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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인 휴머니즘 잃어가고 있다

    중국의 경제개발 제1주의는 황금만능주의를 만연시켰고 필연적 귀결인 ‘인간성 상실’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던지고 있다. 최근 여자 걸인 리원란(李文蘭·42)의 비참한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중국 지도부는 물론 많은 중국인들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리원란이 비명에 죽어가는 것을 지켜 보았던 정부 관원이나 의사,시민들 어느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중국 특유의 관시(關係)사회와 가족주의로 인해 낯선 사람에 대한 무관심도 주요 이유일 것이다. 사건은 리원란이 지난 5월6일 저녁 산시(陝西)성 한중(漢中)시 청구(城固)현 얼리(二里)진의 한 식당에서 음식을 구걸하면서 시작됐다. 생일파티를 즐기던 3명의 중학생(15)들은 어머니 나이의 이 여자 걸인에게 동정심을 보이기는커녕 욕설을 퍼부으며 구타를 했다.병원 당직 의사는 5월7일 새벽 병원 문밖에서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리원란을 발견했으나 돈이 없는 것을 알고 쫓아 버렸다. 리원란은 근처 파출소에 도움을 호소했고 마지막으로 얼리진의 당서기 집을 찾았지만 “집으로돌아가라.”는 차가운 대답만 들었다.결국 현지 경찰차에 태워져 한적한 교외 지역에 버려진 리원란은 10일 숨진 채 마을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세상에 알려진 것은 두달이 지난 7월10일.관영 신화통신은 이례적으로 중앙 지도부가 리원란 사건에 경악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사건의 전모와 함께 당국의 처벌 내용을 보도했다. 리원란을 버린 파출소 직원과 중학생 3명이 인민 검찰원에 기소됐으며 치료를 거부한 당직 의사는 해고조치됐다.그러나 청구현 공안국 부국장과 파출소장,얼리진의 당서기 등 당간부들은 경고 조치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이 중국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굳이 보도한 것은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사실 리원란 사건은 13억명이 사는 중국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중국 소식통들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펼치고 있는 애민(愛民)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듯하다.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기간에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환자를 구한 의료진들을 영웅으로 만든 것도어떻게 보면 중국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공동체 붕괴’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반증이다. oilman@
  • 주민투표제 연내 도입 목표 행자부·지자체 成案 본격화

    지방분권의 핵심 의제인 주민투표제의 성안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대통령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빠르면 올해 말까지 주민투표제 도입을 천명한 이후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도마련 작업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7월말이면 드러난다 행자부는 주민투표 관련 법안을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목표 아래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대학교수와 행정연구원,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두차례에 걸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우선적으로 주민투표법에 명시할 것과 배제할 항목들에 대한 분류작업을 벌이고 있다.국가정책을 각 지자체 주민들의 결정에 맡길 수 없다는 점에서 분류작업을 중시하고 있다. 이같은 행자부의 빠른 행보는 김두관 장관이 지난 10일 행정구역체계 개편을 시사하면서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의 의사를 묻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지방분권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민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주요 방안으로 주민투표제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행자부는 시안이 나오는 대로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쳐 법안을 정기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 시안마련 분주 주민투표제 실시 방침과 관련,각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지방분권팀을 구성해 시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실정이다.전국 시·도지사 협의회와 시장·군수협의회 등도 주민투표제가 단체장들의 면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와 시의회,지방분권부산운동본부가 참여하는 부산분권협의회가 지난 7일 주민투표법 초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분권협의회는 주민투표 발의자를 주민과 단체장·지방의회로 세분해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을 통해 적절한 발의가 가능하도록 했다.투표권이 있는 주민의 5%이상이 서명하거나,단체장의 경우 지방의회 재적의원 과반수 동의를 얻어 발의할 수 있도록 했다.또 지방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시 가능하도록 명시했다.주민투표 결과의 수용은 투표권자 25% 이상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지방의회의 의결을 따르도록 했다. 이종락기자
  • 교육감선출 직선제 추진/교육부, 선거인단에 주민참여 방식 검토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출방식을 현행 학교운영위원만이 참여하는 간선제에서 모든 주민들이 투표하는 완전 직선제 또는 학부모 및 교원만으로 제한하는 ‘준(準) 직선제’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1일 최근 불거진 충남도교육감의 선거 당시 각서파문과 관련,교육감·교육위원 선출제도를 선거인단을 확대,주민이나 학부모들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도 지난 4일 교육감·교육위원 선출 방식의 개선안을 주요 내용에 포함시켰다.이에 따라 교육감·교육위원 선출 방식의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영선 교육자치지원국장은 “가능한 모든 개선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검토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 검토 가능한 방안으로 ▲주민직선제 ▲학부모 투표 ▲학부모·교원 투표 ▲비리소지가 많은 결선투표제 폐지 등을 예로 들었다.또 선거과정에서 인사청탁 등 비리가 발생했을 때 신분을 공개하거나 해당 시·도 교육청에 대해서는 평가때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교육부측은 “현행 제도에서는 학교운영위원들의 주민 대표성이 약해 교육감이나 교육위원의 대표성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직선제로 가든 준직선제로 가든 개선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직선제·준직선제 방안 역시 교원단체 사이의 이해관계에 따른 이견,후보 난립과 교육의 정치화 문제 등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교총은 교육자치의 본래 취지에 맞게 지역주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직선제를 주장하는 반면 일부 단체는 교육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 현행 제도에다 학부모와 교원을 포함시키는 준직선제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박홍기기자 hkpark@
  • 빛으로 스러져간 ‘광주의 어머니’/ 인권운동 대모 조아라 여사 타계… 향년 92세

    광주 인권운동의 대모로 불려온 조아라(曺亞羅·92) 광주YWCA 명예회장이 8일 숙환으로 타계했다. 조 회장은 1912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일제 때인 1931년 광주 수피아여고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다 1945년 광주YWCA와 인연을 맺은 뒤 26년동안 총무를 맡았다.73년부터 82년까지 9년동안 이 단체 회장으로 일하면서 여성들의 법적·사회적 권익향상에 몰두했으며,83년부터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광복 전에 일제의 폭압정치에 항거하다 광주학생운동과 신사참배 거부 조종자로 몰려 두 차례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광복 후 ‘건국준비위원회 광주부인회’를 만들고 문을 닫았던 광주YWCA를 재건하는 데 힘을 쏟았다.또 전쟁고아를 돌보는 성빈여사를 개원했고 52년에는 3년제 야간중학교인 호남여숙을 설립했다.또 소외받은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계명여사를 세우기도 했다. 조 회장은 지난 80년 현대사의 비극인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수습대책위원으로 일했고 이 일로 투옥돼 6개월 동안 구금생활을 했다.이후 구속자와 부상자를 돌보면서‘광주의 어머니’로 불렸다.지난 87년부터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사업추진회 고문을 맡았고 92년에는 처음으로 열린 남·북 여성들의 간담회에 남측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로 그는 광주시민대상(1988년),제2회 정일형 자유민주상(1998년),제35회 YWCA전국대회 대상(2003년)을 받았다.유족으로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큰 아들 이학인씨와 전주 예수병원 의사인 작은 아들 학송씨 등이 있다. 장례는 민주사회장(5일장)으로 치러지며,빈소는 광주 북구 중흥동 무등장례식장과 광주YWCA에 마련됐다.발인 12일 오전 10시,장지는 5·18 광주 국립묘지.(062)524-3511.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지방분권 로드맵 / 주요 내용·과제

    4일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발표한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추진 로드맵은 분권형 선진국가를 향한 청사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동북아중심국가 건설과 함께 확실한 지방분권을 임기 내에 추진하겠다고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지방교육자치제·자치경찰제 도입,지방교부세율 인상 등 굵직굵직한 것이 제대로 실현될지 의문시된다.또 지방분권이 많이 이뤄질수록 해당 지자체장의 능력에 따른 지역간 편차도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확실한 재정분권 현재 지방교부세율은 내국세의 15%로 돼 있지만,지방교부세율을 단계적으로 올려 자립기반을 마련해주기로 했다.국세 중 일부를 지방세로 넘기고,지역개발세 신세목을 확대하기로 했다.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 돈을 넘기는 것도 중요하지만,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지자체가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과표현실화를 하도록 하고,각종 비과세와 감면제도를 개선하도록 했다.현재는 비과세와 감면세액이 지자체 세수의 10%를 넘는다. 지자체장이 선거를 의식해 세율을 올릴 수 있는 탄력세율 제도를 거의 채택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정부는 탄력세율 적용을 보다 활성화하도록 하고,체납세 징수 강화를 독려하는 등 지자체의 자구(自救) 노력 강화도 촉구하기로 했다.또 2005년까지 국고보조금 사업을 대폭 정비해 지방의 자주재원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자율에 따른 책임 지방재정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2004∼2005년 지방예산편성 지침을 없애기로 하고,지방채를 발행할 때 개별승인제도 없애기로 했다.현재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지방채를 발행할 때 개별승인제도는 없애지만 전체 한도는 두기로 했다.또 신용평가회사가 지방채를 발행하는 해당 지자체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지자체의 재정건전성을 유도하려는 측면이다.갚을 능력 등은 생각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자칫 잘못하면 지자체가 파산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 같다. 지방공무원 및 조직관련 법령을 개정해 지자체가 해당 직원을 채용하는 데 자율성을 보다 더 부여하기로 했다.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 중앙정부의 중복감사에 따라 업무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중앙정부의 중복감사는 해소해 주기로 했다. 반면 주민감사청구제도를 활성화하고,2005년 주민소송제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려는 것은 주민에 의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측면에서 이해된다.내년에 주민소환제도 도입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접적으로 주민의사를 반영하는 장치가 현재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 말까지 주민투표제를 도입하고,주민발안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메트로 플러스 / 경로당 순회 한방진료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관내 경로당을 순회하는 방문진료를 실시한다.한의사와 간호사 각 1명으로 진료단을 구성한다.▲10일 청량1동 ▲24일 휘경1동 ▲31일 청량2동 경로당을 찾는다.대상자가 반드시 해당 동네 주민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65세 이상의 노인이면 된다.기간중 노인성 만성질환을 진단해주고 침구 및 한약재를 무료로 투여한다.2127-5425.
  • ‘보드게임’ 즐기는 사람들 / 나홀로 온라인게임 이젠 지겨워 얼굴 맞대고 한판 붙자

    70년대생이라면 초등학교때 즐기던 추억의 게임이 몇 개 있을 것이다. 착한 일을 하면 사다리를 타고 몇칸을 건너뛰고,나쁜 일을 하면 뱀을 따라 몇칸 추락하는 인생 역전극 ‘뱀 주사위 놀이’.마분지 위에 운동장을 그려 놓고 두꺼운 책받침을 오려 만든 손톱만한 공을 튀기며 즐겼던 ‘축구 게임판’.커다란 판 위에 그려진 세계 주요 도시들을 여행하며 별장도 만들고,호텔도 세우던 ‘부루마블’ 등등.친구 서너명이 집에 모여앉아 했던 즐거운 오프라인 게임들이다. 그러다가 어느새 컴퓨터 게임이 급속도로 퍼지더니 모두들 ‘온라인 게임 세대’가 됐다.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온라인 게임에 열광하던 사람들이 다시 삼삼오오 둘러앉아 머리를 쓰고,주사위를 굴리는 ‘보드게임’에 빠져들고 있다. ●‘판'위에 카드·주사위 이용 여러명이 즐겨 “온라인 게임은 너무 외롭잖아요.물론 상대방이 있긴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고.오프라인에서 보드게임을 하면 친구들을 더 자세히 알고,가까워질 수 있어 좋아요.” 보드게임 동호회 ‘쿠스코’(cafe.daum.net/cuzco)의 회장 김인애(22·여·회사원)씨가 풀어내는 보드게임의 매력이다.김씨는 지난 3월 보드게임 ‘세틀러스 오브 카탄(카탄의 정복자)’을 처음 해보고는 바로 다음날 친구들과 보드게임 동호회를 만들었다.단번에 보드게임에 빠져버린 것이다.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는 친구 박성희(22·여)씨도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도 있고,술 대신 음료를 마시며 게임을 하니까 건전하고….포커나 고스톱처럼 현찰을 주고받는 게 아니니까 친구들과 마음 상할 일도 없다.”며 “보드게임은 장점만 수두룩 하다.”고 거든다. ●보드게임 카페 대학가등에 80여곳 보드게임은 말 그대로 ‘판’ 위에서 카드나 주사위 등을 이용해 여러명이 즐기는 게임.블록을 쌓는 ‘젠가’같이 게임판이 없는 게임도 더러 있다.80년대 중반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부루마블’,게임 정리에서부터 마무리까지 한번 게임을 하는 데만도 3∼4시간이 걸리는 ‘액시스 앤 얼라이스’,온라인 게임 ‘대항해시대’를 보드게임으로 만든 ‘세레니시마’ 등 종류만도 전세계적으로 수십만종에 이른다.이 가운데 국내에 들어온 것은 300여개로 추산된다. 보드게임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올들어 인구가 급속도로 늘더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페 수도 불어났다.주로 대학가나 번화가에 밀집된 보드게임 카페는 서울에만 80여곳에 육박한다.게임 대부분이 독일에서 개발됐고,매뉴얼은 주로 영어로 돼 있다.한글로 된 게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나. 영어를 전공하고 싶다는 고 3 학생 박병준(18)군은 “보드게임에 빠지면 공부에 소홀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팝송으로 영어공부를 하듯 영어 매뉴얼을 읽으면서 독해력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에 강조를 거듭한다.“PC방은 공기가 탁하고,노래방은 술을 파는 경우도 있잖아요.하지만 보드게임 자체가 워낙 건전한 데다,카페에선 게임에 집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웃음소리만 있기 때문에 엇나갈래야 엇나갈 수 없어요.”(병준) “사교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이나 대화가 절실한 분은 한번쯤 보드게임에 도전해 보세요.컴퓨터게임보다 대화를 할수 있는 기회도 많고,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쉽기 때문에 금세 빠져들걸요.”(박선영·22·여·유치원 교사) 동호회의 걸어다니는 ‘매뉴얼’로 꼽히는 장상현(23·대학생)씨는 “보드게임 디자이너 ‘라이너 크니지아(Reiner Knizia)’와 그가 만든 게임은 모두 좋아한다.”며 “배우기 쉽고 종류도 다양한 보드게임은 중독성 강한 컴퓨터게임에서 아이들을 흡수하면서 장기,바둑,체스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보드게임을 분야·내용·특징별로 술술 풀어내는 것이 보드게임 마니아답다. ●“영어공부도 되고…PC방보다 건전해요” 수익성을 보고 보드게임 카페를 열었다가 자신도 마니아가 된 할리갈리 경희대점 안성삼 사장은 “최근에 카페를 찾는 고객 중에는 경희대 학생 뿐만 아니라 경희의료원 의사,간호사들도 있다.”며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이나,스트레스에 지친 사람들 모두에게 딱 좋은 게임”이라고 권한다. 가족들,친구들과 보드게임 한판,어떨까.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이언탁기자 utl@ 종류도 많고,게임방법 다양한 보드게임 어떻게 즐길까. ●어떤 게 있을까 분야별로는 추리게임,경매게임,전략게임,워(전쟁)게임,카드게임 등으로 나눌 수 있다.추리게임은 말 그대로 범인을 잡거나(클루) 동료를 찾아내는(인코그니토) 등의 두뇌게임.자기편 정보요원들의 정체를 숨기고 정보를 많이 얻으면 승리하는 ‘탑 시크리트 스파이’도 있다.추리게임보다 더욱 어려운 것이 워게임이다.게임룰이 복잡한 데다 게임 규모도 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국가를 선택하고 전투기,함정,보병,탱크 등을 배치해 적을 섬멸하는 ‘액시스 앤 얼라이스’와 해상교역이 활발했던 15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해상권을 뺏는 ‘세레니시마’가 대표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보드게임 중 하나인 ‘세틀러스 오브 카탄’은 외딴섬 카탄에 정착하려는 이주민 집단을 선택해 길·마을·도시를 짓고 교역을 통해 부족한 자원을 확보하며 세력을 키워 섬을 정복하는 게임.‘어콰이어’는 주식을 사고 팔면서 회사를 M&A(인수합병)하는,일종의 경제게임에 속한다.‘라’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경매를 통해 건축물을 짓고,문명을 개발하고,나일강을 비옥하게 하는 경매게임이다. 같은 그림의 카드를 모으면 종을 치는 ‘할리갈리’나 숫자놀이인 ‘로보77’은 보드게임 입문자나 몸풀기용으로 그만이다.게임 가격은 1만5000∼10만원이다.절판된 ‘모던아트’의 경우 30만원까지도 한다고.보드게임 카페,인터넷 쇼핑몰,동호회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보드게임 카페는 최근에 급속도로 늘어나 경희대 앞에서만 석달만에 10여곳이 들어섰다.‘할리갈리’,‘쿠스코’,‘쥬만지’,‘플레이오프’ 등은 체인점으로 운영된다.작게는 100여개,많게는 300여개의 게임을 비치해 놓고 게이머들에게 제공한다.이용요금은 시간당 1500∼2000원,또는 기본 2시간 3000원에 추가로 시간당 1000∼1500원 정도이다. 최여경기자
  • “2006년 4년重任개헌 가능”최병렬대표 방송기자클럽 토론

    한나라당의 향후 진로를 가늠할 만한 ‘최병렬 구상’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3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정책토론회에서 최병렬 대표는 개헌 문제와 공천제도 등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내각제는 일단 부정적 최 대표는 “내각제를 하려면 정치인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있어야 하나 우리는 아직 ‘거짓말하고 정파싸움만 일삼는다.’는 인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내각제 개헌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그는 특히 “총선이 끝나고 2005년쯤 되면 차기 대권주자들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면서 목소리도 커지고 영향력도 증대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내각제 실현가능성은 더욱 낮다.”고 내다봤다.그는 다만 “개헌 얘기가 나온다면 2006년쯤 4년 중임제 개헌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석패율(惜敗率) 제도 도입 최 대표는 한 후보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석패율제를 도입할 뜻을 밝혔다.“광주 및 전남·북 출마자들에게 비례대표 당선권 3석을 배정,낙선자중 최고득표자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키겠다.”고 했다.석패율제는 지역구도를 완화시킬 수 있고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정치신인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지난 15대 국회 말 여야간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했었다.독일·일본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가 매번 지역구에서 고배를 마셨으면서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제도 덕분이다. 최 대표는 또한 공천제도 개선 방안으로 ‘오픈 프라이머리’를 제시했다.“지구당위원장이 선정한 당원 1000명과 지역주민 1000명이 함께 선거인단에 참여해 공직후보를 선출하게 하면 꼭 신인에게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공정경선을 약속했다. ●“장관은 강금실 장관이 최고” 그는 노동계 파업에 대한 정부 대처를 언급하며 “강금실 법무장관이 말을 잘했더라.장관들이 이렇게 해줘야 한다.강 장관 하나가 남자 장관 다 합친 것보다 낫다.”고 극찬했다.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실행도 못할 엄포용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는 “법에 규정된 것을 무시하고 불법을 방치하는 장관은 해임안을 낸 뒤 당력을 집중해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최 대표는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에 가서 조야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 공조를 위해 노력하고,손에 잡히는 것이 있으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쓸 용의가 있다.”고 방미(訪美)·방북(訪北) 의사를 내비쳤다. 이지운기자 jj@
  • DJ 처남 이성호씨 ‘동아5억 수수’ 인정

    김대중 전 대통령 막내 처남인 이성호(72)씨가 동아건설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비서 박백선씨의 항소심 재판부에 “돈을 받은 것은 박씨가 아닌 본인”이라는 확인서를 보낸 사실이 1일 밝혀졌다. 이씨는 박씨 변론을 맡은 김영갑 변호사를 통해 서울지법 형사항소7부(부장 양인석)에 확인서를 제출,“본인이 동아건설의 전 사장인 이창복씨로부터 동아건설의 애로사항을 선처해줄 것을 부탁받고 박씨를 통해 돈을 전달받은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A4용지에 타자로 쓴 이 확인서의 작성날짜는 2003년 5월3일이며,이씨 주소와 주민등록번호·이름 등은 친필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재판부는 “이씨가 직접 제출한 것도 아닌데다 본인의 의사로 작성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아 크게 신빙성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 “총선후보 주민참여 경선”최병렬대표 “중앙당 추천 2~3인 대상”/ 대한매일 ‘취임 인터뷰’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7일 대한매일과의 취임 인터뷰에서 대북송금 재특검 수사범위를 조정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 “오는 30일 새 원내총무가 선출된 뒤 새로 검토할 것은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의 발언은 향후 청와대 등 여권과의 협의를 통해 특검수사 범위를 일부 축소 조정하거나 30일로 예정한 관련법 국회 처리 방침을 다소 늦출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관련기사 4면 최 대표는 내년 17대 총선 한나라당 공천과 관련,“중앙당과 지구당에서 추천한 인물들을 상대로 중앙당 공천심사위가 결격사유 등을 점검,2∼3명 정도로 압축한 뒤 이를 지구당에 추천해 주민참여 경선을 거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구당위원장 일괄 사퇴 등 인위적인 물갈이는 가능하지도,생각하지도 않고 있다.”며 “상향식 공천제 도입에 따라 과거 야당 총재처럼 마음대로 공천권을 행사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재특검을 수용하지 않으면 야당으로서 최대한의 투쟁에 나설 것이나,이 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거나 민생현안을 볼모로 잡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취임 축하인사차 예방한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특검문제로 좀 시끄럽겠지만 민생문제를 걸지 않을 것이며,추경도 처리해 주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와 유 정무수석의 면담에서는 영수회담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으나 최 대표는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특검법을 포함,사회·경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언제라도 영수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안한다.”고 잘라 말했으나,내년 총선에서의 지역구(서울 강남갑) 출마에 대해서는 “그 좋은 지역구를 왜 포기하겠느냐.”고 출마 의사를 시사했다. 진경호기자 jade@
  • 국회 행정권 침해 “해도 너무해”

    국회가 최근 행정부의 고유권한인 정부조직 개편이나 행정구역 개편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잇따라 추진하고 있어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행자부는 국회의 이같은 움직임이 3권분립에 배치되는 ‘월권행위’라는 입장이면서도 드러내놓고 비판하기도 어려워 속앓이는 깊어만 가고 있다.뾰족한 대응방안이 없는 것도 문제다. ●입법부가 추진하는 정부조직 개편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 20일 밤 대통령 직속의 교통안전조사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을 기습적으로 통과시켰다.이 법안은 교통사고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사고 재발방지대책을 관계기관에 권고함으로써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는 명목으로 민주당 설송웅 의원 등 16명의 의원이 발의했다. 법안에는 정무직인 위원장과 5인 이하의 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비롯해 항공국·철도국·해양국·자동차안전국·안전개선국·행정총괄국 등 6개국의 명칭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또 행정자치위원회에는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 등이 발의한 문화재청장을 차관급으로 하는 직급 조정안이 계류중이고,같은 당 이원형 의원은 한의약청 신설 법안을 상정했다.민주당 김희선 의원도 기상청장의 직급 상향 조정 개정안을 제출해 놓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도 우리 손안에 입법부는 시·군 승격도 행정부의 의사를 무시한 채 추진하고 있다.자민련 정우택 의원이 발의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충북 증평군 설치에 관한 법률안에 이어 이번에는 한나라당 전용학 의원이 대표 발의자로 나서 행자위에서 충남 계룡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전 의원 등은 계룡출장소의 관할 주민 수가 3만 599명에 불과해 ‘출장소가 설치된 지역으로 인구가 3만 이상인 경우에는 시를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안까지 제출했다.현행 지방자치법에는 ‘인구 5만명 이상인 경우에 한해서만 시를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물론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의원입법으로 행정조직을 바꾸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말이 안된다.”고 질타했다. 이처럼국회의원들이 앞다퉈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민들의 표심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행정부를 더욱 허탈케 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폴러첸 北에 라디오 공수 ‘풍선작전’

    |도쿄 연합|탈북자 지원 활동을 펴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5)은 23일 남북 군사 경계선에서 소형 라디오를 담은 풍선 수천개를 북한에 띄워 보내는 ‘풍선작전’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직경 90㎝ 정도의 풍선 수천개에 헬륨 가스를 넣은 다음 무게 150g의 소형 라디오(시가 3600원 정도)를 북한의 500원짜리 지폐 2장,천원짜리 지폐 1장,발신자 주소가 적힌 종이와 함께 북한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베이징발 도쿄신문 보도에 따르면 폴러첸은 조만간 서울에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북한 주민의 경우 라디오를 갖고 있어도 주파수가 고정돼 있어 한국이나 타국의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을 감안,소형 라디오를 통해 주민들에게 정보를 전달,북한 내부 개방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함께 보내는 돈은 북한 주민들이 쌀을 조금이라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 망우묘지 테마공원 추진 / 납골당지어 분묘 재안치후 추모·체육·놀이공원 조성

    ‘혐오시설’로 꼽혀온 서울 중랑구 망우 묘지공원이 도심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중랑구 망우동 53만평의 망우묘지공원을 추모·체육·놀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테마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중랑구 및 중랑구 의회와 협의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1단계로 납골당을 지어 안장된 분묘를 재안치하고 그 자리에 주민 휴식 및 체육시설을 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납골당 건립과 연고자가 원하면 납골당 안치 비용 등도 모두 시비로 지원한다.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 건립이 주민반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자치구 의회가 먼저 사업을 제안하고 서울시가 지원의사를 밝혀 사업추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성백진 중랑구의회 의장은 지난 21일 정기회에서 “혐오시설로 인식돼 온 망우묘지공원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테마공원 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의한다.”며 “일부의 반대도 예상되지만 의회차원에서 적극 설득하자.”고 말했다.그동안의 물밑에서 논의돼온 망우묘지공원 테마공원화를 공론화시킨 것이다.문병권 중랑구청장도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겠다.”면서 “주민들이 찬성하면 용역발주 등에 착수할 것”이라고 호응했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2단계 민간자본사업.순환 회전차와 모노레일,삭도 등 놀이시설을 설치하고 체육센터,청소년수련시설,학습관,전망대 등을 꾸며 추모공원을 겸한 도심속 테마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망우묘지공원 인근에 서울시가 대규모로 소풍공원을 조성키로 한 데다 망우공원 안에 한용운·방정환 선생 등의 묘역이 있어 역사문화박물관 등의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망우묘지공원은 지난 1933년 조성돼 53만 3000평에 1만 7980기의 분묘가 안장돼 있다.1973년 만장이 된 이후 현재는 추가 안장이 없으며 연평균 70여기,이장(移葬)이 많은 윤년에는 500여기가 이장되고 있어 묘역기능을 점차 잃고 있는 상태다. 조덕현기자 hyoun@
  • [2003 여성문화](3) 직장 떠나 집으로....그러나 아이 키우며 ‘일’로도 성공 꿈꾼다

    흔히 여성의 직장생활을 ‘자아실현’이라 말한다.‘자아실현’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평생 해야할 일이지만 여성에게 사용될 때에는 때때로 몰이해와 비아냥이 묻어난다.“저 자아실현하자고,아이는 내 팽개쳐 두고…”.그래서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독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기저귀만 떼면…’‘어린이 집만 가면…’육아로부터 한 숨 돌릴 것이라고 믿으면서 꿋꿋이 어려움을 이겨냈던 여성들은 오히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직장을 떠나기도 한다.“직장가진 엄마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직장을 떠나는 여성들,집으로 돌아가는 여성들.직장을 떠나도 일에 대한 열정만은 숨길 수가 없다.그래서 비정규직이거나,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일’이 뭐길래.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찾다가 결국 15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는 강은영(39·서울 강남구 역삼동)씨는 ‘이젠,아줌마로서의 생활도 괜찮다.’고 말했다.그러나 지난 1년간,“선·후배들은 어려워도 견디고,이겨나가는 직장을 나만 떠나야 했던 것에 대해 패배감을 느꼈다.아이들을 핑계삼아도 나는 경쟁에서 탈락했다는 생각에 몸은 편해졌어도 마음이 한동안 편치 않았다.”고 한다. 이젠 그 스트레스에 짓눌리던 직장생활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얼마전부터 그는 일을 찾고 있다.“꼭 돈을 벌어야 할 절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일’은 하고 싶다.정규직으로 하루종일 직장에 묶여 있는 것은 싫지만 평생 이렇게 ‘빈둥빈둥’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출신의 추은희(32·서울 송파구 풍납동)씨는 아직도 병원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5살난 아이가 며칠간의 밤샘 간호 끝에 정신이 돌아오던 순간을 생각하면….”임신중에도 3교대 밤근무를 했고,한달에 9번이나 밤샘근무를 해야 하는 간호사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성취감을 주는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추씨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직장을 떠났다.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행복하지만 41개월된 아이가 조금만 더 자라면 언제든 일터로 돌아갈 생각이다.더욱이 신경외과 의사인 남편과는 ‘병원용어’로 대화를 많이 하는데 “이렇게 있다가는 5년후쯤엔 남편과 대화도 나눌 수 없을만큼 ‘병원용어’를 다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나,고민된다.” ●일은 좋지만 묶이는 것은 싫다 직장여성은 직장생활의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편안하게 사는 또다른 삶’을 꿈꾼다.절대빈곤층이 아닌 여성들의 경우 그 꿈은 더욱 많은 갈등으로 연결된다.오죽하면 한 직장여성은 “차라리,차라리 내가 반드시 돈을 벌어야만 할 상황이라면 잡념없이 일할 수 있겠다.”라고 말했을까. 구하기 어렵다는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성들.물론 그들도 쉽게 직장을 떠난 것은 아니다.남성들이 일의 가치를 삶의 첫번째 자리에 올려놓고 승부하듯 여성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기때문이다.더욱이 30∼40대 직장여성에게 직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일하는 것은 당연하고,대학교육으로 키운 능력을 사장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의미까지 이미 학습됐다.더욱이 이 ‘험난한 정글’에서 살아남은 터,지난 날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사처럼’살아온 이들도 결정적으로 약해지는 때가 있다.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는 순간,일과 자아실현,사회적 책무는 모두 사라지고 만다.어머니로서의 임무를 소홀했다는 자책,그것은 일순간 모든 것의 의미를 퇴색시키게 마련이다. 대우공채 2기로 입사, 수출파트에서 일했던 김은희(39·서울 동작구 사당5동)씨는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유산위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직장을 떠났다.경력 8년 만에 직장생활을 접었다.“유난히 일을 좋아했고,강박적으로 일에 매진했다.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갑자기 결혼했고,임신·유산의 위험 등 걷잡을 수 없도록 내몰리면서 사표를 냈다.인정받았던 직장인이었지만 하루아침에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고,갈 곳도 없는 쓸모없는 인간으로 버려진듯 한동안 우울했다.” 현재 9살·7살난 두 아이의 어머니로 집안일에도 전문가가 됐다는 그는 3년간 전업주부 생활을 했지만,그후 6년은 아르바이트와 재택근무 등 꾸준히 일을 해왔다.현재는 사당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아이들의 ‘발표력 교실’을 기획,운영해 오고 있다. “일은 얼마든지 있지만 저녁 때 아이들만 놔두고 나가는 것이 싫어서 일을 늘리지 않는다.내 모든 스케줄은 오후 4시30분이면 끝난다.”김씨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친정어머니로 인해 남의 손에서 자라 자신의 아이에게만은 ‘엄마의 부재’를 경험하게 하고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도 ‘일’의 중요성만은 잊지 않았다.“수입에 관계없이 살아있는 한 일할 것이다.아마 이렇게 일하지 않았더라면 즐겁게 집안일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입주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를 키웠다는 박경아(39·서울 송파구 가락동)씨는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던 4년전,전업주부가 됐다.“바빴기때문에 아이의 알림장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수행평가제 도입 등 달라진 교육현실은 취업모의 아이들에겐 상대적으로 불리했다.”직장을 그만두면서 둘째를 낳았다는 박 씨는 “큰애의 학습습관을 바로잡을 수도 있었고,큰애 때는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부모로서의 행복감에도 흠뻑 젖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씨의 행복에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풀 타임으로 묶이지는 않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부동산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한다.“새로운 경제상황에서 돈에 대한 개념이 달라졌다.바쁘지않으니 신문을 샅샅이 훑어보고 세상돌아가는 것을 읽고 변화에 부응하는 경제 마인드를 갖게 되면서 솔직히 직장생활하는 것보다 수입이 낫다.” 남편의 반대에 부딪혀 전업주부가 돼야만 했다는 유준희(35·경기 구리시 토평동)씨는 아이에게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새로운 관심분야를 키워 영어교육전문가가 됐다.오후에 한 두시간 영어를 가르치고,주말에는 유명영어학원의 교재를 집필했다.유씨는 “아이들에게 이유식도 열심히 해먹였고,놀이터에서 노는 게 아직도 내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또 집안도 반들반들 윤기 내며 살아왔다.그러나 평생 자상한 엄마가 되느냐,성공한 여성이 되느냐는 문제는 아직도 내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9시부터 시작되는 정규직은 싫다는 그는 ‘가정을포기하고’ 직장을 갖고 싶지는 않지만 일에는 더욱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7살·3살난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적극적으로 일하려고 지금도 남편을 설득하고 있어요.” ●비정규직,아이 돌보며 일하기엔 좋다? 여성들이 육아를 위해 직장을 떠나는 전형적인 ‘M자 곡선’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흔한 일이다.후진국형으로 불리는 여성들의 고용은 사회·국가적인 지원으로 달라져야 할 ‘과제’다. 대학은 졸업했지만 살림에 파묻혔다가 일하고 싶어 둘러보니 ‘허드렛일’밖에 할 게 없더라고 여성들은 푸념한다.“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은 40대 전업주부들에겐 또다른 회의를 가져다 준다. 이 직접 키우면서 일하느라 정규직을 갖지 못했다는 서미경(39)씨는 “안정된 일에 진입하지 못한 채 나는 늘 주변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아이 내 손으로 키우면서 행복했지만,내 일을 생각하면 씁쓸하다.비애감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몰입해서 경력을 쌓지않아 일을 늘 해왔음에도 ‘언제나 제 자리’라는 그는 영어와 일어 번역을 할정도이고,남편직장관계로 3년간 일본에 머물면서 호텔전문학교를 다니기도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직장을 가질 수는 없었다.“여성들이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처음부터 가정에 안주한다면 언제나 주변부로 밀리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균관대 박의경 연구교수는 “우리 사회처럼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곳도 없다.그러나 여기에 또한 남성중심적 사회의 비수가 숨어 있다.모성에 대한 강조에는 여성을 사적 영역에 제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지적한다.어머니를 말할 때 따라붙는 ‘숭고한 희생’이란,‘어머니는 희생해야 한다'는 말이자,‘어머니가 자기 것을 챙기면 어머니가 아니기에 존경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라 지적했다. ●직장여성,독한 여자라고? 교보증권 홍보팀장 추은영(36)씨는 쌍둥이 아들들을 대전의 친정 어머니에게 맡겨 키우고 있다.아이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일도 가슴아프고,친정 어머니를 힘들 게 하는 것도 죄송하지만 정작 가장 괴로운 것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아이를 떼놓고사느냐.”고 묻는 사람들의 말이다.“그런 말 들을 때마다 상처를 받는다.‘독하다’고 말하기도 한다.악의없이 하는 말이겠지만 ‘정말 내가 독한가 잘못하는 것일까’하는 회의에 빠져든다.추 팀장은 “왜 똑같이 하는 직장생활도 남성이 하면 가족부양,여성이 하면 자아실현이 되느냐.”고 물었다. 법과 제도적으로는 남녀평등이 이뤄졌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가부장적인 직장문화,육아와 가사책임은 여성의 몫이란 인식은 일하는 여성들을 지치게 한다.‘의무’만 있을 뿐,‘권리’는 없는 존재인 자신에 대해 측은함이 느껴지고 우울해진다는 여성도 있다. 한 여성공무원은 “내 몸도 돌보지 못하고,내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허겁지겁 살아 간다.그러나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만성피로에 지친 몸은 골병이 들었다.”고 말했다.더욱이 경제적인 측면은 쏙 빠지고 비하되는 여성의 직장생활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맞벌이 안하면 집 한채 마련하기 어려운 세상 아니냐.” 여성들은 ‘일’을원한다.때로 육아를 위해 ‘일’을 떠나도,어떤 형태로든 일로 돌아온다.더이상 모성애냐,자아실현이냐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허남주 기자 hhj@
  • 여중생 사망 1주기 / 촛불시위 이끈 사람들

    “대장암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링거를 꽂고라도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밝힐 겁니다.” ‘광화문 할아버지’로 불리며 지난 1년간 촛불시위 현장을 지켜 왔던 이관복(71)씨.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촛불을 들었던 이씨에게 13일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갑작스레 대장암 진단을 받고 지난 2일 서울 보훈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으면서도 생사의 기로에 선 운명보다 1주기 추모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안타까움에 더 가슴이 아팠을 정도다. 이씨는 “거리를 지나는 동년배 노인들이 ‘빨갱이’라며 손가락질하기도 했지만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앞에 너나 할 것 없이 앞장섰던 국민들이 너무도 자랑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여중생 범대위측에 매달 후원금 50만원을 지원해온 의사 안병선(52·여)씨는 13일 병원문을 일찍 닫고 광화문으로 달려갈 작정이다.그는 “지난해 연말 촛불시위를 한 뒤 범대위가 6000여만원의 빚을 졌다는 말을 듣고 너무 안쓰러워 작은 성의를 보태고 있다.”면서 “촛불의 힘이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훈련소로 향하던 미군탱크를 온몸으로 막은 이후 ‘장갑차 언니’로 불리는 김지은(26·여)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또다시 울먹였다.김씨는 “사건이 터진 지 두어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주민들에게 사전공지도 하지 않은 채 또다시 탱크를 몰고 훈련을 하러 가는 미군을 보고 화가 났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꿈인 신한얼(10·경기 남양주 진건초 3)군은 촛불시위 때마다 연단에서 당찬 연설을 하는 바람에 집회 참가자 사이에 ‘유명인사’가 됐다.신군의 아버지 영철(45)씨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느라 피곤해서 쉬려고 하면 한얼이가 차비 3000원만 주면 혼자라도 갔다 오겠다고 졸라대곤 했다.”면서 “기성세대가 풀지 못한 숙제를 아들 세대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으로 170여차례 집회에 아들 손을 잡고 나섰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중랑구 보건분소 한방과 운영

    중랑구(구청장 문병권)가 보건소 분소에 침,뜸,부항,레이저 치료 등 한방진료가 가능한 한방과를 운영,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는 면목동·망우동 지역 주민들이 구청에 있는 보건소까지 오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4월23일 면목3동 신축청사에 한방과를 포함한 내과,모성실,임상병리실,보건교육실 등을 갖춘 보건분소를 개설했다. 면목3동 498의 3 면목3동 복합청사2,3층을 사용하고 있는 보건분소는 186평 규모다.의사·한의사·임상병리사 각각 1명,간호사 3명,공익요원 3명이 근무하고 있다. 하루 평균 120여명이 분소를 이용,중랑구 보건소 이용 인구인 250명의 절반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한방과에 맥진기,스트레스 진단기 등을 갖추고 침,부항,뜸,레이저 치료 등 한방진료를 해줘 노령층의 이용이 많다.첨단 초음파 진단기와 임상병리기기를 활용한 각종 검진과 비만도 측정기,러닝머신 등을 설치해 체질에 맞는 운동요법도 제시해 주고 있다. 조덕현기자 hyoun@
  • [메트로 인사이드] 주민委 위상 ‘동장 뺨치네’

    주민들이 추천,동장이 위촉한 ‘동네 유지’들로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가 동(洞) 기능이 축소되면서 일선 행정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주민참여가 일선 행정에 다양한 형태로 반영되면서 자치위원회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치구들은 최근 연찬회와 워크숍 등을 잇따라 열어 자치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고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치위원회의 경우,권한 밖의 일로 동장과 자주 마찰을 빚는 등 크고 작은 문제점이 노출돼 제도 보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행정과 주민 사이 가교 역할 동별로 최대 25명의 위원을 두고 있는 서울의 경우 자치구별로 300∼4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구의원은 당연직으로 참여하지만 위원장은 1년 임기로 위원들이 선출한다.이 기구는 동 행정 가운데 ▲주민의 자치활동 강화 ▲문화·복지·편익증진 ▲공동체 형성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결정한다.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관리 등 운영 전반을 맡아 동 및 자치구 행정에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한다. ●높아지는 위상 당초 위원회의 역할은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에 관한 자문 및 보조기능에 한정됐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대부분의 자치구는 ‘주민자치위원회 운영 조례안’을 개정,위원회에 ‘의결권’을 부여했다.이로 인해 종전 동장의 권한이던 주민자치센터의 시설 사용료나 수강료 징수,이에 대한 집행권을 갖게 됐다.한마디로 동장과 별차이 없는 위상이다.일선 동 행정의 무게 중심이 주민자치센터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 참여 기회 더 늘려야 합의 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위원회 출범 당시는 순수 자문,보조기구였으나 최근 의결권까지 확보하면서 위원 상호간 또는 동장,구청간에 마찰이 잦다.일부에서는 주민자치센터의 기능 확대로 위원회가 더 활성화되면 ‘의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원 대부분이 직능단체 대표나 지역 유력인사들로 구성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자칫 직능단체나 개인의 이익에 따라 위원회가 운영되거나,개인의 ‘감투 욕구’를 채워주는 기구로 전락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광진구의 한 관계자는 “자치위원회가 제한적 의결권을 가진 무보수 봉사조직인 만큼,지역유지 중심이 아닌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방법 등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 기자 yidonggu@
  • 보건소 진료 ‘병원급 업그레이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최근 시내 자치구 보건소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일반 병·의원 못잖은 사업을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다. 용산구(구청장 박장규) 보건소가 주민들을 위해 한의사들과 손을 맞잡았다.서로 상대방의 영역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동·서 의학’의 의료진이 한 배를 탄 셈이다.구는 관내 한의사회로부터 40여명의 인력을 지원받아 다음달 1일부터 홀로 사는 노인과 저소득 가구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진료봉사를 실시한다. 진찰은 물론 침,뜸,부항 등 한방진료를 무료로 해주고 값비싼 보약을 제외한 한약도 처방해준다.24만 구민 가운데 비교적 노인층이 많은 점을 감안,이들의 건강유지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의학정보 영상 시스템’ 시범운영을 마치고 9일 원스톱 서비스에 들어갔다.보건소에 한 대 3억원짜리 첨단장비를 갖추고 진료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X선 촬영으로 생긴 필름 대신 영상을 컴퓨터에 저장,진료 뒤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들고다녀야 하는 불편을 없앴다.또 그동안 의료진이 진료 소견을 손으로 써넣음으로써 의료기관,각종 보험회사 등 다른 기관에서 진단서의 허위기재 여부를 둘러싸고 간혹 빚어지곤 했던 부작용도 말끔히 털어내는 등 효과가 그만이다.주민들의 입장에서는 X선을 촬영한 뒤 최소한 5일이나 기다려야 했던 불편이 사라졌다. 송한수기자 onekor@
  • “핵폐기장 제발 우리고장으로”

    산업자원부가 건설하려는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을 유치하려는 자치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산자부가 최근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유치지역에 모두 2조 1000억원을 투자해 각종 지역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 자치단체들이 시설유치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미 후보지로 선정된 전북 고창,전남 영광,경북 울진·영덕 등 4개 지역에서도 유치찬성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유치에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적극 나서고 있는 전남 장흥군,전북 부안군 위도면,군산시 옥도면 비안도 외에 경북 봉화군과 충남 보령시 등도 유치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흥군은 군의회에서 지난 4월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유치를 결의했고 부안군 위도면 주민들은 군의회에 청원서를 제출했다.군산시 비안도 주민들도 적극적인 유치의사를 밝혔다. 경북 봉화와 충남 보령주민들도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산자부에 유치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고창군발전협의회 100여명도 14개 읍·면을 순회하며 시설 유치 홍보를 할 계획이다. 경북 울진과 영덕군에서도 무조건식의 반대열기가 수그러들고 지역별 유치위가 구성됐다. 이에 따라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유치신청 마감시한인 오는 7월15일까지는 전국에서 1곳 이상의 자치단체가 사업유치 신청서를 제출해 정부의 의도대로 경쟁을 통해 적지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산자부는 지난 4일 개최한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사업유치 관련 간담회에서 시설 설치 지역에는 3000억원의 지원금 외에 4500억∼7100억원 규모의 중앙정부 지원사업,4900억원의 지역개발사업 등을 포함해 2조 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앙정부는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유치지역에 주거환경개선사업,정보화마을 조성,재래시장기반시설,생활체육공원,문예회관,공공도서관,노후수도관개량사업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줄 방침이다. 지역개발사업으로는 테크노파크,산업단지,배후주거단지,관광·레저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 [임영숙 칼럼] 새만금 해법

    새만금 간척사업을 계속할 것인가 중단할 것인가.이 딜레마의 해법을 찾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새만금 사업 중단을 촉구한 수경 스님,문규현 신부,김경일 교무,이희운 목사 등 성직자들의 8백리길 3보1배 행진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의 방식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할 만큼 아름답고 숙연했다.그러나 이 사업이 계속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위협적인 도전이었다. 한편 전라북도 공무원 노조가 3보1배 행진이 끝나자마자 “새만금 사업이 또다시 표류하거나 중단되면 전북도민과 함께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겠다.”면서 사업 조기완공을 위해 모두 사표를 내고 대 정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나선 것은 경악스럽다.공무원들의 이런 행동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불법행위지만 전라북도의 염원이 무엇인지는 읽혀진다. 이같은 양비론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만큼 새만금 문제는 복잡하다.식량안보 차원에서 농지가 필요하다는 새만금 추진론과,식량이 남아 도는 상황에서 농지보다는 개펄의 생태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새만금 반대론의 논리적 타당성을 지금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오히려 새만금 추진과정을 되짚어 보는 것이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싶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정치적 판단으로 시작됐고 진행돼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태우 후보가 전북도민의 소외감을 달래기 위한 공약을 발표하면서 부터 새만금 문제는 시작됐다.전두환 대통령 당시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기된 사업이 정치논리로 되살아난 것이어서 노태우 대통령 취임 이후 예산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그러나 1991년 당시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새만금 사업 추진을 촉구했고 여야합의로 추경예산이 편성됐다.이어 199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영삼·김대중·정주영 후보 모두 새만금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공약했다.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김대중·이회창·이인제 후보가 이곳을 공업단지 등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새만금 사업은 농지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낙후된 전북지역에 대한 정치적 보상으로 추진된 것이다.정치적 판단은 흔히 미래의 가치보다는 현실의 이익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새만금 사업 역시 생태환경 보존이라는 미래 가치보다는 선거에서 전북지역 유권자의 표를 얻는다는 현실 이익을 바탕으로 해서 진행돼 온 셈이다.그러나 새만금 사업이 시작된 16년전과 달리 이제는 생태환경 보존 역시 급박한 현실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는 방식으로는 이 문제를 풀어 낼 수 없다.새만금 사업에 찬성하는 사람이든 반대하는 사람이든 자기만 옳다고 주장해서는 영원한 평행선만 그을 뿐이다.모든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털어내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나만을 위한 최선’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참여정부 역시 이 문제 해결의 첫단추를 잘못 끼우고 있는 듯해서 우려스럽다.노무현 대통령이 새만금문제 해결을 위해 지시한 신구상기획단은 아직도 구성되지 않았고 정부 부처간 혼선도 심각하다.농림부와 전북도는 사업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은 3보1배 행진에 참가했디. 조정역할을 해야 할 정책 담당자들마저 극한 대립을 하는 듯한 양상이다.신구상기획단은 모든 관계당사자들이 참여해서 열린 토론과 결론을 이끌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미리 그 성격을 규정하고 불참 의사를 비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개펄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전북 주민들의 지역 개발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안을 찾는 것이 새만금 해법이다.새만금에 투입되는 예산을 전북에서 빼앗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 아래,국가 차원·인류 차원에서도 유용한 프로젝트로 새만금 사업내용을 바꾸어가는 발상의 전환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환경의 날 아침에 생각해 본다. 미디어연구소장y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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