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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평구청장과 함께… 슬기로운 집콕 체조생활

    은평구청장과 함께… 슬기로운 집콕 체조생활

    요리·운전 피로 풀어주는 9분 영상 공개운동복 차림으로 주민 향해 추석 인사도김 구청장 “주민 정신·신체건강 도움 되길코로나 종식될 때까지 비대면 사업 발굴” “장시간 운전, 설거지 등으로 생긴 추석 명절증후군 체조로 날려 버리세요.” 운동복 차림을 한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이 명절증후군 스트레칭 영상에서 직접 체조를 하고 지역 주민에게 인사도 전했다. 지난달 30일 은평구는 유튜브 공식 채널에 ‘슬기로운 집콕 콘텐츠, 명절 증후군? 스트레칭으로 날려 버리세요’라는 제목의 9분 14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김 구청장은 “이번 비대면 명절증후군 스트레칭 영상은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한 추석 명절 연휴 기간 중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가정에서 건강한 추석 연휴를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김 구청장뿐 아니라 우경식 은평구체육회 부회장도 등장한다. 영상은 거북목과 굽은 어깨, 손목터널증후군, 졸음운전 예방 등에 좋은 네 가지 스트레칭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목쪽 후두하근을 늘려 주는 스트레칭은 한 손으로 턱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뒤통수를 앞으로 밀어 이중턱을 만들도록 한 뒤 10초간 버티는 운동이다. 이어 소개한 어깨 부근 소흉근 체조는 좋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음식을 조리했을 때 통증이 생길 경우 유용한 체조다.김 구청장은 과도한 설거지와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한 손목을 풀어 주는 운동도 함께했다. 손목 굽힘근 스트레칭은 손등을 하늘로 향하게 뻗은 뒤 손가락을 세운다. 반대 손으로 뻗은 손의 손가락을 당긴 뒤 10초간 유지하면 된다. 이 스트레칭은 팔 근육 이완과 손가락과 손목 관절의 뻐근함을 해소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과도하게 손목을 꺾지 않는 것이다. 이어 손목 폄근 체조는 주먹을 쥔 손을 앞으로 뻗는다. 반대 손으로 뻗은 주먹을 아래로 당긴 뒤 주먹을 바깥쪽으로 살짝 돌리는 자세다. 영상은 손목 폄근의 이완으로 팔과 손목을 동시에 푸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 구청장은 졸음을 쫓는 스트레칭 상체 대근육 체조를 소개했다. 두 손을 90도로 든 뒤 양손 팔꿈치를 잡은 상태에서 한쪽씩 당기는 동작이다. 이 동작은 상체의 대근육을 풀어 주면서 혈액순환을 도와 졸음을 쫓을 수 있다. 김 구청장은 “영상 제작에 함께 참여한 은평구체육회에 감사하며 이 스트레칭이 코로나19로 침체된 주민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비대면 사업을 발굴해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구민의 건강을 지키고 안전한 삶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슈&이슈] 현대건설 “3호선 파주시 까지 연장”…고양시 “글쎄?”

    [이슈&이슈] 현대건설 “3호선 파주시 까지 연장”…고양시 “글쎄?”

    선거철 단골 공약인 전철 3호선의 경기 파주시 연장이 민간자본으로 다시 추진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양시 관계자는 2일 ‘3호선 파주 연장’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이 종점인 3호선 전철을 파주시 금릉역 부근 까지 연장하는 사업으로, 먼저 노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해가 다른 주민들간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파주시는 지난 달 25일 “현대건설과 3호선 파주 연장 및 역세권 개발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업무협약식에는 현대건설 정진행 부회장과 최종환 파주시장 이외, 윤후덕·박정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3호선 파주 연장은 1년 8개월쯤 남은 지방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3호선 파주 연장사업은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후 지지부진하다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선정되고, 현대건설이 9월 18일 국토부에 민간제안서를 제출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국토부가 제안서를 빨리 검토해 줄 경우 10월 중 민자적격성 조사의뢰가 가능하며, 이후 국회 동의를 받아 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23년 말 착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기대와 달리 3호선 파주 연장은 가시밭길이 한 둘이 아니다. 당초 3호선 파주 연장은 금릉역 부근 훨씬 못미치는 운정신도시 까지 였다. 파주시는 운정까지 연장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철노선을 파주시청이 있는 금릉까지 추가 연장하되, 현대건설이 역세권에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보장해주기로 한 것이다. 파주시는 현재 입을 꼭 다물고 있지만, 현대건설에 보장해 주기로 한 사업의 규모가 공개될 경우 ‘특혜설’이 제기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고양시 구간이다. 고양시는 3호선 연장노선은 대화역-가좌지구-덕이지구를 거쳐 파주시 구간인 운정-금릉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좌지구를 거치면 노선이 훨씬 길어져 사업성이 크게 나빠진다. 실제 현대건설의 국토부 제안서에는 가좌지구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좌지구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오랜 지역구 였다. 김 장관은 그동안 선거 때 마다 가좌지구 까지 전철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고양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가좌지구를 뺄 경우 고양시는 그 민원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과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도 노선을 동쪽으로 하느냐, 서쪽으로 하느냐를 두고 여론이 나뉘었다. 진통이 예상된다. 고양시 구간 분담금도 문제다. 민간 제안사업 특성 처럼 현대건설이 일반철도사업으로 추진하면 고양시 분담금은 없다. 광역철도 처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분담하는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에는 고양시가 적지 않은 예산을 분담해야 해서 가좌지구 연장을 두고 갑론을박 반대여론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타당성 검토 결과를 신속히 내주더라도 파주시가 밝힌 2023년 착공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코앞에 닥친 수도권 ‘쓰레기 재앙’… 5년 뒤엔 버릴 곳이 없다

    코앞에 닥친 수도권 ‘쓰레기 재앙’… 5년 뒤엔 버릴 곳이 없다

    “설계에 2년, 공사에 3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매립지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쓰레기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을 놓고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립지가 위치한 인천시가 2025년 사용 종료를 발표한 뒤 자체 매립장 공모에 나서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경기도는 2015년 6월 체결된 수도권매립지정책 4자 협의체 최종합의서 준수를 주장하면서도 ‘키’를 쥔 인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인천이 빠진 3자 협의체가 대체 매립지 공모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인천이 단독 행보를 고수할 경우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의 폐쇄 주장에, 대규모 부지와 자원화시설 및 노하우를 보유한 매립지를 대안 없이 폐쇄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는 비판이 대두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2025년 폐쇄” vs “4자 합의 준수” 논란은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인천은 지난 21일 2025년 수도권매립지 3-1 공구 매립 종료에 대비해 자체 매립지 공모에 착수했다. 생활폐기물 소각재 및 불연성 폐기물을 하루 160t 처리할 수 있는 5만㎡ 이상으로 제시했다. 매립지 사용 종료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인천은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공동 매립지 조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독자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매립지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전과 체감도가 다르다. 서재희 인천시 수도권매립지종료추진단장은 29일 “2025년까지 33년간 인천이 수도권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게 되는데 2026년 직매립이 금지되면 연장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더라도 인천이 ‘영원한 매립장’으로 전락하는 것은 막아야 하고 환경 피해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을 더이상 외면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를 공동 사용하는 서울시와 경기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와 이들 지자체는 인천시에 ‘4자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공동 매립지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6월 28일 환경부와 3개 지자체가 체결한 합의에 따라 사용 중인 3-1 공구는 103만 3000㎡ 면적에 1819만t을 매립할 계획이다. 2018년 9월 3일 매립을 시작해 2020년 8월 말 현재 29.5%인 536만 4000t을 매립했다. 4자 합의안에 매립장 사용은 종료 시까지다. 2025년 매립 종료와 관련해 인천은 연평균 매립량(299만t)을 감안할 때 2024년 하반기에서 2025년 상반기에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3자 협의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생활쓰레기 및 사업장·건설 폐기물이 감소하고 올해 반입총량제 시행 등으로 매립량도 줄고 있다. 2018년 311.8만t이던 매립량이 2019년 287만t,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124만t으로 집계됐다. 쟁점은 잔여부지 사용 여부다. 합의안에는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 내에서 추가 사용한다’는 단서 조항을 뒀다. 인천시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이자 논란의 근원이다. 김정환 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장은 “지자체가 소각장 등 직매립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해 매립량을 감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생활폐기물을 초과 반입한 지자체에 대해 반입량 감축과 반입 정지기간 확대 등의 페널티를 강화하는 한편 반입량의 68%를 차지하는 건설·사업장 폐기물 감축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대체지 가능할까?… 인천 시민 설득이 우선 전문가들은 2025년 인천의 자체 매립지, 서울·경기 공동 매립지 확보 계획과 관련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수도권매립지가 아닌 다른 장소에 매립지 조성 시 최소 6~7년, 평균 10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민 반대 등으로 소송이라도 제기되면 예측 불허가 된다. 수도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남훈 안양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수도권매립지가 포화돼 새로운 부지를 구하는 방식이면 모를까 인천이 반대해 옮겨오는 것으로 인식되면 어느 지역에서 수용하려 하겠나, 인천도 대체지를 구하는 게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서울·경기의 부담이 커지더라도 인천을 설득해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서울·경기가 감축·저감 노력를 강화하고 주민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신규 매립지 조성보다 오히려 경제적 부담도 적다”고 강조했다. 4차 협의체는 3-1 공구 매립이 시작된 2019년부터 대체 매립지 논의에 착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인천은 대체지에 인천 제외 주장과 함께 대체 응모지가 없을 시 수도권매립지 잔여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자체 매립지 조성으로 선회했다. 서울·경기는 매립이 완료되지 않아 쓰레기 대란에 대한 체감이 낮은 데다 연장사용 조항이 있다 보니 대체매립지 조성에 여유를 보였다. 더욱이 반입총량제나 직매립 금지 등도 인프라 부족으로 시행이 늦어지게 됐다. 2025년 폐쇄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잔여지 사용 여부는 차치하고 4자 합의에 따라 인천에 양도된 1·2 매립장 면허권과 매립지 부지 매각대금, 반입수수료 50% 가산료,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인천 도시철도 연결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정미선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매립지가 없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면서 “법적 분쟁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4자 협의를 더욱 공고히 하고 폐기물 저감 노력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체지 논의 과정에서 인천의 자체 발주가 연장 사용의 정당성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한다. 공동매립지는 고사하고 인천 자체 매립장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일방 종료 시 예측가능한 ‘후폭풍’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인천의 매립지 공모 규모가 작다는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세계 최대 규모·첨단 시스템 갖춰 수도권매립지는 수도권 발생 쓰레기를 처리하는 난지도매립지 사용 종료에 따라 1992년 김포매립지에 조성됐다. 면적이 2074만 9874㎡로 세계 최대 규모다. 2016년 매립 완료가 예상됐지만 종량제 시행과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 금지 등으로 반입량이 줄면서 전체(1~4매립장)의 52%만 사용해 4차 합의를 통해 연장됐다. 운영 노하우와 첨단 기술이 결합돼 폐기물 처리 환경시설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3매립장은 국내 최초로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 구역을 나눠 매립하고, 폐기물은 4.5m 높이로 다진 후 50㎝ 흙을 덮는다. 매립 완료 후 5시간 이내 일일 복토해 흙날림과 냄새, 해충 서식 등을 방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 사면 계곡 매립 방식도 연구 중이다.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는 포집해 발전에 사용하며 침출수는 바닥에 차수시설을 설치해 지하수 오염을 차단한다. 매립 종료된 2매립장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침출수 매립시설 환원정화시설이 구축돼 침출수 재순환으로 처리비용 절감 및 폐기물의 분해속도를 높이는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예비군 훈련장 이전’ 인접 지자체 공공의 적 된 전주시

    ‘예비군 훈련장 이전’ 인접 지자체 공공의 적 된 전주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예비군 훈련장(전주대대) 이전을 둘러싸고 인접 자치단체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전주시는 도심에 있는 32만 2575㎡ 규모의 전주대대를 시 북쪽 끝 도도동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전주시는 전주대대를 완주군 봉동읍 106연대로 옮기려다 완주군의 반발로 무산되자 2018년 도도동 일대 31만여㎡를 새 후보지로 확정했다. 29일 현재 국방시설본부와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준비하는 등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시와 국방부는 올해 행정절차를 마무리 짓고 723억원을 들여 내년 착공,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현 예비군 훈련장 부지는 택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익산시, 김제시, 완주군 등은 ‘전주대대 이전 결사반대’를 외치며 공동대응에 나섰다. 군부대 이전 부지가 행정구역상 전주시지만 소음피해는 인접한 지자체가 떠안게 된다며 전주시를 ‘공공의 적’으로 몰아붙이는 형국이다. 이들 3개 시군은 “전주시가 군부대 이전 결정을 하기 전에 피해발생이 뻔한 인접 지자체들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이전 계획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자체는 지난해 1월 도도동으로 이전한 206항공대대의 헬기 소음에 시달리고 있어 예비군 훈련장까지 옮겨오려는 계획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3개 시군 단체장은 “항공대대 이전으로 이미 발생한 막대한 피해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군 시설의 추가 이전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완주군 이서면 주민들은 지난해 항공대대가 옮겨온 이후 소음과 진동으로 TV 시청도 제대로 못할 지경이라고 호소하지만 국방부, 전주시, 전주항공대대 등은 1년 9개월째 대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주민들은 전주대대까지 도도동으로 옮겨오면 사격장 등으로 인해 소음 피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인근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땅값 하락 등 재산권 침해도 크다고 주장한다. 3개 시군 단체장과 주민들은 결사항전에 나서겠다며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과 박준배 김제시장은 지난 18일 김승수 전주시장을 만나 “전주대대를 익산시·김제시와 인접한 도도동으로 옮기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21일에는 김제 백구면 목회자연합회가 “이전을 강행하면 교인들과 함께 특별 반대 집회를 이어 가겠다”고 경고했다. 김제와 익산 주민들은 이미 전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반면 전주시는 지역 안에 군부대를 이전하는 만큼 인접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 없고 국방부도 동의해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어 원안대로 간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도도동 예비군훈련장은 2024년부터 통합대대로 편성돼 전주, 익산, 군산, 완주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훈련장이기 때문에 인접 지자체가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주민들이 우려하는 소음은 260m 사격장이 임실 35사단 내로 이전했고 25m 사격장은 반지하로 조성하기 때문에 피해가 없다고 해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가을철 은행나무 악취는 그만”…진동수확기로 은행열매 수거

    “가을철 은행나무 악취는 그만”…진동수확기로 은행열매 수거

    “가을철 은행나무 악취는 이제 그만 ...” 평소 걸어서 출·퇴근 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가을철 이맘때면 도로에 떨어져 악취를 풍기는 은행나무 열매 때문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고 두 손으로 코를 감싼다. 곱게 노랗게 물든 단풍잎을 보면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지만, 이와는 반대로 심한 악취를 내뿜는 은행나무 열매는 전혀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같은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은행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고 공기정화 기능 등 도로변 가로수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가을철 열매로 인한 악취 문제로 많은 보행객들에 불편을 주고 있다. 부산 도심에는 왕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순으로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부산에는 3만4625그루의 은행나무가 도심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이가운데 열매를 맺는 암나무가 1만 257그루( 29.6%)이다. 각 지자체들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은행나무의 악취를 없애고자 은행나무 수종갱신, 그물망 설치 등 악취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열매를 조기 수확해 악취를 없애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인력을 동원 수작업으로 열매를 채취하는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비효율적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해결방안으로 진동수확기가 등장했다.진동수확기를 현장에 투입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진동수확기는 은행나무 열매의 악취가 시작되기 전 열매를 조기 채취할 수 있는 장비다. 부산시 산하 푸른 도시가꾸기 사업소 3대, 금정구 등 8개 기초자치단체가 각 1대 등 모두 11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당 가격은 1700만원으로 굴삭기에 부착해 사용한다. 지역내 563그루의 은행 암나무가 있는 부산 금정구는 올해 진동수확기를 사들여 은행열매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력 동원 채취 때보다 작업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관내 은행 암나무 중 45%가 있는 중앙대로(8km 구간)의 은행나무 열매 채취는 불과 2~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1개월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이같은 추세라면 관내 전체 은행 열매 수거에는 일주일 정도면 충분할것으로 보고 있다. 예년에는 작업인부 등을 동원해 2개월 가량 일을 했다. 부산 금정구는 채취한 은행나무 열매를 천연살충제, 천연비료, 연구용 등으로 사용하도록 연구기관이구민 등에게 무료 배부하기로 했다.식용목적을 제외한 활용에 한해서만 제공한다. 금정구는 5일부터 20일까지 신청 접수를 받고 선정된 대상자에게 26일 열매를 배부할 예정이다. 매년 평균 500~700여 ㎏의 은행열매를 수확했으나 올해는 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줄어 들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금정구 관계자는 “ 진동수확기 도입으로 열매 수확이 훨씬 빨라졌고 주민들이 악취로부터 해방되는 등 일석 이조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슬그머니 통과된 지자체 ‘퇴직 공무원 친목모임 지원법’에 행안부 전전긍긍

    슬그머니 통과된 지자체 ‘퇴직 공무원 친목모임 지원법’에 행안부 전전긍긍

    “우리가 입법하는 이유가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하는 건데 퇴직 공무원들의 행복을 위해 정부 재정을 지원해 달라고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히 있습니다.”(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반운영비를 국고로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리고 유사 입법례를 찾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윤종인 당시 행정안전부 차관) 20대 국회가 임기를 마치기 직전에 소리소문 없이 통과시킨 법률 하나에 행정안전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1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직 퇴직공무원들의 친목단체에 예산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지방행정동우회법’이 제정되면서 여러 해에 걸쳐 법적 근거 없이는 운영비를 지원받지 못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했던 노력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시작은 정태옥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방행정동우회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한 201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동발의자 13명 중 12명은 자유한국당 소속이었고 민주당에서는 오제세 의원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방행정동우회는 정년퇴직한 지자체 공무원들의 친목단체다. 지자체별로 지부가 있고 전체 회원은 6만여명이다. 정 의원은 제정 이유를 “전직 지방공무원들이 공직을 통해 쌓은 전문성을 이용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마련해 주고 지방행정동의회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려 함”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은퇴한 지방공무원들이 모여 “친목도모를 위한 사업, 회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하는 “친목단체”에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인 셈이다. 이 법안이 손쉽게 통과된 것은 아니다. 당장 국회 검토보고서는 퇴직공무원 간 친목 도모가 주 목적인 단체로 가입 강제성이 없고 동우회 활동이 국민 권리와 의무에 관한 사항과 구체적인 관련이 없다는 점, 그리고 제정안 내용은 동우회 회칙이나 정관으로 충분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조의섭 수석전문위원은 “입법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라고 직설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당시 행안부 차관이었던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역시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여당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다. 김한정 의원은 “야당 위원님들도 고집을 하지 않으신다면 좀 더 검토를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꼬집기도 했다. 결국 국회는 지난 3월 20일 이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실 내용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먼저 1조는 “이 법은 지방행정동우회를 설립하여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하고 국가 발전과 사회 공익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회원자격과 조직, 의사결정구조 등에 대한 간략한 조항이 있고 14조에 문제의 보조금 지급 근거를 명시했다. 당초 제정안에는 “동우회 운영과 사업에 필요한 경우”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지만 ‘동우회 운영’ 문구는 삭제했다. 하지만 ‘지방행정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 주민을 위한 공익 봉사 활동’에 한해 “사업 실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 법률 자체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행정 현장에선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당장 행안부는 7월 각 지자체에 배부하는 ‘2021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및 기금운용계획 수립 기준’에서 그전까지 들어있던 ‘행정동우회에 대한 보조금 예산편성 금지’를 삭제했다. 그전까진 지방행정동우회에 보조금을 지급할 근거가 따로 없었지만 법제정으로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사실 지방행정동우회에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건 오래 전부터 제동이 걸렸다. 이미 대법원은 행안부가 제기했던 ‘서울시시우회 등 육성 및 지원 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2013년 6월 행안부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의회가 서울시 퇴직 공무원 단체인 서울시시우회와 전직 시의원 친목단체인 의정회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특혜이자 위법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행안부는 2014년 7월 지방행정동우회에 대한 보조금 예산 편성 금지와 지원 규정 삭제 혹은 개정을 각 지자체에 통보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2015년 10월 권고사항(의안번호 제2015-358호, 퇴직 공직자단체 등의 보조금 지원 및 집행 투명성 제고방안)을 통해 “위법한 보조금 지원예산 편성 및 집행 금지에 대한 이행관리 강화”와 “보조금 규정 정비 지원”을 행안부에 권고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금도 지자체마다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조례가 있기 때문에 사업을 신청해서 인정을 받으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서 “지방행정동우회법은 결국 공모방식을 통한 지원이 아니라 사업 보조를 받기 위한 법률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직까지는 보조금 지원을 요청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지자체마다 여력도 없어 그렇다 치더라도 내년부턴 어떻게 될 지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광역지자체에서 일하는 한 현직 공무원은 “공무원 이전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납득이 안 된다”면서 “친목단체에 예산지원하는 법률을 이해해주는 국민이 한명이라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총선을 눈앞에 두고 관심이 선거에 쏠려 있는 틈에 발생한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의 결과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면서 “국가예산을 특정단체를 지원하는데 쓰도록 하는 악법을 21대 국회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

    [강남순의 낮꿈꾸기]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

    “마녀, 악인, 괴물, 좀비, 가장 비열한 인간, 대법원의 수치.” 2020년 9월 18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향한 보수주의자들의 호칭이다. 이러한 부정적 표지는 “악명 높은 RBG”라는 별명으로 전환돼 오히려 그의 역할을 지지하고 확산시키는 대중적 아이콘이 됐다. 긴즈버그는 미국 역사에서 한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최대치의 변화를 이룬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런데 긴즈버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첫째, 긴즈버그는 소위 ‘동료 결혼’(peer marriage)이라는 평등 결혼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동료 결혼이란 경제적 책임, 양육의 책임, 가사노동의 책임, 그리고 여가 시간의 자유 등 삶의 네 분야에서의 책임과 평등을 나누는 결혼을 의미한다. 21세였던 루스와 한 살 더 많았던 마틴이 결혼한 것은 1954년, 지금부터 66년 전이다. 그 오래전에 두 사람은 동료 결혼을 했고, 평생 평등 결혼 관계를 지켜냈다. 내조 또는 외조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조·외조는 이미 ‘내(內)·외(外)’라는 위치를 설정하면서 결혼 관계에서의 젠더 역할에 대한 가부장제적 고정관념을 자연적인 것으로 구성한다. 여성의 내조는 당연시되고, 남성의 외조는 과장되고 미화된다. 긴즈버그의 동료 결혼 관계를 내조·외조라는 가부장제적 개념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보수주의자들 “마녀·괴물·좀비”로 호칭 루스는 하버드 법학대학원 학생일 때 암에 걸린 마틴을 위해 그의 학업이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14개월 된 아이의 엄마로 법학대학원의 학생인 본인도 해야 할 일이 많았을 텐데, 양육과 가사는 물론 그의 학업에 차질이 없도록 밤새워 마틴 친구들의 노트를 빌려 필기를 해 학업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마틴이 먼저 졸업하고서 뉴욕에 취직했을 때, 루스는 하버드대에서 컬럼비아대로 학교를 옮겼다. 남편을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병력이 있는 동반자와 함께 사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루스가 대법관으로 임명됐을 때에는, 뉴욕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세금 변호사였던 마틴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루스를 따라서 워싱턴DC로 이직한다. 외향적이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마틴, 다소 내향적이고 늘 진지한 루스는 각기 다른 개별성을 지닌 두 인간으로 서로 지지하고 보살피며 살았다. 친구, 연인, 동료, 지지자, 동반자, 위로자, 돌봄자로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나누며 2010년 마틴의 죽음까지 56여년 동안 동료 결혼 관계를 이어 왔다. 대법관 임명 청문회장에서 루스는 마틴을 “남편”이 아닌 “파트너”라고 지칭한다. 이러한 호칭은 2020년이라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1993년에 그러한 호칭을 썼다는 것은, 결혼을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이해한 두 사람의 의식을 드러낸다. 마틴은 요리를 거의 전담했다. 그는 딸이 결정했다며 “루스가 부엌에 들어오는 것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특유의 유머를 담아 공적 자리에서 말하곤 했다. 두 긴즈버그의 삶은 진정한 파트너십의 전형을 보여 준다. 1950년대에 만났을 때부터 이미 여성의 일이 남성의 일처럼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마틴과 같은 파트너가 없었다면, 자신이 대법관으로 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루스는 회고한다. 공적 영역에서 평등을 외치면서, 사적 영역에서는 여전히 위계적인 가족 관계를 유지한다면 한 사회의 민주적 가치가 확산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편 암에 걸리자 학업 계속하게 최선 둘째, 긴즈버그는 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보여 준다. 권력을 사용하는 데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이득을 확장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는 사람, 또 다른 하나는 공공선을 확장하기 위해 쓰는 이다. 권력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무엇을 위해 그 권력을 사용하는가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이다. 긴즈버그는 대법관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인종, 계층, 성별, 성적 지향 등에 근거해 권리가 박탈된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와 평등의 확장을 위해 사용했다. 물론 우리가 모두 대법관과 같은 막강한 제도적 권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각자의 정황에서 크고 작은 권력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이득 확장, 정치세력 또는 타자를 억누르고 지배하기 위해서 쓸 수 있다. 또는 그 권력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평등하게 살아가는 가정, 집단, 사회, 그리고 세계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긴즈버그는 기존의 전통과 관습이 차별적일 때는 단호하게 저항했다. 긴즈버그의 유명한 “나는 반대한다”(I dissent)는 사적 이득이나 정치적 파당성이 아니라 공공선을 위한 권력 행사였다. 개인이 부여받은 권력은 자유와 평등 가치의 확산이라는 공공선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긴즈버그는 우리에게 보여 준다. 셋째, 긴즈버그는 페미니즘의 범주가 여성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유산을 남겼다. 그에게는 ‘페미니스트’라는 표지가 따라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성차별 문제에만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한 사회에서 한 종류의 평등 문제는 다른 종류의 평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그는 보여 주었다. 젠더 평등은 페미니즘의 출발점이지만, 도착점이 아니다. 긴즈버그는 성차별, 성소수자 차별, 한 부모 양육자로 살던 남성의 권리, 아동 이주민의 권리 또는 인종적 소수자들의 투표권 보호 등 다양한 모습의 차별 문제에 개입하고 법적 평등을 제도화하고자 자신의 권력을 사용했다. 그의 페미니즘은 제도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된 ‘모든’ 사람의 권리를 확장하고자 하는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이었다. 넷째, 87세까지 치열하게 사회개혁을 위해 일한 긴즈버그는 한국 사회에서 빈번하게 소환되는 세대론의 위험성을 알려준다. 386, 586 또는 2030 등으로 표기되는 세대론의 빈번한 소환은, 그 목적이 무엇이든 득보다 실이 많다. 세대론은 생물학적 나이를 시대적 구조와 연결하면서 특정한 나이의 사람들을 동질적 존재로 집단화한다. 특정한 시대를 산 사람들의 동질성을 전제로 하는 세대론의 치명적인 위험성은, ‘반쪽 진리’를 ‘전체 진리’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대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긴즈버그는 이제 퇴물로 물러나서 보수적 사고로 점철된 삶을 사는 구세대로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그는 생물학적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개혁의 급진성을 법적으로 제도화하고자 치열하게 일했다.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세대론을 소환하는 한 정치와 사회에서 성숙한 민주적 시민의식이 일상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주적 의식은 나이, 학연, 지연, 선후배 관계 등에 따른 집단적 동질화가 아니라 개별인의 사유와 입장의 차이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윤리적 개인주의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치 성향 다른 대법관 스칼리아와 우정 다섯째, 우리가 최후까지 지켜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인간됨이라는 것을 긴즈버그는 가르쳐 준다. 평등사회를 위해 평생 치열하게 일하면서, 그는 자신과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반대자를 적대시하지 않았다. 동료 대법관이었던 안토닌 스칼리아와의 우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긴즈버그와 스칼리아는 매우 다른 정치적 입장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돈독한 친구 관계를 이어 왔다. 여행도 함께 가고, 오페라도 함께 보고, 두 사람이 함께 오페라에 등장하기도 했다. 정반대의 관점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그런 우정을 나눌 수 있었을까. 긴즈버그는 2016년에 사망한 스칼리아의 장례식 조사에서 스칼리아가 자신에게 한 말을 인용한다. “나는 아이디어를 공격한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정치적 입장과 생각이 다르다고 반대자를 악마화하는 것이 일상인 한국에서, 긴즈버그의 태도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누군가를 악마화하는 순간 파괴되는 것은 그 타자의 인간됨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간됨이다. 개혁이란 점진적이며 고도의 인내심이 요청되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긴즈버그는 말한다. “한 번에 한 걸음씩”(one step at a time)의 철학을 가지고, 인내심을 가지고 그는 반대자들 또는 변화의 필요성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모든 이들의 평등이라는 법 정신에 근거해 설득하고자 했다. 한국이 성별, 장애, 나이, 성적 지향, 종교, 학력 등 그 어떤 것에 근거해서도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기 위해 갈 길은 참으로 멀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고자 할 때 우리가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긴즈버그는 그의 삶과 권력 사용 방식으로 가르쳐 준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영산강 죽산보, 8년 만에 결국 해체

    영산강 죽산보, 8년 만에 결국 해체

    전남 나주의 영산강 죽산보가 건설 8년 만에 결국 해체된다. 광주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28일 영산강·섬진강유역관리위원회(유역관리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역관리위는 이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시했다. 국가물관리위는 이를 심의한 뒤 조만간 해체 또는 상시 개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유역관리위의 결정은 지난해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가 제시한 방안과 같다. 앞서 금강유역물관리위는 지난 25일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 상시 개방이라는 금강 3개 보 개선 방안을 의결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금강·영산강 수계의 일부 보들이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해당 보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 등은 각각 존치와 전면 해체를 놓고 격돌,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영산강뱃길복원 추진위와 영산포홍어상인회원·농업인 등으로 구성된 ‘죽산보철거 반대 투쟁위’는 앞서 지난 25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강수계의 세종보 등을 포함해 철거 대상 3개 보의 건설 및 해체 비용이 2700여억원에 달하는 등 국민 혈세 낭비가 예상된다”며 “농업용수 이용과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서라도 죽산보를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광주전남지역 20여개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영산강재자연화시민행동’은 이날 유역관리위가 열린 나라키움광주통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산보와 승촌보 모두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평·나주 등 수계 인근 일부 주민도 “최근 폭우로 문평천이 범람했는데, 이는 죽산보 때문에 본류의 물이 원활하게 유통되지 못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며 보 철거를 요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서윤기 서울시의원, 서초구청장 재산세 감면 강력 비판

    서울시의회 서윤기 의원이 재산세 감면과 관련해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2020년 기준 서초구 주택분 재산세는 17만 7685건에 2172억 원이다. 인구가 10만 명이 많고, 세대수는 4만 4000세대가 많은 노원구는 재산세 부과 건수 20만 7748건에 323억 원에 그친다. 서초구의 주택분 재산세가 약 7배에 달한다. 서초구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더 세부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9억 원 이하의 주택분 재산세를 비교해 보면, 서초구는 8만 2652건에 254억 원이다. 노원구는 20만 7664건에 322억 원이다. 서초구의 9억 이하 재산세는 주택분 재산세 2172억 원의 11.7% 254억 원 인데 반해 노원구는 323억 원의 99.8% 322억 원이다. 강남 3구와 용산, 양천구가 9억 이하 주택분 재산세 비율이 30% 미만이다. 부자 자치구는 9억 이하 주택분 재산세를 감면해도, 미치는 영향이 타 자치구에 비해 크지 않다. 반면, 서초구의 9억 이상 주택분 재산세는 88.3%로 9만 5033건에 1918억 원이다. 노원구는 9억 이상의 주택분 재산세가 약 0.2%다. 84건에 6500만 원이다. 1억 원이 채 안 된다. 이에 서 의원은 “이런 현황을 안다면 다른 자치구청장에게 9억원 이하의 주택분 재산세 감면 제안을 할 수 없다. 해서도 안 된다. 이런 현황을 모르고 제안했다면 구청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7월 서초구의회 김정우 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서초구 구정질문을 통해 3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 감면을 제안했다. 이는 주택정책이 아닌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재난 대응 경제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조은희 구청장은 더 나아가 9억 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 감면안을 내놓았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을 부동산 감세정책의 이유로 들었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에 주택분 재산세 감면 정책 자체도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서 의원의 주장이다. 상대적으로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추가적인 재난 지원금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9억 원까지는 재산이 많을수록 코로나19 재난 지원금 성격의 재산세 감면이 많아진다. 2017년 서울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서초구의 집 없는 무주택 세대 비율은 58.4%다. 전세가 29.6%, 월세로 주거하는 비율도 25.3%에 달한다. 상황이 이런데 더 비싼 주택을 소유할수록 코로나19 재난지원을 많이 받는 것을 찬성할 국민은 없다. 재난지원금의 성격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조 구청장은 2010년 초선 시의원 시절 전면적 친환경무상급식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설 때 조 구청장은 친환경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오세훈 전 시장의 정무부시장이었다. 2010년 초겨울, 일본의 주민투표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서울과 비교 연구를 하기 위해 서울시의회에 방문했다. 이들을 정무부시장실에 소개시켜 줬고 이후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서 의원은 회상했다. 서 의원은 “이번 서초구 재산세 감면 주장을 보면서, 대권욕에 무리수를 둔 오세훈 전 시장의 데자뷰를 본다”며 “오 전 시장의 데쟈뷰와 같은 무리수를 즉각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자중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명문고 아시아계 73% 입학에… “추첨제로” vs “현행 유지”

    美명문고 아시아계 73% 입학에… “추첨제로” vs “현행 유지”

    4년간 하버드·프린스턴·MIT 졸업생버지니아주 2위 고교보다 8배 많아 신입생 인종·지역·경제 다양성 위해동문·교육감 “열정 있는 학생 뽑아야”학부모 “지역 명문고 잃을 것” 반발미국에서 명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공립고 중 하나인 버지니아주 토머스제퍼슨(TJ)과학고에서 아시아계 등 특정 인종의 수가 너무 많다며 흑인·히스패닉 비율을 높이는 새 입시제도 도입이 추진되면서 ‘찬반 논란’이 거세다. 지역 교육청은 현행 입학시험 제도를 일정 학력 수준을 충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추첨제’로 바꾸겠다는 입장이지만 학교 경쟁력이 저하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스콧 브라브랜드 페어펙스 교육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다양성을 키우는 게 고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페어펙스 교육위원회에 TJ과학고의 입학제도를 현행 입학시험제에서 추첨제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갑자기 추첨제로 한다니 당황스러워”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5월부터 미 전역을 휩쓴 흑인시위가 계기였다고 최근 보도했다. 페어펙스 교육청이 지난 6월 공개한 TJ과학고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486명) 중 아시아계와 백인이 각각 73%, 18%인 반면 히스패닉과 흑인은 각각 3%, 1%에 불과했고 이에 TJ과학고 동문들이 학생의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반발했다는 것이다. 인종적, 지역적, 경제수준별 다양성 확보를 위해 TJ과학고 동문들이 페이스북에 만든 조직은 회원만 1000명을 넘었고, 이들 역시 입학제도의 변화를 요구했다. 교육청은 추첨제 도입 시 아시아계 학생의 비중은 54%로 내려가는 반면 백인은 25%, 히스패닉은 8%, 흑인은 7%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첨제이긴 하지만 핵심 수업(영어·수학·과학 등)의 평균 학점이 3.5(4점 만점)를 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뽑기 때문에 아시아계의 강세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반면 추첨제가 학교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보는 학부모들은 서명운동에 나섰다. 현행 입학시험제를 유지하면서도 다양성을 확보하는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한 주민은 “아이가 꾸준히 TJ과학고를 준비했는데 갑자기 다음 신입생부터 추첨제를 도입한다니 당황스럽다”며 “결국 우리 지역이 명문고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첨제를 찬성하는 주민들은 TJ과학고가 1985년 문을 연 이래 학생의 인종적 다양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수없이 했지만 지속적이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학부모들 학원에 연간 1170만원씩 넘게 써” 브라브랜드 교육감은 지난 23일 지역주민과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 “TJ과학고에 입학하려고 부모들이 사설 학원에 1년에 1만 달러(약 1170만원)가 넘는 돈을 들인다”며 “현행 시험제도는 학생들의 학업 잠재력 대신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을 과도하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학신청비(100달러)도 폐지하겠다며 “단지 어려운 수학 과목을 이수한 학생이 아니라 열정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려 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페어펙스카운티에 소재한 TJ과학고는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2020년 전미 고교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또 비영리교육단체 폴라리스리스트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하버드·프린스턴·MIT 등 3개 대학 졸업생 중 TJ과학고 출신이 96명이었다. 이는 버지니아주에서 2위를 차지한 고교(12명)보다 8배나 많은 수치다. TJ과학고의 올해 입학률은 약 19%로 5대1가량의 경쟁률을 보였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김정은 진정한 사과로 보지 않는 이유들,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김정은 진정한 사과로 보지 않는 이유들,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는 대단히 이례적으로, 그것도 신속하게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해 미안하다는 뜻을 밝힌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기에는 모자란 구석이 적지 않다. 첫째 우리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통일전선부 통지문이 26일 오전 북한 매체에 일절 보도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북녘 주민들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우리 어선의 북방한계선(NLL) 월선 여부를 단속하던 남한의 8급 공무원이 부유물 하나에 의존하다 북한 군 병사의 심문을 받고 5시간여 뒤 총격을 받아 숨지고 부유물에 기름을 부어(통지문의 주장, 우리 군은 시신을 불태웠다고 보고 있다) 불태웠다는 사실 자체가 발생한 것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고 지도자의 사과라면 주민 모두와 정보를 공유한 상태에서 고개 숙여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하는 일이 먼저여야 하는데 김 위원장의 사과는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국민에게 두루뭉술하게 유감 표명한 것에 가깝다. 둘째 참담한 사태 직후 우리가 북측에 요구한 것은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진정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통전부의 통지문은 진상 규명 대목에서 우리 쪽 분석 결과와 딴 소리를 하고 있고, 책임자를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그저 어찌됐든 문제의 공무원이 국경을 넘은 것은 맞지 않느냐, 자신들의 대응에 과잉된 대목이 있긴 하지만 그 점은 분명하니 거기에 대해선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고 지도자와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나 지난 7월 탈북자가 재월북해 멀쩡하게 개성 시내에 다시 나타났는데도 이를 적발하지 못한 군 부대를 심하게 문책하며 무조건 사살하도록 명령을 내린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는지에 대한 반성도 없어 보인다. 이모(47) 씨는 무장한 군인도 아니었다. 우리 군 당국의 분석이 맞다면 차가운 물속에서 30여 시간을 부유물 하나에 의지해 표류하다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됐고 5시간 동안 물속에서 심문을 받으며 적어도 “대한민국의 누구”라고 신원을 밝힌 이를 총을 쏴 죽였다. 월경을 한 죄가 있지만 물 밖으로 나오게 해 휴식을 취하게 한 뒤 구금하고 심문해 죄를 묻고 귀환 의사를 확인해 송환 내지 재판 절차를 준비했으면 될 일이었다. 우리 군 당국의 분석대로 시신을 불태워 바다로 떠보낸 것이 옳다면 자신들의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작태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001년 9·11 테러를 획책해 3000명 넘는 무고한 인명을 숨지게 한 오사마 빈 라덴을 파키스탄 북부에서 참수하고 시신을 인도양에 수장했다고 해서 미국 국무부에 비난이 쏟아졌던 것도 아무리 무고한 희생을 불러일으킨 흉악한 범죄자라도 그 가족들에게 시신만은 돌려보내주는 것이 인간으로서 마지막 도리이기 때문이었다. 총격을 가해 목숨을 빼앗았더라도 시신만은 유족들에게 돌려보내줘야 한다. 김 위원장이 이런 잘못까지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그저 김 위원장은 남한 국민들의 분노가 신경 쓰이고, 향후 정작 남쪽의 도움이 필요할 때 이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겠으며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명한 정도라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최고 존엄의 위엄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주민들에게는 이런 끔찍한 일이, 자신들의 군인들이 이런 무람한, 인간으로선 해선 안될 행동을 했다는 점을 알리지도 않고 이쯤에서 봉합하자는 메시지를 외부에 발신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군과 국방부의 늦장 대처, 5시간 동안 어떤 외교적,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될 때까지 7시간 넘게 지체된 점 등 때문에 곤혹스럽고 난감한 상황에 몰린 집권여당과 청와대는 이달 초 두 정상 간에 오간 친서 내용, 통전문을 주고 받을 정도로 국정원-통전부의 소통 경로가 살아 있었음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이번 끔찍한 사변이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둥으로 성난 여론을 다독이려 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목소리 큰 이들이 그런 목소리를 확대 증폭하는 것도 볼썽 사납다. 이쯤에서 끝내자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보내는 셈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사과가 진정성을 결여한 대목이 많아 이런 정부 여당의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유족들의 슬픔을 달래는 데도 한참 모자란다. 기자는 그렇다고,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처럼 이 문제를 정부 여당을 허물어뜨리는 소재로 활용하려는 정략에도 반대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유족들을 26일 면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마뜩찮다.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해 자꾸 우리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 같아서다. 유족들의 분노와 화를 다독이는 데 지금 이 시점이 적절한 시점인지 돌아봤으면 한다. 지금 야당의 역할은 군과 국방부, 국정원, 청와대의 대응과 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 남북 공동조사를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는데 야당이 통 크게 이런 목소리에 하나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현재 우리는 남북관계를 영원히 1970년대 냉전의 언저리로 돌려보낼 수도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는지 모른다. 국민들의 분노와 화, 절망감이 어떤 당국과 지도자의 대화 의지보다 작지 않고 하찮지 않다. 문 대통령도 얼렁뚱땅 넘어가 미래 세대의 통일 노력까지 물거품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동포에게 총부리를, 그것도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저지르는 집단의 잘못을 엄중히 묻지 않은 채 화합하고 일치된 목소리로 민족의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다. 물론 이 일이 나중에 민족의 명운에 조그만 문제가 될 수는 있다. 그것은 양쪽 모두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고 상대를 존중할 때 가능한 일이다. 그래야 협상도 하고 통일도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 사안은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명원 경기도의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동부천IC 건립 토론회 개최

    김명원 경기도의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동부천IC 건립 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명원(더불어민주당·부천6) 의원은 지난 24일 부천시청에서 부천시 관계자, 부천시민연합 등과 함께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동부천IC 건립의 문제점과 대안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는 광명시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강서구 방화동을 연결하는 총 연장 20.2㎞, 사업비 1조 7654억 원이 소요되는 민자사업으로 부천 통과구간은 6.4㎞이다. 해당 공사는 작동산 훼손 등 자연환경 파괴, 소음·분진 등 주거지역 피해, 학교 인근 어린이들의 통학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주민들이 계속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진우 도시생태학연구센터 박사는 동부천IC 건립으로 인해 작동산 훼손, 까치울초등학교 인접에 따른 학생들의 통학위험, 훼손 예정지의 생태보호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동부천IC의 문제점과 대안을 설명했다. 김 도의원은 “동부천IC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녹지훼손, 차량소음, 분진으로 인한 환경피해는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라면서 “까치울역 옆 진출입로를 지하화하고, 지하 진출입로에 무인 하이패스를 설치하면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동부천IC를 건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원미정 경기도의원, 경기도 특별조정금 14억원 확보

    원미정 경기도의원, 경기도 특별조정금 14억원 확보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원미정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8)이 대부도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에너지팜 건립을 위한 특별조정교부금 예산 5억원과 안산문화광장 스마트 공연장 조성 사업을 위한 예산 9억원을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특조금 확보로 안산시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수소 관련 산업인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에너지팜의 건립으로 신산업 모델 실현 및 지역특화 6차산업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하여 에너지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냉·난방 등 실내 환경제어를 통한 작물 재배와 지역 특화작물 생산·판매, 가공, 체험교실 등 6차 산업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 의원은 “농업과 신재생에너지의 산업 간 연결을 통한 상생발전 방안 실현으로 대부도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이 될 사업으로 작용할 것이다”면서 “지역주민의 소득증대 및 일자리 창출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산 문화광장 내 썬큰광장에는 고정식 무대와 관람석이 설치돼 있으나, 무대 면적이 좁고 높으며 캐노피 높이가 낮고 구조체의 기둥이 두터워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또 반대편 객석까지의 거리가 애매해 가운데 수공간이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각종 행사, 축제 시 무대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특조금 확보를 통해 공연장 시설을 개선해 지역 주민 및 예술인들의 스마트 공연장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 의원은 “다양한 문화예술 축제 및 휴식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안산 문화광장 내 공연장 개선을 통해 지역 예술인들의 버스킹 등의 상시 공연 지원으로 문화예술 창달과 광장 활성화가 촉진되고 이를 통해 주변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명원 경기도의원, 경기도 건설·교통분야 노동이사제 적용 관련 토론회 개최

    김명원 경기도의원, 경기도 건설·교통분야 노동이사제 적용 관련 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명원 의원(더불어민주당·부천6)은 지난 22일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회의실에서 한국노동연구원 이정희 연구원의 ‘노동이사제와 민주주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회를 맡은 김 의원은 “우리에게는 아직 노동이사제라는 용어가 낯설지만 이미 유럽의 상당수 국가가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 또한 16개 산하기관에서 노동이사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토론회의 주제인 노동이사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발제를 맡은 이정희 연구위원(경영학 박사)은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정치 분야에서 민주주의를 이루어 냈다면, 앞으로는 경제 분야의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소득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직장 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 노사 대립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예방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며 노동이사제의 기대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또 최근 서울시 산하 기관들의 노동이사들이 견제와 감시 역할, 현장과의 교감 능력, 노동자 관점의결 등 노동이사제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기공항리무진버스 김철수 부장은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반대 의견을 내다가 노동이사로서 찬성의견을 낸다든지 하는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자노련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이철 총무국장도 “노동이사가 오히려 노조를 견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노사 양측 모두 노동이사제의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런 입장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실제로 상임이사를 수행하던 직원이 이사회에 참석했을 때 동등한 이사회 구성원으로 대우할지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노동이사의 이중적 지위에 대해 인정하면서 앞으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오늘 토론회를 통해 노사상생을 위해 노동이사제의 필요성은 확인했고 서울시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민간부분에서는 아직은 이른 감이 있음을 느꼈다”며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 했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대표가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고 기관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편화된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가 2016년부터 산하 투자·출연기관에 근로자 이사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하면서 처음으로 도입, 시행하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내 걸었으며, 최근 더불어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가의 천적’ 日여기자 “아베 정권보다 더 나빠질까 걱정”

    ‘스가의 천적’ 日여기자 “아베 정권보다 더 나빠질까 걱정”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천적’으로 불리는 일본 여기자가 자신의 칼럼에서 스가 총리의 관료와 언론에 대한 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앞으로는 국민의 관점에서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쿄신문의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는 22일자 조간에 실린 ‘스가 새 총리에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 ‘절대로 문제 없다’, ‘지적이 타당하지 않다’ 등 판에 박힌 말로 일관하며 국민에 대한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총리가 된 만큼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국민의 관점에서 정치를 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모치즈키 기자는 “스가 정권에서는 관료들이 제 할 말을 할수 없게 되는 분위기가 강해져 아베 정권보다도 정보 공개가 더 후퇴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고 지적하며 스가 관방장관 시절 내각인사국을 통해 관료 인사를 철저하게 통제해 ‘스가에게 찍히면 출세할 수 없다’, ‘이상하더라도 이상하다고 지적할 수 없게 됐다’는 등의 말이 불문율로 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가 총리는 관료 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압박을 가했다”며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나는 2018년 12월 오키나와 헤노코(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미군 비행장 건설 예정지) 매립공사와 관련해 스가 관방장관에게 현장에서 적토(붉은흙)가 확산되고 있는데 국가가 사실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자 이틀 뒤 도쿄신문 편집국장 앞으로 질문이 잘못됐다며 항의문이 발송됐다. 내각 기자클럽에도 관저 보도실장 명의의 항의문이 나붙었다” 모치즈키 기자는 사회부 소속임에도 대부분 정치부 기자들이 참석하는 관방장관 정례 브리핑에 나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스가 관방장관을 여러 차례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모치즈키 기자가 질문 기회를 얻어 발언하면 스가 장관은 특유의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건성건성 듣는 모습을 연출했고 성의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2017년 6월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논란과 관련해 모치즈키 기자가 40분간 23차례 질문했던 일은 큰 화제가 됐다. 스가 장관은 당시에도 도쿄신문에 항의했다. 지난해 2월 아베 총리 개인비리 의혹과 관련한 물음에 답변을 피하는 스가 장관에게 모치즈키 기자가 문제를 제기하자 “당신에게 답할 필요가 없다”고 신경질적으로 말한 뒤 회견장을 나가기도 했다. 이번에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되면서 두 사람의 정례 브리핑 공방전은 막을 내리게 됐지만, 새로 임명된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의 브리핑에서는 모치즈키 기자가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주목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현실 같은 연극 풍경

    현실 같은 연극 풍경

    특수학교 설립 vs 한방병원 유치130분간 팽팽한 찬반 토론회 배경 극장에 들어가기 전 관객들은 팔찌를 찬다. ‘수리구 주민토론회 입장권’이다. 객석은 찬성과 반대를 골라 앉을 수 있다. 한강시 수리구에 세우려는 공립특수학교를 두고 열리는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는 기분이 들어 내심 긴장된다. 비틀스의 ‘이매진’이 흘러나오는 무대 위 국회의원, 교육감을 사이에 두고 찬반이 나뉜 토론석에서 팽팽한 기운이 감돈다.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극단 신세계 신작 ‘생활풍경’은 2017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신설을 둘러싸고 열린 주민토론회를 바탕으로 창작했다.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두 시간씩 걸려 통학하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공부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 부모들과 수리구에 특수학교는 이미 한 곳이 있으니 국립한방병원을 설립해 누구나 저렴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주민 비상대책위원회가 맞붙었다. 아는 이야기라 더 그랬을까. 130분간 토론회가 숨이 막히도록 치열하고 복잡하다. 폐교한 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교육감과 총선 때 한방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국회의원은 양쪽의 대리인이다. 교육감 정해진은 입장이 확고하다. 여기에 인상 푹푹 쓰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던 국회의원 한길만은 중간에 토론회장을 박차고 나가 버리기도 한다. 사이에서 “장애인이라고 더 해달라는 게 아니라 똑같이만 해달라는 거예요”라는 부모들의 절규와 “당신들만 힘든 것 아니에요”라는 비대위의 처절함을 저울질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장애인이든 아니든 학교는 갈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따금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반대쪽보다 훨씬 잘 들린다. 비대위 주민들의 혐오 발언이나 무심코 내뱉은 감정에 곧바로 장애학생 부모들이 “장애우라고 하지 마세요”, “딱한 거 아니에요”라고 바로잡으며 일상에서 잘못 사용하는 표현을 일깨워 준다. 그러나 “집값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다”라며 단순히 ‘님비’로 치부하는 일에 억울함을 표시하는 비대위 주민들도 저마다 사연이 있다. “잘살고 싶다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라며 한방병원으로 동네가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은 그것대로 또 간절해 보인다. 배우들은 무대 위 토론자뿐 아니라 객석 곳곳에서 주민 방청객으로 함께한다. “거짓말하지 마”, “뭐 하는 거야”라며 쉴 새 없이 화를 내거나 구시렁대다가 발언권을 얻으면 무대로 뛰어나가 울분을 토한다. 객석에선 마스크를 쓰다 무대로 나갈 땐 마스크를 벗고, 다시 돌아오며 마스크를 올리고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모습은 2017년 토론회를 지켜보는 지금 2020년의 또 다른 생활풍경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특수학교 vs 한방병원’ 열띤 토론회 초대된 관객들…그 속엔 복잡한 ‘생활풍경’

    ‘특수학교 vs 한방병원’ 열띤 토론회 초대된 관객들…그 속엔 복잡한 ‘생활풍경’

    극장에 들어가기 전 관객들은 팔찌를 찬다. ‘수리구 주민토론회 입장권’이다. 객석은 찬성과 반대를 골라 앉을 수 있다. 한강시 수리구에 세우려는 공립특수학교를 두고 열리는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는 기분이 들어 내심 긴장된다. 비틀스의 ‘이매진’이 흘러나오는 무대 위 국회의원, 교육감을 사이에 두고 찬반이 나뉜 토론석에서 팽팽한 기운이 감돈다.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극단 신세계 신작 ‘생활풍경’은 2017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신설을 둘러싸고 열린 주민토론회를 바탕으로 창작했다.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두 시간씩 걸려 통학하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공부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부모들과 수리구에 특수학교는 이미 한 곳이 있으니 국립한방병원을 설립해 누구나 저렴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민 비상대책위원회가 맞붙었다. 아는 이야기라 더 그랬을까. 130분간 토론회가 숨이 막히도록 치열하고 복잡하다. 폐교한 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교육감과 총선 때 한방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국회의원은 양쪽의 대리인이다. 교육감 정해진은 입장이 확고하다. 여기에 인상 푹푹 쓰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던 국회의원 한길만은 중간에 토론회장을 박차고 나가 버리기도 한다. 사이에서 “장애인이라고 더 해달라는 게 아니라 똑같이만 해달라는 거예요”라는 부모들의 절규와 “당신들만 힘든 것 아니에요”라는 비대위의 처절함을 저울질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장애인이든 아니든 학교는 갈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따금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반대쪽보다 훨씬 잘 들린다. 비대위 주민들의 혐오 발언이나 무심코 내뱉은 감정에 곧바로 장애학생 부모들이 “장애우라고 하지 마세요”, “딱한 거 아니에요”라고 바로잡으며 일상에서 잘못 사용하는 표현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집값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다”라며 단순히 ‘님비’로 치부하는 일에 억울함을 표시하는 비대위 주민들도 저마다 사연이 있다. “잘살고 싶다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라며 한방병원으로 동네가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은 그것대로 또 간절해 보인다. 배우들은 무대 위 토론자뿐 아니라 객석 곳곳에서 주민 방청객으로 함께한다. “거짓말하지마!”, “뭐 하는 거야?”라며 쉴 새 없이 화를 내거나 구시렁대다가 발언권을 얻으면 무대로 뛰어나가 울분을 토한다. 객석에선 마스크를 쓰다 무대로 나갈 땐 마스크를 벗고, 다시 돌아오며 마스크를 올리고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모습은 2017년 토론회를 지켜보는 지금 2020년의 또 다른 생활풍경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에딘손 카바니가 ‘뱅그르르’ 축구화 벗고 토 슈즈 신은 이유

    에딘손 카바니가 ‘뱅그르르’ 축구화 벗고 토 슈즈 신은 이유

    키 184㎝에 몸무게 71㎏의 축구스타 에딘손 카바니(33·우루과이)가 스파이크 징이 달린 축구화를 내던지고 발레 토 슈즈를 신은 채 뱅그르르 몸을 돌릴줄 누가 상상이나 했는가?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망(PSG)과의 계약기간이 끝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동갑내기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한솥밥을 먹느냐를 놓고 축구계의 관심이 높다. 이 와중에 그가 지난 7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국립발레학교를 찾아 동영상을 촬영한 것이 눈길을 끈다고 지난 11일 AFP 통신이 전했다. 우루과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견줘 아주 작은 나라지만 월드컵 우승을 두 차례 하는 등 축구에 열광적인 나라다. 사내 아이들은 무조건 축구부터 배운다. 우루과이 축구 팬들은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 구호 “가라 차루아(Garra Charrua)”를 외쳐댄다. 이 나라 최후의 원주민 차루아족의 용맹한 정신, 발톱을 세운 차루아족을 가리킨다. 이런 투쟁 정신, 때로는 반칙이나 지저분한 플레이도 용인하는 것이 우루과이 축구인데 카바니의 플레이도 이런 정신이 투영돼 있다. 그런 카바니가 발레란 딴소리를 한 것이다. 국립예술훈련학교(ENFA)에서 어린 소년들이 발레를 배우겠다는 마음을 갖도록 캠페인을 펼치는데 도와달라고 초청한 것을 받아들였다. 그는 동영상을 찍기 전 프로 발레리나로부터 피루엣(pirouette, 제자리 돌기)과 글리사드(glissade, 활보로 춤추기) 등 기본 동작들을 익혔다. PSG 구단 역사에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그는 긴 머리칼을 휘날리며 AFP에 “모든 소년들이 축구를 해야 한다는 견해를 공유하지 않는다”며 “난 소년들과 소녀들이 열정을 느끼는 것들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잘 훈련되고 매일매일 확고한 구조를 갖고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믿기지 않는 경험을 했다. 댄서들은 내게 어떻게 스텝을 걷는지 설명했다. 내가 봤더니 그들은 정말 존경할 만했다! 춤이란 대단한 뭔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경영학 학위를 갖고 있는 아내 조슬린 부르가르트 때문에라도 발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내 인생의 동반자가 춤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다. 파리에 있을 때 발레를 보러 다니곤 했는데 그곳에서 우리는 대단한 시간을 보냈고 정말 즐거웠다.” ENFA의 발레, 현대무용, 탱고, 민속무용, 리릭 아트 등의 수업을 듣는 440명 학생 가운데 남자 아이의 비율은 4분의 1이 안 된다. 특히 현대무용 부문은 148명이 여자, 12명이 남자 아이였다. 이 학교의 나탈리아 소브레라 사무총장은 “젠더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탱고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최근 몇년 동안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 아이들이 입학했다가도 집안의 반대에 부닥쳐 결국 그만 두고 만다고 개탄했다. 친구들이 놀리니까 토 슈즈를 가방에 꽁꽁 숨기고 다니기도 한다. 아버지가 소지품 검사를 해 혼쭐내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카바니는 캠페인에서 가족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충북도청 서문서 1인시위로 맞붙은 제천-영동

    충북도청 서문서 1인시위로 맞붙은 제천-영동

    충북 청주에 위치한 자치연수원 이전을 놓고 제천시와 영동군이 충돌하고 있다. 연수원이 옮겨가는 제천시와 이전을 반대하는 영동군이 같은 장소에서 1인시위를 하는 진풍경까지 연출되고 있다. 19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연구용역을 통해 충주·제천·단양 등 도내 북부지역 3곳 가운데 제천이 새청사 후보지로 결정됐다. 제천은 북부권에서 지역내 총생산이 가장 낮고, 자연환경이 좋아 후보지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에 위치한 자치연수원은 도내 시·군 공무원과 도민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도 소속 공무원 40여명이 근무하며, 연간 교육인원은 1만1400여명이다. 4만1000㎡부지에 7739㎡ 규모로 지어질 새 청사는 강의실, 대강당, 자료실, 전산실, 의무실, 체력단련장 등으로 꾸며진다. 이전에 필요한 사업비는 441억원 정도다. 새 연수원은 2023년 12월 준공예정이다. 도가 이런 결정을 내리자 먼저 1인시위에 나선 것은 영동군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영동군 지부는 지난 6월 15일부터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이전 철회를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대논리는 3가지 정도다. 현재 자치연수원이 충북 중심부인 청주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만 제천으로 옮기면 영동군 공무원들은 차로 3시간 정도 가야하고 교육비도 증가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균형발전을 위한다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보은, 괴산 등이 후보지로 타당하다는 것이다.그동안 영동지역 움직임을 지켜보던 제천시는 지난 18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1인시위를 시작했다. 이날 자치연수원 제천이전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다. 제천지역 주민들은 다음주에도 1인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월요일은 통장협의회, 화요일은 주민자치위원회, 수요일은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회원 등이 1인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영동에 대응하며 자치연수원 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1인시위에 나서는 것”이라며 “도가 이전을 결정한 만큼 신속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 지역은 정치권도 충돌하고 있다. 김국기 의원(영동1)은 지난 3일 열린 제38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발언을 통해 ‘자치연수원 이전 철회’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영동군민 뿐만 아니라 도내 공무원 대다수가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며 “자치연수원 제천 이전으로 인한 남부권 주민들의 박탈감과 상실감을 헤아려달라”고 했다. 반면 전원표(제천2) 의원은 “영동군이 도청 주변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봤는데 애석하기 짝이 없다” 며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퍼포먼스를 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도는 계획대로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시종 지사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필요한 사업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가치 높은 소형 중심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 정당계약 앞둬

    가치 높은 소형 중심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 정당계약 앞둬

    최근 아파트 매매가의 가파른 상승세와 더불어 소형 아파트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형 주택형으로만 구성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가 정당계약을 앞두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소형 주택형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림산업이 수도권 마지막 비조정대상지역인 김포시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가 실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는 최근 김포의 비조정대상 지역 유지와 함께 대림산업만의 특화설계등이 적용된다. 특히 이 단지는 공공택지 내에 위치한 소형 주택형 중심의 단지로, 3.3㎡당 800만원 후반대의 경쟁력 있는 분양가로 공급되어, 내 집마련을 고심하는 실수요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공급되는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는 지난 1차와 달리 소형으로만 평형을 구성해 젊은 실수요자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는 단지 앞으로 뻗어있는 김포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송초등학교, 통진중학교, 통진고등학교가 500m 인근에 위치한 학세권 단지다. 또한 도보 통학 시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단지 앞으로 조성되어 있는 육교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이 단지는 주변이 공원 부지와 맞닿아 있는 공세권 단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의 단지 북측으로는 마송5 어린이공원이 맞닿아 있으며, 남동측으로도 마송제3, 4호 근린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편 이 단지는 마송지구 인근에 이미 조성돼 있는 여러 산업단지와 인접하고 있어 직주근접성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 인근으로는 김포상마 일반산업단지, 김포통진 팬택 일반산업단지, 귀전첨단 산업단지 등 다수의 산업단지가 위치하고 있어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추고 있다.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는 대림산업만의 특화설계인 ‘C2하우스’를 적용한다. C2하우스는 내력벽을 최소화함으로써 세대 구성 및 취향에 맞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한 주거평면이다.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세대 구조를 쉽게 변경할 수 있으며, 수납을 극대화한 현관 팬트리와 세탁과 건조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세탁존 등 합리적인 주거 동선을 고려하여 입주자의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로는 피트니스, 스크린골프타석, 라운지카페(작은도서관), 실내놀이터, 독서실, 어린이집, 경로당 등이 계획돼 있다. 재택근무가 필요한 입주민들과 학생들을 고려한 공유오피스겸 스터디룸과 마송택지지구 최초의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차량 탑승을 위한 단지 내 회차 공간 및 실내형 맘스스테이션 등 입주자 편의를 고려한 다양한 시설을 제공한다.‘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의 정당계약은 9월 21일~24일 4일간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주택전시관은 김포시 장기동에 위치해 있으며, 대림산업은 복잡해진 청약조건과 관련한 청약정보 및 전문가 초빙을 통한 시장분석 및 부동산규제 관련 정보 등 수요자들을 위한 다양한 비대면 정보를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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