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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성근 “작은 연못에서 한국영화 미래 봤다”

    문성근 “작은 연못에서 한국영화 미래 봤다”

    문성근(57)은 미안하다고 했다.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해냈는지 항상 가슴이 쓰리다고 했다.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 우리 영화판을 지켜내는 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담배 한 대를 꼬나물고 긴 한숨을 내쉰다. 새달 15일 개봉하는 영화 ‘작은 연못’으로 돌아온 문성근을 만나봤다. 무엇이 그를 고개 숙이게 만들었을까. ●작은 연못은 전쟁 그 자체에 대한 반성 작은 연못. 전쟁 영화다. 1950년 7월. 한반도 허리에 있는 충북 영동군 산골짜기 대문바위골. 미군이 패하면서 전선은 읍내까지 내려오고 마을에 피란령이 내려진다. 주민들은 피란길에 오른다. 미군이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7월 땡볕 아래 꾸역꾸역 남하하는 사람들. 하지만 믿음과 달리 그들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지고 병사들은 이들을 향해 난사를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대체 총구가 왜 자기들에게 향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쓰러져 간다. 한국 현대사의 씻을 수 없는 상처 ‘노근리 학살 사건’이다. 이데올로기가 뭔지도 몰랐던 우리 농민들. 하지만 그들은 피를 흘려야 했다. 그렇다. 전쟁은 끔찍했다. 종족 싸움이든, 종교 분쟁이든, 이권 혈투이든, 이데올로기 대립이든,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문성근은 말한다. “충돌이 일어나면 민간인이 가장 많이 죽는다. 어떤 형태의 전쟁이든 정당성은 없다. 그게 작은 연못의 메시지다.” 문성근은 원래 노근리 참사에 관심이 많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AP통신 기자는 “노근리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동료 기자(AP통신 기자)가 왜 한국에서 노근리 참사를 다룬 영화가 나오지 않는지 의아해하더라.”고 전했다. 때마침 이상우 감독이 노근리 영화를 만든다고 했다. “이 감독 자신도 실향민이라 그 누구보다 분단의 현실에 가슴 아파했다. 그래서 좋은 영화가 만들어질 거라 믿었다.” 노근리 유족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 참사 때 눈이 먼 할머니 이야기, 부모를 다 잃고 혼자 살아온 사람의 사연…. 영감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영화를 찍었다. 송강호, 문소리, 유해진 등 특급 스타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함께 하겠다고 나섰다. 동지애였다고 했다. “제작비가 부족하다 보니 도움이 절실했다. 자연히 배우들도 찾기 어려웠고. 뜻밖에 충무로를 이끌어가는 간판 배우들이 나서줬다. 특히 출연배우 중의 한 사람인 김뢰하의 공이 컸다. 자신의 친정인 대학로 연극계에 ‘좋은 영화를 만든다. 도와달라.’고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모두 흔쾌히 와 줬다.” 영화가 ‘반미’(反美) 느낌이 난다고 슬쩍 찔렀더니 문성근은 이내 진지해진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더니 “정말 그렇다면 그 사람은 편협한 관점을 지닌 것”이라고 점차 목소리를 높인다. “공격하는 미군들도 고민한다. 그들도 평생 무거운 짐을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는 전쟁이다. 총을 쏜 사람이 중국군이든, 북한군이든 뭐가 달라지나. 누구를 대입해도 똑같다. 그 잔혹성을 말하고 싶었다.” ●송강호·문소리 등 톱스타들 노개런티 자진합류 문성근은 지금의 영화판에 아쉬움이 크다. 책임 의식도 느낀다. 1999년 영화진흥공사가 영화진흥위원회로 재탄생했을 당시 그는 부위원장을 맡았다. 어떻게 하면 한국 영화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한국 영화가 전성기를 누렸을 당시, 그 전성기의 좋은 산업 구조를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점이 후배들에게 못내 미안하다. “대형 배급사가 밀려 들어오자 영화인의 힘이 약해졌다. 이걸 막지 못했다. 결국 영화인은 계약 관계에서도 항상 약자가 돼 버렸다. 산업구조 안에서 하부구조로 전락해 버렸다. 힘의 균형이 무너져 버린 거다.” 그는 항상 영화인들이 뭉쳐 그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영화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배급사가 있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하지만 잘 안 됐다. 영화인들이 안주했던 것도 문제였지만 대형 배급사의 힘이 너무 강했다. “결국 그 문제점이 지금 드러나고 있다. 영화계의 다양성이 죽어가고 있지 않나. 영화인들은 이런 현실에 질려 버렸다. 그래서 다들 힘이 빠졌다.” 하지만 문성근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문성근은 작은 연못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 속에서 한국 영화의 미래를 봤다고 했다. 영화인들의 구애 속에 국내 최고의 컴퓨터그래픽(CG) 회사인 ‘모팩 스튜디오’에서 무보수로 작업을 해줬다. 물론 개봉 뒤 수익은 흥행성적에 따라 나눠 갖는다. 촬영장비 업체들도 선뜻 나섰다. 덕분에 40억원 규모의 영화를 10억원에 해결했다. “작은 연못을 찍을 때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하지만 좋은 대본을 가지고 영화인들 스스로 투자를 받고 이렇게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다. ‘우리가 집단으로 붙어보자. 무슨 영화인들 못하겠냐.’고 말하면서.” ‘4대강 사업’ 반대 다큐멘터리를 찍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문성근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하고 싶은 말은 많다고 했다. “정부를 믿고 싶다. 하지만 더 시급한 사안이 있지 않을까. 아직도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무상급식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많다. 그걸 먼저 생각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서울광장] 김정일 위원장, 갈라파고스를 떠날 땝니다/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정일 위원장, 갈라파고스를 떠날 땝니다/구본영 논설위원

    ‘스마트폰 충격’ 탓일까. 잘나가던 한국 IT 산업이 이른바 ‘갈라파고스 규제’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세상과 격리된 갈라파고스 섬들처럼 국제적인 흐름과 동떨어진 한국식 규제가 문제라는 얘기다. 갈라파고스는 다윈의 진화론의 모태가 된 동태평양의 제도다. 외부 세계와 고립돼 독자적 생태계를 유지했으나, 유달리 진화가 더뎠던 바로 그 섬들이다. 본래 ‘갈라파고스 현상’은 독자적 기술과 규제에 매달리다 세계 표준을 내준 일본의 사례를 가리켰다. 삼성에 1위 자리를 내준 ‘소니의 굴욕’에서 보듯이. 얼마 전 필자는 미국 국무부의 2009년 세계인권보고서 북한편의 한 구절을 읽고 무릎을 쳤다. “고위 관계자 및 일부 엘리트들에게만 인터넷 접속이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는 대목에서였다. 무단 처형과 고문이 횡행하는 정치범수용소 등 해마다 거론했던 레퍼토리에 인터넷 정보통제가 추가된 셈이다. 그래서 북한이야말로 현대판 갈라파고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명사의 변화 물결을 타긴커녕 방파제만 쌓고 있으니…. 한반도의 남쪽은 이미 다문화 사회의 초입이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결혼 이민자가 16만 7000명을 넘어섰고, 그 자녀 수도 10만명선이라고 한다. 반면 다른 반쪽인 북한은 여전히 단일 혈통을 고수 중이다. 그뿐이라면 다행일는지 모르겠다. 석탄에서 뽑아내는 합성섬유인 비날론으로 만든 옷을 입는 세계 유일의 나라다. 그 생산비면 해외에서 더 질 좋은 옷을 더 많이 살 수 있는데도 한사코 이 ‘주체섬유’에 매달리는 식이다. 이로 인한 반대급부는 엄혹하다. 북한이 외부와 담을 쌓은 채 ‘독자적 진화’를 해온 결과를 보라. 올해도 주민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제2의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할 판이다. 유엔 추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평균 78세인데 비해 북쪽은 67세에 불과하다. 탈북 청소년의 평균신장이 우리 청소년보다 13㎝ 이상 작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남한족’과 ‘북한족’으로 종족 자체가 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며칠 전 안면 있는 탈북자 한 분이 찾아왔다. 중동의 ‘조선무역대표부’에서 일하다 13년 전 남쪽으로 망명해 서울서 결혼해 살고 있단다. 북한에서도 결혼했었다기에 북녘 전 부인의 안위를 걱정하자 “당에 이혼만 신청하면 문제없을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처자를 인질로 남겨 두지 않고는 누구든 해외로 내보내지 않는 북한 당국도 탈북자가 자꾸 늘어만 가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북한 사회가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인식은 내부에서 확산되는 듯하다.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김수영의 시구 속의 풀처럼 민초들이 먼저 알아채기 시작한 것이다. 꼬리를 무는 탈북대열이 그 증좌다. 물론 북한 당국도 개방의 필요성을 알긴 하는 듯하다. 올 들어 나선특구법을 다섯 번째 개정하고 국가개발은행을 출범시켜 해외자본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나선·신의주·금강산·개성 등 북한이 문을 열어놓은 네 특구 모두 변방 꼭짓점에 자리잡고 있다. 그것도 개혁개방의 내부확산을 막기 위해 철조망을 친 채. ‘4 꼭짓점 특구’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외부 투자만 받겠다는, ‘모기장식 개방’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나마 휴대전화를 가진 주민들에게 자수를 강요한다든가, 개성공단 3통 협상에 불응하는 등 개방과는 정반대의 신호를 동시에 내보내고 있다. 북한 체제가 존속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더 통 큰 개방을 선택할 때다. 그러려면 남한이나 해외와의 협력에 결정적 걸림돌인 핵개발부터 접어야 한다. 구소련이 어디 핵무기가 적어서 무너졌던가. 김 위원장에게 “이제 갈라파고스를 떠날 때입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더는 주민들을 ‘주체의 섬’에 가둬 둬선 안 되겠기에. 세계사의 큰 흐름과 담을 쌓는 ‘자폐증’에서 벗어나야 북한 주민이 살고 남북 동질성도 회복될 게다. kby7@seoul.co.kr
  • 日 후텐마 비행장 2단계 이전안 확정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 정부가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현 내 캠프 슈워브 육상부와 화이트비치 앞바다를 순차적으로 사용토록하는 2단계 이전안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일본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현 캠프슈워브 육상부에 헬리콥터 이착륙장을 만들어 후텐마 기지에 상주하는 헬기 부대를 옮기기로 했다. 다만 미군이 조만간 수직 이착륙 수송기 MV-22 오스프레이를 배치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후텐마 비행장도 함께 사용키로 했다. 10∼15년에 걸쳐 주일미군이 사용하는 항만시설인 오키나와현 화이트비치 앞바다에 인공섬을 만들어 기지를 모두 이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헬리콥터 훈련 시설은 가고시마현 도쿠노시마 등으로 옮길 예정이다.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은 최근 이 같은 안을 연립여당인 국민신당과 사민당 간부들에게 전달하고 31일 정부안을 결정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다 가쓰야 외상도 26일 존 루스 주일 미대사와 회담하고 2단계 이전안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을 25일 오키나와에 보내는 등 주민 설득에도 본격 착수했다. 히라노 관방장관은 가고시마현의 이토 유이치로 지사를 만나 정부안을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오키나와 주민, 연립여당인 사민당이 정부안에 모두 반대하고 있어 일본 정부가 시한으로 제시한 5월말까지 이전안이 정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오키나와 주민들은 캠프슈워브 육상부 주변에 학교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총선 전에 ‘현외 이전’을 약속한 하토야마 정권이 우리를 배신했다.”며 항의 집회를 갖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jrlee@seoul.co.kr
  • [모닝 브리핑] 유엔, 北인권규탄 결의안 채택… 정부 찬성표

    유엔 인권이사회는 25일(현지시간) 고문과 정치범 노동수용소 등 북한의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럽연합(EU)이 제출한 결의안은 북한의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 “완전하고 신속하며 방해받지 않는 접근을 보장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인권이사회는 이날 북한에 “식량원조는 배고픈 주민들에게 배급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사회 47개국 중 한국, 미국, 일본 등 28개국이 결의안 채택에 찬성표를 던졌고 북한의 주요 동맹국가인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이 반대했다. 13개국은 기권, 1개국은 불참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정책 찬반 따지되 낙선운동 변질 안 된다

    지방선거를 70일 남겨두고 이런저런 이름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특정 후보들을 겨냥한 낙선운동에 나설 움직임이라고 한다. 이미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라는 단체는 지난 22일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예비후보 16명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으로 사실상 낙선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앞서 20여개 천주교 단체들은 지난 8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347개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했다는 ‘유권자 희망연대’는 4대강 사업에 더해 무상급식을 후보자 판단의 주요정책으로 내놓음으로써 사실상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후보에 대해 낙선운동을 펴나갈 뜻을 시사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선 모처럼 정책선거가 펼쳐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한꺼풀 더 들여다 보면 4대강과 무상급식, 이 두 현안을 쟁점화하고 이를 통해 후보를 찬반의 둘로 나누는 것은 풀뿌리 지방자치 선거를 중앙정치의 전장(戰場)으로 변질시킬 뿐이다. 이미 두 현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중앙당 차원의 정책을 내놓고 공방을 벌여온 터다. 짐짓 정책에 대한 찬반을 기준으로 한다지만 기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과 진보진영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운동을 펼치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는 것이다. 지방선거 후보의 정책에 대한 판단 기준을 4대강이나 무상급식으로 좁혀 몰아가는 행위는 지방선거의 왜곡을 부를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내 고장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따라서 후보를 고르는 잣대도 내 고장의 현안이 중심이 돼야 한다. 어떤 후보가 진정 내 고장의 발전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는지, 이를 실천할 재원확보방안은 갖췄는지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매니페스토 선거운동이 정착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실련이 어제 유권자 운동본부 발족과 함께 “중앙정치권의 정치바람이 아닌 지역발전과 주민복리를 위한 지방선거를 구현할 정책활동을 펴나가겠다.”고 천명한 것은 지방선거에 임하는 시민단체의 올바른 선거운동 방향이라 여겨진다. 선관위의 각별한 감시가 중요한 시점이다. 정책 평가를 빙자한 낙선운동으로 지방선거가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자살률 농촌 >대도시 왜?

    자살률 농촌 >대도시 왜?

    ‘서울 21.6명’ ‘임실 76.1명, 횡성 73.9명, 단양 65.3명’ 보건복지부가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23일 발표한 인구 10만명당 2008년 자살자 수다. 스트레스가 자살의 주요 원인이라면 대도시 시민들이 농촌 주민들보다 자살할 확률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한국자살예방협회 관계자는 “최근 6년간 농촌의 자살률이 도시보다 더 높았다.”고 밝혔다. 통계 역시 농촌의 자살률이 서울에 비해 최고 3배 이상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신경정신과 교수 등 자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은 농촌 지역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황혼자살’의 증가를 꼽았다. 고령화된 농촌사회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외로움을 느낀 노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농촌의 자살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경란 연세의료원 정신과 교수는 “7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청년층의 3배에 달한다.”면서 “도·농 간 빈부격차 등 경제적 문제가 노인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노인이 주를 이루는 지역사회 구조상 자연히 통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족한 의료 체계와 여가시설, 정서적 외로움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진단도 있다. 신영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기획홍보이사는 “노인들은 각종 신체적 질환을 겪으면서 2차적으로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은 데, 시골은 병원 접근성이 떨어져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고, 이 때문에 생긴 신병 비관이 자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가족화, 가족 해체 등 노인의 고립이 심화되는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은정 부연구위원은 “외국도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대도시보다 사람들과 왕래가 뜸하고 소통이 적은 시골 지역에서 자살률이 높다.”며 “농촌은 문화센터 등 여가활동을 즐길 시설이 적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극복할 기회가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6·2 지방선거 현장] 청송군 사형집행시설 최대이슈로

    경북 청송 제2교도소 사형집행시설 마련을 놓고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이 문제가 지방선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청송군 의회와 지역 단체들도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청송군수가 적극적으로 사형집행시설 반대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동수 군수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군수는 재선을 위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해 놓았는데 경쟁자가 없어 이변이 없는 한 선거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주민들은 한 군수가 사형집행시설 설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라고 있어 선거를 앞둔 한 군수 측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반대 운동에 나선 주민들은 이번 사안을 한 군수의 재선과 연계하겠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어 사형집행시설 문제가 자칫 청송군수 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뇌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청송군 진보면 14개 자생 단체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정부와 국회에 사형집행시설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 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청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6·2 지방선거 현장] 김태영 국방장관 중립성 논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특정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20일 제주도를 방문, 육사 동기생인 강택상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전 제주시장) 사무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선거사무실 관계자들에게 “모두들 고생들 하시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제주산 양배추값이 폭락하자 양배추를 사달라는 전화를 직접 할 만큼 (강택상 예비후보는)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서귀포 제주해군기지 사업 예정지를 둘러보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상경에 앞서 강 후보 사무실을 방문했다. 주민들은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중립을 지켜야 할 국무위원이 특정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해 격려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그동안 외면해 왔던 해군기지 반대 주민들과 갑자기 간담회를 가진 것도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측은 “강 후보 측에서 제주까지 왔으니 얼굴이나 보고 가야 되지 않느냐고 먼저 연락해 장관이 찾아간 것”이라며 “선거사무실에는 3~4분밖에 머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수행한 참모진 등이 강 후보 선거사무실 방문은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며 만류했으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는 일’이라며 선거사무실을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선택 2010 지방선거 D-72] “좋은 동네정치 우리 손으로”… 주민후보 나선다

    [선택 2010 지방선거 D-72] “좋은 동네정치 우리 손으로”… 주민후보 나선다

    1995년 민선1기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지 올해로 15년이 됐다. 지역의 장(長)을 선출하는 것이 올해로 다섯번째이지만, 아직 지방자치를 멀기만 한 남의 이야기로 여기는 주민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전국적으로 심상치 않은 ‘풀뿌리 운동’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주민이 직접 ‘좋은 동네정치 하기’,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어서다. 주민연대, 좋은정치노원씨앗모임 등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지역정치운동 단체들은 지난달 ‘풀뿌리좋은정치네트워크(풀넷)’를 결성했다. 지역 현안 중심의 생활정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풀넷은 직접 주민후보도 낼 계획이다. 세종시 문제, 개헌 논의 등 중앙무대의 대형 이슈가 풀뿌리 자치의 씨앗을 날려 버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21일 “현재의 정치는 좋은 정치를 보여주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민적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정치적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국의 새로운 정치적 힘은 아래에서부터 분출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서울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운동본부’를 발족, 정책 구현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고 밝혔다. 청년 실업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나선 ‘한국청년연대’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풀뿌리 자치운동의 시발점은 2000년부터 3년에 걸쳐 진행된 경기 고양시의 ‘러브호텔 반대운동’으로 볼 수 있다. 이전까지 지역정치 참여 시도는 각 시민사회단체가 산발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고양시가 러브호텔을 무분별하게 허가하자, 주민이 그야말로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반대운동을 벌였다. 이는 선거참여조직 ‘2002 고양시민행동’의 결성으로 이어졌고, 지방선거에서 시민행동 후보 8명이 시의원에 당선됐다. 서울 도봉구에서도 환경운동연합과 여성민우회가 공동후보를 내 구의원 2명을 당선시켰다. 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의 낙선·낙천운동으로 시민사회단체의 정치 참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생겨났다. 또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도입과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치러진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호남 등 일부지역을 뺀 대다수 지역을 석권, 많은 시민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오히려 지역정치의 기세가 중앙정치에까지 여파를 미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이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연일 여야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량급으로 일컬어지던 야권 영입 후보들도 기초단체장으로 ‘하방(下放) 출마’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이 선거연대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연합에 찬성하는 풀뿌리 후보도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중앙무대에서 좌절을 맛본 386세대 등 경험있는 정치인이 고향마을로 돌아가는 추세가 뚜렷한 것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제대로 된 ‘마을자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백의종군의 마음인지, 이를 발판으로 도중에 다시 2012년 총선을 노리기 위한 것인지는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칠갑산 천장호 둑 건설 무산위기

    “칠갑산의 상징에 손 댄다니, 말이 안 되쥬.” 정부가 ‘콩밭 매는’으로 널리 알려진 충남 청양군 칠갑산 정상에 있는 천장호의 둑 건설 사업에 나서자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4대강살리기의 하나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결국 무산 위기에 처했다. 19일 한국농어촌공사 청양지사에 따르면 청양군 정산면 천장호의 담수량을 현재 288만t에서 703만t으로 늘리기 위해 하류에 길이 200m, 높이 33m의 둑을 신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대강의 한 곳인 금강에 물을 보내 강이 마르지 않도록 하려는 것으로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정산면 천장리 천장호변 주민들은 “새 둑을 건설하면 마을이 수몰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10일 마을 도농교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주민설명회를 무산시켰다. ‘알프스마을’로 불리는 이곳에는 37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매년 열리는 ‘얼음축제’ 때는 15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마을 이장 김신태(40)씨는 “천장호 둑 얘기는 작년 가을 처음 알았다.”면서 “사전에 주민 의견을 들어 보지도 않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양군도 “칠갑산은 도립공원이다. 둑을 만들어 수위가 높아지면 천장호 출렁다리가 물에 잠길 수 있다.”고 농어촌공사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이 마을은 몇년 전 정부에서 농촌마을종합개발 사업지로 선정, 지난해까지 30억원 안팎을 들여 축구장, 수영장, 70명 규모의 숙박시설을 조성했다. 마을을 개발하고 수몰위기로 몰아넣는 정부 정책의 난맥상을 보여준다. 서안철 농어촌공사 청양지사장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데다 여건이 맞지 않아 농림수산식품부에 백지화와 함께 대체지 선정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청양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어업피해” 주민 강력반발

    “어업피해” 주민 강력반발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의 많은 주민들이 가로림조력발전소(조감도) 건설을 거세게 반대하는 가운데 사업이 강행되고 있어 주민들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주민들은 집단행동과 법적 대응 등을 통해 발전소 건설 저지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서부발전 산하 ㈜가로림조력발전은 18일 태안군 문화예술회관에서 서산·태안보상대책위원회와 보상업무개시 약정서를 체결했다. 가로림조력발전 측은 곧바로 토지 및 어업피해 조사에 착수, 감정평가를 거쳐 보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 차준엽 차장은 “약정서에 따라 보상작업 중에도 착공이 가능하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 2014년 말 발전소를 완공할 계획”이라면서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은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과정에서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발전소 “환경영향평가 수렴할 것” 이 발전소는 2007년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제출됐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11월 국토해양부로부터 공유수면 매립계획을 승인받았다. 가로림조력은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태안군 이원면 내리에 2㎞의 제방을 쌓아 520㎿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중 800m가량에 수문과 발전시설이 들어선다. 건설비는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가로림조력발전소 반대 투쟁위원회 위원장 박정섭(52·서산 도성어촌계장)씨는 “가로림만 주변 20개 어촌계 가운데 15곳이 아직도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보상대책위에 권한을 위임한 적도 없다.”면서 “다음달 인근 보령·당진 어민들과도 연대,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반대 투쟁위 측은 최근 서산·태안 관내 2600여명의 어민들에게 “발전소 측의 말에 현혹되지 말라.”는 안내문을 보내고, 지난달에는 서산·태안 주민 2만 7000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충남지사에게 전달했다. 박씨는 “인천 강화 등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는 지역 주민, 수협 등과 연대해 투쟁하겠다. 사업중지가처분 등 법적 대응도 하겠다.”며 “얼마 안 되는 전기를 생산하려고 조력발전소를 건설해 인천에서 목포까지 서해안 전역의 어업에 타격을 주는 데 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비로 화력발전소를 지을 경우 두배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제성 논란이 일어왔다. ●주민 “집단행동·법적대응 불사” 서산시도 반대다. 김기수 시 에너지계장은 “국토해양부가 4만 3170㎡의 가로림만 공유수면 매립계획 승인시 어민합의와 환경피해 최소화 등 조건을 달았다.”면서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지식경제부에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할 때 반대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가로림만은 해양생태계가 잘 보존돼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꼽히고 있으나 조수간만의 차(7~9m)가 커 조력발전소의 좋은 입지로 평가받고 있다. 갯벌 면적은 8000㏊이다. 조력발전 측은 반대 주민들과 달리 이곳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면 물이 차 어족자원이 더 풍부해지고, 교통이 좋아져 관광산업과 일자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6·2 지방선거 현장] 통합반대 청원군의원 집단탈당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 무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나라당 소속 청원군의원들이 집단 탈당한다. 이들은 18일 이번 군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집단탈당에는 한나라당 소속 군의원 7명 가운데 비례대표인 맹순자 의원을 제외한 김충회·이명락·민병기·노재민·김경수·오창영 의원 등 6명이 참여한다.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것은 당과의 갈등 때문이다. 그동안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통합 찬성을 당론으로 결정한 뒤 통합에 반대하면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며 수차례 군의원들을 압박해 왔다. 그러나 군의원들은 일방적으로 결정된 당론을 따를 수 없다며 통합 찬반을 묻는 군의회 임시회에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며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전체 군의원 12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 군의원 5명도 반대했지만 과반수인 한나라당 소속 군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통합 무산을 주도한 셈이다. 김충회 의장은 “마음대로 당론을 정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공천에서 배제시킨다는 것은 공화당 시절에도 없던 얘기”라며 “이 같은 정당에 더 이상 몸담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종시 수정으로 한나라당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통합에 반대하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아 무소속 출마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편 민주당 충북도당은 통합에 반대한 군의원들의 공천문제에 대해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 충북도당 유행열 사무처장은 “공천문제는 전적으로 공천심사위원들이 결정할 일”이라며 “전체 공심위원 15명 가운데 외부인사 7명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6·2 지방선거 현장] 통합반대 청원군의원 집단탈당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 무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나라당 소속 청원군의원들이 집단 탈당한다. 이들은 18일 이번 군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집단탈당에는 한나라당 소속 군의원 7명 가운데 비례대표인 맹순자 의원을 제외한 김충회·이명락·민병기·노재민·김경수·오창영 의원 등 6명이 참여한다.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것은 당과의 갈등 때문이다. 그동안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통합 찬성을 당론으로 결정한 뒤 통합에 반대하면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며 수차례 군의원들을 압박해 왔다. 그러나 군의원들은 일방적으로 결정된 당론을 따를 수 없다며 통합 찬반을 묻는 군의회 임시회에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며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전체 군의원 12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 군의원 5명도 반대했지만 과반수인 한나라당 소속 군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통합 무산을 주도한 셈이다. 김충회 의장은 “마음대로 당론을 정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공천에서 배제시킨다는 것은 공화당 시절에도 없던 얘기”라며 “이 같은 정당에 더 이상 몸담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종시 수정으로 한나라당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통합에 반대하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아 무소속 출마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편 민주당 충북도당은 통합에 반대한 군의원들의 공천문제에 대해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 충북도당 유행열 사무처장은 “공천문제는 전적으로 공천심사위원들이 결정할 일”이라며 “전체 공심위원 15명 가운데 외부인사 7명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사형집행시설 백지화 촉구” 청송군의회 성명서

    경북 청송군의회(의장 이광호)는 17일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청송교도소에 사형 집행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교도소 측에 지시한 것과 관련, 이를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의회는 이날 전체 의원 7명 중 6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진 뒤 낸 성명서를 통해 “1983년에 청송보호감호소가 설치된 이래 청송지역이 ‘악명 높은 교도소’가 있는 곳으로 각인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사형 집행시설이 설치된다면 청정 청송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면서 “지역 정체성 회복 차원에서 사형 집행시설 설치를 적극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의회는 또 “굳이 필요하다면 서울과 부산구치소 등 전국 5개 사형집행시설을 활용하면 될 것”이라며 “지역민의 뜻을 거슬러 사형 집행시설 설치를 강행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청송 주민들은 선조가 물려 준 아름다운 지역 이미지를 계승, 발전시키지 못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국가시책에 협조하는 뜻에서 말없이 감내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사형집행시설 설치로 지역 이미지를 더욱 나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주민 다수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청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현장 행정]구로구 골목 사유도로 ‘말끔하게’

    [현장 행정]구로구 골목 사유도로 ‘말끔하게’

    구로구가 ‘계륵’으로 전락한 일부 사유도로를 정비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소송이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사유도로 정비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는 차별화된 행보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구로구에 따르면 2007~2009년 3년 동안 정비한 사유도로는 모두 43건 3.4㎞ 구간에 이른다. 여기저기 깨져나간 시멘트길이나 비포장 흙길을 아스팔트로 포장하거나 보도블록을 깐 것이다. 사유도로는 말 그대로 개인 소유의 땅을 주민들이 길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차츰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마을이 형성된 지역의 골목 등지에 이러한 사유도로가 적지 않다. 그동안 사유도로는 관리의 사각지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유지인 만큼 지자체가 나서 포장과 같은 정비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별로 사유도로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등 현황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땅 주인과 협의 없이 정비에 나설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나 원상회복 청구소송 등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공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무조건 강요하지 않는다.’라는 취지의 판례까지 나오면서 지자체 대부분은 사유도로 정비를 기피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였다. 때문에 포장조차 제대로 안 된 길을 이용해야 하는 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봐야 했다. 하지만 구로구는 소유자들의 소송 제기나 사용료 요구와 같은 부담을 각오하고 사유도로를 정비한 것이다. 행정 부담보다 주민 편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조치다. 사유도로는 대부분 기부채납을 전제로 개설되는 만큼 개설 당시 관련 서류를 찾아내 기부채납을 유도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양대웅 구청장은 “국가 재산을 개인이 이용하면 사용료를 부담하듯 반대의 경우도 보상을 하는 게 맞다.”면서 “무엇보다 주민 불편을 없애는 게 중요한 만큼 사유도로 소유자와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정비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개봉동 115 일대 폭 3.5m, 길이 60여m 골목길은 5가구 20여명의 주민이 이용하는 길이다. 하지만 사유도로인 탓에 정비가 제대로 안 돼 비가 오면 깨진 콘크리트 바닥 사이로 물이 고여 통행이 불편할 정도였다. 이에 구는 지난해 소유자와 협의를 거쳐 말끔하게 정비했다. 양 구청장은 “합법성도 중요하지만 합목적성에 무게를 두고 사유도로를 과감하게 정비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행정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주민들의 불편이 편익으로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선관위 정당·교육감 후보 연대 엄단하라

    교육감 선거 후보와 정당의 연대를 금지하는 내용의 중앙선관위 운용기준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논란이 분분하다. 사실상 특정 교육감 후보들을 암암리에 밀고 있는 여야는 “선관위의 규제가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등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야권의 무상급식 정책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며 선관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딱한 노릇이다. 백년대계인 교육을 정치로부터 분리하고 교육권의 독립성을 보장해 나가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교육 정책을 책임진 교육감이 각 정파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무엇보다 선거 단계에서부터 교육감 후보가 정치바람에 휘둘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 선관위의 교육감선거 운용기준은 각 정당이 교육감 후보들과 정책연대를 하거나 특정 교육감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감 후보들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정치권이 주장하듯 월권행위가 아니라 교육감 후보 정당공천과 상호 지지 활동을 금한 지방교육자치법에 의거한 당연한 조치다. 또한 지방교육자치법이 교육과 정치의 분리를 꾀한 것은 교육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국가적 차원의 혼란을 빚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리 교육은 정치 과잉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특정 정당과 유착한 교육감들이 각 시·도의 교육정책을 주무른다면 우리의 교육 현장은 당장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가치중립의 폭넓은 사고체계를 함양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게 되는 것이다. 야권의 무상급식 정책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는 야당의 주장은 교육자치 철학과 명백하게 상충한다. 온전한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서라도 무상급식 여부는 각 시·도의 재정 형편을 감안해 해당 지역 주민들 스스로 결정토록 해야 한다. 각 교육감 후보들에게 특정 정당의 모자를 씌우고 주민들의 선택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교육자치를 훼손하는 일인 것이다. 여야는 즉각 교육감 선거에서 손을 떼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지방선거까지 남은 기간에 철저한 후속대책을 마련, 각 정당이 교육감 선거를 기웃거리고 줄을 대는 행위를 엄단하기 바란다.
  • 시호요스 감독 “‘더 코브’, 日 비난 의도 없다”

    시호요스 감독 “‘더 코브’, 日 비난 의도 없다”

    돌고래 포획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이하 더 코브)의 루이 시호요스 감독이 영화의 제작 의도를 밝혔다. 17일 ‘더 코브’의 제작자 찰스 햄블턴과 함께 한국을 찾은 시호요스 감독은 서울 정동 환경재단에서 열린 ‘세계의 고래 문제와 한국의 고래 문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더 코브’는 일본의 작은 마을 타이지에서 오랜 전통으로 자행된 잔인하고 무분별한 돌고래 포획 활동을 다룬다. 시호요스 감독은 “‘더 코브’는 촬영 당시부터 타이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와 위협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더 코브’의 촬영 이후 시호요스 감독과 햄블턴 프로듀서는 타이지 마을을 재방문하지는 못했다고 고백했다. 햄블턴 프로듀서는 “나와 시호요스 감독은 타이지에서 근무 방해죄로 감옥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호요스 감독에 따르면 일본 소니사가 일본에 ‘더 코브’의 배급을 원하지만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더 코브’에 비춰진 타이지 현지 주민들의 입장을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햄블턴 프로듀서는 “소니사는 영화가 개봉할 경우 고래 사냥꾼들의 자살을 걱정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에 일본에서도 ‘더 코브’를 상영할 예정이다. 많은 이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더 코브’가 일본을 비난하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을 아름다운 나라로 묘사한 시호요스 감독은 “우리가 지적하고자 한 것은 일본인 전체가 아니라 무분별한 포경을 일삼는 일부 고래 사냥꾼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경을 비롯해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환경 파괴는 단지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한국 등 전 세계 국가들이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0월 국내 상영된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으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시호요스 감독과 햄블턴 프로듀서는 17일부터 4일간의 방한 기간 동안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재단 서울환경영화제와 함께 기자회견과 관련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사진 = 영화 ‘더 코브’ / 사진설명 = (위) 루이 시호요스 감독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선택 2010 지방선거 D-78] 주민투표·소환제의 한계

    #1 경기 성남·하남·광주 통합안이 무산위기에 빠졌다. 통합안이 각 지방의회를 통과했지만 민주당의 반발에 막혔다. 이유는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지난달 11일 “성남·하남·광주 통합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하남시민 65.9%가 성남·하남·광주 통합을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며 정부에 주민투표를 촉구했다. #2 지난해 여름 제주는 ‘김태환 제주지사 주민소환투표’로 뜨거웠다. 주민들의 해군기지 건설 반대로 불거진 주민소환투표는 전국 최초로 광역단체장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투표율이 법정 유효 성립요건인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에 미치지 못해 주민소환은 선거함도 열어보지 못하고 무산됐다. 주민투표제와 주민소환투표는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주민투표제는 지자체의 중요 정책사항 등을 주민의 직접투표로 결정하는 제도다. 2003년 12월 ‘주민투표법’이 제정돼 2004년 7월30일부터 시행됐다. 첫 주민투표는 2005년 7월27일 제주도 행정구조 개편 문제를 두고 치러졌다. 이후 전국적으로 지자체 통합 문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처분장 문제 등 정책이슈를 놓고 주민투표가 산발적으로 진행됐다. 주민소환투표는 유권자들이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선출직 공무원을 투표로 파면시키는 제도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7년 7월 제도가 도입된 뒤 지금까지 24차례 주민소환이 추진됐다. 재개발 관리·감독 소홀을 이유로 서울 강북구청장이 투표 대상이 됐고, 김황식 하남시장과 김병대 하남시의장은 화장장 건립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두 제도는 지자체를 견제하기 위해 유권자가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하지만 현실 적용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잦은 투표 추진이 행정 행위를 압박하는 방법으로 악용되기 쉬우며 일관성 있는 행정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추진 단계에서 좌초되거나 무산된 사례를 그 방증으로 꼽는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청구 및 가결 조건이 너무 지나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일반 선거보다 높은 투표 참가율과 찬성률을 요구하고 있어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권경득 선문대 교수는 15일 “주민에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생기는 정책이나 정책 집행자에 대한 주민 감독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도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제도 정착을 위해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선택 2010 지방선거 D-78] 제역할 못하는 지방의회

    지방의회는 풀뿌리 자치의 성패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축이다. 하지만 민선 4기를 거치는 동안 지방의회는 불신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기초의회를 두고는 존폐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 법안심사소위가 전국 7개 특별·광역시의 구의회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방의회 활성화를 위해 2006년 지방의원 유급화를 도입하는 등 지원 노력이 이어졌음에도 유급-무급 간 업무 성과차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지방의회 실적현황에 따르면 유급화 이후 2008년까지 3년간 전국 지방의회에서 제정된 조례는 연평균 4150.6건이다. 또 연평균 조례 개정은 1만 2856건, 폐지는 1076건이었다. 이는 유급화 이전 3년간 연평균 조례 제정 4123.3건, 조례 개정 1만 138.3건, 폐지 1255.6건과 비교할 때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지방의원의 올해 전국 평균 의정비는 지난해보다 0.23% 오른 3566만원 수준이다. 연간 수입액은 지역별로 월정수당이 달라 편차가 크다. 서울은 4000만~6800만원선이다. 여기에 출장비와 4대보험, 상해보험도 보장된다. 다만 의원 겸직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이른바 ‘투잡’이 가능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자체 살림 감시보다는 지방의원의 자기 일 챙기기가 횡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지역 특성을 살리지 못한 획일적인 시스템과 정치권의 기득권 횡포를 지방의회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최병대 한양대 교수는 15일 “지금과 같은 병폐는 단체장 중심으로 획일적으로 편제된 지방자치구조와 정당공천제에 따른 단체장과 의회와의 연대에 따른 것”이라면서 “무조건 정치권의 논의만으로 존폐를 가릴 것이 아니라 이 역시 각 지역 주민에게 맡겨 지역 현실에 맞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실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풀뿌리 자치연구소 ‘이음’의 김태선 운영위원도 최근 지역시민운동 정보공유 블로그를 통해 “지금의 구의회가 지역 내 기득권 토호세력을 키워주는 데 일조하고 그 반대 급부로 자신들의 정치적 지역 기반을 만드는 데 혈안이 되었던 사람이 누구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존폐보다는 제도 보완을 얘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열린세상] 세종시 국민투표의 적법성/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열린세상] 세종시 국민투표의 적법성/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최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정부와 야당, 여당 내 정치권 논란이 뜨겁게 진행되더니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 국민투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하였음에도 청와대 관계자의 ‘대통령의 중대 결단’ 발언으로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민투표 논란이 촉발되었다. 필자는 세종시법이 국민의 의사를 묻지 않고 정략적으로 사실상 수도분할 또는 수도를 해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내용을 입법화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필자는 세종시 지역주민들을 대리하여 세종시에 관한 헌법소송 등에 관여하였던 경험을 토대로 정치적인 입장과는 무관하게 순수한 법조인의 입장에서 세종시 국민투표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세종시 국민투표에 관한 논란은 세종시 문제를 헌법 제72조의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으로 보느냐가 쟁점이다. 국민투표 반대론에는 정책이 아닌 법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헌법학자들 간에는 반대론이 우세하다는 보도도 있었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가 세종시법의 모법인 신행정수도법에 대해 위헌을 결정한 사건에서 김영일 재판관은, 수도의 위치는 국가 존재의 의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국가안위에 관한 문제이고, 통일과정 및 통일의 전후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통일에 관한 문제이며, 국가방위전략에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기 때문에 국방에 관한 문제이므로,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정한 국민투표의 대상이라는 별개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은 결국 동일한 것이어서 세종시를 사실상 수도분할로 본다면, 세종시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정한 국민투표의 대상으로 ‘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정책’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2004년 5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국민투표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안에 대한 결정’, 즉 특정한 국가정책이나 법안을 그 대상으로 한다.”고 판단하였고, 다만 “대통령에 의한 국민투표의 정치적 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엄격하고 축소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관점에서 국민투표의 대상인 ‘중요정책’에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국민투표의 대상을 특정한 국가정책은 물론이고 법률도 그 대상이라고 판단한 이상, 법률은 국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또 국론통합의 측면에서 대의기관인 국회와 별도로 전체 국민의 의사를 묻는 국민투표의 방법으로 세종시 문제에 관한 국민 간 대립과 갈등을 종식할 만한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이에 세종시법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반드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최근 국민투표 찬성의견이 더 높게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민은 세종시에 관한 의사결정을 국회와 같은 대의기관에 위임하지 아니하고 직접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국민의 현실적 의사를 국회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세종시 국민투표는 현 정부 정책수행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이지 정권에 대한 신임을 결부하거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법리적 측면에서 세종시 국민투표의 반대론에 동의할 수 없고, 위헌이라는 반대론이 많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 헌법의 원리상 의회주의와 대의제에 의해 국민주권의 원리를 구현하는 것이 원칙이고, 국민투표론까지 포함한 세종시 문제는 처음부터 정치권이 자초한 것이니 이를 해결할 주체도 정치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여야는 세종시에 대한 정략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세종시 문제의 본질인 국토균형발전과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해법을 진지하게 논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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