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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 대한매일 광고대상 본상/ 소비자인기상 - 두산 ‘산소주’

    두산 ‘산소주’가 대한매일 광고대상 본상 소비자인기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소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열에 아홉은‘사람사는 모습’입니다.특히 소주는 우리 정서 속에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곁에 있는,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친구이자 동반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주를 단지 ‘맛’이나 ‘성분’을 따지는 제품에서 벗어나,‘사람사는 이야기’로 승화시키고자 ‘당신은 산(山)입니다.’란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습니다.산을 닮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퇴근 전,야근 동료들을 위해 자판기에 동전을 가득 넣어주는 우리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보여주는 마음이 더 큰 힘이 된다는 걸 아는 사람,그런 사람이 바로 산 소주가 말하고 싶어하는 산을 닮은 사람입니다. 산소주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누군가가 가진 부나 명예가 아니라 속마음이 느껴지는 작은 행동,보이지 않게 베푸는 작은 배려,때로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큰 마음입니다.그런 마음으로 사는 사람을 찾아 칭찬해주고 그런 사람들이 우리사회에 많아지게 하자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취지입니다.두산은 이와 병행하여 산처럼 사는 사람을 찾는 공모를 11월1일부터 31일까지 www.soju.co.kr에서 진행,광고소재로도 다룰 계획입니다. 최용호 주류BG 팀장
  • 2002 대한매일 광고대상 부문별 우수상/ 주류부문 진로발렌타인스 ‘임페리얼 키퍼’

    12년산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에서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임페리얼 키퍼’는 지난해 하반기 ‘위조주(가짜술) 방지캡’을 통해 고객 보호주의를 선언했습니다.그 노력으로 다른 제품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리며 각종 브랜드파워 순위와 히트상품 선정에서 독주하고 있습니다. 광고캠페인에서는 위조주 방지캡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자물쇠라는 쉬운 상징물로 바꿔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느낄수 있도록 했습니다.즉 ‘위조주 방지=고객 보호=브랜드 신뢰감’의 등식을 성립시킨 것입니다.2차 광고캠페인은 1차 캠페인에서 성립된 이 등식을 활용,브랜드 이미지를 확장시킨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브랜드에 대한 신뢰감과 더불어 신비감을 더함으로써 ‘브랜드 밸류 업’을 이루겠다는 전략입니다. 김일주 진로발렌타인스 상무
  • 2002 대한매일 광고대상 부문별 우수상/ 주류부문 진로 ‘참眞이슬露’

    국내 소주의 대표 브랜드인 참眞이슬露가 광고대상에 선정된 것은 깨끗함을 표방한 ‘무한순수주의’에 대해 소비자들이 보내준 믿음의 결과입니다. 참眞이슬露의 무한순수주의는 판매수익의 많은 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데 따른 자신감에서 비롯됐습니다. 깨끗한 맛을 위해 대나무 숯 여과공정을 2회에서 3회로 늘리고,부드러운 맛을 위해 알코올 도수를 23도에서 22도로 낮추는 등 제조과정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부드럽고 상쾌한 소주 맛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영애,박주미,김정은 등 깨끗한 이미지의 미녀 모델들을 기용한 것도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41억병 판매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한 참眞이슬露는 더욱 더 깨끗하고 부드러워지려는 노력을 계속해 갈 것입니다. 박종혁 마케팅팀 차장
  • 2002 대한매일 광고대상 부문별 우수상/ 주류부문 하이트 ‘하이트프라임맥주’

    1516년 독일에서는 ‘맥주순수령’이란 법률이 공포됐습니다.맥주는 오직보리,호프,물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이 법은 맥주에 대한 독일인들의 긍지를 보여줍니다. 올 3월 출시된 ‘프라임맥주’는 우리나라에 순수령 시대를 연 기념비적 제품입니다.사실 하이트맥주가 이미 국내시장의 50%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맥주의 출시는 모험으로 불리기까지 했지만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성원은 이런 염려를 쓸데 없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광고는 ‘100% 보리맥주’라는 컨셉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출시 보름 전부터 대대적인 ‘티저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신제품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증폭시켰습니다. 김정수 마케팅팀 부장
  • [기고] 건강영향평가 도입하자

    요사이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건강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그러나,국민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주류소비와 흡연율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청소년 흡연율도 매우 높다.국민이 건강유지 증진을 위해 소비하는 국민의료비는 6% 수준으로 선진국의 절반 정도이다. 그나마 건강식품,보약 등에 소비하는 비율을 제외하면 과학적인 근거에 의하여 사용하는 의료비는 매우 적은 편이다.한편 반짝 건강상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근시를 교정하는 라식,주름살을 없애주는 보톡스,비만 치료제 제니칼,비아그라 등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폭발하고 있다. 공공건강증진시설은 매우 빈약한 반면 개인이 부담하는 각종 건강증진시설의 난립,비용효과적이지 못한 건강검진의 남용,과학적 근거가 없는 건강에 관한 이론들과 이를 부추기는 각종 매체 등 국민들의 올바른 건강증진생활은 지침이 없이 혼란하기만 하다.이는 정부와 의료계가 국민들의 관심과 비용부담 용의를 합리적인 건강유지증진 정책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에 시작되었으나 성공적인 정책으로 환경을 꼽을 수 있다.보건사회부의 환경국으로 시작하여,환경청으로 독립한 후 환경처,환경부라는 별도 부처로 급성장하였다. 아울러 도시개발,산업단지의 조성,체육시설,종교,의료,전시,판매,숙박,위락시설 등을 건립할 때는 환경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환경영향평가법’까지 제정·시행해 왔다. 이제는 보건의료분야도 국민의 높은 관심을 조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이를 위해 대규모 고층아파트 단지,산업개발지역,원자력발전소 설치 지역,공단개발지역 등에 대하여는 건강영향평가를 시행하여 최소한의 건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완대책을 수립하고,일정 규모이상의 건물에 건강증진 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고,담배 자판기 설치를 금지하고,지역별로 건강생활센터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시책을 개발 시행해야 한다. 건강영향평가제도는 환경의 변화에 의하여 나타날 수 있는 건강위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다.그간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사례를 보아왔다. 최근의 예만 보더라도 여천공단 주민의 집단 발병사태,매향리 주민의 소음과 진동 등으로 인한 건강위해,김포공항 주변 주민의 환경소음으로 인한 난청,원자력 발전소 종사자 및 주변 주민들의 건강이상,낙동강 페놀오염 주민의 집단 발병 등이 있었다. 이는 환경오염의 정도가 갑자기 심해져서 발생하기도 하지만,적은 농도의 환경오염도 인체에 축적되면 질병을 일으키며,건강에도 더 큰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환경에 의한 위해를 예방하고,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도 건강증진이 되도록 계획할 수 있는 것이 건강영향평가제도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90년대부터는 건강증진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여 사회적 조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건강도시 만들기를 정책으로 채택하여 도시개발 또는 도시를 정비할 때 건강증진을 위한 각종 시설을 설치하는 등 공식적,조직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있다.건강영향평가제도는 건강증진을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될것이다. 박윤형 순천향대 의대 교수 본사 명예 논설위원
  • 용의자 총기·저격탄환 일치, 美’스나이퍼’ 범행증거 확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워싱턴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한 연쇄 저격살인범들에게 사형이 구형될 것 같다.미 앨라배마주 당국 관계자는 25일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존 앨런 모하메드(41)와 존 리 말보(17) 부자에게 사형을 구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의 카운티 검사들도 이날 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된 이들 부자에 대해 살인죄로 기소하는 문제를 논의한다.한편 미 연방법원은 모하메드에 대한 첫 심리를 열고 보석없이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모하메드는 별다른 말 없이 자신의 불법무기 소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알코올·담배·화기국(ATF)은 이날 탄도실험 결과 이들이 타고 다니던 차량에서 발견된 부시매스터 223 소총이 연쇄저격 살인에 사용된 총임을 확인했다.이 총의 탄도학적 특성이 지금까지 일어난 13건의 저격사건 가운데 8명을 죽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11건의 저격사건에 사용된 탄환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제보 두 건이 결정적 역할 지난 17일 스나이퍼를 자칭한 사람이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와“나는 신이다.도대체 누구를 상대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말인가? 몽고메리에서 일어난 사건을 체크해보라.”고 알렸고 이 사람은 다음 날에도 버지니아주 애슐랜드의 한 신부에게 전화를 걸어 좀더 구체적으로 이 사건을 조사해보라는 얘기를 했다. 반신반의하던 경찰은 신부의 제보를 받고 9월21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일어난 주류판매점 강도살인 사건 때 채취된 말보의 지문을 확인했다.경찰은 말보가 올해 초까지 워싱턴주 타코마시에서 모하메드와 함께 살았고 모하메드가 말보의 어머니와 동거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모하메드가 흰색 밴이 아닌 청색 시보레 차량을 뉴저지주에 등록했고 이웃들에게 ‘워싱턴으로 간다.’고 말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가 급진전됐다. ◆드러나는 범행 증거 용의 차량에서는 M-16을 개조한 반자동 부시매스터 XM-15 소총과 망원경,저격 받침대,화약가루 등이 발견됐다.차량 뒷좌석을 들어올려 트렁크에 누운채 밖을 겨낭할 수 있도록 개조됐으며,총기를 숨기는 칸막이도 발견됐다.그러나말보가 앨라배마에서 사용한 총기는 이번 저격사건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타코마시 집에서 모하메드가 과녁삼아 쏜 나무밑둥까지 증거물로 확보했다.지난 19일 버지니아에서 발견된 스나이퍼의 메모에는 말보의 필체로 추정되는 자메이카 구어체와 유명 밴드의 상징이 포함돼 있어서 경찰은 심증을 굳혔다. ◆범행 동기 무얼까 경찰은 이들이 테러조직에 연루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군 정비병 출신인 모하메드는 저격훈련을 받지 않았으나 특등사수였던 것으로 기록됐다.1994년 전역한 뒤 이슬람으로 개종,지난해 성을 윌리엄스에서 모하메드로 바꿨다.말보는 자메이카 시민권자로 워싱턴주 벨링햄의 고등학교를 다녔다.당시 입국 비자를 받지 않은 점 때문에 현지 경찰에 조사를 받았다.경찰은 이들이 9·11테러 이후 반미 감정에 동조하게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mip@
  • 국세청에 주류종합전시관 ‘눈길’

    국세청의 주류산업 주관부서인 소비세과에 국내외 주류 1000여종을 전시할 수 있는 주류 종합전시관이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세청은 24일 “국세청 청사 신축 입주에 맞춰 소비세과 사무실에 주류 종합전시관을 개관,국내외 30개 회사의 주류 400여종을 전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관은 이달초 입주한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신축 청사 10층 소비세과 사무실의 한 벽면을 할애해 마련했다.400여종의 주류 가운데 전통민속주인 한산 소곡주는 방패연 모양의 도자기 병에 담겨 있어 독특한 문양을 자랑한다.가야곡왕주,한동소주,지리산 국화주와 전통 증류식 소주 등 다른 전통주들도 우리나라의 전통 문양을 디자인한 도자기 병에 담겨 전시되고 있다. 일부 주류 제조사들은 자사 주류를 시대별로 진열,우리나라 근대의 술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 놓았다.OB맥주와 진로소주 등은 50년대부터 연대별로 맥주와 소주의 변천사를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외국 양주들도 속속 수집돼 전시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제조사별,시대별,주종별로 주류를비교·평가할 수 있는 전시관을 주류관련 민원인 등에게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류산업 활성화와 전통민속주의 판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호기자 osh@
  • 위스키 소비 급증 소주 판매는 감소

    대중주인 소주와 맥주 판매는 감소 또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고급 주종인 위스키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와 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국내 위스키판매량은 264만 6061상자(500㎖ 18병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233만 5905상자)보다 13.3% 늘었다. 반면 서민의 술인 소주는 올들어 8월말까지 6049만 5000상자(360㎖ 30병 기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6109만 3000상자)에 비해 1% 가량 감소했다. 맥주 판매량도 지난해 1∼9월 1억5536만상자(500㎖ 20병 기준)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1억5768만상자로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연중 최고 성수기인 3·4분기(7∼9월) 판매량(5720만상자)은 2.5%나 줄었다. 오승호기자 osh@
  • W세대/ THE CLUB DAY - 춤·음악에 젖어 밤을 잊는다

    서울 홍익대 주변을 즐겨 찾는 젊은이들은 안다.‘클럽데이’가 무엇인지를. 클럽데이란 매월 마지막 금요일을 말한다.1만원만 내고 입장권을 구입하면 홍익대 근처에 몰려 있는 ‘마트마타’‘조커 레드’‘명월관’ 등 클럽 10군데를 무상으로 출입할 수 있는 날이다.놀이공원 입장권처럼 손목에 띠를 둘러 주는데,이 입장권으로 맥주를 비롯한 음료수를 한 병,한 차례 시킬 수있다. 클럽데이는 지난해 3월에 출발해 오는 10월의 마지막 금요일인 26일 18회를 맞이한다.개최 횟수는 적잖게 쌓였지만,클럽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시작한 클럽데이를 아는 젊은이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클럽 주인들의 말이다. 마트마타의 문종호 사장은 “클럽이 홍익대 앞에 생긴 지 10년 됐지만,클럽문화를 이해하는 서울 젊은이는 1%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중에서도 매월 말에 열리는 클럽데이에 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듯하다.”고 추측한다.20대로서 홍익대 근처에서 현재 클럽문화를 즐기는 사람,대학생 때 클럽문화에 젖었다가 직장인이 되고도 연어처럼 홍익대 앞으로 회귀하는 30대 일부쯤이나 알고 있으리라는 설명이다. 클럽문화란 록·힙합·테크노·재즈 등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음악 장르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음악과 춤을 즐기는 비주류 문화,즉 하위문화를 말한다.최근 한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의 조사에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뽑힌 윤도현 밴드가 홍익대 앞 클럽문화를 자양분 삼아 성장한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그래도 요즘은 클럽문화를 동경해 찾아오는 지방의 젊은이,인터넷을 통해 홍익대 앞 클럽데이 소문을 듣고 오는 외국인 배낭족도 적지 않다.한 클럽주인은 “지난달 말 서울의 클럽을 구경하겠다며 부산에서 젊은이 11명이 함께 찾아왔다.”고 귀띔했다.장르 음악을 찾아 인터넷을 서핑하다 클럽데이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또 ‘스카(SKA)’라는 업소에서는 배낭여행을 다녀온 대학생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들러 외국의 소액 지폐에 사인을 곁들여 벽면에 촘촘히 걸어 놓기도 했다. 지난 7월 말 클럽데이를 처음 경험한 뒤 더욱 클럽을 좋아하게 됐다는 한혜연(26·회사원)씨는 “지방에서 대학을 다닐 때는 클럽이 동경의 대상이었다.춤만 추는 나이트와는 달리,새로운 음악을 즐기며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젊은이들의 공간이라는 점이 특히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타인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음악을 즐기고,그 음악에 몸을 맡기는 20∼30대의 모습이 신선했다고 기억했다. 그날 밤 3곳의 클럽을 돌아 보았다는 한씨는 “요즘 무선 인터넷인 모바일의 발달로 주목받는 ‘유목문화’가 머리에 떠올랐다.클럽을 돌아 다니면서 잠시 정착했다가 또다시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그 형태는 유목문화의 진수라할 만했다.”고 평가했다. 홍익대 앞 클럽은 평일 밤에는 한산하고 주로 금·토요일에 붐비지만,클럽데이인 매월 마지막 금요일 밤에는 그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홍익대 앞이모두 클럽복장을 한 이들로 꽉 채워지는 듯한 인상이다.클럽에서 잘 어울리는 복장을 의미하는 ‘클러빙’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남자는 불빛을 반사하는 흰색 셔츠를,여자는 등이나 어깨가 많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젊은이가 적지 않다.클럽데이를 찾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의상에도 신경을 쓰는 추세라고 한다. 20∼30대인 대학생과 직장 초년생들이 주로 찾는 이유는 가벼운 주머니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스카’의 한 종업원은 “여기는 맥주가 5000원이고 기본안주로 스낵이 나온다.그러므로 술 한번 먹는데 적어도 20만∼30만원 계산서가 나오는 단란주점·비즈니스클럽 등과는 다르다.”고 밝힌다. 더욱이 클럽데이에는 클럽을 돌며 각기 다른 장르음악을 즐겨도 입장료(5000원)가 절약되므로 새벽 5시까지 놀아도 전체 비용이 3만∼5만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그뿐이 아니다.여러 군데 클럽을 돌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사귈 수 있는 것도 클럽데이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는 큰 기쁨이다. 당신이 젊고 다양한 음악을 사랑한다면? 돌아오는 클럽데이(26일)에는 홍익대 앞으로 쳐들어가 보라.강추! 문소영기자 symun@ ■'클럽문화' 어떻게 이해할까 - 획일성 거부 다양한 장르 창조 윤도현 밴드·체리 필터·크라잉 넛·드렁큰 타이거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홍익대 앞 클럽에서 라이브 활동을 시작해 주류문화로 편입된 그룹들이다.각각 전통 록,모던 록,펑크,펑크 록 등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홍익대 앞에서 열광적인 팬들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이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던 것은 홍익대 근처에 몰려 있는 클럽들의 음악적 지향이 각기 달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NB’와 ‘DD’는 정통 힙합 뮤지션과 전문 DJ를 만날 수 있는 곳.‘조커레드’는 전문 클럽인을 길러내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MI’는 테크노 클럽의 명맥을 이어온 전통의 장소이고,‘SAAB’는 고급 테크노 음악을 꿈꾼다.‘마트마타’는 테크노 음악을 중심으로 편안한 하우스 음악을 제공한다.명월관은 전문 트랜스 음악을 한다. 일부에서 홍익대 앞 클럽을 ‘나이트도 아닌데 춤추는 곳’으로 오해하는데 사실 클럽의 생명력은 이처럼 개성 있는 음악에 있다.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씨는 “클럽 문화는 TV나 라디오 등 주류 매체에 나오는 음악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면서 “젊은이들의 숨결이살아 있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그들이 즐기는 음악이 탄생하고 그것이 주류 대중가요에서도 통했다는 점은 획일적이고 개성 없는 대중음악계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렇다고 해도 클럽이 매력적인 장소임에는 틀림없다.새로운 경향의 음악을 하려는 젊은이에게는 대중의 기호와 반응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고,젊은이들은 나름대로 새 흐름을 몸으로 느끼며 또래들과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소영기자
  • 복지 40~80/ 기능대학 ‘제2의 인생 설계장’ 각광

    어둠이 깃든 서울 도심 한복판.이태원 근처인 용산구 보광동에 자리잡은 서울정수기능대학에서는 뜨거운 향학열이 한가을의 쌀쌀한 밤기운을 데우고 있다.학생들은 20대 초반이 대부분이지만,간혹 불혹을 훨씬 넘긴 중장년들도 눈에 띈다. 나이 많은 학생들이 자식뻘,손자뻘되는 급우들과 함께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기능대학이 중장년들에게 만학의 꿈을 일구는 장소로,재취업을 위한 기회제공의 장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 실습에 땀흘리는 중장년들 10일 밤 저녁 7시 30분.서울정수기능대학 전기과 실습실에서는 2학년인 올해 48세의 최영호씨가 졸업작품을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최씨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이용한 추적장치를 제작하고 있다.인근 미8군에서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최씨는 전공이 전자쪽이 아니어서 업무를 이해하기 위해 기능대학에 다니고 있다. 최씨는 “대학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했는데 최근 업무가 기술쪽으로 바뀌어서 재교육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면서 “직장 동료들과 친지들이 아주 부러워하고 있다.”고 자랑했다.최씨는 또 “대학 2학년과 고3인 두 아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니 집안 분위기가 면학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인쇄기자재 공급업체인 신우시스템 기술영업부장 정민영(44)씨는 인쇄매체과 1학년.정씨는 한 대에 수억원에 이르는 최첨단 스캐너 장비를 통해 색분해 과정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스캐너를 통한 색분해 과정은 최상의 인쇄품질을 얻기 위한 필수 코스. 정씨는 “최근 인쇄 환경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고 있다.”면서“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진학했다.”고 밝혔다. 서울 인근 모 부대에서 편집실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군무원 강호철(45)는 정씨와 같은 과 입학 동기.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어려운 일을 상의하는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 정보통신과 2학년에 다니는 장일태(46)씨는 오실로스코프라는 전자파형 검사기를 통해 자신이 만든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고 있다. 천안공고 전기과를 졸업한 뒤 줄곧 통신 쪽 분야에서 일해온 최씨는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론이 부족해 애를 먹은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학문적인 기초를 정립하기 위해 진학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 “2년제여서 학업을 단기간에 끝낼 수 있고 학위도 받고 학비도 싸서 아주 좋다.”면서 “두 아들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다.”고 자랑했다. ◆ 환갑 넘긴 학생도 많아 서울 화곡동 우장산 자락에 자리한 서울정보기능대학에도 만학의 꿈을 일구는 중장년들이 많다. 이 대학 여학생들의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는 이숙희(54·여)씨는 패션디자인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이씨는 자식뻘되는 학생들과 함께 첨단 패션감각을 익히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같은 과 안영례(44·여)씨 역시 만학의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안씨는 “78년부터 의상실 보조로 패션과 인연을 맺은 후 20년 넘게 패션업에 종사해왔다.”면서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어 입학했다.”고 말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심언철(65)씨는 인천기능대학 전기제어계측과에 다니고 있다.58년 인천공고를 졸업한 후 64년 동국제강 변전실의 전기공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 ㈜현대전기안전의 기술이사까지 지낸 그는 실무경력 38년만에 드디어 대학진학의 꿈을 이뤘다. 전북기능대학 멀티미디어과 1년에 재학중인 가정주부 김혜옥(42·여)씨는 “고3인 아들에게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좋아했다.손녀까지 둔 58세의 김용애씨 역시 전북기능대학 제어계측과에서 기능사 자격을 얻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장년층 입학 해마다 늘어 기능대학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을 위한 재교육 기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최근 3년 동안 입학생 동향을 보면 30세 이상이 전체의 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입학정원 8555명중에서 30세 이상이 537명으로 전체의 6.2%였다.이 비율은 2001년 6.3%에 이어 올해는 7.7%로 치솟았다.특히 올해의 경우 입학정원 9605명 중에서 30세 이상이 688명,40세 이상이 149명이나 됐다. 또 2년제와 4년제 대학 졸업후 기능대학에 입학한 사람도 120명이나 돼 재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구인요청률 500% 넘어 이처럼 기능대학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철저한 실기 위주 교육으로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기 때문이다.이론과 실기의 비율이 5대5로 전문대(6대4)와 4년제 대학(8대2)에 비해 월등히 높다.내년부터는 실기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취업률도 5년 연속 100%를 달성했다. 취업률뿐만 아니라 구인요청률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98년 250%였던 구인요청률이 지난해에는 530%에 달했다.서울정수기능대학의 경우 지난해 구인요청률이 920%나 됐다.즉 졸업생은 10명인데 구인요청은 92명이 들어온 셈이다. 기능대학 손일조(孫日祚) 이사장은 “높은 취업률은 실습위주의 교육과 활발한 산학연계 기반 때문”이라면서 “취업의뢰 기업들이 많다 보니 취업처등급제도를 도입,취업처를 철저히 검증한 뒤 학생들을 취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인천기능대학 졸업 허중회씨 “기초분야 이론정립하는데 큰 도움” “기능대학이 저에게 제2의 인생을 안겨주었습니다.” 인천 월미도에 있는 모 유람선사에서 기관장으로 일하다 지난 1999년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하에서 사표를 내야했던 허중회(46)씨는 “기능대학 입학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허씨는 회사를 그만두자마자 인천기능대학 생산자동화과에 입학했다.2학년때인 지난해 5월 회사 형편이 나아지자 누구보다 먼저 재입사할 수 있었다. 더욱이 재입사하면서 부장급에 해당하는 선박운항감독 직함까지 받았다.연봉도 전에 다닐 때보다 더 많았다. 허씨는 “재입사가 가능했던 것은 기능대학에서 자격증을 딴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75년 인천해양과학고교를 졸업하고 줄곧 외항선을 타온 허씨는 지난해 11월 선박과 관련된 직업을 그만두고 현재는 인천국제선원복지회관을 관리하는 기관장직을 맡고 있다. “전기 전자 유압분야에 대한 기초를 다질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특히 컴맹탈출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허씨의 향학열은 남달라서 지난해부터는 전기계측제어과에서 기능장 과정을 밟고 있다.이미 1차 시험에 합격한 상태다.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기초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합니다.그런 사람들이 이론을 정립하기엔 기능대학이 최고지요.무엇보다 학비가 저렴하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김용수기자 ■기능대학은 어떤 곳인가? - 2년제… 교수1인당 학생 18.5명 학교법인 기능대학은 1998년 2월 설립된 노동부 산하 국책 특수대학으로 산업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2년제 대학이다. 서울에 2개 대학을 비롯,전국 23개 대학에 45개의 신기술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다. 기능대학은 ‘다기능 기술자’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다기능 기술자는 제품을 가공·제작하는 기능인과 설계·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기술자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개설학과는 대부분 첨단 신기술과 관련돼 있다.정보·전기·전자·자동화·산업응용·항공·디자인·컴퓨터 게임·영상매체·컴퓨터 정보 등 정보산업관련학과가 주류를 이룬다.물론 기계나 금속 등 중화학 관련 학과도 있다.교수 1인당 학생수는 18.5명으로 전문대 및 4년제 대학의 35명에 비해 절반 정도다. 학생들은 일반 전문대에 비해 28학점이 많은 108학점,256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다.재학생은 반드시 현장 실습을 거쳐야만 졸업할 수 있다.특히 세계화시대에 부응,1대1의 외국어교육과 컴퓨터 실습 등 첨단교육을 받는다.교과과정 역시 철저히 산업현장과 실무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이에 따라 개교이래 5년 연속 취업률 100%를 기록,‘취업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다. 신입생 경쟁률도 만만찮다.2001년에는 6.7대1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4.3대1이었다.입학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 및 예정자이다.야간과정은 산업체 재직자 또는 2년 이상 경력자를 우대한다.여성 및 병역필자,각종 기능대회 입상자는 입학점수의 10% 가산점 혜택을 받는다. 희망자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졸업후 남자는 육군 3사관학교 입학자격이 부여된다.물론 졸업후 4년제 대학에 편입학할 수도 있다.가장 큰 매력은 국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비가 학기당 80만원 내외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기능대학은 지역특성화 및 전문화를 위해 경남 사천에 항공기능대,충남 아산에 아산정보기능대,대구에 섬유패션기능대등을 개교하기도 했다. 특히 오는 2010년까지 3500억원의 예산을 투입,기능대학을 우수대학으로 육성하는 한편 지역내 평생교육기관과 테크노 파크(Techno Park)로서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김용수기자
  • 한반도 분단 읽어내기 다르면서 같은 두시선

    우리에게 분단은 천형인가,유한한 시련인가.남북간에 해빙의 길이 뚫리는 지금도 여전히 이 질문은 유효하다.비록 확신하는 미래일지라도 예정이 현실을 앞설 수는 없는 것이므로. 이런 점에서 최근 출간된 이호철(69)의 ‘남녘 사람 북녁 사람’(민음사)과 김문수(63)의 ‘꺼오뿌리’(도서출판 주류성)는 한반도의 분단을 읽어내는 탁월하면서도 치열한 시선을 담았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눈길을 끈다. 이호철은 잘 알려진 월남 작가.전쟁중인 지난 52년 18세 소년으로 단신 월남해 부두 노동자,제면소 직공,미군부대 경비원 등을 전전하다 소설로 일가를 이룬 대가.최근 북한에 사는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해 그의 이력이 새삼 회자되기도 했다. 그의 ‘남녘 사람 북녁 사람’은 이런 그의 고행과 열망이 고스란히 투영된 작품.고교 3학년생이 전쟁중 군인으로 나섰다가 국군에게 포로로 잡혀 겪은 삽화를 중심으로,실존인물을 군데군데 등장인물로 배치한 자전적 소설이다.적어도 분단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절박하고 뜨거운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실제로 그는 “이제야 내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는 느낌”이라고 할 정도로 이 작품에 많은 고뇌를 쏟았다. 이호철이 스스로를 전쟁의 와중에 투신시키는 직설적인 방법으로 ‘분단’을 말한다면,문학 외에 한눈을 팔지 않는 것으로 정평있는 김문수는 우회하는 길을 택한다. 서로 낯선 중국 관광객들의 기행 낙수에 의미를 부여하는 여로소설(road novel)로,‘마치 관광버스의 행적처럼’점층적으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꺼오뿌리(狗不理)란 ‘개차반’을 일컫는 중국식 표현.작품에서는 조금은 헤픈듯 명랑하면서도 다정다감한 박민식을 반어적으로 지칭한다.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헤어져 단신 월남해 자수성가한,전형적 이산가족이다. 이렇듯 두 주인공의 흡사한 상처를 배경으로 말은 물꼬를 트나,물길은 전혀 다르다. 이호철은 철저하게 나이 어린 인민군 병사의 시각으로 전쟁과 그 전쟁에 몸을 담은 사람들을 투시한다.그러나 이 작품은 파브르의 곤충기처럼 단선적인 관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평론가 정호웅씨의 지적처럼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나 개별 현상들의 직접성에 갇히지 않고,작가 특유의 이념과 생각으로 개개의 인물과 사건,나아가 시대를 통찰하는 깊이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반면 ‘꺼오뿌리’는 박이 고향 종성에 가까운 두만강변에서 조촐하게 시제(時祭)를 올리면서 반전을 시작한다.이전의 여로소설이 분단소설로 내재의 의미를 바꾸는 것. 이 대목에서 밝고 명랑한 박이 쏟아내는 오열은 우리가 익히 겪은 ‘오랜 이별 짧은 만남’의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압축해 보여주는,우리 민족 공통의 처연한 회한이기도 하다.“오마니,오마니! 민식이가 왔슴메다.죽디 않구 살아서리 왔슴메다.오마니,아방께서두 생존해 계시겠지비.빨갱이 눔들한테 반동지주로 몰려갰구서리 매르 맞고 앓아 누워계셨는데….” 줄담배를 피워대며 혼잣말을 토해내는 꺼오뿌리의 독백이 여전히 가슴에 와닿는 것은 그의 절규가 ‘나라도 그랬겠다.’싶은 리얼리티를 얻고 있기 때문. 작품의 주류적 정서는 이어지는 박의 오열로 압축된다.“오마니가 제 신발짝에 오마니 머리타래 짤라 고취가뤼랑 같이 옇어주세서 얼어 안죽고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슴메다.남한에서 참한 체에딸으 만나서리 장개들어 얼라르 여섯이나 뒀잲슴메까!” 최근 독일 푸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초청강연을 하게 된 이호철은 강연 발제문에서 “통일은 남북 양측 권력이 공히 그 지나친 고압성에서 벗어나 평상의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그런 점에서도 지금은 진정한 애정을 섞어 현 북한의 입장을 널리 이해하며 사심없이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이호철과 김문수는 서로 다른 눈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다.그것은 바로 ‘사람’이고 ‘통일’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정부출연硏 외국인 급증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외국인 과학자들이 몰려오고 있다.아직은 국내외 연구기관간 협정에 의한 인적교류가 주류이지만 중국·러시아·인도 등의 고급두뇌들이 한국의 연구환경이 좋다며 개인적으로 지원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외국인 과학자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연구활동 및 연구과제 선정 등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단지내 각 기관에 입주한 외국인 과학자는 170명이다.교육기관이 7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출연연(71명),벤처기업(13명),민간연구기관(8명),정부투자기관(3명) 등의 순이었다.국적별로는 중국(42명),미국(35명),러시아(20명),인도(15명) 등의 순이다. 이중 출연연에 근무중인 외국인 과학자는 2000년 37명에서,지난해 49명,올해 71명으로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기관별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정규직(1명)과 계약직(12명),연수(3명) 등 16명으로 가장 많고,생명공학연구원 12명,항공우주연구원 11명,표준연구원 7명,원자력연구소 5명 등의 순이다. 외국인 과학자들의 학위는 석·박사급이 대부분으로 국내 관련기관과의 교류협력협정에 따라 주로 계약직 신분을 보유하고 있다.이들이 출연연에서 받는 임금은 일부 정규직의 경우 일반 연구원 수준인 연봉 1억원대,계약직은 월 평균 300만원,연수인력은 140만원대로 알려졌다. ETRI의 정규직 연구원은 현재 네트워크 기술전략팀에서 광가입자망 시스템분석 연구를 담당하고 있고,러시아(5명)·파키스탄(1명)·멕시코(1명)에서 온 7명의 과학자들은 표준연구권에서 전자기 표준유지 향상분야 등에 관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의 경우 독일(4명)과 프랑스(3명)의 과학자들은 아리랑 2호위성,미국 과학자 3명은 공군의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생명연구원의 경우 12명의 외국인 과학자중 조선족 출신 8명을 포함해 10명이 중국인이다.조선족으로 생명연에서 ‘박사후 과정’을 받고 있는 박미자(36)씨는 “올 연말까지 1년 계약으로 곤충미생물에서 분해한 효소의 용도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백두산 등 옌볜지역에 풍부한 자원연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외국인 연구인력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원자력연구소 이병철 박사는 “전자가속기분야에서 최고 수준인 러시아 파트너와 함께하면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선진 기술력을 보유한 해외 유명 과학자 지원프로그램이 보다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외국에 연구인력을 파견할 때 최고수준의 전문가를 보내지 않는다.”며 “국내 기술의 해외유출 등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국인 연구인력들이 기초학문분야에 집중돼 있는 점을 들어 이 분야에 대한 우리나라 연구인력에 대한 투자와 육성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대전청사/박승기기자 skpark@
  • [씨줄날줄] 심리 경제학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준다.’ 필자가 대학에서 배운 경제학 교과서 첫머리에 나오는 ‘수요공급의 법칙’이다.1776년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쓴 이후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신봉해온 경제학의 기본 명제다. 현실에서도 과연 그런가.실제로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증가’하는 정반대의 현상들이 왕왕 나타난다.국내 부동산 시장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얼마전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외환위기 이후 줄곧 관망상태에 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아파트를 사겠다고 나섰다.그래서 아파트 가격은 더욱 오르고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청약경쟁률이 100대1을 넘어서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증가’하는 ‘역의 수요공급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이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경제학의 모순이기도 하다. ‘역의 수요공급 법칙’이 작동하는 기저에는 어떤 메커니즘이 자리잡고 있을까.왜 사람들은 외환위기 직후 아파트 가격이 폭락했을 때는 아파트를 거들떠 보지도 않더니요즘 아파트 값이 오르자 사겠다고 나서는 것일까.그 밑바닥에는 아파트를 사두면 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인간은 과연 ‘합리적 존재’인가.전통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보았다.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경제행위를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합리적 경제인)가 이들이 상정한 인간상이었다.여기에 의문을 제기한 일단의 경제학자들이 있었다.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2명 가운데 한 사람인 대니얼 카너만 교수(미국 프린스턴대)도 그중 하나다.인간이 ‘합리적 존재’라기보다는 ‘심리적·정서적 존재’에 더 가깝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그는 이같은 가설에 따라 심리학적 지식을 원용해 주류 경제학에서 설명하지 못하는 많은 경제현상들을 분석해냄으로써 ‘심리경제학’이라는 신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금리 현수준 동결’을 발표했다.그러나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로 인해 지금 시장에는 ‘은행빚은 쓰면 쓸수록 이익’이라는 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금통위원들이 심리경제학에 지나치게 둔감한 것은 아닐까. 염주영 논설위원 yeomjs@
  • [대∼한민국 24시] 인천 국제 골프장/ 쫓기듯 달려온 일주일 ‘굿샷’에 훌훌

    국내 골프장 부족으로 인해 해외 골프 관광이 급증,관광수지를 악화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골프 수요 충족과 한계농지 활용을 위해 골프장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규제를 풀어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이런 무거운 논쟁에 아랑곳없이 골퍼들은 오늘도 치열한 ‘부킹 경쟁’을 뚫고 그린으로 향한다. ◆ 6일 오전 5시40분 인천시 서구 경서동 인천국제골프장 아직 날이 채 밝지 않았지만 푸른 잔디에 대한 목마름으로 일주일간 기다려온 골퍼들에게는 이른 시간이 아니다.일요일 오전 6시18분 첫 티오프 시간에 맞추기 위해 허겁지겁 달려온 이들은 클럽을 빼들고 워밍업으로 몸을 풀기에 바쁘다.이어 캐디의 OK 사인.힘찬 드라이브로 장장 4∼5시간에 걸친 잔디와의 한판승부는 시작된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날 경기는 6시 후반부에 티오프가 예정된 팀이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차질이 빚어졌다.경기진행요원은 할 수 없이 미리 도착해 있던 다음 팀을 출발시키고 예정된 팀이 4분 늦게 도착하자 다음 팀 시간을 주는 요령을 발휘했다. 시간관념을 생명처럼 중시하는 골프.정해진 티오프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골퍼 자격을 의심받는다.시간을 못지키면 그 시간을 얻지 못해 발을 구르던 다른 골퍼들의 기회를 앗아간다.또 다음 팀 플레이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골프장측이 극도로 싫어한다.5분 이내로 늦은 경우에는 인정상 받아들이지만 그 이상 늦을 때는 스스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이 매너다.라운딩 약속은 본인 사망외에는 변명이 안 통한다. ◆ 10시30분 6번 홀 두 부부가 각각 팀을 이뤄 다정히 골프를 즐긴다.부인이 어프로치를 하려하자 남편이 옆에서 자세를 잡아주며 각도까지 세심히 일러준다.그러나 볼은 코스를 벗어나 10여m 앞 우측 숲으로 들어갔다.얼굴이 일그러진 남편이 “그렇게 가르쳤는데 그것도 못하냐.”며 핀잔을 준다. 아내는 얼굴을 붉히며 ”옆에서 잔소리하니까 더 안맞는다.”고 오히려 짜증이다.부부동반 골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이래서 운전과 골프는 절대 남편에게 배워서는 안된다. 골프장에서숲은 매너가 나쁜 골퍼들이 각종 ‘공작’을 꾸미는 공간으로 악용되기도 한다.숲으로 날아간 공의 위치를 상대의 눈을 피해 슬쩍 바꾸거나 숨겨온 다른 공을 내려놓는 이른바 ‘알까기’는 대표적인 비신사 행위.수년 전 도박 혐의로 구속된 모 기업 회장은 알까기의 명수로 알려져 망신을 샀었다. 숲으로 들어간 공을 부인이 간신히 찾아 그린쪽으로 쳐낸 뒤 이동하는 순간 일행 가운데 한 사람의 휴대전화가 울렸다.골퍼가 전화를 받으며 천천히 걷자 순간 캐디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해당 홀 경기를 빨리 진행시켜 다음 홀로 이동해야 하는 캐디에게는 전화를 받으며 볼이 있는 지점까지 여유있게 걷는 골퍼가 눈엣가시인 셈.경기중 휴대전화 문제가 불거지자 어느 골프동호회는 휴대전화 벨이 울릴 때마다 1점씩 벌타를 주는 묘안까지 내놓았다. ◆ 11시40분 그늘집 골프의 반환점에 해당되는 9홀 뒤 언덕에 있는 그늘집.골퍼들이 라운딩의 열기를 식히거나 시장기를 달래는 곳이다.이날 이곳에는 3팀이 간식을 먹으면서 전반전에 대한 중간 평가를 했다.사업등 일 얘기도 더러 있지만 지난 라운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게 대화의 주류다. 한 골퍼가 “7번 홀에서 버디 찬스였는데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라며 아쉬워하자 다른 골퍼는 “버디는 아무나 하나.”라고 빈정댄다.어떤이는 9번 홀에서 기록한 250m의 롱드라이브가 자랑스러운 듯 자꾸 되새기며 어깨를 들먹거린다.전반전 성적이 부진한 골퍼들은 “어제 술을 많이 먹어서….”“한동안 연습을 못해서….” 등의 변명을 늘어놓지만 상대는 인정해주는 표정이 아니다. 식사를 대충 마친 골퍼들은 나가면서도 손을 허공에 휘두르며 스윙 자세를 취한다. ◆ 이곳은 ‘전쟁중’ 골프 예약(부킹)이 전쟁을 방불할 정도로 치열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오죽하면 부킹하기가 복권 당첨만큼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올 까.이는 수도권 골프장 대부분에 해당되지만 특히 이 골프장은 상상을 초월한다.인천에서 유일한 정규 골프장인 데다 서울 등지에서 가까워 골퍼들의 선호도가 무척 높은 곳이다. 경기도 일대 골프장은 설사 주말 부킹이 되더라도 교통체증 탓에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골프치는 시간보다 많기 일쑤다.하지만 이곳은 서울 서부권에서 불과 30분 거리다.특히 명절 연휴나 성수기인 5∼6월과 9∼11월 주말에 예약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웃지 못할 갖가지 일들이 벌어진다.주말 경기를 예약하는 날(2주 전 화요일) 골프장에 전화를 걸면 대개 ‘통화중’이다.하루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야 할 판이다.설사 담당자와 통화가 이루어진다 해도 대개 “예약이 끝났다.”는 매정한 말뿐이다.골프장에서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인원은 겨울에는 40여팀,해가 긴 여름에도 90팀(팀당 평균 3.5명)에 불과하다.이에 견줘 골프인구가 인천에만 10만여명인 점을 미뤄보면 짐작이 간다. 사정이 급한 사람은 직접 골프장을 방문,담당 부장이나 과장에게 하소연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이들이 민원(?)을 피해 현장점검 등을 핑계로 필드에 나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혹시 있을지 모를 예약 취소나 끼워넣기를 기대하고 무작정 골프장을 찾아와 대기하는 ‘웨이팅조’도 하루 5∼6팀.주중 예약은 주말에 비해 덜 어렵지만 때와 장소를 안가리는 골프광과 여성 골퍼들이 늘면서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17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도 불만이 많다.회원이라도 부킹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한 회원은 “주말에는 골프 치기가 너무 힘들다.큰 돈을 들여 회원권을 산 이유를 모르겠다.”고 투덜댄다.골프장측은 이같은 원성을 해소하기 위해 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을 ‘회원의 날’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경찰·검찰·세무서·국정원 등 이른바 힘깨나 쓴다는 기관도 이곳에서는 ‘별볼 일’없다.다른 골프장에서는 ‘잘 나갈지’ 몰라도 이곳에서는 그다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어차피 공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국제골프장의 명성은 더욱 올라만 간다.서슬이 퍼런 모 기관 비서실의 청탁마저 들어주지 않아 한 때 ‘손볼 대상 0순위’에 꼽히기도 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회원도 기관 간부들도 무시할 수 없기에 주말 경기 일정을 짜려면 강심제부터 먹어야 한다.”고 토로한다. ◆ 군상들의 집합소 골프가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것은 옛 얘기.최근 대중 스포츠로 자리를 잡으면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골프장을 드나든다.전통적인 고객인 정치인·사업가는 물론 회사원·자영업자·공무원·프리랜서 등등….골프를 전공으로 정한 학생들의 발걸음도 적지 않다.‘골프는 남성용’ 이라는 개념이 깨진지도 오래다.평범한 주부는 물론 유한마담 등이 화려한 패션으로 그린을 누벼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른다. 캐디들의 ‘기피대상 1호’는 연습장에서 곧바로 탈출(?),필드에 뛰어든 왕초보.이들은 의욕과는 달리 엉뚱한 곳으로 볼을 쳐대는 것이 다반사.대기내 시간을 지연시켜 홀당 7∼8분으로 제한된 게임을 엉망으로 만들 뿐이다.게다가 뒤따라오던 팀도 맥이 풀리게 한다. 최근에는 경기도 일대 골프장에 ‘조직폭력배’들이 드나들어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이들은 부킹 담당자를 위협해 주말 예약을 얻어내거나 경기가 안풀리면 욕설을 내뱉는 등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골프장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캐디들이 싫어하는 또다른 ‘인종’은 걸어가면서 슬쩍 손을 만지거나 어깨를 쓰다듬는 부류.새로 나온 음담패설을 자랑스러운 듯이 떠벌리거나 노골적으로 캐디의 몸매를 쳐다보는 ‘엽기적인’사내들도 있다. 내기골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필드에서 여전히 성행하는 공공연한 비밀.내기에 중독된 골퍼들은 한타당 1만∼2만원,많게는 십만원씩 걸고 내기를 즐긴다.그러나 골프장측이 내기골프를 적발하더라도 제재할 수 없는 것이 실상.이들은 국내에서도 모자라 해외에서도 내기골프로 현지인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한다. 지난 여름 수해 때 국민의 아픔을 나몰라라 한 채 골프를 즐긴 일부 지도층들이 있다.사회에 대한 매너를 지키지 못한 경우다.국가적 우환이 있을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지만 골프의 중독성 때문인지 정신적 질환 때문인지 골프를 모르는 국민들은 궁금하기만 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평양 학술토론회 다녀온 윤내현 단군학회장 “”고대사 남북 공동연구 물꼬텄다””

    개천절인 지난 3일 평양에서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역사학자들이 모여 단군 및 고조선에 관한 학술토론회를 가져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북한 력사학회와 우리측 단군학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 학술토론회는 단군과 고조선의 실체를 남북이 학문적으로 수용,함께 체계적인 연구의 초석을 놓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였다. 단군학회 회장으로 이번 학술대회에 남쪽 학자들을 인솔하고 돌아온 윤내현(63)단국대 대학원장은 “이번 학술토론회는 그동안 일제에 의해 망실돼 온 우리 고대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복원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무척 뜻깊고 고무적인 행사였다.”고 기꺼워했다. 윤 교수는 “그동안 우리 문화의 모태이자 역사의 기원이면서도 실체를 모호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던 많은 사람들이 단군과 고조선의 역사적 실재성과 의미를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윤 교수를 만나 이번 학술행사의 의미와 우리 역사학의 문제들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이번 평양 학술토론회의 의의와 성과는 무엇인가. 남북한 학자들이 제3국이 아닌 우리 땅에서 학술행사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3년 전부터 준비해 원래는 지난해에 갖기로 한 것이 이번에 열린 것이다. 북쪽에서 사회과학원과 김일성대학 등의 권위 있는 교수 11명이 참석했으며,우리 쪽에서도 9명이 나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다.학문 분야에서 남북 공동연구의 물꼬를 튼 셈이다.또 남북이 역사학자 교류와 공동연구에 합의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여긴다.다음번 서울 개최가 실현됐으면 좋겠다. ◆북한의 단군 인식은 어떠한가. 과거 북한 학자들은 단군보다 고조선에 더 집착했다.1970년대까지 우리의 고대사 연구가 거의 없었던 데 비해 북한은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다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실제로 고조선은 만주 일대를 아우른 우리 역사상 최대의 고대국가였으나 삼국·고려시대를 거치면서 그 실체를 모두 잃고 말았다.여기에 일제 식민사관이 개입하면서 우리는 타의에 의해 고대사를 잊고 살았다. 생각해 보라.고조선이 없으면 우리는 과정없이 형성된 민족이라는 말이 되는데,이게 가능한 얘긴가.이런 점에서 북한은 나름대로 많은 연구를 했다.강역(彊域)문제만 하더라도 우리보다 훨씬 넓게 잡고 있다. 북한의 고조선 연구는 지난 93년 단군릉 발굴이 전환의 계기가 됐다.주체사상이나 사회주의적 역사관에서 볼 때 우상을 인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으나,그후 단군에 대한 시각이 크게 바뀌어 지금은 고조선 대신 ‘단군조선’이라고 칭하는 정도다. ◆단군과 고조선에 관한 북한의 그러한 인식이 우리와는 크게 다르지 않나. 아직은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또 이번 학술토론회에서 북한 학자들이 대체로 단일한 학설을 편 반면 우리는 시대구분이나 도읍설 등에서 이견이 있었다.연구,정리할 과제다. ◆그 차이를 학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가. 당연하다.해소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번에 확신했다. ◆주체사상의 북한이 단군릉을 조성한 것은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가.또 그 단군릉이 어느 정도 실증적 근거를 가졌다고 보나. 북한이 단군릉을 조성한 배경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나,우리가 단군 실체를 인정하는 데 인색한 것은사실이다.북한의 단군 연구는 단군릉 발굴 이후 시작됐다.북한은 단군릉에서 발굴된 유골에 대해 무려 60∼70회의 연대 측정을 거쳐 지금부터 약 5020년 전의 것이라고 확인했다.이것이 옳다면 고조선의 역사를 지금보다 훨씬 앞당겨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단군을 허구적 인물 정도로 알고 있는데. 식민사관의 영향이 크다.중요한 것은 그 실체성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이다.단군의 역사는 바로 우리 역사학의 뿌리다.이는 역사적·상징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역사학이 사료를 근거로 하는 학문이나 그렇다고 상징성을 애써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단군학에 대해 우리 사학계의 주류는 어떤 입장인가. 주류·비주류를 떠나 명백한 역사를 제대로 탐구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은 민족적 불행이다.일본인들은 철저하게 고대사와 단군의 실체를 부인했다.해방후 단군 연구가 되살아나는 듯하다가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이내 잊히고 말았다.당시에 ‘민족’이니 ‘민족 정체성’이니 하는 말은 금기였지 않나. 우리 역사에서 불교·유교처럼 지배계층의이념으로 작용한 외래문화가 유입되기 전의,그 온전한 민족 원형은 고조선에 있다.이런 점에서 고대사는 바로 우리 역사학의 뿌리라고 봐야 한다.그런데도 고대사 연구는 무척 취약하다. ◆우리 고대사의 문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나는 실증주의적 학자다.과거 국사교육심의위원회에 잠깐 몸담은 적이 있는데,당시 우리 고대사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지 않으면 심의안에 서명할 수 없다고 버티다 결국 그만뒀다.그게 계기가 돼 국사교과서에서 고조선 지도가 바뀌긴 했지만…. 문제는,실체가 분명한 고대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일본 학자들은 “고조선에 관한 사료가 너무 후대에 기록됐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그래서 나는 주로 중국측 자료를 취해 연구해 왔다.식민사관은 일제의 주장과 방법을 모두 버리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식민사관이 문제라면 해법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결국 우리 자신의 문제다.아무리 식민사관이 문제라고 하나 우리가 합리적으로 우리 역사에 접근했으면 지금처럼 (폐해가)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일제와 독재정권의 탄압과 제약을 인정한다 해도 우선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고대사에 대한 우리 사학계의 학문적 성취도를 평가해 달라.전망은 어떻고,문제는 무엇인가. 최근 들어 연구가 다양해지고 또 성과도 나타나 고무적이다.그러나 문제는 있다.가장 심각한 폐단은 학자들이 학파나 학맥에 너무 집착한다는 점이다.제자가 스승의 오류를 알고도 바로잡지 못한다.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민족문제는 학파나 학맥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른바 강단사학과 재야사학 사이에도 갈등이 크지 않나. 재야사학에 문제가 없지는 않을 것이나,우리 강단사학이 그동안 재야사학을 외면해 온 면이 크다.우리 학회에서는 재야사학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있다.일단 한자리에 앉아야 한다.토론과 대화로 이견을 해소하고 의견차를 좁히는 게 바람직하다. ◆단군이나 고조선에 관한 현재의 교과서 기술이나 교육상의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국사편찬위원회의 의지와 관계되는 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역사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라기보다 그 사건 속에서 정신과 의미를 찾는 작업이다.실제로 우리는 ‘홍익인간’을 주창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은 없었다. 역사적으로는 각 시대를 이끈 지식인들이 우리의 원형 문화 대신 외래문화를 우위에 둬 온 점도 반성할 점이다.이렇게 해서 망실된 우리 문화의 원형을 고대사를 통해 되찾아 이를 후대에게 바로 가르치는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심재억기자 jeshim@ ■윤내현 교수는 ▲단국대 사학과 졸 ▲동 대학원 석·박사 ▲하버드대 대학원 동아시아학과 ▲단국대 문과대 교수 ▲하버드대 인류학과 객원교수 ▲단국대 중앙박물관장·문과대학장·인문과학부 학부장·부총장 역임 ▲문교부 국사교육심의위원 ▲민족사 바로찾기 국민회의 학술위원 ▲현 단국대학원장 ▲주요 저서-‘한국 고대의 사회와 국가’‘한국고대사 신론’‘중국사 1·2’‘고조선 연구’‘고조선,우리의 미래가 보인다’‘한국 열국사 연구’등 ▲수상-‘오늘의 책’상(한국출판문화협회),일석학술상,금호학술상 등. ■윤내현교수 ‘최씨낙랑국설' - “”대동강변 낙랑 우리 토착국가”” 윤내현 교수의 고대사론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의 하나가,사서에 등장하는 대동강 변의 낙랑이 한(漢)의 군현이 아니라 우리 토착국가라고 주장하는 ‘최씨낙랑국’설이다. 지난 85년 ‘한국학보’(일지사 간)제41집에 ‘한사군(漢四郡)의 낙랑군과 평양의 낙랑’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연구 성과는 지금까지 대동강 일원에 자리한 것으로 알려진 낙랑군의 실체를 정면으로 뒤짚는 파격적인 내용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윤 교수는 당시 “우리가 아는 한사군의 낙랑은 사실 대동강의 낙랑과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주장했다. 중국 문헌사료에 따르면 한사군의 낙랑은 대동강 인근이 아니라 베이징 인근에 있었으며,그 근거로 고구려 미천왕과 한나라간에 벌어진 전쟁기록 등을 제시했다.중국 사료에 ‘갈석산을 지나 낙랑·현도군이 있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갈석산이 바로 지금의 산해관 서쪽에 있는 산이라는 것. 그는 우리가 ‘낙랑공주와 호동왕자’로 기억하는 낙랑국은 한사군이 설치되면서 대이동을 시작한고조선의 후예들이 최리 왕을 중심으로 대동강변에 세운 나라로, 낙랑군과는 전혀 다른 고대국가라고 주장했다. 대동강 낙랑이 국(國)이 아니고 군(郡)이었다면 당연히 최고 통수권자는 태수가 되며,태수의 딸에게 ‘낙랑공주’라는 칭호를 부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근거를 내세웠다. 윤 교수는 “지금도 일부에서는 명칭에 집착하나,고대에는 낙랑을 비롯해 고구려,옥저 등 ‘같은 명칭의 다른 집단’이 여러 지역에 존재했다.”며 이는 중국 식민국가와 그 식민지배를 거부한 토착민의 나라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파격적인 학설을 제기하며 한국 고대사의 지형을 바꿔온 윤 교수는 일찍부터 사학계의 일제 식민잔재를 청산하는 데 주력해 왔다. 진보적이면서도 합리적 사관을 가진 데다 문헌과 유물에 의거,엄정한 논리틀을 구축함으로써 우리 고대사는 잃어버린 역사적 위상을 상당부분 회복했거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재억기자
  • “인맥 활용 한인 美진출 돕고 싶어”세계韓商대회 참가 릭이 소날리스트부사장

    “이전까지 맡았던 역할 덕에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인맥이 깊고,누구보다 국제시장을 넓게 알고 있습니다.이를 잘 활용해서 한인 기업인들이 국제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싶습니다.”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막된 ‘제1차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릭이(Rick Yi·44) 미국 소날리스트 부사장의 바람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로 잘 알려진 소날리스트의 글로벌사업 부문을 총지휘하는 이부사장은 지난 20여년간 육군장교로 복무했다.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는 미 육군장교라면 한번쯤 꿈꾸는 백악관 작전실에서 근무하면서 매일전세계의 고급정보를 접하고 대통령 해외순방길을 함께하는 등 미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다. 그는 컴퓨터공학,국제관계,경영,군전술 등 4개 분야의 석사학위를 보유한데다 백악관 근무경력까지 있어 IT업계의 스카우트 대상 1순위로 꼽힌다.백악관 근무가 끝난 뒤 기업인의 길을 택하고 루슨트 테그놀로지스에 입사,주요 정부시설의 모든 IT시스템을 책임지는 자리에 앉았다.미 주류사회에서도 성공한 IT기업인으로 꼽히는 그는 자신의 경험을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쓰고 있다.최근 미 남동부 한국상공회의소장을 맡아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한국을 알리고 있다. 또 조지아주에서 민주당내 최초로 아시안아메리칸 젊은이의 모임을 만들어 재미교포에게 정치참여의 길을 터주고 있다.그는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으로 한인기업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특히 한국의 유망 벤처기업 CEO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그들이 세계시장에 나갈 수 있는 교두보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부사장은 조만간 미 정부 싱크탱크인 국가안보연구소 기술전략책임자로 부임할 예정이다. 최여경기자 kid@
  • [시론] 국제사회 일원 한국의 책임

    지난달 워싱턴에서 개최된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IBRD) 연차총회는 비록 비정부단체(NGO)들의 거리시위에 의해 진행이 다소 방해받기는 했지만 여러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고 여겨진다. 우선 세계화와 반(反)세계화간 갈등의 현장인 NGO들의 항의시위를 목격하면서 필자는 향후 세계화 추진과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우리가 그 갈등을 어떻게 추스려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됐다. 무엇보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시장 경제를 원리로 하는 ‘신자유주의(newliberalism)’는 경제적 효율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그동안 주류로 자리잡은 패러다임이었는데,이에 대한 반동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평등과 분배를 중시하는 “프리바토피아(privatopia)를 극복하자.”는 사상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볼 때,세계화는 인류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생각은 필자와 면담한 전직 미 재무부장관인 루빈 시티그룹회장으로부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그는 시장경제와 세계화는 계속 추진해나가되 빈부격차,환경파괴 등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또한 국가간의 경제적 경계(economic border)가 허물어지고 국가개념이 상대적으로 희박해지는 세계화 시대에는 NGO와의 갈등 조정을 위한 국제기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IMF와 같은 국제금융기구에서부터 IBRD,중남미 개발은행(IDB) 등 다자간 개발기구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특화된 분야에서 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공급하며 세계적 차원에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따라서 한국도 가급적 국제기구를 통해 빈곤퇴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필요한 책임과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금번 IMF총회에서도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최빈국 지원을 위한 HIPC신탁기금에 출연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IMF의 쿼터증액 검토과정에서도 한국이 실제 경제력을 반영하여 보다 많이 배정받을 수 있도록 요청한 점은 바로 이러한 책임과 역할을 역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중남미 지역에도 관심을 돌려 한국이 중남미 지역에양허성 재원공여를 확대하는 등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이 중남미개발은행(IDB)의 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지원과 경제협력을 확대해 줄 것을 국제사회에 적극 요청해야 한다.이는 구(舊)소련을 포함하는 체제전환국가들이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순조롭게 이행하는 것이 세계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금번 총회에서도 우리의 요청에 대해 쾰러 IMF총재는 우선 내년도 연차총회에 북한을 ‘특별초청국’으로 초청할 것이며 북한의 국제기구 정식가입 이전이라도 북한경제를 돕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가 북한의 총회참석과 관련한 준비지원을 위해 필요하다면 세계은행 담당자들을 북한에 파견할 수도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바야흐로 그간 우리가 추진해 온 대북정책이 국제적으로 신뢰를 받기 시작하는 현실을 활용하여 이제는 그 결실을 거두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때다. 전윤철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
  • 공직자 폭로 각부처 반응/ “선 넘었다” “폭로 당연”

    전 산업은행 총재,전 정보부대장 등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의 ‘폭로·주장’파문을 바라보는 공직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의견은 크게 둘로 갈린다.고위 공직자로서 국가관,공직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있는 가하면 정권의 비리 폭로는 당연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공직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한다. ◆공직기강 해이인가? 한철용(육군소장) 전 5679 부대장은 지난 4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지난 6월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국방부 수뇌부의 잘못을 지적하며 군 기밀인 블랙북(일일 북한정보 보고서)을 공개했다.이에 앞서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대북 지원설과 관련,정부 고위인사의 요청으로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대출해줬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부처의 반응 국방부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한 소장에 대해 부정적이지만,국방부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현직 소장이 군사기밀을 내보이다니 어처구니없다.”면서 “한 소장은 국가안보를 생명처럼 여기는군인정신을 거스르고 군의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한 소장이 아무 이유없이 이런 일을 벌이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북 감청부대인 5679 부대장에 임명될 정도로 냉철하고 똑똑한 인물인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한소장을 탓하기 전에 그를 임명한 국방부도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금감위는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의 발언에 비판적인 의견이 주류였다.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정권의 레임덕이 극에 달했다.”면서 “공무원들이 이 정권은 도저히 재창출 안된다고 보고 다음 정권에 줄서기를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견해 해당 부처의 입장과 달리 양비·양시론적 의견이 주류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공적인 이익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에게 자신의 업무에 대한 가장 중요한 평가의 기준은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느냐일 것”이라면서 “양심을 지키고 더욱 큰 이익을 내기 위한 내부고발은 이런 맥락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한 소장의 폭로는 개인의 이해관계가 결부된 행동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순수한 내부고발로 볼 수 없을 것 같다.”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기밀을 공개하는 일이 만연한다면 공직사회는 공중분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군의 기밀을 만천하에 폭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엄낙용씨의 경우도 양심에 따라 선언하는 것은 좋다고 치더라도 서해교전 사태를 보면서 밤잠을 못이뤘다는 언급 등은 과대망상증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내일 당장 정권이 바뀌더라도 공무원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정권말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개각에 의해 경질된 장관이 물러나면서 관련 업계의 로비 의혹을 폭로해 물의를 일으킨 것처럼 최근 국방부와 산업은행 사례도 정상적인 공직기강 아래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면서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일부 공직자들의 정치적 욕심이 문제”라고 말했다.건설교통부의 한 간부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이상 끝까지 충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자의 태도는 항상 엄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전제한 뒤 “역사적으로 뒤집어쓸 수 있다는 피해의식과,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개인적 소신이 합쳐져 그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한편 국회의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의 순기능 중 하나가 이처럼 정부기관이 은폐해온 잘못된 행정 등을 찾아내는 것”이라면서 “이런 점에서 2건의 폭로는 국감의 존재 의의를 확인시켜주었다.”고 평가했다.그는 “다만 정보를 다루는 군 인사가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밀을 공개한 행위 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검찰·경찰 반응 먼저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임기말이라고 해서 공직사회의 누수현상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실수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직무상 취득한 기밀을 흘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집안단속’에 신경을 곤두세웠다.검찰의 고위 간부는 “기밀 중의 기밀인 대북 정보가 군 책임자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검찰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자체 기강 확립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팔호 경찰청장은 “부산 아시안게임이 진행되고 있고,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면서 입조심을 강조했다. 부처종합
  • [공직자 에세이] 농촌 복지인프라 늘리자

    작년 이맘때쯤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와 외국의 유명 대학에 동시에 합격한 한 학생의 선택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또 예전에는 구직 등 경제이민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2000년대에는 선진국의 쾌적하고 풍요로운 생활 환경을 찾아가는 복지이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글로벌 시대는 단순히 재화나 용역의 경쟁을 넘어서 우리가 몸담는 생활의 터전조차도 글로벌 시장에서 선택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가 보다. 노벨상을 수상한 저명한 경제학자 쿠즈네츠는 농업발전없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론을 제기한 바 있다.복잡한 분석과 추론을 내놓지 않아도 몇몇 도시국가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들이 경쟁력있는 농업이나 안정되고 살기좋은 농촌을 갖추고 있는 것을 알 수있다. 도시 집중화가 심한 우리나라의 경우 전 국토의 11%를 차지하는 수도권의 인구비중이 1970년 28%에서 2000년 46.1%까지 증가했다.반면 프랑스는 수도권의 인구비중이 18.9%에서 18.2%로 오히려 감소하고 일본은 23.2%에서 26.1%로 증가는 데 그쳤다고 하니,국토 균형발전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농촌의 복지 및 생활여건 개선은 우리에게도 매우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사회보장제도가 앞서 가는 독일이나 프랑스는 농가소득이나 경영구조를 감안한 농어민연금과 의료보험 혜택을 강화하여 농촌사회 안전망을 이미 갖추었고 전체 복지정책의 틀 내에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영국의 농촌지역개발정책에서도 농촌학교,마을 병원,자동차 수리소 등 기초적 생활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공 투자,세금 우대가 중요한 정책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농림부 등 관계부처와 각계 전문가 협의를 거쳐 농촌 의료 확충,보육·노인복지,연금·건강보험개선 기본방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특히 교육분야에 있어서는 농림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협의해 농촌의 교육여건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젊은 층이 농촌에 사는 데 어려움이 없는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리 농촌도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도시와의 접근성 향상과 더불어,어서 빨리 교육,의료,사회보장 등 복지 인프라가 든든하게 자리잡아 선진국 어느 곳에 못지 않은 경쟁력 있는 삶의 터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동태 농림부 장관
  • [시론] 日 경제개혁 마지막 기회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말 그동안 금융개혁의 ‘장애물’로 간주되던 금융상을 해임하고 이 자리를 개혁의 선봉장인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에게 겸직토록 하였다.이는 향후 일본 경제개혁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화로 예의주시하고 우리는 대응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10여년간 금융부실과 디플레 상황에 대해 일본인들은 안일한 시각과 대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반면 해외에서는 일본경제가 위기로 치닫는다고 걱정했다.1년 반 전 “구조개혁 없이 경제회복 없다.”는 슬로건을 걸고 취임한 이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고이즈미 정부는 이제야 본격적인 개혁의 첫 단추를 꿰는 셈이다. 9월12일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부실채권 처리 가속화를 약속했다.일본은행은 총리의 개혁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시중은행 보유주식 직접매입이라는 ‘이상한’ 조치를 발표하였다.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져들었고 이는 정부와 정치권에 개혁촉진의 족쇄를 채우는 효과를 주었다.이 사태로 사상 처음 일본 국채 입찰의 미달사태가발생했고 이는 일본의 국가신인도를 재차 도마위에 올려놓았다. 게다가 일본은 북·일정상회담의 성과를 갖고 개혁세력에 힘을 싣는 외교적인 전략도 구사했다.이런 일련의 개혁체제구축과정에 대해 일부 호의적인 반응도 있지만 외국의 일반적인 시각은 일단 지켜보자는 추세인 것 같다. 그동안 일본경제 위기설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왔지만 일본이 개혁에 실패해서 위기상황으로 진입할 정도의 시스템 리스크는 상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잘 정비되어 있고 투입할 수 있는 공적자금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또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외환보유고와 막대한 대외채권은 단기적으로 위기상황에 빠져드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문제는 일본경제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침몰함으로써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다는 데 있다. 지금 전 세계의 이목이 이라크에 집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앙정보국은 일본경제가 미국에 장기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상정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일본경제에 대한 워싱턴의 2가지 전략을 상정할 수 있다. 첫째는 일본 경제가 서서히 몰락할 경우 미국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몰락의 영향을 일본 열도로 국한시키는 봉쇄전략이다.둘째는 일본은 아시아에서 정치·외교적으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므로 미국의 이익과 부합되도록 일본 개혁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현재 워싱턴의 기류는 전자에 비중이 있다는 보도다.이 경우 미국정책의 전개양상과 국제경제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사뭇 걱정된다. 일부 외신은 일본은행의 은행주식매입결정을 보고 고이즈미 총리를 개혁의지가 없는 ‘정치권의 부실자산’으로 간주하는 혹평을 전하기도 한다.부시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기다릴수록 문제해결 비용은 증가한다.”는 말로 일본의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번 개각에 이어 이달말 부실채권처리를 포함한 종합경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내려질 뿐만 아니라 일본의 마지막 개혁 기회일지도 모른다.국제금융시장도 환율·금리와 관련해초미의 관심사로 지켜보고 있다. 이제 지난 10년간 미국경제의 헤게모니가 퇴조하고 미국,유럽과 아시아의 3각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어 일본의 경제회복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는 일본이 개혁에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금융,교역,산업협력 등 각 부문에서의 전염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장단기 위기 관리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창록 국제금융센터 소장 명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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