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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 그땐 그랬지(3) 여비서에 미쳐 우물에 빠져 죽은 사장님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33. 그땐 그랬지(3) 여비서에 미쳐 우물에 빠져 죽은 사장님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독자들의 성원 속에 연재되고 있는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은 1960~70년대 독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생활 속의 사건 기사들을 모아 <그땐 그랬지>라는 코너로 소개합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사건 소품 기사들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부 표현은 요즘 상황에 맞게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33.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그땐 그랬지(3) 여비서에 미쳐 우물에 빠져 죽은 사장님 벗었을 때만 드는 도둑, 보고도 못잡아 부산의 한 주택가에 ‘괴도 루팡’을 능가하는 교묘한 도둑이 판쳐 주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 도둑은 초저녁 때 주부들이 목욕하는 틈을 이용해 물건을 훔쳐내가고 있다고. 21일 저녁 8시 30분 강모(38) 여인이 목욕을 하려는 찰나에 때마침 도둑이 침입, 라디오·선풍기 등을 유유히 들고 나갔는데, 강 여인은 알몸 상태였기 때문에 소리 한마디 못 질렀다고. 그런데 이 도둑은 길 옆 창문을 통해 집주인이 목욕을 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침입하기 때문에 이젠 목욕조차 못하게 됐다고 주민들의 푸념이 대단. -1971년 8월 8일자 ▒▒▒▒▒▒▒▒▒▒▒▒▒▒▒▒▒▒▒▒ 여비서에 미쳐 우물에 빠져 죽은 사장님 얼마 전 서울 용산경찰서에 회사 사장의 여비서가 살인방조 혐의로 붙잡혀 와 쇠고랑을 찰뻔 했는데…. 50대 순정파 사장이 여비서에 반해 구애를 하다 결국 황천길로 가고 말았던 것. 여비서에 홀딱 빠져있던 사장이 갖은 달콤한 말로 애정을 구걸했지만 여비서는 냉담하기만 했는데. 사장은 여비서를 유원지로 데리고 가 마지막 설득 작전을 펴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그럼 나 죽어버리고 말겠어”라며 우물 속으로 들어갔다. 단지 여비서의 반응을 보려고 했을 뿐인데 그만 차가운 물에 심장 쇼크를 일으켜 진짜로 사망하고 말았던 것. 결국 의사의 진단으로 여비서의 누명은 벗었는데 “왜 우물에 뛰어드는 사람을 잡지 않았느냐”는 경찰 질문에 “나를 정복하기 위한 쇼를 부리는 줄 알고 가만 있었다”고 진술. -1971년 6월 13일자 ▒▒▒▒▒▒▒▒▒▒▒▒▒▒▒▒▒▒▒▒ 폭음탄에 아가씨 속옷 몽땅 타버려…중학생들 장난에 자칫 알몸 보일 뻔 부산 서부경찰서는 4일 중학생 김모(14)군을 즉심에 회부. 김군은 추석날인 3일 서구의 한 도로에서 친구들과 폭음탄 놀이를 하다 박모(22)양이 지나가자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박양에게 폭음탄을 던졌는데 그만 박양의 원피스에 불이 붙어 속옷까지 홀랑 태워버린 것. 박양은 직접 김군을 붙잡아 경찰서에 데려왔는데, “다 큰 처녀의 신세를 망치려 하다니”라면서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 -1971년 10월 17일자 ▒▒▒▒▒▒▒▒▒▒▒▒▒▒▒▒▒▒▒▒ 술 한방울 못한다던 새 사위가 부산 영도에 사는 김모씨(31)는 평소 술을 한 방울도 못 마신다는 점이 색시와 장인·장모의 눈에 들어 한달 전 결혼을 했는데…. 그런데 며칠 전 처가에 가는 길에 김씨는 주당의 본색을 드러내 친구들과 진탕 두들겨 마시고 한밤중에 흐느적거리며 처가에 들어섰다. 이를 본 장인·장모는 깜빡 속은 것에 분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난 사위를 위해 밥상을 차렸는데, 잠깐 변소에 다녀온다고 나간 사위가 몇십분이 지나도록 감감 무소식. 결국 변소엘 가 보았는데 김씨는 발을 변소에 빠뜨린 채 세상 모르고 자고 있더라고. 기가 막힌 장인·장모는 변 냄새나는 사위를 끌어내다 목욕까지 시켜 방에 뉘어 놓고 밤새 한숨만 쉬었다고. “결혼을 무르자고 할 수도 없고 우짜면 좋노?” -1970년 9월 27일자 ▒▒▒▒▒▒▒▒▒▒▒▒▒▒▒▒▒▒▒▒ 폭처 시하에 벌벌떨던 남편 고소 며칠전 부산에 사는 안모(40)씨는 “호랑이 같은 마누라를 처벌해 달라”는 색다른 고소장을 경찰에 냈다. 안씨는 지난해 봄 키 175cm, 몸무게 70kg의 여장부 이모(30) 여인과 재혼을 했는데 이 여인은 걸핏하면 남편과 전처의 자식들을 두들겨 패 온 집안이 불안과 공포에 싸여 떨고 있다는 것. “이건 엄처시하가 아니라 폭처시하군” 경찰관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1970년 9월 20일자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정종섭 “주민·자동차세 인상안 철회 검토”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1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주민세·자동차세를 올리는 지방세법 개정안 철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안을 철회할 의사가 없느냐”는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서다. 앞서 정 장관은 “주민세·자동차세 정책과 관련해 오해가 있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날 안행위에서는 야당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뿐만 아니라 조원진 여당 간사까지 정 장관의 ‘말 바꾸기’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은 지자체가 노력하고 국회에서도 합의가 돼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을 둘러싸고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열람기록 국회 제출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정청래·임수경 새정치연합 의원이 ‘이 전 대통령 측이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한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정 장관은 “국가기록원에 그것을 지시할 법적 근거가 없고 국가기록원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고 답했다. 여야는 몇 차례 의사진행발언을 주고받은 후, 양당 간사가 협의를 거쳐 이 전 대통령 측의 대통령기록물 열람 내역을 국회에 제출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017년까지 전체 직원의 50%에 달하는 현역 군인 비율을 30%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방산업체에서 활동하는 예비역 군인들과 방사청 내 현역군인들의 ‘비리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다. 방사청은 전체 직원 1600여명 가운데 5대5인 공무원과 군인 비율을 7대3으로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문민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전체 직원 1600여명 가운데 공무원을 약 300명 증원하고 현역 군인은 약 300명 감축할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원전 선진국에서 배운다] “원전 자료 年1만건 보고… 철저한 정보 공개로 주민신뢰 쌓아”

    [원전 선진국에서 배운다] “원전 자료 年1만건 보고… 철저한 정보 공개로 주민신뢰 쌓아”

    “어? 월성 1호기랑 쌍둥이네.” 캐나다 동부의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 포인트 레프로를 본 첫인상이다. 우리나라 월성 원전을 꼭 빼닮은 둥근 머리의 은회색 빛 원기둥 모양의 포인트 레프로 원전은 영하 25도의 추위 속에 쉴 새 없이 내리는 흰 눈을 담담히 맞고 있었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의 모델이 된 중수로 원전이다. 원전을 운영하는 중앙관제실에는 24시간 3교대 근무 중인 5명의 직원(전체 100여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캐나다 뉴브른스윅주 세인트존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40㎞ 남짓 달리면 나오는 이 원전은 뉴브른스윅주 소비전력의 약 25%를 생산하고 있다. 원전 주변 20㎞ 안에는 50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설계수명 30년을 다한 포인트 레프로 원전은 2012년 설비 개선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운전 승인을 받아 현재 전력 생산을 재개한 상태다. 재가동 전에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지역주민 80%는 원전 재가동에 찬성표를 던졌다. 일부 반핵 단체들이 시위를 벌였지만 대다수 주민의 뜻은 공고했다. 반면 캐나다 원전설비부품공급업체 캔두 에너지사에서 똑같이 만든 가압중수로(CANDO) 월성 1호기는 30년의 설계수명을 다했지만 6년째 재인가를 받지 못하고 2012년 가동을 멈춘 채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 오는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심사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반대와 극한 찬반 갈등 속에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지역주민 대표이자 지역소방관 총책임자인 웨인 폴락은 원전 재가동에 대해 “주민 대부분이 원전에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원전 측이 주민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려고 하고 교육은 물론 지역 주민들을 상당수 채용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레프로 원전 인근 세인트 앤드루스 지역에서 35년째 살고 있는 실비아 험프리스 뉴브른스윅 지역노인회 대표는 “주민들이 꼬치꼬치 캐물어도 원전은 모든 정보를 정확히 사실 그대로, 감추지 않고 제공해주고 있다”며 “주기적으로 관련 내용을 갱신해서 알려주니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원전 측에 따르면 원전 조합원 850명 가운데 80%가량이 지역주민들이다. 험프리스 대표는 원전 유치나 계속 운전을 찬성해주는 대가로 주는 경제적 지원(금전적 보상)에 대해 “전혀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마이너스될 게 없는데 지역주민들에게 특별하게 대해줄 필요가 없고 오히려 원전 주위에 있다 보니 저렴한 전력 공급 혜택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탠 촙티아니 세인트 앤드루스 시장은 “원전은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근로자를 채용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와 추가 원전 유치에 대해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하나도 없는 만큼 예산이나 타당성을 보고 가장 적합한 에너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온타리오주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데는 원전이 알맞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 내 원전 반대 기류에 대해 “시민들에게 항상 투명하게 감춤 없이 밝히고(very-direct, very-open) 정직한 의사소통을 늘 유지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원전 측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지역 대표들을 초청해 대화를 나누고 웹사이트 등을 통해 아주 사소한 사고까지 자료로 만들어 공개하는가 하면 수시로 학교나 주민들을 찾아 교육 활동을 벌였다. 폴 탐슨 발전소 최고전략책임자는 “단순히 빙판에 미끄러진 것도 보고할 정도로 자체 내 1년에 1만개씩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고 계획적으로 2년에 한 번씩 원전 가동을 중단·관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2009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년 반 만에 600건 이상의 산업재해가 보고되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월성 1호기 산재 건수는 2010~2014년 5년간 고장으로 인해 정지된 2건만 집계됐다. 원전 4개를 보유한 클라링턴 시의 안드리안 포스터 시장은 “우려와 달리 원전이 들어서면서 경제활성화가 이뤄졌고 부동산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은 캐나다 못지않게 셰일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미국 시민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원자력에너지협회(NEI)가 지난해 10월 미국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61%가 안전하다고 답했고 82%가 무탄소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원했다. 수명 연장을 통한 원전 재가동에도 무려 83%가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미국이 세계 원전시장에서 1위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78%에 달했다. NEI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해 신뢰를 쌓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무엇을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만큼 교육과 함께 비협조자들에게도 소통의 장을 만들어 질문을 받아주고 원전의 안전성과 이점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월성 1호기의 재정비를 맡고 있는 캔두에너지는 839일에 거쳐 수명연장작업을 완성한 월성 1호기의 안전성에 대해 거듭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1990년대 3년간 한국에 거주하며 기술이사직으로 월성 1~4호기의 개발에 참여했던 제리 합우드 부사장은 “원자로와 압력관을 대부분 교체한 월성 원전은 신제품과 같다”면서 “캔두 원자로는 디자인 설계상 60년까지 운영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캔두 측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캔두 원자로의 핵심인 12개 연료다발 380개 연료채널을 교체하고 760개 연료공급관을 교체했다. 합우드 부사장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사이버 해킹과 원전 폭파 위협과 관련, “원자로 제어용 전산기는 캔두 기계어로 돼 있어 원격조정으로 원자로의 운행 침투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원인이 된 냉각수 공급은 연료관, 감속제, 콘크리트 외부 등 3중 구조로 물이 채워져 있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피대상으로 꼽히는 사용후 핵연료는 4개의 경수로에서 사용된 연료를 캔두 중수로 원자로에서 재활용하면 5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인트존(캐나다)·워싱턴(미국)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책 혼선 최소화”… 교육·사회·문화 ‘컨트롤타워’ 시동

    황우여 사회부총리 주재로 교육·사회·문화 정책을 조정하는 관계장관회의가 매달 열린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번복 등 굵직한 정부 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오는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는 ‘정책 컨트롤타워가 없다’<서울신문 1월 31일자 1·3면> 는 등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관계 부처들이 협업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10일 ‘교육·사회 및 문화 관계장관회의 규정(대통령령)’ 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시행된다고 밝혔다. 첫 회의는 13일 열린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교육·사회·문화의 주요 정책을 황 부총리가 종합적인 관점에서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다. 또 매달 넷째 주 정례회의와 함께 수시회의도 격주로 열릴 예정이다. 회의에는 황 부총리를 의장으로 기획재정부·미래창조과학부·행정자치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환경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등 9개 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한다. 기재부는 사회 정책에 필요한 예산에 대해 조율하고, 미래부는 연구개발(R&D)과 관련한 인적 자원 정책 등에 대해 함께 뜻을 모을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회부총리 임명 이후 사회 관련 굵직한 정책들이 관계 부처들과 조율되지 않은 채 추진됐던 게 사실”이라며 “사회 정책 추진에서 발생할 부처 간 갈등과 예산, 일정 등을 조율해 혼선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계장관회의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성과를 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요 사회 정책을 각 부처 장관들이 사전에 의사소통을 하고 협력하는 일은 바람직하지만, 부처 간 충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부총리에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실어 줘야 정책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다”면서 “협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들이 실무진까지 전달되는 구체적인 통로를 미리 만들어 놓지 않으면 장관들의 모임 정도로만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우크라 내전 격화… 올랑드·메르켈, 푸틴 만난다

    우크라 내전 격화… 올랑드·메르켈, 푸틴 만난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또다시 충돌해 전운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한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연두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메르켈 총리가 함께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를, 이튿날인 6일에는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 정상은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따라 만나 최근 악화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서방 주도의 러시아 경제제재가 이미 실패했다고 평가하며,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존이란 전제 아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협정 초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프랑스와 독일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공급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럽연합(EU)은 이 같은 프랑스와 독일 정상의 움직임을 즉각 지지하고 나섰고, 러시아도 3국 정상의 모스크바 회담 계획을 확인했다. 이 같은 방문 계획은 이날 오전 먼저 키예프에 도착해 1640만 달러(약 179억원)의 자금 지원 의사를 밝힌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행보와 겹쳐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약 3억 달러어치(약 3272억원)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케리 장관은 프랑스, 독일 정상과는 회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에 반대했던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경우 러시아와 대리전에 들어가 유럽의 동맹국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편 CNN은 4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이날 오후 도네츠크 키로프 거리의 병원에 정부군 측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우르간 미사일이 수차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 포격으로 환자들 가운데 5명 이상이 숨지고 20명 가까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의 CBC방송도 현지 통신을 인용, “6~7차례의 포격으로 도네츠크 서부의 유치원 5곳과 학교 6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반군 측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이를 정부군의 보복성 공격이라 비난하며 주민 총동원령을 내려 군 병력을 10만명까지 증강하겠다고 밝혀 사태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친러 반군이 지난달 정부군 장악 지역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로켓으로 공격해 민간인 30명이 숨지는 등 최근 3주간 양측의 교전으로 최소 22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슈&논쟁]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이슈&논쟁]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폐철로를 공원으로 만든 하이라인파크를 보고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남대문시장 상인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교통 체증과 지역 상권 침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29일 박 시장은 “정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서울역 고가를 전면 철거하기보다는 쉬고 거닐 수 있는 공간으로 재생하겠다”며 “17개 보행로를 만들어 명동, 남산, 서울역이 연결되는 도보 관광 시대를 열겠다”고 사업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우회도로 건설 등을 요구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서울 도심 개발의 핫이슈가 된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어 봤다. [贊]조경민 사단법인 공공네트워크 소장 “사람이 걸어야 길이 산다…도시 슬럼화 주범은 고가” 길이 주목받고 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압구정 가로수길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길들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상업적 성공을 넘어 지역의 랜드마크마저 바꾸고 있다. 지자체들은 앞다퉈 길의 브랜드화에 골몰하고 있다. 길이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성장과 속도를 중심으로 변모해 온 산업화시대에서 도로가 넓어지고 높아지고 복잡해지는 동안 도시는 끊임없이 단절돼 왔다. 다시 말해 조금 더 많은 차가 조금 더 빨리 달리는 동안 사람들은 조금씩 고립돼 온 셈이다. 무한 경쟁의 속도와 성장에 숨이 막힌 도시민들은 탈출구를 찾아 산으로, 들로 나가 걷기 시작했으며 일단의 사람들은 도시 안에서 해법을 찾기 시작했고 발 빠른 자본은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내놓았다. ‘걷는 것’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걷는 길은 또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관계망을 바꾸기 시작했다. 대중교통전용거리로 바뀐 신촌에 거리음악가들이 늘어나고 피해 다니기 바빴던 좁은 보도를 넓혀 만든 벤치에 앉아 사람들은 책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 단골이 된 상가의 주인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학생이 제법 늘었고 한동안 사라졌던 주점들의 축제 후원 전통이 살아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변화다. 낭만 1번지로 불렸던 대학로가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없앤 이후 쇠락의 길을 면치 못한 것과 비교해 보면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러한 흐름 한복판으로 서울역 고가가 들어왔다. 1970년에 지었으니 올해로 만 45살이 된 고가가 논란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 첫 번째 키워드는 안전이다. 2006년 안전 D등급을 받고도 뾰족한 교통 대안이 없어 버스와 트럭을 못 다니게 하며 버텨 왔지만 2014년 1월 상판의 일부가 떨어져 내리는 사고 이후로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두 번째 키워드는 쇠락과 낙후로 요약된다. 외국인 방문 부동의 1위였던 남대문시장은 현재 4위로 밀려났고 명절 때면 단골로 등장하던 뉴스에서 사라졌다. 만리동 고개와 중림동, 서계동은 여전히 낙후돼 있으며 개발의 기대마저 접은 지 오래다. 아이러니하게도 차는 여전히 씽씽 달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조금 더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번호판 추적을 통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신세계백화점에서 공덕동 로터리까지 통행하는 차량의 60%는 단순 통과 차량이다. 그냥 지나치는 차량으로 도로는 더 막히고 매연은 늘어나며 쇼핑은 불편해지고 주거 환경은 더 악화된 셈이다. 문제는 또 있다. 고가 주변 환경은 후미지고 소음이 심각한 데다 노숙자까지 늘어나 인적이 줄고 주변 상권은 쇠락해 다니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하루 유동인구 30만명의 서울역 주변에서 섬처럼 고립돼 가는 서울역 고가. 변화의 출발점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쉬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나치는 길이 아니라 머물다 가는 길로 바꾸는 일이다. 차도를 줄이고 보도를 늘리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세계의 도시들에서 서울의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은 재도시화의 코앞에 와 있다.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은 하드웨어를 바꾸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어떻게 자극할 것인가에 대답하는 과정이다. 서울역 고가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변화의 열쇠는 시민과 주민이 쥐고 있다. 변화는 발전을 가져올 수 있지만 필연적으로 성장통을 동반한다. 지금의 불편을 참을 수 없다면 불안한 미래는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길 위에 놓여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걷고 싶은 고가, 가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서울을 상상해 본다. [反]정희창 서울 중구 의원 “주민 소통 없는 독단 사업…차량 우회하면 상권 침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역 고가 공원화 조성 사업인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사업 추진의 당위성과 여러 가지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체 교량 건설 등 지역 주민이 요구하고 있는 대책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1970년 건설된 서울역 고가는 서울 도심을 동서로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시설의 한 축이다. 45년간 중구, 용산구, 마포구와 남대문시장, 명동 등의 도심 지역을 연결하며 하루 5만대 이상의 차량이 통행하는 간선도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이처럼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도로를 끊으려 하면서 시민 및 지역 주민들과 사전 상의나 교감이 부족했던 점은 소통 전문가로 알려진 박 시장의 모습과는 전혀 맞지 않다. 최근에야 서울시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나와서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자주 만나서 논의를 하겠다며 설득 작업에 나선 모습이다. 그렇다고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따른 논란을 소통 부재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서울시가 벤치마킹하겠다는 뉴욕 하이라인파크와 서울역 고가는 여건 등 근본부터가 다르다. 하이라인파크는 20여년간 방치된 폐철길을 주민들의 의견으로 10여년에 걸쳐 완성했다. 반면 서울역 고가는 현재 철도로 단절돼 있는 동서를 잇는 기능을 하는 도로다. 이 때문에 기한을 정해 놓고 서둘러 추진하려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서울시의 발표 내용에 그동안 주민 설명회와 면담 등을 통해 요구된 사항이 일부 반영되긴 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대체 도로 건설 등 주된 요구 사항은 전혀 검토가 안 됐거나 서로 인식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함으로써 퇴계로 교통량이 줄어들면 퇴계로가 보행 친화적으로 바뀌어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될 것으로 여기지만 명동, 남대문시장 등 주변 지역 상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가도로를 대체 도로 없이 끊으면 많은 차량이 우회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사람이 줄고 상권은 침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역 상인들은 우려하고 있다. 가내수공업 공장과 소상공인의 생존권도 위협받게 될 것이다. 특히 현재 건설되고 있는 만리1·2, 공덕, 아현, 북아현 구역에 대한 2만 가구의 재개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교통량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2009년부터 고가도로 버스 통행이 제한됨에 따라 퇴계로와 인접한 회현역 근처의 상점들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고가가 하루빨리 신설되고 버스 노선이 이전처럼 정상화돼 상권도 다시 살아나길 기대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를 녹지공원으로 조성하면 도심 속 쉼터로 자리 잡아 관광명소가 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정작 인근 4만여명의 소상공인과 지역 주민의 생존권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는 외면한 정책 결정이다. 무엇보다 서울역 주변 여러 가지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이미 과거에 논의됐거나 현재 검토되고 있는 사항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 사업과 관계없이 당연히 추진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2012년 설계용역을 완료한 서울역 고가 대체 도로 건설을 선행해야 한다.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계획 등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먼저 약속하고 주민들과 협의 후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길 바란다. 지난달 23일 중구와 용산구, 마포구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역 고가 공원화 반대 3개구 주민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다.
  • [사설] 국가정책 혼선 조기 레임덕 부른다

    정부가 어제 내각과 청와대 간 정책 협의와 조율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말정산 논란과 건강보험료 개선 백지화 과정에서 노출된 정책 혼선과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거센 비판이 직접적인 신설 배경으로 보인다. 정책의 수립-집행-변경-발표 과정에서 조율과 조정을 거쳐 정책 성과의 극대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내각에서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 국무조정실장이, 청와대에서는 정책조정수석과 홍보수석, 경제수석이 고정 멤버로 나온다. 사안마다 주무 장관과 수석이 추가로 참석하는 ‘6+2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여러 부처가 관련돼 전체적 관점에서 점검이 필요한 정책이나 정책갈등 및 리스크가 예상돼 조율이 필요한 정책, 종합 점검이 필요한 국정 어젠다, 핵심 국정과제 및 개혁정책 등이 주요 안건이 된다고 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당정 또는 당청 협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내각과 청와대 간의 정책조율 이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정책 혼선에 대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하는 것은 일단 바람직한 모양새다. 최근 열흘 남짓 연말정산 관련 소득세법과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안, 건강보험료 개편안 등 국가 재정과 관련한 주요 정책들을 백지화하거나 급히 바꾸는 등 조령모개식 정책 형태가 국민의 우려를 자아낸 것도 사실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처음으로 30% 밑으로 추락한 것도 이런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정책조정협의회가 국민 여론 무마용의 역할에 그치고 과거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당·정·청 간 정책 조정 창구가 없거나 협의를 하지 않아 정책 혼선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변화가 문제의 핵심이다.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역시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 방식을 바꾸고 소통을 강화하라는 국민적 목소리를 외면한 데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과거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과 변화 없이는 정책조정협의회 역시 간판만 걸어 놓고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 내각에도 힘을 실어 줘야 힘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의사 결정이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충분한 토론과 검토가 이뤄져야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절차 없이 윗선의 눈치를 보며 만든 정책은 당연히 혼선과 혼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집권 3년차에 경제살리기와 경제구조 개혁, 통일 문제 등 현안이 쌓여 있다. 당·정·청이 서로 네 탓을 하며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국정 운영 형태로는 각종 개혁 작업이 공중 분해될 가능성도 있다. 5년 단임제 아래서 정책 혼선이 가중되면 조기 레임덕 현상으로 직결되는 사례도 많았다. 국민의 박수를 받는 정권만이 마지막까지 역사의 소명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정책 컨트롤타워 실종] “정부, 여론 떠보지 말라”

    새누리당이 연일 정부를 향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새해 들어 국정 난맥상이 잇따라 노출되고 각종 여론 지표가 악화되자 4·29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여당이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당이 관여하는 강도와 방향성이 한층 분명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연말정산 파동부터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계획까지 정부가 당과 사전 협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당의 불만이 커진 것과도 맞물려 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역전되고 집권 반환점을 맞아 당·청 역학관계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청으로부터의 원심력도 일정 부분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당·정·청 관계에서 본격적으로 고성을 내기 시작한 것은 올 초 불거진 ‘13월의 세금폭탄’ 논란 당시부터다. 조세 문제로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자 당이 다급히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당이 주도적으로 긴급 당정협의회를 주최하고 정부를 설득해 ‘연말정산 소급’ 추진 결정까지 이끌어냈다. 이후 건강보험료 개편,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1%대 저금리 수익공유형 주택대출, 세재개편안 등 정부가 추진 의사를 밝힌 주요 정책마다 여당에서는 ‘경고성 목소리’가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과 미래 예측성이 없으면 결국 문제가 되고 그 피해는 국민 몫이 된다”며 신중한 정책 추진을 당부하기도 했다. 당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비주류 및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로 나온다. 하지만 친박근혜계에서도 국정 혼란 상황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경제 등 국정 전반에 대해 국민에게 기대감을 주지 못하는 게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며 “현재 방식으로는 지지율 반등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여론 떠보기식’ 정책 추진에 대한 반발 목소리도 많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발언 논란 이후 하루 만에 번복한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국민 법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기업인 가석방’ 언급 등은 정부 신뢰도만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불·탈법 판치는 조합장 동시선거

    [커버스토리] 불·탈법 판치는 조합장 동시선거

    조합장 선거는 ‘경운기 선거’로 불린다. 출마자가 금품으로 매수한 조합원들을 경운기에 태워 투표소로 나른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조합장 선거에서 5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4억원을 쓰면 떨어진다고 해 ‘5당4락’이란 말도 있다. 악취가 진동하다 보니 최근 10년간 당선이 무효된 조합장이 16명이나 된다. 10년간 부과된 과태료는 311명에 5억 8295만 3000원에 달한다. 이처럼 ‘혼탁선거’와 ‘돈선거’의 대명사 격인 조합장 선거를 바로잡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동시선거 제도를 마련했지만 이번에도 곳곳에서 돈 냄새가 풀풀 나고 있다. 조합장 선거를 ‘미니 지방선거’로 부르고 있지만 부정선거의 수위와 행태만큼은 ‘미니’가 절대 아니다. 사전 선거운동과 금품·향응 제공은 비일비재하고 돈을 미끼로 불출마를 회유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조합원들은 최고 5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받을 위기에 처해 평화롭던 마을이 조합장 선거로 쑥대밭이 되는 곳도 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농협 조합장 선거 불출마를 조건으로 출마 예상자에게 돈을 건넨 혐의(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북 부안지역 농협조합장 권모(61)씨를 지난달 구속 기소하고, 이 돈을 중간에서 전달한 조합원 김모(62)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권씨는 이번 조합장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유모(62)씨에게 1억원을 주겠다며 접근한 뒤 측근 김씨를 통해 지난해 11월 2700만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돈은 당선 후 전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700만원을 받은 지 사흘 후에 권씨의 계좌로 다시 돈을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유씨가 돈을 직접 요구하지 않았는데 권씨가 측근을 통해 일방적으로 돈을 보낸 것으로 보고 유씨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표를 매수하는 ‘검은 거래’에는 다양한 뇌물이 등장하고 있다. 전북도 선관위는 조합원 수백 명에게 굴비세트를 준 혐의로 농협 조합장 선거 출마예정자 이모(59)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25일부터 30일까지 김제의 한 농협조합원 240여명에게 1000여만원 상당의 굴비세트를 택배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같은 해 8월 22일부터 9월 2일까지 조합원 80여명의 집을 찾아가 “조합장 선거에 나올 예정이니 잘 부탁한다”며 모두 340만원 상당의 굴비 세트를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가 선물을 전달한 320명은 해당 농협 전체 조합원의 10%에 가까운 인원이다. 전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선물을 받은 시점이 기부행위 제한 기간이 아니라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을 예정”이라면서 “그러나 이씨는 매수 및 이해유도 죄가 적용됐다”고 말했다. 기부행위 제한기간은 선거일 180일 이전부터 선거일까지다. 충남 논산의 한 농촌마을은 주민 150여명이 과태료 부과처분 위기로 발칵 뒤집혔다. 선관위가 조합원들에게 수천만원의 현금을 제공한 혐의로 조합장 선거 출마 예정자 김모(55·여)씨를 지난 20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김씨를 구속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마을을 돌며 150여명의 조합원 또는 조합원 가족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1인당 20만원에서 100만원씩, 모두 60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에게 돈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경우 이들이 내는 과태료를 모두 합하면 수십 억원에 달할 수 있다. 10만원을 받은 사람은 1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선관위는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사람이 자수하면 과태료를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자수한 조합원들은 최대한 선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선관위는 마을에 선처 방침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방송차를 운행하고 있다. 논산 선관위 관계자는 “도시와 달리 시골은 유권자들에게 돈을 뿌리면 효과가 크고 신고를 잘 하지 않는 분위기라 김씨가 이런 시골정서를 이용한 것 같다”면서 “현재 상당수 조합원이 자수를 해 왔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 사건의 신고자에게 포상금 최고액인 1억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신고자가 포상금 때문에 신고한 것이 아니라며 포상금 수령 거부 의사를 밝혀 왔다. 전국농협노동조합은 지난 14일 경북 김천의 한 농협 조합장 하모(55)씨를 대구지검에 고발했다. 하씨는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조합 이사와 감사 등 10명에게 3000만원 상당의 부부동반 태국 여행을 제공했다. 이사와 감사의 여행경비는 전액 농협이 제공했고 배우자들은 125만원을 자부담했다. 하씨는 2014년 사업계획서에 해외연수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을 집행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노조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여행을 보내준 것은 불법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다른 농협에서도 현직 조합장들이 선거를 앞두고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불법선거운동을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관행이라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으면 불공정한 선거를 묵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하씨가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사은품을 조합원들에게 제공한 것도 불법선거운동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지역 출마 예정자는 조합원들을 식당으로 불러 22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하다 단속에 걸렸다. 단속의 눈을 피하기 위해 모임 1시간 후에 부인에게 밥값을 결제하도록 했지만 결국 덜미가 잡혔다. 선관위는 이 자리에 함께 있던 조합원 4명에게 제공받은 음식물 가격의 30배인 132만원을 과태료로 각각 부과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기간에 선거운동을 하다 고발된 사례는 허다하다. 경북 구미 지역의 출마예정자는 조합원 집 137곳과 행사장, 경로당을 방문해 자신의 사진과 학력이 게재된 명함을 배부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일부 조합원들에게 음료수까지 제공하다 검찰조사를 받게 됐다. 경기 지역의 농협조합장 입후보 예정자 2명은 선거운동 금지기간에 조합원들에게 각각 2만 188통, 4만 5645통의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다 검찰에 고발됐다. 조합장 선거가 불법선거로 전락한 것은 출마자나 조합원 모두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 등을 가볍게 보고 있어서다. 충남 선관위가 지난해 10월 관내 150여개 조합의 조합원과 입후보 예정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다수의 조합원이 선거와 관련한 금품수수를 범죄행위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품 제공 시 후보자들은 측근을 통해 선거일 3일 전에 집중적으로 매수행위에 나서고, 조합원 상당수는 여전히 후보자에게 묵시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충남 선관위 관계자는 “금권선거 근절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선관위의 강력한 감시·단속과 더불어 조합원들의 인식 전환”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부안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줌 인 서울] 市, 다시 한번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줌 인 서울] 市, 다시 한번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 조성사업의 추진 의사를 한번 더 확인했다. 박 시장은 2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가진 ‘서울역 7017프로젝트’ 기자설명회에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서울역 고가를 전면 철거하기 보다는 쉬고 거닐 수 있는 공간으로 재생하겠다”면서 “17개 보행로를 만들어 명동, 남산, 서울역이 연결되는 도보 관광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반대 여론에 대해서는 “코레일이 추진하는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계획과 연계한 대체교량 건설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민자 사업인 데다 하루 4만 6000여대가 오가는 서울역 고가를 대신할 수 없지만 검토는 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시각 서울시청 앞에서는 중구, 용산구, 마포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역 고가 공원화 반대 3개구 주민대책위원회’의 집회가 열렸다. 이충웅 주민대책위원장은 “대체도로 없이 공원화한다면 교통이 단절돼 남대문시장과 인근 점포의 상권이 침체되고 가내수공업 등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시는 2012년 설계 용역을 완료한 서울역 고가 대체도로 건설과 북부역세권개발계획 등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먼저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는 보행환경을 향상해 남대문시장과 인근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우선 서울역 고가를 서울역 광장과 지하철4호선 출구, 인근 빌딩 등과 연결한다. 퇴계로 접속 부분은 남대문시장, 남산공원 방향으로 200~300m 연장해 인구를 유입시겠다는 복안이다. 중림동 램프는 현재 공사 중인 서소문역사공원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특히 서울역 고가에 17개 보행길을 만들어 퇴계로와 한강대로, 서울역광장, 북부역세권, 만리동, 청파동 등으로 연결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남대문 인근 도로를 왕복 6차로에서 4차로로 변경해 관광버스, 조업차량, 오토바이 주차장 등을 신설하고 보도를 확장한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 재활용사업은 2124억원을 투입해 3887억원의 편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효과가 있다”며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오는 4월 24일까지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국제현상설계를 공모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정부, 北 의료진 獨연수비 지원…5·24조치 이후 7년 만에 재개

    정부가 북한 의료인력에 대한 독일연수 비용 지원 사업을 7년 만에 재개했다. 28일 통일부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북한 의료인력 교육훈련사업에 남북협력기금 9000만원을 지원키로 최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제보건의료재단은 내부 조율을 거친 뒤 올해 안에 해당 지원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독일의사협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독·조(獨·朝)의학협회는 2001년부터 북한 의료인력을 독일로 초청해 선진 의료 기술과 체계를 교육해왔다. 우리 정부는 2007년부터 국제보건의료재단을 통해 해당 사업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당시 남북협력기금 6000만원이 지원됐는데, 이를 통해 2008년 3월 평양의대와 평양조선적십자병원 소속 심장내과·피부과 등 의사 12명이 독일 현지 병원에서 6개월 동안 머물며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2008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한 뒤 이듬해 관련 사업을 집행했다. 이후 2010년 정부가 5·24조치를 통해 북한을 제재하면서 중단됐던 북한 의료인 교육훈련사업은 7년 만인 올해 들어서야 재개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 북한은 보건·의료가 매우 낙후한 상태”라면서 “이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고려한 인도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암 두 번, 치료는 호사…참는다, 앓을 권리 없는 가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암 두 번, 치료는 호사…참는다, 앓을 권리 없는 가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없는 살림에 병까지 얻으니 살길이 막막하네요.” 홀로 손자 2명을 키우는 극빈층 장모(66·경기 구리시)씨는 벌써 두번째 암투병 중이다. 2010년 자궁에서 암세포가 발견된 뒤 인정 많은 병원 원장의 도움으로 겨우 무료 수술을 했는데 최근에는 갑상선암 진단까지 받았다. 다행히 수술할 정도가 아니라 방사선 치료만 받고 있지만 병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 걱정이다. “몸을 가급적 움직이지 말고 무조건 쉬라”는 의사의 말을 따르지 못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가난한 살림 탓에 가만히 누워 요양할 여유가 없다. 장씨는 이혼한 둘째 아들이 떠맡긴 초등학생인 손자 2명을 홀로 키워야 한다. 손자들을 태권도 학원에 보내는 등 나름대로는 교육에도 신경 쓴다. 하지만 5학년인 큰손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보여 손이 더 많이 간다. 세 식구 먹을 밑반찬이라도 얻으려면 복지관에 가야 하는데 65세 이상 노인도 버스 승차비는 내야 해 30분 넘게 걸어 다닌다. 장씨는 “걷다 보면 힘이 빠지고 어지러워 길바닥에 쓰러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면서 “남편과 함께 손자를 키울 때는 아등바등 버텼지만 5년 전 사별한 뒤로는 정말 힘들다”고 했다. 장씨의 삶은 ‘질병의 늪’에 빠지면 무기력하게 버티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는 절대빈곤층의 자화상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빈곤층은 중병에 걸려도 가정의 생계를 꾸려야 하기에 노동을 멈출 수 없다. 싱글맘인 박모(40·경기 화성시)씨는 2년 전부터 하혈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지나가는 증상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매일 3시간씩 녹즙 배달을 해 먹고사는 형편이어서 시간을 내 병원에 갈 여유가 없기도 했다. 건강보험료를 오래 체납해 보험 혜택도 받기 어려웠다. 그런데 몸 상태는 갈수록 나빠졌고 교회 지인의 권유로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 ‘자궁내막증식증’(자궁 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박씨를 향해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 이런 몸으로 1년을 버텼느냐”고 혀를 찼다. 하지만 병을 알고도 박씨는 새벽 배달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14살과 7살인 두 딸을 먹여 살려야 하는 엄마로서는 잠시 쉬는 것조차 감당 못할 사치로 느껴졌다. 일을 멈추면 두 딸의 학습문제지 값조차 대줄 수 없기 때문이다. 박씨는 “건강 문제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인지 씻을 때 하수구가 막힐 만큼 머리카락이 빠진다”면서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먹으면 온몸이 후들거릴 정도로 독해서 먹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싱글맘 정모(30)씨는 4년 전 딸을 낳은 뒤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 했고 출산 3개월 뒤부터 돈을 벌기 위해 곧장 일을 시작했다. 2년 전 어느 날 머리가 핑 돌더니 의식을 잃어 응급실로 후송됐는데 병원에서는 부정맥 진단을 내렸다. 정씨는 “몸 상태 때문에 종일 일하기는 어렵고 웨딩홀 뷔페에서 음식을 나르거나 전단지를 돌리는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들어가는 생활비에 비해 벌이가 적어 카드빚을 2000만원가량 졌다. 돈이 없는데 장애가 있다면 삶은 더욱 퍽퍽해진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이모(42·여·서울 동대문구)씨는 4~5가지 병을 늘 몸에 달고 사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다. 뇌병변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그는 휠체어에 계속 앉아 있다 보니 추간판(디스크) 탈출증이 생겨 2년 전 허리 수술을 받았다. 전동휠체어에 의지하는 탓에 운동은 전혀 할 수 없다. 몸이 아파 배변까지 불편해졌고 이 때문에 식사도 잘 안 한다. 하루하루가 즐거울 리 없다. 벌써 20년째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는 이씨는 “많은 빈곤층 장애인이 고단한 삶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고, 뇌병변 장애인들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아 배변을 참다 보니 비뇨기관에도 문제가 종종 있다”고 했다. 아동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열악한 주거환경이나 영양부족 탓에 건강이 악화되는 일이 흔하다.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류모(5·대구 달서구)군은 알레르기성 비염 탓에 콧물과 기침을 1년 내내 달고 산다. 특히 겨울에는 감기에 수시로 걸려 비염 증세가 심해진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류군의 어머니(35)는 집안이 불결해 병이 커지는 것 같아 걱정이지만 돈이 없으니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 가는 건 불가능하다. 일반 주택 2층의 두 칸짜리 셋방은 습기 탓에 곰팡이가 번져 천장까지 얼룩덜룩하다. 욕실은 외풍이 심해 겨울에는 목욕할 엄두를 못 내고 환기를 제대로 시키지 못해 실내 공기도 나쁘다. 싱글맘인 서모(42·서울 영등포구)씨는 초교 4학년인 막내아들의 짓무른 피부만 보면 가슴이 아프다. 아들은 심한 아토피 피부염 탓에 쉴 새 없이 살을 긁는다. 근원 치료를 하려면 일반 식자재보다 1.5배가량 비싼 유기농 채소 등을 사 먹여야 하지만 형편상 마음껏 사기 어렵다. 서씨의 수입은 한 달에 약 50만원 받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운전 아르바이트로 버는 50만원 등 100만원가량이 전부다. 그녀는 “친환경 음식을 먹이고 좋은 로션을 발라 주면 호전될 것 같은데 못해 주니까 미안하다”면서 “건강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 성적을 두고 고민하는 엄마를 보면 부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저소득층 아이들 중에는 정신건강이 위험수위에 다다른 경우도 보인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박모(47)씨의 14살, 7살배기 두 딸은 간혹 TV를 보다가 발작을 해 엄마를 놀라게 한다. 6년 전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자 빚쟁이들이 수시로 집을 찾아와 독촉했는데 이 장면이 자매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것이다. 박씨는 “딸들이 TV에서 싸우거나 사람을 죽이는 등 폭력적 장면이 나오면 발작을 하고 지금도 모르는 사람이 집에 오면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하루빨리 병원에 아이를 데려가 심리치료를 시키고 싶지만 매달 50만원가량의 수입으로 간신히 끼니를 때우고 있어 엄두를 내지 못한다. 김은정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은 “저소득층 중에는 아토피 피부염과 비염 등 면역력 약화와 관련된 질병에 걸리는 아이가 많다”면서 “집에 홀로 방치돼 TV만 보다가 ADHD 증상을 보이거나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먹고살기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는 절대빈곤층은 따로 운동이라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그저 생활 속에서 짬을 내 걷는 게 운동이라면 운동이다.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의 주민 한모(73)씨는 “근처에 불암종합운동장이 있는데 거길 한 바퀴씩 도는 게 운동의 전부”라고 했다. 경기 부천에 사는 독거 노인 양모(80)씨도 “집에서 복지관이나 동 주민센터를 오가면서 최대한 걸으려고 한다”고 했다. 절대빈곤층은 인스턴트 음식 등 칼로리가 높은 식품을 많이 먹는데 운동량이 적다 보니 살이 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도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기초생활수급권이 있는 빈곤층은 병원비·약값 등 의료비 지원을 비교적 폭넓게 지원받는다. 수급권자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과목을 병원에서 진료받으면 자부담금 1000~2000원을 내면 되고 약을 살 때는 500원만 내면 된다. 이 때문에 의료비 혜택을 적극적으로 누리는 수급 빈곤층이 많은 편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수급 빈곤층 1명이 건강보험으로 지원받는 한 해 평균(2013년 기준) 의료비는 357만원으로 전체 가정의 3~4배 수준”이라면서 “가난할수록 몸이 아픈 사람이 많은 데다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결과”라고 했다. 반면 얼마 되지 않는 환급금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고 병을 참는 사람들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1년간 의료비를 쓰지 않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7만 2000원의 건강생활유지비를 ‘환급’해 주는 규정을 노리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이모(33)씨는 5살배기 딸을 돌보다가 허리를 다쳤지만 병원에 가지 않았다. 수급권자인 그는 병원에 가도 1000~2000원밖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씨는 “1년 동안 병원을 가지 않으면 매년 2월 건강보험공단이 몇만원을 환급해 준다”면서 “큰 병이 아니면 병원에 안 가려고 한다”고 했다. 건강보험 혜택을 수급권자처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도 돈 걱정 탓에 무료 진료소를 가거나 아파도 참는 게 일상이다. 독거 빈곤층 김모(44)씨는 공사장에서 매달 70만~80만원 버는 게 수입의 전부이고 건강보험료도 200만원이나 밀렸다. 아플 때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마냥 참거나 서울시 등에서 개설한 무료 진료소를 찾는 것 정도다. 그는 “더 늙어서 아플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보험이라도 들어놔야 하지만 당장 급한 게 아니라서 자꾸 미루게 된다”고 했다. ▲ 줄기세포 주사 30회…5억원 돈으로 젊음을 사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7>상위 1%의 건강관리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기업 특집] 한국수자원공사, 봉사 동아리만 104개… 수질·주민 건강 지킴이

    [기업 특집] 한국수자원공사, 봉사 동아리만 104개… 수질·주민 건강 지킴이

    1967년 창립된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45년간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기치 아래 보유 자원을 연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 사회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수공은 전국 104개 동아리로 구성된 물사랑나눔단을 중심으로 취약계층 지원, 환경정화 활동, 재해구호 활동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공기업 최초로 임직원 급여 1% 나눔 운동을 전개해 활동재원 10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수공은 2006년부터 효나눔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댐 주변 지역의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의료, 가사 등 생활밀착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리치료, 문화 프로그램 지원, 가사간병 도우미도 지원하며 2013년까지 33억원, 지역민 30만명이 수혜를 입었다. 또 열린의사회와 연계해 2009년 이후 65세 이상 노인과 다문화가정 여성,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방 의료봉사 시범 사업을 추진해 14개 지역, 32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댐 상류 지역의 수질 보호와 지역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친환경 농업단지 조성과 지역축제 농산물 판매장 설치 등 판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물이 부족한 9개 시·군 도서 지역에 해수담수화 시설을 수탁·운영하고 초·중등학교에 4억여원을 들여 정수기 등 급식용수 시설을 지원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지역의 미래를 묻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아이 행복·재능형 교육혁신”

    [지역의 미래를 묻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아이 행복·재능형 교육혁신”

    “교육혁신을 통해 허울뿐인 명품 학군 대신 엄마와 아이가 즐거운 ‘행복 학군’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20일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올해를 “양천구 교육 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구청장의 교육혁신계획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민선 6기 업무를 시작한 그는 지역의 교육 현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 구청장은 “명문대 진학률로만 따지면 양천은 분명 최상위권이겠지만 지역 간 교육 격차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학교폭력과 갈등을 봤을 때 중환자에 가깝다”며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공교육 복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김 구청장은 이번에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함께 진행하는 혁신교육지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은 서울시와 시교육청이 각각 7억 5000만원씩 15억원의 재원을 자치구에 지원하고, 구는 5억원의 자체 예산을 마련해 과밀학급 해소와 진로교육 프로그램 등 지역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김 구청장은 “학원은 넘쳐나지만 공교육을 맡아야 할 학교는 서울에서 학급당 인원수는 가장 많고 교직원 수는 가장 적은 상황”이라며 “결국 부실한 공교육으로 인해 사교육을 찾게 되고 이로 인해 부모의 경제적 격차가 아이들의 학력 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김 구청장이 생각하는 양천 교육의 미래는 무엇일까. 그는 “1등 하는 아이는 모두 의사가 되겠다고 하고, 성적이 나쁜 아이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며 “집안 형편과 성적순이 아닌 아이들의 재능을 키워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교육철학을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말부터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인생설계학교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마을공동체와 함께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체계적으로 혁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선 시와 교육청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역 개발을 위한 밑그림도 올해 그려진다. 김 구청장은 “10여년이 넘게 방치됐던 목동 테니스장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진행할 것”이라며 “낙후된 갈산과 신월 지역에 대한 개발도 속도를 내게 돕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취임 후 6개월간 주민들을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교육사업은 물론 개발사업에서도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 및 관리법 공개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 및 관리법 공개

    사랑이라는 로맨틱한 이름을 가진 치아, 사랑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사랑니의 관리법이나 사랑니 발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이들은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치료나 발치가 꼭 필요한 사랑니를 방치해 인접한 영구치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경험하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는 경우가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랑니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 발치를 해야 하며, 사랑니 발치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이주민 원장(전문의)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사랑니에 대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확인해 보자.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인가? 보통 사랑니는 두 개의 큰 어금니(제1,2 대구치) 뒤에 나는 제3 대구치를 말한다. 구강 내에서 제일 늦게 나오는 치아로, 보통 사춘기 이후 17~25세 무렵에 나기 시작하는데 치아가 날 때 사랑의 열병을 앓듯 아프다 하여 ‘사랑니’라고 불린다. 영어권에서는 사랑니가 나올 때쯤이면 지식을 깨우친다 하여wisdom tooth(지치, 智齒)라고 부른다. 사랑니의 경우 나머지 28개의 치아에 비해 해부학적 변이도 많고, 맹출 방향과 시기도 사람마다 다른 경우가 많다. 약 7% 사람에서는 사랑니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사랑니가 모두 나는 경우, 위 아래턱 좌우에 한 개씩 4개가 되는데 그 개수도 1개부터 4개 이상에 이르기까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랑니와 관련된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사랑니는 이상한 방향으로 맹출되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치아우식증, 치관주위염, 맹출 방향에 따른 인접치 손상, 치아 낭종, 치아와 관련된 종양 등 일반적으로 치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구강 내에서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관리가 어려운 만큼 더욱 면밀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랑니,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반드시 발치 해야 하나? 모든 사랑니를 무조건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니는 정상적으로 맹출해서 청결하게 유지, 관리만 된다면 큰 어금니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며 그대로 두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치열의 맨 안쪽 끝에서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검진하거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사랑니를 뽑을 때, 그리고 뽑고 나면 통증이 심한가? 사랑니 발치 수술 전 국소 마취를 시행하므로 수술 중에는 큰 불편함은 없다. 매복된 사랑니 발치 시 대개 잇몸을 절개한 후 치조골과 치아를 삭제하는 등의 외과적인 술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차가 있지만 수술 후에 통증이 있거나 해당 부위가 다소 부을 수 있다. 하지만 진통소염제 복용과 냉찜질 등을 통해 통증을 잘 관리하고, 의사의 지시사항을 잘 따르면 이를 경감시킬 수 있다. ▲사랑니는 아무 치과에서나 뽑아도 되나? 사랑니는 나오는 방향이나 상태에 따라 뽑는 수술의 난이도가 달라지게 된다. 모든 치과의사가 사랑니 발치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을 지라도 뽑는 기술이나 경험 면에서는 세부전공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발치의 경우 예상치 못한 발치의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처치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에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를 통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구강악안면외과는 일반 치과와 무엇이 다른가 구강악안면외과는 치과의 10개 전문분야 중 하나로 구강과 안면부위에 발생하는 감염, 손상, 기형 및 종양 등의 질병을 올바르게 진단하고, 보존적 시술과 수술적 치료를 통해 심미적 복원 및 기능적 회복, 재건을 추구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사랑니 발치라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거나, 두려움 때문에 통증이나 염증, 감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랑니에 발생한 문제를 제때에 해소하지 못할 경우 오래 쓸 수 있는 소중한 영구치마저 잃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이주민 원장은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사랑니가 아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랑니 나는 곳에 잇몸이 붓고 턱이 아파요’ 등의 질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이 같은 경우에는 혈관과 신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턱의 구조를 잘 아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시술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20) 서울학(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20) 서울학(하)

    ●서울에서 일어나는 모든 도시현상 연구 서울학은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활동과 그 활동에서 파생되는 모든 도시현상 및 도시 관련 문제들을 학문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서울을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도록 서울에 대해 연구하는 학제적인(Interdisciplinary) 성격을 가진 학문(최근희 서울시립대 교수)”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다. 서울은 너무나 거대하고 과밀하며 복합적이지만 축적된 학문적 기초자료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문적 적확성이나 방법론적인 정교성에 매달려 답을 구하려면 한계에 부딪힌다. 우리가 입에 달고 사는 ‘서울’이라는 지명을 보자. 서울이라는 지명이 언제, 어떤 연유로 생성됐는지 알기조차 어렵다. 서울이라는 말이 역사나 기록에 거의 등장하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실생활 속에서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는지 파악하는 게 지극히 어렵다는 뜻이다. 서울이라는 지명이 한자 표기가 안 되므로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탓이다. 서울이라는 땅 이름 대신에 수도(首都)를 뜻하는 한성, 한양, 경성, 경도, 경조, 경, 수부, 수선, 도성, 도부, 도읍, 황성, 황도, 왕도, 한도 같은 한자 수도 개념어 10여 가지가 두루 쓰였다. 최근 서울과 수도의 개념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선보이고 있으나 서울이라는 지명의 용례를 다룬 연구는 여전히 드문 것도 자료 부족에 기인한다. 서울지역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기원전 18년 온조가 위례(현재의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에 도읍을 정하면서 역사의 전면부에는 한강 이북보다 한강 이남이 먼저 등장했다. 371년 백제 근초고왕 때는 한산(漢山)이라고 호칭했는데 한강(漢江), 북한산(北漢山), 남한산(南漢山)이라는 지명의 생성과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475년 고구려 장수왕 때는 남평양(南平壤)이었으며, 6세기 신라 진흥왕(540~576) 때는 북한산주(北漢山州)였다. 통일신라 시대인 757년 경덕왕 때 한양군(漢陽郡)을 두었고 고려 들어 양주(楊州)와 남경, 한양부 등을 오락가락하다가 조선 들어 한성부(漢城府)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서울이라는 말의 어원은 여럿 있지만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어원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서울이란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이지 땅 이름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가 펴낸 ‘서울행정사’에 따르면 신라의 경주, 백제의 소부리(부여), 고려의 송악(개성), 후고구려의 철원 등 일국의 수도 명칭 모두가 서라벌(새벌)에서 나왔다. 수도가 서라벌이고, 서라벌이 서울인 것이다. 서울이라는 지명은 일제강점기 한성부가 경성부(京城府)로 강제 격하, 개칭됐다가 광복과 함께 갑자기 새로운 수도의 이름으로 떠올랐다. 해방 후 각계 인사 70명으로 구성된 경성부 고문회의는 “‘한성시’라고 쓰고 ‘서울시’라고 읽는다”는 어정쩡한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미 군정청은 1946년 9월18일 군정법령으로 ‘서울특별시’라는 대한민국 유일 한글 지명을 확정했다. 미 군정은 경성이라는 일제의 잔재도 청산하고, 한성부 혹은 한양이라는 왕조 복고도 거부하는 이중 효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SEOUL’이라는 알파벳 명칭이 그들의 입맛에 맞았을 법하다. 정부 수립 이후 논란이 일었다. 1955년 9월 16일 이승만 대통령이 서울 명칭 개정을 제안하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불붙었다. 명칭 개정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서울이란 수도를 나타내는 보통명사이지 땅 이름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는 아니라는 것, 둘째 서울이 땅 이름이 된 경위는 외국인의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붙여졌으므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의 수도가 어디인지를 물은 프랑스 신부의 질문에 사람들이 ‘서울’이라고 답하자 이를 프랑스 사람이 소리 낼 수 있는 음을 취해서 써넣은 것이 ‘소울’ 또는 ‘솔’ 등으로 잘못 알려졌다는 논리였다. 이때부터 서울의 명칭 개정을 놓고 격렬한 찬반 논쟁이 일었다. ‘해방 직후 수도 명칭의 결정과 1950년대 개정 논의’라는 김제정(서울시립대)의 논문에 따르면 최남선, 이병도, 최현배, 김윤경, 이희승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신문지상 등을 통해 논쟁에 가세했고 찬반 논리를 제공했다. 대개 한양, 한성 등 복고풍이 지배적이었으며 큰 벌판을 뜻하는 우리말 지명 ‘한벌’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급기야 국무위원과 정부위원 등으로 ‘수도명칭 제정연구위원회’가 구성됐고 서울시를 중심으로 수도 명칭 개명에 관한 현상 모집 광고가 신문지상에 게재됐다. ①우남 ②한양 ③한경(韓京) ④한성 등 4가지 명칭을 놓고 여론조사를 한 결과 우남시가 1423표를 얻었다. 한양 1117표, 한경 631표, 한성 353표를 각각 받았다. 초대 대통령이자 이른바 국부(國父)인 이승만 대통령의 이름이나 아호를 딴 ‘이승만시’ 혹은 ‘우남시’로 하자는 추종자들의 속 보이는 명칭 개정 작업은 격렬한 반대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이 대통령은 1957년 1월 19일 다시 담화를 내고 “내가 대통령으로 앉아서 서울의 이름을 내 별호로 짓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남시 안을 철회했다. 이후 4·19혁명이 일어나 이 대통령이 하야하면서 서울의 명칭 개정 문제는 흐지부지됐다. 서울이라는 명칭이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미 군정청 관리들에 의해 ‘선물’처럼 주어진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또 정부 수립 이후 제기된 개칭 추진에서 최고 권력자의 추종세력에 의해 섣불리 추진됐다가 유야무야된 과정도 개운치 않다. 그러나 이후 서울올림픽과 월드컵 개최 등으로 서울이라는 수도명은 ‘코리아’라는 국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빅 브랜드가 됐다. 고유명사를 보통명사화한 선례이자 돌이킬 수 없는 압도적인 우리의 수도명이자 지명이 됐다. ●대한민국의‘ 종주도시’이자 ‘의사이상향’ 14세기 이슬람의 역사학자이자 최고의 사상가인 이븐할둔(Ibn Khaldun)은 “새 왕조가 새 수도를 정하고, 옛 수도의 지배권을 장악하는 즉시 주민을 새 수도로 이주시켜야 불만 세력을 없애고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으며, 통치권의 초점인 수도는 마땅히 왕국의 중앙에 위치해야 한다”고 갈파했다. 조선의 수도 한성부는 1394년 제국(帝國)지향적 수도인 송악에서 남하해 한반도의 심장부인 한양에서 인구 10만명의 계획도시로 출발했다. 620년이 흐른 지금 면적은 30배, 인구는 100배 이상 급속 팽창했다. 서울은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이 지향하고, 수도권을 포함한 2500만명이 생활하는 대한민국의 종주도시(宗主都市)이자 의사이상향(擬似理想鄕)이 되었다. 왜 이렇게 서울로 몰려든 것일까. 서울학의 연구과제 중 사회학, 도시사회학, 도시행정학의 초점은 인구 집중 및 확장과 관련된 문제에 맞춰진다. 서울로의 인구 집중이 이 모든 현상의 방아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전제군주의 통치 공간이었고, 권력의 핵이기에 기회와 경쟁을 제공했다. 돈을 벌거나, 출세를 원하거나, 학업을 하려거나, 일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밀려들었다. 서울의 도시성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논의되는 것이 인구문제다. 역사적으로 조선 한성부의 인구는 17세기 후반 이미 30만명에 달해 당대 세계 최대급의 인구밀도를 자랑했다. 출산율, 사망률 등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인구 증감이 좌우되는 향촌과 달리 인구 이동이라는 사회적인 요인의 영향력이 높다는 점이 최근 연구의 성과다. 인구 상황과 호구를 분석한 고동환은 ‘조선후기 인구 추세와 도시문제 발생’이라는 논문에서 서울인구를 1669년 22만명, 1720년대 25만명, 1770년대 30만명, 1820년대 35만명, 1870년1900년 33만 명으로 추정했다. 조성윤은 ‘조선후기 서울의 인구 증가와 공간구조의 변화’라는 논문에서 1663년 한성부 북부의 호적과 한말의 신(新)호적을 바탕으로 조선후기 서울 주민의 신분 구성을 분석한 결과 전국의 농촌으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전입인구가 서울의 하층민으로 정착한 때문이라고 보았다. 증보문헌비고와 조선왕조실록 등을 통해 살펴보면 조선초기 10만명이던 인구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양난 이후 4만명까지 떨어졌다가 17세기 후반 현종 때 18만명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구한말까지 200년 이상 18만명에서 20만명 사이를 오갔다. 이러한 인구의 증가는 도성 내 상업 발달이 주원인이었다. 18세기 서울은 16~17세기의 위기를 벗어나면서 성 밖 경강(뚝섬~양화나루까지의 한강구간) 일대에 상업이 크게 발달했다. 전국에서 상인자본의 집적도가 가장 높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경강 일대에 상업촌락이 생겨났다. 이때부터 서울은 중세 정치·행정 중심도시에서 근대적 상업도시로 옷을 갈아입었다. 서울의 도시발달은 17세기 양난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는 시기를 거쳐 인구의 증가와 상업의 발달로 사대문 밖으로 공간적 확산이 이뤄지고 신분제의 붕괴 조짐을 나타냈다. 도성 내 인구의 증가는 주택 부족을 일으켰으며 이러한 현상은 도성 밖으로 거주공간이 확장되는 원인이 됐다. 15세기까지 사대문 밖 10리(성저십리)의 민가숫자는 모두 1719호로 한양 인구의 9%에 불과했지만 18세기 전반 한성부의 5부(동-서-남-북-중부) 중 경강에 가까운 서부(용산)와 남부(마포)를 중심으로 촌락이 속속 들어서면서 행정구역의 확대 개편이 촉발된 것이다. 서울은 사대문을 벗어나 한강이라는 새로운 축을 중심으로 확대됐으며 서울 구심점의 한강 이남 이전은 시간문제였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서울시·문화재청, 풍납토성 지역 개발 두고 ‘힘겨루기’

    ‘풍납토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두고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문화재청은 2조원의 보상비 부담으로 보존을 위한 개발 ‘불가’에서 ‘허용’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이에 등재 신청이 어려워진 서울시는 문화재와 주민 보호를 포기한 것이라며 문화재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서울시는 15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문화재청이 최근 발표한 ‘풍납토성 보존·관리 및 활용 기본계획’ 변경의 철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특단의 재원 대책으로 풍납토성 2·3권역의 주민들에게 조기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한성백제의 왕궁터인 풍납토성을 오는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공주·부여·익산의 백제유적과 연계해 확장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풍납토성을 둘러싼 갈등은 문화재청이 지난 8일 풍납토성 내부 주민 전체를 외부로 이주케 하는 기존 정책 기조를 바꿔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등 주변 노후주택의 재건축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문화재 핵심 분포 예상 지역인 2권역의 주민만 이주하게 하고 3권역은 건축 높이 제한을 완화, 사실상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의 발표대로라면 서울시의 풍납토성 유네스코 등재 신청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이에 서울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양도성과 풍납토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못마땅하게 여겨 ‘딴죽’을 걸고 있다는 게 아닌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시와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3대7 비율로 500억원을 투입해 2·3권역에 대한 토지보상을 해왔다. 시는 5년 내 조기 보상을 하려면 총 2조원이 들며 이 중 600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정이 부족하면 3000억원까지는 지방채까지 발행하겠다며 문화재청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문화재청의 건축 높이 제한 완화 혜택을 받는 면적은 3권역의 5%에 불과하다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이창학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본부장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고대사를 당장 예산 부족으로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주민들의 재산권과 문화유산을 동시에 보호하는 근본 대책은 조기보상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정부 ‘인터뷰’ 北 살포 자제 요청

    정부 당국자가 15일 김정은 풍자 영화인 ‘인터뷰’ DVD를 풍선에 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를 직접 만나 신중한 판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인권단체 ‘인권재단’(HRF)과 함께 일을 추진 중인 박 대표는 오는 20일쯤을 디데이로 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측 국장급 당국자가 오늘 해당 단체 측을 면담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해당 단체 측이 신중하게 숙고해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동안 해당 단체 측을 전화로만 접촉해 오다가 전단 살포에 대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구두로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국장급 당국자의 면담 및 신중판단 요청은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자제 권유로 보이지만 박 대표는 정부 당국자에게 20일 전단살포 강행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 문제와 함께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고 신변 위협을 없애야 하는 두 가지를 잘 조율해야 한다”면서 “관계 기관들과 얘기하면서 (대북 단체에) 몇 차례 자제를 요청해 왔고, 앞으로 지혜롭게 해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앞으로 대북 전단 사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 무게 중심이 ‘표현의 자유’ 보다는 지역 주민의 ‘신변 안전’ 쪽으로 기운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된 바 있다. 현재 북한은 지난해 12월 29일 통일준비위원회 차원의 당국 간 대화 제의에 보름이 넘도록 답을 주지 않은 채 대북전단 살포 중지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제주 4·3 희생자 정부 재심의 검토

    정부가 제주 4·3 사건 희생자 일부에 대한 재심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회를 비롯한 지역주민의 반발과 함께 과거사 인식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15일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4·3 국가추념일 전에 희생자 재심 실시 여부와 그 결정에 따른 재심 절차를 모두 끝내고 논란을 종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희생자로 지정된 일부 인사가 무장대 수괴급이라는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대통령의 위패 참배가 어렵다”며 “주장이 사실이라면 희생자 지정을 취소하는 것이 옳다는 데 대해서는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4·3위원회) 소위원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제주 4·3 소위원회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4·3 희생자 추념일’ 입법예고 과정에서 일부 단체가 주장한 재심 요청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희생자 가운데 무장대 수괴급 및 남로당 핵심 간부가 포함됐다’는 제주4·3정립연구유족회 등의 주장과 관련해 재심의를 할 것인지와 재심의를 할 경우 방법 등에 대해 토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보수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제주4·3 정립연구유족회는 4·3 사건의 역사와 정부보고서가 좌편향·왜곡됐다고 주장하면서 추념일 지정에 반대해 왔다. 주무부처인 행자부 장관과 위원회가 4·3 사건 희생자에 대한 재심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희생자 1만 4000여명 가운데 일부 희생자에 대한 재심의라고 하지만 지역사회의 반발과 이로 인한 이념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1대1 문답… ‘구로 협력교사 제도’

    1대1 문답… ‘구로 협력교사 제도’

    구로구 영림중학교의 국어 수업시간은 좀 시끄럽다. 학생들의 질문이 쉬지 않고 쏟아져서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아이들은 눈치도 보지 않고 거침없이 손을 든다. 선생님도 좀 이상하다. 진도를 나가기에도 바쁠 텐데 학생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답을 하고 있다. 혹시 학생 수가 적은 것은 아닐까? 아니다. 교실에는 35명의 학생이 빼곡히 앉아 있다. 이명남 부장교사는 “협력교사 제도의 힘”이라면서 “특히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법은 협력교사가 1대1 맞춤형 응답으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여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 낙후 지역의 대명사로 불리는 구로구가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엔 다양한 혁신교육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부장교사는 “협력교사제와 체험활동 지원, 학급 인원 감축이 이뤄지면서 수업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전의 문학 수업이 읽고 설명을 듣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직접 대본을 쓰고 연극을 함께 하면서 학생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도 수업이 재밌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김모(16·신도림고2)군은 “토론식 수업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자존감이 더 강해진 것 같다”면서 “예전에 일방적으로 선생님이 교과서를 읽어줄 때보다 수업 준비도 더 하게 되고 재미도 있다”고 전했다. 구로구는 지난 2년간의 발전을 기반으로 올해 서울형 혁신교육지구에 다시 도전한다고 13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민·관 거버넌스 방식을 도입하고 철저한 중간평가와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해 주민들의 의견이 교육현장에 많이 반영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학생참여예산제, ▲청소년원탁토론회, ▲신나는 토요체험학교, ▲청소년문화예술창작공간, ▲학교안전사회적협동조합, ▲지역알기테마여행 등 특색 있는 사업도 마련했다. 구 관계자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단시간에 완료될 수 없는 프로젝트”라면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지속 발전 가능한 다양한 아이템들을 마련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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