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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民館·與民館·弘益館… “여기는 뭐하는 곳인가요?”

    “中 건물 같아… 한글 현판으로 바꿔야” “수억원 예산 들여 설치… 교체는 낭비” 경북도청 신청사의 한자 현판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경북은 안동이 있는 영남 유림의 본향으로 불리는 곳인데 이런 곳에서도 ‘한자 추방’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2016년 3월 10일 본청, 의회청사, 주민복지관, 다목적 공연장 등 모두 4개 동을 갖춘 도청 신청사를 개청했다. 도는 당시 이들 건물과 도청 정문 솟을삼문에 안민관(安民館), 여민관(與民館), 홍익관(弘益館), 동락관(同樂館), 경화문(慶和門) 등 한자로만 표시된 현판을 제막했다. 동락관의 ‘동락’은 맹자의 여민동락에서 따온 말로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의미다. 현판 제작에 들어간 예산은 2억 6400만원이다. 경북도의회는 2015년 8월 공모 등 절차를 거쳐 새 청사 이름을 여민관으로 정한 뒤 2016년 5월 특허청에 상표권도 등록했다. 4월 현재 신청사 방문객은 155만명을 넘는다. 그런데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한자가 어려운 데다 한옥 형태의 청사와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한글 현판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방문객 김모(66·여·대구 북구)씨는 “3000억원 이상을 들여 잘 지은 한옥 건물에 한자 현판이 걸려 마치 중국 건물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돈 들여 설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현판을 다시 바꿀 경우 예산낭비는 물론 전임자 흔적 지우기 논란 등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다른 방문객 신모(71·경북 구미)씨는 “국가 건물과 고궁 등에도 한자 현판이 걸려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신청사에 배치된 해설사가 한자 현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줘 뜻을 이해하는 데 전혀 불편이 없다”고 꼬집었다. 경북도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는 “갈수록 한자 현판에 대한 비판이 많다. 주민 여론을 좀더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심각할 정도로 한자를 읽지 못하는 세대가 많아지면서 관공서 한자까지 추방하자는 지경에 이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듀~한자~!” 시대상을 보여 주는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北어선 삼척부두에 접안, 주민이 신고… 軍은 몰랐다

    北어선 삼척부두에 접안, 주민이 신고… 軍은 몰랐다

    北 소형목선 침투땐 포착 불가능 상황 “경계태세 허점·해명 안이” 비판 고조 北 4명 중 2명 귀환… 2명은 귀순 의사지난 15일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강원 삼척 앞바다까지 떠내려온 북한 어선이 알고 보니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에 거의 접안한 상태에서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삼척항 내 주민들의 112 신고로 군 당국이 인지했고, 일부 주민들은 이들과 대화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어민들이 조업을 마치고 잡은 고기를 방파제에서 손질하던 중 북한 어선을 발견했다”며 “112에 먼저 신고했고 곧이어 경찰차가 와서 선원들을 차에 태워 떠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당시 군인들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며 “나중에 군인 몇 명이 현장을 잠깐 지나가는 모습만 봤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선원들과 주민 간 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선박을 향해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북한에서 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에 우리 주민은 “북한 말투를 쓰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선원 중 일부가 육지로 내려와 우리 어민에게 북한 말씨로 “북에서 왔으니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도 했다. 이날 군 당국도 해경으로부터 ‘삼척항 방파제 인근에서 북한 어선이 발견됐다’는 상황을 전달받았다고 확인했다. 앞서 전날 군 당국은 북한 어선의 남하를 인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해안 레이더 특성상 목선 형태 소형 배는 인식하기 어려운 데다 당시 파고가 1.5~2.0m로 높아 파악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먼 해상이 아닌 방파제에 떠내려올 때까지 군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경계 태세 허점은 물론 해명마저 안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군 당국은 현장에 병력이나 감시 카메라가 없었고, 소형 목선이라 해안 감시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아 방파제 앞 포착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대로라면 북한 군이 소형 목선을 타고 침투 시 포착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합참이 당초 브리핑에서 ‘방파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 역시 책임 축소 의혹이 나온다. 군 당국은 “삼척항 인근도 방파제 인근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해명했다. 어선에 타고 있던 4명 중 30대와 50대 남성 2명은 이날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혀 남한에 남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본인들 자유 의사에 따라 인도주의 원칙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조명래 “붉은 수돗물, 100% 인재…거짓말도”…주민들 분노

    조명래 “붉은 수돗물, 100% 인재…거짓말도”…주민들 분노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18일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거의 100% 인재”라며 인천시를 강하게 질타했다. 조 장관은 이날 세종시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담당 공무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진 건지 문제의식 없이 수계 전환을 했다”며 “그에 따라 발생할 여러 문제점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데도 무리했다. 거의 100% 인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천시) 담당자들이 답을 제대로 못 할 뿐 아니라 숨기고, 나쁜 말로 하면 거짓말하는 것도 느꼈다”며 “환경부가 3일 전문가를 투입했는데도 인천시는 10일을 놓쳤다. 민원에 대응하느라 사태의 본질을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조 장관은 “이번 기회에 매뉴얼과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겠지만 인천시 담당자들은 이미 있는 매뉴얼도 지키지 않았다”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또 “인천시가 조사결과에 따라 처리를 하겠지만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 인천에 (담당자) 처벌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이날 ‘붉은 수돗물’ 사태 책임을 물어 김모 상수도사업본부장과 이모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해제했다. 조 장관은 “수계전환은 10시간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야 하는데 10분 만에 밸브를 열어 압력을 2배로 해서 2∼3시간 물을 다른 방향으로 보냈다”며 “탁도와 부유물질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데도 모든 것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29일까지는 배수관, 흡수관 등 청소를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그 이후에도 부유물질은 간헐적으로 나올 수 있다. 완전히 정상화할 때까지는 한 달 정도가 더 걸릴 것”이라며 “인천시와 협력해서 물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20일 동안 붉은 수돗물로 피해를 입은 인천 서구와 중구 영종도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피해지역 4개 주민단체로 구성된 ‘인천 수돗물 적수사태 비대위’는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남춘 인천시장은 적수 사태 19일 만에 공개 석상에서 입장을 발표했지만 그나마 명확한 원인과 대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규탄했다. 비대위는 또 “인천시는 미추홀참물을 피해 지역에 모두 지원하고 있다고 했지만 13일 기준 서구와 영종도 25개 동 중 7개 동(28%)만 지원받았다”며 무제한 생수 공급과 함께 명확한 피해 보상 기준과 지원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아직 아파트 단지의 저수조 청소 횟수나 지원 금액 등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많은 단지가 시의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며 “개별적으로 구입한 생수 비용 지원 기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아울러 이번 사태에 대한 시의 책임 범위를 명확하게 밝히는 한편 시가 꾸린 민관합동조사단에 주민 대표들과 박 시장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북 매체 기생충으로 자본주의 비판, 국민소득은 한국이 23배

    북 매체 기생충으로 자본주의 비판, 국민소득은 한국이 23배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18일 영화 ‘기생충’의 흥행 소식을 전하며,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엿볼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 이름과 함께 봉준호 감독과 주연 배우인 송강호의 이름을 명시했고, 해당 영화가 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사실도 전했다. 조선의 오늘은 이날 ‘한 편의 영화가 시사해 주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편의 영화는 사람들에게 자본주의 제도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의 악성종양을 안고 있는 썩고 병든 사회이며 앞날에 대한 희망도 미래도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금 똑똑히 깨닫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영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분석한 한국 언론 기사를 인용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배우로 알려진 송강호를 비롯하여 유명배우들이 영화에 많이 출연한 것도 있지만, 기본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사회 양극화와 빈부격차의 실상을 실감 있게 보여주는 데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남조선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반인민성과 날로 심화되는 극심한 경제위기로 전체 주민의 16.5%가 절대빈곤층으로 전락했고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소득 격차는 무려 59배로 늘어났다”며 “부와 가난의 대물림으로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유행하고 사회 양극화와 빈부 차이가 극도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민대중이 국가와 사회의 진정한 주인인 우리 공화국은 누구나 평등하고 고른 삶을 누리고 있어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으로 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3364만원이고, 북한은 146만원이다. 한국이 약 23배 많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한이 영화 ‘기생충’을 보는 법…결국엔 ‘북 체제 우월’ 주장

    북한이 영화 ‘기생충’을 보는 법…결국엔 ‘북 체제 우월’ 주장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다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면서 북한 체제가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18일 ‘한편의 영화가 시사해주는 것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영화 ‘기생충’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남조선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편의 영화는 사람들에게 자본주의 제도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의 악성종양을 안고 있는 썩고 병든 사회이며 앞날에 대한 희망도 미래도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금 똑똑히 깨닫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 ‘기생충’의 인기 이유를 분석한 남측의 언론 기사를 인용,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배우로 알려진 송강호를 비롯하여 유명배우들이 영화에 많이 출연한 데도 있지만, 기본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사회 양극화와 빈부 격차의 실상을 실감 있게 보여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는 반지하에서 가족 성원 모두가 직업이 없이 살아가는 가난한 집과 초호화주택에서 풍청거리며 살아가는 부잣집을 대조시키면서 생계를 위해 아득바득 노력하며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살아가는 빈곤층과 인간에 대한 초보적인 예의마저 줘버리고 거들먹거리는 부자들의 행태를 해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현재 남조선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반인민성과 날로 심화되는 극심한 경제위기로 하여 전체 주민의 16.5%가 절대빈곤층으로 전락되었고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소득 격차는 무려 59배로 늘어났으며 부와 가난의 대물림으로 하여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유행되며 사회 양극화와 빈부 차이가 극도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면에 인민대중이 국가와 사회의 진정한 주인으로 된 우리 공화국은 누구나 평등하고 고르로운 삶을 누리고 있어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으로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北선원 귀순엔 “조사중” 목선 탐지는 “어렵다”… 논란 키우는 軍

    삼척 남하한 北주민 4명 신병처리 늦어져 일각 “北대화 분위기에 발표 고심 가능성” 軍 “파고 높고 움직임 적어 포착 힘들어”작은 목선은 뚫리는 셈… 경계 허점 자인 “과거 수차례 반복… 레이더 체계 개선을” 강원 삼척항 인근에서 지난 15일 발견된 북한 어선 선원 4명에 대한 신병 처리가 늦어지면서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 합동심문 과정에서 일부 선원이 귀순 의사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17일 북한 선원들의 귀순 의사 표명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이들에 대한 대공용의점 등에 대한 조사를 완료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만 답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발표를 고심 중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편 군은 당시 동해상에서 북한 어선을 군 감시자산으로 탐지하지 못했다는 여론의 비판과 관련해 북한 어선이 작은 목선이어서 탐지가 힘들었다는 해명을 내놔 허점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 선원들이 타고 온 선박의 크기는 높이 1.3m, 폭 2.5m, 길이 10m 형태였다”며 “당시 파고가 1.5~2m였고 어선이 파도의 높이보다 더 낮았던 탓에 레이더 관측 요원들이 파도에서 일으키는 단순 반사파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또 “목선은 레이더를 비춰도 반사량이 약해 감시가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며 “빠르게 움직이는 표적은 관측이 쉽지만 당시 목선과 같이 일정하게 머물러 있거나 해류와 같은 속도면 레이더로 파악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북한 목선은 아무리 많이 내려와도 포착할 수 없다는 얘기여서 경계 태세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자인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시 동해상에서 해상작전헬기나 해상초계기, 함정 등을 동원해 평소보다 더 많은 전력으로 초계 작전을 펼치고 있었던 터라 이를 식별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문제라는 지적도 곁들여진다. 앞서 2002년과 2009년에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측에서 표류하는 북한 소형 선박을 식별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계속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예전보다 군이 감시자산을 수없이 늘려왔음에도 북한 목선이 내려온 사실을 몰랐던 건 분명한 문제”라며 “군도 어쩔 수 없었다는 말보단 강화된 경계대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향후 경계대책 개선에 대해 “해안레이더의 사각지대와 음영지대가 없도록 레이더 중첩구역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홍콩·태국·中까지… 30년 아시아 투쟁 이끈 ‘임을 위한 행진곡’

    홍콩·태국·中까지… 30년 아시아 투쟁 이끈 ‘임을 위한 행진곡’

    1987년 6월 항쟁·노동자투쟁서 민중화 亞 국가, 韓 경제성장만큼 노동운동 관심 사회운동가들 교류로 자연스레 세계화 홍콩, 1984년 ‘애적정전’으로 최초 번안 캄보디아·말레이 등 각국 경험 담아 불러 “자랑스러운 수출품으로 보는 건 부적절”‘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분노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홍콩 시민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케이팝이 한류를 타고 수출됐듯 한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노래가 수출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노래가 지난 20~30년 아시아 여러 국가의 투쟁 현장 등에서 번안돼 불려왔다고 전했다. 국경을 뛰어 넘는 ‘아시아의 인터내셔널가(歌)’가 된 지 오래라는 이야기다.17일 서울대 정근식 교수의 논문 ‘임을 위한 행진곡-1980년대 비판적 감성의 대전환’(2015)에 따르면 1987년 6월 항쟁과 대규모 노동자 투쟁 과정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전국화를 넘어 세계화·민중화되는 과정이었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한국의 성공적인 경제 성장뿐 아니라 민주화에 주목했다. 특히 노동 운동과 한국의 문화 운동은 아시아의 많은 사회운동가, 특히 노동운동가들에게 중요한 관심사였다. 아시아 중에서 가장 빨리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배워 간 나라는 홍콩이다. 정 교수는 “1980년대 홍콩은 동아시아 사회운동 교류의 중심이었다”면서 “1982년 홍콩기독학생회 학생대표인 앤절라 윙이 노래를 배워가 2년 후 광둥어로 번역해 노래를 알렸다”고 말했다. 당시 번역된 한자어 제목은 ‘애적정전’(March for love)이었다. 1988년 대만 타오친공회 간부 커정룽이 한국 노동운동을 공부하려고 방한했다가 마산공장 파업 현장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듣고 대만으로 돌아가 중국어 가사를 붙여 ‘노동자 전가(戰歌)’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이 노래가 강제퇴거에 반대하는 주민운동 현장에서 불려졌고 말레이시아에서는 말레이어와 중국어로 번안돼 노동운동가로 제창됐다. 태국에서도 태국어 가사를 붙여 ‘연대’라는 노래로 불리고 있다. 2002년에 결성된 중국의 신노동자예술단은 ‘노동자 찬가’라는 제목의 음원으로 만들었고, 2012년 새해맞이 행사에서 불렀다. 실제 노동운동 연대 활동 중 실종된 중국 대학생들과 교류해 온 이우연(가명)씨는 “중국 대학생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알고 있어서 신기했다”면서 “중화권에서는 상징적 노래로 삼아 불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영미 문화평론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조로 단순한 기초화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선율은 편안하게 오르내리는 방식”이라면서 “서양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권에서는 비교적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음악적 조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는 대만에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담는 쪽으로 번안되고, 중국으로 넘어가서는 농민공들의 존엄을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바뀐다”면서 “한국 민주화 과정을 그대로 이행한 자랑스러운 수출품으로 느끼는 자부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임을 위한 행진곡’ 어떻게 아시아의 투쟁가 됐나

    ‘임을 위한 행진곡’ 어떻게 아시아의 투쟁가 됐나

    송환법 반대 집회에서 불려 주목…20~30년 새 퍼져아시아 각국, 한국 경제 성장만큼 노동·문화운동에 관심대만은 1988년 배워가…‘노동가 전가’ 등 다양한 제목“국경 뛰어넘은 투쟁가…아시아의 인터내셔널가로 볼 만”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에 분노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홍콩 시민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커졌다. “K팝이 한류를 타고 수출됐듯 한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노래가 홍콩에 수출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노래가 지난 20~30년 새 아시아 여러 국가의 투쟁 현장 등에서 번안돼 불려왔다고 전했다. 이미 국적을 뛰어넘는 ‘아시아의 인터내셔널가(歌)’가 됐다는 분석이다. 인터내셔널가는 19세기 프랑스에서 작곡됐지만 이후 세계 곳곳에서 시대를 초월해 번안돼 노동자들이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 1987년 이후 세계화” 17일 서울대 정근식 교수의 ‘임을 위한 행진곡-1980년대 비판적 감성의 대전환‘ 논문에 따르면 1987년 6월 항쟁과 대규모 노동자투쟁 과정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전국화를 넘어 세계화·민중화되는 과정이었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한국의 성공적인 경제성장뿐 아니라 한국의 민주화에 주목했다. 특히 노동운동과 여기에 깃든 문화운동은 아시아의 많은 사회운동가들, 특히 노동운동가들에게 중요한 관심사였다. 아시아 중에서 가장 빨리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배워 간 나라는 홍콩이다. 정 교수는 “1980년대 홍콩은 동아시아 사회운동 교류의 중심이었다”라면서 “1982년 홍콩기독학생회 학생대표인 안젤라 윙이 노래를 배워가 2년 후 광둥어로 번역해 노래를 알렸다”고 말했다. 1988년 대만 타오친공회 간부 커정룽도 한국 노동운동을 공부하려고 방한했다가 마산공장 파업 현장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듣고 대만으로 돌아가 중국어 가사를 붙여 ‘노동자 전가(戰歌)’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편곡한 이 노래는 원곡에 비해 훨씬 전투적인 가사로 바뀌었다. 나카시노동자밴드가 1998년에 이 곡을 부르면서 널리 알려졌다. 캄보디아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번안돼 소개됐다. 캄보디아에서는 이 노래가 강제퇴거에 반대하는 주민운동 현장에서 퍼졌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말레이어와 중국어로 번안돼 노동운동가로 제창됐다. 태국에서는 태국어 가사를 붙여 ‘연대’라는 노래로 불리고 있다.●“각국 경험 담아 번안…자랑스러운 수출품으로 보는 시선은 부적절” 중국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의 번안곡이 있다. 이 노래가 언제부터 불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2002년에 결성된 신노동자예술단이 ‘노동자찬가’라는 제목의 음원으로 만들었고, 2012년 새해맞이 행사에서 불렀다. 노동자찬가는 주로 중국 농민공들의 노래로 알려졌다. 실제 노동운동에 연대하다가 사라진 중국 대학생들과 교류해온 이우연(가명)씨는 “중국 대학생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알고 있어서 신기했다. 신노동자예술단도 행사 끝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을 직접 봤다”면서 “적어도 중화권에서는 상징적 노래로 삼아 불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30년간 교류해온 아시아의 사회운동가들의 교류의 역사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는 대만에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담는 쪽으로 번안되고, 대륙으로 넘어가서는 농민공들의 존엄을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바뀐다”면서 “각국의 운동 경험들을 서로 배워나가고 처지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지 한국 민주화 과정을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거나 무슨 자랑스러운 수출품으로 느끼는 자부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륙 활동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로 임을 위한 행진곡의 멜로디가 좋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긴급조치 9호 위반 농민, 사후 27년 만에 무죄

    박정희 정권 때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사후 27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김태호)는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백모(1992년 사망 당시 63세)씨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해 발령됐으나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 등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무효”라고 설명했다. 백씨는 농업에 종사하며 1975년 9월 21일 오후 10시 30분쯤 전북 옥구군 옥구면 양수장 앞에서 주민들에게 박정희 정권에 대한 왜곡된 사실을 진술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병충해가 발생해 피해를 입자 “논에 나락이 다 죽어도 박정희나 농림부 장관이 한 게 뭐냐. 박정희 XXX 잘한 게 뭐 있느냐, 박 정권은 무너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씨는 1976년 2월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징역 3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해 6월 항소심에서 원심의 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北어선, 삼척 앞바다까지 150㎞ 표류…군은 까맣게 몰랐다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발견해 신고 해상레이더·해안감시망 먹통 허점 노출 군 “소형 목선은 식별 안 되는 경우도”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강원도 삼척 앞바다까지 직선거리로 150㎞가 넘는 거리를 떠내려 오는 동안 한국 군·경이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상감시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동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에 대해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군·경과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가 삼척항으로 예인된 북한 어선과 어민들을 대상으로 표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어민 4명이 탄 해당 선박은 지난 15일 오전 6시 50분쯤 동해상에서 발견됐다. 어업 중 기관 고장으로 동해 NLL 이남으로 표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선은 군 레이더 망이 아니라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에 발견돼 관계 당국에 신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해군·해경의 해상레이더와 육군의 해안감시망이 유기적으로 동해상을 살핀다. 육군 해안감시망은 해안침투용 반잠수정 등을 식별하기 위한 것으로 해안에서 2~3㎞ 거리까지 감시할 수 있다. 이보다 먼 해상은 통상 해상레이더로 미확인 선박 등을 식별한다. 하지만 이번 북한 어선은 삼척항에 올 때까지 어떤 감시망에도 걸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번 같이 소형 목선이거나 파고가 높으면 잘 식별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사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경은 2009년 10월에도 북한 주민이 탄 선박을 해상에서 포착했지만 확인하는 데 2시간이나 걸린 바 있다. 특이한 형태의 선박이어서 주민들의 신고도 잇따랐지만, 해당 선박은 아무런 제지 없이 항해하면서 허술한 해상 경비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1일에 기관 고장으로 동해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은 한국 해군 함선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합참은 ‘9·19 군사합의’ 정신과 인도적 차원에서 해군 함정으로 NLL까지 해당 선박을 예인한 뒤 당일 오후 7시 8분쯤 북측에 인계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전방 감시초소(GP) 철수,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남북의 군사 긴장완화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감시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현재 상황을 볼 때 최첨단 감시장비 등으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북한어선, 삼척 앞바다까지 150㎞ 표류…군은 까맣게 몰랐다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강원도 삼척 앞바다까지 직선거리로 150㎞가 넘는 거리를 떠내려 오는 동안 한국 군·경이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상감시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동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에 대해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군·경과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가 삼척항으로 예인된 북한 어선과 어민들을 대상으로 표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어민 4명이 탄 해당 선박은 지난 15일 오전 6시 50분쯤 동해상에서 발견됐다. 어업 중 기관 고장으로 동해 NLL 이남으로 표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선은 군 레이더 망이 아니라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에 발견돼 관계 당국에 신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해군·해경의 해상레이더와 육군의 해안감시망이 유기적으로 동해상을 살핀다. 육군 해안감시망은 해안침투용 반잠수정 등을 식별하기 위한 것으로 해안에서 2~3㎞ 거리까지 감시할 수 있다. 이보다 먼 해상은 통상 해상레이더로 미확인 선박 등을 식별한다. 하지만 이번 북한 어선은 삼척항에 올 때까지 어떤 감시망에도 걸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번 같이 소형 목선이거나 파고가 높으면 잘 식별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사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경은 2009년 10월에도 북한 주민이 탄 선박을 해상에서 포착했지만 확인하는 데 2시간이나 걸린 바 있다. 특이한 형태의 선박이어서 주민들의 신고도 잇따랐지만, 해당 선박은 아무런 제지 없이 항해하면서 허술한 해상 경비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1일에 기관 고장으로 동해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은 한국 해군 함선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합참은 ‘9·19 군사합의’ 정신과 인도적 차원에서 해군 함정으로 NLL까지 해당 선박을 예인한 뒤 당일 오후 7시 8분쯤 북측에 인계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전방 감시초소(GP) 철수,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남북의 군사 긴장완화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감시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현재 상황을 볼 때 최첨단 감시장비 등으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박정희 한 게 뭐냐” 비판했던 농부, 43년 만의 재심서 무죄

    “박정희 한 게 뭐냐” 비판했던 농부, 43년 만의 재심서 무죄

    박정희 정권 집권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확정된 고인에 대해 법원이 재심 절차를 통해 43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김태호)는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이 확정된 백모(1992년 사망 당시 63)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16일 전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장기 집권을 목적으로 1972년 10월 17일 국회를 해산하는 등 기존의 헌정 질서를 중단시키고 유신체제를 선포했다. 이후 1975년 5월 긴급조치 9호를 제정해 유신헌법을 부정·반대·왜곡·비방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했다. 이를 어기면 징역 1년 이상에 처하도록 했다. 농업에 종사했던 백씨는 1975년 9월 21일 밤 10시 30분쯤 전북 옥구군 옥구면 양수장 앞에서 주민들에게 박정희 정권에 대한 왜곡된 사실을 진술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백씨는 병충해가 발생해 피해를 입자 양수장 기사들에게 “논에 나락이 다 죽어도 박정희나 농림부 장관이 한 게 뭐냐”, “박정희 XXX 잘한 게 뭐 있느냐. 박 정권은 무너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일로 백씨는 1976년 2월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해 6월 항소심에서 원심의 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에 근거해 발령됐으나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무효”라면서 “백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긴급조치 9호에 대해 2013년 3월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2017년 10월 과거사 반성 차원에서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체르노빌 놀러 간 관광객들의 무지…참사 현장서 인증샷 논란

    체르노빌 놀러 간 관광객들의 무지…참사 현장서 인증샷 논란

    20세기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 사고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체르노빌’이 인기를 끌면서 33년간 유령도시로 방치됐던 체르노빌에 최근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의 인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HBO에서 방영한 5부작 드라마 ‘체르노빌’은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를 배경으로 한다. 사고를 은폐하려는 소련 정부와 진실을 밝히려는 핵물리학자, 그리고 소방관과 군인, 광부들의 희생을 그렸다. 인기는 어마어마하다. 시청률도 ‘왕좌의 게임’을 넘어섰다.HBO에 따르면 드라마 ‘체르노빌’ TV 시청률은 35%다. HBO고와 HBO나우 등 OTT플랫폼 온라인 스트리밍 시청률은 52%를 기록했다. HBO 드라마 시리즈 중 디지털 플랫폼에서 시청률 50%를 넘긴 것은 이 드라마가 최초다. ‘왕좌의 게임’도 46%를 넘기지는 못했다. 누적 시청자 수는 800만을 넘었으며 평점 역시 10점 만점에 9.7점으로 왕좌의 게임보다 0.3점 앞서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등록된 TV시리즈 평점 중 가장 높은 점수다. 이 같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우크라이나 관광업계도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11일(현지시간) 드라마 방영 이후 체르노빌 관광상품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관광객 수도 2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지난 1986년 4월 26일, 구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면서 작업자 2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구조 및 진화작업을 벌이던 직원 및 소방대원들이 방사능에 피폭됐다. 주민 9만여 명이 모두 강제 이주됐으나 사고 후 6년간 발전소 해체작업에 동원된 노동자 5700여 명과 민간인 2500여 명이 사망했다. 사고로 방출된 1억 Ci의 방사능은 기류를 따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고 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도 낙진이 검출됐다. 현재까지도 약 43만 명이 암, 기형아 출산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최악의 참사로 꼽힐 만큼 피해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고 체르노빌을 찾아간 일부 관광객에게 참사 현장은 그저 ‘핫플레이스’에 불과했다.특히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부적절한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1만5000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한 여성은 황폐한 체르노빌에서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속옷만 입은 채 촬영한 사진을 공유했다. 다른 여성은 방사성 물질 피폭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 없이 그저 체르노빌 방문을 인증하기 위해 짙은 화장을 하고 방사선복을 입은 채 셀카를 찍었다. 사고 후 흉물로 변해버린 체르노빌 놀이공원 앞에서 웃으며 찍은 사진들도 눈에 띈다. 이곳의 녹슨 대관람차는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참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는 인증사진을 남기기에 좋은 ‘체르노빌 핫 스폿’이 되어버렸다.다소 유난스러운 체르노빌 관광 인증사진이 논란이 되자 보다 못한 드라마 제작진이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체르노빌’의 크리에이터 크레이그 메이진은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드라마의 인기로 체르노빌 방문객이 늘었다니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부디 그곳에서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체르노빌에서 고통을 받고 희생을 치렀던 모든 이에게 존중심을 가지고 행동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SNS 이용자들 역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무례한 사진이 많다. 참사에 무감각하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지한 사람들”이라며 “부끄러워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체르노빌을 상품화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르노빌 투어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체르노빌을 볼 수 있는 상품과 프라이빗 투어는 물론 드라마 '체르노빌' 투어도 따로 마련돼 있다. 가격은 약 8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다양하며 우크라이나인 가이드가 체르노빌을 안내한다. 체르노빌 투어를 이용한 한 국내 여행객은 "체르노빌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보는 건 투어에 포함돼 있는 일정"이라고 밝혔다. 이 여성 관광객은 "여행 당시 가이드가 대머리였는데 머리카락이 없는 게 방사능 때문은 아니라는 우스갯소리를 던졌다. 참사 현장에서 할 만한 농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김용연 서울시의원, 마곡지구 공공보행통로 관리 부실 및 서남물재생센터 현안 질타

    김용연 서울시의원, 마곡지구 공공보행통로 관리 부실 및 서남물재생센터 현안 질타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연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4)은 지난 12일 서울특별시의회 제287회 정례회 시정질문을 통해 강서 마곡지구 내 공공보행통로 관리 부실과 서남물재생센터 현대화 사업 준공 지연을 지적했다. 이날 시정질문에서 김 의원은 현재 강서구 마곡지구 개발 사업으로 준공된 공공도로, 사유지 내 공공성이 있는 공공보행통로 및 시설 등의 유지 관리가 소홀함을 지적하고 관리 주체에 대해 분명히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사유지 내에서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함께 이용하고 있는 보행통로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협의체를 구성하고 설계부터 관리감독까지 관여할 수 있도록 시민참여예산 적용을 제안했다. 마곡지구 내 높은 공실률과 관련하여 “준주거지역 주거용 오피스텔 인허가 제한으로 전체 남은 용량의 50%가 오피스 건축물로 인허가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시설이 과도하게 공급되어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며 “낙찰가가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그 피해를 임차인인 소상공인들이 보고 있으며 임대비를 맞출 수 없어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그 원인을 제시했다. 또한 사업실시기관으로 허가받은 R&D 기업의 실질적인 재실인원과 인가 기준 인원과의 차이가 극심해 인적 수요는 있으나 공급해 줄 수 있는 인적 연구원들의 부족함을 지적했다. 공실률을 해결하기 위해서 높은 원가비 책정으로 지속적으로 유찰되고 있는 역세권 중심의 공공형 부지 원가를 조절해 빠른 시일 내에 준공되어 상권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원은 서남물재셍센터의 현대화 사업의 조속한 준공을 촉구하며 서남물재생센터 내 2300세대의 공공임대주택 건립 계획과 서남열병합발전소 증축 계획 수립 시 서울시에서 지역주민 간의 협의가 부재하였으며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이 전혀 없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마곡지구 공공도로와 시설에 대해 정확하게 인수인계하고, 사유지 내 공공보행통로에 대한 시민참여예산을 요청해 보겠다”고 말하며 “서남물재생센터 내 공공임대주택 및 열병합발전소 계획은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원만히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범행 전 신고·강제입원 문의 무시한 경찰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범행 전 신고·강제입원 문의 무시한 경찰

    아파트 방화 살인을 저지른 안인득이 범행 몇달 전부터 폭력 성향을 드러내 이웃들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소극적 또는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경찰이 공식 인정했다. 방화 살인 전 안인득을 상대로 이뤄진 각종 신고 처리 등이 적정히 이뤄졌는지 2개월 가까이 조사한 경남지방경찰청 진상조사팀은 13일 이를 공식 인정했다. 조사에 앞서 경찰 일각에서는 참변이 발생한 뒤 제기된 결과론적 비판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진상 조사 결과, 경찰이 소극적이거나 대수롭지 않게 신고를 처리하면서 안인득을 막을 여러 번의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안인득의 집 위층에 사는 주민은 방화 살인 발생 전인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경찰에 4차례나 신고했다. 신고자는 안인득이 폭언을 퍼붓거나 오물을 뿌려 놨다며 “불안해서 못 살겠다”, “무서워서 집에 못 가겠다”라고 불안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신고 처리 과정에서 신고자 입장과 달리 화해나 자체 CCTV 설치를 권고했고, “다시는 만나지 않게 해달라”는 신고자 요청에 안인득을 만나 구두 경고를 하는 데 그쳤다. 3월 12일 발생한 오물 투척 사건을 당일 CCTV로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신고자가 “(1시간여 전에는) 조카를 쫓아와서 욕을 하고 초인종을 누르는 장면도 있다”고 했지만 경찰은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별도 사건으로 처리하지도 않았다. 진상조사팀은 이를 두고 “욕설하는 부분은 (경찰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3월 13일에는 한 경찰관이 잇단 신고 대상이 된 안인득을 수상히 여겨 같은 달 3일과 12일 사건뿐만 아니라 안인득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9월 오물 투척 사건을 묶어 범죄 첩보를 작성하기도 했다. 해당 경찰관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냈지만, 정작 범죄 첩보를 처리하는 경찰관은 이미 형사과에서 수사 중이라며 ‘참고 처리’만 했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관련 부서 간 정보 공유를 해야 했지 않았느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웃과 갈등을 빚던 지난 3월 10일 안인득이 술집에서 망치를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려 특수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안인득의 형이 등장한다. 안인득의 형은 다음날인 11일 경찰서를 찾아 모 형사에게 “우리 동생이 정신질환을 앓아서 치료한 경력이 있다”고 진술했다. 현행법상 개인정보보호 등의 한계로 안인득의 정신병력을 공식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경찰의 해명이 궁색해지는 대목이다. 안인득의 형은 해당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직후인 지난 4월 4일과 5일에도 “동생을 강제입원시킬 방법이 없느냐”고 해당 형사에게 재차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사건이 송치됐으니 검사에게 문의해라”였다. 진상조사팀은 이를 토대로 “(형사가) 매뉴얼에 따라 최소한 행정입원을 추진할 여지가 있었는데, 그 점이 미흡했다”며 “형이 그렇게 물어봤을 때 행정입원을 본인이 하든지, 제대로 설명을 하든지 정도는 돼야 했었다”고 설명했다. 위층 주민으로부터 마지막 신고가 있던 3월 13일에는 신고자 딸이 직접 경찰서 민원실을 찾아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성은 전날인 12일 안인득이 사촌 동생을 쫓아오는 영상을 보여주며 보호를 요청했지만, 당시 경찰관은 “요건이 안 돼 안타깝다. 경비실이나 관리실에 부탁해보면 어떻겠냐”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경찰관은 당시 CCTV 영상을 본 적이 없고 신변보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진상조사팀은 앞뒤 상황에 미뤄 여성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신변보호 대상이 됐을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최소한 해당 요청을 접수해서 심사위원회를 통해 판단을 받아봐야 했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팀은 지난 4월 18일부터 최근까지 경찰관 31명을 조사해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11명을 경남경찰청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에 넘겨 감찰 조사 대상자를 확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확정된 대상자에 대해서는 감찰 조사를 벌여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산~헬싱키 노선이 핀에어 특혜?…영남권 주민이 뿔났다

    부산~헬싱키 노선이 핀에어 특혜?…영남권 주민이 뿔났다

    “영남권 주민 인천공항 접근비용 1456억”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유럽노선 신설 환영김해공항 포화상태 해결이 급선무부산에서 유럽으로 바로 갈 수 있는 항공 노선이 새로 생기는 것을 두고 외국항공사인 핀에어에 일방적인 특혜를 준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대구 등 영남권 주민들이 인천공항을 거치지 않고도 편리하게 유럽으로 갈 기회가 열렸는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등 국내항공사의 이권이 침해된 점을 강조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13일 ‘느닷없는 부산~헬싱키 노선…국내 항공사들 뿔났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계기로 핀란드와 협의해 부산~헬싱키 노선을 주3회 신설하기로 한 조치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신문은 이 노선이 생기면 기존 유럽노선 및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감소하고, 인천과 김해를 연결하는 국내선 이용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항공사의 불만이 크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영남권 민심을 사기 위한 선심성 정책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해당 기사에는 “기업과 인천공항 입장만 적혀 있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서울 중심 사고 방식” 등 비판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해외여행을 가려는 영남권 주민들이 그동안 겪은 불편과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로 얻을 편익은 외면했다는 불만이다.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헬싱키는 한국 등 동북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헬싱키 공항 환승을 통해 100여개 유럽 주요 도시에 닿을 수 있다. 또 인천~헬싱키 노선을 운영해온 핀에어는 보통 국내 항공사보다 10~20% 가량 저렴한 항공권을 판매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인천~헬싱키 노선 이용객은 연평균 8.6% 증가했다. 부산에서 헬싱키로 가는 노선이 생긴다면 부산, 대구 등 영남권 이용객들은 국내선 항공기와 기차, 버스 등의 추가 교통수단을 이용해 인천공항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고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영남을 지역구로 하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도 정부의 이번 결정을 크게 환영했다. 한국당의 김도읍 의원(부산 북강서을)과 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 김석기(경북 경주) 의원 등이다.김도읍 의원은 전날 “김해공항 최초의 유럽행 직항 노선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지역 목소리를 반영해 정부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도 “연간 300만명에 달하는 영남권 주민이 부담한 인천공항 접근비용이 1456원으로 추정된다”며 “지역 국회의원이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서 영남권 주민들의 항공 편의성이 확충된 것에 대해 깊은 환영의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사장 출신의 김석기 의원도 “영남권 1000만 주민은 유럽으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까지 힘들게 가야하는 등 시간적, 경제적 피해를 받았다”며 “좋은 결실을 맺게 되어 다행”이라고 환영했다. 부산~헬싱키 노선이 기존 인천~유럽노선 이용객이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국토부는 “동남권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공수요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연평균 8.3%씩 증가했고 지금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규 노선이 신설되면 여객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어 기존 노선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폭증하는 영남권 국제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026년까지 김해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부산시 등과 갈등으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원순 “은마아파트 등 강남 재건축 안 돼” 재확인

    박원순 “은마아파트 등 강남 재건축 안 돼” 재확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 재건축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 시장은 12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관련 질의에 “강남지역 주민들의 요청을 100% 이해하고 공감한다”면서도 “재건축이 만약 허가돼서 이뤄지면 과거에 있었던 부동산 가격 앙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정부와 서울시는 필사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등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냈다. 그는 “기본적으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구가 조금씩 줄고 있다”며 “서울 인근에 이렇게 신도시를 계속 짓는 것에 저는 회의적이다.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을 공급하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KTX의 삼성역 진입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의 권한이지만, 시는 기본적으로 KTX가 삼성역을 거쳐서 의정부까지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나중에 KTX가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와 C 노선 사이의 연결선로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양호 중구청장 “낡은 정치와 싸운 1년”

    서양호 중구청장 “낡은 정치와 싸운 1년”

    “인사 청탁 거절하자 추경 상정도 안 해” 조영훈 의장은 “대부분 예산 통과시켜 인사발령 문제점 지적·시정 요구한 것”“지역의 낡은 정치와 싸우는 것이 힘든 1년이었다.”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이 구의회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시급한 민생예산을 볼모로 부당한 인사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공개 비판했다. 서 구청장은 12일 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느 구청장의 하소연’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시작된 구청 직원 인사에 대한 (구의회의) 개입과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구민의 생활, 삶과 직결된 예산 문제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납해선 안 되기 때문에 그 부당한 실체와 맞서 싸우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월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비롯해 침수로 누전 사고가 났던 명동주민센터의 시설 개선 등 49억원의 추경을 편성해 구의회에 제출했지만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달 정기회에도 초등학생 돌봄 확대, 소상공인 지원, 노인복지관 화재예방 등 301개 사업에 걸쳐 223억원의 추경 심의를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고 덧붙였다. 서 구청장은 “구의회는 올해 총 2회, 단 사흘간 구의회를 열어 단 한 건의 조례 심의도 하지 않았는데 구의회가 사용한 예산은 구의원 월급 1억원을 포함해 10억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구의회가 요구한 인사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민생예산을 볼모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의회 파행은 지난 1월 실시한 구의회 사무과 인사가 부당하다고 구의회가 주장하면서 시작됐다”면서 “직능단체 간부 인사에도 개입했고, 중구 환경미화원의 부당한 채용을 청탁하기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구체적인 인사 개입 정황이나 경위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서 구청장은 구의원들의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구의원들이 구청 직원들에게 반말이나 욕설하는 것은 예사고, 구의회가 소집돼 본회의 개최를 앞둔 시점에 노래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구청 직원을 불러 술값을 대납시킨 일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 “구의원들이 금연건물인 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버젓이 흡연했고, 불법 건축물에서 수년째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아 가면서 거주했다는 등의 제보도 여러 건 들어왔다”고 밝혔다. . 서 구청장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등 위법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와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구청에 ‘채용청탁 및 부정비리 신고센터’도 설치해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법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조영훈 중구의회 의장은 성명을 통해 “지난 연말 역대 의회를 통틀어 최소 예산인 18억원만 삭감하고 대부분의 사업예산을 통과시켰다”면서 “이런 진정성은 온데 간데 없고 구의회가 추경 예산을 심의해 주지 않아서 숙원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것처럼 논리를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 의장은 인사 개입에 대해서는 “인사발령을 한 결과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어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 시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밤 쫓아와 대문 흔든 그놈…보조키 잠그면 안심될까

    한밤 쫓아와 대문 흔든 그놈…보조키 잠그면 안심될까

    신림 강간미수 등 여성 노린 범죄 잇따라 당국, 비상벨 지원 등 범죄 피해 예방나서 여성들 “왜 맨날 스스로 지키라고 하나” “스토킹, 경범죄 취급 말고 강력 처벌해야”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 위협하는 주거침입 및 스토킹 범죄가 빈번해지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등이 내놓는 대책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 강력팀은 지난달 29일 양천구 목동의 한 지하철역에서부터 여성의 집까지 쫓아가 대문을 잡고 흔든 남성 A씨를 최근 검거했다. 경찰은 A씨의 이동 동선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들을 분석한 뒤 추적해 붙잡았다. 피해 여성과 남성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피해자가 혼자가 아닌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점, 남성이 “여성과 대화하려는 의도였다”고 한 점을 감안해 경찰은 A씨에 주거침입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서울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등 여성 위협 범죄가 빈번해지자 지자체들도 대책을 급히 쏟아내고 있다. 서울시는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에 안심할 만한 환경을 조성하는 ‘SS존’ 시범사업을 양천구와 관악구에 시행하면서 이 지역 주민들에게 ‘여성안심 홈’ 4종 세트를 지원하기로 했다. 세트에는 ▲집 안에서 외부인 확인이 가능한 ‘디지털 비디오창’ ▲강제로 창문을 열면 경보음이 울리고 지인에 알림이 가는 ‘문 열림 센서’ ▲비상메시지가 자동 전송되는 ‘휴대용 비상벨’ ▲‘현관문 보조키’가 포함됐다. 하지만 여성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여성 네티즌들은 온라인 게시판 등에 “왜 항상 스스로 지키라고 하느냐”, “범죄는 순식간에 일어나 용품과 서비스가 별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안심귀갓길·무인택배함 등 현재 정책 대부분이 위험한 상황에서 다소 벗어났다는 느낌을 줄 뿐 근본적 치안 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통합적 대책 없이 각각 1차적 해결책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입법을 통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찬성 변호사(포스텍 자문위원)는 “스토킹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처벌법이 필요하다”면서도 “상습성이나 의도성 등을 판단할 객관 기준을 정하기 어려워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에는 스토킹 처벌 관련 법안이 3년째 계류 중이어서 상습 스토킹을 해도 경범죄로 분류해 범칙금만 부과한다. 외국에서는 스토킹을 중범죄로 처벌한다. 고 대표는 “여성 1인 가구가 안심하려면 성평등이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을 집요하게 요구하면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도록 교육과 캠페인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하와이 섬의 숨겨진 비밀, ‘하와이 왕국’의 눈물 ②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하와이 섬의 숨겨진 비밀, ‘하와이 왕국’의 눈물 ②

    매년 6월 11일, 하와이 섬 중심의 호놀룰루 시 일대에서는 과거 하와이 원주민 왕국의 초대 대왕이었던 ‘카메하메하 데이(King Kamehameha day)’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된다. 하와이 섬 문화에 대해서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본 이들이라도, 과거 이곳에 ‘하와이 왕국’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리고 오직 ‘여행지’로의 하와이에만 관심있게 지켜보는 많은 이들에게 보란 듯, 하와이에 존재했던 유일한 하와이 왕국의 초대 대왕을 기념하는 이날 하루만큼은 ‘킹 스트리트(King Street, 왕의 동상이 세워진 거리라는 점에서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거리명 역시 킹스트리트다.)’에 우뚝 선 킹 하메하메하 동상 위로 색색의 레이(lei) 장식이 등장하며 이 일대에서는 눈에 띄는 화려한 모습의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하와이 일부 관광지역을 중심으로 365일 쉬지 않고 실시되는 다채로운 축제에 현지 관광업 종사 업체들과 해외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열광하는 것과 비견해, 킹 하메하메하 데이 행사에는 현지 원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줄을 잇는 다는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그런데 이날 하루 들뜬 축제 열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축제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원주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 하와이 왕국을 상징했던 깃발을 한 손에 든 이들의 수가 제법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의 시선 속 이들의 모습은 비록 미국의 50번 째 주인 하와이에서 출생, 미국 시민으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섬의 원래 주인인 ‘원주민’ 출신이라는 의식을 가진 이들로 비춰졌다. 이들에게 어떤 속사정이 있었을까. 하와이 원주민 가운데 필자와 가깝게 지내고 있는 친구 중 한 사람인 A씨는 올해로 31세의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에서 인문학 박사 학위 과정 중인 학생이다. 학생이면서 동시에 현지에서는 시민 운동가로 꾸준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A씨가 꾸는 꿈은 ‘하와이 자치정부 수립’이다. ‘하와이 자치정부설(說)’은 외국에는 널리 알려진 바가 없다는 점에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매우 생소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하와이에는 그와 같은 하와이 자치 정부 수립에 대한 꿈을 가진 이들의 수가 제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과거 하와이대 명예교수인 ‘하우나니 카이 트라스크’(그의 이름 역시 하와이 전통 언어식으로 지어졌다) 박사는 ‘하와이’에 대해서 ‘휴양 천국’이 아닌 ‘미국의 식민지’라고 평가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A씨와 하우나니 카이 트라스크 박사 등을 포함한 하와이 자치정부 수립에 대한 꿈을 가진 이들은 주로 현지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이들로,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그들 스스로 하와이 섬의 주인 의식을 가진 소위 이 땅에 대한 ‘역사적 사명’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을 칭할 때 미국인이라는 테두리 대신 ‘하와이 주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히 검은 피부와 제법 큰 덩치의 외모를 가진 그들을 일컬어 미국 사람이라고 에둘러 부를 때마다 그는 ‘나는 하와이 원주민이며,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말과 문자,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이 같은 의식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존하는 유일한 파라다이스인 하와이에서 무슨 ‘독립운동’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세계인들이 상상하는 아름다운 지상낙원 하와이와 ‘독립운동’이라는 단어가 가진 ‘투쟁적 이미지’는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가장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처럼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하와이 독립국’에 대한 의식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그 역사가 꽤 깊다. 원주민들이 하와이 독립정부 수립에 대한 소망을 거론할 때마다 가장 먼저 불거지는 역사적 사건은 지난 1778년 무렵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이 섬에 처음으로 상륙한 직후 벌어진 현지 인구의 급감 사건이다. 당시나 지금이나 일명 ‘하올레(haole)’라는 원주민의 언어로 지칭되는 대륙에서 건너온 백인은 그들 자신들에게는 면역력이 있으나, 현지 주민에게는 치명적인 전염병을 섬에 가져오게 되는데 그로 인해 무려 100만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구수가 4만 명으로 급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원주민 몰살 사건이다. 그런데 당시 백인들은 원주민 몰살 사건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종교인 기독교를 전파한다는 명목 하에 하와이 왕국의 왕을 압박, 대규모 사탕수수 농장을 건설케 한 뒤 백인들을 위주로 한 이들이 스스로 농장주를 칭하고 원주민들을 농장의 노예로 전락시킨 사건이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1875년 무렵에는 백인들에게 참정권을 허용하는 헌법을 추진, 이로 인해 백인들은 섬에서의 정치적인 권력을 원주민들로부터 찬탈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또, 당시 백인들은 자신들이 선거권을 갖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원주민들이 가졌던 선거권을 박탈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소득이 있는 자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법안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대부분이 가난한 소작농이거나 노예 수준에 머물렀던 원주민들은 이로써 섬에서의 완전한 정치력을 상실하게 됐다. 더욱이 ‘하올레’로 불리던 당시의 백인들은 자신들이 가진 막강한 미군 해병을 동원, 왕조를 전복하고 심지어 자신들의 뜻에 맞는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현지 원주민들은 당시 사건에 대해 미국 해병대가 궁전 앞에 진을 쳤으며, 이름 뿐이었던 원주민 출신의 여왕은 1893년 무렵 미국에 정치력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이양했다고 기억해오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하와이가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다. 하지만 미국은 이날에 대해 ‘평화적인 이양, 합병’이라고 기록해오고 있다. 이는 현지 원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돼 오는 당시 기억과는 반대되는 기록이다. 이 뿐 만일까.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에서는 원주민들에게 ‘하와이 원주민은 식인 습성을 가진 난폭한 인종이자 영아 살해를 즐겼다’고 가르쳤다. 또, ‘독재 왕권은 하와이 농토를 모두 장악하고 주민들을 노예로 부렸으며, 이를 해방시킨 것은 미국’이라고 교육해왔다고 현지 원주민들은 기억한다. 특히 미국 정부에 의해 주도된 ‘난폭적인’ 내용의 역사 교육은 하와이 국공립 교사과에 그대로 실렸고, 많은 수의 하와이 시민권자들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환경에 놓여졌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문서상으로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원주민들이 기억한 ‘진짜’ 역사적 사실들은 살아있는 하와이 원주민 각 가정에서 입에서 입으로 구전돼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하와이 원주민의 수는 전체 인구의 20~25%에 불과하다. 이들은 지속적인 실업률과 낮은 교육 수준(대부분의 현지 거주 학사 학위 수여 이상자는 외지에서 온 백인, 동양인이다, 더욱이 이들은 학사, 석사, 박사 등의 학위 과정 이수 이후에는 섬을 떠나서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저임금으로 고통 받는 ‘2등 국민’으로 전락한 셈이다. 또, 하와이를 떠올리면 항상 함께 기억되는 ‘훌라춤’은 본래 하와이 원주민의 전통 종교 의식 중 하나였으나, 이제는 그 의미를 상실한 채 오직 세계인의 구경거리가 됐다. 여기에 더해, 하와이 주의 8개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의 상당수는 미군의 핵 잠수함이 드나드는 병영 기지로 전락했다. 때문에 실제로 하와이 시정부가 소재한 호놀룰루 도시는 가장 큰 섬이 아닌 그 외의 ‘나머지’ 섬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탓이다. 거주민들 역시 대부분 호놀룰루 시 일대에 밀집해 거주한다. 천해의 자연을 품은 대부분의 섬이 태평양 한 가운데에 있다는 지리적, 군사적 의미로 미군의 요충 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하와이에서도 가장 번화한 거리이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호놀룰루 시를 여행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하와이국기를 창문 밖으로 자랑스레 걸어 놓은 가정집들을 발견할 수 있다. 폭력적인 투쟁을 할 수 없는 미국 정부에 완전히 통제된 ‘하와이 군도’에서 원주민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평화적인 ‘독립 의지 표명’ 방식이 바로 자신들의 전통 국기를 게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호놀룰루 시에 소재한 시청과 박물관 전시관, 경찰서, 초중고교 등 모든 관공서에는 미국의 성조기와 함께 하와이를 상징하는 전통 국기가 함께 게양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하와이 섬에 도착한 외국인 여행자들은 눈부시게 푸른 바다와 그 곁을 에둘러 싼 와이키키 해변이라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거기에 더해 ‘알라모아나’로 대표되는 거대한 쇼핑센터와 환상적인 여행지의 분위기 등에 취해 현지 원주민들의 이 같은 ‘독립’에 대한 염원을 눈치 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태평양 한 가운데 외떨어져 있는 하와이 섬의 진짜 주인인 원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면, 한 때 종교적인 의식을 위해 추었다던 그들의 ‘훌라춤’이 좀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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