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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대국가 인정해야 시민권 준다”

    “유대국가 인정해야 시민권 준다”

    이스라엘을 ‘유대국가’로 인정하는 서약을 한 사람에게만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이스라엘 내각에서 승인됐다. 사실상 ‘앙숙’인 팔레스타인 이민자를 겨냥한 조치다. ‘충성서약법’ 통과에 대해 아랍계 이스라엘인과 지식인들은 물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극력 반발할 태세여서 중동지역 정세가 다시 얼어붙을 조짐이다. 11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 10일 각료회의에서 찬성 22명 대 반대 8명으로 시민권 관련 개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의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발효할 이 법안에는 시민권을 취득할 때 ‘나는 유대 민주국가인 이스라엘에 충성하는 시민이 되고 이스라엘의 법을 준수할 것을 선언한다.’는 내용의 서약문에 서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미 시민권을 취득한 이스라엘 내 아랍계 주민이나 이스라엘에 이민 오는 유대인은 서명하지 않아도 된다. 내각을 통과한 개정안은 극우파인 ‘이스라엘 베이테누’ 당이 처음 제출한 발의안 가운데 ‘아랍계 이스라엘 시민은 군 복무를 하거나 다른 공익근무 활동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빠지는 등 다소 손질되기는 했으나 아랍계 이스라엘인과 결혼해 시민권을 취득하려는 팔레스타인 사람은 ‘충성 서약’을 해야만 하는 등 독소 조항을 그대로 담고 있어 인권 침해 논란이 예상된다. 법안이 통과되자 이스라엘의 아랍계 정치인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의회 내 아랍계 의원인 아흐메드 티비도 “특정 이념에 충성을 맹세해야 시민권을 주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지식인들도 법안 내용을 비판하고 나섰다. 예술가와 학자 등 100여명은 지난 10일 텔아비브의 독립기념관 앞에 모여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면서 법안폐기를 주장했다. 교육심리학자인 가브리엘 솔로몬 교수는 “이스라엘이 독일 나치가 1935년 제정한 인종차별법과 같은 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내 아랍계 시민단체들도 이 법안 통과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아랍계 주민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반발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한국, 세계환율전쟁 중재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환율문제는 가능하면 (다음 달)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까지 (각 국이)서로 합의할 수 있어야 하며, 또 합의해야 한다.”면서 “한국도 그런 합의를 위해 사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외신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환율문제뿐 아니라 몇 가지 현안을 포함해서 G20 회의 때까지 각국이 자국의 입장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라는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절상 여부를 놓고 갈등을 벌이는 등 글로벌 환율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이 문제를 중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서울회의에서는 각국이 제출한 거시경제정책을 평가하게 돼 있는데 환율문제도 의논할 수 있다.”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과정에서 세계가 환율문제라든가, 정책을 서로 합의하지 못하고 자국의 이해만 주장하게 되면 그게 결국 보호무역주의로 가게 되고, 이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를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 “북한이 3대 세습으로 가는 것은 이제 분명한 것 같지만, 3대 세습이 변화하는 과정이라든가 그 역할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3대 세습 과정이 어떠하든 간에 북한이 진정으로 핵문제, 남북평화 문제, 또 북한 주민의 인권·행복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진정한 자세를 보이면 우리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G20회의의 역할에 대해서는 “국가 수로 보면 적어도 150개 국가가 (G20) 바깥에 있기 때문에 G20국가가 아닌, 아프리카나 여러 개발도상국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G20에서는 멤버와 멤버가 아닌 국가, 또 개도국의 발전문제, 이것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위원장 사공일)는 이날 이 대통령과 관계부처 장관, 민간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7차 위원회 회의를 갖고 G20 주요 의제의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남은 한 달 동안의 추진계획에 대해 합의하는 등 ‘G20 준비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정말 단군 이래 처음으로 세계(경제)가 잘되는 데 기여하는,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우리 생각 없이 남의 생각을 조정만 하는 게 아니라 세계 경제 주체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며, (이는) 금세기에 한국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편 G20 정상회의에 대한 코리아리서치의 조사결과 국민 3명 중 2명 가까이(62.9%)는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8명 가까이(76.1%)는 정상회의 기간 중 물리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기고]시민단체는 지방의원의 외유 감시해야/한형서 한양대 정부혁신연구소 연구교수

    [기고]시민단체는 지방의원의 외유 감시해야/한형서 한양대 정부혁신연구소 연구교수

    지방자치 실시 이후 선출직 공무원의 인사권 남용 및 이권개입 등의 문제가 계속되어 왔다. 지방의원은 자기가 소속된 지자체에 대한 감독과 감시를 소홀히 한 채 자기 몫을 챙기는 데 급급하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지방자치의 필요성과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을 기대하는 입장에서 말할 수 없는 비애를 느낀다. 지방의회가 변하지 않으면 지방정치는 발전의 희망이 없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지방의원들은 선진 의정활동을 학습한다는 핑계로 관광성 외유를 해왔다. 반복된 관광성 외유는 왜 일어난 것일까?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지방의원들이 해외 시찰이나 선진 의정문화를 경험하는 것 자체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이 주관, 우리 지방의원들이 독일현지의 의정활동을 견학하고 배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추진했던 것이 좋은 사례이다.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가서 무엇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지, 또 우리가 부족한 점을 배워 지방정부에 벤치마킹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오히려 장려할 일이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의 행태는 아무 계획 없이 선진문화를 탐방한다든지, 여행국에서 배울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그램 없이 외유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주민의 귀중한 혈세를 낭비하는 관광성 외유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 지방의원이 선진의정문화를 탐방할 필요가 있다면,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지방의원들이 왜 특정지역을 방문해야 하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현지 사정이 밝은 전문가와 협의하여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다면 아무도 관광성 외유라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또 지방의원들이 방문하는 나라에서 누구를 만나 어떠한 부분을 배우고 경험할 것인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단체나 인터넷을 통해서 지역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귀국한 뒤에는 방문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결과보고서를 공개하여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의원들이 분명한 목적을 갖고 투명하게 선진국을 시찰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다른 만큼, 정부는 지방의원들의 관광성 외유를 막기 위해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또 시민단체는 지방의원의 관광성 외유를 보다 적극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의원들의 선진문화 탐방에 대한 사후적 평가도 중요하지만, 주민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사전적 감시와 대응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방의원들이 탐방 목적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지, 또 이러한 탐방이 꼭 필요한지를 검증할 수 있도록 ‘(가칭)시민위원회’를 프로그램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사후적인 평가로서 시민단체는 지방의원들이 출장지에서 경험한 제1차 탐방결과보고서를 받고, 이것을 지역주민에게 공개하는 것은 물론, 외부 인사와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국단위의 탐방평가단을 만들어 검증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방의원들의 의식전환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어 분명한 목적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는 지방의원들의 해외탐방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 [민선5기 출범 100일] 화두는 ‘소통’… 현장에서 만나고 듣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청’을, 김문수 경기지사는 ‘현장행정’을 들고 나왔다. 오 시장은 사전에 연출되지 않은 사회복지사들과의 만남인 ‘서울시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시민과의 교감 형성을 진행해 오고 있다. 김 지사는 취임 직후 찾았던 연천군 대전리 한센인 정착촌인 ‘청산마을’을 7일에도 다시 찾는 등 어렵고 힘든 주민들을 찾고 있다. 경기 제2청 민원버스에서 주민을 상대로 민원상담을 하고 덕정역 인근 덕정 5일장을 찾아가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열린 지사실’을 도청이 있는 춘천뿐만 아니라 동해시 등에서도 운영하며, 도민들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주요한 의사소통 방식은 소셜네트워크인 ‘트위터’이다. ‘서민 지사’를 표방하고 있는 이시종 충북지사는 소통행정을 위해 도청을 둘러싼 철제 울타리를 없애기로 하고, 울타리 철거를 위한 설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지사 관사를 공무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민이용 공간으로 전격 개방했다. 오 서울시장은 ‘서울형 신고용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 ‘일자리플러스 센터’, ‘서울형 사회적 기업’ 등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동북아 시대의 해양수도라는 도시비전을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남권 원자력 의·과학특화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은 지난 7월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개원으로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지지부진하던 동부산관광단지 조성사업도 최근 민간투자자와 협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동남권 물류 대동맥 등 각종 SOC 사업 및 현안에 투자할 내년도 정부 투자 국비를 당초 요구보다 늘어난 2조 2449억원을 확보함으로써 민선 5기 순항을 이어갈 든든한 재원까지 확보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지난 100일 동안 6개 기업, 1조 6000여억원의 투자 유치와 함께 정부의 첫 일자리 창출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면서 “올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 투자 신고액 집계에서 서울에 이어 경북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침체한 도시 분위기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밀양 유치를 위해 영남권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였다. SK케미칼과 삼성 바이오시밀러 부문 등 대기업 유치에도 의욕을 보였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경제환경부지사 신설을 추진하는 등 2014년 수출 1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경제 문제에 올인하고 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지난 7월 민생일자리본부를 발족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2~3회 추경은 ‘일자리 추경’으로 불릴 만큼 취업 확대에 예산을 집중 안배했다. 전국종합·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민선5기 출범 100일] ‘거수기’ 오명씻고 견제·감시 기능 재정립

    제6대 지방의회는 과거와 달리 단체장과 의원들의 소속 정당이 같지 않은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서울·경기·강원·경남 등의 경우처럼 집권당 소속 단체장이 당선됐는데도 의회는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거나 그 반대인 이른바 ‘여소야대 지방의회’가 다수 탄생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처음으로 시장과 의장 당적이 달라지는 등 과거와는 판이한 양상이다. 지방의회가 ‘거수기’란 비아냥에서 벗어나 견제와 감시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셈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최근 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의회 사무처장 인사를 철회했던 것이나 서울광장 개방문제를 놓고 벌인 공방은 시의회의 위상을 실감하게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특정 정당이 다수를 차지한 일부 의회는 예산안 심사권 등을 당적이 다른 단체장에 대한 정치적 견제용으로 활용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서울의 경우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2단계 사업과 경기도의 4대강 살리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이다. 이 사업들은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핵심사업으로 꼽히지만 반대당이 지방의회를 장악하면서 제동이 걸릴 공산이 커졌다. 이와 함께 적지 않은 광역 의회에서 교육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놓고 자리 다툼을 벌이는 등 운영상의 문제점도 노출했다. 전남도 의회 등은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이 교육위원장 자리을 차지하면서 민선 5기 때 첫 도입된 교육의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꼴불견 행태를 보이는 것도 적지 않다. 원이 구성되자마자 줄줄이 외유에 나서거나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면서 지탄을 받는 경우다. 전남 순천시의회, 경기 고양시 의회, 제주도의회, 경북도의회, 광주시의회 등은 이미 외유성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떠날 예정이다. 광주 북구의회 등은 여론의 따가운 지탄 속에서도 의정비 인상을 강행했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는 ▲조례 제·개정권 ▲예산안·결산 심사권 ▲행정사무 감사권 등을 갖는다. 지방의회의가 이런 권한을 제대로 쓸 때 주민의 삶의 질은 개선된다. 그러나 조례 제정 등을 활발히 펼치려면 생활 민원 분야에 대한 전문성 확보 등이 과제로 남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지방의회는 일당 독점 구도가 깨진 만큼 견제와 감시 기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의원들은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 국민들이 지방의회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민선5기 출범 100일] 서울·경기, 의회와 갈등… 사업수정 등 난제 수두룩

    [민선5기 출범 100일] 서울·경기, 의회와 갈등… 사업수정 등 난제 수두룩

    8일로 민선5기 단체장 취임 100일이 된다. 단체장들은 ‘지방권력 교체’라는 큰 변화 속에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뛰고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다.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기업유치 및 일자리 창출에도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민선4기 중반의 확대재정 운용과 최근의 경기불황으로 가용재원이 넉넉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100일간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짚어 본다. “서울·경기는 흐림, 다른 시·도는 곳에 따라 흐림” 민선 5기 출범 이후 전국 광역자치단체들의 지난 100일은 이같이 요약할 수 있다. 주요 현안사업을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으나 난제도 적지 않다. 단체장은 바뀌지 않았으나 의회 구성이 여소야대가 된 서울과 경기도는 의회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과제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서울광장 조례’를 놓고 법정에서 다툼을 벌여야 하는 형국까지 치닫는 등 악화일로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각종 대규모 사업도 시의회의 반대로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도의 민선5기 첫 조직개편안에 대해 “도 교육국 명칭을 변경하라.”며 심의를 보류했고, 도의 역점사업인 4대강 사업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특위를 구성, 도를 압박하고 있다. 무상급식 문제도 집행부로서는 ‘뜨거운 감자’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김문수 지사가 반대해 온 각급 학교 무상급식을 도비로 초·중·고교 전체 학생으로 확대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도는 “내년도 도청의 가용재원이 8000억원가량이어서 무상급식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도 최근 시의회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친환경 무상급식을 도입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 갈등이 다시 확산될 조짐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의회와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고선 단체장 공약사업을 비롯한 역점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고 판단, 대화와 설득을 통해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국책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와의 협조 관계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을 얼마나 유도하느냐가 풀어야 할 과제다. 2004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국비 지원액이 연평균 877억원에 불과한 데다 지원 비율도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정부가 말로는 경제자유구역이 국가적 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실제 지원은 크게 미흡하다.”면서 “지자체에서 이뤄지는 국책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과 지원 한계가 명확히 정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은 ‘세종시 성공 건설’이란 큰 숙제를 안고 있다. 논란을 빚고 있는 ‘세종시 설치법’의 이번 정기국회 통과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 대전시는 조속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등 해결해야 할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여전히 안고 있다. 충북도의 최대과제는 경제자유 구역 신규 지정이다. 첨단복합단지와 맞물려 오송에 추진 중인 오송 메디컬 그린시티의 성공적 건설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유치가 유리한 경제자유구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서다. 전북에서는 2005년 선정된 무주기업도시가 무산된 것과 LH공사 전북혁신도시 이전 문제에 대해 경남과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을 해결해야 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동남권 신공항과 남강댐 물 공급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하는 경남·북 등과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해군기지 이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국종합·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북한 인권결의안 낸 송민순의원의 소신

    민주당 송민순 의원이 북한주민 인권 개선과 남북협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3대 권력세습을 공식화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 지도부에 개혁·개방과 주민의 인권 향상을 공개 주문한 셈이다. 보편적 국민정서에 비춰보면 놀랄 일도 아니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의 그간 공식 입장과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의 소신 행보가 돋보이는 이유다. 남북은 대화·교류로 평화통일을 추구해야 할 대상이지만, 체제와 이념을 달리하면서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처지다. 이른바 남북관계의 이중성이다. 이런 엄연한 현실을 어느 한쪽에라도 눈감는다면 균형 잡힌 대북 정책이 나올 수 없다. 송 의원은 어제 공개리에 “북한의 3대 세습은 퇴행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진보신당의 조승수 의원도 “어떤 논리로도 납득할 수 없는 비정상 국가로 가는 것”이라며 종북(從北) 노선에 일침을 놓았다. 백번 옳은 말들이다. 북의 현주소를 있는 그대로 직시했다는 점에서다. 송 의원의 “(북 정권이)남북협력의 길을 걷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결의안 발의 취지가 설득력을 얻는 까닭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미국·일본·유럽 의회가 채택한 북한인권법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법안이 발의된 지 5년째이지만, 겨우 외교통일위만 통과해 민주당의 반대로 법사위 서랍 속에서 곰팡이만 슬고 있다. 민주당은 국군 46명이 수장된 천안함 폭침이 누가 봐도 북의 소행임이 분명한데도 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반대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제 국감에서 민주당 소속 신학용 의원은 천안함 사건 당일 우리 군이 북 도발 징후를 알리는 정보를 포착하고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한 건을 올린 셈이지만, 민주당이 그간의 미덥지 않은 대북 노선 때문에 국민의 가슴속에 울림을 주지 못한 게 아닌지 곱씹어 볼 대목이다. 우리는 그간 보수·진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합리적 대북 정책을 주문해 왔다. 개혁·개방을 촉진하는 지원은 하되 북 정권이 주민들에 대한 폭압을 부추기는 결과를 경계하란 뜻이었다. 북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지원에 인색해선 안 되지만, 북이 무슨 짓을 해도 모른 체하거나 두둔하는 맹북(盲北)·종북적 자세로는 북 정권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민주당은 송 의원의 대북 결의안 발의를 보다 균형 잡힌 대북 정책을 선택하는 마중물로 삼기 바란다.
  • 항의방문·서명운동… 지역 이기주의 여전

    각종 현안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의 이기주의가 극심하다. 상생과 협력보다 자기 지역의 이익만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상수도 취수원을 경북 구미 도개면 일대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엄청난 역풍을 맞고 있다. 구미시는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반대에 나섰다. 반대추진위는 대구시가 낙동강 상류인 구미로 상수도 취수원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대토론회, 관계기관 항의방문, 시민 10만명 반대서명운동 등으로 이전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과 경북 고령군은 낙동강에 건설 중인 강정보 명칭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지역 경계에 건설되는 두 개의 ‘보’ 명칭이 ‘달성보’와 ‘강정보’로, 모두 달성군 지명을 사용하는 데 대해 고령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달성군은 이에 맞서 ‘강정보 이름 지키기 결의대회’까지 가졌다. 영남권의 숙원 사업인 신공항 입지를 놓고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가덕도를 고집하는 부산과 경남 밀양을 주장하는 다른 지자체들이 한치의 양보도 없다. 단순 유치전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며 지자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밀양에 공항을 건설하려면 주변의 산을 대대적으로 깎아내는 심각한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김해 봉화산도 절반 정도는 깎아내야 한다며 지역의 정서를 은근히 자극했다. 이에 밀양을 지지하고 있는 다른 영남권 4개 시·도는 발끈했다.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방향이 아닌 선회구역에 있는 봉화산은 굳이 깎아내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최근 명칭이 정해진 경북 김천 남면 일원의 KTX 신설역사 명칭과 관련해서는 김천시와 구미시가 7년여간 갈등을 겪었다. 김천시는 지역에 건립되는 만큼 김천역으로 이름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구미시는 이용객의 대부분이 구미 방문객일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김천구미역을 주장했었다. 대구와 광주 등 수도권 이외 지자체들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관련법 제정과 폐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잘사는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국가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30여년 가까이 국가가 수도권 정비법을 비롯한 관련법과 정책수단을 동원해 수도권 집중을 규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말 기준으로 전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는 인구의 49.1%가 거주하고, 경제력의 69.2%, 공공기관의 84.4%가 몰려 있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시와 칠곡군은 약목 보수기지 구미철도 컨테이너 적치장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칠곡군은 차량 소음 및 도로 파손 등 주민들이 각종 민원을 이유로 이전과 함께 폐쇄를 주장하며, 신설되는 칠곡 지천의 영남권 내륙물류기지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구미시는 영남권내륙물류기지로 옮길 경우 구미 기업들이 추가 물류비용이 발생한다며 그대로 이용할 것을 주장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너무 자신의 이익만 극대화하려고 하고 자기와 상충되는 이익에 대해서는 전혀 존중과 타협하지 않으려 하는 그런 것들이 문제”라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충남 황해경제자유구역 해제 논란

    충남 당진군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 지정 해제 여부를 놓고 충남도와 주민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주민은 해제를 바라고, 도는 일단 반대입장이다. 5일 충남도에 따르면 오는 7일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 주민대책위원회’ 주민들이 안희정 지사를 만나 지구 지정 해제를 요청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송악지구 개발사업자인 한화가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사업을 보류, 중단했다.”면서 “주민들이 대토에 따른 금융이자 부담 등에 시달리는 마당에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사업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송악지구 주민은 2300여명으로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따라 이주나 농사지을 목적으로 다른 곳에 땅을 구입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금액이 모두 1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선(55) 주민대책위 대표는 “주민들은 각종 토지개발 규제에 묶여 재산권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고, 대출 이자를 내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휜다.”면서 “지사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부에 지정 해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지사는 최근 당진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자유구역 관련법은 국회에서 3년간의 논의 끝에 통과된 것인 만큼 1~2년 해보고 할지, 말지를 검토하는 것은 국가발전전략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문제를 무조건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민 불만 해소 대책을 강구 중임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당진군은 송악지구 주민들에 대해 재산세와 주민세 등 군세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다른 지역 주민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있어 쉽지 않은 상태다. 지식경제부가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 지정 재검토 작업은 올해 말에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사익 때문에 공익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황해경제자유구역 지정 해제 문제는 용역과 전문가 의견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보호관찰소 성남지소 갈곳이 없네

    보호관찰소 이전이 주민들의 반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5일 성남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구시가지인 수정구 수진동에 위치한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가 5년여 전부터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부지인 분당구 야탑동 135의1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해당지역 주민들이 반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는 당초 분당구 구미동 23의3으로 신축·이전해 2011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인근 지역 주민들이 “미금역은 분당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역세권으로, 이곳에는 주차난 해소를 위한 환승주차장 건립이 시급하다.”며 집단 반발해 신축 계획이 잠정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야탑동 성남지청 부지를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로 재 지정하고, 법무부도 당초 성남지소 신축이 계획된 구미동 부지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으로 각각 관리전환을 신청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야탑동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 10일 통장 회의를 갖고 이전 반대 대책위를 구성, 주민서명운동과 법무부 및 관계기관 항의 방문 등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야탑3동 통장협의회는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가 야탑동으로 옮겨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현재 야탑3동은 관내에 공원묘지와 각종 복지관, 장애우 학교 등 기피시설이 몰려 있어 분당구에서도 가장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야탑3동 주민센터에서는 주민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 주민대책임시총회’가 열려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성남시민의 날인 8일 행사장을 돌며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자녀등교와 납세거부운동까지 거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 관계자는 “구미동 신축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성남시의 도시계획상 층수 제한 등으로 신축을 잠정 보류했으며, 이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서 종합고용지원센터와의 합동청사 신축을 위해 우리가 신축하려던 부지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청사의 관리전환을 요청했다.”며 “야탑동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자치단체 재정, 지원과 제재 분리해야

    [정세욱 풀뿌리 정치] 자치단체 재정, 지원과 제재 분리해야

    국민의 일상생활에 관한 공공서비스 제공은 중앙정부가 아니고 주민 가까이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시·군·구는 현지에서 주민의견을 수렴하여 주민편익, 삶의 질 향상, 복지 등 업무를 그 지역특성에 맞게 결정·집행한다. 지방자치를 실시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에는 응분의 권한과 재원이 주어져야 한다. 선진국들은 막대한 권한을 지방정부에 부여하고 있다. 외교·국방 등 전국적 통일을 요하는 것 외의 모든 권한을 지방정부에 주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앙정부에 권한이 집중되어 있고 자치단체의 권한은 미약하다. 국가와 자치단체 간의 세원배분 비율도 대체로 30대70 내지 50대50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80대20이다. 중앙정부가 재정을 움켜쥐고 있어 지방재정이 열악함에도 지난 몇 년 동안 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자치단체에 예산을 조기 집행하도록 유도했다. 자치단체는 세입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차입금으로 지출했고 이로 인해 재정은 더욱 악화됐다. 더구나 4대강 살리기 등에 대한 투자가 늘고, 민선 5기 단체장의 새로운 공약사업 추진으로 재정수요가 증대될 전망이어서 지방재정의 부실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더하여 정부는 최근 자치단체에 대한 재정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국고보조사업에서 지방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매년 높여가고 있어 내년 자치단체들의 재정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방자치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244개 자치단체를 일제 점검하여 자치단체별로 재정건전화 노력 여부와 그 정도에 따라 지방교부세 산정에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줄 계획이다. 지방세 징수율, 체납액 축소 등 세입을 늘리고 인건비 절감, 업무추진비 절감, 행사·축제예산의 효율적 운영 등 세출을 줄인 자치단체에는 등급에 따라 보통교부세를 최대 120%까지 증액해주고, 그 반대인 자치단체에는 그 등급만큼 이를 삭감할 방침이다. 재정위기 자치단체로 지정되면 공무원의 시간외근무비·업무추진비 등 수당을 삭감하고 지방의회 의원 의정활동수행비 등 의회 관련 예산도 줄이며, 자체사업의 중단 및 퇴출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지방재정이 불건전한 자치단체에 권고할 재정건전화 계획은 사실상 강제력을 띠게 된다. 올해 자치단체가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일반재원은 2조 4000억원 감소했는데, 지방재정 규모 중 비중이 큰 보통교부세(17.3%)마저 개편되면 보통교부세 의존도가 높은 자치단체일수록 재정압박이 가중될 것이다. 국고보조사업에서 지방비 비율이 매년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국고보조사업 중 지방비 비율은 2005년 32.3%, 2006년 28.7%, 2007년 31.6%, 2008년 35%, 2009년 36.5%, 2010년 37.5%로 200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추세를 보였다. 국고보조사업비는 연평균 23.3% 증가한데 비해 지방비 부담은 31.5%씩 증가한 셈이다. 적정면적기준을 초과해 호화청사를 건설하는 등 재정을 낭비한 자치단체에 줄 지방교부세를 삭감하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자치단체가 세수확보 및 세출의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지방교부세에 의존하려는 행태를 보인 자치단체에도 재정상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자치단체의 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행안부가 추진하는 지방재정건전화는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재원이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이를 더 줄인다면 자치단체 재정이 더욱 열악해져 본연의 대민(對民)서비스와 꼭 필요한 사업투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정부가 자치단체에 예산의 조기집행을 독려하면서 자치단체 재원보전 대책을 외면한 것도 잘못이다. 자치단체에 대한 재정지원은 늘려나가면서, 방만한 재정운영을 한 자치단체에 대하여 별도로 재정상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 재정을 낭비하는 일부 자치단체를 제재한다며 모든 자치단체에 대한 돈줄 죄기를 하여 쥐잡기 위해 독을 깨트리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 지자체 하수침전물 처리 대책 고심

    ‘런던 협약’에 따라 2012년부터 하수 슬러지(하수 정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전물)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될 예정인 가운데 각 지자체가 처리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당장 내년 2월부터는 슬러지의 해양투기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매립 또는 자원화 등 육상 처리 시설 설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4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각 지자체가 배출한 하수 슬러지는 302만여t에 이르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142만여t이 바다에 버려졌다. 그러나 전국 430여곳의 하수 슬러지 처리 시설 가운데 26%인 110여곳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해양 투기 2기준’을 초과하는 슬러지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만큼 내년 초 전격 해양투기 금지가 이뤄질 경우 혼란이 우려된다. 서울과 대구는 전체 배출량의 10%가량인 14만~15만t의 슬러지를 바다에 버리고 있으며, 이들 슬러지는 모두 ‘2기준’을 초과해 내년부터 해양투기를 할 수 없게 된다. 광주시는 현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배출되는 슬러지는 25개 항목 가운데 구리와 유분이 각각 기준치를 웃돌면서 내년 2월 해양투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슬러지 내용물 가운데 구리 4290㎎(2기준 4000㎎/㎏), 유분 6560㎎(2기준 2000㎎/㎏)을 각각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내년부터 연간 전체 발생량인 9만t을 육상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400억원을 들여 슬러지 건조처리시설을 착공했으며, 이 시설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화력발전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제주도는 2008년 117억원을 들여 슬러지 자원화 공장을 짓고, 도내 8개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재처리한 뒤 위생매립장 복토용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2012년까지 생곡매립장 녹산하수처리장에 550t 규모의 처리장을 짓는다. 대구는 하루 600t 규모의 처리시설을 서부하수처리장 내에 건립 중이며, 현재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각 지자체가 육상처리 시설 마련에 골몰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은 주민반대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유성구 원촌동 하수종말처리장에 슬러지 처리 시설을 건설하려다 주민들이 악취 발생 등을 이유로 반대해 부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슬러지를 연료나 시멘트 원료 등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처리시설 건립에 나섰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쳤다.”며 “당장 내년 2월부터 민간업체에 위탁 처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정부, 제천·보은·청송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취소

    농림수산식품부는 1일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 113개 지구 중 충북 제천(비룡담)과 보은(쌍암), 경북 청송(신풍)의 사업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들 3개 지구는 사업 시행에 반대의견이 있거나 호응도가 떨어지는 등 지역 내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사업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비룡담 및 쌍암 지구는 수몰지역 확대와 지역 입지 위축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신풍지구는 저수지에 수몰되는 일부 경작지 주민들이 과도한 피해보상을 요구해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저수지 둑높이기사업은 전국 113개 저수지의 둑을 높여 수자원 2억 8000만㎥를 추가 확보하고, 이상기후에 대비한 재해예방, 하천 수생태계 보전 및 수질개선, 저수지 및 주변경관 조성 등을 위해 추진 중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경북도 공립 화장시설 사용료 지역 차등 논란

    경북도 공립 화장시설 사용료 지역 차등 논란

    경북도내 시·군립 공공 화장(火葬)시설 사용료 조정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화장시설 미설치 지역은 설치 지역 주민들과 동일하도록 사용료 인하를 요구하는 반면 설치 지역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절대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1일 도에 따르면 23개 시·군 가운데 화장시설이 설치된 지역은 모두 9곳이다. 포항 2곳, 경주·김천·안동·영주·상주·문경·의성·울릉 각 1곳이다. 이들 시설은 해당 시·군의 ‘화장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모두 20기의 화장로를 갖췄다. ●유골당 최소 2만원·최대 25만원 12.5배 차 사용료는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관내 주민의 경우 유골 1기당 4만~5만원, 타 지역 주민은 10만~40만원이다. 개장 유골인 경우 지역 주민 2만~3만원, 타 지역 주민 4만~25만원 등이다. 따라서 화장시설 미설치 지역 주민들은 설치 지역 주민들보다 최대 12.5배나 많은 사용료를 부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덕군 등 화장시설 미설치 지역 시·군들은 설치지역 주민들과 동일하게 사용료를 부담할 수 있도록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김병목 영덕군수는 최근 포항시청에서 열린 민선 5기 제1차 경북 시장·군수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건의했으며, 화장시설 미설치 지역 상당수 단체장들도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군의 경우 올해 주민들이 타 지역 화장시설 이용으로 추가 부담한 비용 중 50%인 2500만원을 지원했다. 김 군수는 “전북 완주군과 충북 청원군의 경우 인근 전주시와 청주시의 화장시설에 대해 관내 거주자와 동일한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원 우려해 건립 안하면서… 요금인하 부당” 그러나 도내 화장시설이 설치된 상당수 시·군과 의회, 주민들은 화장시설 미설치 지역 시·군들이 집단 민원 등을 우려해 관련 시설은 설치하지 않으면서 다른 지역 화장시설의 사용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경북도도 화장시설을 갖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자체 조례를 통해 관련 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있어 사용료 인하를 강제할 수 없는 데다 화장시설 미설치 지역 주민에 대한 화장시설 사용료 일부 지원도 예산 문제로 어렵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화장시설을 갖춘 지자체들은 “법률에 따라 국·도비(전체의 85%)를 지원받아 문제를 풀어야지 타 지자체의 화장시설 사용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역민들의 정서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화장시설 설치 지역에 대해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나 부대시설 설치비 및 운영비 등은 전혀 지원하지 않아 지자체들의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구미시민 ‘대구취수원 상류 이전’ 반발

    대구권 취수원의 경북 구미 이전 계획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구미시민들이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선다. 구미시는 오는 4일 구미시청에서 시민 5만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지역 250개 사회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대구권 취수원 구미 이전 범시민 반대추진위원회(구미 반추위)’를 결성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상 최대 규모로 결성되는 반추위는 이날 국회의원이 포함된 고문단 4명, 상임위원장 2명, 공동위원장 18명, 집행위원 70명, 실무위원 8명도 선출할 계획이다. 반추위는 앞으로 대구권 취수원 구미 이전과 관련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관계 기관 항의 방문, 10만명 반대 서명운동 등을 주도할 계획이다. 앞서 구미지역에서는 지난달 20일 선산읍민들로 반추위가 처음 결성된 이후 23일에는 도개·옥성면에서 반추위가 결성됐고, 지난달 1일에는 구미시의회가 대구권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반대하는 6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구미지역의 이 같은 반발은 1991년 이후 낙동강 페놀, 1·4다이옥신, 페클로레이트, 벤젠 등 각종 수질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자 대구시가 오는 2014년까지 619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대구권 취수원을 낙동강 상류인 구미시 도개면 낙동강 일선교 부근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비롯됐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정부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요청했고,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최근까지 관련 조사를 벌여 왔다. 또 취수원 구미 이전 예정지 인근 행위 제한을 최소화하는 한편 주민 지원 대책 등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추위 결성에 관련된 한 인사는 “대구시의 취수원이 낙동강 상류로 이전되면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등에 따른 각종 행위 제한 등으로 주민의 재산상 피해가 예상되고 하루 95만t을 취수하면 하천 유지용수 부족이 불가피하다.”면서 “대구시는 말도 안 되는 상수원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北 3대세습 굳히려 또 核카드 만지나

    지난 28일 노동당 대표자대회에서 김정은 3대세습 체제를 공식화한 북한이 국제사회에 제일성으로 핵무기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 핵 항공모함이 우리 바다 주변을 항해하는 한 우리의 핵 억지력은 결코 포기될 수 없으며,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어훈련인 한·미 군사훈련을 트집잡아 핵을 합리화하려는 시대착오적 궤변이자 억지부리기다. 북한의 이런 터무니없는 대남·대미 비방과 공갈은 안정적인 3대세습 구축을 위한 내부 결속 강화 포석임이 분명하다. 북은 3대세습을 굳히기 위해 또 핵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정은을 2인자 자리에 앉힌 뒤 어제는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사진을 처음 공개, 세습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세습 안착에는 정통성 시비 등 숱한 난관이 예상된다. 내부 단속이 급해서인지 북은 개혁·개방 및 비핵화를 통한 정상국가 진입 의지는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 결국 3대세습 체제 시도라는 북의 역주행은 고립을 심화시키고 붕괴를 재촉할 것 같아 염려스럽다. 북은 김정은 3대세습을 안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 결속을 위해 대외 도발 우려도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반대로 북이 세습체제를 어느 정도 구축할 때까지 유화 제스처를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 성과는 없었지만 어제 판문점에서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첫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이루어진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남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엘리트나 일반 주민들의 동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해 복구를 위한 장비와 쌀 지원을 차질 없이 받아내기 위해서도 유화책에 의지할 수 있다. 북한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적 문제도 세습체제 구축에 태연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된 파격적인 역제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무엇보다 북한의 3대 세습 체제 구축 과정에서 시도할지 모를 다양한 전략을 가정한 대비책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은 선군정치 기조 지속 의지를 천명했다. 이럴 때일수록 대북 상호주의 원칙이 흔들리면 안 된다. 단호한 안보태세를 확립해 북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이슈 Q&A] 베일 속 후계자… 北 권력승계 전망은

    [이슈 Q&A] 베일 속 후계자… 北 권력승계 전망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됐지만 그를 둘러싼 많은 부분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 북한의 차기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생년월일은 물론이고 얼굴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가진 미국조차 김정은에 대해 아는 것이 놀랄 만큼 적다고 고백하고 있다. 김정은을 둘러싼 크고작은 궁금증들을 문답형식으로 알아본다. Q 김정은의 얼굴은 언제 공개되나. A 빠르면 올 10월, 늦으면 201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당 중앙기관 성원 및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 참가자와 기념촬영을 했으며, 김정은도 참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전했다. 그러나 사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념촬영까지 한 점으로 미뤄볼 때 곧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김정일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속히 북한 주민에 얼굴을 알려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하는 게 유리하다. 따라서 10월10일 당 창건 65주년에 맞춰 김정은이 당의 주요 직위를 맡으면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정일도 1980년 6차 당대회를 통해 후계자로 외부에 공식화된 뒤 공개행보를 시작했다. 반면 김정은이 우선 군부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8일 “북한이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2012년까지 김정은이 외부에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012년에 맞춰 혜성과 같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종의 신비주의 전략을 말한다. Q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면 어떤 식일까. A 김정일 수행. 김정일이 아직은 엄연히 최고지도자인 만큼 전면에 나서거나 연설을 하기보다는 김정일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얼굴을 드러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도 아직까지 당·정·군의 공식행사에서 한번도 정식 연설을 한 적이 없다. 김정일이 공식행사에서 연설한 것은 1992년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60주년 행사장에서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라고 간략하게 외친 것이 전부다. Q 김정은은 군부에서 인정을 받을까. A 쉽지는 않지만 가능. 아주 쉽지는 않겠지만 김정일의 구상대로 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어록을 가장 잘 실천하는 정권이다. 선군(先軍)정치란 말은 그래서 나왔다. 이번에 김정일은 김정은에게 첫 공식직함으로 ‘인민군 대장’이라는 군사칭호를 주고 유명무실했던 당 중앙군사위에 부위원장직을 신설해 김정은을 앉혔다. 또 리영호를 대장(별 4개)에서 차수(큰별 1개)로 초고속 승진시킨 뒤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함으로써 군부를 승계 과정의 제1 동반자로 중시한다는 점을 과시했다. Q 김정은과 후견역할을 한다는 고모 김경희의 사이는. A 나쁘지 않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김정일의 여동생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64)는 불같은 성격으로 알려진다. 아버지(김일성)와 오빠의 반대을 무릅쓰고 장성택과 결혼을 강행했을 정도다. 하지만 김경희는 김정일의 복잡한 여인 관계와 이복형제로 얽히고 설킨 김씨 왕가를 정리하는 데 수완을 발휘하면서 김정일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정일의 외도를 아버지 김일성이 모르게 처리하고, 김정일이 셋째 부인 고영희에 빠져있을 때 두 번째 부인인 성혜림을 모스크바로 추방한 것도 김경희의 작품으로 전해진다. 김정은이 이복형들을 물리치고, 권력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역할 때문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김정일이 조기에 사망할 경우 권력을 굳히지 못한 김정은과 남편 장성택 사이에 권력투쟁이 벌어질 개연성도 있다. 김정일이 이번에 매제인 장성택 뿐 아니라 김경희를 인민군 대장에 굳이 함께 임명하는 등 부부를 줄곧 동반 중용하는 것은 장성택을 완전히 신임하지 못하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있다. Q 김정은 승계작업은 얼마나 빨리 이뤄질까. A 김정일의 건강이 변수. 김정일의 건강 상태를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후계 절차는 크게 5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당의 영도 절차(당대표자회 개최에서 확정), 2단계 후계자 중심의 당 체제 정비(인사재편 등), 3단계 대대적 우상화 사업 전개, 4단계 당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이나 선군사상에 대한 해설권 장악, 5단계 대남사업에 대한 지도권 행사 등의 순이다. 이 중 김정은은 대략 3단계까지는 물밑으로 진척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4,5단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등 박차를 가해 늦어도 2012년까지 속성 승계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Q 북한이 집단지도체제로 갈 가능성은 없나. A 김정일의 조기 공백 올 경우 가능. 김정일이 예상보다 일찍 사망한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주체사상에 기반한 수령 유일 지배체제를 김정일이 선호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김정일의 조기 사망으로 권력공백이 생길 경우 그의 의도와 무관하게 집단지도체제 형식이 되면서 혼란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Q 김정은은 결혼했나. A 확인 불가. 확인된 것은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 김정은은 올해 나이 약 27세다. 저돌적 성격에 혈기왕성하다는 그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여자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도 24세 때에 첫 결혼을 했었다. 김정은이 결혼을 했더라도 부부동반을 하지 않는 북한의 특성상 쉽게 알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저수지둑 높이기’ 곳곳 반발

    한국농어촌공사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의 반발로 곳곳에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8일 한국농어촌공사 충북본부에 따르면 2570만t의 농촌용수 추가 확보를 위해 2012년까지 3492억원을 들여 충북지역 16개 저수지의 둑 높이기가 추진된다. 대상저수지는 추평·용당(이상 충주), 비룡담(제천), 맹동(음성), 송면·소수(괴산), 용곡(청원) 등 한강수계 7곳과 쌍암·상궁·보청(이상 보은), 추풍령(영동), 광혜·백곡(이상 진천), 장찬(옥천), 한계(청원), 삼기(증평) 등 금강수계 9곳이다. 이 가운데 추평·장찬·추풍령·광혜·한계 등 7곳에서 이미 공사가 시작됐고, 나머지 9곳은 실시설계 중이다. 하지만 공사가 예정된 저수지 인근 주민들과 해당 기초단체의 반발로 일부에서는 착공 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 보은군 회인면 쌍암저수지 인근 주민들과 청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어촌공사가 실효성 없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지난달에 농어촌공사의 사업설명회를 거부하고 반대집회를 열기도 했다. ●보은군 회인면 주민 반대 회견 강태만 쌍암리 이장은 “1984년에 저수지가 생겨 20여년간 과수가 냉해피해를 봤는데 또다시 둑을 높여 물의 양을 늘리면 농민들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오경석 실장은 “둑 높이기 사업 목적이 농업용수 부족 대비라고 하는데 이제껏 쌍암 저수지 일대에서 농업용수 부족과 관련된 민원은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다.”며 “모내기철처럼 농업용수가 많이 필요한 시기에도 물부족을 겪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천시 모산동과 송학면에 걸쳐 있는 비룡담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저수지 둑을 높여 저수량을 늘리면 조상들이 가꿔 온 솔밭공원이 침수되고 의림지와 연계한 관광명소화 계획이 물거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비룡담선 서명·실력저지 계획 최명현 제천시장도 최근 농림부에 반대입장을 전달했다. 비룡담 저수지는 국가지정 명승지인 의림지와 500여m 떨어져 있어 제천시민들 사이에선 ‘제2의 의림지’로 불린다. 시는 비룡담 저수지 바로 위쪽에서 소나무숲 명소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농어촌공사가 사업을 강행하면 1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농기계를 동원해 실력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증평 삼기저수지의 경우 생활터전 수몰 등을 우려해 주민들이 반발했지만 농어촌공사가 이주단지 조성을 약속해 조만간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충북본부 김규전 차장은 “둑 높이기는 수자원 추가 확보와 자연재해 대비, 오래된 저수지의 안전성 강화 차원에서 필요하다.”면서 “현재 충북 지역에서 공사 취소가 결정된 곳은 없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오세훈·김문수 당무회의 참석 결론”

    한나라당이 당 소속 시도지사들을 최고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당의 공식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27일 공고하고 오는 30일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표면적으로는 당정청 소통과 함께 시·도와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이지만 이 같은 내용이 결정되기까지 한 차례 논란을 빚었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중앙정치에서 보폭을 넓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특히 친박근혜계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잠재적 주자들을 키우기 위한 ‘차기 주자 육성 프로젝트’라는 부정적 시각이 강했다. ●친박계 서병수 의원 “책임성 망각”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무직 공무원으로서의 지위와 의무는 존중돼야 마땅하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서 최고위원은 특히 “일부에서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앞선 흥행성공을 위해서는 잠재적 대권주자의 무한경쟁이 절실하다는 이유로 당무회의 참석을 주장하고 있는데 당무회의가 정치적인 논쟁으로 소모된다는 것은 정책정당으로서의 책임성을 망각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권후보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자기 역할에 집중하고 성과를 만들어내서 그것이 해당지역 주민들과 국민들로부터 먼저 사랑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도 일침을 가했다. ●정두언 의원 “당력키우려는 취지일 뿐” 이러한 내용의 당헌 개정안은 지난 20일 정두언 최고위원이 제안했고 그 자리에서 다른 참석자들도 동의해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 최고위원과 홍준표 최고위원은 불참한 상태였고, 이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또 정 최고위원이 지난 7·14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내걸은 공약이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당 자산을 활용해서 당력을 키우자는 취지였다.”면서 “결과적으로 대권주자를 키우는 효과가 있으면 더 좋은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큰 정치인은 누구나 견제를 받기 마련이고 그것이 박 전 대표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사무총장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결과적으로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분들이 당무회의에 나와 잘 활용하는 것은 본인들의 몫”이라면서 “경쟁은 무제한, 다다익선이라야 하며 박 전 대표도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다자경쟁 구도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마찰이 생기자 결국 안 대표와 원 사무총장에게 결정을 위임하기로 했고, 오후 서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 요청으로’라는 전제를 붙인 수정안을 제시해 최종 결정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입주기업·주민 함께 명품마을 만든다

    입주기업·주민 함께 명품마을 만든다

    기업은 주민들의 정착을 지원하고, 주민은 산업단지 조성에 협력해 지역 발전을 이끄는 상생의 현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현장은 충남 아산 탕정면 명암리 ‘블루 크리스탈’(조감도) 주민 재정착 마을. 이곳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조선조 대학자 채제공 선생 후손들이 사는 전통의 명문가 마을로 삼성전자 탕정 LCD단지가 들어선 곳이다. 대부분의 대규모 개발지역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보상·이주 반발과 달리 기업과 주민이 껴앉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탕정LCD단지를 ‘삼성 디스플레이 시티’로 선포했다. 내년에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삼성 가족 3만여명이 거주한다. 블루 크리스탈 주민들도 이들과 한 가족처럼 살아가게 된 것이다. ●주민, 국토부 방문해 조속진행 요구 주민들은 삼성이 탕정단지를 개발할 때 보상과 토지수용 등에 적극 협조했다. 주민들은 이례적으로 국토해양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수차례 찾아가 “삼성이 산업단지를 빨리 조성할 수 있도록 수용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삼성이 하루빨리 LCD단지를 만들 수 있도록 토지보상 8개월 만에 이주작업을 모두 끝냈다. 양쪽이 애초부터 상생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3월 이곳에 산업단지 지구지정 요청이 있자 원주민들은 ‘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반대운동에 나섰다. 삼성에 대한 특혜시비를 제기하며 충남도청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었고, 산업단지 지정취소를 요구하는 소송도 냈다. 하지만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면서 상생의 길로 접어들자 소송 등을 모두 취소하고 손을 맞잡았다. 단체 이름도 2005년 2월 ‘반투위’에서 지금의 ‘재정착발전위’로 바꾸었다. 마을 조성이 끝나면 삼성전자 가족을 상대로 음식점과 원룸임대업 등을 운영할 수 있다. 탕정산업단지 주민재정착발전위원회 김환일(46) 총무이사는 “주민들이 동시 공동 건축과 패션·음식점거리 등 통일된 컨셉트로 마을조성에 나서 개발 초기에 나타나는 슬럼화를 막을 수 있다.”며 “기업이 단순 보상에 그치지 않고 주민 재정착을 돕는 것은 우리 마을이 처음일 것”이라고 반겼다. ●준공 후 음식점 등 운영권도 주민들의 협조에 삼성은 이주정착 마을 조성으로 화답했다. 탕정LCD단지 바로 앞에 원주민 이주마을 ‘블루 크리스탈’을 조성키로 한 것. 마을 이름은 탕정LCD단지가 이른바 ‘크리스탈밸리’로 불리는 데서 따왔다. 삼성은 마을에 도로와 조경 등에 쓰일 40억원어치의 자재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마을이 완공될 때까지 주민들이 거주할 아파트도 인근 천안·아산에 얻어주었다. 주민들은 집 걱정 없이 관리비 등만 내고 무료로 아파트에서 편하게 살고 있다. 삼성은 주민들에게 함바(공사장 식당) 운영권도 내주었다. 이주단지 분양가도 다른 곳보다 싸다. 김용수 삼성물산 탕정 보상사업소장은 “다음달 원주민들에게 이주단지 토지를 분양할 계획”이라면서 “삼성전자 직원들도 주민들을 적극 돕고 있다.”고 밝혔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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