 석방요구에 발끈/“정치적대항 계속땐 대가 치를 것” 위협 『홍콩은 중국의 사회주의를 전복시키려는 전초기지 노릇을 하고 있다. 만약 홍콩이 계속해서 중국에 정치적으로 대항할 경우 현재 누리고 있는 경제상의 우세를 잃게 될 것이다』 이는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홍콩 분사장인 주남이 29일 홍콩 공업총회 주최의 만찬에서 한 경고발언이다. 다분히 협박적인 주의 이 발언이 현재 홍콩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신화사 분사장은 중국이 홍콩에 파견한 관리 가운데 가장 고위직 인물이며 사실상 대사역할을 하고 있는만큼 그의 말은 북경정권의 의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홍콩을 곱게 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천안문사태 발생때 이곳에서 가장 요란하게 중국의 민주화지지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 이밖에도 중국은 홍콩을 거쳐 심수·광주 등 대륙의 개방지역으로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서적들이나 포르노물,폭력조직 등 그들이 가장 꺼리는 자본주의의 독소들이 스며드는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천안문사태 당시 홍콩을 「반혁명기지」로 비난했으며 이번 주의 말도 표현은 조금 부드러워졌으나 홍콩에 대한 적개심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현지 주민들은 두려움을 느끼며 받아 들이고 있다. 주가 이같은 말을 하게된 직접적인 동기는 최근 북경에서 천안문시위 주동자들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데 대해 홍콩의 민주단체들이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며 데모를 벌이는데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중국으로선 이미 경고를 보냈는데도 요즘 다시 민주단체를 비롯한 홍콩 주민들이 중국당국을 비난하며 시위주동자 석방을 주장하자 심기가 몹시 불편해졌다는 얘기다. 주는 또 『홍콩이 비록 번영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소요자원을 대륙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중국정책을 반대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중국당국에 순종하지 않으면 오는 97년 이후 홍콩이 대륙에 귀속됐을때 가만 놔두지 않겠다는 으름장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주는 29일의 만찬참석 이전에 심수 주해 경제특구의10주년 기념행사때 강택민 당총서기와 양상곤 국가주석을 만나보고 온 것으로 돼있어 강등으로부터 홍콩을 잘 길들여 놓으라는 지시를 받은게 아니냐는게 관측통들의 견해이다. 한편 중국은 90년대 안에 상해를 홍콩보다 규모가 크고 활기에 찬 자유무역항과 공업 및 금융중심지로 개발키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홍콩은 민주의식이 높고 자본주의 사상에 너무 젖어있어 정치불안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그 대안으로 제2의 홍콩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어쨌든 주의 이번 위협발언은 그렇잖아도 97년 대륙귀속을 앞두고 해외이주를 서두르는 홍콩주민들의 이민열기를 더욱 부채질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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