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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동부 거세지는 ‘자치 깃발’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이 ‘자치의 깃발’을 높이 들고 있다. 무장 해제와 점령한 관공서에서의 철수가 골자인 제네바 4자 합의를 계속 거부하는 동시에 러시아로의 합병도 아닌 자치주로 분리독립되는 것이 이들의 궁극적 목표가 되어 가는 분위기다. 러시아 역시 서방의 강력한 반발을 부를 합병보다는 분리독립을 바라고 있다. 자치주에 대리 정권을 세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의 주도 루간스크에선 각 도시에서 선출된 주민 대표들이 ‘주민의회’를 구성했다. 주민의회는 루간스크주의 지위와 영토 귀속성에 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대표들은 2단계 주민투표안을 제시했다. 먼저 다음 달 11일 1차 주민투표에서 루간스크주가 지금처럼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주 지위를 유지할지 아니면 자치주 지위를 획득할지를 결정한다. 이어 18일 2차 주민투표에서 루간스크주가 독립 주로 남을지 아니면 러시아 연방으로 편입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루간스크주에 이웃한 하리코프주의 주도 하리코프 시내에서도 이날 분리주의 시위대 수백명이 집회를 열고 현지 주민인 블라디미르 바르샤프스키를 ‘민선 주지사’로 선출했다. 바르샤프스키는 곧이어 법률 전문가들과 사법기관 출신들을 모아 주정부 행정을 이끌 집행위원회를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독자적인 자치 행정권을 발동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가장 먼저 분리독립을 선포한 곳은 도네츠크주다. 주청사를 장악하고 있는 친러 민병대는 지난 7일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을 선포했다. 이 공화국은 아직 주민들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나 정치적·행정적 장악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유혈충돌한 슬라뱐스크의 친러 민병대는 온건파 시장을 끌어내리고 친러 성향이 강한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를 새 시장으로 선출했다. ‘인민 시장’으로 불리는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군대 파견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분리독립을 러시아가 부추긴다고 믿는 미국은 푸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라디오방송인 ‘에코 모스크비’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 책임을 묻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개인, 기업, 경제부문에 대해 제재할 수 있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도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스위스 은행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400억 달러 규모의 푸틴 대통령 개인 계좌를 동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초긴축 경영 7개월새 323억 절감…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

    “초긴축 경영 7개월새 323억 절감…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

    제주가 국제 종합관광중심지로 우뚝 떠올랐다. 투자유치가 잇따르고 관광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체계적인 관광지 개발을 선도하는 동시에 외국 투자를 끌어와 제주도를 관광 중심의 국제자유도시로 만드는 중앙정부 차원의 공공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김한욱 이사장은 제주도 기획실장과 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장을 지낸 제주 토박이 공무원 출신이다. JDC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20일 김 이사장을 만나 국제자유도시 개발 방안과 주요 사업 추진 현황을 들어봤다. 대담 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JDC 설립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1997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시절이다. 제주도의 미래 발전방향을 한참 고민하던 중이었다. 홍콩이 중국으로 돌아가던 때였다. 중국이 1국가 1체제로 가면 제주도가 홍콩보다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가 있었다. 도지사와 고민한 끝에 제주도의 미래 발전방안을 보고했다. 일반 현황을 포함, 7쪽 분량의 보고였는데 농업·감귤과 관광 중심의 발전방안을 한두 쪽 넣었다. 이를 본 대통령이 무릎을 치면서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고하라고 지시하더라. 제주 개발방안에 대한 20쪽짜리 자료를 만들어 보고했다. 전국적으로 자유도시 개발이 유행이었다. 그런데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포커스를 달리했다. 예를 들어 인천 송도는 물류·금융 중심이고 제주는 관광 중심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국가전략 차원에서 상호 경쟁이 아닌 보완으로 가는 방안이었다. 이를 이끌고 가는 기관은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제3기관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 기관이 토지를 수용하고 기업을 유치해 제주도를 관광중심지로 발전시키자는 안이었다. 이게 JDC 탄생의 시초였다. →막상 JDC 이사장에 부임해 보니 어떻던가. -나름 실적도 많았다. 힘든 상황에서 국제자유도시개발의 기반을 잘 다졌다. 그런데 2012년 말 임명장을 받고 속을 들여다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부채가 6705억원이나 됐다. 물론 이 중 절반이 JDC가 지급 보증한 영어학교 설립·운영에 들어간 빚이었다. 부채비율도 176%나 됐다. 도저히 상환능력이 없어 보였다. 첫 번째 올라온 결재가 200억원 차입문건이었다. 막막했다. 결재를 거부하고 되돌려 보낸 뒤 예산서를 꼼꼼히 뒤졌다. 답이 나왔다. 첫째, 긴축운영만 해도 추가 차입은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에는 민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활발하게 일으켜 보유 중이던 땅을 팔면 빚 갚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지난해 초긴축운영을 했다. 결과는 7개월 동안 무려 323억원을 절감했다. 또 신화역사공원에 외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부지를 1360억원에 매각했다. 영어학교 아파트 부지와 첨단산업단지 아파트 부지도 적절한 가격에 매각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934억원의 순경영이익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부채 500억원을 갚았다. 올해 부채상환 예정액이 400억원, 내년에 갚기로 했던 1000억원을 올 상반기까지 모두 갚을 계획이다. 부채비율이 121%로 떨어진다. 이제 경영에 자신이 생겼다. 직원들도 1등 공기업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투자유치 실적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칫 국부를 헐값에 넘기는 경우도 있다. -우리 자본으로 개발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여력이 없을 때는 건전 자본을 끌어들여 상생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 주는 대신 우리의 요구도 붙이고 다음에는 우리가 얻는 것이다. 제주도의 기반 산업은 농업·관광 등이다. 투자유치는 제주도민의 요구를 반영해 줄 수 있는 기업을 우선해 골랐다. 제주도민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생산품을 사주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천혜의 제주 자연을 해치는 기업이나 단기이익을 좇는 자본은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신화역사공원의 경우 3억 달러 외자유치와 별도로 땅값 1360억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또 투자 기업에는 두 가지를 약속받았다. 첫째, 시설이 들어서면 이 지역 주민을 고용해 주는 것이고 둘째는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사주는 조건이다. →외자유치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나.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땅값이 싸다고만 덤벼드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조건은 뛰어난 의료시설이 있는지,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학교시설은 충분한지, 대규모 쇼핑·레저단지 등은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따진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는 경쟁력이 있고, 아직 부족하다면 인프라를 깔아 주면 된다. 앞으로도 그들이 원하는 조건을 충분히 갖춰야 민자유치를 성공할 수 있다. 투자자는 개발이익을 얻는 게 생리다. 제주도가 결코 투자유치에 유리하지만은 않았다. 우리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국가도 많다. 하지만 앉아서 감 떨어질 때를 기다리다가는 투자자를 잃고 만다. 결국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투자자를 찾아다니며 제주 부동산의 이용가치를 설명하고, 인허가 문제나 향후 이용계획 등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센티브를 약속하고 부족한 부분은 설득도 하고, 그들이 원하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기로 약속한 결과다. →지역개발은 어떤 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제주도는 땅을 싸게 판 것도 아니다. 모두 제값을 받았다. 흔히 개발 하면 관광, 제조업만 생각한다. 그동안 1차산업은 누구도 건들지 않았다. JDC는 대동공업을 유치했다. 이 회사는 제주도에 농업연구시설, 농산물 시험재배시설, 귀농촌 조성, 농촌테마단지 조성사업을 벌인다. 1차산업 유치도 메리트가 크다. JDC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위딩사업(예비사회적기업)’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물을 주는 방식이다. 단순히 농촌 주택 개조비용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민박사업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을회관 건립과 같은 생색내기 사업은 안 한다. 대신 생산한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에 필요한 시설을 지어 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개발에 따른 지역주민 반발은 없는가. -왜 없겠는가. 하지만 이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면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우선 하향식 개발은 지역주민이 배제돼 반발을 불러온다. 시설 유치는 좋지만 주민의 직접 이익이 적을 때도 반발한다. 환경문제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JDC가 유치하는 단지지구에는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달라는 것이다. 둘째, 운영이 안정권에 들어가면 아침 두 시간만 로비를 내달라고 했다. 일정 공간에 지역 주민이 생산한 상품 샘플을 전시하고 관광객들에게 쿠폰을 팔고, 관광객들이 도착할 때쯤 집으로 배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그래야만 지역 주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항공우주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경영에 어려움은 없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국내 이 분야 유일의 박물관이다. 1150억원을 투자한 사업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은 한 푼도 안 들어갔다. 공사가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다. 직원이 45명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추가 인원을 뽑지 않았다. JDC 직원이 267명인데 각 팀에서 25명을 차출했다. 경영 경비를 줄여 입장료를 낮춘 것이다. 돈벌이는 아니지만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 입장료를 2만 3000원에서 1만 7000원 정도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 인구가 증가하고 부동산시장도 활발하다. -JDC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인한 경제효과라고 본다. JDC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현상들이다. 인구 유입률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세종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영어교육도시 주변에는 빈 집이 없을 정도다. 오랜 골칫거리였던 미분양 주택도 모두 팔렸다.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이 많다고 들었다. -3차 산업에 편중된 제주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지식기반 산업으로 개편을 주도하는 데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다음, 이스트소프트, 온코퍼레이션, 모뉴엘 등 정보통신·생물화학 등 첨단 업체 101개가 들어왔다. 1100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지원시설 입주율은 67.6%, 산업용지는 100% 분양됐다. 생산 공정에서 특정 대기·수질 등 유해물질 배출로 주위 환경과 인근 업체 조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업종은 입주를 제한하고 있다. 실제 중국, 일본의 몇몇 유수기업이 입주를 희망했으나 자연훼손이 염려돼 허가해 주지 않았다. →JDC는 어떤 도시건설을 지향하고 있는지. -제주도의 지역·역사·인문 특성과 청정한 환경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관광·휴양도시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원활한 투자유치 환경을 조성하고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제주만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 활용해 홍콩, 싱가포르와 차별화된 명품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할 것이다. chani@seoul.co.kr ■김한욱 이사장은 ▲1948년 제주 ▲오현고·한국방송통신대·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주도 공보관·기획관리실장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장 ▲제주도 행정부지사
  • 교황이 간다, 축복·고난의 길

    교황이 간다, 축복·고난의 길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월 방한해 찾는 곳은 ‘한국 천주교의 축복과 고난’을 상징한다. 서울을 빼고는 모두 충청 지역이다. 한국 첫 신부의 탄생지, 순교자의 땅, 국내 최대 ‘빈자들의 보금자리’가 그곳이다.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에 교황을 맞이하는 천주교와 정부, 자치단체는 분주하다. 성대하게 맞고 싶지만 교황의 소박하고 검소한 인품에 누가 될까, 특정 종교가 아닌 국가적 경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다른 교계의 반발이 있을까 등이 교차하면서 고민도 깊어진다. 교황의 동선은 6월 초 결정될 예정이나 방문지와 활동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한국의 베들레헴’ 솔뫼성지 지난 15일 낮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 솔뫼성지로 들어가자 이름대로 높이 10m 안팎의 소나무들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한쪽에는 기와집인 김대건(1821~1846) 안드레아 신부 생가가 있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부다. 공원처럼 여유로우면서도 동상, 성당 등이 있어 성스럽다. 김대건 신부와 증조부 김진후, 아버지 김제준까지 모두 순교해 ‘한국의 베들레헴’으로 불리는 성지다. 대전 전민동에서 온 박계영(44·여)씨는 “교황이 온다고 해서 성당 신도들과 함께 찾았다”면서 “둘러보니 천주교가 탄생하고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데여서 교황이 방문한다는 걸 알겠더라”고 말했다. 교황은 8월 15일 합덕성당, 신리성지와 함께 솔뫼성지를 방문한다. 이곳에서 교황은 김대건 신부 생가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이용호 솔뫼성지 신부는 “교황이 어린이들을 좋아해 주변에 사는 아이들 200~300명을 초청할 생각이다. 장애아들도 교황의 은총을 받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또 8월 10~17일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가하는 청년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이 대회에는 아시아 22개국 6000여명이 참가한다. 신자 등 5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당진시 합덕읍 합덕리에 합덕성당이 있다. 솔뫼·신리성지 일대가 한국 천주교의 최대 신앙공동체 마을임을 안 퀴를리에 신부가 1890년대 지은 성당이다. 퀴를리에 신부는 모국인 프랑스에서 돈을 들여와 이곳 땅 약 165만㎡(50만평)를 사들여 성당을 짓고 소작을 줬다. 김영구 당진시 문화관광과장은 “소작에서 나온 돈은 서울 명동성당 건립을 지원하고 아산 공세리성당 등 여러 성당의 건립비를 대는 자금줄이었다”면서 “이들 성당이 모두 고딕식으로 지어진 것도 이런 연유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인근 합덕읍 신리성지는 초창기 신자와 순교자를 끊임없이 배출했다. 정조에게 ‘온통 천주학에 물이 들었습니다’라고 보고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마을이다. 1866년 순교한 손자선과 제5대 조선교구장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가 살던 초가가 있고 무명의 순교자들 무덤도 있다. 김동겸(36) 신리성지 신부는 “삽교천 물이 들어오는 예산 여사울에서 천주교가 시작돼 당시 국내에서 가장 큰 천주교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신자 배출한 신리성지·최대 순교지 해미성지 당진이 신자를 배출한 곳이라면 충남 서산시 해미는 지역 최대 학살터다. 해미읍성 병영은 해안 수비를 명목으로 한 독자 처형 권한이 있어 1801년 신유박해부터 80여년간 신자 수천명을 잡아들여 마구 죽였다. 해미성지는 학살에 지친 관헌이 신자들을 생매장한 터다. 신자들의 ‘예수 마리아’ 외침을 ‘여수머리’로 잘못 들은 주민들이 여숫골로 이름 붙였다. 백성수(64) 해미성지 신부는 “병인박해 때 생매장된 신자 1000여명 중 130여명만 이름이 밝혀지고 나머지는 전부 무명”이라며 “어린이 유골도 많다”고 학살의 참혹함을 전했다. 교황은 8월 17일 생매장 순교자들의 치아와 머리카락이 있는 전시관 앞에서 기도한다. 대성당에서 아시아 각국 주교 100여명과 함께 주교회의를 열고 점심을 한다. 백 신부는 “메뉴로는 생강한과 등 서산 고유의 것과 한우불고기 등을 생각하고 있으며 무더울 때여서 비빔밥도 고민 중”이라며 “해마다 14만명 안팎이 찾는데 올해는 교황 방문 덕인지 가을철 예약까지 미리 들어오는 게 예년과 다르다”며 웃었다. 교황은 오후 4시 30분 해미읍성으로 옮겨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한다. 읍성까지의 1.2㎞ 길은 무개차로 이동한다. 읍성 남문 앞에는 벌써 교황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폐막 미사는 바티칸과 미국 CNN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되며, 1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미읍성은 교황 방문 소식이 전해진 뒤 방문객이 주말 1만명 등 두배 가까이 늘었다. 서천 주꾸미축제장 등을 찾았다 읍성에 들른 단체 여행객이 가이드에게 천주교 박해 얘기를 듣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주민 조기호(64)씨는 “이웃들도 ‘교황 덕에 전 세계에 알려져 해미가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들떠 있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웃음꽃 핀 빈자들의 보금자리 꽃동네 앞서 16일에는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 꽃동네를 방문한다. 어려운 이웃 2100명이 집단 거주하는 한국 천주교 최대의 종합 사회복지시설이다. 교황은 이곳에서 3시간 동안 머물고 수도자 3000여명과 저녁 기도를 한다. 신자들과 간담회도 한다. 꽃동네는 요즘 웃음이 넘친다. 17년째 사는 박미자(53)씨는 “교황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고 하니 가슴이 설렌다. 선물하려고 자수를 뜨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마테오(53) 수사는 “교황 방문을 계기로 꽃동네 정신이 지구촌 곳곳에 전파돼 많은 사람이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자체 ‘교황 브랜드화’ 나서 해당 자치단체는 교황 밥상과 떡, 교황 거리, 교황 핸드프린팅 및 포토존, 교황 성지순례화, 교황이 머문 방 등 교황을 브랜드화하려고 애쓴다. 충남 청양군은 최근 천주교 대전교구를 찾아가 최양업 한국 2호 신부의 고향이란 점을 들어 교황이 무명 순교자들이 묻힌 화성면 다락골 줄무덤을 방문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교황을 맞기 위한 시·군의 각종 편의시설 지원 요구도 쏟아진다. ‘신리성지 진입로를 4차선으로 넓혀 달라’, ‘합덕성당 앞쪽 땅을 매입해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 ‘방문지 앞 논밭을 매립해 헬기장으로 쓸 수 있게 해 달라’ 등이다. 기자와 함께 교황 방문 장소를 둘러본 송석두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교황이 순교성지를 찾는 건 영적 가치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필요한 사업비는 지원하겠지만 그분의 소박하고 검소한 인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정부 생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글 사진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 에너지 적자가 눈덩이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일본 에너지 적자가 눈덩이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 전력회사들의 적자가 감당키 어려울 만큼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3년을 지나면서 48기에 이르는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지 못하다 보니 천연가스의 수입이 급증해서 지난 3년간 누적 적자가 12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의 1년 총예산의 3분의1에 달하는 돈이다. 석유 산유국들이 석유를 무기화하여 1, 2차 오일 쇼크를 호되게 겪은 일본은 원전 건설을 본격화해 총 55기의 원전을 보유하는 세계 제3위의 원자력 강국이었다.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도 총 23기의 원전을 보유하게 된 것도 일본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일본은 유례없는 대지진으로 쓰나미가 덮쳐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기능 훼손으로 방사능 유출 사고의 대재앙을 맞게 된 것이다. 거의 3만명에 이르는 사람이 죽었고 절망 상태나 다름없는 일본에 아베라는 보수강경파가 두 번째 총리로 취임하면서 ‘일본 부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 희망을 불어 넣겠다고 하니 일단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원전을 재가동시키지 못하는 한 일본의 무역적자가 역전될 희망은 불가능한 상태여서 아베의 정치적 운명은 원전 재가동에 달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올해 안으로 10~20개 정도의 원전을 재가동시킨다는 것이 목표지만 대지진으로 공포에 휩싸인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앞길은 험난하다. 지역주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원전 주변에 과거에는 몰랐던 활성단층이 있다는 지질조사결과가 속속 드러나면서다. 원자력 에너지를 거의 무한대로 사용할 목적으로 운영을 목전에 두고 있는 일본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도 태평양 연안 앞바다 해저에 남북으로 약 80킬로미터의 활성단층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가동 개시는 불투명한 상태다. 일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지진 발생이 많지 않은 한국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일본을 보면서 천연자원이 없는 한국이 원전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재확인하게 되는데 다만 지진이나 고장에 대비한 안전성 확보에도 추호의 흐트러짐도 없이 대비해야 한다. 일본은 총 10개의 민간 전력회사가 있는데 원자력 발전의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경영적자가 엄청난 상태다. 2014년 3월 결산보고를 보면 전력회사들의 영업손실이 약 8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경영압박이 가장 심한 홋카이도 전력은 약 8000억원의 금융지원을 받지 않으면 파산에 이르게 되어 있어 일본 정부가 긴급 자본수혈에 나섰다. 홋카이도 전력은 원전을 재가동하지 못해 1기당 한 달 적자액이 무려 약 2700억원에 이른다. 원전 재가동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일본 전력업계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신규 건설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교토의정서를 이끌어 낸 일본이 전력에너지 부족 우려와 에너지 적자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형국이다. 관서전력은 100만 킬로와트, 중부전력은 150만 킬로와트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짓기로 하고 총사업비로 각각 1조 5000억원, 3조원을 계상하고 있다. 도쿄전력도 260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화력발전으로 충당하려 하고 있다. 석탄 발전량이 많은 중국은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배기가스 등으로 미세먼지의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일본도 중국에는 못 미치겠지만 공기오염이 악화되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은 2035년까지 현행의 원전 발전비율을 26%에서 29%로 올리기로 결정하고 원전을 현재 23기에서 총 40기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진 발생이 적고 원전기술이 높은 한국이 프랑스만큼의 원전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원전 운영의 철저한 안전확보, 그리고 원전 비리가 또다시 재현되지 않는 투명경영이 보장될 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핀란드 등에서 수주 성공의 희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원전이 재가동되지 못하고 곤죽이 되어 있는 형편은 한국이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환경이 유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 여수 율촌면과 묘도 사이 해역 새조개 채취권 놓고 어민들 반발

     전남 여수시 율촌면과 묘도 사이 해역의 새조개 채취권을 놓고 일부 어민들이 항의집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율촌면 6개 어촌계 어민 200여명은 14일 시청 앞에서 새조개 채취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여수시의 수산자원 관리수면 지정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묘도·삼일동 어촌계에 선박이 운항하는 항로로 지정돼 사실상 어업행위를 할 수 없는 바다인데도 지난달 2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2개월여 동안 새조개 채취 허가를 내준 반면 인근 율촌 어촌계에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수시는 최근 묘도와 율촌면 사이 해역에 대해 묘도어촌계 142㏊, 삼일동 어촌계 172㏊에 대해 새조개 채취를 허락했다. 하지만 율촌면 어촌계가 신청한 율촌해역 80㏊와 묘도·삼일해역 190㏊에 대해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여수시는 율촌해역에 대해 광양항 진입항로와 항만공사 예정 인접지역이란 이유로, 묘도·삼일해역에 대해 분쟁지역이란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율촌 어민들은 형평성을 들어 지난달 김충석 여수시장 면담을 비롯해 시 측에 수차례 채취허가를 요구했지만 결국 허가가 나지 않자 이날부터 집회를 시작했다. 율촌 어촌계 주민들은 오는 30일까지 집회 신고를 내고 항의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항로로 어업행위가 인정되지 않는 이 해역의 새조개는 4~5월 동안 100억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산란시기인 5월을 넘기게 되면 모두 폐사하게 돼 어민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2개월간 조개 채취 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묘도 등 인근 어촌계와 분쟁을 피하려면 서로 합의해야 하는데 갈등만 커져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유우성 7년 구형…검찰 ‘사기죄 추가’ 25일쯤 선고

    유우성 7년 구형…검찰 ‘사기죄 추가’ 25일쯤 선고

    ‘유우성 7년 구형’ 검찰이 11일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의혹을 낳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 유우성(34)씨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1심 구형량도 징역 7년이었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대남 공작활동으로 탈북자들 본인과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 위해 행위를 했다. 그런데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거짓 진술로 책임을 피하기 급급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뒤 강제추방할 필요성이 크다”며 “집행유예 선고는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북한 보위부 지령을 받고 탈북자 정보를 북측에 넘기는 한편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정착 지원금을 부당 수급하고 허위 여권을 발급받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간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은 작년 8월 유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와 부합하는 북·중 출입경기록 등을 새로 제시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증거가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소유지에 난항을 겪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공소장 변경 허가를 받았다. 유씨의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혐의에 사기죄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유씨의 부당 수급 지원금은 256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늘었다. 피고인명도 유우성의 과거 중국 이름인 ‘리우찌아강(유가강)’으로 바뀌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어서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검찰이 단지 피고인을 괴롭히기 위해 공소장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하나의 행위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혐의와 사기죄 등이 함께 구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변호인의 지적에는 판결로 답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공소장 변경에도 간첩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는 한 유씨 양형은 1심보다 높아질 수 없다. 검찰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부분에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인만 상소한 혐의에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은 유씨의 불리한 정상을 부각하고 간첩 혐의에 대한 유죄 심증을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공판에서 검찰은 “간첩 혐의도 더 입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변호인은 “검찰이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을 알면서도 공소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결심공판 2주 뒤인 오는 25일쯤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방선거 앞두고 산불 감시 느슨해졌나

    지방선거 앞두고 산불 감시 느슨해졌나

    올 들어 전국에서 산불이 잇따르며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산불 감시 및 단속이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9일 현재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263건(사유림 247건, 국유림 16건·전체 피해 면적 80㏊)이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66건(23㏊)으로 단연 많다. 전남 48건(22㏊), 강원 20건(5㏊), 전북 19건(5㏊), 경남 16건(4㏊), 충남 12건(5㏊) 등이다. 산불 원인은 논·밭두렁 소각 74건, 입산자 실화 67건, 쓰레기 소각 43건, 담뱃불 실화 12건 등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산불은 지난해 같은 기간 174건(피해 면적 503㏊)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최근 10년간(2004~2013년) 동기 평균 223건보다도 40건이 많다. 하지만 강수량(일수)의 경우 올 들어 지난달까지 112.8㎜(20일)로 최근 10년간 평균 125.9㎜(22일)와 별 차이가 없다. 주요 요인은 올 들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북과 전북, 경남, 광주, 울산, 제주 등 6개 시도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시도에서 산불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전국에서 잦은 산불로 인해 자칫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전국 지자체들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과 산불감시원, 주민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산불 감시 및 단속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경북의 경우 올해 산불감시원은 3000여명으로 지난해와 같지만 산불은 무려 3배 이상 급증했다. 따라서 도는 도내 23개 모든 시·군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렸다. 그러나 시·군들이 산림보호법에 따라 소속 공무원 또는 직원의 6분의1 이상을 배치·대기시키고, 입산통제구역 등 산불 발생 취약지에 감시 인력을 증원해야 하지만 정작 이를 이행하는 지자체는 군위군 등 3~4개 시·군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속 공무원과 공익근무요원들을 강제로 배치·대기시킬 경우 불만과 반발을 살 뿐만 아니라 선거에 불리해질 것까지 우려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내 상당수 주민은 “올 들어 산불감시원과 관련 공무원들의 현장 순찰 및 주민 계도 활동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느슨해 보인다. 특히 일부 산불감시원은 놀고먹는 것 같다”면서 “지자체들이 산불보다는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산불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산불과 선거는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아무래도 선거가 있는 해에는 공무원과 산불감시원들에게 산불 감시 및 단속을 독려하는 게 솔직히 쉽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산림청 관계자는 “선거가 있는 해에는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크고 작은 산불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특히 강원도 고성 산불(1996년)과 동해안 산불(2000년), 충남 청양·예산 산불(2002년) 등 대형 산불은 주로 선거가 있는 해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수원 호매실지구 행복주택 절대 안돼”

    경기 수원시 호매실지구가 행복주택 공급 지역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임대주택 비중이 높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행복주택까지 들어서면 주택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7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업비 2조 2674억원을 투자해 권선구 호매실동 금곡동, 오목천동, 당수동 일원 311만 6341㎡에 2만 400가구(단독 286가구, 공동 2만 114가구) 규모의 주택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이곳은 2009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전환돼 8597가구의 임대주택이 공급된다. 그러나 인근에 광교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호매실지구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발생해 주민 불만이 높다. 광교신도시보다 입지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임대비율도 높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광교신도시에는 2016년에 신분당선이 개통될 예정이지만 호매실지구는 2019년 이후에나 개통된다고 하고, 개통 여부도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며 회의적이다. 또 호매실지구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전체 주택의 59.2%가 임대주택으로 건설되는 가운데 행복주택 1500가구 공급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민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행복주택이 들어오면 기존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신규 분양에도 악영향을 줄 게 뻔하다. 동탄신도시도 있고 광교신도시도 있는데 왜 호매실에 짓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수원시에 LH의 행복주택 검토에 대한 시장 명의의 반대 성명서를 내라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수원 지역에서 호매실지구, 매탄지구, 화서역 공영주차장 터 등 3곳에 행복주택 공급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시의 공식 입장도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택지개발지구 내 장기 미매각 부지와 장기 방치된 공공용지를 행복주택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대구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대구지역 기초단체장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는 예선이 본선이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 단체장 자리까지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평가한다. 2010년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독식했고 그 이전 선거에서도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자가 새누리당 일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더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까지 하지 않기로 하면서 새누리당의 독주를 견제할 세력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인지도가 높고 경쟁력 있는 일부 무소속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와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는 현직 구청장이 출마하지 않는 지역과 현직이 재선, 3선에 도전하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동구와 북구는 현직 구청장이 출마하지 않는다. 동구는 이재만 전 구청장이 3선 도전을 포기하고 대구시장으로 상향 지원했고 3선인 이종화 북구 구청장은 이미 지난달 31일 사퇴했다. 따라서 이들 지역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동구는 새누리당 공천 신청자만 6명에 이른다. 8년 동안 대구시의회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권기일, 정해용 전 시의원이 일찌감치 시의원직을 사퇴하고 일전불사를 선언했다. 여기에 강대식 동구의회 의장, 김용규 전 대구 동구청 안전행정국장, 오용환 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이덕천 전 대구시의회 의장 등도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권기일, 정해용, 강대식 후보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지역 정가는 예상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김 작용 여부도 관심사다. 북구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여성우선공천지역 선정을 둘러싸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여성우선공천지역에서 배제되자 이번에는 장애 가산점을 두고 후보들 간에 설전을 벌이고 있다. 북구 부구청장 출신인 배광식 예비 후보는 10년 전 희귀 암인 상악동암 진단을 받고 완치된 경험이 있다. 수술 과정에서 한쪽 눈을 포기해 장애 4급이다. 장애인에게 가산점 10%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배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분석된다. 이에 경쟁자인 대구시의회 의장 출신의 이재술 예비 후보는 장애인 가산점은 불공정 게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장애인 가산점을 주는 곳은 전국에서 유일하다. 이를 주민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서구는 강성호 현 구청장에게 류한국 전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강 구청장은 짧은 기간 많은 변화를 추구했고 이를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류 전 사장은 서구와 달서구 부구청장 등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가 50%씩 반영되는 경선에서는 여론에서 앞서는 강 구청장을 류 전 사장이 당원 투표에서 어느 정도 추격할지가 관심이다. 새누리당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서중현 전 구청장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2011년 서구청장을 중도 사퇴하고 총선에 도전한 서 전 구청장은 중도 사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신상숙 서구의원도 무소속으로 예비 후보 등록을 하고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수성구는 지난 선거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이진훈 현 수성구청장과 김형렬 전 수성구청장이 이번 선거에서도 다시 한번 각축전을 벌인다. 지난 선거에서 대구시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김 전 구청장을 공천했으나 검찰이 김 전 구청장을 기소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 구청장이 검찰의 기소를 두고 자격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재심을 거쳐 이 구청장이 공천을 받았다. 공천에서 탈락한 김 전 구청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외에도 김대현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교수도 전·현직 구청장을 모두 공격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김훈진 박근혜 대통령 후보 대외협력특보도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했으나 최종 경선 후보자 3명에는 들지 못했다. 달성군수는 4년 전 무소속으로 군수와 시의원에 출마해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김문오 현 군수와 박성태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이번에는 새누리당 군수 공천을 두고 맞붙었다. 당시 무소속 연대를 통해 선거를 치른 이들이 오늘은 적이 된 셈이다. 여론조사에서는 김 군수가 앞서 있으나 박 전 부의장은 김 군수보다 입당 시점이 빨랐고 당원들과의 스킨십에 앞선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달성군 환경과장을 끝으로 명예퇴직을 한 강성환 전 달성군 다사읍장은 이종진 국회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우고 있다. 박 예비 후보와 강 예비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예비 후보는 “주변에서 단일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승산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권용섭 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부위원장도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했다. 중구는 3선에 도전하는 윤순영 현 구청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내정됐다. 여성우선공천지역으로 선정된 중구는 대구시장 예비 후보에 등록했다가 컷오프에서 탈락한 심현정 후보가 뒤늦게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했으나 지난 4일 윤 구청장으로 내정됐다. 달서구 곽대훈 구청장과 남구 임병헌 구청장은 지난 2일 일찌감치 새누리당 공천자로 내정돼 3선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서울광장] 새삼스러운 말, ‘안철수’는 갔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삼스러운 말, ‘안철수’는 갔다/진경호 논설위원

    ‘호랑이 굴에 들어가 보니 호랑이가 없더라’고 한, 참 ‘안철수’답지 않았던 그 말이 불안했던 이유가 패닉 상태로 접어든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실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방선거 보이콧 주장에서부터 당 해산론에 이르기까지 우악스럽게 터져 나오는 아비규환 너머로 그의 책사 윤여준이 진작 우려했던 ‘호랑이 굴에 들어간 사슴’이 어른댄다. 지난 한 달 사이 정치인 안철수의 변신과 변심에 대한 갖은 비판이나 환호는 이미 차고 넘친 터, 다 각설하고 하나만 짚겠다. 지방선거와 ‘안철수’의 상관관계다. 먼저 지방선거를 자기 정치의 승부처로 삼은 정치인 안철수의 선택은 치명적이고 부당한 오류다. 그의 정치적 운명이 아니라 지방자치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다.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내 고장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금배지들의 정치가 아니라 주민들의 자치를 위한 선거다. 이 나라 정치를 확 바꾸겠다며 ‘새 정치’라는 주소를 들고 지방선거의 문을 두드린 건 그래서 ‘검은 백마를 타겠다’고 우기는 것만큼이나 형용모순이다. 이런 자가당착으로 그는 지방자치의 중앙정치 예속이라는 고질을 더 키웠다. 정치철학의 빈곤, 그리고 나라보다 자신을 앞에 둔 사고체계가 아니고는 설명되지 않는 선택이다. 새 정치가 아니라 내 정치를 택했다. 그의 ‘지방선거 참전’이 없었다면 여당 공천, 야당 무공천이라는 초유의 비대칭 기초선거는 단언컨대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 단추라도 옳게 꿸 수는 결코 없는 까닭일까. 내 정치를 위한 그의 선택도 잘못됐다. 잘못 짚은 문일지언정 두드렸다면 열었어야 했다. 단기필마라 해도 제3의 길을 걷겠다고, ‘헌 정치’와의 연대는 없다고 다짐했다면 그 길을 갔어야 했다. 준척조차 낚지 못한 인재영입과 오합지졸의 조직력이라 해도 사즉생을 믿었어야 했다. 그래야 내 정치라도 한다. 한데 정치인 안철수는 옆집 문이 슬며시 열리자 냉큼 몸을 틀었다. 민주당이 던진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미끼를 덥석 물었다. 마땅한 내부 논의조차 없었다. ‘새 정치’의 이웃 말로 통했던 ‘안철수’라는 자산을 헐값에 ‘낡은 정치’에 팔아넘겼다. 세 번째 단추도 바로 꿸 듯싶지 않다. 당대당 통합이라는 정치공학으로 갓 1년 된 국회의원 안철수를 거대야당 대표로 앉히자마자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홀로 무공천’에 반발해 ‘선거 거부’(민병두)와 ‘당 해산’(신경민)을 주장하며 흔들기 시작했다. ‘안철수’라는 브랜드의 효용가치가 다했음을 뜻한다. “무공천 약속을 뒤집어 안철수는 죽고 당과 3000명의 후보들을 살리는 게 훗날 칭송 받을 대의”라고 한 강경파 정청래의 말은 충정보다 조롱에 가깝다. 당 저변에선 이미 새정치연합 후보임을 알릴 계책들이 춤을 춘다. 선거 때면 출몰하는 한 정치교수는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1명씩 각 지역에 보내 하위정당을 만들고 이를 통해 당 후보들이 ‘기호 5번’을 부여받도록 하자는, 머리가 아까운 아이디어를 냈다. 중앙당이 각 시·도당에 공문을 보내 선거홍보물과 유니폼 등에 새정치연합 후보임을 알릴 표식을 담는 방안을 주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어디까지가 공천이고 무공천인지 경계마저 흐릿해지고 있다. 김기식 의원 말처럼 ‘주화입마’(走火入魔) 지경이다. 너무 열심히 무공을 연마하다 마귀가 들어 몸이 망가졌다. 그런데도 “무공천이 새 정치”라는 ‘바지 사장’은 못 본 척, 못 들은 척 대통령만 찾는다. 새정치연합의 분란이 어디로 향하든, 이도 저도 아닌 봉합에서부터 친노·비노 세력 결별까지의 시나리오 가운데 무엇이 안철수 앞에 펼쳐지든, 6·4지방선거는 이미 희대의 정치 코미디가 됐다. 선거까지의 혼란과 그 뒤의 후유증을 예약해 놨다. 한때의 새 정치 아이콘이 주인공인 웃지 못할 코미디다. 약속을 저버린 새누리당은 그냥 놔두고, 나만 비난하느냐 물을 텐가. 번복과 기망(欺罔)의 차이 때문이다. 인재 영입을 자신했던 지난해 8월만 해도 기초단체장 무공천은 시기상조라 했던 그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그의 가세로 더 기울었다. ‘안철수’는 갔다. 아니 없었다. 오지 않는 고도가 없었던 것처럼. jade@seoul.co.kr
  • 신안비치 3차 목포 아파트 붕괴 주차장 긴급 보강공사

    신안비치 3차 목포 아파트 붕괴 주차장 긴급 보강공사

    ‘신안비치 3차’ ‘목포 아파트 붕괴’ 지난 2일 오후 폭격을 맞은 듯 폭삭 주저앉은 전남 목포시 산정동 신안비치 3차 아파트 단지내 후면 주차장에 대한 긴급 보강공사가 시작됐다. 목포시와 아파트 시공업체는 주민 피해보상 논의와 함께 아파트 신축 공사도 전면 중단하고 가스, 전기 등 안전 진단을 벌이고 있다. 시공업체는 길이 50m, 너비 10m, 깊이 6m로 주저앉은 주차장 추가 붕괴 우려를 막고자 3일 오전부터 중장비를 동원해 성토 등 안전조처를 취하고 있다. 주차장 붕괴 원인으로 지목된 3차 아파트 바로 옆 신축공사도 안전 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면 중단했다. 건물 안전 문제로 긴급 대피, 여관 등에서 하룻밤을 지낸 주민 375가구에 대해 하루 주거비로 가구당 30만원씩 지급했다. 사고 이후 현장에 도착한 한국구조물 안전원 전문가(구조, 토목, 건축 등 4명)는 최근 한 달간 계측 기록과 조사를 바탕으로 ‘아파트 건물에는 문제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주차장 붕괴는 주차장 도로에 빗물이 들어가고 흙이 밀려나지 않도록 설치한 패널벽이 토압(土壓)을 이기지 못하고 밀려나면서 일어났다고 안전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자 이날 오후 2시부터 부시장실에서 입주자 대표, 시공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협의회를 열고 있다. 소방·전기·가스 등 안전진단을 위한 전문가 선정과 응급복구 이후 원상복구를 위한 제반공사 진행방법 등을 협의한다. 시는 주민 민원과 사고를 방관했다는 일부 주민 비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아파트 신축공사로 사고현장에 대한 지반 침하, 균열 등이 발생하자 건설사 측에 3차례에 걸쳐 긴급안전조치 명령을 내렸다. 입주자 대표회장에게도 지반붕괴 위험에 따른 긴급 안전조치명령을 이행할 수 있도록 협조요청했지만 소음, 분진 등을 이유로 공사를 반대해왔다고 시는 설명했다. 정종득 시장은 이날 일본 벳부시 자매결연도시 방문을 취소하고 피해보상 등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육권 지킨 ‘착한 규제’ 경제논리에 풀리나

    교육권 지킨 ‘착한 규제’ 경제논리에 풀리나

    “대통령도 직접 와서 보시면 왜 문제인지 아실 텐데….” 백영현 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덕성여중 건물 6층에서 담장 밖 공터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옛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였던 3만 7000여㎡ 땅에 대한항공이 ‘7성급 호텔’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유해업소가 없는 관광호텔은 학교 인근에 지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고 지난 27일 발표하면서 덕성여중은 호텔과 ‘불편한 이웃’이 될 공산이 커졌다. 백 교장은 “호텔이 들어서면 아이들의 교육권이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며 “외국 정상이 수시로 투숙하면 하루가 멀다 하고 경호 목적으로 보안 인력이 들어와 수업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손톱 밑 가시’의 상징으로 ‘학교 주변 관광호텔 건설 제한’을 지목한 데 대해 교육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호텔을 지으면 상권이 커지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이유로 숙박업계와 지역 상인들은 반긴다. 하지만 경제논리와 교육논리가 맞선 현안인데도 ‘규제는 죄악’이라는 대통령의 말에 일방통행 식으로 추진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상반기 중 유해시설(단란주점, 도박장 등) 없는 관광호텔을 학교 인근 상대정화구역(학교로부터 50~100m) 내에 지을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숙박업 자체가 유해한 것이 아니라 불법적 성매매 등이 자행돼 나쁜 것”이라면서 “호텔을 짓되 불법 행위는 경찰이 단속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계와 학부모의 생각은 다르다. 관광호텔 내 유해업소 입점만 허락하지 않아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초등학교 인근 호텔 건립을 반대해 온 이종훈 양평한신아파트 입주자 대표협의회장은 “호텔에 묵는 외국인을 겨냥한 유흥업소가 우후죽순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규모 관광호텔들이 불법 대실(숙박을 하지 않고 몇 시간 동안만 머무는 형태) 영업을 해 ‘러브호텔’처럼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법규상 사각지대도 지적된다. 법이 개정돼도 절대정화구역(학교 정문 기준 반경 50m 이내) 내에는 호텔을 지을 수 없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덕성여중의 경우 정문에서 호텔 부지는 60m 거리이지만 학교 뒤편과 호텔은 맞닿아 있다. 물론 규제 완화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기 용인의 P아파트 단지에서는 관광호텔이 들어서는 문제를 두고 주민들이 양분됐다. 분양사무실 관계자는 “호텔이 생기면 죽전역까지 상권이 이어져 호재가 될 것”이라며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유해물을 접하는데 호텔로 악영향을 받는다는 건 비약”이라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무작정 반대하면 교육계의 이기주의로 비칠까 봐 조심스럽다”면서도 “아이들이 유해 환경에 노출될까 우려하는 학부모들을 안심시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정부 “주민 반대 호텔 승인” 지자체에 권고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개혁’ 주문 이후 정부가 주민 반대에 부딪힌 민간기업의 사업을 승인하라고 자치단체에 권고하고 나섰다. 안전행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경옥 2차관 주재로 제6차 ‘지방규제개선위원회’를 열고, 영등포구에 ‘한승투자개발’이 추진하고 있는 관광호텔 설립 계획을 조속히 승인하도록 권고했다. 이 회의는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 점검회의’에서 제기된 규제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영등포구청 행정국장과 한승투자개발 임원 등도 배석했다. 한승투자개발은 사업비 600억원을 들여 영등포구 양평로 136 일대에 300여 객실 규모의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7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협의회는 호텔의 위치가 당산초등학교 등 인근 5개교와 가까워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는 유해환경에 해당한다며 반대해왔다. 회사 측은 유해환경이 없는 가족호텔임을 강조하며 주민 동의를 요청한 상태다. 안행부의 승인 권고에 따라 영등포구는 회사 측과 주민들 간의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한승투자개발 측의 주민설명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편 안행부는 이날 시도와 시·군·구 부단체장 영상회의를 열어 규제개혁 장관회의 후속조치에 대한 이행 지침을 전달했다. 안행부는 자치단체의 각종 위원회 심의로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서면심의 확대, 회의 수시개최 등 제도 개선을 확대키로 했다. 또 법령상 문제가 없음에도 주민 민원을 이유로 허가를 지연시키지 못하도록 특별감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경옥 2차관은 “지자체 규제 중 기업인들의 애로 제기 빈도가 가장 높은 부분이 일선 공무원들의 규제 행태”라며 “지자체가 앞장서 잘못된 규제를 철폐해달라”고 주문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봉화 ‘호랑이 숲’ 무산 위기

    봉화 ‘호랑이 숲’ 무산 위기

    ‘호랑이 숲 조성’ 사업이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산림청은 2016년 4, 5월쯤 문을 열 예정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일원 5179㏊) 내에 호랑이 숲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수목원 탐방객에게 한반도에서 멸종된 백두산 호랑이를 가까이서 볼 기회를 제공하고 종 보존과 번식 및 연구도 함께 추진하기 위해서다. 임야 5㏊에 호랑이 숲을 조성하고, 호랑이 암수 5쌍이 생활할 수 있는 침실과 안전펜스 등을 설치한다. 5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산림청은 백두산 호랑이 4마리를 관리하고 있다. 1마리는 광릉수목원에서 사육하고 있으며, 3마리는 대전 동물원(오월드)에 위탁·관리 중이다. 종 번식 및 연구를 위해 최대 10마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올해 상반기 수목원 내 임야 0.6㏊에 호랑이 4마리를 풀어놓기로 했던 당초 호랑이 숲 조성 계획(설계) 등을 변경한 뒤 바로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야당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관련 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호랑이 숲 조성 계획이 표류하게 됐다. 환경단체는 산림청이 호랑이 숲 조성으로 과거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 멧돼지 방사 실패 사례를 답습할 우려가 있는 데다 민간이 운영하는 동물원과 큰 차이가 없는 사업에 정부가 나서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생동식물의 종 보존과 복원 연구를 맡은 환경부도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산림청이 독자적으로 호랑이 종 보존과 연구에 새롭게 뛰어드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부처 간 영역 다툼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봉화군과 지역 주민들은 호랑이 숲 조성은 정부의 약속인 만큼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호랑이 숲에 대한 군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면서 “정부가 이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으로 믿지만 만약 이를 어길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호랑이 숲 조성을 위해 환경단체와 야당 국회의원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설득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두산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500여마리가 야생에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선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남한에서는 1924년 전남지역에서 6마리가 포획된 것을 마지막으로 멸종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생큐! 시진핑

    생큐! 시진핑

    중국이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합병 결정을 사실상 묵인하면서 중·러 양국이 어느 때보다 강한 ‘밀월’을 과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대통령은 지난 18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가진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크림자치공화국 문제에 있어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해준 중국에 감사한다”며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했다고 관영 환구시보가 19일 보도했다. 서방의 반발을 무릅쓰고 크림자치공화국에 대한 합병 의지를 선포하는 자리에서 중국을 콕 집어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격렬히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립을 표방하는 식으로 사실상 러시아를 지원해왔다. 지난 15일 크림자치공화국 주민투표 무효 결의안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에서도 15개국 중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졌다. 중국이 크림반도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지지하면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타이완 등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막을 명분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중국의 기권은 사실상 러시아를 지원한 측면이 강하다는 평이 나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던 빅토르 야누코비치의 방중 때 주권과 영토의 완전한 보존 문제 등에서 상호 지지한다는 내용의 연합성명도 발표했으나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로 합병되는 과정에서 시종 침묵으로 일관했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는 이제 누가 자신의 ‘진정한 친구’인지를 알게 됐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다만 중국이 선언한 책임지는 ‘대국 외교’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새정치연합 정책노선 ‘탈DJ·盧 지우기’ 충돌

    새정치연합 정책노선 ‘탈DJ·盧 지우기’ 충돌

    통합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체성을 담은 정강·정책을 놓고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의 노선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발기취지문 등에서 중도노선을 취하고 있는 안 의원 측의 입장을 상당 부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통일·외교·안보, 복지·경제 분야 등 각론에 들어가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기존 정강·정책에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과만 언급하고 있는 데 대해 안 의원 측이 박정희 정권의 7·4 공동선언과의 형평성을 문제 삼고 나서 신당의 좌표 설정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60년간 이어져 온 민주당 노선에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18일 서울 여의도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정강·정책분과위원회 회의를 열고 양측이 마련한 정강·정책 초안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에 제시한 정강·정책 초안에는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등을 존중·승계한다’는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안 의원 측 윤영관 공동분과위원장은 “과거의 소모적, 비생산적인 이념 논쟁은 피하는 게 좋다”며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민주당으로선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핵심적 성과를 부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물러날 수 없는 부분이다. 논란이 커지자 안 의원 측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6·15 남북공동선언이나 10·4 남북정상선언을 존중하지 않아서 뺀 것은 아니다. 7·4 공동선언은 왜 없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특정 사건을 늘어놓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 측이 그동안 중도 노선을 취해 왔던 만큼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성과를 담으려면 박정희 정권의 공도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 이어 새해 첫날에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고 민주화 세력뿐 아니라 산업화 세력도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민주당 측 정강·정책분과위원인 홍종학 의원은 “7·4 공동선언도 정강·정책에 넣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해 조율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러나 친노무현·DJ계 등 강경파가 ‘노무현 흔적 지우기’, ‘탈DJ’라고 반발하면서 양측이 접점을 찾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지원 의원은 “논쟁을 피하고자 좋은 역사, 업적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권노갑·정동영 등 민주당 원내 상임고문들도 이날 안 의원과의 만찬 자리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 측은 처음 제시한 초안에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도 넣지 않았으나 논란이 커지자 정강·정책 전문에 기술하기로 한발 물러섰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전주교도소 이전부지 공모 방식으로 확정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전주교도소 이전부지가 전국 최초로 공모 방식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전주시는 이달 말부터 90일가량 공모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오는 7월 선정위원회를 구성, 2∼3개 지역으로 이전부지를 압축하고 법무부와 협의해 최종 후보지를 결정한다. 법무부와 시는 2017년 교도소 신축공사에 들어가 2019년 완공할 계획이다. 시가 공모방식을 선택한 것은 교도소가 대표적인 혐오·기피 시설로 인식돼 지자체에서 이전부지를 확정할 경우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시가 상림동 일대로 교도소 이전부지를 확정해 법무부에 추천했으나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또 2000년 전주시가 공모 방식으로 주민의 동의를 얻어 광역매립장을 삼천동 일대로 이전하는 데 성공했던 선례를 준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 여론 조사한 결과 교도소 이전부지 공모에 6곳이 참여할 의사가 있는 것도 배경이 됐다. 특히 법무부도 전주교도소가 공모를 통해 처음 이전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판단,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그동안 “교도소는 혐오시설이 아닌 만큼 인센티브는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 인센티브는 직접 지원이 아닌 마을 진입로 개설, 도시가스 공급, 상하수도 개설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미·러 新냉전 가속… ‘경제 전쟁’ 가시화

    미·러 新냉전 가속… ‘경제 전쟁’ 가시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공화국 총리가 18일 ‘러시아·크림 합병 조약’을 전격 체결하면서 세계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조약을 최종 비준할 러시아 상·하원이 푸틴에게 장악돼 있어 푸틴이 의도적으로 속도조절을 하지 않는 한 서방과 러시아의 대치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푸틴은 이날 비준을 호소하는 의회 연설에서 서방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위대에 축출된 것을 서방의 ‘음모’로 판단했다.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크림 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을 언급하며 “세바스토폴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편입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분리독립했듯이 이제 크림도 주민들의 뜻에 따라 분리돼 러시아로 귀속되는 것”이라면서 “서방이 옛 소련 국가들을 향해 넘어서면 안 되는 선을 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이 합병을 밀어붙이고, 미국 등 서방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크림 반도의 위기는 세계 각국을 ‘친러’ 또는 ‘반러’로 나누는 ‘신냉전’ 시대로 몰아넣게 됐다. 미국과 옛 소련에 무조건 줄을 서야 했던 냉전 시대만큼 엄혹하진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행동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은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곤두박질치면서 냉전 시대의 메아리가 들려온다”며 현재의 상황을 묘사했다.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G8 회원국은 러시아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한 뒤 “우리(서방)는 집단 방위를 지키기 위한 기구인 나토를 갖고 있으며, 동맹국으로서 미국은 나토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럽 군사 연합체인 나토가 전쟁에 나서면 미국도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러시아 관료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제재 방안을 마련한 데 반해 중국은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며 사실상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신냉전의 그림자가 아시아에도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8대 무역국인 한국도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기조를 유지해야 할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고민스러운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더욱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에 머물지 않을 태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변하지 않는다면 추가 제재에서 어떤 개인이나 행위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권 실세는 물론 푸틴의 ‘돈줄’인 국영기업 사장들도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푸틴을 직접 블랙리스트에 올릴 가능성도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 제재다. 미국과 EU가 구상하고 있는 경제 제재는 세계무역기구(WTO) 등과 같은 경제기구에서의 러시아 퇴출, 대러 수출입 금지, 은행과 거대 국영기업의 금융 거래 차단 등이다. 경제 제재는 ‘양날의 칼’이어서 서방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그러나 지금처럼 러시아가 서방의 경고를 무시하고 합병 절차를 몰아붙인다면 서방도 러시아에 치명상을 주는 ‘칼’을 뽑아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크림반도 독립국가 인정 서명에 오바마, 푸틴 직접 제재할까

    ‘러시아 크림반도 독립국가 인정’ 우크라이나 사태에 반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인사 11명을 제재하기로 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제재 대상에 포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를 다루는 방향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에서 어떤 개인이나 행위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직설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제재를 받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카니 대변인은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이 제재 대상에서 빠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역시 직답을 회피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상황 전개에 따라 무엇이 올바른 조치인지 평가할 것이다. 누가 다음 제재 대상이 될지 암시하거나 시사하는 게임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지도자 11명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EO)을 발동했다. 한 고위 관리는 이날 오전 푸틴 대통령이 명단에 없는 것과 관련해 “외국의 국가원수를 직접 겨냥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관리는 “그렇지만 제재 대상 명단에 오른 러시아 고위 관료 7명의 면면을 보면 알듯이 이들은 푸틴 대통령과 매우 근접해 있는 인사들”이라며 “크림 정책을 자문하거나 지원하고 이를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측근이나 ‘패거리’, ‘족벌’ 등을 의미하는 ‘크로니’(crony)라고 표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17일 크림반도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크림 공화국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푸틴 크림 독립국가 인정 서명 소식에 네티즌들은 “푸틴 크림 독립국가 인정 서명, 거침없는 러시아네”, “푸틴 크림 독립국가 인정 서명, 미국이 어떻게 나올까”, “푸틴 크림 독립국가 인정 서명, 상황이 정말 빠르게 돌아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크림 주민 96.8% “러에 편입”… 美·EU “무효”

    크림자치공화국이 주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로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23년 만에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영토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가 배후 조종한 불법 투표”라며 강하게 반발해 크림반도에서의 전쟁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크림자치공화국의 미하일 말리셰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주민투표 최종 집계 결과 96.77%가 러시아 귀속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민투표에는 약 153만명의 유권자 중 83%가 참여했다. 크림반도의 소수민족으로 인구의 12%를 차지하는 타타르계 주민들은 투표를 거부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자치공화국 총리는 대중 앞에 서서 “우리는 집(러시아)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주민투표를 통해 일단 크림반도 내에서는 러시아로의 귀속이 확정됐다. 오는 21일 러시아 하원에서의 심의를 시작으로 상원 심의를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 합병의 법적인 절차가 마무리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즉각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도 러시아 군대가 크림반도를 이달 초부터 사실상 무력 점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주민투표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결과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크림의 불법, 위법한 주민투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크림 의회는 서방의 비난에도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러시아에 합병 요청을 보내는 등 러시아로의 귀속 절차를 서둘러 추진했다. 의회는 반도 내 모든 우크라이나 자산을 크림이 국유화한다고 선언하는 한편, 러시아의 루블화가 제2통화로서 우크라이나의 흐리브냐화와 함께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크림반도 내의 우크라이나 군을 해산한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크림공화국에 충성하거나 반도를 떠나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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