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주민 반대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장애물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수익률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지도자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재학생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127
  • 3년째 철거 멈춘 철책… 내년엔 걷힐까

    3년째 철거 멈춘 철책… 내년엔 걷힐까

    해묵은 지역 숙원 사업들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고양·김포의 ‘한강하구 군부대 철책 제거’ 사업과 서울 강서구의 ‘김포국제공항 주변지역 고도제한 완화’ 문제가 대표적이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4일 한강하구 군사용 철책 제거 방안 검토 소위원회를 열고 40여년 전 북한의 간첩 침투를 막기 위해 설치된 한강하구 철책의 처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자연경관을 훼손한다는 점이 철책을 제거하는 첫 번째 이유다. 철책 제거 작업은 2012년 4월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김포 쪽 철책이 제거된 자리에 들어선 무인 감시 장비가 군으로부터 성능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제거 작업은 3년 넘게 중단됐다. 감시 장비 사업자인 삼성 SDS는 군의 심사 기준이 잘못됐다며 민사소송을 냈다. 현재 철책은 고양과 김포 양쪽 구간 각 1㎞씩 정도만 제거된 상태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우선 일산대교와 전류리(용화사) 사이 약 4.8㎞ 구간에 출입문을 만들어 주민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소위 관계자는 “나머지 김포 구간은 내년 10월쯤 합동참모본부의 ‘철책 대체 경계방안’ 연구 용역이 완료된 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청원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김포국제공항 주변 지역 고도제한 완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청원’은 국민이 국가기관에 문서를 통해 진정 또는 민원을 할 수 있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며, 입법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김포공항 주변 반경 4㎞ 이내 건축물이 해발 57.86m 미만으로 높이 제한을 받고 있어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제한 고도를 119m까지 높여도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용역결과도 있다”며 고도 제한 완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아직 항공 운항의 안정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군사적인 문제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볼 문제”라며 입법에 반대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청원은 일단 ‘계류’하기로 결정했지만 정부도 강하게 난색을 표하고 있어 입법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 다른 6건의 청원도 이날 모두 계류 혹은 부결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구본영 칼럼] 제주 해군기지와 고장난 대의민주주의

    [구본영 칼럼] 제주 해군기지와 고장난 대의민주주의

    뜻밖에 제주 강정 마을은 여전히 고즈넉했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까닭일까. 발파 작업으로 인한 굉음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던 단체들의 구호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시위대들이 내건 빛바랜 깃발들만 저지 투쟁 때의 향수를 못 잊은 듯 나부끼고 있었다. 유치환 시인이 비유했던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처럼…. 강정 민군(民軍)복합항의 공정률은 현재 94%(항만 96%, 지상 87%)로, 내년 1∼2월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사업을 확정한 지 9년 만이다. 때마침 불어온 초겨울 삭풍에 너울이 일렁거렸지만, 30m 높이의 방파제 안 부두는 잔잔했다. 계류 중인 이지스 구축함 서애 류성룡함 갑판에서 커피를 담은 종이컵도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해안과 ‘군사기지 없다 평화의 섬’이란 노란 깃발. 이 묘한 조합이 오래전 미국 하와이 방문 때의 기억을 불러냈다. 훌라춤을 추던 무희들로 인해 더 아름다웠던 와이키키 해변과 미 태평양함대의 모항 진주만의 ‘평화 공존’이 사뭇 인상적이었다. 하긴 관광선, 군함이 동거하는 항구가 이뿐이랴. 프랑스의 툴룽항과 일본 사세보항, 싱가포르 창이항이 그렇다. 세계 3대 미항에 드는 호주 시드니도 마찬가지다. 강정 해군기지는 처음부터 ‘민군복합 관광미항’을 지향했다. 방파제와 올레길이 연결된다니 관광미항으로서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욱이 제주항에서는 불가능한 15만t급 크루즈선의 동시 접안도 가능하다지 않은가. 이제 제주 해군기지가 본격 가동되면 이어도나 남중국해 등 전략 요충지까지 우리 함정이 도달할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그렇다면 참여정부의 결단이 옳았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노 전 대통령이 나름대로 앞을 내다본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수출입 물동량의 주통로인 남중국해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미·일·중이 뒤엉킨 각축으로 격랑이 이는 것을 보면서 갖게 되는 소회다.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어야 하지만, 평화를 바란다면 만일의 전쟁도 각오하라는 경구도 있다. 그런데도 ‘민군’복합항의 한 축인 민항 기능은 언제 가동될지 기약이 없단다. 크루즈 터미널 준공이 전문 시위꾼들의 반대로 늦어지면서다. 물론 기지가 본격 가동될 경우 일자리와 관광객이 늘어나 연간 9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되면서 반대 목소리도 잦아들고는 있단다. 기지 내 매점 입찰을 타진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외지인 중심 시위꾼들로 인해 토박이 주민들이 혜택을 입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더군다나 공기가 2년째 늦어지는 바람에 정부가 건설업체에 물어 줘야 할 배상금만 해도 수백억원 규모다. 국민 혈세로 이를 메워야 할 판이다. 공사 현장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다 기소돼 재판을 받았거나, 진행 중인 사람들이 600명 선이란다. 주요 국책사업에 이런 낭비와 일부 주민의 희생이 따르는 것은 대의민주주의가 제 구실을 못 하고 있다는 뜻일 게다. 제주 해군기지는 ‘대양해군’을 기치로 참여정부가 결정한 사업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이명박 정부 내내 한명숙 전 총리 등 상당수 친노 세력들이 깃발을 바꿔 들었다. 주로 반미(反美)·환경 근본주의적 시각을 가진 반대 단체들에 동조하면서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지금 반대 단체 인사들보다 그들 뒤 정치인들의 입장이 궁금하다. 이어도 해역 등에서 미국이 아닌 중국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공사장 인근 서귀포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은 그대로라는데 말이다. 해군은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과 관련, 반대 단체에 구상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당연지사이겠지만, 민군 상생의 취지가 바래지는 것 같아 얼마간 씁쓸하다. 갈등을 조정하긴커녕 외려 부추긴 정치권에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1987년 개헌으로 권위주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면 선진적 의회민주주의 정착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게다. 국책사업 때마다 피해를 보는 민초들이 생기기 않도록 국회가 모든 사회적 갈등을 제대로 수렴해야 하지 않겠는가. 논설고문
  • “상가임대차 계약기간 5년→10년 늘려 달라”

    “상가임대차 계약기간 5년→10년 늘려 달라”

    서울시가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임대 기간과 임대료 인상률 등 핵심 내용을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해 달라며 국토교통부와 법무부 등에 요청해, 또 다른 중앙정부와 대립이 시작됐다. 서울시는 이미 ‘청년수당 50만원’과 ‘자치조직권 강화’ 등을 두고 각각 복지부와 행정자치부 등과 갈등해 왔다. 2일 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1회에 한해 전·월세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 최대 4년 동안 주거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신규로 만들고 그 권한을 지자체에 주라고 국토부에 촉구했다. 또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현재 ‘9% 이내’인 임대료 인상률을 지자체 등이 ‘조례’ 등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임대료 급등으로 원주민이 떠나는 사례를 막으려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책의 일환이다. 국토교통부는 “전·월세 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기간이 늘면 단기적으로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면서 반대했다. 1989년 주택임대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해 서울 전셋값이 23.7%가 폭등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반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 출신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앙정부 관계자는 “시가 총선을 앞두고 청년일자리, 전·월세 가격 및 상가 임대료 급등 등 난제를 선심성 정책으로 풀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독일 함부르크 하계올림픽 포기

    독일 함부르크 주민들이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에 반대, 유치를 포기했다고 dpa가 30일 보도했다. 함부르크 유권자 130만명 가운데 65만 106명이 주민투표에 참여, 이 가운데 51.6%가 개최 반대표를 던졌다. 함부르크에서 올림픽이 개최될 경우 요트 경기 개최지로 참가할 예정이던 독일 킬의 유권자 20만명은 주민투표에서 65.6%의 찬성률을 보였지만, 이들의 의지는 주민투표 최종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다.  환경파괴, 재정 악화, 안보 위협 등이 올림픽 포기의 주원인이 됐다고 AP는 전했다. 함부르크는 올림픽 개최에 74억 유로(약 9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앞서 독일 뮌헨도 지난 2013년 11월 주민투표를 통해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거부한 바 있다.  함부르크가 유치전을 포기함에 따라 2024년 올림픽 유치전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이 경합하게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신기후체제’ 대의 지키되 실리 놓쳐선 안 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어제 파리에서 막이 올랐다. 2020년 만료될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신(新)기후체제’를 짜기 위해서다. 박근혜 대통령도 COP21 정상회의에서 파리의정서 도출에 앞장섰다. 개발도상국들의 탄소 절감 노력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다. 우리는 ‘저탄소 성장’을 선도하려는 정부의 의지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세계 문명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지난한 일인 만큼 예기치 않은 함정도 경계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신기후체제 구축에 나서야 할 까닭은 차고 넘친다. 소수의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 간 인과관계를 부인하고 있지만,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견해는 대세다. 그렇기에 유엔이 이번 회의 개최에 팔을 걷어붙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그간 탄소 절감에 미온적이던 제조업 강국의 정상들도 참여했다. 어찌 보면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2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유엔의 목표치가 미흡해 보일 정도다. 더욱이 ‘국제 탄소시장’은 지구촌의 경제 판도를 바꿀 큰 변수다. 이런 흐름에 올라타려고 이명박 정부는 녹색기후기금 사무국까지 유치한 데 비해 박근혜 정부는 다소 소극적으로 비쳤었다. 이제 신기후체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발상 전환에 토를 달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환경근본주의적 시각에 빠져 국익을 놓쳐선 곤란하다. 일각에선 “화석연료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이나 가스의 보고인 남중국해에서의 미·중·일 각축전은 뭐로 설명하겠나. 대의를 따르더라도 성급해선 안 된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라는 감축 목표의 현실성도 따져볼 때다. 재계가 비용 부담을 걱정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정부는 사실상 세계 최고치인 감축 목표 중 국내 감축분을 뺀 11.3% 포인트는 국제 탄소시장을 활용한다지만,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시장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어 알 낳기도 전에 병아리를 세는 격일 수도 있다. 국제 공조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내부도 돌아볼 때다. 화전 대신 원전을 세우려는 계획은 삼척 등 입지 주민들의 반발로 차질을 빚고 있다. 아직 경제성이 부족한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진전 추이를 감안하면서 화석연료, 원전 등과의 중장기 에너지믹스의 합리적 재편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갈 때는 과속은 금물임을 유념하기를 당부한다.
  • 서울시, 13일 서울역 고가 폐쇄 교통대책

    서울시, 13일 서울역 고가 폐쇄 교통대책

    서울시가 오는 13일부터 서울역 고가를 폐쇄하면서 인근 버스 노선을 대폭 조정하고 신규 노선도 운행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이 교통안전시설심의에서 서울역 교차로의 통일로~퇴계로 직진을 허용한 덕분이다. ●경찰청 심의 통과… 교통량 2% 감소 시 관계자는 30일 “서울경찰청이 교통안전심의를 통과시켜 13일까지 서울역 교차로에서 통일로~퇴계로 직진 신호 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매일 서울역 고가를 지나는 4만 6000대의 차량 중 60%가 단순히 통과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서울역 교차로에서 통일로~퇴계로 양방향 직진 신호가 허용되면 복잡한 시청과 종로 방향으로 우회할 차량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서울역 고가 폐쇄로 세종대로 통행량이 이전보다 11.5%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는 대책을 실행하면 오히려 2.1%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서울역 고가를 이용하던 자가용은 중림동 교차로, 염천교 교차로, 서울역 교차로 등 3개 교차로를 통과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는 13일부터 출퇴근 시간에 공덕동주민센터에서 남대문시장까지 7.5분(11.3분→18.8분), 반대 방향으로 6.6분(9.7분→16.3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대책 없이 고가만 폐쇄했을 때(25.6분)보다 통행 시간이 줄었다. ●남대문로 경유 5개 버스 노선도 변경 서울역 주변이 목적지인 시민의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자 대중교통으로 분산한다. 13일 0시부터 공덕오거리∼서울역∼회현사거리 8.6㎞ 구간을 오가는 순환버스 8001번이 신설된다. 하루 115회 운행하고 배차 간격은 7∼8분이다. 현재 편도로 퇴계로를 지나는 5개 버스(104, 463, 507, 7013A, 7013B)는 왕복 모두 퇴계로를 지난다. 남대문로를 지나던 705번과 9701번 버스는 남대문시장 활성화를 위해 퇴계로를 지나도록 노선을 변경했다. 퇴계로를 지나는 버스 노선은 현재 12개에서 16개로 증가한다. 서울역 주변의 지하철 1·2·4·5·6호선도 오는 14일부터 1주일간 하루 42회 늘린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경제난·서방과 갈등·지지율 하락… 3각파도 맞은 위기의 ‘차르’

    [글로벌 인사이트] 경제난·서방과 갈등·지지율 하락… 3각파도 맞은 위기의 ‘차르’

    “터키는 테러 공범… 등 뒤에서 칼을 꽂았다.” 지난 25일 시리아 공습에 나선 러시아 군용기를 터키 공군이 격추시킨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푸틴 측은 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아들이 이슬람국가(IS)와 석유 사업에 대한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정보를 흘렸다. 격앙된 모습은 푸틴의 과거 어법과 다르다. 첫 대통령 임기 직후 발간된 푸틴의 어록집을 보면, 그는 러시아인의 두뇌 유출에 대해 “두뇌 유출이 있다는 것은 러시아에 두뇌가 있다는 좋은 출발”이라거나 미국의 미사일방어계획에 대해 “계란요리를 위해 집을 태우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받아치는 여유를 보였었다. 격앙된 푸틴의 어조 이면엔 지나치게 확대된 러시아의 군사 전선, 회복 기미가 안 보이는 러시아 경제, 푸틴의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청년층의 피로감이 자리잡고 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1.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에 의해 격추되면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척결에 앞장선다는 긍지에 큰 상처를 입은 러시아가 터키 제재 방안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푸틴은 사망한 조종사 시신을 넘겨받았지만 내년 1월 1일부터 터키 노동자의 계약 연장 금지, 비자 면제협정 잠정 중단, 터키 상품 일부 수입금지, 터키 체류일정 포함된 여행상품 판매금지 등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전화를 두 차례 거부한 푸틴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다시 한 번 에르도안의 대화 요청을 거절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2. 지난해 러시아에 합병된 흑해 연안 크림반도의 250만 주민의 집과 상가에 정전 1주일 만인 29일 전기가 들어왔다. 촛불로 연명하던 상점들이 정상 영업에 나섰고, 흘러내린 음식을 덜어내 텅 빈 냉장고가 다시 가동됐고, 땔감으로 겨울을 나야 할지 모르는 우려를 덜게 됐다. 우크라이나 정부 결정에 따라 몇 차례 정전이 일어난 적이 있었지만, 이번 정전은 지난 22일 우크라이나의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송전선을 절단하면서 일으킨 사태였다. 러시아의 크림 병합,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운동 등은 여전히 푸틴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이슈이다. 일련의 우크라이나 사태로 푸틴과 러시아는 서방 제재를 받고 있다. 푸틴은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던 주요 7개국(G7)에도 초청받지 못하는 ‘국제 왕따’ 신세다. #3.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터키 대사관 앞에서 분노한 러시아인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던 날 모스크바 주변을 대형 화물트럭이 에워쌌다. 지난 24일부터 간헐적인 시위에 나선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대형트럭에 대한 도로세 부과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푸틴. 1998년 국가부도(모라토리엄)를 선언했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48세에 러시아 대통령이 됐다. 한때 70%가 넘는 지지율을 유지하며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2012년에 ‘차르’에 복귀한 그가 세 번째 대통령 임기에서 사면초가에 처할 줄을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러시아 정보기관인 KGB 출신으로 자주 웃통을 벗고 근육질 상반신을 드러내며 ‘마초’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내던 그였지만, ‘63세의 푸틴’에게서 위태로움을 느끼는 시선도 많다. 외교와 내치, 두 측면 모두에서다. 예컨대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레오니드 베르시드스키는 “푸틴이 너무 많은 전선에 깊숙이 들어갔다”면서 “지금 푸틴의 러시아를 약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국제사회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EU 대 러시아’, 시리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 러시아’ 등 2개의 전선이 형성되면서 우국이 될 수 있었던 우크라이나와 터키까지 적으로 돌리는 것은 푸틴의 무리한 전선 확대 행위로 봐야 한다는게 베르시드스키의 평가이다. 모든 상황에 푸틴이 선제적으로,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은 아니다. 푸틴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 코앞의 우크라이나가 EU에 편입되는 상황을 방치하지 않으려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을 하게 됐고, 시리아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기를 원하지 않았기에 바샤르 알아사드 현 정권을 지지한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양쪽 전선 모두에서 호전적인 러시아의 행보는 최악의 경우 ‘신냉전’과 같은 파국을 부를 것이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금의 푸틴에게 따라주지 않는 것은 ‘경제’이고, 야속하게 변한 것은 ‘인기’이다. ‘경제’와 ‘인기’는 또 푸틴의 군사 전략을 바꿀 추동력으로 지목된다. 1999~2008년 푸틴의 러시아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일원으로 고유가에 힘입어 장기호황 국면을 맞이했다. 2008년 초 러시아는 “에너지 자원개발 및 제조업 부문 수입대체 병행 전략을 발판으로 2020년까지 세계 5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후 저유가 국면은 러시아 경제를 할퀴었다. 2006년 7.4%, 2007년 8.1%이던 러시아의 경제성장률 추이는 2008년 5.6%로 주저앉은 뒤 2009년 -7.9%로 역성장했다. 이어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2010년 성장률은 4.3%에 그치다 2013년 1.3%로 떨어졌고 올해엔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과 같은 대외 강경책은 서방의 금수조치와 같은 경제적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러시아 경기는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군사적으로 서방과 대치하지만, 경제적 부흥을 위해 서방과의 협력이 필수란 점은 푸틴이 처한 역설이다. 지난달 푸틴은 현지 투자전문회사가 주최한 투자포럼 ‘러시아가 부른다’에 참석해 “전반적으로 경제 위기가 정점에 달했다는 전문가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2010년 2분기 이후 이어졌던 자본 유출이 멈췄고, 올해 3분기 순유입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진 30억 달러의 차관을 갚도록 국제통화기금(IMF)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차관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라”고 재무부에 지시했다. IMF 지원이라는 서방식 처방이 긴요한 것이다. 지난해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했을 때 “히틀러도 러시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며 강경 발언으로 응수했지만, 이후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을 재개하는 등 적절히 유화 정책을 펴는 이면에도 러시아의 경제적인 필요가 숨어 있다. 여기에 지난 25일 전투기 격추 뒤 푸틴이 선언한 터키에 대한 제재 조치가 실현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관측 역시 러시아와 터키의 교역량이 현재 250억 달러에서 2020년 1000억 달러 규모로 급증할 것이란 낙관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 2012년 3선을 위한 대선 당시 불길처럼 일어났던 부정투표 반대 시위에서부터 최근 화물기사 시위까지 시위가 극성인 러시아에서 4선을 위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 또한 푸틴의 당면 과제다. 1990년대 개방화 시기와 2000년대 경제 호황기에 성장해 이른바 ‘푸틴 세대’로 불리는 러시아 신세대에게 푸틴은 ‘과거로의 회귀’를 뜻했다고 박상남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푸틴 세대는 민주주의를 장식으로 생각하고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더 중시하며, 국영 미디어 대신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고 안정을 희구하기보다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려는 경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대 푸틴은 옐친 집권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러시아를 재건한 지도자로 추앙받았지만, 세 번째 임기에 편법적으로 대통령이 되며 이제 권위주의 국가의 장기 집권자들 중 한 사람으로 전락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 대선에서 푸틴은 자신의 반대 세력에 대해 “배후에 러시아를 약화시키려는 서방 세력이 있다”고 선거운동을 폈고, 실제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며 내부 결속을 다져 반대 세력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서방 대 러시아’의 구도를 상정한다면 러시아 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해 민심 이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냉전 체제를 유도하며 미국과 마주 서는 패권국으로서 러시아의 위상을 지키는 길과 러시아에 우호적이지 않은 글로벌 경제 흐름 속에서 경제적 실리를 찾는 길의 기로에 푸틴이 서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제주서 4시간… 이어도 작전 빨라진다

    제주서 4시간… 이어도 작전 빨라진다

    지난 25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해안에서 바다로 1.5㎞ 나와 있는 제주해군기지 남방파제. 수상 높이가 19.3m. 폭이 30여m인 남방파제는 10m가 넘는 파도에도 계류부두의 함정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고 튼튼한 방파제다. 그 안쪽에 자리잡은 대형함 부두에는 7600t급 이지스 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과 4400t급 구축함인 대조영함이 나란히 정박해 있었다. 내년 초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주해군기지의 모습을 해군은 이날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형함 부두 왼편에 위치한 중소형함 부두에는 214급 잠수함인 손원일함과 209급 잠수함인 박위함이 계류 시험을 위해 정박 중이었다. 외해에서는 집채만 한 파도가 치더라도 이곳에서는 물결이 호수같이 잔잔해 손원일함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해군은 지난 9월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을 제주해군기지에 보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 16일에는 해군 최대 함정인 독도함(1만 4500t급)의 계류 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등 26일까지 이곳에서 16종류의 함정 21척의 계류 시험을 모두 마쳤다. 면적이 약 49만㎡에 달하는 이곳은 부산작전기지보다도 크다. 특히 항만이 곧바로 심해로 이어져 잠수함은 물론 함정의 이동에 매우 유리한 전략적 요충지다. 유사시 동서해안으로 신속하게 함정을 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어도가 있는 동중국해까지도 4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부산에서 이어도로 가려면 무려 13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전략적 요충지임을 금방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의 해상 무역로를 보호하는 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해 해군은 다음달 1일 제주해군기지 경계와 군수 지원 임무를 담당하는 제주기지전대를 창설하고 부산 7기동전단과 진해 잠수함전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제주해군기지는 15만t급 민간 크루즈선 2척이 정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주항을 비롯해 우리나라에는 아직 15만t급 대형 크루즈선이 계류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따라서 이곳이 완공될 경우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군은 예상했다. 특히 남방파제는 곧바로 제주 올레길과 연결되도록 만들어 크루즈선을 이용한 외국 관광객이 버스와 도보로 올레길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영식 해군본부 정훈공보실장은 “제주해군기지에는 22만t급 대형 크루즈선도 계류할 수 있다”며 “크루즈선 한 척에 3000명 정도의 관광객이 들어온다고 가정할 때 50~100대의 관광버스가 필요할 정도로 관광객 유발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군의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과제 또한 여전하다. 크루즈 터미널이 2017년이나 돼야 완공됨에 따라 제주해군기지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이름과 달리 한동안은 군항으로서의 역할만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도는 해군기지 설치에 반대했던 주민을 설득하는 작업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서귀포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한성대역 공영소극장 세대통합형 문화센터로”

    “한성대역 공영소극장 세대통합형 문화센터로”

    서울특별시의회 이윤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성북1)은 지난 27일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에서 서울시의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의 일환으로 구(舊)성북아트센터부지(성북구 동소문동 1가)에 공영 창작연극지원센터 건립사업을 언급하며, 서울시 해당 사업이 문화예술인 뿐만 아니라 서울시민과 지역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세대통합형 복합문화센터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창작연극지원센터를 건립하고자 하는 부지는 교통의 요지인 한성대입구 전철역·삼선교 사거리의 구(區)유지로 성북구가 문화적 인프라를 확충하기위해 1997년 도시계획시설 공원을 해제하고 문화시설로 변경결정한 곳으로 1999년 실시설계용역까지 완료했던 지역이다. 당시 가압장 시설 이전이 문제가 되었고 가압장 이전을 완료한 2010년 이후 재정상의 여건 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학로 소극장의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의 일환으로 이부지에 연극인들을 위한 창작연극지원 시설 건립을 위해 올해 9월부터 타당성조사 용역을 시행하고 있고, 2016년에는 설계공모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도심 부근의 주거 지역에 저렴한 임대료를 찾는 예술가들이 몰리게 되고, 그에 따라 이 지역에 문화적/예술적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도심의 중상류층들이 유입되는 인구 이동 현상으로 임대료 시세가 올라 지금까지 살고 있던 사람들(특히 예술가들)이 살 수 없게 되거나, 지금까지의 지역 특성이 손실되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 대학로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대학로에서 가까운 성북구로 넘어온 문화예술인이 1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윤희 의원은 연극인들이 마을에 잘 정착할 수 있게 함께 노력해 옴으로 지난해 성북연극협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바 있다. 그런 만큼 이 의원은 대학로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을 원칙적으로 환영하면서도 해당사업부지가 주민들의 20여년의 염원을 담긴 공간이기 때문에 문화예술인들만을 위한 사업에 머무는 것은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 의원은 “지역주민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시설은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라며 추진과정에서 서울시의 독주나 일방통행을 경계했다. 또한 이의원은 “소극장 시설과 더불어 중극장, 전시관, 유아놀이장, 청소년 문화북카페, 여성커뮤니티공간, 어르신 문화체험장등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세대통합형 복합문화센터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네 색깔 살려봐!” 관악의 응원

    “네 색깔 살려봐!” 관악의 응원

    “여러분은 모두 스타입니다.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으니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세요.”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26일 대학동 삼성고등학교 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란 제목으로 강연에 나섰다. 1년이면 100여 차례 대중 강연을 하는 유 구청장은 구정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 대신 국회도서관장 경력을 살린 세계도서관 기행, 기자 경험을 담은 기자교실이나 이날처럼 인생론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구의 대표적인 정책 가운데 하나인 ‘걸어서 10분 거리의 도서관’을 활용해 전업주부에서 전문작가로 인생의 방향을 튼 양차순씨는 이날 유 구청장과 반가운 만남을 가졌다. 삼성고 학부모이기도 한 양씨는 평범한 주부였지만 관악문화원 도서관 자료를 활용해 도서관 카페에서 ‘이솝우화 속의 황금캐기’ ‘자기주도형 인재 만들기 프로파일’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유 구청장은 거리에서 만난 할머니가 손을 붙잡고 반가워한 일화도 소개했다. 결혼해서 멀리 사는 딸이 책을 배달해 주는 편리한 구의 도서관 시스템인 ‘지식도시락 배달’ 때문에 자주 친정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는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를 부르고 관악구 책의 향기는 시집간 딸을 부른다”며 웃었다. 삼성고는 내년이면 폐지되는 사법시험에서 올해 최연소 합격자를 배출했다. 구는 로스쿨 도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많아 사시 폐지에 반대하지만, 공개적으로 주장할 처지는 못 된다. 유 구청장은 “사시의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계층 간 사다리를 이어 주는 순기능도 컸다”면서 “이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가 점점 멀어지는 듯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 강연이 취미 생활이기도 하다. 언제 어디서나 유머가 담긴 강의로 호응을 끌어내는 유 구청장은 이날 삼성고 학생들에게 “가수 싸이 공연에 갔더니 한 곡을 부를 때마다 옷이 흠뻑 젖어 젖꼭지가 보일 정도로 열심히 하더라”며 “싸이의 성공 요인은 엉뚱함, 창의성이다. 여러분도 자기만의 천재성을 발현하길 바란다”고 강연을 끝맺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폭력시위 사전 차단” “집회 자유엔 복장도”

    “폭력시위 사전 차단” “집회 자유엔 복장도”

    집회·시위 현장에서 마스크 등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이른바 ‘복면 금지법’이 25일 여당에 의해 발의됐다. 폭력 시위의 사전 차단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일부 과격 시위대를 최근 프랑스 파리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비교하며 “복면 시위는 못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지 하루 만이다. 법조계에서는 ‘집회 참가자의 복장의 자유를 인정한 기존 헌법재판소 결정을 거스른다’는 지적과 ‘독일, 미국 등에서도 시행하는 조항으로 올바른 집회·시위 문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새누리당 의원 32명이 서명한 법 개정안은 폭행, 폭력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나 시위에서는 참가자의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는 복면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회·시위에 사용할 목적으로 총이나 칼, 쇠파이프 등을 휴대,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조나 보관, 운반한 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새누리당의 복면 금지법 추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3년과 2009년에 각각 추진했지만 모두 폐기됐다. 기존 판례는 복면 금지법이 헌법에서 보장된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헌재는 2003년 집시법 헌법소원 사건을 판단하면서 ‘집회의 자유와 보장 내용’과 관련해 “참가자는 참가의 형태와 정도, 복장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고 결론 냈다. 단순히 마스크를 썼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2009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국회에 상정한 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당시 인권위는 “복면 등의 착용 금지 규정은 복면 등을 쓰고 집회 등에 참석하면 불법 폭력 집회를 하려 한다는 잘못된 전제를 기초로 하고 있어 집회·시위의 자유를 중대하게 위축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자들은 주요 선진국 사례를 들며 복면 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헌법학자인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독일은 과격 시위 금지를 위해 비무장 집회만 허가하고 복면 시위도 처벌한다”면서 “미국이나 프랑스 등도 복면 시위를 금지하는데 우리나라만 이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천일의 노영희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는 경우에는 처벌을 제외하는 예외 조항을 둔다는 것을 전제로, 복면 집회 참가자에 대한 처벌은 올바른 집회·시위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헌재 등의 기존 판례에 따라 복면 금지법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복면 금지법은 복장 선택의 자유를 집회 자유의 중요 부분으로 판단하는 헌재 결정과 배치된다”면서 “경찰이 이유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쓴 모든 집회 참가자를 입건할 수 있게 되면서 집회·시위의 자유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은 신나치, 프랑스는 이슬람 문화권의 히잡(전통의상) 착용, 미국은 백인 우월주의 범죄단체 KKK단 등을 규제하기 위해 복면 집회를 금지하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이번 법안은 복면의 개념이나 처벌의 경우가 명확하지 않고 법안 자체의 완결성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성남 ‘청년배당 조례’ 본회의 통과… 내년 시행은 ‘글쎄’

    경기 성남시 ‘청년배당 지원 조례’가 여야 격론 끝에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3년 이상 주민등록을 둔 만 19∼24세 청년에게 분기당 25만원씩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25일 제215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찬성으로 찬성 18, 반대 16으로 원안 가결됐다. 시의회 재적의원 34명 중 새정치연합은 18명, 새누리당은 16명이다. 그러나 내년 시행은 알 수 없다. 새누리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하고, 보건복지부는 청년배당 시행에 부정적인 입장인 데다 복지부 판단은 다음달 중순에야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복지부는 시가 추진한 신규 사회보장제도인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정책에 대해 정부의 사회복지사업과 중복돼 형평성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건 바 있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법제처가 ‘협의’를 ‘동의로 봐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함에 따라 복지부 동의는 정책 시행의 선결 과제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중앙당 입장과 마찬가지로 ‘포퓰리즘’,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위배’ 등을 내세워 조례안에 반대했지만 다수당의 가결 처리를 막지 못했다. 앞서 지난 9월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성남시는 조례 제정, 복지부와 정책 협의가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시행 첫해인 내년에 113억원을 들여 우선 24세인 1만 1300명을 대상으로 청년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동대문구·이마트 상생… 물류터미널 건축 않기로

    동대문구와 이마트가 장안동 물류터미널 건축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구는 이마트와 장안동 284-1 일대에 추진하던 물류터미널 신축공사 사업을 백지화하고 지역주민이 원하는 시설로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이마트가 장안동 284 일대에 대형 물류터미널 신축공사에 나서자 인근 주민들이 화물차 운행 등으로 인한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유덕열 구청장과 담당 직원들은 물류터미널 신축부지 인근 주민의 피해 예방을 위한 사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휘경2동과 장안2동 주민과 주민협의체를 운영했다. 또 인근 주민 면담과 전화 통화 등으로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왔다. 구는 지난 10월 ‘건축·교통 통합 위원회’ 심의를 열고 장안동에 물류터미널이 건립되면 화물자동차 운행으로 소음과 매연, 차량정체 등 주거환경이 열악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건축계획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이마트에 통보했다. 또 지역 주민들은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20일까지 물류터미널 신축 반대집회를 8차례 개최했고 집단민원을 7번 제기했다. 또 7950명의 반대서명을 제출하는 등 물류터미널 신축공사에 따른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셌다. 사실 이마트도 해당 부지에 판매시설로의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나 1979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물류터미널 외에는 다른 용도의 개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도시계획 결정 당시와 지역 상황이 변했지만 도시계획 결정을 바꿀 수는 없었다. 이에 이마트가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위해 ‘통큰’ 결단을 내린 것이다. 유 구청장은 “신세계 이마트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존중해 물류터미널 건립을 중단하고 주민과 상생의 손을 맞잡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구는 앞으로도 장안동 부지 상황에 가장 적합한 개발을 추진하고 나아가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구의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사회적 불평등·절망감… IS 젊은이들의 테러 이유부터 살펴야”

    “사회적 불평등·절망감… IS 젊은이들의 테러 이유부터 살펴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5)가 25~26일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강연과 좌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25일 열린 제15회 김옥길 기념 강좌에서 르 클레지오는 ‘혼종과 풍요: 세계문학과 문화로 본 이주’를 주제로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과 이민자 문제를 짚었다. 이민자의 후손으로 프랑스와 모리셔스 이중국적을 지니고 있는 그는 내전과 테러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오는 이민자들은 위협적 요소가 아니라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24일 오후 중국 난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한 르 클레지오를 이화여대에서 만나 최근 벌어진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와 다문화사회의 위기 그리고 한국 문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 9월부터 난징대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충격적인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파리가 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표적이 됐다고 생각하나. -왜 파리인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희생자들에 대한 생각을 먼저 말하고 싶다. 많은 무고한 젊은이들이 희생된 건 충격적이다. 젊은이들은 아무 죄 없이 젊음을 만끽하다가 죽었다. 테러가 일어난 장소 근처에 사는 내 딸의 친구들도 죽었다. IS 젊은이들이 어떻게 폭력과 범죄, 테러에 가담하고 어떤 사상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 노벨문학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17세’라는 소설에서 국가가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테러를 세뇌시키고 일본의 군국주의, 민족주의를 고양해 사람을 죽이게 하고 희생시키는지를 반군국주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있다. 왜 파리인가. 왜 프랑스인가. 선진국이기 때문이다. 테러가 일어났을 때 반향이 큰 나라들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9·11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나. -9·11테러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어제오늘 시작된 새로운 상황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도처에서 전쟁 상태가 계속됐다. 식민지 나라는 자유를 위해 싸웠고, 독립 이후에도 내전 같은 전쟁을 겪었다. 독립과 민주화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늘 전쟁 상태였다. 옛날 식민지 지배에 대한 증오감이 극단주의자를 키웠다. 거기에 종교 원리주의자들이 가세해 테러와 같은 극렬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는 독립 이후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 간 내전을 겪었다. 전쟁이나 폭력적인 상태는 계속 있어 왔다. →유럽 극우세력은 이번 테러 사건을 난민과 이주자 수용 반대, 국경 폐쇄의 근거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리 테러 이후 일주일 동안 영국에서 반이슬람 증오 범죄가 평소보다 3배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유럽을 대표하는 지성으로서 ‘테러 없는 세상’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가 그런 반작용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평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무력화하고 오로지 전쟁밖에 없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게 그들의 목적이다. 모든 정치인, 학자, 언론인이 움직여서 멈추게 해야 한다. 정부는 늘 옳게 행동하지 않는다. 일례로 프랑스 사회당이 모스크에서 아랍어로 설교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프랑스어로 설교를 하면 프랑스에 동화가 잘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부조리할뿐더러 말도 안 되는 행동이다. 사회당은 극우파에 비하면 이주자들에게 너그러운 입장인데 그들마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런 사고방식은 또 다른 극단주의를 키울 뿐이다. →이번 강연의 주제도 마침 이주에 관한 것이다. 이민자 후손이라는 개인사가 인생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어릴 때 프랑스 문화권에서 자랐다.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0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모리셔스 섬에서 태어났다. 모리셔스, 프랑스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프랑스에 살면서 프랑스 문화에 훨씬 더 가깝게 자랐다. 프랑스 교육은 큰 잘못을 범하고 있다. 출신 국가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을 시키고 있다. 모든 학생이 프랑스 부모를 가진 것처럼 교육을 시키는데 그것은 오류다.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단 하나의 문화만 인정할 경우 이주민들에게 한을 갖게 한다. 통합에도 나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테러는 일종의 병이다. 범죄자들은 벌해야 한다. 그러나 근원을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 사회적 불평등, 젊은이들의 절망감 등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테러가 정치인들의 ‘프로파간다’로 이용돼선 안 된다. →이민자들로 인해 유럽이나 프랑스가 위협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수혈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프랑스는 원래 다문화국가다. 게르만 등 여러 문화가 늘 섞여 왔다. 다문화는 경제나 문화를 더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벽을 쌓고 그들을 막는다면 프랑스는 그들끼리만 사는 감옥에 불과하다. 프랑스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다 마찬가지다. 세계화 시대에 인간들은 서로 만나 관계를 맺어야 한다. 물은 장애물이 있어도 흘러 내려가듯 인간도 똑같다. 벽을 치고 막아도 새로운 땅으로 가려는 욕망이 있어 그 벽을 뚫고 가기 마련이다. 문학도 기술도 마찬가지다. 자기네 문학, 자기네 기술에만 갇혀 산다면 발전이 없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공부하고 멕시코와 파나마,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도 체류하는 등 끊임없이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늘 세상을 돌아다녔고 지금도 그렇다. 아마도 가족의 유산일지 모르겠다. 아버지는 아프리카에서, 할아버지는 모리셔스 섬과 영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늘 세계 도처로 돌아다녔다. 호기심 때문에 세계를 돌아다닌다. 문화는 보면 볼수록 매우 다르다는 걸 느낀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많은 것을 봤다. 프랑스에서 고사리나 묵을 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 했는데 한국에선 맛있게 먹었다. 새로운 발견이었다. 문화적인 면에서 샤머니즘과 불교, 기독교가 조화를 이루며 뒤섞여 있었다. 기독교 문화에서 자라 미신, 샤머니즘 하면 두려웠는데 한국에서 미신과 유일신이 잘 조화된 걸 봤다. 이것은 한국인 정신의 유연성을 보여준다. 다문화적인 문화다. 여행을 하면 열린 나라들, 탐구정신이 강한 나라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내 작품 세계를 풍요롭게 한다. →2001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래 2008년에는 이화여대에서 1년간 강의하는 등 한국과 유독 인연이 깊다. 예전 어느 인터뷰에서는 “한국과 내 작품에는 정신적 유사성이 있다. 나는 혈통상 아시아인일지도 모른다”고까지 했는데, 특히 어떤 부분에서 그런 점을 느끼나. -한국의 시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다. 최근의 프랑스 문학은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작품들뿐이다. 타인과의 소통을 원하지 않는다. 한국 작품은 타인에게 말을 걸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나와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착도 닮았다. 문학은 타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내가 느끼는 감동, 희망, 절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게 문학이다. →오랜 기간 한국과 인연을 이어 오고 있는데 한국 문학과 한국 사회의 어떤 점에 특히 끌렸나. -한강, 김애란 같은 작가는 남성 작가가 주를 이루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작품을 많이 썼다. 페미니스트 같은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의 연대감을 확인하는 거다. 프랑스에선 이런 여성 작가를 볼 수 없다. 예전에 이대에서 한강과 만났을 때 황석영, 이승우 등을 예로 들며 ‘한국에는 한(恨)의 작품이 많다’고 했더니 한강은 ‘나는 그런 한이 없다. 한국전쟁 이후 어려움을 겪는 이 사회에서 어떻게 문학적으로 표현하는지가 나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 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극단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4·3사건, 6·25전쟁 등 어려운 시기를 많이 겪었는데 그 어려운 역사를 잘 극복한 게 굉장히 감동적이다. 지난 추석 때 TV 뉴스로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봤다. 일흔 살 아들이 아흔 살 어머니 품에 안겨 우는 걸 보고 뭉클했다. 나도 전쟁으로 얼룩진 유년기를 보냈는데 어려운 시대를 겪었기에 희망을 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 문학이 지금보다 더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아직 배출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노벨문학상을 받으려면 먼저 영어나 스웨덴어로 작품이 번역돼야 한다. 내 작품도 마찬가지였다(웃음). 해외 학계에선 한국 젊은 작가들의 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에 한국 문학을 더 잘 알리기 위해선 작품 번역도 중요하지만 문학저널을 외국어로 발간해야 한다. 프랑스에는 ‘코리아나’라는 문학잡지가 있어 젊은 한국 작가들의 단편소설이 많이 실린다. 가능한 한 많은 외국어로 문학저널을 발간하는 게 중요하다. 인터뷰 이순녀 문화부장 coral@seoul.co.kr 정리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르 클레지오는 ▲1940년 프랑스 니스 출생 ▲1960년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이듬해 니스대 졸업 ▲1963년 첫 소설 ‘조서’로 프랑스 르노도상 수상 ▲1964년 앙리 미쇼 연구로 엑상프로방스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1980년 ‘사막’ 발표.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수여하는 폴 모랑상 수상 ▲1994년 ‘리르’지가 선정한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어권 작가’ ▲2001년 대산문화재단,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한 한불 작가 교류 행사로 첫 방한 ▲2007~2008년 이화여대 불문과, 통역대학원 석좌교수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2015년 9~12월 중국 난징대 초빙교수
  • [사설] 서울역 고가공원화 강행, 고려할 것 많다

    서울역 고가(高架)를 시민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서울시의 사업에 일단 ‘파란불’이 켜졌다. 국토교통부가 어제 서울역 고가를 차로에서 보행로로 변경하는 것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공원화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다음달 13일 0시부터 서울역 고가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어제 밝혔다. 애초 오는 29일 0시부터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우회 경로가 충분히 마련되지 못하는 등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14일을 늦췄다.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은 고가도로를 수목원 같은 녹지공원으로 만들어 시민 휴식공간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의 역점사업으로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역 고가는 2006년과 2012년 두 차례의 정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일부는 E등급)을 받아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폐쇄가 불가피했는데 서울시는 이 고가를 철거하는 대신 도로 상판을 보행용 상판으로 바꾼 뒤 시민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폐철교를 공원으로 바꿔 관광자원화한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모델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가 폐쇄 시 교통 대책이 미흡하다”는 경찰과 문화재인 서울역 옛 역사(驛舍)의 조망권을 해친다는 문화재청 소속 문화재위원회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은 난항을 겪어 왔다. 공원이 모습을 드러내는 해가 대선이 있는 2017년이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계천 개발로 승리했던 것처럼 박 시장이 대선을 겨냥해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은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등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 많다고 본다. 서울역 고가는 하루 5만대의 차량이 다니는 중심 도로다. 이 도로가 갑자기 보행로로 바뀌면 서울역 일대의 교통에 큰 혼잡을 일으킨다. 서울역 고가를 다니던 차량은 만리재로나 염천교로 우회해야 하는데 이 경우 서울역 고가를 이용할 때보다 약 7분이 더 걸린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하지만 출퇴근 시에는 이보다 더 심각한 교통 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시는 서울역 고가가 공원으로 바뀌면 하루 40만명이 남대문시장 등으로 유입돼 시장이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남대문시장 상인과 주민의 상당수는 여전히 공원화에 반대하고 있다. 노숙인이 몰리고, 공원이 단골 시위 장소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 “제2공항 개항 2년 앞당겨야… 개발 이익 주민과 공유할 것”

    “제2공항 개항 2년 앞당겨야… 개발 이익 주민과 공유할 것”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 제2공항 주변을 ‘에어시티’로 조성하고, 공항 개항 시기를 2년 앞당기는 방안을 내놓았다. 원 지사는 25일 “제주도민 전체가 25년간 논의만 하던 제2공항 건설이 결정됐기에 모두 환영한다”며 “개항 시기를 2년 앞당기는 안을 놓고 청와대와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잇달아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가 생각하는 개항 시기 단축은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을 줄이고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로 공사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원 지사는 제2공항 주변을 공공 주도의 ‘에어시티’로 조성하고 이를 통해 개발이익이 지역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원 지사는 “공공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항 담벼락 밖 유채밭을 내버려두고 민간이 와서 개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주변을 도시계획으로 묶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프리포트’(free port) 카드도 내놓았다. 그는 “제2공항을 금융특화 구역으로 연계 개발해 입국대를 통과하기 전에 역외금융이 가능하고, 관세에서 자유로운 사업구역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의 지리적 인접성, 중국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점, 자본주의 국가의 안전한 자산 체계, 이런 것들을 바탕에 두고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공항이 들어설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지역 주민들은 본인들만 피해 보고 이득은 다른 사람이 보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큰 상태”라며 “진정성을 갖고 끈질기게 주민들의 실질적 내용에 초점을 맞춰 잘 풀어가고 공항이 원만하게 건설되도록 주민 설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주변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할 것인지 심각하게,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성산읍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고 서귀포시는 보상금을 노린 불법 개발행위를 막고자 합동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 제2공항의 24시간 운영에 대해서는 “소음피해지역 주민은 절대 반대하고, 관광업계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중혼 취소 청구권

    판례의 재구성 35회에서는 자식이 부모의 중혼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은 옛 민법 제818조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헌법재판소 결정(2009헌가8)을 소개한다. 옛 민법 제818조는 당사자 및 그 배우자, 직계존속, 4촌 이내의 방계혈족 또는 검사가 중혼 관계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헌재는 2010년 7월 재판관 7(헌법 불합치) 대 1(한정위헌) 대 1(반대)의 의견으로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2012년 2월 개정된 민법 제818조는 직계비속도 중혼 취소 청구권자에 포함했다. 헌재 결정에 대한 해설을 민법(가족법) 분야의 권위자인 김상용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듣는다. 민법상 일부일처제가 원칙인 한국에서 중혼 문제는 그리 흔하지 않다. 중혼은 이미 법률적으로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법률적으로 혼인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사실혼과 법률혼이 중복되는 경우는 가끔 발생하지만 법률혼이 이중으로 성립되는 경우는 드물다. 가족관계등록이나 주민등록상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혼인신고 전에 발각되기 마련이다. 또 혹시나 중혼한 경우 중혼 취소 청구권이 있기 때문에 법률상 이를 취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혼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 있을까. 개정되기 전 민법 제818조는 당사자 및 그 배우자, 직계존속, 4촌 이내의 방계혈족 또는 검사가 중혼 관계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중혼 당사자의 자녀나 손자녀 등 직계비속에게는 취소 청구권이 없었다. 헌법재판소는 2010년 7월 자식이 부모의 중혼을 취소해 달라고 청구할 수 없도록 한 민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서울가정법원이 민법 제818조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 대해 재판관 7(헌법 불합치) 대 1(한정위헌) 대 1(반대)의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공백을 우려해 2011년 말까지 법을 개정할 시간을 주고 그때까지는 현행 법 조항을 잠정 적용토록 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상속권 등 법률적 이해관계가 큰 자녀나 손자녀 등 직계비속에게 취소 청구권을 주지 않은 것은 과거 가부장적 사고가 바탕이 된 것일 뿐”이라면서 “합리적 사유를 찾기 어렵고, 헌법상 평등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법 제818조는 2012년 2월 10일에 개정돼 2013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개정안은 중혼 취소 청구권자에 직계비속도 포함했다. 아버지의 중혼 관계를 취소해 달라고 청구한 윤모(당시 75세·여)씨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아버지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은 북한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은 전쟁이 끝나도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평안남도 출신인 윤씨의 아버지는 1957년 호적을 새로 만들면서 북한에 남겨둔 부인과 윤씨를 등록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1959년 부인에 대해 사망신고를 한 뒤 16세 연하인 권모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전쟁 중 월남한 남편이 분단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남한에서 다시 혼인을 한 경우다. 이는 북한에서 성립한 혼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중혼에 해당한다. 권씨와 재혼해 살던 윤씨의 아버지는 1987년 사망했다. 북한에 남아 있던 윤씨의 어머니는 1997년 사망했다. 윤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유산을 둘러싸고 윤씨와 계모 권씨 사이에 갈등이 생긴 것이다. 윤씨는 북한을 왕래하는 미국인 선교사를 통해 북한에 있는 형제들을 찾았고, 유산소송에 윤씨의 형제들이 가세했다. 윤씨는 권씨를 상대로 “허위 사망신고 후 재혼한 것은 중혼에 해당한다”며 혼인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또 윤씨는 북한에 있는 형제들의 모발 샘플 등을 토대로 친생자관계존재 확인 청구 소송도 제기하고, 아버지의 유산 가운데 부동산 소유권 일부를 이전하고 임대료 수입 일부를 지급하라며 10억원대 소송도 냈다. 당시 서울가정법원은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과는 무관하게 윤씨의 혼인 취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민법에서 중혼 취소 청구권을 직계비속에 부여하지 않은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지만 민족 분단이라는 역사적인 이유로 발생한 제2혼인을 중혼이라는 이유로 취소하자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사망해 상대방이 배우자로서 재산을 상속받은 후에 혼인이 취소됐다는 사정만으로 그 전에 이뤄진 상속 관계가 소급해 무효 혹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산 소송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은 2011년 “부동산 가운데 일부를 윤씨 등의 소유로 하고 일부 금원을 권씨 등이 윤씨 등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재산 분쟁을 종결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양 당사자 사이에 성립됐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온평 이어 신산리도… 제주 제2공항 반발 확산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주민들의 공항 건설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1일 임시총회를 열어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성산읍 신산마을회는 반대 활동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200여명의 마을 주민들로 꾸려진 대책위는 소음 피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양재봉 신산리 이장은 “조만간 반대대책위 회의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앞으로 구체적인 반대운동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며 “인근 마을과 반대운동을 함께할 수 있다”고 마을간 연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온평리마을회도 지난 16일 임시총회를 열고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조만간 대책위를 만들고 마을회 공금으로 활동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처럼 일부 마을에서 제2공항 건설 반대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면서 사업 추진에 따른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도는 지역 주민 소통 강화와 공항건설 지원 등을 위해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했다. 공무원 20명을 배치한 ‘공항확충지원단’을 제주도와 서귀포시, 성산읍에 설치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이들 성산 지역 5개 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대화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주민들의 희생과 피해를 보상하겠다”며 “법이 보장하는 사례를 생생하게 취합해 반드시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일대 495만㎡ 부지에 사업비 4조 1000억원을 투입, 길이 3.2㎞ 활주로와 여객터미널을 짓는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공항부지는 성산읍 온평리를 비롯해 신산·난산·수산·고성리 등 5개 마을에 걸쳐 있으며 사업부지의 70%가량은 온평리에 속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미군 아파치 헬기, 원주 도로 추락…조종사 2명 사망

    미군 아파치 헬기, 원주 도로 추락…조종사 2명 사망

    경기도 평택에서 이륙한 미군 아파치 헬기 1대가 강원도 원주의 한 지방도 한복판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사망했다. 23일 오후 6시 22분쯤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의 일명 ‘자작고개’ 인근 531번 지방도로에 미군 아파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2명이 사망했으나 민간인의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오후 6시 53분쯤 사고 헬기 안에서 시신 1구와 헬기 꼬리 부분에서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사고 직후 불이 난 헬기는 완전히 전소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사고 헬기는 미군 2사단 2전투항공여단 소속 AH64D 롱보 신형 아파치 기종으로, 이날 오후 5시 59분쯤 저고도 야간비행 훈련을 위해 평택 미군기지에서 이륙한 지 20여분 만에 통신이 끊겼다. 사고 직후 한 주민은 “‘꽝’ 하는 소리가 두 번 들리고서 전등불이 희미해졌다가 다시 밝아져 나가 보니 도로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신고했다. 또 다른 주민도 “도로에 헬기와 고압선 잔해가 뒤섞여 있어 고압선에 걸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현장 인근의 고압선 철탑은 충주기업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3년 전 마을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도 건설됐다”고 말했다. 사고 조사 당국은 잔해에 고압선이 있고, 인근 철탑 윗부분이 훼손된 것으로 보아 안개 낀 날씨에 고압선 또는 철탑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헬기가 추락한 곳은 민가에서 500m가량 떨어진 도로 한복판이며, 정전 피해는 없었다. 군과 경찰은 사고 현장 접근을 전면 차단하고 조사를 벌였으며 미군 헬기 1대도 현장에 급파돼 사고를 수습했다. 사고 헬기인 AH64D 아파치는 미국 육군의 주력 공격형 헬리콥터로 보잉사에서 제작했다. 전방에 부조종사 또는 무기관제사, 후방에 조종사가 탑승하며 기체는 1.1t의 장갑재질이 둘러싸고 있어 대공포 공격을 받아도 조종사가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래 봬도 전국 1등 ‘열정 7인조’

    이래 봬도 전국 1등 ‘열정 7인조’

    “작지만 강하다.” 부산 중구의회는 의원 정족수가 7명으로 단출하지만 지역 기초의회 가운데 의원 1인당 구정 질문을 가장 많이 했고, 조례안 발의도 두 번째로 많다. 초선 5명, 재선 1명, 3선 의원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제7대 중구의회는 찾아가는 현장 의정, 감동 주는 행복 의정, 소통하는 열린 의정, 함께하는 화합 의정을 내세우고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은 김영면 의장과 이길희 부의장, 금동욱·윤정운 구위원 등 4명이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은 김시형·황병연 의원 2명이다. 무소속은 최진봉 의원 1명이다. 개원 이후 중구의회는 조례 제·개정 44건을 의결했고, 구정 질문 20건과 210건의 행정사무감사를 했다. 의원 1인당 구정 질문은 부산의 16개 구·군의회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의원 1인당 조례안 발의는 1.8건으로 부산에서 두 번째로 많이 하는 등 입법활동과 집행부 견제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제229회 임시회에서는 부산 원도심의 재도약을 가로막는 선거구 획정 분할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최근 국회선거를 앞두고 부는 중·영도구 선거구 획정 예정안에 대해 적극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또 중구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조례안, 액화석유가스사업 허가기준에 관한 조례안, 신생아 건강관리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처리하는 등 주민생활복지향상과 상인들의 영업불편을 더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기장군의 방역활동을 돕는 등 대외적으로도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쳤다. 지난 6대 구의회에서 처음 구성된 상임위원회도 집행부에서 시행하는 여러 가지 업무를 상시 점검하고 견제역할을 하는 등 자리를 잡았다. 김 의장은 “중구의회는 활발한 의정 활동으로 기초의회 무용론을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