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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사회가 흔들려선 안된다(사설)

    공직사회에도 근무조건이 열악한 부서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다(서울신문 28일자).더욱이 사회일반에 나타나고 있는 이른바 3D현상이 공무원들에게까지 번져 힘이 들거나 위험스런 직종근무를 꺼린다는 얘기도 있다. 이직의 이유도 과거처럼 승진불만,과로,낮은 보수가 아니라 바로 이 3D 기피현상 때문이라는 것이다.그것이 다름아닌 공직사회의 경우라서 더욱 예사스럽지 않은 것이다. 민주화 사회발전,다양한 사회형태와 관련하여 항상 지적되고 강조되는 바이지만 공직사회에 무사안일풍조가 만연되고 기강이 무너지면 사회질서가 함께 흔들린다.나아가 국기마저 흩어져 국정의 효율적인 추진이 어렵게 된다.사회 다른 부문이 그렇다면 달리 어떻게 해본다지만 공직사회는 다르다.그렇게 돼서는 안되는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안팎으로 엄청난 변화속을 헤쳐온 한해의 저물녘이다.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내년의 각급 선거에 대비한 채비가 알게 모르게 한창들이다.경제권 역시 그들대로 한햇동안 축적된 주름살을 마지막으로나마 다듬고 고쳐 잡아보려 안간힘들이다.사회분야 또한 세모의 들뜬 듯한 분위기에 젖어 있다.시기적으로 힘들지만 그럴수록 중요하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지나칠 수 없는 때이다.이럴때 일수록 공직사회만은 한점 빈틈없이 엄하고 확고해야 한다. 우리 공무원들의 근무자세에 요즈음 우려할 사태가 번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지는 오래됐다.딱부러지게 진원이 어디고 그 내용이 어떤 것이라고 꼬집어 낼 수는 없지만 최근의 미묘하고 복잡한 정치 경제 상황에 얽혀 많은 공직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눈치만 살피느라 일손이 늦다는 것이다.「인사」에 기웃거리고 승진에 얽매이며 전직정보에 귀기울여 할 일을 제쳐놓기 일쑤라는 것이다.그럴수록 무사안일과 보신 또는 개인적 영달과 출세에 몰두하는 풍조는 깊어만가게 마련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건 사회기풍쇄신이 역설될 때마다 공직사회의 기강해이문제는 항상 첫번째로 꼽히게 된다.자리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공직자들 모두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복이자 향도이다.민심과 여론을 수렴하여 국가사회의 복지와 능률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지도층이다.우리는 지금 엄청난 변혁의 시대를 살고 있다.밖으로는 지나간 한 시대 하늘처럼 떠받들여졌던 이념이나 체제가 곤두박질 치는 세상이다.사회주의,공산당이 붕괴되고 소련이 사라진 이 시기이다.국가적으로는 세계적인 격변추세에 적응하여 국제사회에서의 새 위상을 확보해야 하고 사회적으로는 구성원 각자의 발전적인 의식변화에 부응하는 생활규범과 행동양식을 새로이 정립해가는 때이다. 강조컨대 한 사회의 바람직한 기풍조성은 공직사회의 공인의식과 봉사와 헌신에 달려있다.어려운 시기에 모든 공직자들이 국가사회 유지의 초석임을 알아 동요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 무허 쌍꺼풀수술/3년간 4억 챙겨/전 간호사 영장

    서울방배경찰서는 7일 김정자씨(47·전직간호사·서초구 방배동 삼호아파트2동 413호)를 보건범죄에 관한 특별조치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박애순씨(42·중랑구 면목동)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김씨는 의사가 아니면서도 지난달 15일 하오2시쯤 집에 찾아온 김모씨(37·동작구 사당동)등 가정주부 2명에게 쌍꺼풀 수술과 주름살 제거수술을 해주고 1백20만원씩을 받는등 지난 88년부터 가정주부 술집 여종업원등 3백60여명에게 수술을 해주고 4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를 받고있다.
  • 의회주의 원칙 지키라(사설)

    최근 며칠간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는 그 경위와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었다.이른바 쟁점의안들을 놓고 야당은 폭행도 불사하는 저지와 농성등 버려야할 구태로 맞서고 있어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여야는 각각 파행의 결과를 놓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냉소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와 비슷한 모습을 과거 정기국회말기마다 흔히 보아오던 것이기 때문이다.다만 올해는 총선을 앞둔 시기이기에 다른 해보다 심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의회주의의 원칙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해준다.국회에서 어떤 의안을 심의할때 찬성하면 별문제가 없지만 반대하거나 이의가 있을 경우 대안을 내놓고 설득력있는 토론을 벌인후 민주적 회의절차에 따라 표결로써 결론을 내려야함은 상식이다.이때의 대안은 보다 합리적이면서도 국민의 여론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그야말로 개정의 참뜻을 살리는 것이어야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이같은 원칙에서 크게 벗어났다.야당의 경우 쟁점의안에 대해 일부 여론에 편승 또는 영합하여 무조건 반대 또는 무리한 내용의 대안을 내놓았고 실력 저지라는 구태만발한 행동방식으로 대응했다.소수이면서 「내의견이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적 자세를 보인 것이다.그렇다면 모든 의안은 다수결이 아닌 완전 합의제에 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 밖에 안되며 이는 의회주의원칙에 대한 도전일수 밖에 없다. 그 보다는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여당을 설득하고 반영도를 높이는 방법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예를 들어 추곡수매안건의 경우 나라살림에 주름살이 가는 무리한 대안을 내놓았다가 하나도 반영이 안된채 일반미 7%인상에 8백50만섬의 정부·여당안이 일방처리되기 보다는 다만 2∼3%포인트라도 더 올리고 몇십만 또는 1백만섬이라도 수매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여당을 설득하여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보다 「농민을 위한 길」이 아닌가. 그런데도 반영되기 어려운 높은 숫자를 내놓고 결과적으로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면서도 「우리는 농민을 위해 이렇게 노력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정직한 짓이 아니다.이는 모든 결과가 상대방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의 또 한가지 잘못은 폭력을 썼다는 점이다.폭력에 대한 국민의 반감 때문에 국회나 의원전체를 불신하는 평가를 받는다면 국회와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여당도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에게 의회민주주의의 참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앞으로 남은 회기동안이라도 보다 정정당당하게 국회를 이끌어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짐해야 할 것이다.
  • 공명선거는 이렇게/민자 강재섭 추진위장에 듣는다

    ◎“과열·혼탁조장 공천 배제하겠다”/전 지구당에 「사전운동 사례집」 배포/달력 한장 돌리더라도 엄중히 문책/합동연설회 폐지… 경제부담 없게 4대 선거일정 신중 고려 내년에 치르게 될 4대선거 가운데 첫번째인 14대총선이 나머지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것은 분명하다.총선이 불법으로 얼룩질 경우 기초및 광역자치단체장선거,대통령선거에서도 계속 상승작용이 일어나 불법과 타락이 판을 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우리경제는 회생할수 없는 수렁에 빠질지도 모른다.최근 재계등 사회 일각에서 「선거망국론」을 거론하며 선거일정조정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따라서 14대총선은 지금까지의 어느선거보다도 의미가 각별하다.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민의를 올바르게 수렴해 내야할 뿐만 아니라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풍토의 기반을 다지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여망이다.3일 상오 민자당의 「공명선거추진특별위원회」위원장인 강재섭의원을 만나 깨끗한 선거풍토정착을 위해 여당이 구상하고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자제선거서 체험 ­과거에도 공명선거를 부르짖었지만 막상 선거전이 불붙으면 어김없이 과열,혼탁 양상을 보였는데…. ▲과거엔 여당이 공명선거를 외치면 야당을 묶어놓은 채 행정편의등 「여당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저의로 의심하는 국민들도 없지 않았고,야당이 공명선거를 들고 나와도 바람몰이선거의 한 방편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14대총선을 앞두고 민자당의 공명선거의지는 확고하다.그것은 공명선거가 민주주의의 신장이라는 당위론적 측면에서 뿐만아니라 선거전략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우리당은 지난 기초·광역의회선거에서 공명선거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선거운동수단이라는 것을 이미 체험했다. 예컨대 지난번 기초의회선거에서 야당측이 보라매공원집회등 장외집회로 기세를 올릴 때 우리당 내부에서도 대규모 집회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끝까지 자제,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낳았다. ○고발되면 정밀 내사 ­민자당이 현재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공명선거정착방안은. ▲당내부에 공명선거를 해야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이미 각지구당에 시달했다.특히 14대총선을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사례집을 배포해 주의를 환기시킨바 있다.검찰등 사정당국에서도 조만간 사전선거운동등에 대해 강한 조치가 나오겠지만 당으로서도 물품 등을 돌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달력 등도 절대 돌리지 못하도록 감독하고 있어 현재 당이 허용하고 있는 것은 당원교육 밖에 없을 정도이다. 이번에 당내에 공명선거특별위원회를 설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전선거운동여부 등을 둘러싸고 당안팎에서 고소·고발·맞고소등이 속출,벌써부터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에 공명선거추진특위를 구성한 것도 그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당내에서 나오고 있는 고소·고발·투서등은 공천 경합자들이 서로 음해하기 위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실제 사전선거운동을 하지 않은 공천후보자도 일단 경쟁자에 의해 고소·고발되면 입건돼조사를 받아야하고 특히 그릇된 내용이 보도될 경우 치명타를 입는 경우가 있다.따라서 공명선거추진특위에서는 당내 인사에 대한 투서가 들어올 경우 일단 진상을 알아보고 사실일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거나 징계를 하고 사실이 아닐 경우 당차원에서 언론에 성명을 내는등 오해를 풀어주는데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다. ○개인연설이 바람직 ­공명선거 실시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일환인 선거법 협상에서 민자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우리당은 개인연설회 부활과 합동연설회 폐지등을 통한 과열선거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합동연설회는 유권자들에게 입후보자들이 함께 선보여 비교의 기회를 준다는 측면이 있지만 우리 선거풍토에서는 역기능이 오히려 두드러지고 있다. 즉 각후보가 세과시를 위해 무리하게 조직동원을 해 엄청난 선거비용을 쓸뿐만 아니라 일단 동원된 군중도 유세장에서 야유와 패싸움등으로 혼탁선거를 부추기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상대방 후보 연설때 고의로 방해하고 자기후보 연설이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김빼기작전」등을 염두에 둔다면 합동연설회보다는 개인연설회가 바람직하다. 야당은 유권자와의 접촉기회 확대등을 이유로 개인·합동연설회를 모두 허용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접촉기회확대를 위해서는 소형인쇄물 등의 가두 배포를 허용하는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야당측이 끝내 고집한다면 합동연설회를 1회에 한하여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최근 재계와 여권일각에서 「선거망국론」을 거론하고 있는데. ▲충분히 있을수 있는 우려라고 생각한다.4차례의 선거가 과거와 같이 불법과 타락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경제에 큰 주름살을 지게 할것이다.불법운동에 동원된 자금이 비생산적인 곳으로 흘러들어가 물가앙등을 부채질하고 나아가 적자폭이 심화되고 있는 국제수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당의 공명선거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공명선거를 흐리게 하는 당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한다는 게 당의 기본방침이다. 유권자들 사이에도 돈안드는 선거를 해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번이야말로 공명선거풍토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야당에서는 총선과 기초및 광역자치단체장선거를 동시에 실시하자고 주장하는데. ○동시 실시땐 주름살 ▲선거관리능력과 행정공백등도 걱정이 되지만 경제가 문제다.선거를 한꺼번에 실시하면 우리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으로 본다. 예컨대 선거를 집안의 큰 행사에 비교한다면 자녀 셋을 한꺼번에 결혼시킬 경우 어떻게 되겠는가.가정이 자녀 한명씩을 결혼시키는 일은 견딜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경제도 공명정대하게 각각의 선거를 치른다면 어느정도 영향을 받겠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4대선거 일정은 여야합의에 의해 법률로 정한 것인 만큼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를 멋대로 바꿀 경우 야당이 승복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불신을 사게 될 것이다.
  • 내년 경제와 선거 정치(사설)

    내년 국내경제에 대한 갖가지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올해 경제도 신통치 않은 마당에 내년 경제에 더 큰 우려를 갖게되는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올해의 신통치 않은 경제결과가 내년으로 이월되어 좋지못한 동일한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또다른 하나는 선거가 네차례나 예정되어 있어 일련의 정치행사가 경제에 큰 주름살을 줄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따라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앞당겨 확정짓고 조기에 대응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에서 31일 경제장관간담회를 열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날의 경제장관 간담회는 내년 경제운용의 중점을 안정화에 두고 임금안정·경쟁력강화등 10개 부문별 과제를 발전시켜 앞으로 확정될 운용계획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부의 이같은 내년경제의 방향설정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지난 몇년동안 우리 경제에 가장 절실했던 부문이 안정화였고 특히 내년 대내외 경제여건을 보더라도 안정화노력은 아무리 기울여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전망되는 내년 세계경제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으로 수출여건이 올해 보다 다소 개선될 것 같고 반면에 지역블록화 추세와 UR등 개방화 요구에 따른 통상문제는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다.국내적으로는 잇따른 선거와 관련,인플레기대심리가 팽창될 것이고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개방등 외세물결이 국내시장을 파고들 태세로 있다.이같은 여건하에서 우리는 안정화와 경쟁력강화이외의 다른 선택이 있을수 없다. 정부의 이같은 방향설정이 옳더라도 그 목표달성까지는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한다.또 수단과 정책의지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않으면 안된다.우선 물가문제만 하더라도 올해 두자리수를 넘기지 않기 위해 공공요금을 비롯한 여러 분야가 내년으로 이월되어 있다.다행히 부동산만큼은 안정이 기대되고 있으나 선거인플레심리가 어떤 형태로 부동산쪽에 불을 댕길지도 확실치 않다. 그런가 하면 10대과제로 내세운 중기의 경쟁력강화는 수출산업에의 자금배분확대,농어촌의 구조개선등은 자금의 뒷받침이 필연적이라고 볼때 총수요관리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일 수 밖에 없다.이미 정부는 정부투자기관의 내년 임금을 7%로,추곡수매가격 인상률을 7%로 억제하겠다고 했다.그것은 안정화의지의 표현일지는 모르나 추곡가의 국회심의과정,임금의 타결과정등 지금까지의 행태로 본다면 이것 역시 지켜지리라는 보장도 없다. 특히 내년 경제에 대한 우려의 대부분이 정치와 연관된 것일진대 설혹 정부의 정책수단이나 의지가 강하다 하더라도 정치쪽의 협조없이는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지금도 그렇거니와 내년 경제가 문제라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다.이같은 국민적 공감대를 정치가 외면한다면 정치의 의미를 국민들은 읽지 못한다.내년 경제에 대한 우려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의지 못지않게 선거와 관련한 정치행태가 바로 잡아져야 한다.
  • 신도시 이후를 생각하자(사설)

    분당시범단지에 대한 입주가 30일부터 시작됨으로 해서 수도권 신도시시대가 열리게 됐다.앞으로 95년까지 이어질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은 그동안 공급부족 현상을 빚어온 주택건설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줬다. 모두 30여만호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에 비해 비교적 짧은 기간내에 건설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주택문제가 화급했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신도시건설이 그동안 각종 사회적 물의를 가져오면서 경제에 큰 주름살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되 물량의 대량공급에 따른 주택가격의 안정은 신도시에 주어져야 할 최대의 공이 아닌가 싶다. 국제수지 흑자시대를 지나면서 생활의 질에 대한 높은 욕구,부동산투기붐에 따른 주택가격의 폭등,전세값 파동등은 주택문제를 모든 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올려 놓았고 그 돌파구의 하나로서 신도시 건설이 이뤄진 것이다. 올들어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가격이 연6개월째 하락행진을 하고 있는 것도 신도시건설의 효과에 의한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부동산투기억제책을 전개했다 하더라도기본적으로 물량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주택가격 안정은 기대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신도시의 순기능만을 칭찬하기에는 신도시가 갖는 문제,신도시이후의 주택정책이 바로 코앞에 닥치고 있다. 신도시가 당초 의도대로 자족기능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쾌적한 주거공간으로 건설됐는가,집없는 사람이 얼마나 신도시입주가 가능한가를 검토해보는 것도 앞으로 주택정책에 큰 참고가 될 것이다. 또한 수도권 집중화와 관련,신도시의 역기능은 얼마나 되고 신도시이후 주택문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교통난,단지내의 제반시설 미비등이 당장의 문제로 부각돼 있고 신도시건설이 완료된 이후에도 자족기능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도시가 독립도시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도시건설이라기 보다는 주택건설에 치우친 것이 아닐 수 없다.앞으로 신도시건설이 완료되기까지는 3년이상 남았다.신도시를 단순한 베드타운화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계속 자족기능을 확보해줘야 한다. 수도권의 집중화로 앞으로 10년동안 6∼7개의 신도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매년 50만호의 새로운 주택을 지어야 하고 그것도 수도권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한다.그럴 경우 5개 신도시건설로 야기된 경제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 하는 정책적 배려가 지금부터라도 있어야 한다. 한쪽에서는 수도권의 비대화를 막고 또다른 한쪽에서는 수도권비대화를 촉진하는 과거의 답습이 있어서도 안된다. 특히 주택건설이 투기의 마당을 제공하지 않고 집없는 사람에 실질적 혜택이 되도록 주택분양정책도 개선하면서 차제에 정부주도 아닌 민간주택금융을 모색하는 것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 기업이 앞장서 경쟁력 키워야(사설)

    제조업의 경쟁력은 다름아닌 우리경제의 체력이다.지금 우리경제에 여러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체력이 한계에 이른 데서 연유된다. 그만큼 제조업의 경쟁력은 우리경제가 풀어나가야할 최대과제의 하나다.노태우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지난 3월이후 세번째로 제조업경쟁력강화대책회의를 주재한 것도 제조업경쟁력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한 데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이날의 회의가 경쟁력 강화대책에 대한 그동안의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라고는 하나 국제수지적자등 최근의 경제상황과 관련,근본적인 대책마련의 성격을 띠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국제수지적자가 확대되고 있고 이것이 우리경제 각부문에 주름살을 주고있는 것은 해외시장에서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없다는데 근본원인이 있다.우리의 최대수출시장인 미국에서만 보더라도 동남아의 경쟁상대국은 물론이거니와 멕시코에까지 밀리고 있다고 한다. 미국시장에서 차지하는 우리상품의 비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해외시장에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시장에서 조차 신발·섬유·전자등 주요 업종이 외제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것이 우리상품의 경쟁력 현주소인 것이다. 경쟁력을 키우자면 기술을 개발,우수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첩경이다.그러자면 모자라는 산업인력을 확충하고 보다 고급스런 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정부는 지난 3월 9백19개의 생산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이공계대학의 정원을 늘리는등 올해만 해도 21조원을 투입키로 한바 있다. 11일의 대책회의에서는 일정한 사내훈련을 마친 근로자에 대해서는 학사학위 취득기회를 넓혀주면서 수도권지역 이공계대학정원을 우선적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또 고령자나 여성등 유휴인력 활용을 위한 지침도 10월까지는 마련한다고 한다. 기술인력확보와 기술개발은 제조업경쟁력강화의 요체인 만큼 이 부문에 대한 정책의 중점은 당연하다.그러나 이공계대학의 증원을 수용할만한 능력이 어느정도이고 질적인 향상 보다는 양적팽창이 산업인력의 저질화 우려는 없는가도 면밀히 따져 본뒤 대책을 추진해야 할것이다. 또 개발되는 기술과기술인력이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데만 효과적이고 2000년을 목표로 할때 비효율적인 요소는 없는가도 검토돼야 한다.특히 개발되는 기술이 수입대체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어야지 지금처럼 수입을 촉진하는 역작용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몇가지 점에 유의하면서 제조업의 경쟁력강화방안을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할것이다. 문제가 다소 해소됐다 싶으면 최초의 의욕적인 시책도 흐지부지된 사례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경쟁력은 기업 스스로 키워야 한다.정부가 앞장서서 경쟁력을 키우자고 한것에 대해 기업은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소비성 경비의 과다지출이나 재테크에 열중한다면 정부의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대통령의 경제 난국 타개책(사설)

    경제난국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잡혀졌다.노태우대통령이 9일 열린 청와대경제장관회의에서 지시한 내용들은 난국돌파에 핵심적인 것들을 망라하고 있어 그같은 지시들이 구체화될 앞으로의 경제대책에 자못 기대가 크다. 사실 그동안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차이도 있었겠으나 상황돌파를 위한 타개책에 있어서는 핵심아닌 주변만을 맴돌았다는 느낌을 주어왔다.정부가 앞장서서 정부 씀씀이를 줄이고 경제 곳곳에 주름살을 주고 있는 주택정책의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에 포함시키는 것을 금기시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이날 지금까지의 그같은 관념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내년 예산안중 급하지 않은 정부청사의 신축,공무원의 해외출장을 축소할 것과 주택정책도 능력범위내에서 재조정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대통령의 지시에는 특히 추곡수매가격의 적정선 유지,경제력범위내의 임금인상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대통령의 결단은 인기를 끄는 정책수단은 못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인기품목의 정책을 선택했다는데 대해서는 평가를 주저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5일 청와대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과 함께 강한 질책을 한데 이어 이날 노대통령의 지시는 경제문제에 접근하는 특유의 수순일 수도 있다. 우선 책임소재를 명백히 하고 그다음 해결의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싶다.이에따라 정부는 위기의 실체를 분석,치유가능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이다.그 다음에 상황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과 함께 국민의 협조를 구하는 순서가 있어야 한다. 현재의 경제상황은 구조적인 문제일뿐 아니라 어느 한 경제주체나 계층의 탓만이 아닌 국민 전체의 책임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특히 온 나라가 경제상황에 우려를 갖는 것은 당장의 어려움도 어려움이거니와 장래에 대한 걱정이 큰 것이다.따라서 모든 경제주체의 뼈를 깎는 반성과 각오가 있지 않는다면 정부의 상황돌파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경제문제에 대해 불과 며칠 간격으로 강한 질타와 관심을 보인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그만큼 우리의 상황은 만만치 않다.그동안 경제상황에 대한 비판은 수없이 쏟아졌다.국제수지가 왜 이지경이 됐고 물가는 왜 이렇게 올랐느냐,어느 때는 물가를 확실히 잡았는데 왜 지금은 못잡느냐,경제관료는 뭘 하고 있다는 얘기냐,틀린 얘기만은 아니다. 그러나 국제수지가 악화되고 물가가 치솟은데 나는 얼마나 일조를 했는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또 자유화·개방화등 여건의 엄청난 변화로 정책의 약효는 크지 않다는 상황변화도 인식해야 한다. 이제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행동인 것이다.
  • 아·태지역의 「안보불균형」 우려/미·비 기타협상 타결이후 전망

    ◎일,군사력 강화… 중국,세력확장 시도할듯/근로자 대량 실직따라 비 경제도 “주름살” 1년이상 끌어오던 필리핀내 미군기지협상이 17일 타결됨으로써 필리핀내 미군 주둔이 21세기까지 이어지게 됐다.이로써 동남아시아에서 군사적인 안정은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으나 미국이 해외최대공군기지인 클라크기지의 임대연장을 포기한 결과 이 지역에서의 안보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시간을 끌어오던 기지협상이 가까스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피나투보화산폭발이 큰 영향을 미쳤다.미국측은 당초 이들 2개기지의 임대기간을 10년간 연장하고 기지사용료로 매년 5억5천6백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제의했다.이에맞서 필리핀측은 기지사용연장기간을 7년으로 하고 기지사용료로 매년 8억2천5백만달러를 요구했었다.그러나 화산의 대폭발로 양측의 협상입장이 뒤바뀌게 됐다.필리핀내 미군기지가 필리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국민총생산(GNP)의 7%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경제적인 효과를 고려,필리핀이 기지임대기간과 임대료에 상당한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반면 미국은 화산으로 큰 피해를 입은 기지를 5억4천만달러로 추산되는 막대한 복구비를 들여 재건하는 것보다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클라크 공군기지를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필리핀 정부는 클라크기지의 폐쇄에 따른 보상금을 포함,92년에는 5억5천만달러를 받고 93년부터 기지사용만료일까지는 매년 2억3천만달러를 기지사용료로 받게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미국이 이 지역에 계속 남아있게된 것을 매우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그러나 그동안 지역분쟁이 발생했을 때 지원기지로 사용돼오던 클라크 공군기지를 포기한 데 대해서는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미국측은 클라크 공군기지를 포기했지만 수비크만 해군기지의 임대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아시아지역에서 소비하는 원유의 50%가 수송되는 태평양∼인도양의 연결 해상로의 안보를 유지할 수 있게됐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하지만 클라크 공군기지를 포기,필리핀 주둔미군병력을 급격히 감축키로 한 미국의 결정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어쩔 수 없이 미군의 보호우산없는 안보적 위협에 대해 재평가하도록 만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안보문제 분석가들은 싱가포르에 미군을 주둔시키기 위한 미­싱가포르간 협상이 필리핀내 미군기지의 최종적인 철수에 따른 안보적인 공백을 메우기에 충분하지않을 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7천여명의 공군병력이 배치돼있던 클라크 공군기지는 미군의 전방배치 전략에 따른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왔으며 최근의 걸프전은 물론 한국전과 베트남전쟁에서 지원기지로서 충분한 역할을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필리핀에서의 미군철수는 일본으로하여금 군사력을 강화하도록 만들게 하고 중국이 힘의 공백을 틈타 세력확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이와함께 필리핀에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화산폭발직전인 지난 5월말 현재 이들 2개기지에 고용돼있는 필리핀근로자는 모두 7만8천명이나 된다.따라서 미군기지의 축소로 근로자들의 대량실업사태를 몰고오는등 경제적인 타격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클라크 공군기지의 폐쇄에 따른 해상방위력차질을 메우기 위해 싱가포르에 새 기지를 건설하거나 도괌의 공군기지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임대기간이 연장된 수비크 해군기지는 1901년에 설치됐으며 면적은 6천3백㏊에 이르고 있다.또 폐쇄되는 클라크공군기지는 면적이 4천5백㏊로 1902년에 설치됐다.
  • 「과성장」 제동,물가안정에 역점/하반기 경제운용 방향과 과제

    ◎제조업 기술개발에 금융지원 강화/재정긴축·건설등 내수진정이 열쇠 정부가 25일 확정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은 ▲물가안정기조의 구조적 정착 ▲산업경쟁력 강화와 성장내실화 ▲자율화와 국제화과제의 적극 추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올해 우리 경제가 예상외의 고성장을 보임으로써 물가에 큰 주름살을 미칠 우려가 많다는 판단 아래 경제성장을 적정수준으로 낮춰 안정기조를 되찾는다는 데 최대의 역점이 두어지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의 안정적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보고 그 동안 논란이 많았던 통화증가율을 금융산업 개편에 따른 단자회사들의 업종전환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했던 17∼19%선으로 억제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단자회사들의 개편에 따른 여신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총통화증가 억제선을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 또 8월중에 금리자유화계획을 수립,이를 단계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공금리와 시장금리의 격차를 축소하고 금융기관의 자금공급을 제조업 쪽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인력난과자재난을 유발해왔던 건설경기를 진정시켜 물가를 안정시키는 한편 국제수지의 개선도 꾀해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이다. 공공요금도 그 동안 인상이 유보되어온 중고등학교의 수업료,의료수가 및 고속도로 통행료를 제외한 다른 요금은 인상을 전면 동결하고 인상이 연말이나 연초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조정시기도 연중으로 분산할 전망이다. 이 밖에 임금안정과 산업평화의 정착을 위해 물가와 주택 등 부동산가격 안정을 토대로 임금안정에 대한 노·사·정간 사회적 합의를 형성해나갈 계획이다. 산업의 경쟁력강화와 성장내실화를 위해서는 이미 선정된 9백19개 생산기술과제의 본격적인 개발을 위한 자금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공장시설의 자동화,국산기계 구입 등에 세제 및 금융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사회간접시설의 확충과 관련해서는 서울∼인천,서울∼수원간 고속도로의 신설 및 확충,부산항과 인천항의 확장,서울∼인천간 철도의 복복선 조기 착공 등이 추진되고 있다. 국제화에 대비하고 자율화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금융자율화추진,경제력 집중 억제,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 대비한 국내보완대책의 수립,민간경제활동에 대한 정부규제의 축소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같이 정부가 의도한 대로 하반기경제가 운용된다면 우리 경제는 비교적 높은 성장을 지속하면서 물가도 한자리 수 이내에서 억제되고 산업의 경쟁력도 상당히 높여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각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희망한 대로 우리 경제가 움직여나갈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점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첫째는 물가에 대한 불안이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억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총수요관리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4조원이 넘는 2차 추가경정예산의 편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경제기획원 관계자는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 등을 위해 추가경정예산편성이 불가피하고 세입 안에서 세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추가경정예산편성이 통화증가에 중립적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예산집행에 의한 물가자극 요인은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 또 건설경기 진정을 위한 여러 가지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건설경기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초과수요를 유발,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인력난과 자재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신도시아파트의 부실공사가 초래된 것도 바로 건설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주택건설을 적정수준으로 둔화시키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물가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오르는 점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총수요관리에 앞장을 서지 않는 한 물가가 한자리 수 이내에서 억제될지 크게 우려되고 있다. 경상수지적자폭을 30억달러로 잡은 데에도 정부의 희망사항이 짙게 깔려 있음이 감지된다. 정부는 상반기중 24%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수입이 하반기엔 4.5%로 현격히 둔화되고 수출이 12.1% 늘어 당초 예상했던 대로 적자폭이 30억달러를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재수입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고 수입엔 탄력성이 있어 쉽사리 줄일 수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목표치를 잡은 것 같다. 따라서 물가를 한자리 수 이내에서 억제하고 국제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긴축을 강화하는 등 총수요관리에 앞장서고 건설경기와 소비 등 내수부문의 진정에 더욱 힘써야 할 것으로 촉구되고 있다. 최 부총리도 말했듯이 경제성장이라는 것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버리고 과성장에 의한 폐해가 많은만큼 성장률을 적정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과감한 내수경기 둔화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개방 외면… 파국위기의 쿠바 경제/소 지원 줄어 경제난 날로 가중

    ◎개혁 거부… 동구등 우방도 등돌려/식량부족 심각… 해외탈출자 급증 세계에서 북한 다음으로 폐쇄적인 국가이며 중남미의 외톨박이 사회주의국가인 쿠바가 최근 외부로부터의 개방압력과 경제난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 89년 동구를 휩쓴 민주화와 개혁의 여파로 「우군」을 잃어버린 데다 가장 믿었던 동맹국인 소련이 휘발유를 비롯한 경제원조를 크게 삭감한 데다 미국 등 주변국가들로부터 압력이 점차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9년 혁명을 통해 집권한 카스트로의 고립은 따지고 보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85년 집권,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를 표방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봉쇄 및 남미제국과의 상거래 제한 등으로 교역의 85%를 코메콘(동구상호경제회의) 회원국인 소련과 동구사회주의국가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동구의 체제변혁이 쿠바 경제에 주름살을 가져온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아팠던 것은 소련의 경제원조 삭감이다. 지난 30년간 1천억달러를 지원해온 소련은 자국의 정치적 동요로 제몸 추스르기조차 어려워지자 지난 89년 이후 대쿠바 지원규모를 대폭 줄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올해부터 코메콘 회원국들과의 교역이 종전의 구상무역에서 경화결제로 바뀌고 그나마 코메콘도 오는 28일 공식해체될 형편이어서 쿠바 경제의 목줄은 점점 더 조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각한 에너지난 외에 쿠바의 식품사정 또한 열악하다. 쿠바정부는 버터·밀크·달걀·쇠고기 등 주요 식품에 대한 배급제 실시에 이어 이달부터는 빵도 배급제를 실시,1인당 빵배급량을 80g으로 제한,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사정이 나쁘기는 비누·식용유·담배·양말·양초·속옷 등 생필품도 마찬가지다. 「동구의 체제변화」로 종전에 비교적 구하기 쉬웠던 불가리아산 잼과 닭고기,구동독산 기계부품,폴란드산 전구 등이 이제는 구경조차 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에서 자전거 75만대를 수입한 것도 에너지 절약방안의 하나였다. 쿠바는 또 농산물 수확증대를 위해 수만 명의 실직노동자들을 지방의 국영농장으로 몰아 보내는 등의 비상조치를취하기도 했다. 턱없이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최근 들어서는 「카리브해의 진주」로 불리는 국토를 활용,관광진흥 및 수준 높은 의약품 수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미 스미스대의 쿠바 경제 전문가인 앤드루 짐발리스트 교수는 『지난해 쿠바 경제는 마이너스 6%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올 상황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나아질 게 없다』고 전망한다. 쿠바 경제의 심각성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6백여 명의 쿠바인들이 목숨을 걸고 뗏목·보트 등을 이용,미국의 플로리다주로 탈출,지난해의 4백67명을 능가한 사실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쿠바가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국이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관영 그란마지는 최근 쿠바 공산당 제4차 당대회가 오는 10월10일 개최될 것이라고 보도,당대회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가난만을 가져다준 이 나라의 사회주의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관측통들은 쿠바자의 경제형편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교육비가 무료인 데다 사회보장제도가 그런대로잘 갖춰진 탓으로 카스트로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아 그가 이끄는 체제가 조만간 붕괴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카스트로가 현재의 경제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쿠바국민들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어 카스트로 정권을 위협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기성세대의 혁명열정도 예전만 못 하고 혁명 이후에 태어난 신세대가 50%를 넘고 있다는 사실도 카스트로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 노학연대시위 여파… “경제 주춤”/생산줄고 장사도 안된다

    ◎5월 출고 30% 감소… 수출 타격/상가·백화점 매출 20∼30% 격감/발길 뜸한 행락철… 관광업계도 울상 강경대군의 치사사건 등을 항의하는 집회와 시위 등이 끊이지 않아 곳곳에 시국불안의 여파가 깊은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다. 더욱이 각종 물가가 폭등하고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등 경제난까지 겹쳐 사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수출산업공단 등 산업현장에서는 일부 업체의 근로자들이 조업을 거부하고 파업에 들어가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고 백화점과 상가는 계속되는 시위로 매출이 20∼40%나 뚝 떨어졌다. 또 자제하는 사회분위기로 호텔에서 갖는 크고 작은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행락철인데도 관광객이 크게 줄어 여행업계가 울상을 짖고 있다. 재야·운동권측의 「범국민대책회의」가 추진한 대규모 집회가 벌어진 9일 하룻동안만 해도 전국적으로 23개 업체 노조원 1만4천여 명의 근로자들이 작업을 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수출산업공단내 나우정밀,중원전자 등 6개 업체 근로자 1천3백여 명은 이날 하루 조업을중단하고 시한부 농성을 벌였고 대흥기계 범우전자 등의 노조도 출정식을 갖고 작업장을 점거하거나 농성을을 벌였다. 이처럼 5월 들어 근로자들의 작업거부와 태업 등으로 일부 업체들은 생산량이 10∼30%씩 줄어들어 수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전노협」,「대기업연대노조회의」 소속 전국 4백50개 노조 21만여 명이 시한부 파업을 결의한 데다 14일에 있을 강군의 장례식,18일의 광주민주화운동 10주년기념집회,26일의 「교원노조」 창립기념행사 등이 모두 이달 안에 이어져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 장기화되면 생산활동 자체가 큰 위협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 도심의 대형백화점들도 계속되는 가두시위로 20∼30%나 줄어든 매출액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M백화점의 경우 평소에는 하오 7시30분에 폐점했으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난 4일과 9일에는 2시간을 앞당겨 문을 닫았으며 손님도 줄어 매출이 30% 남짓 떨어졌다. L백화점도 4·9일에는 하오 6시쯤 문을 닫았으며 시위 때문에 시민들이 서둘러 귀가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매출이 20% 남짓 줄었다. 호텔업계도 불황을 맞기는 마찬가지여서 9개의 연회장을 가지고 있는 서울 H호텔은 이달 들어 매상이 지난해보다 15%나 줄어들었다. 이 호텔은 모임과 행사 등의 예약취소가 잇따라 지난 2일로 예정된 대우자동차 국민차 홍보행사가 10일로 연기됐다가 아예 취소되는 등 하루 5건 꼴로 예약이 취소되고 있다. 걸프전으로 침체를 면치 못하다 지난달부터 겨우 회복세를 보이던 여행업계 또한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관광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시국불안이 계속돼 오히려 여행객이 줄어들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S여행사의 경우 이달에 국내관광은 물론이고 일본과 동남아 등지의 인기코스마저 여행객이 20% 남짓 줄었으며 예약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수출산업공단에 있는 T산업 김 모 이사(45)는 『한달에 65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왔으나 최근 근로자들이 대규모 집회에 참석하거나 태업을 해 생산량이 20% 줄어든 탓에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돼 모든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와 수출만큼은 제대로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나친 건설 과열현상(사설)

    건설경기가 계속 과열현상을 보이면서 과열진정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불붙기 시작한 건설경기가 올 들어서도 전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초부터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이 이달 들어 20일 현재 작년동기에 비해 19%나 증가,위험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3년째 지속된 건설경기의 과열로 인해 시멘트 등 건자재 파동과 건설인력 부족 및 노임의 급상승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 노임단가의 급상승은 건설업 부문의 자체 애로요인으로 끝나지 않고 제조업 부문의 임금인상 문제를 야기시켜 놓고 있다. 건설업부문의 임금이 제조업부문의 임금보다 월등히 높자 제조업부문의 인력이 건설업 부문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제조업부문의 인력난을 한층 더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임금의 상승에다가 건자재 가격의 급등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국민경제 전체면에서 볼 때는 건설부문의 이상팽창으로 산업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고경제성장을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한 내수부문 주도로 바꿔놓고 있다. 한해 30조원의 돈이 건설시장으로 몰림에 따라 제조업부문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건설경기 과열이 낳은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주택건축을 중심으로 한 건설경기가 과열된 상태에서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늘리지 않을 수 없는 현안과제까지 겹쳐,건설경기를 진정하는 문제가 참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 우리 수출상품의 대외경쟁력 약화요인의 하나인 도로와 항만의 적체현상을 시정하기 위해서 사회간접자본 시설에 대한 투자는 늦출 수가 없는 형편이다. 결국은 택일적 선택이 요구되고 있고 이에 따라 민간 주택건설의 조정 내지는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정부 역시 민간 부문의 주택건축을 가급적 억제하는 방향에서 대책을 강구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민간주택 건설의 핵인 일산과 분당 등 신도시건설을 연기하느냐,계획대로 시행하느냐를 놓고 정부 부처간에 의견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현재의 건축경기 과열현상을 진정으로 해소시키려 한다면 호화빌라와 근린생활시설 등에 대한 건축규제와 같은 미봉책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신도시 주택착공 시기의 재조정을 포함한 강도높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신도시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일시에 많은 인력과 자재를 투입하기 때문에 건축경기 과열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열 진정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신도시의 아파트분양 및 착공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착공시기를 조정하면 아파트가격을 다시 부추기는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국민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그만한 주름살은 감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주택 2백만호 건설을 굳이 1년 앞당겨 올해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수도권지역 신도시의 주택건축 조정과 함께 지방도시 아파트의 착공시기를 늦춘다면 건설경기의 과열현상은 진정될 것이다. 지엽적인 정책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 걸프전 장기화… 경제적 응전/최택만 논설위원(서울칼럼)

    걸프전쟁이 2주를 지나면서 장기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느냐,그렇지 않으면 장기전 또는 교착상태로 가느냐는 우리의 관심사였다. 뿐만 아니라 전쟁이 이라크와 다국적군 사이의 전투로 끝나느냐,아니면 이스라엘 참전이 계기가 되어 서방세계대 아랍간의 전면전 양상을 띠느냐가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왔다. 전쟁의 방향에 따라 우리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전세계의 시선이 중동에 쏠릴 수 밖에 없다. 걸프전쟁에 불확실성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국내경제에 가변요인이 많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가변요인에 대한 가정을 전제로 많은 국내경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시나리오가 전쟁의 장단기와 전쟁양상 등의 분류 및 전망에서 비교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 연구소는 전쟁이 단기에 미국의 승리로 끝날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연초 예상한 7%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때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7%,경상수지 적자는 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전쟁이 교착상태로 장기전 내지는 협상대치 국면을 보일때 실질경제성장률은 6%,소비자 물가상승률 12.5%,경상수지 적자 70억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다음은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이스라엘의 참전으로 전쟁이 중동지역의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경우 성장률이 3% 수준으로 떨어지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5%에 달하며 경상수지 적자는 무려 1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걸프전쟁을 가름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때문에 각 기관의 경제예측 또한 상당한 편차가 발생하겠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우리경제에 주름살을 주리라는 것만은 지배적인 관측이다. 바꿔말해 이 사실은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책무가 우리앞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걸프전쟁에 대한 우리의 대응여부는 위기극복의 주요한 변수이자 관건이 된다. 위기란 한마디로 말해 개인이건 단체이건 모든 유기체에 있어 어떠한 결정여하에 따라서는 그 이후 존속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경제주체들이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고 극복해 나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기업·소비자·노동조합 등 경제주체들이 위기를 맞아서 그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정립하고 수범적이고 실천적인 행동과 분담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때 그 위기는 극복될 수 있다. 걸프전쟁 이후 무엇보다도 우려하고 경계해야 할 점은 물가폭등과 그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보상심리이다. 그렇지 않아도 연초부터 공공요금과 서비스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인플레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았다. 그 상황에서 걸프사태가 전쟁으로 비화되었고 그로 인해 석유도입이 차질을 빚게되면 각종 공산품 가격까지 들먹일 것이다. 물론 정부는 걸프전쟁이 일어나자 전쟁전에 수립해 놓은 비상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책은 석유수급 안정대책 및 국내유가 인상방안과 승용차운행 제한,그리고 유흥업소 영업시간 단축 등 에너지 절약시책에 국한되어 있다. 정부가 이 난국을 맞아 할 일은 다른 경제주체들의 위기 극복의지를 유도하기 위하여 안정의지를 확고히 하는 일이다. 정부는 민간기업이나 시민들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표명이 있어야 할 줄로 안다. 먼저 정부 스스로가 금융 및 재정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여야 한다. 정부가 절약하고 내핍하는 것은 그 자체의 효과로 끝나지 않는다. 정부의 긴축이 다른 주체들에게 광범위하게 파급효과를 일으킨 경험을 우리는 이미 갖고 있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올해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하고 그 다음에는 국제유가 인상에 따라 적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국제수지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과 노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민간의 절약과 자제이다. 시민들이 지나치게 위기의식에 휩싸여 사재기 등 경망한 행동을 하거나 또는 남의 나라의 전쟁으로 간주하여 무관심하고 절제없는 행동을 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난국을 맞은 것은 사실이나 우리 모두가 스스로 내핍하고 근검절약하면 그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 점에서 소비자인 가계의 에너지 절약정신이 매우 긴요하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에너지 절약을 위한 비상대책에서 한걸음 더 나가서 한방울의 물과 한등의 전기를 아끼는 절약정신을 함께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 아울러 지난해 문제가 되었던 과소비에 대해 스스로 자성하고 특히 해외여행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개개인이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곧 국제 석유가격 인상으로 적자폭이 늘고 있던 국제수지의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 된다. 기업의 사명과 책무는 참으로 중차대하다. 먼저 유가인상에 의한 원가상승 요인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않고 자체내에서 흡수하겠다는 비상한 경영전략이 요구된다. 유가인상에 따른 원가상승 요인을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해소한다면 그것은 인플레를 유발하고 결국에는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킨다. 그리고 기업들은 이번 걸프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절약형 공정의 도입과 에너지원별 대체성이 있는 에너지기기의 선택은 물론 부가가치의 증대를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또 막강한 사회세력으로 부상해 있는 노동조합의 획기적인 발상전환을 기대하고 싶다. 제2차 오일쇼크때 일본 노동조합은 유가인상에 따른 임금인상 요인을 그해 임금인상 요구에 반영시키는 것을 자제했던 사실이 있다. 이러한 분담노력이 일본의 오일쇼크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 “과열·타락 방지”… 공명선거가 숙제(「새 전개」 지자제:9)

    ◎금권바람 불면 경제주름살 우려/여야 모두 대책 세운다지만 실효 의문 내년 3월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실시될 광역 및 기초의회의원선거를 앞두고 과연 공명선거 풍토가 조성될 것인가에 정치권은 물론 온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풀뿌리민주주의 정착이라는 대전제 아래 여야 합의과정을 거쳐 실시되는 지자제선거가 그 동안 우리의 선거가 되풀이해왔던 금권·관권·타락 불법선거로 재현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광역 8백66명,기초 4천2백87명의 대규모 지방의회의원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비용이 얼마나 들 것인가』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예상 후보자들도 연말연시를 맞아 인사장 돌리기 등 「예비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과열선거의 조짐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여야가 정당공천이 허용된 광역의회선거를 14대 총선 및 차기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성격으로 파악,총력전 태세를 고집하고 있는 이상 중앙정치로부터 파급된 선거열기가 전국 방방곡곡의 후보자와 유권자들을뜨겁게 달구어놓을 우려가 있다. 이같은 우려 속에 통치권차원의 행정력은 물론 정치·경제·사회분야에서도 공명선거 풍토조성을 위한 범국민적 캠페인을 전개하고 불법선거에 대한 사전·사후조치가 여느 때보다 단호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노태우 대통령은 24일 민자당과 중앙관계부처에 공명선거를 위한 특별대책을 세우도록 강력히 지시했고 민자당에서는 연말연시를 틈타 인사장 및 향응제공을 한 출마예상자들을 사전조사,불법사전선거운동 사례로 간주해 공천심사시 탈락 등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다. 또 선거공고 시점부터는 당차원의 공명선거특별대책반을 운영할 계획도 세어놓고 있다. 평민당 등 야권에서도 이번 지방의회선거가 금권경쟁으로 치달을 경우 14대 총선과 대통령선거에서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해 여권후보들의 불법·타락선거 사례를 학생 및 재야 등 전국적인 조직을 통해 감시·통제하겠다는 대책을 마련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지 및 정치권의 인식이 일치해 있다고는 하지만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는 선거에서 중앙선관위 및 지역선관위의 활동과 정당의 감시가 인원 및 지역성으로 인해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정치권이 주장하는 공영선거제도도 「당선=공명선거 결과」라는 등식으로 계산되지 않는 현실로 미루어볼 때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또 한정된 지역선거에서 지명도가 엇비슷한 지역유지들이 후보로 난립할 경우 금권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동해·영등포을·대구서갑 지역의 국회의원재선거에서 예외없이 금권·타락선거가 자행됐고 지난해말과 연초에 실시된 농협조합장선거에서도 최소 1억원에 가까운 선거자금을 뿌리는 등 금권선거가 난무해 일부 후보 및 당선자가 구속되는 사례도 남겼다. 경제계에서는 이같은 전례들로 미루어 4천여 명의 의원을 뽑는 기초의회의 경우 한 지역당 4명이 출마한다고 예상하면 1인당 1억원씩 총 1조7천억원,광역의회의 경우 한 선거구당 5명의 후보자가 1인당 3억원씩 1조3천억원 등 총 3조원 규모의 선거자금이 비생산적인 경제활동에 쓰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인쇄업·요식업 등의 특수 경기가 생산노동력 감소현상을 부채질해 제조업분야의 경기를 상대적으로 침체시키는 역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지방의회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될 국회의원들도 현행 지방의회의원선거법에 허용된 선거사무소·선거연락소·선거운동원·유인물 등의 경비가 광역의회의 경우 최소한 1억5천만원이 들며 선거운동 비용까지 합치면 최소한 2억원이 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실정. 구체적으로 선거용 소형 유인물로만 보아도 광역의회 및 단체장은 정당 2종·후보자 3종을 배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5종의 유인물 비용만도 한 후보당 5천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이번 지방의회선거는 예상되는 금권경쟁 및 후보매수·선거운동방법에 명시된 합동연설회 등에서 정당의 후원하에 일어나는 과열·폭력화현상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과제로 드러나고 있다. 지방의회의원의 경우 일정액의 세비가 지급되는 국회의원과는 달리 보수가 전혀 없는 순수한 명예직인만큼 명예직선거에 거액의 선거자금이 뿌려질경우 이에 뒤따르는 부작용도 벌써부터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재력이 있는 지역유지가 의회의원에 당선됐을 경우 자신의 명예를 재산에 대한 보호차원에서,재력이 없는 인사가 지방의회에 진출했을 경우는 관폐의 소지도 예상된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향후 해당 자치단체 조례 등에서 규정될 지방의회 의원의 예우 규정에서 의회 의원들이 받게 될 회의수당도 기껏해야 1일 1만원 수준(현재 국회의원 회의수당 1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며 국회의원에게 제공되는 교통편의·외유경비 등 특혜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공명선거 풍토조성을 위해 중앙당 차원의 공명선거대책반 운영 및 대국민 홍보활동 이외에도 후보자를 대상으로 지방의회의원직이 순수한 명예직임을 강조,공천과정에서 불법선거운동 가능성이 있는 인사를 배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치권의 공명선거 주장에 앞서 일부 공명선거 저해요소로 지적되고 있는 정당공천(광역의회 및 단체장) 및 정당단합대회·합동연설회 등을 허용한 여야지자제협상 결과가 오히려 과열선거를 조장케 하는 요소라는 지적도 있다.
  • 대 이라크 금수로 멍드는 교역국들(세계의 사회면)

    ◎“벙어리 냉가슴”… 관련국의 속사정/무기공급 동구국들 대금 못받고/영·불·독·이사 등 수십억불씩 물려/미 농산물도 수출길 막혀 농민들 울상 페르시아만사태가 3개월을 훨씬 지나면서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크게 타격을 받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이 두 나라와 거래를 갖고 있는 나라들과 기업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라크의 침략을 제재해야 한다는 국제여론이 높아 이들은 드러내 놓고 불만을 토로할 수 없는 처지여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내고 있는 형편.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는 미국의 쌀경작자들. 이라크는 미국산 상등미를 후한 값에 구입해 왔었다. 지난해에만 해도 1억4천3백만달러 어치의 쌀을 구입,미국 쌀 수출액의 25%나 차지했었다. 올해 수확기를 앞두고 이미 쌀값이 지난해보다 28%나 떨어진 데다 경제봉쇄조치가 발표되자 쌀 선물시장 가격이 대번에 18.4%나 떨어져 버렸다. 주름살이 지어지는 농민은 쌀 경작자뿐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라크는 미국산 밀 옥수수 보리 콩 등을 3억5천만달러어치,캐나다산 곡물은 2억7백만달러어치 구입했었으나 올해는 꽝이다. 이라크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던 동유럽국가들도 대 이라크 제재 참여로 돈받을 길이 당장은 막연한 형편이다. 대 이라크 경제제재 조치가 이라크와의 교역도 중지시켰지만 아울러 이라크의 대금지불도 유예시켜 버렸다. 이로 인해 체코는 8억달러,폴란드는 5억달러가 잠겼다. 어려운 경제로 고생하고 있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도 각각 12억달러와 17억달러가 몰린 상태다. 소련 과학아카데미의 알렉산더 아르바토프 박사도 소련이 이라크에 대한 무기와 농산물 수출중단으로 약 10억달러 정도를 손해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돈 빌려주고 못받는 사연도 속출. 일본의 무역회사들은 이라크가 발행한 어음을 50억달러 상당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독일 은행은 40여군데가 거래는 끝났으나 돈은 지불받지 못한 2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갖고 있다. 독일 은행의 경우 이 가운데 8억달러는 독일정부의 수출보험제도인 헤르메스 신용보험에 의해 보상을 받게 되지만나머지 12억달러는 피해보상이 힘든 상태다. 다이믈러­벤츠나 페로슈탈 같은 재벌형 대기업이야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겠지만 비교적 작은 기업들은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으로 일부 의원들의 지원을 받아가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조르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대 이라크 수출액은 7억3천만달러. 이 가운데 6억3천만달러를 정부가 지불보증을 해줬었다. 올해에는 영국 정부가 「이라크 경제의 장기적 전망이 밝기 때문에」 보증규모를 2배나 늘린다고 발표했었는데 현재로는 개점휴업 상태다. 프랑스도 6억달러 정도는 손해를 감수해야 될 형편. 지난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기 몇주전 프랑스 유수의 통신회사인 알카텔사가 이라크 바스라지역의 전화망 가설을 7천6백만달러에 계약했었는데 이 계약서는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휴지가 돼버렸다. 속타는 사정은 터키도 마찬가진데 올해 식료품 철강제품을 중심으로 6억달러 정도는 수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터키의 수출품에 대해서 미국와 유럽국가들이 엄격한 쿼타제를 적용하는 데다가 터키제품이 뚫고 나가야 하는 수출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수출선 변화가 쉽지 않은 형편. 터키 정부는 이 가운데 75% 정도는 못쓰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이탈리아도 줄잡아 40억달러의 채권과 물품대금이 대추나무 연 걸리듯 물려있고 프랑스 향수의 최대 고객이었던 쿠웨이트의 몰락으로 해마다 2천만달러 정도를 팔던 프랑스 향수회사들도 손해를 보는 것은 피할 수 없을 듯.
  • 용퇴로 더 빛나는 11년의 치적(막내린 「대처 영국」:중)

    ◎단호한 외교·내치로 「대영긍지」 회복/포클랜드전 승리·북아일랜드 이탈 저지/국영기업 민영화… 80년대 번영 구가 마거릿 대처 영국총리의 사임이 발표되던 날 영국증권시장에서는 주가가 올랐고 유럽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가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대처의 사임이 증시에서 호재로 작용되고 있는 것이다. 뭔가 좀 풀리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는 다시 말해 대처로 인해 영국사회가 막히고 죄어있었다는 얘기로 풀이할 수 있다. 주민세의 신설,실업률의 증가,인플레,국제수지적자누증­이런것들이 대처집권 11년의 공과를 평가하는 데 있어 과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지난 88년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없던 세금을 하나 더 물렸는데도 그때는 별일없이 넘어갔는데 올봄 주민세법을 만들면서는 대대적인 저항에 부딪혔다. 야당인 노동당은 주민세를 「새로운 인두세」라고 몰아붙였고 거리에서는 연일 반대시위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대처는 특유의 고집으로 이를 그냥 밀어붙였다. 그리하여 대처의 인기는 그녀가 집권한 이래 최악의 상태인 23%선으로 급락했다. 이번에 대처의 당권에 도전,파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마이클 헤즐타인의 대표적인 집권공약이 「주민세의 즉시 전면재검토」인 것을 보면 말썽많은 주민세의 강행이 결국은 화를 부른 것임을 잘알 수 있다. 또 그럭저럭 견뎌 나오던 대외교역사정도 나빠져 지난해에는 2백70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나라살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같이 내치부문에 형성된 악조건들과 함께 외치에서는 유럽(EC)통합과 관련한 대처의 유연하지 못한 대응자세가 지적사항으로 기록되고 있다. EC통합에 원천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대처는 다른 회원국들이 한걸음씩 EC통합을 위해 새로운 단계를 밟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보조 맞추기를 거부해 왔다. 안으로는 나라살림에 주름살이 잡히기 시작했고 국민생활이 다시 빛을 잃어가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자칫 잘못하다가는 고립된 섬나라로 내동댕이쳐질 염려가 있다는 주장들이 대처사임 당위론의 줄거리이다. 하지만 그런저런이유만으로 총리가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대처 11년에 대한 평점을 공쪽에 더 많이 쳐주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영국병」으로 만신창이가 된 영국을 다시 일으켜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되살려준 게 바로 대처리즘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대처의 사임이 발표된뒤 한 런던시민은 『대처리즘을 박물관에 넣기는 너무 이르다』고 했고,보수당 중진인 존 윌킨스 의원은 『영국사람들 모두가 서운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처는 집권기간동안 「전쟁」으로 표현되는 큼직한 과제들을 강철같은 의지와 신념과 추진력으로 밀고 나가 멋진 해결책을 찾아내곤 했다. 그는 집권하자마자 좌익 노동당의 장기집권으로 찌든 국가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자유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여 과감한 개혁조치를 단행했다. 그동안 사회주의 경제체제아래서 국영으로 운영되던 영국석유회사,브리티시 에어라인,브리티시 텔레콤 등 굵직한 회사들을 민영화했다. 정부를 쥐고 흔들던 노조에 정면대결을 선언,1년여씩이나 끌던 장기파업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파워를 약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포클랜드전쟁에서의 승리(82년)는 영국사람들의 사기를 한껏 드높였음은 물론이다. 북아일랜드 분리주의자들이 보수당 전당대회장에 폭탄을 터뜨려 자신을 암살시키려 했고 단식투쟁으로 그들이 10명씩이나 목숨을 끊어도 눈하나 깜짝 않았다.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첫 손님이기도 했던 대처는 고르바초프는 물론 로널드 레이건,조지 부시,프랑수아 미테랑,헬무트 콜 등 거물들과 수시로 만나고 어깨를 나란히 함으로써 국제정치무대에서 자신의 위상은 물론 영국이 차지하는 위치를 한껏 고양시켜 왔다. 이같이 대처 11년이 쌓아온 업적들은 최근에 지적되는 몇몇 악재들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게 대처의 퇴임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는 사람들의 주장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정변도 아니고 총선에서 패배한 것도 아니며 돌이킬 수 없는 실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도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난 대처의 행동은 또한번 「철의 여인」다운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하고있다.
  • 합당정신 되새겨야할 민자당(사설)

    정기국회가 개회된 지 두 달이 되어가는데도 정치인들은 국회에 들어가 국정을 돌볼 생각조차 않고 있다. 정치는커녕 여야 모두 집안사정으로 부산하고 정치인들은 제각기 제 앞가림만 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치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사회의 여러 갈등요소를 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때 요즘 우리 정치인들과 그들이 빚어내는 정치풍토는 크게 잘못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정치지도자들이 각성하여 정치복원에 나서서 정치가 제 궤도를 찾는다 하더라도 그동안 극도로 노출됐던 정치권내의 갈등과 혼란의 주름살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또 그만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때 분당위기로까지 밀렸던 민자당의 내분은 당총재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의 회동으로 가까스로 수습의 실마리는 잡힌 것 같다. 지난 일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민자당의 내분양상은 정말 민망스럽고 창피한 일이었다. 노 대통령은 「합당정신」으로 되돌아가 믿음을 회복하여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다짐함으로써 당수습의 결단을 보였지만 민자당이 받은 상처는 결코 적지 않다.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듯이 민자당은 책무가 막중한 집권당이다. 그 집권여당이 대동의 기치 아래 거듭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정식으로 합당한 것이 5월이었으니 아직 반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민자당은 두 번씩이나 혹심한 내부진통과 혼란을 겪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들 지도부는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 대표최고위원이 약속내용의 유출과 개인의 정치적 소신을 들어 당무를 포기했었다. 다른 두 최고위원은 속수무책으로 주변으로만 움직이다가 그중의 한 사람은 급기야 「동시퇴진론」을 들먹이며 혼선을 가중시켰다. 3당합당의 공동선언서는 당파적 이해로 분열ㆍ대결하는 정치를 끝낸다고 선언했고 「배타적 아집」과 「독선」과 「반목」의 구시대 정치를 탈피한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민자당은 공개적으로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각 계파끼리 아집과 독선에 빠져 있고 투쟁과 반목의 구시대 정치 속에 휘말려 있다. 그러한 민자당을 구심점으로 국민적 갈등의 해소,화해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물으면 대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요컨대 집권당이 공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당권이나 대권을 위한 투쟁과 반목으로 지샌대서야 말이 되느냐는 얘기다. 민자당 지도부는 뒤늦게나마 그들 내분이 더이상 시간을 끌 경우 심대한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국민이 이를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 내분의 원인이 된 내각제개헌 문제가 아직도 유효하다느니 이제 물건너갔다느니 하는 불필요한 논쟁에도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권력구조형태에 대해서는 각자의 정치적 관점과 소신이 있는만큼 찬반의 의지와 논의가 뚜렷하여 하루 이틀에 끝날 논의가 아닌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러한 개헌논쟁으로 지샐 만큼 우리 형편이 편안한 것도 아니다. 아직 늦지 않다. 민자당 지도부는 아직 합당의 정신과 대의를 되살려 정치발전의 주도세력으로서의 위치를 다져나가야 한다.
  • 제조업이 신바람나야 한다/안충영 중앙대교수ㆍ경제학(서울시론)

    ◎서비스업 비대는 “경제조로”의 신호 스무살이 갓 넘어선 청년의 얼굴 곳곳에 주름살이 괴고 신체에 탄력이 없이 굳어 보이면 조로현상이 있다는 표현을 쓴다. 지금 우리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5천달러 수준의 젊은 나이에 비교하여 벌써 늙어 버리는 조짐이 도처에 일어나고 있다. 작년과 올해를 고비로 우리경제는 신체의 탄력을 잃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활력의 재충전도 게을리 하고 있다. ○자금흐름의 왜곡 심화 우선 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8년의 32.5%에서 89년에는 31.3%로 낮아지고 올해에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이른바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은 경제의 대들보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인력과 자금이 제조업을 떠나서 소비형 서비스 업종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으니 수출주문이 있어도 적기에 맞추지도 못해 손님을 잃어가고 있다. 올 1ㆍ4분기 취업자수는 전년동기에 비교해서 2.5%포인트나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취업자수는 각각 6.8%와 18.7%로 증가하였다. 지금 금형ㆍ주물ㆍ열 및 표면처리등의 부품생산 현장은 기능인력을 못구해 전자업계까지 부품조달에 어려움을 주고 있으며 이는 결국 수출에까지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관광ㆍ레저ㆍ유흥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고급화되고 번창하고 있다. 힘드는 생산현장을 떠난 근로인력이 소비형 서비스 산업으로 이동됨으로써 이제 우리의 전통적 근로관에도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편 자금의 흐름도 경제의 건강을 회복하기는 커녕 노쇠화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민간여신중 제조업에 대한 비중은 86년의 50%에서 90년 4월말에는 40.4%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동안 건설 및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은 44.8%에서 48.5%로 높아졌다. 제조업의 수익률이 낮고 수면아래 잠복하고 있는 노사분규의 위험성은 기업가들로 하여금 제조업에 대한 확장이나 합리화 투자보다는 사업의 축소나 안전위주로 몸을 도사리게 만들고 마침내 「아직도 제조업을 하십니까」라는 시중의 유행어를 낳게 하고 있다. ○나라 망치는 과소비병 1인당 소득 5천달러에서 일고 있는 우리의 소비행동은 1인당 소득 2만달러 이상의 선진국형 소비행태에 못지않게 곳곳에 일어나고 있다. 필자가 파리에서 목격한 승용차는 대부분 우리나라의 최소형 승용차보다 더 작은 것이었다. 우리는 어느 틈엔가 중형차 이상으로 승용차가 바뀌고 1가구당 두대 이상 보유가 늘어나서 대도시 길거리는 온통 주차장으로 바뀌고 있다. 옴짝달싹 못하는 정지된 자동차속에서 우리는 고가의 기름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수출품을 빨리 실어 날라야할 화물차들이 도로상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꼴이다. 해외여행은 이제 저소득계층에로 불이 붙고 동남아 곳곳에서 싹쓸이 쇼핑에 여념이 없는 한국관광객을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 과소비와 함께 씀씀이가 헤퍼지면서 국내 저축률이 최근 크게 떨어지고 있다. 체너리와 쉬르킨 같은 경제학자들은 1인당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오늘날 선진국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산업구조 변화의 측면에서 분석한후 하나의 경험적 법칙을 도출하였다. 1인당 소득수준이 1천달러에서 2만달러에 이르는 동안 모든 경제의 선도산업들은 농업중심의 전통사회에서 노동집약 경공업→자본집약 중화학→기술ㆍ지식ㆍ정보집약의 첨단산업→제조업 연계형 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해 갔다. 일본의 경우 1970∼85년동안 제조업의 비중은 GNP 35.8%에서 30.2%의 비율을 유지하면서 제조업의 기술심화를 바탕으로 오늘날 세계 최대의 흑자국 위상을 만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1인당 소득수준이 일본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은 일본보다 월등히 높아야 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일본수준과 비슷하게 된다는 것은 우리경제가 성장의 정상궤도로부터 크게 탈선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으로부터 생산된 제품이 있기에 수송ㆍ통신ㆍ금융ㆍ보험ㆍ광고ㆍ음식 숙박업 등의 서비스산업이 파생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1인당 소득이 이제 3만달러대로 육박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조업은 부동의 위치를 고수하면서 새로운 상품을 값싸게 부단히 국제시장에 내어놓고 있다. 우리의 제조업이 위축되니 수출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10월중 무역적자는 81년 이후 최대폭을 기록하여 8억6천만달러를 나타냈으며 올해 전체 무역적자는 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는 이제 86년부터 반짝하면서 벌어 놓았던 무역흑자를 탕진했다. 외채가 올해 10억달러나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로 고유가가 촉발하는 고물가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조업의 공동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인플레 경제체제 아래서 부동산이 최대의 고수익 투자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자금의 물꼬는 계속 제조업을 외면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근로자를 우대해야만… 국제시장에서 챔피언 상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기업가들의 사업의욕을 북돋워주는 정책을 이제 과감히 펴야 한다. 이 시대의 참된 애국자는 새로운 제품으로 국제경쟁에서 승리하여 외화를 벌어 오는 사람이다. 경제정책의 모든 초점은 제조업 부활로 모아져야 한다. 수출의 돌파구도 바로 제조업의 성장에서 가능하다. 자금의 물꼬가 제조업으로 가도록 모든 시책을 강구하고 제조업의 현장에서 일하는 기능 근로자들을 우대해야 된다. 제조업의 현장이 신바람나게 돌아가도록 각종유인정책과 함께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정치권이 하루빨리 앞장서야 한다. 우리경제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늙어가고 있는 경제를 이제 실기하지 말고 빨리 정상으로 복원하여야 한다. 경제의 조로화처럼 한나라의 운명을 퇴락의 길로 빠뜨리는 무서운 질병은 없다.
  • 어린이를 위한 「세계정상회담」(사설)

    오늘(29일)과 내일 이틀 동안 유엔에서는 아주 색다른 서밋이 열린다. 『어린이에게 밝은 미래를』­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세계 80여개국의 정상들이 모여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 어린이에게 나라의 장래가 걸려 있다는 사실에는 공감하고 인류의 미래가 바로 오늘의 어린이들임을 말로 하는 것에는 인색하지 않다. 그러나 정작 현안의 문제로 경중을 분별하기에 이르면 피해를 당해도 항의할 줄 모르고 당장 물욕을 해결하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하며 「압력」을 조직하지도 못하는 어린이의 문제는 뒷전으로 돌려진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달랐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영국의 대처 수상,일본의 가이후 총리,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 등을 위시한 44개국의 대통령에게 24개국의 수상이 참가하며 3개국의 국왕도 함께하여 80여개국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 안에는 경제대국의 정상도 거의다 들어 있지만 교황청의 추기경에서 아프리카의 저개발국 정상도 골고루 참여하고 아랍의 왕,대통령이 즐비하게 참여하며 아시아 남아메리카까지도 빠지지 않고 있다. 옵서버를 참석시키는 65개국을 포함하면 가히 전세계적인 규모다. 이처럼 대규모 참가가 이뤄진 것에는 어린이 문제가 지닌 현실적인 심각성이 적지 않게 작용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80년대는 발전도상국 입장에서 보면 「상실의 10년」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경제권의 남북의 격차가 확대된 시대였다. 그로 인한 주름살이 어린이에게 더욱 심하게 미친 시대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성을 위해 이번 서밋의 관심은 더욱 고조된 것이라는 관점이 우세하다. 어쨌든 세계의 어른들은 어린이에 대해 좀 더 심도있고 사려깊은 논의를 하지 않으면 안될 아주 다급한 시기가 온 것만은 사실이다. 유니세프의 1990년 보고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에서 매일 4만명의 어린이가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고 지구상에는 전인류가 먹고 남을 만한 식량이 생산되지만 어려운 나라에서 영양실조와 환경오염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는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선진공업국도 어린이를 파괴하기는 마찬가지다. 환경파괴·폭력·가정파탄·약물중독 등의 병폐로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세계는 이런 어린이를 구제하고 지원할 기술과 자원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군비 증강이나 담배·광고·술 같은 데 쓰는 막대한 예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25억달러의 예산만을 어린이에게 전용한다면 1990년대에 적어도 5천만명의 어린 생명을 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지난 89년 유니세프의 제임스 그랜트 총재에 의해 제의되어 오늘의 실현을 보게 된 이 서밋에서는 어린이의 생존과 보호·발달에 대한 선언문과 실행계획이 채택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보다 앞서 89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국제협약인 「어린이의 권리에 관한 협약」의 효과적인 이행방안과 운영방안도 토의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호중 외무장관이 옵서버로 참석하기로 하고 「협약」에는 25일 서명을 마쳤다. 인류의 이상과 부합되며 앞서가는 나라의 그룹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이런 기회에 정상급이 참가하는 적극성을 발휘하지 못한 점은 애석하다. 그러나 이미 「서명」까지 한 「어린이의 권리에 관한 협약」의 취지를 충실히 살려가는 일에는 우리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어린이를 위해 좋은 나라 만들기」는 가장 정의로운 국가목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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