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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대지진 일본’ 서쪽으로 간다/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지진 일본’ 서쪽으로 간다/이춘규 논설위원

    지난 4일 밤 서울에서 일본 도요타자동차 인사를 만났다. 글로벌 경쟁력 회복 방안을 찾아 방한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을 수행했다. 도요타에게 한국은 각별하다. 창업 후 최대위기 때 한국전쟁 특수로 회생했다. 승승장구하던 도요타. 3·11 대지진 뒤 도요타식 JIT(필요한 만큼만 부품을 조달하는) 방식이 문제가 됐다. 부품공장과 전세계 공장이 연쇄적으로 멈췄다. 리콜사태와 겹쳐 한국과 전세계에서 판매가 급락했다. 이 위기에 사장이 한국을 찾아 뒷말이 많다. 도요타 측은 방한 기간 현대자동차 등 한국 노사분규 문제에 관심이 컸다. 신차 다양화, 한국의 지진 지원, 한류도 언급했다. 도요다 사장은 안보상황 등 한국을 더 알아보겠다며 파주 통일전망대도 찾았다. ‘부품 한국투자설’만은 말을 아꼈다. 도요타의 앞날은 여전히 예측불허다. 대지진의 상처가 예상 외로 깊고 심각해지면서 도요타의 경우처럼 일본, 일본인들이 돌파구를 찾아 서쪽으로 간다. 지진과 지진해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동일본을 떠나 서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현상이다. 개인도, 기업도, 단체도 옮겨가고 있다. 도쿄는 대지진에 취약하다며 오사카가 제2 수도로 거론된다. 에도바쿠후가 도쿄에 자리잡은 뒤 400년 만의 서쪽 역귀환이다.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들이 우선 위험을 분산 중이다. 원전사고 영향이 크다. 도쿄 미나토구의 한 인터넷쇼핑몰 회사는 직원 140명 중 70명을 급거 후쿠오카로 이사시켰다. 정부는 “도호쿠가 공동화되지 않도록 타지역 거점의 기업들이 위험 분산을 시도할 때 도호쿠지방에 공장을 지어달라.”고 간청하지만 공허하다. 도쿄 서쪽 500여㎞의 오사카는 미분양 아파트가 대지진 이후 자취를 감췄다. 도쿄 부유층들이 비상 대피용으로 오사카 주택을 구입하기 때문. 더 먼 오키나와의 맨션들도 불티나게 팔렸다. 인천 송도신도시 아파트를 알아보는 일본인이 늘었다. IT기업 소프트뱅크는 오는 9월까지 싸고 안정적인 전력사용이 가능한 김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반도체 제조업체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자동차용 칩을 싱가포르에서 위탁생산키로 했다. 2000년대 중반의 제조업체 일본 유턴이 끝나고 아시아 국가로 되돌아간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경계구역 등 출입제한구역 거점의 7000여개 기업 중 상당수도 서일본과 해외 이전을 검토 중이다. 농약회사 아그로카네쇼는 한국 등 해외생산을 모색한다. 스테인리스 기업 일동금속공업은 사이타마현 공장으로 종업원이 이주했다. 후쿠시마현은 땅·자금을 대며 현내 이전을 호소하지만 효과가 없다. 대지진 3개월, 일본은 자신감을 잃었다. 여전히 10만 이재민은 피난소 생활이다. 앞도 뒤도 지옥 같은 진퇴양난의 형세다. 전체 복구작업이 예상외로 늦어진다. 복구 예정지에는 엉뚱하게 땅투기 바람마저 일고 있어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재해 복구 작업이 시급한데 개인 간 권리 충돌도 잦아 뒤엉켜 있다. 고향을 떠난 후쿠시마 원전 주변 2만여 주민은 귀향할 기약도 없다. 언론은 매일 전력예비율을 발표, 마치 준전시체제 같다. 원전 54기 중 35기가 가동 정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격한 다른 원전 주변 지역 주민 다수도 불안감에 이사를 검토한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12명이 굶어 죽었다는 주장이 나오며 사회가 공포감에 짓눌린 인상도 주고 있다. 매뉴얼 집착, 관료주의는 고통을 키운다. 3조원 넘는 의연금 중 15%만 현장에 지원됐다. 정치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 취임 1주년을 맞은 간 나오토 총리는 쓰레기 취급까지 당하는 신세다. 대안도 마땅치 않다. 일본 주식시장에서 사상 최장 29주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도 30주 만인 5월 넷째주 매도우위로 전환, 일본을 등졌다. 그런데도 패닉은 없다. 일본이라는 국가사회 시스템만은 위기 속에서도 가동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위기 지속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taein@seoul.co.kr
  • ‘TV 쏙 서울신문’ 방송 1주년

    ‘TV 쏙 서울신문’ 방송 1주년

    서울신문이 만든 시사정보프로그램 ‘TV 쏙 서울신문’이 방송 1주년을 맞았다.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해 6월 4일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첫 회가 나간 뒤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서울신문 기자들이 알차고 신속한 정보를 전하며 시청자들을 만나 왔다. ●연평도 영상특종 쾌거도 3일 53회를 방송하기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다. 960번 만에 운전면허를 딴 차사순 할머니는 인터뷰 후 다른 방송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가 하면 TV광고를 장식하며 소형차를 받는 행운을 누렸다. 또 최근에는 대한제국의 상징적 적통을 이은 황사손(皇嗣孫·황실의 대를 잇는 후손) 이원(49)씨를 만나 잊혀진 황실의 의미와 우리나라 역사관을 새롭게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도발 당시 3주 동안 연이어 특집방송을 꾸려 연평도 상황과 주민의 어려움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방송 최초로 연평주민들의 대피소 상황을 영상에 담아 전 세계에 긴박한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이어 전국 축산농가를 위협한 구제역 사태 이후 생생한 지역 분위기를 전하고, 가시지 않는 축산농민의 쓰린 아픔을 담아내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제작진은 “색다르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전하겠다는 일념으로 뛰었는데 아쉬운 점도 많았다.”면서 “앞으로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1주년 특집은 ‘신재생 에너지’ ‘TV 쏙 서울신문’ 방송 1주년 프로그램은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태로 더욱 중요해진 ‘신재생 에너지 특집’으로 꾸렸다. 원전 지역의 갈등과 함께 풍력과 조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과연 에너지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짚어 본다. 재방송은 4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에 볼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백호가 나타났다?…실제크기 인형에 놀란 英경찰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처럼 영국에서 실물 크기의 호랑이 인형을 실제 야생동물로 착각해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영국 햄프셔 사이스햄튼 헤지앤드 인근 지역에 살아 있는 백호를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신고로 위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보도했다. 백호로 추정된 그 야생동물이 발견된 곳은 인근에 골프장이 있어 경찰 측은 무장 병력과 헬기를 출동시켰으며 인근 동물원의 전문가들도 동원했다. 또한 인근 지역 주민을 긴급 대피 시키고 야생동물이 도주 가능한 고속도로도 차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인원이 참여한 대규모 생포 작전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무장 경찰이 백호로 추정되는 생포 대상에 접근했지만 그 야생동물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헬기에 장착된 열화상감지 센서에도 어떠한 열원이 감지되지 않았다. 이는 목표물이 실물 크기의 호랑이 인형이었던 것. 이에 대해 경찰 대변인은 “헬리콥터로부터 발생한 하강기류에 호랑이가 뒤집어지면서 실물 크기의 인형임이 밝혀졌다.”면서 “당시 촬영된 CCTV 영상을 보면 우리 모두가 진짜 호랑이로 착각할 만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대원들이 미소를 띠고 되돌아가는 사건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며, 이번 사건은 우리가 다루는 다양한 사건 중 한 사례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번 해프닝을 일으킨 호랑이 인형의 실제 주인을 찾기 위해 조사 중이며, 해당 인형은 분실물 처리돼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문 11개 개방… 2만명 침수 피해

    100년이 넘은 유서깊은 철도역 역사(驛舍)도 잠겼고 온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오두막집도 거짓말처럼 물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농작물 피해액 3억弗 달해 미 육군 공병대가 모간자 배수로 수문 개방을 계속 늘림에 따라 미시시피강 서남쪽 마을이 수문과 가까운 순서대로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세이트 마틴 패리쉬 마을 저지대에서는 16일 밤(현지시간) 현재 주택 지붕 부분까지 물이 차올랐으며 상당수 집들은 물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공병대는 모간자 배수로 수문 2개를 지난 14일 38년 만에 처음 개방한데 이어 15일 7개, 그리고 16일에도 2개를 추가로 개방해 미시시피강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이 일거에 미시시피강 서남쪽으로 쏟아지고 있다. ‘케이준 컨트리’ 지역 등 침수 예상 지역에 대피령을 내린 루이지애나 주정부 당국은 이날 주방위군과 경찰을 동원해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주민들의 대피를 당부했다. 주정부는 앙골라 주립교도소도 침수가 예상됨에 따라 3500여명의 재소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고, 내처즈강변에 있던 해안경비대 사무실도 폐쇄하고, 경찰관들은 소형선박에서 선상 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모간자 배수로가 개방됨에 따라 강물이 흘러가는 선상에 거주하는 2500여명의 주민과 2000여개의 건축물이 침수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합하면 모두 2만 2500여명이 침수피해를 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차팔라야 강 주변의 농작물 경작지도 대규모 피해를 당해 농업분야 피해액만 3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침수피해 장기화 될 듯 재난 전문가들은 모간자 배수로의 수문개방이 수주간 계속될 예정이어서 미시시피강 하류 지역의 침수피해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 중서부지역의 집중 호우와 겨울에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시작된 미시시피강 대홍수는 1937년 대홍수 이후 최대규모로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테네시, 오하이오, 인디애나,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등 9개주에 큰 피해를 내고 있다. 휴스턴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16일 현재 미시시피강 범람으로 인한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침수가 예상되는 모건시티와 호마에는 한인들이 거의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수몰 앞둔 美 남부 ‘케이 준 컨트리’의 비극

    1750년대 영국군이 캐나다의 아카디아(지금의 노바스코샤주)를 점령하면서 그곳에 살던 프랑스 사람들이 당시 프랑스 땅이었던 미국 루이지애나로 쫓겨 온다. 함께 죽을 고비를 겪은 이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프랑스어 방언을 쓸 만큼 유대감이 강했다. 아카디아라는 말이 미국 인디언들에 의해 케이준(Cajun)으로 잘못 전해지면서 이들이 사는 수천 제곱마일의 지역이 케이준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마치 나라 이름처럼 ‘케이준 컨트리’로 불린다. 연방정부는 1980년 케이준을 하나의 민족 공동체로 공식 인정했다. 케이준들은 자신들만의 ‘국기’(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고, ‘케이준 치킨 샐러드’와 같은 독특한 음식 문화로 이름을 떨쳐 왔다. ●260년 민족공동체 최대 위기에 이 케이준 지역이 지금 일시 수몰 직전의 위기에 있다. 미 정부가 뉴올리언스 등 인구 밀집 지역을 구하기 위해 홍수로 불어난 미시시피강의 물줄기를 케이준 쪽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호마, 모건시티 등의 도시가 바로 케이준 안에 있다. 미 공병대는 15일(현지시간) 저녁까지 케이준 주민들에게 대피를 완료하라고 했지만 주민들은 끝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케이준 사람들은 “수몰되더라도 집이 크게 망가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미 공병대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버트라로즈 마을에 사는 랜디 몬그리프는 이날 오후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는데도 집 앞에서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그는 “이 집을 리모델링하느라 너무나 공을 많이 들여 떠나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여차하면 타고 갈 작은 보트를 손으로 잡고 있었다. 주민 피에르 워터마이어는 자신의 집 외벽을 비닐로 두른 뒤 모래주머니를 덧대고 있었다. 그는 “이것들이 집을 보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크로츠 스프링 마을에 사는 제이크 놀런은 지난 며칠간 살림살이와 가구를 안전 지역으로 옮겼다. 그리고 이날 마지막으로 가게에 가서 케이크를 사왔다. 딸 마야의 네 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놀런은 “마야한테 이 사태를 설명하기 힘들어 그저 강물이 불어나 뱀과 악어가 많아졌기 때문에 떠나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 줬다.”고 했다. 그는 물이 빠질 때까지 누이의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다. 공병대가 이날 예고했던 대로 수문 4개를 모두 열자 1초당 7만 5000갤런의 물이 쏟아졌다. 9초마다 올림픽 수영경기장 한 개를 채울 만큼의 물이 케이준 쪽으로 퍼부어진 셈이다. 공병대는 수문 개방으로 4000여 명의 주민이 직접적 피해 영향권에 들게 된다고 밝혔다. 미시시피 제방위원회 수석 엔지니어인 피터 님로드는 “수압이 높아지면 제방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면서 “모두가 잠 못 이루는 밤이 며칠은 갈 것”이라고 했다. ●4000여 주민 직접 피해 영향권에 크로츠 스프링 주민 브레트 앤슬리(24)는 “증조할머니는 1927년에 246명의 사망자와 60만 명의 이재민을 낸 대홍수를 겪었고 할머니는 1937년 대홍수를 겪었지만, 나로서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며 “정말 이건 미친 짓이다. 현실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쓰나미처럼 어떻게 해 볼 틈도 없이 당하는 재난도 비극적이지만, 보금자리의 수몰을 그대로 지켜봐야 하는 것도 고문에 가깝다. 260여 년 전 시작된 케이준의 고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물길 돌려 뉴올리언스 살려라”

    美 “물길 돌려 뉴올리언스 살려라”

    미국 남동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미시시피강의 홍수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뉴올리언스 등 하류의 대도시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필사적 사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미 정부는 14일 오후(현지시간) 미시시피강 유역의 배수로 수문을 개방해 물길을 돌리며 범람을 막기 위한 본격 작업에 나섰다. 미군 공병대는 밤에 수문 한 개를 추가로 개방했고 15일에도 한두 개의 수문을 더 열기로 했다. 리키 보이엣 공병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루이지애나주 대도시의 침수를 막기 위해 앞으로 수일 내 모간자 배수로의 125개 수문 가운데 4분의1을 추가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중 호우로 강물이 불어난 미시시피강 하류 지역의 경우 이날 오후 아칸소주 헬레나 주변의 수위가 ‘범람 수위’보다 3.7m 높은 17.1m를 기록했다. 최남단 뉴올리언스 지역은 이날 오후 범람 수위를 넘어 5.1m에 이르렀다. 미 육군 공병대는 계속되는 미시시피강의 수위 상승으로 인구가 밀집한 루이지애나주 주도인 배턴루지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초토화됐던 뉴올리언스에서 대규모 침수 피해가 예상되자 모간자 배수로의 수문을 열어 물줄기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모간자 배수로는 1927년 대홍수 이후 건설된 것으로, 이번 수문 개방은 1972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다. 배수로를 개방하지 않으면 미시시피강이 범람해 200만명 이상의 인구가 밀집한 배턴루지와 뉴올리언스, 그리고 인근의 11개 정유시설 등 각종 산업시설에 대규모 침수 피해가 불가피하다. 결국 미 정부는 모간자 배수로를 열어 물줄기를 남서쪽의 아차팔라야강 쪽으로 돌리는 선택을 했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모건시티와 호마 등의 소도시를 희생해서라도 더 큰 희생을 막겠다는 판단이다. 모간자의 수문을 열기 직전 모건시티 등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대피소로 긴급히 이동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모간자 배수로 수문 개방으로 300만 에이커(1만 2000㎢)의 경작지가 침수되고, 세인트 마틴 패리시(지방행정단위) 등 7개 패리시 주민 2만 5000여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난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가 미시시피강 상류인 일리노이주 카이로에서부터 하류의 멕시코만에 이르는 635마일(약 1022㎞) 지역, 63개 카운티의 400만명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원전 피난훈련, 실제론 아무 소용 없었다”

    “원전 피난훈련, 실제론 아무 소용 없었다”

    “피난훈련을 경험한 후쿠시마 주민은 별로 없었다. 부분적으로만 실시했을 뿐 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훈련은 없었다. 막상 원전 사고가 나자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도 몰랐다.” ●원전 난민 “전주민 참여 훈련 없었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후쿠시마·체르노빌 최전선 현장탐사 보고회’. 최근 일본 후쿠시마 인근 지역에서 원전 사고 피난민을 만나고 돌아온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의 생생한 증언이 전해졌다. 최 소장은 지난달 13일부터 4박 5일 동안 사고 원전 주변인 고리야마시와 후쿠시마시 등에서 원전 피난민들을 만나고 귀국했다. 그는 원전 반경 5㎞ 이내에 살던 일본인 이시마루 고시로의 생생한 피난 경험담도 전했다. 최 소장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도미오카에 살고 있는 이시마루는 대지진이 발생한 바로 다음 날인 3월 12일, 두 손자와 함께 버스를 타고 집을 떠났다. 정부가 지정한 대피지역인 원전 반경 20㎞ 밖으로 피신하기 위해서였다. 이시마루 가족은 20㎞ 경계지역인 가마우치 지역에 은신했다. 사고 지역에서 47년을 살아온 이시마루는 “원전 피난훈련이 실제로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사고 당일 콘크리트 건물인 동네 온천에 피신해 있다가 가마우치로 이동할 때 버스를 이용한 사람과 자가용을 이용한 사람의 비율이 5대1 정도됐다.”고 말했다. 그는 “피난훈련 때는 모두 버스를 타고 이동하도록 했지만 자가용을 이용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들은 기름이 부족해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두 손자와 함께 원전으로부터 80㎞ 떨어진 친척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원전 인근 마을만 피해 입는 건 억울” 전직 우체국 직원이었던 이시마루는 현재 ‘탈원전 운동’에 나서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건설이 시작되기 전인 1964년부터 도미오카에 살았던 그는 “사람들은 평소 원전지역이 병원 안에 있는 방사능 구역과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지금은 아무도 방사능 구역에서 밥 먹고 잠을 자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시마루는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는 도쿄는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는데, 원전 인근마을만 고스란히 피해를 받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면서 끝내 눈물을 떨어뜨렸다고 최 소장은 전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의료진도 자위대도… 그들 곁엔 아무도 없었다

    의료진도 자위대도… 그들 곁엔 아무도 없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남서쪽으로 약 4㎞ 떨어진 곳에 있는 후타바 병원. 26일 이 병원이 일본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자에서 후타바 병원이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고 후쿠시마 원전에서 수소폭발이 있은 직후에 의료진과 직원들이 급히 대피하면서 입원환자들을 제대로 챙기지 않아 45명의 환자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2일 원전 사고로 인해 10㎞권 내의 주민들에 대한 피난지시가 떨어졌다. 이 병원에는 입원환자 340명과 근처 병원 부속시설인 노인간호·보건시설에 수용 중인 100여명을 합쳐 모두 440명의 환자가 있었다. 이들 중 자기 힘으로 걸어 나갈 수 있는 환자 209명과 의료진, 직원들은 대피령이 떨어지자 긴급히 탈출했다. 또한 육상 자위대가 몸을 가눌 수 없는 환자 130명을 버스에 태우고 이와키시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6시간이나 걸려 옮겼다. 운송 도중 두명이 숨을 거뒀고, 피난소에 도착해서도 두명이 사망했다. 당시 버스에는 병원 직원이 아무도 동행하지 않았고, 진료기록카드도 없었다. 이들이 떠나고 병원에는 혼자 거동할 수 없는 환자 90명과 병원 행정직원 4명, 그리고 경찰 1명과 자위대 간부 1명만이 남았다.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력은 단 한명도 없었다. 원전 사고가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도 알지 못한 채 남은 환자들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날아든 것은 원전 상황이 더 심각해져 구조대가 올 수 없다는 통보였다. 이 소식에 그나마 구조인력이랍시고 남아 있던 자위대 간부와 경찰관은 “이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말만 남기고 슬그머니 병원을 떠났다. 이들마저 떠나고 90명의 중증 환자들은 사흘이 더 지난 3월 15일에야 자위대 구조병력에 의해 구조됐다. 그 사흘 동안 이들은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고 이 때문에 탈수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은 극도로 악화되고 말았다. 병원은 전기와 수돗물이 끊긴 상태였다. 결국 이들은 다테시와 후쿠시마시의 대피소로 옮겨졌지만 이송 전후로 10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 상태가 심각한 21명의 중환자는 현립 아이즈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11일까지 6명이 추가로 숨을 거뒀다. 후타바 병원에서도 뒤늦게 시체 4구가 발견되는 등 모두 45명이 피난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서 주차장에서 아버지의 시신을 건네받은 사토 가즈히코(47)는 ‘3월 14일 오전 5시 12분 사망. 사인은 폐암’이라고 적힌 사망진단서를 함께 들고 있었다. 그는 “정말 암으로 돌아가신 건가. 왜 아버지를 병원에 방치했는가.”라며 대성통곡했다. 이 병원의 스즈키 이치로 원장은 “원전 폭발이 있은 뒤 병원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환자를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기사가 보도된 이날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측은 “악의적인 기사다. 환자들을 방치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이미 소중한 목숨 45명이 숨을 거둔 이후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美원전전문가, 日총리실 상주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직후 총리 관저에 한때 미국 원전 전문가가 상주하며 정보를 챙긴 사실이 밝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원전 주변 주민 15만명 피폭 검사 이 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상황에 대한 미국과의 정보 교류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총리 관저라는 권력의 중추에 외국인을 받아들인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원자력 공학 전문가 한명이 총리 관저에 주재한 시기는 3월 말이었다. 지난달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진 뒤 미국 정부는 상황 파악을 위해 총리 관저에 미국인 전문가가 상주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일본 측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사고 수습에 갈팡질팡하자 미국은 일본 정부의 대응과 정보 제공에 불만을 계속 표시했으며 총리실은 결국 미국 원전 전문가를 받아들였다. 한편 21일 밤 12시부터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권 내에 주민 출입이 전면 차단됐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후쿠시마현의 대피소 등을 방문해 20㎞권 내를 ‘경계 구역’으로 정했다는 사실을 밝힌 뒤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원자력 재해대책 특별조치법에 따라 경계 구역 안으로 들어갈 경우 최대 10만엔(약 130만원)에 이르는 벌금을 물거나 최대 30일간의 구금에 처해진다. ●경계구역 들어가면 벌금 10만엔 일본 정부는 원전 주변 주민 15만명에 대해 피폭 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건강검진 대상 주민은 피난 지시가 내려진 원전 반경 20㎞권 내, 정부가 지정할 예정인 20㎞권 밖의 ‘계획적 피난 구역’과 ‘긴급 시 피난 준비 구역’에 거주하는 15만명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호기의 전선케이블 보관 시설의 틈새를 통해 바다로 유출된 고농도 오염수는 520t,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4700조㏃(베크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농도 오염수는 시간당 1000m㏜(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내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일본을 찾은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간 총리와 회담을 갖고 세계 최대의 액화천연가스 수입국인 일본에 에너지자원의 공급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길라드 총리는 22일 외국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대지진 피해지역(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을 방문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연평도 피격 건물 재건축 해법 찾나

    연평도 피격 건물 재건축 해법 찾나

    피격 무허가건물 신축을 둘러싼 인천시 옹진군과 연평도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피격 전 사용하던 무단증축 건물이 비록 무허가라고 해도 새로 지어야 한다’(주민)는 것과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면적만 신축대상이다’(옹진군)는 것이 당초의 주장이었다. ●주민들 요구 최대한 반영키로 옹진군은 새달 말까지 연평도 주택 28가구(55동)에 대한 철거 및 설계 작업을 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총 52억원을 들여 6월 말 재건축에 착공,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본 건축방식은 벽돌이나 콘크리트 등을 쌓아 올려 외벽을 만든 뒤 슬라브 지붕을 덮는 것이지만, 주민들이 구조변경을 요구하면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주민들이 이전에 무단으로 증축한 건물이다. 대부분의 피폭 가옥에는 건축허가 없이 지어진 창고나 방 등이 포함돼 있다. 주민들은 섬 특성상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창고 등을 관행적으로 증축하는 현실을 들어 이를 재건축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옹진군의 입장은 단호했다. 무허가건물까지 신축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이 무단 증축된 건물을 복구할 경우 스스로 실정법을 어기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포격으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주민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만은 없는 실정. 고민을 거듭하던 군은 무허가 건물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는 제3의 방안을 내놓았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통해 무허가 건물에 대해서도 보상을 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를 확보한 것. 이 조항은 주로 재개발지역에 해당되는 것이지만 연평도 주민들에게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냈다. 군은 무허가 건물에 대한 보상액은 모두 1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던 주민들도 무허가 건물 보상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측이 조금씩 양보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인식이 공감대를 넓혀가면서 보상안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주택 재건축 시점에 맞춰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다. 옹진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추천한 감정평가사와 군이 선정한 감정평가사가 공동으로 보상가를 책정하면 주민들도 불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완파된 주택 안보관광지로 조성 한편 군은 포격으로 완파된 연평중·고등학교 주변 주택 4채와 반파된 1채는 안보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7월부터 연평도, 백령도 등 서해5도에 신형 대피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대피시설은 대형, 중형, 소형으로 나뉘며 200∼5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원전주민 왕따 시키는 日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사고로 방사능 누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전 인근 주민들에 대한 차별문제가 불거져 피난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방사선에 전염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후쿠시마 출신 피난민이 택시 승차, 호텔 숙박, 병원 진찰 등을 거부 당하는 일이 점차 늘고 있다. ●방사능 전염 공포에 곳곳서 마찰 이바라키현 쓰쿠바시는 지난달 17일부터 후쿠시마 출신 전입자에 대해 방사선 영향 검사를 받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증명서를 제시하지 못하면 소방본부나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게 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시정 조치를 받았다. 최근에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 권역에 살던 여성이 피난지인 가나가와현에서 70대 어머니를 요양 시설에 들여보내려고 했다가 증명서류 등이 없다는 이유로 일시적으로 거부당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 중순에는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에서 지바현 후나바시시의 친척집으로 피난했던 초등학생들이 공원에서 놀다 그곳 아이들로부터 “방사선이 옮는다.”는 놀림을 받은 끝에 후쿠시마로 돌아간 사실이 최근 일본 언론에 보도됐다. 인터넷 포털 ‘야후 재팬’에는 지난달 23일 후쿠시마에 살고 있다고 밝힌 한 여성이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로부터 파혼을 통보받았다.”며 “(이별에) 원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는 글을 올려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자발적 대피를 결정한 한 후쿠시마 주민도 사이타마현에 있는 호텔에 묵으려고 했으나 피폭자가 아니라는 증명서를 제출하라며 숙박을 거부당했다는 경험담을 블로그에 올렸다. 피난소에 들어갈 때 피폭 검사 증명서를 제출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런데도 상당수 대피소들은 후쿠시마현 출신 이재민들에게 방사선에 오염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서류를 요구하는 일이 잦아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나미소마시 피폭 검사센터 책임자인 사사하라 겐지는 “전적으로 과잉반응”이라며 “미나미소마는 이제 오염된 도시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日정부 “과잉반응” 비판 피난민들에 대한 차별에 대해 일본 국립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는 “방사선은 전염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겐바 고이치로 국가전략담당상은 19일 각료 간담회에서 “전국 각지의 여관이나 호텔이 후쿠시마 피난민의 숙박 예약을 거부한 사례가 있다.”며 “각료들은 힘껏 업계를 지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회견에서 후쿠시마 현민에 대한 차별에 대해 “명백한 과잉 반응”이라고 비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3명 중 1명 ‘원전주민’… 겁없는 美?

    원자력발전소 주변에 사는 미국인이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원전의 위험성에 둔감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미국에 원전(104개)이 워낙 많은 데다 대부분 대도시에 몰려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일 수도 있다. 미국 MSNBC방송은 최근 발표된 미국의 인구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원전 반경 10마일(16㎞) 이내에 거주하는 인구는 407만 9000명으로, 10년 새 16.9% 증가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전체 인구 증가율 9.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원전 반경 5마일(8㎞) 이내 거주 인구는 91만 6330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15.0% 늘었다. 반경 20마일(32㎞) 이내는 1851만명으로 12.3% 늘었다. 반면 원전 주변 50마일(80㎞) 이내에 거주하는 인구는 1억 1622만명으로, 6.5% 증가해 전체 인구 증가율을 밑돌았다. 반경 50마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미국이 현지 자국민에게 권고했던 대피 반경이다. 원전 주변 50마일 이내에 거주하는 미국 인구는 전체 미국민의 3분의1에 해당한다. 3명 가운데 1명이 ‘원전 주민’인 셈이다. 특히 32년 전 노심용해 사고가 발생했던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 섬 원전의 반경 10마일 내에 거주하는 인구는 최근 10년 새 11%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거주 인구가 많은 상위 100대 도시 가운데 26개 도시는 원전의 반경 50마일 범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샌디에이고, 볼티모어, 보스턴 등이다. 이 가운데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는 3개 원전에 둘러싸여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 체르노빌 원자로 1기 폭발 후쿠시마는 6기 모두 불안

    [日 방사능 공포] 체르노빌 원자로 1기 폭발 후쿠시마는 6기 모두 불안

    일본 정부가 12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급을 ‘최악의 재앙’으로 남은 옛소련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수준인 7등급으로 격상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당장의 피해 규모만 따지면 후쿠시마 원전 상황을 ‘제2의 체르노빌 사태’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한달여간의 사투에도 일본 원전이 계속 방사성물질을 쏟아내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후쿠시마 사태가 체르노빌 때보다 인류에게 더 심각한 피해를 남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본과 옛소련의 원전 사고는 원인부터 다르다. 체르노빌은 1986년 가동 중이던 원자로가 운영자의 실수로 출력이 비정상적으로 급상승해 원자로 내부에서 증기와 수소가 폭발, 노심의 핵물질이 뚫린 천장을 통해 대기로 뿜어져 나와 터졌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대피할 틈도 없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반면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원전 자체의 문제 탓이 아니라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원전을 덮치면서 각 원자로의 디젤 발전기가 물에 잠기고, 이어 냉각장치에 이상이 생기면서 원자로가 가열돼 발생했다. 또 방사성물질이 한순간에 누출되지 않고 원전 배수로 등을 통해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사고 초기 대응과정에서 56명이 사망한 체르노빌 때와 달리 후쿠시마에서는 직접적 피해로 인해 숨진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원자로의 설계를 비교해도 후쿠시마 원전은 체르노빌보다 안전하다. ‘흑연감속 경수냉각로’였던 체르노빌 원자로는 불이 잘 붙는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한 데다 격납용기가 없어 폭발에 취약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은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비등형 경수로’로, 강철로 된 격납용기가 둘러싸고 있어서 비교적 안전하다. 또 방사성물질 유출량에도 차이가 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량이 체르노빌 때의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원은 앞서 후쿠시마 원전의 유출량을 37만 T㏃/㎥(테라베크렐) 수준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에서 수소폭발이 처음 발생한 지 한달이 넘었으나 냉각 기능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고 방사성물질이 계속 유출되고 있어 향후 피해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 도쿄전력측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방사성물질이 계속 새어 나와 유출량이 체르노빌 때를 넘어설까 두렵다.”고 말했다. 특히 각 원자로의 격납용기가 어느 정도 파손됐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장순흥 카이스트 교수(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원자로 1개가 폭발했던 체르노빌과 달리 후쿠시마에서는 제1원전의 원자로 6기가 모두 불안한 것도 사고의 조기 수습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포항 전국 첫 쓰나미 대비훈련

    경북 포항시는 14일 전국 최초로 대규모 지진 해일(쓰나미) 대비 훈련을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훈련은 오후 2시 재난위험 발령 경보와 경보 발령 방송을 내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20분간 17개 읍·면·동(오천읍, 죽장·기계·기북·신광·대송면 제외)에서 실시된다. 훈련이 시작되면 경찰, 의용소방대, 해병전우회, 공무원 등 대피 유도 요원 3300여명의 안내에 따라 도심권에서는 3층 이상 콘크리트 건물, 읍·면 지역에서는 지정된 임시 대피소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차량 운전자는 오른쪽 갓길에 자동차를 정차시킨 뒤 가까운 3층 이상 건물로 대피해야 한다. 훈련은 주민 및 선박 대피 훈련과 해상 인명구조,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전기·통신·가스시설 응급복구 등 쓰나미 발생에 따른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강도 높게 실시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훈련은 일본 서쪽 홋카이도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8의 지진 때문에 5m 높이의 쓰나미가 포항지역 해안으로 밀려오는 것을 가상해 진행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28일 오후 1시 50분쯤 포항시 북구 동쪽 53㎞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3.2의 지진이 관측되는 등 포항도 지진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관측이 줄곧 제기되고 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日 후쿠시마 원전 냉각작업 한때 중단

    동일본 지진 발생 한달째인 11일 오후 5시 16분쯤 일본 후쿠시마현 하마도리와 이바라키현 남부에서 규모 7.1(진도 6)의 강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진원은 북위 36.9도, 동경 140.7도이고, 깊이는 6㎞로 추정된다고 일본 기상청이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지바현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강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냉각작업을 하던 직원들이 대피했으며, 1~3호기의 펌프 전원이 끊겨 한때 작동이 중단됐다. 이바라키 북부 지방에서는 진도 5가 관측됐고, 도쿄 도심 고층 빌딩에서도 약 1분간 진동이 느껴졌다. 일본 기상청은 이바라키현 연안에 1m 높이의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다며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NHK는 “이바라키현과 후쿠시마현 연안에 이미 0.5∼1m의 쓰나미가 도착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여전히 높게 나타남에 따라 반경 20㎞인 주민 대피지역을 30㎞ 밖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옥내 대피 지역으로 지정된 반경 20~30㎞내 주민들의 경우 누적 방사선 수치가 높은 마을에 대해서는 1주~한달 내에 30㎞ 밖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0∼30㎞ 떨어져 있더라도 방사선량이 연간 20m㏜(밀리시버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계획 피난지역’으로 지정, 주민을 대피시키기로 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대피 지역 확대와 관련해 “(기존의) 동심원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토양이나 지형,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본 전역에서는 한달 전 지진이 강타했던 오후 2시 46분을 기해 사이렌과 함께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이 진행됐다. 구호작업을 펼치던 자위대와 경찰, 소방대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한편 지진과 쓰나미 피해가 가장 심했던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에 이날 임시가옥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완공돼 임시대피소에 머물던 36가구가 이주했다. 지진과 쓰나미에 이은 화재로 거의 폐허로 변한 시를 복구하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상당수 주민들이 이 기간 중 고향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집에 돌아왔지만 외출은… 주인 잃은 개들만 거리 헤매

    집에 돌아왔지만 외출은… 주인 잃은 개들만 거리 헤매

    비가 내린다. 예사 비가 아니다. 지난 9일 후쿠시마현 다무라시 미야코지에서 맞은 비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까지는 불과 20㎞. 이날 원전에서 60~65㎞떨어진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의 공기 중 방사선량이 각각 2.00μ㏜, 1.86μ㏜로 측정됐다. 미야코지는 두 도시보다 후쿠시마 원전에 40㎞ 이상 더 가까이 있으니 이보다 훨씬 많은 방사선을 쐴 판이다. 지난 7일 서울에 내린 방사선량이 0.24μ㏜였으니 이에 비하면 최소한 10배 이상의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30km 권내 주민들에게 자율적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 지역에 걸쳐 있는 미야코지의 주민 3000여명 중 대부분이 30㎞ 밖에 있는 피난소로 옮겨 갔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3㎞ 정도 떨어진 도키와에서 30분을 서성이다 웃돈을 줘가며 어렵게 잡은 택시를 타고 찾아간 미야코지의 풍경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옥내 피난을 지시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집에 머물러 있는 주민들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학생들이 시 밖의 학교로 옮겨 가고 남은 ‘이와이사와’ 소학교(초등학교)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집을 떠난 주인이 미처 챙기지 못한 개들은 비를 맞으며 먹을 것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녔다. 한 무리의 개들이 외지인인 기자를 보자 요란하게 짖어댔다. 소떼가 들판에서 영문도 모른 채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토사도 여기저기서 자주 눈에 띄었다. 지방도로를 20분 정도 달리다가 바리케이드를 맞닥뜨렸다. 이곳부터는 출입이 통제된다. ‘피난 지시 발령 중-원자력재해 특별조치법에 따라 출입 금지’라는 표지판이 기자 앞을 턱 막아섰다. 바리케이드를 넘어 가려 하자 20여m 앞에서 기자의 동태를 유심히 쳐다보던 경찰관 두명이 호루라기를 불며 손사래를 친다. 다시 돌아오는 길도 적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적이 사라진 도로에 자동차들만 간혹 지나간다. 차창 안으로 보이는 운전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아직 공포감을 얼굴에서 지우지 못한 모습들이다. 길가에서 우산을 받쳐 들고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는 기자를 황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가며 한참이나 쳐다본다. 30㎞ 내 주민 가운데 일부는 정부의 대피 권고에도 남기를 희망했다. 일부 축산농가와 고령자 가정이다. 일단 30㎞ 구역 밖으로 대피했다가 장기화되는 피난 생활에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주민 요시다 다카오(63)는 “식료품과 가솔린 등 연료 조달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원전도 소강상태에 들어가 최근 며칠 사이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시 대피소에서 약 10일 동안 대피한 후 집으로 돌아온 주부 다무라는 “정부가 자율적으로 대피하라고 해 피난소에서 지냈지만 이제 먹고사는 문제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더 이상 정부의 발표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야코지를 비롯해 다무라시 일대는 담배 농사로 유명한 지역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담배농사와 밭농사를 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이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집에는 돌아왔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방사선 공포와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 후네히키에서 도키와까지만 단축 운행하는 버스의 운전기사 하시모토 데루오(54)는 “모든 걸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원전이 이렇게 위험할 줄 몰랐다.”며 “일본이 그동안 무수한 고난을 헤쳐 나갔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을 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오후에도 그치지 않는다. 이 비가 언제 그칠지 모르는 것처럼 한달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후쿠시마 원전 공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의 근현대사는 기회와 위기의 연속이었다. 이번 원전 사고는 일본을 또 다른 역사의 변곡점에 서게 했다. 재해를 헤쳐 나가는 과정이 20년 불황을 극복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불황을 20년이 아닌 30년으로 늘리는 ‘통한의 방사선’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미야코지(후쿠시마)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서해5도에 장기 대피시설 42곳 신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서해 5도 및 휴전선 접경지역에 대규모 주민 대피시설 100곳이 추가 설치된다. 육지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 서해 5도에는 장기 대피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소방방재청은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올해 말까지 718억원을 들여 주민 대피시설 100곳을 새로 설치한다고 8일 밝혔다. 서해 5도에는 100~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기 주민 대피시설 42곳이 신설된다. 지금까지 117개 대피시설이 있었으나, 모두 단기용이었다. 지역별로는 연평면이 7곳, 백령면이 26곳, 대청면이 9곳으로 모두 5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화생방 상황에 대비해 가스 여과기를 설치하고 급수시설과 식당, 자가발전기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이로써 서해 5도 대피시설 확보율은 32%에서 100% 이상 올라가게 된다. 휴전선 접경지역에는 인천(강화) 6곳, 경기 32곳, 강원 20곳 등 58개 단기 대피소를 확충한다. 국비와 특교세, 지방비 등 총 188억원을 들여 지역별 여건에 맞게 학교, 마을회관, 읍·면사무소 등 부지를 활용해 100~200명을 수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 지역들이 휴전선에 가까운 점을 감안, 기존 대피시설보다 기준을 강화해 1인당 면적기준은 기존 0.83㎡에서 1.43㎡로 늘리고 벽체 두께는 50㎝이상, 출입구는 방폭문을 설치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東 일본대지진 한달] 390만 가구 정전…日, 다시 여진 공포 속으로

    일본 열도가 또다시 지진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7일 밤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하면서다. 지난달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대의 여진이다. 앞으로 강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이어 오나가와 원전에서도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일본 열도의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야기현 앞바다 해저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이 도호쿠 지역을 강타한 것은 7일 밤 11시 34분쯤.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거의 전역에서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관측됐고 해안 지역에 강진이 집중됐다. 미야기 해안 지역에는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됐으며 대피명령도 떨어졌다. 이날 지진으로 지금까지 4명이 숨지고 141명이 부상했다. 또 이와테현과 아오모리현, 아키타현, 야마카타현의 도시와 마을 390여만 가구는 정전으로 암흑 천지가 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과 철도가 두절됐다가 8일 오전을 넘어서야 가까스로 복구됐다. 건물이나 아파트 천장의 형광등이 격렬하게 흔들렸고, 슈퍼마켓은 선반 등에서 떨어진 물건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잠을 청하다 지진에 놀란 주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오거나 가족들과 부둥켜안고 충격과 공포로 꼬박 밤을 새워야 했다. 주민들은 “지진의 흔들림이 지난달 대지진 때와 비슷했다. 공포의 시간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문제는 또 다른 여진의 가능성이다. 기상청은 8일 “앞으로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 이어 미야기현 오나가와 원전의 외부전원 일부가 끊긴 가운데 일부 원자로에서 누수 현상이 발견돼 긴장을 더했다. 오나가와 원전의 운영사인 도호쿠 전력은 이날 오나가와 원전 1∼3호기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가 지진으로 충격을 받으면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냉각수가 흘러내렸고, 다른 건물에서도 물이 넘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물이 흘러내린 곳은 모두 8곳으로 유출된 양은 한곳당 최대 3.8ℓ 정도였다. 1호기에서 흘러내린 물에 포함된 방사성물질 농도는 5410베크렐(㏃)이었다. 또 오나가와 원전과 아오모리현의 히가시도리 원전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는 지진 발생 후 1시간 20분 정도 냉각 기능을 상실하기도 했다. 도호쿠전력 측은 오나가와·히가시도리 원전의 냉각 기능이 곧바로 회복돼 외부의 방사선 수치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초기에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실제 피해상황을 숨겼다는 점에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오나가와 원전도 지진 때문에 원자로로 연결된 외부전원 4개 계통 가운데 3개 계통이 끊겼고, 겨우 1개 계통으로 버티다가 오후 현재 2개 계통으로 회복됐다. 한편, 지난달 11일 대지진과 쓰나미로 기능을 상실해 한달여간 폐쇄됐던 센다이 공항이 오는 13일 일부 상업 서비스를 재가동하기로 하고 이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다음 주 재개되는 등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방사능 오염 시신 1000구 어쩌나”

    방사성물질의 대량 누출을 차단하는 데 치중하고 있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또 다른 고민은 방사능에 오염된 희생자들에 대한 대책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msnbc방송에 따르면 현재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근처에 방치된 시신은 최대 1000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고농도 방사성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커 섣불리 옮기지도 못하고 있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피폭 가능성 때문에 시신 수습 자체가 어렵고, 시신이 수습되더라도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진 기준이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현재 원전 반경 20㎞는 피난지역으로 지정돼 출입이 금지돼 있다. 2만 5000명의 일본 자위대와 미군이 사망자 및 실종자 수색에 나섰지만 피난지역은 예외였다. 일본 정부는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피난지역 내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다른 유엔 기관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정보도 없어 어떻게 대처할지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방사능에 오염된 시신 처리 방법이다. 일본에서 일반화돼 있는 화장법은 방사능에 오염된 시신에는 안전성 차원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방사선안전국가위원회(NCRS)와 질병통제센터의 내부 기준은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시신은 화장해서는 안 되며 대신 방사능 경고 표시가 된 특수 관에 넣어 지하에 깊이 매장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물론 시신의 피폭 정도가 약할 경우 방사성물질을 제거한 뒤 화장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 방치된 시신은 심하게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 교도통신은 지난달 27일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수습된 남성의 시신에서 매우 높은 수치의 방사능이 검출된 뒤 피난지역에 방치된 시신들의 수습을 아예 포기했다고 보도, 이 같은 지적을 뒷받침했다. 한편 7일 후쿠시마현에서 40㎞ 떨어진 농지에서 통상치의 150배에 달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된 데 이어 원전 부지 3개 지점에서도 플루토늄 238, 239, 240이 새로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이날 원전 반경 30㎞ 밖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도 누적 방사선량이 많을 경우 대피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영광원전 11일부터 안전 점검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전에 대한 안전 점검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오는 11일부터 영광원전이 시험대에 오른다. 5일 영광원자력본부 등에 따르면 민간 전문가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정부 원전 안전조사단은 고리, 월성, 울진에 이어 마지막으로 오는 11일부터 3일간 5개 분야에 걸쳐 영광원전 1~6호기에 대한 점검에 들어간다. 특히 조사단은 올해로 수명이 20년 넘은 영광원전 1, 2호기에 대해 정밀 조사를 할 계획이다. 점검은 지진·태풍 및 대형 지진해일의 여파로 원전의 전력이 끊기고, 이에 따라 노심 용해(핵연료봉이 녹는 현상) 등 대형 원전 사고가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이에 대한 대비 현황을 살피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재 체계, 방사선 비상진료기관의 장비 확보, 의약품 비축 등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광원전 관계자는 “이번 점검은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받는 동시에 미흡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광군 농민회 등 11개 단체 회원들은 “일본 원전 사고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방사능 측정 장비 추가 설치, 대피소 설치, 중·저준위 핵폐기물 이송 계획 발표, 출력 증강 및 노후 원전 수명 연장 포기 등을 촉구했다. 영광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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