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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결위원장에게 듣는다] 안재홍 서울 종로구의회 위원장

    [예결위원장에게 듣는다] 안재홍 서울 종로구의회 위원장

    안재홍 서울 종로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주민’을 앞세우는 예산전문가로 소문이 나 있다. 안 위원장은 10일 “의정활동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주민과 현장”이라면서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한정된 재정으로 얼마나 높은 행정 만족도를 낼 수 있는지를 매일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미 삼청공원의 콘크리트 길 150m를 걷기 좋은 마사토 길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창덕궁 인근 원서동 빨래골 쉼터를 정비하는 데 주력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2010년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최우수상, 지난해에는 대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3선 구의원이지만 ‘지역 일꾼’을 자처하며 작은 공사장의 도면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2010년 서울시의 삼청동 디자인서울거리 조성사업 과정에 중국산 석재를 사용한 사실도 밝혀냈다. 깐깐함으로 무장한 안 위원장은 구 재정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현미경 검증’으로도 유명하다. 주민 교육 재정 확충을 위해 내년 관련 예산을 올해의 두 배인 50억원으로 인상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반대로 방만한 분야에 대해서는 “틀을 잡고 짜임새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철칙을 굽히지 않는다. 안 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 폼잡는 행사에 악수하러 다니는 것보다 주민의 마음 속에 녹아들어가기 위해 현장을 찾는 것이 먼저”라면서 “그런 점에서 노인·아동 복지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장애인 분야는 상대적으로 약해 의회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매칭사업과 고정지출비가 늘어나면서 자치구의 재정운용 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모든 일에 나서려 하지 말고 자치구 여건에 맞춰 재정을 능동적으로 분배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무등산 국립공원’ 이달 내 지정 유력

    무등산이 25년 만에 새로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21번째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열린 전체회의에서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안(74.52㎢)을 통과시켰다. 현재 무등산도립공원 전체 면적 30.23㎢의 2.5배가량이다. 지역별로는 ▲광주 동구 20.1㎢ ▲광주 북구 26.7㎢ ▲전남 화순 15.9㎢ ▲전남 담양 11.7㎢ 등으로 소쇄원, 식영정 등이 있는 담양군 남면 일대는 제외됐다. 참석 위원들은 지난달 현장을 방문해 그린벨트 내 마을이 국립공원으로 편입될 경우의 난개발과 민원 발생 여부 등을 검토한 뒤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오는 17일 국립공원위원회를 열고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을 심의할 예정이다. 국립공원위는 최근 수차례 사전 답사를 해 국립공원 면적과 규모, 식생 등 자연 보전 상태와 주변 환경, 주민의 무등산 보전 의지 등을 점검했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적지 않은 유무형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관리 주체가 시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넘어가면서 연간 150억원의 관리비가 국비로 지원된다. 초기 3년 동안 자연 자원 조사, 공원시설 설치, 복구 등을 위해 500억원의 예산이 집중 투입된다. 무등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현재 시가 추진 중인 입석대, 서석대(주상절리대)의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화순읍 수만리 일대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으나 40여 차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이들을 설득시킨 만큼 국립공원위 통과도 별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주말 영화]

    ●말괄량이 길들이기(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피사에 살던 청년 루첸티오가 하인 트라니오와 함께 파두아에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루첸티오는 대학에서 공부하라는 아버지 빈첸티오의 뜻에 따라 파두아로 왔다.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루첸티오는 파두아에 도착한 첫날, 아름다운 아가씨 비앙카를 보게 된다. 비앙카는 파두아의 거상이자 부호인 밥티스타의 딸로 정숙하고 예쁘고 이상적인 신붓감이다. 이미 그레미오와 호텐시오라는 남자가 비앙카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루첸티오는 비앙카에게 첫눈에 반해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다짐한다. 한편 밥티스타에겐 딸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비앙카의 언니인 카타리나(엘리자베스 테일러·왼쪽)다. 카타리나는 비앙카와 정반대로 지극히 거칠고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왈가닥이다. 그래서 밥티스타는 말 잘 듣는 비앙카를 예뻐하는 한편 큰딸 카타리나에 대해 걱정이 큰 나머지 카타리나를 시집 보내기 전에는 비앙카를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공표한다. ●독립영화관-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KBS1 토요일 밤 1시 15분)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어야 하는 이들의 신혼과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숨기고 싶은 결혼이 있다.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이 민수(김동윤)와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레즈비언 효진(류현경). 같은 병원의 동료 의사 민수와 효진은 서로의 간절한 소망을 위해 잠시 위장 결혼을 하기로 한다. 밖에서는 완벽한 신혼부부지만 안에서는 옆집에 꽁꽁 숨겨둔 각자의 애인과 이중 신혼 생활을 즐기는 두 사람이다. 하지만 예고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닥친 민수의 부모님과 두 집 살림 때문에 위장 결혼은 물론 사랑까지도 위태로워지는데…. 과연 결혼 적령기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어떻게 끝맺을까. ●백만장자의 첫사랑(OBS 토요일 오후 1시 55분) 재경은 학교 다니는 것도 지겹고 경찰서 다니는 것도 귀찮아 학교를 그만두려고 한다. 할아버지의 유산을 받는 날 가볍게 박차고 나올 생각이었으니 하루 덜 채운들 무슨 상관인가. 진정한 백만장자가 되는 주민등록증을 받아들 내일이 기다려진다. 재경은 내일이 생애 최고의 날, 수천억원이 자신의 것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밉살맞은 변호사가 언젠가는 발등에 도끼를 찍을 줄 알았다. 산골 학교에서 졸업하라는 유언장 내용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산골 학교로 향한 재경. 그런데 이 녀석들은 순진한 건지, 단순한 건지 도대체 정체를 알 수가 없다. 교장에게 돈을 주고 퇴학만 시켜 달라고 해도 도무지 씨도 안 먹힌다. 게다가 전학 첫날부터 반장이라고 잘난 체하는 은환이라는 여자아이는 재경에게 사사건건 태클을 걸어 온다.
  • 인천 ‘재개발 포기비용’ 3300억 부담은 누가?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직권으로 11곳의 재개발구역(정비예정구역)을 해제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18곳을 추가로 해제할 계획이지만 ‘매몰 비용’ 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매몰 비용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사용한 운영비와 설계비, 환경영향·교통영향평가 용역비 등을 말한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155곳의 재개발·재건축 구역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몰 비용이 3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구역당 평균 20억∼30억원을 시공사나 용역사로부터 빌려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이 많이 추진된 구역이다. 매몰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애매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시가 부담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번에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된 곳과 해제될 29곳 대부분은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매몰 비용이 발생한 구역은 6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년이 문제다. 시는 내년에 정비예정구역 43곳을 추가로 해제할 계획이지만 대부분 매몰 비용이 발생한 지역이다. 주민과 조합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시는 일단 이해 당사자들이 계약 내용에 따라 해결해야 할 사항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가 계약관계에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필요하다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비용 분담 등 새로운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쳤고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시는 민관 협의체인 ‘원도심 활성화 추진단’을 통해 재개발, 재건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매몰 비용에 대한 대책은 없어 매몰 비용 문제가 출구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시선집중] (12)영등포구 청렴정책

    [시선집중] (12)영등포구 청렴정책

    “청렴은 목민관의 근본 업무요, 선의 근원이며,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목민관이 될 수 없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2010년 취임부터 “청렴은 공직자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며 불의와 부정과 타협하기를 거부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뜻을 직원들에게 전하는 데 힘썼다. 6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실제로 조 구청장은 청렴 생활화를 위해 주3회 월·수·금요일 오전 8시 50분 일과 시작 직전과 매주 화·목요일 점심시간에 구청을 찾은 민원인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청렴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에는 전 부서별로 일일 DJ를 선정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오늘은 내가 청렴 DJ 방송’을 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2010년 8월부터 진행한 청렴방송은 벌써 600회를 넘어섰다. 올해 전국 최초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직원 청렴소통 시스템도 갖췄다. 지난해 3월에는 ‘청렴교육 의무이수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조 구청장이 직접 주재하는 청렴교육과 국민권익위원회 사이버 교육, 공무원 행동강령 교육 등 연간 10시간의 청렴교육을 이수해야 승진이 가능하게 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곧바로 승진인사에 이 제도를 적용했다. 조 구청장은 뿌리 깊은 하도급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데도 주안점을 뒀다. 구청 감사담당관실에 ‘하도급 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상담과 중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썼다. 건설기술 분야 전문자격을 갖춘 전문 주민 감사관과 동 주민으로 구성된 일반 주민 감사관이 공사현장 점검 등의 감사활동을 펼치도록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계약·발주과정부터 준공까지 불법 하도급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뿌리를 잡아내고 주민이 직접 공사를 감사하는 주민감사 체제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건설공사와 관련된 부패를 없애기 위해 클릭 한번으로 착공에서 하자까지 모든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는 ‘온라인 공사완성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구축하기도 했다. 올해는 고질적인 ‘청탁’을 뿌리 뽑는 제도도 마련했다. 공무원이 내외부에서 부당한 청탁을 받으면 내용과 청탁자를 의무적으로 내부 전산망에 신고하는 ‘청탁 등록 시스템’이 그것이다. 청탁을 받은 내용을 30분 이내에 구체적으로 기록하면 징계를 면책함으로써 선의의 공직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갖췄다. 반대로 청탁을 받고도 등록하지 않으면 징계를 주고,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청탁자에게는 고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통상적인 행정절차를 벗어난 신속한 업무처리 요청이나 과태료·과징금 부과 등 각종 의무사항을 면제해달라는 요청, 각종 시정 명령을 약화시키는 요청, 상벌·승진 등 인사 특혜 요청 등이 모두 이에 해당된다. 청렴특구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4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하는 성과도 이뤘다. 이 기구는 친인권, 반부패 등 기업과 단체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구는 1년 동안의 활동 내역을 UNGC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된다. 구는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8.49점을 얻어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주최한 청렴시책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조 구청장은 “앞으로도 1300여명 전 직원과 41만 주민이 똘똘 뭉쳐 청렴 문화를 지역사회로 확산시키고 투명하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후지모토, 김정은 옹호하다 ‘뭇매’

    후지모토, 김정은 옹호하다 ‘뭇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가명)가 기자회견 중 북한 체제를 적극 옹호하다가 서방 언론인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소동이 빚어졌다. 후지모토는 6일 일본 도쿄 외국인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반대한다.” “북한의 미사일은 억지력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날 기자회견은 그가 최근 발간한 ‘찢어진 약속’을 계기로 마련됐다. 그는 “이렇게 작은 나라(북한)의 미사일에 전 세계 국가들이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는가.”라고 물은 뒤 “북한은 핵 미사일을 만들더라도 발사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억지력이다.”라고 주장했다. 후지모토는 또 “김 제1위원장은 미사일 발사 자체를 반대한다.”면서 “하지만 김 위원장의 기일인 오는 17일에 축포를 올려야 한다는 군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후지모토의 김정은 찬양과 북한 체제 선전이 계속되자 서방 특파원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했다. 한 독일 언론 특파원은 “어린이들이 먹을 것을 찾으러 다니는 등 일반 주민들은 비참한 생활을 하는데 당신이 김정은과 비싼 요리를 먹었다는 것을 자랑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후지모토는 “어느 나라든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면서 “빈국이라고 해서 맛없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후지모토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 때문에 김정은 체제의 홍보맨으로 이용당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와 가족은 인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내는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후지모토는 1982년 방북한 뒤 1989∼2001년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다. 이후 일본 경찰과의 접촉 사실이 발각돼 북한에서 결혼한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2001년 탈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北 10~22일 미사일 발사] ‘김정일 사망’ 1주기… 내부결속·대미협상력 극대화 포석

    [北 10~22일 미사일 발사] ‘김정일 사망’ 1주기… 내부결속·대미협상력 극대화 포석

    북한이 8개월 만에 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한국 대선에 개입하려는 목적보다는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국내 정치적인 요인이 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이후 서둘러 ‘미사일카드’를 꺼내 든 것은 ‘김정은 체제’가 출범 1년을 맞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고 체제 불안이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17일)에 맞춰 그가 유훈으로 강조해 온 ‘인공위성’을 발사함으로써 주민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일 “군심(軍心)과 민심(民心)을 달래고 내부 결속을 기하는 데 큰 행사가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특히 김정일 사망 1주기를 맞아 그 전후로 발사 기간을 정했는데 ‘제수용품’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내놓은 메시지가 ‘김정일 유훈’으로 시작하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발사하려는 발사체가 미사일이든 위성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이것이 핵무기 운반 수단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죽은 김정일을 불러내서 살아 있는 김정은 체제의 유지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으로, 선대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정치적인 성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입지 강화와 함께 코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선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치면서 오바마 2기 행정부와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다목적 포석도 깔려 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오바마 2기 행정부를 앞두고 실시하는 미사일 발사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에 대한 협상 레버리지로 생각할 것”이라면서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대북정책과 관련해 공개질의장을 던진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일종의 압력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의 군부통제 강화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 인사였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숙청 등으로 위축된 군부가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적극 부추겼다는 정황도 추정할 수 있다. 북한이 실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한반도 정세는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경색되는 것은 물론 북·일, 북·중 관계도 급랭할 것으로 우려된다. 남북 관계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2월 이후 현 정부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현재로서는 뚜렷이 나아질 명분을 찾기 어려워졌다. 오바마 행정부 2기의 대북 정책도 북한과의 대화 의지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됐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 다시 경색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하고 있고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운반 능력이 중국의 안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도 당혹해하고 있다. 때문에 조만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중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토양 정화후 개발·보전 상생모델로 활용”

    “토양 정화후 개발·보전 상생모델로 활용”

    “옛 장항제련소 주변의 오염된 토양 정화사업은 지역 발전은 물론 축적된 기술력을 검증해 보임으로써 우리 환경기술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습니다.” 국가 주도로 이뤄지는 오염된 토양 세척작업에 대해 주대영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은 사업으로 얻게 될 부가가치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제련소 용광로를 폐쇄한 이후 20년 이상 끌어온 제련소 주변 토양오염 대책을 환경부가 주도적으로 수립함으로써 국가 역할로 확대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 정화작업에는 국내 대기업과 환경신기술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거 참여하는데, 이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력이 해외시장 진출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 과장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토양 정화사업은 2017년까지 5년 동안 진행되는데 약 2000억원이 투입된다.”면서 “오염 정도가 낮고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염농도가 높고 중금속으로 복합 오염된 지역은 경작과 거주가 어려우므로 토지를 매입해 주민을 이주시킨 후 정화작업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토지매입과 주민이주 등이 포함돼 있어 일부 주민의 반대 때문에 난처함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크게 4가지로 ▲LS부지 거주 주민에게 무상양도 ▲집단이주지 마련과 주택 무상공급 ▲주민건강센터 제공 ▲주민 생활안정 대책 마련 등을 꼽았다. 그는 “주민 요구사항 중 수용이 가능한 것은 최대한 사업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타당성이 없거나 일방적인 떼쓰기식 요구에 대해서는 인내를 갖고 주민들을 설득해 협조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동주택 무상공급 문제는 토지수용 보상과 이주비 보상이 이뤄지므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주 과장은 “매입부지는 토양정화 후 환경보전과 개발이 상생하는 발전 모델로 활용하게 된다.”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에 청사진을 만들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이슈&이슈] 제주 한라산 상징서 천덕꾸러기로… ‘포획 합법화’ 14일까지 마지막 절차만 남아

    [이슈&이슈] 제주 한라산 상징서 천덕꾸러기로… ‘포획 합법화’ 14일까지 마지막 절차만 남아

    ■ “年13억 피해… 안 당해보면 몰라” 농민의 눈물 제주시 해안동 해발 500m에서 농사를 짓는 홍모(54)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밤마다 노루들이 나타나 밭을 마구 헤집고 다니면서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홍씨는 “노루들이 나타나면서 밭이 쑥대밭으로 변하기 일쑤”라며 “동네에 노루로 인한 농작물 피해 농가가 한두 군데가 아니고 안 당해본 사람들은 심정을 모른다.”고 호소했다. ●1만 7756마리… 농작물 피해 급증 노루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 온 지역 농민들의 단골 민원이다. 참다 못한 농민들은 이제 생존권마저 위협한다며 당장 노루 포획을 허가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주도가 이를 놓고 계속 고민하자 제주도의회가 총대를 멨다. 구성지·김명만 의원은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 포획할 수 있도록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안’을 마련해 10월 25일 입법 예고했다. 조례안은 도의회 제2차 정례회(11월 12일~12월 14일)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구 의원은 “노루로 인한 농작물 피해로 농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이제는 포획을 허가해 노루 개체 수를 적절하게 조절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라산의 노루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관찰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었으나 1987년 이후 보호활동을 하면서 크게 늘어났다. 제주환경자원연구원이 지난해 5∼11월 해발 600m 이하 지역(면적 1127.4㎢)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루 개체 수는 1만 7756마리다. 이는 2009년 3∼11월 도 전역을 조사한 1만 2881마리보다 37.9%(4875마리)나 늘어난 것이다. 노루 때문에 발생한 농작물 피해 신고액은 2010년 218농가 6억 600만원, 지난해 275농가 13억 6200만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주요 피해 작물은 콩·더덕·고구마·조경수 등이다. 유해동물 지정 권한은 환경부에서 지난해 4월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제주도로 이관됐다. 환경부는 현재 참새와 까치, 어치, 까마귀, 멧비둘기, 고라니, 멧돼지 등을 유해동물로 지정했으나 노루는 빠졌다. ●이번에 허가 안되면 15만 농민 일어날 것 전국총농민회연맹제주도연맹 등 10개 농민단체는 10월 26일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조례 제정을 압박하고 있다. 박태관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노루를 쫓던 농민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등 해마다 유사 사고가 잇따른다.”며 “노루를 마구잡이로 없애자는 게 아니라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체 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이번에 조례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15만 제주농민이 들고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단체 “더 큰 재앙 우려… 신중 접근을” 하지만 환경단체와 동물애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다. 안민찬(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운영위원) 제주도수의사회 회장은 “포획을 위해 유해동물로 지정하는 일시적인 방편이 옳은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인 안목 없이 쉬운 방식으로만 해결한다면 나중엔 복원할 수 없는 등 더 큰 재앙이 돼서 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노루 포획 허가에 반대한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노루 포획 허가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연간 10억여원에 이르는 농작물 피해 보상은 도 재정으로 감당할 수 있고 보상금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루를 포획해 중산간 지역 마을목장 등에 공간을 만들어 이주시키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 탓만 아닌데… 제발 총질만은” 노루의 눈물 저는 한라산에 사는 노루입니다. 사람들은 저를 한라산의 상징이자 명물이라고 부르지요. 다들 등산하면서 제가 귀엽게 깡충깡충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신 적 있겠지요. 저는 조상 대대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한라산에서 잘 살아왔습니다. 먹을 게 귀한 겨울철에는 사람들이 먹이를 갖다 주는 등 저를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해 준 덕분이지요. 감사드려요. 여러분의 넘치는 사랑 덕분에 식구들도 많이 늘어났지요. 그러면서 농민들이 땀 흘려 가꾼 농작물을 탐내는 친구들도 생겨났어요. 너무 죄송해요. 저는 요즘 밤잠을 설칩니다. 먹잇감이 부족한 겨울이라서가 아닙니다. 농작물 파괴의 주범이라며 마구 총질을 해대려고 합니다. ●골프장에 밀려 산 아래로 아래로 제발 살려 주세요. 저의 하소연도 한번 들어봐 주세요. 저는 원래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서 평화롭게 잘 살아왔어요. 겁이 많은 족속이라 사람 곁에는 가까이 가려 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중장비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이리저리 길이 뚫리고 제가 살던 중산간은 골프장이 됐어요. 골프장에 뿌려대는 농약에 신음해야 했고 수시로 날아오는 골프공을 피해 다니기 바빴어요. 저희는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지요. 살 곳을 찾아 산 아래로 내려오다 보니 더러는 농작물에도 손을 대기 시작하게 됐어요. 농민들이 분노하는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희 입장도 조금만 헤아려 주세요. ●지금도 밀렵꾼 설치고 노루 고기 유통되는데 합법화되면… 저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앞이 캄캄합니다. 저희를 잡아 죽여서 개체 수를 적정하게 조절하겠다고요? 사람들을 좀 압니다. 지금도 밀렵꾼들이 설치는데 저희가 얼마나 살아남을까요? 지금도 노루 고기 먹었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요. 공공연한 비밀인 거 잘 압니다.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는 유명한 나라공원이 있어요. 일년 내내 관광객이 몰리는데 이유가 바로 사슴 때문입니다. 이곳에서는 사슴들이 사람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주민들은 사슴을 몰아내는 대신 1959년 9월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합니다. 부러워요. ●사슴 몰아낸 대신 유명 관광지 만든 日나라공원 같은 곳, 안될까요 제주에도 거친오름에 노루생태관찰원이 있어요. 친구 200여명이 관광객들을 맞으며 오순도순 살고 있어요. 갇혀 있지만 총 맞을 일이 없는 것만 해도 어딘가요. 제가 제안을 하나 드릴게요. 제주의 넓은 마을공동목장과 같은 일정한 장소에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안전 공간을 군데군데 만들어 주시면 어떨까요? 부디 저의 간곡한 바람을 헤아려 주세요. 저는 아름다운 한라산에서 오래오래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살고 싶어요. 제발 저희에게 총질만은 하지 말아 주세요. 한라산 노루 올림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대문구, 재개발 퇴출 위기 홍익문고 정비구역서 제외

    서울 서대문구가 반세기 역사의 신촌 홍익문고를 그대로 존치시키기로 결정했다. <11월 19일 27면 참조> 서대문구청은 27일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신촌 도시환경 정비구역에서 홍익문고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홍익문고가 재개발로 퇴출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어난지 열흘 만이다. 구청이 홍익문고 존치를 담은 변경안을 서울시에 상정하면 시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서대문구청은 지난 5월 홍익문고 건물 일대 부지에 최대 100m 높이의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내용의 신촌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계획안을 발표하고 지난달 24일부터 한달간 공람을 진행해왔다. 홍익문고 측은 이에 대해 주민과 대학생을 상대로 홍익문고 존치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지역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을 결성해 재개발에 반대해 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시선집중] (6)김영배 구청장의 실험

    [시선집중] (6)김영배 구청장의 실험

    성북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뭘까. 혹자는 김광섭 시인이 노래했던 ‘성북동 비둘기’를 되뇌고 어떤 이는 외교관 사택 단지나 한양도성 둘레길을 떠올린다. 김영배 구청장은 2010년 취임 당시부터 성북구 하면 ‘인권’을 떠올리도록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자치구를 ‘인권도시’로 만든다는, 일견 비현실적인 도전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담대한 도전’으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김 구청장은 임기 초부터 ‘행정체계 안에서 작동하는 인권’과 ‘주민생활 속에서 보장하는 인권’을 구정 추진 목표로 세웠다. 지방정부의 존재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책무는 일상생활에서 주민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실현하는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인권도시 성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1월에는 정식으로 감사담당관실 내에 인권팀을 설치하면서 인권도시 성북 추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는 구와 도시관리공단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교육도 실시했다. 추진위원회는 지속적인 토론을 거쳐 지난 5월 인권증진기본조례안을 구에 제출했다. 마침내 7월에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구의회에서 조례를 제정하면서 인권도시 추진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조례는 ▲구민 인권 보장 및 증진을 위한 구청장의 의무 ▲소속 공무원 및 복지시설 종사자에 대한 인권교육 ▲구 인권위원회 및 구 인권센터 설치 ▲인권영향평가 실시 및 권고 등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9월에는 시민단체 추천 6명, 공개모집 7명 등 18명으로 인권위원회를 구성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아 매월 1회 정기회를 열고 구 인권증진기본계획 심의와 추진 결과 평가를 비롯한 ‘인권도시 성북’을 구현하는 데 일조했다. 또한 구정을 인권의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적극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인권도시라는 목표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나 구호만으로 이 같은 실험적인 행정이 성공할 수는 없다. 좋은 목표를 얼마나 잘 추진하는지,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관건이다. 김 구청장은 올해 초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사업들은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인권의 각 분야를 따로 떼어놓고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접근해 주민참여 확대를 통한 민관거버넌스 구축을 통해서 인권도시를 이루겠다.”며 구체적인 접근 방식을 밝힌 바 있다. 김 구청장은 임기 내에 인권도시를 정착시킨다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중이다. 내년은 ▲인권 지표 및 지수 개발 ▲인권기본계획 수립 ▲인권축제 개최 및 인권상 제정 등을 통한 인권도시 성과를 창출하는 해로 만들고 2014년은 ▲인권시민위원회 구성 ▲인권센터 설치 ▲인권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인권도시를 정착시키는 해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국민들이 보장받아야 할 인권을 보장하고 사회 양극화로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도시, 사람의 가치를 더욱 존중하는 도시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신정 1-2구역 아파트 단지로

    신정 1-2구역 아파트 단지로

    서울 양천구 신월2동의 낡고 노후한 건물들이 친환경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됐다. 양천구는 신월·신정재정비촉진정비사업 중 처음으로 신정 1-2구역의 준공인가 처리를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2006년 사업 시행 인가를 받고 2009년 첫 삽을 뜬 신정 1-2구역에는 총 연면적 5만 5831㎡로 지하 2층, 지상 20층 6개 동에 357가구(분양 296가구, 임대 61가구)가 지어졌다. 또 입주민과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 등 친환경적 시설과 주민들을 위한 넓은 옥외공간도 마련됐다. 신정 1-2구역은 당초 지난 2월 말 준공 인가 예정이었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가 지연돼 주민 입주만 허락됐다. 이에 구는 간담회 개최 등 지속적인 주민 협의와 설득을 통해 지난 8월 이 구역의 기반시설 설치 공사를 마무리했다.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은 “신정 1-2구역의 성공적인 준공으로 인해 넓은 도로와 공개공지 등 기반시설들이 확충돼 인근 교통체계의 개선과 주민들의 편의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최근 경기침체로 위축돼 있던 주변의 재정비촉진사업에도 탄력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카탈루냐 분리독립 불길 흔들린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스페인 카탈루냐주의 조기 총선에서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집권 중도우파 카탈루냐통합당(CIU)이 승리했다. 그러나 의석 수는 오히려 2010년 총선 때보다 줄어 분리독립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6일 개표를 마친 결과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지방정부 수반이 이끄는 CIU는 전체 135개 의석 가운데 50석을 차지하면서 제1당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종전 62석에서 12석이나 줄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실패하면서 단독으로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CIU와 더불어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카탈루냐공화좌파당(ERC)은 21석, 다른 2개의 소수 정당은 16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CIU는 이들 정당과 연합해 분리독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국민당(PP)은 19석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마스 카탈루냐 수반이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정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해 분리독립을 추진한다고 해도 헌법을 거스르면서까지 주민 투표를 실시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카탈루냐가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스페인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연립정부 집권당인 PP를 비롯해 스페인 주요 정당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라호이 총리는 그간 카탈루냐가 헌법에 위배되는 주민투표를 강행하면 처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카탈루냐는 인구가 750만명으로 덴마크보다 많고 면적은 벨기에와 맞먹는다. 또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담당할 정도로 부자 지역이다. 그러나 카탈루냐 주민들은 마드리드 중앙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것보다 오히려 빼앗기는 것이 많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2009년 말 기준 카탈루냐가 세금 등으로 중앙정부에 지급한 돈이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것보다 164억 유로(약 23조원) 많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마스 수반은 2014년 카탈루냐 분리독립 찬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예정보다 2년 앞당겨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삼척火電 선정 ‘진흙탕 싸움’… 지경부 탓?

    삼척火電 선정 ‘진흙탕 싸움’… 지경부 탓?

    삼척시 화력발전소 선정을 둘러싸고 경쟁 기업 간의 ‘진흙탕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발전소 선정의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교통정리’는커녕 구경만 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23일 지경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파워와 동부발전삼척, 포스코에너지, STX에너지, 삼성물산 등 5개 회사가 강원 삼척에 화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카더라’식의 기업 간 흑색비방전은 물론 일부에서는 선물과 여행 등 선심성 물량공세가 펼쳐지는 등 과열혼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싸움의 빌미는 지경부가 제공했다는 지적이 있다. 지경부가 이번 화력발전소 선정부터는 지역 수용성 부문(주민 동의 15%, 시의회 10%) 점수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전력수급 불안의 원인이 발전소 건립 지연에 따른 것”이라면서 “때문에 이번 평가부터는 지역 주민의 동의 비중을 늘려 지역 반대를 차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발표한 원칙에 따라 평가만 할 뿐이고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하고 있다. 삼척 화전에 입찰한 A기업 관계자는 “일부 불리하다고 판단한 기업의 주도로 주민들 사이에 경쟁사를 비방하는 문건이 나돌기도 하고, 홍보성 안내장이 범람하고 있다.”면서 “후보 기업 선정 이후에도 ‘정당성’을 두고 잡음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심지어 지역 단체가 특정 기업 주민설명회를 반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가 하면 마을잔치 등을 통해 각종 선물이 전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김모(54·삼척시 근덕면)씨는 “모 기업에서는 인근 주민의 자녀들을 화력발전소에 고용하겠다는 약속까지 나도는 등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삼척시의회가 주민 동의 80% 이상을 받은 STX에너지와 삼성물산에 특별한 이유 없이 의회 점수를 ‘0’점 처리하면서 후보기업 간의 비방전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0점을 받은 기업은 재심의를 요구했고, 10점을 받은 동양파워 등은 재심의는 부당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척시의회 관계자는 “원칙 없이 일부 기업에 ‘0’점 처리했다는 비판도 거세고 재심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지금으로선 정해진 원칙이 없다.”고 말했다. 현지 사정이 이렇게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있지만 지경부는 ‘평가 기준’대로 처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즉, 유치 과정에서의 불법행동은 경찰 등 사법기관에서 처리할 일이고 전력당국은 결과만 가지고 판단할 뿐이라는 것이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유치 과정에서 불법, 탈법이 있었다면 경찰 등에서 처리할 부분이고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유치 취소’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척시 지역단체 관계자는 “전력당국이 진흙탕 싸움의 구조를 만들어 놓고 구경만 하는 꼴”이라면서 “빨리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팔 휴전 불발… 힐러리, 긴급 중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정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 외교 활동에 나섰다. 반 총장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정전 협상 중재를 위해 급파된 클린턴 장관도 라말라에서 아바스 수반과 정전 협상의 중재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차례로 만나 미국은 이·팔 간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 교전이 8일째로 접어든 21일 사상자만 속출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청사 인근에서 버스 한 대가 굉음과 함께 폭발해 1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폭발의 원인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의 정부청사 등에 무차별 공습을 가해 이날 팔레스타인인 9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밝혔다. 이로써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46명으로 늘었다. 앞서 20일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에 협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민 6명에 대한 공개 총살이 자행됐다. 가자지구 중심부 가자시티 라드완 지역에서 얼굴에 복면을 한 사람들이 이스라엘 부역자로 알려진 주민 6명을 한 명씩 총살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마스 산하 무장조직 이제딘 알카삼 여단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이스라엘에 하마스 대원과 로켓 발사 장소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게 하마스 측 주장이다. 이날 한때 정전 임박 소식이 흘러 나왔으나 이스라엘이 일부 조건에 반대하면서 합의는 불발됐다. 하마스 측은 ‘공은 이스라엘에 넘어갔다.’는 입장이다. 이집트 카이로에 파견돼 있는 하마스 협상팀은 “21일까지 휴전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정부가 휴전 제안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중재자인) 이집트는 교전 종식을 위해 미국의 확실한 지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외교적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타임아웃’(일시적 휴전)엔 관심이 없고,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 아래 살지 않는 새로운 현실을 원한다.”고 밝혔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비공개 협상에서 하마스의 휴전 의지를 판단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로켓포 발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2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단체 하마스에 군사적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란 의회의 알리 라리자니 의장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팔레스타인 국민들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하마스에 경제적·군사적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90%의 명중률을 자랑하며 하마스발 로켓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돔에 미국이 뒷돈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2010년 아이언돔 개발 비용으로 2억 500만 달러(약 2200억원)를 지원했으며 올해도 이미 7000만 달러를 대줬다. 추가 지원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아이언돔 제조업체 ‘라파엘어드밴스드디펜스시스템’은 미사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밤낮 없이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이후 아이언돔 5개 포대에서 발사된 미사일 수는 360발에 이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①프랑스 리옹, 안시,샤모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①프랑스 리옹, 안시,샤모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파스텔톤 건물들, 벽돌 깔린 좁다란 골목길, 1년 내내 보수 공사 중인 중세 성당. 유럽의 흔한 마을 풍경이다. 허나 그 안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삶의 결은 가지각색이니, 그 틈 속을 유영하며 각 도시의 매력을 탐닉하는 것이 유럽 여행의 매력일 터. 프랑스의 론알프스, 이탈리아의 파르마와 친퀘테레에서 먹고 마시고 풍경을 만끽하는 여행을 즐겼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France Lyon리옹 프랑스의 풍요로운 식탁을 엿보다 프랑스 동남부 론알프스Rhone Alpes 지역을 여행한다면 파리가 아닌 리옹Lyon을 기점으로 잡는 게 좋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산동네로 가기에 앞서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파리 못지않은 문화유산과 세련미를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TGV를 타고 온 2시간 기차길이 피곤치 않았던 이유도 미식의 나라에서도 으뜸간다는 미식의 도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리옹 파르디외Part Dieu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수백년의 역사를 겹겹이 머금고 있는 역사지구로 향했다. 먼저 가파른 산턱을 오르는 푸니쿨라 열차를 타고 해발 281m 높이의 푸르비에르 언덕으로 향했다. 비잔틴 양식의 탑이 견고히 버티고 있는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은 여느 유럽의 성당이 그러하듯 내부공사가 한창이었다. 성당의 오른쪽에는 론강과 손강이 사이좋게 흐르는 도심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맑은 날이면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까지 보인다고 한다. 언덕 비탈길 중턱에는 4세기 로마극장의 뼈대가 남아 있다. 과거 로마의 식민도시였으며 갈리아 지방의 수도로 명성을 떨친 리옹의 옛 흔적으로 중세시대를 거치며 파괴됐던 극장은 20세기 들어 원형을 복원해 축제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평지에 이르자 수세기 동안 상업도시로 번성했던 리옹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역사지구 골목길이 나타났다. 기뇰 인형극이나 리옹이 낳은 스타 생떽쥐베리와 뤼미에르 형제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것을 포기하고 리옹의 미식을 즐기기 위해 벨르꾸르 광장Place Bellecour 쪽으로 들어섰다. 좁다란 골목은 찬란한 햇볕을 맞으며 리옹의 가정식, 부숑Bouchon을 즐기는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기뇰 인형으로 실내를 꾸민 한 식당에서 한국에서도 친근한 재료로 만든 푸짐한 음식들을 즐겼다. 채소와 계란 반숙, 햄이 어우러진 리옹식 샐러드, 와인과 치즈로 버무린 소곱창, 매콤한 해산물 찜, 소발바닥 무침, 피스타치오가 곁들여진 소시지, 여기에 하우스와인까지. 프랑스 음식은 너무 창의적이어서 도전하기 힘들다는 이방인의 편견은 리옹에서 보기 좋게 무너졌다. 1 리옹은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대표적인 미식 도시다. 가정식 레스토랑을 일컬어 부숑Bouchoun이라 한다 2 푸르비에르 언덕에서 내려다본 리옹의 도심 풍경. 리옹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기뇰Guignol 끈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인형을 조종하는 인형극으로 리옹 곳곳에서 인형을 볼 수 있고, 라 메종 드 기뇰La Maison de Guignol 등에서는 인형극을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다. 부숑Bouchon 리옹의 전통 가정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채소와 소시지, 오리, 돼지고기 등 현지에서 생산된 재료를 활용하며 다소 기름진 것이 특징이다. 리옹관광청 웹사이트에서 부숑을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다. www.en.lyon-france.com ●France Annecy안시 산과 호수가 껴안은정겨운 마을 안시Annecy는 2018년 동계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도시다. 그러나 고작 겨울스포츠의 도시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도시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서정적인 도시로 꼽는 안시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안시호수와 알프스 산맥이 조화를 이룬 호젓한 풍경에 더해 중세 건축물과 고요한 운하까지 있어 느긋한 휴식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스키 브랜드 살로몬Salomon,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Millet, 주방기구 테팔Tefal 등이 안시에서 시작됐다 하니 어딘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국경 없는 자본 세계에서 우리는 이런 식의 소통에 익숙해져 있다). 안시에 도착한 것은 태양이 호수 반대편 산봉우리를 붉게 색칠하고, 상점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잠들기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호텔 잠자리가 아닌 ‘잠자리Libellelue’라는 뜻을 지닌 디너크루즈에 탑승하기 위해 항구로 갔다. 안시성을 뒤로하고, 호수 위를 유유히 흐르며 낭만적인 음악과 함께 정찬을 즐기는 크루즈였다. 달콤한 프랑스식 와인 칵테일 키르Kir부터 애피타이저로 나온 달팽이 요리, 대구살과 튀김이 곁들여진 메인코스, 여기에 프랑스 시골동네여서 더 어울리는 흘러간 미국 팝송을 들으며 달빛이 흐르는 호수의 정취를 만끽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구시가지 산책길에 나섰다. 마침 매주 세 번씩 서는 장이 펼쳐졌고, 집에서 만든 소시지와 치즈, 신선한 야채를 가지고 나온 상인들과 장바구니를 들고 모인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아침의 선선한 공기에 싱싱한 야채, 과일 냄새, 짭쪼름한 치즈 냄새에 사람 사는 냄새까지 더해진 풍경은 정겹고 따뜻했다. 안시에는 대형 슈퍼마켓도, 유명한 체인 빵집도 없다. 그저 농부들과 상인들이 애정과 자존심을 담아 길러내고 만들어낸 사람 냄새 나는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이 또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북적이는 시장통을 벗어나 안시의 상징 ‘팔레드릴Palais de l’isle’로 향했다. 호수 위에 반영된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이 건물은 12세기 성주의 집이었다가 이후 행정관청, 감옥 등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꾸며진 실내에 들어가 보니 약 10도 정도 기울어진 침상이 있었다. 불과 지난 세기까지 프랑스인들은 심장이 발과 같은 높이에 있으면 죽을까 봐 이렇게 잠을 청했다고 한다. 자는 순간까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습속은 어디 간들 닮아 있는 것이다. 안시를 둘러본 여행자들은 구시가지 건물들과 산과 호수로 어우러진 도시의 풍경이 스위스나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닮았다고 말하곤 한다. 15세기부터 프랑스 혁명때까지 약 3세기 동안 사보이가Saboy家에서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의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으니 당연하다. 3 운하 위에 비친 팔레드릴의 모습이 신비감을 일으킨다 4 이른 아침, 물안개 피어오르는 안시호수 주변의 평화로운 풍경 5, 6 안시에서는 수시로 시내 중심가에 재래시장이 펼쳐진다. 신선한 야채, 가정에서 만든 치즈, 소시지 등을 구입할 수 있다 ▶travie info 사보이Savoy 11세기를 전후해 지금의 프랑스 남동부, 이탈리아 북부, 스위스 제네바 등을 통치했던 왕가. 알프스 이남 지역에서 맹위를 떨쳤다. 디너 크루즈 안시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품위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뉴 종류에 따라 50유로(메인 요리+디저트 혹은 애피타이저)부터 82유로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www.annecy-croisieres.com ●France Charmonix샤모니 산을 동경하는 이들의 궁극의 성지 스쳐가기엔 아까운 도시 리옹과 안시를 거쳐 유럽 최고봉 몽블랑Mont Blanc이 있는 산악마을 샤모니Charmonix로 향하는 길, 기차 속에서 설렘과 기대감은 더욱 높아져 갔다. 샤모니로 가는 관문, 생제르베 레 벵Saint Gervais les Bains 역에서 널찍한 창으로 알프스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지역열차로 갈아탔다.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몸체만한 등산배낭을 멘, 혹은 암벽등반용 로프를 어깨에 짊어진 여행자들이 하나둘 기차에 올라타자 유럽의 지붕으로 향하는 흥분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마치 메카로 몰려가는 비장한 무슬림의 틈에 끼인 이교도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샤모니몽블랑역에 도착하자마자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나는 ‘그저 산이 있기에 오른다는’ 산꾼은 아니기에 몽블랑(4,810m)에서 가장 가까운 봉우리 ‘에귀 뒤 미디Aguille du midi’에 올라가 눈앞에 펼쳐지는 겹겹의 봉우리를 볼 요량이었다. 50명을 빽빽히 채운 케이블카는 순식간에 3,842m 정상으로 치달았다. 전망대에는 어린이부터 휠체어를 탄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 다국적 관광객들이 탄성을 내지르며, 알프스 봉우리와 그 위를 개미떼처럼 오르고 있는 산악인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스위스 쪽의 알프스와 캐나다 로키산맥을 올랐던 경험을 떠올리며 몽블랑을 비교해 보니 풍경 그 자체보다도 빙하 위를 걷는 산꾼들이 많다는 것이 달라 보였다. 정상에 오르니 이 ‘성스러운 산’을 그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휙 보고 내려가기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 왔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핀란드 헬싱키에서 왔다는 30대로 보이는 등산객에게 물었다. “몽블랑은 어떻게 오게 됐지?” “평소에 등산을 좋아했고 몽블랑을 오랫동안 동경해 오다 여름휴가를 이용해 왔지.” “그럼 이제 돌아가는 길인가?” “아니 오늘까지 4주째인데, 일주일 더 있을 계획이야. 몽블랑은 지독한 매력을 가진 산이거든.” 부럽기 그지없는 답이 돌아온다. 나름 ‘아웃도어맨’을 자처하는 나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아쉬움을 무릅쓰고 샤모니 마을로 돌아왔다. 4주 휴가는 없었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몽블랑에서 불어오는 공기를 쬐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샤모니에서 빙하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스키와 같은 거친 아웃도어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길 만한 ‘소프트한’ 아웃도어도 많다. 샤모니 마을을 순회하는 꼬마열차를 타고 관광을 즐기거나 루지,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샤모니 레저파크도 있다. 물론 국내 테마파크나 디즈니랜드 수준을 생각하면 실망할 것이다. 유럽 최고봉 몽블랑을 바라보며 아기자기한 재미를 누린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게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샤모니 몽블랑은 산악 여행자들의 성지다. 다른 여느 알프스 산보다 등산가들이 많은 것은 최고봉 몽블랑이 있기 때문이다 2 한여름에도 설산이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의 샤모니 마을 3 샤모니 몽블랑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 가파른 능선을 타고 몽블랑 꼭대기까지 올라 볼 수도 있다 ▶travie info 아귀 뒤 미디Aguille du midi 케이블카 샤모니에서 아귀 뒤 미디 정상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는 성인 기준 왕복 31.40유로다. 이외에도 해발 1,913m의 몽땅베르Montenvers로 가는 산악열차, 생제르베Saint Gervais에서 출발해 해발 2,372m의 에이글Nid d’Aigle로 향하는 열차, 길이 20km에 달하는 빙하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까지 가는 기차도 있다. www.chamonix.com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글·사진 최승표 기자 ●Italy Parma파르마 베르디와 토스카니니를 낳은 음악도시 프랑스에서 혹은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할 때, 여행객이 관문도시로 선택하는 곳은 십중팔구 북부의 밀라노다. 또 다른 경우의 수가 있다면 토리노 정도일 것이다. 허나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한 파르마Parma까지 내려왔다. 친퀘테레Cinque Terre로 가기 전 가까운 거점이 필요했고, 소문난 파르마의 미식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소담스런 분위기의 중심가에는 예술사에 있어서 기억될 만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파르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나폴레옹이 가장 사랑했다는 그의 두 번째 아내인 마리 루이즈Marie Louise를 기리기 위한 글라우코 롬바르디Glauco Lombardi 박물관, 그 맞은편에는 음악을 지독히 사랑한 루이즈가 건립한 왕립극장이 한데 몰려 있다. 그녀는 가난한 음악도들을 위해 학교도 세웠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작곡가 베르디, 지휘자 토스카니니 등 이탈리아 음악의 거장들이 파르마에 많은 것도 그녀 덕분일 것이다. 파르마를 예술도시라 이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는 파르마 돔성당에서 찾을 수 있었다.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최초 건립된 성당의 외관은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다양한 건축양식들이 포개진 모습이었다. 성당 내부는 단촐한 외관과는 상반되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입체감이 느껴지는 프레스코 벽화 중에는 성경의 내용과 무관한 그림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당시 화가들이 자신을 후원하던 재력가들의 얼굴을 곳곳에 새겨 준 것이다. 파르마 미술의 혁명가라 불리는 안토니오 코레지오Antonio Correggio가 돔 천장에 그린 승천하는 성모 마리아 그림은 바티칸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보다 뛰어난 묘사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성당 한켠에 자리한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를 묘사한 조각품은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넘어가는 시기, 그러니까 두 개의 예술양식이 혼재된 독특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숨을 거둔 예수, 십자가 곁에서 예수를 지키는 천사, 예수의 옷을 받아든 로마 군인, 심지어 스승을 잃은 제자들까지 모두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신약성경에서 가장 심각한 국면을 묘사한 것 치고는 너무 우스꽝스러운 묘사라고 느껴졌다. 이는 1178년, 당시 성도들과 이교도의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며 세련미를 극대화한 고딕 회화의 특징적 묘사라고 한다. 파르마의 중심가, 필로타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의 모습 햄과 치즈, 파르마의 자존심이자 신앙 인구 17만명의 소도시 파르마는 낙농업, 식품제조업이 발달한 도시다. 특히 파르마산 치즈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와 햄 ‘프로슈토Prosciutto’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파르마는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평야지대와 목초지가 나타나는데 바로 이 비옥한 땅이 치즈와 햄 맛의 비결이라 한다. 밀라노의 고르곤졸라, 나폴리의 모짜렐라, 시칠리아의 리코타 등 이탈리아 지역별로 명성 있는 치즈는 가공 방식뿐 아니라 그 지역의 토질과 물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고 한다. 최근 파르마산 치즈로 둔갑한 ‘아르헨티나산 치즈’가 많은데 파르마 사람들만은 ‘짝퉁의 맛’을 정확히 변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파르마 사람들의 치즈에 대한 애착은 깊고도 유별나다. 파르마에서는 프로슈토 햄 생산을 위해 돼지에게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장’과 밤을 먹인다고 한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뒷다리 부위를 소금에 절여져 9개월부터 최대 24개월간의 숙성기간을 거쳐 햄으로 만들어낸다. 치즈를 먹은 돼지의 살이어서일까? 파르마산 치즈와 햄에서는 닮은 향기와 맛이 난다. 파르마에서의 저녁 식탁에서는 치즈와 햄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가정집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작은 레스토랑. 애피타이저는 송로버섯Truffle이 곁들여진 으깬감자 수프, 메인 요리로는 볼로니즈 파스타를 주문해 치즈를 듬뿍 얹어 먹었다. 파스타도 좋았지만 내가 가진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향의 송로버섯은 흡사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것처럼 내 미각과 신경을 몽롱한 상태에서 오래도록 놓아 주지 않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 16세기 파르마 지역을 통치하던 파르네제가家에서 만든 건물로 나폴레옹 전쟁, 2차 대전을 거치며 파괴되었다가 복원돼 지금은 공연장, 고고학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 파르마 전통 치즈로 6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 숙성시킨 것으로 다소 딱딱한 촉감에 누린내가 강하지 않고 고소한 뒷맛을 낸다. 와인과 함께 즐기거나 파스타나 샐러드에 가루로 뿌려 먹는다. ●Italy Cinque Terre친퀘테레 보물이 되어 버린 오색빛깔 바다마을 프랑스의 론알프스와 이탈리아의 파르마까지 주로 소도시를 다니며, 감춰진 진주같은 풍경들을 보았고, 세계 3대 진미라는 송로버섯까지 맛보았으니 유럽 여행에 대한 욕구는 웬만큼 해소된 상태였다. 최근 한국에서 가장 뜨고 있는 이탈리아 여행지 친퀘테레Cinque Terre로 향하는 길, 여행의 피로가 쌓여 가면서 부푼 기대감도 사그라든 상태였다. 이런 심드렁한 태도는 리구리아해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은 순간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5개의 마을’이라는 뜻의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서북부 해안, 리구리아주에 속해 있다. 성수기에는 숙소 잡기가 어려운 탓에 밀라노, 피렌체, 파르마, 피사 등의 주변 도시에서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많이 찾는다. 파르마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친퀘테레로 가기 위한 관문도시인 라스페치아La Spezia에 닿았다. 친퀘테레를 제대로 즐기려면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부터 북쪽의 몬테로소Monterosso까지,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소담스러운 마을의 풍경과 리구리아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이 좋다. 하루 만에 13.5km의 해안길을 걷기란 다소 버거운 일.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2~3개의 마을을 구경하고 해안선을 따라 보트크루즈를 타기로 결정했다. 처음 도착한 마을 마나롤라Manarola의 풍경은 제주도와 흡사했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쪽빛바다도 그렇지만 마을 안쪽, 그러니까 낮은 돌담벽이 엉성하게 줄지어 있고 농부들이 밭을 갈며 일상을 사는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마을을 연상시켰다. 유네스코는 친퀘테레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각별히 보존에 힘쓰고 있다. 깎아지른 절벽에 계단식 다랑이논 같은 포도농장을 개척하고, 올리브나무를 길러낸 주민들의 일상을 침범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곳의 화이트 와인 맛은 이탈리아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데 가파른 산비탈에서 농부들이 허리를 로프로 묶고 한 송이 한 송이 따낸 포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친퀘테레 하이킹 코스 중 가장 유명하다는 ‘사랑의 길Via dell’ Amore’로 향했다.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 두 마을을 잇는 1km 남짓한 해안절벽길은 여느 로맨틱한 관광지가 그런 것처럼 사랑을 다짐하는 연인들이 채워 놓은 자물쇠와 이름을 새겨 놓은 흔적들로 도배돼 있었다.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으로<여인의 향기> OST를 연주하자 주위의 연인들은 프렌치키스를 나누며 행복에 겨워했다. 리오마조레에서 몬테로소까지는 기차로 이동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맞닥뜨린 몬테로소의 풍경은 다른 4개 마을과는 전혀 달랐다. 백사장 해변에는 원색의 파라솔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마을 안쪽 레스토랑과 카페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해변 휴양지였다. 한 레스토랑에 들러 파스타와 해산물 요리로 허기를 달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다양한 파스타를 먹어 왔지만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익숙한 맛이었다. 홍합, 오징어 등 해산물로 우려낸 파스타 소스가 개운한 맛을 낸 덕이었다. 몬테로소에서 라스페치아로 가기 위해 보트에 몸을 실었다. 보트는 5개 마을 항구에 차례로 정박하며 관광객을 싣고 내렸다. 두 개의 마을, 베르나차Vernazza와 코르니글리아Corniglia는 항구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먼발치서 바라본 두 마을은 나머지 3개 마을에 비해 규모가 작아 보였을 뿐 별다른 특징은 없어 보였다. 허나 나중에야 알았다. 친퀘테레 마을 중에서도 관광객이 덜 북적이면서 호젓하게 휴식을 즐기기에는 베르나차와 코르니글리아가 좋다는 사실을. 보트는 친퀘테레를 지나 라스페치아로 가기 전, 마지막 항구인 포르토베네레Porto Venere에 잠시 정박했다. 해가 수평선 근처로 내려오면서 더 따뜻해진 볕을 쬐며 바닷가로 걸어갔다. 수영복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을 한탄하며 잠시라도 이방인의 때깔을 벗고 싶어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았다. 지중해와 짧은 해후를 뒤로하고 결별할 생각에 밀물 같은 아쉬움이 살포시 밀려와 발목을 적셨다. 1 ‘사랑의 길’에서 흔적을 남기는 연인 2 친퀘테레 다섯 마을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의 항구 풍경 3 바닷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 4 마나롤라Manarola 마을, 한 카페에서 작렬하는 햇볕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행객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travie info 친퀘테레 카드 친퀘테레에서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을 이용하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한 마을 내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친퀘테레 카드로는 하이킹코스 외에도 마을 내 대중교통, 지역 박물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주중 5유로, 주말은 12유로이며, 날짜와 연령대, 단체 규모에 따라 요금이 다양하다. 마을을 연결하는 친퀘테레 기차카드도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10유로. 카드는 각 마을의 관광안내센터나 기차역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cinqueterre.com ▶Travel to France & Italy 유럽 기차여행, 실속 있게 준비하는 법 이번 여행은 이동의 90%를 기차에 의존했다. 유럽 첫 기착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해 친퀘테레를 여행하고 밀라노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다양한 기차를 이용해 볼 수 있었던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였다. 유럽을 자유여행으로 가는 이들이 늘면서 실속 있게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정보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방문 국가와 도시, 체제 일수를 확정했다면 가장 적합한 철도 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이용한 철도 상품과 주요 열차의 간략한 정보를 정리해 봤다. 유럽 철도 예약은 대부분의 국내 여행사에서 다루고 있으며, 레일유럽 웹사이트(www.raileurope.co.kr)를 이용할 수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프랑스패스 프랑스를 3일 이상 여행한다면 프랑스패스를 구매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프랑스패스 소지자는 파리와 런던을 연결하는 유로스타Eurostar, 암스테르담, 브뤼셀 등과 연결되는 탈리스Thalys 등의 초고속 열차와 야간열차 등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각종 지방 관광열차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파리 세느강 크루즈, 국립 박물관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패스 소지자라 할지라도 TGV, 탈리스 등은 반드시 추가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 이는 여러 나라를 한번에 여행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유레일 셀렉트패스 인접한 3~5개국 이상을 선택적으로 여행한다면 유레일 셀렉트패스Select Pass가 적합하다. 물론 2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 리저널패스Regional Pass도 있지만 모든 나라들이 조합돼 있는 것은 아니기에 셀렉트패스가 편리할 수도 있다. 가령 유레일 2개국 패스 중에는 스위스-이탈리아패스가 없기에 셀렉트패스를 선택하는 게 낫다. 한편 2013년부터 프랑스가 셀렉트패스에서 제외되고, 터키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여정에 이용한 기차들 ·탈리스Thalys 브뤼셀에서 파리까지 1시간 25분 만에 연결하며, 하루에 30편으로 운행 간격이 촘촘하다. 1등석을 이용할 경우, 와인을 포함한 음료와 디저트류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쾰른 등의 도시로도 연결된다. 각종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GV 국내선 프랑스 초고속 열차인 TGV는 독일 방향으로 가는 동부선과 스위스쪽으로 가는 TGV리리아, 국내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되며, 2층에는 음료와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는 라운지 바가 있다.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ER 한국의 새마을열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안시에서 샤모니로 이동하면서 이용한 기차는 관광열차가 아님에도 천장 일부가 유리로 돼 있어 이동 중 알프스 산맥을 관람하기 좋았다. 패스 소지자는 좌석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Trenitalia 친퀘테레 여행을 마치고 라스페치아La Spezia에서 밀라노Milan로 돌아가는 길에 이용했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 1 브뤼셀과 파리를 연결하는 탈리스 열차. 1등석 탑승객에게는 음료와 다과가 제공된다 2 샤모니 몽블랑으로 가는 길, 커다란 유리창 너머 알프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SHOPPING OUTLET 유럽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쇼핑 시크아울렛 유럽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는 쇼핑이다. 이번 여행에는 유럽 내 9개 도시에 아울렛을 운영 중인 시크아울렛Chic Outlet 중 벨기에 브뤼셀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스메켈렌 빌리지Maasmechelen Village와 이탈리아 밀라노, 파르마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Fidenza Village를 방문했다. 아울렛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하다. 9곳의 빌리지(시크아울렛은 ‘아울렛’보다는 ‘빌리지’라는 표현을 좋아한다)는 면세 혜택을 제공하며(총 구매 금액의 약 10%를 출국시 공항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도심부에서 아울렛까지 리무진버스인 쇼핑익스프레스를 운영한다. 국내 주요 여행사를 통하면 쇼핑익스프레스 할인권,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VIP 쿠폰 등을 얻을 수도 있다. 각 빌리지는 지역색을 반영한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객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도 제공한다. 어린이 놀이방은 모든 빌리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빌리지도 있어 쇼핑뿐 아니라 유럽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체험할 수 있다. 마스메켈렌 빌리지에서는 벨기에의 고급 초콜릿은 물론 지역 특산물인 다이아몬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피덴자에서는 파르마의 수준 높은 요리와 함께 디저트로 젤라또까지 즐길 수 있었다. 유럽 아울렛까지 갔는데 명품 백이나 수트 한 벌쯤 사지 않았냐고? 독자들께 죄송하지만 본 기자는 명품 취향이(단지 취향의 문제일까?) 아닌 탓에 생생한 쇼핑 리스트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단, 샘소나이트 캐리어를 국내 소비자가의 3분의 2 수준에 득템한 것은 두고두고 자랑하고 있다. www.chicoutletshopping.com/ko 1 이탈리아 밀라노와 파르마, 볼로냐 등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를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2 시크아울렛의 각 빌리지에서는 수준 높은 지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다 ▼그 밖의 시크아울렛 빌리지 런던 비스터 빌리지 영국 런던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옥스포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시크아울렛 쇼핑의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빌리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막스마라, 던힐, 페라가모 등 약 100여 개의 명품 부티크 숍들이 있다. 더블린 킬데어 빌리지 가장 최근에 들어선 빌리지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있고 고급스런 패션 및 가정 용품을 판매하는 쇼핑의 중심지로 급성장했다. 더블린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 파리 라 발레 빌리지 프랑스 패션계의 중심지인 파리와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35분 거리이며, 파리 디즈니랜드 리조트 옆에 위치해 있다. 약 90여 개의 명품 브랜드 부티크들이 입점해 있다. 바르셀로나 라 로카 빌리지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코스타 브라바Coasta Brava 해변 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스페인의 파루트스Farutx와 로에베Loewe 등의 제품을 한국의 절반가에 구입할 수 있다. 마드리드 라스 로사스 빌리지 마드리드 중심에서 외곽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의 유명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미로Antonio Miro, 안드레 사르다Andre´s Sarda, 로에베Loewe 등의 브랜드가 유명하다. 프랑크푸르트 베르트하임 빌리지 프랑크푸르트 도심에서 약 1시간 거리, 로맨틱가도Romantic Road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그너Bogner, 발리Bally, 라코스테Lacoste 등의 실용적인 패션 브랜드 제품들이 많다. 뮌헨 잉골슈타트 빌리지 독일 바이에른주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뮌헨에서 5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저먼 스트렌세German Strenesse, 아이그너Aigner, 엠씨엠MCM 등 1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뿔난 영광주민 원전 진입 시도

    뿔난 영광주민 원전 진입 시도

    원전 인근 주민들이 짝퉁 부품 사용과 설계수명 연장 추진 등으로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원전의 안전대책을 촉구하는 실력행사에 나섰다. 일부 주민들은 원전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사태도 빚었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 주민 500여명은 20일 원전 앞에서 ‘영광 원전 안전성 확보 홍농읍 결의대회’를 열고 원전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거칠게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원전을 상징하는 상여를 메고 정문 앞 철제 펜스 10여m를 무너뜨린 후 원전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 및 원전 청원경찰과 충돌했다. 진입에 실패한 주민들은 원전 안전성 확보를 촉구하며 상여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불태웠다. 앞서 주민들은 오전 6시부터 트랙터 등 농기계를 앞세우고 원전 인근 3㎞ 앞 도로에서 원전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했다. 또 이날로 설계수명(30년)이 끝난 경북 경주 월성 원전 1호기의 폐쇄를 요구하는 경주·울산 주민들의 ‘원전 반대’도 거세지고 있다. 월성 원전 1호기(중수로·1977년 5월 착공)는 1982년 11월 21일 가동에 들어가 1983년 4월 22일부터 상업운전을 시작, 설계수명 30년 동안 총 1억 3900만㎿h의 전력을 생산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앞으로 10년간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심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월성 원전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 지방의회, 지자체 등은 노후 원전의 즉각적인 폐쇄를 요구하며 수명 연장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 등 18개 단체로 구성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30년 설계수명을 마친 월성 1호기 폐쇄’를 촉구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영광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오피스텔 편법 전세계약 기승… 세입자 두번 운다

    오피스텔 편법 전세계약 기승… 세입자 두번 운다

    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전세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억대 전세금을 내고도 전입신고조차 못하는 오피스텔 세입자들이 있다. 준주택인 오피스텔이 주거용, 업무용 등 용도에 따라 소유주가 누리는 세제혜택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다. 세입자로서는 전입신고를 못 하더라도 전세권 설정등기를 해둬야 전세금을 보호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초 결혼과 함께 오피스텔에 신혼살림을 차리기로 한 김민우(32)씨는 최근 전세 계약을 하면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김씨가 고른 집은 전세가 1억 6000만원인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53㎡(16평형) 오피스텔. 비교적 교통과 편의 시설이 좋았다. 하지만 계약과정에서 집주인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야 계약하겠다.”고 나섰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겨 집이 경매에 넘어 가더라도 전세보증금을 날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김씨가 항의했지만 주인은 요지부동이었다. 이후 집주인은 선심 쓰듯 “불안하면 전세권 설정등기라도 해라.”고 말했다. 등기비용 60만원은 세입자가 내는 조건이었다. 옆에 있던 공인중개사도 “오피스텔은 다 이렇게 전세 계약을 한다.”고 부추겼다. 김씨는 “앞으로 전셋값은 더 오른다는 말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하고 전세권 설정등기도 했다.”면서 “관행이라 해서 계약했지만 잘한 짓인지 도통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통 전·월세 세입자는 살던 집이 경매로 원 소유주에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때 보증금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우선변제권을 확보하고자 입주와 동시에 동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한 뒤 확정일자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대다수의 오피스텔 전세 계약은 전입신고 대신 전세권 설정 등기를 하는 것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제혜택을 노리는 집주인의 반대 때문이다. 등기 비용 역시 세입자의 몫이 된다. 준주택인 오피스텔은 주거용과 업무용, 두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 업무용으로 쓸 때 집주인에게 돌아가는 세제혜택이 많다. 업무용인 경우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오피스텔 건물가액의 10%인 부가세도 돌려받는다. 반면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면 업무용 오피스텔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인정되고 집주인은 1가구 다주택자가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업무용으로 신고해 세제혜택을 누리던 집주인들은 혜택을 도로 토해내야 한다. 세금도 가중된다. 오피스텔 소유주들이 ‘전세권 설정 등기’라는 꼼수를 부리는 이유다.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편법 계약을 부추긴다. 업무용 오피스텔로 전세거래를 하면 중개 수수료가 일반 주택의 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반 주택의 중개 수수료는 임대료의 0.3~0.5%지만, 업무시설은 임대료의 0.9% 정도를 중개수수료로 받는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입신고는 세입자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집주인들이 세금을 안 내려고 불법적으로 전입신고를 막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오피스텔 이용실태 조사 등을 통해서라도 당국이 세입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태백 함태탄광 부활 멀어지나

    강원 태백시의 희망인 함태탄광 재가동이 불투명해지면서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19일 태백시에 따르면 최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법안 소위원회의 법안 심의 유보 결정에 따라 함태탄광 재가동을 포함한 석탄산업법 개정 심의 일정이 연기되면서 지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함태탄광 재가동을 주 내용으로 한 석탄산업법 개정은 1989년 정부에서 석탄 중심에서 석유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면서 탄광의 문을 강제로 닫게 했지만 최근 세계 에너지환경이 바뀌어 양질의 석탄을 캐낼 수 있는 광산을 다시 재가동시키자는 취지다. 더구나 현재 작업 중인 탄광들의 채탄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문을 닫은 양질의 석탄을 간직한 함태탄광의 재가동이 힘을 얻고 있다. 태백지역 주요 탄광인 석공 장성광업소는 갱도 깊이가 지표에서 1025m까지 내려가며 채탄 가능한 광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다 막장 온도도 35도에 육박해 계속 작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1993년 폐광된 인근의 함태탄광은 채탄 가능한 광량이 1100만t이나 되는데다 갱도 깊이도 350m가량으로 얕아 연계 개발 가치가 뛰어나다. 이 같은 이점으로 함태탄광을 살리려는 석탄산업법 개정은 지난 7월 국회 입법 발의됐지만 최근 국회 지경위 법안 소위원회에서 심의 유보됐다. 염동열 국회의원은 석탄산업법에 광업권이 소멸된 폐광이라도 경제성이 인정되면 인근 탄광이 통합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신설을 발의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경부가 난색을 보이고 있어 내년 2월에 심의되더라도 가결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경부는 석탄산업법 개정이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어긋날 뿐더러 잠재적인 석탄광 개발자에 대한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해 온 석공 장성광업소로선 인근의 함태탄광 연계 개발에 제동이 걸리며 장기 채탄이 힘들게 돼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며 지역경제 붕괴까지 우려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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