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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썽많은 주일 미군 22일 ‘반성의 날’ 로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주둔 미군은 22일을 ‘반성의 날’로 삼아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 최근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원의 현지 일본 여중생 성폭행 사건으로 일본의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재발방지를 약속했음에도 불구, 음주운전·주거침입 등의 불상사가 잇따른 데 대한 ‘반성의 이벤트’다. 특히 일련의 사태가 계속될 경우, 자칫 반미 움직임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주일 미군은 반성의 날에 부대 운영에 지장이 없을 만큼 훈련을 축소하는 한편 군인의 본래 임무 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키나와와 이와쿠니 주둔 미군은 20일 오전부터 군인 및 군 관계자들에 대해 일단 무기한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때문에 미군 측은 공적인 업무나 병원·교회·학교 등 필요한 최소한의 장소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부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또 부대 밖에서 생활하는 군인들의 경우, 부대와 집을 자가용이나 택시 등으로 이동하도록 했다. 외출 금지의 대상이 되는 군인은 3만명가량이다. NHK는 “미군 측의 조치는 군인들의 외출 제한을 통해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해 현지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 같다.”고 전했다.hkpark@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곤혹스러운 상태가 지속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곤혹스러운 상태가 지속되다

    조선이 후금과의 관계를 안정시키려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했다.1630년 무렵부터 병자호란이 일어날 때까지 후금이 요구했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자신들과의 교역에 성의를 보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도( 島)의 한인들을 받아들이지 말고 그들에게 물자를 공급하지도 말라는 것이었다. 특히 후자는 후금이 조선을 ‘평가’하는 핵심 관건으로 사실상 명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요구나 마찬가지였다. 인조정권은 곤혹스러웠다. 정묘호란 당시 조야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루어졌던 화친은 ‘명과 조선의 부자(父子) 관계만 유지할 수 있다면 후금과의 형제 관계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북경으로 가는 육로가 끊긴 상황에서 조선과 명의 관계는 가도와의 왕래를 통해 유지되고 있었다. 바로 거기에 조선의 고민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도는 모문룡 시절이래 내내 조선를 들볶았고, 조선 또한 ‘부자 관계의 상징’인 가도를 외면하지 못했다. ●영원한 애물단지, 가도 후금도 한동안은 양측의 관계를 묵인하는 듯이 보였다. 조선을 거쳐 가도에서 들어오는 명나라 물자가 필요했던 데다, 수군이 없는 상황에서는 가도를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금이 1629년 기사전역(己巳戰役),1631년 대릉하 전투 등을 통해 명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으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본토 방어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명은 가도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다시피했고, 그 때문에 가도의 고립과 곤궁은 점점 더 깊어졌다. 그럴수록 가도의 한인들은 조선에 더 결사적으로 매달렸다. 가도를 이미 ‘손안에 들어온 물건(掌中之物)’이라고 여겼던 후금이 조선에 대해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당연했다. 조선의 지원만 없다면 가도의 한인들은 대거 후금으로 투항할 것이고, 가도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되기 때문이었다. 가도가 무너진다면 후금은 얼마나 홀가분할 것인가. ‘뒤를 돌아보아야 할 걱정(後顧之憂)’ 없이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산해관으로 나아가 명과 최후의 결전을 벌일 수 있었다. 후금이 조선을 공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에 대한 공격을 구상하면서 후금은 명이 자신들의 배후를 역습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하지만 산해관 바깥이 후금군에 의해 봉쇄된 상황에서 명의 육군이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명이 조선을 지원하려 할 경우 천진(天津)이나 등래(登萊)에서 수군을 동원할 것이고, 명 수군은 분명 가도를 중간 거점으로 삼아 조선을 지원하거나 요동을 공격할 것이라는 것이 후금의 판단이었다. ‘가도를 내버려 두라.‘는 후금의 압박 속에서도 조선은 끝내 가도에 대한 은밀한 지원을 멈추지 못했다. 명과의 ‘부자관계’를 차마 끊지 못한 데다, 유사시 명의 지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거점’이라는 실낱같은 기대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선 사정에 정통한 후금 조선은 가도에 대한 지원을 은밀하게 한다고 했지만 후금은 그 전말을 거의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 주된 이유는 조선 사람 가운데 후금과 내통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1632년 12월, 철산(鐵山)의 아전 이계립(李繼立)은 조선이 가도의 한인들에게 물자를 대주고 있다는 사실을 용골대에게 밀고했다. 후금 자체가 본래 첩보 활동에 뛰어난데다 청북 지역에 대한 조선의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는 일이었다. 이 같은 사정은 함경도 쪽에서도 비슷했다. 조선의 북변 거주자들과 호인들 사이의 교통을 통해서도 조선 정보가 새 나가고 있었다. 누르하치가 요동을 장악하기 이전부터 두만강 부근에서는 번호(蕃胡)라 불리는 호인들과 조선인들의 왕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번호들이 국경을 넘어와 조선인들을 납치해 가기도 했고, 그들 자신이 조선으로 귀순하기도 했다. 물론 강을 건너 여진 지역으로 도망가는 조선 사람들도 있었다. 누르하치가 두만강 유역의 번호들을 모두 평정한 뒤에도 양자의 접촉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 1629년 11월의 ‘양경홍(梁景鴻) 역모’는 이 같은 접촉 배경에서 빚어진 사건이었다. 양경홍은 북인의 잔당으로 인조반정을 맞아 한옥(韓玉), 신상연(申尙淵), 이극규(李克揆), 정운백(鄭雲白) 등과 함께 경원(慶源)으로 귀양갔다. 양경홍 등은 현지에 살던 양사복(梁嗣福) 양계현(梁繼賢) 부자와 친하게 지내면서 그들을 이용하여 후금군을 끌어들여 모반을 시도했다고 한다. 양계현은 젊었을 때 포로가 되어 여진 지역으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인물이었다. 공초(供招) 과정에서는 ‘정운백이 한윤(韓潤)에게 서신을 보내, 만약 오랑캐를 이끌고 오면 마땅히 앞장서 인도하고 투항하겠다.’고 했다는 진술이 나와 수사 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윤은 이괄(李适)과 함께 반란을 주도했던 한명련(韓明璉)의 아들로 당시 후금에 망명 중이었다. 우습구나 삼각산아 (笑矣三角山) 옛 임금은 지금 어디 있나 (舊主今安在) 지난번에 강도 만나 (頃者遇强盜) 강화도에 가 있다네 (往在江華島) 수사 과정에서 공개된, 양경홍이 지었다는 시의 내용이다. 반정으로 쫓겨난 지 6년 이상이 지났지만 인조정권을 ‘강도’로 표현할 만큼 적개심이 여전히 높다. 사건 관련자들은 모두 처형되었지만, 조선 조정은 이 사건 이후 후금과 접촉한 경험이 있는 함경도 주민들의 동향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후금은 실제로 평안도와 함경도 등지에 살던 불평 불만자들을 끌어들여 조선어 역관으로 활용했다. 양계현은 부친 양사복이 처형된 뒤에 후금으로 귀화하여 조선을 왕래하는 역관이 되었다. 양계현을 통해 조선의 민감한 내부 사정이 후금에 알려졌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1630년대 조선을 드나들면서 악명이 높았던 중남(仲男), 정명수(鄭命壽) 등도 비슷한 계기로 역관이 되었다. 후금은 이래저래 조선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후금, 명을 흉내내기 시작하다 명을 능멸할 정도로 힘이 커진데다 조선 사정까지 훤하게 알고 있었던 후금의 요구 수준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1632년 9월, 용골대는 추신사(秋信使) 박난영(朴蘭英)을 만났을 때 홍타이지의 ‘불만’ 사항을 전달했다.‘조선은 명의 사신이 오면 모든 관원이 말에서 내려 영접하면서 왜 후금 사신에게는 말 위에서 읍(揖)만 하느냐?’는 힐문이었다. 이제 후금 사신도 명 사신과 동동한 수준으로 영접하라는 요구였다. 1632년 10월에 왔던 후금 사신 만월개(滿月介)는 한 술 더 떴다. 그는 평양에 이르러, 조선이 후금에 보내는 예단(禮單)의 수량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불평을 늘어놓은 뒤 다시 명을 거론했다.‘명에는 봄가을의 사신말고도 성절사(聖節使)까지 보내면서 우리에게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는 더 나아가 ‘명 사신들을 접대할 때는 금은으로 된 그릇을 쓰면서 후금 사신들에게는 사기 그릇을 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곧 이어 서울로 향하던 후금 사신 소도리(所道里) 일행은 봉황성(鳳凰城)에 이르러 ‘명사 수준으로 영접하지 않으면 조선 국경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비변사는 ‘부자관계와 형제관계가 같을 수는 없다.’고 설득하는 한편, 만월개 일행에게 푸짐한 선물을 안겼다. 어떻게든 명과 후금 사이에서 현상을 유지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 1632년 무렵, 조선이 취한 대외정책은 일견 절묘했다. 명과 후금 모두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나름대로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조선은 삼국 관계에서 ‘독립변수’가 아니었다. 명이나 후금 어느 한쪽에서 문제가 불거지면 조선은 곧바로 ‘선택의 기로’로 내몰렸다.1632년 명에서 일어난 공유덕(孔有德)의 반란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였다.‘공유덕의 반란’ 때문에 조선과 후금의 관계는 다시 위기를 향해 치닫게 된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경북도청 이전 후보지 기준 완화하라”

    “경북도청 이전 후보지 기준 완화하라”

    오는 6월 예정된 경북도청 이전지 결정을 앞두고 도내 상당수 시·군이 도청이전추진위원회의 후보지 입지 기준안이 부당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청추진위가 당초 이달에 확정·발표키로 한 후보지 입지 기준안 마련이 3월 초로 연기되는 등 파행이 우려된다. ●“기준 따르면 신청할 부지 없다” 볼멘소리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4일간 실시한 북부·서부·중부·동남부 등 4개 권역별 주민설명회 이후 이날까지 안동시 등 13개 시·군이 도청이전추진위에 입지 기준안 개선 방안을 제출했다. 추진위는 주민 설명회 당시 주요 도청 입지 기준안으로 ▲전체 토지면적 최소 15㎢(계획 인구 15만명) 이상 ▲전체면적 중 개발 가능지 면적 10㎢ 이상 ▲경사도 20% 이하 ▲자연생태환경 및 공적 규제지역 중 보존지(조수 보호구 경계 1㎞ 이내, 하천 구역 및 소하천 주변 250m 이내 등) 제외 ▲유보지(자연공원 지구 경계에서 500m 지역 등) 면적 비율은 최대 50% 이하 ▲개발 가능지 직경 6㎞ 이내 분포 등이다. 이에 안동시는 지역에 산간 농경지가 많아 경사도를 25% 이내로 상향할 것과 유보지 일부 삭제, 평가기준 사전 공개 등 12개항의 개선을 요구했다. 산악지대인 영주시는 전체 토지면적 최소 10㎢로 하향과 전체 면적 중 개발 가능지 면적 직경 7㎢, 경사도 25% 이하로 기준안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평야지역인 영천시는 전체 토지면적을 18㎢(계획 인구 50만명)로 확대하고 풍수지리학적 입지 기준 등을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다. 포항시는 개발 가능지 면적을 직경 8㎢로 축소하는 반면 개발 가능지 직경 8㎢ 확대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경북의 지리적 중심에 위치한 군위군은 면적 및 개발 가능지 면적 10㎢ 및 7㎢(〃 10만명)로 각각 축소, 경사도 36.4%로 상향 등을 반영하도록 했다. 의성군은 100㏊ 미만 소규모 경지정리 및 농업보호 구역에 대한 개발 허용과 유보지 면적 비율을 최대 70%까지 확대 적용토록 했다. 이밖에 경주·구미·상주시와 청송·영양·예천·봉화군 등이 전체 토지면적 축소와 경사도 상향 조정, 생산녹지 유보 등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상당수 시·군 관계자는 “도청이전추진위의 후보지 입지 기준안의 각종 규제로 후보지로 신청할 부지가 없다.”면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후보지 기준 완화와 함께 도청 이전지 규모 축소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새달 기준안 마련 계획 차질 우려 따라서 도청추진위는 이달 중 이들 시·군의 요구 사항을 종합 검토한 뒤 3월 초 추진위를 개최, 후보지 입지 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추진위의 신도청 입지 기준안 마련 과정에서 안동 등 북부지역 시·군들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들 지역 11개 시·군 관계자들로 구성된 북부지역 혁신협의회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 등 향후 추진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도청 관계자는 “신도청 이전 후보지 입지 기준 마련을 위한 시·군의 건의 사항을 수렴해 다음달 중 공정하고 합리적인 입지 기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코소보 독립 방정식/구본영 논설위원

    코소보가 엊그제 독립을 선언함으로써 ‘발칸의 화약고’가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고 있다. 코소보의 분리를 반대하는 세르비아의 강한 반발 때문만이 아니다. 인종·종교·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주변국과 강대국들간에도 긴장이 고조될 조짐이다. 발칸 반도의 옛 유고연방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던 티토 전 대통령 사후 끊임없이 해체 수순을 밟았다.1991년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마케도니아,1995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이어 2006년 몬테네그로가 독립했다. 코소보 독립선언은 유고연방 붕괴의 마지막 수순인 셈이다. 이는 1998∼99년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건 밀로셰비치 정권이 코소보내 알바니아계에 대한 악명높은 ‘인종청소’를 자행했을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Balkanize’(작은 나라로 쪼개지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유고의 분열은 역사적 흐름을 타고 있다. 그러나 평화로운 종착역이 기다리고 있지 않다는 게 발칸의 비극이다. 당장 코소보내에서 그리스 정교를 믿는, 총인구의 7%인 세르비아계가 벌이는 격렬한 반발이 변수다. 이들의 분리 선언이란 또 다른 세포분열의 가능성을 잉태하고 있는 꼴이다. 코소보 사태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는 이외에도 많다. 우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코소보 독립을 지지하는 미국·영국·프랑스와 자국내 소수민족의 봉기를 우려해 반대하는 러시아·중국으로 갈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주류는 세르비아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당근’으로 코소보 독립을 유도하려는 분위기다. 그러나 27개 회원국중 소수민족 문제를 안고 있는 스페인·그리스 등 6개국은 극히 소극적이다. 까닭에 코소보 해법을 찾기란 고차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유엔 특사인 아티사리의 처방이 현재로선 모범답안에 가까운 편이다. 그는 “코소보가 독립은 하되 당분간 국제감시하에 두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당장 코소보의 소수인종이 된 세르비아계 주민을 보호하는 것도 과제다. 일각에서 우리 정부도 당장 코소보 독립을 승인하란 주장을 펴고 있지만,‘아티사리 계획’의 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행정수요·특수성 무시” 반발

    “행정수요·특수성 무시” 반발

    새 정부가 공무원수 및 조직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광역시 인구 10만 미만 자치구의 ‘국(局)’ 체제 폐지 최종시한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해당 구들이 술렁이고 있다. 19일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인구 10만 미만 광역시 자치구는 행정수요가 적어 중간관리 역할을 하는 ‘국’이 필요 없다고 보고 2001년 대통령령으로 ‘국’을 폐지토록 정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천 중구와 동구, 부산 중구와 강서구, 대구 중구 등 5개 자치구는 조직 내 설치돼 있는 ‘국’들을 폐지해야 한다. 정부는 당초 국 폐지 유예기간을 2003년 말까지로 정했다. 하지만 해당 구들이 예외없이 강력반대해 2005년 말,2006년 말로 계속 유예기간을 연장했다. 현재 유예기간이 끝난 상태이지만 자치구들은 관련법 입법예고 당시 있었던 조항을 근거로 다시 오는 6월까지로 유예기간을 연장했다. 해당 구들은 행정수요와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주민등록인구만을 적용해 ‘국’ 체제를 폐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광역시 중심부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은 이들 구는 도심 재개발 등으로 상주인구가 차츰 늘어가는 추세를 내세우며 국 폐지는 이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국 폐지가 지자체간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조직 내 4급 국장 자리가 없어져 인사정체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인천 동구 관계자는 “특별시 자치구는 인구에 상관없이 5개 국을 설치할 수 있는 것에 비춰 불공평하다.”면서 “국이 폐지되면 중간관리자가 없어져 결재라인 부실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구 10만명에 육박하거나 각종 개발로 인구가 급속히 늘어가는 자치구의 경우 반발의 정도가 더 강하다. 인천국제공항 배후지역 개발로 상주인구가 곧 10만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 중구(현재 9만 5000명) 관계자는 “행정수요가 인구 20만명이 넘는 신도시 구보다 많은 실정”이라면서 종합적인 판단을 요구했다. 부산 중구도 현재 5만명에 불과하나 연말 중앙동에 문을 여는 제2롯데월드와 북항 재개발, 재래시장 현대화 등으로 인구가 폭등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대도시중심구구청장협의회’는 지난달 ‘인구 10만 이상,15만 미만’인 경우 3개 국을 설치할 수 있는 규정을 ‘인구 15만 미만’으로 바꿔줄 것을 행정자치부에 건의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자치구들의 요구에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법 개정을 포함한 모든 사항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광주·전남 ‘주춤’

    광주·전남 ‘주춤’

    광주·전남지역에서 추진 중인 ‘성장동력사업’이 줄줄이 발목을 잡히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새 정부의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장관 인선에서도 지역 인사가 홀대를 받자 지역개발 사업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남권발전특별법 등 처리 불투명 18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도가 유치권을 따낸 영암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의 지원특별법과 서남권발전특별법이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반대로 묶혀 있다. 한나라당은 이 특별법을 경주역사문화도시 지원특별법과 묶어 처리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전남도로서는 이 경주장 진입로 개설 등에 들어갈 1700억원대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 특별법은 여야간 정부조직 개편안의 미합의 여파로 문화관광위에서 의사 일정조차 못잡고 있다. 자동차경주대회가 2010∼2016년 해마다 치러지려면 건축 일정상 경주장 착공이 시급하다. 서남권발전특별법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지난 16일 목포시장과 무안·신안군수를 만나 서남권발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 특별법은 지난 12일 상임위로 넘어갔으나 일부 위원의 반대로 법사위 제2소위로 넘어갔고 한나라당이 낙후지역 개발촉진특별법안과 병합 심리를 요구하면서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광주 문화수도조성위 폐지법안·부산 영상문화도시 특별법 대조적 또 대통령직 인수위가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부산의 영상문화사업에는 국비 등 1000억원대 재단 기금을 마련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는 문화수도 조성위 폐지 법안과 함께 부산 아시아영상문화중심도시 특별 법안이 함께 올라와 있다. 영상문화중심도시 특별법에는 5년 동안 국비 등 7000억원대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인수위가 감사원 자료를 통해 광양항 개발을 대표적인 예산 낭비로 지적하자 광양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은 “광양항은 만선 체증을 빚는 부산항의 대체항으로 개발되고 정부의 투 포트(2개항) 항만 정책과 지역균형발전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양항은 신 항만으로 1987년 개항 이후 지난 해까지 국비 등 3조 5000억여원을 들여 16개 선석을 갖췄다. 올해부터 2011년까지 9000억원을 더 투입해 25개 선석으로 늘린다. 당초는 33선석으로 갖출 계획이었다. 일부 지역 주민은 “지역 발전을 앞당기려면 지역 실정을 잘 아는 인사들이 새 정부의 고위직에 발탁돼야 하는데 철저히 배제돼 앞으로 지역개발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걱정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씨줄날줄] 쿠르드족과 올리브/구본영 논설위원

    “쿠르드족에게는 친구가 없고 산(山)만 있다.” ‘중동의 집시’인 쿠르드족의 오랜 속담이다. 이들은 터키·이라크·이란 등 중동의 험준한 산악지방과 구소련 등 유럽 일원에 흩어져 살고 있다. 속담에는 거주국에서 홀대받고 강대국에도 버림받은 유랑 민족의 자조가 배어 있는 셈이다. 사실 쿠르드족은 여태껏 돌아갈 제 나라가 없는 민족이다. 부평초처럼 한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민족의 대명사는 보헤미안으로도 불리는 집시족이다. 하지만 집시는 많아야 400만명도 안 되지만 쿠르드족은 총인구가 2500만명에 육박하는 최대 유랑 민족이다. 독특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쿠드르족이건만, 역사는 수난사 그 자체다. 지난 1988년 이라크의 후세인 전 대통령이 자행한 쿠르드족 ‘인종 청소’가 대표적 사례다. 이란과의 전쟁을 치른 후세인이 쿠르드족의 독립 움직임이나 이란과의 연대 가능성이란 화근을 제거하기 위해서 신경가스로 공격해 5000명을 몰살한 것이다. 인구의 20%를 점하지만, 자치권 문제로 터키 정부에는 여전히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그런 쿠르드족, 특히 이라크의 쿠르드자치구 주민들에게 서광이 비치고 있다. 쿠르드족 인구가 밀집된 이라크 북부 모술과 키르쿠크 등지에서 유전 개발경쟁이 불붙으면서다. 한국석유공사와 쌍용건설 등이 참여하는 한국 컨소시엄도 그제 쿠르드 자치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자치구내 4개 유전 개발과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패키지로 추진하는 내용이다. 이는 자원외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와 전후 경제재건과 자치기반 확대가 과제인 쿠르드 자치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게다. 물론 쿠르드족의 ‘향후 행보’를 경계하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반발 등 아직 변수는 많다. 하지만 자이툰은 아랍어로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를 뜻한다지 않는가. 논란 많았던 이라크 파병이었지만, 아르빌에서 흘린 자이툰부대의 땀방울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석유를 확보하고, 오랜 세월 척박한 삶을 일궈온 쿠르드족도 올리브 나무와 같은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윈-윈형 협력이 되기를 빌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동티모르 독립영웅 반군 총격에 혼수상태

    동티모르 독립영웅 반군 총격에 혼수상태

    국제사회가 동티모르에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불발에 그쳤지만 권력 심장부를 노린 반군 쿠데타가 발생, 안정을 찾아가던 동티모르의 정세에 먹구름이 드리웠기 때문이다. 199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59) 대통령이 11일 수도 딜리의 관저에서 반군의 총격을 받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AP통신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포스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사나나 쿠스마오 총리는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포함한 국가 비상사태(최소 48시간동안)를 선포했다. 알프레도 레이나도 전 소령이 이끄는 반군은 동틀 무렵을 틈타 라모스 대통령의 관저를 기습, 경호원과 반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대통령은 복부에 총상을 입었다. 라모스 대통령은 곧장 딜리의 호주군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다시 이날 호주 다윈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총격전으로 대통령 경호원 1명도 숨졌다. 반군은 대통령 관저 습격 직후 구스마오 총리 관저에도 총격을 가해 구스마오 총리에게 경상을 입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반군 지도자인 레이나도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레이나도는 2006년 4∼5월 37명의 희생자와 15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동티모르 사태의 주동자다. 동티모르 사태는 마리 알카티리 전 총리가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해 군 병력 1400명 가운데 600명을 전격 해고하면서 시작돼, 폭력시위와 폭력조직간 교전으로 2002년 독립 후 4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에 책임을 지고 알카티리 총리가 같은 해 6월 사임한 뒤 동티모르 안팎에서 명망이 높은 라모스가 총리직을 승계하고 호주군을 비롯한 2500여명의 평화유지군이 투입되면서 동티모르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했다. 라모스는 총리 신분이던 지난해 5월 대선에 뛰어들어 압승을 거두면서 독립국 제2대 대통령에 올랐다. 그러나 2006년 7월 체포됐던 레이나도가 한달 만에 탈옥, 현 정부 타도를 선언하면서 안정을 찾아가던 동티모르를 위협해 왔다. 현재 동티모르에서는 또 다른 반군인 프레틸린(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이 건재한 데다 실업률이 50%에 이르며 80여만명의 인구 가운데 25%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어 이번 사건이 반군의 기승과 사회불안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호주의 국제정치 연구소인 ‘로위 인스티튜트’의 앨런 듀폰 연구원은 “대통령 피습이 동티모르의 국가안정을 심각하게 해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는 “동티모르 정부의 요청에 따라 동티모르 주둔 평화유지군에 중대 규모의 군대와 70여명의 연방경찰을 이른 시일 내에 증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용어클릭] ●동티모르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인도네시아는 동인도 제도에 속했던 서티모르를 장악했으며,1975년 포르투갈의 식민통치가 끝나 독립을 선포한 동티모르마저 무력으로 점령했다.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의 석유자원을 탐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89년 11월 평화적 시위대에 발포,200여명이 살해당하는 ‘딜리 대학살’로 세계의 반발을 샀으며 이후 10여년에 걸친 국제사회의 노력 끝에 2002년 유엔의 감시 아래 실시된 주민투표로 독립이 결정됐다.
  • 경북도청 이전 갈등 증폭

    경북도청 이전 갈등 증폭

    경북도청 이전 후보지 확정을 4개월여 앞두고 이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의 도청 이전 관련 브리핑이 발표 직전 북부권에서 입지 기준안에 불만을 표출, 무산되는 등 도와 도청이전추진위가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향후 추진 과정에서 지역간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 이전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 도청 후보지는 6월 확정된다. 경북도는 4일 도청이전추진위원회(위원장 이규방)가 이날 오전 11시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기로 했던 ‘도청 이전에 관한 브리핑’을 예정 시간에 임박해 갑자기 취소했다. 이에 따라 도청추진위가 당초 브리핑에서 계획했던 도청 이전 입지기준 마련을 위한 주민설명회 개최(28∼31일) 결과에 따른 설명과 새 정부의 ‘광역 경제권’ 구상과 도청 이전에 대한 입장 발표는 결국 무산됐다. 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개인 사정으로 행사가 취소됐다.”며 책임을 전적으로 이 위원장에게 돌렸다. 이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일부에서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새 정부의 광역경제권 구상과 도청이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행사 취소에 대해) 양해를 바란다.”면서도 “제가 모든 책임을 지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그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6월 확정 앞두고 차질 우려 일부 도민들은 “도와 도청추진위가 사전 충분한 협의없이 브리핑을 계획했다가 도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로 행사가 취소된 것 아니겠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도민들은 “북부지역 주민들이 도청추진위가 제시한 입지 기준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논란거리 제공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동시 당원협의회(권오을 위원장)는 이날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995년 경북도청 이전과 관련한 연구용역 결과는 아직도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95년 2월 안동시가 최적지로 결정한 연구용역 결과는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쳐 경북도의회 집행부에 이관돼 있다.”면서 “따라서 경북도청 이전은 당시 용역 결과 범위 안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부지역 “신청조차 못할 기준” 불만 이에 앞서 경북 북부지역 11개 시·군으로 구성된 ‘경북 북부지역 혁신협의회(회장 정일순)’는 지난 1일 “최근 도청추진위가 제시한 도청이전 입지 기준안은 북부지역은 아예 후보지 신청조차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며 입지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추진위의 입지 기준안은 각종 규제가 많은 북부지역은 아예 후보지 신청조차 못하도록 기준 면적을 적용하고 있다.”며 “모든 지역이 공평하게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보존지와 유보지 기준을 완화하고 후보지 면적도 지역실정에 맞게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도 도청이전추진위는 지난달 25일 회의를 갖고 ▲최소면적 15㎢ 이상▲경사도 20% 이하▲개발 가능지 직경 6㎞ 이내 분포 등 신도청 소재지 입지 기준안을 제시했다. 한편 도청 이전 작업은 1992년 4월 경북도의회가 도청 이전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발의했으나 시·군들의 과열 유치전으로 해법을 찾지 못해 99년 12월 도청 소재지 선정추진위원회 조례(안)가 유보되는 등 지난 민선 3기까지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었으나 민선 4기 출범과 함께 재추진됐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인천, 용유·무의 개발 컨소시엄 설립

    경제자유구역인 인천시 중구 용유도와 무의도 일대에 세계적 관광레저복합도시를 만드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용유·무의 지역 개발사업자로 지정된 ‘캠핀스키’ 컨소시엄은 이달 중 인천도시개발공사 등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기로 했다. 캠핀스키 컨소시엄은 세계적 호텔리조트 그룹인 독일 캠핀스키가 주축이 됐다. 인천시는 이어 다음달 용유·무의 관광단지 개발을 주 내용으로 하는 영종지구 개발계획 변경안의 승인을 재정경제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사업 승인이 나오면 내년 하반기에는 개발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용유·무의 관광단지 개발은 지난해 7월 캠핀스키 컨소시엄과 기본협약을 체결한 뒤 주민들의 반발로 난관에 부딪혔으나 지난해 12월 민·관협의체가 발족된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인천시는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 개발방안을 논의하고, 주민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2020년 완공될 예정인 용유·무의 국제관광해양단지는 4조 5000억원을 들여 21.65㎢에 호텔과 콘도, 골프장, 요트장, 위락시설 등을 갖추는 레저복합단지다. 한편 용유·무의 관광단지의 개발을 전담할 조직인 ‘용유무의개발기획단’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신설된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로스쿨 총정원을 늘릴 수밖에 없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 대학과 그 대학별 정원이 어제 공개됨에 따라 관련 대학들과 일부 지방 주민들이 크게 술렁인다고 한다. 탈락한 대학은 물론이고 정원을 적게 받은 대학에서 소송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로스쿨을 배정받지 못한 시·도의 주민들은 ‘차별론’‘음모론’까지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한다는 것이다. 로스쿨 설립을 신청한 41개 대학이 어차피 인가를 모두 받을 수는 없는 현실이기에 탈락한 대학·지역주민들이 반발하는 건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이번 선정 결과는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서울과 인천·경기·강원 지역이 통합된 서울권역에서 인가를 받은 15곳의 정원을 보면, 최고 150명에서 최하 40명까지 6단계로 구분됐다. 수능등급제를 연상시키지 않는가.100명 이상을 받은 대학은 차치하더라도 80명 1곳,70명 1곳,40명 7곳으로 구분한 점이 정부가 나서 대학 서열을 매겨 놓은 듯해 영 개운찮다. 선정기준으로 다양한 항목을 만들었지만 대학별 사법고시 합격자 배출 수가 결국 큰 영향을 미친 점, 규모가 작고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대학이 철저히 배제된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미래보다는 ‘사회적 서열’만 중시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최하 정원이 40명이라는 사실 또한 충실한 교육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로스쿨을 유치하느라 교수들을 충원, 대학별 교수진이 20∼30명에 이르는데도 한 학년 40명으로 학사운영을 하라는 건 학교·학생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갖가지 문제점을 보완하려면 총정원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래서 최하 인원을 일정수준으로 보충해 줘야 하며, 인구에 견줘 로스쿨 수가 현저히 부족한 지역에는 추가 설립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로스쿨 총정원 2000명은 너무 적다. 이참에 정원을 대폭 늘려야 로스쿨도 살고, 법률 서비스 향상의 취지에도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 태안 주민 생계비 지급기준 묘안 없나

    태안 주민 생계비 지급기준 묘안 없나

    사상 최악의 기름오염 사고를 당한 충남 태안 주민에 대한 생계비가 사고 50여일 만인 29일부터 지급되고 있으나 상당수 읍·면에서 지급 기준 등을 놓고 마을 주민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차질 없이 지급된 마을은 일부에 그치고 있다. 은행들도 주민들을 상대로 특별 대출에 나서고 있으나 대출조건이 까다로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상 최악의 기름오염 사고를 당한 충남 태안 주민에 대한 생계비가 사고 50여일 만인 29일부터 지급되고 있으나 상당수 읍·면에서 지급 기준 등을 놓고 마을 주민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차질 없이 지급된 마을은 일부에 그치고 있다. 은행들도 주민들을 상대로 특별 대출에 나서고 있으나 대출조건이 까다로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안군 근흥면은 이날 피해가 가장 컸던 가의도에 가구당 350만원씩 40가구에 모두 1억 4000만원의 생계비를 지급했다. 마을 이장 주동복(76)씨는 “당초에 가구당 식구수를 기준으로 정했었으나 혼자 사는 일부 주민이 반발해 똑같이 나누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면서 “주민 일부는 이 날 은행에서 생활비를 찾기 위해 급히 안흥항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고기잡이와 함께 홍합, 미역, 톳 등을 양식하고 있다. 가의도 주민들은 그동안 가구당 월 200만∼500만원을 벌어왔다. 지금은 조업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로 피해 규모는 비슷비슷한 처지다. ●마을별 배분·가구별 규모 갑론을박 하지만 다른 마을은 이날도 면사무소에 모여 저녁까지 회의를 계속했다. 근흥면사무소 관계자는 “생계비 지급대상에서 빠진 사람을 수정하고 지급 기준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면허어업, 양식장, 맨손어업 등 업종이 각각 달라 자기 마을의 주 업종에 유리한 지급 지급을 적용하기 위해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민박을 하는 국장환(76)씨는 “마을별로 생계비 배분도 안됐지만 가구별 규모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해 진통이 간단히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전날 정부에서 추가 지원키로 한 생계비 300억원과 관련해 권희태 충남도 유류대책본부장은 “1차 지급 상황을 살피고 설 이후에 지급하겠다.”면서 “1차 처럼 태안 70%, 나머지 5개 시·군 30%로 가는 게 원칙이나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피해확인증명원 없어 융자 못받아 은행들도 잇따라 태안지역 피해 주민에게 특별 대출에 나서고 있으나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특별 지원’이란 말과 달리 주민들이 다급한 생계와 피해복구를 위해 은행 창구를 찾아도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별 실효를 못 보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 충남본부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태안 원유유출 사고 피해 주민들에게 1000억원의 융자 지원에 나섰으나 대출이 한건도 없는 실정이다. 피해 주민이 신규 대출을 받으려면 군청 등 행정기관에서 ‘피해사실확인증명원’을 발급해 줘야 하지만 피해 규모가 나와있지 않아 못해주고 있다. 소원면 주민 김모(55)씨는 “피해액 확정은 사고선박 보험회사 등이 하는데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며 “은행이 기름오염으로 시름에 잠긴 주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농협은 상황이 이런 데도 지난 28일 피해 주민에게 2000억원을 추가 융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농협 충남본부, 대출 1건 없는 채 융자액 늘려 지난 21일부터 태안 주민에게 1000억원의 자금을 저리로 지원중인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도 사정은 별 차이가 없다. 이 은행 태안지점에는 하루평균 30여건의 전화 및 방문 대출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신규 대출은 고작 4건에 5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농협 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피해금액 범위에서 신규 대출을 해주게 돼있어 피해 확인서에 피해액이 반드시 기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희태 본부장은 “정확한 피해액은 배상협상이 끝나야 나오는 건데 어떻게 발급해 주느냐.”며 “주민이 신규 대출을 받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간이 확인서라도 떼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군위 한밤마을 돌담길 문화재등록 다시 추진

    아름다운 돌담길로 선정된 경북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일명 한밤마을) 돌담길의 문화재 등록이 재추진된다. 28일 군위군 부계면 한밤마을운영위원회(위원장 홍대일)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일부 주민의 반대로 문화재 등록이 무산됐던 한밤마을 돌담길(길이 약 1.6㎞)의 문화재 등록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한밤마을운영위는 다음달 220여가구 주민을 대상으로 돌담길의 문화재 등록을 위한 여론 수렴과 함께 동의를 얻어내기로 했다. 이어 3월에 군을 경유해 문화재청에 문화재 등록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한밤마을 돌담길 문화재 등록은 2006년 초 문화재청에 의해 추진되다 일부 주민이 “돌담길이 문화재로 등록되면 반경 500m안에서 개발 행위가 제한되는 등 주민 재산권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해 무산됐다.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환경·생명] 전국 軍사격장 주변마을 르포

    [환경·생명] 전국 軍사격장 주변마을 르포

    군 사격장 소음과 진동 등으로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갖가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격장 인근 주민들의 환경권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1월26일자 서울신문 보도> 2006년판 국방백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방부에 접수된 사격장 관련 민원은 총 246건으로 현재 40여만명이 국가를 상대로 군사격장 관련 피해소송을 진행 중이다. 과연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서울신문은 전북 고창군 미여도 공군사격장, 충남 보령시 웅천사격장, 그리고 2005년 폐쇄된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사격장 지역을 찾아가 주민들의 환경권 실태를 살펴보았다. ●“극심한 소음… 하루에도 몇번씩 놀라” 사격장 인근 지역을 찾은 기자에게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토로한 고충은 바로 소음이었다. 예고없이 들리는 폭발음에 놀라 넘어지거나 불안증세를 보이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충남 보령시 웅천군 소황리의 웅천사격장(1996년 12월 설치)은 육상사격장이 논 한가운데 있다보니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2003년 서울시립대가 측정한 이 지역의 순간 최고소음은 107∼112㏈로 전기톱 소리(약 100㏈)보다 높았다. 마을에서 3대째 살고 있는 최종엽(67) 할아버지는 “사격장 소음에 아이들이 놀라 울거나 가축이 날뛰다 유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북 고창군 동호해수욕장은 환경부로부터 ‘아름다운 어촌 100선’에 선정될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지만 바닷가에서 4.2㎞ 떨어진 미여도 공군사격장(1978년 설치)의 소음(평균 83㏈) 탓에 마을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 마을에서 40년을 살았다는 전금례(61) 할머니는 “소음 때문에 임신이 잘 안되자 타지로 1∼2년 떠나있다가 아이를 낳아 돌아오는 이들도 있다.”며 한숨지었다. ●오폭 피해 공포도 커 하지만 주민들이 사격장 이전을 원하는 더 큰 이유는 바로 오폭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실제 오폭을 경험한 주민들은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미온적 대응방식 때문에 더욱 강경한 자세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한다. 지난 2004년 6월에는 웅천사격장에서 훈련 전투기가 발사한 연습탄이 웅천역 광장에 떨어졌다. 지난해 2월에도 사격 훈련 중인 KF-16 전투기가 추락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경북 상주시 공군 낙동사격장에서도 2002년 9월 F-16D 전투기가 인근 야산에 추락했고, 전남 담양군 담양전차포 사격장(1954년 설치)에서는 지금까지 전차 파편 등에 맞아 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돈 웅천사격장 소음대책위원장은 “오폭으로 우리집이 폭격을 당할 수도 있는데 누가 자기 집 주변에 사격장이 남아있기를 원하겠냐.”고 반문했다. ●토양·지하수 오염도 심각 쓰고 버려지는 탄약·탄피 등에서 비롯되는 토지·지하수 오염도 주민들의 삶을 위협한다.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미군 쿠니사격장(2005년 폐쇄)의 경우 지난 16∼17일 국방부가 전체면적 2376만 9000㎡ 를 감식한 결과 6960㎡가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납의 경우 기준치의 34배,TPH(총석유계 탄화수소)는 4배가 검출됐으며, 지하수에도 발암물질인 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가 기준치의 8배나 함유돼 있었다. 전만규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은 “이번 조사에는 땅 속에 방치된 불발탄과 사격 잔재물에 대한 조사가 모두 누락돼 있다.”면서 “치유작업 실시설계에 앞서 이 부분도 철저히 조사해 반영해야 한다.”고 국방 당국에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현실적 이주대책 요구에 정부는 미온적 현재 사격장 주변 주민들은 사격장 이전 및 폐쇄가 어렵다면 현실적인 이주대책이라도 세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당국은 예산상 이유 등을 들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낙동사격장은 사격장 주변 농지에 대한 강제매수를 통해 주민 이주가 일부 이뤄지기도 했지만 턱없이 낮은 보상가격 때문에 반발에 부딪혔다. 담양전차포 사격장의 경우 2001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전차포 소음과 파편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심각하다.”며 사격장 이전을 권고했지만 육군은 아직 대체부지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군사격장 주변 주민 실태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녹색연합 고이지선 간사는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사격장 주변의 주민에 대한 건강조사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진 적이 없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국방부, 환경부, 지자체 등이 사격장 인근 주민들의 환경권 보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창·보령·화성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미여도사격장 김형균 대책위원장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가 정부 보상금이나 노리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수십년간 가만히 있다가 왜 이제와서 ‘못 살겠다.’며 들고 일어나냐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헌법 35조에 나와 있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는 조항이 우리에게도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격장이 들어서기 전만 해도 이곳은 한가롭고 아름답던 어촌이었는데 지금은 30년째 쏟아지는 ‘소음폭탄’으로 가축도 살기 힘든 마을로 변했어요.” 지난 23일 전북 고창군 동호해수욕장. 밤새 내리던 눈이 조금 그치는가 싶더니 곧바로 하늘에서 ‘웅’하는 엔진음이 들려온다. 그러자 백사장에서 미여도 사격장을 바라보던 김형균(44) 미여도사격장 반대 대책위원장의 미간이 금세 찌푸려진다. “날씨가 갠다 싶으니까 곧바로 전투기들이 선회 비행을 시작하는 거예요. 마을 주민들에게 ‘이제 곧 폭격을 시작하겠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죠. 그러면 미여도 주변에서 고기잡이 하던 배들도 부랴부랴 자리를 피합니다.” 이곳에서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공군 전투기들의 폭격훈련이 이뤄진다. 훈련 중 마을에 들리는 소음은 평균 83㏈. 지하철을 탔을 때 들리는 소음(약 80㏈)을 넘어선 것으로 일상적인 대화뿐 아니라 TV 시청도 여의치 않다. 게다가 훈련 중에는 섬 주변 반경 9.2㎞ 이내가 모두 접근 금지구역으로 지정된다. 미여도는 이곳에서 물고기가 잡히는 유일한 곳이어서 어민들의 생계 또한 타격이 크다. “이곳에서 태어난 저 역시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한 동안 타지에 나가 살다 온 경험이 있어요. 우리 마을에 자살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그럴까를 고민하다 소음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2006년부터 반대 대책위를 꾸린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죠. 현재 우리 군에 등록된 어선 수만 750척이니까 선장과 선원, 그리고 가족들까지 합치면 고기잡이로만 2000∼3000명이 먹고 사는 셈인데요. 그런데도 훈련 중에는 섬 주변에 얼씬도 못하게 하면 어민들은 뭘 먹고 삽니까?”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민들은 폭격 훈련 중에도 죽음을 무릅쓰고 금지구역에 들어가 조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늘 오폭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실제로 김씨도 조업 중 전투기에서 쏟아진 탄피들이 배 안에 가득 떨어져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이렇게 힘든데 아직까지 정부는 여지껏 우리를 단 한 번도 만나주지 않았어요. 그저 군부대에서 몇 번 왔다 간 것으로 면피하려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납니다. 올해부터는 대정부 투쟁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제발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우리에게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고창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정부, 삼성重에 가시적 조치 요구

    정부, 삼성重에 가시적 조치 요구

    정부가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과실 당사자인 삼성중공업에 도의적 책임과 대안을 강력히 촉구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계동 집무실에서 김서윤 삼성중공업 전무(CFO) 등 관계자들을 만나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일간지의 사과문 게재로 그치지 말고 강한 책임감을 요구했다. 사실상 삼성중공업에 배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강 장관은 “정부는 생계지원자금을 내놨고, 국민은 성금을 내놓는 마당에 삼성중공업이 일간지에 사과문을 낸 것 외에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삼성중공업에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고 국민이 지적하는 만큼 법적인 해결만을 바라지 말고,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이에 대해 “국민에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면서 “방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주민 생계와 서해안 생태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보상과 관련해) 계획은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태안 사고의 경우 홍콩 선적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가입한 선주상호(P&I) 보험인 ‘중국P&I와 SKULD P&I’가 1300억원까지 1차 배상 책임을 진다. 이를 초과하면 IOPC펀드가 1700억원을 추가해 최대 3000억원까지 배상한다. 다만 삼성중공업이나 유조선측의 고의 또는 무모한 행위로 인한 ‘중과실’이 드러나면 상법상 피해 규모가 3000억원을 넘더라도 무한책임을 진다. 검찰은 최근 수사결과 발표에서 양측을 ‘업무상 과실’로 기소했을 뿐 중과실 여부는 판단을 보류, 민사법정에서 이 부분이 가려지게 됐다. 한편 이완구 충남지사는 이날 “해수부가 주민 반발이 뻔한 인감증명 등 까다로운 수령증명 서류를 요구해 시·군에 300억원대의 생계비를 내려보낼 수 없었다.”고 성토했다. 해수부 장근호 피해조사지원단 사무관은 “처음에 요구했던 수령인 명부나 21일 요구한 채권양수도계약서는 주민 입장에서 도장만 찍으면 되기 때문에 같다.”고 반박했다. 대전 이천열·서울 김경두기자 sky@seoul.co.kr
  • 분당구 分區 놓고 주민 반발 심각

    분당구 分區 놓고 주민 반발 심각

    분당구의 분구(分區)를 놓고 주민들의 마찰이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판교구로 편입예정인 분당구 정자·금곡·구미동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22일 성남시에 따르면 분구를 앞두고 지난해 9월 한국경제조사연구원에 분구 타당성 및 행정구역 조정에 관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분당구의 인구는 43만 5144명으로 판교 입주(8만 7795명)가 끝날 경우 50만명이 넘어서 분구조건을 갖추게 된다. 용역결과에서 신설구 명칭은 판교구(가칭), 행정구역조정은 동·서 분리안이 제시됐다. 이 안이 확정되면 분당구 19개 동 가운데 정자·금곡·구미·판교·운중동 등 8개 동은 신설되는 판교구에 편입되고 분당·수내·서현·이매·야탑동 등 11개 동은 분당구에 남는다. 시는 올 4월 총선이 끝난 뒤 행자부에 분구안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용역결과가 나오자 정자·금곡·구미동 등 3개 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단은 “주민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판교구로의 편입은 절대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분당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때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3개 동 주민이 18만명인데 입주예정인원이 8만 8000명인 판교에 분당이 편입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더구나 13∼15년간 분당이라는 도시브랜드가 높은 가치를 지녀 왔는데 분당을 나눠 명칭까지 판교구로 바꾸면 집값이 떨어지는 등 부동산 가치에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분당구를 동서 또는 남북으로 분리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분당구를 나눠 일부 동을 편입해 ‘판교구’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과실 비율 싸고 법정공방 불가피

    과실 비율 싸고 법정공방 불가피

    검찰이 태안 원유 유출사고 과정을 발표하자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면서 거센 불만을 터뜨렸다. ●충돌사고 과정의 재구성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예인선단은 지난해 12월6일 오후 2시50분 인천대교 공사를 마치고 인천항을 출발했다.7일 오전 3시 풍랑주의로보가 내렸으나 항해를 강행했다. 오전 4시쯤 항로를 이탈, 떠밀리기 시작하자 뒤늦게 인천으로 회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관제소의 교신에 응하지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도 닻을 내리지 않았다. 오전 7시6분 유조선과 충돌했다. 사고가 나자 예인선장 조씨는 유조선에 “앵커 체인을 늘여달라.”고 한 차례만 교신을 했는데도 수차례 한 것처럼 항해일지를 조작했다. 또 예인선단이 유조선을 비켜갈 것으로 잘못 판단하는실수도 저질렀다. ●주민들 “크레인이 더 큰 책임” 검찰 수사에서 쌍방과실로 나오자 태안 주민들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기름유출 피해가 큰 소원면 의항리 어민회장 강태창씨는 “유조선에도 잘못이 있지만 움직이는 물체(삼성 크레인)에 더 큰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검찰수사 의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태안 유류피해대책위원회 이주석 사무국장은 “삼성 측이 풍랑에도 여러번 회항할 수 있었는데 무리하게 운항하다 사고를 냈는데 이런 결론이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삼성 예인선단과 유조선측에 ‘중과실’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놓고 법정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법원서 ‘중과실´ 드러나면 무한책임 해양유류오염 사고에서 고의나 무모한 행위에 따른 ‘중과실’이 드러나면 상법상 피해규모가 3000억원을 넘더라도 무한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양쪽에게 무리한 항해와 충돌위험 회피노력 결여 등 ‘업무상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고 모두를 기소했을 뿐 중과실 판단을 보류했다. 따라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보상한도인 3000억을 넘는 피해보상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박충근 서산지청장은 “검찰은 과실 여부를 판단할 뿐 ‘중과실’ 여부는 민사법정에서 판단할 부분이다. 다만 고도의 주의 의무가 있는 해상크레인, 예인선장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말은 ‘중과실’이라는 말과 등치한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결국 피해조사 및 손해액 사정을 거치고도 배상 협상이 결렬되면 소송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민사재판에서 중과실 여부가 가려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995년 전남 여수 앞바다 씨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는 소송이 3년동안 이뤄졌다. 당시 소송대리인 이상균 변호사는 “90일 동안 채권 신고를 받았고 이를 토대로 한 사정재판을 98년 6월 했다.”면서 “이후 국제기금과 어민들이 합의하고도 완전한 마무리는 2001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 여수 남기창기자 sky@seoul.co.kr
  • 시·군·자치구의장협 반대

    지방의회들이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등 갈수록 증가하는 주민생활지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추진 중인 시·군 주민생활지원업무 담당 과장의 직급 상향 조정에 반대하고 나서 난항이 예상된다.<서울신문 1월15일자 14면 보도> 18일 경북도 시·군의장협의회(회장 최학철·경주시의회 의장)에 따르면 최근 개최한 도내 시·군의장협의회 회의에서 주민생활지원과장 직급 상향 등을 위한 관련 조례안 개정 거부 등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 시·군·자치구의장협의회 총회에서 ‘행자부 지침에 따른 주민생활지원과장의 직급 상향과 관련한 자치단체의 조례 개정 반대’를 결의한 안을 따른 것이다. 이같은 협의회의 움직임은 지방의회가 그동안 행정자치부에 줄곧 건의해 온 의회 사무과장의 승급 건의안을 묵살한 데 따른 반발로 알려졌다. 도내 지방의회 관계자는 “정부가 규모가 방대한 기초의회의 사무과장 직급 상향은 외면한 채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으로 주민생활지원과장 직급 상향에만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지자체 관계자 및 주민들은 “지방의회가 관련 조례 개정에 계속 반대한다면 피해는 결국 애꿎은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태안 주민들 ‘죽음의 시위’

    충남 태안 유류피해 주민 2명이 최근 잇따라 음독 자살한 데 이어 피해 시위에 참여했던 50대가 또다시 분신 자살을 시도해 기름유출 피해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태안 주민들은 “손님도 없고 피해 보상 등 일말의 정부 대책마저 없어 생계 걱정 등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절망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사태가 악화되자 18일 ‘대군민 호소문’을 내고 “온 국민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더이상 목숨을 버리는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거듭 안타까운 호소를 했다. ●분신전 농약 마신 데다 화상도 심해 18일 오후 1시50분쯤 태안군 태안읍 동문리 태안군수산경영인회관 옆 도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주민 지창환(56)씨가 제초제를 마신 뒤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 자살을 시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씨는 이날 태안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태안유류피해 투쟁위원회 주최 ‘특별법 제정 촉구 대정부 결의대회’에 참석,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연설하는 도중 갑자기 무대 옆으로 뛰어나와 준비한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지씨는 인근 태안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분신 기도 전에 농약을 마신 데다 화상도 심해 생명이 위독하다. 지난 15일에는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김모(73)씨가 자신의 집에서 극약을 마시고 신음하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튿날 숨졌다.10일에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굴양식장을 해오던 이모(66)씨가 원유유출 사고로 자신의 양식장에 큰 피해가 발생하자 처지를 비관해 자신의 집에서 극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고 직접 책임자도 안 나서 시위가 벌어진 태안은 지금껏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지 않고 언제, 어떤 식으로 보상을 하겠다는 언질조차 없어 피해 주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300억원을 지원하고 어느 기업이 성금 몇 억원을 내놨다는 소식이 이어지지만 정작 주민들은 1원짜리 동전 하나 구경하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강모(47·태안군 소원면)씨는 “사고 후 40일이 지나도록 마을 출신 외지인들이 보내온 성금 410만원이 전부”라며 “사람 다 죽고 나서 피해 보상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며칠 전 음독 자살한 이씨의 양식장에 가봤다는 김모(54·태안군 소원면)씨는 “애써 키운 양식장이 기름 범벅이 됐는데 손을 쓰지도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토로했다. 피해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의 침묵과 무대응에도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살 일이 막막한 주민들이 자살하고 있는데 삼성이 뭐라고 말 한마디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충남 “추가지원을”… 정부 “집행부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지난 16일 정부와 정치권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 지사는 “1만가구가 넘는 어민이 피해를 입었는데 정부가 쥐꼬리만 한 생계비를 주고 생색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8일 이명박 당선인을 만나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 긴급 생계자금 300억원을 추가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날 생계 절망감에 빠진 유류 피해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생계지원자금 300억원의 조속한 집행을 충남도에 강력 요청했다. 유류 피해 주민들을 위한 생계지원자금 300억원은 지난달 28일 충남도에 배정됐다. 하지만 충남도와 관련 지자체가 긴급 생계지원자금의 배분 기준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을 우려해 집행을 늦추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달 설까지 피해 주민들에게 긴급 생계자금을 배분하지 못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경인 운하 후보지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 가보니

    경인 운하 후보지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 가보니

    “4㎞만 더 뚫으면 한강입니다.” 온 나라의 관심이 한반도 대운하에 쏠린 가운데 17일 원조 운하격인 인천 굴포천 방수로 공사 현장을 찾았다. 신공항고속도로 옆으로 나란히 뻗어 있는 굴포천 방수로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에 꽁꽁 얼어 있었다. 하지만 깊은 물길과 높은 제방은 방수로라기보다는 거대한 운하의 모습이었다. ●예산 문제 등으로 공사 중단 상태 현재 진행 중인 공사는 2단계.1단계에서 밑바닥 기준 너비 20m로 뚫은 방수로를 80m로 확장하는 것으로 지난해 60m로 확장했고, 나머지 20m의 확장공사를 남겨두고 있다. 방수로 상단을 기준으로 하면 폭이 140m로 청계천의 2∼7배 너비이다. 국민들의 관심과 달리 굴포천 공사는 중단돼 있었다. 업계관계자는 “예산 문제 등으로 공정률이 40%에도 못 미친다.”면서 “오는 2∼3월 예산이 배정돼 공사를 시작해도 올해 말 완공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굴포천 방수로 공사는 당초 김포 일대 상습 침수지역의 홍수를 막기 위해 시작했다. 그러나 이왕이면 물류 및 관광기능을 수행하는 운하가 낫지 않으냐는 의견에 따라 운하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등이 1996년 민자사업으로 운하사업을 제안했지만 환경단체 및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결국 운하건설 사업은 보류되고, 방수로 공사만 수행하게 됐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한반도 대운하를 공식화하면서 경인운하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경인운하가 완성되면 경부대운하가 서해로 이어지는 데다가 조기 완공이 가능해 한반도 대운하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범사업 성격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운하사업 착수 했으면…” 굴포천 방수로 공사 구간은 영종대교 동단에서 인천 상야동까지 14.1㎞로 뻗어 있다. 차로는 10여분 거리. 이곳에서 한강쪽으로 4㎞만 파면 18㎞의 경인운하가 탄생한다. 상야동에서는 멀리 한강이 보였다. 박한욱 경인운하지역협의회장은 “4㎞만 뚫으면 한강과 맞닿는데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면서 “올해는 운하사업에 착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폭 80m면 4000t급 선박 두 척이 교차운항할 수 있다.”면서 “기존 구간의 확장과 잔여 구간 4㎞ 연장 등의 공사를 마치는 데 2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경인운하 사업은 국무조정실에서 다룬다. 환경영향평가 등은 통과됐지만 경제성이 문제.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방수로 시점부에는 청라지구가 개발되고 있고, 서울시는 한강에 물류와 관광기능을 추가하는 한강르네상스 계획을 세웠다.50㎞ 떨어진 개성까지 뱃길을 열 수도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올해 말 경인운하 착공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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