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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권광장] 대한민국 미래는 지방분권 실현에 달려 있다/이시종 충북도지사

    [분권광장] 대한민국 미래는 지방분권 실현에 달려 있다/이시종 충북도지사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 국민들은 대통령이 약속한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통령 권력집중에 따른 국정 폐해를 반복 경험한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지방분권이 되어야 온전한 지방자치가 가능하고,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운영체계가 신축적이어야 하고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중앙집권체제와 단일성보다는 지방분권체제와 다양성이 우월하다는 것은 민주주의 역사를 통해 이미 검증된 일이다. 필자는 임명제 영월군수와 충주시장, 민선 충주시장 그리고 현재 충북도지사로 지방자치의 최일선을 지켜왔다. 지방자치가 어느 정도 성숙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온전한 지방자치와는 거리가 멀다. 입법권은 철저히 중앙정부와 국회가 독점하고 있고, 국세와 지방세 비중은 8대2 정도로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아무런 사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직·인사도 중앙정부가 정해준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가 되려면 국가운영체계를 지방분권국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헌법을 바꿔야 하고, 관련 법령과 관행을 바꿔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대통령이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분권형 개헌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개정 헌법에는 지방분권국가로서의 의지가 천명돼야 한다. 개헌 내용은 중앙권력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보다 지방분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방분권이 잘 돼 있으면 내각제든 대통령제든 그것은 문제가 안 된다. 지방분권만 되면 대통령제가 됐든 내각제가 됐든 둘 다 정답이고, 지방분권이 안 된 상태에서는 대통령제가 됐든 내각제가 됐든 둘 다 오답이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991년 청주시는 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정보공개 조례를 제정했다. 중앙정부는 청주시가 법에 없는 일을 했다고 반발했지만 대법원은 청주시 손을 들어 줬고, 결국 1996년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이어졌다. 26년이 지난 지금도 입법권은 여전히 국회와 정부가 독점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가 독점한 법령의 범위를 벗어나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특성에 맞는 시책을 발굴하고 제도화할 수 없다. 이래서는 급변하는 행정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없다. 지방에 입법권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다. 충북도는 매년 반복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올해 시·도 중 처음으로 겨울철 오리사육휴지기제를 전격 실시한다. 그러나 부족한 재정 형편상 일부 농가만 선별해서 추진한다. 더 확대하려면 국비를 받아와야 하는데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재정 여건이 충분해서 규모를 확대했다면 더 좋은 성공 사례를 창출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세와 지방세 비중 8대2 구조를 6대4까지 바꿔야 한다. 국세와 지방세 종류를 재조정하고 지방에 과세자주권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구변화, 소득 양극화, 남북 문제,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 복잡한 국제정세 등등 어느 하나 녹록지가 않다. 이 난제들을 슬기롭게 헤치고 대한민국이 선진민주국가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대한민국을 온전한 지방자치가 실현되는 지방분권국가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30여년에 걸쳐 지방자치를 실천해 왔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을 더이상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는 행동할 수 없는 능력부족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 보육교사 휴식 보장·해외연수…아이들이 행복해지네요

    보육교사 휴식 보장·해외연수…아이들이 행복해지네요

    “어린이집 근무 환경이 좋아지니 외적인 것은 신경 쓸 필요 없이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서울시 동작구청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강주영씨는 지난 8일 밝은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경력 9년차인 그는 최근 동작구 내 다른 어린이집에서 일하다가 승진해 이곳으로 발령받았다. 동작구는 어린이집에서 직접 교사를 뽑는 다른 구와 다르게 ‘보육청’에서 보육교사를 통합 채용해 관리한다. 보육청에서 보육교사를 정기채용하고 교육을 한 후 구내 어린이집에 발령을 내는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 교사들은 ‘동작구립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니라 ‘동작구 국공립 어린이집 선생님’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이는 동작구가 지난해 시작한 ‘보육청’ 사업 덕분이다. 보육청은 기존의 육아종합지원센터 기능을 강화해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구내 어린이집 지원을 전문화하고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기준 구내 국공립 어린이집 53곳 중 39곳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보육청은 보육교사 승진제도도 도입했다. 경력에 따라 보육교사(3년), 주임교사(5년), 선임교사(5년)로 승진할 수 있으며 원장 공개경쟁 채용에도 참여할 수 있다. 보육청 승진제도의 첫 결실로 지난해에는 은하어린이집의 안명선 선임교사가 주임교사에서부터 경력을 쌓아 보육청 소속 교사 중 처음으로 신규 원장으로 임명됐다. 강씨는 “승진 제도가 도입되면서 그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배우는 점이 많아진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목표점이 생겼다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승진제도 도입으로 직업 안정성도 높아졌다. 국공립 보육교사의 인건비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범위에서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는 한편 나머지는 원에서 지급해야 한다. 동작구는 다른 자치구와 비교했을 때 구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많은 편이다.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한 수당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지역 내 어린이집이라면 국공립이나 민간에 상관없이 경력을 인정해 장기근속 수당도 지급한다. 강씨는 “보통 다른 지역에서는 보육교사들이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직장을 얻으려고 해도 경력이 많으면 오히려 재취업이 어렵다”면서 “어린이집에서 경력이 많을수록 보육교사의 인건비를 많이 줘야 해서 꺼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씨는 “동작구는 경력이 많아도 아이를 낳은 뒤 재취업할 수 있어 불안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그뿐만 아니라 보육청에서는 보육교사가 언제든지 휴가를 가더라도 대체교사를 투입할 수 있도록 인력 풀을 마련해 놨다. 우수 보육교사를 선발해 연 1회 국외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호주에 17명, 올해는 북유럽에 34명의 교사가 연수를 다녀왔다. 보조교사 경력 4년차인 이예솔씨는 “다른 구 어린이집에서도 1년 정도 근무했는데 동작구가 교사에 대한 배려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작구가 이같이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에 힘쓰는 이유는 ‘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지금까지 추진한 보육 정책 중 ‘보육교사에게 신바람 나는 근무 환경 조성’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부심을 나타냈다. 보육청을 통한 보육교사 통합 채용이 처음부터 녹록했던 것은 아니다. 구청장이 보육교사까지 통제하려 한다는 구의회 등의 반발이 있었다. 이에 동작구는 국공립 원장을 포함한 채용위원회를 구성해 보육교사를 선발하고 배치할 때 의견을 반영하도록 했다.●내년 국공립 보육률 50%로 확대 초기 우려와 달리 현재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한다. 오경미 동작구청 어린이집 원장은 “교사 채용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구에서 직접 통합 채용하니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면서 “보육청에서 선생님들을 교육까지 시켜서 내보내 주니 교사의 평균 수준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만큼 학부모의 신뢰도도 높아졌다. 예전에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바뀐다고 하면 ‘어떤 교사가 올까’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는 보육청에서 검증한 교사들이 다른 구립 어린이집에서 전보로 이동해 온 것이라 믿음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이 구청장은 “어린이집 근무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면서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자유롭게 연가를 쓰고 언제든 쉴 수 있도록 보육청 대체 교사 인력풀을 활용한 ‘연차휴가 자율사용제’를 전체 구립 어린이집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근무 시간에 ‘1시간 휴게 시간’을 보장해 ‘쉼표가 있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동작구는 지난 8월 구립어린이집 6곳을 대상으로 이 같은 휴게시간 보장제도와 연차휴가 자율사용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부모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보육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서울 지역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은 어디’라고 생각할 때 동작구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작구는 내년까지 어린이집 대상 아이들 2명 중 1명은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도록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구는 2015년 국공립 어린이집 6곳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해 5곳, 올해 9곳을 늘렸다. 내년에 5개 시설이 문을 열 예정이다.●육아 정보 공유 ‘맘스하트 카페’ 오픈 지난 5월에는 흑석동 주민센터 2층에 공동육아 공간인 ‘맘스하트 카페’ 1호점을 열었다. 부모들이 모여 육아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가가 진행하는 보육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대신 집에서 돌보는 부모들에게 필요한 장소라는 설명이다. 구는 흑석동의 1호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상도·노량진, 대방·신대방, 사당 등 권역별 1개씩 총 4곳에 맘스하트 카페를 만들 계획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지 못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민간 어린이집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면 보육비를 전부 국가에서 부담하는 반면 민간 어린이집은 4만~5만원의 부모부담금을 내야 한다”면서 “내년에는 이런 부분에서 민간 어린이집에 다니는 부모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구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많은 가정 어린이집이 늦게까지 남아 있는 아이들을 위해 냉난방이 필요한데, 연료비 감당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어린이집 원장들이 운영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안전하게 잘 기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내년에 보육 관련 예산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아의 건강을 위한 환경과 먹을거리도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구는 총 4300여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관내 어린이집 224곳에 연말까지 공기청정기 650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각 어린이집에 최대 3대까지 렌트 형식으로 지원해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이에 따른 비용도 모두 지원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전체 보육시설로 확대된다. 매년 어린이집 조리사를 대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고 건강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경연대회도 열고 있다. 학부모와 아이들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눈으로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먹는 음식을 확인하다 보니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지난 9월에는 찾아가는 장난감 대여점 ‘토이즐’을 운영하고 있다. 동작구에는 상도동 ‘국주도서관’과 ‘사당영유아돌보미센터’에 장난감 대여소가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민원이 많았던 데 따른 것이다. 동작구 만 5세 이하 아동이면 누구나 대여 가능하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현장 행정] 1200포기 꽉 찬 나눔…情 가득한 도봉 텃밭

    [현장 행정] 1200포기 꽉 찬 나눔…情 가득한 도봉 텃밭

    “도봉구 텃밭에서는 이웃을 생각하는 공동체성을 발견할 수 있죠.” 서울 도봉구 쌍문동 덕성여대 후문 인근에 있는 9296㎡(약 2812평)의 땅은 2011년까지 방치돼 있었다. 덕성여대가 학교 체육시설로 골프장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산림이 훼손되면서 주민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이 땅을 도봉구가 임대해 친환경 나눔텃밭으로 주민들에게 분양했다. ‘주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직접 가꾸는 도시농업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이동진 도봉구청장의 아이디어였다. 지난 22일 이 구청장은 나눔텃밭에서 진행된 ‘저소득 가정 돕기 사랑나눔 김장행사‘에 참여했다. 비닐 옷에 앞치마를 하고 비닐 모자까지 쓴 채였다. 6년째 김장행사에 참석한 이 구청장은 40여명의 주민 사이에 들어가 능숙하게 절인 배추에 김칫소를 버무렸다. 나눔텃밭은 매년 3월 인터넷으로 신청받아 모집한다. 전산 추첨을 거쳐 주민들에게 유상으로 분양한다. 평균 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경작 포기로 인한 유휴지 발생을 방지하고 민간 텃밭 운영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최소한의 가격(6만원)으로 분양한다. 이렇게 얻은 이익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된다. 텃밭은 4월부터 11월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참여주민에게는 개장일에 모종을 지급하고 농업용수와 퇴비를 지원한다. 또한 농기구가 상시 비치돼 친환경농법도 배울 수 있다. 현재 445명의 주민이 텃밭을 분양받아 배추 등을 키우고 있으며 직접 수확한 배추를 김장행사에 기부했다. 이날 김장행사에는 배추 1200포기로 김장 김치를 담갔다. 250박스를 지역의 홀몸 어르신, 한부모 가정 등 저소득 가정에 전달했다. 지난달 도봉동 친환경 영농체험장에서 수확한 쌀 8㎏짜리 31포를 구립 경로당에 지원하는 기증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김장 봉사에 참석한 이정림(56)씨는 “농약을 뿌리지 않고 친환경으로 키운 배추라 크기도 작고 모양도 볼품없지만 맛은 보장한다”며 “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직접 김치까지 담가서 나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텃밭 분양비는 물론 텃밭에서 나온 수확물까지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김장 행사 역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며 “주민들이 텃밭에서 작물을 기르는 것 자체에도 기쁨을 느끼겠지만, 수확한 배추를 이웃을 위해 기증하고 자원봉사하는 것은 텃밭의 공동체성을 발견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믈라디치 ‘뒤늦은 단죄’… 유족들 22년 한맺힌 눈물

    믈라디치 ‘뒤늦은 단죄’… 유족들 22년 한맺힌 눈물

    22일(현지시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북동부의 스레브레니차 마을, 1995년 7월 집단학살의 광풍이 휩쓸었던 스레브레니차 대학살 당시 잔인하게 살해된 희생자 유가족들은 인근 포토차리에 건설된 학살 추모 센터에 함께 모여 대형 스크린을 숨죽인 채 주시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유엔 산하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라트코 믈라디치 전 세르비아계군 사령관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한 순간 마을은 주민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센터에 모인 유가족들도 손뼉을 치며 환호했으며 일부 여성들은 회한과 기쁨이 뒤섞인 울음을 터뜨렸다. 스레브레니차에서 남편과 아들, 아버지를 한꺼번에 잃은 네드치바 살리호비치라는 “내 아들을 죽인 믈라디치가 이제 헤이그에서 죽게 됐다”며 “정의가 실현돼 기쁘다”고 말했다. 학살 당시 42명의 일가친척을 잃은 아이사 우미로비치는 “그가 저지른 잔악 행위에 비하면 종신형 선고도 충분치 않다”고 분노했다.‘스레브레니차 학살’은 1992년부터 3년 동안 이어진 보스니아 내전의 대표적인 인종 청소 사건이다. 1995년 7월 당시 유엔은 이곳을 안전지역으로 선포했으나 믈라디치 군사령관이 이끄는 세르비아계군은 이슬람계 남성 주민 8000여명을 무자비하게 몰살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참혹한 학살로 꼽혔다. 보스니아는 내전이 끝난 뒤 스레브레니차에서 학살된 사람들의 유골을 발굴하고 희생자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여 왔지만 아직도 1000여명은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스레브레니차를 비롯해 보스니아에서는 내전으로 20만명이 숨지고, 18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믈라디치는 보스니아 대학살을 저지른 지 무려 22년 만에 죗값을 치르게 됐다. 그는 올해 74살이다. 믈라디치는 1965년 유고연방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마케도니아에서 소대장으로 군 경력을 시작했다. 1990년 당이 해체될 때까지 유고슬라비아 공산당원의 신분을 유지했던 그는 1991년 크로아티아가 유고연방에서 독립을 선언하자 연방군을 이끌고 혁혁한 무공을 세웠으나 크로아티아의 독립을 막지는 못했다. 이후 보스니아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 이어 1992년 유고 연방에서 탈퇴해 독립을 강행했다. 그러나 보스니아에 거주하고 있던 세르비아계와 연방의 중추였던 세르비아가 이에 반발하며 내전이 벌어졌다. 국제사회가 보스니아를 독립국으로 인정하자 믈라디치의 신분은 유고연방의 정부군에서 반군 사령관으로 바뀌었다. 그는 내전이 한창이던 1994년 당시 23살 딸 아나가 자신의 권총으로 자살하자 대학살을 지시하는 잔혹한 학살자로 돌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나의 자살 원인은 자신의 만행을 다룬 신문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아 자살했다는 설과, 전쟁으로 우울증을 겪다가 자살했다는 설이 엇갈린다 믈라디치는 전쟁 직후인 1995년 유엔전범재판소에 넘겨졌지만, 16년 도피 생활 끝에 2011년 5월 체포됐다. 믈라디치가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추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세르비아 정부의 비호 덕분이었다. 내전 종식 이후 줄곧 학살에 대한 책임을 부인해 오던 세르비아는 스레브레니차 학살 등 내전 뒤처리 미숙을 이유로 유럽연합(EU) 가입 승인이 거부당하자 적극적으로 전범 체포에 나서기 시작했다. 세르비아군이 운영하는 온천·사냥 리조트에서 호화로운 도피 생활을 하던 믈라디치는 2011년 세르비아 북부 라자레보에서 세르비아 사법부에 의해 검거됐다. EU는 그동안 그의 체포를 세르비아의 EU 가입 조건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세르비아는 EU 가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YS, 역사 바로세우기로 군사독재 청산”

    “YS, 역사 바로세우기로 군사독재 청산”

    “한국, 미래로 나가게 하는 힘은 통합·화합이란 걸 잊지 않겠다” MB·朴정부 적폐청산 계속 시사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에서 “대한민국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국민의 화합과 통합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도 민주화의 노정에서 김영삼 정부 시절 이뤄진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누적된 ‘적폐청산’ 작업에 대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는 과정은 불가피하며, 이는 정치보복이 아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통합과 화합의 밑거름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2주기 추도식에서 “문민정부가 연 민주주의의 지평 속에서 대통령님이 남기신 ‘통합’과 ‘화합’이라는 마지막 유훈을 되새긴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 역사에 우뚝 솟은 거대한 산 아래에 함께 모였다”고 입을 뗐다. 이어 “문민정부가 민주주의 역사에 남긴 가치와 의미는 결코 폄하되거나 축소될 수 없다”며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항쟁, 6월항쟁이 역사에서 제자리를 찾았던 때가 바로 문민정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임 후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5월 13일 담화문에서 ‘문민정부의 출범과 그 개혁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과 정의에 기초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군사독재시대에 대한 역사적 청산이 이뤄졌고, 군의 사조직을 척결하고, 광주 학살의 책임자를 법정에 세웠다”면서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는 경제정의의 출발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신속했던 개혁의 원동력은 민주화와 함께 커진 국민의 역량과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었다”며 “문민시대는 민주주의를 상식으로 여기는 세대를 길러냈고, 권력의 부당한 강요와 명령에 맞서고 정의롭지 못한 정치를 거부하는 깨어 있는 시민이 늘어났다. 문민정부 이후 더 나은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에 앞서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했다. 추도식에는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홍걸씨 등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베트남을 방문 중인 홍준표 대표 대신 정우택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송재형 서울시의원 “박원순 시장 정책 남발로 ‘과로특별시’ 초래”

    송재형 서울시의원 “박원순 시장 정책 남발로 ‘과로특별시’ 초래”

    서울시의회 자유한국당 송재형 의원(강동)은 20일 제277회 정례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즉흥적인 정책 남발과 협치라는 명목 하에 이뤄지는 시민단체의 횡포 등을 지적했다. 지난 9월, 서울시의 20대 공무원이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 그 근본적 원인이 서울시의 잘못된 정책에 있음을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모두 16번의 조례 개정을 통해 1,861명의 공무원을 증원시켰다. 이는 역대 어느 시장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한 충원이다. 송 의원은 이로 인해 공무원들의 승진기회가 감소하고 동료간 과열경쟁과 과잉충성을 야기해, 공무원들의 불만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또한 서울시의 민간위탁사무가 350여개에 이르며, 그중 박시장 취임 이후 새롭게 민간위탁된 사업이 127건으로 전체의 36.3%를 차지하고 있는 문제도 지적됐다. 서울시는 최근 53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노들섬 특화공간조성사업’을 민간위탁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무늬만 공모과정을 거쳤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지금이라도 당장 무분별한 민간위탁 추진과 공공기관 설립을 중단하고, 민간위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을 요구했다. 송 의원은 서민을 내쫓는 도시재생(젠트리피케이션)과 서민의 발목을 잡는 경전철 사업의 문제도 언급했다. ‘서울로 7017’의 경우, 주변 임대료가 대폭 상승해 기존의 상인들을 내쫓는 결과를 야기했으며, 성수동 수제화·카페 골목, 서울숲 인근, 성곽마을 등 도시재생·개발 프로젝트들도 결국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원주민 퇴출이라는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에 대해서도 혁신학교 문제와 ‘학생인권종합계획’의 문제에 관한 지적이 이어졌다. 감사 결과, 전국 혁신고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일반고 평균보다 3배나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송 의원은 조 교육감이 주도한 혁신학교가, 목표로 했던 공교육 정상화에 과연 얼마나 공헌해 왔는지 공정하게 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지난 2일 발표된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대한 교육계의 반발과 우려에 대해 언급하며, 교육의 이념화· 정치화를 조장하는 ‘학생인권종합계획’은 즉각 재검토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주 사드 반대 충돌… 20여명 부상

    성주 사드 반대 충돌… 20여명 부상

    21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 앞에서 건설 장비·자재를 실은 트럭이 경찰 호위 속에 진발교를 통과하다 반발하는 시민들에 막혀 멈춰선 가운데, 한 주민이 차량에 올라 경찰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경찰은 이날 62개 중대 5000여명을 동원해 길을 막고 있던 주민 등 10여명을 강제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주민 등 20여명이 상처를 입었다. 이번 충돌은 지난 4월 26일 발사대 2기 등 배치, 9월 7일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때에 이어 세 번째다. 국방부가 이날 반입한 물품은 한·미 장병 숙소 시설 교체에 사용할 굴착기, 제설차, 염화칼슘 차량, 모래, 급수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인천시 국공립 어린이집 대폭 확충

    인천지역 국공립 어린이집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15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을 현재 150곳에서 300곳으로 2배 확충할 계획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40% 달성과 맥을 같이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계획이 완료되면 인천지역 전체 어린이집 가운데 국공립 비율은 6.7%에서 13.4%로, 이용률은 10.7%에서 21.2%로 증가한다. 이 사업에는 878억원이 투입되며 정부가 439억원(50%), 시 306억원(35%), 구·군이 133억원(15%)을 부담할 예정이다. 시는 150곳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해 재정 부담이 큰 신축을 최소화하고 기존 사립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특히 국공립 전환에 대한 주민들의 요청이 높은 아파트단지 내 사립 어린이집이 최우선 대상지다. 하지만 국공립 어린이집 전환에 대해 사립 어린이집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사립 어린이집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SNS로 카탈루냐 독립 부추겼다”… 러, 이번엔 ‘유럽 스캔들’

    “가짜 계정 80% 러·베네수엘라… 투표 앞두고 독립 주장 퍼날라”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에는 SNS를 이용해 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여론을 부추겼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가디언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국방·외무장관 회담에서 마리아 돌로레스 데 코스페달 스페인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공공기관과 민간단체들이 독립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유럽의 불안정을 야기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러시아 개입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주민투표 관련 수사에서 파악한 SNS 가짜 계정 중 절반이 러시아, 나머지 30%가 베네수엘라에 근거지를 둔 계정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카탈루냐 분리독립 과정에서 러시아어와 스페인어로 된 가짜 뉴스가 인터넷상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탈루냐 의회가 독립을 선언했던 지난달 27일에는 “세계 강대국들이 유럽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이 러시아어 사이트 폴리트 에크스퍼르트를 장식했으며 페이스북에는 “EU 관료들이 카탈루냐의 폭력을 지지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은 러시아에서 개설된 SNS 계정들이 지난달 1일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나 정치인들의 발언과 관련 뉴스를 반복적으로 퍼 나른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투데이와 스푸트니크 등 관영 성격이 짙은 러시아 언론들도 스페인어 서비스를 통해 분리독립 여론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SNS 여론몰이가 러시아 정부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스티스 장관은 “국가안보를 방해하려는 공적 또는 사적일 수 있는 특정 실체가 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러시아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 해커들이 EU를 목표로 공격하고 있으며, (이런 행동들의) 목적은 EU를 쇠약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런 종류의 징후에 대해 경계해야 하며 EU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일 커티스 마이클 스캐퍼로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최고사령관은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담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카탈루냐 선거 개입 주장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다른 국가에 러시아가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걱정한다”며 “다른 나라에 대한 간섭을 멈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카탈루냐 분리독립파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유럽의회의 카탈루냐유럽민주당 소속 라몬 트레모사 의원은 “러시아가 카탈루냐 주민투표에 어떤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해 시민·단체 “신공항 건설 땐 소음도시… 8만여명 피해”

    김해 시민·단체 “신공항 건설 땐 소음도시… 8만여명 피해”

    김해신공항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는 경남 김해시 시민·단체·정치권의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해신공항은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만드는 국책사업이다. 활주로 1개, 국제선터미널 등을 건설해 24시간 운영하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만들 계획이다. 김해 지역 시민·단체 등은 “항공기 운항이 늘어나면 소음 피해가 심각해질 게 뻔하다”며 김해신공항 계획 백지화와 신공항 입지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신공항 유력 입지가 아니었던 김해공항이 선정된 것은 정치적 타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해 정치권과 김해시, 경남도도 김해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소음 대책을 세운 뒤 김해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했다.정부는 김해신공항 건설은 영남 지역 5개 광역자치단체가 합의해 타당성 검토 용역을 거친 끝에 결정된 국책사업인 만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방침을 밝히고 있다. ●김해신공항 2021년 착공, 2026년 개항 14일 국토교통부와 경남도, 김해시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8월 ㈜포스코건설컨소시엄에 용역을 맡겨 김해신공항 공항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18~2020년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한 뒤 2021년 공사를 시작, 2026년 개항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2015년 6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영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용역을 맡겼으며, 1년 뒤 경남 밀양이나 부산 가덕도에 건설하지 않고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결정해 지난해 6월 21일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7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9개월간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총사업비 5조 9600억원으로 비용 대비 편익(BC) 0.94, 종합평가(AHP)분석 0.507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소음 피해 우려에 대해 국토부는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하면서 ‘소음조사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에도 이미 착수해 공항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는 항공기 소음을 포함한 환경 피해 최소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소음영향권에 6개 면·동 지역 포함 김해시민들은 대구시·경북도가 밀양에, 부산시는 가덕도에 영남권 신공항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쏟은 가운데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된 것을 의외로 여긴다. 김해시민들은 “정부가 김해시민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정치적 타협으로 결정했다”며 “다른 지역끼리의 싸움 탓에 피해를 보게 됐다”고 불만이 가득하다. 시민들은 “기존 소음 피해도 참을 수 없는 상황인데 신공항이 건설되면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며 신공항 결사반대를 외친다.김해시와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김경수 의원, 김해신공항 대책 민관협의회 등은 지난 7월 7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소음 피해 대책 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국토부 계획대로 시내 방향으로 V자 형태 활주로가 건설되면 김해시는 소음도시가 돼 귀마개를 하고 생활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토론회에서 경남발전연구원은 지난해 김해시로부터 의뢰받아 조사·연구한 김해신공항 소음영향권 분석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마상열 연구위원은 “김해신공항이 건설되면 소음영향권에 포함되는 면적이 현재 1.96㎢에서 12.22㎢로 6배쯤 늘어나 3만 4000가구 주민 8만 6100명이 소음 피해에 시달릴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마 연구원은 “소음이 70웨클(소음 평가 단위)이 넘는 피해 지역은 주촌면과 회현·부원·내외·칠산서부·불암동 등 6개 면·동 지역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주민 설명회·간담회 잇따라 파행 국토부는 지난 8월 29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나 주민 항의와 반발로 10여분 만에 중단됐다. 지난 9월 12일 김해시청에서 열린 주민간담회도 파행됐다. 2차 간담회 참석 시민들은 그 자리에서 ‘김해신공항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반대대책위는 지난 10월 19일 김해시청 앞에 천막농성장을 설치하는 등 반대 활동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 류경화 반대대책위원장은 “소음 감소 대책으로 거론되는 11자형 활주로도 소음 피해 지역을 줄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으므로 시민들은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해시의회도 지난 4월 “납득할 만한 소음 대책이 없으면 김해신공항 건설 백지화 운동을 하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해 국회와 국토부 등에 보냈다. 시의회는 지난 6월 21일 ‘김해신공항대책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김형수 특위 위원장은 “8만명이 넘는 피해 주민을 이주시킬 수도 없다”면서 “기존 김해공항 소음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소음이 더 심각해지는 상황을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해신공항건설반대대책위원회, 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김해신공항백지화시민대책위원회, 김해시의회신공항특위 등은 지난달 24일 김해시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 반대 서명운동을 선언했다. 올해 말까지 2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해 지역 국회의원 2명도 신공항 입지 재검토를 거론했다. 민홍철(김해갑) 의원은 “국책사업으로 결정된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는 것은 어렵지만 근본적인 소음 대책이 없으면 반대한다”며 “부산 가덕도로 가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경수(김해을) 의원은 “김해신공항은 정치적으로 결론이 났다”며 지역 합의를 전제로 입지 재검토 의견을 내놨다. ●활주로 건설 3가지 안 건의 김해시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명확하고 실질적인 소음 대책이 없다면 김해신공항 사업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도 항공기 소음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일 김해신공항건설 자문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활주로 건설 3가지 안을 만들어 국토부에 건의했다. 도가 건의한 활주로 건설안은 남쪽으로 3~4㎞ 이동한 11자 형태, 남쪽으로 2㎞ 이동한 11자 형태, 김해시가 제안한 동쪽으로 V자형이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국토부와 국회, 청와대 등을 방문해 도민과 김해시민의 동의와 지지 속에 신공항이 건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가 무산된 부산시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김해신공항을 영남권 신공항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비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역 정치권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김해신공항 건설을 흔들어 대는 개탄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민들은 “서 시장이 김해시민들의 절박한 생존권 요구를 정략으로 폄하했다”며 지난 13일 부산시청을 방문해 항의 시위를 하고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해·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현장 행정] 노원주민이 깔아준 ‘발달장애인 평생 꽃길’

    [현장 행정] 노원주민이 깔아준 ‘발달장애인 평생 꽃길’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노원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3층의 한 교실에서는 6명의 발달장애인이 교사 2명과 함께 방석에 무늬로 넣을 스킬 자수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자수를 통해 미세한 근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었다. 센터에는 자해하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장애인이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꾸며 놓은 심리안정실, 운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기구들이 있는 체육활동실, 바리스타 등의 직업 훈련도 할 수 있는 실습장도 마련돼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한 부모가 아이를 퇴소시키면서 ‘센터 덕분에 재능을 발견하고 희망을 품게 됐고, 직업재활 시설로 전원해도 될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표시할 때 기뻤다”고 말했다.노원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는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학습하고 있는 발달장애인은 모두 만 18세 이상의 성인이다. 최고령자는 48세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는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설치됐다. 특수교사와 보조교사, 사회복지사들이 상주하며 총 60여명의 발달장애인을 교육하고 있다. 의사소통과 일상생활 훈련에서부터 캘리그래피, 미술표현, 무용, 음악, 신체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와 구가 나서서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센터를 만든 첫 사례였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지적 장애 등 발달장애인에 대한 복지 지원을 확대하고자 사업을 공모한 결과 노원구가 선정된 것이다. 설립까지 모든 게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예산 등을 고려했을 때 센터를 새로 짓는 것은 무리였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센터 설립 전 현재 평생교육센터가 입주해 있는 건물 주인을 직접 만나 저렴한 전세로 임대할 수 있도록 설득했고, 결국 승낙을 받았다. 김 구청장은 최근 서울의 다른 자치구에서 장애인 특수학교 설치를 두고 주민들이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 “가급적이면 건물을 새로 짓는 것보다 기존 건물을 잘 활용한다면 주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노원구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저소득 주민, 저소득 초·중생을 위한 종합사회복지관인 하계종합사회복지관을 개관했다. 김 구청장은 “장애인 시설은 장애인들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일종의 복합 공간으로 짓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쓰도록 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의정 포커스] 김태수 성북구 의장 직무대행 “성북 기반시설 확충에 의장 공백은 없습니다”

    [의정 포커스] 김태수 성북구 의장 직무대행 “성북 기반시설 확충에 의장 공백은 없습니다”

    “대사관저, 고급 주택이 밀집해 있는 동네와 아직 재래식 화장실을 쓰는 산동네가 혼합된 성북구의 빈부격차 해결이 우선입니다.”김태수(무소속) 서울 성북구의회 의장 직무대행은 재판 중인 전임 의장을 대신해 5개월째 성북구의회를 성실히 이끌며 의장 공백 상태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지역 내 침체된 기반시설 확충을 강조했다. 그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원마다 지역구는 다르지만,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며 “서울시, 구청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내년 예산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과거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었던 만큼 주민 건강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석관동에 ‘성북종합레포츠타운’이 있는데 누수가 생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상황이었다”며 “몇몇 의원의 반발에 부딪혔지만, 함께 현장 방문을 추진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동의를 구해 약 5억원의 예산을 편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내년 6월 개소를 앞둔 성북건강처방센터 역시 김 직무대행이 주도적으로 지원한 사업이다. 그는 “주민별로 나이, 성별, 몸 상태 등을 고려해 어떤 운동이 필요한지 추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행보를 묻자, 김 직무대행은 서울시의원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구의회에서 3선도 하고 부의장까지 했으니 지역의 젊은 인재들에게 이 자리를 내주는 게 바르다고 생각한다”며 “기회를 준다면 서울시의회에서 열심히 일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서울 첫 공공 반려견 놀이터에 가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서울 첫 공공 반려견 놀이터에 가다

    서울 도봉구 초안산 창골축구장에 반려견 놀이터가 정식 개장했다.지난 7월 서초구가 근린공원에 공공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려 했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는 바람에 서울시 자치구로는 처음 생긴 곳이다. 지난 10월 17일 문을 연 놀이터는 동절기에는 문을 닫아 올해는 12월 15일까지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월요일은 방역과 소독 등 관리를 위해 쉰다. 동물 등록을 마친 반려견과 함께 목줄과 배변봉투만 지참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질병 감염이 의심되는 반려견이나 사나운 반려견, 발정이 있는 반려견은 입장이 제한된다. 반려견 놀이터는 현재 전국에 총 14곳. 지난해 서울시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한 이용객은 8만 1008명으로 반려견 놀이터가 처음 생긴 2013년 이후 10배 이상 증가했다. 반려견 ‘복실이’와 함께 가 보니…“작지만 반가운” 초안산 창골축구장 안에 자리 잡은 800㎡ 규모의 놀이터는 아담했다. 운동 시설, 주택 단지와 멀진 않지만 분명하게 구분돼 있다 보니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를 배려한 위치라는 인상을 받았다. 관리직원 2명이 상주해 목줄, 대형견 입마개 착용과 어린이·성인 동반 입장을 안내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최근 ‘개물림 사고’ 등 관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다보니 시민들은 꼼꼼히 안내문을 읽었다. 들어가기 전 반려동물 등록 여부, 반려견 이름, 품종, 견주 성명과 거주지, 연락처와 동반 가족 수까지 적은 뒤 입장을 할 수 있었다. 개의 다리부터 목 부분까지, 몸집의 높이가 40cm까지는 작은 집, 80cm까지는 큰 집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일요일 낮 시간 큰 집에 입장한 개는 없었고 둥이, 별이, 장군이, 봄이, 임미, 쵸파, 복실이까지 여덟 마리의 개들이 ‘작은 집’ 공간에 어울렸다. 대부분 동네 주민이었다.‘쵸파’(포메라니안)를 데리고 이곳을 찾은 서인기씨는 “요즘은 목줄하고 배변봉투도 챙기고, 조심스럽게 산책을 해도 눈총을 받아서 갈 데가 정말 없다. 반려견을 데리고 올 수 있는 곳이 생겼다고 해서 왔는데 작지만 반가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혹시나 생길지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견을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이었다. ‘펫티켓’ 부재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은 없었다. 자신의 강아지가 볼일을 보면 준비한 배변봉투로 뒤처리도 깔끔하게 했다. 벤치와 그늘막 몇 개, 간단한 구조물과 식수대. 특별한 시설이랄 게 없는데도 어린 강아지들은 울타리 안에서만큼은 목줄 없이 마음껏 뛰고 뒹굴며 신나했다. 관리인은 시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하면서도 안전을 위해 눈을 떼지 않고 세심하게 지켜봤다. 다만 복실이 같은 노견이나 장애견을 키우는 가족이라면 반려견 놀이터보다는 다른 개를 피해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곳을 권한다. 16살 강아지는 눈도, 귀도 어두워져 혹시나 다른 개가 공격이라도 해 오면 피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느리고 힘겨워 보이는 걸음걸이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강아지들과 어울리지 못 한다. 유모차에 태워 주인과 바람을 쐬는 정도의 산책이 적합하다. 반려견과 놀이터나 캠핑장, 펜션 등에 가는 것뿐 아니라 반려견의 나이와 상태, 성격에 따라 가지 않는 것도 개를 위한 일이고,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는 길이다. 앞으로 반려견 놀이터는 어떻게 운영이 될까.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향후 반려견 놀이터에서 반려동물 관련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인식하고, 구민과 반려견이 함께하는 행복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공간이 계속해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유용하게 운영될 수 있게 반려동물 등록, 목줄과 배변봉투, 입마개 착용 규정 등을 준수해야 하겠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반려견 동물등록제 관할 구청에서 지정한 동물병원 [자치구 홈페이지 확인]을 방문하면 등록할 수 있다. ▲내장형 전자칩 삽입 ▲외장형 전자태그 장착 ▲인식표 부착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2014년 1월부터 미등록 적발 시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입마개 장착 기준 대형견종 (진도, 허스키, 시바, 도베르만, 동경, 셰퍼드, 풍산개 기타)종, 위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개, 싸운 이력이 있거나 중성화 수술하지 않은 3개월령 이상의 수컷 입장 불가 맹견(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2조)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불테리어, 로드와일러, 그밖에 사람을 공격하여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
  • [자치단체장 25시] “현장에 답 있다”… 354건 현안 대화로 푼 대구소통시장

    [자치단체장 25시] “현장에 답 있다”… 354건 현안 대화로 푼 대구소통시장

    “첫 강의 시간에 시장이 참석해 격려 말을 했습니다. 그런 자리에 시장이 참석한 것도 의외였지만 강의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고 단순한 얼굴 내밀기식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 대구시가 주관한 도시재생아카데미를 수강한 시민 손성식(55·대구 수성구)씨는 9일 기자에게 이렇게 전했다. 이처럼 권영진 대구시장은 역대 어느 대구시장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시장인 것 같다는 평가가 시 공무원과 시민들로부터 자주 나온다.권 시장은 취임 후 3년여 동안 83곳의 현장을 방문, 354건의 현안에 대해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론을 벌이며 현장행정을 펼쳐 왔다. 그는 현장소통시장실뿐만 아니라 시민원탁회의, 주민참여예산제 등 시민들이 직접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매우 적극적으로 운영해 왔다. 시민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이유를 권 시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시민의 삶, 요구와 괴리된 그 어떤 정책도 명분과 효과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것이 시대에 부합한 바른 행정이요, 시민의 요구에 대한 정당한 응답이다.” ●“시민 모두를 시장으로 모시겠다” 권 시장의 소통은 2014년 7월 민선6기 취임식에서부터 볼 수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시민 모두를 시장으로 모시겠다”고 했다.이 약속은 보름 뒤인 칠성시장에서 열린 첫 ‘현장소통시장실’로 구체화됐다. 당시 칠성시장은 대형 식자재마트 입점을 두고 상인과 건물주, 식자재마트 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시장 주변 곳곳에 식자재마트 입점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고, 대구시와 북구청 등을 상대로 수차례에 걸쳐 마트 입점 불허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건물주는 식자재마트의 경우 허가가 필요 없는 자유업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입점을 막을 수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권 시장은 현장에서 이해 당사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한 끝에 ‘칠성시장 식자재마트 입점 철회’를 이끌어 냈다. 또 대기시간이 1~3시간이나 되던 차량등록사업소 서부 분소는 2014년 9월 1일 열린 ‘현장소통시장실’에서의 건의대로 민원실을 확장했고, 북부 민원분소도 추가 개소했다. 대구 4차 순환도로 건설로 훼손 위기에 처한 대구 도동 측백나무숲(천연기념물 1호) 보존 방안도 현장소통시장실에서 나왔다. 4차 순환도로 안심~지천 구간(23㎞)은 2008년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에 들어가 2013년 10월 실시설계를 마무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올 하반기 착공해 2020년쯤에는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도동 측백나무숲 인근 4공구 동구 지묘~둔산동 구간(4.67㎞)을 놓고 도로공사와 주민은 적잖은 마찰을 빚어 왔다. 주민들은 공사 구간이 측백나무숲과 너무 인접해 있고, 산악구간 터널화도 반영되지 않아 천연기념물 훼손은 물론 주민 피해가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반면 도로공사는 주민들의 의견대로 하면 400억원 이상의 추가 사업비가 들고, 안전성 확보도 어렵다며 난색을 표해 왔다. 그러나 권 시장은 현장소통시장실을 통해 국토교통부에 4공구의 설계 변경을 요청하고, 추가 예산 문제도 정치권과 힘을 모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해법을 도출해 냈다.현장소통시장실의 또 하나의 성과는 대구의 40년 숙원사업인 안심연료단지 이전 작업 추진이다. 권 시장은 현장소통시장실에서 안심연료단지 폐쇄 및 이전 문제 해법은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찾겠다고 했다. 2016년 9월 북구 매천시장에서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제와 관련한 현장소통시장실을 열었다. 한 상인이 “매천시장은 과거 칠곡 지역에서 농사짓던 농민과 인근 팔달시장, 원대시장, 칠성시장 상인들이 모여 만들었다. 그런데 시장이 이전된다는 얘기가 많아 걱정이다, 존속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자 권시장은 이전과 리모델링 여부를 두고 설문조사로 답을 찾기도 했다. 또 만존 1·2동, 황금2동 도시가스 보급 문제는 추후 공급을 완료하는 것으로, 신암동재정비촉진지구는 재정비촉진 계획변경안에 주민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것으로 현장소통시장실에서 각각 결론을 냈다. 이외에 눈에 띄는 성과로는 ▲염색산단 주변 악취 제거 합리적 방안 합의 ▲성서경찰서 진·출입 보행통행로 개설 ▲성서행정타운 임시주차장 노면 정비 ▲경북대 주차장 개방 ▲구지면 옥포초교 스쿨존 시설 개선 ▲혁신도시, 테크노폴리스, 첨복단지 입주기관 및 기업인 불편사항 해소 ▲달성1차 산업단지 환경 개선 ▲칠곡 및 금호택지개발지구 버스노선 확충, 팔거천 하천 정비 ▲화원동산 관리권 달성군 이관, 관리주체 일원화 등이 있다.●시청에 ‘청년정책과’ 신설 권 시장은 2017년 현장소통시장실 방향을 ‘청년들의 가려움을 긁어 주는 데’에 맞췄다. 그래서 지난 5월 22일 영남이공대에서 올해 첫 현장소통시장실을 열었다. 이날 권 시장은 대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2시간여 동안 시정에 대한 공감과 소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후 수성대, 대구공업대, 영진전문대, 계명문화대 등 대학현장을 찾아 청년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했다. 학생들은 현장소통시장실에서 일자리에 대해 크게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지역 인재의 탈대구 현상에 대한 대책’, ‘청년수당, 청년들을 위한 주거대책’ 등 청년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대구시에 청년정책과를 처음 신설하는 등 청년들의 고민을 열심히 듣고 함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청년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창업을 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현장소통시장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시가 현장소통시장실에 참석한 주민 205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설문조사한 결과 86.8%인 178명이 좋았다고 답했다. 또 10.8%인 22명은 보통이라고 대답한 반면 미흡했다는 주민은 2.4%인 5명에 불과했다.좋았다고 대답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장이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주는 유례없는 일로서 그 자체가 좋았다”, “시장과 직접 현장에서 대화하고 토론하니 친근감이 든다”, “성의 있는 답변으로 궁금증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염색산단 악취 문제를 거론했던 평리6동의 한 주민은 “옛날에는 시장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당장 문제가 해소되지 않더라도 시장을 직접 만나 하소연이라도 하니 속이 후련하다”고 밝혔다. 대봉2동 한 주민은 “시장실 문턱을 낮추고 시민의 애환이 서린 현장에서 늘 시장을 만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현장소통시장실의 계속 운영 여부에 대해서는 96.6%(198명)가 계속 운영하는 게 좋다고 한 반면 3.4%(7명)만이 그만두는 게 좋다고 했다. 대구시는 앞으로도 테마별 현장시장실과 민원발생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민생현장시장실을 꾸준히 운영하여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시민들의 요구를 정책개발에 적극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 ‘감사자료 미제출’ 서울농수산식품공사에 과태료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 ‘감사자료 미제출’ 서울농수산식품공사에 과태료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조상호·사진)는 8일 제277회 정례회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행정사무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이에 대해 「지방자치법」제41조제5항에 따라 ‘2017년도 행정사무감사 과태료 부과의 건’을 가결하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서울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수행하는 서울시의회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정 전반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시 산하의 지방공기업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의 피감기관으로 매년 행정사무감사를 받고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제38조에 따르면 행정사무감사 자료요구는 서류제출일 3일전까지 하여야 하며 「서울시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자료요구(통보)한 날로부터 10일전까지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요구한 자료를 책자로 만들어 제출하면서 분량이 많아 별도로 제출하려던 ‘별첨자료’들을 행정사무감사 당일까지도 제출하지 않아, 정상적인 행정사무감사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불가피하게 과태료를 부가의 건을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별첨자료’는 총 21건으로 대부분 주요한 핵심자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사 담당자는 ‘별첨자료’에 대한 자료 미제출 사항을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이날 원활한 행정사무감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지방자치법」 제41조 제5항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서류를 정하여진 기한까지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2017년도 행정사무감사 과태료 부과의 건’을 가결했다. 조상호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는 주민들이 낸 세금을 통해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사업들을 주민의 대표인 지방의회가 점검하는 것이며 최대한 성실하게 감사에 임해야 하는 의무를 경시하는 집행기관들에게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면서 과태료 부과의 배경을 밝히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기획경제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6일 제277회 정례회 서울시 기획조정실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윤준병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에 대한 과태료 부과의 건, 박원순 시장 취임이후 개방형·별정직·임기제 공무원 채용 명단에 포함된 당사자 전원(개방형직위 56명, 전·현직 별정직 인력 85명, 총141명)에 대한 증인 출석요구의 건 등 2건의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조상호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의 자료요구에 성실하게 제출하여 정확한 감사가 되도록 하기는커녕 오히려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원활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할 수 없도록 하는 행태를 보여 유감이며, 이에 상응한 행정적 엄중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획경제위원회 위원들은 “「지방자치법 시행령」제43조제2항의 ‘법령’의 범위에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대한 감사 또는 조사를 위한 지방의회의 서류제출요구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집행기관에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제9조 제1항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서류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법제처 유권해석을 제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 박 시장 취임후 개방-별정직 전원 출석 요구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 박 시장 취임후 개방-별정직 전원 출석 요구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조상호)는 6일 제277회 정례회 서울시 기획조정실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윤준병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에 대한 과태료 부과의 건, 박원순 시장 취임이후 개방형·별정직·임기제 공무원 채용 명단에 포함된 당사자 전원(개방형직위 56명, 전·현직 별정직 인력 85명, 총141명)에 대한 증인 출석요구의 건 등 2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기획경제위원회 조상호위원장은 “박원순 시장 취임이후 개방형, 별정직, 임기제 공무원 채용현황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기획조정실장은 개인정보보호 이유를 들어 대상자 이름을 확인할 수 없는 불성실한 자료를 제출하였다. 또한 이에 대해 재차 자료 요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명 확인이 불가능한 자료를 제출하였다며, 이는 행정사무감사를 도저히 진행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수준으로 「지방자치법」에서 규정한 주민의 대표기관 겸 감시·통제기관으로서 지방의회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위법한 행위”라고 집행부의 불성실 자료 제출을 강하게 비판했다. 기획경제위원회 일부 위원은 “개인과 공인과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지만 단순하게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로서 공직활동에 필요한 맡은 공인으로서의 정보(성명, 맡은 직책정도)는 시민들에게 제공할 당연한 정보라고 판단된다”고 단언했다. 또한, 집행부가「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과도하게 정보공개를 제한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공개에 대해 일일이 정보주체에게 개별 개인정보동의서를 받을 것이 아니라, 모든 채용대상자로 하여금 성명, 직급, 임용부서, 직위, 주요경력 등에 대해 정기적 행정사무감사 자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사전에 동의를 받아 두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로 인해 기획경제위원회 위원들은「지방자치법」제41조제5항에 따른 자료 미제출 사항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하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을 대상으로 ‘2017년도 행정사무감사 과태료 부과의 건’을 가결시켰으며, 이름이 확인되지 않는 박원순 시장 취임이후 개방형, 별정직, 임기제 채용 명단에 대해서는 각 해당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일일이 직접 대조하기 위해 ‘2017년도 행정사무감사 증인 채택의 건’을 각각 가결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호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의 자료요구에 성실하게 제출하여 정확한 감사가 되도록 하기는커녕 오히려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원활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할 수 없도록 하는 행태를 보여 유감이며, 이에 상응한 행정적 엄중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획경제위원회 위원들은 “「지방자치법 시행령」제43조제2항의 ‘법령’의 범위에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대한 감사 또는 조사를 위한 지방의회의 서류제출요구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집행기관에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제9조제1항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서류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법제처 유권해석을 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상식 되찾은 ‘삼표레미콘’ 판결/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상식 되찾은 ‘삼표레미콘’ 판결/서동철 논설위원

    가치 있는 역사의 흔적이라면 보존하거나 옛 모습을 되찾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럴수록 과거의 흔적이라면 무조건 보존하거나 복원해야 한다는 논리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합리적 사고의 틈을 파고들어 보존해야 할 역사의 흔적마저 지우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유감스럽다. 서울 풍납토성의 서쪽 성벽을 깔고 앉은 삼표레미콘이 서울시의 이전 요청에 반발해 소송을 낸 것은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올해는 풍납토성이 한성백제 왕성(王城)이라는 실마리를 찾은 발굴조사 20주년을 맞은 해다. 이제 풍납토성이 한성백제의 왕성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서울이 조선의 왕성이며 경복궁이 그 법궁(法宮)이었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발굴 초기 일부 주민이 “흔해 빠진 토기며 기와 조각이 무슨 백제왕성의 증거냐”며 목소리를 높인 것도 아주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니었다. 반면 삼표레미콘의 소장(訴狀)을 보면 이것이 21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전문 중견기업의 인식이 맞나 싶을 지경이었다. 삼표레미콘은 ‘풍납토성 서쪽 성벽은 고지도에도 나타나 있지 않고, 존재 사실도 밝혀진 바 없으며 이 사건 사업 대상부지는 성 외부의 자연하천에 불과하므로 대상 문화재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형 유지가 불가능하여 사업대상 문화재로서 대상 적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학술적 연구나 역사적 고증이 없는 서성벽 복원은 문화재의 진정성과 가치를 유지하는 사업이 될 수 없고, 백제시대 강바닥이나 유실된 성벽을 인위적으로 복원하는 것은 과잉 복원에 해당해 사업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쉬운 말로 하면 이렇다. 우선 풍납토성 성벽은 옛 지도와 같은 역사적 기록에 보이지 않으니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기막힌 것은 ‘백제시대 유실된 성벽을 복원하는 것은 과잉 복원’이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백제왕성의 성벽을 옛 모습대로 되돌리는 것이 과잉 복원이면 과연 어느 정도의 역사적 가치가 있어야 복원할 수 있다는 뜻인지 궁금하다. 1심 법원이 삼표레미콘의 손을 들어준 것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재판부가 수십년 전, 소수의 인식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히 지난주 고등법원이 판결을 바로잡았다. 그 며칠 전에는 발굴조사로 서성벽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렇다고 판결문을 바꿔 쓰는 일은 당연히 없었을 것이다. 역사의 후퇴를 법원이 주도한다는 비판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dcsuh@seoul.co.kr
  • “느려도 오래가요” 서대문의 협치사랑

    “느려도 오래가요” 서대문의 협치사랑

    “주민이 정책의 조력자나 평가자에 머무는 게 아니라 실행자가 되는 게 진정한 협치입니다.” 서울 서대문구는 2일 구청 대강당에서 ‘협치 구정 선포식’을 했다. 이날 선포식은 의제 발굴부터 사업 결정, 실행, 평가 등 구정의 모든 단계에서 주민을 추진 주체로 하겠다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문 구청장은 “공공기관에서 주민에게 자문을 받거나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정도로만 협치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주민 역시 공공기관의 일을 돕는다, 혹은 외부에서 평가한다는 입장을 취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공공기관의 덩치가 크다 보니 아예 구정을 이끄는 무게 중심을 주민에게 옮겨야 대등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민에게 권한을 주고 책임도 질 수 있도록 해야만 진정한 민관 협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는 이미 지난해부터 다양한 협치 실험을 해 왔다. 지난 5월에는 ‘협치 서대문 50인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협치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목표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6월에는 ‘협치 서대문 100인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협치분과위원과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표를 거쳐 ▲기적의 (무장애) 놀이터 ▲홍제천 테마길 다리 꾸미기 등 11개 의제를 협치사업으로 선정했다. 물론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문 구청장은 안산 ‘봉수대’ 복원을 협치의 실패 사례로 꼽았다. 그는 “봉수대 원형을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주민과의 합의 과정 없이 담장을 쌓던 중 ‘전망을 보는 데 방해가 된다’는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며 “이미 시비까지 받아 진행 중이던 사업이었는데, 결국 주민의 뜻에 따라 담의 높이를 계획보다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서대문구의 ‘동 복지 허브화 사업’은 최고의 협치 모델로 꼽힌다. 동 주민센터를 복지의 허브 기관으로 만들고 행정 업무를 최소화한 실험이었다. 서대문구는 주민이 직접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했다. 문 구청장은 “동장, 통장을 각각 복지동장, 복지통장으로 임명하고 그들이 직접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을 발굴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의 모태가 됐다. 마지막으로 문 구청장은 “과정은 느릴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발전 동력은 협치에서 나온다”며 “선포식을 기점으로 의제 발굴 단계부터 주민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센카쿠 열도 코앞에 ‘일본판 해병대’배치

    센카쿠 열도 코앞에 ‘일본판 해병대’배치

    일본의 해병대 격인 육상자위대 산하 수륙기동단이 오키나와에 배치된다. 중국 대륙을 마주하고 있는 동중국해 일대의 방위 역량을 높이고, 일본 열도 남단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군 해병대의 전력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3월 창설되는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을 일본 본토 이외에 오키나와에도 배치할 계획이다. 아사히신문은 31일 일본 방위성과 미 국방부가 오키나와에 배치되는 수륙기동단이 미군 기지를 공동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섬 상륙·탈환 등 수행… 中 견제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동중국해와 인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방어력 강화를 위한 기동성이 제고되는 등 중국 견제가 더 힘을 받게 됐다. 또 2015년 안보법제 개정에 따른 집단자위권 발동 등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연합 대응 등이 더 긴밀해질 수 있게 됐다. 새로 창설되는 수륙기동단의 배치는 센카쿠열도 영유권 및 방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강한 의지의 발신이라는 점도 있다. 현시적으로 센카쿠열도와 근접해 중국군의 움직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난세이제도에 돌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자위대의 조기 대응도 더 쉬워진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3월 육상자위대에 2100명 규모의 수륙기동단을 우선 신설할 예정이다. 방위성은 당초 해당 부대를 나가사키현 아이노우라 주둔지를 비롯해 규슈 지역에 두기로 했지만 2020년대 전반기 오키나와의 미 해병대 기지인 캠프 한센에도 배치할 방침이다. 아이노우라 주둔지에는 2개 수륙기동연대를 두고, 오키나와에는 향후 발족 예정인 세 번째 수륙기동연대를 600명 규모로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기에는 주일미군 재편 계획에 따라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 일부가 괌으로 이전한 이후가 된다. 미 해병대의 공백을 자위대 수륙기동단이 메우게 되는 셈이다. ●주일미군 일부 괌 이전과 맞물려 진행 미 해병대는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병력 9000여명 가운데 4000여명을 2020년대 전반기 괌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앞서 미·일 양국은 지난 8월 외교·국방 장관협의회(2+2)를 열고 난세이제도를 포함한 자위대 태세를 강화하고 미군기지의 공동 사용을 촉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일 양국은 2012년에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중 9000명을 외국으로 이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2006년 오키나와 미군기지 부담 경감과 억지력 유지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주일미군 재편 로드맵을 세우기도 했다. 수륙기동단은 미 해병대를 모델로 한 것으로, ‘일본판 해병대’로도 불린다. 수륙기동단은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낙도가 침범을 당할 경우 전투기와 호위함 등의 지원을 받으며 AAV7 수륙양용차와 보트 등을 이용해 섬에 상륙, 탈환 작전을 맡게 된다. 이와 관련, 오키나와 지역에서는 수륙기동단의 지역 배치가 미군기지 부담 경감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이동 배치 계획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버텼지만” 은마 35층… 압구정·대치동 “버텨봐야…”

    “버텼지만” 은마 35층… 압구정·대치동 “버텨봐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가 초고층 재건축 사업을 접고 서울시의 35층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압구정동, 대치동 일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아파트 단지들도 은마 아파트처럼 50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했던 터라 이번 결정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버티면 언젠가는 해결된다’는 무모한 생각보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 안을 받아들이자는 분위기가 점차 번지고 있다.관심이 쏠리는 곳은 단연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다. 한강변 최고 입지로 꼽히는 이곳 아파트 단지들은 은마 아파트처럼 최고 50층 높이로 계획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고 층수를 50층 이하로 규제하는 ‘2030 서울플랜’을 뚫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 5구역 추진위 설립… 3·4구역은 진행 서울시는 압구정동 일대 24개 아파트 단지를 6개 구역으로 나누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 다음달 열리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건을 상정, 심의할 예정이지만 최고 층수 35층 이하는 변함이 없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한양 아파트 1, 2차 단지(1232가구)로 구성된 압구정 5구역이다. 주민 절반 이상이 동의해 재건축 사업 추진위원회 설립을 마쳤다. 추진위 설립을 마친 뒤 75% 이상 동의를 얻으면 재건축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이 진행된다. 압구정 4구역도 이르면 다음달 중순 재건축 사업 추진위원회가 설립된다. 주민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 추진위 설립을 위한 요건을 갖췄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3구역(3840가구)도 추진위 설립이 진행 중이다. 2구역(1924가구)은 추진위 설립이 잠시 중단된 상태다. 1구역(1233가구)은 미성2차 아파트가 올 연말을 지나야 재건축 개시 연한을 채울 수 있어 내년부터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가 작은 6구역(672가구)은 통합 조합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가장 큰 관건은 초고층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느냐 여부다. 주민들은 45~50층 아파트 건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 입장은 완고하다. 같은 한강변인 서초구 반포동, 잠원동 아파트들은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재건축 층수를 최고 35층 이하로 결정해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이 빠른 편이다. 지난달 시공사를 선정한 반포 주공1단지(1·2·4주구)도 당초 최고 층수를 45층으로 계획했다가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35층으로 낮춰 사업을 추진했다. 여기에 49층을 고수하던 은마 아파트까지 서울시에 무릎을 꿇자 압구정 아파트 단지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확정된 지구단위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결코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압구정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가 은마 아파트의 초고층 아파트 건립 꿈을 꺾었는데 다른 단지라고 특혜를 주겠느냐”며 “서울시 입장이 워낙 강경한 터라 주민들도 어쩔수 없이 서울시의 룰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반발하는 주민도 적지 않아 사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대치동 쌍용2차 선두… 새달 시공사 입찰 공고 은마 아파트와 가까운 대치동 일대 아파트들도 술렁이고 있다. 은마 아파트와 달리 최고 층수 50층 꿈을 접고 35층 이하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쌍용 아파트다. 쌍용2차(364가구)는 지난달 12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다음달에는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쌍용1차(630가구)는 건축심의 중이다. 선경1, 2차 아파트(1034가구)도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세 차례에 걸쳐 재건축 동향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갖고 재건축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개포우성1차(690가구)와 통합 재건축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치동 단독주택단지 3개 지구도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1지구는 연내 일반분양 일정까지 잡았지만 조합 내부 사정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3지구는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고, 2지구는 지난달 28일 조합원 분양신청을 마쳤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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