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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균 “내 꿈은 진행형”···국회 떠나는 이들의 소회

    정세균 “내 꿈은 진행형”···국회 떠나는 이들의 소회

    정세균 “정치 가능성 희망과 기대의 끈 놓지 않아” 최재성 “백수 최재성 마주할 고독 더 지독할 것” 유승희 “3선 동안 넘치는 사랑 받아”20대 국회가 마무리되면서, 불출마 하거나 낙선해 떠나는 의원과 새로 입성할 당선자들의 메시지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야인이 된 이들은 담담한 심정으로 ‘추후를 도모하겠다’고 밝혔고, 21대를 맞이하게 된 당선자들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이낙연 전 총리에 이어 국무총리 직을 수락해 21대 국회에 불출마한 정세균 총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으로서의 경력을 마치는 소회를 적었다. 정 총리는 “두 번의 탄핵으로 상징되는 정치적 소용돌이를 지나왔다. 동물국회도 겪었고, 반대로 식물국회도 경험했다. 적대와분열, 증오와 분노의 정치로 흘러가는 ‘정치 양극화’현상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했고,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4년동안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과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최고의 영예인 국회의장까지 이뤘다. 이제 국회의원은 졸업하지만 그 꿈은 정치에 몸을 담는 마지막 순간까지 ‘진행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송파을에서 패배한 민주당 최재성 의원도 국회를 떠나는 심정을 밝혔다. 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출마는 했었지만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제법 험한 여정을 겪어왔던 현역 정치인 최재성보다 백수 최재성이 마주할 고독이 더 지독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임재법의 비상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다. 정치 16년, 너무 많은 생각과 걱정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불안 속에서 제 자신을 버려두고 살았다. 16년이라는 그 시간이 방황의 시간이었나 보다“라고 회상했다. 3선의 유승희 의원도 마지막 의정보고를 통해 ”17대 비례, 19대와 20대 성북갑 국회의원으로 너무나 많은 분들, 특히 성북구 주민들의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일했다“며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제가 27년 동안 몸을 담고 있는 민주당원으로서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한미, 사드기지 장비 한밤 기습 수송작전… ‘요격 미사일 반입’ 관측

    한미, 사드기지 장비 한밤 기습 수송작전… ‘요격 미사일 반입’ 관측

    국방부 “노후장비 교체 지상 수송 지원” 미중갈등 고조 속 한중관계 악화 우려도진입 과정서 경찰과 충돌 주민 5명 부상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장비를 반입하기 위한 한밤중 ‘기습’ 수송 작전을 펼쳤다. 국방부는 29일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주한미군의 성주기지 교체 장비 반입 등을 위한 육로 수송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작업은 오전 6시쯤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성주기지에서 근무하는 한미 장병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일부 노후화된 장비 교체를 위한 것”이라며 주변 여건을 고려해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반입된 장비는 발전기 등 노후화된 장비를 비롯해 일부 군사장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요격미사일 반입 가능성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평가 종료 등에 대비해 사드 정식 배치에 속도를 내기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주한미군이 2017년 3월 성주 기지에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2기를 배치했을 당시 정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현 정부 출범 후인 그해 7월 청와대 지시에 따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신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현재 국방부는 환경부와 함께 평가를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현재 임시 배치돼 작전 운용 중인 사드 발사대 6기 등 관련 장비의 배치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수송작전이 홍콩 국가보안법 등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져 한중 외교관계가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국방부는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계속 미뤄오던 육로 수송작업을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한밤중 기습 강행한 셈이어서 논란도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야간에 진행한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사드 기지 주변에 경찰 수백명이 배치되고 차량 이동이 포착되면서 사드기지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모여 밤샘 농성도 벌였다. 군 당국은 경찰력 지원을 받아 이동 통로를 확보했으며, 주민들과 큰 마찰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주민들이 기지 입구에서 저항하는 과정에서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강현욱 성주군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오늘 반입한 장비는 미사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종희 소성리 성주사드저지투쟁위원장은 “국방부는 장병 복리후생을 위한 공사에 대해선 언급했지만, 사드 장비 반입은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며 “이날 기습 반입으로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드기지 장비 반입 과정에 경찰과 충돌…주민 5명 부상

    사드기지 장비 반입 과정에 경찰과 충돌…주민 5명 부상

    국방부 트레일러 6대로 장비 운송주민들 “반입 장비는 미사일” 주장경북 성주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입구에서 29일 새벽 시설개선 장비를 반입하는 과정에 경찰과 주민이 충돌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쯤 사드 기지가 있는 초전면 소성리에 장비 반입 움직임이 감지되자 주민과 사드 반대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모여 저지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이 3700여명을 투입해 마을 진입로를 모두 차단하는 바람에 현장에 모인 주민과 사드반대 관계자는 50여명에 그쳤다. 경찰은 수차례 해산 명령 경고 방송을 한 뒤 오전 3시 15분부터 시위 참가자 강제 해산에 나섰다. 주민 등은 사드기지 입구인 진밭교에서 “사드 반대” 등을 외치며 1시간여 동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성주사드저지투쟁위원회는 “할머니 2명을 포함한 여성 4명이 허리와 팔을 다쳐 구급차로 후송됐고, 남성 1명은 응급실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오전 4시 15분쯤 경찰이 사드기지 입구 도로를 확보하자 군용 트레일러 6대 등으로 장비를 반입했다. 강현욱 소성리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오늘 반입한 장비는 미사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이종희 소성리 성주사드저지투쟁위원장은 “국방부는 장병 복리후생을 위한 공사에 대해선 언급했지만, 사드 장비 반입은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며 “이날 기습 반입으로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상 수송은 성주기지에서 근무하는 한미 장병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일부 노후 장비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작년 8월부터 사드 기지 내 장병 숙소 생활환경 개선 공사를 해왔다. 그동안 주민 등과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헬기로 공사 장비 및 자재 등을 이송했으나 일부 장비는 육로 수송이 불가피했다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립 한경대·복지대 통합 본격화…“교직원·학생 10명 중 8명 통합 찬성”

    국립 한경대·복지대 통합 본격화…“교직원·학생 10명 중 8명 통합 찬성”

    경기 평택·안성지역 국립대학교인 한경대와 한국복지대의 통합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경대는 양 대학교 교직원과 학생 등을 대상으로 통합 찬반 투표를 한 결과, 10명 중 8명 이상이 찬성 의견을 냈다고 28일 밝혔다. 투표는 교직원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 투표시스템을, 학생들은 학사 시스템을 이용해 진행됐다. 찬반 투표에는 양 대학 전체 투표 대상 6730명 가운데 4355명(64.7%)이 참여했으며, 이 중 3623명(83.2%)이 통합에 찬성했다. 732명(16.8%)은 반대했다. 학교 구성원들이 양 대학 통합에 압도적으로 찬성하면서 한경대는 내달 초 복지대와 통합 합의서를 체결하고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2년 새 학기에 통합대학 출범을 목표로 행정조직 일원화, 학부제도 개편 등 세부 실행계획도 수립해 갈 방침이다. 통합 대학은 ‘THE(기술, 인간, 환경) 친화적 길을 만드는 대학’을 비전으로, 웰니스 산업 융합 특성화 대학, 장애인 통합고등교육 거점 대학, 미래 융합산업·기술 특성화 대학 등을 3대 특성화 과제로 삼고 있다. 통합 대학은 대학본부를 안성캠퍼스(현 한경대)에 두고, 1대학 2캠퍼스 18개 학부(안성 13개, 평택 5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경대 관계자는 “양 대학 통합은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따른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라며 “인구 감소로 대학이 생존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통합을 통한 특성화야 말로 미래 대학이 나아갈 길”이라고 말했다. 한경대는 평택시와 안성시 등 지자체, 지역 시민단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합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해 지역민의 의견도 청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성의 일부 주민들은 양 대학 통합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최근 ‘통합 반대’ 성명을 낸 안성시주민자치협의회 관계자는 “통합 대학이 제시하는 비전은 일관되게 평택에 있는 복지대를 위한 것들뿐”이라며 “대학통합이 과연 한경대 학생과 안성지역을 위한 일인지, 아니면 한경대 총장 개인을 위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해 4월 임태희 한경대 총장과 이상진 한국복지대 총장은 양 대학 통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통합과 관련한 실무 협의를 진행해왔다. 한경대는 1939년 개교해 친환경 농업·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장을 해왔으며, 한국복지대는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자립과 통합 사회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2002년 설립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인프라 지원 위해…트럼프 만난 뉴욕주지사 “정치는 제쳐뒀다”

    인프라 지원 위해…트럼프 만난 뉴욕주지사 “정치는 제쳐뒀다”

    쿠오모, 면담 후 “트럼프와 좋은 대화”공화당 의원들엔 “뉴욕주 학대 말라”연방정부 지원 위해 ‘분리 전략’ 관측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인프라 건설 등을 위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후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 관해 “좋은 대화였다”고 밝혔지만, 지원 반대 기류가 강한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선 “뉴욕을 학대하고 있다”면서 날을 세웠다. 연방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분리 전략’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뉴욕 주민들이 필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정치는 제쳐뒀다”면서 “좋은 대화였다”고 밝혔다.쿠오모 주지사는 면담에서 뉴욕의 인프라 건설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프라 건설을 위해서는 연방정부의 승인은 물론,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프라 건설을 위해 “관료사회가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뉴욕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건설이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통해 경제를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그러나 연방정부의 뉴욕주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뉴욕주, 매사추세츠주, 일리노이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등에 대한 학대를 멈춰라. 아무런 잘못도 없이 코로나19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은 주들에 대한 학대를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종인 “좌·우·중도 따지지 않을 것… 새 상품 내놔도 놀라지 말라”

    김종인 “좌·우·중도 따지지 않을 것… 새 상품 내놔도 놀라지 말라”

    ‘金위원장 임기 연장’ 당헌 개정안 의결 미래한국당과 합당안 만장일치 의결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진보와 보수의 오랜 이분법을 거부하며 27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달 28일 당내 반발로 비대위 출범이 불발된 지 한 달 만이다.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 제한을 풀었다. 곧이어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 개정과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의결했고, 일사천리로 9인의 비대위원 인선도 발표했다. 당헌 개정안, 비대위원 구성안, 합당안 등이 모두 만장일치 박수로 의결됐으며, 모든 절차를 끝내는 데는 정확히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비대위 인선까지 마무리한 김 위원장의 구상은 상임전국위에 앞서 열린 낙선자 총회 비공개 강연에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정당은 진보, 보수, 중도를 따지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은 길인지 고민하고 상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를 거론하며 “대체 어느 정당이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주민투표에 서울시장직을 걸었다가 실제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던 오세훈 전 서울 광진을 후보는 단상에 올라 “지금은 복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진 시대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수긍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997년 첫 번째 대선에서 패한 후 자신을 주기적으로 만나 조언을 구했는데, 변화가 전혀 없어 2002년 대선에서 또 패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내가 과거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들을 내놓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추진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기본소득 제도는) 아무렇게나 하는 게 아니다”라며 “절차가 얼마나 복잡한지 알고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변화를 줄지 나중에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여기서 얘기하면 재미가 없다”고 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농을 곁들여 “당장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너무 뭐라 하지 말고, 흥분하지 말고 인내를 갖고 기다려 달라”는 당부도 했다. 내부 반발로 한 차례 비대위 출범이 불발되고, 여전히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해체설이 나도는 여의도연구원에 대해선 “아직 여연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해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다만 “무슨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걸로 변모가 돼야 한다”며 “연구소 간판만 붙인다고 연구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싱크탱크라는 것은 머리를 짜내서 뭘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을 때 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그걸 제대로 못하면 싱크탱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원용희 의원,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 반대 기자회견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원용희(더불어민주당·고양5)의원은 27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밝혔다. 원 의원은 “청년기본소득의 경우 보편성 측면에서 부족했지만, 대상층이 전 도민 중 일부 연령층, 즉 수평적으로 그 대상을 설정했기에 가능했으며, 재난기본소득은 보편성 측면에서 대상설정에 수평적 선택을 넘어 전 도민을 아우르는 평면적 설정을 하였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 의원은 “최근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민기본소득의 경우 경기도 전체 인구의 약 3% 내외 밖에 안 되는 특정 직업군인 농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기본소득 지급대상을 수직적으로 한정·선택함으로서 기본소득제도의 기본가치인 보편성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각종 직업군에서 기본소득제도 도입을 요구해 올 것이며, 모든 직업군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재정이 파탄 날 것이고, 재정 부족을 이유로 거절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면서 “전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본격적인 논의의 궤도에 오른 기본소득 제도는 포퓰리즘에 기초한 실패 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전락해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민 대부분이 농민이기에 충분히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지방의 기초자치단체에서 농민기본소득제도를 시행하는 것엔 문제가 없으나, 경기도에서는 보편성을 획득할 수 없으므로 이재명 도지사를 포함한 경기도 집행부는 기본소득제도가 아닌 어려운 농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을 제안했다. 원 의원은 “이제 막 국민적 논의의 테이블에 오른 기본소득 정책이 문제점들을 짚어내지 못한 부실한 정책의 남발로 인해 제대로 된 정책으로 확립되기도 전에 좌초되지 않도록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섭 충남 공주시장, 주민소환 추진 불편하다 토로

    김정섭 충남 공주시장은 27일 자신에 대한 주민소환 추진과 관련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정례기자회견에서 “소환제 자체는 존중하고 좋은 제도”라면서도 “주민소환 사유로 든 5가지 모두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닌 것도 있는데, 절차와 비용 등 여러가지를 봤을 때 저를 끌어내리고 다시 시장을 뽑으려고 하는 게 얼마나 바람직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섭 공주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지난 25일 공주시선관위에서 대표자 증명서를 발급받아 김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청구 서명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는 7월 24일까지 공주시 선거권자 9만 2795명 가운데 15%인 1만 3920명의 서명을 받으면 김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에 들어갈 수 있다. 본부는 백제문화제 부여군과 격년 개최, 공주보 해체 반대의견 묵살 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 시장은 또 서울에 자택 아파트를 소유하면서 공주에 전세를 산다는 지적과 관련해서 “공주에 집을 구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며 “대학 시절부터 20여년을 서울에서 생활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김종인 “무상급식 투표는 바보같은 짓”…보수·진보 이분법 정치 끝낸다

    김종인 “무상급식 투표는 바보같은 짓”…보수·진보 이분법 정치 끝낸다

    김종인 비대위 공식 출범낙선자 총회 강연에서 구상 밝혀“인내 갖고 기다려 달라” 주문도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진보와 보수의 오랜 이분법을 거부하며 27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달 28일 당내 반발로 비대위 출범이 불발된 지 한 달 만이다.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 제한을 푸는 당헌 개정 상임전국위원회, 당헌 개정과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의결하는 전국위원회를 열어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4·15 총선 패배 후 표류하던 난파선의 선장이 된 김 위원장의 구상은 상임전국위에 앞서 열린 낙선자 총회 비공개 강연에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당은 진보, 보수, 중도를 따지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은 길인지 고민하고 상품을 내놔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를 콕 집어 “대체 어느 정당이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느냐”고 예를 들었다고 한다. 당시 주민투표에 서울시장직을 걸었던 오세훈 전 서울 광진을 후보는 김 위원장의 발언 후 단상에 올라 “잘 이해하고 있다”며 “지금은 복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진 시대를 잘 알고 있다”고 수긍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 1997년 첫 번째 대선에서 패한 후 자신을 주기적으로 만나 조언을 구했는데, 변화가 전혀 없었고 2002년 대선에서 또 패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고 한다. 이는 변화없는 정치의 필패를 경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 “내가 과거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들을 내놓더라도 놀라지 마라”는 예고도 나왔다. 이에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추진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기본소득 제도는) 아무렇게나 하는 게 아니다”며 “절차가 얼마나 복잡한지 알고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변화를 할지 나중에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여기서 얘기하면 재미가 없다”고 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농을 곁들여 “당장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과 괴리가 있다고 나에게 너무 뭐라 하지 말고, 흥분하지 말고 인내를 갖고 기다려 달라”는 당부도 했다. 내부 반발로 한 차례 비대위 출범이 불발되고, 여전히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한때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였으나 해체설까지 나도는 여의도연구원에 대해선 “아직 여연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해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다만 “무슨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걸로 변모가 돼야 한다”며 “연구소 간판만 붙인다고 연구가 되는 게 아니다”고 했다. 또 “싱크탱크라는 것은 머리를 짜내서 뭘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을 때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그걸 제대로 못 하면 싱크탱크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일본 시청직원에 국민지원금 10만엔 ‘강제 기부’ 요구

    일본 시청직원에 국민지원금 10만엔 ‘강제 기부’ 요구

    코로나19 위기 대응 차원에서 일본의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0만엔(약 114만 7000원)씩이 ‘특별정액급부금’라는 이름으로 지급될 예정인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소속 공무원들에게 해당 금액을 주민 지원기금으로 기부하도록 해 논란을 빚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효고현 가사이시(인구 약 4만 2800명)는 최근 ‘모두가 조성하는 코로나19 대책기금’을 만들면서 약 600명의 시청 직원들이 각자의 특별지원금 10만엔을 기부하는 것을 전체로 기금 예산을 편성했다. 코로나19 관련 주민생활 지원이나 영세자영업자 대책 등에 사용될 이 기금의 전체 규모는 7750만엔으로, 6000만엔은 시청 직원들의 기부금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1750만엔은 시 간부와 시의회 의원의 급여·보수 삭감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니시무라 가즈히라 시장은 지난달부터 “이렇게 어려운 때 가시이시가 하나가 돼야 한다”며 모든 시청 직원들에게 “정부에서 나온 10만엔을 반드시 기금에 넣어 달라”고 호소해 왔다. 니시무라 시장은 아사히에 “기부에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으나 직원들은 ‘강제기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예산에 편성된 금액이 6000만엔이 전 직원이 참여하지 않고서는 만들 수가 없는 금액인 데다 다음달 직원들의 수당에서 공제된다고 이미 통보가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가사이시 외에 이시카와현 시카마치정(인구 약 1만 8700명)에서도 10만엔 특별급부를 이유로 올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소속 공무원들의 월급을 5%씩 삭감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이를 통해 조성된 돈으로 국가 지급 10만엔 외에 2만엔을 추가해 총 12만엔을 주민들에게 주기 위해서다. 물론 상당수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히로시마현 유자키 히데히코 지사도 현 소속 공무원들은 각자 받은 10만엔을 부족한 재정 보충을 위해 현에 기부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가 내부 비난이 빗발치자 철회하기도 했다. 국가에서 주는 10만엔을 공무원도 고스란히 다 받아야 하는가는 이 방안이 처음 발표됐을 때부터 논란이 돼 왔다.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부 전 지사는 “경제가 어려워져도 급여가 전혀 줄지 않는 국회의원, 지방의원 및 공무원들은 10만엔을 받을 수 없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인으로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 다카스 가쓰야도 “경제 지원에도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공무원의 경제사정 악화는 맨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난다”고 공무원 제외론에 힘을 보탰다.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많은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분투하고 있는데 그들의 사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앞으로 공무원들도 앞으로 급여 삭감 대상이 될 테니 이번에는 지급해 줘야 한다”, “공무원 배우자의 수입 삭감도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다양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치인들도 다양한 형태로 반응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각료 및 차관급 인사들이 전원 10만엔을 받지 않기로 한 가운데 제2야당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10만엔을 수령한 뒤 일본골수은행 등에 기증할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받지 않는 게 옳다는 풍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성수동 삼표레미콘 이전, 서울숲 확대 대국민 약속 지킬 것”

    “성수동 삼표레미콘 이전, 서울숲 확대 대국민 약속 지킬 것”

    보상·이전 계획 2년여 미뤄 좌초 우려에 정 구청장 “도시관리계획 결정 열람공고” 첫 행정절차 착수… 서울시 10월까지 결정 레미콘 지입차주들 영업 못해 반발 클 듯 “사측과 해결할 문제… 원만한 타결 바랄 뿐”“삼표산업과 현대제철이 협약 체결 이후 보상이나 이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 삼표레미콘 이전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이들이 대국민 약속을 어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수동 삼표레미콘 이전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성동구와 서울시·현대제철·삼표산업은 2017년 10월 18일 4자 간 ‘서울숲 완성을 위한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협약’을 체결, 삼표레미콘을 2022년 6월 30일까지 이전·철거하고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삼표레미콘 부지는 현대제철, 건물은 삼표산업 소유다.서울숲은 2004년 조성 당시 61만㎡ 규모의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삼표레미콘 부지(2만 7828㎡)와 승마장, 유수지 등이 제외되면서 43만㎡로 축소됐다. 서울시는 4자 간 협약 체결 이후인 2018년 3월 레미콘 공장 이전을 계기로 승마장,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서울숲 주변 시설 용지를 모두 공원화해 당초 계획대로 서울숲을 61만㎡로 확대하겠다는 ‘서울숲 일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년이 넘도록 현대제철과 삼표산업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전 계획 수립은커녕 4자 간 협약 체결 때 2018년 1월 31일까지 두 회사 간 공장 이전·철거에 따른 보상에 대해 별도로 추가 협약을 맺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이행하지 않았다. 정 구청장은 “삼표산업과 현대제철 측에 이전 계획 진행을 여러 차례 촉구했는데 지연되기만 해 구에서 먼저 행정 조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삼표·현대제철 협약 2022년 6월까지 이전 -어떤 조치를 취했나. “서울시와 삼표레미콘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 진행을 협의한 데 이어 지난 3월 26일 삼표레미콘 부지의 공원화 사업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열람공고를 시작하면서 이전 작업에 착수했다. 성동구의 변경안 열람공고는 본격적인 공원화를 위한 행정절차의 첫발이었다. 이후 4월 구의회 의견 청취에 이어 이달 6일 성동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쳐 서울시에 삼표레미콘 부지를 도시계획시설 공원으로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에서 오는 10월까지 심의를 거쳐 삼표레미콘 용지를 공원화한다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이 이뤄지면 공원 조성 계획 수립, 실시계획인가, 토지 보상 등 공원 조성 사업 절차가 차례차례 진행된다. 2022년 6월까지 이전을 끝내고, 2024년까지 서울숲과 중랑천·한강을 잇는 수변 문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행정적인 조치를 먼저 취한 이유는. “이전·철거가 2년 앞으로 다가왔기에 더이상 행정 절차를 미룰 수 없었다. 2022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역산해 보니 올 2~3월쯤 행정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이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도시계획 공원 지정, 부지 매입, 공원 조성 등 실무적인 시간만 계산해 봐도 당시 행정 조치를 진행하지 않으면 이전은 어려워 보였다.”-삼표레미콘 이전은 구민 숙원인데. “삼표레미콘 이전은 지난 40여년간 성동구민의 숙원이었다. 주민들은 협약 체결 이후 구체적인 소식이 들리지 않아 수십년 구민 숙원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많이 한 게 사실이다.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열람공고가 나간 뒤 행정절차가 진행되자 주민들이 안도하고 있다.” -삼표레미콘 이전은 언제부터 추진됐나. “삼표레미콘은 1977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도심에 적합하지 않은 시설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성동구는 2009년 삼표레미콘 이전을 본격 추진했다. 삼표레미콘 부지에 110층 규모의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유치하려 했지만 현대차가 2014년 삼성동 한전 부지를 매입하면서 좌초돼 구민들의 실망이 컸다. 구민들은 당시 삼표산업과 현대차그룹, 서울시에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다. 2015년 들어 삼표레미콘 이전을 위한 ‘범구민 서명운동’을 추진하며 주민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그해 2월 실시한 삼표레미콘 이전 여론조사에선 구민 88% 이상이 찬성했고, 4월 추진한 서명운동엔 구민 절반이 넘는 15만여명이 동참했다.” -삼표레미콘 이전 관련, 레미콘 차주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안다. “삼표레미콘 차량들은 지입차량이다. 삼표에서 직접 구입·운영하는 게 아니라 위탁·수탁 형태로 운행된다. 차주가 사측과 일정 돈을 받고 차량을 운행하는 걸로 계약을 한 건데, 삼표레미콘이 이전하게 되면 차주들은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다. 차주들은 생존권이 달려 있어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영업 손실과 관련한 건 사측과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전 후 공원 조성과 영업 보상은 별개의 문제다. 우리로선 삼표산업과 차주들이 원만히 해결하길 바랄 수밖에 없다.” ●성동구 “이전 차질 없도록 지원할 것” -삼표산업과 현대제철은 어떤 입장인가. “4자 간 서명을 하고 대국민 약속도 했다. 지금까지 협조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성동구는 삼표레미콘 이전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성동구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되도록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삼표레미콘 이전 후 공원이 조성되면 서울숲은 30만 성동구민의 자랑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28일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오찬, 협치정치 복원하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오찬을 함께하며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지난 2018년 11월 5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 이후 1년 6개월(566일) 만이다. 같은 해 8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협치가 절실하다는 공감대 아래 분기별 1회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가동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 회의가 시작됐지만, 여야 갈등이 심화해 유명무실화됐다. 2020년 총선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았지만, 여야는 선거제도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개혁 입법을 놓고 계속 충돌해 갈등이 심화하면서 민생경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부와 행정부의 협력은 실현되지 않았다. 아픈 전례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지속가능한 여야정 상설 협치 창구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코로나19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우리나라가 미증유의 경제난에 직면해 있어 초당적이고 총력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주당이 177석의 슈퍼여당이 됐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이 힘을 받으려면 제1야당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 여야 간 협치정치의 토대는 마련돼 있다. 주 원내대표가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통합당 의원의 5·18 발언을 사과하고, 당 지도부가 4년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국민은 정치권의 합리적인 소통과 협치에 목말라 있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에서 비롯한 고용위기와 실물경제 타격을 헤쳐 갈 3차 추경이 시급하다. 통합당은 1차, 2차 추경 때처럼 정부여당안에 반대만 해서는 국민의 공감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여야가 힘을 합쳐 한국이 포스트코로나의 선도국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 안양·과천·군포·의왕시, GTX C노선 정차역 신설 놓고 충돌

    안양·과천·군포·의왕시, GTX C노선 정차역 신설 놓고 충돌

    ‘수도권 남부 지역 철도교통 요충지 인덕원에 반드시 정차해야 한다.’ vs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이미 결정 난 사안으로 지역 이기주의일 뿐이다.’ 경기 남부의 이웃한 4개 자치단체가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정차역 추가 신설을 놓고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을 빚고 있다. 안양시가 제외됐던 인덕원 정차를 지난해 말 또다시 추진하면서부터다. 수원~양주 74,2㎞ 구간에 10개 역을 신설하는 이 사업 계획안은 지난해 말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오는 9월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 수립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내년에 착공해 2027년 완공이 목표다. 이미 정부과천청사역과 금정역이 확정된 과천시와 군포시는 광역급행철도 사업 본래 취지를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2월에는 의왕시가 의왕 정차 추진을 선언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역 위치에 따라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서로 같거나 엇갈리고 있다.25일 안양시에 따르면 시가 발주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지난 14일 발표하면서 C 노선 인덕원 정차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안양시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나온 소요 시간과 역 정차 시간까지 포함한 평균속도인 표정속도 변화를 강조한다. 김산호 안양시 교통정책과장은 “인덕원 정차 시에도 C 노선 총운행시간과 표정속도 변화는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며 “C 노선이 공용하는 수도권 4호선 전철 금정~인덕원 구간은 어차피 속도를 크게 낼 수 없는 오르막 곡선 구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덕원 정차 시 C노선 총운행시간은 최대 54초가 늘며 표정속도는 1.67㎞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동, 월판선 이용승객 환승 시간도 17분 줄어 16분 정도 소요된다. 반면 인덕원 미정차 시 C노선으로 환승하려면 최대 33분까지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곡선 구간이라 인덕원이 제외됐지만 일부 직선 구간에 역을 신설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도 마련했다, 비용편익비(BC)도 1보다 커 경제성까지 확보했다고 한다. 김 과장은 “2개 노선이 개통되면 인덕원역 하루 이용승객은 현재 5만에서 10만여명으로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C노선까지 정차하면 수원, 시흥, 광명 등 인근 도시 이용승객 교통 편의, 접근성까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또 안양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 성공적 마무리와 철도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인덕원 정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수도권 전철 4호선 인덕원역은 월판, 인동선이 잇따라 개통하면 3개 노선이 지나는 경기 남부 최대 광역철도 교통요충지로 급부상할 지역이라며 정차 필요성을 강조한다. 안양시는 광역급행철도까지 정차하면 간선, 급행, 광역 철도노선 간 체계적인 교통망 형성이 가능해 철도 이용 효율성은 극대화되고,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매우 클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수많은 버스 노선이 경유하는 인덕원은 서울·과천, 성남·광주, 수원·의왕, 시흥·광명 방면 네 개 대로가 교차하는 사통팔달 교통 요지다. 안양시는 연계교통환승체계 구축을 위해 ‘인덕원복합환승센터’ 건립까지 계획하고 있다. 김 과장은 “인덕원 정차 시 GTX 환승센터 건립 비용이 절감되고 각종 개발사업으로 경제적 상승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며 “국토교통부는 인덕원 정차 필요성, 경제성, 기술성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과천시는 이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인덕원 정차에 부정적이다. 과천시는 표정속도 저하와 소요 시간 증가를 이유로 인덕원 정차를 반대한다. 이병락 과천시 교통과장은 “주행 중인 전철이 속도를 줄여 정차하고 다시 출발하려면 2분 정도 소요된다”며 “‘정차로 늘어나는 총소요시간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안양시가 내놓은 수치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대 환승 소요 시간 33분도 동의하지 않는다. 과천청사역 4호선과 새로 신설하는 C노선 간 거리 250m는 확정안이 아니며 실시설계에서 환승 동선을 고려한 최적의 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C노선 인덕원 정차로 수원, 광명, 시흥 지역 승객의 교통편의성이 향상된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이 과장은 “인동, 월판선 이용 승객과 안양 시민들이 굳이 인덕원에서 GTX C노선으로 환승할 이유가 없다”며 “인덕원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서울 접근성이 좋은 GTX A, B 노선이나 C노선 금정, 과천청사역을 이용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환승 수요가 적은 C노선 인덕원역 신설은 비경제적”이라며 “2개 노선이 개통되면 오히려 4호선 환승 승객만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천시는 지역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한다. 3㎞로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두 곳에 GTX 역이 신설되면 쏠림현상으로 한 지역 경제는 침체할 수 있다. 그 피해를 과천시가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인덕원역이 추가 신설되면 이웃한 과천시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천시는 주요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행정도시 기능이 약화됐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절실할 상황에서 과천시가 정부로부터 이끌어낸 것 결과가 과천청사역 유치다. 과천시민들도 교통체증 등 많은 불편과 부작용이 예상되는 정부 주택정책을 모두 수용하고 과천청사역을 얻어냈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이미 결정 난 사안을 뒤집으려는 지역이기주의다”, “안양시는 기여한 게 뭐냐”라는 누리꾼의 댓글이 이를 보여 준다. C노선 초기 단계부터 의왕 정차가 배제돼 아쉬움이 많았던 의왕시는 국토부 기본설계에 이를 반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초 금정~의정부 구간으로 계획됐던 C노선은 2017년 11월 수원~양주 덕정 간으로 연장되면서 의왕 정차는 논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왕·수원·군포 시민 3만여명이 이용하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인 정차하는 부곡동 의왕역 일대에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구가 7만명 정도 늘어날 전망이지만 아직 정부 차원의 특별한 광역교통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만재 의왕시 교통행정과장은 “이는 정부가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수립하지 않아도 되는 100만㎡ 이하 사업만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국가 소유 철도시설과 부지가 밀집한 이곳은 교통 소외지역이지만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곳”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투자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만재 과장은 “기존 선로와 여유 부지가 충분한 의왕역은 인근 역보다 정차역을 신설하는데 훨씬 경제적”이라고 했다. 의왕시민들은 인근 의왕ICD 철도 물류기지는 미세먼지를 유발하고. 도로 파손과 차량정체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나 정부는 고통받는 지역 주민을 위한 광역교통, 환경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이 높다. 금정역이 확정된 군포시는 의왕 정차는 이해관계를 같이하지만 인덕원 정차에는 반대한다. 군포 남부 지역 부곡동 시민들이 의왕역을 이용하는 까닭이다. 반면 인덕원 정차는 GTX 사업 의미를 훼손한다며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강철하 군포시 교통과장은 “C 노선 금정역 환승시설이 지하가 아닌 지상 기존 시설을 이용해 건설된다”며 “이 때문에 체계적이고 원활한 환승이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어둑한 근대사에 돋보기…행간 속 민족을 사색하다

    어둑한 근대사에 돋보기…행간 속 민족을 사색하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자 원로 비평가인 임헌영(79) 선생의 이미지는 불가피하게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선명하게 각인된다. 이른바 ‘남민전 사건’으로 인한 투옥과 시련 그리고 민족문제연구소로 상징되는 사회운동에의 투신이 한 축의 면모라면, 다른 한 축은 치밀한 자료 섭렵을 통해 한국 근현대문학의 실증적·사상적 연구를 축적해 온 면모로 귀납된다. 그 가운데 연구소에서 오랜 열정과 공력을 다해 펴낸 ‘친일인명사전’(2009)의 성과는 우리 근대사의 어둑한 순간들을 현재로 소환해 반성적 자료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세 권 분량에 4300여명을 수록한 이 책의 성과는 두고두고 임헌영 선생의 생애를 집약하는 표지가 돼 줄 것이다.●알리고 밝히고 세워 가야 할 역사 친일 행적을 밝히는 게 쉬울 리 없다. 당시 작업에 대한 폄하와 공격도 상당했다. 선생이 연구자들에게 강조한 점은 이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당신 조상 다루듯 하라.’ “많이 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저히 뺄 수 없을 경우에만 넣도록 하자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창의적 교육관이 아니라 단순히 수동적 집행에 머물렀던 교육자 같은 이들은 모두 빠졌죠.” 민족사적 관점에서 반성적 자료가 되기에 족한 이들, 제국주의 협력의 자의식을 가진 이들만 추린 모종의 정예화 결과인 셈이다.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한쪽에서는 당사자인데도 이러한 과정을 흔연하게 받아들인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분들이 준 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파인 김동환의 자제 김영식 선생은 전집에 아버지가 쓴 친일 문건을 다 실었어요. 아버지가 사죄할 기회가 없었는데 자신이 대신 사죄한다면서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큰 힘을 줬습니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어쨌든 인명사전 출간 후 친일 청산에 대한 긍정적 지지자는 많이 늘어났고, 다수 여론조사에서 친일 청산 여론이 70%가 넘는다고 했다. “우리 연구소는 시민단체 가운데 가장 역사의식이 투철한 구성원들로 이뤄진 것 같아요. 이제 저희 과제는 오늘도 여전히 일본이 옳았다고 하면서 학문이나 예술이나 경제 논리로 포장하는 이들과의 싸움에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일본의 새로운 파시스트들과의 싸움이 중요하지요.” 최근 연구소는 각고의 노력으로 서울 청파동에 새 건물을 마련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스튜디오를 만들어 팟캐스트를 찍고 그걸 유튜브에 공개해 일반 시민들과 연구소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 파시즘 지지 세력과 우리 쪽 일부 세력이 보여 주는 정치적 화음에 주목할 때 아직도 연구소가 알리고 밝히고 세워 가야 할 역사의 흐름이 만만치 않은 듯했다. 물론 일본에도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우경화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있고, 우리 쪽에도 민족 경험을 훼손하려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현재형을 돌파해 제대로 된 민족사를 쓰기 위해 선생의 헌신과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친일 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 설립된 연구소가 펼치는 한국 근현대사 연구와 과거사 청산 작업 역시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국내외를 망라한 작가들의 정치의식 탐색 사실 인터뷰를 촉발한 직접적 계기는 선생이 오랜만에 두 권의 역저를 잇달아 낸 데 있었다. ‘임헌영의 유럽문학기행’(역사비평사, 2019),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소명출판, 2020)가 그것이다. 두 책은 대조적 속성을 띠고 있다. 앞의 것이 광폭의 발품과 해박한 독서력을 기반으로 해외에 눈을 돌렸다면, 뒤의 것은 한국소설의 맹장들에 대한 정치적 관점에서의 독법이 담겼다. 먼저 유럽문학 기행은 어떤 의미였을까? “감옥에서 나와 여행을 못 다닌 게 원통했어요. 문화센터 같은 데서 강의하다가 외국 문인들의 박물관 방문 프로그램을 계획했는데 모집이 잘돼 제 뜻대로 계획도 짜고 진행도 했어요. 성공적이었지요. 이 책에서 다룬 분들은 모두 평화, 반전, 반제국주의의 작가들이에요. 민중적 정치의식을 가진 분들의 문학을 테마로 한 결과이지요.” 책은 영독불러의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다. 푸시킨, 톨스토이, 고리키, 스탕달, 위고, 괴테, 횔덜린, 헤세, 바이런, 로런스 등이 선생의 열정적인 답파(踏破)와 재구성에 의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에세이풍으로 써 가는 선생의 친절하고도 에두름 없는 문장들이 책의 가독성을 한결 높여 준다. 위대한 작가들의 사생활, 특별히 외도 경험 같은 어둑 한 측면까지 훤칠하게 재현했다.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는 어떠할까? “우리가 위대한 시민혁명을 했는데도 여전히 발전된 정치의식이 빈곤하다는 것을 최근 절감했어요. 늘 흔들리고 위태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소설가들을 통해 역사를 올바로 보는 눈, 정치를 제대로 하는 힘을 빌리자고 생각했지요. 이왕이면 독자가 많은 작가들을 골랐어요. 되도록 각주를 빼고 연애소설 읽듯이 쉽게 풀어 갔습니다.” 책에는 장용학, 이호철, 최인훈, 박완서, 이병주, 남정현, 황석영, 손석춘, 조정래, 박화성, 한무숙 등이 담겼는데, 문학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이병주가 다가올 것 같고, 문학의 자의식이 큰 분들에게는 최인훈과 남정현이 매우 유의미하게 다가올 것 같다. “정치사 비판의 현장 중계는 이병주 선생이 최고봉이에요. 어떤 정치평론가도 못 따라가요. 최인훈 선생은 우리 문단의 고질병인 파벌을 넘어선 범례로 다루면 좋겠고요. 그 지성의 날카로움과 처연함이 단연 빛나지요.” 아직도 우리에게는 ‘정치’라는 말을 향한 기대와 혐오의 엇갈림이 있다. 그러나 정치야말로 가장 첨예한 예술이 아니던가. 책 서문에 인용된 나폴레옹의 말처럼 모든 공동체에서는 “정치가 운명”이 아니겠는가. 그 점에서 이 책은 선생의 사회적 실천의 연장선상에서, ‘비평가 임헌영’의 두께를 한 뼘 늘려 줄 것이다.●고단하고도 외로운 길 선생은 1966년 ‘현대문학’을 통해 비평가로 등단했다. 그 후 카프(KAPF)나 해방기에 대한 자료를 누구보다도 선구적으로 모았고 자료집을 냈으며 그 논리와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진력했다. 선생은 1980년대 이후 우리 지성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해방 전후사의 인식’ 시리즈에서도 단골 필자였다. 이쪽을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등단하기 전부터 카프에 대한 애정을 가졌어요. 해금 전부터 납월북 작가에게 관심이 많았고요. 그때는 대학 도서관에서 자료를 카메라로 직접 찍었어요. 해독이 잘 안 되면 살아 계신 분들께 전화로 직접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을 걸었지요.” 임헌영 비평은 참여문학, 민족문학, 리얼리즘, 민중문학에 이르는 패러다임을 모두 품고 있다. 안으로는 동학농민혁명, 4·19혁명, 광주민중항쟁, 6월항쟁과 관련한 문학에 대해 꾸준한 비평을 해 왔고, 밖으로는 글로벌 시대의 해외동포문학에 대한 탐구도 줄기차게 수행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외연을 넓혀 갔다. 이처럼 선생은 근현대 민족 수난사와 함께하면서 디아스포라 문제에도 눈을 떴다. 물론 선생은 서정적이고 예술적인 언어도 세상에 많이 내놓았다. 이 점, 선생을 설명하는 데 퍽 중요한 균형추가 아닐 수 없다. 마침 연구소 곁 숙명여대에서 재직하는 권성우 교수가 동석을 해 줬는데, 권 교수가 선생께 ‘앞으로 어떤 책을 내고 싶으냐’는 질문을 던졌다. “북한문학 한번 정리해야 하고요. 해외동포문학도 중요합니다. 해외동포 쪽은 제가 제일 먼저 손대지 않았나 싶어요. 문학사회사, 특별히 필화사에 애정이 가요. 아마도 필화사가 제일 먼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이후로 두 분의 치열한 대화가 오갔다. 재일조선인문학, 특히 김석범과 김시종과 서경식에 대한 경험적 대화는, 비록 즉각적이었지만 임헌영 선생의 경험과 사유가 어디까지 뻗어 나가 있는지를 실물적으로 알려 줬다. “젊은 작가들의 세계를 평하기에는 이제 제 비평의 틀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변해도 문학의 원칙은 그대로라고 생각해요. 그걸 훼손하면 안 됩니다. 원래 문학은 문학 하는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었어요. 교양의 정점에서 문사철을 모두 이끌어 갔습니다. 손끝으로 하는 문학 말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문학을 지금도 옹호하고 또 대망하고자 합니다.” 굵직한 의제들을 버리고 쇄말주의에 빠진 우리 문학에 대한 원로다운 문제 제기인 셈이다. 선생의 말씀처럼 근본적 문학의 위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변하되 변하지 않을 문학을 위해, 여전히 현재형 의제인 민족사 복원을 위해, 선생이 걷는 고단하고도 외로운 길은 아직도 가파르게만 보였다. 하지만 그 길은 누군가는 걸어 우리에게 비춰야 했던 오랜 지남(指南)으로 남을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 전국 최초 ‘아동 주거빈곤 지원 조례’ 제정안 발의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 전국 최초 ‘아동 주거빈곤 지원 조례’ 제정안 발의

    전국에서 최초로 서울시에 아동 주거빈곤 퇴출을 위한 조례가 제정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위원장 봉양순, 노원3)는 25일 「서울특별시 아동 주거빈곤 해소를 위한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민생실천위원회(이하 민생위) 의원 12명이 공동으로 발의한 「서울특별시 아동 주거빈곤 해소를 위한 지원 조례안」 (이하 「아동 주거빈곤 지원조례」)은 작년 10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의 서울시 아동 주거빈곤과 관련된 요청에 대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의 성과물이다. 작년부터 서울시의 아동 주거빈곤과 관련된 대책을 마련해 왔던 민생위는 지난 4일, 금천구 일대의 아동 주거빈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주민, 관계 공무원, 지역 민간 센터 등과 소통하며 민생위가 준비 중인 아동 주거빈곤 관련 대책에 대해 최종적으로 의견을 모았다.이어 바로 개최된 박원순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민생위는 ‘서울시부터 아동 최저주거기준을 만들자는 내용’으로 정책 제안을 내놓았고,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아동의 주거복지 현실에 못 미치는 국토해양부의 기준(주택법 제5조의2 및 동법시행령 제7조의 규정, 2011.5.27. 시행)을 서울시가 나서서 개정을 이끌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생위에서 이번에 발의한 「아동 주거빈곤 지원조례」는 아동 주거빈곤과 관련된 상위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서울시의 아동 주거빈곤에 대해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대응 정책을 만들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제정되는 「아동 주거빈곤 지원조례」는 아동을 주거 정책의 대상으로 명시하고, 서울시 아동 최저주거기준 등을 논의할 아동 주거빈곤해소위원회 설치, 주거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주거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아동 주거빈곤 지원조례」 제정과 관련해서 논란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은 아동을 주거 정책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가에 대한 것과 상위법이 없는 상태에서 실효적인 조례제정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또한 주무부서인 서울시 주택정책과에서는 아동 주거빈곤해소위원회 설치나 18세가 넘는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원 같은 경우는 조례에 명문화 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주택정책과는 “면밀한 검토를 거쳐 조례를 살펴봤을 때 위원회 설치는 집행부의 권한이며, 아동 최저주거기준 설정은 민감한 사안이라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런 논란에 대해 민생위 김재형 부위원장은 “서울시의 주거정책에 있어서 아동은 가구지원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언제나 소외되어 왔다. 하지만 아동은 자신의 책임 없이 주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객체로 아동 주거빈곤을 사회적 책임으로 받고, 또한 아동 주거빈곤을 해결하는 일을 아동의 복지뿐 아니라 출산율 제고라는 측면에서도 지금도 늦었지만 늦은 만큼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라고 조례 제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민생위 봉 위원장은 “지난 4일 현장방문에서 직접 확인했듯이 아동 주거빈곤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서울시의 현안 과제이다. 서울시가 나서서 아동 주거빈곤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만들고 성과를 내야 한다.”라며 “6월 12일, 아동 주거빈곤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 자리에서, 서울시민, 학계, 시민단체, 관계 공무원 등 지혜를 모아 서울시 맞춤형 아동 주거빈곤 대응책을 견인하겠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 “무죄 주장하는 이명박·박근혜 사면? 면죄부 안돼”

    민주 “무죄 주장하는 이명박·박근혜 사면? 면죄부 안돼”

    박주민 “재판 중 사면 언급, 법 원칙 무시”안민석 “통합은 커녕 분열 증폭시킬 것”박범계 “최소한 용서 비는 제스처 있어야”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5일 최근 거론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반성 없는 자에 대해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고 말하고,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예외 없이 불행해지는 ‘대통령의 비극’이 끝나야 한다”고 가세했지만 민주당은 사면론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국민 통합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며 “한 분은 명백하게 드러난 범죄 행위에 대해 보복이라고 하고, 다른 한 분은 수사 협조조차 안 해 사법부 위에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인데 사면을 말하는 것은 법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유죄를 전제로 한 사면이 무슨 의미가 있나. 면죄부가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안민석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사면론은 통합은커녕 편 가르기와 분열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전두환, 노태우처럼 사면받고 국민과 역사를 농락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범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 전에 법치가 있는 것”이라며 “판결문을 쓰지도 않았는데 지금 사면을 얘기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박 전 대통령, 사적 이익을 추구한 이 전 대통령 문제에 있어서 통합 차원의 접근은 절대 안 할 것”이라며 “역사적 화해와 용서 측면에서 고뇌할 수는 있지만, 최소한 용서를 비는 제스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국제사회 우려 낳고 있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중국이 지난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홍콩에 적용할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겠다고 선포했다. 리커창 총리는 “홍콩의 안전을 위한 법과 기구를 만들어 실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은, 홍콩에 대한 본격적인 중국화를 시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과거에는 홍콩 정부를 통해 이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이제는 우회하지 않고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홍콩 정부는 2003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다가 홍콩 주민의 거센 반대 시위에 법안을 철회했었다. 홍콩의 야당들은 이 법안의 통과를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죽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가 공존하는’ 일국양제의 틀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걱정에서다. 법안은 국가 분열이나 중앙정부 전복, 외부 세력의 내정 개입이나 테러리즘을 처벌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지금까지 홍콩에서 벌어졌던 대부분의 시위들은 사실상 불법이며 강력한 처벌 대상이 된다. 베이징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의 선거참여도 제한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민주주의를 추구할 자유와 권리가 있었지만 이제는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범죄가 되는 것”이라는 한 홍콩 야당 지도자의 주장에 귀기울이게 되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한 지 오래이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입증하려 애써 왔다. 일국양제는 중국이 영국과 홍콩의 주권 회복을 논의하면서 먼저 제시했던 것으로 홍콩 주민뿐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약속이기도 했다. 중국이 지금까지 ‘작은’ 홍콩에서의 여러 일들에 직접적인 간섭을 자제해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중국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국에 대한 내정 간섭으로만 여길 일이 아니다.
  • 주민소환은 잇따르는데… 지자체장 파면 13년간 0명

    주민소환은 잇따르는데… 지자체장 파면 13년간 0명

    116번 시도… 2007년 시의원 2명만 성공 주민들은 단체장 눈치 보느라 서명 꺼려 현수막 제작 방해·이장은 반대 마을방송 보은군수 소환본부 주민피해 우려 철회 중앙선관위 투표율 4분의1로 완화 추진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2007년 7월 주민소환법 도입 이래 단 한 명의 단체장도 파면되지 않아 유명무실 논란이 거세다. 주민소환은 일정 비율의 선거인이 청원할 경우 임기 전 선거를 다시 하고 이 선거에서 지면 공직을 떠나게 할 수 있는 단체장 제재 수단이지만 기준이 엄격해 지난 13년간 단 한 명의 단체장도 물러나게 하지 못했다. 2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도된 주민소환 116건 중 법 시행 첫해인 2007년 경기 하남시의원 2명만 소환돼 파면됐을 뿐 단체장에 대한 파면은 0건으로 나타났다. 화장장 건립 문제로 하남시장과 시의원 3명이 소환대상이었지만 시장과 시의원 한 명은 투표율이 31%와 24%에 그쳐 살아남았다. 자체 종료만 서명 미제출 53건, 취하 30건, 추진대표 사퇴 8건, 소환인 사직 3건 등 모두 94건에 이른다. 주민소환은 대표자 증명서 발부 뒤 60일 동안 유권자 15%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투표할 수 있다. 또 투표율은 유권자의 3분의1을 넘어야 하고 이 중 과반수가 찬성해야 파면으로 이어진다. 투표율이 기준을 넘지 못할 경우 개표조차 안 한다. 미국 25%, 독일 15~33% 등 주민소환 투표율 기준을 해외와 비교할 때 우리는 지나치게 높다는 설명이다.실제로 이 과정에서 소환대상자의 방해, 주민 무관심, 평일 투표 등 문제로 투표율은 보통 8~30%에 그쳐 파면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서 정상혁 충북 보은군수에 대한 주민소환 추진이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 정 군수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지난 15일 청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부 공개로 단체장과 추종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주민이 서명하는 것을 꺼린다”며 서명부(주민 4672명) 열람이 시작되자 주민 피해가 걱정된다며 소환 요구를 전격 철회했다. 본부는 “주민소환법은 소환을 하지 말라는 법과 같다”고 비판했다. 본부는 정 군수가 지난해 8월 워크숍에서 “위안부, 그거 한국만 한 것 아니다. 일본인은 한일 국교 정상화 때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무개념’ 발언으로 무리를 일으켰다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그해 말 서명에 들어갔으나 소환에 실패했다. 소환을 무산시키기 위한 단체장 측의 방해활동도 활발하다는 설명이다. 보은군수 소환본부는 “군이 서명 독려 현수막은 불허하고 서명반대 현수막은 내걸었다”면서 “현수막도 관내 업체들이 기피해 청주에서 만들었다. 군청의 압력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소환을 위한 주민 서명을 받으러 다니는데 이장이 주민소환 반대 마을방송을 해 황당했다”면서 “정 군수가 퇴직 공무원 중심으로 소환 반대 TF팀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 측은 “현수막은 남을 비방하거나 군민 분열을 조장하는 내용을 군 조례에서 금지해 수정을 요청했는데 따르지 않았다. 또 이장들이 서명철회 방법을 물어봐 알려줬는데 이는 규정에서 허용하는 부분”이라면서 “퇴직 공무원들의 주민소환 반대 추진위원회 참여는 정 군수와 무관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중앙선관위는 2016년 20대 국회 출범 직후 투표율 기준을 3분의1에서 4분의1로 완화하고 서명부는 공개에서 비공개로, 투표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투표 시간 미보장 고용주 과태료 부과 등 주민소환법 개정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같은 지역 단체장과 도움을 주고받거나 파면 시 경쟁관계도 될 수 있는 마당에 국회의원이 주민소환 문턱을 낮추는 것을 달가워할 리 있겠느냐. 주민주권시대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민 대표성을 반영하는 소환 기준을 낮추는 것보다 주민을 많이 참여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판깨스트] 유죄 확정된 한명숙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검찰개혁’ 압박 명분으로 통할까

    [판깨스트] 유죄 확정된 한명숙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검찰개혁’ 압박 명분으로 통할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여권에서 한명숙(76)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법 수수 사건에 대한 재조사 요구가 잇따라 나오며 5년 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판결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검찰의 ‘정치적 수사’의 결과로 한 전 총리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서 수사 및 재조사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여권에서 내놓으면서입니다. 이 같은 주장이 이미 확정된 판결을 뒤집으려는 거대 여당의 ‘정치적 의도’에 의구심과 비판이 맞서면서 당시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움직임이 커졌습니다.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법 수수 사건은 건설업체인 한신건영 대표 한만호씨에게 한 전 총리가 2007년 3~9월 세 차례에 걸쳐 총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7월 20일 재판에 넘겨져 2015년 8월 20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건입니다. 한 전 총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유죄로 뒤집혀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그대로 이어져 2015년 8월 24일 수감됐습니다. 최근 ‘뉴스타파’에서 한만호씨의 비망록을 공개하면서 수사 과정을 비롯해 이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재판 쟁점 ‘한만호 검찰 진술 신빙성’…1심 무죄→2심 유죄로 뒤집혀 재판에서 핵심 쟁점은 한씨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었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한 전 총리의 공소사실과 맞게 세 차례에 걸쳐 9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던 한씨가 돌연 2010년 12월 한 전 총리의 1심 재판 첫 증인신문에서부터 “돈을 주지 않았다”며 말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9억여원의 자금을 조성한 건 맞지만, 한 전 총리가 아니라 한 전 총리의 비서에게 빌려주거나 다른 로비 자금으로 쓰기 위한 돈이었다며 검찰에서의 진술이 허위였다고 한 것입니다. 한 전 총리는 당연히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던 상황에서 결정적인 직접증거인 한씨의 진술이 바뀌면서 한씨의 검찰에서의 진술이 얼마나 신빙성 있는가가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당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우진)는 한씨의 법정 진술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한씨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2심인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정형식)는 한씨의 1심 법정 진술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이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통해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은 게 맞다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한신건영 경리부장으로 9억여원의 자금 조성에 관여한 정모씨 등 관련자들의 진술과 정씨가 비자금 사용 내역을 기록한 비자금장부, 계좌추적결과, 환전기록 등 객관적인 서류가 있는 데다 한 전 총리의 동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사용한 사실과 나중에 한씨가 한 전 총리의 비서인 김모씨를 통해 2억원을 돌려받은 사실 등이 여러 정황에 의해 뒷받침된다는 것이었습니다.대법원에서는 2심에 이어 최종 유죄 판단이 확정됐습니다. 특히 세 차례 가운데 첫 번째 3억원(2007년 3월 31일~4월 초)에 대해서는 대법관 13명이 전원 유죄로 결론냈는데요. 한씨와 전혀 모르는 사이인 한 전 총리의 동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사용했고 한신건영 부도 직후 한 전 총리가 한씨에게 2억원을 돌려준 사실 등이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확인됐다고 본 것입니다. 다만 나머지 6억원에 대해서는 5명의 대법관(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김소영)이 무죄로 반대의견을 내며 약간 엇갈렸습니다. 당시 8명의 대법관들은 “한만호가 피고인 한명숙을 상대로 전혀 있지도 않은 허위 사실을 꾸며내거나 굳이 과장·왜곡해 모함한다는 것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또한 한만호가 어떠한 이익을 얻거나 곤란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검찰에서 허위 또는 과장·왜곡된 진술을 한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 역시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수사에서 다른 증거가 미리 있는 상태에서 한씨가 검사의 추궁을 받고 한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시인한 게 아니라 한시가 먼저 검사에게 그런 진술을 한 뒤 자금 조성 내역과 일치하는 금융 자료나 영수증, 비자금장부 등이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반면 5명의 대법관들은 2차(2007년 4월 30일~5월 초)·3차(2007년 8월 29일~9월 초) 6억여원에 대해서는 한씨의 검찰 진술을 경리부장 정씨의 진술 등만 갖고 뒷받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심보다 재조사·검찰개혁에 무게…황희석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해야” 이처럼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난 판결을 여권이 다시 문제삼는 이유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판결에 대한 불복 절차인 ‘재심’이 아닌 ‘재조사’를 촉구하는 여권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판결 자체를 뒤집으려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확정 판결 이후에 새로운 증거가 있어야 재심 개시가 가능한데 ‘한만호 비망록’은 재판에서도 제출됐다고 하고, 검사의 직권남용이나 직무 관련 범죄 등의 형사소송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형사소송법 420조에 재심할 수 있는 요건이 7가지 명시돼 있는데, 검사나 판사의 직무상 범죄도 유죄로 확정 판결이 나야만 합니다. 새로운 증거도 면소 또는 공소기각 수준으로 사건을 뒤집을 수 있을 만한 것이어야 할 정도로 엄격한 요건이니 사실상 당장 재심절차를 통해 판결을 뒤집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권에서 촉구하는 ‘재조사’는 유죄 판결이 나오게 된 과정, 특히 검찰 수사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으로도 읽힙니다. 따라서 여권이 한 전 총리의 사건을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 등 검찰개혁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포석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는 분위깁니다. 한씨가 비망록에 남긴 내용 등을 근거로 검찰의 강압적 수사와 정치적 기소로 한 전 총리가 재판에 넘겨졌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씨의 비망록을 언급하며 “의심스런 정황이 많다”면서 “해당 기관들이 한 번 더 조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기관’으로는 검찰과 법무부, 법원을 지목했는데요. 같은 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수처가 설치되면 (한명숙 사건이) 수사 범위에 들어가는 건 맞다”면서 “공수처는 독립 기관이니 공수처 판단에 달린 문제”라고 주장하며 공수처에서 이 사건의 수사 과정을 들여다 봐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페이스북에 “한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조작 의혹은 지난해 가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와 총선 직전 채널A와 검사장이 개입했던 사안, 즉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한 금전제공 진술조작 시도와 정확히 맥을 같이 한다”면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황 최고위원은 검경 수사권의 조정 근거가 된 검찰청법 개정안 가운데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에 한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문제 삼으며 “새롭게 수사권을 조정한 법으로도 검찰은 기존 수사권에 거의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고 핵심적인 권한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는 셈이고, 또 다른 한명숙, 제2, 제3의 조국과 유시민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도 강조하며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없애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이처럼 여권의 화살이 검찰을 주로 향해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8월 말부터 본격화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에서 비롯된 검찰의 수사 방식이나 관행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고 올해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여권에서는 검찰을 향해 더욱 날을 세운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여권의 핵심 원로 정치인인 한 전 총리 사건을 통해 검찰개혁의 명분을 더 굳히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르면 오는 7월 출범할 공수처의 수사대상으로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타깃으로 하고 수사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자체도 검찰에겐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방식을 문제삼아 검경 수사권 조정의 근거로 삼아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것 역시 검찰로선 매우 불만일 것입니다. 법조계에서도 결국 정치적 의도에서 ‘재조사’ 요구가 나오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재심 사유 자체가 되지 않고 검찰이나 법관에 대한 직권남용을 적용하는 것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불가능한 걸 정치적 이유로 주장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간부 출신인 또 다른 변호사도 “여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수사팀을 비롯해 검찰도 당혹스러움을 보입니다. 한 전 총리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도 한씨가 70차례 조사를 받았다는 등 강압수사 의혹이 다뤄진 바 있고, ‘한만호 비망록’도 검찰이 증거로 제출했지만 법원에서 신빙성을 낮게 보고 배척한 증거라며 갑자기 이 사건이 다시 쟁점화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씨 비망록에 ‘6억원은 한명숙 전 총리가 아니라 친박계 다른 정치인에게 주었다’고 기재된 부분도 사실이 아니고 한씨는 검찰 수사에서 한 전 총리 외의 다른 정치인에게 금품을 줬다는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한씨는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혐의(위증)로 추가로 재판에 넘겨져 2017년 5월 17일 징역 2년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 전 총리가 봉하마을을 방문해 이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22일 알려졌습니다. 한 전 총리가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에 따라 여권의 후속 조치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지 5년 만에 다시 실체적 진실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이 사건이 당분간 검찰과 여권 사이의 긴장구도를 더욱 팽팽히 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국방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협조” 요청에 군위군, “공동 후보지 불가”

    국방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협조” 요청에 군위군, “공동 후보지 불가”

    경북 군위군이 주민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곳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 신청을 해달라는 국방부 요청을 거부했다. 군위군은 22일 국방부에 ‘소보지역 유치 신청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군위 소보는 의성 비안과 함께 묶인 통합신공항 공동 후보지로 지난 1월 군위·의성 주민투표에서 군위 우보 단독 후보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곳이다. 그러나 군위군은 “의성지역 주민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군위 주민 찬성률이 높은 곳에 대해 유치 신청을 한다”며 국방부에 우보 지역에 통합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신청했다. 이에 국방부가 지난 21일 ‘단독 후보지는 대구군공항 이전부지선정위원회에 상정되더라도 부적합 판단이 예상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자 반발한 것이다. 군위군은 또 국방부가 단독 후보지에 부적합 판단을 예상한 것이 군공항이전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선정위원회 개최 등 법적 절차 진행을 요구했다. 앞서 군위군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민 74%가 반대하는 소보 유치 신청을 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최근 대구경북 국회의원 당선인 등을 중심으로 답보상태에 놓인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를 위해 향후 군위군에 양보를 요구하는 압박이 가해질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됐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이전부지 선정에서 얽힌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국방부가 조속히 선정위원회를 열어 후속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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