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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2010 지방선거 D-78] 주민투표·소환제의 한계

    #1 경기 성남·하남·광주 통합안이 무산위기에 빠졌다. 통합안이 각 지방의회를 통과했지만 민주당의 반발에 막혔다. 이유는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지난달 11일 “성남·하남·광주 통합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하남시민 65.9%가 성남·하남·광주 통합을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며 정부에 주민투표를 촉구했다. #2 지난해 여름 제주는 ‘김태환 제주지사 주민소환투표’로 뜨거웠다. 주민들의 해군기지 건설 반대로 불거진 주민소환투표는 전국 최초로 광역단체장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투표율이 법정 유효 성립요건인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에 미치지 못해 주민소환은 선거함도 열어보지 못하고 무산됐다. 주민투표제와 주민소환투표는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주민투표제는 지자체의 중요 정책사항 등을 주민의 직접투표로 결정하는 제도다. 2003년 12월 ‘주민투표법’이 제정돼 2004년 7월30일부터 시행됐다. 첫 주민투표는 2005년 7월27일 제주도 행정구조 개편 문제를 두고 치러졌다. 이후 전국적으로 지자체 통합 문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처분장 문제 등 정책이슈를 놓고 주민투표가 산발적으로 진행됐다. 주민소환투표는 유권자들이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선출직 공무원을 투표로 파면시키는 제도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7년 7월 제도가 도입된 뒤 지금까지 24차례 주민소환이 추진됐다. 재개발 관리·감독 소홀을 이유로 서울 강북구청장이 투표 대상이 됐고, 김황식 하남시장과 김병대 하남시의장은 화장장 건립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두 제도는 지자체를 견제하기 위해 유권자가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하지만 현실 적용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잦은 투표 추진이 행정 행위를 압박하는 방법으로 악용되기 쉬우며 일관성 있는 행정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추진 단계에서 좌초되거나 무산된 사례를 그 방증으로 꼽는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청구 및 가결 조건이 너무 지나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일반 선거보다 높은 투표 참가율과 찬성률을 요구하고 있어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권경득 선문대 교수는 15일 “주민에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생기는 정책이나 정책 집행자에 대한 주민 감독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도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제도 정착을 위해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열린세상] 세종시 국민투표의 적법성/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열린세상] 세종시 국민투표의 적법성/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최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정부와 야당, 여당 내 정치권 논란이 뜨겁게 진행되더니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 국민투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하였음에도 청와대 관계자의 ‘대통령의 중대 결단’ 발언으로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민투표 논란이 촉발되었다. 필자는 세종시법이 국민의 의사를 묻지 않고 정략적으로 사실상 수도분할 또는 수도를 해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내용을 입법화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필자는 세종시 지역주민들을 대리하여 세종시에 관한 헌법소송 등에 관여하였던 경험을 토대로 정치적인 입장과는 무관하게 순수한 법조인의 입장에서 세종시 국민투표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세종시 국민투표에 관한 논란은 세종시 문제를 헌법 제72조의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으로 보느냐가 쟁점이다. 국민투표 반대론에는 정책이 아닌 법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헌법학자들 간에는 반대론이 우세하다는 보도도 있었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가 세종시법의 모법인 신행정수도법에 대해 위헌을 결정한 사건에서 김영일 재판관은, 수도의 위치는 국가 존재의 의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국가안위에 관한 문제이고, 통일과정 및 통일의 전후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통일에 관한 문제이며, 국가방위전략에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기 때문에 국방에 관한 문제이므로,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정한 국민투표의 대상이라는 별개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은 결국 동일한 것이어서 세종시를 사실상 수도분할로 본다면, 세종시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정한 국민투표의 대상으로 ‘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정책’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2004년 5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국민투표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안에 대한 결정’, 즉 특정한 국가정책이나 법안을 그 대상으로 한다.”고 판단하였고, 다만 “대통령에 의한 국민투표의 정치적 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엄격하고 축소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관점에서 국민투표의 대상인 ‘중요정책’에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국민투표의 대상을 특정한 국가정책은 물론이고 법률도 그 대상이라고 판단한 이상, 법률은 국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또 국론통합의 측면에서 대의기관인 국회와 별도로 전체 국민의 의사를 묻는 국민투표의 방법으로 세종시 문제에 관한 국민 간 대립과 갈등을 종식할 만한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이에 세종시법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반드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최근 국민투표 찬성의견이 더 높게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민은 세종시에 관한 의사결정을 국회와 같은 대의기관에 위임하지 아니하고 직접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국민의 현실적 의사를 국회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세종시 국민투표는 현 정부 정책수행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이지 정권에 대한 신임을 결부하거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법리적 측면에서 세종시 국민투표의 반대론에 동의할 수 없고, 위헌이라는 반대론이 많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 헌법의 원리상 의회주의와 대의제에 의해 국민주권의 원리를 구현하는 것이 원칙이고, 국민투표론까지 포함한 세종시 문제는 처음부터 정치권이 자초한 것이니 이를 해결할 주체도 정치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여야는 세종시에 대한 정략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세종시 문제의 본질인 국토균형발전과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해법을 진지하게 논의하기 바란다.
  • 지방선거 노린 지역이기주의 ‘골치’

    지방선거 바람을 타고 ‘님비(NIMBY)현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민들이 지역 민원을 들고와 공약으로 채택해 주기를 은근히 압박하는 분위기라 입후보 예정자들도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14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님비현상이 도를 넘어섰다. 장사시설, 쓰레기·하수처리시설 등과 같은 기피·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던 주민들이 최근에는 해당 지역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시설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물류·산업기반시설은 물론 경전철, 차량등록사업소 등 교통시설과 사회복지시설마저 기피대상이 되어버렸다. 경기 김포 일부 주민들은 김포한강신도시~서울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을 잇는 경전철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경전철 고가 교각이 도시·주거환경파괴, 사생활침해, 조망·일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김포고가경전철반대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는 경전철 사업 찬반 주민투표를 거부한 김포시를 상대로 감사원 감사청구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고양 경전철 건설계획도 같은 이유로 차질을 빚고 있다. 열병합발전소도 기피시설로 전락했다. 청정연료인 LNG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오염 피해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근 주민들은 “생활환경 악화로 집값이 떨어진다.”며 반기지 않는다. 수원 호매실 택지지구, 파주교하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용인 기흥구 고매동에 조성 중인 열병합발전소도 내홍을 겪고 있다. 경기도는 갈등이 잇따르자 합리적인 입지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지형 신도시정책관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주민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극단적으로 치닫다 보니 공공정책사업마저 발목을 잡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단 민원성 님비현상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美 인권보고서…“한국, 강간·가정폭력 심각”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상황이 “여전히 개탄스럽다.”면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미 국무부는 ‘2009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절대적 통치하에 있는 독재국가”로 규정한 뒤 무단처형과 고문, 강제낙태 등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9년 인권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사실상 처음 발표된 것이나 다름없어 내용에 관심이 쏠렸으나 지난해 2월 발표됐던 ‘2008년 인권보고서’ 내용과 큰 차이는 없다. 단, 북한의 인권 상황을 설명하면서 지난해의 “열악하다.”는 표현보다 비난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에서 북한을 ‘세계 10대 최악 인권침해국’으로 분류하며 제일 먼저 언급한 것과 달리 동아시아 인권상황을 설명하면서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기술했다. 마이크 포스너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담당 차관보는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핵문제를 포함해 북한에 대해 우려하는 점이 많지만, 이 보고서는 인권상황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포스너 차관보는 “북한은 오랫동안 반대자를 용납하지 않고, 많은 수감자들이 매우 열악한 시설에 구금돼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사회 중 하나”라며 “이런 열악한 상황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보고서는 북한 정권의 광범위한 인권침해 실태에 대해 과거 보고서와 비슷한 수준에서 기술하면서도 ‘강제노동’과 ‘부정부패’를 다룬 항목이 예년보다 분량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의 인권상황과 관련, “정부가 일반적으로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있지만 여성, 장애인, 소수인종은 여전히 사회적 차별에 직면해 있다.”면서 “강간, 가정폭력, 아동학대도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것과 내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kmkim@seoul.co.kr
  • 감사원 부산신고센터 민원해결사로

    ´감사원 부산 국민·기업불편신고센터´가 개소 1년 만에 영남권 주민과 기업의 민원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부산 국민·기업불편신고센터는 지난 1년 동안 852건의 민원을 접수해 처리완료한 824건 중 55%에 달하는 455건은 직접 조사해 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센터가 없었을 때는 직접 조사 비율이 10%에 불과했다. 또 50여건의 상담을 통해 민원인에게 민원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등 현장 위주로 주민과 기업의 불편사항을 처리하는 한편 지난해 11월부터는 경북 구미시를 시작으로 원거리 지역주민과 기업을 위한 ‘이동 민원상담센터’도 운용하고 있다.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한 입주업체는 지난해 법적 규제로 1년 이상 공장부지에 부설주차장을 설치하지 못하다가 부산센터의 도움으로 주차장을 설치해 100억원을 절감했다. 또 부산 남부화물터미널 등 12개 업체는 감만동 신선대부두 인근에 화물차량 차고지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관계기관의 진입도로 개설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다 부산센터의 중재로 화물차 차고지 진입도로를 지난달 개설했다. 부산 국민·기업불편신고센터는 지난해 3월10일 동구 초량동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울산본부 7층에 센터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 업무에 들어갔으며 지난 10일로 개소 1주년을 맞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너를 잊은 지 오래/박찬구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너를 잊은 지 오래/박찬구 정치부 차장

    다시 선거의 중심에 사정(司正) 칼날이 섰다. ‘비리 척결’이라는 명분에야 옳고 그름을 따질 일이 아니다. 반대파를 옥죄려는 ‘선거용 기획 수사’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기우(杞憂)는 현 국면의 엄중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라며 민주주의를 외치던 1980년대의 암울한 단상들이 최근 몇년 사이 우리 주변에서 또 다시 음습하게 똬리를 틀고 있다. ‘이기면 그뿐’이라며 오로지 1등만 기억하는 성과 지상주의가 권력과 일상의 곳곳에서, 힘겹게 지켜온 절차적 민주주의의 가치를 퇴행시키고 있다. 공직자 비리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현 여당이 지방자치단체장을 거의 싹쓸이한 뒤, 견제 없는 독주(獨走)의 비리와 부패는 끊임없이 불거졌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지역의 야당 구청장·구의원 예비후보들이 ‘깨끗한 마을에서 살고 싶다.’, ‘지방자치를 올바르게 감시할 깨끗한 후보를 뽑아달라.’고 홍보용 명함에서 호소할 정도다. 비리와의 전쟁 선언이 ‘왜 하필 지금이냐.’라는 의문과 반발에 시선이 가는 까닭이다. 검찰을 비롯해 사정기관의 ‘막가파식’ 충성 경쟁이 무리한 한건주의를 부를 수 있고, 반대파 후보들이 유·무형의 정치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야권의 정권 중간평가 목소리가 묻힐 수도 있다.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니다.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경쟁에서 여권 중진 두 사람이 각각 다른 후보를 밀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친박계가 공천지분 협상에 대비해 자파 성향의 후보 리스트를 전국적으로 작성하고 있다.”, “지난 공정택 교육감 선거에서 권력 핵심의 관심이 높아 모 기관이 청와대에 일일 보고를 올렸다.” 여권의 언저리에서 들려오는 얘기들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천박한 자화상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외침은 헌법이나 촛불에서나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현실의 권력은 여권 중진에게서 나오고, 계파 정치에 좌우되고, 집권 세력의 의도대로 행사되고 있다. 상식과 원칙대로라면, 지방선거의 권력은 지역 주민의 생활에서 나와야 마땅하다. 약자(弱者)의 복지와 환경의 가치, 작은 일자리, 지역 문화를 아우르는 생활공약과 생활정치가 권력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래도 시·군 단위에서는 예비후보로 나선 정치신인들이 종전 선거 때보다 생활 밀착형 공약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거 현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한 정치 전문가의 전언(傳言)이다. 권력 놀음에 빠진 중앙 정치권이 풀뿌리 현장의 정치 수요를 채워주기는커녕 오히려 왜곡하고 있는 꼴이다. 정치는 대세(大勢)보다 대의(大義)라 했다. 대의가 최선의 가치다. 대의를 잃고는 아무리 대세라도 명분을 얻을 수 없다. 힘든 싸움에서도 대의를 지켜내면 한순간의 패배는 위대한 승리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선거와 투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게 대수가 아니다. 지더라도 대의를 지키는 게 정책정당의 본질이며, 더 나은 정치로 나서는 첫걸음이다. 수(數)와 세(勢)를 앞세우고 정략과 정치공학에 빠져 풀뿌리 선거를 난도질할 일이 아니다. 부패와 비리를 뿌리뽑겠다면서 무리한 기소를 남발하고 저급한 여론재판을 일삼는 행태를 되풀이한다면, 결국엔 패배보다 더 큰 시련과 심판에 부딪힐 것이다. 명분도, 가치도 상실한 공천 다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정당에는 미래도, 개혁도 기대할 수 없다. 기득권과 지분에 매달려 살아남기에 급급한 정파와 정당은 감동도, 희망도 남기지 못한 채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잊어야 할 건 되살아나고, 지켜야 할 건 잊히는 퇴행과 탁류의 정치 현실이다. ckpark@seoul.co.kr
  • [6·2 지방선거 현장] 충주 성매매의혹 의원후보 낙선운동

    충북에서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이 전개될 전망이다. ‘향락성 외유사태 해결을 위한 충주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시의원들이 출마할 경우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11일 밝혔다. 관련된 시의원 4명 가운데 1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2명은 출마를 고민 중이고, 1명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2008년 5월 태국 해외연수 도중 현지 여성들과 성매매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이들 중 2명에 대해 주민소환을 추진했지만 소환 요건인 유권자 20%의 서명을 받지 못해 소환하지 못했다. 범시민대책위 백형록 대표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기자회견을 하거나 구두로 성매매 사실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청원군 행정구역 통합운동을 벌여온 청원·청주통합 군민추진위원회는 통합을 찬성하는 군수 및 군의원 후보들을 지지하는 방법으로 통합반대 후보들의 당선을 막기로 했다. 후보들에게 통합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 통합 찬성후보와 반대후보를 가려낸 뒤 본격적인 선거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통합에 적극적인 후보들이 없을 수도 있다고 판단, 그동안 통합찬성 운동에 동참했던 주민자치위원들을 군의원 선거에 출마시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군민추진위 정균영 집행위원장은 “통합에 반대한 현직 군의원 공천 배제를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요구할 방침”이라며 “이번 선거가 청주·청원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통합찬성을 당론으로 정했던 한나라당은 반대를 의결한 당 소속 군의원 7명을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이 전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만사를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후보 검증위원회’ 구성 제안과 관련, “당에서 하라면 하겠으며, 중립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미 국회 청문회도 거쳤고, 각료 생활을 하면서 충분히 검증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선전략에 대해 “당에서 요구하면 하겠으나,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차차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장관직을 사직하면서 출마를 두고 오락가락한 것과 관련해 “(저로서는) 기다리는 시간이었다.”면서 “각료가 사표를 낼 때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의 사전 출마 논의 질문에는 “국무회의 때 만나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자연스레 출마 얘기가 오갔으며, 논의가 아닌 단순한 환담 수준이었다.”면서 “다른 장관들과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경남지사 선거 예비후보는 이 전 장관의 등록으로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남호 한나라당 부대변인, 천진수 한나라당 전 도의원, 강병기 민주노동당 전 최고위원, 무소속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총 6명으로 늘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서울 서촌 한옥마을 보존

    서울 서촌 한옥마을 보존

    서울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에 위치한 서촌(西村) 일대가 한옥마을로 보존된다.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11일 종로구 청운·효자·통의동 일대 58만 2297㎡에 대한 한옥 보존 대책을 담은 ‘경복궁 서측 제1종지구단위 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서촌 일대는 ‘한옥지정구역’과 ‘한옥권장구역’ 등으로 지정돼 관리된다. 한옥지정구역은 한옥이 4채 이상 연이어 모여 있어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건물을 새로 건립할 때 한옥으로만 지을 수 있다. 용도 역시 주택을 비롯해 소매점, 휴게음식점, 의원, 한의원, 치과, 침술원만 허용된다. 한옥권장구역은 한옥지정구역 주변 지역으로 한옥 이외 건물도 지을 수 있다. 다만 전통양식의 담장을 설치토록 하는 등 한옥과 어울리는 외관을 유지해야 한다. 또 자하문로와 효자로 구역은 보행환경 개선 등을 통해 중심가로로 조성하고, 필운대길 구역 등은 최대 200㎡ 이하로 개발해 주거지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체부·누하·필운동은 재개발정비계획을 수립할 때 한옥 보존에 관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경복궁 서쪽 지역이 가진 역사·문화 자원을 보존하면서 접근성도 높아지게 됐다.”면서 “서울이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한옥마을로 지정·육성되는 지역은 종로구의 ▲팔판·삼청동 북촌 일대 112만 8372㎡ ▲권농·와룡동 돈화문로 일대 13만 7430㎡ ▲인사·관훈동 일대 12만 2200㎡ 등 모두 4곳으로 늘었다. 또 운현궁 주변 종로구 견지·운니동 일대 32만 7276㎡도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해 한옥마을로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서촌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지역 일부 주민들은 서촌에는 1920년대 이후 지어진 생활형 한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존 가치가 높지 않다며 보존안 수립에 반대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대전·충남이 세종시 힘모아 줬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정부의 계획대로 세종시가 (실현)되면 지역발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전시청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는) 정치적 논리를 적용해선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이 대전을 방문한 것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1월11일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업무보고에는 박성효 대전시장, 이인화 충남지사 권한대행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논란과 관련, “시·도가 너무 정치적인 분위기에 휩쓸리면 발전할 수 없다.”면서 “오로지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이라는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을 중심으로 해서 대덕·세종·오송이 중심이 돼 과학벨트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과 교육이 이 나라의 미래를 담당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그 역할을 맡은 지역이 최선을 다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수정안 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수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특히 높은 대전·충남 지역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대전시민들, 충남도민들이 이해를 해주시면 대한민국 발전과 지역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전부 개정 법률안’을 비롯한 세종시 수정을 위한 5개 법률안을 11일 차관회의에 상정한다. 정부는 16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아름다운 간판사업 곳곳서 반발

    아름다운 간판사업 곳곳서 반발

    자치단체마다 앞다퉈 조성하고 있는 아름다운 간판사업이 시행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이 일고 있다. 디자인과 제품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사업추진과정에 각종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아름다운 거리가꾸기 사업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 간판사업은 당초 정부의 도시미관개선사업 일환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자치단체에 재량권이 주어지면서 이를 강제 시행하려는 공무원들과 업주 사이에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전국 자치단체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100여곳에서 아름다운 간판사업이 추진되고 있거나 사업장별로 올해 수십억원씩의 예산이 배정됐다. 그러나 사실상 강제성을 띠고 있는 사업추진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업소들이 늘고 있고, 지역 군소 간판제작업소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아 행정기관의 사업추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남시가 지난 2007년 시행한 수정구 태평4거리에서 모란시장에 이르는 성남대로변 아름다운 간판사업은 지금껏 강제 시행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는 2006년 총사업비 12억원을 들여 경기도 K광고물제작회사와 아름다운거리조성사업계약을 한 뒤 1년여동안 사업추진에 나섰다. 당시 이 일대 상인들의 반대가 컷지만 시가 밀어붙였다. 외부적으로는 상인들이 찬성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업주들의 이야기와는 크게 다르다. 간판교체를 반대하는 일부 업소들의 경우 시가 규정을 내세워 교체를 유도하거나 강제철거에 나섰고, 일부 업소들은 아예 체념한 뒤 실비로 달아주는 간판에 만족해야 했다. 여기다 간판의 디자인이나 제작형식도 대부분 동일해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로부터 식상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성남대로변에서 20여년째 유통업을 하고 있는 김모(52·태평동)씨는 “디자인이나 크기 등을 시에서 계도해야지 강제로 간판을 떼어내고 마음대로 글씨만 작아진 간판을 달면 아름다운거리가 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판제작도 당시 경기도 내 상당수 지역에서 동일한 업체가 맡아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성남시 아름다운 간판제작을 맡은 K사는 성남뿐 아니라 파주와 시흥 등 수도권 내 간판사업을 독식해 지역 영세업체들로부터 특혜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아름다운 거리사업이라면서 이를 주관하는 부서도 제각각이다. 용인시는 지금까지 신갈5거리와 경기도박물관, 그리고 민속촌 인근 등 3곳에 아름다운 간판거리를 조성했다. 그러나 신갈5거리의 경우 시 광고물관리팀이, 민속촌과 경기도박물관 거리는 위생계가 각각 시행했다. 민속촌의 경우 주로 음식점들이어서 위생계가 사업을 추진했다는 게 용인시 주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간판사업의 추진이 일관되지 못한데다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이 추진돼 관내 모든 간판의 모양이 비슷해지는 웃지못할 현상을 낳고 있다. 간판의 특성인 개성은 온데간데 없고 동일한 간판에 글자만 바꿔놓는 격이 되어버렸다.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자치단체의 경우 아름다운 거리를 조성하면서 관련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업자들이 간판을 바꾼 것 이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는 상태다. 분당 D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상당수 지역이 간판의 주역할인 개성과 디자인을 염두에 두지 않아 업주와 행정기관 간에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거리청소하듯 단체장 입맛에 맞는 간판만을 천편일률적으로 내거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경기도 정왕나들목 유료화 시흥시 “운전자 반발” 난색

    오는 8월 개통 예정인 제3경인고속도로 시흥구간 정왕나들목(IC) 유료화 문제를 놓고 경기도와 시흥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도는 나들목 주변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통행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시흥시는 운전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9일 도에 따르면 도는 영동고속도로 월곶나들목을 폐쇄하고 월곶분기점(JCT)으로 연결된 제3 경인고속도로 정왕나들목을 통해 인천과 강릉방면 차량을 통행시키겠다는 방침을 시흥시에 통보했다. 또 기존 월곶나들목은 통행료를 받지 않았으나 정왕나들목에 대해선 통행료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통행료는 500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흥시는 “그동안 무료로 월곶 나들목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며 통행료 징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흥뿐 아니라 인천 지역 주민들도 반발할 텐데, 뒷감당을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2007년 4월 국토해양부가 영동·제3경인고속도로의 연결을 허가하면서 ‘군자톨게이트 이전시까지 정왕나들목 무료 운영’의 조건을 달아 승인한 만큼, 이 약속만이라고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비날론의 역설/구본영 논설위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주말 함흥시 2·8비날론연합기업소에서 열린 군중대회에 ‘이례적으로’ 나타났다. 경제 관련 대규모 군중대회 참석은 사상 처음이다. ‘현지지도’는 그가 애용하는 통치술의 일환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왜 비날론 공장이었을까. 아버지인 고 김일성 주석이 유달리 비날론에 애착을 가졌던 사실을 주목해야 할 듯싶다. 비날론은 일제 때인 1939년 이승기 박사의 발명품. 듀폰사의 나일론 개발 이후 2년만에 나온 세계 두번 째 합성섬유였다. 이승기는 연구여건이 좋았다면 한국 화학의 태두격인 이태규 박사와 함께 노벨화학상을 받았을 만한 인재로 꼽힌다. 김 주석은 광복 후 서울대에 몸담다 월북한 그를 그래서 중용했다. 하지만 당시로는 획기적 발명품인 비날론은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석회석과 무연탄에서 얻은 카바이드가 주원료인 비날론은 가볍고 질기지만, 염색이 잘 안 되는 게 단점이다. 특히 석유가 원료인 나일론계에 비해 생산 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게 치명적 결함이었다. 그런데도 김 주석은 여운형의 아들이자 북한의 또 다른 저명 화학자인 여경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를 밀어붙였다. ‘주체섬유’라는 수사와 함께. 질겨서 ‘입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1961년 세워진 연산 5만t급 생산공장 2·8비날론기업소는 김 주석이 사망한 뒤 1994년 가동을 멈췄다. 연료난 탓이었다. 비날론을 생산하는 데 드는 석탄과 전력 비용이면 중국에서 더 질좋은 섬유를 사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북한은 김 주석의 지시로 평남 순천에 100억달러가 드는 연산 10만t 규모 비날론 공장을 짓다가 이마저 외화난으로 공사를 접었다. 비날론이 버리기도, 취하기도 어려운 북한판 ‘계륵’으로 전락한 형국이다. 김 위원장의 군중대회 참석은 16년만의 비날론 부활을 주민들에게 알린 셈이다. 하지만 비날론 공장의 재가동이 북한경제를 재건하는 버팀목이 될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생산비용이 제품가보다 비싼 역설을 극복했다는 기술진보의 징후가 없는 까닭이다. 며칠 전 지식경제부는 국방부와 손잡고 최첨단 ‘스텔스 섬유’를 개발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북한경제도 회생하려면 계륵 같은 비날론에 연연하기보다는 기술진보의 시계 태엽을 앞으로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려면 북측은 이제라도 남쪽이나 외부세계에 진정성을 갖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충남도, 금산 우라늄광산 불허

    충남 금산군 우라늄광산 채광 계획이 불허됐다. 8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금산군 복수면 목소리 우라늄광산 개발 신청을 낸 ㈜토자이홀딩스와 대표광업권자 이모(51)씨에게 최근 불인가를 통보했다. 채광 인가를 신청한 지 1년여 만이다. 도는 불인가 통보문에서 “광업권자가 제시한 환경대책이 주변지역의 자연환경보전에 크게 미흡하고 폐석·광물찌꺼기를 갱내에 버리는 것은 폐기물관리법 제8조와 제13조에 저촉된다.”면서 “용역결과와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금산군 및 주민 의견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충남발전연구원은 용역에서 “해당 지역의 자연적 오염이 심각하고, 사업추진 과정에서 비산먼지, 산성광산폐수, 폐석·광산찌꺼기, 침출수 발생, 지하수 및 하천오염, 중금속에 의한 토양 오염 등 우려가 크나 구체적인 대책이 미흡하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우라늄광산 개발 사례가 없어 현재로서는 주민 건강에 대한 위해성 연구결과가 없는 만큼 이번 개발방식에 따른 위해성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산군은 “금산을 대표하는 인삼, 깻잎 등 청정 농산물 브랜드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지역 주민은 물론 ‘방사능 대학’이란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는 중부대와 주변 생태 및 경관파괴를 걱정하는 사찰 등에서 적극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공식적 반대의견을 보였다. 토자이홀딩스 등은 10여년간 목소리에서 연간 171만t의 우라늄을 캐겠다며 지난해 3월 채광인가를 신청했으나 도의 주민동의·환경대책 요구가 있자 보완을 거쳐 지난 1월29일 최종 인가 신청서를 냈다. 이정민 토자이홀딩스 이사는 “우라늄을 채굴한 폐석을 밖에 버리는 것은 더 위험하다. 법적용이 부적절하다.”면서 “정확한 불인가 과정을 알아보고 행정심판 등 법적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길태 “나 범인아냐.” 경찰에 2번이나 전화

    김길태 “나 범인아냐.” 경찰에 2번이나 전화

    ’부산 여중생의 실종·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김길태가 자신은 이모(13)양의 범인이 아니라며 두번이나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건 것으로 드러났다.김길태가 이 사건의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위장 전화’를 했는지,그의 말이 사실인지가 이번 수사의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됐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 발생 하루 뒤인 지난 달 25일 김길태는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 부친의 집에 잠시 들렀다가 경찰과 통화에서 “나는 범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길태는 지난 달 28일에도 사상구 주례동 한 주점에 잠시 들렀다. 이 주점은 김길태의 친구인 이모(33)씨가 운영하는 곳으로,그는 이씨에게 “난 범인이 아닌데 경찰이 날 쫓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봐 달라.”고 말한 뒤 오후 10시쯤 이 자리를 떠났다.  5분 후 김길태는 공중전화로 한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약 20여분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길태를 이미 그곳을 빠져 나간 상태였다.  첫번째 검거해 범행을 확인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경찰은 지난 2일 김길태를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 용의자로 신원을 밝히고 공개수배에 나서면서 수사망을 조였다. 하지만 이 역시 헛수고였다. 김길태는 공개 수배 다음 날 새벽 이양 집에서 20여m 떨어진 빈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날 새벽 5시쯤 김길태는 자다가 경찰의 플래시 불빛을 느껴 입구 반대편 창문을 뛰어 넘어 달아났다.  두번째 검거 기회마저 놓쳤다.  지난 2일 오전 8시쯤에는 인근 주민이 ‘김길태로 추정되는 정체 불명의 남성이 얼굴에 수건을 덮어쓴 채 빈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주민은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러 집을 나섰고 경찰이 뒤늦게 도착했지만 잠을 자던 남성은 사라지고 없었다. 수사본부에서 이씨의 집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1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3번째 기회가 날아가고, 용의자인 김길태의 행방이 묘연해진 순간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테러로 얼룩진 이라크 총선

    테러로 얼룩진 이라크 총선

    7일(현지시간) 실시된 이라크 총선은 예상대로 각종 테러로 얼룩졌다. 이라크 전역에 걸쳐 최소 38명이 사망하고 110명이 다쳤다고 이라크 내무부가 밝혔다. 전국 18개 주, 1만여개 투표소는 이날 오전 7시 문을 열자마자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수도 바그다드에는 20만명의 군·경이 배치됐지만 미리 묻어둔 폭탄과 시 외곽에서 쏘는 수십발의 박격포와 로켓포를 당할 방법은 없었다. 특히 관공서와 각국 대사관 등이 모여 있어 바그다드에서 최고의 경계 태세가 유지됐던 ‘그린 존’에도 3발의 박격포탄이 떨어져 부상자가 생겼다. 로켓포 공격을 받은 바그다드 북부 지역의 한 주거용 건물에서 사망자 25명이 발생, 이날 최대 참극으로 기록됐다.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마흐모우디야에서는 투표소 안에서 폭탄이 터져 경찰관 1명이 희생됐다. 그 밖에 총선을 앞두고 여러 차례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던, 수도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바쿠바의 투표소 등 이라크 곳곳에서 테러가 일어났지만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위험한 상황에서도 이라크 주민들은 투표소로 향했다. 직장에서 퇴직했다는 아부 아델(57)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적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의무”라면서 “모든 이라크인들은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 존 인근 만수르를 비롯한 수니파 지역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자녀 2명과 투표소 자원 봉사에 나선 한 40대 여성 교사는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라면서 “우리 미래는 불확실하며, 오늘 폭탄 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투표는 시간 연장 없이 예정대로 오후 5시에 마무리 됐다. 수니파 무장세력들은 현 시아파 정부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총선 실시를 반대해 왔다. 하지만 연기를 거듭한 끝에 총선이 확정되자 이라크 전역에서 테러를 벌이며 선거를 방해해 왔다. 선거 전날인 6일에는 나자프 지역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며 최소 3명이 죽고 54명이 다쳤다. 325석의 주인을 가리는 이번 선거는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두번째 치러지는 선거로 내년 말 미군 철수 이후 이라크의 재건과 민주주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선거다. 출구 조사 결과는 10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개표 결과는 각 주 투표소 30%에서 집계가 마무리됨과 동시에 공개되기 시작한다고 유엔은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우리라는 말…다문화 사회에서는 안 좋을 수도”

    “우리라는 말…다문화 사회에서는 안 좋을 수도”

    스리랑카에서 한국에 온 지 15년이 된 델가하고다 게다라 가미니 자야티사(이하 가미니·38) 씨가 경인방송 iTVFM 90.7MHz ‘김경옥의 라디오 상담실’(연출 김희성, 작가 김현화·이민주) 토요일 코너 ‘다문화 톡톡’에 출연해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22세에 산업연수생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몹시 낯설고 외로워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한국의 발전 정도에 정말 놀랐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15년 동안 가방 가죽공장에서 일했고, 용접을 하고 기계를 만드는 일도 했다. 원래 계획은 기술을 배워 스리랑카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IMF 한파가 몰아치는 바람에 한국에 쭉 눌러 살게 됐다. 고국행이라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대신 가미니씨는 천생연분을 만났다.  한국여자인 지금의 아내와 사귀는 동안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아내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8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고, 지금은 13개월 된 예쁜 아기를 낳고 믿음직한 가장이 됐다.  가미니씨는 연애시절을 회상하며 “사람들의 눈총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어쩌다 맥주 한 잔 하러 호프에 가거나 나들이를 가면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때로는 시비를 거는 사람까지 있어 화도 많이 났고 마음도 많이 아팠단다.  이 방송에 매주 토요일 패널로 참여하는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최현모 국장은 “한국인들이 고쳐야 할 자세”라며 “특히 이주민이 남자인 경우 시선이 더 곱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성이 이주민인 경우 그래도 너그럽지만 한국인 여성과 이주민 남성 커플의 경우 더 배타적이라며 여전히 남성이 중심이 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국장은 “한국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우리’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우리’라는 말은 좋은 의미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배척하는 좋지 않은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미니 씨는 “진짜 제대로 된 우리라는 의미를 만들려면 피부색이나 국적이나 성별 관계없이 모두 함께 사는 큰 우리라는 뜻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가미니씨는 “아기가 태어났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면서 “‘이게 바로 성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내와 아기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가미니씨. 가미니씨는 청취자들에게 우리 사회가 조금만 이주민들에게 너그러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EU, 유전자변형 감자 경작 승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역내 유전자변형(GMO) 작물 경작을 승인하면서 안전성을 둘러싼 오랜 논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독일 화학업체인 BASF가 신청한 GMO 감자 ‘암플로라’ 경작을 승인하는 결정을 채택했다. EU 역내에서 GMO 작물 경작이 허락되기는 지난 1998년 미국의 다국적 농식품공학업체 몬샌토가 개발한 GMO 옥수수 종자 ‘MON 810’에 이어 두 번째이다. 집행위는 동물사료용과 산업용으로만 암플로라를 경작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면서 앞으로도 엄격한 관리·감독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달리 EU 건강·소비자정책담당집행위원은 “GMO 감자를 일반 감자 재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재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플로라 경작이 승인된 데 대해 당사자인 BASF는 당장 올해부터 상업적 목적의 경작이 가능해졌다며 EU 역내 약 250㏊의 농지에서 암플로라를 재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GMO 감자 재배 승인 결정에 대해 EU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럽 생명공학업체들의 이익단체인 유로파바이오는 성명을 통해 “집행위 결정은 업계는 물론 일반 대중이 필요로 하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한다.”라고 환영했다. 반면 유럽의회 녹색당 정치그룹과 환경단체들은 “유럽의회의 반(反) GMO 작물 정책과 GMO 식품에 반대하는 70%의 역내 주민을 무시한 충격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루카 차이아 이탈리아 농림부 장관도 “우리는 EU 집행위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12세 칠레 소녀, 쓰나미에서 섬 주민 살렸다

    12세 칠레 소녀, 쓰나미에서 섬 주민 살렸다

    재치있는 12세 칠레 소녀가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 리히터 규모 8.8 강진이 칠레를 강타한 지난 27일(현지시간). 칠레 해안에서 670km 떨어진 후안 페르난데스 군도에선 큰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볍게 땅이 떨렸을 뿐이다. 하지만 재앙은 다가오고 있었다. 군도를 향해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었던 것. 쓰나미가 휩쓸고 간 군도는 쑥대밭이 됐지만 인명피해는 10여 명에 불과했다. 대다수 주민은 일찌감치 고지대에 올라 쓰나미를 피할 수 있었다. 주민들이 일찌감치 대피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12세 소녀 마르티나 마투라나 덕분이다. 후안 페르난데스 군도 로빈슨 크루소 섬에 살고 있는 마르티나는 이날 해안을 거닐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걸 목격했다. 땅도 약간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마르티나는 황급히 집으로 달려가 아빠에게 “땅이 진동하고 큰 파도가 몰려온다.”고 소리쳤다. 아빠는 딸을 진정시키고 대륙에 사는 자신의 아버지(마르티나의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된 수화기 반대 쪽에선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르티나의 할아버지는 “리히터 규모 8.8 강진이 발생했다. 칠레가 폐허가 됐다.”고 알려줬다. 마르티나는 아빠와 할아버지의 통화내용을 옆에서 듣다가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챘다. 바로 창문으로 다가가 밖을 내다보니 이미 보트들이 심하게 출렁이고 있었다. 마르티나는 문을 박차고 달려나가 이 섬 공원에 설치돼 있는 종을 힘껏 치기 시작했다. 로빈슨 크루소 섬에선 평소 종을 비상사태를 알리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종을 두 번 울리면 화재, 세 번 울리면 흙사태 등으로 약속이 정해져 있었지만 신호를 알지 못하는 마르티나는 쉬지 않고 종을 울렸다. 연이어 울리는 종소리에 주민들이 밖으로 나와 출렁이는 바다를 본 뒤 일제히 집에 갖고 있던 종을 울리기 시작했다. 종소리가 퍼지면서 주민들은 쓰나미가 도착하기 전에 고지대로 피신했다. 주민들이 대피한 지 불과 수분 만에 쓰나미가 로빈슨 크루소 섬을 강타했다. 해안에서 300m까지 큰 파도가 밀려 닥치면서 학교, 공원, 시청 등이 물에 잠겼다. 쓰나미가 멈춘 후 피해지역을 둘러본 리카르도 브라보 발파라이소 주지사는 “남은 게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후안 페르난데스 군도의 인명피해는 8명에 불과했다. 칠레 언론은 “12세 소녀의 재치가 큰 인명피해를 막았다.”면서 “강진과 쓰나미로 쑥대밭이 된 칠레에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10년만에 첫삽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10년만에 첫삽

    25일 오전. 서울 양재동 양곡유통센터 뒤쪽 비포장도로를 따라 수백m를 들어가자 널따란 공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터 주변으로 드문드문 채소 재배용 대형 비닐하우스와 연탄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닐하우스는 봄이 되면 완전히 철거될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주변 주민들과도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공터에서는 터파기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2년이면 이곳에는 화장로 11기를 갖춘 대형 화장장과 가족공원이 들어선다. 2014년에는 국립의료원이 완공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의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추모공원 건립이 결실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건립반대소송으로 부지선정 이후 9년여를 끌어온 화장시설인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이 25일 착공식을 가졌다. 추모공원이 완공되면 서울시는 벽제승화원과 함께 화장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 제2화장장 건설을 공식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다. 당시 시는 20기의 화장로와 5만위의 봉안시설을 갖춘 화장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2001년 7월 원지동 일대를 후보지로 확정했다. 1997년 서울시민 화장률이 30%를 넘어서면서 급증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벽제승화원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서울시민 화장률은 2000년 48.4%, 2005년 64.9%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80.4%, 2020년에는 91.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혐오시설인 화장장이 지역에 설치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2001년 12월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2007년 4월에야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공사가 지연되는 9년여 동안 시는 430회에 걸쳐 공식적인 주민대화를 시도했고 150여회의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했다. 신면호 시 복지국장은 “국립의료원을 유치하고 화장로를 11기로 줄이는 등 끊임없는 설득작업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협의가 모두 완료된 것은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내곡지구 보금자리주택 입주권을 요구하며 철거에 불응하고 있고, 주변 지역에서도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남아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달라 협상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시는 가능한 한 올 상반기에 관련 민원을 모두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한송이 꽃’을 형상화한 추모공원은 산속 지하에 철저히 숨겨진 형태로 건설된다. 설계도상으로는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이지만 지하 20m까지 땅을 파고 들어가 외부에서는 완전히 지하 건물이 된다. 부지 전체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나머지 한쪽 면에는 종합의료시설이 들어선다. 출입도로도 터널로 연결해 장례행렬이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했다. 화장장은 친환경 신공법이 대거 적용됐다. 소각로는 매연이나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완전연소가 이뤄지게끔 화염이 4차례 순환 연소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배출가스의 양은 국가 기준의 10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화장장 시설의 냉난방은 소각로에서 나오는 폐열과 지열발전기를 통해 100% 자체 충당하고 건물의 조명을 위해 자연광 활용을 극대화했다. 시 관계자는 “일단 2020년까지의 수요는 해결이 됐지만 승화원과 추모공원의 화장로 34기를 모두 빠듯하게 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제3화장장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김정일의 초읽기 심리/구본영 논설위원

    어차피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게 인간의 운명이다. 자연인의 수명이든, 절대적 지배자가 누리는 권력이든 매한가지다. 그래서 인생 황혼기나 권력 말기에는 누구든 초조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요즘 “신경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국정원은 그제 국회 정보위에서 “김 위원장이 (김일성의)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고 자탄하는 등 현안 해결에 대한 초조감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100% 신빙성 있는 정보분석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그러나 그럴듯한 정황적 근거는 많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은 “이(쌀)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을 베풀겠다.”는 수사로 요약된다. 하지만 북한의 보통사람들은 여전히 강냉이밥으로라도 허기를 못 채우는 상황이 아닌가. 김 위원장도 건강이상설에 시달리며 후계구도와 국제사회와의 핵게임 등으로 인한 중압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혈맹인 중국조차 지난해 북 정권의 세습을 반대하고 핵포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최근 남북관계나 북한 내부 노선이 오락가락하는 양상이 김 위원장의 ‘초읽기’에 몰린 듯한 심리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상회담을 타진하면서 서해상에 해안포를 쏴대는 일이 그렇다. 전격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해 시장을 폐쇄했다가 다시 푸는 등 갈팡질팡하는 듯한 모습도 마찬가지다. 조훈현이나 이창호 같은 바둑 고수도 초읽기에 몰리면 왕왕 실수를 하는 법이다. 문제는 신산(神算)의 절대 고수라도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초반 포석이나 행마가 근본적으로 잘못됐을 경우다. 중국 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은 생전에 김일성과 모두 11차례 만나 개혁·개방을 권유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문헌연구실이 편찬한 ‘덩샤오핑 사상연보’ 등에 나오는 비화다. 김일성이 “창문을 열면 신선한 바람과 함께 모기(체제에 위험한 외부사조)도 들어온다.”며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알려진 얘기다. 결국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이 오늘날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G2 반열에 올려놓았음은 불문가지다. 이제라도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유훈 관철에 매달리기 전에 이를 위한 수단인 노선 선택부터 잘못됐음을 알았으면 싶다. 북한주민에게 쌀밥을 주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북한체제의 지속을 위해서라도 개혁·개방 이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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