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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 정책마당] 판문점 선언, 이제는 실천이다/천해성 통일부 차관

    [월요 정책마당] 판문점 선언, 이제는 실천이다/천해성 통일부 차관

    2018 남북 정상회담은 여러 부문에서 특별한 기록을 갖고 있다. 우선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전쟁 위기마저 거론되던 상황에서 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 특별하다. 남북 정상이 평화시대 개막을 선언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것과 문재인 정부 임기 1년 내에 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은 최초이다. 정상회담 합의 이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이자 디딤돌로서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의 목표를 함께 확인하고 정례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수시 소통하기로 합의한 것은 남북관계 역사상 처음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판문점 선언’은 역대 정부의 평화·통일 노력도 잇고 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원칙, 남북이 서로를 적대하지 않고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 65년간의 정전체제를 끝내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자는 다짐,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분단을 극복해 나가자는 합의는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등 그간 남북한 간의 모든 선언과 합의를 계승하고 있다. 더 나아가 판문점 선언은 남북 모두가 한번 합의한 것은 반드시 실천함으로써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통일부 차관으로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참여했고 판문점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대통령께서 “우리는 결코 뒤돌아 가지 않을 것입니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을 이번 정상회담의 백미로 꼽는다. 정부는 지난 5월 3일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남북관계 발전과 비핵화·평화체제 등 분야별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일부는 이미 이행되기 시작했다. 남북 군은 적대행위 수단까지 철폐하기로 한 정상 간 합의에 따라 5월 4일에 확성기 철거를 완료했다.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을 5월 중순에 열고, 분야별 회담도 개최하는 것으로 북측과 협의할 계획을 갖고 있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 경제협력 등과 같이 여건이 조성돼야 추진할 수 있는 합의도 있다. 이런 사업은 사전 조사와 연구 등부터 진행하면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고자 한다. 북한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상회담 현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남북 표준시 통일’은 5월 5일부터 실시됐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5월 중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비핵화 조항을 포함한 판문점 선언 전문을 게재하면서 정상회담의 의미를 주민에게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판문점 선언 이행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직후 국제사회에 회담 결과를 상세하게 설명했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전 세계가 정상회담 성공을 축하하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가 성과를 거두는 것이 판문점 선언 이행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기에 정부는 이를 위해 북·미 양측과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한다. 남북 정상회담의 여러 파격은 열흘이 지난 지금도 화제가 되고 있다. 양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오가고, 도보다리 산책에서 장시간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후 서로를 포옹하는 장면 등은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런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근원에는 우리 국민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흐르고 있다. 많은 국민이 이번에야말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가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는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국민과 적극 소통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나가면서, 화해의 파격과 평화의 감동을 한반도 전체의 일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단독] 신고하지 않으면 국가는 ‘죽음’을 모른다

    [단독] 신고하지 않으면 국가는 ‘죽음’을 모른다

    의사가 사망진단서 발급해도 유족이 신고 안하면 확인불가 8년간 1억여원 부정 수령도유족이 사망신고를 고의로 미루고 수천만원의 공무원연금을 타내는 등 국가 사망신고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사망신고 권한을 유족에게 일임하다 보니 사망 종류가 다른 사망진단서를 여러 장 발급받아 각기 다른 기관에 제출해도 교차검증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6일 이숭덕 대한의료법학회장과 김문영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연구원이 대한의사협회에 제출한 ‘사망진단서 개선을 위한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사망자 신고제도는 오로지 유족 등 개인에게 맡겨져 있어 공무원 등 제3자가 확인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 심지어 의사가 사망진단서를 발급해도 유족이 주민센터에 사망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가는 사망 사실 자체도 알지 못한다. 유족이 특정한 목적으로 서로 다른 의사에게 여러 장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아도 담당 의사는 물론 문서를 제출받은 기관도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 2012년 공무원연금공단은 유족연금 수급자 A씨가 5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유령연금’으로 잘못 지급된 금액이 59개월치 9400만원에 달했다. 2013년에는 공무원연금 수급자 B씨의 유족이 그의 사망 사실을 49개월간 숨겨 8600만원을 타 간 사례가 적발됐다. 지난해에도 독립유공자 아들 C씨가 숨졌음에도 가족이 8년간 사망신고를 미뤄 보훈급여금 1억 2000만원을 부정 수급한 것이 밝혀졌다. 2012년 개봉한 영화 ‘화차’의 실사판으로 알려진 부산 ‘시신 없는 살인사건’도 허술한 사망신고 제도 탓이라는 지적이다. 2010년 D(48·여)씨는 최고 24억원을 받을 수 있는 다수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한 여성노숙인(당시 27세)을 살해해 자신이 죽은 것처럼 꾸몄다. D씨는 그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해 시체검안서를 받아낸 뒤 곧바로 시신을 화장했다. 시체검안서는 의사가 자신이 진료하지 않은 사망자를 검안하고 발급하는 문서다. D씨는 이 사건으로 2013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장례식장에서는 사망자가 병사(病死) 등 내인사(신체 내적 원인으로 사망한 것)가 아닐 경우 경찰이 이 부분을 조사했음을 뜻하는 검시필증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일부 유족은 사망진단서 작성 과정에 개입해 의사에게 “내인사로 해 달라”고 주장한다. 이 회장은 “내인사로 기재된 사망진단서를 확보하면 제3자가 개입할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할 수 있어 자유롭게 시신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의사에게 사망진단서 발행 의무를 지운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의료법에 따르면 환자 사망사례를 접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치과의사나 한의사도 사망진단서 발행을 거절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요 대학병원 4곳에서 작성한 사망진단서에서 사망원인 등 주요 오류가 있는 비율이 47.8%나 됐다. 지난해 대한법의학회 조사결과 조사 대상 의사의 78.4%는 “사망진단서 작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사망진단서와 달리 시체검안서는 작성 가능한 자격을 설정하고 사망진단서 발급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사망신고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위엄있게 죽겠다” 104세 과학자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위엄있게 죽겠다” 104세 과학자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위엄있게 죽고 싶다는 구달은 2일(현지시간) 서부 퍼스의 집을 떠나 안락사가 허용된 스위스로 향하는 여행길에 올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일단 프랑스로 가 친척을 만나 함께 스위스로 떠난다. 환경학자와 생물학자로 꽤 명성을 날린 그는 중병을 앓는 것이 아니지만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자꾸 사라진다며 스스로 삶을 마감하겠다고 결심했다. 구달은 지난달 생일을 맞아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나이에 이른 것이 대단히 후회된다”며 “행복하지 않다. 죽고 싶다. 딱히 슬픈 일은 아니다. 이런 (삶의 마감이) 방해받는다면 그게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당한 논란 끝에 호주의 한 주에서도 조력 자살이 합법화됐지만 난치병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만 허용돼 구달은 해당하지 않고 다른 주에서는 모두 불법이라 그는 스위스로 떠나게 됐다. 런던 태생인 그는 1979년 은퇴했지만 연구 일에는 계속 관련을 맺고 있었다. 최근 몇년 동안 30권 분량의 ‘세계의 생태계’ 시리즈를 출간했고 과학 연구의 업적을 평가받아 호주 훈장을 수여했다. 2년 전에는 102세의 나이에 퍼스의 에디스 코완 대학에서 무보수 명예 연구조교로 일하게 해달라는 법정 소송을 이겼다.이번 여행에 동행하는 조력 자살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엑시트 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는 캐롤 오닐에 따르면 이 소송 과정에 구달이 겪은 이들이 죽음의 여행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대학은 그가 출퇴근할 수 있는지를 많이 걱정했는데 그는 “마지막이 시작됐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지난달 아파트에서 넘어져 이틀 동안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방치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의료진은 24시간 돌봄을 받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하라고 했고, 독립적인 성품인 그는 낯선 이로부터 돌봄을 받으면서 생을 마감하고는 싶지 않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조력 자살은 다른 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게 돕는 행위를 말하며 의사가 모든 것을 관장하는 안락사와 조금 다른 개념이다. 스위스에서는 돕는 이가 이기심 때문에 돕는 것이 아니라면 조력 자살이 허용되며 특히 외국인도 받아들이도록 한 유일한 나라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는 안락사와 조력 자살 모두 허용하고 있으며 콜롬비아는 안락사를 허용한다. 미국 오레곤, 워싱턴, 버몬트, 몬타나,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주에서는 난치병 환자에게 조력 자살을 허용한다. 워싱턴 DC는 지난해 거주민에 한해 허용하는 법을 개정했다. 캐나다 퀘백주는 2년 전 안락사와 조력 자살을 허용했다. 오닐은 구달의 마음 상태에 대해 “우울하지도 참담하지도 않다. 다만 몇년 전부터 삶에 대한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마지막 여행에 비즈니스 클래스를 탑승하게 하자는 온라인 청원이 제기돼 2만 호주달러(약 1600만원)가 모금됐다. 최근까지 유언장을 수정하고 여러 손주들을 비롯해 많은 가족을 만났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 정부도 구달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명했지만 난치병 환자에게만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달은 지난달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나같은 노인네가 조력 자살을 포함해 완벽한 시민의 권리를 누렸으면 하는 것이 내 마음”이라며 모두가 자신의 결정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스스로 생을 끝내겠다고 선택하면 그걸로 공평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거기에 끼어들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생태숲 살아났다… 백두산 호랑이·소백산 여우가 돌아왔다

    생태숲 살아났다… 백두산 호랑이·소백산 여우가 돌아왔다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간직한 경북 북부 지역이 우리나라 생태 복원 및 생태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북 북부 지역에는 백두산·금강산·지리산을 1400㎞에 걸쳐 연결하는 한반도의 대표적 생태축인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등 천혜의 자연과 자원이 풍부하다. 이를 활용한 동식물 보전 연구와 관광 육성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영주 소백산여우생태관찰원과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영양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성 사업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인근 봉화·영양·청송 국가산채클러스터, 영주·예천 백두대간 산림치유단지, 상주 낙동강생물자원관, 영주 산양삼 테마랜드, 의성 토속어류산업화센터 등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들 사업으로 인적이 뜸하던 경북 북부 지역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낙후된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현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1일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던 북부 지역이 다양한 생태 관련 사업들로 인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봉화군 춘양면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5179㏊)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조성돼 3일 정식 개원한다. 일반인에게는 4일부터 공개된다. ●아시아 최대 백두대간수목원 3일 개원 세계 최초의 산림종자영구저장시설을 비롯해 기후변화지표식물원과 고산식물 연구동, 호랑이숲(4.8㏊) 등 21개 건축물과 21개 전시원을 갖췄다. 특히 호랑이숲은 국내에서 호랑이를 전시하는 가장 넓은 곳으로 축구장 7개 면적에 이른다. 자연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돼 있다. 호랑이를 좁은 우리에 가두지 않고 넓은 공간에 놓아 기르는 국내 첫 사례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노니는 백두산 호랑이를 직접 만날 수 있다. 몸무게 200㎏에 육박하는 수컷 17살 ‘두만’, 190㎏인 13살 암컷 ‘한청’, 230㎏인 7살 수컷 ‘우리’다. 그렇다고 안전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숲 안이 아니라 높이 5~6m의 울타리가 쳐진 숲 밖의 전망대에서 호랑이를 관찰하기 때문이다. 이 호랑이들은 호랑이숲에서 살기 위해 지난해 1월과 6월 각각 수목원에 왔다. 이후 밤중엔 온돌이 놓인 내실에 머물고 간이 방사장을 오가며 쉬다가 호랑이숲의 방사장 일부 구역에 나가 적응 훈련을 했다. 하루 섭취량은 닭 5마리와 쇠고기 1.7㎏이다. 오전 10시쯤 1일 섭취량의 30%를 먹는다. 점심을 건너뛰고, 오후 5시쯤 나머지 70%를 섭취한다. 호랑이의 안전과 건강을 돌보기 위해 전담 수의사를 포함해 5명이 근무한다. 호랑이숲에는 앞으로 10여 마리의 백두산 호랑이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방문객들은 어린이 정원, 식물분류원, 돌담 정원, 거울 연못, 야생화 언덕, 자생식물원, 암석원, 고산습원, 자작나무원 등 26곳도 관람할 수 있다. 산림청이 백두대간의 체계적 보호와 산림 생물자원을 보전·관리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2200억원을 들여 완공했다. 하지만 수목원 설립 근거를 마련하지 못해 개원이 늦어지면서 2016년 2월 6일 임시 개원했었다. 임시 개원 기간 동안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정식 개원되면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만 6세 이하) 3000원의 관람료를 받게 된다.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무료다. 봉화 주민은 50% 할인된다. 연간 12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은 한국수목원관리원이 맡는다.●멸종위기동물 종복원센터 올 하반기 오픈 올해 하반기 영양군에서 문을 여는 국립멸종위기동물종복원센터는 현재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영양의 일월산과 울진으로 이어지는 검마산 등에는 산양 등 우리나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 일대는 도시화, 산업화, 환경오염으로부터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입은 데다 천혜의 자연과 동물들의 먹이사슬이 파괴되지 않았다. 복원센터가 영양에 들어선 큰 요인이다. 센터는 영양읍 일대 부지 면적 약 255만㎡, 건물 연면적 1만 6029㎡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시설이다. 앞으로 한반도 멸종위기 생물 증식·복원 기능을 총괄하는 국가 차원의 종합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게 된다. 센터는 2030년까지 사라져 가는 소똥구리, 사향노루, 스라소니, 두루미 등 총 43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대상으로 원래의 종을 확보하고 이 중 20종 복원 사업을 우선 추진한다. 1차로 올해 하반기에 국내에서 이미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똥구리(50개체)와 대륙사슴(5개체)을 몽골과 러시아에서 수입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개체 확보가 가능한 금개구리, 따오기, 황새, 나동풍란, 사향노루 등은 보유 기관과 도입 절차 및 사육기술, 이양방법 등을 협의해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국내에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지난해 기준 총 267종으로, 1989년 92종, 2012년 246종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멸종위기가 임박한 1급 생물은 60종으로 집계됐다. 센터에는 대륙사슴, 스라소니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대형 야생 동물 서식 환경을 고려해 실내외 사육장, 방사장, 적응훈련장, 맹금류 활강연습장 등 자연 적응 시설을 마련했다. 센터는 중장기적으로 복원된 멸종위기 동물을 영양 지역 등에 방사할 계획이다. 김정규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생태연구본부장은 “국내 최대 멸종위기종 복원시설이 개관하면 사라져 가는 한반도 생물이 영양에서 되살아날 것”이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관람도 가능해 지역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소백산, 멸종위기 1급 토종 여우들의 ‘천국’ 영주시 소백산국립공원 자락에 위치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중부복원센터는 국내 유일의 토종 여우 복원(증식·방사·사양관리 등) 산실로 자리잡고 있다. 2012년 10월 소백산 일대에 멸종위기 1급 동물인 토종 여우 암수 한 쌍을 방사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0마리를 순차적으로 방사했다. 이 여우들은 중국과 서울대공원에서 도입한 2~5년생 암컷 10마리와 자연 방사한 여우 중 발신기 교체를 위해 회수한 10마리(새끼 3마리 포함) 중 임신이 확인된 암컷 등이다. 현재 소백산에 19마리(암컷 13마리)의 여우가 활동 중이며, 3월부터 새끼 출산을 시작하면서 30마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우는 암수 한 쌍이 연간 3~5마리의 새끼를 출산한다. 2020년까지 최소 50여 마리가 소백산 일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치거나 아픈 여우를 회복시켜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앞으로 소백산국립공원이 토종 여우들의 서식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중부복원센터는 탐방객들을 위한 ‘여우생태관찰원’도 운영하고 있다. 생태관찰원은 38억여원을 들여 영주 순흥면 태장리 일대 2880㎡의 터에 관리동(3층)과 홍보동(2층), 4610㎡ 규모의 생태학습장 등을 마련했다. 2015년 하반기 개원 이래 지난해까지 2만 2000여명이 다녀갔다. 휴관일(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11시, 오후 2·3·4시 등 다섯 차례에 걸쳐 ‘다시 돌아온 여우를 만나요’라는 생태 탐방 프로그램을 무료 운영한다. 생태관찰원에는 방사 전 적응훈련을 받고 있는 여우 6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전호수 중부복원센터 팀장은 “우리나라 토종 여우는 1960년대 쥐잡기 운동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고 서식지 감소로 거의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국내에서 서식했던 여우와 같은 종을 북한 등지에서 도입해 짝짓기와 자연적응훈련 등을 통해 개체 수를 복원하고 있다. 머지않아 소백산이 여우들의 천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주·봉화·영양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해외 영토 방치한 佛… 성난 주민들 “경제·치안 대책 내놔라”

    [글로벌 인사이트] 해외 영토 방치한 佛… 성난 주민들 “경제·치안 대책 내놔라”

    “정부는 주민 여러분들께 병원 시설, 우회 도로, 학교 등 인프라를 신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밖에 공항 시설도 개선하고 항공권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도록 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의 경쟁을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아프리카의 작은 섬 마요트 주민을 위한 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마요트는 아프리카 대륙과 마다가스카르 사이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유럽의 프랑스 본토와는 직선거리로 7500㎞나 떨어져 있지만 엄연한 프랑스의 18개 ‘레지옹’(주에 해당하는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하나다. 앞서 지난 3월 12일에도 아니크 지라르댕 프랑스 해외영토부 장관이 마요트를 직접 방문해 주민들에게 경찰과 공공서비스 예산 증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인프라 확충과 치안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주민들을 달래기는 역부족이라 이번에 총리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위대한 프랑스의 재건’을 기치로 내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부가 역설적으로 해외 영토에서 순차적으로 쏟아지는 각종 요구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랑스에 있어서 해외 영토의 존재는 단순히 ‘유럽연합(EU)의 일부인 프랑스’가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있는 강대국’으로서 프랑스의 높은 위상을 상징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해외 영토 주민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난 70년간 등한시하고 방치했던 결과가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프랑스에 대한 이들 해외 영토의 결속력도 약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20세기 전반까지 72개 국가에서 세계 육지의 8.7%인 1289만 8000㎢의 식민지를 보유하며 영국 다음가는 제국주의 열강으로 군림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들 식민지가 대거 독립해 열강으로서 입지는 위축됐지만 여전히 많은 해외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가 유럽 대륙 밖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 영토는 남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11개 지역에 걸친 11만 1700여㎢에 달한다. 이는 남한 면적보다 넓고 프랑스 전체 영토(약 64만㎢)의 17%에 해당된다. 해외 영토의 인구는 270만여명(프랑스 전체 인구는 6700만명)으로 집계됐다. 영국이 보유한 잔존 해외 영토가 포클랜드섬을 비롯한 13개 지역(남극 제외) 1만 8170㎢(총주민 25만여명)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프랑스는 1946년 이후 이 해외 영토를 더이상 ‘식민지’라고 부르지 않는다. 11곳의 해외 영토 가운데 5곳(기아나, 과들루프, 레위니옹, 마르티니크, 마요트)는 행정구역상 유럽 본토와 별 차이가 없는 레지옹의 지위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 규모가 작은 5개 지역은 ‘해외 집합체’(생마르탱, 생바르텔레미, 생피레르 미클롱, 왈리스 퓌튀나, 폴리네시아)로 운영하고 있으며 독립성이 강한 뉴칼레도니아(프랑스명 누벨칼레도니)는 ‘특별 공동체’의 지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프랑스 상원 343석 가운데 21석, 하원 577석 가운데 27석이 이들 11개 해외 영토에 할당된 의석일 정도로 본토와 동등한 정치적 권리를 허용하고 있다. 영국이 본국에만 의회 의석을 할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하지만 최근 두 달 가까이 시위가 이어진 마요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달러 정도에 그친다. 인근 국가인 코모로(748달러), 마다가스카르(368달러)에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본토의 4분의1 수준이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마요트의 실업률은 프랑스 전체의 2배인 25.9%에 이르며,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18명으로 프랑스 전체 평균의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 무엇보다 인근 다른 섬들에서 프랑스령인 이곳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폭증하면서 공공서비스 마비와 치안 불안에 시달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학교에서 갱단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마요트 주민들은 “인근 다른 지역이 프랑스에서 독립할 때 우리는 프랑스에 남아 있기를 택했는데 결국 프랑스로부터 배신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남미 대서양 연안에 있는 해외 영토 기아나 주민들도 지난해 4월 인프라 확대와 치안 강화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특히 기아나에는 프랑스의 쿠루 우주기지가 있어 프랑스뿐 아니라 EU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지난해에 총파업으로 이 우주기지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고, 한국의 통신위성 ‘코리아샛’ 7호의 발사도 지연됐었다. 프랑스는 기아나 주민이 요구한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경제 활성화를 약속하며 겨우 파업 사태를 진정시켰지만, 청년실업률이 50%에 이르고 인구의 30%가 식수나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프랑스 인구통계연구소의 클로드 발랑탱 연구원은 AFP통신에 “해외 영토 주민들의 요구는 교육·경제·보건·치안 등의 분야에서 프랑스 본토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신혼여행지로 많이 알려진 남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 자치의회는 오는 11월 4일 프랑스로부터의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뉴칼레도니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세계적 관광지인 데다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4분의1에 가까운 양이 매장된 자원의 보고로 경제 수준은 비교적 높다. 하지만 뉴칼레도니아에서는 1985년부터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주장한 무장단체가 활동하기 시작했고, 1988년에는 원주민인 카나크인 무장단체가 프랑스인 판사와 경찰 등 27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다 결국 프랑스군에 진압돼 70여명이 사망한 비극적 역사가 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소요 사태가 확산되자 뉴칼레도니아의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 주면서 이를 무마했다. 이후 10년 뒤인 1998년에는 프랑스가 추가 자치권 이양을 단행했고, 뉴칼레도니아는 2014년 이후에는 독립을 포함한 정치적 문제를 언제든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출범한 뉴칼레도니아의 새 자치정부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민의 24.4%만 독립에 찬성해 반대 여론(54.2%)이 우세하지만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21.4%)도 많아 그동안 뉴칼레도니아의 과거사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던 프랑스 정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4일 뉴칼레도니아를 방문해 현지 여론을 청취하고 1988년 인질극 사건의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프랑스가 지금까지와 같이 해외 영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할 경우 이들 지역이 중국과 같은 여타 강대국의 영향권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실제로 남태평양의 또 다른 해외 영토 폴리네시아에서는 2000년대부터 중국 자본의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티앤루이 그룹은 폴리네시아 현지 양식장과 식품 회사에 투자하고 HNA그룹은 호텔을 건립하는 등 폴리네시아에서 중국 자본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고마운 존재로 각인되고 있다. 폴리네시아는 1995년 프랑스 정부가 핵실험을 실시한 지역이지만 프랑스 정부는 이 지역에서 정확한 환경 피해를 산정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해 프랑스 정부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반감은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폴리네시아 타히티섬의 중국 영사관이 건물주의 허락 없이 공관에 위성안테나를 설치해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 영사관의 행태에 화가 난 건물주는 지난 2월 공관 임대 기간이 종료하자 공관 건물을 비워 달라고 요구했지만 중국 영사관은 이를 거부하고 건물주에게 공관을 중국 정부에 팔라고 압박했다. 건물주가 소송을 제기하려 하자 중국을 의식한 폴리네시아 자치정부는 오히려 “어떤 법원도 관련 소송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해 이 지역에서 프랑스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외교안보전문매체 더 디플러맷은 “프랑스 정부가 해외 영토에 대해 신경을 덜 쓰는 동안 이들 지역은 중국과 같은 신흥 경제대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안보나 환경 측면에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윈드러시 10% 추방’ 서한 들통 英내무장관 발뺌하다 결국 사임

    ‘윈드러시 10% 추방’ 서한 들통 英내무장관 발뺌하다 결국 사임

    행정 부주의로 추방 위기 논란 “추방 목표 몰라” 변명도 거짓 보수당, 3일 지방선거 ‘타격’ 후임에 이민 2세 사지드 자비드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이 이주민들의 추방을 정부가 검토했다는 ‘윈드러시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29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윈드러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력 부족 해결을 위해 초청받아 이주해 온 약 50만명의 카리브해 출신 주민들을 뜻한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강경한 난민 정책에 대한 격렬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오는 3일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테리사 메이 총리와 보수당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러드 장관의 사임 의사를 수락했다. 메이 총리는 대신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의 사지드 자비드 의원을 새 내무장관으로 30일 임명했다. 소수계 정치인이 영국 중앙정부에서 주요 각료직에 임명된 것은 자비드 장관이 처음이다. 이번 논란은 최근 윈드러시 가족들이 영국에서 수십년간 거주했음에도 행정적 부주의로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고 추방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롯됐다. 러드 장관은 논란이 불거지자 바로 실수라며 사과하고 시민권 제공과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가디언 보도를 통해 러드 장관이 지난해 메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윈드러시 가운데 10%를 강제 추방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제시하면서 이들의 추방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지난 27일 러드 장관은 트위터에 “나는 강제 추방 목표에 대해 알지 못했다. 알고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거짓말로 들통났다. 가디언은 “의회 진술을 앞둔 러드 장관이 그의 발목을 잡을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 사임이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러드 장관이 사임했어도 메이 총리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노동당은 메이 총리가 2010년부터 2016년 총리 취임 전까지 내무장관으로 재직했고, 이미 그 당시에 윈드러시 세대를 차별하는 문화와 정책이 수립됐다고 주장하면서 메이 총리는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러드 장관의 사퇴로 무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이 오는 3일 지방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디언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참한 결과를 받아 든 보수당은 그 이후에도 결코 (지지율을) 회복한 적이 없었다”고 분석하면서 “특히 윈드러시 스캔들로 보수당이 좋은 성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현장 행정] 용‘산’비어천가

    [현장 행정] 용‘산’비어천가

    “이봉창 의사는 용산 사람이에요. 일본 천왕을 죽이려다가 폭탄이 터지지 않아 실패하고 일본군에게 잡혀 죽임을 당했어요.”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하는 문화탐방프로그램 ‘용의 산을 찾아서’ 일일교사로 나서 이봉창 의사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문화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용산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효창공원 이봉창 의사 동상 앞에서 호기심 어린 눈길로 성 구청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성 구청장은 “이봉창 의사는 효창동에서 나고 자라 지금은 효창공원에 묻혀 있다”면서 “여러분도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달부터 문화탐방 프로그램인 ‘용의 산을 찾아서’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50회에 걸쳐 지역 문화유적지 답사를 할 예정이다. 주민과 학생들에게 지역사를 제대로 알린다는 취지다. 연중 수시로 참가자를 모집하며 학생과 성인반으로 나눠 답사 일정을 맞춘다. 학급·모임별 단체 신청도 받는다. 탐방 코스는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 유관순 열사 추모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효창공원 의열사, 백범 김구 기념관, 이슬람 중앙사원, 남산성곽길 등이다. 코스는 참가 대상에 맞게 늘리거나 줄인다. 전문 해설사 설명을 들으며 장소의 역사적 의미와 맥락을 깨칠 수 있다. 올해 참가인원은 약 1000명으로 예상된다. 성 구청장은 “용산을 빼고서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용산 곳곳이 유적지고, 문화유산들이 있는데 이를 잘 발굴하고 갈무리해서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성 구청장은 민선 5기 시절인 2010년부터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에는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을 조성하고, 2015년에는 이곳에 유관순 열사 추모비를 건립했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김구 등 애국선열들의 영정을 모신 효창공원 의열사를 26년 만에 상시 개방했다. 구는 내년 이봉창 의사의 옛집이 있던 효창동 118 부근에 이봉창 의사 기념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또 내후년에는 용산역 인근에 향토사 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성 구청장은 “용산에는 박물관만 11개이다. 앞으로 더 많은 박물관이 용산에 들어올 것”이라면서 “국립중앙박물관·한글박물관과 연계해 용산을 ‘박물관 특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문 대통령 한마디에 얼굴 빨개진 김여정…또 다시 드러난 존재감

    문 대통령 한마디에 얼굴 빨개진 김여정…또 다시 드러난 존재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돼 있다”라고 말해 장내가 웃음바다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판문점 브리핑에서 소개한 바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이뤄진 김정은 위원장과의 환담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을 가리키며 이같은 덕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으로 장내에는 큰 웃음이 터졌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얼굴이 빨개졌다고 윤영찬 수석은 전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해 문 대통령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의사를 직접 전달한 바 있다. 그 후에도 올림픽 경기나 북한 예술단 공연 때 함께 관람하는 등 문 대통령을 여러 차례 대면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여정 부부장의 정확한 소속도 밝혀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환담 자리에서 “김여정 부부장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란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 속도로 삼자”라고 말해 김여정 부부장이 당 선전선동부 소속 제1부부장임을 밝혔다.‘만리마 속도전’이란 ‘하루에 만리씩 달리는 속도로 일하자’는 뜻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주민들의 경제 건설 적극 참여를 위해 만들어낸 선동 용어다. 김일성 시대에 만들어진 ‘천리마’ 용어가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 미뤄 김여정 제1부부장이 선전선동부 소속임을 유추할 수 있다. 선전선동부는 대중에 대한 효과적인 교양 사업을 위해 신조어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강성대국’, ‘자강력 제일주의’ 등 주민들에게 배포되는 모든 슬로건은 선전선동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소속이 이런 역할을 하는 선전선동부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그 동안 북한 매체는 김여정의 직책과 관련해 당 제1부부장이라고 했을 뿐 소속 부서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는 김정은 정권 공식 출범 2년째인 2014년 말부터 당 부부장이라는 공식 직함으로 북한 매체에 소개됐고, 지난 2월부터는 제1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어 줄곧 당 선전선동부서에서 일해온 것으로 짐작된다. 김여정이 선전선동부의 실무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제1부부장에 오른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갑작스레 권좌에 올라 취약한 권력 기반을 메우기 위한 선전선동의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선전선동부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와 외교 전반 등 국정 전반을 포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반도 정세 변화의 물꼬를 튼 순간 북측 대표로 남측에 온 것도 김여정 부부장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노동당 서기실이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 업무와 생활보장을 전담하고 있고, 사실상 남한이나 외국 정상의 비서실장 같은 직책이 없다는 점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선전선동 업무에 머무르지 않고 국정 전반을 보좌하는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미는 어디에?…아기곰 3마리, 불가리아 산길서 발견 

    어미는 어디에?…아기곰 3마리, 불가리아 산길서 발견 

    그리스 국경과 인접한 불가리아 로도페 산길을 배회하던 아기곰 세 마리가 마을 주민들에게 발견돼 현재 동물보호소에 있는 것을 확인됐다. 불가리아 환경당국은 21일(현지시간) 어미가 없는 아기 곰 3마리가 발견돼 현지 동물보호단체가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수컷 두 마리와 암컷 한 마리로 구성된 이 아기곰들은 생후 3개월 정도로 체중은 2~3킬로다. 현재 스트레스에 시달리고는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수의사들의 진단. 사육사들은 아기 곰들에게 염소 젖과 비타민을 먹이고 있는 한편, 현지 당국은 어미 곰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아기곰들을 보호 중인 디미타르 이바노브는 "야생상태에서 새끼 곰만 발견된 경우, 어미는 밀렵꾼들에게 잡혀갔거나 사살됐을 확률이 90%에 달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끝내 어미 곰이 발견되지 않으면, 아기곰들은 인근 그리스 아르투로스 곰 전용 보호소로 이송돼 야생상태로 돌아가는 훈련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불가리아 동물원에는 약 800마리의 갈색 곰이 있는데, 이는 동종의 개체 중 유럽에서 가장 많은 수다. 장관섭 프리랜서 기자 jiu670@naver.com
  • 코오롱그룹 ‘우정선행상’ 대상, 한센인 한방시술 김명철씨

    코오롱그룹 ‘우정선행상’ 대상, 한센인 한방시술 김명철씨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제18회 우정(牛汀) 선행상 대상에 한의사 김명철(60·경남 산청)씨를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김씨는 1993년부터 경남 밀양의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01년부터는 매주 목요일 산청에 있는 한센인 시설 ‘성심원’을 찾아 한센병력 어르신들에게 한방시술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 소통의 장으로 ‘목화장터’라는 벼룩시장을 만드는가 하면 봉사팀도 구성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상에는 시한부 환자들을 대상으로 호스피스 봉사활동 등을 하는 심귀남(76·서울)씨와 지체장애인 시설 등에서 이·미용 봉사를 하는 전웅용(60·경북 포항)씨가 선정됐다. 장려상은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16년간 매주 국수를 제공해 온 쪽방도우미봉사회(서울)와 성북구 하월곡동 집창촌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소외 여성들에게 무료 건강상담을 해 온 이미선(57)씨가 받았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수상자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큰 울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정선행상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호를 따서 2001년 제정한 상이다. 모범이 되는 선행·미담 사례를 발굴해 시상한다. 상금은 총 1억원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짝짝이 팔 브레드맨, 편견에 빠진 세상을 구하라

    짝짝이 팔 브레드맨, 편견에 빠진 세상을 구하라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살짝 짧은 ‘진저브레드맨’(생강으로 향을 낸 사람 모양의 과자). 다음달 창업을 앞둔 한 프로젝트 모임에서 만든 ‘그대로 괜찮은 쿠키’라는 이름의 이 쿠키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상징한다. 모양이 익숙하지 않을 뿐 똑같이 맛있는 쿠키라는 사실을 통해 장애는 다름일 뿐 틀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목표 매출액(100만원)의 10배를 초과 달성한 ‘그대로 괜찮은 쿠키’가 올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다시 세상에 나왔다. ‘그대로 괜찮은 쿠키’ 캠페인을 기획한 김동길(27)씨와 김장한(27)씨를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초 ‘모양이 조금 다른 쿠키’로 장애인들의 추운 겨울을 위로하고 싶었다”며 운을 뗐다. 지역 주민들에게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까지 꿇은 어머니들의 사연이 화제가 된 지 약 두 달 만의 일이었다. 동길씨는 “흉내가 아니라 비유라는 게 중요했다”면서 “쿠키를 볼 때 ‘조롱의 표현 아니냐’는 시선이 있을까 봐 오래 고민했다”고 했다. 실제로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기로 한 장애인재단은 실행 하루 전날 거절 의사를 밝혔다. 팔과 다리가 짧은 쿠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장애인재단이 “이런 쿠키 모양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취지에 공감하면서 쿠키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약 2주간 진행한 펀딩을 통해 재료비를 뺀 수익금 488만원을 벌었고, 전액을 한국장애인재단에 기부했다. 장애 아동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도 열었다. 지난해 호응에 힘입어 올해도 오는 27일까지 시즌2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캠페인을 통해 대중의 편견을 깨고 있다. 2016년 8월 리우패럴림픽 때는 휠체어를 타고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홍보 스티커를 지하철 역에 붙였고 ‘세상이 투표로 바뀔 리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선거 독려 캠페인도 진행했다. 현재 두 사람은 미혼모와 실종 아동과 관련한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다. 이들은 연간 200여명의 아기가 유기된다는 베이비 박스에 주목했다. 동길씨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으로 미혼모는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대신 버리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캠페인의 의도를 설명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캠페인 크리에이터라고 규정한다. 다음달 초 ‘D-1’이라는 이름의 공익 캠페인 스타트업을 창업해 강남구 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할 예정이다. 그들의 D-Day(디데이)는 자신들의 캠페인으로 세상이 변하는 날이다. 장한씨는 “점점 더 나아지는 내일을 기대하는 오늘이라는 의미”라면서 “바뀔 수 있고 바뀔 거라는 희망을 이름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둔 두 사람은 안정된 직장을 찾는 대신 스타트업 창업, 그것도 돈이 될까 싶은 공익 캠페인에 뛰어들었다. “미래가 불안하지는 않나”는 질문에 장한씨는 “수익이 나서가 아니라 결국 수익이 돼야 하는 일이기에 시작했다”면서 “공익적인 일도 돈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동길씨도 “착한 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면서 “우리 뜻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결국 세상은 바뀌지 않을까”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단독] 하루치 약 240알까지 처방…의료급여 관리 ‘구멍’

    [단독] 하루치 약 240알까지 처방…의료급여 관리 ‘구멍’

    정부의 부실한 의료급여 환자 관리체계가 논란이 되고 있다. 환자 한 명이 하루치 약을 최대 240알씩 처방받아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다.24일 이진용 서울대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을지대 등과 진행한 의료급여 이용 현황 연구에 따르면 2016년 진료일수 상위 10위 환자가 하루 평균 68개의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약물을 복용한 환자는 하루에 240개를 처방받기도 했다. 이 교수는 “다량의 약물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과 복약순응도(의사 처방에 따라 약물을 정확히 복용하는 정도) 저하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국가가 의료비 대부분을 지원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국가유공자, 북한이탈주민 등을 말한다. 1종과 2종 환자로 나뉘며 본인부담금의 최대 15%만 내면 모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의료급여 1종 환자는 입원비가 무료이며 외래진료비도 2000원 이하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하루에 10곳 이상 병원을 돌며 다량의 약을 타간다. 문제는 지금 제도에서는 이들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의료진이 처방 정보를 등록하면 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DUR)에서 같이 처방하면 안 되는 약을 알려 준다. 그러나 상당수 병·의원은 업무를 마무리하는 오후 6시쯤이 돼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그날 급여를 일괄적으로 청구한다. 이 때문에 짧게는 20~30분 단위로 병원을 전전하는 환자들을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들의 ‘의료쇼핑’을 관리·감독해야 할 의료급여관리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의료급여 수급자 약 153만명(2016년 기준) 가운데 집중관리 대상인 사례관리자는 2013년 15만 2000명에서 2016년 16만 4000명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급여관리사는 지난해 9월 기준 524명에 불과하다. 의료급여관리사 1명이 사례관리자 300명을 포함해 평균 3000명의 의료급여 수급자를 맡아야 한다. 간호사 출신인 이들 의료급여관리사는 비정규직이다 보니 사례관리자를 장기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경기 지역의 한 의료급여관리사는 “혼자 사례관리자 7000~8000명도 담당해 봤다”며 “이들의 부정 이용을 관리하는 것이 주 업무이다 보니 정말 아픈 사람을 새로 발굴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고 하소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짝짝이 팔 브레드맨, 편견에 빠진 세상을 구하라

    짝짝이 팔 브레드맨, 편견에 빠진 세상을 구하라

    “착한 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직접 증명하고 싶어요”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살짝 짧은 ‘진저브레드맨’(생각으로 향을 낸 사람 모양의 과자). ‘그대로 괜찮은 쿠키’라는 이름의 이 쿠키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상징한다. 모양이 익숙하지 않을 뿐 똑같이 맛있는 쿠키라는 사실을 통해 장애는 다름일 뿐 틀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목표 매출액(100만원)의 1000%를 달성한 ‘그대로 괜찮은 쿠키’가 올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다시 세상에 나왔다. 이 캠페인을 기획한 김동길(27)씨와 김장한(27)씨를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초 ‘모양이 조금 다른 쿠키’로 장애인들의 추운 겨울을 위로하고 싶었다”며 운을 뗐다. 지역 주민들에게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까지 꿇은 어머니들의 사연이 화제가 된 지 약 두 달 만의 일이었다. 동길씨는 “흉내가 아니라 비유라는 게 중요했다”면서 “쿠키를 볼 때 ‘조롱의 표현 아니냐’는 시선이 있을까봐 오래 고민했다”고 했다. 실제로 원래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던 한 장애인재단은 실행 하루 전날 거절 의사를 밝혔다. 팔과 다리가 짧은 쿠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장애인재단이 “이런 쿠키 모양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취지에 공감하면서 쿠키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2017년 12월 1일부터 약 2주간 진행된 펀딩에서 재료비를 뺀 수익금 전액인 488만원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한 한국장애인재단에 기부했고 장애 아동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도 열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호응에 힘입어 올해도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3월 26일부터 오는 4월 27일까지 시즌2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캠페인을 통해 대중의 편견을 깨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2016년 8월 리우 패럴림픽 때는 지하철에 홍보 스티커를 붙여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고 ‘세상이 투표로 바뀔 리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선거 독려 캠페인도 진행했다. 현재 두 사람은 미혼모와 실종 아동과 관련한 캠페인을 구상 중이다. 특히 두 사람은 연간 200여명의 아기가 유기된다는 베이비 박스에 주목했다. 동길씨는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미혼모는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대신 버리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두 사람은 스스로를 캠페인 크리에이터라고 규정한다. 다음달 초엔 D-1이란 이름의 공익 캠페인 스타트업을 창업해 강남구 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할 예정이다. 그들의 D-Day(디데이)는 자신들의 캠페인으로 세상이 변하는 날이다. 장한씨는 “점점 더 나아지는 내일을 기대하는 오늘이라는 의미”라면서 “바뀔 수 있고 바뀔 거라는 희망을 이름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캠페인을 통해 언젠가 꼭 바꾸고 싶은 사회의 한 단면은 무엇일까. 장한씨는 “대한민국의 속도를 늦춰보고 싶다”면서 “우리 사회엔 ‘몇 살엔 취직을, 또 그 후엔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암묵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모두에겐 각자 다른 꿈이 있고 그에 맞는 속도도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학교 졸업반인 두 사람은 안정된 직장을 찾아야 하는 사회의 속도 대신 스타트업 창업, 그것도 ‘돈이 될까’ 싶은 공익 캠페인에 뛰어들었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없는지 궁금했다. 이 질문에 대해 장한씨는 “수익이 나서가 아니라 결국 수익이 돼야 하는 일이기에 시작했다”면서 “공익적인 일도 돈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동길씨도 “착한 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면서 “우리 뜻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결국 세상은 바뀌지 않을까”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선천적 안면기형으로 5년간 방치된 개의 ‘견생역전’

    선천적 안면기형으로 5년간 방치된 개의 ‘견생역전’

    선천적인 안면기형으로 태어난 개가 이전 주인에게서 내내 방치돼 있다가 무려 5년 만에 새 가정을 찾았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에 사는 래브라도 종(種) ‘보 톡스’(Beaux Tox)는 7년 전 어미에게서 태어났을 당시부터 두개골이 함몰되고 두 눈이 가운데로 몰리는 안면 기형을 가졌다. 수의사들은 이 개가 어미의 자궁에서 다른 형제 5마리와 함께 클 당시, 좁은 자궁 공간으로 인해 안면에 기형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몸집은 크고 머리 형태는 기형인데다 두 눈이 몰린 이 개는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했다. 이후 텍사스의 한 남성이 이 개를 입양했지만, 문제는 당시 주인이 키우던 고양이들이 이 개를 너무 싫어하며 거부반응을 보인 탓에, 주인은 개를 집 밖에 묶어둔 채 방치했다. 그렇게 약 5년이 흘렀다. 이 개는 전 주인의 방치 속에 마당에 묶인 채 어떤 관심도 받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 흔한 개집도 없었고, 안면기형이라는 이유로 전 주인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의 손가락질과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5년간 그 어떤 사람의 손길도, 사랑도 받지 못한 개는 우연히 해당 지역 동물보호단체의 눈에 띄었고, 이윽고 포근한 새 보금자리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이 개의 힘든 여정을 끝내 준 것은 제이미 홀릿이라는 여성이다. 그는 “한 친구가 자신의 SNS에 새 가족을 찾는다는 내용과 함께 이 개의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난 그 사진을 보자마자 당장 내가 데리고 오겠다는 답장을 남겼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이어 “처음 이 개를 데려왔을 때, 몸에는 벼룩이 가득했고 기생충도 있었다. 갈비뼈가 툭 튀어나올 정도로 먹지 못한 상태였다”면서 “곧바로 병원 치료를 시작했고, 다시 건강해지기까지 무려 2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이 개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현재는 평범한 반려견처럼 주인의 사랑과 보호 아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홀릿은 “내가 이 개를 데려오는 일이 조금만 늦어졌더라면 아마 생명이 위험했을 것”이라면서 “현재 이 개는 나의 또 다른 반려견과 함께 즐겁고 건강한 날들을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임박한 남북·북미 정상회담 성공에 힘 모을 때다

    남북 정상회담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고, 북ㆍ미 정상회담 일정이 5월 말, 6월 초로 굳어지면서 관련 당사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제1야당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비핵화를 위한 정상회담의 초당적 협조 요청과 함께 야당 대표의 의견을 들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을 방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두 나라 안보수장 간 핫라인을 구축하고, 북한의 비핵화 해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뒤 귀국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정지작업인 셈이다. 홍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을 두고 ‘판문점 위장평화쇼’라고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성과 여부를 떠나 문 대통령이 홍 대표를 만나 정상회담에 대해 직접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정 실장과 볼턴의 만남 역시 볼턴이 북핵의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해 온 강경파인 데다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긴밀한 접촉을 진행하면서 국내 일각에서 ‘코리아 패싱’ 논란도 제기되던 터여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고 하겠다. 북한도 노동신문을 통해 ‘유훈 관철’을 강조하는 등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정지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유훈’ 승계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 역시 긍정적이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관련 당사국의 이런 움직임을 볼 때 비핵화를 위한 양대 정상회담의 여건은 갖춰져 가고 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돌발변수들이다. 지난 12일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를 반입하는 문제를 놓고 벌어진 경찰과 반대 단체·주민의 충돌도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삶의 터전에 군 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달가울 리 없는 주민들 반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사드를 배치한다는 국가 간의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또 기지 내에 주둔 중인 장병 역시 처우 등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생활시설 설치까지 막은 것은 옳지 못한 처사라고 본다. 사드를 뛰어넘는 비핵화와 평화구축이라는 큰 틀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시점에서 사드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당사자 모두에게 부담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반발해 남북 정상회담 일에 집단휴진과 함께 대규모 시위를 여는 것도 볼썽사납다. 주의 주장은 좋지만, 그날을 택해 휴업과 시위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 정부 역시 야당과 국민에게 초당적 협조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귀담아들을 것은 듣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 정치력을 발휘했으면 한다. 내치에 기반하지 않으면 외치도 힘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재삼 강조하지만 이번 양대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몇 달만이라도 국민 모두 회담 성사를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한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이미 널리 쓰고 있는데… 정부 규제에 막힌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이미 널리 쓰고 있는데… 정부 규제에 막힌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미세먼지로 예정됐던 야구 경기가 취소될 정도로 미세먼지는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으려는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측정기 정책은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국가 측정망을 보완하기 위해 실생활 현장의 오염 정도를 모니터링하는 간이측정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나오는 날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원명초등학교 운동장 한가운데는 ‘미세먼지’라고 쓰인 주황색 삼각형 깃발이 내걸린다. 이 깃발이 걸리면 야외 체육 수업은 실내 수업으로 대체된다. 이 학교는 국가 측정기의 예보도 참조하지만 독자적으로 간이측정기를 2016년부터 사용해 그 결과를 학생들의 활동 지침으로 삼고 있다. 농도 ‘0∼15㎍/㎥’(좋음), ‘16∼35㎍/㎥’(보통), ‘36∼75㎍/㎥’(나쁨), ‘76㎍/㎥ 이상’(매우 나쁨)을 기준으로 삼는다. 김진 보건 교사는 매일 오전 8시 30분쯤 이 측정기로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해 전 직원들에게 미세먼지 정보를 문자로 전송한다. 서초구의 시범사업으로 서초구 내 학교로는 처음 간이측정기 도입을 주도했던 윤봉원 전 원명초교 교장은 “국가 측정기와 학교의 간이측정기 결과가 대체로 비슷하게 나오지만 가끔 국가 측정기가 ‘나쁨’일 때 자체 조사로는 ‘좋음’으로 나오는 등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2년여간 간이측정기를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서초구 내 특정 지역의 예보를 서초 전 지역에 똑같이 적용해 활동에 제약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서초구의 경우 국가가 인증한 측정기는 차가 쌩쌩 달리는 반포 2동 주민센터 옥상에 설치돼 있다. 그것만으로는 서초구 전역의 미세먼지 측정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양재동 강남대로 쪽에 다른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미세먼지 정보는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 공인 측정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환경 측정기 관련 고시에 따르면 환경 측정 기기는 국립환경과학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여간 까다롭지 않을뿐더러 지자체 등이 간이측정기를 설치해 그 결과를 제3자에게 알릴 수 없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간이측정기를 별도로 설치했는데도 주민들에게 현장의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종률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간이측정기를 학교 등 한정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미세먼지 수치를 외부의 제3자에게 공개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렵다”고 밝혔다. 국가 측정기와 간이측정기의 서로 다른 수치로 인해 혼란이 생길 수 있고, 국가 측정기에 비해 간이측정기가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지는데 이를 근거로 의사 결정이 내려져 문제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 측정기는 355개에 불과하다. 전국 시·군·구 168개 가운데 40개 지역에는 아직 측정기가 한 개도 없다. 이런 지역은 먼 이웃 동네의 미세먼지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 더구나 국가 측정기의 경우 설치 비용 2억원이나 들 뿐만 아니라 관리 비용도 연간 2000만~3000만원이 든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국민 일상생활의 가이드라인이 될 미세먼지 오염 정도를 제때 알기 위해 간이측정기가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자체가 간이측정기를 설치해 국가 측정기의 사각지대를 메우려고 해도 정부의 환경 규제가 발목을 잡는 현실이다. 다만 천차만별인 간이측정기의 성능은 문제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측정기의 잘못된 정보로 혼란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외대 환경공학과 이강웅 교수는 “간이측정기가 인증제도를 통해 정확성을 담보한다면 국가 측정망을 보완해 보다 촘촘한 미세먼지 오염 지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ori@seoul.co.kr
  • 검진·상담·또 검진… 365일 ‘은평 건강대사’

    검진·상담·또 검진… 365일 ‘은평 건강대사’

    서울 은평구보건소는 2016년 말 통합건강서비스 공간인 은평건강관리센터를 설립했다. 건강 검진에서부터 상담,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받을 수 있는 ‘주민 맞춤형 보건소’로 탈바꿈했다.지난 6일 은평건강관리센터를 방문하니 평일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대여섯 명의 구민들이 건강관리 상담을 받고자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413.85㎡(약 125평)에 달하는 널찍한 공간에는 신체계측실, 건강관리 계획실, 운동상담실, 영양상담실 등이 마련돼 있었다. 은평건강관리센터는 특히 대사증후군 검진·관리에 노력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앓는 ‘국민병’이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혈관 질환 사망률 4배, 당뇨병 발병 위험이 10배 이상 높고 방치하면 동맥경화의 영향으로 돌연사할 위험까지 있다. 이날 기자는 은평관리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대사증후군 검진을 체험해 보기로 했다. 먼저 간단한 문진표를 작성한 후 피검사를 진행했다. 이 검사를 통해 혈당과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 등을 바로 알 수 있다. 다음 바로 옆방에 마련된 신체계측실에서는 혈압과 허리둘레를 재고 체성분을 알 수 있는 인바디를 체크했다. 측정실은 각각 독립된 공간에서 한 명씩 진료를 받을 수 있어 프라이버시가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상담사는 “허리둘레, 혈압, 중성지방,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등 5가지 중에서 3개 이상 결과가 좋지 않으면 대사증후군에 해당한다”면서 “대사증후군이면 3개월에 한번씩 보건소에 와서 상담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검사가 끝나면 건강관리 계획실에서 의사로부터 종합 상담을 받게 된다. 의사는 앞서 받은 검사 결과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처방을 내려준다. 이후 방문한 운동상담실에서 상담사는 “HDL 콜레스테롤이 평균보다 좀 낮게 나왔다”면서 “숨이 차는 강도 높은 운동을 일주일에 3번 정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영양상담실에서 상담사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끼니마다 단백질을 먹어야 하는데 저녁 한번에 삼겹살 등 고기를 든든히 먹어서는 효과가 적다”면서 “끼니마다 단백질 반찬 한두 가지를 먹는 게 더 좋다”면서 검사받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진단을 내렸다. 은평건강관리센터 대사증후군 검진은 은평구 주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재검진하고 진단에 따라 생활에서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단문메시지서비스(SMS)나 전화 상담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현성 보건소장은 “대사증후군은 사전에 관리하면 예방 효과가 크기 때문에 꾸준히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보건소는 무엇보다 구민 건강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사증후군 검진과 홍보에 힘쓴 결과 2016년 3251명에서 4538명으로 은평건강관리센터에서 관리를 받는 구민이 증가했다. 이외 은평건강관리센터에서는 체력 측정과 금연상담 등 다양한 건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014년에는 심리지원센터인 ‘다독임’도 문을 여는 등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우울, 스트레스, 알코올 의존도, 자살 생각 등에 대한 심리 검사와 상담을 한다. 감정노동자를 위한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과 아동의 분노조절 개선을 위한 놀이치료 등도 정기적으로 운영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보이스피싱 대출 피해자가 갚아야”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불법으로 얻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대출을 받았더라도 피해자가 대출금을 갚을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비록 개인정보를 얻은 과정이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대출 계약이 적법하다면 유효하다는 의미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는 김모씨 등 보이스피싱 피해자 16명이 대부업체 3곳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 등은 2015년 7월 취업을 도와준다는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속아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전화 번호, 운전면허증 사진, 계좌번호, 보안카드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알려줬다. 사기단은 이 정보를 이용해 공인인증서를 새로 발급받았고, 대부업체에서 총 1억 1900만원을 대출받았다. 피해자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체결한 계약으로 대출금 상환 의무가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은 “제3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전자거래 방법으로 체결된 대출 계약은 유효하게 체결된 계약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자문서법에 따라 ‘작성자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성주 사드 기지 물자 반입을 두고 경찰과 주민 충돌... 부상자 ‘속출’

    성주 사드 기지 물자 반입을 두고 경찰과 주민 충돌... 부상자 ‘속출’

    경찰이 12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입구에서 장비 반입을 반대하는 주민 해산에 나섰고, 이를 거부하는 주민들이 맞서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했다.경찰은 3000여명을 동원해 오전 10시 35분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강제해산을 시작하며 주민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다쳐 현장 의료진이 응급 치료를 했다. 할머니 1명은 경찰에 맞서다가 가슴을 짓눌려 갈비뼈를 다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사드반대 단체 회원, 주민 등에게 경고 방송을 하고 해산 명령을 내렸다.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다친 주민이 10여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확한 인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일부 경찰관도 강제해산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5명은 현장에 나와 양측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상황을 살펴봤다. 충돌이 심할 때는 직접 달려가 완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주민 저항이 심해 경찰의 강제해산은 2∼3시간 걸릴 것으로 보였다.상대적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경찰은 정오부터 강제해산을 중단하고 주민과 대화를 시작했다. 충돌로 인한 피해가 크자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충돌과정에서 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원회 등 사드반대 6개 단체 회원, 주민 등 150여명은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또 알루미늄 막대기로 만든 격자형 공간에 한 명씩 들어간 뒤 녹색 그물망을 씌워 경찰 해산에 맞섰다. 진밭교에 1t 트럭 3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진밭교는 사드기지 정문에서 500여m 떨어져 있고, 진밭교 700여m 아래쪽에는 소성리 마을회관이 있다. 소성리 마을회관에는 주민 10여명이 있으나 경찰 진입을 막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진밭교 부근으로 경찰력을 투입했다. 만약에 대비해 진밭교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국방부는 트레일러 12대, 중장비 기사용 승합차, 트레일러 안내 차량 등 15대를 반입한 뒤 기지 내 포크레인, 지게차, 불도저 등을 실어 나올 예정이다. 이어 덤프트럭 8대, 안내 차량, 구난차량 등 15대를 반입한다. 덤프트럭에는 골재류(모래와 자갈 등)를 실어 사드기지로 들여보낸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년 11월 사드기지에 반입한 공사 장비를 반출하고 장병숙소 누수 공사, 오폐수시설 보강, 식당 리모델링 등을 위한 자재들을 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날씨가 더워진데다 새벽부터 계속된 장시간 농성으로 고령의 소성리 마을 주민들이 탈진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에 응급차량 3대를 배치하고 보건소 의사 등 3명의 의료진을 대기시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년 위한 세상 못 만든 빚 있는데… ‘빈민’ 표현 부끄러웠다”

    “청년 위한 세상 못 만든 빚 있는데… ‘빈민’ 표현 부끄러웠다”

    지난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가 서울시의 ‘청년임대주택’을 ‘빈민아파트’로 비유한 안내문을 단지 내에 붙인 사실이 서울신문 보도<[단독] ‘5평짜리 빈민’… 도 넘은 청년임대 혐오 안내문>로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청년들을 빈민으로 규정한 도 넘은 님비(NIMBY·내 지역에는 안 된다) 현상에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분노를 터뜨렸다. 비판을 받자 아파트는 빈민이란 단어가 적힌 안내문과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이 파장은 문제 아파트의 주민인 석락희(59)씨가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기에 가능했다. 서울신문은 석씨를 직접 만나 ‘정의의 호루라기’를 거침없이 분 배경에 대해 듣고 싶었다.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석씨는 11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베이비부머로서 앞만 보고 달려 왔고, 청년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는 부채감에 항상 시달렸다”면서 “퇴근길에 안내문 제목에 (청년임대주택을) 빈민아파트라고 표현한 것을 보고 청년들을 빈민으로 매도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집단이기주의가 지나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년들로 인해 지역이 우범지역화된다고 주장하는데 청년들을 한낱 술 먹고 사고 치는 사람으로 인식한 것은 잘못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안내문 위에 ‘공존하며 사는 것이 마땅하지,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항의하는 글을 직접 적어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사이다 발언’이라며 공감을 보냈다. 그는 “청년들에게 디딤돌이 되지는 못할지언정 희망은 꺾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에 바로 안내문 위에 내 생각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아내한테 들으니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오는 것에 반대했던 한 주민이 내 글을 보고 ‘빈민이라는 표현을 못 봤는데 부끄럽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석씨는 이 사안을 복지, 노후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로도 바라봤다. 그는 “집 한 채가 평생 일해서 모은 재산인 동시에 유일한 노후 수단이라 그걸 지켜 내려는 욕망은 있을 수 있다”면서 “복지 안전망이 사회적으로 잘 마련돼서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일할 때 노사 관계, 인사 문제를 다뤘던 그는 현재 협동조합 ‘문화공간 온’의 이사를 맡고 있다. 2016년 5월 만들어진 이 조합은 낮에는 카페, 밤에는 주점으로 변신하며 일종의 시민운동 사랑방 역할을 한다. 지난 겨울 촛불집회 때 시민들을 연결하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했다. 석씨는 서울시에서 ‘시민감사 옴부즈만’으로 4년간 활동했던 이력도 있다. 시민감사 옴부즈만은 시민들이 불합리한 행정기관의 처분으로 권리를 침해받으면 구제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석씨는 “2012년 옴부즈만 일을 시작한 뒤 ‘시민감사 옴부즈만 활동은 독립적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면서 “토론회를 열고 의견수렴을 거쳐 2016년 새로운 옴부즈만 위원회가 출범하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2016년 이전에도 옴부즈만은 있었지만 시 감사관실 산하에 있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석씨는 마라톤대회(42.195㎞) 100회 완주라는 자신의 이력을 설명하며 ‘공존’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냈다. “우리는 선수가 아니니까 경쟁은 무의미하다.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서 출발선에서 결승선까지 갈 뿐이다. 함께 물도 떠다 주고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게 서로 도우며 달린다. 나약한 인간으로서 그렇게 공존하고 돕는 게 진정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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