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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연숙칼럼] 權·經·言의 제자리

    [신연숙칼럼] 權·經·言의 제자리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 파문은 권력, 재계, 언론 유착의 적나라한 실상을 드러내 보였다. 불법도청과 검은 돈거래의 가증스러운 모습에 국민들은 분노하다 못해 허탈감마저 느껴야 했다. 경제계는 협박을 하며 손을 벌리니 마지못해 정치자금을 줘왔다는 핑계를 더이상 댈 수 없게 됐다. 정치인들도 대가성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의 존재를 주장할 염치가 없을 것이다. 재벌 총수가 검사의 떡값까지 챙기고 있는 모습은 쓴웃음마저 나오게 한다. 이번 파문을 보면서 권력, 경제, 언론의 ‘제자리’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영역이동의 자유야 제한될 수 없겠다. 그러나 각 영역의 핵심들이 자신에게 할당된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때라야만 사회의 조화롭고 건강한 발전이 보장된다. 이번 사건은 ‘제자리’를 못 지켰거나, 옳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강화나 영역이동을 기도한 데서 발생한 대표적 불상사로 회자될 것이다. 홍석현씨의 경우를 보자. 그는 이른바 X파일이 공개되자 기자회견에서 “왜 이런 테이프가 공개됐는지 나름대로 짐작하는 데가 있지만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음모론의 제기다. 그의 말대로 언론이 어떤 정치적 의도와 결탁해 도청 테이프를 공개했는지는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녹음된 대화의 주인공 홍씨가 ‘현직 주미대사’가 아니었다면 사건이 이토록 커졌을까. 물론 그가 아니라도 폭발력 있는 ‘내용’은 수두룩했다. 그러나 유엔사무총장 야심을 불쑥불쑥 내비치고, 차기 대권후보, 국무총리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언론사주 출신 ‘주미대사’가 검은 거래의 중심에 없었어도 이번 사건이 이토록 큰 파장을 낳을 수 있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홍씨는 재벌가 출신으로 언론사주 역할에 충실했어야 했다. 언론을 발판삼아 대사직에 진출하고, 대사직을 발판삼아 유엔사무총장과 그 이상을 꿈꾸었을 때 그를 찾아온 것은 재앙뿐이었다. 무리한 영역이동의 종말은 이미 현대그룹 정주영씨의 1992년 대통령선거 출마에서 목격했다. 엄청난 선거자금 동원과 낙선, 그 이후 현대가 겪은 간난은 다 알려진 바다. 보다 유사하게 제3공화국 시절 사주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에 입각한 한 언론사의 쇠퇴도 언론계에서는 자주 회자된다. 경제, 언론이라는 제자리를 못지킨 대가는 그렇게 컸다. 이번 파문에서 MBC의 태도 또한 언론의 ‘제자리’에 충실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엄청난 내용의 X파일을 일찌감치 입수하고도 공개에 주저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자 몸을 사렸다가 경쟁사의 선공에 반격하는 양상이 되면서 보도경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돼 버렸다. 언론들은 이제 와서야 국민의 ‘알권리’를 외친다. 삼성은 언론들을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걸어 고발할 것이라 한다.MBC는 과연 법의 제재를 걱정했어야 할까. 우리나라는 언론관련 사건에서 판례가 빈약하다. 여러부담을 이유로 소송이 흐지부지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 언론의 ‘제자리’는 법정 투쟁의 결과에 힘입은 바 크다. 불법도청 사건만 해도 미국은“취재원이 불법으로 정보를 얻었더라도 언론사가 이를 합법적으로 입수했다면 이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연방대법원 판결을 받아놓고 있다. 우리 언론도 보다 적극적인 보도와 법적 대응을 통해 ‘제자리’를 확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어느 언론도 선정적, 추측성 보도는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언론자유의 영역을 확대하는 몸싸움에는 당당히 나서기를 소망해 본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사설] 洪 대사, 사퇴로 끝낼 일 아니다

    홍석현 주미대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 온갖 의혹들이 불거지고, 제대로 해명이 안 되는 상황에서 주미대사라는 직책을 계속 수행하기 어려웠다. 노무현 대통령도 홍 대사의 사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홍 대사 파문은 사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의혹의 진실 여부를 국민앞에 고백하고, 사죄할 일은 사죄해야 한다. 청와대는 인사검증에서 허점이 끊이지 않는 원인과 책임을 가려내야 한다. 안기부(현 국정원) 불법도청 테이프 파문은 검찰 수사에 맡겨졌다. 홍 대사는 주요 조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불법 대선자금과 떡값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사실인지 성실히 조사에 응해야 한다. 이번 파문을 음모론으로 몰거나 다른 기업, 언론사를 맞물리게 해 물타기를 할 생각은 버리는 게 옳다. 불법도청의 피해자이고, 비슷한 정치자금 제공행위가 또 있었으리라 짐작은 된다. 그렇다고 홍 대사가 한 행위가 면책되지 않는다. 특히 지금 제기되는 의혹은 정치권과 재벌, 언론사가 결탁해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경우라고 여겨진다. 청와대는 그동안 검증 소홀로 많은 고위공직자 낙마사태를 겪고도 홍 대사 파문이 벌어진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일각에서는 올해초 국정원이 청와대에 도청테이프 존재를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청와대나 국정원은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몰랐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다.1999년 삼성측의 제보로 국정원의 도청테이프 1차 수거가 이뤄졌다면 관련 자료를 남겨 검증에 활용했어야 했다. 인사검증의 구멍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이를 틀어막아야 유사 상황이 재발하지 않는다. 북핵 6자회담이 열리는 시점에 주미대사가 사퇴하게 된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이다. 미국 정부 수뇌부의 판단과 대응은 6자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다. 회담은 베이징에서 열리지만 워싱턴에서 우리 외교관의 활동이 중요하다.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은 심기일전해 6자회담 지원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외교부는 홍 대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미라인을 시급히 가동하길 바란다.
  • [X파일 파문] 5개월 3일만에… ‘최단명 주미대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홍석현 주미대사가 이른바 ‘안기부 X파일’ 파문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월22일 취임 이후 5개월 만으로 역대 주미대사 가운데 최단명을 기록하게 됐다. 한·미 관계가 여전히 매끄럽지 못하고,4차 6자회담이 베이징에서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홍 대사의 퇴장으로 인한 어느 정도의 외교적 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들은 “과거 대사들과 비교할 때 홍 대사가 접촉하는 미국측 인사의 폭과 깊이가 남달랐다.”고 평가했다. 홍 대사가 공식적으로 사퇴하게 되면 공사 가운데 선임인 최종화 경제공사가 대사대리를 맡게 된다. 홍 대사는 지난주 안기부가 불법도청한 ‘X파일’의 존재가 처음 보도된 직후에는 사태가 이처럼 심각한 지경에 이를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문화방송이 22일 저녁 파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방송한 이후에는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사의 사퇴는 그러나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여기에는 정부와 홍 대사는 물론이고 중앙일보, 삼성이라는 네가지 요소가 서로 얽혀 있었다. 이 때문에 대사관 내에서는 홍 대사가 쉽게 물러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선 홍 대사가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루머도 떠돌았다. 일부에서는 홍 대사와 삼성, 그리고 정부의 ‘어떤 실험’이 수포로 돌아간 것에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홍 대사는 부임 전부터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또 “장관이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대사였기에 수락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당초부터 대사직은 내년 중반까지만 맡을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도 미국 내에서 홍 대사가 부임하지 않았으면 시도하지 않았을 몇가지 사업이나 이벤트 등을 계획한 것 같다고 워싱턴의 소식통은 말했다. 말하자면 홍 대사는 삼성을, 삼성은 홍 대사를 서로 지원하고 ‘이용’하는 한편, 정부는 이를 암묵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그 목표나 의도가 무엇이었던 간에 정부와 기업, 개인간의 ‘3각 협력’ 시도는 매우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으나 결국 열매를 맺지 못하고 좌절됐다. 어차피 3자간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홍 대사는 홍진기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 신직수 전 법무부장관의 사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처남이라는 배경에다 경기고, 서울대, 스탠퍼드대를 나온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갖췄지만 대사관 직원 대다수로부터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정부 일각에서는 “홍 대사가 부임한 이후에도 한·미 관계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세력도 존재했다. dawn@seoul.co.kr
  • 盧대통령 “洪대사 사의 수용”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홍석현 주미대사의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홍 대사는 25일 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만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홍 대사의 사의표명에 대해 “주미대사로서 중요한 시기에 원만하게 업무수행을 해 왔는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홍 대사의 사표수리 시기는 주미대사로서 현안처리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사는 당분간 대사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지만 이날 베이징에서 개막된 6자회담에 대한 워싱턴 현지에서 한미간 입장조율에 차질이 우려된다. 청와대는 앞으로 후임 대사 선정작업을 벌여 나간다는 방침이나 대사교체 과정에 걸리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대사의 대미 외교의 공백도 예상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X파일 파문] 역대 주미대사 재임기간

    |워싱턴 연합| 25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힌 홍석현 주미대사는 역대 최단명 주미대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2월22일 취임한 지 5개월 3일 만이다. 지금까지 역대 주미대사 중 공식적인 최단명은 60년 5월 제3대 주미 대사로 부임, 불과 4개월 만에 물러난 정일권씨다. 그러나 정씨는 이듬해 6월 5대 주미대사로 복귀해 2년 10개월을 더 근무했기 때문에 전체 재임 기간은 3년이 넘는다. 제4대 장이욱 대사도 재임 기간이 8개월에 불과했지만 홍 대사의 사표가 조기 수리될 경우 홍 대사보다는 근무 기간이 길다. 주미대사의 재임 기간이 2년을 넘기지 못한 사례는 드물다. 초대 장면 대사가 49년 2월 부임,51년 2월에 퇴임한 것을 비롯,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2년을 넘었다. 정치적 격변기에 주미대사를 지낸 4대 장이욱,6대 김정렬 대사의 재임기간이 각각 8개월과 17개월,15대 한승수 대사는 20개월로 2년에 못미쳤다.2003년 4월에 부임한 19대 한승주 대사는 22개월에 그쳤다.
  • [X파일 파문] 당혹스런 국정원

    국가정보원이 도청 파문과 관련한 잇단 보도에 당혹해 하면서 수습에 부심하고 있다. 전직 직원들의 폭로가 ‘막가파’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과거사진실규명위 차원이 아닌 강도 높은 자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국정원은 “올 1월에 ‘X파일’ 도청 테이프를 국정원이 알았다.”는 조선일보 26일자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보도를 청구할 방침이다.이 신문은 “홍석현 주미대사가 지난해 12월 내정돼 상대국의 아그레망(동의)을 기다릴 무렵인 지난 1월,MBC가 확보한 ‘X파일’과 같은 내용의 CD 두 장을 입수, 성문(聲紋) 분석을 실시했다.”면서 청와대에도 보고됐다면 홍 대사 임명 강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국정원 “중앙일보 보도 사실관계 확인후 대응” 국정원은 또 이 날자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신문은 “1999년 천용택 전 국정원장이 ‘X파일’을 6억원에 팔려고 한다는 삼성의 신고를 받고도 전 미림팀장 공운영 씨의 유출 테이프를 압수했을 뿐 사법처리하지 않은 것은 당시 천 원장을 포함한 국민의 정부 핵심 실세들과 관련된 테이프를 폭로하겠다는 공씨의 협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국정원 전 직원도 천 전 원장의 뒷거래설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서 국정원은 더욱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간부 출신 모임인 ‘국가를 사랑하는 모임’의 송영인 회장은 이날 평화방송에 출연,“천 원장 등이 공씨에게 이권 사업인 통신 관련 돈벌이를 도와준 것은 상식 이하의 처사”라고 비난했다. 공씨는 직권면직된 1998년 말 모 통신회사의 국제 및 시외전화 가입자 유치 대리점을 차리고 국정원의 국내외 방대한 조직망을 끌어들여 영업에 활용한 알려졌다. 그러나 공씨는 이날 자해를 하기 전 공개한 자술서에서 자신의 사업이 “구멍가게 수준”이라며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주장했다.●기밀 누설자 비판 움직임도 사실 여부를 떠나 전직 직원들의 ‘무차별’ 폭로가 계속되자 국정원 내부에서는 국정원직원법상 비밀엄수 조항을 어긴 이들에 대한 처벌 목소리도 높다. 한 국정원 관계자는 미림팀의 실체를 처음 폭로한 김기삼(41)씨가 “고시공부 중독자여서 조직에 적응하지 못했다.”면서 “입사 후 2년은 연수를 갔고 5년은 이 부서, 저 부서를 돌아 고급 정보를 접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평가절하했다.김씨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오정소 대공정책실장 보좌관을 지냈으나 2002년 면직된 뒤 도미,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X파일 파문] 외교부 “6자회담중… 착잡”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서울 김상연기자|홍석현 주미대사는 25일(현지시간) 밤 오수동 홍보공사를 통해 사의 표명 사실을 밝혔다. 하루 종일 대사관저에서 머물던 홍 대사는 서울에서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오 공사를 통해 그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입장 표명을 위한 기자회견 개최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 공사는 홍 대사가 26일 대사관으로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날 홍 대사는 뉴욕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공동 초청한 오찬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 앞서 홍 대사는 이날 아침 대사관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대사관 직원들은 월요일 정례 회의가 시작되는 오전 10시에 4층 회의실로 모였고, 홍 대사의 비서관도 대사관 현관에서 대사의 출근을 기다렸던 점으로 미뤄볼 때 당초 홍 대사는 출근을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 대사는 “몸이 불편하다.”면서 “점심을 먹고 나오겠다.”고 연락해 왔다. 그러나 오후가 되도록 홍 대사가 출근하지 않으면서 대사관내에 홍 대사의 거취와 관련한 갖가지 추측이 나돌기 시작했다. 한편 홍 대사의 퇴진 소식을 접한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착잡하다.”는 반응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4차 6자회담이 개막되는 등 주미대사의 역할이 중요한 때에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자, 잔뜩 긴장하는 눈치였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아세안지역포럼(ARF) 참석차 라오스로 출국하기에 앞서 마주친 기자에게 “한 마디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홍 대사가 부임 5개월밖에 안됐지만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관련 현안들을 매끄럽게 처리해 왔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X파일 파문] 靑, 감싸기 부담… 12시간만에 전격수용

    청와대의 홍석현 주미대사 사표수리는 전격적이다. 홍 대사가 25일 밤 10시 30분쯤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시한 지 12시간 만에 청와대의 수용방침이 확인됐다. 밤 시간을 감안하면 즉각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만큼 삼성그룹의 불법대선자금 전달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홍 대사의 거취를 놓고 청와대측의 그간의 고민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핵심관계자는 홍 대사 관련 도청내용이 공개되자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칫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사건의 불똥이 청와대로 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홍 대사가 여야를 넘나들면서 불법정치 자금을 직접 전달했고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후보의 이미지홍보도 지원했다는 보도내용은 그를 발탁한 참여정부의 도덕성마저 의심받을 사안이다.2002년 불법대선자금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했던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홍 대사를 감싸기에 부담을 느꼈을 법하다. 홍 대사를 임명할 당시에 안기부의 도청 내용과 홍 대사의 자금전달 역할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은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의 부실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국정원의 조사결과를 기다려 보자던 청와대의 기류변화는 홍 대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무관련 수석회의를 25일 갖기로 결정한 24일 오전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삼성과 중앙일보와의 관계를 감안하면 대놓고 홍 대사 교체방침을 밝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청와대는 홍 대사가 먼저 알아서 거취를 결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으면서도,‘벙어리 냉가슴 앓듯’ 입밖에 꺼내지 못했다. 노 대통령이 2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홍 대사 측의 논리를 그대로 전하면서도 “어려운 판단의 문제”라고 난감함을 비친 것은 이런 난처한 입장을 보여준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언급에는 홍 대사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무언의 메시지도 담겨 있었다. 홍 대사가 사의 표명을 결심하게 된 데는 이런 메시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스스로 거취 결정’이란 잇따른 입장표시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X파일 파문] “상처받은 많은 국민께 용서 구한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홍석현 주미대사는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사의 표명과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안기부 X파일’ 파문이 본격화된 이후 사실상 첫 반응인 셈이다. 홍 대사는 이날 오전9시 30분 대사관에 도착, 마중나온 직원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대사실로 이동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홍 대사는 전날 하루종일 대사관저에서 칩거하면서 마음을 정리한 듯 비교적 담담한 표정이었다. 홍 대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면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면서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긴 것 같아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그런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고 오수동 공사가 전했다.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사의 결심에 대해 밝혀달라.-오늘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서울에서 사의 표명을 발표해 이 시점에서 따로 할 말이 없다.▶그럼 언제 말해주겠는가.-여러가지가 정리돼야지. 지금은 시끄럽지 않으냐.▶심경은.-담담하다. 얼굴이 좋지 않나요. 그동안 여러분과 좋은 시간 가졌고 고생들 많았다. 나중에 친구로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자.▶몸은 어떤가.-잘 잤다.(몸살은)다 나았다.▶대사직은 당분간 수행하나.-아무래도 여기 절차가 있으니… 후임이 오실 때까지, 또 (후임 대사가) 아그레망도 받아야 하고 6자회담도 열리고 있고 하니 여기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뒷마무리를 잘 하겠다.▶사임 결심 이유는.-그건 나중에 얘기하자.dawn@seoul.co.kr
  • [‘X파일’ 파문] 언론사들 보도 ‘입맛대로’

    97년 대선 당시 삼성과 중앙일보 고위층간의 대선자금 지원문제를 화제로 한 도청 내용을 담은 ‘X파일’ 사건이 언론사간 힘겨루기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X파일’ 테이프를 제작한 전 안기부 비밀도청팀으로 알려진 미림팀장 공모씨가 지난 24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일보·동아일보·SBS 다 똑같아.MBC는 다른가,KBS도 다 똑같지.”라는 발언을 한 뒤 해당 언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건이 불거진 후 X파일에 관한 한 상대적으로 적은 지면을 할애하던 중앙일보는 25일자에서 다른 언론사주들도 도청대상이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은근히 타 언론사에 대해 ‘견제’ 메시지를 던지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중앙일보는 1면에 ‘다시 한번 뼈를 깎는 자기반성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보내면서 본격적으로 입을 열었다.1면 톱기사에서는 전 안기부 공씨의 말을 인용해 “입 열면 안 다칠 언론사 없다.”는 제목과 함께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3면엔 “조선·동아 지금 제정신 아니야… 역겨워”라는 기사를 내보내 조선·동아일보를 직접 겨냥했다. 조선일보는 중앙일보가 중점보도했던 타 언론사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이어 사설을 통해서 중앙일보 홍석현 전 사장의 부도덕성을 강하게 질타했다.‘X파일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란 제목으로 “국민들 앞에선 깨끗한 정치를 다짐해놓고, 무대 뒤 자금 전달 창구역을 하면서 정보까지 넘겨준 언론사주의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사회 지도층의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에 허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홍석현 주미대사의 거취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1면 기사에서 여권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홍 대사의 사퇴쪽에 무게를 싣는 내용을 내보냈다. 또 홍 대사가 주미대사에 기용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간접적으로 삼성과 현 정부간의 보이지 않는 의혹까지 제기하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서 언론비평 주간신문 ‘미디어오늘’은 25일 외부기고를 통해 ‘이상호 X파일’에 담긴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발언의 진위 등을 거론하면서 조선일보가 먼저 고해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내보냈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는 이날 전 안기부 간부의 말을 인용,“홍 전 중앙일보 회장뿐만 아니라 K 전 명예회장,B 명예회장 등 유력 언론사주들이 모두 안기부의 도청 활동 대상이었다.”고 밝혀 여타 언론사들로 파문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불러일으켰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X파일’ 파문] 홍대사 대사관 출근 안해

    ‘X파일’ 파문과 관련, 홍석현 주미대사의 거취를 놓고 청와대가 고심 중인 가운데 홍 대사가 25일(현지시간) 오전 대사관에 출근하지 않아 사퇴 여부가 주목된다. 홍 대사는 이날 대사관에 나와 거취와 관련된 입장 표명을 할 예정이었으나 오전에 열린 정례 직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홍 대사의 거취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 관련 수석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노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도청 행위에 대해 사실규명을 지시하면서 불법도청으로 만들어진 정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일단을 드러냈다. 홍 대사의 거취를 놓고 ‘버티기’로 해석될 수 있는 소지도 있으나,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의지는 찾기 어렵다. 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불법도청으로 만들어진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정·경·언 유착 등 범죄를 은폐하지 말고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게 해야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국민들 생각과, 그외의 다른 범죄행위와의 형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논리가 있다.”면서 홍 대사 측과 비슷한 논리를 소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는 어려운 판단의 문제”라면서 “책임있는 당국자들과 협의하고 사회적 공론을 들어가면서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홍 대사측의 논리가 전반적으로 여론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회적 지적이자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의 불법도청 조사 지시가 ‘시간끌기’ 전략에서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X파일의 모든 정보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점에서 대사직을 수행하기 어렵지 않겠나.”면서 “본인의 결단이든 대통령의 결단이든 순리와 상식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면서 자신사퇴를 촉구했다.박정현기자·워싱턴 이도운특파원jhpark@seoul.co.kr
  • 李총리, 청렴위 출범식서 홍석현대사 간접 비판

    李총리, 청렴위 출범식서 홍석현대사 간접 비판

    이해찬 국무총리는 25일 안기부 ‘X파일’과 관련,“지위가 높고 권한과 재력이 많은 사람이 깨끗하지 않고서는 아래가 맑기를 바라기 어렵다.”며 파일에 연루된 홍석현 주미대사 등을 간접 비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에서 열린 국가청렴위원회 출범식 치사를 통해 “요즘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상황을 보면 정말 윗물이 맑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신문에 거론된 모든 문제는 정부를 맡은 고위공직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신문을 보며 우리 고위공직자의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느꼈다.”고 고위공직자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나라당 소속 최연희 국회 법사위원장은 “기업인들은 자기가 잘못한 상황이 벌어지면 공직자를 걸고 넘어진다.”면서 “(공직자와 기업인의) 잦은 만남은 부담이 되므로 청렴위가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청렴위는 사옥 이전을 계기로 부패사건이나 감사원 감사 지적사항 등 부패현상이 발생할 때는 의무적으로 유관기관들이 제도 개선을 추진토록 하는 ‘상시적 제도 개선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 감사로 적발되거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부패사건이 불거지면 청렴위가 곧바로 사실 확인에 나서고 이 결과를 해당기관에 통보, 즉각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추진토록 하는 방안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X파일’ 20여명 본격 수사

    ‘X파일’ 20여명 본격 수사

    참여연대가 25일 이른바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하는 인사 20여명을 고발함에 따라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26일 사건을 일선 부서에 배당, 고발인 조사부터 시작할 방침이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거대 권력이라 볼 수 있는 정치권력·언론·자본과 검찰 및 과거 안기부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충격적”이라면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으로 검찰에서 적정하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엄정히 수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천 장관은 “검찰이 그동안 국민신뢰를 많이 회복했는데 그동안의 성과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 안타깝다.”면서 “거대 권력의 남용과 횡포를 막을 공정한 수사 시스템을 마련하고 자체 감찰 강화를 위한 시스템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종빈 검찰총장은 “불법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수사할 수는 없지만 경위가 어찌됐든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X파일에 거론된 전·현직 검찰간부들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도 “기강 확립 차원에서 진상을 살펴볼 방침”이라고 언급, 감찰조사 가능성 등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는 이날 ‘안기부 X파일’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삼성그룹의 1997년 불법 대선 및 로비자금 제공설과 관련,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홍석현 주미대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한 인사는 이회창씨와 동생인 회성씨,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서상목 전 한나라당 의원, 전·현직 검찰 간부 10여명,97년 당시 여야 대선후보 및 국회의원,97년 당시 경제부총리 등 20여명에 이른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과 이 본부장, 홍 대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및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로 고발했고, 나머지 인사는 특가법의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참여연대는 고발장에서 “이회창ㆍ회성, 서상목, 고흥길씨와 97년 당시 여야 대선후보 및 국회의원 등은 이건희 회장이나 이학수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특히 이회창씨의 경우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한 점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제공받은 자금은 대가성이 있는 금품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불법 도청 사건에 대해 “국정원의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검찰 조사의 필요성 여부는 검찰과 법무부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국가기관의 불법행위이고, 국가기관이 불법으로 도청을 자행한 것은 비록 과거의 일이지만 부끄럽고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오충일 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에 출연,“최고위 핵심층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유출된 도청 테이프를 회수, 파기한 것으로 알려진 천용택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정원은 또 1994∼1998년 안기부 특수도청팀 ‘미림’의 공모(58) 팀장과 도청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전 안기부 직원 김기삼(40)씨를 조사하기로 했다. 박정경 김효섭 나길회기자 olive@seoul.co.kr
  • 靑, 25일 洪대사 거취 논의

    1997년 대선 당시 여야 후보들에게 대선자금을 전달한 홍석현 주미대사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25일 정무관련 수석회의를 열어 상황점검을 벌일 예정이어서 회의결과가 주목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정무관련 수석회의를 열어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는 김병준 정책실장, 이강철 시민사회·문재인 민정·조기숙 홍보수석 등이 참석한다. 당초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사건 조사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던 청와대가 정무관련 수석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것은 심각한 상황 인식을 반영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정무관련 수석회의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불법대선자금 전달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 박찬구기자 jhpark@seoul.co.kr
  • [파문 커지는 X파일] 시민단체·네티즌 ‘분노’

    ‘안기부 X파일’을 통해 정·경·언 유착 사실이 드러나자 네티즌과 사회단체들은 홍석현 주미대사의 즉각 사퇴와 삼성그룹 및 관련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 착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25일 검찰에 고발장을 내기로 했다. 특히 파일에 언급된 기아자동차 인수 건에 대해서는 관련자 모두를 명시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참여연대는 “고발 대상에는 홍석현 주미대사,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이학수 비서실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은 물론 ‘떡값’이나 정치자금을 받은 검찰 관계자 및 정치권 인사도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원 박진수(35)씨는 “기업과 정치인들을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영(25·여)씨는 “불법을 저지른 삼성과 정치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회창씨 등 정치인들은 잘못을 반성하고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게시판에서 한 네티즌은 개인의 일가가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세상을 보면 마치 구한말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아이디 ‘comodus’는 “대한민국이 언제까지 일개 기업인 삼성의 눈치를 봐야 하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개혁국민행동은 23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사 앞에서 성명을 내고 “홍 대사는 삼성그룹과 정치권의 가교 역할을 하고 여당 정치인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주미대사와 정경유착을 감시해야 할 언론사 사주의 자격을 잃었다.”고 사퇴를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우리 사회지도층이 얼마나 썩어 있고 정경유착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도 “경제·언론 권력에 이어 정치 권력까지 장악하려는 삼성과 중앙일보의 의도를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현안 해결과 경제 회생을 위해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아이디 dddww9를 쓰는 네티즌은 “6자 회담을 준비하려면 홍 대사의 개인문제는 나중에 꺼내도 되는 문제이지만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보도를 하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다빈치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왜 하필 지금 반기업 정서를 만들어 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파문 커지는 X파일] ‘홍대사 사퇴’ 강공 선회

    ‘X-파일’ 논란과 관련해 열린우리당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야 삼성-신한국당의 ‘거래’가 주로 부각됐지만 그 불똥이 언제, 어디로 튈지 가늠키 어려운 까닭이다. 이로 인해 파문이 더 커지지 전에 사건의 핵심인 홍석현 주미대사가 사퇴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미 위장전입과 부동산 문제 등의 추문에 휘말렸던 홍 대사가 계속 현직에 남게 되면 참여정부의 도덕성과 인사 시스템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홍 대사의 자진사퇴론에 대해서는 당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는 눈치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이 23일 “(홍 대사가)공인으로서 거취를 결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선제공격을 날렸고, 정장선 제4정조위원장은 “본인 스스로 명확한 진실을 밝히고 거취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가세했다. 문석호 제3정조위원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이 정도까지 나왔으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강도높게 다뤄야 할 문제이며, 사건의 파장을 우려해 그대로 덮었다간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발 더 앞서 나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일단 이번 파문을 ‘삼성과 신한국당’의 스캔들로 국한해 여권과의 연관성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전병헌 대변인은 “X­파일의 본질은 삼성과 한나라당 후보 사이의 문제”라고 미리 선을 그은 뒤 ”군사독재의 연장세력이던 신한국당이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얼마나 발버둥쳤는지 알 수 있는 만큼, 삼성과 한나라당의 거래전모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공격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X파일 진실 검찰수사로 규명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안기부 X파일’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빨리 시작되어야 한다. 국가정보원이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법도청에 관련된 인사들이 아직 현직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국정원이 도청 경위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조사를 하기 힘들다. 검찰이 나서 불법도청 과정을 규명하고,X파일 내용의 진위를 따지는 게 합리적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도청행위의 공소시효는 7년이고,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는 3년이다. 도청테이프 및 녹취록에 담긴 행위는 1997년에 발생한 것으로 공소시효가 완료됐다. 도청자료는 법원이 증거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검찰이 그것을 근거로 수사에 착수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재벌기업과 유력일간지 최고위층이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검찰 간부를 돈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이 이처럼 생생하게 제시된 적은 없다. 시간이 지났다고 진실규명 노력을 회피하거나, 정치·도의적 책임론에 그칠 사안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위법성을 따져야 할 것이다. 보도되는 녹취록에 따르면 모 자동차회사 인수건을 지원받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대선주자에게 건넨 돈이 단순한 정치자금이라기보다는 뇌물에 가까움을 시사한다. 특가법상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지금도 기소가 가능하다.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X파일 관련자를 곧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미리부터 공소시효, 불법도청 등으로 선을 긋지 말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수사에 나서야 한다. 검찰수사에 앞서 홍석현 주미대사와 삼성의 진실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되면 깊이 사죄해야 한다. 의혹을 덮는 데 급급하다가는 재벌 개혁 필요성만 부각시키게 된다. 다른 대기업도 비슷한 행동을 했는데 표적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불평을 하기에는 의혹의 내용이 너무 심각하다. 검찰은 불법도청 경위뿐 아니라 녹취테이프가 유출된 과정까지 철저히 조사해 또다른 정치적 오해가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
  • [파문 커지는 X파일] 한나라·삼성 ‘100억 직거래’

    [파문 커지는 X파일] 한나라·삼성 ‘100억 직거래’

    삼성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도 ‘무기명 채권’으로 X파일에서 거론된 금액보다 더 큰 돈을 후보들에게 전달했다.2002년 대선의 불법정치자금 수사 결과 삼성이 전달한 것으로 드러난 돈은 370억여원. 이 가운데 340억여원이 한나라당 캠프로 들어갔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의 법률고문인 서정우 변호사가 중간 역할을 맡았다. 97년판 대선자금 수사인 이른바 ‘세풍수사’에서 삼성은 끝까지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세풍사건은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이 국세청을 동원해 현대,SK 등 23개 대기업에서 불법 정치자금 166억여원을 모은 사건이다.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동생인 이회성씨가 60억여원을 삼성측에서 받은 정황이 포착됐지만, 정치자금법 개정 전의 상황이어서 검찰이 이 부분을 추가기소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공개된 X파일에서는 100억원대의 돈이 서상목·고흥길·이회성씨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돼 있다. 세풍 당시 같은 역할을 한 서씨 등의 이름이 거론됨에 따라 세풍 사건에서 대표 대기업 삼성이 빠진 이유를 설명해 준다.97년 대선 당시 삼성은 국세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정치권에 자금을 전달했기 때문에 국세청을 통한 자금 모금에 수사력이 집중된 세풍 수사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X파일에서 공개된 액수만으로 삼성이 제공한 금액은 전체 세풍사건 규모의 절반을 넘긴다. 보도된 X파일에 따르면 삼성은 이 전 대표의 이미지 개선작업을 맡아 수행하고, 야당 후보에게도 정보를 제공하는 등 조직적·전략적으로 정국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당시 삼성이 한나라당 캠프 지원에 대한 ‘보험’으로 노무현 후보측에 지원한 금액은 10분의 1 수준에 못미치는 30억원이다.97년과 2002년 모두 삼성측에서 정치자금 배분 기획을 맡은 사람은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다.97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던 홍석현 주미대사와 이 본부장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 야당에 대한 ‘보험금’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다소 짐작이 가면서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홍석현대사 스스로 거취결정을

    홍석현 주미대사가 계속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홍 대사는 엊그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과 함께 MBC가 확보했다는 도청테이프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도청테이프에 등장한 인사가 홍 대사와 관계없다면 그는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홍 대사 본인이라고 하더라도 사적 대화를 불법도청당했으니 피해자일 수 있다. 그럼에도 홍 대사는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도청테이프 원음방송 여부에 관계없이 녹취록에 담긴 내용이 너무나 비도덕적이기 때문이다. 홍 대사는 해명요구에 “너무 오래된 일이라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과의 만남은 가끔 있었다고 시인했다. 불법도청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 특수팀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8년여의 시간이 흘렀으므로 상세한 회상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녹취내용은 신변잡담이 아니다. 불법대선자금 제공 등 중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에 대해 사실이다, 아니다를 분명히 답변해야하는데 홍 대사는 그렇게 못하고 있다. 홍 대사는 대사직 임명 후 전력시비, 재산논란, 유엔사무총장 희망 발언 파문을 겪었다. 그가 도청테이프에 담긴 내용대로 발언하고 행동한 것이 맞다면 이전 구설수와는 차원을 달리 하며, 주미대사라는 고위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도청피해자일 수 있는 홍 대사가 적극 해명에 나서야 하고, 테이프내용이 국민들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법적 책임, 공소시효를 따지기 전에 당시 잘못이 있었다고 여기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홍대사가 곧 회견을 갖고 거취를 포함한 입장을 밝힌다고 하니 그를 지켜볼 것이다. 청와대측은 “홍 대사 임명과정에서 (테이프 관련) 정보가 없었고, 몰랐다.”고 밝혔다. 도청테이프 존재는 테이프를 몰래 빼낸 전직 정보기관 요원이 물밑 거래를 타진하면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청와대와 관계기관이 이를 점검하지 못했다면 부실검증 비판을 비켜갈 수 없다.
  • [안기부 도청 X파일 파문] 靑 “홍 대사 거취거론 일러”

    1997년 대선 당시 불법 정치자금 관련 대화내용이 담긴 불법도청 테이프가 공개되자 홍석현 주미대사의 거취를 놓고 청와대가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홍 대사의 거취에 대해 “아직 홍 대사의 거취문제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면서 “먼저 사실 관계가 파악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의 조사결과에 따라 거취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대변인은 “홍 대사를 임명할 때는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국민의 정부 들어 자료가 파기됐다고는 하지만 옛 안기부가 도청했던 내용을 국정원이 까맣게 몰랐다는 점은 인사검증 시스템의 부실 시비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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