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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시, 초중등생 5만명에 ‘안전주머니’ 보급

    안산시, 초중등생 5만명에 ‘안전주머니’ 보급

    경기 안산시는 지역 내 초·중학교에 ‘안전주머니’ 5만여개를 이번 주중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안전주머니는 초등학교 55개교, 중학교 29개교 등 84개교 5만여명의 학생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안전주머니에는 생명수건, KF94마스크, 안전호루라기, 손 세정제(30㎖) 등의 예방 용품이 담겨있으며 화재나 범죄 등 긴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가방에 걸 수 있게 제작됐다. 생명수건은 자연 추출성 특수용액에 젖은 3중 필터 형태의 습식 손수건으로,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 흡입을 차단해 호흡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에 활용할 수 있으며 위험이 있거나 위기상황이 발생해 긴급히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경우에는 안전호루라기를 꺼내 사용하면 된다. 시는 안전주머니 보급을 위해 4억73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시는 “화재, 감염병 등 발생 시 일반 성인보다 재난상황을 피하기 어려운 18세 미만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의 안전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주머니를 제작·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화재 등 각종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어린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안전물품을 지원하게 됐다”며 “‘살맛나는 생생도시 안산’을 구현하고 시민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안전물품 지원 뿐 아니라 안전 교육과 홍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안녕? 자연] 지구온난화의 역설? 그린란드의 ‘거미 베이비붐’

    [안녕? 자연] 지구온난화의 역설? 그린란드의 ‘거미 베이비붐’

    그린란드는 이름과는 달리 전체 면적의 85%가 빙하로 덮여 있는 얼음 섬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동식물이 살기에 점점 적합한 땅으로 변하고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은 그린란드 동북부에 위치한 자켄베르크 연구소(Zackenberg Research Station)에서 지난 20년간 잡은 늑대 거미 (wolf spider)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거미들이 따뜻해진 환경에서 더 많은 새끼를 낳는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늑대 거미는 알을 낳은 후 새끼가 부화할 때까지 알 주머니에 알을 넣고 다니면서 보호하는데, 알의 숫자가 많은 경우 알 주머니를 두 개씩 차고 다닌다. 다만 이렇게 많은 알을 지니고 다니는 경우는 따뜻한 남쪽에 사는 늑대 거미들이다. 그린란드의 툰드라에 사는 늑대 거미는 충분한 먹이를 구하기 힘들고 번식이 가능한 따뜻한 여름철도 짧기 때문에 대부분 알 주머니가 한 개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잡은 늑대 거미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분명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린란드의 툰드라에서 살아가는 늑대 거미 암컷 중 두 번째 알 주머니를 지닌 비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명하게 증가했다. 지난 20년간 그린란드의 툰드라가 기온이 상승하면서 먹이가 되는 곤충과 다른 절지동물의 숫자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늑대 거미 역시 더 많은 알을 낳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일부 동식물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다만 늑대 거미의 사례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지구 기온 상승이 지구 생태계의 심각한 위협이라는 사실을 변하지 않는다. 툰드라처럼 추운 환경에 적응한 생물은 빠른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 위기에 몰릴 수 있다. 낮은 수온에 적응한 물고기나 북극 기후에 적응해 살아온 북극곰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구 역사를 보면 급격한 기후 변화는 항상 대규모 멸종으로 이어졌으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그린란드에는 해수면을 6-7m 높일 수 있는 양의 육지 빙하가 존재해 이 지역의 기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경우 해안 지대 침수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늑대 거미의 베이비붐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지만, 때아닌 거미 베이비붐이 암시하는 기후 변화는 인간에게 보내는 자연의 경고일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선 넘는 일요일] 여관서 수표 다발 훔쳐 달아난 여인에게 얽힌 ‘웃픈’ 이야기

    [선 넘는 일요일] 여관서 수표 다발 훔쳐 달아난 여인에게 얽힌 ‘웃픈’ 이야기

    1968년 서울신문이 발간한 ‘선데이서울’은 대한민국 최초의 성인용 주간 오락 잡지다. 당시 ‘선데이서울’은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과 광고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사연과 기상천외한 사건으로 이루어진 ‘쇼킹 話題(화제)’ 면도 연예인들의 컬러사진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선데이서울’ 속 수많은 기상천외한 사건 중 제531호(1979년 1월 28일자)에 실린 ‘카바레서 만난 남자 주머니서 7백만 원 훔쳤다가 붙잡힌 여성’의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1978년 12월 2일 우 모 여인(34·가명)은 송년 기분에 들떠 쓸쓸한 마음을 달래고자 카바레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40대 남자 김 모 씨를 만났고, 둘은 무언의 일치와 함께 부근의 여관으로 직행했다. 먼저 샤워를 마치고 나온 우 씨는 뒤이어 욕실에 들어간 김 씨의 바지 뒷주머니에서 빠져나온 수표 다발을 발견했다. 수표 뭉치는 자그마치 7백만 원. 우 씨는 뒤돌아볼 것 없이 수표 다발을 거머쥐고 여관에서 재빨리 도망쳤다. 처음 만나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돈만 잃은 김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우선 그녀가 사용한 수표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예상대로 사건 발생 다음 날부터 하나둘씩 수표가 나타났고, 경찰은 영등포와 시흥 일대에서 수표를 취득했다는 정보를 토대로 수사를 시작했다. 수표의 사용처는 대부분 전자제품 대리점이었다. 대리점의 거래 대장, 월부 판매 대장 등을 통해 거래자 중 주로 30대 여자 수십 명을 용의자로 뽑아냈고, 한 사람씩 수사해 범위를 압축해갔다. 마침내 장부에 기록되어 있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우 씨의 존재를 확인한 경찰은 우 씨의 주소지로 찾아갔다. 하지만 우 씨는 주소지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를 이미 팔고 다른 곳으로 옮겨간 상태였다. 다행히 아파트를 판 잔금 일부가 건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고,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에게 부탁해 “오늘 잔금이 마련되었으니 속히 가져가라”는 방법으로 우 씨를 복덕방으로 끌어들여 체포했다. 결국 우 씨는 절도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구속됐다. 하지만 형사들은 “신원조회 결과 초범이고, 진술하는 태도로 보아 우발적이었던 것 같다”며 “알고 보니 죄는 밉지만 가엾은 여자”라며 우 씨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우 씨의 사연을 들어보니 그녀는 현재 시어머니와 8살 된 딸과 함께 살고 있는데, 남편은 3년 전 다른 여자를 만나 집을 나간 상태였다. 또한 우 씨는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채 법적으로는 미혼이지만 시어머니와 딸을 먹여 살리느라 적은 밑천으로 옷 장사, 전자제품 중개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유치장에 구속되어 있던 우 씨는 “그래도 나를 버리고 간 남편이 신문이라도 보고 나를 찾아와 재회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관서 낯선 남성의 수표 다발을 훔쳐 달아난 우 씨의 소식은 그녀가 처한 어려운 환경이 알려지면서 ‘웃픈(웃기지만 슬픈)’ 사연으로 우리에게 씁쓸함을 남겼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애틀랜타 흑인 총격 살해한 백인 경관 50만 달러 내고 풀려나

    애틀랜타 흑인 총격 살해한 백인 경관 50만 달러 내고 풀려나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에서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를 살해하는 등 무려 11가지 혐의로 기소된 백인 전직 경관이 50만 달러(약 6억원)를 내고 풀려나 유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제인 바윅 풀턴 카운티 최고법원 판사는 웬디스 매장 주차장에서 음주 측정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자 브룩스가 드잡이를 벌이다 달아나자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전직 경관 개럿 롤페에게 보석 석방을 명했다. 브룩스의 미망인 토미카 밀러가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롤페는 “이미 지역사회에 위험한 존재란 것을 보여줬다. 우리 남편은 세상을 떠날 이유가 하등에 없었다. 그리고 난 우리 남편을 죽인 남자가 재판 받으러 멀쩡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며 살아선 안된다”며 그에 대한 보석을 허가하면 안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밀러는 남편이 사랑스러운 아빠였으며 딸의 생일이었던 이날, 그리고 결혼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허망하게 스러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바윅 판사는 용기 내 진술해 준 밀러에 감사한다면서도 롤페가 항공 편을 이용해 달아날 염려가 없고 그가 지역사회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세 딸과 의붓아들을 둔 브룩스는 웬디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진입로를 막은 차 안에서 잠든 채로 발견돼 매장 직원의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실시한 음주 측정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경관들이 체포하려 하자 주먹을 롤페에게 날렸고, 동료 백인 경관 데빈 브로스난의 테이저건을 낚아채 롤페에게 발사했다. 브로스난도 브룩스가 쓰러진 뒤 구호하지 않고 멀뚱히 서 있었기 때문에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브룩스의 죽음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맞물려 미국 전역에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번지게 만들었다.검찰은 보석을 허락하려면 100만 달러는 공납해야 하고 다음과 같은 조건을 붙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롤페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고, 여권과 총기를 제출하고, 밖에 나돌아 다니지 않게 통금령을 내리고, 발찌를 차게 하거나 애틀랜타 경찰과 증인들, 유족들을 접촉하지 말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롤페 변호인들은 5만 달러 보증금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면서 브룩스가 누워 있을 때 롤레가 발로 찼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이날 보석 결정에도 롤페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50만 달러를 공납할 필요는 없다. 미국에서의 보석금은 전체 금액의 10~15%만 먼저 납부하면 자유롭게 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윅 판사는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대달라는 요청은 기각했지만 다른 검찰 측 요청은 모두 들어줬다. 한편 웬디스 직원이 경찰에 신고 전화를 하는 바람에 브룩스가 사망했다고 화를 참지 못해 다음날 매장에 불을 지른 여자친구 나탈리 화이트(29)는 지난주 체포돼 이날 법정에 출두했지만 1만 달러 보증금을 내고 가택 연금 조치를 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딸 결혼식 986억원 썼던 인도 부자 프라모드 미탈에 파산 선고

    딸 결혼식 986억원 썼던 인도 부자 프라모드 미탈에 파산 선고

    2013년 딸의 결혼식에 8200만 달러(약 986억원)를 써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인도 부호 프라모드 미탈(64)이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에서 열아홉 번째 부자이며 세계 최대 철강 회사인 아르셀로 미탈의 총수인 락시미 미탈(70)의 동생이다. 락시미의 재산은 100억 달러(약 12조 300억원)로 평가된다. 그런데 프라모드가 지난 17일 런던 법원으로부터 영국 기업 무어게이트 인더스트리스에 진 1억 6000만 달러(약 1925억원)의 빚을 갚지 못해 파산 선고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프라모드 측은 선고를 12주만 유예해달라고 간청했지만 재판부는 듣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고의 부자 형제로 꼽히며 형이 먼저 런던 하이드파크를 바라보는 맨션을 구입하자 동생도 건너편 맨션을 사들일 정도로 경쟁심이 각별했다. 지난해 동생이 조직 범죄에 연루된 혐의로 보스니아 경찰 조사를 받으며 궁지에 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프라모드가 인도 정부 소유의 무역 회사에 2억 3500만 달러(약 2827억원)의 빚을 갚아야 했는데 형이 도와 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형이 매몰차게 거절해 결국 동생이 파산 당해 런던 상류층 사회에 엄청난 뒷담화를 낳았다. 프라모드가 딸 슈리스티에게 사흘 동안 호화 결혼식을 하게 한 것도 형에게 지기 싫어서였다. 락시미 보란 듯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결혼 케이크만 무게 60㎏에 6층 높이로 제작하는 등 호화판 예식을 치렀다. 2004년 락시미가 딸 바니샤를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호주 가수 칼리 미노그를 초청해 공연하게 하고 에펠탑에서 불꽃놀이를 하며 결혼 시킨 비용이 6000만 달러(약 722억원)였으니 그보다 많은 돈을 쓰겠다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락시미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막내 동생 프라모드를 도와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한 소식통은 영국 일간 타임스에 “형제는 더 이상 친하지도 않고 각자 살아간다. 락시미는 동생을 왜 도와줘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한다. 이 빚은 그와 아무 상관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프라모드의 파산은 2006년 보스니아 기업과 잘못 맺은 계약이 화근이었다. 그는 2010년 3월 글로벌 스틸 홀딩스 회장 자격으로 북한 무산 광산의 철광석 채굴권을 따내기 위해 방북한 전력도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도로서 잃어버린 5만 달러 ‘금 덩어리’ 주인에게 돌아와

    [여기는 호주] 도로서 잃어버린 5만 달러 ‘금 덩어리’ 주인에게 돌아와

    호주 아웃백 도로에서 잃어버린 금덩어리가 정직한 주민들 덕분에 원주인에게 돌아가 화제다. 25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채널7 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도로에서 금덩어리를 잃어 버린지 이틀만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서호주 퍼스에서도 북쪽으로 270km 떨어진 아웃백 도시인 달월리누 지역의 경찰 트위터에 “도로에서 잃어버린 금덩어리를 찾아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의하면 80대의 운전자가 우빈지역을 관통하는 그레이트 노던 고속도로 상에서 운전 중에 5만 호주달러(약 4120만원) 가치의 금덩어리를 잃어버렸다는 것. 이 금덩어리는 검은색 벨벳 주머니에 담겨 있으며 이 도로 주변에서 금덩어리를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하고 신고자에게는 보상이 주어진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당시 잃어버린 금덩어리와 유사한 금덩어리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경찰의 트위터 글은 순식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져 나가면서 금덩어리를 찾기위해 이 지역을 가야한다는 글부터 시작해 과연 금덩어리를 발견한 사람이 정직하게 신고할까라는 글들이 SNS를 달구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틀이 지난 25일 금덩어리가 발견되어 원주인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달월리누 경찰은 “잃어버린 금덩어리가 돌아왔다. 83세 원주인과 그의 아내는 너무 너무 행복해 하고 있다. 지역 주민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고 발표했다. 잃어버린 금덩어리가 돌아온 뉴스는 다시 SNS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세상에는 아직 정직한 사람이 더 많다”라는 글부터 “이래서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라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여기는 중국] “공짜잖아!” 마트의 무료 봉투 ‘한 다발’ 챙긴 중년 부부

    [여기는 중국] “공짜잖아!” 마트의 무료 봉투 ‘한 다발’ 챙긴 중년 부부

    마트에 진열된 물건을 무단으로 다량 절취하려 한 여성이 현장에서 적발됐다. 이 중년 여성은 마트에서 제공하는 봉투 수십 장을 무단으로 편취한 혐의다.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소재한 대형 마트에서 봉투를 편취, 이를 제지하는 직원을 폭행한 중년 부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들 중년 부부는 최근 마트 진열대에 설치된 봉투 수십 장을 편취하던 중 제지하는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관할 공안에서 조사를 받았다. 당시 사건은 현장에 있었던 직원이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영상 속 중년 부부는 고객들이 과일, 야채 등을 담아 구매할 수 있도록 제공된 비닐봉투 20여 장을 절도, 해당 진열대 관리자의 신체를 폭행했다. 마트 측은 평소 비닐봉투 등을 무단으로 편취하려는 시도가 많다는 점에서, 고객 1인 당 최대 3장의 비닐봉투를 제한적으로 제공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공안국은 무료로 제공되는 제품 역시 마트 소유물이라는 점에서 무단으로 편휘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안 관계자는 “마트가 정한 고객 1인당 최대 3장의 비닐 봉투만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은 마트 측의 임의 규정이라는 점에서 강제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경우 해당 비닐 봉투 역시 그 가격이 매우 저렴한지 여부를 떠나 엄연히 마트 측의 소유물이라는 점에서 고객의 일방적인 편취 시도는 엄연한 절도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같은 사건을 악용해 가해자에게 지나치게 높은 배상금을 요구하는 마트의 요구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베이징의 대형 마트에서 딸기를 훔친 혐의로 해당 마트 직원에 붙잡힌 왕 씨가 마트 측으로부터 1만 위안(약 172만 원)을 배상한 사건이다. 당시 왕 씨는 문제의 마트에 진열된 딸기를 구매하며 포장 상자 안에 의도적으로 수 개의 딸기를 넣어 훔친 혐의다. 사건 당일 과일 진열대 인근에 있었던 직원 주 씨는 왕 씨의 이 같은 행각을 현장에서 붙잡은 바 있다. 사건 직후 딸기를 훔친 혐의를 추궁했던 주 씨는 왕 씨에게 배상금 1만 위안을 요구, 혐의를 인정한 왕 씨는 8000위안(약 135만 원)을 지불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왕 씨는 배상금의 액수가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 해당 마트 측을 관할 공안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은 마트 직원 주 씨와 앞서 딸기 수 개를 훔친 혐의를 받은 왕 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해당 관할 공안 측은 주 씨가 요구한 배상금의 정도가 과하다고 판단하고 배상금의 일부를 왕 씨에게 돌려주도록 조치했다. 주 씨는 공안 조사에서 “왕 씨 아주머니의 나이가 많은 것을 보고 마트의 보상금의 기준이 훔친 물건의 10배라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면서 “또, 사건 당일 왕 씨는 자신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이를 보고 기준보다 높은 배상금을 요구해도 충분히 지불할 것처럼 보였다”고 진술했다. 한편, 관할 공안국은 당시 사건과 관련해 “제품 포장지를 뜯어낸 후 물건 낱개를 몰래 훔치는 것도 엄연한 절도 행위”라면서 “물품의 가격은 이미 포장된 상태로 측정된 것이다. 마트 내에서 진열된 물건을 무단으로 먹고, 마신 뒤 해당 금액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행동은 도둑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양천 ‘일석이조’ 나눔… 아이스팩 기부받아요

    양천 ‘일석이조’ 나눔… 아이스팩 기부받아요

    서울 양천구는 택배 물품에 딸려 오는 아이스팩을 더위를 식히는 데 쓰는 ‘아이스팩 하리(Hi, Reuse) 캠페인’을 다음달 17일까지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아이스팩을 주민들로부터 기부받은 뒤 주머니에 담아 폭염 취약계층이나 야외 근로자에게 전달, 이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환경도 보호하고 취약계층도 돕는 일석이조 캠페인이다. 캠페인 참여는 아이스팩이나 아이스팩 주머니를 제작해 기부하면 된다. 아이스팩 주머니는 유튜브 채널 ‘양천자봉’에 있는 동영상을 참고해 쉽게 만들 수 있다. 기부 물품은 양천구자원봉사센터나 지역의 13개 사회복지기관에 오는 30일까지 보내면 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기상청에서 올해 역대 최고의 폭염이 찾아온다고 예고한 가운데 연일 기온이 높아져 가는 상황”이라며 “시원한 아이스팩 주머니를 전달해 폭염 취약계층과 야외 근무자들의 시원한 여름 나기도 돕고, 환경 보호도 실천하는 ‘아이스팩 하리 캠페인’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안양시 스마트폰 안전귀가서비스 ‘전국으로’ 확대

    안양시 스마트폰 안전귀가서비스 ‘전국으로’ 확대

    경기도 안양시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안전귀가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시는 중앙부처 등 3개 기관과 안전귀갓길 조성을 위한 스마트도시 안전망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안양시가 국토교통부, 여성가족부, 서울시와 체결한 업무협약으로 아동, 청소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전국 안전망이 더욱 굳건해지게 됐다. 주머니속 안전지킴이 ‘스마트폰 안전귀가서비스’는 늦은 밤길 여성의 안전 귀가를 돕고자 2014년 안양시가 전국최초 개발한 앱 서비스다. 현재 경기도 내 13개 시가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과 연계하는 시범사업으로 전국 229개 지자체 방범용 폐쇄회로(CC)TV 51만대와 자동 연계된다.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늦은 밤 귀갓길 모든 현장을 지켜줘 보다 많은 주민이 안전귀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안전귀가 서비스는 경찰, 119등 관계기관이 통일된 보호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각 지자체 CCTV를 관리하는 관제센터 간 실시간 스마트폰 GPS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역주민을 위해 지자체 간 장벽을 허문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국토교통부는 안양, 서울시 2개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벌이고 단계적으로 전국 지자체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여성가족부는 여성 안전서비스 대국민 홍보를 지원한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시민 눈높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전귀가 앱이 운영주체의 한계를 극복해 대한민국 전체로 확산되고, 더욱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발판되길 바란다”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모욕·비하 목적?…부산 소녀상에 ‘박정희’ 막대기

    모욕·비하 목적?…부산 소녀상에 ‘박정희’ 막대기

    경찰, 경위 확인 중…수사 검토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에 이번엔 ‘박정희’라고 쓴 천과 나무막대기를 누군가 가져다 놓아 경찰이 경위를 확인 중이다. 24일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1시쯤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박정희’라고 적힌 노란색 천과 염주, 빨간 주머니가 걸린 나무막대기가 놓여 있는 것을 시민단체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 시민행동’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시민행동은 누군가 소녀상을 모욕하거나 비하할 목적으로 이런 행동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소녀상 자체를 훼손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재물손괴죄 적용 여부 등 법리 검토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 신고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후 수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2016년 세워진 부산 평화의 소녀상은 누군가 인근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자전거를 고의로 묶어놓고 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몸살을 앓아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19로 돈 벌어볼까?”…부정부패에 시름하는 중남미

    [여기는 남미] “코로나19로 돈 벌어볼까?”…부정부패에 시름하는 중남미

    코로나19 사태로 시름하는 중남미에서 공직자가 코로나19를 이용해 주머니를 채운 부정부패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은 의료도구나 장비를 턱없이 비싼 가격에 사들이면서 뒷돈을 챙긴 후진국형 부패사건이다. 에콰도르 검찰은 지난달부터 일단의 보건부 공무원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립병원에서 사용할 시신 가방을 사들이면서 정상가격의 13배를 주고 커미션을 챙긴 혐의에서다. 수사가 시작되자 수사선사에 오른 한 전직 보건부 고위 공직자는 경비행기를 타고 에콰도르를 탈출, 페루로 건너가다가 추락사고를 당했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문제의 전 공직자는 입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에콰도르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에콰도르 검찰은 그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에콰도르의 검찰총장 디아나 살라사르는 "의료시스템이 붕괴돼 길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판국에 코로나19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 건 지극히 비윤리적 범죄"라며 엄중수사를 공개 약속했다. 남미 볼리비아에선 전 보건장관 마르셀로 나바하스가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볼리비아 공립병원에 공급한다며 스페인으로부터 인공호흡기 170대를 긴급 수입했다. 그는 대당 2만8080달러(약 3400만원)를 지불했다. 하지만 그가 수입한 인공호흡기의 실제 가격은 절반을 크게 밑도는 1만1000달러(약 1335만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수입된 인공호흡기 대부분은 불량품이라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았다. 볼리비아 검찰 관계자는 "나바하스 전 장관이 수입중개상과 공모, 엄청나게 가격을 부풀렸다"며 "막대한 뒷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브라질도 예외는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적어도 7개 주(州)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예산을 남용한 혐의 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뒷돈 거래가 의심되는 거래에 사용된 예산은 2억 달러(약 2340억원)를 상회한다. 콜롬비아에선 막대한 정치후원금을 낸 기업인 100여 명이 공립병원 의료장비와 도구 납품권을 따내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페루에선 희석된 저질 손소독제와 엉터리 마스크를 사들여 경찰에 지급한 내무장관과 경찰청장이 나란히 사임했다. 페루 검찰은 두 사람과 납품업체 간 뒷거래가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제주에 둥지 튼 희귀 나그네새 ‘잿빛쇠찌르레기’

    제주에 둥지 튼 희귀 나그네새 ‘잿빛쇠찌르레기’

    희귀 나그네새로 알려진 ‘잿빛쇠찌르레기’의 국내 번식이 첫 확인됐다. 경북 영양에서는 멸종위기종 ‘복주머니란’의 신규 서식지가 발견됐다.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2일 섬지역 철새 현황 공동조사 중 잿빛쇠찌르레기가 제주에서 처음으로 번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잿빛쇠찌르레기는 봄·가을 국내 남부 지역을 거쳤던 희귀 나그네새로 몸길이가 18~20㎝ 정도다. 연구진은 올해 5월 23일 한 쌍이 제주시 인근 도로 시설물에 둥지를 튼 것을 확인하고 관찰한 결과 이달 16일까지 어미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고 배설물을 물고 나왔다. 17일 확인 결과 새끼 4마리가 둥지를 떠났다. 잿빛쇠찌르레기의 제주 번식은 주요 번식지인 중국 푸젠성(위도 약 27도)에서 북상한 사례다. 푸젠성에서 북동쪽으로 880㎞ 떨어져 있고 위도상 6도 차이가 있다. 제주는 아열대 기후지역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조류의 분포변화 연구에 중요한 지역으로 물꿩·붉은해오라기·붉은부리찌르레기 등 아열대와 열대지역에 서식하는 조류의 번식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이날 경북 영양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인 복주머니란의 자생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복주머니란은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 산지에 드물게 분포한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면서 2012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영양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멸종위기종 지정 후 처음이다. 새로 확인된 자생지는 50㎡ 규모로 30여 개체 이상이 산발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지역중심의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으뜸효율 환급금 대상 포함되자… 의류건조기 때아닌 ‘1등급 전쟁’

    으뜸효율 환급금 대상 포함되자… 의류건조기 때아닌 ‘1등급 전쟁’

    LG·위니아, 최근 1등급 효율 인정받아 기존 삼성전자 포함해 세 곳으로 늘어 SK매직·캐리어도 고효율 제품 개발 중의류건조기 업계에 ‘에너지효율 1등급 경쟁’이 벌어졌다. 에어컨처럼 전력 소모가 큰 가전제품은 고효율인지 여부가 중요했지만 상대적으로 에너지 등급에 관심이 덜했던 건조기 업계에 갑자기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까. 결정적 이유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 때문이다. 3차 추경이 국회에서 정부안대로 통과되면 내년 1월까지 진행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대상 품목에 의류건조기도 추가된다. 더불어 기존 1500억원이었던 사업 예산은 4500억원으로 커진다. 이번 환급사업은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그 가격의 10%를 돌려주는데 ‘코로나 불황’을 극복하고자 정부가 돈주머니를 풀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의류건조기 업계에서는 해당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등급 제품 경쟁에 나선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와 위니아대우의 의류건조기 제품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1등급 효율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가장 인기가 많은 16㎏ 대용량 제품에서 1등급을 받았다. 오는 7월에 실제 제품 출시를 목표로 조만간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1등급 의류건조기는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을 양분하는 두 회사 중 삼성전자만 1등급 제품이 있었는데 경쟁사인 LG전자에서도 1등급을 내놓으면서 고객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4㎏과 16㎏ 용량에서 이미 1등급 제품을 내놨던 삼성전자는 조만간 9㎏에서도 1등급 제품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SK매직과 캐리어에서도 1등급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최대한 빨리 1등급 의류건조기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닉스도 1등급 의류건조기 제품을 내놓을지 여부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1등급 효율 제품을 만드는 것이 기술적으로 엄청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제품 원가가 상승하기에 고민을 했던 것”이라며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환급금으로 인한 이점이라도 누리고자 업체들마다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조선 찻사발 ‘히틀러 거래상’ 손에 어떻게 들어갔나

    조선 찻사발 ‘히틀러 거래상’ 손에 어떻게 들어갔나

    조선시대에 제작된 명품 찻사발이 나치시대 미술상의 컬렉션을 몽땅 상속받은 스위스 베른의 한 미술관에서 확인됐다. 한국 문화재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에게 고용된 미술상의 손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은 2014년 사망한 독일인 코르넬리우스 구를리트가 소장하던 작품 1500여점에 대해 4년간의 출처 조사를 마치고 작품 리스트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그에게 작품을 대거 물려준 아버지는 히틀러를 위해 일했던 유명한 예술품 거래상이었다.●임진왜란 전 조선 찻사발 일본 통해 간 듯  21일 베른시립미술관이 웹사이트에 게재한 구를리트의 잘츠부르크 리스트에 따르면 엷은 황토색의 조선시대 다완 2점이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소개돼 있다. ‘072_10_a’와 ‘072_10_d’라는 번호가 붙여진 도자기는 조선시대에 제작된 것이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072_10_a’ 찻사발은 깨어진 조각을 붙인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미술관 측은 ‘아시아 도자기’라고만 소개하고 있다.  사진을 본 비영리법인 법기도자 이사장인 신한균 사기장은 “실물을 직접 보지 않았지만 ‘072_10_a’는 임진왜란 이전에 조선에서 만들어진 명품 찻사발이 분명하다”며 “이런 명품 찻사발을 서양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함축하는 바가 많다”고 평가했다. 신 사기장은 ‘072_10_d’에 대해서는 “임진왜란 직후 일본인들이 조선 도공에게 주문해 만들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찻사발은 17세기 중반까지 조선에서 만들어졌으나 이후 맥이 끊어졌다가 20세기 중후반에 재현됐다. 신 사기장은 조선 전기의 도자기가 어떻게 머나먼 유럽까지 갔는지에 대해 전문가와 학계가 나서 연구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계통의 도자기 가운데 최고봉으로는 꼽히는 기자에몬(喜左衛門·일본 도쿄 다이토쿠지 고호안 소장)은 일본 국보로 지정돼 있다. 신 사기장은 “베른의 조선 찻사발은 일본이 유럽에 도자기를 수출할 때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도자기의 보관 상태, 관련 에피소드 등에 대해 이메일로 물었으나 미술관 측은 답하지 않았다.  베른시립미술관은 어떻게 조선시대 명품을 소장하게 됐을까. 수많은 작품을 가졌던 구를리트가 사망 직전인 2014년 5월 모든 소장품을 베른미술관에 넘긴다는 유언을 남기면서 미술관은 소위 ‘횡재’를 했다. 작품 상당수는 작품성이 높지 않지만 일부는 이름만으로도 놀랄 만한 작가들의 것이다. 이를테면 모네, 르누아르, 고갱, 리베르만, 뭉크, 마네, 로댕 등의 작품이 포함됐고 그리스, 로마시대의 것도 있다. 상속받은 작품 중 출처가 명확한 마네의 1873년 작품인 ‘폭풍 치는 바다’는 베른미술관이 지난해 일본 국립서양미술관에 400만 달러(약 48억원)에 팔았다.  독일 국적이던 그가 다른 나라 미술관에 작품을 몽땅 기증한 것은 독일이 자신과 부친을 홀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 당국이 그의 소장품 출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그의 소장품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우연이다. 2010년 9월 70대 노인이던 그가 현금 9000유로를 들고 스위스에서 국경을 넘어 독일로 들어왔다. 합법적으로 반입 가능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직업도, 소득 수단도 없는 그가 2~4주마다 현금을 가져오는 것을 수상히 여긴 독일 세관 당국이 그에게 현금 출처를 추궁했다. 그러자 그는 “그림을 판 돈을 은행에서 찾아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미심쩍게 생각한 세관 당국은 2011년 뮌헨에 있는 그의 아파트를 압수수색해 판매 기록과 같은 증거를 찾아 헤집었다. 그곳에서 그림과 조각 등 예술품 1300여점이 무더기로 나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예술품 발견 사건이었다. 그의 또 다른 집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도 250여점이 나왔다. 이렇게 발견된 작품 1500여점을 통상 ‘구를리트 컬렉션’이라고 부른다. ●나치 소장 예술품 20상자 보유한 구를리트家  방대한 분량의 구를리트 컬렉션은 그의 아버지 힐데브란트 구를리트(1895~1965)가 수집한 것이다. 미술사학자로 예술품 거래상을 했던 그는 히틀러를 위해 일했다. ‘총통 미술관’ 설립을 추진했던 히틀러가 개인 미술관을 채우기 위해 고용한 거래상 4명 가운데 한 명으로 활동했다. 이들 거래상은 명작을 수집하기 위해 군대까지 동원해 파리를 비롯한 유럽 곳곳으로 예술품 구매 여행을 다녔다. 나치에게 박해받아 유럽을 떠나려던 유대인 자산가들이 소장한 작품을 헐값에 사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구를리트는 다른 주머니를 차고 자신의 컬렉션을 위해서도 작품을 마구 사들였다. 이런 과정에서 조선의 찻사발도 그의 손에 들어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구를리트가 부인과 함께 체포될 때 예술품을 20상자 분량이나 보유하고 있었다. 1945년 2월 미군의 드레스덴 대공습 당시 화재로 자택에 보관 중이던 작품과 미술품 거래 내역 대부분이 불타 버리고 남은 것이 이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연합군의 추궁에서 벗어났고 소장품들을 압류당하지 않았다고 아트뉴스가 전했다.  구를리트는 자신의 몸에 “유대인 피가 4분의1이 흐른다”며 나치 박해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의 할머니가 유대인이다. 그는 곧바로 풀려나면서 다시 거래를 시작했다. 외아들 코르넬리우스 구를리트가 1968년 아버지 컬렉션을 모두 상속받았다. 아들은 직장도, 직업도 구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은둔했다. 그러다 생활비가 떨어지면 말썽이 되지 않을 작품을 내다 팔고, 그 돈을 스위스 은행에 넣어 뒀다가 조금씩 조금씩 빼내 쓰는 생활을 계속해 왔다. 독일 미술계는 구를리트 컬렉션을 알고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컬렉션의 존재가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던 것이다.  2012년 예술품을 모두 압류당한 아들 구를리트는 아버지의 상속 예술품을 돌려 달라고 주장했지만 정부 당국은 작품 출처들을 조사해야 한다며 반환을 거부했다. 나치시대 강탈된 작품들은 원래의 합법적인 소유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독일 당국의 주장이었다. 결국 양측은 강탈한 작품은 원소유자에게 돌려주고, 나머지는 코르넬리우스에게 반환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 양측이 서명하고 한 달쯤 뒤인 2014년 5월 그가 81세로 사망했다. 사망 직전 그는 모든 재산을 독일 대신 베른시립미술관에 넘겨준다는 유언을 남겼다. ‘구를리트 컬렉션’의 소유권 문제가 다시 얽히는 순간이었다.●약탈품 속속 반환… 조선 찻사발 유출 경로 추적을  유일한 상속자 베른시립미술관은 다시 독일 정부가 2016년 만든 ‘독일분실예술품재단’과 합의, 강탈된 예술품은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작품 분류에 들어갔다. 이런 분류 작업이 4년의 활동 끝에 지난달 말 끝났다. 1566점에 대한 최종 분류 결과 앙리 마티스와 막스 리베르만 등의 작품 14점만 약탈품으로 공식 확인됐고, 이 가운데 13점이 원래의 소유자 또는 그 후손들에게 반환됐다고 독일 일간 도이체빌레가 보도했다.  이 외 1000여점은 약탈인지, 합법인지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 나머지 300여점은 나치 이전에 구를리트 가문이 소유한 것으로 판명 났다. 강탈 확인이 극히 미미한 것과 관련해 독일분실예술품재단 사무국장 길베르트 루페는 “회색 영역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상상할 수 있는 가능한 조사는 다 해 봤다”며 “더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나치시대 이후 70여년이 흘러 약탈 피해자나 1차 상속자들이 숨지면서 약탈 입증 문제는 더욱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 늦기 전에 조선의 찻사발에 대한 유출 경로 추적에 나서야 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건조기 1등급 효율 경쟁 왜 갑자기?…4500억 으뜸효율 환급사업 때문!

    건조기 1등급 효율 경쟁 왜 갑자기?…4500억 으뜸효율 환급사업 때문!

    의류건조기 업계에 ‘에너지효율 1등급 경쟁’이 벌어졌다. 에어컨처럼 전력 소모가 큰 가전제품은 고효율인지 여부가 중요했지만 상대적으로 에너지 등급에 관심이 덜했던 건조기 업계에 갑자기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까. 결정적 이유는 코로나19을 극복하기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 때문이다. 3차 추경이 국회에서 정부안대로 통과되면 내년 1월까지 진행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대상 품목에 의류건조기도 추가된다. 더불어 기존 1500억원이었던 사업 예산은 4500억원으로 커진다. 이번 환급사업은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그 가격의 10%를 돌려주는데 코로나 불황’을 극복하고자 정부가 돈 주머니를 풀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의류건조기 업계에서는 해당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등급 제품 경쟁에 나선 것이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와 위니아대우의 의류건조기 제품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1등급 효율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가장 인기가 많은 16㎏ 대용량 제품에서 1등급을 받았다. 7월에 실제 제품 출시를 목표로 조만간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1등급 의류건조기는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을 양분하는 두 회사 중 삼성전자만 1등급 제품이 있었는데 그 경쟁사인 LG전자에서도 1등급을 내놓으면서 고객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4㎏와 16㎏ 용량에서 이미 1등급 제품을 내놨던 삼성전자는 조만간 9㎏에서도 1등급 제품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SK매직과 캐리어에서도 1등급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최대한 빨리 1등급 의류건조기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닉스도 1등급 의류건조기 제품을 내놓을지 여부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1등급 효율 제품을 만드는 것이 기술적으로 엄청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제품 원가가 상승하기에 고민을 했던 것”이라며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환급금으로 인한 이점이라도 누리고자 업체들마다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모든 경찰이 나쁜 건 아니다”…수갑 내려놓은 벨기에 경찰들(영상)

    “모든 경찰이 나쁜 건 아니다”…수갑 내려놓은 벨기에 경찰들(영상)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것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벨기에 경찰 수 백 명이 시위대 한복판에 서서 수갑을 모두 땅에 내려놓는 제스처를 취했다. 어떤 의미였을까. 벨기에 매체인 HLN의 19일 보도에 따르면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열린 수도 브뤼셀의 법원 청사 ‘정의궁’(팔레 드 쥐스티스) 앞에 경찰 수백 명이 들이 닥쳤다. 제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은 경찰들은 벨기에 법원 청사인 정의궁 앞에 모인 뒤, 오렌지색 식별 완장과 더불어 주머니에서 수갑을 꺼내 모두 땅에 내려놓았다. 얼마 뒤 현장을 이끈 빈센트 드 클레르크 감독관은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인종차별주의자, 극우파, 또는 동성애 혐오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는 (흑인을 사망하게 한) 미국 경찰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일부 시민들에게 이러한 취급을 받는 것이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벨기에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는 인종 차별 반대 시위와 더불어 일부에서는 반대 사례가 꾸준히 등장해왔다. 예컨대 백인이라는 이유로 흑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흑인의 목숨을 앗아간 백인이 경찰이라는 이유로, 무고한 경찰에게까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일 등이 그것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브뤼셀과 유럽 전역에서도 ‘BML’(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가 이어져 왔는데, 최근 독일 국적의 흑인 유럽의회 의원(MEP) 한 명이 젊은 흑인 두 명과 다툼이 생긴 벨기에 경찰관의 모습을 촬영하던 중 경찰에게 끌어내어 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해당 흑인 의원은 공식 석상에서 자신이 “극도의 외상적인 폭력과 인종차별적 경향을 가진 브뤼셀 경찰의 차별 행위의 희생자가 됐다”고 주장하며 벨기에 당국에 설명을 요구했다. 이 일로 결국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과 4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벨기에 경찰은 부당한 처사라며 정의궁 앞에서 수갑을 내려놓는 제스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브뤼셀 경찰 시위에 참석한 한 경찰은 “당시 해당 의원의 주장은 곧이곧대로 진실처럼 묘사됐다. 그녀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하진 않겠지만, 내 동료들은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도, 극우파도 아니며 (흑인을 사망하게 한) 미국 경찰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는 벨기에 경찰모임이 주도적으로 시작했으며, 브뤼셀뿐만 아니라 남부 샤를루아, 리에주 등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교묘한 편견 옥죄어 와도, 여성은 이제 지지 않는다

    교묘한 편견 옥죄어 와도, 여성은 이제 지지 않는다

    대상화되지 않고 주체적인 여성들 가족·친척·시가 속 미묘한 갈등에도 스스로 삶 선물하려 가시밭길 선택 ‘달려라 아비’를 쓴 김애란 작가는 “소설이 주는 위로란 따뜻함이 아니라 정확함에서 오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 말에서 힌트를 얻자면, 강화길의 소설은 막힌 혈을 뚫는 바늘 같은 존재다. 그의 여성 서사는 일방향적이지 않고 다층적이며, 그의 소설 속 여성은 대상화되지 않고 주체적이다. 그의 두 번째 소설집 ‘화이트 호스’는 바늘 같은 정확함이 주는 위로의 장이다.‘화이트 호스’ 속 여성 인물들은 더이상 모르고 당하지 않는다. 다 알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이다. 생존을 위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속속들이 파악해 한결 넓어진 이들의 시야에는 여성의 신체에 가해지는 위협뿐 아니라 소문과 험담, 부당한 인식과 관습 등이 포착된다. 그 교묘한 실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부터 소설 전반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지만, 본 게임은 지금부터다. 알기 전엔 약자였으되 알고 나서는 더이상 약자가 아닌 여성이 벌이는 자기 주도적인 행동들. 여기서부터가 강화길 소설이 주는 숨막히는 서스펜스다. ‘화이트 호스’의 포문을 여는 ‘음복’은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이다. ‘나’는 새댁으로서 처음 참석한 시가 제사에서 무례한 언사를 쏘아붙이는 시고모와 맞닥뜨린다. “아기 말이야, 아기. 안 낳아?”(12쪽)라며 대뜸 쏘아붙이는 어느 집안에나 있는 악역 같은 사람. 그러나 자신의 친정에서 벌어지는 외삼촌과 엄마 사이, 미묘한 갈등 관계 등을 떠올리던 ‘나’는 거듭되는 고모의 공격에도 속 편한 자신의 남편 정우가 이 집의 진정한 악역임을 깨닫게 된다. ‘가원佳圓’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느닷없이 사라진 할머니를 찾기 위해 살아생전 할아버지의 기억을 소환하는 ‘나’. 무능력하지만 사람 좋았던 할아버지와 생활력 좋지만 그악스러웠던 할머니의 이야기는 대를 건너뛸 것도 없이 흔한 우리네 엄마·아빠 서사다. 악역을 자처한 할머니 또는 엄마 때문에 우리의 오늘이 있음을 이제는 알지만 ‘왜 어째서. 그 무책임한 남자를 미워하는 것이, 이 미련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보다 힘든 것일까.’(73쪽) 이어지는 소설 ‘손’이 만드는 풍경은 그로테스크하지만 손에 닿을 듯 가깝다. 남편의 해외 파견으로 딸 하나 데리고 시어머니가 있는 시골 마을에 전근 온 초등학교 교사는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딸을 수성하려고 한다. 시어머니와 마을 이장과 ‘연자네’라 불리는 아주머니 사이의 미묘한 삼각관계, 이들의 손자들을 둘러싸고 재생산되는 권력관계를 감지한 ‘나’는 편집증적인 태도를 드러낸다. 그의 행동이 과한가 싶으면서도 이해되는 까닭은 비슷한 위험에 우리 모두가 노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서우’와 ‘오물자의 출현’, ‘화이트 호스’에서 느끼는 감정도 매한가지다. 책의 끝을 장식하는 작품 ‘카밀라’에 나오는 언설처럼 “삶이란, 누군가에게 선물받을 수 있는 그런 게 아니”(244쪽)다. 그런 점에서 ‘화이트 호스’는 삶을 스스로에게 선물하기 위해 분투하는 여자들의 얘기다. 그렇다면 삶을 선물받은 ‘음복’ 속 남편 같은 이의 삶은 행복한가. 기꺼이 내가 만드는 가시밭길을 택하겠다는 여자들을 보면서 책 제목 ‘화이트 호스’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꺼내줘요” 아기 웜뱃, 죽은 엄마 배주머니 속에서 손 내밀고 ‘구조 요청’

    “꺼내줘요” 아기 웜뱃, 죽은 엄마 배주머니 속에서 손 내밀고 ‘구조 요청’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새끼 웜뱃 한 마리가 차에 치여 숨진 어미의 배주머니 속에서 구조를 요청하듯 간신히 앞발을 밖으로 내밀고 흔드는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분다눈 인근 도로에서 새끼 웜뱃 한 마리가 죽은 어미 배주머니 속에서 몇 시간이나 홀로 있다가 간신히 구조됐다. 당시 현장에 나간 웜뱃 구조 전문가 존 크레이턴(59)은 동료와 함께 새끼 웜뱃을 구조하던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사진과 영상에는 죽은 어미 웜뱃의 배주머니 속에서 새끼 웜뱃을 구조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특히 영상을 보면, 새끼 웜뱃이 실제로 배주머니 밖으로 앞발만을 간신히 내밀고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영상에는 또 로마라는 이름의 동료 구조대원이 “그녀(새끼 웜뱃)가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 있어”라고 놀라서 소리치는 목소리도 담겼다. 그러고 나서 이 동료는 “정말 멋져 존, 그녀가 우리에게 손을 흔들며 ‘나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어”라면서 “안녕 아가야, 걱정 마, 존 삼촌이 왔어”라고 말했다. 이후 이들 구조자는 재빨리 죽은 어미의 배주머니를 절개해 새끼 웜뱃을 꺼냈다. 새끼 웜뱃의 구조는 이날 아침 현장을 지나던 한 사람의 신고와 죽은 어미 웜뱃을 옮기던 로마의 판단 덕분이었다. 그녀는 죽은 웜뱃이 임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존을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웜뱃 케어 분다눈이라는 웜뱃 전문 구조단체의 설립자이기도 한 존 크레이턴은 이번 새끼 웜뱃은 최소 6시간 동안 죽은 어미의 배주머니 속에 있었다고 추정했다. 그는 “우리는 죽은 웜뱃을 눕혔을 때 조그만 분홍색 웜뱃의 손과 팔이 주머니에서 나와 우리를 향해 흔드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었다”면서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웜뱃 케어 분다눈에 따르면, 새끼 웜뱃은 지난달 23일 구조돼 현재 완전히 회복해 자원봉사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혼자 생존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지면 야생으로 돌아갈 것이다.사진=웜뱃 케어 분다눈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인천시장 “연평도 포격 경험…쌀 페트병 띄우기 강력 조치”

    인천시장 “연평도 포격 경험…쌀 페트병 띄우기 강력 조치”

    박남춘 인천시장 페이스북에 글“한반도 평화 깨뜨리고 주민 생명 위협”“인천, 평화 깨졌을 때 고통과 피해 겪어”박남춘 인천시장은 접경지역에서 탈북·선교단체가 진행하는 ‘쌀 페트병 띄우기 행사’를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15일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근 강화 석모도 지역에서 ‘쌀 페트병 띄우기’를 추진하는 탈북·선교단체를 지역주민들이 막아서는 일이 발생했다”며 “한반도 평화를 깨뜨리고 주민 생명을 위협하는 개별 단체의 과도하고 무분별한 행동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행정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 대응에 한계가 있지만 쇼가 아닌, 실질적인 효과가 나오도록 부서에 더 강력한 조치를 다시 주문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인천은 평화가 깨졌을 때 발생할 고통과 피해를 이미 겪어본 아픈 경험이 있다”며 “한국전쟁 70년, 연평도 포격 10년을 맞이하는 올해 우리는 평화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 주민들이 탈북·선교단체 회원들의 대북 페트병 보내기 행사를 저지하고 나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석모도는 북한 황해남도 해주와 직선거리가 10여㎞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불안해하고 있다.석모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페트병을 띄우는 북한 말씨의 아주머니로부터 ‘10개를 띄우면 1개 정도만 실제 북으로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예전에는 음료수 페트병 안에 쌀과 1달러짜리 지폐를 넣었는데 요즘은 더 굵은 플라스틱병에 쌀과 성경을 넣어 보낸다”고 말했다. 석모도 주민들은 최근 북한 당국이 대남 비난 수위를 높여가는 등 불안감이 커지자 페트병을 바다에 띄우는 사람들이 1t 화물차로 이동하던 비포장길을 아예 굴삭기로 가로막았다. 석모도의 다른 주민은 “페트병 띄우기가 수년째 계속되면서 석모도 일대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특히 북한 위협이 고조되는 시기에는 불안해하는 주민이 많다”면서 “이곳이 삶의 터전인 주민 입장을 헤아려 행사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탈북민 “대북 전단 매단 풍선 150만원…돈 되니 한다”

    탈북민 “대북 전단 매단 풍선 150만원…돈 되니 한다”

    대북 전단 100만장 살포 강행‘삐라 정국’ 최악 막으려는 靑 남북 정상이 만나 손을 맞잡고 한반도 화해와 평화의 새 시대를 선언했던 6·15 남북공동선언이 15일 20주년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8년 한 해에만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컸지만 북핵 문제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남북관계 역시 긴장 국면을 넘어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여정은 지난 13일 밤 담화를 통해 북한이 남북 연락선 차단을 넘어 군사 행동까지 나설 것을 강하게 시사한 가운데 북한이 강한 반발심을 보인 대북 전단(삐라)는 누가 살포하는 것일까. 정부와 여당이 연일 ‘대북 전단 살포를 멈춰달라’고 요구하는데도 탈북민 단체가 대량 살포를 지속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는 탈북민의 전언이 나왔다.홍강철 “미국 우익 단체로부터 막대한 지원금 받는 업체도” 대형풍선에 ‘삐라’를 매달아 북한에 보내는 활동의 대가로 미국 우익 단체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심지어 대형풍선을 대신 띄워주는 대가로 풍선 한 개당 150만 원까지 뒷돈을 받는 업체도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 보위사령부 직파 간첩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무죄 선고를 받고 누명을 벗은 탈북민 홍강철씨는 최근 탈북민 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돈벌이”라고 밝혔다. 홍씨는 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북한 인권운동 하시던 분 중 삐라 뿌리는 활동에 참가하셨던 분이 얼마 전에 저한테 찾아와서 이야기해주셨다. 탈북민 단체들이 미국 우익 및 극우 개신교 단체에서 돈을 받는다. 그런데 돈을 받으려면 사회 이슈화가 되는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내야된다. 활동 내역이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상학 대표가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삐라 뿌리는 데서 노하우가 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단체들에서 자기 단체 이름으로 삐라를 날려 달라, 이렇게 부탁도 한다”며 “그런 경우에도 풍선 한 개당 150만 원씩 받는다. 원가 타산을 해보면 작은 풍선은 8만원, 큰 풍선은 12만원인데 10배 넘게 책정해서 돈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저한테 제보하신 그분은 그거 보니까 ‘진짜 얘들은 돈밖에 모른다, 인권운동을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단체를 나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또 홍씨는 삐라나 페트병에 담긴 쌀을 보내는 게 북한 주민을 회유하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홍씨는 “우리 집 앞에다 누가 케이크를 갖다 놨다. 그러면 그거 먹겠나? 남한 사람들도 안 먹을 것이다. 강원도 철원에서 탈북하던 분도 ‘누가 그걸 먹는 사람이 있냐’고 하더라. 거기다 약을 탔는지 독약을 탔는지 어떻게 아냐고”라고 비판했다. 이어 “삐라 보고 탈북했다는 사람은 탈북자 3만5000명 중에 저는 다섯 손가락도 안 들 것이다. 1970년대에 온 안찬일, 주머니에 누룽지 넣고 왔다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나 그럴 거다. 지금 대부분 탈북자들은 삐라가 못 가는 중국 접경지대인 북부 국경지대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김여정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 김여정은 자신의 권한 안에서 이미 다음 단계의 보복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히며 구체적으로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소임이 끝나면 보복 권한을 군대로 넘기겠다고 해 무력 도발 의지를 기정사실화했다. 김여정은 13일 담화에서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해 대적사업 연관 부서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다음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를 두고 두 줄짜리 짧은 입장문을 냈다. 통일부는 14일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남과 북은 남북간 모든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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