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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간 피해 주장女에 “내 타입 아냐” 정보위원장에 “병든 강아지”

    강간 피해 주장女에 “내 타입 아냐” 정보위원장에 “병든 강아지”

    막말과 거짓말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도 ‘주옥같은’ 어록을 남겼으며 최근엔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에게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 등 끊임없이 막말을 생산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이 “가장 거친 것만” 선정한 발언이 무려 199개에 달한다. 서울신문은 이 중 한국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일부만 선정해 정리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을 둘러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사법방해 혐의가 제기됐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그 해 5월 꾸려진 로버트 뮬러 특검에 대해 트럼프는 “러시아 담합 사기극에 지금 3000만 달러를 훨씬 넘는 돈이 들어간 모양인데, 모두 그게 날조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 돈을 다 써버렸다. 하지만 전화도, 회의도,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트럼프의 주장에도 올 1월까지 특검 수사결과 37명이 199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7명이 유죄를 선고 받고 4명이 징역형을 받았다. 트럼프는 지난 2월 15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관해 “난 그가 북한과 전쟁까지 갈 수도 있었다고 믿는다. 그는 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그는 내게 북한과 큰 전쟁이 상당히 임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포카혼타스, 그녀는 끝났다. 내가 그보다 인디언 피를 더 많이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끝장나 버렸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을 향한 트럼프의 조롱이다. 워런 의원을 공격할 때마다 월트디즈니 만화 주인공인 ‘포카혼타스’를 줄기차게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워런 의원이 과거 미국 원주민의 후손이라고 주장했다가 유전자 분석 결과 미국인 평균보다 인디언 혈통을 적게 가진 것으로 나타나 역풍을 맞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태풍 피해자들 앞에서 기쁨을 표현해 아연실색케 했다. 지난 5월 8일 태풍 강타로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에서 “여러분은 마이클이라는 작은 허리케인에 당했다. 좋은 허리케인은 아니었지만 (복구가) 잘 돼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난 플로리다주 팬핸들의 엄청난 여러분과 함께 여기 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마이클은 5등급 허리케인으로 미국 본토를 때린 4번째로 강력한 폭풍으로 분류됐으며, 30명이 숨지고 약 200억 달러 재산피해를 냈다.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자국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를 대놓고 모욕하기도 했다. “펠로시는 수치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잘 해주려고 노력해 왔다. 왜냐면 거래를 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거래를 할 능력이 없었다. 심술궂고 앙심만 품은 끔찍한 사람이다.” 자신에게 30년 전 성폭행을 당했다는 칼럼니스트를 향해선 “엄청난 존중을 담아 말하겠다. 첫째, 그는 내 타입이 아니다”라고 2차 가해도 서슴치 않았다.그는 7월 17일 민주당의 라틴계 미국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 매사추세츠 최초 흑인 여성 하원의원인 아야나 프레슬리, 무슬림 여성 의원인 일한 오마르 등 민주당 여성의원들을 향해서는 이들의 출신을 거론하며 미국에 대한 비판을 삼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싫으면 떠나라”며 “세계 최악으로 부패하고 서툰, (만일 정부 기능이 있다면) 정부가 재앙인 나라 출신들이 가장 위대하고 강한 나라인 미국 국민 앞에서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큰소리로 말하는게 재미있다. 왜 자신들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 망가지고 범죄가 만연한 곳들을 고치는 걸 돕지 않는건가“라고 퍼부었다. 얼마 전엔 아예 민주당 전체를 향해 “민주당은 이제 높은 세금, 높은 범죄율, 개방된 국경, 임신 후기 낙태, 사회주의 당이다. 사회주의자들이다”라고 하거나, 자신의 탄핵 심판을 추진하는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에 대해 “애덤 시프는 병든 강아지”라고 험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전남도의회 “대정부 건의안 회신 의무화해야” 촉구

    전남도의회 “대정부 건의안 회신 의무화해야” 촉구

    전남도의회가 대정부 송부 건의문에 대한 회신을 의무화하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도의회 신민호 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6)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지방의회가 채택한 건의문 등을 중앙부처에 전달하면 내용을 적극 검토한 뒤 구체적인 사유와 조치계획 등을 명시해 회신을 의무화 하는 ‘대정부 송부 건의문·결의문에 대한 회신 의무화 건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2014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10·11대 전라남도의회 건의문·결의문 171건 중 회신건수는 27건으로 15.8%에 불과하다. 그 답변 또한 구체적이지 않고 ‘노력하겠다. 검토중’이라는 형식적인 답변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지방의원들은 주민의 대표자고, 뜻을 대신 전달해주는 대의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역의 긴급한 현안 등에 대해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건의문과 결의문을 채택해 중앙부처 등에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지방의회가 제출한 건의문·결의문은 주민들의 간곡한 뜻이 담긴 내용이 많은데도 회신조차 없이 묵살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는 ‘획기적인 자치분권 추진과 주민 참여의 실질화’가 진정한 지방자치 시대를 표방하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그 시각 그 지역의 가장 집결된 민의를 담은 지방의회의 건의문·결의문 묵살은 지방분권 확대라는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지방정부와 국민 간 소통을 통해 잃어버린 국민의 주권을 되찾는 방안이 요구된다”며 “지방의회가 송부한 결의문 등에 대해 중앙정부는 구체적인 의지를 담아 조속히 회신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뉴질랜드 화산 참변 물 위에서 시신 한 구 발견, 잠수부 이틀째 수색

    뉴질랜드 화산 참변 물 위에서 시신 한 구 발견, 잠수부 이틀째 수색

    지난 9일 뉴질랜드 화산 참변의 실종자 가운데 잠수부들이 이틀째 두 구의 시신을 찾기 위해 투입됐다. 뉴질랜드 경찰과 군이 13일 북섬 앞바다 화이트섬에 헬리콥터 두 대와 군인과 경찰을 투입해 사망자 6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하지만 애초 섬에 숨진 채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 8명 가운데 둘의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잠수부들이 배치돼 시신이나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14일 일찍 물 위에서 시신이 눈에 띄어 잠수부들이 아침부터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화산활동 예보를 수시로 점검하며 여건이 허락하는 한 화이트섬의 지상 수색을 하는 한편, 전날 시신 수습 때 찾아낸 유품 등을 통해 신원 분석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경찰은 4시간 수색 작업 끝에 여섯 구의 시신을 수습해 뭍으로 후송했다. 경찰 책임자인 마이크 부시는 사고수습 본부가 차려진 와카타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화산 주변 바닷속의 시신을 찾기 위해 잠수부 팀이 배치될 것이며 항공 정찰도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새벽 경찰과 군으로 구성된 긴급 구조대가 섬 안에 방치돼 있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화이트섬에서 48㎞ 떨어진 와카타네를 떠났다. 앞서 화이트섬에서 24시간 내 화산이 또 분출할 가능성이 50~60%로 관측되며 투입이 계속 미뤄졌지만, 곧 비가 와 수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강행했다. 와카타네에선 희생자 가족 수십명이 현지 주민들과 모여 구조 헬기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경찰은 구조대가 보호장비를 많이 착용하고 있어 수습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화이트섬에 남아 있던 희생자들은 화산 분출 직후만 해도 실종자로 분류됐으나 공중 정찰 후 모두 사망자로 처리됐다. 앞서 사망이 확인됐던 8명에 더해 16명 모두 숨진 것으로 보이며, 심한 화상으로 20명 정도가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1일 뉴질랜드 의료 당국은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이식용 피부 120만㎠를 미국에 추가로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후 화산 활동이 활발한 화이트섬이 관광객에게 개방된 점 자체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화산활동에 대한 정보를 과거보다 더 갖게 됐지만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너무도 어렵고 소규모 분화라도 분화구 근처에 있는 이들에게 치명적이란 점이 다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런 사안을 포함해 폭넓은 문제들을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전선거 운동·불법 기부” 한국,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고발

    “사전선거 운동·불법 기부” 한국,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고발

    金 “靑 하명수사는 증거로 드러난 사실…첩보 한 건만 봉투 넣어 靑에 전달” 비판황 청장 “참고인 소환조사도 안했는데…개인 정치적 이익 위해 있지도 않은 하명수사·선거개입으로 시끄럽게 해” 반박자유한국당 ‘울산시장 불법 선거개입 의혹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주광덕 위원장)이 12일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사전 선거 운동과 불법 기부 등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진상조사특위는 고발장에 “황 청장이 201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대전지방경찰청장으로서 주민에게 감사장 604장을 수여하거나 포돌이 인형을 선물하는 식으로 사전 선거운동과 불법 기부행위를 했다”고 명시했다. 진상조사특위에 따르면 황 청장은 지난 9일 현직 경찰 신분으로 출마 지역인 대전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는 등 공무원의 선거 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한 점도 고발 내용에 포함됐다. 또 황 청장이 지난 11월 울산지검에 자신에 대한 수사 종결을 요청한 사실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황 청장은 울산경찰청장이던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수사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황 청장이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송철호 울산시장을 당선시키려는 목적으로 김 전 시장을 수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전 시장과 황 청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동시 전화 인터뷰를 갖고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당시 경찰 수사에 대해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김 전 시장은 “청와대의 하명수사는 의혹이 아닌, 확실한 증거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라며 근거를 열거했다. 김 전 시장은 “하명 수사는 2017년부터 시작했다”면서 “청와대가 첩보를 수집해서 그걸 정리하고 가필까지 해서 리스트를 만들어서 하달했다”고 비판했다. 또 당시 첩보가 달랑 1건만 봉투에 넣어서 전달됐고 청와대가 경찰로부터 9번에 걸쳐 수사 보고를 받았다는 점 등도 근거로 언급했다.반면 황 청장은 김 전 시장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토착 비리 당사자의 과도한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황 청장은 “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최소한으로 수사하는 등 여러 배려를 했다”면서 “김 전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얼마든지 소환 조사할 수 있었음에도 참고인 소환조차 안 했다. 선거 후에 소환 조사 일정을 잡았었다”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김 전 시장을 겨냥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있지도 않은 하명수사니, 선거개입이니 하면서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대단히 무책임한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와 단 한 차례도 직간접적인 연락이 없었다”면서 “울산경찰청 책임자가 전혀 모르는 하명수사가 가능한가. 청와대에서 경찰청으로 이첩된 첩보가 다시 울산청으로 넘어오는데 한 달 넘게 걸렸는데, 하명수사라면 그게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알아서 떠나라”… 혐오 부추기는 불법체류자 대책

    “알아서 떠나라”… 혐오 부추기는 불법체류자 대책

    신고자에 확인서 발급, 재입국 기회 부여 대사관서 비자 거부 잦아… 실효성 낮아 제조업·농촌 등 외국인 노동자 역할 외면 이주노조 “사실상 추방… 미봉책 불과”법무부가 불법체류 외국인의 자진 출국을 유도하는 대책을 1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진 출국을 유도할 만한 유인책이 부족해 추방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현장이나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현실은 외면한 채 일부 젊은층의 ‘제노포비아’(외국인 노동자 혐오현상)에 편승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무부는 10일 고용노동부와 함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2016년 21만명에서 지난 10월 말 38만명으로 급증하면서 건설현장 등 취약계층 국민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면서 “내년 6월까지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고 더 나은 체류 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자진 출국 제도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자진 출국할 때 범칙금을 면제해 주고 입국 금지기간을 완화했다. 하지만 출국 후에 재외공관에서 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무부는 이번 대책으로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자진출국확인서’를 발급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출국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단기방문(90일) 비자 발급 기회 등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한 고용주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내년 3월 이후 단속된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위반만큼 범칙금을 부과해 신규 불법체류 유입을 적극 억제한다”고 밝혔다. 내년 7월부터는 자진 신고를 하더라도 범칙금이 부과된다. 이에 김진 변호사(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는 “지금도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단속이 더 심화될 것”이라면서 “미등록 이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시각도 문제”라고 말했다. 법무부 방안은 최근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따른 정부 정책과도 배치된다.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지난 9월 외국인 노동자 입국 규제 완화와 이민 확대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진 출국한 뒤 재입국할 때에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자진출국제도는 사실상 추방에 가깝다”면서 “열악한 건설 현장에 한국인 노동자가 적어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단속만 강화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표심 잡으려고?···설익은 불법체류자 대책 내놓은 법무부

    표심 잡으려고?···설익은 불법체류자 대책 내놓은 법무부

    법무부가 불법체류 외국인의 자진출국을 유도하는 대책을 1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진출국을 유도할 만한 유인책이 부족해 추방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현장이나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현실은 외면한 채 내년 총선을 겨냥해 일부 젊은 층의 ‘제노포비아’(외국인 노동자 혐오현상)에 편승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무부는 10일 고용노동부와 함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2016년 21만명에서 지난 10월 말 38만명으로 급증하면서 건설현장 등 취약계층 국민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면서 “내년 6월까지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고 더 나은 체류 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자진출국 제도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자진출국 할 때 범칙금을 면제해주고 입국 금지기간을 완화했다. 하지만 출국 후에 재외공관에서 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무부는 이번 대책으로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자진출국확인서’를 발급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출국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단기방문(90일) 비자 발급 기회 등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한 고용주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다만 인권 보호 차원에서 임신이나 출산 등 부득이한 사유로 출국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자진신고하면 일정 기간 추방을 유예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내년부터 불법체류 외국인의 단속과 처벌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내년 3월 이후 단속된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위반만큼 범칙금을 부과해 준법 의식 해이를 방지하고 신규 불법체류 유입을 적극 억제한다”고 밝혔다. 내년 7월부터는 자진 신고를 하더라도 범칙금이 부과된다. 이에 김진 변호사(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는 “현재도 단속이 폭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더 심화될까 우려된다”면서 “미등록 이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시각도 문제”라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진 출국한 뒤 재입국할 때에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자진출국제도는 사실상 추방에 가깝다”면서 “열악한 건설 현장에 한국인 노동자가 적어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단속만 강화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의 방안은 최근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따른 정부 정책과도 어긋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171만명인 인구는 2050년 4774만명까지 줄어든다. 지금은 생산활동을 하는 사람 한 명이 0.2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지만 2050년에는 0.8명으로 늘어난다. 인구 감소로 인한 내수 부진과 성장잠재력 타격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지난 9월 이민 확대와 외국인 노동자 입국규제 완화 등 대책을 발표했다. 법무부 방안은 이러한 정부 정책 추세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부산유라시아 플랫폼 경관조성 주먹구구 ....김진홍 시의원

    부산유라시아 플랫폼 경관조성 주먹구구 ....김진홍 시의원

    부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김진홍 의원(동구1·자유한국당)은 9일 열린 ‘2020년도 예산안 종합심사’에서 부산 유라시아 플랫폼 야간경관 조성사업이 법적 근거와 심의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유라시아 플랫폼 야간경관 조성사업은 내년에 시행하는 신규 사업으로 부산역 광장 일원에 야간경관 연출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김 의원은 부산시가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첨단 미디어를 통한 국제적 관광 명소를 만들겠다고 추진하는 사업이 절차상 이뤄져야 하는 심의나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막무가내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시 경관 조례에는 야간경관개선사업을 추진할때에는 경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을 진행하도록 규정돼있는데도 시는 위원회의 심의 없이 이 사업을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44억원의 시민혈세가 투입된 부산역 분수대 철거때에도 시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지난 임시회의때 재발 방지를 촉구했는데도 개선되지않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김의원은 “당시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절차를 무시하지 말라고 당부 했는데 또 다시 이런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며 “ 무분별한 사업추진으로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심재철, 서울역 회군의 주인공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심재철, 서울역 회군의 주인공

    9일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5선의 심재철 의원은 한국당 내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돼왔다. 심 의원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큰 사건인 서울역 회군의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1958년 광주광역시에서 출생한 심 의원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호남토박이에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호남 운동권’으로 한국당 내부에서 주류에 끼지 못했다. 서울역 회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광범위하게 일었던 민주화 운동인 ‘서울의 봄’의 종지부를 찍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의 사망 이틀 이후 계엄령이 선포되었고, ‘서울의 봄’은 계엄령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잡기까지 일어난 민주화 운동을 가리킨다.서울역 회군은 전 전 대통령의 쿠데타 발생 이틀 전에 서울역 앞에 전국대학생 10만여 명이 운집한 날이다. 심 의원은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시위 철수 결정을 내린 주역 가운데 한 명으로 분류되며 직접 학생 시위대 해산이란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심 의원은 서울역 회군에 대해 “대학생들은 서울역 광장에 모여 전경들과 대치하고 있었으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며 “연락이 닿는 대로 모인 9개 대학 학생회장단 회의가 ‘난상토론 끝에 통제 불가능한 유혈사태가 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시내 진출에 시민 반응을 보면 대국민 홍보가 좀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울역 회군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2011년 저서 ‘운명’에서 광주 유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운명’에서 “대학생들의 배신이 5·18에서 광주시민들로 하여금 큰 희생을 치르도록 했다”고 비판했으며, 독일 매체 기고문에서는 “서울역에 모인 대학생들이 철수를 결정하자, 광주의 민주화 요구가 더 불타올랐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역 회군 당시 서울역 현장에 있었으며, ‘(서울역 회군으로) 광주에 빚졌다’는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역 회군으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피해가 커졌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에 심 의원은 “역사왜곡이 대통령을 통해 반복되는 현실이 유감”이라며 “당시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10만 학생들의 열정을 ‘배신’으로 폄훼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서울역 회군에 참여했던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사회부장 황광우씨는 서울신문과의 예전 인터뷰에서 “서울역 회군의 책임을 심재철 개인에게 묻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학생운동의 의사결정은 (총학생회장이 아니라) 지하그룹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이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 음모란 전두환 정권의 조작 사건때문에 감옥에 갇히게 된다.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 사건으로 투옥되어 9일 문 의장은 심 의원을 ‘동지’라고 불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전국 불법폐기물 연내 다 못 치운다

    현재 전체 60% 처리… 내년 상반기 완료 전국에 방치된 불법폐기물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추가경정예산 통과 지연에 따른 처리시설 병목현상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준비 및 처리시설 부족 등 한계가 확인되면서 무리한 계획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전국 불법폐기물 120만 3000t 가운데 60.3%인 72만 6000t을 처리했다. 연말까지 90여만t을 처리하고 잔여 물량은 연내 처리계약을 마친 후 내년 상반기 전량 처리하기로 했다. 행정소송 등으로 행정대집행이 불가능한 폐기물(6만 2000t)은 소송 완료 즉시 신속하게 처리한다. 11월 현재 위탁계약 물량은 전체 83.8%(100만 9000t)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올해 2월 전국의 방치, 불법투기, 불법수출 폐기물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처리하는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악취로 인한 주민 피해와 토양·수질 오염, 쓰레기 불법 수출로 인한 국제 신인도 하락 등의 문제가 지적되자 4월 29일 올해 연내 처리 계획으로 수정했다. 처리시설 및 용량 부족 등 우려가 있었지만 강행했다. 불법폐기물 처리 현황을 보면 방치폐기물이 59.5%(51만 1000t), 불법투기 폐기물 61.9%(19만 2000t), 불법수출 폐기물은 67.6%(2만 3000t) 등이다. 환경부는 추경 통과가 8월로 지연되면서 27만t의 소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민 합의가 안 돼 공공 소각·매립 시설 반입 차질, 행정대집행 절차 경험 미흡에 따른 문제 등도 발생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대만 차이잉원 낙선 공작했다” 총통 선거 흔드는 20대 스파이

    “대만 차이잉원 낙선 공작했다” 총통 선거 흔드는 20대 스파이

    내년 1월 11일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중국 스파이를 자처하는 20대 청년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재선을 막고자 조직적 선거 공작을 벌였다”고 털어놨기 때문이다. ●왕리창, 中정보기관서 활동… 납치·선거 등 관여 3일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호주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와 탐사방송 ‘60분’ 등은 “왕리창(26)이 중국 정부가 홍콩과 대만 등에서 벌인 공작 활동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호주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중국계 홍콩 회사로 위장한 정보기관에서 일했고 중국 여권과 홍콩 주민증, 한국 여권을 사용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왕리창이 2015년 홍콩 서점 주인 5명을 중국 본토로 납치하는 데 관여했고 지난해 8월 대만으로 건너가 차이 총통과 여당인 민진당을 낙선시키려고 노력했다. 차이 총통의 경쟁자인 한궈위 국민당 후보에게 2000만 위안(약 33억원)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홍콩과 대만은 발칵 뒤집혔다. 대만 당국은 왕리창이 근무했다는 창신투자공사의 샹신 총재를 간첩 혐의로 붙잡았다. 반중 성향의 차이 총통은 2016년 1월 당선된 뒤 국정운영 미숙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진당은 국민당에 참패했다. 그럼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압박으로 올 하반기부터 지지율이 급등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실정으로 패배한 선거까지 ‘중국의 침투 공작’으로 덮을 수 있게 돼 내년 대선이 더욱 수월해졌다. 반면 한 후보와 국민당은 왕리창의 폭로로 회복 불능의 치명상을 입었다. 한 후보는 “중국에서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날 빈과일보가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51%의 지지율로 경쟁 후보(19%)를 세 배 가까이 앞서며 격차를 최대로 벌렸다. ●환구시보 “징역형 선고받고 도주한 사기범” 일부 해외 매체는 왕리창이 실제 스파이는 아닐 것으로 본다. 20대의 나이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중요 공작을 모두 이끌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11월 24일)를 코앞에 두고 이 사건이 터진 것도 석연치 않다. 환구시보는 “그는 2016년 허위 투자 프로젝트로 460만 위안을 가로채 징역형을 선고받고 도주 중인 사기범”이라면서 “간첩 끄나풀에 불과한 청년을 두고 (서방 매체들이) 기다렸다는 듯 반중 여론몰이에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파이? 사기범? 대만 대선 ‘태풍의 눈’ 떠오른 왕리창

    스파이? 사기범? 대만 대선 ‘태풍의 눈’ 떠오른 왕리창

    내년 1월 11일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중국 스파이를 자처하는 20대 청년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 첩보당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재선을 막고자 조직적 선거 공작을 벌였다”고 털어놨기 때문이다. 3일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호주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와 탐사방송 ‘60분’ 등은 “왕리창(26)이 중국 정부가 홍콩과 대만 등에서 벌인 공작 활동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호주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중국계 홍콩 회사로 위장한 정보기관에서 일했고 중국 여권과 홍콩 주민증, 한국 여권을 사용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왕리창이 2015년 홍콩 서점 주인 5명을 중국 본토로 납치하는 데 관여했고 지난해 8월 대만으로 건너가 차이 총통과 여당인 민진당을 낙선키려고 노력했다. 차이 총통의 경쟁자인 한궈위 국민당 후보에게 2000만 위안(약 33억원)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홍콩과 대만이 발칵 뒤집혔다. 왕리창이 근무했다는 창신투자공사의 샹신 총재가 간첩 혐의로 체포돼 대만에 억류됐다. 차이 총통은 2016년 1월 당선 뒤로 중국과의 갈등과 국정운영 미숙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진당은 국민당에 참패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압박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한 차이 총통은 과거 자신의 실정으로 패배한 선거까지 ‘중국의 침투 공작’으로 물타기할 수 있게 돼 내년 대선이 한결 수월해졌다. 과거 우리나라 선거에서 북한이 도발하면 보수정권이 반사이익을 얻던 ‘북풍’, ‘총풍’과 비슷한 효과다.안 그래도 홍콩 사태 여파로 지지율이 급락한 한 후보와 국민당은 왕리창의 폭로로 회복불능 치명상을 입었다. 한 후보는 “중국에서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의미있는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빈과일보가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51%의 지지율로 한 후보(19%)을 세 배 가까이 앞서며 격차를 최대로 벌렸다. 일부 해외 매체는 그가 실제 스파이는 아닐 것으로 본다. 20대의 나이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그토록 중요한 공작을 모두 이끌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다. 대만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보통의 중국 스파이들은 군인 계급과 신분을 부여받는데, 왕리창은 그렇지 않았다. 직접 스파이 활동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면서 “호주 망명 심사에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자 과거 행적을 일부러 부풀렸다는 의혹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폭로된 시점도 석연치 않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를 코 앞에 두고 터졌기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그는 2016년 허위 투자 프로젝트로 460만 위안을 가로채 징역형을 선고받고 도주하던 사기범”이라면서 “기껏해야 간첩 끄나풀에 불과한 청년을 두고 (서방매체들이) 기다렸다는 듯 반중 여론몰이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론] 민주주의의 영혼은 건강한 공론장/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민주주의의 영혼은 건강한 공론장/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회가 또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의 지난달 29일 본회의 안건 199개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으로 마비된 국회에서는 오늘도 공방만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민생법안 인질극’을 비판하고, 한국당은 민주당이 거짓 프레임을 짜고 있다며 오히려 여당이 본회의를 무산시켰다고 반박한다. 익숙하지만 씁쓸하고, 씁쓸하지만 놀랍지 않은 풍경이다. 국회가 고유 기능인 입법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의원 발의를 가장한 정부 입법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20대 국회의 의안 본회의 처리율은 정확히 30.05%, 총 2만 3354건 가운데 701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 상반기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의안은 3126건 대비 345건으로 11.03%(국회의안정보시스템ㆍ12월 1일 현재)에 불과해 놀고먹는 국회라고 손가락질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어쩌다 후진 정치의 대명사가 된 우리 국회는 식물국회와 동물국회를 전전하다 괴물국회라는 오명까지 얻게 됐을까. 국회와 우리들의 선량에게 민의의 전당이라는 명예로운 훈장을 되찾아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융합하는 시민정치를 활성화하면 된다. 그 방법은 세 가지,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국회의 대표 기능을 바로잡으면 된다. 흔히 국회가 공전하는 이유를 선진화법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화와 타협을 근간으로 하는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정쟁은 국회의 의무이기조차 하다.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충실하게 대변하겠다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진짜 문제는 대표돼야 할 집단이 모두 대표되는가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탄 연동형 비례대표제야말로 현재의 여야는 물론 미래의 여야 모두에게 필요하고 이로운 개혁이다. 비례대표로 창출되는 다당제 덕에 합종연횡이 용이해지면 양대 정당의 대결로 빚어지는 교착상태에서 쉽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어 현 야당의 지지 속에 탄생한 국회선진화법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둘째, 대표돼야 할 집단이 모두 대표된다면 이제 각 집단의 대표자들이 자기 집단의 이익과 선호를 ‘있는 그대로’ 표출하고 정책으로 ‘제대로’ 전환하는지 자문할 때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낳게 될 이익의 다각화와 대표의 다변화만으로는 국회를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게 할 수 없다. 직접민주주의 3종 세트인 주민투표, 주민발안, 주민소환을 넘어 주민감사와 주민소송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자신의 이익과 선호를 스스로 대표하게 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다. 그렇게 미국도 스위스도 정치인 카르텔의 지대추구행위를 제어하며 대의의 품질을 높이고 사회갈등을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시민들과 직접 교통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과정의 감시자를 자임하는 선량들에 대한 신뢰는 덤으로 따라오는 심리적 계약 효과다(안성호 한국행정연구원장). 셋째, 다수결의 함정을 경계하며 건강한 공론장 형성에 힘써야 한다. 대의민주주의든 직접민주주의든 모든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포퓰리즘의 위험에 노출된다. 오죽하면 ‘절반의 바보들에 바보 하나만 더하면 만들 수 있는 민주주의’(필리프 부바르)란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억압’(오스카 와일드)이라고 했을까. 핵심은 다수결이 아니라 다수결에 도달하는 숙의와 공론의 수준이다. 지금처럼 가짜뉴스가 판치며 정보를 왜곡하고 정제되지 않은 의견을 투박한 감정과 막말로 포장해 일방적으로 유통한다면 직접민주주의는 물론 대의제 역시 무질서와 혼란, 대립과 반목의 원천이 될 뿐이다. 반면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투명하게 검증되는 공론장의 건강함이 보장되면 시민들의 직접참여가 종종 범사회적 의사결정의 교착을 타개하는 합리적 절차로 작동된다. 란트슈게마인데, 즉 스위스 직접민주주의가 그것이다.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정부·여당의 책임이 막중한 지점도 여기다. 촛불정신을 담아내는 개헌에 실패했다 해도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고 일상의 시민정치를 담보할 수 있는 법제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역사적 소임을 다하는 길이다. 지금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있지만 다시 하나 될 촛불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한다.
  • 불편한 진실·민감한 사회문제 터치… 흥행 넘어 공감대까지 얻다

    불편한 진실·민감한 사회문제 터치… 흥행 넘어 공감대까지 얻다

    21세기 한국영화의 특징은 ‘1000만 영화’로 상징되는 산업의 양적 측면으로만 분석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2010년대 한국영화는 정치사회적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다루거나 현실 정치 속으로 과감히 개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상업영화를 제작하는 메이저 산업을 기준으로 그 안과 밖,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주류 산업 내에서 ‘사회·현실 비판’ 테마는 작품성뿐만 아니라 흥행적 차원을 만족시키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했다. 또한 대규모 제작비를 들이는 상업영화가 아닌 ‘다양성영화’ 지형에서도 한국 현대사와 현재 사회를 돌아보고 각성하게 하는 영화들이 등장했다. 한국사회의 정치 상황을 외면하지 않는 창작자들의 과감한 태도는 21세기 한국영화의 저력을 살피는 데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사회를 반영하고 법안 결정에 영향 주고 한국영화는 흥행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정치적 현상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한국사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거나 정치적인 색채를 띤 영화들이 관객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특히 2011~2012년은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사회고발과 국민 참여를 독려하는 성격의 영화 흐름을 이끌어 냈다. 장애인 교육시설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 ‘도가니’(황동혁·2011)와 실제 교수와 판사의 ‘석궁사건’을 다뤄 2012년 초 34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부러진 화살’(정지영·2012)이 대표적이다. 특히 ‘도가니’는 2011년 가을 4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냈고, 덕분에 실제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퍼져 나가게 된다. 결국 해당 학교의 법인 허가가 취소되기에 이르렀고 같은 해 아동·장애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른바 ‘도가니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는 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존 언론 보도가 해내지 못한 것을 결국 영화 한 편이 이뤄 낸 케이스로 기록된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12년에는 한국 현대사에 직접적으로 발언하는 영화들이 등장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 자녀들이 규합해 주범인 전직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그린 ‘26년’(조근현·2012), 작고한 정치인 김근태의 고문 사건을 다룬 ‘남영동1985’(정지영·2012) 같은 영화들이 대선 정국과 맞물려 이슈를 끌어내기도 했다. ●사회비판 영화들의 흥행성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은 ‘사회참여’나 ‘불편한 진실’을 다룬 영화들이 흥행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기존의 공식을 깨뜨렸고 이는 2013년 ‘변호인’(양우석)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완성된다. 상업영화가 추구해야 할 미덕을 지켜 나가며 정치적으로 발언했고 영화 자체를 넘어 한국사회가 처한 상황과 시대 분위기 속에서 대중들과 소통한 것이다. 또한 ‘부러진 화살’에 ‘국민배우’ 안성기가 등장한 것처럼, 이 영화는 배우 송강호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분해 대중적 설득력을 배가했다. 최종 1130만 관객의 선택을 받게 된다. 바로 전해에는, 사극이지만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화제가 된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2012)가 1230만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사회고발 성격의 주제를 장르영화의 틀에서 영리하게 녹여 낸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실화인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소원’(이준익)도 2013년에 주목받은 작품들이다. 대기업 반도체회사의 산재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투쟁을 그린 ‘또 하나의 약속’(김태윤·2013),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한 ‘소수의견’(김성제·2013)도 정치적으로 순탄치 않았던 제작과 배급 과정 끝에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사회고발성 영화는 대중적 장르영화의 틀과 결합해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검사와 경찰 조직 그리고 스폰서 기업과의 유착 비리를 고발한 ‘부당거래’(류승완·2010), 현실의 ‘막장’ 재벌 3세들의 작태를 픽션으로 다뤄 관객의 분노와 카타르시스를 영화적 동력으로 삼은 ‘베테랑’(류승완·2014), 정치권력과 거대 언론의 결탁을 고발한 ‘내부자들’(우민호·2015), 한국사회의 적폐라 할 정치검찰의 타락상을 우회적으로 묘사한 ‘더 킹’(한재림·2016)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은 134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영화 흥행 1위를, ‘내부자들’은 감독판 관객을 합쳐 91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정치·자본 권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한국 현대사에 대한 창작자들의 세련된 발언과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은, 2017년 ‘택시운전사’(장훈)와 ‘1987’(장준환)에서 만개했다. 전자는 송강호의 뛰어난 연기를 바탕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장르적으로 해석했고 후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1987년을 속도감 있게 묘사해 냈다. 각각 1200만, 700만 이상 관객의 지지를 받았다. 2010년대 한국영화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2013년 ‘변호인’, 2014년 ‘명량’(김한민)·‘국제시장’(윤제균), 2015년 ‘암살’(최동훈)·‘베테랑’ 등 1000만 관객 영화들이 정치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일정 부분 계몽적인 화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 각 진영 논리로도 읽을 수 있다. 유신독재 시대를 관통하는 한 노동자 아버지의 일생을 그려 1420만 관객을 동원하고 보수 진영에 의해 정치적으로도 활용된 ‘국제시장’(윤제균·2014), 국책은행이 메인 투자자로 나서 제작하고 애국주의 화법과 마케팅으로 600만 관객을 동원한 우파 프로파간다 영화 ‘연평해전’(김학순·2015)은 보수 진영의 이데올로기가 투영된 영화로 기록할 수 있다. ●주목받고 기대되는 여성주의 시선의 영화들 최근 한국영화계는 여성주의 시선을 담지한 여성 창작자들의 영화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산업 내부의 진지한 고민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2018년 ‘한국영화 성인지(性認知) 통계’를 보면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에서 여성 감독 비중이 아직도 10편(13%)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영화진흥위원회·‘한국영화산업 결산’ 참조). 2014년은 두 편의 ‘여성영화’가 돋보인 해다. 학대를 당하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희야’(정주리), 대형마트 계약직 여성 직원들의 부당한 해고와 투쟁을 그린 ‘카트’(부지영)가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현실비판 영화의 흐름을 이어 갔다. 2016년에는 그해 문화계의 화두였던 ‘여성주의’가 한국영화에서도 부각됐다.여성 주인공을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운 ‘아가씨’(박찬욱), ‘굿바이 싱글’(김태곤), ‘덕혜옹주’(허진호)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고 여성 감독의 작품 ‘우리들’(윤가은), ‘비밀은 없다’(이경미),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가 비평적으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최근에도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2018)가 흥행·비평 양면에서 특별한 성과를 거뒀고 독립영화 ‘벌새’(김보라·2018)는 올해 국내외 30개 이상 영화제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화제를 낳았다.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82년생 김지영’(김도영·2019)도 한국사회의 젠더(사회문화적 성별) 감수성을 일깨우며 소설에서 시작된 이슈를 확장시켰다. 올해 ‘생일’(이종언), ‘우리집’(윤가은)까지 여성 창작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덕분에 앞으로의 한국영화가 더 기대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박원순은 소셜 디자이너, 송하진은 탄소 전도사, 김경수는 실세 도지사...단체장 CEO브랜드 살펴보니

    박원순은 소셜 디자이너, 송하진은 탄소 전도사, 김경수는 실세 도지사...단체장 CEO브랜드 살펴보니

    박원순(63) 시장은 검찰로 출발해 시민운동가를 거쳐 첫 3선 서울시장으로 선출됐지만 가장 내세우는 직함은 ‘소셜 디자이너’다. 다소 생소한 이 직함은 박 시장이 희망제작소 이사 때 만든 것으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사회를 바꾸는 사람을 뜻한다. 실제로 그는 지난 8년 동안 여러 가지 상상력 실험을 단행했다.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 버려진 석유비축기지를 2013년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2017년 9월 탈바꿈시켰다. 2017년 5월에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중정원인 ‘서울로 7017’로 변신시켰다. 지난해 4월엔 자전거 친화도시를 선포하며 종로에 자전거도로를 개통했다. 일각에서는 종로 자전거도로에 자전거 통행량이 많지 않아 도심 교통 혼잡만 가중한다거나, 서울로 7017이 기존의 고가도로가 부담하던 교통 수송의 기능을 상실토록 했고 사람들도 별로 찾지 않는다며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서울시를 기존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보행친화도시로 혁신시켰다는 박 시장의 철학이 돋보인다는 평가도 많다. 김경수(52) 경남지사는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지역과 중앙에서 모두 ‘실세지사’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척해서 모신 인연이 있고 김 지사에 대한 문 대통령의 믿음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지사가 도지사로 취임한 뒤 경남·북 숙원사업이 속속 풀렸다. 경북 김천~경남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사업’이 확정된 게 대표적이다. 최근 경남도와 시·군이 정부 각종 공모사업 등에서 성과를 거둔 것도 ‘실세지사’ 덕분이란 평이다. 다른 시도에서는 ‘경남이 독식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송하진(67) 전북지사는 ‘탄소전도사’를 자임한다. 전주시장 재임때부터 전주시 산하에 탄소산업기술원을 설립하고 대기업 효성을 유치해 가벼우면서 강도는 높은 탄소섬유 생산기반을 구축했다. 민선 6기 전북지사로 당선된 뒤에도 탄소산업을 전북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으나 속도는 더디다. 탄소산업은 대통령 공약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여당과 정부 반대로 국회에서 탄소진흥원 설립법안이 표류하고 있다.운동화를 즐겨 신어 ‘운동화 도지사’로 불리는 이철우(64) 경북지사는 양복을 입고도 운동화를 신는다. 민선7기 취임식 때 경북도 공무원노조로부터 ‘도민을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는 뜻에서 운동화 한 켤레를 선물받은 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표시로 늘 신고 다닌다. 이 지사는 “정말 죽어라 뛰어다녀도 운동화가 잘 안 닳는다”며 운동화 지사로 불리는데 자부심을 보인다.‘지방분권 전도사’로 불리는 염태영(59) 수원시장은 지난 6월 226개 기초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회 대표회장을 맡은 뒤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알리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국민행동 공동의장, 전국자치분권개헌추진본부 공동대표 등도 맡고 있다. 그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에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고 외친다. 원희룡(55) 제주지사는 ‘전기차 전도사’다. 2014년 7월 첫 취임 후 전국 자치단체장과 정부 기관장 통틀어 처음으로 관용차로 전기차를 도입하한 데 이어 제주를 카본프리 아일랜드(탄소 없는 섬)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제주도는 지난달 전기차충전서비스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전기차 선도도시로 앞서가고 있다. 최문순(63) 강원지사는 스스로 ‘감자’라는 별칭을 부르며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한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농작물 감자를 애칭으로 사용하며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다. 취임 초에는 못생긴 감자에 빚대어 ‘불량감자’라고 불르다 최근에는 ‘개량감자’라며 너스레를 떤다. 감자 애칭으로 강원도를 홍보하는 ‘굴러라 감자원정대’도 만들어 강원도내 재래시장을 다니며 홍보활동도 펼친다. 허석(56) 순천시장 애칭은 ‘설화 시장’이다. 허 시장은 전남 22개 시·군을 직접 돌며 각 지역 인물과 고장에 얽힌 설화를 책으로 발간하고 수년동안 지역 신문에 기재할 만큼 설화 전문가로 꼽힌다. 신동헌(67) 경기 광주시장은 ‘도시농업 전문가’라는 애칭을 얻었다. 방송국 PD로 20여년 근무한 신 시장은 ‘농어촌 지금’, ‘맛따라 길따라’ 등의 농촌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연출해 농업에 지식이 풍부하다. 그의 아이디어로 개최하는 ‘행복밥상 문화축제’는 쌈 요리 경연대회, 쌈 이야기, 쌈 골든벨 등 친환경 쌈채소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신 시장이 제안해 국회안에 조성된 국회생생 텃밭에는 국회의원 50여명이 참여해 봄부터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한다. 해마다 연말에 수확한 배추로 어려운 이웃과 함께 ‘김장나눔행사’도 한다. 자치단체장마다 자칭·타칭으로 내세우는 ‘별칭’이 있다. 단체장의 일하는 방식이나 강조하는 시책은 물론, 리더로서의 장점, 위상, 정치력 등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CEO브랜드’인 셈이다.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단체장과 주민 간 거리를 좁히고 행정에 친근감을 갖도록 하는 측면도 있다는 평이다.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970~80년대 발전행정시대에는 중앙정부 중심으로 국가발전 이뤄왔다면, 오늘날 지방분권을 지향하는 시대에는 단체장이 힘을 나누고 각자가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지역 사정과 특성을 살린 행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CEO브랜드 현상은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서울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멕시코 경찰, 마약조직과 시가전 같은 총격전 … 20명 사망 참사 또 발생

    멕시코 경찰, 마약조직과 시가전 같은 총격전 … 20명 사망 참사 또 발생

    트럼프, 마약조직에 ‘테러단체 지정’ 힘 실을듯멕시코 대통령의 마약조직 ‘유화 정책’ 도마에멕시코 북부도시 비야 우니온 청사 정면은 총탄 자국이 가득했다. 길거리에 버려진 차량은 벌집이 되어 있었다. 외신이 전한 사진보다 현지 주민들이 올린 동영상을 보면 더 참혹했다. 1시간 동안 계속된 총격 소리는 콩 볶듯 요란하게 들려왔다. 겁에 질린 주민들은 문을 닫고 실내에 머무는 바람에 거리는 비었다. 갱단이 탄 차량만 지나다녔다.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총격전 현장이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 주의 작은 도시 비야 우니온에서 현지 경찰과 마약 카르텔 간의 총격전이 벌어져 20명이 사망했다. 비야 우니온은 미국과의 국경에서 64km 떨어진 인구 3000명가량의 작은 도시다.코아우일라 주는 1일 낸 성명에서 헬기에 탑승한 보안관들이 전날 비야 우니온 시청사를 공격한 마약 카르텔 잔존 세력을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주 정부는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에서 전날 7명이 사망한 것 외에도 이날 마약조직원 7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경찰 4명, 마약 조직원 14명, 마약조직원에 납치된 민간인 2명이다. 사망한 민간인들은 소방관과 시에서 일하는 전기공이었다. 또다른 소방관 한 명은 행방불명 상태라고 AP통신이 전했다. 경찰 6명과 마약조직원에 붙잡힌 청년 4명 등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군사 작전과 유사한 이번 공격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마약 카르텔들은 멕시코 북부지역에서 밀반입 루트 확보를 두고 치열하게 싸워왔지만, 마약조직이 비야 우니온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증거는 밝혀진 게 없다.무장 세력 일부는 군복을 입고 트럭 십여대에 나눠타고 와 마을을 습격해 지역 공무원들을 공격했다. 거리에 버려진 총탄 자국이 가득한 트럭에는 멕시코 북동부 카르텔 갱단의 스페인어 이니셜 C.D.N이 새겨져 있었다. 경찰은 공격에 연루된 차량 14대를 파악했고, 총기 수십 자루를 수거했다. 주지사는 무장한 총잡이 몇 명이 자동차를 훔쳐 달아나다 현지 주민을 납치해 트럭에서 내려 마을을 벗어나려 길 안내로 삼았다고 말했다. 훔친 차량 가운데 한 대는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영구차였다고 AP가 전했다. 멕시코에서 올 들어 10개월간 살인에 의한 사망자가 역대 최고치인 2만 941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2만 8869명을 넘어섰다고 정부 관계자가 최근 밝혔다.지난달 미국인 가족 9명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의해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조직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번 총격 사건으로 테러단체 지정에 힘이 쏠릴 것으로 미국 매체 복스가 전했다. 그러나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 간의 싸움에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총탄 아닌 포옹’ 정부 정책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미국군의 개입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유화적 정책에 정치적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이번 주에 보안 협력을 논의하고자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트럼프 ‘홍콩 인권법’ 서명 이후를 주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서명했다. 홍콩 인권법은 미 국무부가 홍콩의 자치 수준을 매년 검증해 홍콩이 누리는 경제·통상에서의 특별한 지위를 유지할지를 결정하고 홍콩의 인권 탄압과 연루된 중국 정부 관계자 등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루탄, 고무탄, 전기충격기 등 시위대를 통제하기 위한 일체 장비의 홍콩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인권법안 서명은 홍콩의 안정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파괴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훼손한다고 맹비난했다. 타결을 향해 가는 것으로 보이는 미중 무역협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홍콩 문제의 해법은 중국 정부가 애초 약속한 일국양제 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84년 홍콩 반환협상에서 홍콩을 ‘특별행정자치구’로 지정해 향후 50년간 정치·경제·사법 자치를 허용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가 무산되는 등 일국양제 원칙이 허물어지고 있다. 이에 홍콩 주민들이 불안을 느끼며 거리로 나섰고, 지난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은 전체 452석 가운데 76%가 넘는 347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민심이 이런데도 시 주석은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회의에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며 홍콩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사회적 자유를 누려 온 700만명의 홍콩인들을 중국식 전체주의로 통치하겠다는 발상은 홍콩인들의 거센 저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비판을 불러올 것이다. 중국 당국은 홍콩 주민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삶의 방식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 20대 국회 저무는데… 지역 법안들 무더기 폐기 위기

    20대 국회 저무는데… 지역 법안들 무더기 폐기 위기

    탄소소재법·포항지진특별법 등 표류 법안 2만 1010건 중 23.7%만 처리 나머지 1만 6000건 자동 폐기 우려 임기 내 처리 불투명에 심판론 대두“대통령이 여러 차례 의지를 표명한 공약 사항인데 정부와 여당이 협조하지 않아 큰 유감을 표합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20대 국회 임기(2016년 5월 30일~2020년 5월 29일)가 사실상 연말로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지역 법안들이 무더기로 자동 폐기될 위기에 놓여 지자체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20대 국회는 출범 이후 최근까지 2만 1010건의 법안이 접수됐으나 4978건을 통과시켜 처리율이 사상 최저인 23.7%에 그친다. 전북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업인 탄소소재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2년 가까이 계류돼 있다. 이 법은 지난 20일 열린 올해 마지막 법사위 소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과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보류돼 지역에선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나올 정도다. 우범기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시멘트 생산시설이 있는 충북·강원·경북·전남 등 4개 시도 9개 시군은 시멘트 생산지역 환경오염 저감과 피해주민 보상이 필요하다며 지방세법 개정을 요구했으나 국회 통과가 무산돼 반발하고 있다. 지자체들의 숙원인 지방분권은 반걸음도 못 떼고 있다. 지방정부 자율성과 책임성을 확대하고 주민 참여를 보장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31년 만에 전부개정으로 추진됐으나 행안위에 9개월째 묶여 있다. 지방분권 관련 법령 7개도 계류 중이다. 지난해 10월 571개 국가사무와 그에 따른 인력 및 재정을 지방으로 포괄 이양하는 법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발의돼 있으나 통과가 안 된다. 11·15 포항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관련법 5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도로, 공원, 주차장, 녹지, 상하수도, 체육시설, 마을회관, 마을도서관 등 시설 복구와 설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원성이 높다.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은 2년 가까이 표류 중이다.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보상과 관련한 5개의 특별법은 지난 4월 이후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가 답보 상태다. 보상금을 지급할 경우 다른 민간인 희생사건도 보상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법안들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 21대 국회에서 다시 처음부터 절차를 밟아 진행해야 한다”면서 “20대 임기 내 법안을 처리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靑 “총선 전 북미회담 자제? 나경원, 머릿속엔 선거만…韓사람 맞나”

    靑 “총선 전 북미회담 자제? 나경원, 머릿속엔 선거만…韓사람 맞나”

    고민정 “국민 안위 일조차 정쟁 도구로 보나”羅 “3차 미북정상회담, 총선 직전에 열리면 안보에 큰 위협과 정상회담 취지 왜곡될 것”羅 “방한한 미 당국자에 우려 전달했지만총선 전 열지 말아달라는 요청 한 적 없다”靑 “나경원, 역사의 죄인 안 되고 싶으면지금 당장 자신의 말 거둬들이라” 반박 청와대가 27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나 원내대표의 머릿속에는 선거만 있고 국민과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나 원내대표의 직접 거명하며 “국민의 안위와 관련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면서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한 언론은 나 원내대표가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나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피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3차 미북 정상회담마저 총선 직전에 열리면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금년에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그런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 정상회담은 환영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은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그는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올해 7월 방한한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여러 걱정을 이야기했던 것을 (이번에 만난) 비건 특별대표가 기억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논란이 가열되자 “미 당국자에게 미북 정상회담을 총선 전에 열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반박에 논평을 내고 “나 원내대표가 지적한 것은 비핵화와는 무관한 시간 끌기용 이벤트, 총선용 가짜 평화 쇼”라면서 “이처럼 당연한 우려를 표명한 제1야당 원내대표의 ‘국적’마저 운운하는 청와대는 대한민국 청와대가 맞는가”라고 반박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엄연한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 2명을 강제 북송시킨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가”라면서 “정부를 비판하면 이적, 매국, 친일로 몰아가는 그 못된 버릇을 끊지 못한 청와대에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민주 “경악할 일…평화보다 정치생명 중시”정의 “정치서 발 떼라…羅 즉각 사퇴하라” 이에 민주당과 정의당은 나 원내대표를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한국당은 선거 승리라는 목표만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가”라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당이다. 경악할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반도의 평화보다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중시한다”면서 “선거는 자신의 실력으로 하는 거지 외생변수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고작 유리한 총선 구도를 위해 북미 대화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다니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당장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발을 떼기 바란다”라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셋째 낳으면 2660만원”… 현금 지원 쏠린 지자체 저출산 대책

    “셋째 낳으면 2660만원”… 현금 지원 쏠린 지자체 저출산 대책

    저출산 지원 수단 중 현금이 전체 52% 과도한 경쟁으로 재정 악화 초래도 정책기획력 강화하게 정부서 도와야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 대책이 손쉽게 지원할 수 있는 현금 지원에 쏠리고 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경쟁적으로 과시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1일 공개한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 대응 실태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3년간 사회보장제도 협의지원단에 접수된 지자체 안건 가운데 ‘임신·출산 관련 변경 안건’의 절반 이상이 출산장려금 지원이었다. 출산장려금 비율은 2016년 73.1%, 2017년 68.0%, 2018년 49.4%에 달했다. 변경 내용은 아이가 셋인 가구에 지급하던 지원금을 둘째 또는 첫째 아이까지 확대하거나 지원 금액을 올리는 게 대부분이다. 지자체의 저출산 대책 논의가 현금 지원을 확대하는 쪽에 집중된 것이다. ‘출산 장려를 위한 양육비’, 출산 시점에서 최소 1년이 경과한 ‘돌 축하금’ 등 기준도 모호했다. 각 지자체의 출산지원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원수단은 역시 ‘현금’이다.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조사한 저출산 지원정책 동향을 보면 조사 대상 사업 849건 중 출산단계 사업이 61.2%로 가장 많고 지원 수단은 현금 52.1%, 서비스 22.9%, 현물 11.0%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기준 224개 지자체에서 246개 출산지원금(출산장려금·출산축하금·육아수당)사업을 추진 중이며 예산 규모는 328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2600억원)보다 680억원 늘었다. 지원 규모도 천차만별이다. 셋째를 낳으면 최저 10만원에서 최고 2660만원을 주는 지역도 있다. 경남 남해, 경북 봉화, 충북 영동, 강원 삼척, 경기 양평, 인천 강화, 충남 금산, 전북 무주·임실·순창·부안, 전남 광양·영광·진도 등은 첫째 아이만 낳아도 100만원 이상 지원금을 준다. 출산 전에 출산장려금을 많이 주는 지역으로 전입해 장려금을 받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가구도 생겨나는 실정이다. 지자체 공무원마저 현금지원사업 확대에 회의적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전국의 저출산담당 공무원 10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81.1%가 지자체 간 과도한 경쟁, 지자체 주민 간 형평성, 재정 악화 문제를 들어 현금지원 확대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한나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자체 대책은 국가 정책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지역의 특수성에 기반한 개인과 가족의 욕구에 유연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조선일보, ‘장자연 수사 외압 보도’ PD수첩 상대 손배소 패소

    조선일보, ‘장자연 수사 외압 보도’ PD수첩 상대 손배소 패소

    재판부 “보도 공익 측면 인정…비방 아니다”조 전 청장 ‘조선일보가 압력과 협박’ 폭로에조선일보 허위사실 적시·명예훼손 손배 제기MBC PD수첩이 고(故) 장자연씨 사건에 ‘조선일보가 수사 외압을 넣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조선일보가 MBC와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정은영 부장판사)는 20일 조선일보가 MBC와 조 전 청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MBC PD수첩은 지난해 7월 ‘장자연 사건 경찰 수사 당시 조선일보 관계자들이 경찰에 압력을 가했다’는 취지의 방송을 내보냈다. 조 전 청장은 해당 방송에 출연해 ‘조선일보 측으로부터 압력과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지난해 10월 MBC와 PD수첩 제작진 3명, 조 전 청장을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9억 5000만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 조선일보는 조선일보가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장자연 사건 담당수사관에게 상금과 특진이 주어지는 청룡봉사상을 수여했다는 내용 역시 허위사실 적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재판부는 “조 전 청장을 비롯한 관계자 진술과 과거사위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조 전 청장의 (외압)진술이 허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청룡봉사상 관련 내용 역시 조선일보사와 경찰이 청룡봉사상 시상과 관련해 연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비판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사실이 허위임을 전제로 한 정정보도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어 “손해배상 청구 부분 역시 MBC의 보도가 공익적 측면이 있었음이 인정되고, 비방 목적으로 한 보도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적시사실이 허위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자연씨 사건’은 2009년 3월 7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장씨가 강제 접대과 기획사로부터의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문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접대 명부인 ‘장자연 리스트’ 수사로 이어졌다. 장씨는 자살 직전 날짜, 주민등록번호, 실명과 지장이 찍힌 문건을 남겼다. 지난해 4월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 동의가 20만명(23만 5796명)을 넘기면서 재조사 여론이 탄력을 받았다. 그해 5월 3일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에 착수했으며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건에 대해 2018년 6월 1일 재수사에 들어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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