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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상반기 히트상품] 아모레퍼시픽 ‘리리코스 마린 보톡신 크림’

    [2013 상반기 히트상품] 아모레퍼시픽 ‘리리코스 마린 보톡신 크림’

    리리코스 ‘마린 보톡신 크림’은 바다 달팽이 독을 연구해 얻은 마린 보톡신의 모사펩타이트가 피부 결을 매끄럽고 탄력 있게 가꿔주고 주름 개선 기능성 성분인 아데노신이 주름을 케어해 피부에 활력을 더한다. 또한 천연 보습 미네랄을 함유한 동해 심층수가 깊은 수분감을 주고 마린 플라센타가 피부 영양 밸런스를 잡아줘 보습케어와 주름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사용법은 아침, 저녁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 얼굴 전체에 골고루 펴 바르고 두 손으로 감싸 가볍게 흡수시키면 된다.
  • 30년은 더 늙어보이는 희귀병 16세 소녀 수술후…

    30년은 더 늙어보이는 희귀병 16세 소녀 수술후…

    자신의 나이보다 무려 30년은 더 늙어보이는 희귀병에 걸린 16세 소녀가 성형수술로 새 삶을 살 게 됐다. 지난 2010년 국내에서도 보도돼 화제가 된 이 소녀의 이름은 영국 로더햄에 사는 자라 하트숀(16). 하트숀은 피하지방과 피지선의 불균형으로 피부 전체가 울퉁불퉁해 지는 희귀병인 ‘지방이영양증’(lipodystrophy)을 앓고 있다.  사실상 완치가 어려운 이 병 때문에 하트숀은 어린시절 부터 소녀가 아닌 중년의 모습으로 살아야 했다.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그녀가 얼굴 때문에 겪은 고통은 한 둘이 아니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나 학부모로 오해받는 일은 다반사였고 청소년 요금을 내고 버스를 타거나 영화관에 가기도 힘들었다. 그녀의 이같은 사연은 대서양 건너 미국에도 알려졌고 유명 성형외과 의사의 무료 수술 제안을 받게됐다. 결국 미국에 건너 간 하트숀은 주름 제거와 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외모를 갖게됐다. 하트숀은 “과거에 꿈꿔왔던 일이 이제 현실이 됐다” 면서 “이제 거울 속의 나를 보면 내 나이 또래의 친구들과 비슷하게 느껴진다”며 기뻐했다. 이어 “과거에는 거리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는데 이제 당당하게 걷는다” 며 “마침내 10대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사진=멀티비츠(바크로프트)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it 트렌드&브랜드] CC크림 열풍

    [it 트렌드&브랜드] CC크림 열풍

    지난해 4월 홈쇼핑 채널 GS샵을 통해 처음으로 CC(Correct Combo)크림이란 게 전파를 탔다. ‘피현정 CC크림’이란 제품은 11회 방송으로 3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긴 했으나 별다른 이슈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던 CC크림이 올 초부터 갑자기 화장품 업계의 화두가 됐다. 외국에서 피부과 시술 후 치료용으로 쓰이던 블레미시 밤(Blemish Balm)을 메이크업 기능을 강화한 BB크림으로 변신시켜 화장품 한류를 일으켰던 국내 브랜드숍들은 앞다퉈 CC크림을 쏟아냈다. ‘BB 위에 CC’라는 그럴싸한 문구까지 앞세워 여심을 홀렸다. 사실 CC크림 출시가 봇물을 이룬 데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샤넬의 파워가 한몫했다. 샤넬이 지난해 10월 ‘컴플리트(Complete) 코렉션(Correction)’이란 이름으로 제품을 내놓으니 국내 업체들이 새삼 CC크림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얼마 전만 해도 한국발 BB크림 열풍에 랑콤,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 외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도 BB크림을 쏟아낸다며 어깨를 으쓱했었다. 샤넬이 CC크림을 들고 나오자 업계에선 ‘영리한 전략’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자존심을 내세워 BB크림을 내지 않던 샤넬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출시했다는 인상을 주며 CC크림을 ‘이슈화’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로서도 BB크림이 ‘레드오션’이 된 마당에 CC크림으로 ‘블루오션’을 개척했으니 나쁠 것 없다. 문제는 소비자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제품이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지현 화장품 평론가는 “CC크림이나 BB크림이나 하등 다를 게 없다”며 “다른 게 있다면 업체가 새로운 상술을 발견한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CC크림이 피부색 보정에 보습·미백·주름·자외선 차단 등이 다 되는 ‘올인원’(all-in-one) 제품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 이런 기능은 원래 BB크림도 다 갖고 있는 것”이라며 “업체 설명만 믿고 CC크림을 맹신했다가는 오히려 피부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샤넬도 CC크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샤넬의 스킨케어·메이크업 노하우가 집약된, BB보다 한 차원 높은 멀티 기능 제품’. BB보다 한 차원 높게 승부를 걸던 샤넬은 최근 ‘헬시 글로 크림’(Healthy Glow Cream)이라는, 이름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제품을 내놨다. 갸우뚱하는 고객들에게 매장 직원들은 “BB크림”이라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차이점을 물으면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둘 다 기능은 같은데요, CC는 스킨케어고요, 이것(헬시 글로 크림)은 메이크업이죠.”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열린세상] 친구여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라/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열린세상] 친구여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라/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며칠 전 친구를 만났다. 3년 전에 50세의 나이로 명예퇴직을 한 친구는 퇴직금으로 지방에 조그만 가게를 열고 갖은 고생을 했지만 결국 투자금을 다 날리고 말았다. 열과 성을 다해 회사 일에 매진하다 날벼락처럼 강제 퇴직을 당했을 때, 친구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머리에 하얗게 서리를 이고 주름살이 깊게 팬 초췌한 모습의 그를 보면서 너무 마음이 쓰렸다. 젊은 시절 최루탄 가스에 눈물·콧물을 흘리면서 돌멩이를 던지고, 대기업 임원으로 지치지 않고 일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친구는 대학을 졸업한 외동아들이 아직 취직을 못 하고 결혼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 50대는 군사독재에 맞서 1987년의 6월 항쟁을 주도한 세대이다. 이 세대로 하여금 젊은 시절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서게 한 고귀한 신념은 무엇일까. 그것은 독재에 맞서 빼앗긴 자유를 되찾는 것이리라. 교정에 무장 군인과 탱크를 진주시키고, 광주를 비롯한 이 땅 곳곳에서 무자비한 탄압과 살육을 자행하는 광포한 독재 정권에 맞서, 그들은 젊은 날의 고귀한 피를 아낌없이 흘렸던 것이다. 김인숙의 ‘바다와 나비’를 보면, 더욱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면서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던 젊은 남녀가 등장한다. 이후 둘은 결혼을 해 부부가 된다. 그런데 두 사람의 길은 갈라진다. 남편은 점점 타락해 가는 자본주의 한국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젊은 날의 순수한 열정과 신념을 지키고자 자신을 외곬으로 몰아간다. 그런 그의 모습은 소금물에 전 날개로 냉혹한 현실의 바다를 힘겹게 건너려는 나비와 같은 존재에 비유된다. 반면 아내는 일상에 안주한 채 ‘글로벌 교육’을 위해 자식을 중국에 유학 보낸다. 50대를 맞이한 6월 항쟁 세대 대부분은 앞선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와 여자의 중간자적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들 대부분은 취직을 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나가는 평범한 일상인이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젊은 시절 피 흘리며 추구했던 숭고한 정신을 늘 가슴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다. 생활인으로서의 고뇌와 민주화 세대라는 자부심이 뒤섞인 채, 가정과 사회를 위해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국 사회를 이끌어온 세대가 50대이다. 그런 50대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또다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사회는 물론이고 가정에서조차 버림받은 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아무런 노후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자식도 건사하지 못한 채 직장으로부터 버림받은 친구의 막다른 삶 앞에서 나는 아무런 위로도 해 줄 수 없었다. 그것은 친구 개인의 모습이 아니라, 암울하고 불행한 시대를 살아온 50대 우리 모두의 슬픈 자화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사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우냐고 울먹이면서 힘없이 고개를 떨구던 친구의 모습을 나는 차마 지켜볼 수가 없었다. 김광규의 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에는 4·19 세대가 혁명 후 18년이 지난 뒤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 되어/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회비를 만 원씩 걷고/처자식들의 안부를 나누고/월급이 얼마인가 서로 물었다/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 이 시에서 젊은 날의 뜨거운 사랑의 그림자마저 잊고 속물이 되어 살아가지만, 그런 제 모습을 부끄러워하면서 고개를 떨구는 4·19 세대의 자기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친구에게 꼭 이 말은 해주고 싶다. 친구여, 고개를 떨구지 마라. 우리가 고개를 떨굴 일은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옛사랑의 그림자마저 망각한 상황에 대해서일 뿐이다. 삶이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더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던 그 정신을 떠올리면서 오늘의 암담한 상황을 헤쳐나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에서 이런 위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지만, 격동의 역사를 헤쳐 나온 우리 50대가 이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친구여,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라.
  • [미주통신] 주름 제거하려다…레이저 시술 부작용 심각

    [미주통신] 주름 제거하려다…레이저 시술 부작용 심각

    미국에 산재해 있는 스파(Spa)에서 흔히 행해지는 얼굴 레이저 시술의 부작용이 심각해 주의가 요망된다고 미 ABC 방송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테네시주에 거주하는 데프니 캐럴(42)은 지난 2007년 화장품을 사러 스파에 들렀다가 주름을 제거해준다는 무료 상담을 받고 결국 얼굴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깨어나 보니 그녀의 얼굴은 전치 2도의 중화상을 입은 채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 후 그녀는 피부과를 비롯한 여러 전문 병원에서 수차례 재수술을 받았으나 다소 흉터 제거에만 성공했을 뿐, 안면 무감각증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에 시력까지 나빠져 운전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캐럴은 “이 한 번의 시술이 내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었다”며 여성들에게 레이저 시술의 위험성을 알리고 나섰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숙련된 의사 없이 이러한 시술을 행하는 업소에 대해 처벌을 내리는 법이 시행되었으나 아직도 많은 주에서는 제대로 관련 법이 시행되고 있지 않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한 해에도 이와 같은 얼굴 레이저 시술 부작용을 호소하는 수천 건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러한 시술을 받기 전에 누가 시술을 시행하는지 경험 있고 허가받은 의사인지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사진=얼굴 레이저 시술 전후의 캐럴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英재무장관 고양이 알고보니 중국 스파이?

    영국의 차기 총리로 손꼽히는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의 애완 고양이가 ‘스파이’일 가능성이 있다는 황당한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사실은 보수당의 한 소식통이 현지 언론에 의혹을 제기해 알려졌으며 특히 고양이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현지언론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해 화제에 오른 ‘논란’의 고양이는 ‘쥐잡기 명수’로 알려진 프레야. 지난 2009년 웨스트 런던 노팅힐에 살았던 오스본은 아이들 선물로 이 고양이를 구매한 후 함께 살았으나 몇달 후 프레야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후 오스본은 재무장관으로 입각해 총리 관저와 내무부 등이 모여있는 ‘영국 정부의 대명사’ 다우닝가 10번지로 이사했다. 가족들에게 고양이 프레야의 기억이 멀리 사라진 3년 후인 지난해 갑자기 오스본의 부인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고양이 프레야를 길거리에서 찾았다는 것. 마치 영화처럼 다시만나 함께 살기 시작한 프레야는 이때부터 다우닝가 10번지를 주름잡기 시작했다. 특히 프레야는 지난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관저에 출몰하는 쥐를 잡기위해 ‘특별 채용’한 고양이 래리가 낮잠으로 소일하는데 반해 수차례 쥐를 잡아 신임도 받았다. 보수당의 한 소식통은 “프레야가 사라진 몇 년의 행적이 의심스럽다” 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인들이 이 고양이를 잡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레야는 다우닝가를 마음놓고 활보할 수 있어 아마 정부 비밀의 절반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6월 부터 다우닝가에서 살기 시작한 프레야는 그간 다우닝가의 패권을 누렸던 래리의 영역에 도전해 한바탕 육탄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총리실 대변인은 고양이 싸움에 대해 “둘은 공존한다”(They co-exist)며 의미심장(?)하게 대답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죽기전에 꼭… 다시 만나게 해달라”

    “죽기전에 꼭… 다시 만나게 해달라”

    우여곡절 끝에 9일 남북 대화가 재개되자 그동안 막혔던 상봉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산가족들의 표정은 한껏 들떠 있었다. 이산가족 2만 1000여명이 그동안 18차례에 걸쳐 만남의 기쁨을 가졌지만 2008년 ‘박왕자씨 피살 사건’ 이후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이산가족 상봉도 중단돼 왔다. 60여년 세월에 주름이 깊게 팬 이들은 “이산가족 상봉이 꼭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나 혼자 잘 살겠다고 딸을 버린 저는 죄투성이입니다. 애가 타게 60년을 이 가슴속에, 머릿속에 딸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 혜숙이 한번 보고 죽는 게 그저 욕심일 뿐입니다.” 김복녀(90) 할머니의 한(恨) 많은 작은 외침이었다. 그는 1950년 6·25 전쟁 당시 9살 난 딸을 두고 피란길에 올랐다. 60여년 이별의 시작이었다. 김 할머니는 “두 달 만 피란을 다녀오면 된다고 하길래 언니네 집에 맡긴 딸을 찾아오지 못했다”면서 “이제 일흔이 된 딸이 내 얼굴을 알아보기는 할까 걱정이다. 꼭 만나게 해 달라”고 울먹였다. 피란 당시 29살이었던 김 할머니의 얼굴엔 깊은 주름과 검버섯이 가득했다. 이산가족 상봉 첫해인 1985년 혹시라도 딸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 맞춘 진달래 빛 저고리도 30년 가까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참 곱지요. 참말로 누구를 주기 아까워서…. 그래도 언젠가는 우리 딸 만나겠지 하는 마음에 여태 이걸 못 버렸어요. 그래도 내가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는 갖고 있어야지 싶어요. 우리 딸 좀 꼭 만나게 해주세요.” 김 할머니는 연신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이승의 마지막 인연을 거듭 기대했다. 올해 여든다섯인 김영옥 할머니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1968년 7월 납북된 아들을 이제는 만날 수 있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46년이 지났지만 김 할머니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아들 생각에 가슴을 태운다고 했다. 그는 기자를 붙잡고 다시 한번 “우리 흥식이 좀 보게 해주세요. 제발 좀 보내주세요.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라고 울먹였다. 당시 19살이었던 아들은 “오징어 잡아 부자 만들어 드리겠다”며 만복호의 선원이 됐다. 김 할머니는 “그때 기술을 배운다는 걸 왜 못 배우게 했는지, 그때 배 탄다는 걸 왜 말리지 못했는지 모르겠다”면서 “길을 가다가도 미역을 볼 적에도 가슴에서 아들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고 서러워했다. 김 할머니는 아들 생일인 음력 7월 초닷새만 되면 절에 올라 “아들 좀 돌려보내 달라”며 빈다. “올해는 만날 수 있을까요. 살아 있다면 이제는 예순이 넘은 아들이지만 제겐 씩씩하고 잘 웃던 열아홉 소년, 내 아들 흥식이 그대로 입니다.” 형제자매를 그리는 이들도 간절히 상봉 재개를 기원했다. 전쟁 당시 스무살이었던 김희숙(82) 할머니는 좁쌀자루 하나를 허리에 매고 피란길에 올랐다고 했다. 강원 고성이 고향인 김 할머니는 북에 남긴 당시 10살, 7살, 3살이었던 남동생 셋의 이름을 부르며 “보고 싶다. 너무나 보고 싶다”며 마른 울음을 터뜨렸다. 김 할머니는 “매년 명절마다 통일전망대에 올라 들여다보고 했는데 이제는 걸어 올라가기가 힘들어 지난해 가을에 찾고는 가지를 못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살아왔느냐, 얼마나 고생했느냐 묻고 싶다. 얼른 좀 만나고 싶다”고 가슴을 움켜쥐었다. 고하자(81) 할머니는 18살 때 가족과 피란 올 당시 강화도로 시집 간 언니 고춘자(당시 20세)씨를 애타게 그렸다. “큰언니가 즐겨 불렀던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를 기억하고 있어요. ‘저 산 너머 새파란 하늘 아래는 그리운 내 고향이 있으련만은…천리만리 못 가게 떠난 이몸은 고향 생각 그리워 눈물집니다’”고 할머니는 울음이 목에 걸리는 듯 목소리가 갈라졌다. 사흘만 피란을 다녀오면 될 줄 알았다는 고 할머니는 곧 통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60여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언니가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돌아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생일이 12월 27일인데 맛있는 음식이라도 대접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언니를 만나게 된다면 그동안 잘 살아계셔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깔깔깔]

    ●거짓말 같은 실화 ‘다윈 어워드’ 1 1. 한 캐나다 젊은이가 술 사 마실 돈이 없자 휘발유랑 우유를 섞어 마셔, 당연히 배탈이 났고, 집안의 벽난로에다 토하고 만다. 그렇게 벽난로가 폭발하면서 집은 날아가고, 본인은 물론 집안에 있던 누이까지 죽임. 2. 34세의 백인 남성이 집 지하실에서 죽은 채 발견됨. 190㎝에 120㎏의 거구인 이 남자는 발견 당시 주름치마에 흰 브라 및 샌들을 신고 있었음. 경찰은 그가 여학생 풍으로 차려입으려 했다고 추정한다. 또한 가스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마스크 끝이 호스에 연결되어 항문에 끼워져 있었다. 이에 경찰은 가족에게 그의 사인을 설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함.
  • 공룡도 ‘꿀꺽’ 지구 최강 ‘프레데터’ 화석 발견

    지구 최강의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르스를 ‘아침식사’로 먹을 수 있는 공룡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영국의 한 60대 노인이 현지 해안을 수년간 이잡듯이 뒤진 끝에 과거 멸종한 공룡 ‘플리오사우루스’의 온전한 화석을 발굴해 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영국 학계는 이 노인의 공로를 높이 사 그의 이름을 따 ‘플리오사우루스 케바니’(The Pliosaurus kevani)라는 정식 명칭까지 붙였다. 화제의 노인은 남서부에 위치한 오스밍턴에 사는 케반 쉬한(68). 은퇴 후 카페를 열어 여유로운 삶을 살던 그는 5년 전 우연히 해안가에서 화석을 발견한 이후 본격적인 자신 만의 발굴을 시작했다. 그가 발견한 화석은 바로 1억 5000만년 전 멸종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리오사우루스’. 일명 ‘프레데터 X’(Predator X)로 불리는 이 공룡은 15m 몸길이에 45t의 거대한 몸무게를 가진 해양 공룡으로 당시 쥐라기 바다를 주름잡았다. 특히 이 공룡의 무는 힘은 육상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무려 11배나 강해 역대 지구 최강의 동물로 평가된다. 쉬한이 5년간 화석을 찾아 완성한 플리오사우루스는 과거 각국 연구팀이 발견한 어떤 화석보다도 온전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 지구과학 전공 호저 벤슨 박사는 “쉬한의 화석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1820년 이후 많은 플리오사우루스 화석이 발견됐는데 쉬한의 화석에 비하면 조각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오랜 노력의 결실을 얻게 된 쉬한은 “세계에서 내 이름이 불리기 돼 너무나 기쁘다.” 며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섬유소재 ‘우단’ 생산 구미 ㈜영도벨벳

    [향토기업 특선] 섬유소재 ‘우단’ 생산 구미 ㈜영도벨벳

    ㈜영도벨벳은 국내외 벨벳(Velvet) 업계가 인정하는 ‘강소기업’이다. 경북 구미시 원미동에 있지만 세계 최고·최대의 벨벳 생산 및 수출 1위를 자랑한다. 이탈리아의 벨루티 가문이 발명한 벨벳은 짧고 부드러운 솜털이 있는 천 실크로 이탈리아에선 벨루토, 일본에선 비로드로 불리고 우리에겐 우단(羽緞)이란 이름으로 친숙한 섬유 소재다. 영도벨벳의 전신은 1960년 대구 평리동에서 창업한 영도섬유다. 창업과 함께 독일과 일본에서 밀수되던 벨벳을 국내 처음으로 자체 개발에 촉망받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이후 50여년간 벨벳만 전문으로 제조해 왔다. 국내외에서 벨벳 수요가 늘면서 회사는 초창기부터 성장의 물살을 탔다. 현재는 전체 매출 중 95%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보다 세계에서 더 잘 알려졌다. 영도 벨벳은 위용도 당당한 세 마리의 독수리가 그려진 ‘쓰리 이글’(Three Eagle) 브랜드를 달고 120개국으로 수출된다. 세계 원단 사상 ‘제1호 브랜드 마케팅’으로 기록됐다. 예나 지금이나 주된 수출국은 중동과 중앙아시아, 중남미 지역이다. 특히 아랍인에게 영도 벨벳 제품은 최고의 혼수예단이라 중동지역은 최대의 수출 전략지다. 이탈리아의 ‘조르조아르마니’, 미국의 ‘앤클라인’ ‘탈보트’, 스페인의 ‘자라’, 일본의 ‘이토추패션’등 세계 일류 패션 브랜드는 수십년째 영도 벨벳 제품만을 고집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이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바탕에는 벨벳 분야 20여개의 특허를 획득한 영도만의 우수한 제품 기술력과 노하우가 있다. 영도 벨벳은 일본산보다 품질은 우수한 반면 단가는 낮아 제품 경쟁력이 뛰어나다. 유연성과 탄력성이 풍부한데다 물세탁도 가능한 장점도 지녔다. 검은색 일변도에서 빨강, 노랑, 파랑 등 다양한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첨단 벨벳이다. 물론 회사는 혹독한 시련도 겪었다. 1995년 최신형 직기 150대를 도입한 지 불과 2년 뒤인 1997년에 닥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부도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이유순 이사는 “영도벨벳의 최대 무기는 세계 최대 규모의 벨벳 생산시설과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 20여명으로 운영되는 자체 연구소”라고 소개했다. 회사는 벨벳 소재를 활용한 액정표시장치(LCD)용 러빙(rubbing)포 개발로 재도약의 나래를 활짝 펴고 있다. 2008년 세계 최초의 아세테이트 재질 러빙포를 개발,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 제품 역시 기존 세계시장을 휘어잡은 일본 제품보다 공정이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한 반면 LCD의 시야각과 명도, 색상구현, 터치감은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LCD 패널 제조에서 핵심소재부품인 러빙포는 스마트폰과 TV, 모니터 등에 들어가는 LCD 화질을 선명하게 하고 제품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영도벨벳의 LCD용 러빙포는 현재 전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향후 5~10년 내에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영도벨벳은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50억원 늘어난 400억원으로 기대한다. 특히 러빙포 매출은 지난해보다 5배 늘어난 50억원을 예상한다. 영도벨벳은 가족친화형 기업으로 유명하다. 집이 없는 직원들에게 집을 제공해 주고 자녀 출산·양육비 및 장학금 지원 등 각종 복지시책을 편다.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활발하다. 2011년부터 매년 대구·경북지역 학생 108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자투리 원단을 활용한 나눔 프로젝트인 ‘어메이징 벨벳’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에는 구미시장학재단과 계명대에 각각 1억원씩의 장학기금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도벨벳은 ‘쓰리이글’이라는 명품벨벳 브랜드로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굳혔지만 임직원들은 창업 때의 초심을 잊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수입 휘발유값 12주 연속 상승…아베노믹스에 숨막히는 日서민

    수입 휘발유값 12주 연속 상승…아베노믹스에 숨막히는 日서민

    대담한 금융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의 부작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수입 공산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재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애플이 엔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제품 수입가격 상승을 이유로 지난달 31일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아이팟 등의 일본 내 판매 가격을 최대 20%인 1만 3000엔(약 14만 6000원) 인상했다. PC(개인용컴퓨터) 생산라인이 모두 해외에 있는 도시바는 6월 발매하는 랩톱 컴퓨터 가격을 지난 2월 발매한 제품에 비해 5000∼2만엔(약 6만~23만원) 인상키로 했다. 엔저로 밀 수입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야마사키제빵과 시키시마제빵은 다음 달부터 15개 품목에 걸쳐 2.6% 인상 계획을 밝혔다. 식용유, 마요네즈 등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다른 식료품도 비슷한 상황이다. 10개 전력회사도 전기료를 27~116엔(평균가정 기준) 올릴 계획이다. 더불어 미즈호, 스미토모 등 주요 3개 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조치를 단행한 정부의 기대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금리 상승 추세를 반영해 5월에 이어 6월에도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휘발유는 12주 연속으로 인상해 가계에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다. 고용지표는 호전되고 있지만 4월의 유효 구인 중 정규직 사원의 비율은 42%로, 전년 대비 1% 포인트 하락했다. 4월 유효 구인 배율(계절조정치)은 0.89배이지만 이를 정규직에 한정하면 0.49배로 뚝 떨어진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KBS 파노라마(KBS1 밤 10시) ‘몸’은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특히 젊은 세대는 건강한 몸 못지않게 매력적인 몸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의학적으로는 적정 체중인 여성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몸은 자신에게 가해진 모든 것을 기억하고 반응한다. 프로그램은 내 몸의 반응을 기억하고, 이에 맞춰 몸을 가꿔온 사람들을 만나본다. ■TV소설 삼생이(KBS2 오전 9시) 지성(지일주)은 인수(김승욱)와 경자(김도연) 앞에서 체포되고, 삼생(홍아름)은 돌아오지 않는 지성을 기다리다 마침내 지성이 연행된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인수에게서 지성이 체포되었다는 말을 들은 봉무룡(독고영재)은 동우(차도진)와 함께 급히 삼생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남자가 사랑할 때(MBC 밤 10시) 태상(송승헌)은 재희(연우진)에게 창희(김성오)의 편지를 전해주려 하지만 재희는 창희에게 직접 듣겠다고 거절한다. 태상의 부탁으로 미도(신세경)는 재희를 설득한다. 한편 재희의 제안으로 로이장(김서경)은 골든 트리를 찾는다. 로이는 태상과 함께 한국의 맛집과 관광지 등을 둘러본다.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한우 고기’하면 흔히 마블링이 촘촘히 박혀 있는 등심을 연상하지만, 소의 고기는 39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다. 창문 안쪽의 커튼 주름을 닮아서 안창살, 부채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부챗살 등 이름만큼이나 맛도 질감도 다르다. 고기가 아닌 내장과 머리 부분까지 포함하면 먹을 수 있는 부위는 더 다양한데….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 용서(EBS 밤 9시 50분) 평화로운 농촌, 경기 남양주시 부엉배 마을이 둘로 나누어졌다. 대대로 살아온 원주민과 전원생활을 꿈꾸고 찾아온 이주민 간의 반목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원주민과 이주민, 성격만큼이나 다른 두 사람의 견해 차이. 화해를 위해 떠난 인도네시아에서 두 사람은 과연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 ■더 워(OBS 밤 9시 50분)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유럽을 정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군사 기술은 연합군보다 한참 앞서 있었으며, 막강한 병기로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했다. 이번 시간에는 전장에서 맹위를 떨치며 독일군에게 승리를 안겨 줄 뻔했던 나치의 비밀 병기에 대해 알아본다.
  • 2017년 U-20 월드컵 유치 도전장

    2017년 U-20 월드컵 유치 도전장

    대한축구협회가 20세 이하(U-20) 월드컵 유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9일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한국·프랑스·바레인 등 10개국이 2017년 U-20월드컵 유치의향서를 냈다고 밝혔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른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경기장 10개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비용을 별로 들이지 않고도 가뿐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다. 다만 함께 유치 경쟁에 뛰어든 9개국이 만만치 않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그물망 인맥을 앞세운 프랑스와 셰이크 살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의 오일머니를 앞세운 바레인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이외에도 멕시코, 폴란드, 아일랜드,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우크라이나가 유치에 나섰다. 개최지는 오는 12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2년마다 개최되는 U-20월드컵은 축구계 샛별들을 미리 엿볼 수 있어 전 세계 스카우트의 관심이 뜨겁다. 1979년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던 디에고 마라도나를 시작으로 루이스 피구(1991년), 라울 곤살레스(1995년), 호나우지뉴(1999년), 리오넬 메시(2005년) 등 시대를 주름잡은 월드스타의 등용문으로 유명하다. 한국도 2009년 이집트대회 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홍정호(제주)·김보경(카디프시티) 등 ‘홍명보의 아이들’이 8강에 진출해 관심을 끌었다. 올해 대회는 터키, 2015년 대회는 뉴질랜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FIFA 회장의 임기와 연령에 제한을 두자는 조직 혁신안은 백지화됐다. FIFA는 회장 임기를 최대 8년(4년씩 2번)으로 제한하고 회장 후보자의 연령 상한선을 72세로 하는 안건을 올해 총회의 주요의제로 삼겠다고 209개 회원국에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집행위원회 결과 ‘없었던 일’이 됐다. 제프 블라터 회장이 네 번째 임기를 마치는 2015년, 79세의 나이로 5선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축구] 포항 ‘용병의 전설’ 라데, 17년 만에 스틸야드 뜬다

    [프로축구] 포항 ‘용병의 전설’ 라데, 17년 만에 스틸야드 뜬다

    1990년대 프로축구를 주름잡았던 ‘유고산 폭격기’ 라데(43·세르비아)가 17년 만에 스틸야드에 뜬다. 포항 팬들이 뽑은 최고의 용병으로 선정된 라데는 창단 40주년을 맞아 26일 대구와의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뒤 열리는 레전드매치에 선수로 참가한다. 라데는 K리그 역사에 획을 그은 선수다. 1992년부터 5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고 55골 35어시스트(147경기)를 기록했고 1996년에는 K리그 최초로 10-10클럽(11골 14도움)에 가입했다. 탁월한 골 감각은 물론 훈훈한 외모에 화려한 쇼맨십까지 갖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1년에는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에 진출한 이동국(전북)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몇해 전 구단으로 “베오그라드에 포스코아레나가 있는데 볼 때마다 포항을 떠올린다. 내가 운영하는 숙박업소를 ‘포스코레지던스’라고 지었다”는 편지를 보냈을 정도로 한국 사랑도 남다르다. 세르비아에 사는 라데는 시대를 풍미했던 최순호, 허정무, 이흥실, 박태하, 김기동 등과 함께 ‘별들의 잔치’에 초청받았다는 말에 주저 없이 비행기를 탔다. 쟁쟁한 선배들이 스틸야드를 찾는 만큼 단독 1위 포항(승점 23)의 결의는 남다르다. 전설들 앞에서 포항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포항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기겠다”고 큰소리쳤다. 지난주 울산에 패하며 무패 기록이 ‘19’(11승8무)에서 끊겼지만 동요하지 않고 대구FC 공략법에 집중했다. 월드컵 최종 예선 3연전에 선발된 ‘태극마크 3인방’ 황지수, 신광훈, 이명주가 선봉에 선다. 외국인 선수 없는 ‘쇄국 정책’ 포항이 잘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중원을 탄탄하게 지켜준 이들 덕분이다. 경기 다음 날 대표팀에 소집되는 이들은 A매치 휴식기 전에 팀에 승점 3을 안기겠다는 각오가 뜨겁다. 친정팀을 정조준한 아사모아(가나)가 경계 1순위. 지난 시즌까지 포항에서 뛰었던 아사모아는 아직 승리가 없는 꼴찌 대구(승점 5·5무7패)에서 1골 1도움으로 나름대로 제 몫을 하고 있다. 빠른 돌파와 날카로운 슈팅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이날 2위 제주(승점 22)는 FC서울(9위·승점 13)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2008년 8월 이후 서울을 꺾은 적이 없지만(5무10패) 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 만회할 찬스다. 군복을 입은 박경훈 제주 감독은 서울전을 ‘탐라대첩’이라고 명명하며 “싸움에는 무승부가 없다. 서울전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뒀는데 이번엔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진한 감독이 사퇴한 경남FC는 25일 울산 원정을 치르고, 챔스리그 8강행이 좌절된 전북은 같은 날 강원FC를 상대로 분풀이에 나선다. 전남은 수원을 광양으로 불러 8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장애화가와 시립병원의 아름다운 동행

    장애화가와 시립병원의 아름다운 동행

    30도를 웃도는 때 아닌 무더위에 화가도 모델도 구슬땀을 흘린다. 칠순을 넘긴 환자는 초상화 모델이 처음이다. 조금이라도 젊고 예쁘게 그려주길 바래서인지 환자복을 벗고 집에서 입던 예쁜 옷으로 갈아입었다. 평소 안 바르던 립스틱도 예쁘게 바르고, 딸의 화장품도 잠시 빌렸다. 뇌졸중으로 몸의 오른쪽 부분은 편마비를 호소한다. 이 때문에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화가만큼이나 집중력을 발휘한다. 화가도 쉴 새 없이 한곳만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분주히 마커 펜을 돌려댔다. 일반적인 화가라면 모델을 배려하기 위해 안부인사라도 건 낼법하지만, 한곳에 집중하는 것도 버겁다. 화가는 일반인과 약간 차이가 있는 아웃사이더 아티스트(자폐 작가)다. 화가 김태호(27)는 어린 시절부터 자폐를 앓았다. 한 번도 정규 미술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누구보다도 그림 그리는 재미를 안다. 한번 펜을 잡으면, 한 두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무섭게 집중한다.정밀화는 아니지만 모델의 특징을 정확히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족히 한 시간 30분이 흘렀다. 분주히 지나간 시간의 결과물이 탄생했다.난생 처음 초상화 모델로 참여한 전경자(74)할머니는 “투석 받으랴, 재활치료 받으랴, 힘든 투병생활 인데다가 백발에 주름도 많은 내 모습으로 모델을 할 수 있을까 많이 망설였었다”면서 “하지만 더 많이 아프기 전에 나의 모습을 하나쯤은 남겨야겠다는 마음에 1시간 30분 정도 모델이 된 기분으로 초상화를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화가도 매우 만족한 눈치였다. 처음 병원 문을 들어설 때는 낮선 풍경에 살짝 당황하기도 한 듯 아빠의 손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종이와 펜을 든 화가 김태호는 지체 없이 자신의 끼를 발휘했다.화가 김태호는 비영리예술단체 ‘로사이드’ 소속의 작가다. 로사이드는 독자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사회적 소수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작품을 세상과 소통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사이드의 아트서포터들이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함께 작업 활동을 하며 세상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로사이드는 최근 서울시 북부병원과 협력관계를 맺고 또 다른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병원 1층 로비의 복도를 활용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나 보호자, 지역주민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아웃사이더 아티스트의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현재 북부병원 갤러리에 전시중인 작품도 김태호 작가의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지난 1월 뉴욕에서 열린 ‘Outsider Art Fair’에도 초청받아 전시 될 만큼 수준 높은 작품들이다. 여기에 매월 둘째·넷째주 목요일에는 환자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함께 그리는 풍경’을 진행한다.북부병원 직원들도 두 팔을 걷었다. 직원들은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매월 정기후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로사이드 아티스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권용진 북부병원 원장은 “로사이드와 전사적 협력을 통해 세상의 작은 편견을 깨는 데 일조하고 싶었다”면서 “약간의 ‘차이’가 일상적인 ‘다름’으로 인식되는 일들이 더 이상 없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제24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 2인 인터뷰

    제24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 2인 인터뷰

    김달진문학상이 올해로 24회를 맞았다. 시 부문에는 시집 ‘방!’의 정일근(55) 경남대 교양학부 교수, 평론 부문에는 평론집 ‘환상과 실재’의 오형엽(48)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가 각각 당선됐다. 월하 김달진(1907~1989) 선생이 나고 자란 경남 진해는 두 사람에게 묘한 공통분모가 됐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월하 선생과 동향인 정 교수는 ‘인연’을, 두 차례 진해를 찾았던 오 교수는 ‘바다’의 원초적이고 신비로운 아우라를 떠올렸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다. ■시 부문 정일근 교수 “‘교과서 속 시인’ 만난 그 에너지로 詩作” “김달진 선생의 고향 후배 시인이 수상하기는 처음이에요.” 시 부문 수상자인 정일근 시인은 묵직한 목소리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남대 국어교육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4년 실천문학의 시 부문 신인상에 당선돼 시인이 됐다. 올해로 등단한 지 30년인 그는 “11번째 시집 ‘방!’으로 ‘근속상’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평균 2년 6개월에 한번꼴로 시집을 냈는데 이번 시집은 꼬박 4년의 진통을 겪었다. 정 시인은 월하 선생과 인연이 깊다. 1996년 7회 때도 김달진문학상 후보였다. 또 2009년에는 ‘월하진해문학상’ 2회 수상자이기도 했다. “대학생이던 1980년대 초반 마산에 오신 월하 선생님을 뵈었는데 백발에도 형형한 그의 눈빛을 보면서 (저도) 열심히 시를 쓰겠다는 각오를 다졌던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신문과도 인연이 깊다. 198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된 그는 당시 문화부장이던 박성룡(1934~2002) 시인에게 들었던 덕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좋은 시인이 될 거라는 격려를 해 주셨는데 그때 그렇게 가슴이 뛸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중학교 국어 교사로 있으면서 박 시인의 ‘풀잎’을 가르쳤는데 ‘교과서 속 시인’을 만났던 그때의 설렘은 두고두고 시작(詩作)에 에너지가 됐다. 그로부터 15년 뒤인 2001년 그도 ‘교과서 시인’이 됐다. 국정교과서에 그의 시 ‘바다가 보이는 교실’이 실렸다. 1998년부터 전업 작가로 14년을 보낸 뒤 2010년부터는 모교인 경남대에서 교양학부 교수로 시를 가르치고 있다. “학사 학위밖에 없지만 ‘열심히 시를 쓰는 사람’으로 세상이 내 열정을 받아준 덕분”이라며 웃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평론 부문 오형엽 교수 “비평은 귀납… 텍스트의 비밀 밝혀내야” “거칠게 말하면 비평은 연역이 아니라 귀납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평가는 현상을 이끌어 가기도 하지만 드러난 현상을 뒤에서 추적하고 탐색하고 진단하기도 하죠.” 오형엽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는 성실한 비평가다. 거시적 이론이나 이념, 작가의 삶 같은 텍스트의 외연 대신 텍스트 자체의 면밀한 분석을 최우선에 놓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작가를 정신분석하는 대신 작품을 정신분석하는 것”이라는 말이 그의 비평가적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가 텍스트의 미로에 갇혀 해석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오 교수는 “작품 자체를 존중하고 그 내부에서 텍스트의 비밀을 밝혀내는 ‘내재 비평’”과 함께 ‘문학사적 비평’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2001년 첫 번째 평론집 ‘신체와 문체’의 책머리에서 “현 단계 문학 비평에서 요청되는 것은 (중략) 텍스트에 대한 세밀하고 정치한 분석을 경유하되 다시 그것을 사회적, 문화적, 문학사적 맥락 속에서 자리매김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문제 구성 능력”이라고 설명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장 비평의 속성이 텍스트에 최대한 근접하고 그것의 맥락과 기원을 문학사적 상상력으로 탐색하는 작업임을 명징하게 보여준다”(문학평론가 유성호)는 평을 받는다. ‘신체와 문체’ ‘주름과 기억’ ‘환상과 실재’ 등 3권의 평론집을 관통하는 것은 형식과 내용의 문제다. 겉으로 드러나는 작품의 ‘문체’가 형식이라면 작가의 ‘신체’는 궁극적인 내용이다. 비평은 표면에 드러난 형식을 경유해 이면에 도사린 내용에 닿는다. 시간의 흔적인 ‘주름’을 통해 ‘기억’에 접근하고, 작품에 나타난 ‘환상’을 통해 ‘실재’를 포착하는 식이다. 라캉 식으로 말하면 상징계와 실재계의 교차다. 오 교수는 “어느 때보다 평론의 위상이 위축된 것은 아쉽지만 비평가는 평론의 입지에 상관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존재”라면서 “평론을 계속할수록 에너지와 열정의 강도는 더욱 강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1만년 전 지구 주름잡던 ‘매머드’ 멸종 이유는?

    약 1만년 전 지구상에서 사라진 매머드의 멸종 이유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신시네티 대학 케네스 탱커슬리 교수 연구팀은 매머드가 약 1만 2,8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운석의 영향으로 멸종했다는 연구결과를 미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매머드의 멸종 이유를 놓고 다양한 이론이 발표됐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학설은 당시 인류가 매머드를 사냥해 ‘씨’가 말랐다는 것. 그러나 2000년 대 이후 운석 충돌의 영향으로 매머드가 멸종했다는 이론이 학계에서 심심치 않게 제기되어 왔고 이번 연구팀은 보다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4개 대륙에서 발견된 소구체(spherules). 소구체는 운석이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가열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와 형성된다. 탱거슬리 교수는 “소구체들을 조사한 결과 1만 2,800년 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털매머드가 살았던 시기와 비슷하다.” 면서 “운석 충돌 후 유독 가스와 기온 급하강 등의 환경 및 생태계 변화를 매머드가 적응하지 못해 세대에 걸쳐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인류는 그러나 지혜가 있어 생활 공간과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운석 충돌로 인한 매머드의 멸종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등 공동 지질학 연구팀은 “1만 2,900여 년 전 운석이 지구를 강타하면서 대량의 운석들이 지구로 쏟아져 내렸다.” 면서 “이로 인해 기후의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면서 매머드 등 대형 동물과 북미 최초의 문화인 클로비스 석기 문화 등이 영원히 사라지게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의사당 전시예정 한인 여고생 그림, 국내작품 표절

    美의사당 전시예정 한인 여고생 그림, 국내작품 표절

    미국 국회 의사당에 1년 동안 전시된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던 한인 여고생의 그림이 국내 작가가 부산에다 그린 그림을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미술계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 벨뷰하이스쿨 12학년인 천모(19)양이 그린 ‘신세대 대 구세대’(New Generation vs Old Generation)가 국내 작가 구헌주(33)씨의 그래피티 작품을 표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양의 작품은 반바지, 반소매 티셔츠 차림의 소년이 돋보기로 과거 한국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장면이다. 인상적인 표현력을 인정받아 미국 연방의회 미술대회 제9지구에서 1등으로 뽑혔고, 의사당에 1년간 전시되는 혜택을 입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지자 구씨의 주변 사람들은 인터넷에다 표절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구씨가 지난해 8월 부산 수영구 남천동 광남초등학교 벽에다 그린 대형 그래피티와 비슷하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그래피티는 낙서처럼 그려진 벽화를 뜻한다. 구씨도 작품을 위해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본 사진을 참고해서 소년이 앉은 방향과 돋보기를 든 손을 바꾸고 옷에 있던 줄무늬 문양 대신 주름을 넣었는데, 천양이 이를 그대로 베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천양은 표절 사실을 시인했고, 미술대회 주최 측에다 이런 사실을 알리고 재심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씨는 “창작을 하는 사람은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야 본인에게도 좋다”면서 “제 작품이 표절됐지만 어린 학생이 잘못을 시인하고 재심을 요청한 만큼 개인적으로 문제 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평생 안고 갈 빨갱이 딱지 39년 만에 떼어버려 홀가분”

    “평생 안고 갈 빨갱이 딱지 39년 만에 떼어버려 홀가분”

    “친척들마저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고 하더라고요. 당시 제일 무서웠던 게 빨갱이 딱지인데…. 평생 안고 갈 줄 알았던 상처를 털어버리니 홀가분합니다.” 16일 39년 만에 대통령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를 벗은 임상우(60) 서강대 사학과 교수를 만났다.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됐던 스물한 살 청년은 눈가에 주름이 깊게 팬 노인이 됐다. 민청학련 사건은 1974년 4월 불온세력의 조종을 받아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180여명이 구속기소된 공안사건이다. 당시 서강대 학생이던 임 교수는 유신헌법과 대통령 긴급조치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영장도 없이 체포돼 비상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평생 빨갱이란 딱지를 안고 살던 그는 수십 년이 지나서야 서울고법에 재심 청구를 했고 지난 13일 재판부는 임 교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함께 투옥됐던 대학 동기 4명도 이번 판결로 혐의를 벗었다. “국가나 일부 세력의 초헌법적인 위법행위를 국민이 막아야 한다는 걸 국가가 재확인한 것에 이번 판결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혹행위에 따른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점을 다시 인정한 부분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재판부는 “당시 재판부가 근거로 삼은 긴급조치 1호는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무효이며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도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수사과정에서 경찰과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의 가혹행위도 인정했다. “육체적인 고문 이상으로 힘들었던 건 정신적인 고문이었어요. 공산주의자부터 시작해 북한의 하수인이라며 압박해 올 때의 그 악몽 같은 시간은 지금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임 교수는 1975년 민청학련 사건 구속수감자 1호로 형 도중 사면됐다. 그는 사면 당일 ‘국민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국민이 유신헌법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해 재수감 명령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제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지난 3월 21일 위헌으로 결정 난 긴급조치 2호의 위법성을 기록해 후대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긴급조치 2호는 ‘유신 반대에 대한 처벌은 군사법정에서 결정한다’, ‘군사법정인 비상보통군법회의는 중앙정보국(현 국가정보원)의 지휘를 받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법부를 중앙정보국 감독에 둔다는 건 재판부가 행정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얘깁니다. 단순히 독재라는 말로는 모자랄 정도로 초법적인 행태죠. 자세히 기록해 후대에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어둑하게 가라앉았던 하늘에서 음산한 기운이 도는가 하였더니 마침내 솜털처럼 촘촘한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눈만 내던 시절에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 봄이 가까워진 것이 분명했다. 머지않아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는 3월이 닥칠 것이다. 봄 사돈 꿈에 볼까 무섭다는 말이 있는 춘궁기가 시작되면 소금값은 더욱 치솟아 부르는 게 값이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일행은 처소에서 가까운 식주인을 찾아 오랜만에 요기를 배불리 하고 도방으로 돌아와 일찌감치 잠자리를 보았다. 따끈한 아랫목에 모두 목침 하나씩을 차지하고 어슥버슥 누웠는데, 문득 배고령의 신세타령이 들려왔다. 뒤통수에 패랭이 얹고 꽁무니에 짚신 차고 한평생을 걸어도 앉아서 쉬어본 적 없네 허기진 뱃구레 움켜쥐고 고개치 넘나들다 물미장 턱에 걸고 먼 산 바래기가 낙일세 검은 머리 흰머리 될 때까지 행역에 시달려 일점 혈육도 없이 이 풍진세상 홀로 떠도네 서발 작대 휘둘러도 거칠 것 없는 사고무친 병구완에 은사죽음인들 구완받을 길 없네 봉놋방 부들자리에서 생면부지 사람들과 말뚝잠으로 밤 지새다가 깨어나면 꼭두새벽 오늘도 하염없이 십이령길 고개치 넘나드네 일모도궁에 일숙 청해도 돌아오는 문전박대 꿩의 병아리같이 뛰어들 품속 어디에 없으니 사위스런 이내 속내 누굴 잡고 하소연할까 객리행상에 지쳐도 형단영척(形單影隻) 의지할 데 없는 팔자 부지거처 불구인생(不久人生) 누구를 허물하리오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돌며 고해 바다 겪다가 허공에 날리는 먼지같이 저세상으로 가네 고해 바다 헤매다가 저승으로 돌아가네 심사가 뒤숭숭했던 곽개천이 나직하게 타일렀다. “배고령, 남의 어수선한 복장 지르지 말고 그만 자세. 설친 잠이나 벌충하게.” 일행이 부들자리에 코를 박고 막 잠잘 채비를 하는 중에 초저녁에 헤어졌던 정한조가 문을 벌컥 열고 봉노 안으로 들어섰다. 누워 있던 일행이 모두 일어나 등잔에 불을 댕기고 초저녁에 숫막에서 겪었던 살풍경을 낱낱이 일러바쳤다. “색주가에서 허튼소리 몇 마디 건넸다가 무뢰배들에게 되우 당했습니다. 자칫 덧들였다간 싸다듬이로 등에 누린내가 나도록 맞을 뻔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정색을 하고 자초지종을 듣고 있던 정한조가 말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석연치 못한 구석이 있네. 증거는 없으나 임자들이 포주인 농간에 놀아난 것 같군.” 열적은 얼굴로 정한조의 기색을 살피던 박원산(朴元山)이 말했다. “포주인 농간에 놀아나다니요? 그 역시 우리와 똑같이 몰골 숭한 꼴을 당했는데요?” “임자들을 끌어들인 포주인의 저의가 어디 있었는지 지금 당장 내막을 헤아릴 수는 없으나 궐자의 농간이 있었던 것만은 틀림이 없네. 장차 두고 볼 일이지만, 내성은 포주인 윤기호가 주름잡고 놀던 병문이 아닌가. 그런데 임자들은 왜 포주인을 따라 색주가 출입을 하였나? 미련하기 짝이 없는 위인들이란 평판 듣기 딱 알맞게 되었네. 절약이란 바늘로 흙을 떠 담는 일처럼 어렵고, 낭비는 모래밭에 물을 뿌리는 일과 같아 한번 버릇 들면 끝을 모른다 하였네. 모두 자중하게. 그렇지 않아도 들려오는 소식이 심상치가 않네.” 정한조가 몇 마디 쥐어박자, 좌중은 얼음 속처럼 조용해졌다. 그때 곽개천이 물었다. “무슨 말씀인지요? 또 무슨 사단이 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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