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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더유니온 “요기요 배달원들 근로자로 인정하라”

    라이더유니온 “요기요 배달원들 근로자로 인정하라”

    배달노동자들이 음식 배달 대행업체 ‘요기요’를 상대로 배달원들을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배달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등 10여명은 추석연휴를 앞둔 9일 오전 11시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요기요플러스 성북허브(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원들과 즉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요기요 배달원들은 요기요 측의 음식 배달 대행서비스를 맡은 요기요플러스에서 일하고 있다. 근로계약은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자회사 플라이앤컴퍼니와 체결하는 구조다. 현재 라이더들은 계약서상으로는 개인사업자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라이던유니온은 요기요가 출퇴근과 휴무·식사시간 관리, 주말근무 지시, 타지역 파견근무 등을 라이더들에게 지시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근로자인 셈인데 주휴수당·연장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요기요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근로자를 개인사업자로 명시한 계약서를 쓰고, 실제로는 근로자처럼 지휘·감독하는 불법 위장도급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 자문 변호사인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도 “요기요 측은 노무에 대한 대가를 고정적으로 지급했고, 정보통신망을 통해 휴게시간, 휴무, 근무 형태 등에 대해 철저한 근태 관리를 해왔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라이더유니온은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근무조건 개선 협의와 단체교섭, 체불임금 지급, 불법 상황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해방 가져다 달라”… 홍콩 시위대, 트럼프에 SOS

    “해방 가져다 달라”… 홍콩 시위대, 트럼프에 SOS

    美의회에 홍콩인권민주주의법 통과 촉구 행정장관 직선제 등으로 요구 범위 확대 ‘3명 사망·은폐’ 음모론에 정부 “사망 없어” 람 장관 “청년들, 일국양제 중요성 몰라” 시위 주역 조슈아 웡, 대만 귀국중 또 체포 홍콩 정부가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공식 폐지를 선언했지만 일부 시위대가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을 관철시키고자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시위 군중이 몰려들면서 일부 지하철역이 폐쇄됐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이들을 해산시키는 등 주말 시위가 14주째 이어졌다. 송환법 폐지 선언에도 홍콩 시위가 장기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민주화 운동 진영은 도심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주재 미국총영사관까지 행진했다. 시민 수천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제발 홍콩에 해방을 가져다 달라’고 쓴 포스터를 들고 “중국에 반대, 홍콩의 해방”을 외쳤다. 이들은 또 미 의회에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전 시위에 비해 참가 인원은 줄었지만 시위대는 경찰의 과잉 진압 진상조사와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민주화 요구를 관철시키고자 투쟁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진영은 전날 홍콩 국제공항을 마비시키려고 했지만 경찰이 순찰을 대폭 강화해 시위가 봉쇄됐다. 그러자 수백명이 저녁부터 몽콕 지역 프린스에드워드역으로 모여들었다. 참가 인원이 불어나자 홍콩 지하철 운영사인 MTR은 이 역을 폐쇄했다. 시위대는 인근 몽콕 경찰서 앞 도로를 점거한 뒤 길거리에 물건을 쌓아놓고 불을 붙였다. 이에 경찰은 이들에게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가 프린스에드워드역을 찾은 것은 이곳이 경찰 강경 진압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특수부대를 투입해 시위대 63명을 체포하고 지하철 객차 안까지 들어가 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고 남녀 4명을 무차별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3명이 사망했는데 정부가 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론이 확산됐다. 일부 시민은 역 입구에 조화를 놓고 추모에 나섰다. 홍콩 정부가 “지난 6월 이후 진압 과정에서 숨진 시민은 한 명도 없다”고 반박했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6일 중국 난닝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해 “홍콩의 청년들이 많은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특히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중국신문사가 7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8일 천쉬 제네바 유엔본부 주재 중국 대표가 인권이사회 회의에 앞서 열린 브리핑에서 미국을 겨냥해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그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 온 조슈아 웡(22)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또 체포됐다. 웡은 이날 성명에서 “보석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오늘 아침 공항 세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면서 현재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해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정치인들을 만나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다 귀국하던 길이었다. 그러면서 “내일 아침 공판 이후에 풀려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中송환법 끌어내린 홍콩 피플파워… ‘제2 우산혁명’은 웃었다

    中송환법 끌어내린 홍콩 피플파워… ‘제2 우산혁명’은 웃었다

    실패했던 우산혁명 79일의 기록 넘어서 중고생까지 나와 주말마다 대규모 집회中, 무역전쟁·건국절 앞두고 부담 느낀 듯 5대 요구사항 중 하나만 수용… 불씨 남아 시위대 “직선제 도입 없이는 비극 반복” 민주화 요구 등 당분간 시위 이어질 수도 홍콩 정부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4일 밝히며 3개월 가까이 진행된 홍콩 시민들의 반(反)정부·반중국 시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지난 6월 9일 100만명이 모인 가운데 첫 시위가 시작된 지 88일째로, 79일간 진행된 2014년 우산혁명이 실패로 끝났던 것과 달리 홍콩 시민들은 귀중한 승리의 경험을 얻게 됐다.●캐리 람, 녹화 연설로 송환법 철회 발표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공식적으로 법안의 철회를 선언했다. 오후 6시 녹화된 연설이 공개되기에 앞서 람 장관은 입법회 의원,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등 친중파 진영과 회동한 자리에서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람 장관은 연설에서 “폭력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달부터 자신과 모든 부처장이 사회 각계각층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자, 전문가들이 이번 시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빈부격차, 청년층 기회 제공 등의 문제를 독립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두 달 넘게 발생한 일들은 홍콩 사람 모두에게 충격과 슬픔을 줬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송환법 철회는 홍콩 시민들의 요구에 정부가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람 장관은 앞서 7월 초 “송환법은 죽었다”고 말하면서도 공식적인 법안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며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며 국제공항 폐쇄 등 홍콩의 정치·경제·사회가 비상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최근에는 중·고교생과 직장인들의 주중 시위가 이어지며 정부를 압박했다. 시위대가 이른바 ‘삼파 투쟁’으로 불리는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를 전개하며 홍콩 전역에 반정부의 물결이 퍼져 나갔다. 홍콩 경제 등에 대한 악영향이 중국 본토로까지 번지며 중국 중앙정부로서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세계 각국이 중국에 직접적으로 우려를 나타냈고 미중 무역전쟁과 신중국 건국 70주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도 홍콩 사태를 어떤 식으로든 수습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 ●“너무 늦은 결정”… 향후 전망은 엇갈려 하지만 이번 발표가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사그라지게 할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시위대의 첫 번째 요구사항이었던 송환법 철회는 받아들였지만, 나머지 4대 사항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의 근본 원인으로 빈부격차와 청년층의 상실감을 꼽은 람 장관의 발언은 직선제 요구 등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한 시위대의 인식과 너무 큰 괴리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또 체포된 시위대가 11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대로라면 이들에 대한 사법적 절차는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경찰의 강력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람 장관은 “새로운 인사들은 현존하는 경찰 감시 기구에 새로이 배치할 것”이라며 “홍콩 정부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환법 철회 발표 직후 나온 시위대의 부정적인 반응은 당분간 시위가 계속될 것임을 전망하게 했다. 반정부인사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대표는 “중국 중앙정부가 시위대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들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너무 늦은 결정”이라고도 했다. 시위대의 텔레그램에는 “홍콩의 선거는 여전히 베이징이 결정한다. 이 같은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비극은 반복될 것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을 받아들인다면 세상을 떠난 동료들이 우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람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폭력은 현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며 폭력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해 향후 시위가 계속될 경우 대응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서울광장] ‘조국을 위해’ 청년을 길들이지 마라/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국을 위해’ 청년을 길들이지 마라/황수정 논설위원

    국민이 동의한 적 없는 대국민 셀프 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예상대로 한판 승리를 거뒀다. 기자들의 질문은 썩은 무도 못 자르게 무뎠다. 수사 중인 검사도 아니고 벼락치기로 호출됐으니 애당초 용뺄 재주가 없는 자리였다. “몰랐다”, “그땐 그랬다”,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답변에 반격은 원천 불가능. 완전무장 답안지를 쥐고 언론소집령을 내린 조 후보는 “좋은 내용”이라며 기자 질문을 품평까지 했다. 모르고 봤으면 ‘조국 교수 출장 강의실’이었다. “저런 수준으로 의혹을 보도했다니 역시나 기레기들”, “법무장관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숨죽였던 지지층의 지지가 쏟아지고 있다. 조국 압승, 기레기 참패, 여론은 또 싸움판으로 두 쪽. 조국 법무장관 임명은 초읽기에 들어간 듯하다. 그를 지지하든 않든 많은 사람이 지금 위태롭게 지켜보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상처뿐일 그의 영광은 길지도, 주변을 빛나게 하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다. 조 후보는 “한국의 정치적 민주주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여론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강변했다. 과연 그런가. 그 자신이 그런가, 사회 저류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진보 지식인들이 그런가. 어느 쪽도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조국발(發) 진보의 최대 치명상은 청년세대의 불신이다. ‘금수저 스펙’ 입시의 뿌리 깊은 현실에 좌절하는 청춘들을 진심으로 위로하지 못했다. 최근 어느 조사에서는 조 후보의 임명을 가장 반대하는 연령층은 20대(68.6%)로 보수 성향의 60대 이상(65%)보다 더 많다. 딸의 논문과 입시특혜 의혹에 “당시 제도가 그랬다(라거나),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말하며 나몰라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제도가 그랬으니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완곡한 대응이다. 이 마당에 그런 어법은 듣는 흙수저들을 더 비참하게 한다. “딸의 장학금을 흙수저 청년들에게 환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늘의 별 따기 알바 전쟁에서 살아남아 학비를 모으고 있는 청춘들 귀에 그의 “흙수저” 발음은 어떻게 들렸을까. 스펙만으로 의사가 되는 딸의 고통을 눈물로써 ‘대국민 변호’해 줄 수 있는 실력자 아버지. 힘없는 부모와 흙수저들의 상처에는 그 눈물이 소금물이었다. 편 가르는 지식인들이 진보를 치명적으로 퇴보시킨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촛불집회의 대학생들을 작심하고 조롱했다. “진실을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 신분을 감추고 마스크를 쓰는 것”, “물 반 고기 반,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거린다”고 대학생 촛불집회를 희롱했다. 사정이 급하기로서니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대학생들이 촛불을 든다고 주말 장외집회를 급조해 숟가락이나 얹으려 했던 한심한 야당은 논외다. 학교 안의 집회장에서 일일이 참석자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소심한 청춘, 특정 정치색으로 오해받을까 겁이 나서 집회 일정도 주판알을 튕기는 새가슴 청춘들. 이건 진보와 보수, 내 편과 네 편의 문제가 아니다. 최소한의 사회적 발언도 할 수 없어진 청년들의 심각한 ‘저질 근력 사태’다. 진영의 유불리를 넘어 이런 약골 청춘들이 딴 사람은 몰라도 유시민의 눈에는 안쓰러워야 하는 거 아닌가. 그를 철석같이 믿는 청년들이 그의 수많은 베스트셀러 속의 언어들로 세상을 보고 있다. 두 달째 차곡차곡 인세가 쌓이는 달콤한 유럽 여행기는 지금 누가 가장 열심히 읽어 주고 있나. 유시민은 부끄러워야 한다. 현재의 명문대 재학생들 가운데는 부모 재력과 인맥을 누린 이들이 사실상 부지기수일 수 있다. 그런 흔적이 이미 도처에 있다. 대한민국 상위 1%의 학생들이 사회 전반의 불평등보다 조국의 불공정에만 집착한다는 시각도 그래서 틀리지 않다. 그래도 양심 있는 진짜 지식인이라면 청년들이 부조리한 제도에 분노할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먼저 깨우쳐 주는 게 책무다. SNS의 내로남불 발언들로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목록이 만들어지고 있다. 쌍끌이 저인망에 용케 아직 안 걸린 책 한 권이 있다.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 스테판 에셀의 책 ‘분노하라’의 추천사를 하필이면 조 후보가 썼다. 2011년 봄 국내 첫 출간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던 조 후보는 이 책에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교육체제가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정당한 분노가 세상을 바꾼다”고 했다. 젊은 세대들에게 “분노하라”고 그는 격문을 썼다. 이걸 알면 “분노도 내로남불이었냐”고 사람들이 또 손가락질할지 모른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청년을 더 초라하게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sjh@seoul.co.kr
  • 中, 건국 70주년 앞두고 통제 강화…톈안먼 광장 개방 일시중단

    中, 건국 70주년 앞두고 통제 강화…톈안먼 광장 개방 일시중단

    오는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베이징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 행사가 예고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삼엄한 통제에 나섰다. 테러 등을 막는다는 명분이지만 홍콩 시위 장기화로 인한 여파가 건국 70주년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오는 7일 오후 6시부터 8일 오전 10시까지 톈안먼 광장 개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건국 70주년 행사를 위한 준비 작업 때문이라는 것이 베이징시의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건국 70주년을 맞아 톈안먼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갖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톈안먼 망루에서 연설을 하고 군중 퍼레이드, 불꽃놀이 등 행사도 연다. 예행 연습을 위해 이번 주말 톈안먼을 폐쇄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서는 유흥시설도 오는 5일부터 10월 1일까지 한 달 가까이 문을 닫는다. 나이트클럽이나 노래방, 바 등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신중국 건국 70주년 행사가 퇴색될 수 있어서다. 베이징시는 공안을 총동원해 다음달 1일까지 지하철과 각종 공공장소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공공장소 집회도 제한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통제도 강화해 신중국 70주년 행사에서 반중 시위가 등장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작업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평소에도 베이징에 대형 행사가 열리면 통제가 강화됐는데, 최근 홍콩 사태가 겹치면서 신중국 70주년 행사는 역대 가장 삼엄한 통제 속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송환법 반대시위 체포자 1100명 넘어

    홍콩 송환법 반대시위 체포자 1100명 넘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시위가 3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가 1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송환법 시위가 시작된 6월 9일부터 지금까지 불법행위로 체포된 시위 참가자가 1117명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주요 혐의는 불법집회, 경찰 폭행, 폭동, 상해, 공격용 무기 무단 소지 등으로 조사됐다.홍콩 정무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주말 시위대의 공항 마비 시도 등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장젠쭝 홍콩 정무사 사장은 “폭력 세력은 홍콩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공공안전을 무시하고, 국가 권위에 도전했다”고 비판했다. 장 사장은 이어 “이들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마지노선을 침범했다”면서 “정부는 이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 보안국 리자차오 국장도 “지난 이틀간 홍콩 시위대는 입법회와 홍콩 공항 등 공공시설을 파손하고 교통을 마비시키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면서 “이런 행위는 그들이 말하는 소위 공의와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국당, ‘조국 정국’으로 장외 집회 동력 UP

    한국당, ‘조국 정국’으로 장외 집회 동력 UP

    당초 내부에서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자유한국당의 장외 집회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 공방을 동력으로 세력 결집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지난달 30일 부산집회는 3만명, 이튿날인 31일에 열린 서울집회에는 5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황교안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땡볕 아래 투쟁 속에서 불타오르는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며 “조국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당신들이 저지른 이 기상천외한 거짓과 비리의 백태, 그리고 무능과 독선이 빚어낸 작태들,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이틀간 집회를 평가했다. 전날 서울 종로 사직공원에서 시작해 청와대 앞 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한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는 ‘NO 조국(曺國) YES 조국(祖國)’, ‘아빠가 조국이 아니라서 미안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단에서 “그들이 진영 논리로 조국을 지키려 하는 것은 장기 집권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며 “결사항전해 조국 임명 강행할 때 온 국민이 함께 싸우자”고 했다. 황 대표는 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우리가 중단하면 안 된다. 힘 모아서 문재인 정권을 이겨내자”고 말했다. 앞선 부산 집회는 조 후보자의 고향인 부산, 조 후보자가 첫 교수직을 맡았던 울산, 웅동학원이 있는 경남 창원 등을 겨냥한 주장이 이어졌다. 황 대표는 “조 후보자가 법학 박사학위도 없이 울산대 교수를 했다. 정말 잘못된 게 한둘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지도부가 장외 집회를 예고했을 때만 해도 우리부터 반대가 많았는데, 이번 주말 집회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한 시도당 당직자도 “조국 논란 이후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당이 원내활동 대신 장외에서 반대만 지속해 조 후보자 청문회가 무산됐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최근 마련된 동력을 어떻게 이어 갈지 ‘포스트 조국’ 전략을 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나온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한국당 “대통령 위에 조국 있는 조국 천하”…사퇴 압박

    한국당 “대통령 위에 조국 있는 조국 천하”…사퇴 압박

    자유한국당은 주말인 30일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이유로 조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 사직공원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서 “이 정권은 수사 대상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런 사람을 법무부 장관 후보로 내세웠다”며 “청와대와 여당은 검찰이 (조 후보자를) 수사하려고 하니까 압력을 넣고 있다. 정말 희한한 정부”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명 철회를 하는 게 도리인데 오히려 여당과 청와대는 (내달 2∼3일에) 가짜청문회를 열고 임명 강행하겠다고 들고 일어섰다”며 “이런 맹탕청문회를 우리가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한국당은 조 후보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청문회 일정을 늦출 것을 거듭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도 내실 있는 청문회를 원한다면 야당 탓을 중단하고 가족을 포함한 핵심 증인 채택을 수용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인사청문회 일정은 당연히 순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사학 비리, 입시 비리, 불법 사모펀드, 가족이 총 망라된 온갖 의혹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말이 없다”며 “지명 철회는커녕 청와대는 검찰의 ‘조국 수사팀’을 협박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 위에 조국이 있는 ‘조국 천하’”라고 역설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목이 터져라 그의 위선을 꾸짖고 있지만 정작 조국은 ‘당신들이 뭐라 하든 내 갈 길 가겠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포토] ‘경찰 불허’에도 13주째 이어진 홍콩 주말 시위

    [포토] ‘경찰 불허’에도 13주째 이어진 홍콩 주말 시위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홍콩 중심가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폐와 민주화를 요구하며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시위 주도 인사들에 대한 체포와 홍콩 경찰의 집회·행진 불허 결정에도 불구하고 주말 시위가 13주째 이어졌다. AP·로이터 연합뉴스
  • 나경원 “야당이 아니라 청와대·여당이 조국 청문회 무력화”

    나경원 “야당이 아니라 청와대·여당이 조국 청문회 무력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0일 ‘일부 야당이 청문회를 무산시키려는 것 같다’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에 대해 “야당이 아니라 여당과 청와대가 청문회를 무력화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文정권 규탄대회’ 장외집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지금 청와대나 여당은 청문회를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핵심 증인들이 모두 빠진 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은 청문회를 요식 행위로 보는 것”이라면서 “여당은 청문회를 사실상 보이콧하는 행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국 후보자가 있어야 할 곳은 법무부 장관 자리가 아니라 검찰청”이라면서 “강기정 수석은 검찰과 야당을 탄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와 별개로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주말에라도 핵심 증인 채택에 합의하면 된다”면서 “여당은 자꾸만 도망가고 뭉개지 말고 협상 테이블로 나와 달라”고 말했다. 이어 “피의사실 공표 운운하며 검찰 탄압, 검찰 수사 방해, 검찰 무력화에 나서는 청와대, 참으로 지독하고 악랄하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후안무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강기정 정무수석은 국회에 직무유기의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전에 누가 국정 운영의 권한을 배임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강기정 수석과 청와대는 ‘답정너 청문회’(답이 정해져 있는 청문회)를 위한 ‘거수기 국회’를 원하나”라면서 “청와대는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홍콩경찰, 주말 시위 첫 금지… 주둔 中인민해방군 부대 새벽 기습 교체

    홍콩경찰, 주말 시위 첫 금지… 주둔 中인민해방군 부대 새벽 기습 교체

    中, 군 투입 관측 속 “연례적 교체” 해명홍콩에서 31일 대규모로 예정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경찰이 불허할 것으로 전해졌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홍콩 경찰이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이번 주말 집회와 행진 등 모든 시위를 금지할 방침이라고 29일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같은 방침이 이날 민간인권전선 측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SCMP에 밝혔다. 31일은 2014년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제를 결정한 지 5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초 민간인권전선은 송환법 반대와 더불어 행정장관 직선제를 강력하게 요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시위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 당국이 일정 자체를 허락하지 않아 이에 불복해 시위가 열릴 경우 대규모 유혈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이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집회와 행진을 모두 금지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8일 시위에서도 경찰은 도심 행진은 불허했지만 집회는 허용했다. 경찰은 “지난 주말 시위에서 던져진 화염병 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번 집회는)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경찰이 경고용 실탄을 쏘기도 했던 지난 주말 시위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 격렬한 충돌로 86명이 체포됐다. 이 같은 결정은 직선제 요구 등이 겹치며 6월 9일부터 시작된 시위의 반(反)정부·반중국적 성격이 더욱 커질 것으로 홍콩 행정당국이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캐리 람 행정장관이 최근 일종의 ‘계엄령’에 해당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홍콩 정부는 자체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공권력을 이번 시위 진압에 투입하려는 모습이다. 한편 중국 군 당국이 이날 새벽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부대를 교체해 시위 진압에 군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졌다. 중국 군 당국은 연례적 교체라고 선을 그었지만, 새로 교체된 부대는 홍콩의 법률을 교육받고 중국 주권을 수호할 것을 맹세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CCTV에서는 군 고위 인사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지난해 부대 교체 때는 이 같은 언급이 없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조국 청문회‘ 보여 주기 통과의례는 안 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의혹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양쪽 모두 청문회로 득실을 저울질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자유한국당은 의혹이 워낙 많은 만큼 청문회를 사흘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요구는 말도 안 되니 차라리 ‘국민 청문회’를 열자고 맞서고 있다. 지난 주말 한국당은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어 조국 사퇴를 촉구했다. 엄정하고 내실 있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자세는 없이 여론에 업혀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얕은 정치 행태를 곱게 봐주기 어렵다. 한국당의 ‘사흘 청문회’ 요구에 기다렸다는 듯이 여당이 맞불 카드로 집어 든 것이 국민 청문회다.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전례 없이 사흘간 진행하자는 요구도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듣도 보도 못한 국민 청문회를 열자는 여당의 제안은 황당하기로 치면 한술 더 뜬다. 조 후보자의 의혹을 규명하려면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특검이나 국정조사가 더 시급하다는 여론이 들끓는 판이다. 여당은 국민 청문회를 위해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에 주관 요청 공문을 보냈다. 설령 언론이 중간에 나선들 이 마당에 그런 벼락치기 청문회가 공정성이 담보됐다고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부아를 더 돋우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조국 블랙홀에 빠진 파행 정국의 근인은 사실상 인사청문회 무용론 탓이다. 청문회라는 법적 요식 절차를 거쳐 조 후보자가 하루만 꾹 참고 질타를 당하고 나면 검증과 상관없이 임명이 강행될 거라는 의구심이 크다. 청문회에 대한 불신은 야당뿐만 아니라 국민 사이에서도 이미 심각하게 번져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 지경에도 “조 후보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들의 문제”라며 감싸기로 일관한다. 딱할 따름이다. 청문회가 무의미하지 않도록 철저히 의혹을 가려 국민 뜻을 반영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해 줘도 신뢰가 난망해진 현실이다. 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조국 파동에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은 시사점이 매우 크고 무겁다. 다른 자리도 아니고 법무장관의 불법과 특혜 의혹은 대충 덮고 가도 될 문제가 아니다. 천신만고 끝에 조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다손 치더라도 민심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다면 그 길은 가지 않은 것만 못한 심대한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여야 합의로 법이 정한 대로 국회 청문회를 열어야 하되 이번만큼은 보여 주기 통과의례여서는 결코 안 된다. 그 이유를 누구보다 여당이 더 무겁게 새겨야 할 시점이다.
  • “조국에게 공정·청렴은 없었다”… 청년들 실망감·분노 표출

    “조국에게 공정·청렴은 없었다”… 청년들 실망감·분노 표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부정 입학 의혹에 1990년대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오는 28일 조씨가 재학 중인 부산대에서는 조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장학금 수여 과정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다. 조씨가 각각 환경대학원과 학부에 재학했던 서울대, 고려대에서는 지난 주말 1000명이 넘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여 조 후보자의 사퇴와 딸의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대부분 대학 재학 중이거나 취업 준비 중인 90년대생들은 25일 서울신문에 이번 사태를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 ‘도긴개긴’ 등 부정적인 단어로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가치인 ‘공정’, 조 후보자가 평소 주장했던 ‘정의’와 실제 조 후보자 자녀의 행적이 동떨어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스쿨 준비생 이모(28)씨는 “법을 잘 아는 엘리트가 본인 자녀에게 유리하게 제도를 이용한 데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5)씨는 “이번 정권은 청렴할 줄 알았는데 ‘또 속았다’는 허무감이 든다”면서 “조 후보자가 장관이 됐을 때 어떤 정의나 원칙을 세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조 후보자 지지자들은 “(조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해 얻어 낸 특혜라고 보긴 어렵다”며 “제기된 의혹들도 법무부 장관직 수행과는 무관한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90년대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대 재학생인 김모(24)씨는 “요즘 청년들은 먹고살기 팍팍하다. 조 후보자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같은 대학의 대학원생 신모(29)씨도 “논문 하나를 쓰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등학생이 몇 주간의 참여로만 뚝딱 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부모 배경이 자녀 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 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인 신모(23)씨는 “직접적인 개입이 없었다고 해도 소위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계층의 자녀들이 어떻게 입시를 준비하는지 여실히 드러난 셈”이라며 “위법이 아니라도 이 자체가 기득권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25)씨도 “상상할 수 없는 스펙을 보며 교육의 계층화가 심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90년대생들은 진상 규명 요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지난 23일 열린 집회에서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모든 외부 세력을 배제한다”며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을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서울대 집회에 참석한 사범대 재학생 권모(24)씨도 “일반 학생들이 공정과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모인 것”이라면서 “정치색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조국에게 공정·청렴은 없었다”… 청년들 실망감·분노 표출

    “조국에게 공정·청렴은 없었다”… 청년들 실망감·분노 표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부정 입학 의혹에 1990년대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오는 28일 조씨가 재학 중인 부산대에서는 조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장학금 수여 과정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다. 조씨가 각각 환경대학원과 학부에 재학했던 서울대, 고려대에서는 지난 주말 1000명이 넘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여 조 후보자의 사퇴와 딸의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대부분 대학 재학 중이거나 취업 준비 중인 90년대생들은 25일 서울신문에 이번 사태를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 ‘도긴개긴’ 등 부정적인 단어로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가치인 ‘공정’, 조 후보자가 평소 주장했던 ‘정의’와 실제 조 후보자 자녀의 행적이 동떨어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스쿨 준비생 이모(28)씨는 “법을 잘 아는 엘리트가 본인 자녀에게 유리하게 제도를 이용한 데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5)씨는 “이번 정권은 청렴할 줄 알았는데 ‘또 속았다’는 허무감이 든다”면서 “조 후보자가 장관이 됐을 때 어떤 정의나 원칙을 세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 지지자들은 “(조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해 얻어 낸 특혜라고 보긴 어렵다”며 “제기된 의혹들도 법무부 장관직 수행과는 무관한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90년대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대 재학생인 김모(24)씨는 “요즘 청년들은 먹고살기 팍팍하다. 조 후보자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같은 대학의 대학원생 신모(29)씨도 “논문 하나를 쓰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등학생이 몇 주간의 참여로만 뚝딱 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부모 배경이 자녀 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 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인 신모(23)씨는 “직접적인 개입이 없었다고 해도 소위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계층의 자녀들이 어떻게 입시를 준비하는지 여실히 드러난 셈”이라며 “위법이 아니라도 이 자체가 기득권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25)씨도 “상상할 수 없는 스펙을 보며 교육의 계층화가 심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90년대생들은 진상 규명 요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지난 23일 열린 집회에서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모든 외부 세력을 배제한다”며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을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서울대 집회에 참석한 사범대 재학생 권모(24)씨도 “일반 학생들이 공정과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모인 것”이라면서 “정치색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불안한 미래·못 믿을 정부… 홍콩·러시아 20대, 개혁을 외치다

    불안한 미래·못 믿을 정부… 홍콩·러시아 20대, 개혁을 외치다

    홍콩과 러시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6월 9일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말 시위가 처음 열린 뒤 지난 18일까지 11주째 이어졌다. 170여만명의 홍콩 시민들은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경찰과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끝났다. 한 달여 만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공정한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5주째 계속됐다. 이들은 세계의 대표 ‘스트롱맨’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대가 주도하고 있는 홍콩과 러시아 시위를 짚어 본다. 홍콩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4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 입법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송환법의 핵심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은 곳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게 하는 것.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이 반중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중국으로 압송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다.2014년 우산혁명 때 노랑이 상징 색이었다면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의 상징 색은 검정이다. 시위대 최일선에서는 검정 보호장구를 착용한 청년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해 왔다. 6월 11일 입법원 앞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방패를 등지고 앉아 명상에 잠겼던 ‘방패 소녀’처럼 시위대는 체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홍콩 현지 대학교수 3명이 조사해 지난 1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의 60%가량이 20대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6월 9일부터 8월 4일까지 12차례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한 6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시위 참가자는 ‘젊은 고학력의 중산층’이다. 시위 참가자의 57.7%가 10·20대였다. 20~24세가 26%로 가장 많았다. 45세 이상 장년층은 18%에 그쳤다. 시위 참가자의 상당수가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당시와 그 이전 상황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라는 뜻이다. 이번에 처음 시위에 참가했다는 응답자는 16%였고, 2014년 시위에 참가했었다는 응답자는 60.5%나 됐다. 시위 참가자의 73.8%가 일정 수준의 대학 교육을 받았고, 50.6%가 스스로 중산층에 속한다고 답했다. 20대의 참여가 높은 것은 정치적 자유 외에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안정 등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홍콩 반환 22년… 76% “난 여전히 홍콩인” 홍콩 시민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지 2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중국 국민보다는 ‘홍콩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홍콩대가 지난 6월 실시한 정체성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자신을 홍콩 사람이라고 답했다. 중국인이라는 응답자는 23%에 그쳤다. 홍콩의 반환으로 중국인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은 27%로 1년 전 조사 때보다 11% 포인트 떨어졌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세대별로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다. 18~29세 응답자의 9%만 ‘중국 국민이 돼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38%가 중국 국민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응답했다.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지난 주말까지 100만명이 넘는 대규모 시위를 3차례나 주도했다. 하지만 2014년 때와 달리 두드러지는 지도자가 없다. 홍콩의 전문가들과 언론은 2019년 시위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첫째, 시위를 주도하는 지도자가 딱히 없다.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던 2014년 우산혁명은 17세의 조슈아 웡 등이 주도했다. 중심가를 점거하고 79일간 시위를 지속하면서 지도부 상당수가 체포됐고 일부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14년 시위에서 얻은 교훈이다. 둘째, 치밀한 전략이 없다. 로이터통신은 시위대가 ‘유수전략’을 차용했다고 분석했다. 흐르는 물처럼 상황에 따라 시위 장소와 방법이 수시로 바뀐다. 유연성과 창의성이 강점이다. 조직력과 통제력은 떨어지지만 경찰의 진압도 어렵게 한다. 셋째,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이다. 온라인상에서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계획을 투표로 결정한다. 리더가 없다 보니 메시지가 통일되지 않아 혼란을 줄 때도 있다. 용감한 20대는 홍콩의 행정장관이 아니라 베이징의 중국 지도부를 상대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의 주권을 넘겨받으면서 일국양제를 50년 동안 보장한다는 약속을 했다. 2047년 이후 홍콩의 미래에 대해 중국 정부와 홍콩 젊은 세대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베이징의 중국 정부는 시위대가 요구하는 행정장관 직접선거를 받아 줄 생각도, 일국양제를 유지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비폭력 시위로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홍콩이 일상으로 돌아갈지는 불투명하다. 시위대가 뜻을 굽히지 않고 있고, 중국 정부도 10월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사태 해결을 원하기 때문이다.●러시아 시위, 6만명 참여… 8년 만에 최대 규모 5주째 러시아 수도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가 홍콩처럼 격렬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5주간 연행된 사람이 2500여명에 이른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지난 16일까지 748명이 체포됐고, 이 중 115명이 기소됐다. 모스크바에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당국이 대규모 집회를 허가하지 않아 시내 곳곳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1인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다음달 8일 실시되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요건 미비’를 이유로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지난달 20일부터 주말마다 모스크바 시내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 10일에는 약 6만명(경찰 추산 2만명)이 참여했다. 2011년 부정선거 비판 전국 시위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피로감과 푸틴 체제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가고 있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러시아 시위대도 2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영국의 가디언과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 서방 언론들은 전한다. 상당수가 2000년대에 태어나 정치 지도자는 푸틴 대통령 말고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세대다. 독일의 젊은 세대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밖에 모르고 자란 것과 같다. 그런 러시아의 20대에게 이번 시위는 모스크바 지방선거를 넘어 국가의 미래와 관련돼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러시아 시위대의 상징적 인물로 21세의 정치학도인 예고르 주코프와 17세의 ‘헌법 소녀’ 올가 미시크가 꼽힌다. 12만여명의 팔로어가 있는 유튜버인 주코프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푸틴 체제에 대해 공개 비판을 서슴지 않는 그는 최대 8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헌법 소녀 미시크는 지난달 27일 방탄조끼를 입고 중무장한 경찰들 앞에 앉아 러시아 헌법의 결사의 자유와 투표할 자유를 명시한 법 조항을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유명해졌다. 미시크는 올가을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 졸업생. 이날 시위가 끝난 뒤 지하철을 타러 가다 연행돼 12시간 만에 풀려났다. 연행과 석방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미시크는 시위에 계속 참가한다. 러시아 시위대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집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시위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정선거 요구가 치솟는 물가와 연금 개혁, 사회적 안전, 환경 보호 등 경제·사회적 현안들과 맞물리면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 자신들의 미래를 기성세대의 결정에 맡기지 않고 직접 나선 20대가 다른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시위 동력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최루탄 없었던 홍콩의 주말… 중국군 개입 맞선 평화 시위

    최루탄 없었던 홍콩의 주말… 중국군 개입 맞선 평화 시위

    시위대 “우리는 폭력적인 정부와 다르다” 홍콩 정부 “폭력 시위자 법에 따라 응징” 전날 교사 2만여명도 집회 “학생들 지지” 친중 인사들 맞불 시위… 물리적 충돌 없어 中전인대 美겨냥 “내정 문제… 간섭 말라”큰비가 내린 가운데 진행된 18일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는 중국이 무력 개입할 우려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중국 전·현직 수뇌부가 모여 국가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개최된 이번 시위는 중국이 향후 홍콩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홍콩 시민들은 이날 시위 내내 ‘비폭력’, ‘평화 시위’를 강조하며 왜 자신들이 3개월 동안 정부에 맞서 거리로 나오고 있는지 당위성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주최로 빅토리아 공원 일대에 모인 시위대는 오후 늦게 정부청사로 향하며 자신들을 폭도로 규정한 정부와 과잉진압 논란을 일으킨 경찰을 비판했다. 홍콩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진 책임은 시민들이 아닌 정부에 있다는 의미였다. 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오늘 시위의 가장 우선순위는 평화다. 우리는 (폭력적인) 정부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전날인 17일 시위도 이날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2만 2000여명의 교사들까지 나서서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고 친중 인사들이 ‘맞불 시위’를 놓기도 했지만 시위대·경찰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루탄 없는 토요일 밤이 지나가 홍콩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보도했다.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일단은 인민해방군 투입과 같은 초강경 대응보다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주말 시위에 앞서 미국 행정부가 잇따라 경고 메시지가 내놓은 것도 중국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홍콩 사태와 관련해 ‘인도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 가능성을 언급했고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톈안먼 사태를 기억하고 있다”고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는 등 미 정계는 최근 홍콩 사태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 왔다. 다른 세계 주요 국가들도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중국을 재차 압박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고위대표는 17일 성명에서 “자제력을 발휘하고 폭력을 거부하며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향후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폭력 시위자들을 법에 따라 응징할 것”이라며 “특구 정부는 시민의 평화 집회와 자유 표현의 권리를 존중하지만, 대중 집회에 참여하는 인사들이 평화적이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견해를 표현하고 폭력을 행사하지 않길 촉구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주말 내내 홍콩 문제의 인도적 해결을 촉구하는 국제적 여론과 각을 세웠다. 인민일보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미 의회를 겨냥해 “홍콩은 내정 문제이며 외부 세력의 간섭으로 바꿀 수 없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전인대 외사위원회 대변인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을 향해 “이들이 홍콩 경찰의 법 집행을 폭력적인 진압으로 왜곡하는데 이는 법치 정신에 반하는 노골적인 이중 잣대로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성토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중국 인민해방군 10분 거리’ 무장시위 속 홍콩 주말 집회

    ‘중국 인민해방군 10분 거리’ 무장시위 속 홍콩 주말 집회

    교사 2만명 “학생 지키자” 평화행진‘반폭력’ 구호 세운 친중국 집회 열려18일 대규모 송환법 반대 집회 고비 중국이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을 홍콩 경계에서 10분 거리까지 전진 배치한 가운데 홍콩에서 17일(현지시간) 주말을 맞아 다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철폐 요구 시위가 이어졌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월 이후 11주 연속 대규모 주말 시위다. 17일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도심 센트럴에 있는 공원 차터가든에서는 주최 측 추산 2만 2000여명의 교사들이 모여 송환법 반대 운동에 앞장서 온 학생들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교사협회 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비가 장대처럼 쏟아지는 날씨 속에서 ‘다음 세대를 지키자’, ‘우리의 양심이 말하게 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차터가든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 관저까지 행진했다. 오전에 시작된 교사들의 집회는 오후까지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후 3시쯤부터는 카오룽반도 훔훔 지역에서 수백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홍콩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송환법 반대 집회 및 행진이 이어졌다.이곳 집회와 행진은 경찰의 허가를 받았지만, 신고된 행사가 끝난 뒤에도 약 수백명의 시위대는 신고하지 않은 경로로 이동해 인근 몽콕 경찰서를 둘러싸고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항의의 표시로 레이저 포인터로 경찰서를 비췄고,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 계란과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경고 방송을 한 뒤 곤봉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력을 투입해 거리를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맞서 친중파 인사들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홍콩수호대연맹은 오후 5시부터 홍콩 도심인 애드미럴티에 있는 타마공원에서 ‘폭력 반대, 홍콩 구하기’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47만 6000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이들은 지난 6월부터 이어진 대규모 시위로 인해 홍콩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면서 폭력을 멈추고 중국과 홍콩을 분열시키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본 행사격인 대규모 집회가 18일에 예정돼 있어 홍콩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은 18일 오전 10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홍콩 경찰은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18일 집회는 빅토리아 공원 내 집회만 허용하고, 주최 측이 신청한 행진은 불허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시위대가 경찰이 불허한 행진을 강행할 경우 거리에서 시위대와 경찰, 친중 시위대 간 충돌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중국 정부는 최근 일부 시위대의 해동을 ‘테러리즘에 가까운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육군은 홍콩 인근인 선전만의 춘젠 체육관에 군용 차량을 대거 대기시키고, 군중 진압 훈련을 벌이는 등 무력 시위를 벌였다. 몽콕 등 일부 지역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소규모 대치 상황이 빚어졌지만 16일 밤부터 이날까지 홍콩에서 진행된 일련의 송환법 반대 진영 시위는 중국군의 개입 경고를 의식한 듯 대체로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밤 차터가든 공원에서는 대학생 등 주최 측 추산 6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가 열렸지만, 최근 여느 대형 집회 때와는 달리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국 홍콩 시위 대응 强이냐, 穩이냐…베이다이허회의 종료

    중국 홍콩 시위 대응 强이냐, 穩이냐…베이다이허회의 종료

    홍콩 반정부 시위가 이번 주말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중국의 전·현직 지도자들이 여름철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 모여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결정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나고 복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지도부가 이번 주말 홍콩 시위에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등은 16일 중국 지도부 권력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상무위를 주재했다고 보도해 사실상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났음을 알렸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홍콩 반정부 시위가 시위대와 경찰 간 폭력적 대립이 아닌 평화적 집회와 행진으로 마무리될 경우 대화를 통한 해결의 실마리가 생길 여지가 있다. 하지만 폭력 사태가 재연될 경우 홍콩 접경인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비상 대기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최정예 무장경찰 부대의 투입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만큼 중국 전현직 지도자가 내우외환 속에 열렸던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홍콩 시위 사태 해결과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관심을 끈다. 대만 빈과일보(蘋菓日報)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홍콩 사태에 무력 개입 대신 준엄한 법 집행으로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혀 중국 본토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중국 정부의 목소리는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 부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날 즈음에 홍콩의 반정부 시위 사태와 미중 무역전쟁에 잇따라 강경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대의 홍콩 국제공항 점거 농성에 대해 ‘테러’로 규정짓고 홍콩에서 10분이면 투입이 가능한 선전에 완전히 무장한 수천 명의 무경을 대기 시킨 상태다. 더군다나 중국 및 홍콩 기본법 심지어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어록까지 동원하면서 중국 인민해방군 투입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셰펑(謝鋒) 홍콩주재 특파원은 15일 한 포럼에 참석해 “홍콩 사태의 본질은 일부 세력이 홍콩 특구의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하려는 데 있다”면서 “중앙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고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라는 뿌리를 흔들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홍콩 반환 22년 이래 현재가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현재 급선무는 폭동을 저지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중화민족의 부흥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수치스러운 실패로 끝날 것”이라며 비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홍콩의 일은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다.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에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다.그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그들은 조언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말한 대로 행하기를 바란다”고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강경 입장을 내놨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15일 3000억 달러(약 366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9월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 정부의 계획과 관련해 강력히 항의하면서 엄중한 대응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소식통은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대미 전략에 비판이 제기됐고 강경파들이 힘을 얻은 거 같다”먀 “향후 시진핑 주석은 대미 유화책을 쓰기 힘들어져 미중 무역 갈등은 장기전이 불가피해졌고 홍콩 또한 중국 공산당의 권위를 앞세워 강경하게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의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18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와 행진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인권전선은 지난 6월 16일 시위에서 200만 명이 참여했던 기록을 넘어 18일 행진에 300만 명이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에는 가족 등이 참여하는 평화 시위를 계획하고 있지만 지난 주말 시위가 오후부터는 대부분 폭력 사태로 이어졌다는 점이 우려된다. 다만 홍콩 사태에 대해 방관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 홍콩 반정부 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무력 진압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점은 홍콩 사태가 ‘제2의 톈안먼 사태’가 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나오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의한) 폭력적인 진압을 보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뉴저지주(州)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日 사죄하고 배상하라”… 광복절 10만명 ‘NO 아베 촛불’ 들다

    “日 사죄하고 배상하라”… 광복절 10만명 ‘NO 아베 촛불’ 들다

    일본의 경제보복 탓에 촉발된 한일 갈등 국면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반(反)아베 집회가 열렸다. 750여개 시민사회 단체로 꾸려진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북측에서 ‘8·15 제74주년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오후 늦게 비가 그친 광화문광장에는 시민 10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NO 아베’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은 광장 곳곳에서 “강제징용 사죄하라”, “침략 지배 사죄하라”, “경제 침탈·평화 위협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문화제 공연을 즐겼다. 문화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던 촛불집회 당시에 행해진 자유발언 형식을 본떴다. 신혼살림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마련하고 있다는 예비부부 성치화·최경은씨는 “답답한 마음에 결혼 준비를 미루고 이 자리에 왔다”면서 “아베의 도발에 똘똘 뭉쳐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자”고 말했다. 문화제가 진행 중 광화문 일대에서는 주말과 공휴일에 열리던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도 동시에 열려 작은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퇴진’ 머리띠를 맨 여성들이 탄 트럭이 촛불 문화제 무대 근처로 접근하자 참가자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며 이들을 쫓아냈다. 꽹과리를 치면서 문화제를 방해하려는 경우도 있었다. 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매국노”라고 외치며 부딪치자 경찰은 이들 사이를 막아섰다. 앞서 이날 오전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서울광장에서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2000명(주최 측 추산)가량의 참가자들은 장대비 속에 우산을 들거나 비옷을 입고 “강제동원 사죄하라”, “아베는 사죄하고 배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회에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도 참여했다. 함성과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오른 징용 피해자 이춘식(95)씨는 “할 말은 많지만 목이 메어 못한다. 미안하다”면서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에서 가마이시제철소를 승계한 일본제철을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았다.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0)씨는 “우리나라도 강해졌으니 아베 말 듣지 말고 일본을 규탄하자”면서 “아베한테 사죄 한마디 듣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도 국경일을 맞아 한데 모여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8·15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는 아베 정권의 한반도 평화 방해에 맞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북측 단체도 아베 정부의 행보에 비판 목소리를 더했다.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 행사에는 일본 평화포럼, 재일한국인민주통일연합,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가 국내 단체와 함께 공동호소문을 내며 “일본은 사죄하고 배상하기는커녕 역사왜곡, 독도영유권 주장, 경제보복 등 도발을 이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항의의 의미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욱일기를 찢었다.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사설] ‘노 재팬’에도 민간교류는 흔들리지 않아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비롯된 한일 갈등이 전방위로 꼬리를 물고 있다. 정치외교 분야의 경색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민간교류마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문화 관광 등 순수한 민간 차원의 교감조차 발붙일 여지가 없어지는 지금의 사정은 결코 가볍게 봐 넘길 문제가 아니다. 당장 스포츠나 문화 교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기약 없이 연기되는 사태가 속출한다. 두 나라 모두 학생들의 수학여행부터 상대국에 보내지 않겠다고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짧은 기간에 상대국 여행객은 양쪽 모두 30%가량 뚝 떨어졌다. 국내에는 한류 스타들의 일본 활동도 중단돼야 한다는 급진적인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한류 불매운동이 일본의 시민사회에서도 맞대응식으로 불거지고 있다. 지난 주말 국내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반일 연대’를 재확인했다. 일본의 적반하장식 경제 옭죄기에 오죽 분통이 터졌으면 불볕더위에 청소년들까지 나서서 촛불을 들었을까. 하지만 지금은 정치와 민간교류를 구분하는 냉정한 시각을 되찾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상대국에 여행 발길을 하루아침에 끊다시피 하는 신경전 속에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기는 국내 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민간교류의 최일선 창구인 지방자치단체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서울 중구청이 곳곳에 내걸었던 ‘노 재팬’ 배너가 시민들의 지적으로 철회됐다. 이처럼 시민보다 균형감과 인식 수준이 떨어지는 지자체들이 많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일본 영화 상영을 취소하자는 시 의회 주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은 다행스럽다. 정치외교에 감정이 상했다고 전시장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치우는 졸렬하고 편협한 대응을 우리는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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