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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골목마다 ‘디자인’ 입혔더니… 어느덧 ‘안전 1번지’

    [현장 행정] 골목마다 ‘디자인’ 입혔더니… 어느덧 ‘안전 1번지’

    담벼락에 야광 페인트 칠하고 “행복하세요” 등 소통 문구 새겨 “사람들의 기본적인 양심 덕분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려다가도 잔소리하는 ‘무단 투기 금지’ 전자 게시판을 발견하면 움찔해 못 버리겠네요.”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30일 마천1동과 2동 뒷골목 구석구석을 한 시간 동안 직접 걸으며 안전마을 만들기 사업을 꼼꼼히 살폈다. 마천1동은 지하철 5호선 종점인 마천역 근처지만 버려진 집이 있을 정도로 취약한 지역이다. 저렴한 다세대주택이 많다 보니 한때 거마(거여동·마천동) 대학생이라 불리던 다단계 피해자들의 집단 거주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빈집까지 생겨났다. 송파구는 서울시의 ‘주민 참여 안전마을 만들기 사업’ 공모에 참여해 2억원의 예산을 땄다. 이 예산으로 마천역 주변 마천1동을 안전한 행복 마을로 꾸미려 한다. 마침 박 구청장이 찾은 날에는 마천역 2번 출구 앞 마트에 얼마 전 도둑이 들었다며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울시 안전마을 사업 공모에는 12개 구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송파, 중랑구가 선정됐다. 송파구는 강남 3구로 분류되긴 하지만 송파의 강남이라 할 만한 잠실과 그 외 지역 간 격차가 극심하다. 특히 마천역 주변은 좁고 밀집된 미로형 골목과 낡은 주택 때문에 연쇄 화재와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마천1동은 지난해 골목길 경관 개선 사업을 벌인 바로 옆 마천2동처럼 바뀐다. 마천2동에서는 형형색색의 계량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붉은색 벽돌로 된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마천2동 골목에는 모퉁이마다 폐쇄회로(CC)TV뿐 아니라 반사경까지 설치됐다. 담장에는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박 구청장은 “노란색 페인트가 야광이라 밤에도 골목길을 밝히는 거죠?”라며 확인했다. 유리로 된 다세대주택 출입문에는 범죄 예방을 위한 미러시트와 ‘안녕하세요’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었다. 거울과 같은 효과를 내는 미러시트로는 밤늦은 퇴근길에 혹시 뒤따라오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빈집털이범이 주로 이용하는 주택 외벽의 가스관에는 범죄 예방 효과를 위해 특수 형광물질을 발라 놓았다. 전봇대에는 불법 광고 스티커가 붙지 않는 특수 페인트를 칠했다. 담벼락 위에 곱게 핀 꽃 상자 화분과 곳곳에 있는 ‘반가워요’ ‘행복하세요’ 등의 주민 소통을 위한 문구는 행인들의 마음에 절로 따뜻한 봄바람을 불러온다. 쓰레기 무단 투기가 잦은 귀퉁이에는 CCTV와 음성 안내가 되는 전자 게시판이 있는 클린지킴이가 있다. 마천2동 주민센터 직원은 “CCTV 껍데기만 달아도 좋다는 민원도 있지만 행정기관에서 그럴 순 없었다”고 귀띔했다. 박 구청장은 “골목길마다 차이가 큰 것은 아직 ‘안전 송파’를 위해 갈 길이 멀다는 증거이지만 송파구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더 뛰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부산 서구 초장도 마을지기사무소 ‘인기짱’

    부산 서구 초장도 마을지기사무소 ‘인기짱’

    “꼭 필요한 서비스, 정말 고마워요.” 부산 서구 초장동 마을지기사무소가 소소한 생활불편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능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구는 올해 초부터 창조르네상스사업의 하나로 73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을지기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마을지기사무소는 단독주택 거주 주민들에게 아파트 관리사무소처럼 주택 유지·관리 서비스와 각종 생활편의를 제공하는 곳이다. 누수, 누전, 동파, 배관 막힘 등 긴급서비스를 비롯해 문·창 부속품이나 배선·전등 부속품, 욕실용품의 교체·수리 등 소규모 주택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종 공구 대여와 함께 24시간 무인택배서비스, 팩스·문서 출력 등 간단한 행정서비스도 하고 있다. 서구 지역 단독주택(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 포함) 거주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 비용은 출장비(5000원)와 재료비가 전부이다. 기초수급자·독거노인·차상위계층은 출장비는 물론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2만 5000원 이하 재료비까지 무료다. 한 번씩 필요하지만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운 전문공구도 2000원이면 빌려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불과 3개월여 만에 200건이 넘는 각종 민원이 신청될 정도로 인기다. 지난 1월 갑작스런 한파로 인한 동파 수도배관 수리 및 보온재 교체작업이 가장 많았다. 싱크대 코브라 수전이나 화장실 변기 수전, 전기 등에 대한 수리요청도 잇따랐다. 강모(61·서구 남부민동)씨는 “지난겨울 에어캡(뽁뽁이) 단열시트 설치, 싱크대 코브라 수전 교체 등 5차례 서비스를 받았다. 그동안 비용 부담 때문에 불편해도 참고 살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만족해했다. 서구는 올 하반기에 남부민동 1동에 추가로 마을지기사무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마을지기사무소에는 공공근로자 등 3명이 근무하고 있다. 만능수리공 김문홍씨는 “출장을 다니다 보면 저소득층이나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비용부담 때문에 집에 물이 새고 전등이나 방문이 고장 났는데도 그대로 방치해 놓고 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런 분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승용차 한 대 크기’ 푹 꺼진 인천 전통시장

    ‘승용차 한 대 크기’ 푹 꺼진 인천 전통시장

    인천 재래시장에 커다란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인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8일 낮 12시 26분쯤 인천 동구 송현동 중앙시장에 지름 6m, 깊이 5m가량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인근을 지나던 한 주민은 “동인천역 인근 중앙시장 바닥이 푹 꺼졌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은 현장 주변을 통제한 채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인천 동구는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복구 작업을 벌였다. 한편 지역 시민단체인 중·동구 평화복지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고가 인근의 김포∼인천 간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중·동구 평화복지연대는 지역 주민의 민원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일어난 예견된 사고라며 민관 공동 조사단을 구성과 제2외곽순환도로 공사 중단 등도 요구했다. 김포∼인천 간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는 내년 개통될 예정이다. 인천 중구 항동 남항부두에서 경기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를 잇는다. 1조 5000여억원이 투입돼 길이 28.6㎞, 너비 20∼37m(왕복 4∼6차선)로 건설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빨간조끼 입고 달려가는 서초 ‘현장 木민관’

    빨간조끼 입고 달려가는 서초 ‘현장 木민관’

    한달 걸리는 민원 3일 만에 처리 지난 24일 오전 10시. 서초구 반포4동에 ‘빨간 조끼’의 순찰팀이 떴다. 매주 목요일 민원 현장을 살피러 나오는 ‘서초 목민관(木民觀)’들이다. 목민관(牧民官)은 본래 조선시대 백성을 다스리던 고을 원이나 수령을 일컫는다. 서초 목민관은 목요일마다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을 본다는 뜻으로, 한자가 살짝 다르다. 이날 순찰팀은 네 군데 민원 현장을 돌았다. 반포4동에선 건물 철거 후 토사가 노출돼 담장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탄원서가 날아왔다. 현장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담장 하부에 살짝 손만 대도 흙과 돌, 콘크리트 잔해가 흘러내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순찰팀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건축과 관계자와 토지주에게 즉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찾은 신논현역은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설치된 길말뚝이 보행자 통행을 방해한다는 민원이 생긴 곳이다. 임동산 구 감사담당관은 “구비를 들여 설치한 것이지만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준다면 없애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공사장 인근 안전 문제와 관련해선 공사 감독관을 만나 건축 잔해물이 도로에 떨어지지 않도록 제대로 펜스를 설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서초 목민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감사담당관과 구청장 민원비서 팀장, 민원 관리팀장 등 간부급이 주축이 됐다. 주로 고질 민원이나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살펴 해결한다. 이영란 민원관리팀장은 “해당 부서가 아닌 감사과에서 직접 나가 현장을 이중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민원 처리가 빠르고 확실한 것이 장점”이라면서 다른 구 현장민원팀과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부서에서 한 달이 걸린다고 통보한 민원을 목민관 제도를 통해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 만에 처리한 사례도 많다. 실무자들은 구청에서 본업에 임하는 사이, 간부급들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지 않고 현장을 나와 살피니 업무 효율성도 높다. 임 감사관은 “새벽에 마을을 돌며 주민 불편사항을 찾아내는 ‘굿모닝 서초 순찰팀’도 운영 중인데 발품을 파는 만큼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세심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서 “각종 사고와 불편을 미연에 방지해 구정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현장 행정] “교통지옥 된 강남 세곡동… 국토부가 나서달라”

    [현장 행정] “교통지옥 된 강남 세곡동… 국토부가 나서달라”

    “세곡동이 교통지옥으로 변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밤고개로 확장 등 다각도의 대책이 시급합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24일 KTX 수서역과 세곡 보금자리 일대를 돌아보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수서와 세곡동은 보금자리주택과 각종 철도 환승역사 등이 들어서면서 인구와 차량이 급증했지만 그에 따른 교통대책 등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날 신 구청장과 구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대책을 논의한 배경이다. 신 구청장은 “세곡동 인구가 2009년 5348명에서 올해 말 5만 3000여명으로 무려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통대책이나 교육·복지·문화시설 확충은 전무한 상태”라며 “이는 LH와 SH공사가 보금자리주택 등 택지 개발을 하면서 지역 주민의 편의대책을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구는 세곡동 지역 주민의 다양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세곡동 다수민원 해소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강남구 비상대책위원회’도 가동 중이다. 그러나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기반시설 공사를 구의 힘으로만 해결하긴 어렵다. 그래서 구와 지역 주민의 고민이 깊다. 신 구청장은 “고등학교나 도서관 확충, 밤고개로 확장, 위례~신사선 노선 변경 등 사실 구청장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면서 “그래서 지역 국회의원이나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을 찾아다니며 지역 주민을 대신해 문제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의 끈질긴 협상으로 버스노선 18개 투입, 마을버스 8대 증차 등이 이뤄지면서 대중교통망은 확충됐다. 그러나 주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기’다. 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세곡동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 먼저 차량 정체가 심한 밤고개로 확장 공사를 빠른 시간에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KTX 수서역사 앞쪽 구간은 오는 6월 확장 공사를 마치고 나머지 구간도 올해 공사가 끝날 수 있도록 주간 단위로 점검에 나선다. 또 세곡동 복합문화센터는 2018년 착공한다. 건립 예산은 LH와 SH공사가 부담하도록 협의 중이다. 도서관은 경상남도 재경학사 건립에 인센티브를 부여, 저층부를 도서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약을 체결했다. 방죽마을과 못골마을의 우·오수 분류 공사와 중·고등학교 신설 등은 서울시와 교육청 등을 상대로 협상 중이다. 신 구청장은 “도시를 만들면서 기본적인 주민 편의시설 등을 뺀 것은 큰 실수”라며 “세곡동 주민이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토부와 서울시 등 관계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대구 중구는 대구를 대표하는 자치단체였다. 중구 동성로는 늘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빌딩과 상가는 불야성을 이뤘던 대구 최대 번화가였다. 하지만 수성구, 달서구 등 외곽지가 개발되면서 점차 사양길에 들어섰다. 실제로 1980년 구의 인구는 21만 8964명이었으나 매년 줄어들면서 2012년 7만 6142명까지 내려갔다. 별다른 출구가 보이지 않던 중구에 스토리텔링이란 아이디어가 도입됐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2007년 골목에 스토리를 입히는 근대골목사업을 추진했다. 처음 구청장에 당선된 뒤 1년 남짓 지났을 때였다. 윤 구청장은 “구청장이 되자 대부분의 사람이 지역 발전을 위한 방법으로 재개발과 재건축 등 일반적인 도심정책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구는 재개발, 재건축 대상지가 아니라 100년 역사가 살아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기억을 더듬었다. 따라서 윤 구청장은 기존 정책 대신 도심 재생이란 방향으로 구정을 선택했다. “도심 재생 첫 작품이 근대골목사업이었다”고 했다. 마침 중구에는 3·1운동길, 뽕나무골목, 성밖골목, 이상화·이상돈 고택 등 근대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콘텐츠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여기에 스토리를 입히고 근대 이미지를 재현했다. 생태 잔디블록, 자연토 생태 흙 포장, 뽕나무 식재 등 친환경 디자인 작업도 병행했다. 막힌 골목을 연결하고 3·1만세운동 쌈지공원도 만들었다. 1년여에 걸친 이 같은 작업을 거쳐 2008년부터 근대골목투어라는 상품을 내놨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사업 첫해에 287명이던 관광객 수가 지난해 30만 3263명까지 증가했다. 2012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됐고 같은 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 99곳’에 지정됐다. 또 2014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10곳 걷기 좋은 길’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전국적인 관광지로서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윤 구청장의 스토리텔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조성이란 ‘신의 한 수’를 내놨다.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우범지대로 전락한 방천시장 옆 골목에 ‘가수 김광석’이란 스토리를 입힌 것이다. 110m에 이르는 골목에 벽화를 그리고 쌈지공원을 조성하고 김광석 조형물을 설치했다. 골목방송국과 야외공연장을 만들었다. 김광석 거리는 근대골목에 이어 또 히트작이 됐다.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주중에는 하루 1200여명, 주말에는 6000여명이 찾고 있다. 대부분 김광석을 그리는 젊은 층이고 상당수는 관광객들이다. 지난달 25일 윤 구청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전 8시 숙소에서 나와 걸어서 출근했다. “초선일 때는 오전 6~7시 집에서 나왔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도 구청장의 움직임에 맞춰 일찍 출근했다. 모든 공직 시스템에 혼란이 오는 것을 느꼈다”며 출근 시간을 늦춘 배경을 설명했다. 출근길에도 주요 간선 도로를 순찰해 거리 청소 상황, 보도블록 파손 실태, 불법 현수막 게재 등 지역 상황을 하나하나 챙겼다. “방문객들이 많아서 다른 지역보다 오전에는 거리 상태가 불량할 수 있다. 그래서 꼼꼼히 청결 상태 등을 챙긴다”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보고를 받고 결재를 했다. 10여건의 보고와 결재가 의외로 쉽게 마무리됐다. 그는 “업무 보고와 결재 전에 해당 사안에 대해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한다. 따라서 보고와 결재는 사전에 결론을 내린 것으로 일종의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3선 구청장을 하면서 업무의 효율을 위해 선택한 노하우 중 하나다. 오전 10시가 되자 3·1절 기념행사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근대골목투어 코스 중 하나인 청라언덕으로 출발했다. 윤 구청장은 “대부분 3·1절 행사가 실내에서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 현장감 있는 새로운 기념식을 위해 생각해 낸 게 3·1만세운동 재현이었다”고 말했다. 청라언덕과 3·1만세운동길 등지에서 열린 행사는 연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공연됐고 만세삼창과 만세운동 재현 행진 등으로 진행됐다. 윤 구청장은 이어 구교남 YMCA 회관 보수공사와 김광석 거리 내 방천스토리하우스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YMCA 회관은 건물 내·외부를 모두 교체하고 있으며 오는 9월 15일 YMCA 창립총회 기념일에 재개관된다. 점심은 약령시에 있는 식당에서 골목해설사 52명과 했다. 중구 소속 골목해설사는 현재 70명이 있으며 외국어 해설사는 29명이나 된다. 윤 구청장은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면서 앞으로도 근대골목을 찾는 사람들에게 우리 근대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역사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점심 후 야시장 개설을 추진 중인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윤 구청장은 동행한 실무자들에게 기존 상인과 야시장 운영 상인 간의 소통을 통해 갈등이 없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구청으로 돌아온 뒤 오후 결재와 보고를 마친 뒤 곧바로 소회의실에서 열린 노천카페 검토 회의를 주재했다. 지역 관광호텔에 대해 노천카페를 허용하는 사안으로 윤 구청장은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고 위생 관리와 이용객들이 편리한 방향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오후 6시 30분에는 시장·구청장·군수 정책협의회에 참석했다. 대구시와 각 구·군 간 상생발전과 협력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개최되는 이 모임에서 그는 경부고속철도변 동인동 구간 녹지 조성과 김광석 거리 공용화장실 신축 등에 시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협의회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윤 구청장은 “그동안 구정 업무를 수행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여성의 섬세함으로 현장을 찾아다니며 주민 한 분 한 분의 말에 귀 기울인 결과”라며 “관광 불모지인 중구가 대한민국 명품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현장 행정] 살림 쪼들려도 CCTV 예산 지키는 구로

    [현장 행정] 살림 쪼들려도 CCTV 예산 지키는 구로

    매년 평균 288대 설치… 안전 확보·환경 보호에 ‘한몫’이성 구청장 “더 늘려 ‘안전한 구로’ 만들것” 이성 구로구청장은 지역 주민들을 만날 때면 대부분 손을 잡혀 어디론가 끌려간다. 인적이 드물거나 쓰레기가 무단으로 버려진 곳이다. 이어 “이곳에 제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이어진다. CCTV 한 대를 설치하려면 800만~1500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그래도 CCTV 민원을 거부할 수 없다’는 이 구청장은 “아동과 여성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확보하고 지역 환경을 보호하면서 주차 질서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어려운 살림에도 매년 꾸준히 CCTV를 200대 이상 설치하는 이유다. 22일 구로구에 따르면 올해 13억 8200만원을 들여 CCTV 222대를 추가로 설치한다. 올해 예정대로 설치된다면 주민의 안전과 환경을 지키는 CCTV는 총 2106대가 된다. 이 구청장은 민선 5기 이후 ‘안전한 구로’를 지향하면서 2012년부터 매년 평균 치를 따지면 CCTV 288대, 설치비 13억 5240만원을 들인 셈이다. 구의 재정자립도가 25% 수준이라 사업 재정이 빠듯한 데도 CCTV 설치·유지에는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올해는 공원 내 방범 강화를 위해 3곳에 9대,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 확보를 위해 6곳에 18대, 고척돔야구장 접근도로에 2대를 각각 설치한다. 가리봉동, 구로2·3·4동 등 주택가 밀집 지역에도 184대를 새로 설치한다. 불법 주정차 무인단속 시스템용으로 9개 CCTV를 신설하거나 교체한다. 설치 장소는 운영위원회 심의와 행정예고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CCTV 기능 강화에도 신경 썼다. 카메라 화질을 200만 화소 이상으로 높이고, 적외선 기능을 탑재해 밤낮으로 선명하게 관제할 수 있다. 구는 효율적 운영을 위해 목적과 기능에 따라 적절하게 설치하고 총괄 관리를 홍보전산과가 맡는다. 지역의 모든 CCTV는 2011년 조성한 U구로통합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한다. 통합관제센터에선 33명이 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면서 범죄, 쓰레기 투기, 불법주차 등을 감시·관리하고 있다. 이 구청장이 국내외 사절단이 구를 찾을 때마다 가장 먼저 데리고 가는 곳이다. 이 구청장은 “CCTV 역할이 다양한 분야에 점점 확대되고 막중해지고 있다”면서 “예산 여건은 늘 어렵지만, 주민들이 안전하고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도록 CCTV 확대와 성능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KTX 수서역세권 복합개발… 강남구, TF 확대 운영

    서울 강남구가 KTX 수서역세권의 체계적인 복합개발과 인근 세곡동 교통문제, 체육·문화·교육시설 부족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관련 업무부서를 확대 운영하는 등 팔을 걷어붙였다. 강남구는 KTX 수서역세권 복합개발 총괄반장을 부구청장으로 높이고, 도시계획선진화추진반 태스크포스(TF)를 확대·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또 주민 민원 시 교통정책과·주택과·도시계획과·건축과 등 여러 부서에 분리된 업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KTX 수서역세권은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동남권의 거점이자, 앞으로 KTX·GTX·수서∼광주선·지하철 3호선·분당선 등 5개 철도 노선이 환승하는 광역 대중교통의 요충지로 탈바꿈할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세곡동 일대에 총면적 197만 3626㎡, 수용 인구 3만 5115명의 보금자리·국민임대 주택단지가 들어서며 차량 정체와 대중교통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또 세곡지구 공공주택지구계획 수립 시 결정된 공공시설용지가 지구계획 변경을 통해 매각돼 체육·문화·교육시설 등 주민편의시설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이를 위해 강남구는 ‘KTX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에 따른 공공시설 확보 방안 검토 용역’을 발주하고, 지역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신연희 구청장은 “KTX 수서역세권에 복합역사뿐 아니라 업무·호텔·공연장·쇼핑몰 등을 유치, 새로운 지역 경제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
  • 유해물질 인조잔디, 물 안 빠지는 운동장 안녕~

    유해물질 검출 논란이 불거진 인조잔디 운동장과 먼지 날리는 일반 흙 운동장이 친환경 소재 운동장으로 바뀐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친환경 학교 운동장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아현초, 창일초, 금양초, 서래초, 행림초, 동작초, 경수초 등 모두 12개교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5년 동안 모두 100개 초·중·고교의 운동장을 친환경 소재 운동장으로 바꾼다. 사업비는 총 22억원으로 이 중 서울시가 4억원을 지원한다.  현재 서울시내 총 1320개 학교 중 대부분인 927개 학교에 일반 흙(마사토) 운동장이 조성돼 있다. 219곳은 인조잔디, 12곳은 천연잔디, 나머지 37곳은 우레탄 등이 깔렸다. 일반 흙 운동장은 비 온 뒤엔 물이 고여 사용하기가 어렵고, 건조한 날씨에는 먼지가 날려 학교 인근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각 학교에서 조성 붐이 일었던 인조잔디 운동장은 유해물질 검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2013년부터 인조잔디 신규 조성 사업을 중단했다.시교육청은 지난해 학술연구를 해 마사토와 규사를 혼합한 흙을 사용하고 흙 밑에는 물빠짐 시설인 맹암거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운동장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친환경 운동장이 조성되면 먼지 발생률이 대폭 줄어들고 비 온 뒤에도 30분 이내에 바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핫뉴스] [단독] 7세 딸 암매장한 엄마는 ‘집주인의 꼭두각시’였다 ▶[핫뉴스] 우두로 천연두 잡았듯 지카도 약한균 주사로 극복해  
  • [포토 다큐] 우리, 같이 살아요

    [포토 다큐] 우리, 같이 살아요

    동네를 배회하는 이른바 ‘길고양이’가 전국에 100만 마리 이상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녀석들은 주택가 쓰레기봉투를 뜯어 거리를 어지럽히고 아파트 전력실에 들어갔다가 정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1년에 5차례나 되는 발정기 때 내는 울음소리는 사뭇 섬뜩하기까지 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해법이 될 만한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지자체가 실시하고 있는 이른바 중성화(TNR) 사업이다. TNR은 포획(Trap), 중성화(Neuter), 방사(Return)의 약자다. 중성화를 통해 길고양이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서울 서초구의 주택가에 고양이 돌보미, 이른바 ‘캣맘’들이 출동했다. 급식소 주변에 포획틀이 준비되고, 안에 먹이를 놓고 길고양이를 유인했다. 밥을 먹으러 온 길고양이를 붙잡아 중성화 수술을 하기 위해서다. 망설이던 고양이가 포획틀 안으로 들어온 순간 문이 닫혔다. 발버둥을 쳐 보지만 이미 늦었다. 안지혜 캣맘은 “포획을 해서 중성화 수술을 한 후에 포획한 장소에 그대로 놓아주는 게 TNR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중성화 수술은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개체 수 감소 효과가 있다. 서울시는 포획한 고양이를 지역별로 모아 한꺼번에 50여마리씩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이른바 ‘중성화 수술데이’를 시행하고 있다. 고양이 생태를 잘 아는 캣맘들과 손잡고 올해 1만 마리 이상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캣맘이나 동물단체가 특정 지역의 길고양이 무리를 선택해 수술을 하면 비용의 절반을 시가 지원한다. 올해 첫 번째 ‘길고양이 중성화의 날’인 지난 6일. 서초구 잠원복지문화센터에서 30여명의 캣맘들과 수의사들이 자원봉 사형태로 사업에 참여했다. 수술장에 잡혀 온 녀석들은 수의사들에게 발톱을 내밀며 성을 내고 있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위험해질 수도 있지만 수의사는 주저할 여유가 없다. 수술의 최대 관건은 시간이다. 마취가 동물 건강에 영향을 덜 주게 하려면 수술을 최단시간 안에 마쳐야 한다. 김재영(한국고양이수의사회장. 태능동물병원) 수의사는 “애완고양이와 달리 사람을 경계하는 길고양이는 무척 예민해서 마취도 잘 안 된다”며 수술을 시작했다. 수술은 대성공이다. 김 수의사는 “발정기가 없어짐으로써 울음소리가 줄어들고 질병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일 동안 입원치료를 하면서 상처 부위가 아물면 살던 지역으로 돌려보낸다. 안지혜 캣맘은 “중성화 수술과는 별도로 지자체에서 급식소를 더 많이 설치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민들과의 충돌을 줄이려면 주택가가 아닌 파출소, 교회, 공원 구석 등에 급식소를 설치하여 길고양이의 생활환경을 별도로 조성해 주는 것이다. 더불어 TNR을 위한 포획과 방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날씨가 풀리고 해가 길어지면 길고양이들이 번식해 개체 수가 급증할 것이다. 녀석들은 사람 근처에 살면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동물이다. 체계적인 관리가 없다면 거리를 활보하며 문제만 일으키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된 생태계는 다른 생명들이 살아갈 공간을 빼앗았다.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생태계를 위해 길고양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사진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저 길 무서워” 이웃끼리 수다… 우리동네 범죄예방 정보 활용

    “저 길 무서워” 이웃끼리 수다… 우리동네 범죄예방 정보 활용

    “이웃집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알던 옛날로 돌아가자는 거죠. 무작정 순찰을 도는 게 아니라 사랑방에서 주민들의 전언을 듣고 다소나마 범죄를 예방하려는 겁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문영호(56) 휘경파출소장은 지난 18일 자신이 관할하는 휘경동에 있는 금은방 황금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 소장이 향한 곳은 단순한 금은방이 아니다. 이곳은 아동 학대 등을 예방하기 위해 동대문경찰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는 ‘112사랑방’ 중 하나다. 지난달 18일 시작된 112사랑방은 ‘아동 학대’는 물론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주민에게서 정보를 수집하는 곳이다. 이곳 외에도 세탁소, 과자 제작 업체, 슈퍼마켓 등이 112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노인회에서 운영하는 노인 택배 업체를 추가로 지정했다. 치안 취약 지역인 서울시립대 후문의 원룸촌에서 가깝고 택배 배달을 하는 노인이 다양한 소식을 전해 줄 수 있어서다. 동대문경찰서는 30년 이상 휘경동에 거주한 사람이 운영하는 점포 5곳을 112사랑방으로 지정했다. 주민의 왕래가 잦아야 하고 재개발·우범 지대 등 치안 취약 지역과 가까워야 한다는 기준도 세웠다. 문 소장을 비롯한 휘경파출소 소속 경찰관은 순찰을 하며 매일 5곳을 모두 들른다. 문 소장은 30년 넘게 금은방을 운영한 주민 이정운(66)씨와 15분 정도 주민의 민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씨는 “37년간 이곳에 살면서 점포를 운영했는데 동네 아이가 부모에게 학대를 받거나 노인이 보이지 않으면 당연히 알게 된다”면서 “이를 경찰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112사랑방 설치가 이뤄진 뒤 한달이 지나자 효과는 쏠쏠했다. 황금당 길 건너편은 휘경2재정비촉진구역으로 주민은 떠나고 건물만 남아 있는 곳이다. 금은방 고객은 이씨에게 “밤이면 가로등도 없어서 캄캄한 재개발 지역을 다니기가 겁난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이 지역을 심야 순찰 지역으로 지정해 30분마다 경광등을 켠 순찰차가 돌아본다. 문 소장은 20일 “순찰을 통해 주민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적의식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112사랑방을 1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 사진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

    풍부한 경험과 빠른 추진력, 여성성을 잃지 않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취임 후 직원들에게 ‘검은 눈동자의 메르켈’로 불린다.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을 보여주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견줘 하는 말이다. 원칙과 포용력으로 집안을 이끌어 가는 현명한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더해 조 구청장에겐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권위를 내려놓은 소탈함 덕분이다. 주민들이 원하면 언제 어디든 달려가고 노래와 춤도 마다하지 않는다. ‘강사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공무원 대상 강연 현장에도 조 구청장이 뜨면 웃음이 퍼진다.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거운 분위기를 이끈다. 조 구청장은 어린 시절 골목대장이었다. 인형놀이보다 전쟁놀이를 즐기며 컸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조 구청장이 ‘여류’(女流)가 되길 바랐다. 조 구청장은 “부모님이 ‘여자라고 집에서 솥뚜껑만 만지며 살면 안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자같이 키운 것은 아니었다. 진취적으로 성장하되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따뜻함을 잃지 않길 당부했다. 기자, 청와대 비서관, 교수, 서울시 부시장, 비정부기구(NGO) 대표. 조 구청장은 여러 직함을 거쳤다. 다양한 인생 역정 속에서 연륜과 경험을 쌓았다. 첫 직장은 언론사였다. 신문기자로 입사해 정치부의 열혈 기자로 뛰며 취재거리가 있는 곳이면 자비로 해외에 날아가는 것도 마다치 않았다. 이런 근성을 인정받아 1998년 청와대 비서관에 발탁됐다. 공직에 첫발을 들인 계기였다. 비서관 임기를 마친 뒤엔 교수 등을 거쳐 2008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으로 부임했다. 이후 2010년 서울시 최초의 여성 정무부시장이 됐다. 당시 콜센터처럼 빠른 일 처리로 ‘정무 120’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끊임없는 도전과 자기 계발은 서초구청장 당선의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직업이 바뀌며 공백기가 길어질 때면 그 역시 초조와 불안을 느꼈다. 특히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미안함은 조 구청장의 가슴에 늘 가시처럼 박혀 있다. 아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힌다. 일에 치여 지내는 사이 아들은 외로운 마음에 한동안 컴퓨터 게임에 빠졌었다.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가슴이 아파 많이 울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도 못 해준 것, 부족한 것부터 생각나고 미안한 게 엄마의 마음이다. 그런 조 구청장에게 최고의 지원군은 27살에 만난 남편이다. 남편은 일을 만류하기는커녕 “당신한테는 활동적인 일이 어울린다”며 조 구청장의 꿈을 지지했다. 그는 남편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지금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첫눈에 반한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배웠다. 남편이 힘들어할 때면 그만의 장점을 찾아 격려하며 내조했다. 시간이 지나면 소위 ‘콩깍지’가 벗겨지는 법이지만 이들 부부는 오히려 “당신같이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말하는 닭살 부부다. 자식을 키우며 겪고 느낀 것들은 ‘엄마 행정’의 바탕이 됐다. 주민들의 가정에 아픔이 없도록, 내 가족이 잘되길 바라는 애틋한 마음으로 조 구청장은 취임 후 물심양면으로 뛰었다. 그 결과로 이뤄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37년 동안의 숙원 사업이었던 ‘정보사 터널’ 착공이다. 지난해 10월 27일의 일이었다. 조 구청장은 너무 기뻐서 그 날짜가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정보사 터널은 조 구청장이 후보 시절 공보물에 넣었던 첫 번째 공약이기도 하다. 당시 주민들은 “37년을 속았다”며 믿지 않았다. 오히려 그 때문에 조 구청장의 승부사 기질이 불타올랐다. 취임 1주일 만에 정보사를 찾아가 정보사령관을 만나고, 또 1주일 뒤엔 국방부 차관을 만났다. 발 빠른 움직임과 적극성에 관계 기관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정보사 부지 지구단위계획’이 통과돼 연구소, 컨벤션센터, 문화시설 등이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 같은 배포와 추진력은 지난해 첫 ‘서리풀 페스티벌’에도 투영돼 자치단체 행사가 아닌 중앙정부 차원의 축제라 해도 손색없었다는 평을 들었다. 조 구청장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알뜰한 살림으로 구는 지난해 행정자치부의 ‘전국 지자체 재정평가’에서 자치구 부문 1위에 선정됐다. 그동안 각종 수상으로 받은 인센티브금만 18억여원이다. 서초의 그늘진 곳도 구석구석 살폈다. 강남 3구에 속하는 서초는 ‘부자 동네’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늘도 짙다는 말처럼 형편이 어려운 주민도 적지 않다. 조 구청장은 중복 복지를 없애고 그동안 혜택받지 못한 틈새 계층을 찾는 데 주력한다. 장애인 관련 예산도 점차 늘려 ‘발달 장애인 카페’ 등 자립 공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엄마 행정의 바탕을 이루는 보육과 교육 분야에서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나갈 예정이다. 현재 서초구에는 208개의 어린이집이 있다. 영·유아 보육 수요는 1만 5692명인데 전체 어린이집 정원은 9569명으로 보육 수급률이 60%에 불과하다. 이에 조 구청장은 올해 국공립어린이집을 13곳 추가 개원하고 2018년까지 총 7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초·중·고교의 컴퓨터, 화장실, 운동장 등 노후화된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나선다. 조 구청장은 올해 역점 사업 중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와 ‘성뒤마을 개발’에 서울시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성뒤마을은 자연 녹지 지역이란 이유로 개발이 막혀 10여년간 방치돼 온 곳이다. 현재는 무허가 건물과 폐기물 처리장들만 난립해 있다. 구는 이곳의 개발 방법을 놓고 시와 논의 중이다. 서울시는 행복주택을 짓자는 의견인 반면 서초구는 문화·관광·비즈니스가 어우러진 서초 스타일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의 지하화는 ‘서초 나비 플랜’의 핵심이지만 아직 시에서 긍정적인 답변은 없는 상태다. 조 구청장은 “경부고속도로가 근대화의 상징이라면 그 지하화는 21세기 문화 융성의 새로운 실크로드가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안을 바탕으로 설득 중이다. 스케일이 남다른 조 구청장이지만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없다. 그는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조 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구청장실을 반으로 쪼개 ‘열린 상상카페’를 만들었다. 직원,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소통하는 공간이다. 처음에는 청장실 바로 앞이라 어려워하던 이들도 이제는 거리낌 없이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눈다. 이곳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3시에 ‘은희씨와 속 시원한 오후 3시’도 진행한다. 주민들을 만나 다양한 민원을 듣고 해결해 주는 자리다. 올해는 ‘붉은 원숭이의 해’를 맞아 주민들을 위한 손오공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주민이 부르면 구름을 타고 날아가겠다는 마음을 담아 만든 ‘조오공’(조은희 손오공) 캐릭터는 주민들에게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조 구청장은 ‘행복한 2등이 되자’를 좌우명으로 삼는다. 이미 모든 것을 이룬 1등이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는 2등의 자세로 뛰겠다는 각오다. 그에게는 꿈을 이뤄 가는 억척스러운 면이 있다. 그러나 누워서 꾸는 꿈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며 땀 흘리는 자의 꿈이기에 더 빛난다. 승부사적 기질과 따뜻한 소녀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조 구청장이 만들 ‘새로운 서초’가 기대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경청하는 성동… ‘청렴 행정’ 나선다

    경청하는 성동… ‘청렴 행정’ 나선다

    성동구가 올해 깨끗한 공직 문화 조성을 최고의 목표로 삼았다. 공무원 업무처리에 대한 민원인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바로 개선, 빠른 피드백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빠르고 투명한 민원처리가 곧 ‘청렴 행정’의 첫걸음이라는 판단이다. 구는 ‘상시 확인제’ 강화 등으로 부패 예방과 행정 친절도 높이기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상시 확인제는 민원인의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의 ▲친절성 ▲투명성 ▲청렴성에 대해 민원인 의견을 듣고 개선하는 행정 서비스다. 그동안 일부 민원에 대해 운영됐지만 올해부터 모든 민원을 대상으로 상시 확인제를 추진한다. 방법도 확대한다. 기존에는 ‘해피콜’을 통해서만 주민 의견을 받았지만 이달부터는 전화뿐 아니라 현장접수와 엽서 등 접수 방법을 다양화했다. 민원 처리는 감사 부서와 민원처리 부서가 1, 2차로 나눠 실시하기로 했다. 민원처리 부서가 일차적으로 해피콜 등에 접수된 불만과 건의사항을 개선토록 하고, 감사 부서에선 상시 확인 결과를 분기별로 분석해 감사와 조사를 할 예정이다. 처리 결과는 해당 부서와 민원인 양쪽에 모두 통지한다. 유착관계 등 부패 발생 가능성이 큰 공사 관리·감독 분야의 경우, 계약 체결 시 감사 담당관이 업체 대표자를 직접 만나 청렴한 계약을 당부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외부청렴도 측정에서 전체 5등급 중 2등급을 받았다. 올해는 최상위 등급인 1등급을 받아 주민 신뢰를 더 확고히 다지겠다는 목표다. 정종근 구 감사담당관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부패와 부조리 신고사항은 직접 조사를 해, 더 투명하고 친절한 성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일석이조’ 주차장

    ‘일석이조’ 주차장

    최근 대규모 개발 사업이 한창인 서울 마곡지구에 임시공영주차장(3530면)을 제공한 강서구가 이번에는 주택가 주차장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강서구는 날로 심각해지는 주택가 주차난 해결을 위해 두 가지 해법을 동시에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건축물의 부설주차장을 주민과 공유하는 ‘건축물 부설주차장 개방 공유사업’과 주택가 담장을 허문 자리나 자투리땅에 주차장을 만드는 ‘그린파킹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는 건축물 부설주차장 개방 공유사업으로 50면, 그린파킹 사업으로 60면 등 최소 110면을 확보해 만성적인 주택가 주차난을 없애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강서구는 부설주차장을 5면 이상 2년 이상 개방하는 학교, 종교시설, 기업체 등에는 주차장 차단기, 폐쇄회로(CC)TV 등 설치비를 최대 2500만원까지 대준다. 주차장 1면당 월 8만원 정도의 운영 수입도 돌려준다. 그린파킹 사업에 참여하려는 집이나 땅 소유주로부터 신청을 받아 주차장을 만들어 준다. 주택은 1면 기준 850만원, 2면 기준 1000만원을 보조한다. 자투리땅이라면 1면당 200만원을 지원한다. 담장을 허문 주차장은 5년 이상, 자투리땅 주차장은 1년 이상 주차장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도 그린파킹 사업 대상에 포함한다. 이 주차장은 낮에는 건물주가 사용하고, 밤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거주자 우선 주차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주택가의 주차 문제로 다툼과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 두 가지 해결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주차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음료수 값도 공개하는 구로 ‘청렴포털’

    음료수 값도 공개하는 구로 ‘청렴포털’

    구로구가 구 홈페이지에 청렴 관련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담은 사이트를 신설했다. 공직자와 조직의 청렴에 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주민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6일 문을 연 ‘청렴포털’(www.guro.go.kr/cleancenter/NR_index.do)는 청렴알림마당, 열린감사, 청렴자료실, 청렴비리신고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청렴포털’은 조례 때마다 청렴 얘기를 빼놓지 않은 이성 구청장의 구정철학에서 비롯됐다. ‘돈 한 푼이라도 받으면 공무원은 제대로 일할 능력을 잃어 버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 구청장은 “주민이 보고 있다는 부담감을 가져야 청렴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청렴 사이트를 개설하도록 했다. 청렴알림마당과 청렴자료실에는 청렴행동강령, 청렴시책, 법규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열린감사 코너를 통해서는 구청 감사 결과와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특히 업무추진비 내역 페이지에는 각 과와 동에서 사용한 비용을 ‘통장회의 음료수 구입비’ 수준까지 자세히 보도록 했다. 고충민원 안내 코너에 민원을 올리면 처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청렴비리신고센터’에는 청소년 구정참여단, 환경순찰디카모니터 등의 구정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고 구민감사 옴부즈맨공직자 비리신고센터, 하도급 부조리 신고센터 사이트도 연계했다.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의 외부 청렴 홈페이지도 연동된다. 이 구청장은 “청렴포털을 구축하면서 구청 직원들은 공직자의 기본 덕목인 청백리 정신을 살리고, 주민은 구정에 신뢰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건식 전북 김제시장

    [자치단체장 25시] 이건식 전북 김제시장

    이건식(72) 전북 김제시장은 ‘의지의 한국인’으로 통한다. 육사(24기) 출신인 그는 14대 총선부터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4차례나 낙선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김제시장 선거로 방향을 틀어 민선 4기부터 6기까지 3선에 성공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제1야당의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연속 3회 당선됐다. 주민들의 절대 지지가 확인된 것이다. ‘전국 최초 무소속 3선 단체장’ 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30년간 지역을 구석구석 누비며 축적한 노하우로 ‘김제 발전 프로젝트’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더 큰 김제, 더 행복한 김제 건설’을 이끄는 이 시장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어둠이 막 걷힌 오전 7시 원협 경매장에 이 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경매장에 들어서자 꽃샘추위로 움츠러들었던 주민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 시장은 직접 기른 농산물을 출하하려고 나온 농민들과 오랜 벗처럼 인사를 나누었다.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하고 어깨를 다독이며 격려하기도 했다. 안부를 묻고 딸기와 곶감을 직접 구입하며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새벽 시장에 나온 농민과 상인들에게 즉흥 연설로 김제시의 미래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앞으로 3~4년만 참으면 새만금이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그러면 김제시가 도약할 수 있고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조금만 참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인근 해장국집으로 자리를 옮겨 원협 관계자, 농민 대표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농민들이 “소규모 농가들을 위해 로컬푸드 매장을 시내에 건립해 줄 것”을 건의하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오전 8시 집무실로 돌아온 이 시장은 조간신문을 헤드라인 중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기사를 분야별로 스크랩하고 타 지자체의 우수 사례도 꼼꼼히 챙기는 습관은 오래됐다. 8시 40분에는 간부들이 일일상황을 보고했다. 지난밤 관내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와 주요 일정을 간단히 보고받는 자리지만 이 시장은 끊임없이 메모하고 대처 방안을 물었다. 오후 9시에는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했다. 본청 과장급 이상 간부와 읍·면·동장까지 참석해 시정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다. 이 시장은 업무보고를 받은 뒤 현안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정확하고 분명한 어조로 지시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조직을 장악하고 통솔하는 능력은 오랜 군생활에서 몸에 밴 것이다. 특히 그는 지시 사항 추진상황을 반드시 점검하고 인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엄청난 중압감을 느낀다. 강한성 새만금해양정책과장에게는 “새만금 2호 방조제 관할권의 실효적 확보를 위해 지적등록, 환경관리, 연안관리 계획 등 행정절차 이행을 서둘러 진행하라”고 말했다. 김병철 농촌지원과장에게도 “올 8월에 준공되는 전국 유일의 민간육종연구단지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종자산업 특구 지정, 종자기업의 차질 없는 입주를 추진해 종자산업 클러스터를 가속화시킬 것”을 주문했다. 임성근 건설과장에게는 “설치된 지 31년이 된 김제육교는 안전도가 E등급으로 붕괴 위험이 크다”며 “정부 부처에 재가설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줄 것을 강력히 건의하라”고 목소리를 살짝 높였다. 확대간부회의를 마치자마자 이 시장은 김제농민회 주관으로 ‘풍년기원 영농발대식’이 열리는 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농업에 유달리 관심이 높은 이 시장은 “글로벌 시대에 FTA 체결이 불가피한 국가정책이지만 우리가 모두 지혜와 능력을 모아 이를 극복하자”며 농민들을 격려하고 호소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을 주도해 농지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연간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가 1800여명을 양성하는 등 농촌 활력 증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녹색혁명은 겨울에도 보리와 밀을 재배해 사철 농지를 푸르게 가꾸는 사업이고 백색혁명은 비닐하우스 특작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런 시책으로 김제 청보리 한우, 우리 밀, 광활 봄감자 등이 전국적인 명품으로 등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점심 시간에도 이 시장은 김제중 11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시민들의 조언과 우려 사항을 경청하고 기록하는 등 현장행정을 겸한 시민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오후 1시 다시 집무실로 돌아온 그는 결재를 시작했다. 이 시장은 작은 사업도 그 효과에 대해 꼼꼼히 따져 물었다. 예산이 투입되면 ‘확대 재생산’이 돼야지 ‘비용’으로 허비되면 혈세만 낭비하게 된다며 관련 부서는 이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라”며 현장행정을 강력히 주문했다. 김제에서는 “이건식이 가면 동네 개도 짖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시장이 수시로 구석구석을 방문해 직원들이 허투루 보고할 수 없다. 이 시장은 급한 결재를 마치자마자 오후 2시 용지면 GS칼텍스 저유소에서 개최되는 ‘2016 민·관·군·경 대테러 종합훈련’에 참석했다. 최전방에서 초임 장교 시절을 보낸 그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의 눈으로 볼 때 최근 남북 관계가 휴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예측 불가능한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대비해 후방도 테러 대응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4시 시청 상황실로 돌아온 이 시장은 새만금지역 김제 관문인 ‘구 심포항 주변 개발사업 용역 착수 보고회’에 참석했다. 이 시장은 세부 과업내용과 추진 일정 등을 청취하고 “중국 관광객 수용이 시급한 만큼 관련 사업을 최대한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오후 5시에야 집무실에 앉은 그는 숨 고를 사이도 없이 결재서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결재는 서류나 보고서만 보고 사인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추경예산안 검토는 궁금한 사항을 직원들에게 보충 설명을 듣거나 질문을 던지는 등 소통을 중시했다. 오후 6시가 넘어 해가 서산에 걸렸지만, 이 시장의 일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아침 일찍부터 이어진 강행군에도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시청 공무원 가운데 술로 이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자랑한다. 공무원들의 퇴근 시간 이후에 찾아온 민원인의 사정을 끝까지 경청하고서 사회단체 간담회에 참석하려고 시청사를 떠나는 이 시장의 뒷모습에서 지성감민(至誠感民) 행정을 볼 수 있었다. 김제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읍·면·동 주민센터 명칭 이제부턴 ‘행정복지센터’

    전국 3496개 읍·면·동 주민센터의 명칭이 ‘행정복지센터’로 바뀐다. 다음달 서울 중랑구 면목 3·8동, 부산 사상구 모라3동, 대구 수성구 범물1동 등 33개 읍·면·동 주민센터부터 간판을 바꿔 단다. 보건복지부와 행정자치부는 16일 지방자치단체와 관계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읍·면·동사무소의 명칭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본격 추진한 읍·면·동 복지 허브(중심지)화 사업의 하나다. 명칭이 바뀌면서 업무의 중심도 ‘행정’에서 ‘복지’로 탈바꿈한다. 기존의 행정·민원 업무는 그대로 수행하되, 각 행정복지센터에 맞춤형 복지전담팀 3명이 배치돼 어려운 주민을 찾아 도움을 주거나 방문 상담을 한다.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면 내게 맞는 복지 서비스를 상담받을 수 있다. 현재 읍·면·동 주민센터 한 곳 당 평균 4명 정도인 복지 담당 수는 7~8명으로 늘어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노점상·마을버스가 싫다는 신축아파트

    노점상·마을버스가 싫다는 신축아파트

    단지 지난다고 버스 운행도 반대 서울역선 노숙자 쉼터 논란 지속 고급아파트-인근주민 갈등 심화 “여기서 노점을 연 지 20년이 넘었어요. 고가 아파트 단지가 새로 들어섰다고 하루아침에 나가라는 게 말이 됩니까.” 16일 서울 마포구 아현초등학교 후문의 굴레방로를 따라 늘어선 노점상에서 만난 이모(69·여)씨는 “여기에서 냉면, 팥죽, 녹두죽 팔아서 애들 다 키웠는데, 이제 어딜 가라는 말이냐”고 한숨지었다. 이씨는 “매년 구청에 40만~50만원씩 점유 사용료를 내며 생계를 꾸리는 동안 한 번도 문제가 없었다”며 “그런데 새로 들어온 아파트 주민들이 싫어한다고 갑자기 우리더러 가게를 비우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7년째 붕어빵을 만들어 팔고 있는 임모(59·여)씨는 “아직 애들이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다른 곳에 가게를 낼 돈도 없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채소, 생선, 잡곡, 잡화, 분식 등을 파는 노점 30여곳이 일렬로 붙어 있다. 그 아래쪽에는 포장마차도 있다. 1960년대 하천 복개 공사로 생긴 이 도로의 한쪽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한 곳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바로 앞 아파트의 주민 입주가 끝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아파트 주민들은 불법 노점을 없애라고 마포구청에 민원을 넣고 시위를 시작했다. 결국 구청은 지난 1월 노점상들에게 오는 6월까지 자진 퇴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이 아파트 주민 30여명은 “아이들과 노인이 위험하다, 마을버스 결사반대”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구청이 2009년부터 이 아파트의 재개발 기간 동안 통행을 중단했던 마을버스를 다시 운행하려 하자 주민들이 반대에 나선 것이다. 아파트 주민 장모(42·여)씨는 “아파트 가운데 뚫려 있는 도로는 인근 아현시장 점포에 물건을 납품하는 화물차, 학원 차, 자가용 등으로 너무 붐빈다”며 “특히 아이들의 등교 시간이 출근 시간대와 겹치기 때문에 마을버스까지 운행하면 아이들의 교통사고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에 살던 주민들은 자택에서 지하철 2호선 아현역까지 가기 위해 마을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개발, 재건축으로 들어선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과 인근에 사는 원주민들 간의 갈등은 최근 들어 심화되는 추세다.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요인이 되거나 미관상 좋지 않은 시설에 대해 적극적으로 철거나 이전을 요구한다. 하지만 생계가 걸린 노점 등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형국’이라며 반발한다. 서울역 인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서울역 앞에 고가 아파트가 연이어 생기면서 노숙자 시설에 대한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서울시 노숙자 급식소 ‘따스한 채움터’에는 배식받기 위해 노숙자들이 줄을 선 모습이 보기 싫다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시는 2014년 말 급식소에 노숙자 대기소를 설치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예 시설을 이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서울역 13, 14번 출구 사이의 관목과 나무 때문에 노숙자들이 소변 등을 본다며 나무를 심지 말아 달라는 민원도 있고, 노숙자들이 자기 눈에 띄지 않게 해 달라는 민원도 있다”며 “그저 노숙자에게 주의를 주고 잘 관리하겠다고 응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새 입주민들은 원주민들이 가꿔 온 공동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양자의 갈등을 자발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갈등 요소를 협의, 조정할 수 있는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광진 ‘현장 살피미’ 동네 불편 싹~

    광진 ‘현장 살피미’ 동네 불편 싹~

    “구의2동에 쓰레기 무단투기가 심각합니다. 재활용 분리수거대 좀 설치해주세요.” “아차산 주변 내리막길에서 토사물이 주택가로 흘러가고 있어요. 안전점검 나와주세요.” 서울 광진구에는 마을의 불편사항을 찾아내 신고, 개선하는 ‘요원’들이 있다. 주민들로 이뤄진 ‘현장 살피미’다. 구는 지난해 현장 살피미들의 활동으로 총 5583건의 주민 불편사항을 개선했다고 15일 밝혔다.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주민 참여를 높이려는 취지로 2014년부터 시작했다. 요원들은 전체 15개 동 주민센터에서 5명씩 총 75명을 선발한 상태다. 처음엔 불법 현수막 철거 등 단순 신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민 안전과 실생활에 밀접한 신고사항들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 교통, 도로, 청소, 주택건축, 보건, 환경 등 12개 분야 67개 항목이 신고 분야다. ‘서울 스마트 불편신고’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불편사항을 입력하면, 신고된 민원을 구 담당자가 확인해 처리한 뒤 결과를 문자와 이메일로 알려준다. 올해 요원들은 동장, 환경순찰 담당 공무원과 함께 ‘주민 합동 환경순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위해 요소를 감사담당관에 제출하면 담당관이 해당 부서에 이를 시정 조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참여 독려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요원들에겐 연말에 서울시장 표창을 준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누구보다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 지킴이로 활동함으로써 맞춤형 주민 복지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동네 불편사항, 주민이 직접 찾는다…광진 현장살피미

    동네 불편사항, 주민이 직접 찾는다…광진 현장살피미

    “구의2동에 쓰레기 무단투기가 심각합니다. 재활용 분리수거대 좀 설치해주세요.” “아차산 주변 내리막길에서 토사물이 주택가로 흘러가고 있어요. 안전점검 나와주세요.” 서울 광진구에는 마을의 불편사항을 찾아내 신고, 개선하는 ‘요원’들이 있다. 주민들로 이뤄진 ‘현장 살피미’다. 구는 지난해 현장 살피미들의 활동으로 총 5583건의 주민 불편사항을 개선했다고 15일 밝혔다.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주민 참여를 높이려는 취지로 2014년부터 시작했다. 요원들은 전체 15개 동 주민센터에서 5명씩 총 75명을 선발한 상태다. 처음엔 불법 현수막 철거 등 단순 신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민 안전과 실생활에 밀접한 신고사항들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 교통, 도로, 청소, 주택건축, 보건, 환경 등 12개 분야 67개 항목이 신고 분야다. ‘서울 스마트 불편신고’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불편사항을 입력하면, 신고된 민원을 구 담당자가 확인해 처리한 뒤 결과를 문자와 이메일로 알려준다. 올해 요원들은 동장, 환경순찰 담당 공무원과 함께 ‘주민 합동 환경순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위해 요소를 감사담당관에 제출하면 담당관이 해당 부서에 이를 시정 조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참여 독려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요원들에겐 연말에 서울시장 표창을 준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누구보다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 지킴이로 활동함으로써 맞춤형 주민 복지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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